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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지난번 작둣간에서 구초받은 일로 얼추 무사타첩이 된 줄 알고 집에 있던 윤기호를 잡아 임소로 끌고 왔다. 임소의 차린 거조를 보고, 장문이 내려질 것을 대뜸 눈치챈 그가 비두발괄하며 악지를 부렸으나, 곁에서 기다리던 원상들이 달려들어 마주잡이로 윤기호를 멍석 위에 뉘었다. 맛도 보이기 전에 그만 기함한 윤기호의 얼굴에 물을 끼얹어 반정신을 차리게 한 뒤 잡아 꿇리고 권재만이 구초를 받았다. “포주인 윤기호는 오랫동안 패역의 무리와 결탁하여 도둑의 와주(窩主)로 저잣거리의 풍속을 어지럽히고, 그들의 장물아비로서 서슴지 않고 아보*를 저질렀을 뿐만 아니라, 우리 원상들을 불학무식하다고 깔보고 상인해물(傷人害物)한다고 천대하여 원상들에게 돌아가야 할 이문을 오랫동안 가로챈 악덕을 쌓았으므로 오늘 장문으로 다스려 그 화적들과 결탁한 악덕을 정습시키려 한다. 포주인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벌써 멍석말이를 당하게 된 것을 알아챈 윤기호가 대담하게도 바른말을 한마디하였다. “양반에게 먹히지 않고 아전에게 뜯기지 않는 벌이가 따로 무엇이 있겠소. 도적질을 하든지 그들과 결탁하는 길뿐이지 않겠습니까.” “패악한 놈. 아직도 저지른 죄업을 깨닫지 못하고 고개를 되들고 있군…. 임소의 공원들은 오늘의 징치를 어떻게 생각하시오?” 둘러섰던 30여 명의 원상들이 일제히 동의하자 지체 없이 멍석에 물을 뿌리고 멍석말이를 시작하였다. 그런가 하면 멍석말이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쪽진머리가 봉두난발이 된 윤기호의 젊은 아내가 두 다리가 허공에 뜬 것같이 허둥지둥 달려와서 사람 살려 달라고 넉장거리하다가 원상들에게 잡아끌려 문밖으로 내동댕이쳐졌다. 멍석 치는 소리가 떡 치는 소리처럼 들리고 한참 지난 뒤에 된 신음조차 밖으로 새어나오지 않자, 원상들은 초주검이 되어 축 늘어진 윤기호를 멍석 속에서 끌어냈다. 그뿐 아니었다. 굴뚝에서 빼놓은 족제비 꼴로 얼굴에 허옇게 회칠을 한 다음 북을 걸망에 걸어 어깨에 메었다. 그리고 내성의 저잣거리로 끌고 나가 회술레를 돌기 시작했다. 차라리 관아에 끌려가서 스물닷 근 칼을 치는 게 낫지, 사람의 몰골이 짐승보다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고샅길로 몰려나와 북을 메고 갈팡질팡 꼬꾸라질 듯 걸어가는 윤기호의 모습을 바라보며, 혹은 잘코사니로 생각하고 혹은 동정하여 혀를 찼다. 그의 등뒤에는 원상들이 뒤따르며 간단없이 북을 쳐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색주가에서 빌어먹던 상노 아이와 악다구니들이 쏟아져 나와 회술레의 뒤를 따랐다. 혹은 곤댓짓을 해 가며 울바자에서 회초리를 꺾어 와 북을 치는가 하면 이웃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도 하였다. 철부지들이야 윤기호가 내성 장시를 호령하던 어물 도가 포주인인지, 적굴과 내통하던 장물아비였는지 알 턱이 없었다. 상투를 풀어헤쳐 봉두난발이 된 낯짝에 허옇게 회칠까지 하여 윤기호는 마치 원숭이와 진배없었다. 울바자 뒤에 숨어 그런 해괴한 광경을 훔쳐보던 색주가의 술어미나 들병이며 은근짜 들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귀엣말로 수근거릴 뿐이었다. 우선 겉보기에 신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은 것 같지는 않았으나, 그런 오욕이 없었다. 저잣거리를 할 일 없이 서성이던 맥장꾼들은 물론이거니와 철이 지나 헐한 물건들을 파는 마병장수, 뱀을 잡아 파는 땅꾼, 고기꾸미를 이고 팔러 다니는 꾸미장수, 관의 허가를 받지 않고 법령으로 금지된 물건을 팔러 다니는 잠상꾼, 점쟁이 들이 희죽희죽 웃으며 뒤를 따랐다. 소를 몰고 뒤따르는 사람, 닭이나 오리를 껴안고 겅중겅중 따르는 사람, 북태를 한아름 안고 오는 사람, 미역 짐을 지고 오는 사람, 곶감을 안고 오는 사람, 짚신장수, 미투리장수, 항아리장수, 돗자리장수, 돼지고기장수, 떡장수, 광주리장수, 두부장수, 승포(僧袍)에 승립(僧笠)을 한 중, 방갓에 상복 입은 상주, 패랭이 쓴 사람, 봉두난발한 악다구니들, 가랑머리한 계집아이들 할 것 없이 저잣거리에서 배회하던 잡살뱅이들 모두가 뒤를 따라 큰 행렬을 이루었다. *아보(牙保):장물인 줄 알면서도 매매를 주선하여 수수료를 챙김.
  • 이국주 “말라깽이만 입으란 법 있나”…당당 비키니 몸매 뽐내

    이국주 “말라깽이만 입으란 법 있나”…당당 비키니 몸매 뽐내

    ’긍정돼지’로 사랑받는 개그우먼 이국주가 비키니 사진을 당당히 공개했다. 이국주는 2일 미투데이에 “여름이라 비키니를 입었어요. 말라깽이만 입으라는 법은 없잖아요? 그런데 혹시 누군가의 눈을, 누군가의 속을 안 좋게 할까 봐 살짝 망사를. 빅사이즈 완판녀를 꿈꾸며”라는 글과 함께 비키니를 입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이국주는 검정색 비키니 상의를 입고 얇은 흰색 커버 티셔츠와 청반바지를 매치해 아슬아슬한 실루엣을 뽐냈다. 특히 통통한 몸매에도 자신감 넘치는 포즈와 도발적인 눈빛으로 매력을 발산했다. 이국주는 평소에도 화려하고 밝은 옷을 즐겨 입으며 센스있는 스타일을 선보여 ‘빅사이즈’ 체형의 여성들 사이에서 ‘패셔니스타’로 불리며 남다른 인기를 얻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몸매를 콤플렉스로 여기기보다 오히려 개그로 승화하는 등 언제나 긍정적이고 당당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 직접 운영하고 있는 여성 빅사이즈 의류 쇼핑몰 또한 ‘국쭈’처럼 당당해지자는 의미의 ‘쭈당당’이라고 이름지었다. 이국주의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당당함이 더 아름답다”, “몸매도 예쁘고 정말 섹시하다”, “빅사이즈도 멋진 여름을 만끽하자”는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깔깔깔]

    ●며느리들의 애환을 담은 시 1 저번 제사 지나갔네 두달 만에 또 제사네. 내 눈 내가 찔렀다네 어디 가서 말 못하네. 할 수 없이 그냥 하네 쉬바쉬바 욕 나오네. 지갑 열어 돈 냈다네 중노동도 필수라네. 제일 먼저 두부 굽네 이것쯤은 가비얍네. 이번에는 나물 볶네 네 가지나 볶았다네. 냄비 꺼내 탕 끓이네 친정엄마 생각나네. 이제부턴 가부좌네 다섯 시간 전 부치네. 부추전은 쉬운 거네 스물댓 장 구워냈네. 배추전은 만만찮네 이것 역시 구웠다네. 동그랑땡 차례라네 돼지고기 두 근이네. 김치전도 굽는다네 조카넘이 먹는다네. 기름냄새 진동하네 머리카락 뻑뻑하네. ●난센스 퀴즈 ▶핑계만 대는 고등학교는? 아니 그게 아니고. ▶옷장안에 불이 나면? 장안에 화재.
  • 돼지 110㎏ 넘으면 등외 판정

    돼지 110㎏ 넘으면 등외 판정

    농림축산식품부는 1일부터 개정된 ‘축산물 등급판정 기준’이 적용돼 돼지고기 등급을 결정할 때 무게, 등지방 두께 등 조건이 대폭 강화된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탕박(湯剝·끓인 물로 돼지고기 털을 없애는 방식) 처리한 돼지고기 기준으로 마리당 110㎏ 이상이 되면 ‘등외’(等外) 등급을 받게 된다. 탕박 돼지고기는 전체의 96%로 나머지 4%는 박피(껍질을 벗기는 방식) 돼지고기다. 이전에는 무게의 하한(60㎏ 이하)만 있었고, 상한이 도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등외 등급을 받게 되면 많게는 50% 이상 가격 차이가 나게 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6월 28일 등외등급 돼지고기(탕박)의 1㎏당 도매가격은 1980원으로 최고등급(4080원)에 비해 51.5% 낮았다. 다른 판정 기준도 지방을 줄이는 방향으로 바뀐다. 최고등급(1+) 기준 상한은 96㎏에서 93㎏으로 3㎏ 가벼워지고, 등지방의 두께 기준도 17~27㎜에서 25㎜로 2㎜ 얇아진다. 복잡한 등급 표시제도 간소화한다. 현행 7단계의 등급을 1+, 1, 2, 등외 등 4단계로 줄어든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방이 적정 수준 이상인 돼지를 생산한 농가에는 등급 판정에서 불이익을 줌으로써 빨리 돼지를 출하해 사료값 등 생산비를 줄이도록 하고 소비자의 지방 섭취량도 감소시키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취지로 농식품부는 연구용역 등을 통해 소고기 등급 체계 개편도 검토하고 있다. 현행 등급제에서 ‘최고(1++)’ 등급을 받으려면 소를 다 키운 후에도 6개월 정도 곡물을 더 먹여 살을 찌워야 한다. 마블링(지방)을 골고루 형성되게 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때 농가는 사료 값을 더 부담해야 하고 소고기 소비자들의 지방 섭취는 늘어난다. 농식품부는 지방 함유량을 낮추는 방향으로 기준을 바꿀 계획이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산지 직송 농·축산물 30% 싸게 사세요

    “매달 마지막 주 목·금요일에 서초구청 광장에서 시중가보다 30% 저렴한 가격으로 산지 직송 농수축산물을 사세요.” 서울 서초구는 자매도시인 전북 완주, 경북 의성, 충남 당진군 등으로부터 농수축산물을 산지 직송해 매월 마지막 주 목·금요일 구청 광장에서 판매 장터를 열고 있다. 2000년 첫발을 떼 14년째인 장터는 서초구와 자매결연한 18개 시·군의 50여개 업체가 참여한다. 이달에는 특히 자매결연 특산지에서 직송한 제철 감자(5t, 당진·완주), 마늘(3t, 의성·태안·완주·청양), 양파(3t, 청양·완주·당진)를 대량으로 판매하고, 햇감자 시식회 등도 연다. 한우, 돼지고기를 포함한 농축산물 100여종도 판매된다. 거래되는 농축수산물의 질은 높고 가격은 낮아 주민들의 호응이 굉장하다. 매월 2일밖에 열리진 않지만, 월평균 1억원 가까이 매출액을 올릴 정도다. 서초구 관계자는 “값싼 외국 농산물이 수입돼 우리 농가가 큰 피해를 입는 상황에서 우리 농가를 보호하고, 우리 농산물의 영역을 확실히 지켜낼 수 있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돼지 실은 트럭 전복, 고속도로 점령 ‘아수라장’

    돼지 실은 트럭 전복, 고속도로 점령 ‘아수라장’

    트럭이 전복, 싣고 가던 새끼 돼지들이 쏟아져나와 고속도로를 점령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중국 런민망(人民網)은 27일 안후이(安徽)성 화이베이(淮北)시의 징타이(京台)고속도로에서 트럭이 전복돼 싣고 있던 새끼돼지 188마리가 쏟아져나와 아수라장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 트럭을 운전하던 방씨는 전방의 차를 피하려다 사고를 냈다. 차량이 옆으로 쓰러지며 싣고 있던 돼지들이 쏟아져 나왔다. 자유의 몸이 된 돼지들은 고속도로 위를 이리저리 뛰어다녔고 일순간에 교통이 마비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교통경찰들이 1시간 만에 겨우 188마리 모두 포획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신화통신 캡처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 [지역 공공기관들의 도넘은 특혜 채용] 토호·공직자 가족 ‘끼리끼리 챙기기’… 일자리 약탈·독식 만연

    [지역 공공기관들의 도넘은 특혜 채용] 토호·공직자 가족 ‘끼리끼리 챙기기’… 일자리 약탈·독식 만연

    특혜성 채용은 축협뿐만 아니다. 일부 자치단체장, 지방공무원, 관변단체 유력인사 등 지역에서 행세깨나 하는 이른바 토호(土豪)라 할 수 있는 이들에 의한 특혜성 채용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자치단체, 산하기관 가릴 것 없이 자신의 영향력이 미치는 곳이면 각종 편법을 동원해 가족이나 친인척 등을 취업시키고 있다. 지자체 등을 감시해야 할 국회·지방의원과 언론계 인사들까지 가담하고 있다. 일종의 일자리 빼앗기, 일자리 독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 이는 중앙 정치권이나 정부 고위공직자들의 낙하산 인사보다 더 심각한 불공정 사회를 조장한다는 게 지역사회의 시각이다. 정부 핵심 정책인 경제민주화의 토대 ‘가정경제’를 떠받치는 취업의 첫 단계부터 토호들에 의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25일 대전시에 따르면 한 산하기관이 최근 공채로 신입사원을 뽑은 지 두 달여 만에 추가 공채에 나섰다. 같은 직종을 두 차례, 그것도 곧바로 공채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추가 공채에서 한 언론계 인사의 자녀를 합격시켰다. 서류심사에서 응시자들 대부분을 통과시킨 뒤 주관적 평가가 가능한 면접 등으로 합격시키는 절차를 이용했다. 이 인사와 기관장은 학연으로 얽혀 있다. 기관 관계자는 “그 자녀가 1차 공채에서 떨어진 뒤 특별한 이유없이 추가 공채에 나섰다. 그 자녀 한 사람을 위한 추가 공채라는 게 뻔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 기관은 이후 해당 직종의 신입사원을 한 번도 뽑지 않아, 다른 구직자의 입사 길이 막혔다. 기관 관계자는 “요즘은 면접 등 형식이라도 갖췄지만 7~8년 전만 해도 전부 인맥으로 들어왔다”고 귀띔했다. 이곳은 직원 정년이 공무원과 같고, 연봉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의정부시설관리공단에서는 전 시의회 의장 아들이 근무하다 직원 간 폭력사건으로 들통이 났다. 최근에는 공원관리원, 청소원 등을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하는 지자체가 잇따르자 지방의원 책상에 5~6건씩 청탁형 이력서가 쌓인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필기시험 없이 서류전형과 면접만으로 채용하는 허점을 노리는 것이다. 단체장과 공무원의 일자리 빼앗기는 더 비일비재하다. 2010년 유명환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 딸 특채 파동으로 특채로 들어온 고위층 자제를 뜻하는 은어 ‘똥돼지’가 한동안 유행했었다. 강원 철원군은 결격사유가 있는 군수의 딸 채용으로, 경북 경산시는 시장 조카를 기능직으로 임용해 시끄러웠다. 경산시의회 관계자는 “기능직이 되려고 10여년씩 묵묵히 일만 해온 일용직 공무원의 꿈을 송두리째 앗아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충북 모 단체장은 “지역 유지들로부터 한 달에 한건 넘게 취업 청탁을 받는다”고 밝혀 악습이 여전함을 반영했다. 대전시 공무원들은 지난해 가족과 친인척을 지하철 역무원과 대전아쿠아월드 직원으로 취업시킨 사실이 적발됐다. 대전에서 건설업을 하는 오모(50)씨는 “수의계약 여부를 알아보려고 충남 모 자치단체에 갔더니 관련 공무원이 자녀 채용을 대가로 요구하더라”고 털어놨다. 경남 양산시의회는 최근 시설관리공단 무기계약직 30명 중 23%인 7명이 시 간부 공무원의 친인척이라고 밝혔다. 경기 고양시 도시관리공사에도 전·현직 국장급 공무원 자녀들이 근무하고, 고양문화재단은 시 고위 관계자 부인의 회사 직원이 채용돼 입방아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런 ‘빽’도 없는 대부분의 구직자들은 박탈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 지난달 20일 부산시 부산진구 한 모텔에서 대학 휴학 중인 박모(24·여)씨가 “엄마 아빠, 잘하지 못해 죄송해요”라는 유서를 남기고 연탄불을 피워 자살했다. 지난해 성탄절에는 경남 창원시 한 아파트 옥상에서 문모(29)씨가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 아르바이트 등을 전전하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 문씨의 상의 호주머니 속에서 꼬깃꼬깃 찔러 넣은 이력서 한 장이 발견됐다. 같은 해 대전의 모 대학 인문학과 교수는 제자들이 취업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다 자살하기까지 했다. 취업 준비생의 심정도 씁쓸하다. 구유나(26)씨는 학점 평균 4.2에 토익 920점이란 스펙을 갖췄건만 지난해 2월 졸업 뒤 1년 4개월째 줄줄이 낙방했다. 구씨는 “아무리 스펙을 쌓아도 서류통과조차 쉽지 않은데 그런 부정채용 소식을 들으면 한없이 슬프다”고 말했다. 한남대에서 이력서를 쓰고 있던 올해 경영학과 졸업생 임이랑(23)씨는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힘이 쪽 빠진다”면서 “정치도 그렇고, 기대할 데가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미대 졸업생 이소영(22)씨도 “우리 자리가 그만큼 주는 것 아니냐.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이들을 내보낼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한용택 전 충북 옥천군수도 2010년 4월 인사청탁과 함께 4000만원을 받아 구속됐지만 돈을 건넨 이는 지금도 청원경찰로 일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몇몇 단체장은 직권으로 특혜 취업자를 해임했지만 당사자들의 맞대응으로 결국 법원 판결로 임용 취소가 확정됐다”면서 “채용 문제는 뽑는 측의 잘못이어서 이미 합격한 사람에 대해 불이익을 주는 명백한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단체장 측근 낙하산 인사가 줄게 한 것처럼 지역 유력인사들의 일자리 빼앗기도 시민 감시가 절대적이다. 이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양산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서울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한국인 1인당 연간 고기 섭취량 44kg…해마다 느는 이유

    한국인 1인당 연간 고기 섭취량이 4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3일 지난 한 해 국내 육류소비량이 217만 7900t이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 1명이 43.7㎏의 고기를 섭취한 것을 의미한다. 고기 소비량은 해마다 증가해 왔다. 2009년 1인당 고기 섭취량이 36.8㎏, 2010년 38.7㎏, 2011년 40.4㎏, 지난해 43.7㎏을 기록해 지난 4년간 22.3%가 증가했다. 고기 종류별로 섭취량을 분석하면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고기는 삼겹살 등 돼지고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닭고기와 쇠고기가 그 뒤를 이었고 오리고기의 소비량도 크게 늘었다. 오리고기는 2009년 1인당 소비량이 1.2㎏에 그쳤던 것이 2011년에는 2배에 달하는 3.1㎏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이처럼 육류 소비량이 늘어난 것은 높은 품질의 고기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외식산업이 발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인 1인당 고기 섭취량을 접한 네티즌들은 “한국인 1인당 고기 섭취량이 44㎏? 언제 이렇게 많이 먹었지?”, “한국인 1인당 고기 섭취량, 좀 줄여야겠다”, “한국인 1인당 고기 섭취량, 난 이것보다 덜 먹은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은영 아나 ‘돼지 망언’…알고보니 52kg은 ‘표준 체중’

    박은영 아나 ‘돼지 망언’…알고보니 52kg은 ‘표준 체중’

    박은영 KBS 아나운서의 몸무게 발언에 대해 네티즌들의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23일 방송한 KBS2 ‘맘마미아’에서 박은영 아나운서의 아버지는 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시험을 치렀다. 시험에서 아버지는 딸 박은영의 몸무게를 52kg으로 적었다. 이에 박은영은 “사실 50kg을 넘지 않는데 나를 돼지로 만들어놨다’고 발끈했다. 결국 52kg이 넘는 여자는 ‘돼지’라는 말이 된 것. 이에 옆에 있던 박경림이 박은영에게 “몸무게가 52kg 나가면 돼지인거냐”고 응수했고, 박은영은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실제 158cm의 키에 52kg이라는 몸무게가 ‘과체중’인지 직접 검증해 눈길을 끌었다. 일반적인 여성 표준체중 계산식은 키(m)의 제곱에 21을 곱해서 구한다. 즉 1.58×1.58×21=52.42kg으로 52kg은 표준 체중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다. 결국 네티즌이 ‘망언’이라고 표현한 대로 과체중이 아닌 셈이다. 네티즌들은 “표준체중에서 벗어나지도 않는데 망언 맞네”, “너무 심하게 마르면 건강에 좋지 않아요”, “아나운서라 52kg을 통통하다고 느낄 수 도 있을 것”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일베 논란’ 걸그룹 해명은…

    ‘일베 논란’ 걸그룹 해명은…

    걸그룹 ‘크레용팝’의 소속사가 ‘친 일베’ 논란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크레용팝이 트위터에서 사용한 특정 단어가 정치적 성향을 드러낸다는 논란을 불러일으킨데 따른 것이다. 지난 22일 크레용팝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오늘 여러분 노무노무 멋졌던 거 알죠?”라며 음악방송 출연 후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노무노무’라는 단어는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 회원들이 故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의미로 자주 사용돼 네티즌의 비판이 집중됐다. 크레용팝의 소속사 대표가 과거 자신의 트위터 등에 썼던 일베 관련 글이 부각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이에 크레용팝 소속사 대표는 2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저는 그 사이트(일베)를 알지도 못하며 제가 평소 즐겨 쓰는 어투를 쓴 것 뿐”이라면서 “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의(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고 해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어나니머스 “썩어빠진 돼지지도자에게 우리 힘 보여줄 것”

    어나니머스 “썩어빠진 돼지지도자에게 우리 힘 보여줄 것”

    국제 해커 그룹 ‘어나니머스’가 오는 25일 북한 군 내부 인트라넷망을 해킹해 입수한 군 관련 기밀문서를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어나니머스는 지난 17일 유튜브에 ‘Anonymous North Korea’라는 동영상을 올려 25일로 예고한 북한 내부 침투작전이 이미 성공했다고 밝혔다. 어나니머스는 “우리는 전에 당신들의 인트라넷에 침투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성공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주요 미사일 문서와 주민문서, 군 관련 문서는 이미 훤히 내려다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확보된 문서 가운데 일부만 세계에 공개하겠다. 김정은 이제 당신은 지워질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어나니머스는 “당신들이 세계평화와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것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면서 “6월25일을 기해 당신들에게 우리의 힘을 보여주도록 하겠다. 당신들의 힘은 미사일과 핵에 불과하겠지만 우리는 그보다 더 강력하다”고 경고했다. 끝으로 ”북한 주민들이여, 이제 곧 일어날때가 되었다. 당신들은 새로운 문명을 경험하게 될 것이며, 당신의 썩어빠진 돼지 지도자는 곧 쓸모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북한 수뇌부를 맹렬히 비난했다. 어나니머스는 지난달 12일에도 북한 웹사이트 10여 곳을 공격하며 “이번 공격은 소규모였다. 6.25 때는 더 클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양념’ 개미, ‘후라이드’ 매미, ‘실험실’ 한우…2050년식 진수성찬

    ‘양념’ 개미, ‘후라이드’ 매미, ‘실험실’ 한우…2050년식 진수성찬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미국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서바이버’에는 사람 손바닥만 한 애벌레를 먹는 장면이 등장했다. 많은 사람들은 출연자들을 100만 달러를 벌기 위해 인간이길 포기한 사람으로 치부했다. 애벌레를 먹는 장면은 SBS ‘정글의 법칙’에서도 등장한다. 꿈틀대는 정글의 벌레를 구워 먹는 모습은 마치 굳센 용기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머지않아 인류는 벌레를 소고기나 닭처럼 ‘평범한 음식’으로 여기게 될지 모른다. 벌레는 곧 다가올 식량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안이다. 전 세계적으로 벌레를 음식의 일종으로 여겼던 전통이 있거나 벌레를 현재도 먹는 인구는 20억명에 이른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메뚜기, 거미, 벌, 개미, 방아깨비, 매미 등을 ‘특식’이 아닌 아주 자연스러운 음식으로 여긴다. 하지만 나머지 50억명에게 벌레는 음식으로서는 여전히 낯선 존재일 뿐이다. 지난해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1900종에 이르는 ‘먹을 수 있는 벌레’ 종류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300만 달러를 투입해 벌레 요리법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하필 ‘벌레’일까. 우선 가축이나 물고기와 비교할 때 벌레는 가장 효율적이고 오랫동안 먹을 수 있는 풍부한 식량이다. 70억명을 기준으로 할 때 한 사람이 당장 먹을 수 있는 벌레의 규모는 40t씩이나 된다. 소나 돼지처럼 키우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하지도 않고 빨리 자라며 토양이나 식수 오염도 없다. 무엇보다 벌레는 풍부한 영양을 갖고 있다. 고단백질인 반면 콜레스테롤은 낮고 칼슘과 철분도 듬뿍 들어 있다. 벌레 식량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사람의 취향’이다. 벌레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구역질이 나는 존재’다. 하지만 변화의 조짐은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덴마크 코펜하겐의 유명 레스토랑 ‘노마’에서는 개미와 메뚜기를 메뉴로 채택하고 있고 런던의 ‘엔토’도 같은 음식을 만들고 있다”면서 “이 같은 도전적인 레스토랑들 덕분에 벌레는 미래의 식량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단순히 ‘음식’이 아닌 식량 소비 과정의 불필요한 요소들을 줄이는 관점에서 미래 식량을 고민하는 학자들도 있다. 현재의 음식은 지나치게 쓰레기가 많이 발생한다. 한국의 경우 하루 동안 전국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는 17만 1000t, 처리 비용은 한 해 80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포장재 제작이나 처리에 들어가는 비용을 포함하면 추산이 불가능한 수치가 된다. 미국 하버드대 생명공학과의 데이비드 에드워드 교수는 ‘포장재’ 문제를 간단히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에드워드 교수는 ‘위키셀’이라는 기업을 세우고 ‘먹을 수 있는 포장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에코 푸드 혁명’ 역시 식량 위기에 대비한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 의식 있는 실리콘밸리의 젊은 창업자들은 투입 대비 효용성이 떨어지는 식량인 ‘육류’를 키우는 대신 ‘합성’하자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 트위터 창업자인 에번 윌리엄스와 비즈 스톤은 이 분야에 막대한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 가디언은 “2050년이면 세계 인구는 90억명에 이른다. 서구적인 식습관이 인도나 중국 등으로 광범위하게 퍼지며 식량 소비를 늘리고 있다”면서 “고단백질 식량을 얼마나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느냐가 합성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스터 셰프’ ‘제이미스 키친’ ‘요리의 비결’ 같은 요리 프로그램은 언제나 환영받는 ‘스테디셀러’다. 이는 요리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 덕분이다. 하지만 요리에 대한 열망의 이면에는 ‘요리를 잘하고 싶다’거나 ‘나는 요리를 못해’라는 불만족이 자리 잡고 있다. 처음 하는 요리를 인터넷이나 방송만을 보고 따라 하기는 쉽지 않다. 이로 인해 버려지는 식량의 양도 어마어마하다. 일본 교토 산쿄대의 요 스즈키 교수는 요리에 ‘증강현실’을 결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주방 안에 설치된 카메라는 인터넷 및 ‘증강현실 프로그램’과 연결돼 가스레인지, 오븐 사용법은 물론 도마 위에 어떻게 재료를 올려놓고 손질해야 하는지까지 세밀하게 보여준다. 미국 워싱턴대의 지나 레이 교수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요리 과정에서 생긴 실수를 바로잡아 다시 맛을 내는 방법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고안 중이다. 실패한 요리를 버리고 새로운 재료를 사용해 식량을 낭비하는 대신 ‘요리를 고쳐서 사용’하는 시대가 곧 열리게 될 전망이다.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유전자변형작물(GMO) 역시 미래 식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GMO가 탄생한 지 3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GMO는 병충해나 가뭄에 견디는 생산량 증대의 단계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다음 단계의 GMO는 특정 영양소의 함량을 높여 식량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쌀을 주식으로 하는 국가에서는 비타민 등 무기질 부족 현상이 나타나 다른 음식을 먹어야 하지만 비타민을 강화한 쌀을 만들면 쌀만으로 식량 공급이 충분해지는 원리다. 몬산토 등 일부 GMO 기업들은 이미 필리핀 등을 상대로 공급을 타진하고 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급성면역거부 없는 돼지 복제 성공

    급성면역거부 없는 돼지 복제 성공

    국내 연구팀이 돼지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할 때 발생하는 ‘급성 면역 거부반응’이 없는 미니 복제 돼지 생산에 성공해 앞으로 대체 장기 개발의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 17일 건국대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동물생명공학과 권득남·박찬규·김진회 교수팀은 전남대, 차의과학대, 순천대, 미국 미주리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돼지의 장기를 이식할 때 급성 면역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 ‘글라이콜 뉴라민산’을 제거한 돼지 복제에 성공했다. 글라이콜 뉴라민산은 사람이 아닌 동물에게만 존재하는 물질이다. 돼지의 장기는 사람과 비슷하기 때문에 장기 이식을 위한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돼 왔다. 하지만 인간에게 장기를 이식할 수 있는 돼지를 만들려면 초급성·급성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억제하고 혈액 응고 반응이 없어야 하는 등 세 가지 장벽을 넘어야 한다. 초급성면역거부반응은 2009년 알파갈 유전자를 제거한 복제 돼지 ‘지노’가 탄생하면서 이미 해결됐다. 따라서 연구팀이 급성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인 글라이콜 뉴라민산을 제거한 복제 돼지 생산에 성공하면서 이종 간 장기 이식을 위한 두 번째 장벽을 허무는 데 성공한 셈이다. 김진회 교수는 “돼지의 체세포에서 급성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제거하고 동물 복제 기술을 통해 형질을 바꾼 돼지를 만들었다”면서 “이제 마지막 장벽인 혈액 응고 반응만 해결한다면 장기 이식에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더 독해진 ‘문단의 이단아’ “28일간의 지옥 맛볼래요?”

    더 독해진 ‘문단의 이단아’ “28일간의 지옥 맛볼래요?”

    “나무가 있다. 그러면 주인공을 몰아서 나무 위로 올려놓고 다시 돌을 던져 내려오게 해요. 거칠게 말하면 그게 서사거든요. 우리나라엔 잔잔하게 흘러가는 순문학이 많다 보니 제가 튀어보이나 봐요.” ‘나는 내 아버지의 사형 집행인이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7년의 밤’으로 30만부를 팔아치운 무서운 작가 정유정(47)이 이번엔 도시 하나를 통째로 무저갱(無底坑)에 빠뜨렸다. 인구 29만의 도시 화양에서 개와 사람은 인수공통전염병에 걸려 삽시간에 죽어나간다. 정부는 군대로 도시를 봉쇄한다. 시민들은 도시 밖으로 한 발짝 제겨딛는 순간 주검이 되어야 하는 운명에 놓인다. 산 채로 구덩이에 묻힌 개들은 울부짖다 차갑게 식는다. ‘무간지옥’ 화양에서 벌어지는 28일간의 기록, 그의 신작 ‘28’(은행나무 펴냄)이다. 그는 왜 매번 주인공들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넣는 걸까. “인물을 엄청난 압박 아래 두었을 때 그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진짜 인간성, 진정한 캐릭터를 볼 수 있어요. 그 선택이 이야기를 앞으로 밀고 나가는 동력이 되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정부가 군대로 에워싼 화양은 1980년 광주와 겹친다. 전남 함평에서 태어난 작가가 14살 때부터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28’에서 읽히는 정부에 대한 깊은 불신, 평범한 사람들의 헌신이 세상을 구원한다는 시각은 그가 살로 부딪힌 경험과 맞닿아 있다. “15살 때 5·18 광주항쟁이 일어났을 때도 그랬어요. 시장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이 주먹밥, 김밥 싸서 나르고 간호사, 의사들이 총맞고 들어온 사람들을 미친 듯이 밤새워 치료했어요. 이런 광경을 봤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힘이 되는 것은 그들 자신이지 정부, 소위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는 거죠.” 정유정이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사전 공부와 취재다. 2년 3개월의 준비 기간 가운데 6개월을 취재에 매달렸다. 전염병, 재난 상황 등을 실감나게 그리려고 자연과학 서적을 탐독하고 수의학·응급의학과 교수, 특전사 장교, 도 방역과 수의사 등을 만나 릴레이 인터뷰를 했다. 공수부대 움직임, 명령계통 등을 파악하기 위해 5·18 기록집까지 뒤졌다. 소설을 쓸 때마다 그는 도시설계사로도 변신한다. ‘7년의 밤’에서는 거대한 댐을 품은 세령마을을, ‘28’에서는 의정부를 모델로 한 화양시를 축조했다. 작가는 “그게 진짜 ‘노가다’”라며 깔깔댔다. 의정부를 답사한 그는 한 달을 꼬박 스케치북에 화양시 지도를 그려나갔다. “상하수도, 관청, 도로망, 하천 등을 이야기에 맞게 배치하고 그걸 다시 머릿속에 완전히 입력시켜 소설을 써요. 공간을 장악해야 이야기를 밀고 나갈 수 있거든요. 후배한테 나를 화백이라고 불러달라 했어요.”(웃음) 소설은 5명의 주인공과 늑대개 1마리의 시선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나아간다. 생생한 늑대개의 시점, 감정,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 그는 실제로 늑대와 살았던 철학자 마크 롤랜즈의 ‘동물의 역습’ 등 개 행동학, 심리학 책까지 독파했다. 늑대개를 주인공으로 내세울 결심을 한 건 구제역 때문에 산 채로 묻힌 돼지들을 보고나서였다. “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기의 삶을 선택하고 자기의 존재를 지배하고 있다는 걸 독자들에게 보여 주고 싶었어요. 인간과 동물이 똑같은 생명이고 본질적인 가치를 가진 존재인데, 왜 동물을 인간의 복리에 기여하느냐에 따라 판단하고 유해동물 개체수 조절한다고 쏴 죽이고 하느냐는 거예요.” 소설의 끝에서 화양 시민들은 이렇게 울부짖는다. “우리는 개가 아닙니다. 인간입니다!” 작가는 “동물과 인간이 같은 운명이라는 걸 보여 주고 싶었다”고 했다. 인수공통전염병은 결국 동물을 해하면 우리도 자멸하게 된다는 경고인 셈이다. 이토록 참담한 서사를 밑바닥까지 긁어내 보여줬지만 그는 “‘28’은 인간에 대한 희망을 보여 주는 이야기”라고 했다. ‘간호사 출신 소설가’, ‘41살에 데뷔한 늦깎이 작가’는 그간 정유정을 수식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제 과거의 꼬리표는 떼어 줘야 할 것 같다. 이 타고난 이야기꾼이 들려줄 앞으로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초능력자 유리 겔라, 과거 CIA 스파이로 일했다”

    “초능력자 유리 겔라, 과거 CIA 스파이로 일했다”

    ’숟가락 구부리기’ 초능력(?)으로 유명한 유리 겔라(67)가 과거 미 중앙정보국 CIA의 스파이로 활동했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영화 제작자 비끄람 자얀티가 유리 겔라의 생애를 담은 다큐멘터리(The Secret Life of Uri Geller - Psychic Spy?)에서 주장했으며 올 가을 영국 BBC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지난 1980년 대 우리나라에도 찾아온 유리 겔라는 특유의 ‘숟가락 구부리기’ , ‘텔레파시’ 등을 선보여 세간에 큰 충격을 던진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일명 ‘초능력 사냥꾼’ 제임스 랜디가 유리 겔라의 이 기술은 초능력이 아닌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주장해 법정 소송 끝에 이를 입증한 바 있다. 최근 영국 셰필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상영된 이 다큐에는 과거 유리 겔라가 이스라엘 국방부에서 일했으며 이후 CIA의 관심을 끌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스파이로 활동 중 유리 겔라는 ‘초능력’으로 당시 소련 대사가 소지한 플로피 디스크의 내용을 지운 것이나 레이더를 무력화 시킨 내용들이 담겨있다. 이같은 내용은 1급 정보를 다룬 전직 CIA 관료와 육군 대령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드러나 있으며 유리 겔라도 이를 일부 시인했다. 유리 겔라는 인디펜던트 지와의 인터뷰에서 “CIA 측으로 부터 텔레파시로 돼지의 심장을 멈추게 하라는 요청을 받은 바 있는데 이를 거절했다” 면서 “이유는 향후 사람의 심장도 멈추게 하라는 명령을 할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이 나의 비밀까지 모두 들춰내 다큐로 만들 줄은 몰랐으며 나의 모든 것이 담겨있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사진=AP/IVARY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내 안에 요다 있다”…제다이 돼지 화제

    “내 안에 요다 있다”…제다이 돼지 화제

    이마 부위가 요다를 닮은 재미난 돼지 사진 한 장이 해외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12일 미국 최대 소셜뉴스 사이트인 ‘레딧닷컴’에는 한 네티즌(아이디: skippuy)이 자신의 친구가 촬영했다는 돼지 사진을 공개했다. 그 네티즌은 “돼지 이마가 요다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자 또 다른 네티즌이 “요다는 초록색”이라면서 게시자가 올린 사진 속 돼지 이마를 초록색으로 덧칠해 공개했다. 요다는 영화 ‘스타워즈’시리즈에 등장하는 제다이 마스터로 강력한 포스를 자랑하는 캐릭터다. 한편 제다이 돼지 사진은 지금까지 레딧닷컴에서만 380만 명이 넘는 네티즌이 감상했다. 사진=레딧닷컴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남미통신] “배 속에 마약이 가득”…남미서 ‘마약 돼지’ 발견

    [남미통신] “배 속에 마약이 가득”…남미서 ‘마약 돼지’ 발견

    마약을 잔뜩 삼킨(?) 돼지가 발견됐다. 아르헨티나 국경수비대가 배에 마약이 가득 찬 새끼돼지를 발견해 압수하고 주인을 체포했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새끼돼지는 물론 살아 있는 가축이 아니라 바베큐용 통짜돼지였다. 일명 ‘마약돼지사건’으로 불리고 있는 이 사건은 아르헨티나의 국경도시 포사다스에서 발생했다. 포사다스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등 남미 3개국의 접경지역에 인근한 도시다. 아르헨티나 국경수비대는 마약단속을 강화하라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화물검색을 실시했다. 고속버스에 실려 운반되는 가방들을 하나하나 열고 내용물을 검사했다. ‘마약돼지’는 이 과정에서 발견됐다. 포사다스에서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올려가는 고속버스에 실려 있던 가방을 열자 뽀얀 핑크색 껍질을 자랑(?)하는 바베큐용 통돼지가 들어 있었다. 이상하게 여긴 국경수비대가 자세히 살펴보니 돼지는 수술(?)을 받은 듯 배에 꿰맨 자국이 있었다. 감을 잡은 국경수비대가 배를 가르자 돼지 안에선 마리화나가 쏟아져나왔다. 현지 언론은 “돼지 속에 마리화나 10kg가 들어있었다”면서 “가방 속에 교묘하게 숨겨져 있던 마리화나 4kg을 포함해 총 14kg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가방의 주인은 파라과이 국적의 남자였다. 국경수비대는 가방의 주인을 체포하고 마약조직과의 관련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사진=인포바에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소 < 돼지 ‘고기값 역전’

    소 < 돼지 ‘고기값 역전’

    일부 등급에서 돼지고기값이 소고기값을 추월했다. 돼지고기는 가격이 점차 회복된 반면 소고기값은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영향으로 대형마트에서 소고기 판매액이 사상 처음으로 돼지고기 판매액을 앞지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지난 11일 소고기 육우(암소) 평균 도매가격이 1㎏당 5942원으로 전날보다 5.8%, 1년 전보다는 25.0% 떨어졌다고 12일 밝혔다. 한우(암소) 평균 도매가도 1만 526원으로 1년 새 8.0% 떨어졌다. 이날 돼지고기(암퇘지) 1㎏ 평균 도매가격은 4925원이었다. 1년 전보다 7.3% 떨어졌지만 3개월 전보다는 50.9% 높아진 것이다. 특히 일부 등급에서는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가격이 역전되기도 했다. 이날 육우 3등급의 도매가는 5398원으로 돼지고기 1+등급(5479원)보다 낮았다. 값이 내려가면서 소고기 판매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마트의 올 1~5월 구이용 소고기 매출은 210억원으로 사상 처음 삼겹살 매출(202억원)을 앞질렀다. 1년 전에는 소고기 판매가 삼겹살의 70~80%에 불과했다. 소고기 판매는 늘지만 이것이 축산농가에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다. 비싼 사료값 때문이다. 낙농육우협회 관계자는 “치솟는 사료값 때문에 소고기 판매량 증대가 농가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제 곡물가는 떨어지고 있지만 사료값은 요지부동”이라고 말했다. 소고기값 하락의 원인으로는 달라진 식문화로 인한 뼈 등 소 부속물 소비 부진이 꼽히고 있다. 김옥 음성축산물공판장 경매실장은 “원래 6~7월이 돼지고기값이 가장 비쌀 때이긴 하지만 이런 가격 역전은 극히 이례적인 것”이라면서 “맞벌이가 늘고 식문화가 달라져 소 부속물 소비가 줄어 값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엉터리 원산지 표기 부끄러운 味鄕 광주

    남도 맛집이 위기를 맞았다. 광주시내 ‘맛집’과 ‘모범음식점’으로 지정된 상당수 유명 식당들이 원산지 표시를 위반하는 등 소비자들을 속여 온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들 음식점은 수입산 식재료를 국산으로 둔갑시키거나 일반 채소류를 친환경농산물로 속여 폭리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은 “지방자치단체가 품질을 공증해 준 대형 업소들마저 먹을거리로 장난치고 있다”며 “일부 음식점이 전체 남도 맛의 명성에 먹칠을 한 꼴”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12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남지원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15일간 광주지역 맛집과 모범음식점 96곳에 대한 단속을 벌여 수입산을 국산으로, 비인증 채소를 유기농으로 둔갑시킨 음식점 19곳을 적발해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및 친환경농업육성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전남지원은 이번에 적발된 업소들은 맛집 및 모범음식점이란 이유로 이용객들이 원산지와 친환경인증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렸다고 설명했다. 북구의 Y음식점 등 17곳은 수입산 소고기 등으로 조리한 메뉴를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했다. ‘모범음식점’으로 선정된 A(48)씨의 음식점은 호주산 소고기와 오스트리아산 돼지고기 삼겹살로 조리한 메뉴를 국내산으로 표시해 시가 1억 1940만원 상당인 1만 4800인분을 퓨전한정식 등으로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맛집’으로 선정된 이 음식점은 2010년 4월부터 지난 5월쯤까지 비인증 쌈채소를 유기농 채소로 속여 시가 7800만원 상당인 1만 1200인분을 유기농쌈밥 등으로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시도 비상이 걸렸다. 시는 ‘미향 광주’를 위해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그 위상이 흔들릴 수 있어서다. 시는 식품위생법의 위생기준을 갖춘 음식점 580곳을 모범음식점으로 지정했다. 관광 진흥 등을 위해 지난해부터 ‘광주 맛집’ 109곳을 선정, 지정서를 주고 이를 식당 입구에 비치토록 했다. 맛집은 특히 요식업중앙회와 전문가들의 현장 실사를 거쳐야 하는 만큼 지정 절차가 까다롭다. 이 때문에 이들 업소는 시민과 관광객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등 맛집이란 이름을 이용해 영업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 표본 단속에 적잖은 업소가 적발됐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이들 업소에 대한 행정 조치와 지도·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광주시는 이번에 적발된 업소들이 관련법에 따라 처벌받을 경우 맛집, 모범음식점 지정 취소 등 강력한 행정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불안해서 맘 놓고 사먹을 게 없다”며 강력한 단속을 요구하고 있다. 시민 한모(53·광주 북구 용봉동)씨는 “남도의 맛을 대표하는 유명 식당들이 식재료를 속여 팔다 적발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당국은 해당 업소를 공개하고 엄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그날 밤 해가 지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동산 마루가 날 샐 무렵처럼 희뿜하게 밝아오더니, 스무날을 지난 조각달이 빠끔하게 얼굴을 내밀었다. 곽개천과 동행할 일곱 사람은 어느덧 몸이 물먹은 솜처럼 나른해지면서 눈두덩이 천근같이 무거워오고 허리에 맥이 빠지기 시작했다. 여느 때 같았으면 차렵이불을 덮지 않아도 부들자리 위에 네 활개를 내던지고 쓰러지면 그대로 곯아떨어졌을 테지만, 그날 밤만은 접소의 넓은 봉노에서 말뚝잠으로 밤을 지새웠다. 졸음이 줄기차게 밀려와 연신 턱방아를 찧으면서도 어느 누구도 눕는 법이 없었다. 앞으로 다가올 열흘 동안의 말미를 놓치면 모든 게 허사로 돌아갈 것이란 정한조의 말이 귓가를 맴돌아 도저히 잠들 수 없었다. 축시 말쯤 털고 일어난 일행은 마른세수로 면상의 검댕만 털고 새벽동자도 거른 채 말래 도방에서 발행을 서둘렀다. 그들의 차림새도 평소와는 달랐다. 원상의 차림새도 아닌 길손이나 농사꾼 차림이었고, 몸에는 이렇다 할 병장기도 지니지 않아 약초꾼이나 대갓집 행랑짜리들로 보이기 십상이었다. 괴나리봇짐에 짚신 몇 켤레가 대롱대롱 매달려 걸음을 옮겨놓을 때마다 엉덩이 뒤에서 달랑거렸다. 지니고 있는 병장기는 없었으나 일행 모두 유심히 살펴보면 한결같이 말뚝을 뽑은 것처럼 허우대가 단단해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원상은 넷이었고, 셋은 십수 년 동안 행중들과 고락을 같이하였던 차인꾼들 중에서 선발한 사람들이었다. 쪽지게도 없는 단출한 행색이었으니, 행보는 바람 부는 날에 띄운 울릉도 소금 배처럼 미끄러지듯 빠를 수밖에 없었다. 중화 전에 샛재 비석거리 어름에 당도하였다. 그러나 일행은 비석거리를 먼발치로 비켜갔다. 변복을 하였으나 만에 하나 그들의 정체가 눈총들이 번다한 샛재 술청거리에 퍼질까 염려했기 때문이다. 샛재에서 한나무재까지는 짐승들만 알고 지나다니는 또 다른 조도가 있었는데, 소금 상단 중에서 그 길을 알고 있는 사람은 포수 출신인 곽개천 한 사람뿐이었다. 샛재에서 구억터를 거치고 너삼밭, 자치골을 지나 한나무재까지는 장정 걸음으로 하루 행보였다. 그러나 그들은 어쩐 셈인지 해가 아직 나절가웃이나 남아 있던 구억터에서 바위 그늘을 찾아 야숙하였다. 구억터에서 야숙할 아무런 이유도 없었는데, 곽개천을 따라 오들오들 떨며 또다시 밤을 지새운 것이었다. 게다가 비 오는 소리까지 들렸다. 토굴 밖으로 기어나갔다가 되돌아온 일행이 나직하게 속삭였다. “비 오는 기세가 아무래도 지나가는 산돌림은 아닌 것 같군.” “아무려니 봄비일시 분명한데 한동안 지분거리다가 그치겠지….” “아녀. 그런 말 있지. 상고대라구. 산 위에서부터 몰아치는 비바람이 억센 걸 보면 진작 그칠 비가 아닌 게야.” 듣고만 있던 곽개천이 한마디 던졌다. “가근방 산기슭에는 손바닥만 한 천둥지기 다랑논들이 갯가의 바위에 붙은 조개처럼 다닥다닥하지 않은가. 그 모내기 앞둔 다랑논에 봄비가 푸짐하게 내려준다면 그런 분복이 어디 있겠나. 모주 먹은 돼지처럼 투덜거리지 말고 모두 눈들 붙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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