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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일 TV 하이라이트]

    ●아비정전(KBS1 밤 12시 20분) 마음 둘 곳 없어 방황하는 아비(장궈룽)는 전형적인 건달이다. 그는 본능적인 사랑만 추구한다. 아비는 축구장 매점에서 일하는 수리진에게 접근해 특유의 감언이설로 꼬드긴다. 순진한 수리진은 결혼을 생각하지만, 아비에게 한마디로 거절당하고 발길을 끊는다. 한편 거리를 순시하던 경찰이 수리진을 만나게 된다. ●VJ 특공대(KBS2 밤 9시 55분) 싸고 푸짐하고 맛좋은 대학가의 대단한 맛집들의 총 집합이다. 경기도 안성의 한 대학교 앞 맛집은 돼지 한 마리를 통으로 해체하여 항정살, 목살 등 각종 부위를 4~5인용 기준으로 2만 5000원에 먹을 수 있다. 여기에 학생우대 5000원을 할인받고 나면, 2만원에 두루두루 배 터지는 만찬을 즐길 수 있다고 하는데…. ●위험한 여자(MBC 오전 7시 50분) 지원은 중국 지사로 가지 않기로 하고, 유라와 함께 작은아버지를 만난다. 유라는 지원의 작은아버지의 완강한 반대에 낙담한다. 강 회장은 도희를 불러들여 동민의 결혼은 절대 안 된다고 다시 못박는다. 그러나 도희는 자신이 동민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며 물러서지 않는다. 한편 동민은 강 회장에게 중대한 결심을 이야기한다. ●궁금한 이야기 Y(SBS 밤 8시 50분) 강남경찰서 유치관리계로 날아든 한 통의 편지. 발신자는 청송교도소에 수감 중인 수감번호 3394번, 34살의 남기석씨다. 편지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절도, 사기, 공문서 위조 등 갖가지 죄목으로 이미 12년 6개월째 수용생활 중인 남씨. 그가 보낸 편지에는 2살 때 헤어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져 있었다. ●헤어드레서(EBS 밤 12시 5분) 고도비만인 카티는 남편과 헤어지고 딸과 함께 살고 있다. 직업소개소에서 헤어드레서로 일을 소개받지만, 미장원 원장은 카티를 보고 아름다움을 다루는 직업에 어울리지 않는 외모라며 퇴짜를 놓는다. 카티는 새로운 직업을 찾느니 창업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자신만의 미용실을 차리기 위한 카티의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박종호의 오페라 글라스(OBS 낮 12시 10분) 오페라 해설가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박종호. 그가 최고의 예술가 베르디의 ‘가면무도회’에서 왕의 암살 뒤에 숨겨진 비련의 이야기를 통해 오페라 이면에 있는 인간의 모습 등을 적나라하게 이야기한다. 또한 그의 해설과 함께 소프라노 김은주, 테너 이정원 등이 실제 오페라 속의 장면들을 선보인다.
  • “오늘은 한국서 117년 산 우리 가족에게 가장 기쁜 날”

    “오늘은 한국서 117년 산 우리 가족에게 가장 기쁜 날”

    “한국에서 117년을 산 우리 가족에게 오늘이 가장 기쁜 날입니다.” 4대에 걸쳐 우리나라에서 교육·의료 봉사 활동을 펼쳐온 ‘벽안의 의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인요한(53) 소장이 마침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4대에 걸쳐 봉사… 본인 공로로 특별귀화 허가 인 소장은 21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권재진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우리나라의 교육과 의료 사업 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특별 귀화자 자격으로 국적증서를 전달받았다. 비로소 ‘한국인’이 된 것이다. 독립유공자 후손처럼 선대가 기여한 공로로 후손이 국적을 얻은 경우는 있었지만 본인이 대한민국에 기여한 공로로 특별 귀화 허가를 받은 경우는 인 소장이 처음이다. 1895년 전라도 지역에서 선교 활동을 시작한 유진 벨 선교사의 외증손인 인 소장은 전북 전주에서 출생해 지금까지 4대에 걸쳐 선교와 교육·의료 봉사 활동을 펼쳐온 선교사 집안의 후손이다. 1987년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1991년부터 현재까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재직 중이다. 인 소장은 “앞으로 의료 관광 분야에 기여하고 싶다.”면서 “의료 ‘한류’를 통해 우리나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자신과 같은 특별 귀화 혜택을 더 많은 외국인들이 받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형 구급차 개발… 北 결핵퇴치 사업 앞장 인 소장의 조부 윌리엄 린튼(한국명 인돈)은 유진 벨 선교사의 사위로 일제강점기 당시 신사 참배 거부 등 항일 운동을 했으며 대전 한남대학교를 설립하는 등의 공로로 201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받았다. 부친인 휴 린튼(한국명 인휴)도 6·25전쟁에 참여한 뒤 전남 순천에서 결핵 퇴치 활동을 하는 등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쳐왔다. 이러한 가족의 영향으로 인 소장 역시 1993년 한국형 구급차를 개발해 보급했으며 26차례나 북한을 찾아 결핵약과 의료장비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등 북한 결핵 퇴치 사업에 앞장서 오고 있다. ●문무대 자진입소…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삶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 때는 외신 기자와 시민군 사이에 있었던 유일한 기자회견에서 직접 통역을 맡아 당시의 광주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기도 했다. 외국인 신분으로는 최초로 대학생 병영훈련 기관인 문무대에 자진 입소하는 등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삶으로 귀감이 되고 있는 그는 음식도 돼지고기 수육 등 한식을 즐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붉은 고기 덜먹는 여성 우울-불안감 더 느낀다”

    붉은 육류를 덜 섭취하는 여성일수록 우울함과 불안을 느낄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페리세 젝카 호주 디킨대학 교수 연구팀은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소고기나 양고기 등 붉은 육류 섭취량과 정신건강상태를 조사한 결과, 권장량(호주기준 주당 50~100g) 이상을 섭취할 경우 우울함과 불안을 느끼는 확률이 2배가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흥미롭게도 단백질 영양소 보충을 위해 섭취하는 닭고기나 생선, 야채 등은 붉은 육류와 달리 정신건강과 큰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연구팀은 “특히 여성에게 있어서 붉은 육류를 권장량만큼 섭취하지 않을 경우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권장량 이상 섭취할 경우 역시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이어 “이 연구는 호주의 소나 양처럼 넓은 초원에서 깨끗한 풀을 먹고 자란 동물의 붉은 육류 섭취에 관한 것으로, 사육장 등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동물의 고기 및 가공육의 섭취는 또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팀은 소고기나 양고기 또는 돼지고기 등 비가공 붉은 육류를 매일 카드 한 벌(a deck of cards·52장) 크기만큼 섭취할 경우 사망률이 13%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세계암연구기금(WCRF)은 암 위험을 줄이려면 붉은 육류의 섭취량을 주당 500g(조리 이후 중량) 이내로 줄이고 가공육의 섭취는 피하라고 권고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정신치료의학회가 발행하는 ‘정신치료-심신의학 저널‘(Journal of Psychotherapy and Psychosomatics)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경기 축산분야 FTA 대비 작년보다 599억 더 투입

    경기도북부청은 올해 축산분야에 1966억원을 투입,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생길 피해에 대비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1367억원보다 599억원(43.8%) 늘었고, 7개 신규 발굴사업에 105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분야별로는 축사시설 현대화와 축종별 경쟁력 강화 등 14개 사업에 939억원, 우수 축산물 생산과 유통 개선 등 7개 사업에 283억원이 각각 투자된다. 가축방역시스템 개선 등 9개 사업에 253억원, 가축분뇨 처리시설 확충과 풀사료 생산 확대 등 6개 사업에 135억원, 기타 사업에 356억원이 각각 배정됐다. 도는 축산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6년까지 한우 1등급 이상 고급육 출현율을 80%까지 올리기로 했다. 또 젖소 1마리당 연간 산유량 9500㎏, 어미돼지 1마리당 연간 20마리 출산, 닭 1㎏당 생산비 1700원을 목표로 정했다. 도북부청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7월 한·유럽연합(EU) FTA, 지난 15일 한·미 FTA가 각각 발효돼 축산 분야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경쟁력을 갖추도록 정책을 발굴하고 농가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통일신라때 제사용 우물서 ‘인신공양’ 있었다?

    통일신라때 제사용 우물서 ‘인신공양’ 있었다?

    신라와 통일신라의 수도였던 경북 경주는 땅만 파면 골동품이 나온다고 했다. 1998~2000년 경주국립박물관 부지 내에 건물 간 지하 연결통로를 짓기 위해 땅을 파 들어갈 때도 그랬다. 갑자기 지하에서 돌무덤이 나온 것이다. 돌무덤을 위로부터 발굴해 들어가기 시작하자 우물이 나왔다. 그렇게 8~9세기에 폐쇄된 우물 2개를 발굴했다. ‘우물 1’에서는 놀랍게도 작은 인골이 나왔다. 경주박물관 학예사들은 잔뜩 긴장했다. 키 130㎝에 다소 기골이 큰 7~10세의 소년(녀)으로 추정되는 인골이었다. 이 우물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과연 이 소년(녀)은 우물에서 사고사를 당한 것일까? 혹 인신공양은 아니었을까? 만약 인신공양이었다면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까? 국립중앙박물관(이하 국박)은 오는 5월 6일까지 8~9세기 통일신라 시대의 우물과 그 우물 속의 유물을 통해 궁금증을 풀어준다. ‘타임캡슐을 열다-색다른 고대 탐험’ 특별전이다. 통일신라인들의 속살거리는 이야기를 듣는다고나 할까. ‘우물1’에서는10살로 추정되는 소년뿐만 아니라, 개와 고양이 등 동물뼈와 물고기뼈 등 2200여점이 출토됐다. 동물 뼈로는 소와 말, 사슴, 멧돼지, 토끼, 두더지, 쥐 등의 포유류뿐만 아니라 오리나 까마귀, 꿩, 매 등의 뼈도 출토됐다. 물고기 뼈로는 상어, 잉어, 복어, 대구, 숭어 등이 나왔다. 이들 동물과 물고기 뼈를 통해 통일신라인들이 무엇을 키우고, 먹었는지 유추할 수 있었다. 두더지와 쥐, 개구리, 뱀과 같은 뼈도 나왔지만, 이것은 애초 우물에 넣은 것이 아니라 나중에 들어간 ‘이물질’로 추정됐다. 주둥이가 깨진 토기와 복숭아씨도 다량으로 나왔다. 우물 1, 2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김현희 국박 학예연구사는 “우물 주변에서 제사를 지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물, 물고기 뼈 등은 제물로 보이고, 7~10세 추정의 소년(녀)도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우물의 위치가 경주 월성(통일신라시대 왕궁으로 추정)의 남쪽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소년(녀)이 사고사를 당했다면 왕족이거나 귀족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소년(녀)이 사고사를 당했더라도 우물 속에 둔 채 폐쇄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그 소년(녀)을 즉시 꺼내 매장을 했을 것이다. 따라서 소년(녀)은 제의적 희생물일 가능성이 크고, 신분도 하층민일 것으로 추정된다. 송의정 국박 고고역사부장은 “신라 성덕대왕 신종(에밀레종)을 만들 때 아이를 공양했다는 설화를 보건대 당시에 인신공양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학예사는 “이들 우물은 식수를 제공하던 평범한 우물이 아니라 제사를 지내는 특수한 성격의 우물”이라고 했다. 이런 유추는 ‘우물 2’에서 ‘용왕’(龍王)이 새겨진 목간이 나오면서 힘을 얻었다. 우물 앞에서 기우제를 지내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제사용 특수 우물의 존재는 경주 월성 서남쪽에 있는 전 인용사지 유적의 우물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이 우물에서도 다량의 동물뼈와 깨진 토기, 복숭아씨가 출토됐다. 깨진 토기와 복숭아씨는 옛날부터 나쁜 것을 물리치는 용도로 사용됐다. 따라서 8~9세기 극심한 기근이 자주 발생하고, 역병도 자주 돌았다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등 사료에 비춰볼 때 왕실 차원에서 대규모 우물 제사가 이뤄졌을 것이란 얘기다. ‘타임캡슐~’ 특별전으로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하는 것은 경남 창녕 말흘리에서 발굴된 ‘손잡이 향로’다. 2003년 창녕군은 도로공사를 하던 중 고려·조선시대 건물터를 발견하자 공사를 중단하고, 발굴을 요청했다. 발굴단은 놀랍게도 신라시대 때 땅에 묻은 쇠솥(퇴장유구 쇠솥)을 발견했다. 쇠솥에서는 금장을 두른 손잡이 향로 등 500여점의 금속공예품이 나왔다. 송 고고역사부장은 “손잡이 향로는 불교 공양도구로 성덕대왕 신종의 조각이나 석굴암 십대제자상에서 주로 확인됐지만, 실물이 없었다.”면서 “발굴조사를 통해 최초로 확인된 유물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의 손잡이 향로가 중국에서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말흘리 유적 덕분에 한반도에서 기술을 전수한 것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중국산으로 추정되던 삼성미술관 리움의 손잡이 향로도 한국유적으로 국적이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독거노인, 빨래 보따리에 돼지고기 넣은 사연은…

    유미림(29·여) 동작지역자활센터 사회복지사는 최근 독거 노인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빨래방 세탁물을 확인하다 깜짝 놀랐다. 한 노인이 빨래 보따리에 8명분 돼지고기를 정성스럽게 비닐에 포장해 보냈기 때문이다. 어렵게 확인해 보니 뇌혈관질환으로 거동에 불편을 겪는 임복현(85) 할머니가 보낸 것이었다. 임 할머니는 “고맙게도 빨래를 해 주니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에 고기를 넣었다. 복지, 복지라고 떠드는데 작으나마 이렇게 성심껏 돕는 정책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고 정치인들에게 주문하는 것도 빼놓지 않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 19일 동작구에 따르면 구는 2008년부터 대방동 동작지역자활센터를 통해 독거 노인과 중증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무료 세탁시설 ‘동작 동그라미 빨래방’을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용 대상은 이불과 침구류 등 자체적으로 처리하기 힘든 대형 세탁물이다. 동작지역자활센터(822-7707~9)에 전화로 신청하면 대상자 자격확인 뒤 수거와 배달까지 원스톱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연간 3000여건 이상의 무료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충실 구청장은 “희망의 무료 빨래방 운영을 통해 세탁하기 힘든 이불빨래뿐만 아니라 경제적·정서적으로 겪고 있는 독거 어르신과 중증 장애인들의 찌든 때까지 깨끗하게 씻어 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기로에 선 슈퍼 차이나] ⑤·끝 ‘中경제 전망과 국내 파장’ 대담

    [기로에 선 슈퍼 차이나] ⑤·끝 ‘中경제 전망과 국내 파장’ 대담

    중국 경제가 변곡점에 서 있다는 조짐은 지난 14일 폐막된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도 확인됐다. 원자바오 총리는 경제정책의 초점을 성장에서 분배로 전환할 것임을 강력하게 내비쳤다. 그가 제시한 중국 경제의 과제는 불골평 분배와 소득격차, 지도층의 부패문제 등이다. 여기다 중국의 권력투쟁 양상은 중국 경제의 불투명성을 높여주고 있다. 서울신문은 어성일 코트라 중국사업단장과 엄정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의 대담을 통해 중국 경제 전망과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파장 등을 짚어보면서 ‘기로에 선 슈퍼 차이나’ 시리즈를 마친다. “앞으로 중국에서 물건을 만들어 수출하는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전략에서 중국기업과 협력·수출하는 메이드 위드 차이나(Made with china)는 물론 궁극적으로 중국 내수시장 자체를 공략하는 메이드 포 차이나(Made for china)로 전환해야 합니다.” 어성일 코트라 중국사업단장과 엄정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이 대담에서 강조한 발상의 전환이다. →중국인들이 돼지고기를 즐기면 우리나라 돼지 가격이 뛰고, 중국인이 회를 즐기면 한국 생선 가격이 폭등해 차이나플레이션(china-flation)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중국의 물가상승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책은 무엇인가. -어 단장 중국의 물가상승은 노동비 상승,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중국 정부는 빈부격차를 축소하기 위해 사회보장 확대, 노동비용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 물가상승이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는 의미다. 이는 중국에서 수입을 많이 하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다. 중국 이외 인도, 칠레, 브라질, 중앙아시아, 동유럽 등으로 수입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 신흥개발국들을 대상으로 품목별 시장가격 비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 한·중 FTA도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낮춰 물가 완화에 기여할 것이다. -엄 연구원 단기적 측면에서 1월 중국의 소비자물가는 4.5%였고 2월에는 3.2%로 둔화됐다. 원인은 중국 정부의 금융긴축의지였다. 올해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의 핵심은 ‘안정 속 빠른 성장’인데 이는 물가 안정 속에 8%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겠다는 뜻이다. 지난해 7월 물가가 6.5%까지 올랐던 기저효과도 있고 중국 정부의 의지도 강해 올해 물가는 3%대에서 안정될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눈 뜨면 뒤따라온 중국이 보인다면서 중국의 빠른 발전에 긴장한다. 우리나라 기업의 전략은 무엇이 있나. -어 단장 이전처럼 제조업 기지로 중국을 대하지 않고 중국 기업과 동반 성장을 하는 전략적 제휴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클럽 메드(리조트 기업)는 중국의 푸싱 기업에 지분의 10%를 파는 전략적 제휴를 했다. 헤이룽장의 하얼빈(哈爾濱)에 스키리조트를 냈는데 개장 1주일 만에 2개월간 입장권이 매진됐다. 결국 중국을 생산기지로 여기던 ‘메이드 인 차이나’에서 중국과 협력하는 ‘메이드 위드 차이나’로 가야 한다. 나가서는 현지화 전략인 ‘메이드 포 차이나(Made for china)’를 해야 한다. -엄 연구원 동반성장에 동의한다. 그간 제조업에서 한국은 디자인과 기술을 대고 중국은 저임금 노동력을 제공했다. 이 같은 구조는 첨단산업에서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중국이 전기자동차에 집중하고 있지만 핵심 부품인 2차 전지는 우리나라가 강하다. 태양광 발전의 부품 중에 모듈은 중국이 강하지만 업스트림 분야는 우리나라 제품이 뛰어나다. →기업 이외에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이나 부동산 등 중국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조언해 줄 부분이 있는지. -어 단장 개인의 부동산 투자나 기업 경영이나 단기적으로 하면 낭패를 본다. 중국 정부는 정책 방향을 미리 정하고 장기적으로 제시하기 때문에 중장기 투자가 가능하다. 단기 투자는 금물이다. -엄 연구원 중국에서는 원저우 상인들이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를 제일 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저우 상인을 따라서 투자하는 것이 중국에서 기본이다. 하지만 지난해 사금융으로 원저우 상인들이 손해를 크게 보자 당분간 어디에 투자해도 힘들다는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다. →세계 은행은 ‘차이나2030’ 보고서에서 연착륙을 전제로 2030년 5%의 경제성장률을 예상했다. 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을 주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엄 연구원 루니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2013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4~5%로 예측하면서 경착륙을 언급했다. 하지만 단기적 경착륙 가능성은 낮다. 정부가 자원을 소유하고 정부가 투자해서 경제를 성장시키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주도형 성장 모델은 투자의 효과가 정체되는 시점이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성장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미국의 부동산 거품 붕괴처럼 중국 경제도 한계에 부딪히기 전에 개혁을 하지 않으면 경착륙으로 갈 수 있다. 금융시스템을 개혁하고 민간 부문의 역할을 키워야 서비스업이 발전하고 내수가 커지는 선순환을 하게 될 것이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이나 물가 상승을 꼭 나쁘게만 볼 것도 아니다. 중국 노동력의 임금이 오르는 것은 구매력이 올라간다는 의미기도 하다. 비싼 우리나라 제품을 못 샀던 중국인들에게 소비 능력이 생기는 기회도 된다. 타이완 기업 중에는 라면, 음료 등 분야에서 중국 내 매출 1위인 기업이 있다. 이들은 중국에서 제조해 중국에 팔기 때문에 대중국 수출로 잡히지 않는다. 숫자가 아닌 실속을 중시해야 한다는 의미다. →중국의 해외투자 진출전략이 10년을 맞았다. 우리나라 투자 현황은. -어 단장 중국의 해외투자 의지는 확실하다. 2000년 10억 달러에서 2010년 688.1억 달러로 해외투자액이 10년간 68배나 늘었다. 하지만 이중 한국 투자는 지난해 688.1억 달러 중 0.6%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정부가 중국 투자 유치를 위해 갖가지 노력을 해야 하는 이유다. 결과 최근에는 중국인들이 제주도 부동산을 매입하는 등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G2라 불리는 미국과 중국이 세계 경제패권을 둘러싸고 진행 중인 경쟁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는지. -어 단장 미국과 중국이 경제패권을 잡기 위해 각자 경제블록을 형성하면서 보호무역이 대두될 것이다.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중국의 FTA 사이에 갈등과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중국은 타이완 등 10개국과 FTA를 체결했고 미국의 TPP도 참여국이 10개국으로 늘었다. 미국은 올해 TPP를 완료하려 하는데 비회원국인 중국은 무역에서 차별적인 조치를 받게 된다. 물론 중국도 TPP 참여국 중 7개국과 FTA를 맺은 바 있어 TPP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지만 TPP의 무역개방도는 중국의 FTA보다 높아 중국이 가입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엄 연구원 경제적으로만 볼 때 중국 시장을 두고 다른 나라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한·중 FTA가 필요하다. 이미 2010년 중국과 타이완은 ECFA를 체결해 FTA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고 일본은 이를 이용해 타이완 기업과 합작해서 중국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급속한 초고령화에 대해 우리나라에는 위협이 되지만 실버, 의료 산업에 분야에 대해서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어 단장 양로산업 분야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중국 진출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 요양과 문화가 연결된 산업이어서 중국과 문화가 비슷한 우리나라가 비교우위에 있다. 중국은 고혈압 환자가 2억명, 당뇨병 환자가 9200만명이나 된다. 전자혈압계나 혈당기 등 의료산업이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실버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로 아직 상업화 단계는 아니다. →중국이 성장에서 분배로 경제정책의 중심을 옮기는 데 대해 성공 여부가 궁금하다. -어 단장 중국은 1978년 개방 후 이미 경제성장을 했던 경험도 있고 중국 정부의 리더십도 굳건하다. 지금까지 고도성장에서 발생한 오류를 고치는 전환점에 선 중국은 수출에서 내수로, 성장에서 분배로 중심을 옮기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향해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엄 연구원 이번 전인대를 보면 성장방식의 전환을 선언했지만 개혁 조치는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 걸린다. 5세대 지도부가 로드맵을 만들고 실행해야 할 과제이지만 기존의 기득권 세력을 건드려야 하기 때문에 추진하는데 장애물도 있고 시간도 꽤 걸릴 것으로 본다. 사회 오일만·정리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이어도 관할권 ‘시끌’ FTA 공식발효 ‘벅적’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이어도 관할권 ‘시끌’ FTA 공식발효 ‘벅적’

    쌀쌀하면서도 포근한 날씨에 어느덧 봄이 성큼 다가온 것 아닌가 착각이 들었던 3월 셋째 주, 네티즌들의 관심을 가장 크게 끌었던 이슈는 최근 불거진 한·중간 이어도 관할권 문제였다. 지난 12일 중국 외교부의 류웨이민 대변인이 이어도와 그 부근 해역에 대해 중국과 한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중첩되는 지역이라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류 대변인은 “중국은 (이어도를)‘쑤옌자오’라고 부른다.”면서 “양국은 쑤옌자오를 영토로 여기지 않으므로 분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공통 인식을 하고 있고, 귀속 문제는 쌍방이 담판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일 류츠구이 국가해양국장도 이어도가 중국 관할 해역에 있으며 감시선과 항공기를 통한 정기순찰 범위에 포함돼 있다고 밝혀 물의를 빚은 바 있다. 3월 셋째주 검색어 2위에는 ‘한·미 FTA 공식 발효’가 올랐다. 15일 0시를 기해 한·미 FTA가 발효되면서 양국은 단계적으로 모든 상품의 관세를 철폐하게 됐다. 다만 쌀 관련 제품은 FTA 협상에서 완전히 제외됐고, 국내외 가격 차가 크거나 관세율이 높아 관세 철폐 시 심각한 영향이 우려되는 품목은 현 관세를 유지하고 일정 물량의 수입 쿼터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우리 측의 민감 품목인 쇠고기는 15년, 돼지고기는 10년에 걸쳐 관세가 단계적으로 없어질 예정이다. 3위에는 지난 12일 오전 출근시간대 발생한 지하철 5호선 ‘왕십리역 사고’가 올랐다. 40대 역무원 A씨가 전동차가 진입하던 왕십리역 선로에 투신, 사망하면서 마천 방향 출근길 전동차 운행이 20여분간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역에는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었지만, A씨는 승강장 끝에 있는 직원용 스크린도어 비밀번호를 누른 후 출입문을 통해 열차에 몸을 던져 충격을 줬다. A씨는 그동안 공황장애를 앓아왔으며 내근직인 역무로 전직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심적 괴로움을 호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4위에는 원전사고 은폐 소식이 올랐다. 지난 2월 고리원전 1호기의 발전기 보호계전기의 외부 전원 공급이 끊어지면서 비상 디젤발전기가 작동하지 않아 발전소 전원이 12분 동안이나 들어오지 않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이 사실이 거의 한 달 뒤에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돼 사고 은폐 논란이 일고 있다. 5위에는 통합진보당의 4·11 총선 청년 비례대표로 김재연씨가 선출된 소식이, 6위에는 16일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열린 MBC 파업 콘서트가, 7위에는 14일 오후 6시 9분쯤 발생한 일본 북동부 지역 지진 소식이 올랐다. 이외에도 8위에는 14일 한국 축구팀과 카타르 팀의 2012 런던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6차전 무승부 경기가, 9위에는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히로인 엠마왓슨이 패션지 ‘보그’와의 3월호 인터뷰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에 대한 질문에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를 꼽은 뉴스가, 10위에는 이종격투기 선수 최홍만이 한 종편 방송에 출연해 과거 유명 걸 그룹 멤버와의 교제 사실을 고백한 것이 올랐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이 말하는 한·미 FTA 발효이후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이 말하는 한·미 FTA 발효이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미국 시장에 우회 진출하기 위한 중국은 물론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가 많이 늘어날 것 같습니다.”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은 14일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월 한·중 정상회담 당시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중국기업들의 한국 투자를 크게 늘리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며 “이는 한·미 FTA 발효 이후 한국을 활용해 미국시장에 수출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유럽연합(EU) 등 두 곳과 FTA를 맺은 한국은 미국과 유럽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생산공장에 관심이 있는 기업들을 유치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FTA 발효 이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후속조치는. -모든 행정적 준비는 끝났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렵게 발효시킨 한·미 FTA의 혜택을 직접 봐야 하는데 사실 중소기업들은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잘 모르는 것 같다. 특히 관세 특혜를 받으려면 원산지 증명이 있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 무역협회에서 무역종합지원센터를 만들었고 16개 지자체별로 유기적인 지원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정부차원에서도 원스톱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FTA 효과가 있는지. -미국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3%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유럽경제가 안 좋아서 우리에게 그동안 다소 소원해진 미국시장에서 경쟁국들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수출을 늘리는 호기가 될 것이다. 법률 회계나 컨설팅 등 서비스 산업에서 당장 우리가 열세라 다소 불리한 점도 있지만 이들과 경쟁을 통해 국가 목표인 서비스시장 선진화가 다소 빨라지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예측하지 못하는 비즈니스 기회가 생길 것이고 이는 곧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 기업인들은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서 새로운 기회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국민도 소비자로서 관세 철폐나 인하의 효과를 최대한 누려야 한다. →한·미 FTA에 대해 아직도 반대의 목소리가 높은데. -한·미 FTA가 불평등하며 잘못됐다는 지적이 있는데, 2011년 추가협상에서 자동차 부문에서 미국 측에 유리하게 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전체가 나쁘다고 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시각이다. 자동차에서 약간 양보한 대신 돼지고기 등 축산업과 특허허가 제도 등에서 반대급부를 챙겼다. 전체적으로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협정임이 틀림없다.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둘러싼 오해도 많은 것 같다. 사법주권과 사회보장 및 환경정책 등 공공주권에서 우리가 침해받을 것이란 걱정이 많은데 협정문에서 많은 보호장치를 만들었다. 외국 투자기업이 공공정책이나 사법주권에 대해 제소하지 못하도록 해 놓았다. 정부가 무조건 당할 것이란 논리는 절대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ISD 관련 재협상은 어떻게 되나. -15일 한·미 FTA 발효에 맞춰 ISD 재협상을 위한 태스크포스(TF)가 출범한다. TF는 국제법·행정법 학자, 통상·투자전문가, 판사 출신 교수 등 민간 전문가 9명과 정부 관계자 6명 등 15명으로 구성된다. 정부는 TF에서 ISD 보완대책을 논의하고 5월 중 양국 통상장관 간 공동위원회를 설립한 뒤 6월 15일(한·미FTA 발효 90일) 이내 서비스 투자위원회에서 미국과 ISD 재협상을 벌일 방침이다. →한·미 FTA 이후 다른 FTA 계획은. -EU와 미국 이후 동북아시아에서의 FTA가 최대 관건이다. 우선 한·중 FTA는 협상 개시 절차를 밟고 있고 한·중·일 FTA는 오는 5월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더 진일보할 것이다. 한·일 FTA가 가장 큰 고민인데 2003년 실무협상을 했다가 1년 만에 그만뒀다. 하지만 동북아 국가 간 FTA의 속도를 높여 한국이 동북아 FTA의 허브가 돼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한·중 FTA의 파급 효과가 크지만 반대도 작지 않은데. -우리가 중국과 FTA를 체결하게 되면 미국이나 EU, 일본의 기업들이 이를 활용하려고 한국에 투자를 늘릴 것이다. 중국의 내수시장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한·EU FTA 발효 이후 30억 달러에서 50억 달러로 직접 투자가 늘어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기업들은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한국에 와서 생산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할 것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 ▲1952년 부산 출생 ▲서울대학교 경제학사 ▲위스콘신매디슨대학교대학원 경제학 박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 ▲외교통상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서울대학교 국제지역원 원장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원장 ▲지식경제부 무역위원회 위원장
  • “소시지 매일 먹으면 사망률 20%↑” 충격 결과

    붉은 육류를 매일 섭취할 경우 사망률이 13%나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2일자 보도에 따르면, 소시지나 베이컨 등 가공식품을 포함한 붉은 육류를 일정 분량만큼 매일 섭취할 경우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20%,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16%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얇은 베이컨 두 조각 또는 소시지 한 개를 매일 섭취할 경우 사망률은 20%, 소고기나 양고기 또는 돼지고기 등 비가공 육류를 매일 카드 한 벌(a deck of cards·52장) 크기만큼 섭취할 경우 사망률은 13% 증가한다. 하버드대학의 프랭크 후 박사 연구팀이 20년간 미국인 12만 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붉은 육류의 과다섭취로 인해 암에 걸려 사망한 사람은 9364명,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은 5910명, 그 밖의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까지 모두 합쳐 2만4000명이 사망했다. 연구팀은 실험기간 중 사망한 사람의 7.6~9.3%는 붉은 육류 섭취를 조금만 줄였어도 사망을 늦출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프랭크 후 교수는 “붉은 육류, 특히 가공 육류를 규칙적으로 섭취할 경우 조기 사망( premature death)에 이를 수 있다.”면서 “붉은 육류를 대신해서 몸에 더 유익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방법일 것”이라고 충고했다. 연구팀은 일주일에 한번 붉은 육류 대신 닭고기를 섭취할 경우 병에 걸릴 위험률은 14% 낮아지며, 붉은 육류 섭취량을 반으로 줄인다면 특히 남성 사망률이 9% 낮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육류 자문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캐리 룩스톤 박사는 “붉은 육류를 닭고기나 생선으로 대체할 경우 사망률이 낮아진다는 주장은 단지 이론에 불과할 뿐”이라면서 “더 충분하고 다양한 실험을 통해 나온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붉은 육류에는 비타민B, 비타민C 뿐 아니라 암 진행을 억제하고 면역 체계를 개선시키는 셀렌(selenium)과 철분 등을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어, 붉은 육류의 적당한 섭취량을 둘러싼 논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라면시장 쟁탈전 더 뜨거워진다

    브랜드만 200개에 달하는 국내 라면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시장 규모는 1조 8000억~1조 9000억원대로 인구는 줄고 먹거리는 다양해지면서 지난 3~4년간 정체기였다. 팔도의 ‘꼬꼬면’, 삼양식품의 ‘나가사끼짬뽕’, 오뚜기의 ‘기스면’ 등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하얀국물 라면’ 제품들이 시장 안착에 성공하며 농심의 1등 브랜드 ‘신라면’의 아성을 위협하면서 라면시장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A대형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하얀국물 라면 매출 비중은 서서히 증가해 지난해 12월 33%를 넘어섰고 다소 주춤했다는 지난달에도 27%를 기록했다. 업체마다 분분하지만 이 같은 신제품들의 활약으로 지난해 라면 시장은 2조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모처럼 전기를 마련한 라면시장은 올해도 뜨겁게 끓어오를 전망이다. 업체들은 색다른 국물을 표방한 신제품을 앞다퉈 소개하고 있고, 유통업체들도 잇따라 라면 자체브랜드(PB)를 내놓으며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1억 봉지 판매를 달성한 ‘나가사끼 짬뽕’으로 오랜만에 재미를 보고 있는 삼양식품은 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또 다른 야심작 ‘돈(豚)라면’을 소개했다. 이제 국물의 색깔이 신제품의 운명을 결정짓는 요소가 된 양, 삼양식품은 이 제품에 대해 “돼지뼈 육수의 깊고 진한 맛이 특징으로 색깔은 진한 갈색”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꼬꼬면 2탄으로 얼큰한 맛의 빨간국물인 ‘남자라면’을 내놓겠다고 밝힌 팔도와 어떤 승부를 벌일지 관심을 끌고 있다. 농심 또한 가만히 있을 수 없다. B대형마트에 따르면 하얀국물 라면에 밀려 ‘신라면’의 판매량이 다소 감소했다. 이 대형마트에서 지난달 신라면의 점유율은 12~13%로 삼양식품의 ‘나가사끼 짬뽕’(11%)과 비슷한 수준이다. 따라서 올해 10여종의 신제품 출시를 계획 중이다. 농심 관계자는 “소비자 기호와 시장 상황에 맞춰 신제품의 콘셉트와 시기를 조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얀국물 라면 경쟁에 대형마트에 이어 편의점도 가세해 판을 키우고 있다. 보광훼미리마트도 이날 하얀국물 라면 PB 상품인 ‘칼칼한 닭칼국수’를 선보였다. 훼미리마트는 “지난 1월 기준 전체 라면 매출이 전년 대비 37%가량 뛰었다.”며 “사무실, 주택가 편의점을 중심으로 하얀국물 라면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점에 착안해 PB를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인생역전 비결은 동·서양 문화의 융합”

    “인생역전 비결은 동·서양 문화의 융합”

    공장에서 밥벌이를 하고 돼지를 기르며 흙바닥에서 자던 소녀들이 ‘뉴차이나’를 대변하는 파워우먼 4인방이 됐다. 여공에서 부동산 갑부로 인생역전을 이룬 장신(張欣·47) 소호차이나 최고경영자(CEO), 오드리 헵번과 오프라 윈프리를 합쳐 놓은 것 같다는 평가를 받는 토크쇼계의 거물 양란(楊瀾·44)양광미디어그룹 창립자, 요식업계 여왕인 장란(張蘭·55) 차오장난 회장, 중국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 당당닷컴의 창업자이자 CEO인 페기 유(47)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모두 가부장적인 중국의 전통에 맞서 유산 한 푼 없이 스스로 성공을 일궜다. ‘타이거맘’의 저자 에이미 추아 예일대 교수는 7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 자매지인 데일리비스트 기고를 통해 이들의 성공 비결을 소개했다. 추아 교수가 꼽은 비결은 바로 서양과 동양 문화의 융합이다. 추아 교수는 “동서양의 문화를 조합해 역동적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한 이들처럼 중국도 막대한 경제적 잠재력과 전통적 가치, 서양의 혁신을 융합하는 데 성공한다면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공에서 부동산 갑부로 변신한 장신 46억 달러(약 5조 1500억원) 상당의 부동산개발업체 소호차이나를 이끄는 장신은 “나는 비참한 아이였다.”고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1954년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나 14세 때부터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며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스무살 무렵 영어사전 하나와 웍(중국 냄비)만 달랑 들고 영국으로 떠난 여공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고 월가의 골드만삭스에 입성한다. 1994년 중국으로 돌아와 부동산업자이던 남편의 현장 감각과 자신이 익혀온 서구 건축의 혁신을 융합해 1990년대 중국 부동산 붐을 타고 대성공을 거뒀다. ●‘오드리 헵번+오프라 윈프리’ 양란 최근 지식 페스티벌인 테드(TED) 강연자로 전 세계 청중을 사로잡고 있는 양란은 21살 때 1000대1의 오디션 경쟁을 뚫고 중국 유명 토크쇼 진행자로 뽑혔다. 4년 만에 미련 없이 토크쇼를 그만두고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로 유학을 갔다. 1998년 중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2년 뒤 남편과 함께 루퍼트 머독의 스타TV와 겨룰 선TV를 출범시켰지만 실패했다. 하지만 중국에 젊은 여성들을 겨냥한 TV프로그램이 없다는 데 착안해 만든 두 번째 시도, ‘그녀의 마을’은 달랐다. 이 프로그램으로 그녀는 11억 달러(약 1조 23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중국 최대의 미디어 황제가 됐다. ●돼지 키우며 흙바닥서 잠자던 장란 중국 전역에 40여개의 최고급 레스토랑을 거느린 자산 5억 달러(5600억원)를 보유한 장란 차오장난 회장의 어린 시절도 비루했다. 마오쩌둥의 문화혁명으로 어머니와 함께 후베이성의 한 수용소로 보내진 그녀는 돼지를 치고 흙바닥에서 잠을 자곤 했다. 젖먹이 아들까지 고국에 남겨두고 캐나다 토론토로 돈을 벌러 떠났다. 1990년 베이징으로 돌아온 그녀는 중국의 화이트칼라와 서양 손님들이 최고급 중국 요리를 경험할 수 있는 식당을 탄생시켰다. ●中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 세운 페기 유 페기 유 당당닷컴 CEO는 1987년 미국으로 떠나 뉴욕대 스턴비즈니스스쿨에서 MBA를 마쳤다. 1995년 월가에서 일하며 온라인 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의 성장을 목격하고 매료된다. 그녀는 1999년 ‘제2의 아마존’을 꿈꾸며 남편과 함께 세운 당당닷컴으로 개인 자산만 3300만 달러(약 3700억원)에 이르는 부자가 됐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최초 조선시대 ‘日記 뱅크’ 마련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장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최초 조선시대 ‘日記 뱅크’ 마련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장

    조선시대에 살았던 조상들은 어떤 일기를 썼을까. 설명이 많으면 감동이 없는 법, 흥미로운 몇 가지 예로 직접 느껴보자. #하나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채 보름도 안 된 1592년 음력 5월 12일 밤,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데 광해군의 빈궁이 해산을 했다. 광해군이 생산한 첫 자식이다.’ 이 내용은 당시 내원의 제조로 광해군의 분조(分朝)를 수행했던 정탁(1526~1605)의 ‘피난일기’에 적혀 있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알려졌던 광해군의 첫 자식 출산이 1598년이었던 것에 비하면 이 기록은 6년이나 앞당겨져 있다. 그러나 이 아이가 왕자인지 공주인지 모르며 이후로는 아무런 기록도 남아 있지 않다. #둘 ‘1617년 6월 25일 김택룡은 바쁜 하루를 보낸다. 아들 김각이 내일 과거시험을 치러 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는 시험장에 타고 갈 말을 빌리고 시험 칠 때 사용할 붓을 빌린다. 이전 과거에 합격한 사람이 사용한 붓을 통해 아들의 합격을 기원하려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목욕재계을 한 후 제물을 꼼꼼히 챙겨서 제사 준비를 마쳐둔다. 이후 시험 답안지를 정부 규격에 맞추어 꼼꼼하게 마름질하고 시험 치는 사람의 신상명세를 기록한 녹명단자도 준비한다. 온갖 기원을 담아 바쁜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시험장에 가야 하는 26일 모든 가족이 모여 시험에 합격할 수 있도록 어머니의 위패를 모셔 제사를 지낸다. 먼 길 떠나는 아이의 편의를 봐 달라고 의흥현감에게 보내는 편지도 작성한다.’ 요즘 수능 시험을 치르는 자식에 대한 부모의 심정과 비교할 수 있어 눈길을 끄는 일기 내용이다. #셋 ‘1780년 8월 15일 맑음. 어느새 명절이 되고 보니 성묘해야 한다는 마음이 더욱 간절하다. 주막 사람이 돈을 너무 많이 요구하여 노자가 거의 떨어졌다. 명절날 한번 배부르게 먹는 것도 마련할 수 없으니 진실로 한번 웃고 말 일이다.’ #넷 ‘1599년 11월 15일, 조익(趙翊)과 동지사(冬至使) 일행은 황궁의 서관(西館, 사신관)에 머물고 있었다. 이날 명나라 예부에서 관리가 공문을 가지고 와 내일 하사품을 받을 것이라 알려 주었다. 다음 날(11월 16일) 동지사 일행이 대궐로 나아갔다. 명나라 예부주사(禮部主事)는 조선의 사신들에게 하사되는 물품을 감독하여 지급하였다. 표저의(表紵衣) 각 두 벌, 흑단(黑段) 4필, 황기(黃綺) 각 4필, 청(靑, 청포) 2필 등의 물품이다. 그리고 사신의 옷에는 협금(挾金)을 사용하였고 하사품의 양도 두 배로 하였다. 수행원에게는 다만 견의(絹衣) 한 벌, 청(靑) 2필을 지급하고, 화청(靴淸) 등의 물품도 있었다. 광록시(光祿寺)에서 규례대로 일상에 필요한 물품을 보내주는 것은 5일에 한 차례, 사신과 수행원 21명에게 지급하였다. 돼지고기 52근(斤) 8냥(兩), 향유(香油) 2근 10냥, 염장(鹽醬) 각 5근 4냥, 화초(花椒) 4냥, 엽채(葉菜) 3근 4냥, 쌀 1석(石) 5승(升), 술 52병 반, 야채 2근 6냥이었다. 황제가 내리는 일상 생활 물품은 단지 한 차례 내려주는데 양(羊) 네 마리, 거위 네 마리, 닭 여섯 마리, 다식(茶食) 네 접시, 호두 네 접시, 향유 2근 10냥, 염장 각 5근 4냥, 화초 5냥, 엽채 3근 4냥, 쌀 2석 1두 1승, 술 42병, 야채 26근이었다.’ 당사자가 직접 쓴 일기도 있고 옆에서 본 사람이 쓴 내용도 있다. 얼핏 봐도 당시 시대상과 사람들의 마음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이런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간다면 말 그대로 재미가 무궁무진이다. 그렇다면 어디에 있을까. 한국국학진흥원 장판각에 소장돼 있다. 200자 원고지 4장 분량의 일기 목판이 무려 6만 3000여장이나 보관돼 있다. 10만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국내 유일의 10만대장경을 기록하는 셈이다. 그저 단순한 일기뿐만이 아니다. 첫째 예에서 보듯 정탁의 ‘피난일기’는 사료적 가치가 보물급이다. 현재 번역 작업을 하고 있으며 올해 말 책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에 위치한 한국국학진흥원에서 김병일(67) 원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김 원장은 국학진흥원뿐만 아니라 선비문화수련원의 이사장도 맡아 ‘선비정신’의 전파, 보급에도 앞장서고 있다. 두루마기가 잘 어울리는 김 원장에게 먼저 국학진흥원에 수집된 자료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물었다. “고문서와 고서, 목판 등과 같은 민간 소장 전통 기록 유산이 주류를 이룹니다. 기탁 수집 방식을 통해 국학 자료 33만 9000여점이 보존돼 있어 국내 한국학 관련 연구소 가운데 최대 소장량을 자랑합니다. 국보급 1종(징비록)과 보물 52종 등 고문서 16만 7000여점, 고서 10만여점, 일기류 목판 6만 3000여점 등의 다양한 문화재 자료가 보관·보존돼 있지요.” 기탁 수집 방식이란 원 소장자의 소유권을 인정하면서 수집된 자료에 대한 관리와 연구 및 학술적 가공의 권리만 가지는 제도를 말한다. 이 방식은 국학진흥원에서 처음 채택했다. 국학진흥원의 보물창고라고 알려진 ‘장판각’으로 장소를 옮겨 인터뷰를 계속했다. “장판각에 보관된 일기류 기록 자료들은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창작자들에게 좋은 이야기 소재가 됩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이러한 일기류 자료 가운데 사료적 가치가 높고 문화 콘텐츠 산업에 활용 가능한 일기류를 선별해 번역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지요. 한문으로 기록된 자료를 한글로 옮김으로써 언어와 문화적 장벽을 해소하면서 이야기 소재 뱅크를 구축하는 사업을 말합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600여개의 소재를 개발했고 올해도 600여개의 소재를 개발할 예정이다. 향후 1만여개의 이야기 소재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원장은 “전통문화를 중심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창작자들을 위한 최대의 창작 인프라를 구축해 우리의 이야기에 기반한 세계적인 한류의 전진 기지로서 기능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특히 장판각에 보관된 일기류들은 우리나라 선비·유교문화의 실생활을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특별하다. “선현들이 남긴 거룩한 내용(일기)들이어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흥미로운 이야기의 소재가 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요즘 인기를 끄는 드라마 ‘해를 품은 달’ 등 여러 사극도 이런 소재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지요.” 최근 국학진흥원에서는 ‘조선시대 일기류를 활용한 전통문화 콘텐츠 소재 뱅크 활용 방안과 전망’이란 주제로 ‘전통문화 콘텐츠 소재 뱅크 보고 및 시연회’를 가져 창작인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끌었다. 허구의 가공된 이야기가 아니라 당시의 생생한 사실 정보를 가감 없이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 이상의 현실 같은 이야기 소재’여서 창작자들에게는 최고의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다시 말해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물음에 답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바로 국학진흥원의 장판각 일기 보관소인 셈이다. 세계적인 소설이자 영화인 ‘해리포터’가 영국 전통문화의 결정체라고 한다면 한국판 ‘해리포터’는 전통문화의 보고인 국학진흥원의 장판각 일기를 참고한다면 충분히 생산 가능한 일이라고 김 원장은 강조한다. 이뿐만 아니다. 국학진흥원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 사업을 펼치고 있다. 조손(祖孫) 세대 간의 문화 소통을 통해 미래 세대(유아 및 아동)의 인성을 함양시키고 민족적 정서가 배어 있는 이야기 구연을 통해 민족 문화를 전승하는 사업을 말한다. 3년 전 시작한 이 사업은 56세 이상의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지난해 300명, 올해 600명, 내년 1000여명의 이야기 할머니들이 전국 3000여개의 유치원에서 미래 세대에게 전래동화와 선현들의 미담을 들려주는 이야기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요즘 학교 폭력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 이런 미담을 들은 아이들이 자라면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김 원장은 말한다. 이어 화제를 어른들로 돌려 선비수련원 이야기를 꺼냈다. 2001년 퇴계 선생 탄신 500주년을 맞아 설립된 선비수련원에는 그동안 10만명 가까이 다녀갔을 만큼 해마다 인기를 더해가고 있단다. 처음에는 주로 학생과 교원이었으나 최근에는 관공서 직원, 기업인과 일반인 등으로 번져 나가고 있다. 점점 각박해져가는 오늘날에 선비 정신의 중요성을 새삼 체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김 원장은 인터뷰를 마치면서 퇴계 선생의 청량산행 시를 인용한다. ‘산봉우리 봉긋봉긋, 물소리 졸졸/새벽 여명 걷히고 해가 솟아오르네/강가에서 기다리나 임은 오지 않아/내 먼저 고삐 잡고 그림 속으로 들어가네’ 친구 이문량에게 쓴 시로 조급해하지 않는 여유와 기다림의 미학을 들여다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김병일 원장은 1945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다. 1963년 서울 중앙고등학교를 나온 뒤 서울대에서 사학과와 행정대학원(석사)을 졸업했다. 1971년 제10회 행정고시를 거쳐 재정경제원 국민생활국장(1994), 국회예산결산특위 수석 전문위원(1995~1997), 통계청장(1997~1998), 조달청장(1999~2000), 기획예산처차관(2000~2002), 금융통화위원(2002~2003), 기획예산처장관(2004~2005), 한국개발연구원 자문위원(2005~2008)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장,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상훈으로는 황조근정훈장, 청조근정훈장 등이 있다.
  • [총선 격전-관심지 2곳 민심 르포] 부산 사상 - 민주 대권후보 문재인 vs 與 최연소 신인 손수조

    [총선 격전-관심지 2곳 민심 르포] 부산 사상 - 민주 대권후보 문재인 vs 與 최연소 신인 손수조

    “국회의원 자리를 대선 정거장으로 생각하는 사람을 뽑으면 안 되지.”(50대 유권자). “신선함도 좋지만 국정을 운영해 본 사람이 낫지 않겠어예.”( 40대 여성유권자 ). 19대 총선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거구로 부상한 부산 사상구 유권자들이 보인 반응이다. 이곳에서는 민주통합당 문재인(59) 상임고문과 새누리당이 전략공천한 손수조(27)씨가 맞붙게 된다.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에다 대권후보 중 한명으로 거론되는 거물후보와 최연소 여성후보와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26만여명의 이 지역 유권자들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6일 오후 찾은 사상 일대는 겉으로는 평온함이 묻어 나왔으나 안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감지됐다. 유권자들은 선거 얘기를 꺼내자 여당이 내민 손 카드에 대해 대부분 ‘의외’라는 반응부터 보였다. 하지만 정치적 해석은 달랐다. 한 유권자는 “손 후보가 신선함으로 반향을 일으키는 것은 분명하나 문 후보를 대선후보 운운하는 것은 표심을 오해한 처사”라며 “오히려 지역구 의원이 대통령이 된다면 지역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여론이 더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이) 중량감 있는 지역인사를 발탁하거나 지역 내에서 꾸준히 표심을 쌓아 온 후보를 선출해야 했다.”며 이번 공천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나 다른 유권자는 “젊은피 수혈에 참신함이 돋보인다.”면서 “새누리당이 공천을 잘한 것 같다. 여성이자 최연소 후보를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문 후보 대항마로 내세움으로써 문 후보에게 정치적 출혈을 입히는 한편 박근혜 전 대표의 대권가도에도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 측면이 있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유권자들은 두 후보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사상구 괘법동에서 돼지국밥집을 하는 박모(36)씨는 사상구가 이번 총선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고 하자 “손 후보와 문 후보 등 둘 다 새로운 인물로 참신한 이미지가 돋보여 고민이 된다.”며 “그러나 지역 발전이 우선”이라며 손 후보에게 무게를 뒀다. 반면 주례동에 사는 주민 윤모(56·직장인 )씨는 “손 후보를 공천한 것을 보면 여당이 너무 쉽게 사상구를 포기한 것 같다.”면서 “지역발전도 중요하지만, 국회의원은 국정을 운영하는 만큼 중량감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며 문 후보 지지를 내비쳤다. 한편 두 후보는 이날 아침 일찍부터 노인정과 시장 등지에서 유권자들을 만나며 한표를 호소하고 있었다. 문 후보는 주례동 일대에서, 손 후보는 덕포동 일원에서 선거운동을 했다. 우여곡절 끝에 공천을 따낸 손 후보 측은 매우 고무적인 분위기였다. 손 후보 측은 “우리가 만난 유권자들은 문 후보가 총선을 ‘대권 정거장’으로 여기는 것 아니냐. 선거를 한 번 더 해야 하느냐에 대해 많이 우려한다.”며 “사상을 떠날 자와 사상에 남을 자의 선거구도가 만들어진 만큼 최선을 다해 문 후보를 반드시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문 후보 측은 여당 측에서 중량급 인사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손씨가 낙점되자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지역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여당일색인 부산에서 문 후보가 출마한 게 중요하다.”며 “(손 후보 공천에 대해서는) 상대당 후보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멕시코서 양 떼 의문사…날개 달린 괴물 습격 논란

    멕시코서 양 떼 의문사…날개 달린 괴물 습격 논란

    멕시코의 한 작은 마을에서 날카로운 송곳니와 발톱 그리고 날개를 가진 괴물이 양 떼를 습격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5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허핑턴포스트 등 매체에 따르면 지난 1일 멕시코 서남부 미초아칸 주 파라쿠아로에 있는 한 작은 농장에서 35마리의 양 떼가 의문의 사체로 발견됐다. 농장주 아구스틴 카리요 마드리갈은 현지 ‘디아리오 ABC’ 방송에 이번 습격의 주범으로 보이는 정체불명의 동물을 봤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을 따르면 그 동물은 날카로운 송곳니와 발톱 그리고 날개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같은 우리에 있던 양들과 달리 소와 말, 돼지 등의 다른 동물은 전혀 피해를 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미국 메인 주 포틀랜드에 있는 ‘국제 미확인동물학 박물관’(International Cryptozoology Museum)의 책임자 로렌 콜맨은 “이번 사건은 추파카브라에 의한 소행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공개된 보도 영상을 검토한 뒤 의문을 제기했다. 콜맨은 “목에 상처를 입고 죽은 양 한 마리만을 봤다. 또한 모든 양이 죽은 것도 아니며 몸이 찢긴 채 죽은 양은 보이지 않았다”면서 포식 동물의 침입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전염병으로 볼 수도 있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과학잡지 ‘스켑틱’(회의주의자)에 기고하는 샤론 힐 역시 그 관련 뉴스 영상을 포함한 기사를 보고 의심을 나타냈다. 힐은 “우리 바닥에 죽은 동물이 나타나고 그중 한 마리의 목에만 깊은 상처가 있지만 일부는 살아 있었다”면서 “전혀 다른 혈흔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본 것을 과장되게 말하거나 쉽게 오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멕시코에서 발생한 양이나 염소떼의 의문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0년 9월 푸에블라 주에서는 300마리 이상의 염소가 목이 잘린 채 발견돼 농민들 사이에서 추파카브라 괴담에 대한 공포가 확산됐었다. 한편 추파카프라는 빅풋이나 네스호의 괴물 네시처럼 과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들은 흔히 가축을 공격해 피를 빠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목격담에서처럼 날개에 대한 보고는 전해진 바 없다. 사진=유튜브 캡처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對中수출 ‘악재’… 물가안정 ‘호재’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 목표를 지난해보다 0.5%포인트 낮은 7.5%로 잡자 국내 경제연구소와 기업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7.5%란 성장률이 성장과 분배를 가르기 어려운 애매한 숫자이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시장은 출렁였다. 지불준비율 인하 등으로 중국의 통화확장정책이 멈추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중국의 수출세가 둔화되면서 국내 기업의 대중 수출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단, 물가는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중국이 경제성장률 목표를 낮췄다는 소식에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8.57포인트(0.91%) 낮아진 2016.06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539.74로 4.23(0.78%) 내렸다. 올해 들어 중국 정부가 통화긴축기조에서 지준율을 인하하는 등 완화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중국자금은 증시에서 지난해 12월 187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올해 1~2월에는 1155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률 목표를 낮추자 금융시장에서는 유동성 완화 기조가 멈추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나라 수출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중국에 부품을 수출하거나 중국에서 물건을 생산해 제3국으로 수출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의 성장률이 낮아지면 우리나라 기업의 대중국 수출도 줄게 되는 이유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0.3~0.5%포인트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반대로 중국 성장률이 낮아지면 위안·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둔화되면서 우리나라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수는 있지만 아직은 중국을 통해 수출하는 물량이 더 많다.”면서 “향후 중국의 내수시장이 커지면 모르겠지만 아직은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는 가장 낮은 수준을 정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수출에 아주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경제성장률 목표치 하향과 부동산·돼지고기 가격 안정세로 중국의 물가 목표치(4%) 달성은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중국에서 전체 수입규모의 16.6%를 수입하는 우리나라 물가에는 긍정적인 소식이다. 김선영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700만채의 보장성 주택(우리나라 서민임대주택격)을 착공하고 돼지고기 수급도 지난해와 달리 구제역이 끝나면서 8월부터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기고] 야쿠시마 국립공원이 사슴을 잡는 이유/이돈구 산림청장

    [기고] 야쿠시마 국립공원이 사슴을 잡는 이유/이돈구 산림청장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의 대표작 중 ‘원령공주’(1997)가 있다. 이 작품의 배경은 일본 규슈 남단 야쿠시마(屋久島)라는 외딴섬. 우리나라 울릉도의 7배 정도 되는 면적에 해발 1936m나 되는 높은 산이 있고 1만 3000여명의 인구, 3만여 마리의 사슴과 원숭이가 사는 일본의 마지막 남은 낙원이다. 일본의 29개 국립공원 중 하나인 야쿠시마는 또한 일본에 4개밖에 없는 유네스코 자연유산의 하나이기도 하다. 야쿠시마가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수령이 최대 7200년에 달한다는 조몬스기 등 삼나무 군락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야쿠시마에는 1000년이 넘는 삼나무가 2000여 그루에 달해 인간의 짧은 역사를 넘어서는 장구한 자연의 신비와 생명력을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최근 흥미로운 사실은 1970년대까지 섬 내에 2000~3000마리에 불과하던 사슴이 정부·지자체의 보호정책으로 1만 6000여 마리로 늘어 오히려 생태계의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개체수가 증가한 사슴이 숲속의 어린 순 등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 숲의 건강성과 순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결국 일본 정부는 환경성과 농림수산성(임야청) 간 협력사업을 통해 야쿠시마, 시레토코 등 대표적인 국립공원 지역에서 야생동물 개체수를 조절하고 서식지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공동 협력사업을 추진했다. 산림청은 2월 27일 국립공원관리공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다양한 협력사업을 추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업무협약의 계기가 된 것은 북한산 국립공원의 산림병해충 때문이었다. 북한산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참나무 숲에 2008년 불치병으로 여겨지는 참나무시들음병이 처음 발생한 것이 확인됐고 이후 빠른 속도로 확산돼 나무가 붉게 시들면서 고사하고 있다. 올해부터 양 기관은 산불·산사태·산림병해충 등 산림재해방지 사업과 조림지 숲 생태 개선, 각종 산림문화·휴양 및 숲 치유기능 증진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참나무시들음병 방제는 병을 옮기는 광릉긴나무좀을 박멸해야 하므로 일부 고사목 등에 대한 벌채가 불가피하다. 이런 사정을 잘 모르는 일부 시민들은 올봄에 국립공원 숲속에서 나무를 자르는 광경에 혹시 의문을 갖게 될지도 모르겠다. 산림청의 방제작업은 숲 전체를 살리기 위한 과학적인 노력의 일환임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우리나라의 숲은 1970년대 이후 산림녹화 사업을 통해 국민 모두의 땀과 노력으로 가꿔 왔다. 그래서 국민들은 나무 한 그루 자르는 데도 각별한 관심과 우려를 표하곤 한다. 숲을 관리하는 산림청과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그래서 늘 나무 한 그루, 곤충 한 마리에 담긴 생명의 가치에 대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그러나 멧돼지가 유해조수로 분류된 데서 알 수 있듯 자연생태계의 적정한 관리를 위해서는 보전만이 능사가 아니며 관계 부처 간 긴밀한 협조와 적극적인 대응이 필수적이다. 산림청과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업무협약은 백두대간 등 우리나라 산림 생태축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온 두 ‘달인’의 화통한 의기투합이다. 북한산 이곳저곳에 숨어 있던 광릉긴나무좀은 올봄에 많이 힘들게 됐다.
  • ‘바이오 인공 간’ 임상시험

    응급 간이식 수술 과정에서 환자의 간 기능을 대신할 수 있도록 국내에서 개발한 ‘바이오 인공 간’ 임상시험이 시작된다.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이석구·권준혁 교수팀은 ‘바이오 인공 간’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참여할 환자를 모집한다고 2일 밝혔다. 임상에 적용할 바이오 인공 간은 높이 1.6m, 넓이 80㎝ 크기의 기계 장치를 신장투석기처럼 환자 옆에 두고 사용하도록 제작됐다. 간이식이 이뤄질 때까지 독성 제거와 요소·알부민 분비 등 기존 간의 기능을 대신하는 인공 장기인 셈이다. 인공 간은 무균 돼지의 간을 효소로 녹여 추출한 간세포를 캡슐화함으로써 무균 돼지에서 생기는 독성을 캡슐에서 막을 수 있도록 했다. 인공 간 장치가 독성이 있는 체내 혈장을 돼지의 간세포와 접촉시켜 독성을 순화시킨 뒤 다시 혈구와 합해 체내로 공급하게 된다. 의료진은 간이식이 필요한 환자의 간이식 대기 기간을 연장하거나 간질환자의 간 회복을 돕는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다. 임상시험 참가 대상은 만 18~60세의 체중 45㎏ 이상이면서 급성 간부전으로 인한 간이식 대기자와 뇌사자 간 기증을 대기 중인 환자 등이다. 임상시험에 참가하면 이와 관련된 치료비, 검사비, 입원비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 삼성서울병원 임상시험센터(02-3410-3875).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소비자물가 상승률 14개월만에 최저

    소비자물가 상승률 14개월만에 최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물가가 급등한 데 따른 이른바 ‘기저효과’ 때문이며, 실제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2일 통계청의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전달보다는 0.4% 올랐다. 지난 1월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 3.4%, 전월 대비 0.5%)보다 둔화됐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010년 12월(3.0%) 이후 14개월 만에 최저치다. 지난달에는 사육 마릿수 증가로 돼지고기(-14.9%)와 국산쇠고기(-3.1%) 등 축산물 가격이 전월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석유제품은 이란 제재 등 중동의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2.3%(전년 동기 대비로는 7.9%)의 상승률을 보였다. 또 새 학기를 맞아 남자학생복(9.8%)과 여자학생복(10.9%)이 큰 폭으로 올랐고, 운동화(7.7%)와 가방(7.6%)도 상승 폭이 컸다.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3.9%의 상승률을 기록했었다. 정진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전월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는 한 물가 상승세가 꺾였다거나 안정세를 보인다고 평가할 수 없다.”며 “유럽에서 풀린 유동성이 원자재 가격을 자극해 유가 상승을 더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와 공공요금 인상은 다음 달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달 25일부터 시행된 서울시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150원)은 이번 물가 집계에 반영되지 않았다. 통계청은 서울시 교통요금 인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달보다 약 0.126% 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날씨에 따른 채소 수급 안정과 대학교 등록금 및 보육료 인하는 물가 하락 요인이 될 것”이라며 “가장 큰 불안 요인은 국제 유가”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2월에는 축산물과 외식비 등이 안정세를 보였으나, 농산물 가격 상승과 중동정세 불안에 따른 석유제품 가격 인상이 상승요인이 됐다.”고 평가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고아 ‘제이’의 험난한 삶

    시작이 좀 생뚱맞다. 난데없이 괴기한 마술 이야기다. 의아하지만 읽어 내려간다. “하늘에서 밧줄이 내려온다. 그것부터가 이상하다. 그러나 시작이니까 아직은 다들 입을 다물고 있다.”고 이미 작가가 글에서 ‘선수’쳤으므로. 근엄한 마술사의 명령에 어린 조수가 밧줄을 타고 위로 올라갔다. 조수를 쫓던 구경꾼들 눈앞에 피를 뿜는 조수의 몸통 조각들이 떨어졌다. 그러나 마술사가 조각을 모아 담은 양동이에서 짜잔, 조수가 멀쩡히 살아나는 신기한 마술이다. 이 마술에 호기심이 인 어린 중국 황제는 마술사가 살려낼 것으로 믿고 내시 사지를 찢었는데, 마술사는 밧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버렸다. ‘나’는 처음엔 마술사가 어찌 됐나 궁금했다. 지금은 홀로 남겨졌을 소년을 생각한다. 이렇게 시작했지만 뉴욕에 머무는 김영하가 5년 만에 낸 장편소설 ‘너의 목소리가 들려’(문학동네 펴냄)는 마술사 얘기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고아 ‘제이’의 삶을 따라간다. 고속버스터미널 화장실에서 태어난 제이는 화훼상가에서 구멍가게를 하는 돼지 엄마와 함께 살다가 보육원으로 옮겨 갔고 어떤 힘에 이끌려 빠져나왔다. 인생 막장으로 달려가는 또래 사이에서 노예처럼 생활했고 어느새 우두머리가 됐다. 경찰의 폭주족 단속 대열 속으로 돌진하면서 마치 신화처럼 사라졌다. 소설은 어릴 적 제이와 운명처럼 묶인 친구 동규, 제이에게 빠진 목란, 제이의 뒤를 쫓는 박승태 경위의 이야기를 엮어 제이의 짧은 삶을 과도하게 사실적으로 때론 판타지인 양 펼쳐낸다. 허를 찔렸다는 느낌이 드는 건 제이의 이야기가 끝난 뒤다. 극 중 작가인지, 작가 자신인지, 소설을 쓰게 된 배경을 털어놓는다. 한때 연인이었던 Y가 던져준 소재를 소설로 쓰기 위해 만난 동규와 목란, 박 경위의 말 그리고 한 여인의 편지를 덧댔다. 에필로그처럼 달린 짧은 글은 밍밍한 음식 속에서 강렬하고 맛난 양념을 발견했을 때처럼 희열을 번지게 한다. “작가들은 시작과 끝에 사람을 홀리는 뭔가를 숨겨놓는다고 말했다.” 이 책 중간, 제이의 독특한 성격을 설명하는 문장 중 이런 게 있다. 처음 풀어낸 마술사와 조수의 이야기가 소설 어느 인물과 맞닿는다는 것, 마지막 장을 덮고서야 이해하게 하는 작가 자신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멕시코 에네켄 농장에 노예로 팔려간 조선인을 그린 ‘검은 꽃’(2003), 인터넷만이 삶의 출구인 88만원 세대의 현실을 담은 ‘퀴즈쇼’(2007)와 함께 이 소설을 ‘고아 3부작’으로 꼽는다. 1만 2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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