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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이 만난사람] ‘서편제’ 데뷔 20년 오정해

    [김문이 만난사람] ‘서편제’ 데뷔 20년 오정해

    ‘큰 소리꾼이 되어라, 마음의 한을 품어라, 큰 소리꾼이 되어라.’ 20년 전 영화 ‘서편제’는 그렇게 심금을 울렸다. 아버지가 딸을 진정한 소리꾼으로 만들기 위해 눈을 멀게 하는 장면이다. 앞이 안 보이는 딸은 ‘이제는 소리밖에 할 수 없지요.’라고 애절하게 울부짖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한국 영화 최초 100만 관객 돌파라는 신기록을 세우면서 그야말로 영화의 한 ‘신드롬’을 일으켰다. 판소리와 소리꾼에 대해 잘 몰랐던 사람들도 이 영화를 통해 새롭게 이해하게 됐다. 그만큼 사회적 이슈였고 눈부신 영상에 녹아든 여주인공 송화의 목소리에 울고 감동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정서와 한을 토해내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이 영화는 1993년 상하이영화제 최우수감독상(임권택), 최우수 여우주연상(오정해), 제31회 대종상 최우수작품상·감독상, 제14회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남우주연상(김명곤), 제4회 춘사영화예술상 대상·작품상·감독상·여우주연상(오정해), 청룡영화제 최다관객상·대상·작품상·촬영상·신인여우상·남우주연상·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오정해(41)씨에게는 요즘 ‘서편제’(아래 사진)가 각별하게 다가온다. 20년 전 미스 춘향 ‘진’으로 뽑히면서 임권택 감독에 의해 ‘서편제’ 여주인공으로 발탁됐다. 얼떨결에 출연했지만 영화가 대박을 터뜨릴 줄 몰랐다. 지금 생각해도 울면서 연기를 했던 기억이 선하다고 말한다. 연기 생활 20년을 맞은 그를 만났다. 지난 13일 오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경기 안양의 한 중국집 2층에서 마주 앉았다. 중국집은 ‘퓨전 중식’ 메뉴로 남편이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남편을 도와 중식당에 가끔 나왔지만 지금은 바빠서 거의 도와주지 못하고 있다. 오씨와는 구면이어서 오랜만이라고 인사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세월이 좀 지났는데도 얼굴이 변하지 않는다.”고 하자 “저는 숫자를 잘 몰라요, 나이를 세면 뭐해요.”라며 웃는다. 그는 원래 솔직 털털한 성격이다. 책 읽는 것, 조근조근 대화하는 것도 좋아한다. “지난주 토요일 경기 광주에서 ‘오정해의 소리이야기’(부제, 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관객들과 편하게 만났습니다. 그때 그랬지요. 지난 세월을 살아오면서 데뷔 20주년이라는 말을 처음 꺼냈습니다. 전화를 주시지 않았으면 그조차도 잊고 살았을지 몰라요(웃음).” 원래부터 숫자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는 “나이든 몇 월 며칠 세는 것이 중요한지 모르고 살아간다.”고 말한다. 얼마 전 결혼 15주년인 것도 잊었었고 생일도 가끔 ‘까먹는’ 경우가 있단다. 정말 그렇게만 지냈을까. 따지고 보면 세월의 무게, 세월의 힘이란 무시할 수 없다. 최근 철학박사 학위를 땄고 ‘오정해의 소리이야기’라는 새로운 무대도 시작했다. 또 판소리 다섯 마당과 아리랑 연구에 관심을 갖고 자료수집 등 책자 발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씨와 만나면서 ‘서편제’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보더라도 인생의 중요한 전환기였기 때문이다. 그 영화를 떠올릴 때 가장 생각나는 것은 무엇일까. “서편제는 보는 사람마다 다 다른 것 같아요. 자기 안에서 찾는 영화의 장면이 달라요. 화면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고요. 제 개인적으로는 영상과 음악이 아주 잘 어울리는 완벽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민족의 한과 정서가 잘 함축된 음악, 그리고 북을 치는 동호와 회포 푸는 장면 등 제가 불과 22살 때 겪었던 감동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는 당시가 더 어른스러웠다며 웃는다. 지금은 아이 낳고 엄마가 되었지만 그때는 뭣도 모르고 자신만만하게 모든 일을 했던 것 같다고 술회한다. 또한 주위에서 많이 이끌어 주었기에 더욱 그랬단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는 ‘미스 춘향’ 시절로 돌아갔다. 타고난 노래 솜씨를 보이던 그는 주변의 권유로 판소리를 시작했다. 13살 때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에서 최연소로 장원을 하면서 명창 김소희(1995년 작고)의 제자가 됐다. 이후 KBS 국악마당에 두 번 출연하면서 한복 연구가 허영(2000년 작고)과 인연을 맺었다. 결국 한복이 너무 잘 어울린다는 칭찬에 ‘미스 춘향’ 대회에 나가게 되면서 ‘서편제’를 찍게 됐다. “어디 대회나 무슨 행사에 나갈 때마다 주위에서 제 손을 꼭 잡아 주셨던 분들이 많았습니다. 어린 나이에 한 시대를 풍미하게 되는 엄청난 행운이었죠. 도움을 많이 받았고 따라서 책임감 또한 컸습니다. 소리꾼 오정해로서 흐트러지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걸어왔다고나 할까요. 또 ‘서편제’라는 명찰이 붙어 있으니 부담이 없어요. 어떤 무대든, 어떤 장소든 그 명찰로 100% 편하게 다가갈 수 있어요. 관객들의 기대치도 그런 것 같고요.” 그는 지난 20년 세월을 돌아보면서 아이 낳고 딱 한 달 집에서 쉰 것 외에는 거의 매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것 같다고 회고한다. 관객들과 호흡할 수 있는 라이브 무대를 꾸준히 가졌다. 월요일에 한복을 입으면 이튿날에는 드레스를, 또 그다음 날에는 연극 무대복으로, 일주일 동안 매일 옷을 갈아입으며 관객들과 만났다. 그럴 것이 ‘서편제’ 이후 영화, 연극, 뮤지컬, 방송진행, 학생, 선생으로 살아 왔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는 박사학위까지 땄다며 수줍게 웃는다. 내용을 묻자 대단한 일은 아니라면서 부각시키지 말아 달라고 했다. 그래도 연기자 중에는 보기 드믄 철학박사가 아니냐고 거듭 물었더니 다음과 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원래 저는 다도(茶道)에 취미가 있어요. 우리나라에는 엄마문화가 없잖아요. 교육문제도 그렇고 아이를 학교에만 맡긴다고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음식, 예절, 꽃, 그릇, 사물에 대한 관심을 갖다 보니 원광대에 계신 교무님을 알게 되면서 원광대에서 동양철학을 공부하게 됐고 7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았어요.” 그의 논문 제목은 ‘판소리 심청가의 예술성 연구’이다. ‘심청가’를 모성애적 차원에서 새롭게 풀어 써 관심을 끌었다. 인당수 자체가 곧 ‘모성’이라는 것이다. 그는 논문을 쓰고 나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많은 자료들을 모았지만 논문에 다 풀어내지 못해 좀 더 연구하면서 책으로 펴낼 준비를 하고 있다. 내친김에 심청가에 이어 판소리 다섯 마당까지 접근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또 있다. ‘아리랑’을 연구하겠단다. “외국 사람들이 ‘아리랑’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선뜻 대답을 잘 못합니다. 지방마다 다르고 외국 교포사회에서의 아리랑도 다르고 그렇잖아요. 누군가 쉽게 정리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박사과정 공부를 하면서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 새삼 더 생겼다고나 할까요.” 공부하면서 느꼈던 고충도 털어놓는다. 익산까지 오고 가느라 직접 운전(지프 형식의 SUV 차량)을 하는 것도 그렇고 멀미하는 것, 방송과 무대 출연하는 것, 특강 시간을 쪼개 가며 공부하는 것 등이 힘들었다고 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오늘에 충실하려는 버릇’ 때문에 무사히 공부를 마친 것 같다며 웃는다. “저는 단기 기억상실증처럼 살자는 주의입니다. 오늘에 충실하는 것이지요. 과거는 흘러간 것이고 다가올 미래에 대해 미리 불안해할 필요도 없잖아요. 또 어느 순간 일이 많다고 생각하면 그냥 놔 버려요. 오늘 다 움켜쥘 필요가 없어요. 시간이 지나면 놔 버렸던 것이 다시 오거든요. 20년 전에는 책임감으로 살았지만 지금은 놔 버릴 수 있다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어요.” 겨울이 되면 길가의 가로수가 나뭇잎조차 내려놓는 것과 마찬가지 아니냐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다. 그는 20년 전에 입었던 옷을 지금도 입는다고 했다. 중간에 ‘돼지’처럼 살찌기도 했지만 지금은 당시에 직접 만들었던 옷을 입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의 집에는 애지중지하는 재봉틀이 있다. 본인의 옷은 물론이고 아들 옷, 조카들 옷까지 손수 만들어 주기도 한다. 시간이 되면 동대문 시장에 가서 원단을 직접 고른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머릿속으로 20년을 다시 정리했다. 소리꾼 오정해는 판소리를 예술적으로 접근하는 일을 시작했고, 또 ‘오정해의 소리이야기’라는 특별한 무대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으며 내년에는 본인이 작사한 노래로 음반을 낸다. 아울러 집착이라는 단어를 버리고 편안하게 ‘오늘주의’로 홀가분하게 살아가고 있다.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행복한 오정해가 되는 것이며 오늘이 행복해야 미래가 있는 것 아니냐. 철학을 공부하다 보니 대답이 모호해진다.”며 웃는다. 동갑인 남편과는 친구처럼 지낸다. 영화, 독서 등 취미도 비슷하다. 17년 전 뮤지컬 ‘쇼 코미디’에 출연했을 때 동료 배우 최정원씨의 소개로 남편을 만났다. 슬하에 중학생인 아들이 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판소리 신동 오정해 철학박사 되기까지 1971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났다. 6살 때 고전무용을 시작했다. 한복을 뒤집어쓰고 사극을 흉내내는 것을 좋아했다. 이후 주위의 권유로 국악과 판소리, 가야금을 배웠다. 13세 때 전주대사습놀이에서 최연소로 장원, 주목을 끌었다. 이때 인간문화재 김소희 선생의 직계 제자가 됐다. 중학교 2학년 방학 때부터 서울과 목포를 오가며 판소리를 공부했다. ‘춘향가’ 이수자인 그는 학창시절부터 국악경연대회나 명창대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했다. 1992년 미스 춘향 ‘진’으로 선발되면서 임권택 감독에 의해 영화 ‘서편제’(1993년)로 데뷔했다.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서울관객 100만명 돌파 등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운 ‘서편제’로 스타가 된다. 이후 영화 태백산맥(1994년), 축제(1996년), 천년학(2007년) 등에 출연했다. 2008년에는 마당극 ‘학생신위부군’에 출연, 호평을 받았다. 중앙대 국악예술학 석사를 거쳐 최근 원광대에서 동양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방송 진행, 특강, 연극, 뮤지컬 등에 출연하고 있다.
  • 야생동물 포획자 실명제 시행

    올해 사냥철부터 야생동물의 불법 사냥과 유통을 막기 위해 ‘포획자 실명제도’가 적용된다. 잡은 동물과 마릿수에 따라 실명표지를 별도로 사서 붙여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야생동물을 핑계로 돈벌이에 나섰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환경부는 23일부터 내년 3월 말까지 수렵허가 지역인 전국 37개 지역에서 사냥이 허용되는데 포획자의 이름과 포획 장소 등을 명기한 표지(태그)를 반드시 부착해야 한다고 12일 밝혔다. 포획자 실명제는 수렵허가 지역이라도 포획한 동물의 개체 수에 따라 이용료를 부담하고, 잡은 동물에 확인 표지를 부착하도록 한 제도이다. 지금까지는 수렵허가 지역에서 사냥을 하려면 포획 개체 수와 상관없이 일정한 사용료만 내면 됐다. 하지만 앞으로는 입장료에다 별도의 태그 비용을 물어야 한다. 현재 태그 비용은 온라인 등을 통해 멧돼지 한 마리에 10만원, 고라니 2만원, 꿩 3000원, 비둘기·참새 1000원에 판매 중이다. 그동안 수렵장 입장료는 연간 40억원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입장료와 태그 비용은 수렵장 개설·운영비와 야생동물 보호 시설 비용 등으로 쓰인다. 수렵인들은 “태그 비용까지 추가돼 부담이 크다.”면서 “정부가 야생동물 유통과 개체 수 조절을 핑계로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사냥 후 5일 이내에 포획한 개체 수를 신고하도록 돼 있으나 신고율이 저조(10% 미만)해 집계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밀렵 방지를 위해 실명제를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제도가 정착되면 야생동물 개체 수 조절이 용이하고 밀렵 등을 통한 불법 유통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스타 의사

    연예인만 스타가 아니다. 의사도 얼마든지 스타가 될 수 있다. 세상이 쉴틈없이 누군가를 스타로 가공해 내기 때문이다. 그렇게 스타가 된 몇몇 의사들은 허명에 현혹돼 이 방송, 저 프로그램에 다리를 걸치는가 하면 수상쩍은 건강식품 광고에까지 얼굴을 내민다. 그들은 그렇게 유명해졌고, 수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전지전능한 존재’로 새겨졌다. 연예계 스타들이 그렇듯 스타덤이라는 게 저주의 다른 말이기도 할 텐데, 그들은 그런 영락을 겁내지 않는다. [사고] 척추질환과 퇴행성 관절염 무료 치료해 드립니다 필자가 아는 대학병원의 정형외과 의사는 의료계에 소문난 대쪽이다. 자신이 이미 스타이면서도 그런 이름값에 연연하지도 않는다. 그런 그가 최근에 펴낸 책에서 훌륭한 의사를 ‘독수리의 눈과 사자의 마음, 여자의 손을 가진 존재’로 규정했다. 의사라면 마땅히 날카로운 판단력과 주저하지 않는 담력, 그리고 섬세함을 겸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그는 ‘인파출명저파장’(人?出名猪?壯)이라는 경구를 소개했다. 살이 찌면 먼저 잡아먹히므로 돼지는 마땅히 살찌는 것을 경계해야 하고, 유명해지면 다치므로 사람은 마땅히 공명심을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당연히 재능과 인격을 갖춰 세상이 우러르는 스타 의사도 있다. 문제는 특별한 재능을 갖지도 못했으면서 자기도취에 빠져 항상 자신이 대중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믿는 얼치기 스타 의사들이다. 그런 얼치기 의사들에 대해 그가 일갈하고 나섰다. 환자를 위한 고언인 셈이다. ‘환자 입장에서는 스타 의식에 사로잡힌 의사가 아주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을 치료해 줄 의사로는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다. 이들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주변 사람들의 희생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때문이다.’ 아직도 물정 모르는 많은 환자들이 한번쯤 스타 의사의 진료를 받아보고 싶어 하지만 이런 욕구 자체가 자신을 유명세의 제물로 바치는 격일 수도 있음을 알라는 따끔한 충고인 셈이다. 그러나 어쩌랴. 안타깝게도 세상에 차고 넘치는 수많은 ‘병자’들은 누가 좋은 의사이고, 나쁜 의사인지를 가늠할 근거를 갖지 못한 것을. jeshim@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내 머리에 햇살 냄새(유은실 글, 이현주 그림, 비룡소 펴냄) 국내 아동문학 문단에서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작가가 4년 만에 내놓은 단편집. 누가 무슨 말만 하면 그 말을 되받으며 맨날 “나도!”를 내뱉는 지수 이야기를 담은 ‘도를 좋아하는 아이’, 보배 같지 않은 갓난쟁이 동생을 보배로 받아들여야 하는 지민이 이야기인 ‘백일의 떡’ 등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단편 4편이 실려 있다. 8500원. ●산의 합창(이원수 글, 이상규 그림, 현북스 펴냄) 아동문학 작가인 이원수의 동화를 선별해 실었다. 작가는 1981년 숨질 때까지 ‘고향의 봄’ 등 수백 편의 동요와 동시, 동화를 썼다. 대중에게 제대로 소개되지 못했던 장편 ‘산의 합창’과 ‘꿈과 신문팔이’ ‘코스모스 핀 영혜원’ ‘식당 사람들’ 등의 작품이 실렸다. 읽는 이에게 오늘을 살아가는 용기와 지혜를 준다. 1만 1000원. ●레이의 소방서 시리즈4(심수진 글, 김진겸 그림, 연두세상 펴냄) 소방차를 소재로 한 창작 그림 동화 네 번째 이야기. 누구보다 씩씩한 여자 특수 소방차 ‘헤이즐’이 화재로 집과 엄마를 잃어버린 아기 돼지 남매를 만나 뜨거운 불길 속에서 펼치는 활약이 담겼다. 우정과 용기를 일깨우는 동화로,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으로도 출간돼 영어, 일어, 중국어 버전으로 즐길 수 있다. 1만 3000원. ●곰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대(필립 C 스테드 글, 이예원 옮김, 에린 E 스테드 그림, 열린책들 펴냄) 뉴욕타임스의 어린이 그림책 부문 3주 연속 베스트셀러. 우정과 인내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이야기다. 겨울잠 잘 시기를 앞둔 곰 한 마리가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지만 겨울 준비를 도와주느라 덩달아 바빠진다는 내용. 1만 800원.
  • 농식품부 - 복지부 ‘돈가스 전쟁’

    농식품부 - 복지부 ‘돈가스 전쟁’

    돼지고기 등심에 빵가루를 묻히면 돈가스가 된다. 대형마트에서는 이런 형태의 돈가스를 손쉽게 살 수 있지만 동네 정육점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똑같은 돼지고기이지만 ‘법적 신분’이 달라서다. ‘그냥 고기’는 축산물위생관리법(농림수산식품부 소관)을, 빵가루 등 조금이라도 상태가 바뀐 ‘가공 고기’는 식품위생법(보건복지부 소관)을 각각 적용받는다. 어떤 법을 적용받느냐에 따라 영업신고, 시설·위생 기준 등이 모두 다르다. 눈치를 살펴야 할 감독관청도 다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동네 정육점들은 선뜻 두 업종을 같이 신고하지 못한다. 경기 과천 중앙동에서 S정육점을 운영하는 이모(50)씨는 “돈가스나 양념 갈비, 불고기 같은 걸 취급하면 지금보다 매출이 오르겠지만 갖춰야 할 시설과 표시기준, 준수사항이 너무 복잡해 엄두를 못낸다.”고 털어놨다. 농식품부와 복지부가 때아닌 ‘돈가스 전쟁’을 벌이고 있다. 농식품부는 돈가스 등 가공 축산물을 다른 축산물과 마찬가지로 축산물위생관리법으로 통합 관리하자고 주장한다. 정육점이 최근 3년간 5000여개가 늘어나고 자영업자들의 낮은 소득 및 잦은 폐업 등이 사회 문제로 떠오른 만큼 법 일원화가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농식품부, “美처럼 정육점도 가공 허용” 최정록 농식품부 방역관리과장은 7일 “안 그래도 영세 정육점이 대형마트에 밀리는데 (두 개의 법으로) 이중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면서 “미국의 부처숍(Butcher´s Shop)이나 독일의 메츠거라이(Metzgerei)처럼 정육점에서 고기를 직접 제조하거나 가공할 수 있도록 규제를 점차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지부, “농축산인과 한편에 못 맡겨” 복지부도 현행 법 체계가 이중 규제라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해결책은 동상이몽이다. 법은 그대로 놔두고, 규제만 고쳐 개선하자는 주장이다. 김기환 복지부 식품정책과장은 “식품위생법에서 관리하는 23개 업종 가운데 단란주점 등 3개 업종을 제외하고는 모두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어 과도한 규제는 아니다.”라면서 “그래도 영세 자영업자들이 불편을 겪는다면 해당 규제를 고칠 수 있다.”고 말했다. 업종 자체를 농식품부로 이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태도다. 김 과장은 “식품의 안전이나 최소한의 위생관리를 위해서는 전문성과 노하우를 갖춘 (복지부 산하의)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계속 맡는 것이 맞다.”고 잘라 말했다. ●차기정부 조직개편 주도권 다툼 해석도 여기에는 차기 정부의 조직개편 과정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식품 업무의 경우 생산부터 도매까지는 농식품부가, 소매·허가·사후관리는 식약청이 맡고 있다. 농식품부는 생산부터 최종소비까지 한 곳에서 ‘원스톱’ 관리해야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주장한다. 식약청 권한을 가져오겠다는 의도다. 복지부와 식약청은 “농축산인 편인 농식품부에 식품 관리와 감독을 맡기면 투명하고 철저한 관리가 되겠느냐.”고 반문하며 일축한다. 두 부처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자 기획재정부가 중재에 나섰다. 주형환 재정부 차관보 주재로 8일 농식품부·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복지부·식약청 실무자들이 한데 모여 이 문제를 의논한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술잔 꺾고 해롱대는 나귀, 하는 짓이 꼭 인간일세

    술잔 꺾고 해롱대는 나귀, 하는 짓이 꼭 인간일세

    화가 김영미(51)는 7일부터 12일까지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7년 만에 개인전을 연다. 전시 제목은 ‘동물로 담은 실존의 우리들’. 제목에서 짐작하듯 그림의 주된 소재는 동물들이다. 그리고 동물을 통한 인간에 대한 풍자다. 그래서 그의 작품 속 동물들은 동물들이라지만 하는 짓은 사람과 똑같다. 공원 벤치에 오랜만에 오붓하게 앉아 놀기도 하고, 배 타고 물놀이를 즐기거나, 나무 아래서 쉬고 있거나, 술집에 앉아 잔을 꺾느라 여념이 없다. 그러니까 “사람은 못 되더라도 괴물은 되지 말자.”던 영화 대사나, 우리네 정치현실이 꼭 동물들 놀음하고 비슷하지 않으냐던 우화 ‘동물농장’ 같은 얘기다. 작가는 원래 사람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왔다. 24년 동안 매주 모델을 작업실에 불러 와 인간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런 작가가 갑자기 동물로 돌아선 까닭은 풍자 때문이다. “인간에 대한 직설법을 살짝 비틀고” 싶었고 그래서 “인간을 가리고 동물로 변형된, 화면에 그려진 온갖 동물은 말하자면 우리의 모습이고 나이며 타인들”이라는 것이다. 여러 동물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나귀. 쫑긋한 귀에 탱글탱글한 얼굴이 마치 돼지 얼굴에 토끼 귀를 달아놓은 것 같은데 작가는 나귀를 의도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눈, 맑고 밝다기보다 퀭하다. 작가가 나귀에 집중하게 된 것은 풍자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 어느 짐승보다 지구력이 뛰어나지만, 겁이 많아 옴짝달싹 못하는 것을 똥고집이라 오해받는 동물이다. 여기다 못난 외모까지 겹쳤으니 이래저래 희화화되는, 그래서 고생한 만큼 그다지 대접받지 못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 모습에서 오늘날 현대인들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한다. 니체에게 낙타가 있다면, 작가에겐 나귀가 있는 셈이다. (02)736-102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씨줄날줄] 박근혜 ‘청바지쇼’/육철수 논설위원

    칠레의 첫 여성대통령이었던 미첼 바첼레트는 뚱뚱한 몸매를 가리려고 짙은 색 정장을 즐겨 입었다. 별명이 ‘꽃돼지’였는데 본인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고 한다. 가식 없는 인간미와 넉넉한 풍채, 공감대를 형성하는 매력은 그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데 유리하게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된 뒤에 그의 패션에 대해 말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는 “같은 옷을 일주일에 두 번만 입으면 신문에 바로 비난 기사가 실린다.”면서 의상에 무척 신경을 썼다고 털어놓았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풍만한 편이다. 그는 정치 신인 때는 의상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 신문은 그의 옷에 대해 ‘외투 모양으로 재단된 식탁보’라고 악평을 하기도 했다. 유명해지면서 전문 디자이너에게 의상을 맡겼더니 세련미가 살아나 ‘신데렐라의 변신’이란 찬사를 들었다. 그래도 천성은 잘 변하지 않는 법.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최근 메르켈이 입은 30여 가지 옷차림을 사진으로 소개하면서 “늘 같은 모양의 재킷에 색깔만 달랐다.”면서 “경제는 유능한데 패션은 꽝”이라고 보도했다. ‘왜 여성대통령인가’의 저자 크리스티 오크렌트는 “정치인이 스타화(化)하고 정치가 연예·오락화되면서 본질보다 부수적인 문제를 앞세우는 풍조가 뚜렷하다.”면서 “특히 여성 정치인에 대해서는 옷차림, 몸매, 화장, 헤어스타일 등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관심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우리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패션에 부쩍 더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하기야 패션에 관한 한, 상대적으로 단조로운 남성의 경우보다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으로 꾸밀 수 있는 여성이 한층 더 돋보일 수밖에 없다. 박 후보가 그제 한국청년유권자연맹이 주최한 ‘청바지쇼’(청년이 바라는 지도자쇼)에 청바지와 하얀 후드티, 빨간색 구두 차림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그의 단아한 정장에 익숙한 터라 사뭇 파격적이다. 청바지와 후드티는 주최 측이 선물한 것이라고 한다. 후드티의 오른쪽 어깨 부분에는 ‘등록금’ ‘일자리’라는 글자를 직접 써넣어 청년문제 해결 의지도 보였다. 젊은이들과 어울려 활짝 웃으면서 두 다리를 ‘엑스(X) 자’로 살짝 꼰 ‘야한’(박 후보 표현) 모습이 참 잘 어울린다. 진작에 청바지를 입을 걸 그랬나 보다. 그나저나 청바지와 후드티 선물값 그거 꽤 비쌀 텐데, 젊은 기분 낼 땐 좋으셨겠지만 반값 등록금과 일자리에 들어갈 재원(財源) 마련은 어쩌실란가요?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토종여우 방사지 인근에 수렵장 ‘파문’

    멸종 위기 1급인 한국 토종 여우를 복원하기 위해 경북 영주시 소백산에 국내 첫 토종 여우 한쌍을 풀어놓은 지 10여일 만에 인근 지역에서 순환수렵장이 운영될 예정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영주시는 오는 15일부터 내년 3월 15일까지 4개월간 시의 17개 읍·면·동 지역에 걸쳐 순환수렵장(면적 263.82㎢)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시는 현재 순환수렵장 운영 사항 등을 고시한 상태다. 시는 이 기간 동안 엽사 870여명에게 멧돼지 최대 900마리, 꿩 1160여 마리에 대한 포획 허가를 내 주기로 했다. 하지만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난달 31일 토종 여우 한쌍을 방사한 소백산국립공원의 인접 지역이 수렵장에 포함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일대에서 수렵장이 운영되면 이제 막 자연 적응에 들어간 여우들이 인근에서 엽사들이 쏘아대는 총소리와 화약 냄새에 놀라 큰 혼란을 겪거나 자칫 오인 사격으로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우들이 방사된 지점과 수렵장과의 거리는 불과 3㎞ 안팎으로, 여우들의 예상 활동 범위 2~3㎞와 겹치거나 가까워서다. 1일 오전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이 무선추적장치를 이용해 여우들의 위치를 추적한 결과 방사 지점으로부터 300여m쯤 떨어진 소백산 계곡에서 잠을 자거나 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여우들이 방사된 소백산 국립공원은 수렵장에서 빠져 있다. 이 때문에 수렵장은 여우들의 활동 지역과 상당한 거리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신남식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생태계 복원 등을 위해 여우를 시험 방사한 곳과 인접한 지역에 수렵장을 개설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납득할 수 없다.”면서 “여우 방사 인근 지역에서의 수렵장 운영 계획을 아예 취소하거나 상당한 거리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정철운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팀장은 “현재로선 수렵장 예정지와 여우 방사 지점이 최소 3㎞ 이상 떨어져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여우들의 행동 범위가 넓어지면 즉시 영주시와 협의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면서도 “야생 동물 피해를 보고 있는 주민들의 반발도 예상돼 걱정”이라고 말했다. 영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늦가을 애니메이션 진수성찬, PISAF2012 개막

    늦가을 애니메이션 진수성찬, PISAF2012 개막

    늦가을 우리를 행복한 상상과 감동으로 이끌어 줄 푸짐한 애니메이션 진수성찬이 마련됐다. 국내 애니메이션 마니아를 부천국제학생애니메이션축제(PISAF)가 오는 7일~11일 경기 부천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부평청소년수련관 등에서 열린다. 올해 14회째를 맞아 ‘꿈·젊음·자유 그리고 도전’이란 슬로건을 내건 PISAF는 주요 초청·출품 작품을 상영하는 영화제와 애니 페어, 다양한 전시 행사와 학술 및 부대 행사 등으로 꾸려진다. 애니 마니아들에게는 전세계 30여개국에서 초청되거나 출품된 200여 작품이 상영되는 영화제가 큰 관심거리다. 장편 15편, 단편 180여편, 옴니버스 4편이다. 국제학생 경쟁 부문에 출품한 39개국 1207편 가운데 예선을 거쳐 본심에 올라는 24개국 67편이 포함돼 있다. 올해 개막작은 흑백 2D 애니메이션인 디즈니의 ‘페이퍼맨’이다. 지난 6월 안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개막작이었던 작품이 아시아 프리미어로 국내에 소개되는 것. 이 작품을 연출한 존 커스 감독이 직접 PISAF를 찾아 아트워크를 소개할 예정이다. PISAF 프로그래머 추천작은 ‘극장판 베르세르크 1편과 2편’, ‘도서관 전쟁-혁명의 날개’, ‘메다카 박스’(이상 18세 이상 관람가), 구스코 부도리의 전기, 르 타블로, ’세 가지 색-저수지의 괴물·메밀꽃 필 무렵·창’(이상 12세 이상 관람가), ‘아기 기린 자라파’, ‘악동 프레디 길들이기’, ‘환타지아2000’(이상 전체 관람가)이 있다. ‘세 가지 색’은 한국 애니메이션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마리 이야기’의 이성강 감독, ‘소중한 날의 꿈’의 안재훈 감독, ‘돼지의 왕’의 연상호 감독이 만든 옴니버스 작품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 프랑스·독일·일본·중국의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을 소개하는 세계 교류 영화제 섹션 가운데 안시 수상작 모음 또한 애니 마니아라면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칸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였고, 올해 안시에서 크리스탈 대상을 거머쥔 ‘트램’과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에드몽드는 당나귀’가 준비됐다. 각각 여성버스 운전자와 승객 사이에 펼쳐지는 에로틱한 초현실 환타지와 전세계 애니메이션 트렌드와 담론을 반영하고 있다. ‘월트 디즈니 기획전’도 눈에 띈다. 개막작 ‘페이퍼맨’ 외에 ‘환타지아2000’과 ‘웨이킹 슬리핑 뷰티’를 오리지널 35㎜필름으로 특별 상영한다.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집행위원장인 마르셀 쟝과 프로그래머 세바스티안 스페러, ‘포카혼타스’·‘환타지아2000’의 에릭 골드버그 감독과 그의 부인인 수잔 골드버그 미술 감독이 한국을 찾아 PISAF를 빛낼 예정이다. 에릭 골드버그 감독과 이성강·안재훈·연상호 감독이 참여하는 마스터클래스, 애니메이션 전공 학생과 기업을 연결하는 취업 지원 행사, 애니메이션 관련 국제 학술 대회, 고교 및 대학 애니메이션학과 소개, 작가·교수 작품전, 구연동화, 한옥 문화 체험, 부천시립교향악단의 애니메이션 주제가 공연 등 푸짐한 행사가 곁들여 진다.  영화제 입장료는 편당 5000원이다. 자동차극장 섹션 등 무료로 볼 수 있는 작품도 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pisaf.or.kr)를 참조하면 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경제프리즘] 돼지저금통 ‘수난’

    [경제프리즘] 돼지저금통 ‘수난’

    10월 마지막주 화요일은 국민들의 저축정신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지정한 ‘저축의 날’이다.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는 금융위원회 주관으로 49번째 기념식까지 열렸다. 그러나 정작 서민들은 동전교환을 하려다 홀대받고 돼지저금통을 가져갔다가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경우가 적지않다. 지난 29, 30일 서울에 있는 은행 5곳에서 저금통에 있는 동전을 지폐로 교환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은행들은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신한은행 노원구 마들점은 자사의 예금통장이 있어야만 지폐로 바꿀 수 있다. 통장에 입금한 뒤에야 지폐로 출금할 수 있는 것이다. 같은 지역에 있는 국민은행은 대부분의 창구에서 동전을 지폐로 교환하는 것 자체가 불가했다. 동전을 교환기에 넣고 카드를 넣으면 자동으로 입금되는 방식이다. 역시 입금계좌가 있어야 했다. 마포구에 있는 농협과 노원구에 위치한 우리은행은 업무시간 중 창구에서 동전을 바꿔주긴 하지만 “말일인 만큼 오전 시간에 와야 빨리 교환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최근 저금통을 가지고 은행을 찾았던 직장인 김모(34)씨는 통장을 가져오지 않은 탓에 무거운 동전꾸러미를 들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김씨는 “금융회사가 서민 보호와 고객 편의 및 서비스 향상을 말로만 외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A. 중금속 배출시키는 음식은 B. 면역력 키워주는 식재료는

    A. 중금속 배출시키는 음식은 B. 면역력 키워주는 식재료는

    중금속 배출에 빼어난 음식은 무엇일까. 정답은 검은콩, 된장, 돼지고기, 김치, 양파, 미나리, 미역, 팽이버섯, 양배추, 매실, 우엉 등이다. 면역력을 끌어올리려면 버섯, 토마토, 김치, 된장, 청국장, 당근, 브로콜리를 많이 먹는 게 좋다. 중랑구는 어린이들을 위한 건강식단 보급 프로젝트로 ‘맛있게 냠냠, 건강하게 쑥쑥 튼튼·안전 밥상 체험’ 프로그램을 12월까지 운영한다고 30일 밝혔다. 패스트푸드·인스턴트 식품의 섭취 증가는 인체내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고 비만 등 소아·성인병을 유발하고 있어 어린이들에게 자연친화적인 슬로푸드를 체험할 기회를 늘리기 위해서다. 특히 현장인 음식점, 어린이집과 연계해 새 매뉴를 개발하는 등 보다 효율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각종 농수산물에서 잇따라 중금속이 검출돼 슬로푸드의 중요성을 일깨울 참이다. 최근 국립환경과학원 조사 결과 우리나라 초·중·고생 혈액 속 수은 농도는 ㎗당 1.74㎍으로 독일의 0.2㎍/㎗, 미국의 0.4㎍/㎗에 견줘 각각 8.8배, 4.4배 높았다. 중금속은 체내에 쌓이면 오래 지속되므로 어릴 때 식습관을 바로잡는 게 중요하다. 같은 기관에 따르면 19세 이상 국민 6000명을 2009~2011년 분석한 결과 납 농도는 1.77㎍/㎗, 수은은 3.08㎍/㎗로 나타났다.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 납은 1.38㎍/㎗과 1.34㎍/㎗, 수은은 0.94㎍/㎗과 0.69㎍/㎗이었다. 구는 아울러 외식업중앙회와 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이상 3명) 관계자, 대한영양사협회, 조리사협회, 서일대 교수, 보건소 관계자들로 ‘튼튼 밥상 자문단’을 구성했다. 31일 오전 11시 상봉동 한 쌈밥집에서 어린이집 원아와 학부모 50여명을 초청해 첫 자리를 마련한다. 문병권 구청장은 “호응도에 따라 대상 어린이집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나아가 일상생활에서 손쉽게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자연식단을 접할 수 있도록 레시피도 제공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A. 정답 : 검은콩, 된장, 돼지고기, 김치, 양파, 미나리, 미역, 팽이버섯, 양배추, 매실, 우엉 B. 정답 : 버섯, 토마토, 김치, 된장, 청국장, 당근, 브로콜리
  • [경제 브리핑] 캠코, 자영업 바꿔드림론 출시

    캠코, 자영업 바꿔드림론 출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서민금융상품인 바꿔드림론 평균 대출금리가 0.5% 포인트 내린다.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바꿔드림론도 나온다. 캠코는 28일 연 8.5~12.5%(평균 11.0%)인 바꿔드림론 금리(보증료율 포함)를 11월 12일부터 8.0~12.0%(평균 10.5%)로 내린다고 밝혔다. 지난달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총액한도대출을 통한 영세 자영업자의 금융지원방안’에 따른 ‘영세 자영업자 바꿔드림론’도 새 금리를 적용해 다음 달 12일 출시한다. 바꿔드림론은 대부업체 등에서 빌린 연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캠코의 신용보증으로 연 10% 안팎의 시중은행 대출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국제금융기구 새달 9일까지 원서접수 다음 달 15~16일 서울 용산구 청파동 숙명여대에서 ‘제4회 국제금융기구 채용박람회’가 열린다. 박람회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7개 기구가 참가한다. 현장 인터뷰와 채용 컨설팅이 함께 진행된다. 구직 및 상담 희망자는 이달 30일부터 11월 9일까지 기획재정부의 국제금융기구 채용 홈페이지(http://ifi.most.go.kr)에 신청하면 된다. ‘제2 온비드’ 동산 경매사이트 연말 나와 소·돼지 등 농축수산물이나 기계류와 같은 동산 담보물을 취급하는 경매사이트가 이르면 연말에 나온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금융감독원은 28일 동산 담보물 전용 온라인 경매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이르면 연말 또는 내년 초에 관련 사이트를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이트가 만들어지면 동산 담보물에 대한 시장가격(낙찰가)이 형성돼 동산담보대출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캠코의 온라인 경매사이트인 ‘온비드’(www.onbid.co.kr)를 모델로 했다.
  • 요즘 가장 주목받는 다이어트 식품은 ‘이것’

    요즘 가장 주목받는 다이어트 식품은 ‘이것’

    해마다 유행이 변하듯 다이어트 식품에도 유행이 있다. 연예인이나 유명인사가 어떤 음식을 먹고 다이어트 효과를 보았다는 말을 하는 즉시 해당 식품은 유행으로 번져 품귀현상까지 나타난다. 올해 크게 유행했던 레몬 디톡스 다이어트 덕분에 레몬 소비량이 크게 늘어난 것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후로 수많은 레몬 디톡스 다이어트 업체가 생겨나기도 했다. 닭 가슴살, 두부, 토마토 등은 다이어트 식품계의 베스트셀러로 꼽힌다. 최근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다이어트 식품은 바로 빼빼목이다. 10일 MBC ‘생방송 오늘아침’에서 빼빼목을 달인 물을 매일 3-4잔씩 마셔 10kg 감량한 사례가 소개되면서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화제가 됐다. 빼빼목은 말채나무와 통탈목을 통틀어 부르는 이름으로 먹으면 몸이 빼빼하게 마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신선처럼 몸이 가벼워진다는 의미로 신선목이라 불리기도 하며, 달여 먹으면 체지방이 분해되고 이뇨작용이 활발해져 살이 빠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송제작진은 빼빼목의 효과를 실험하기 위해 돼지비계를 구워 하나는 맹물에 하나는 빼빼목물에 담가두기도 했다. 그 결과 맹물에는 기름이 덩어리져 있었지만 빼빼목물에서는 기름이 분해돼 있어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이러한 빼빼목이 인터넷 쇼핑몰, 마트 등에서 불티나게 팔리며 열풍이 불자 전문가들은 체질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다이어트 효과가 클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부작용때문에 오히려 건강을 해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삼성 에이 슬림 다이어트(www.dietpia44.com) 전문가는 “다이어트는 특정인이 효과를 본 방법을 무작정 따라한다고 해서 누구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레몬 디톡스 다이어트, 원푸드 다이어트, 빼빼목 다이어트, 단기간 다이어트 등 무분별한 방법들을 따라하기 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삼성 에이 슬림 다이어트는 전문가가 1:1 상담을 통해 각자에게 맞는 다이어트 방법을 찾아주는 것은 물론 목표체중에 도달할 때까지 철저한 관리를 책임진다. 더불어 지방 및 탄수화물 흡수를 억제하는 제품으로 굶지않아도 쉽게 살이 빠질 수 있도록 도와 힘들이지 않고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빼빼목을 비롯해 콩, 두부, 닭가슴살, 야채 등 각종 다이어트 식품들은 건강에 좋은 음식이지만 한가지만 골라서 계속해서 섭취하는 경우 영양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더불어 약초의 경우 부작용까지 일으킬 수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성공적인 다이어트는 유행하는 다이어트 식품을 찾기보다는 나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인터넷뉴스팀
  • 축산농 사료비 상승대비 3690억 지원

    정부가 내년 축산농가의 사료구입 지원을 크게 늘린다. 농림수산식품부와 기획재정부는 26일 내년 사료 관련 지원예산을 3690억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축산농가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올해보다 24.2%나 늘렸다. 축산농가의 전체 경영비에서 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번식소가 73.4%인 것을 비롯해 ▲닭 63.0% ▲돼지 53.3% ▲고기소 50.2% 등 절반 이상이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10원이라도 더 싸게” 대형마트 삼겹살 전쟁

    “10원이라도 더 싸게” 대형마트 삼겹살 전쟁

    라면과 햇반, 과자 등 생필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으려는 대형상점들의 할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 1, 2위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창립행사의 하나로 주요 생필품들에 대한 가격을 최대 50%까지 인하하는 데 이어 대표 서민 음식인 삼겹살을 둘러싸고 10원 단위의 할인 경쟁을 벌이는 등 업계 간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소비자들은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하는 데 만족해하면서도 일부에서는 잇단 가격 변동에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이마트는 25일부터 3주간 주요 생필품 2000여개를 최대 50% 싸게 파는 개점 19주년 맞이 고객 감사행사를 벌인다. 개점 이래 최대 규모로 ‘10년 전 가격으로 판다’는 캐치프레이즈도 내걸었다. 대표 품목이 과잉공급으로 가격이 폭락한 돼지 삼겹살이다. 이마트는 삼겹살 100g을 기존 판매가보다 43% 저렴한 850원에 내놓았다. 풀무원 두부도 시중가보다 50% 싼 3400원(390g), 종가집 포기김치(1.7㎏)와 계란(30개)은 각각 46% 저렴한 1만 4100원, 2800원에 살 수 있다. 참굴비는 40마리에 9900원이다. 이에 질세라 롯데쇼핑 창사 33주년을 맞아 롯데마트도 같은 기간 1000여개 상품을 최대 50% 할인해 팔겠다고 발표했다. 생필품에서 의류까지 다 포함했다. 돼지뒷다리, 훈제오리 등 인기 육류를 하루에 한 품목씩 정해 50% 싼 가격에 파는 ‘일별 초특가전’도 벌이기로 했다. 31일까지는 서귀포 감귤(3.5㎏)을 시세보다 30% 저렴한 8900원에, ‘못난이 신고배’도 25% 싸게 판매한다. 폴라플리스와 발열내의도 40%씩 저렴한 1만 9800원, 9900원에 팔며 2개를 사면 1개를 추가로 주는 행사도 준비했다. 삼겹살 가격 전쟁이 가장 치열하다. 롯데마트가 전날 창사기념으로 삼겹살을 40% 저렴한 100g에 980원에 판다고 나서자 이마트는 롯데마트보다 130원 더 저렴한 850원에 판다고 맞받았다. 그러자 롯데마트가 곧바로 이마트보다 10원 더 낮은 840원에 판다고 나섰고 이에 이마트는 다시 850원에서 830원으로 롯데마트보다 가격을 10원 더 낮췄다. 롯데마트는 또다시 삼겹살 값을 추가 인하, 이마트와 똑같은 830원으로 최종 결정했다. 결국 ‘삼겹살 10원 전쟁’이 830원 선에서 마무리된 셈이다. 업체들이 삼겹살 가격을 놓고 전쟁을 벌이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배추와 삼겹살 등을 대형마트의 핵심 제품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서로 홍보에서 밀릴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 측은 “아마 롯데마트가 삼겹살 가격을 너무 내리면서 물량 부족으로 고객들의 원성을 살 것”이라면서 “우리는 일주일간 400t에 달하는 돼지고기를 준비했다.”면서 승리를 자신했다. 반면 롯데마트 측은 “삼겹살이 가격 민감 상품이다 보니 경쟁사 가격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값을 조정했다.”면서 “준비한 물량은 모두 180t으로 1인당 2㎏으로 한정 판매하기 때문에 물량이 부족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한라산 노루 뒤바뀐 팔자

    제주 한라산에 서식하는 노루가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돼 포획이 허용될 전망이다. 제주도의회 구성지, 김명만 의원은 25일 이런 내용을 담은 ‘제주특별자치도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 조례안’을 마련해 입법 예고했다고 밝혔다. 노루 개체 수가 급증해 농작물에 큰 피해를 줘 조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라산의 노루는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관찰하기 어려울 정도로 개체 수가 적었으나 1987년 이후 보호활동이 펼쳐지면서 눈에 띄게 개체 수가 늘고 있다. 제주녹색환경지원센터가 지난해 5∼11월 해발 600m 이하인 지역(면적 1127.4㎢)을 대상으로 조사한 노루 개체 수는 1만 7756마리다. 이는 제주도환경자원연구원이 2009년 3∼11월 도 전역을 대상으로 조사한 1만 2881마리보다 37.9%(4875마리)나 늘어난 것이다. 노루 때문에 발생한 농작물 피해 신고액은 2010년 218농가 6억 600만원, 지난해 275농가 13억 6200만원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주요 피해 작물은 콩, 더덕, 고구마, 조경수 등이다. 도의회는 다음 달 2일까지 각계 의견을 수렴해 조례안을 확정, 시행할 방침이다. 유해동물 지정 권한은 환경부가 갖고 있었으나 지난해 4월 제주특별법 개정으로 도에 이관됐다. 환경부는 현재 참새와 까치, 어치, 까마귀, 멧비둘기, 고라니, 멧돼지 등을 유해동물로 지정해 포획을 허용하고 있으나 노루는 이에 해당되지 않았다. 조례안은 2년마다 노루 서식 밀도를 조사해 이를 토대로 도지사가 포획할 수 있는 기간과 수렵 방법 등을 정하도록 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99)합천 화양리 소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99)합천 화양리 소나무

    시인 황동규는 ‘휴대폰이 안 터지는 곳이라면 그 어디나 살갑다’(‘탁족’에서)고 했다. 고작 10년 전에 쓰인 작품에서 이야기한 살가운 곳은 이제 더는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경남 합천 묘산면 화양리 나곡 마을은 아마도 오랫동안 시인의 표현처럼 휴대전화가 안 터지는 살가운 산마을이었다. 그러나 이 한적한 산마을에도 3년 전부터 휴대전화가 연결됐다. 마을 오르는 산길이 매우 비좁고 험한 까닭에 사람 사는 마을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만한 나곡 마을은 칠순 넘은 노인들 일곱 가구가 모여 살아가는 그야말로 평화로운 산마을이다. 마을 노인들은 농사일에서부터 읍내 나들이까지 마음을 맞춰 가며 너나들이로 허물없는 공동체로 지낸다. ●한국전 참전 동네 젊은이들 지켜줘 이 정도만으로도 화양리 나곡 마을 풍경은 충분히 평화롭고 한가로우리라 짐작할 수 있다. 저절로 평화가 지켜지는 깊은 산골이다. 이쯤 되면 마을 풍경 한쪽에서 훌륭한 나무 한 그루쯤 찾을 수 있으리라 예상하게 마련이다. 그렇다. 이 깊은 산마을에 사람들처럼 평화롭게 서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나무가 있다. “우리 마을을 지켜 주는 나무예요. 한국전쟁 때 전쟁터에 나가게 된 사람들은 나무 앞에 술 한 잔 바치고 절을 올리면서 무사히 돌아올 수 있기를 기원했지요. 그 험한 전쟁에서 다친 사람 하나 없이 성하게 돌아온 것도 모두 나무 덕이지요.” 마을 앞 비탈에 일군 조그만 밭에서 곡식을 갈무리하던 백운기 노인의 이야기다. 올해 75세인 백 노인은 이 마을 최연소자다. 그는 한국전쟁이 끝나고, 자신이 군대에 갈 때에도 나무 앞에서 무사 귀환을 빌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10년쯤 전에 산 아래에서 큰불이 난 적이 있었어요. 바람도 험하게 불던 날이어서 우리 마을이 꼼짝없이 불길에 포위당해 죽을 뻔했지요. 소방차가 여러 대 출동했는데, 저만치에서 바람이 거꾸로 돌면서 우리 마을은 안전하게 남았지요. 그게 다 마을을 지켜 주는 나무 덕이지요.” 하지만 사람 사는 곳이라면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어려움은 이 마을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나무 주위로 눈에 띄게 달라진 풍경이 그 하나의 예다. 서너 해 전만 해도 나무 곁으로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다랑논이 줄지어 펼쳐 있었다. 특히 가을걷이를 앞둔 풍경은 더없이 아름다웠다. 그러나 다랑논은 모두 묵정밭이 되어 허리 높이 위로 어지러이 흐트러진 이름 모를 풀들만이 무성하다. 이태 전 논 임자이던 칠순의 배용수 노인이 농기계 사고로 수명을 달리한 뒤로 버려진 탓이다. ●샘물 흐르던 나무 곁에 마을터 잡아 “산이 깊어 농사짓기도 어려워. 곡식이 익을 무렵이면 멧돼지들이 내려와서 온 밭을 휘저어 놓아서 남아나는 곡식이 없어. 그 사람 죽고 나니 저 밭에서 농사짓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는 거야.” 백 노인과의 이야기가 깊어질 즈음 밭일을 도우러 나온 거창댁(84)의 이야기다. 이 산골에 마을이 들어선 것은 400년쯤 전 조선 광해군 집권 초기의 일이다. 광해군은 왕위에 올랐지만, 선조가 비밀리에 세자로 지목하려 했던 영창대군을 견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광해군은 영창대군을 낳은 인목대비를 서궁으로 폐위하고, 인목대비의 아버지인 연흥부원군 김제남을 사형에 처했으며, 급기야 영창대군까지 죽음에 몰아넣었다. 이후 김제남 일족을 멸하려 하자 김제남의 육촌 형제 중 한 사람인 김규라는 사람이 조정의 피바람을 피하고자 은신처를 찾아다니다 이 깊은 산골에 들게 됐다. 김규는 이 골짜기에 이르러 큰 소나무 아래에서 다리쉼을 하다가 낮잠에 들었는데, 꿈에서 비단옷을 입은 여인이 물동이를 이고 지나가며 따라오라고 했다. 꿈에서 깨어난 김규는 나무 아래에서 샘을 찾아낸 뒤, 이곳에 터 잡고 마을을 일으켰다고 한다. 그때 그 나무가 바로 지금의 화양리 소나무다. 비단옷을 입은 여인이 알려준 샘이 있는 마을이라 해서 처음엔 ‘나천(川) 마을’이라고 부르다가 샘이 없어지면서 지금은 ‘나곡 마을’로 부르게 된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조정의 피바람을 피해 김규가 이곳에 찾아든 400년 전에 이미 큰 나무였다고 하는 이야기를 근거로 하면 나무는 최소한 500살은 넘는다. 땅에서 듬직하게 솟구친 중심 줄기에서 여러 개의 굵은 가지로 나뉘며 하늘로 오른 모습은 그야말로 이 강산의 모든 소나무를 통틀어 가장 아름답다 해도 전혀 무색하지 않다. 천연기념물 제289호로 지정한 이유다. 키 18m의 화양리 소나무는 6m쯤 되는 줄기가 3m쯤 높이에서 3개의 굵은 가지로 나눠서 진 뒤에 제가끔 다시 여러 개의 가지를 뻗으며 멋지게 자랐다. 사방으로 20m 이상 고르게 펼쳐진 가지는 단아한 우산 모양이다. 나뭇가지의 꿈틀거림은 마치 하늘로 오르는 용을 닮았으며, 줄기 껍질은 거북의 등껍질을 닮았다 해서 ‘구룡목’(龜龍木)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거북과 용 닮아 ‘구룡목’ 별명도 “지금 나무 옆으로 흐르는 개울은 나무에 물기가 모자란다고 해서 얼마 전에 물길을 돌려 낸 거지. 나무 아래에 샘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나무는 이 산골에 사람이 들어오기 전부터 저 자리에 있던 큰 나무였다고 해.” 나무 바로 옆의 낮은 울타리 집에서 나무에서 배어 나오는 평화를 누리며 70년 넘게 살아온 거창댁은 사람의 시간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긴 세월을 살아온 나무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한없이 자랑스럽다는 이야기를 되풀이해 늘어놓는다. 세월이 더 흘러 노인들마저 떠나면 다시 들어와 살 사람이 있을지 알 수 없는 깊은 산마을이지만, 나무만큼은 그동안처럼 풍경의 중심으로 의연하게 살아남을 것이다. 스무 명이 채 안 되는 노인들의 평화로운 공동체를 지켜온 화양리 소나무의 참 평화가 마을 노인들과 함께 오래가기를 바랄 뿐이다. 글 사진 합천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경남 합천군 묘산면 화양리 835. 88올림픽고속국도의 해인사 나들목으로 나가서 좌회전해 가야천을 따라 야로면으로 간다. 야로면 소재지에서 5㎞ 남짓 직진하면 계동 마을이 나온다. 여기에서 500m쯤 더 간 뒤 고개를 넘으면 오른쪽 산마을로 들어서는 삼거리가 나온다. 우회전해 800m쯤 들어가면 나오는 갈림길에서 오른쪽 길로 2.2㎞쯤 산비탈을 오르면 나곡 마을에 이른다. 마을 가까이의 1.2㎞ 구간은 도로 폭이 좁고 굴곡이 심해 조심해야 한다. 나무는 마을 앞 다랑논 가장자리에 있다.
  • [길섶에서] 감자탕/노주석 논설위원

    서울 종로구 내자동에 있는 ‘○○족발집’에 종종 간다. 주 종목인 족발 맛이 기막히지만, 마무리로 먹는 감자탕도 일품이다. 얼마 전 회식 자리에서 큰 냄비 속 돼지등뼈를 헤치고 알감자를 찾았는데 감자가 달랑 한 개밖에 들어 있지 않았다. 투덜대다가 일행 중 한 분으로부터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 감자탕의 ‘감자’는 식물 감자(potato)가 아니란다. 또 다른 일행이 스마트폰으로 즉석에서 감자탕의 유래를 찾아보니 감자란 돼지등뼈에 붙은 척수 즉 등골이라는 설이 유력하다고 소개돼 있었다. 돼지등뼈의 단면이 한자의 ‘달 감(甘)’ 자와 유사하게 생겨 붙어진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감자탕은 삼국시대 전라도 지방에서 먹기 시작했고, 개항과 함께 인천을 통해 전국으로 퍼졌는데 “감자탕에 감자가 왜 없냐.”라는 타지 사람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채소 감자를 넣어 팔면서 주인공이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돼지등뼈 감자면 어떻고, 채소 감자면 또 어떤가. 두 감자의 절묘한 궁합이 중요한 게 아닐까.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씨줄날줄] 새우젓 축제/임태순 논설위원

    새우는 정력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나라 무제가 1만 8000여명의 후궁을 감당할 수 있었던 것도 인삼을 곁들인 새우요리를 즐겨 먹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지방 고단백 식품인 새우는 소금에 절이면 음식을 맛깔스럽게 하는 등 쓰임새가 많다. 최근에는 암을 이기는 데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주가가 오르고 있다. 새우젓에 있는 키틴 올리고당이 면역력을 증가시켜 암의 억제나 전이를 막아준다는 것이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어린 시절 낯익은 풍경 중의 하나가 새우젓 장수다. 새우젓통을 둘러메고 ‘새우젓 사~려~’ 하면 동네 아낙네들이 몰려들어 통 위에 올려진 새우젓 더껑이를 맛보며 사간다. 먹거리가 귀하던 시절이니만큼 당연히 개구쟁이 아이들도 새우젓 시식에 뛰어든다. 새우젓은 약방의 감초처럼 음식에 두루 쓰인다. 김치나 깍두기를 담글 때 넣는 것은 물론 찌개에 간을 맞출 때도 사용된다. 또 돼지고기를 먹을 때도 딸려 나온다. 새우의 내장에 강력한 소화효소가 들어 있어 육질을 분해해주기 때문이다. 새우젓은 특히 서울음식과 궁합이 맞다. 서울음식은 자극적이지 않고 뒷맛이 담백한데 이런 맛을 내는 데에는 새우젓이 제격이다. 새우에 들어 있는 글리신, 트리메틸아민옥시드라는 성분이 단맛을 내는 데다 소금으로 절여 삭힌 새우젓은 간장이나 소금이 낼 수 없는 깊은 맛을 내기 때문이다. 호박볶음, 계란찜에 올려진 새우젓은 뒷맛을 더욱 깔끔하게 한다. 서울사람들의 입맛을 돋우던 새우젓은 마포나루 일대에서 장이 섰다. 강화도, 강경, 광천 등지에서 새우젓이 올라오면 상인들은 한강변 나루터에 진을 치고 전차를 타고온 시민들에게 새우젓을 팔았다. 마포가 새우젓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마포나루가 조선시대 때부터 양질의 소금을 파는 최고의 유통단지였던 것과 무관치 않다. 서울 마포구가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월드컵 공원 일대에서 마포 새우젓 축제를 연다. 20세기 초·중반까지 명성을 이어오던 마포나루 새우젓의 명맥을 잇기 위한 것으로 올해로 벌써 다섯번째다. 옛 정취를 살리기 위해 상인들이 타고 다니던 황포돛배도 띄우는 등 분위기를 고조시킬 예정이다. 기왕이면 새우젓 장수가 구성지게 외치는 ‘새우젓 사~려~’ 소리도 듣고 싶다. 더욱 운치가 있고 옛날 생각도 날 것 같다. ‘눈치 빠르면 절에 가서 새우젓 얻어먹는다.’는 말도 있던데…. 하여간 풋풋한 추억을 떠올리는 축제가 많으면 도시생활은 더욱 재미날 것이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사라진 고기값 47억원 ‘진실게임’

    사라진 고기값 47억원 ‘진실게임’

    충북 옥천영동축협과 경기 양평지방공사가 축산물 납품대금 47억원을 놓고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옥천영동축협은 축산물을 납품했다며 돈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양평지방공사는 계약 자체를 부인하며 억지주장이라고 맞서고 있다. 16일 농협 충북본부 등에 따르면 옥천영동축협은 지난달 20일 양평지방공사를 상대로 밀린 축산물대금 47억원을 받게 해 달라는 지급명령 신청을 청주지법 영동지원에 신청했다. 지난 6월 하순부터 8월 초순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소고기와 돼지고기 47억원어치를 납품했는데 한푼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초 1년간 50억원어치를 납품하기로 하고 납품 40일 이후부터 대금을 받기로 계약했다는 것. 축협은 증빙자료로 계약서와 입고 확인서 등을 법원에 제출했다. 지방공사의 은행계좌도 압류했다. 하지만 양평지방공사는 계약서를 쓰지도 않았고, 납품받은 적도 없다며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축협 측은 이달 초 직위해제된 정모 사장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하는데 공사는 모르는 일이라는 것이다. 공사는 옥천영동축협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양평지방공사는 양평군이 160억원을 출자해 2008년 7월 설립한 지방공기업이다. 자체 감사 중인 농협 충북본부의 검사국 황천구 차장은 “납품하지도 않고 돈을 달라고 할 수 있겠느냐.”면서 “소송이 진행되면 양평공사 측은 정 전 사장이 개인자격으로 축협과 계약을 체결해 공사에는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평지방공사 조근수 본부장은 “정 전 사장이 축협과 접촉했지만 계약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정 전 사장을 조사하면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전 사장은 식품 납품업자에게 사기를 당한 책임을 물어 직위해제된 뒤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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