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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크 안대 뭐길래? 이 시국에 꼭 그래야만 했나

    마스크 안대 뭐길래? 이 시국에 꼭 그래야만 했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대란’이 벌어진 시국에, 개그맨 정준하가 마스크 논란에 휩싸였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자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공적 마스크 구매날짜를 달리해서 1주일에 1인당 2장씩 살 수 있게 한 5부제를 도입해 지난 9일부터 시행했다. 일주일이 지난 16일 여전히 약국, 우체국 등엔 긴 줄이 보이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문제의 장면이 15일 방송된 한 방송에서 나왔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슈퍼주니어 김희철의 ‘먹방(먹는 방송)’ 조언을 위해 개그맨 정준하, 가수 소유가 나섰다. 평소 음식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온 정준하는 고깃집에서 돼지고기 부위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다. 정준하는 눈을 가리고 부위 맞히기에 돌입했다. 그는 가로막살, 꼬들살, 항정살, 가오리살, 오겹살까지 모두 맞혔다. 하지만 문제는 정준하의 블라인드 테스트에 마스크가 사용됐다는 것. 정준하는 눈을 가리기 위해 자신 마스크를 안대처럼 사용했다. 방송 직후 온라인에서는 ‘마스크’를 안대로 사용한 정준하와 이를 그대로 방송한 제작진을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마스크 주인이 정준하이고, 방송 내용에 문제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마스크에 민감한 요즘 마스크를 올바르게 사용하지 않은 상황 자체를 만든 것부터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우삼돈칠 황금비율…숯불위로 네모반듯…윤기좔좔 미각유혹

    우삼돈칠 황금비율…숯불위로 네모반듯…윤기좔좔 미각유혹

    요즘처럼 코로나19 여파로 심신이 지친 사람들에게 꼭 어울리는 음식이다. 숯불에 지글지글 구워 낸 떡갈비와 시원한 뼛국물이 미각을 자극한다. 얇은 지갑 사정에도 맘껏 영양을 보충하고 힘을 낼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떡갈비집은 예부터 광주 송정역을 중심으로 자연스레 자리잡았다. 기차역을 중심으로 물류가 모이고 전통시장이 번성했던 터이다. 호남 고속철(KTX) 광주 송정역 건너편엔 ‘1913 송정역 시장’과 조그만 상가들이 올망졸망 들어서 있다. 1913 송정역 시장이 널리 알려진 최근부터는 KTX 승객·외국인 등 외지 손님들로 늘 북적인다. 요즘은 코로나19 여파로 행인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떡갈비집은 이 시장 주변인 광산구 송정동 826~833 샛길에 20여개 전문점이 성업하고 있다. ‘떡갈비 골목’으로 알려진 이곳은 ‘맛의 고장’인 광주에서도 특별한 곳이다. 반세기가 넘도록 한 골목에서 요리가 전수돼 맛의 깊이도 그만큼 두텁다. 광주 요리의 진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이곳 떡갈비 골목은 자연 발생적이다. 떡갈비 골목이 있는 송정시장은 나주·함평·영광 등 농축산물이 풍부한 전남 서부지역에서 광주에 이르는 길목이다. 그렇다 보니 일제강점기 때부터 우시장이 자연스레 형성됐다. 이는 떡갈비를 만들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인 ‘좋은 고기’ 수급을 충족시켰다. 1960년대 들어 소고기 유통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시장 안 밥집에서 갈빗살을 다져 갖은 양념을 넣고 네모 모양으로 만든 음식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게 바로 향토 요리인 떡갈비로 발전했다. 갈비는 본래 궁중에서 임금이 즐기던 고급요리다. 소고기를 다져 만든 모양이 떡을 닮아 떡갈비라 불린다. 임금이 체통 없이 갈비를 손에 들고 뜯을 수 없어 만들었다는 유래도 전해진다. 궁중에서 유래한 떡갈비는 전라도 담양·화순과 경기도 광주·양주 일원에서 이어져 오지만 향토색에 따라 그 요리법이 전혀 다르게 발전해 왔다. 전라도 떡갈비의 양대 산맥인 송정 떡갈비는 1950년대 ‘최처자 할머니’로부터 시작됐다고 알려진다. 당시 송정장에서 식당을 하던 최처자 할머니가 이가 튼튼하지 않은 시댁 어르신용으로 떡갈비를 개발한 것이다. 송정 떡갈비는 본래 소고기를 다진 뒤 갖은 양념과 섞어서 연탄불에 구워 낸다. 돼지고기를 섞은 현재의 송정떡갈비가 등장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가격 인상 대신 돼지고기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이 배려가 신의 한 수가 됐다. 소고기의 뻑뻑한 맛을 돼지고기가 잡아 주며 부드러워진 송정 떡갈비 특유의 맛에 손님이 더 늘어난 것이다.송정 떡갈비는 이처럼 소고기에 돼지고기를 함께 다져 만드는 게 특징이다. 얇게 저민 소고기에 돼지고기를 더해 숯불에 구워 내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3대7 정도의 비율로 다져 씹는 맛이 부드럽고 목에 거침없이 술술 넘어간다. 돼지기름이 숯불에 녹아 떡갈비 전체로 퍼지면서 나오는 맛이다. 이 송정 떡갈비의 ‘사이드 메뉴’인 ‘뼛국’도 인기를 더한다. 떡갈비를 주문하면 먼저 나오는 맑은 뼛국이다. 돼지뼈로 만든 맑은 탕으로 소고기뭇국과 비슷한 맛을 낸다.떡갈비만으로는 뻑뻑한 상차림이 되기 때문에 함께 나오는 뼛국은 입안에 부드러움을 더해 준다. 담백하고 시원한 맛에 고소한 돼지고기 풍미가 더해진다. 입맛을 돋우고 속을 따뜻하게 데워 주는 데다 무한리필까지 된다. 이 뼛국은 소주 안주로도 그만이다. 그런 만큼 마니아가 있을 정도로 특별한 사랑을 받는다. 그러나 요즘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섞지 않고 각각 ‘한우 떡갈비’와 ‘돼지 떡갈비’를 따로 만드는 음식점이 늘고 있다. 돼지고기 또는 소고기를 먹지 않는 외국인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주 메뉴인 떡갈비는 살을 곱게 다져 만든다. 잘 다진 고기를 하루 정도 냉장고에 넣고 숙성시킨다. 고기를 구울 때 첨가하는 간장양념 소스는 따로 준비한다. 다져진 고기를 네모·동그라미 등 일정한 모양으로 만든 뒤 이를 연탄 또는 숯불에 올려 굽는다. 이때 마늘·생강·다시마 국물 등이 첨가된 간장 소스를 떡갈비 표면에 발라 불판에 올린다. 이렇게 구워진 떡갈비는 일반 고기에 비해 부드럽고 감칠맛이 풍부하다. 이제 막 이가 나기 시작한 아이에게도, 이가 다 빠져서 씹어야 하는 고기는 그림의 떡인 노인에게도 최적의 요리로 꼽힌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찾는 터라 광주의 대표적 향토음식으로 자리잡았다. 어디에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흔하디 흔한 재료를 써서 ‘특별한 요리’를 만들어 낸 것이다.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고기 맛과 갖은 양념, 숯불의 향이 어우러진 독특한 식감을 가진 요리로 재탄생했다. 송정 떡갈비는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선수촌 식당에서도 인기 메뉴였다. 당시 한 주방장은 “햄버거 스테이크와 맛이 비슷한 송정 떡갈비를 외국인들이 큰 부담 없이 즐겼다”며 “최고의 인기 메뉴였다”고 말했다.순수 소고기로 만든 한우떡갈비는 1인분 2만 2000원, 돼지떡갈비는 1만 3000원이다. 대부분 음식점이 떡갈비와 생고기 비빔밥을 내놓고 있다. 비빔밥은 8000원이다. 광주시도 올 초 이곳 일대를 테마음식거리인 ‘송정동 향토 떡갈비 거리’로 지정했다. 거리 전체와 개별 음식점에 대한 홍보와 지원을 통해 대표적 향토 음식거리로 육성할 방침이다. 시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떡갈비 골목이 외지 손님으로 넘쳐날 것으로 본다. 송정 떡갈비 골목에서 20년째 음식점을 운영 중인 이조떡갈비 주인 박언희(51·여)씨는 “요즘 코로나19 여파로 봄축제 등 각종 문화행사가 중단되면서 손님이 평상시보다 30%, 주말엔 50%가량 줄었다”며 “하루빨리 이번 사태가 끝나고 평상시처럼 손님을 맞을 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개고기는 자랑스러운 문화…식용금지 안돼!” 中업체 주장

    “개고기는 자랑스러운 문화…식용금지 안돼!” 中업체 주장

    중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감하면서 종식 선언이 머지 않았다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현지의 한 식품회사가 개고기 섭취를 권장하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텅쉰신원 등 현지 언론의 9일 보도에 따르면 장쑤성에서 개고기식품을 제조 판매하는 한 업체는 8일 현지 SNS를 통해 “개고기를 먹는 것은 2000년 넘게 장쑤성에서 이어져 내려온 역사적 전통이며, 우리는 언제나 우리의 식문화에 대한 문화적 자신감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개고기 섭취를 금지하는 것은 극단적인 동물(개) 애호가를 위한 별도의 법안일 뿐이며, 광범위한 여론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다”라면서 “개고기 금지 법령을 제정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 업체는 또 “야생동물 범위에 속하지 않는 가축을 거래 금지 품목에 포함하거나 확장할 수 없으며, 국가식품안전법 역시 개의 번식을 규제하지 않고 있다”면서 “개고기 소비는 검역 및 식품안전법의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하며, 중국 내에서 개고기로 인한 전염병이 발병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달 광둥성 선전시가 동물을 매개로 한 전염병을 막기 위해 야생동물 식용 금지법안을 내놓으면서, 여기에 개와 고양이 등을 포함시킨 것에 반발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선전시의 법안에는 돼지, 소, 닭, 비둘기, 생선 등 식용으로 쓰일 수 있는 9가지 동물을 ‘화이트 리스트’로 명시했고, 반대로 이 리스트에 없는 다른 동물은 식용으로 쓸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위반시 최대 2만 위안(한화 약 35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선전시 인민대표법 상사위원회는 “가장 엄격한 법률을 통해 대중이 건강 및 위생 개념과 문명화된 식습관을 유지하도록 촉진해야 한다”면서 “인간이 개와 고양이를 애완동물로 키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다른 동물보다 더 긴밀한 관계를 맺었으므로 이를 식용으로 쓸 수 없다. (개, 고양이와 같은) 애완동물도 식용 금지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 인류 문명의 합의”라고 설명한 바 있다. 현지의 동물보호법 및 동물학대방지법 프로젝트를 이끄는 수석 연구자 창지원 역시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2016년 우리 연구진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만 명의 참가자 중 64%가 개고기 식용 금지를 지지했으며, 24.4%가 반대, 11.6%가 중립을 밝혔다”면서 “경제 발전과 생활 수준 향상으로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은 더 이상 개고기 식용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일부 지역의 전통적인 식습관을 고려핼 때, 국가 차원에서 완전히 금지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각 지방 단체가 민족 습성 및 관습 조건에 따라 (개고기 식용 금지 법안)을 양보해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미슐랭 별 셋’을 두 식당이나 미셸 루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미슐랭 별 셋’을 두 식당이나 미셸 루

    1982년 미슐랭 별 셋을 영국에서 처음 따낸 뒤 지금까지 지켜낸 런던 로워 슬로언 스트리트에 있는 레스토랑 ‘르 가브로쉬’의 오너 셰프였던 미셸 루가 79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프랑스 태생이다. 오랫동안 폐가 좋지 않았던 고인이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밤 버크셔주 브레이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고 아들 알랭, 딸 프랑시네와 크리스틴이 성명을 통해 밝혔다고 BBC가 12일 전했다. 자녀들은 아버지에 대해 “일생 동안 만족할줄 모르는 미각과 저항할 수 없는 열정을 우리 모두에게 심어주셨다”면서 “아버지의 별은 영원히 반짝일 것이다. 우리 모두 이 특별한 남자와 생을 함께 한 것에 감사하며 그가 이룬 모든 것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장례는 연내에 가족장으로 조촐하게 치르며 “삶의 사건들을 찬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인은 1967년 형 알버트(85)의 부름을 받고 영국으로 건너가 함께 르 가브로쉬를 열어 성공시켰다. 역시 브레이의 워터사이드 인에 세운 그의 레스토랑 역시 1985년 미슐랭 별 셋을 얻어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 2018년에는 아들 알랭과 함께 타플로에 스카인들스를 열었다. 1983년 이후 그가 쓴 책만 15권으로 세계에서 250만부나 팔렸고, 국내 요리인들도 그의 영어 원본을 구해 보는 이가 있을 정도다.TV 셰프 제임스 마틴이 “레전드를 잃었다”며 애도했고, 레이몽 블랑 역시 루 형제는 영국 조리계를 바꾼 개척자들이었다고 치켜세웠다. 미슐랭 가이드 영국판은 루 형제가 모든 세대의 셰프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었다고 추모했다. 그는 루 스칼라십이란 것을 만든 것으로도 유명했는데 1982년에 연례 셰프 경진대회를 만들어 영국의 젊은 셰프들을 세계 굴지의 레스토랑들에 연수 보내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렇게 많은 장학생들이 나중에 미슐랭 스타를 따내는 발판이 됐고, 이 장학제도는 모두가 권위를 인정하는 대회가 됐다. 요리사 가문 출신이다. 1941년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쇠고기로 유명한 샤롤레에 있는 할아버지의 샤르퀴트리(Charcuterie, 소금에 절인 돼지고기 등을 파는 조리 식료품점) 윗방에서 태어났다. 열네 살 때 파리 근처의 파티시에(제과점)에서 3년 동안 요리 경력을 쌓았다. 파리 주재 영국대사관에 패스츄리 요리사로 들어가 일하다 형의 부름을 받고 건너가 로스차일드 가문의 주방 보조 요리사가 됐다.형도 대단한 요리사였다. 해롤드 맥밀리언 총리와 인연도 있었고 런던 주재 프랑스 대사관에 들어가 대사의 개인 요리사가 됐다. 알제리 독립전쟁에도 참전해 전장에서 요리를 했다. 형제는 2002년에 함께 대영제국 4등 훈장 OBE를 받았다. 현재 르 가브로쉬는 누가 운영하고 있는지 살폈더니 미셸 루 주니어였다. 형 알버트의 아들인데 동생 이름을 붙인 거로 봐도 형제의 우애가 돈독한 것으로 보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강원 화천, 경기 연천.파주서 ASF 감염 멧돼지 잇따라

    강원 화천, 경기 연천.파주서 ASF 감염 멧돼지 잇따라

    강원 화천과 경기 연천·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에 감염된 멧돼지 폐사체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12일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11일 강원 화천 화천읍과 상서면, 경기 연천 신서면과 왕징면, 파주 군내면 등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 6개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지난달 28일 이후 화천과 연천에서 감염 폐사체가 잇따르며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ASF 표준행동지침에 따라 시료를 채취하고 현장 소독 후 사체를 매몰 처리했다. 또 확진 결과를 관계기관에 통보했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3일 경기 연천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첫 발견된 후 감염 멧돼지 폐사체는 355개체로 늘었다. DMZ를 포함해 민통선 이북 190개체, 민통선 이남 165개체다. 지역별로 경기 연천 122개체, 파주 71개체, 강원 철원 22개체, 화천 140개체 등이다. 환경부는 폐사체 발견지점이 광역울타리 안이고, 기존 감염개체 발견지역과 200~700m 인근으로 폐사체가 더 나올 수 있어 수색을 강화해 신속하게 제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쓰레기 차로 배달된 돼지고기” 자가격리 中 발칵

    “쓰레기 차로 배달된 돼지고기” 자가격리 中 발칵

    자가격리 우한시민의 생활 실상‘쓰레기 차’로 배달된 돼지고기, 생필품책임자들 입건해 조사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자가격리 생활을 하는 우한 주민에게 한 달 동안 배달된 생필품은 대부분 쓰레기차를 이용해 배달된 것으로 밝혀졌다. 쓰레기차로 고기가 배달된 날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우한을 방문해 사실상 코로나19와의 전쟁 승리를 선언했다는 평가를 받은 다음 날이다. 12일 신경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우한시 칭산구 강두화원 관리위원회는 지난 11일 쓰레기 수거 차량을 이용해 지역 주민들에게 돼지고기를 배달한 사실이 드러나 거센 항의를 받고 급히 회수에 들어갔다. 구청 측은 일부 돼지고기를 쓰레기 수거 차량을 실어 지역으로 운송했고, 주거 단지에 도착한 고기는 다시 녹슨 손수레나 바퀴 달린 쓰레기통에 담겨 배달되기도 했다. 이런 장면은 주민들의 카메라에 그대로 담겼다.중국 매체들과 웨이보에는 쓰레기 수거 차량으로 고기만 운송한 게 아니라 각종 야채와 생필품도 쓰레기차로 배달됐다고 폭로하는 사진들이 올라왔다. 앞서 중국 정부는 코로나19가 확산 되자 지난 1월23일 우한시를 외부와 차단하는 봉쇄조치를 취했고, 2월 11일부터는 모든 아파트 단지 출입을 폐쇄했다. 이후 주민들은 생필품을 단지별로 주문을 받아 이용했다. 구청 측은 “식품 위생 수준을 지키지 못한 채 배달을 해 주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에 배달된 돼지고기는 구청 측이 모두 회수해 폐기할 테니 먹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또 구청은 “내일까지 같은 물량의 돼지고기를 안전하고 위생적인 방법으로 각 가정에 배달해주겠다”며 “공급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배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공산당 우한시 기율위원회는 칭산구 부구청장 등 비위생적인 돼지고기 운송과 관련된 책임자들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여기는 중국] “개고기는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 中업체 주장

    [여기는 중국] “개고기는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 中업체 주장

    중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감하면서 종식 선언이 머지 않았다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현지의 한 식품회사가 개고기 섭취를 권장하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텅쉰신원 등 현지 언론의 9일 보도에 따르면 장쑤성에서 개고기식품을 제조 판매하는 한 업체는 8일 현지 SNS를 통해 “개고기를 먹는 것은 2000년 넘게 장쑤성에서 이어져 내려온 역사적 전통이며, 우리는 언제나 우리의 식문화에 대한 문화적 자신감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개고기 섭취를 금지하는 것은 극단적인 동물(개) 애호가를 위한 별도의 법안일 뿐이며, 광범위한 여론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다”라면서 “개고기 금지 법령을 제정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 업체는 또 “야생동물 범위에 속하지 않는 가축을 거래 금지 품목에 포함하거나 확장할 수 없으며, 국가식품안전법 역시 개의 번식을 규제하지 않고 있다”면서 “개고기 소비는 검역 및 식품안전법의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하며, 중국 내에서 개고기로 인한 전염병이 발병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달 광둥성 선전시가 동물을 매개로 한 전염병을 막기 위해 야생동물 식용 금지법안을 내놓으면서, 여기에 개와 고양이 등을 포함시킨 것에 반발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선전시의 법안에는 돼지, 소, 닭, 비둘기, 생선 등 식용으로 쓰일 수 있는 9가지 동물을 ‘화이트 리스트’로 명시했고, 반대로 이 리스트에 없는 다른 동물은 식용으로 쓸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위반시 최대 2만 위안(한화 약 35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선전시 인민대표법 상사위원회는 “가장 엄격한 법률을 통해 대중이 건강 및 위생 개념과 문명화된 식습관을 유지하도록 촉진해야 한다”면서 “인간이 개와 고양이를 애완동물로 키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다른 동물보다 더 긴밀한 관계를 맺었으므로 이를 식용으로 쓸 수 없다. (개, 고양이와 같은) 애완동물도 식용 금지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 인류 문명의 합의”라고 설명한 바 있다. 현지의 동물보호법 및 동물학대방지법 프로젝트를 이끄는 수석 연구자 창지원 역시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2016년 우리 연구진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만 명의 참가자 중 64%가 개고기 식용 금지를 지지했으며, 24.4%가 반대, 11.6%가 중립을 밝혔다”면서 “경제 발전과 생활 수준 향상으로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은 더 이상 개고기 식용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일부 지역의 전통적인 식습관을 고려핼 때, 국가 차원에서 완전히 금지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각 지방 단체가 민족 습성 및 관습 조건에 따라 (개고기 식용 금지 법안)을 양보해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집콕에 지친 그대에게… 열정·낭만을 배달합니다

    집콕에 지친 그대에게… 열정·낭만을 배달합니다

    떠나기 두려운 그대에게… 장엄한 여운을 선물합니다코로나 공포가 전 세계를 뒤덮고 있다. 항공사들은 항공편을 줄이고 있고 여행자들은 여행을 취소하고 있다. 그래도 여행을 꿈꾸는 일은 포기할 수 없다. 떠나지 못한다고 상상하지도 말란 법은 없으니까. 여행의 시작은 언제나 여행을 상상하는 일에서 시작되니까. 한국에서 여행을 갈 때 가장 먼 나라는 브라질이다. 한국에서 정확히 지구 반대편에 자리한다. 비행기로 가려면 꼬박 하루가 걸린다. 삼바, 축구, 해변, 커피, 정열, 낙원. 우리가 브라질 여행을 떠올릴 때 머릿속에 연상되는 단어들이다. 많은 여행자가 죽기 전에 가 봐야 할 여행지로 남미, 그중에서도 브라질을 꼽는다. 코로나19 탓에 반강제로 여행을 포기해야 하는 요즘, 브라질 여행을 떠올리기나 해 보자. 지금 브라질은 해변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때다.●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이파네마 해변의 소녀’라는 노래가 있다. 이파네마는 리우데자네이루에 자리한 해변이다. 리우데자네이루 출신의 작곡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이 작곡한 노래로, 작사는 시인인 비니시우스 지 모라이스가 맡았다. 노래가 탄생한 배경은 이렇다. 1962년 겨울 어느 날 조빔과 비니시우스는 이파네마 해변의 단골 카페에 앉아 있었다. 그들이 앉은 자리 앞으로 한 소녀가 지나갔는데, 이 소녀를 본 비니시우스가 외쳤다. “저길 봐.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소녀가 지나가는군.” 소녀의 이름은 ‘엘로이사’였는데, 당시 소녀는 열일곱 살, 조빔은 서른다섯 살이었다고 한다. 이 노래는 브라질에서 국가보다 더 유명하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개막식에서 슈퍼 모델 지젤 번천이 워킹할 때 나오기도 했다. 가사는 아래와 같다. “아 왜 난 이렇게 혼자일까 / 아 왜 모든 것은 이렇게 슬픈 걸까 / 존재하는 아름다움, 내 것만은 아닌 아름다움 그리고 혼자 지나치네 / 그녀가 지나갈 때 알았더라면 / 세상이 미소 지으며 기쁨으로 가득 찬 / 그리고 모든 것이 사랑 때문에 더 아름다워지네.” 가사에서 드러나듯 이파네마 해변에서 만난 아름다운 소녀를 흠모한 남자의 심경을 담은 이 곡은 미국의 재즈 색소폰 연주자 스탄 게츠와 브라질의 기타리스트 후앙 질베르토가 1964년에 발표한 앨범의 주제곡이 됐으며, 그해 빌보드 앨범차트 2위를 기록하며 미국에서만 50만장 이상 판매됐다. 지금은 보사노바 음악을 대표하는 곡으로 꼽히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브라질의 수도는 브라질리아지만 여행자들에게 브라질의 수도는 리우데자네이루다. 나폴리, 시드니와 함께 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히는, 인구 1200만명에 이르는 거대한 이 해안 도시는 하나의 용광로라고 해도 무방하다. 백인과 흑인, 그리고 에스파냐계 백인과 아프리카계 흑인의 혼혈인 물라토가 부대끼며 살아가고 거리에는 화끈한 삼바 리듬과 세련되고 우아한 보사노바 리듬의 선율이 함께 흐른다. 해변의 최고급 리조트와 빈민들이 살아가는 주거지 파벨라가 공존한다. 리우데자네이루를 대표하는 해변으로는 코파카바나 해변이 잘 알려졌다. 활처럼 뻗은 길이 5㎞에 달하는 해변에는 고층 빌딩들이 그림같이 늘어서 있다. 해안과 접해 있는 아틀란티카 대로엔 럭셔리 레스토랑과 고급 호텔, 맨션, 부티크, 토산품점, 보석상 등이 줄지어 있다. 코파카바나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햇살이다. 막무가내로 쏟아지는 햇살 아래 구릿빛으로 그을린 여성들이 브라질리언 비키니를 입고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비치발리볼을 즐기는 근육질의 젊은이들과 파라솔 아래 한가롭게 바다 풍경을 즐기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들, 그리고 물장구를 치며 즐겁게 뛰어노는 아이들이 어울린 코파카바나의 풍경은 너무나 평화로워 보인다. 이파네마 해변은 코파카바나 해변 옆에 자리한다. 코파카바나 해변이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면 이파네마 해변은 현지인들이 좀더 선호한다. 코파카바나 해변에 비해 화려한 면은 덜하지만, 낭만적인 느낌은 좀더 강하다. 이파네마 해변을 걷다 보면 끊임없이 나긋나긋한 목소리의 ‘이파네마의 소녀’가 흘러나온다. ‘늘씬하고 까무잡잡한, 젊고 사랑스러운 여인. 이파네마 아가씨가 걸어가네 / 그녀가 지나가면 모두들 아~, 그녀가 걷는 건 마치 삼바 같아 / 시원스럽고 부드럽게 한들거리며 걷는 모습. 어떻게 하면 그녀에게 사랑한다 말할 수 있을까 / 바닷가로 걸어가는 그녀는 언제나 똑바로 앞만 볼 뿐, 그를 바라보지 않아.’ 이 달콤한 노래를 들으며 리우의 해변을 바라보며 쌉싸름한 브라질 커피를 마시는 일. 그것은 어쩌면 생에 꼭 한 번은 해 봐야 할 여행인지도 모른다.●가슴 떨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야경 코르코바도 언덕(해발 700m) 위의 예수상은 1931년 브라질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세운 것이다. 높이 39.6m, 무게 700t으로 예수의 모습을 새긴 조각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다. 리우 시내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코르코바도 언덕에 서서 마치 도시 전체를 감싸 안듯이 두 팔을 벌리고 있다. 코르코바도 언덕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리우 앞바다에 팡데아수카르가 떠 있어 리우를 아름답게 치장하고 있다. 영어로는 ‘설탕 덩어리’라는 의미인 ‘슈거로프’라고도 불린다. 거대한 화강암과 수정으로 이뤄진 바위산으로 둥근 돔처럼 생긴 모습이 무척 이색적이다. 마치 바다로부터 리우를 지키는 파수꾼인 듯 느껴진다. 산기슭에 있는 프라이아 베르메라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데 왠지 기시감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산과 케이블카는 시도 때도 없이 재방송을 해댄 ‘영화 007 문레이커’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해발 396m로 가장 높이 솟아오른 이 산꼭대기에서 세계 최고 미항을 굽어볼 수 있다. 진초록의 산들 사이로 우뚝 솟은 초고층 빌딩들이 서 있고 우르카, 플라멩코, 코파카바나, 이파네마, 레브론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해변을 따라 하얀 요트가 점점이 떠 있다. 팡데아수카르에서는 반드시 리우의 야경을 볼 것. 360도 펼쳐지는 해변과 섬, 도시의 경치가 파노라마로 어우러지는 리우의 야경을 만끽하기에 이곳만 한 데가 없다. 붉은 노을이 번지고 도시에는 불빛이 환하게 켜진다. 하늘도 붉고 도시도 붉고 바다도 붉게 물드는 리우의 야경은 세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브라질의 태양만큼이나 뜨거운 것이 축구에 대한 사랑이다. 브라질 국민의 축구 사랑은 ‘종교’에 가깝다. 축구는 생활 일부를 넘어 그 자체라고 할 정도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때 브라질의 중앙은행은 각 은행이 월드컵 경기 중에 점포를 폐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는 축구를 좋아하는 국민들의 일면을 보여 주는 단적인 예에 불과하다. 브라질의 기업들은 브라질 팀의 월드컵 경기가 있는 날 파티를 열곤 한다. 푸짐한 음식을 제공하고 경기를 함께 응원함으로써 단합력을 키우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만약 이런 배려가 없는 회사라 할지라도 경기 시간 동안 무단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 징계나 질책을 받지 않는다. 리우데자네이루에는 축구를 좋아하는 이라면 빼놓지 말고 가야 할 곳이 있다. 바로 마라카낭 스타디움이다. 1950년 7월 16일 마라카낭 스타디움은 입추의 여지 없이 운집한 관중으로 들썩인다. FIFA가 발표한 공식 입장객 수는 17만 3850명이지만 실제는 20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비록 결승전에서 우루과이에 2-1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지만 이후 마라카낭 스타디움은 브라질을 대표하는 축구장으로 남게 된다. 지금도 프로축구 시즌인 11~12월이면 경기마다 수많은 관객이 모인다. 경기가 없어도 내부를 둘러볼 수 있으니 ‘축구의 나라’에 온 기념으로 이곳에서 인증샷을 남겨 보는 것도 좋겠다. 평소에는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광객들을 위해 내부를 개방한다.●지구에서 가장 거대한 자연 이구아수 폭포 리우데자네이루와 정반대의 풍경을 보여 주는 곳이 있다. 바로 세계 최대의 넓이와 수량을 자랑하는 이구아수 폭포다. 지구 반대편으로의 여행. 이구아수 폭포는 꼬박 하루의 비행시간과 7시간의 버스여행 등 이 모든 수고를 감수하고서라도 꼭 봐야 할 만큼 감동적인 풍경이다. 리우데자네이루의 해변이 한없이 낭만적이라면 이구아수 폭포의 풍경은 끝없이 장엄하다. 이 장엄함은 영화 ‘미션’의 무대가 됐다. 영화는 1750년쯤 파라과이와 브라질의 국경 부근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원주민 과라니족을 상대로 선교 활동을 벌이는 두 선교사의 대립되는 모습을 통해서 종교와 사랑, 정의가 무엇인가를 그린다. 영화 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가 음악을 맡았는데 주제곡 가브리엘의 오보에 선율이 장대한 폭포를 배경으로 아름답게 펼쳐진다. 영화는 1986년 제39회 칸 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이구아수 폭포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세 나라 국경에 걸쳐 자리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폭포이자 세계 제일의 관광명소다. 275개의 폭포가 직경 3㎞, 높이 80m에서 떨어지는 이구아수 폭포는 빅토리아 폭포보다 넓고 나이아가라 폭포보다 높은 곳에서 떨어진다. 이곳의 전경은 말로 전해 듣고, 글이나 사진으로 보아서는 절대 그 위용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원주민(파라과이 과라니 인디오) 말로 이구아수는 ‘큰 물’이다. 폭포 전체의 폭만 4㎞ 남짓. 평균 낙차는 64m다. 우기(11~3월)에는 초당 1만 3000여t의 물이 쏟아져 내린다. 이구아수에서 가장 유명한 폭포는 ‘악마의 목구멍’이라 불리는 곳. 이구아수강을 통째로 벌컥벌컥 삼켜대듯, 초당 6만여t의 물이 거대한 절벽으로 빨려든다. 미국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는 이구아수를 본 뒤 넋을 잃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가엾은 나이아가라’라고. 이구아수 폭포 여행의 시작은 포스두이구아수시다. 시내에서 차로 20분 정도면 이구아수 국립공원에 닿는다. 입구에서 계곡과 숲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5분쯤 걸으면 강 건너편에 입이 쩍 벌어질 장관이 펼쳐진다. 하나도 아닌 수십, 수백 개 폭포가 하얀 박무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귀퉁이를 돌아서면 영화 ‘미션’ 촬영지로 유명한 ‘삼총사 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수십 개 폭포가 겹쳐 있는 그 절벽 바로 아래턱까지 200여m의 데크를 밟고 둘러볼 수도 있다. 한 걸음 내딛는 순간 현기증이 난다. 이구아수를 제대로 보고 싶다면 헬기투어를 권한다. 150달러에 육박하는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다. 이구아수 하류에 있는 헬기장에서 강 건너 악마의 목구멍이 입을 쩍 벌린 상공에 이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5분여. 3000피트(약 1000m) 상공, 125마일(시속 200여 ㎞)의 속도로 하늘을 가르며 이구아수 전체를 보는 맛은 웅장하고도 장엄하다. ‘악마의 목구멍’을 향해 하얀 포말을 쏟아내며 무서운 속도로 빨려드는 이구아수의 모습에 소름이 돋는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가브리엘 신부는 교황청의 철수령에 회의를 느끼고 마지막까지 신이란 무엇인가를 외치며 방황한다. 그는 마침내 신앙의 힘은 바로 사랑이라는 해답을 얻은 뒤에 무기 없이 싸움에 나선다. “신부들은 죽고 저는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죽은 자는 나고 산 자는 그들입니다. 왜냐하면, 언제나 그렇듯 죽은 자의 정신은 산 자의 기억 속에 남기 때문입니다”라는 대사는 영화가 끝난 뒤에도 가슴속에 묵직한 돌처럼 남는다. 코로나 사태의 한가운데 서 있는 신천지라는 종교집단의 후안무치한 행동에 분노를 느끼며 참된 종교가 무엇인지를 되묻게 하는 대사이기도 하다. 언젠가 코로나 사태도 잠잠해질 것이다. 우리는 영화의 마지막 대사처럼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 어둠이 빛을 이겨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우리는 다시 여행을 떠날 것이다.■여행수첩 대한항공, 카타르항공, 에미리트항공, 싱가포르항공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약 24시간이 소요된다. 코파카바나 팰리스 호텔은 남아메리카 최고의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수영장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최고 수준. 영화 ‘플라잉 다운 투 리우’의 배경이 되면서 유명해졌다. 스위트룸인 751호는 브라질의 전설적인 여배우 카르멘 미란다가 4개월 동안 머문 곳이기도 하다. 브라질의 대표 요리는 ‘슈하스코’다.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닭고기 등을 꼬챙이에 꽂아 숯불에 구운 브라질의 전통요리다. 생일이나 결혼식 등 즐거운 집안 잔치에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음식인데 부위별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식당에 들어가 앉아 있으면 종업원들이 두툼하게 썬 고기를 1m 정도 길이의 쇠꼬챙이에 꽂아 내온다. 굵은 소금을 뿌려서 숯불에 돌려 가며 구운 고기인데 종업원은 “이걸 드시겠습니까”라고 물으면서 고기 부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덧붙인다. 설명을 들은 뒤 본인의 취향대로 먹겠다, 안 먹겠다를 결정해서 말해 주면 된다. 식당을 나서기 전까지 끊임없이, 그리고 쉴 틈 없이 가지각색의 맛있는 고기들을 들고 나온다. 그러니까 처음 주는 고기가 맛있어 보인다고 너무 많이 먹으면 손해다. 다음에 어떤 더 맛있는 고기가 나올지 모르니 적당히 조절하면서 느긋하게 기다리는 게 유리하다. 숯불에 돌려 가며 구운 고기들이라 기름기가 쫙 빠져 연하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 중국인 공포, 신천지 코로나, 대구 봉쇄… 낙인 찍지 말고 심리적 거리 좁히기 절실

    중국인 공포, 신천지 코로나, 대구 봉쇄… 낙인 찍지 말고 심리적 거리 좁히기 절실

    비협조적 신천지 집단감염의 주범 지목 사태 끝나도 ‘사회적 상흔’으로 남게 돼지난달 7일 유럽 배낭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김모(23)씨는 한 달이 지난 지금도 당시 기억만 떠올리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유럽의 한 도시에서 관광을 마친 뒤 숙소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겪은 일 때문이다. 당시 지하철 옆에 앉아 있던 현지인 여성은 김씨를 노려보다가 옷으로 입을 가린 뒤, 열차가 멈추자 급하게 내린 뒤 옆 칸으로 이동했다. 비슷한 시기 유럽 여행을 다녀온 홍모(30)씨도 현지인들이 자신을 의식적으로 피하는가 하면, “동양인은 마스크를 쓰고 다녀라”라는 얘기까지 들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이 멈춰 서는 위기 국면에서 확진환자 등 특정 대상에 대한 혐오, 이른바 ‘낙인 찍기’가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외국에서는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혐오의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연대의 정신이 발휘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코로나19와 관련한 혐오의 첫 시작은 ‘중국 혐오’였다.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확진환자가 중국인 여성으로 밝혀지면서 중국발 전염에 대한 공포가 커지기 시작했다. 정치권에서 먼저 중국인 입국 금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한시적이라도 중국인 입국을 금지해 달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한 달 동안 76만명이 동의를 하는 등 중국인에 대한 우려가 표면화됐다. ‘박쥐 섭취가 감염증 원인’이라며 중국 음식문화를 공격하는 것을 넘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는 중국인을 향해 “폐렴을 옮기지 말고 중국으로 꺼져라”라는 발언을 했다가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 앞에 ‘중국인 출입금지’를 써 붙인 상점들도 등장했다. 지난달 5일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중국인에 대한 혐오는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킨다”며 우려를 표명했지만 혐오 확산을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 달여간 지속된 중국인 혐오는 지난달 18일을 기점으로 신천지라는 특정 종교에 대한 공격으로 바뀌었다. 31번 환자가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이후 신천지 교인들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자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주범’으로 신천지가 지목된 것이다. 신천지가 아닌 다른 종교 집단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지만 ‘신천지=사이비 종교 집단’이라는 인식 때문에 혐오 수위는 점점 높아졌다. 게다가 일부 신천지 교인들이 자가격리 조치를 무시하거나 방역에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등 일탈 행위를 보이면서 신천지 집단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졌다. 온라인에서는 ‘신천지 코로나’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확진환자가 많이 나온 대구에 대해서도 여권에서 ‘대구 봉쇄’라는 발언이 논란이 됐다. 급기야 “대구는 손절해도 된다”(더불어민주당 청년위원회 당원), “코로나 사태는 대구 사태”(방송인 김어준) 등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혐오 추세에 기름을 부었다. “혐오는 망상을 먹고 자란다”는 미국 정치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의 지적처럼 코로나19의 위험성과 특정 대상을 엮어 사회적 분열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위기 상황에 닥치면 불안이나 공포를 느끼게 되고, 분노를 투사할 대상을 찾으려다 보니 혐오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정치권 등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집단이 연대를 강조하기는커녕 ‘대구 사태’나 ‘중국 봉쇄’ 등의 발언을 통해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혐오 감정을 내버려두면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에도 사회적 상흔으로 남게 된다는 점이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혐오는 갑자기 튀어나오는 게 아니라 사회에 내재돼 있던 갈등 양상이 코로나19 등 위기 상황에 표출되는 것”이라면서 “혐오 등 ‘비이성적 현상’에 대해 ‘혐오는 안 된다’는 ‘거리두기’를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근식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도 “혐오가 심화될수록 익명의 시민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면서 “정부는 재난 상황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불안감을 낮춰 주고, (시민들이) 연대해 달라는 호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14억 인도에 확진자 43명, 선방한 비결과 방심하면 안되는 이유

    14억 인도에 확진자 43명, 선방한 비결과 방심하면 안되는 이유

    중국 못지 않게 의료를 비롯한 사회 기반여건이 열악한 인도가 코로나19의 무풍 지대처럼 조용한 것은 조금 신기해 보인다. 14억 인구 가운데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현재 감염자로 판명돼 치료받는 이는 31명 뿐이다. 10일 현재 43명이다. 사망자는 없다. 영국 BBC가 7일 보도한 데 따르면 열악한 여건 때문에 방역에 서두르고 공격적이었기 때문에 이만큼 선방했다. 하르시 바르단 인도 보건부 장관은 지난 1월 17일부터 공항에서 발열 검사를 실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중국 국영매체가 첫 번째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나왔다고 보도한 지 엿새 만이었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 확산 위험을 발령하기 2주 전의 일이었다. 중국 우한발(發)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북한과 러시아, 이탈리아 등이 가장 재빨리 국경이나 항공편을 막은 것으로 알려진 시점이 1월 말이이었다. 그나마 앞의 31명 가운데 대다수는 그 며칠 사이에 파악된 것이었다. 그것도 16명의 이탈리아인 관광객이 포함돼 자국민은 15명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인도 보건부는 해외 역유입을 걱정해 다시 방역에 고삐를 죄고 있다. 학교에선 가정통신문을 발송해 학부모들에게 위생 수칙을 반드시 지키라고 권고하고 있고, 양성 판정을 받은 직원이 일한 사무실들은 폐쇄 조치됐다. 지난 3일까지 이 나라 21개 공항과 77개 항구에서 60만명 이상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네팔과 국경을 접한 5개 주에 거주하는 2만 7000여명이 정밀 감시를 받고 있다고 바르단 장관은 소개했다. 인도에서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한 연구소는 지금까지 15곳이었는데 지난주까지 34곳으로 늘렸다. 복지 분야 종사자를 훈련시키고 있고 격리 병동이 국영 병원들에 설치되고 있다. 또 의료용인 N95 마스크를 충분히 보급할 수 있도록 수출을 금지했다. 당국이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으며 지금까지 벌어진 모든 일이 인상적으로 보이지만 감염병 창궐을 위한 준비에 구멍이 없는지 확언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BBC는 지적했다.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채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는 코로나19의 잠복기가 14일, 길게는 24일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고 일부 전문가는 보기 때문이다. 당국의 눈에 띄지 않아 그렇지 공항과 항만, 국경을 무사히 통과한 이들이 열심히 지역사회 전파를 하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소우먀 스와미나탄 WHO 수석과학자는 “공항 출입국 검색은 잘됐고 계속해야 한다. 하지만 이제 그것만으로 충분치 않을 것이다. 인도가 이미 갖춘 시스템을 통해 다른 감시 메카니즘을 제자리에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널리 알려져 있듯 인도는 소아마비 예방에 실패했고 2009년 돼지열병으로 팬데믹을 겪었고 최근에는 니파 바이러스 창궐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영향으로 인도정부와 WHO는 국립소아마비감시프로젝트(NPSP)를 만들어 지역사회 감시망과 접촉 검사를 약속했다. 당국은 보건 종사자들이 이 두 가지 방법을 써서 3개주에 흩어져 있는 5명의 확진자와 접촉한 450명 가까이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별 병원별 불균등이 심한 것, 또 중국처럼 환자가 급격히 불어날 때 대규모 생활치료시설에 수용하고 병원 병상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문제로 지적된다. 또 한국의 확산 초기 대구·경북에서 경험한 것처럼 경증과 중증 환자의 병상과 치료를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관리하는 의료 전달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은 점이 걸림돌로 지적된다. 이 나라 사망자의 77% 정도만 당국에 보고할 정도로 의료 기록이 부실한 점도 구멍으로 여겨진다. 아울러 뜬소문, 미신, 잘못된 인식이 소셜미디어에 급속히 번지는 것도 당국의 방역 조치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지금도 그냥 집에서 자연치유해야 한다는 잘못된 믿음이 여전하다. 요가나 카나비스(대마)를 피우거나 소의 소변과 대변을 먹으면 낫는다는 메시지가 왓츠앱에 나돌아 팩트체크 팀이 삭제하지만 여전히 넘쳐난다. 바르단 장관은 손을 잘 씻고, 위생을 지키고, 증상이 나타나면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장한다. 결국 인도에서도 전략적으로 기민해야 하고, 터놓고 소통해야 하며 투명성을 갖춰야 감염병 확산을 차단할 수 있다. 스와미나탄 박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영민함과 증거에 입각한 단계별 대응책, 전염병의 변화하는 감염력에 적응하는 일이다. 국토가 방대하니 정부나 당국의 대응과 정책 결정은 탈중심화할 필요도 있다. 물론 잘 조율된다는 전제 아래“라고 결론내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순천 5살 어린이, 2년 넘게 모은 저금통 기부

    순천 5살 어린이, 2년 넘게 모은 저금통 기부

    코로나19 확산에 2017년부터 모은 돼지저금통을 기부한 어린 아이의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6일 순천시 여성가족과로 아빠의 손을 잡고 찾아온 5살 난 아이는 “순천시를 응원한다”며 돼지저금통을 내밀었다. 아버지와 아들은 이름과 연락처를 묻는 직원의 질문에도 “조용히 기부하고 싶다”며 답하지 않은 채 문을 나섰다. 돼지저금통은 2017년 9월 4일부터 모았다고 기록돼 있었다. 2년 6개월 동안 저축한 43만 1890원이 들어있었다. 함께 전달된 손 편지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하시는 모든 분들께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부족한 정성이지만 코로나19로 고통 받고 있는 모든 분들께 큰 힘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적혀 있었다. 이어 “계속되는 긴장감속에서 코로나19 업무로 인해 지쳐가고 있지만, 고사리 손이 전하는 따뜻한 마음이 순천시 곳곳으로 퍼져 하루 빨리 모든 국민들이 일상생활로 돌아가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담았다. 한편 최근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각급기관, 단체, 시민들이 5000여만원을 시에 기탁해 왔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서유미의 외교 통일 수첩] ‘코로나 청정국’ 주장하는 北 보건·방역체계 어떨까

    [서유미의 외교 통일 수첩] ‘코로나 청정국’ 주장하는 北 보건·방역체계 어떨까

    중국발 코로나19가 세계 여러 국가로 확산되는 가운데 북한이 주장하는 ‘코로나 청정국’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재빠른 국경 봉쇄 조치로 실제 확진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시각과 함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이미 발생한 확진환자를 발견해 내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민 동요를 피하기 위한 선전이라는 추측도 있다. 북한 보건 제도를 들여다보면 ‘코로나 청정국’ 주장의 이면도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북한 의료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호담당 의사’다. 동네마다 1차 진료소를 두고 호담당 의사를 배치해 각 150여 가구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구조다.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병원을 찾아야 하는 우리와 달리 호담당 의사는 담당 가정을 직접 찾아다니며 상황을 파악하기 때문에 조직적이라고 평가할 여지도 있다. 2011년 기준 북한 전국에서 활동하는 위생의사는 2840명이고, 호담당 의사는 4만 5000명이다. 위생의사는 대학에서 5년 교육과정을 거친 반면 호담당 의사는 3년 교육과정으로 양성된 조의사(朝醫師·한의사)가 다수다. 그러나 평양 등 대도시를 제외한 지방의 1차 진료소는 의료기기가 부족해 기본적 진단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진단과 치료를 제대로 받으려면 2차 진료소로 이동해야 하는데, 이동수단도 변변치 않은 상황이다. 조성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기획조정실장은 “북한 이탈주민 의사가 1차 의료기관엔 엑스레이가 없는 곳이 있다고 할 정도”며 “1차 의료기관이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보유하지 않았던 상황에선 확진환자가 발생했더라도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은 코로나19 관련 격리 기간을 15일에서 30일로 늘리고 7000여명 규모의 의학적 감시를 하고 있다고 공개했는데, 이는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려운 여건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진단키트를 확보하지 못한 호담당 의사들이 발열 등 비슷한 증상이 있는 환자들을 광범위하게 격리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국가들처럼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오면 격리 기간 중에 해제하는 사례도 없으니 격리 규모는 계속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다만 러시아 외교부가 지난달 27일 평양에 진단키트 1500개를 전달했다고 밝혀 3월 초를 기점으로 북한의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진단키트가 활용되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감염병 발생 시 북한의 또 다른 특징은 주민의 이동이 통제된다는 점이다. 황나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북측의 감염병 대응실태와 남북협력’ 보고서에서 “홍역 등 급성기 감염병이 유행하면 주민들은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이 제한된다. 다만 거주지역의 각 단속초소에서 감염 증상이 없는 자에 한해 발급하는 위생방역증을 지참하면 이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역 간 이동에 따른 감염이 나타난 우리나라와는 달리 북한에선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가 일부 발생했더라도 전국적으로 전격 확산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코로나19의 경우 평양은 위생방역증 소지 여부와 무관하게 외부에서 이동이 통제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북한 주민들이 겨울철 얼어붙은 압록강과 두만강을 통해 중국을 왕래할 수 있는 점은 코로나19 유입 가능성으로 꼽힌다. 중국 지린성, 랴오닝성의 확진환자 규모는 지난 5일 기준 218명이다. 결국 북한은 ‘청정국’을 주장하고 있으나 열악한 의료시설 등을 감안하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그 파급효과는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최소한의 정보 공유 협력부터 준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신영전 한양대 교수는 “가령 북한에서 코로나19 환자 규모가 커진다면 지금 의료 인프라로는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제적 협력이 필요할 텐데, 북측에서도 우선 남쪽과 긴밀한 정보 협의를 하는 것이 유용할 것”이라며 “우리 입장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같은 공동 방역이 필요한 감염병 예방을 위해 정보 공유를 위한 전문가 협의 네트워크를 만든다면 요긴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seoym@seoul.co.kr
  • [서유미기자의 외교 통일 수첩]‘코로나 청정국’ 주장하는 北 보건·방역체계 어떨까

    [서유미기자의 외교 통일 수첩]‘코로나 청정국’ 주장하는 北 보건·방역체계 어떨까

    미국 지미 카터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소련 붕괴 이후 유라시아 대륙을 ‘거대한 체스판’으로 비유했습니다. 미일중러 4강의 영향력에 자유로울 수 없고 북한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체크메이트(외통수)의 위기에 내몰리곤 합니다. 외교·남북 관계의 묘수를 찾고자 외교·통일 현안을 취재한 수첩(외·통·수)을 꺼내 독자들과 고민을 나누고자 합니다. 중국발 코로나19가 세계 여러 국가로 확산되는 가운데 북한이 주장하는 ‘코로나 청정국’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재빠른 국경 봉쇄 조치로 실제 확진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시각과 함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이미 발생한 확진환자를 발견해 내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민 동요를 피하기 위한 선전이라는 추측도 있다. 북한 보건 제도를 들여다보면 ‘코로나 청정국’ 주장의 이면도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조직적 호담당 의사 제도..7000명 의학적 감시 배경일까 북한 의료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호담당 의사’다. 동네마다 1차 진료소를 두고 호담당 의사를 배치해 각 150여 가구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구조다.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병원을 찾아야 하는 우리와 달리 호담당 의사는 담당 가정을 직접 찾아다니며 상황을 파악하기 때문에 조직적이라고 평가할 여지도 있다. 2011년 기준 북한 전국에서 활동하는 위생의사는 2840명이고, 호담당 의사는 4만 5000명이다. 위생의사는 대학에서 5년 교육과정을 거친 반면 호담당 의사는 3년 교육과정으로 양성된 조의사(朝醫師·한의사)가 다수다. 그러나 평양 등 대도시를 제외한 지방의 1차 진료소는 의료기기가 부족해 기본적 진단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진단과 치료를 제대로 받으려면 2차 진료소로 이동해야 하는데, 이동수단도 변변치 않은 상황이다. 조성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기획조정실장은 “북한 이탈주민 의사가 1차 의료기관엔 엑스레이가 없는 곳이 있다고 할 정도”며 “1차 의료기관이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보유하지 않았던 상황에선 확진환자가 발생했더라도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은 코로나19 관련 격리 기간을 15일에서 30일로 늘리고 7000여명 규모의 의학적 감시를 하고 있다고 공개했는데, 이는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려운 여건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진단키트를 확보하지 못한 호담당 의사들이 발열 등 비슷한 증상이 있는 환자들을 광범위하게 격리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국가들처럼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오면 격리 기간 중에 해제하는 사례도 없으니 격리 규모는 계속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러시아 외교부가 지난달 27일 평양에 진단키트 1500개를 전달했다고 밝혀 3월 초를 기점으로 북한의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진단키트가 활용되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위생방역증’으로 이동 단속..전격 확산은 어려울까 감염병 발생 시 북한의 또 다른 특징은 주민의 이동이 통제된다는 점이다. 황나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북측의 감염병 대응실태와 남북협력’ 보고서에서 “홍역 등 급성기 감염병이 유행하면 주민들은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이 제한된다. 다만 거주지역의 각 단속초소에서 감염 증상이 없는 자에 한해 발급하는 위생방역증을 지참하면 이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역 간 이동에 따른 감염이 나타난 우리나라와는 달리 북한에선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가 일부 발생했더라도 전국적으로 전격 확산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코로나19의 경우 평양은 위생방역증 소지 여부와 무관하게 외부에서 이동이 통제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북한 주민들이 겨울철 얼어붙은 압록강과 두만강을 통해 중국을 왕래할 수 있는 점은 코로나19 유입 가능성으로 꼽힌다. 중국 지린성, 랴오닝성의 확진환자 규모는 지난 5일 기준 218명이다.  결국 북한은 ‘청정국’을 주장하고 있으나 열악한 의료시설 등을 감안하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그 파급효과는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최소한의 정보 공유 협력부터 준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신영전 한양대 교수는 “가령 북한에서 코로나19 환자 규모가 커진다면 지금 의료 인프라로는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제적 협력이 필요할 텐데, 북측에서도 우선 남쪽과 긴밀한 정보 협의를 하는 것이 유용할 것”이라며 “우리 입장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같은 공동 방역이 필요한 감염병 예방을 위해 정보 공유를 위한 전문가 협의 네트워크를 만든다면 요긴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여기는 중국] 中 당국, 야생동물 식용 및 인공 양식업 전면 금지

    중국이 야생동물 식용 및 인공 양식업 행위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명 ‘금야령’(禁野令)으로 불리는 이번 금지 정책에는 야생동물 포획 행위 외에도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인공 양식업’을 일체를 금지했다는 점에 이목이 집중됐다. 중국 ‘국가임업초원국’(國家林業草原局)은 중국 우한 시 일대에서 발병한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19의 주요 원인이 야생동물 식용과 관련이 깊다는 점을 지적, 향후 야생 동물 인공 양식업체에 대한 ‘야생동물 인공번식 및 이용허가증’(이하, 허가증) 일체를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 국가임업초원국이 공개한 통보에 따르면, 기존 양식 업자가 가지고 있는 야생동물 인공 번식 및 이용 허가증이 전면 철회됐다. 국가임업초원국에 등록된 야생동물 인공 번식 및 판매 허가증 소지 업자에 대한 내용이 정부에 의해 모두 철회된 것. 실제로 지금껏 약 700만 명의 인공 번식 업자가 공식적으로 정부 인증을 받은 채 야생 동물 인공 번식 및 판매를 주도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주로 판매해 왔던 야생동물에는 뱀, 자라, 사슴, 너구리, 황소개구리, 기러기, 비둘기 등이다. 국가임업초원국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해당 업자들에 의해 인공적으로 번식된 야생동물은 이후 식용 및 약용을 목적으로 중국 전역과 해외 유통망을 통해 팔려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야생동물 식용 산업의 규모는 지난 2017년 기준 1300억 위안을 넘어선 바 있다. 야생동물 불법 포획 후 판매하는 업체의 수를 포함할 경우 연평균 최소 1000만 명 이상의 이들이 이 분야에 종사해오고 있을 것이라고 국가임업초원국은 예측했다. 이는 미국, 일본 등 기타 국가에서의 야생동물 포획 사례가 매년 감소, 멸종 위기 야생동물 복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던 것과 대비되는 점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동물 복지 차원에서 사육장의 적절한 환경 및 규모, 포획 방법 적절성 여부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진행 중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부했던 허가증의 기간은 공식적으로 10년 동안 총 50여 종의 야생동물에 대해서 해당 허가증을 유효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해당 기간 동안 업자들은 공식적으로 야생 동물 인공 양식 및 판매 일체를 합법적으로 보호 받을 수 있던 셈이다. 특히 이들 업자들이 선호했던 인공 양식 야생 동물 증에는 자라, 황소개구리, 토끼, 비둘기, 뱀, 기러기 등과 녹용을 사용한 녹용주 등의 가공품이 대표적이었다. 때문에 일부 지방 소도시에서는 야생 동물들을 인공적으로 기르는 것은 이미 그 지역 농부들의 주된 수입원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실제로 장시성(江西省) 완안현(万安县)의 일부 야생동물 인공 번식 업체들은 너구리 등을 포함한 야생동물 양식으로 연간 3500만 위안의 수입을 거둬드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이 일대에서 양식돼 판매된 너구리의 수는 2만 8000여 마리에 달했다. 또 다른 야생동물 양식 업체가 자리한 광둥성 일부 소도시에서는 지난해 기준 총 8775만 마리 자라 양식이 광범위하게 진행됐다. 해당 야생 동물 양식을 생업으로 하는 업체의 수가 광둥성 일대에서만 9만 1000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같은 야생동물 인공 양식 및 판매에 대한 금지령에 대해 관계 업체의 생업을 위협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 상황이다. 최근 가장 먼저 해당 허가증을 취소한 지역은 장시성 완안현 관할 임업국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 내의 허가증을 발부, 관리해왔던 임업국은 최근 인근 지역에 소재한 허가증 소지 업체 22곳에 대해 야생동물 번식 허가증 일체의 취소를 통보했다. 하지만 해당 업체 관계자들은 즉각적으로 불만의 목소리를 제기한 상태다. 이들 22곳의 업체들이 매년 생산해 내는 야생동물 인공 번식 및 재판매 수입의 규모가 연간 1000억 위안에 달하기 때문이다. 해당 관련 업체들에 대해 정부가 통보하는 방식의 허가증 철회는 생업을 위협하는 행위라는 비난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중국 당국은 현재 관계 부처와의 협업을 통해 정상적으로 사육 후 식용할 수 있는 가축 목록을 구성 중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금야령’으로 피해를 입은 업체들에 대해 정부가 지속적으로 재정 지원을 약속한 것. 그러면서도 중국 당국은 야생 동물 번식 및 재판매 행위를 금지하겠다는 정부 방침은 양보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가임업초원국 관계자는 “야생 동물을 양식을 금지하는 것은 이미 일부 지역에 그치는 수준이 아니라 중국 전역에 대한 일체의 금지를 통보한 것”이라면서 “다만 이번 통보로 피해를 입은 업체에 대해서는 향후 우선적으로 가축 사육 및 유통 망 지원 등 생계에 대한 지원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야생동물의 인공 번식 및 판매 행위는 돼지, 소, 닭 등 일반 가축에 대한 행위와 결과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면서 “야생동물의 경우 본래 생산된 지역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해당 야생 동물 체내 병균 감염 여부 등을 확인 할 수 없다. 이는 곧 야생동물 식용 시 사람에게 병균 전염 가능성 등을 예측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사람에게 전염된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할 경우 코로나19 사태처럼 무수한 사람을 희생시킬 치명적인 병균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서울광장] “국민을 뭘로 보고…”/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국민을 뭘로 보고…”/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짜파게티가 맛없어졌다. 한우 채끝살을 얹은 영화 ‘기생충’의 짜파구리가 아니면 김이 샌다. 영화 속 반지하방 사람들이 생각나서다. 봉준호 감독을 초대한 청와대 짜파구리 오찬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파안대소했다. 전염병 난리통에 크게 입 벌려 웃었다고 여론은 화가 났다. 그런데 나는 파안대소보다도 청와대의 짜파구리 레시피가 더 불편하다. “소고기 안심을 넣으면 느끼할 것 같아 돼지고기 목심을 썼다”고 김정숙 여사는 유쾌하게 말했다. 그 레시피는 예사롭지 않다. 한우 안심은 ‘느끼해서’가 아니라 비싸서 아무 데나 못 쓰는 것이라서다. 옛말 그른 게 없다. 음식 끝에 마음 상한다. 너무 쪼잔하게 따졌나. 아니다. 이건 짜파구리가 아니라 공감의 문제다. 문 대통령이 그끄저께서야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처음 사과했다. “마스크를 신속하고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불편을 끼치는 점에 대해”라고 송구한 이유를 특정했다. 대통령의 말은 허공을 겉돌고 있다. 그렇게 힘들게 국민에게 사과하는 이유가 겨우 마스크인가. 마스크는 지금 대한민국의 만사다. 대통령이 마스크 수급 문제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만 여섯 번이다. 특정 사안이나 대상을 놓고 대통령이 이렇게 좌불안석하는 모습을 이전에 보지 못했다. 조국 사태에 나라가 동강 났어도 답답해하는 인상을 보인 적 없다. 총선은 한 달 남짓 앞으로 닥쳤다. 마스크 대란에 민심 이반이 심각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틀림없는 현실이다. 노란 점퍼를 입고 마스크만 외치는 대통령에게 “마스크 공장의 공장장 같다”는 사람이 많다. 마스크를 빨아 쓰라는 정부 대책에는 실소한다. “빨아 쓰는 일회용 행주는 들어봤어도 빨아 쓰는 일회용 마스크는 귀에 털 나고 처음 듣는 소리”라고들 응수한다. 분노한 민심이 이렇다. 하루 생산량 1200만장인 마스크는 다 어디로 갔는지. 국민소득 3만 달러를 찍은 나라에서 왜 일회용 마스크를 빨아 쓰는 지경인지. 지폐 대신 마스크를 가득 채운 명품지갑이 어쩌다가 SNS의 유머가 됐는지. 국민 몫도 못 챙기면서 왜 마스크가 중국 수출의 효자 품목이 되게 눈감았는지. 국민이 ‘마스크 조공’이라고 불만할 줄을 정말 예측하지 못했는지. 시진핑의 방한은 전염병 와중에도 성사돼야 하는 건지. 그것이 총선 승리를 보장하는 일인지. 마스크는 과연 외교와 정치의 재료가 될 수 있는 것인지. 민심은 스스로 각자의 방식으로 이미 많은 것을 알아차리고 있다. 대통령의 걱정대로 정권의 위기를 데려오는 악마는 마스크 한 장에 도사리고 있을 수 있다. 조국사태를 위시한 수많은 갈등들은 대통령 지지층이 사생결단 대리전을 치러 줄 수 있었다. 이번은 좀 다르다. 스모그가 평등하듯 마스크는 진보, 보수를 분간해 주지 않는다. 외교할 때 정치를 하고, 방역해야 할 때조차 정치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환자가 6000명을 넘어선 지금 국민 눈에는 그래 보인다. 코로나 확산의 결정적 원인이 신천지에 있다는 사실은 모두가 안다. 그렇다고 신천지만 공격해서 방역 실패의 근본 책임을 물타기하려는 계산은 얕은수라는 것도 다 안다. 대국민 사과한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박근혜 시계를 차고 나와 정치권을 싸움판으로 교란했다. 정부 여당이 방역을 놓고도 정치를 한다 싶으니 아흔 살 넘은 노인도 국민 앞에서 정치쇼를 한 것이다. 삼류 코미디까지 봐 줘야 하나. “대체 국민을 뭘로 보고….” 성난 말들이 도처에 흘러 넘친다. 대통령 탄핵 이야기가 공공연한 화제로 오르내린다. 청와대 게시판과 국회의 국민청원을 넘어 집권당 내부에서조차 새어나온다. 비례민주당을 밀어붙여야 하는 이유를 “총선 뒤 대통령 탄핵을 막기 위해서”라고들 입에 올린다. 더 무서운 것이 있다. 대통령과 정부의 코로나 대응과 정치 현실이 세월호 때와 조목조목 닮았다는 시중의 말들이다. 집권 2년 10개월 만에, 상상하지 못한 일이다. 탄핵당한 대통령이 감옥 바깥의 국민과 정치를 언감생심 걱정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편지는 현실감을 잃게 하는 아이러니의 극치다. 이런 역설의 현실까지 우리는 감당해야 한다. 오만하지 않고 불통하지 않는 원래 약속대로의 진보정치였더라면. 적어도 지금은 일어나지 못했을 사건이다. “박근혜의 옥중 선동 정치”를 비판할 자격이 더불어민주당에는 없다. 마스크에 가려진 입들은 무슨 말을 하고 있는가. “국민을 뭘로 보고….” 그다음 말이 무엇일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 우리 모두 두렵다. sjh@seoul.co.kr
  • 中 코앞까지 온 4000억 메뚜기떼… 10만 오리부대로 진압한다

    中 코앞까지 온 4000억 메뚜기떼… 10만 오리부대로 진압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코로나19에 이어 이번엔 메뚜기떼가 중국 전역을 ‘맹폭’할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주위에 풀 한 포기 없을 정도로 초토화시키는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는 메뚜기떼가 아프리카에서 인도·파키스탄 등을 거쳐 중국 대륙을 향해 총진군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등에 따르면 이들 메뚜기떼는 지난 1월 수단과 에리트레아에서 홍해를 건너 2월에는 예멘과 사우디아라비아, 이란을 쑥대밭으로 만들면서 남아시아로 빠르게 확산돼 중국과 국경이 맞닿아 있는 인도와 파키스탄까지 접근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국가임업초원국은 지난 3일 ‘메뚜기떼 예방통제’에 관한 긴급통지문을 통해 “메뚜기떼가 이미 아프리카 동부에서 인도·파키스탄으로 번져 중국도 메뚜기떼 침입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피해지역과 인접한 접경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가 전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파괴력이 큰 해충 중 하나로 꼽히는 메뚜기는 몸길이가 6~7cm, 무게는 2g 정도이다. 3~6개월 동안 생존하는데, 암컷 한 마리가 1년에 300개의 알을 낳고 2~5세대에 걸쳐 메뚜기를 번식한다. 이에 따라 현재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 케냐 등 아프리카 3개국에 있는 메뚜기수만도 무려 4000억 마리에 이른다고 FAO는 밝혔다. 아프리카에 천문학적 수의 메뚜기떼가 나타난 것은 70년 만에 처음이다. 기후 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 소말리아 앞바다에서 발생한 강력한 열대성 저기압인 사이클론 때문에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메뚜기떼가 창궐했다고 지적했다. 사이클론이 오만 사막지대에 막대한 비를 퍼부으면서 메뚜기떼가 아라비아 반도를 건넜다는 것이다. 특히 이 지역에 앞으로 수주간 비를 더 퍼부을 것으로 예상돼 메뚜기떼는 오는 6월까지 500배 이상 폭증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도 나온다.지난해 6월 예멘에서 처음 출발한 메뚜기떼는 일부가 아프리카 동쪽으로, 일부는 인도와 파키스탄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메뚜기떼는 바람을 타고 하루에 200㎞ 날아간다. 계절풍을 탄다면 해발 2000m 산도 가볍게 넘을 수 있다. FAO에 따르면 메뚜기떼는 하루 8800인분의 농작물을 먹어치운다. 코끼리 10마리 분량의 식량은 순식간에 동난다. 지금까지 피해를 입은 나라는 10개국이 넘는다. 예멘과 케냐,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우간다, 탄자니아, 수단 등에 이어 사우디, 이란, 파키스탄, 인도까지 메뚜기떼 피해를 입었다. 인도의 경우 농경지 555만㏊(약 167억 8875만평)가 초토화돼 100억 루피(약 17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고 케냐는 105만㏊의 농경지가 황무지로 변했다. 지금 상태로라면 30개 이상의 나라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FAO는 경고했다. 파키스탄은 국가비상 상황에 돌입했다. 메뚜기떼는 항공기의 안전도 크게 위협한다. 지난 1월 에티오피아에서는 엄청난 수의 메뚜기떼가 시야를 가리는 바람에 여객기가 이착륙을 하지 못하고 다른 공항으로 이동하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중국 당국이 메뚜기떼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지난해 발생해 맹위를 떨치고 있는 ASF와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경제가 만신창이 지경에 이른 탓이다. 중국 정부는 ASF 때문에 공식적으로 119만 3000마리의 돼지를 도살처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ASF 사태로 전체 사육두수(약 4억 3000만 마리)의 40%에 해당하는 돼지가 살처분돼 중국 내 전반적인 육류 공급 부족으로 가격 상승이 치솟은 상태이고, 코로나19 사태로 지역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양계농장들이 사료 부족에 시달리는 바람에 내다팔기 어려운 영계 1억 마리 이상을 살처분했다. 더군다나 메뚜기떼 피해는 수천 년 전부터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는 데다 이번에는 그 규모마저 엄청나게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중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명나라의 관료이자 학자인 서광계(徐光啓·1562~1633)는 메뚜기떼의 재난, 즉 황재(蝗災)를 집계한 기록을 남겼다. 그에 따르면 2500여년 전인 중국 춘추시대(BC 770~BC 476년) 294년 동안에 벌어졌던 메뚜기떼 재난은 111회에 이른다. 3년에 한 차례씩의 혹독한 메뚜기떼 재난이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황제가 메뚜기떼 박멸운동에 나섰다는 기록도 있다. 당나라의 극성기인 628년 가뭄과 함께 메뚜기떼가 수도 장안을 뒤덮었다. 백성들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와중에 그나마 맺힌 곡식을 갉아먹는 메뚜기떼를 보고 발을 동동 굴렀다. 이 광경을 목도한 태종이 외쳤다. “사람은 곡식으로 살아간다. 너희가 먹어대면 백성에게 해가 된다. 백성에게 허물이 있다면 짐 한 사람에게 있는 것이다. 너희가 신령스럽다면 차라리 짐 심장을 갉아먹어라.” 그러면서 태종은 “메뚜기의 재해가 짐에게 옮겨지기를 바라는데 어찌 병을 피하겠느냐”라면서 꿀꺽 삼키는 돌발행동을 벌였다. 그러자 메뚜기떼 재해가 뚝 끊겼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탄황’(呑蝗)이라는 고사성어의 유래다. 당태종의 정치문답서 ‘정관정요’(貞觀政要)에 나온다.미국에서 태어나 선교사인 부모를 따라 중국으로 건너가 성장한 펄 벅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소설 ‘대지’(大地)에는 이런 대목이 보인다. “남쪽 하늘에 검은 구름처럼 지평선 위에 걸쳤더니 이윽고 부채꼴로 퍼지면서 하늘을 뒤덮었다. 세상이 밤처럼 깜깜해지고 메뚜기들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 그들이 내려앉은 곳은 졸지에 잎사귀를 볼 수 없는 황무지로 돌변했다. 아낙들은 모두 손을 높이 쳐들고 하늘에 도움을 청하는 기도를 올렸고, 남정네들은 밭에 불을 지르고 장대를 휘두르며 메뚜기떼와 싸웠다.” 중국 메뚜기떼 피해의 유구한 역사는 현대 들어서도 여전하다. 세계 기후변화와 수리공사의 부실, 농업 및 환경 생태계 돌연변이 영향 등으로 1980년대 이후에만도 하이난성, 산둥성, 허난성, 허베이성, 톈진 등 중국 10여개 농작물 생산지역에서는 해마다 460만㏊ 규모의 논밭이 메뚜기떼 피해를 입었다. 1985년에는 메뚜기떼로 손해를 입은 농작물 면적 규모가 무려 2000여만㏊에 이른다. 1998년에는 신장위구르자치구와 네이멍구자치구 초원에서 수백만㏊가 피해를 입었다. 비교적 최근인 2015년엔 네이멍구자치구에서 메뚜기떼가 2000만무(畝·약 40억 3200만평) 규모의 초원을 황폐화시키는 기승을 부렸다. 이 때문에 중국은 ‘메뚜기떼와의 전쟁’을 벌일 채비를 갖추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16일 농가에 메뚜기떼 주의보를 발령했고 지난달 21일엔 전문가로 구성된 퇴치팀을 파키스탄에 파견했다. 10만 마리의 오리부대도 조직 중에 있다. 중국 중앙TV방송(CCTV) 산하 국제방송 CGTN은 “4000억 마리의 메뚜기떼가 중국으로 접근하면서 비상사태에 대비해 10만 오리 부대를 모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리부대 임무는 메뚜기떼를 사정없이 먹어 치우는 것이다. 오리는 닭보다 식성이 좋아 메뚜기를 많이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뚜기 퇴치를 위해 훈련된 오리는 단숨에 400마리 이상을 먹어치운다고 한다. 오리부대는 성공한 전례가 있다. 2000년 신장자치구에 메뚜기떼가 창궐해 380만㏊에 피해를 입히자 70만 마리의 오리와 닭을 동원해 진압했다. 중국 재정부는 메뚜기 등 해충의 예방과 통제를 위해 14억 위안(약 2767억원)의 긴급 예산을 배정하기도 했다. khkim@seoul.co.kr
  • 강원 화천, 경기 연천서 ASF 감염 멧돼지 잇따라

    강원 화천, 경기 연천서 ASF 감염 멧돼지 잇따라

    강원 화천과 경기 연천 등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에 감염된 멧돼지 폐사체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5일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3일 강원 화천 화천읍과 경기 연천 중면·연천읍·신서면 광역울타리 내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 8개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지난달 28일 이후 화천과 연천에서 감염 폐사체가 잇따르며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화천군과 연천군은 ASF 표준행동지침에 따라 시료를 채취하고 현장 소독 후 사체를 매몰 처리했다. 또 확진 결과를 관계기관에 통보했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3일 경기 연천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첫 발견된 후 감염 멧돼지 폐사체는 314개체로 늘었다. DMZ를 포함해 민통선 이북 171개체, 민통선 이남 143개체다. 지역별로 경기 연천 100개체, 파주 68개체, 강원 철원 22개체, 화천 124개체 등이다. 환경부는 신규 발생지점에 2차 울타리를 신속히 설치하고 취약 구간에 대한 보강에 나설 계획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앵무새가 수학 확률을 안다고?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앵무새가 수학 확률을 안다고?

    올 초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무거운 아이언맨 슈트를 벗고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천재 의사 두리틀로 나오는 영화 ‘닥터 두리틀’이 개봉됐습니다. 미국 아동문학가 휴 로프팅이 쓴 12권 분량의 ‘둘리틀 박사’ 시리즈 중 ‘둘리틀 박사의 바다여행’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침팬지 연구로 유명한 영국 동물학자 제인 구달 박사와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 영국 옥스포드대 교수도 둘리틀 박사 이야기를 읽으면서 과학자의 꿈을 키워 줬다고 고백할 정도로 유명하지만 국내에서는 많이 읽히지 않았던 책입니다. 소설 속에는 많은 동물들이 등장하는데 둘리틀 박사와 함께 이야기를 이끌고 나가는 것은 앵무새, 개, 돼지, 침팬지 등입니다. ‘폴리네시아’라는 이름을 가진 앵무새의 활약은 책은 물론 영화에서도 특히나 눈에 띕니다. 폴리네시아는 둘리틀 박사에게 동물들의 말을 처음으로 가르쳐 주고 어려운 상황이 닥칠 때마다 해결사로 나서기도 합니다. 조류 앵무목 앵무과에 속하는 앵무새는 전 세계 320여종이 존재합니다. 앵무새는 후두부를 이용하지 않고도 사람의 말이나 소리를 잘 흉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앵무새의 발성 원리를 활용해 언어장애를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지요.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앵무새들도 확률이라는 수학적 개념을 이해하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심리학부 연구팀은 뉴질랜드 산악지대에서만 서식하는 고유종인 ‘케아’라는 앵무새로 실험한 결과 확률에 따른 통계적 사고를 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3월 4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 확률론에 기반한 통계적 추론이 가능한 것은 유인원 정도로 알려져 있었는데, 그 이외의 동물에게서 이번에 처음 확인된 것이라고 합니다. 연구팀은 영장류와 사람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수행했던 유사한 연구를 바탕으로 몇 가지 실험을 고안했습니다. 연구팀은 케아 앵무새 여섯 마리를 대상으로 주황색 막대를 고르면 먹이를 하나 더 주고 검은색 막대를 고르면 먹이를 주지 않거나 뺏는 훈련을 시켰습니다. 그러고 나서 투명한 병에 주황색과 검은색 막대의 개수를 비슷하게 보이지만 서로 다르게 담은 뒤 케아 앵무새가 어떤 병을 고르는지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앵무새들은 보상을 의미하는 주황색 막대가 많이 담긴 병을 고르는 것이 관찰됐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론을 바탕으로 통계적 추론이라는 고차원적 사고가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 기억으로는 수학 시간에 확률, 통계 부분은 중요하게 다뤄지지도 않았고, 이런저런 개념과 수학 기호들이 많아 공부하는 데도 골머리를 앓았던 게 떠오릅니다. 통계는 과거를 분석하게 해주고 확률은 통계 분석 결과를 토대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 때문에 여러 수학 개념 중 확률, 통계는 학교 졸업 후에도 자주 접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최근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의 등장으로 확률, 통계는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중요성과 활용도가 큰 확률, 통계를 좀더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렇지 않을 경우 앵무새보다 확률을 모르는 사람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죠. edmondy@seoul.co.kr
  • 박물관이 소장품 모으듯… 우리 시대 박물관을 기록하다

    박물관이 소장품 모으듯… 우리 시대 박물관을 기록하다

    돼지박물관, 와보랑께박물관, 알프스얼음보석궁전…. 전국 각지를 여행하다 보면 국공립 박물관 말고도 무수한 박물관의 존재에 놀랄 때가 있다. 주제와 규모, 형식이 각양각색인 데다 일부는 박물관 이름만 건 영리 시설도 있을 정도로 스펙트럼이 넓다. 친근함과 대중성에 무게를 둔 작은 박물관들은 정보와 재미를 제공하는 동시에 우리 시대의 보편적 취향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사진가 한정애(55)는 박물관이 소장품을 모으듯 지난 2년 간 박물관 건물을 집중적으로 촬영했다. 서울부터 제주도까지 전국을 돌며 200여개 박물관 외관 사진을 ‘수집’했고, 이 중 100곳을 골라 사진집 ‘박물관 박물지’(류가헌)를 펴냈다. 그는 “작은 박물관들은 동시대 대중의 관심과 문화를 담고 있는 매우 유니크한 시설인 데도 사회문화적 기록으로 남겨지기 어렵다는 점에 마음이 기울었다”고 했다.박물관 정면을 촬영한 기록 사진들은 평범해 보이지만 작업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대다수 박물관이 좁은 골목길이나 건물들 사이에 위치해 있어 사진 한 장 안에 외관 전체를 담기 어려울 때가 많았다. 사다리에 올라가 10~20여장을 찍은 뒤 컴퓨터 작업으로 각 컷을 이어 붙여 한 장의 파노라마 사진을 완성했다. 그는 “처음 1년은 혼자 작업하느라 무척 힘들었는데, 지난해엔 사업차 외국에서 지내던 남편이 귀국해서 운전기사와 조수 노릇을 해준 덕에 한결 수월했다”며 웃었다. 대학 동아리에서 취미로 사진을 시작한 그는 중앙대 산업교육원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한미사진아카데미를 수료하면서 본격적인 사진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초기엔 정물 사진을 주로 찍었으나 2013년과 2018년 경기아카이브사진연구회 소속으로 화성 동탄과 여주·이천 지역에 관한 기록 작업을 하면서 아카이브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신도시 건설로 상전벽해가 이뤄진 화성 동탄의 도시 풍경을 주기적으로 기록하는 일은 8년째 진행중이다. 그는 “나만의 예술성을 표현하는 정물 사진에 대한 욕구도 크지만 기록할 만한 가치가 있는 아카이브 작업에 강박이 생긴 것 같다”면서 “박물관 사진도 그런 강박 때문에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집 출간에 맞춰 서울 종로구 류가헌갤러리에서 동명의 전시회가 오는 8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누구인지 알고는 욕하자,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

    누구인지 알고는 욕하자,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

    코로나19 감염증이 창궐한 이후 한국인에게 가장 많은 지청구를 들은 사람 가운데 한 명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55)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아닐까 싶다. 전 세계에 민폐를 끼친 중국 정부의 방역 대책을 노골적으로 편드는가 하면 일본의 크루즈 유람선 ‘프린세스 다이아몬드’ 호 환자 통계를 일본 뜻을 좇아 일본 통계에서 제외해주는 등 미운 짓만 골라 했기 때문이었다. 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로 우리가 공격해 온 것은 아닐까 싶던 차에 3일(현지시간) 영국 BBC 기사 ‘코로나와의 싸움 한 가운데 선 에티오피아인’이 눈에 들어왔다. 2년 반 전 아프리카 최초로 WHO 사령탑에 오른 그는 기구를 개혁하겠다고 약속하는 한편 매년 수백만의 목숨을 빼앗는 말라리아, 홍역, 소아 폐렴, 에이즈 등과 맞서 싸워왔다. 취임 직후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 때문에 힘겨워 했고 지금은 코로나19와의 힘든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누구보다 그를 비롯해 WHO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고 방송은 전했다. 24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의료진을 배치하고 전염병 피해를 입거나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들과 대책을 논의하고 즉각적인 답을 요구하는 세계인들에게 적합한 정보를 전하는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를 아는 이들이 자주 그를 가리켜 쓰는 단어가 ‘매력적’이라거나 ‘젠 척 하지 않는(unassuming)’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취임 첫 기자회견을 지켜본 취재진은 그의 태도 때문에 적잖이 당황했다. 미소를 잘 띄우고 아무렇게나 편한 자세로 앉아 수다를 떨며 너무 나직한 목소리는 뭐라고 말하는지 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전임자 마가렛 챈과도 많이 달랐다. 하지만 조용함 뒤에는 단호한 면모를 감추고 있었다. 1965년 그가 태어난 곳은 아스마라로 1991년 독립 이후 에리트레아의 수도가 됐다.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은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 지역이다. 네 살 무렵 남동생을 병으로 잃은 것이 의사의 꿈을 품게 했다고 지난해 11월 미국 시사주간 타임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았다. 학생이 돼서야 홍역 때문에 동생이 죽은 것으로 짐작했다고 했다. “난 지금도 (동생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잘못된 장소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예방 가능한 질병에 걸려 죽어야 하는 일은 공평치 못하다.”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TPLF)에 가입해 1991년 마르크스주의 독재자 멩기스투 하일레 마리암 정권을 전복하는 데 참여했다. 2000년 공중보건학 박사를 딴 뒤 2005년 보건부 장관에 취임했다. 같은 당의 다른 동지들보다 말도 잘 통하고 친근하다는 이미지를 얻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외무 장관을 지냈다. 하지만 앞에 나서길 좋아하지 않는 성품은 변하지 않았다. 테워드로스 박사가 이끈 보건부는 나이지리아에 이어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거느린 이 나라 보건 분야의 개혁과 건강돌봄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콜레라 감염 실태를 취재하려는 언론을 막은 일이 옥에티로 지적됐다. 그는 WHO 사무총장 선거에 입후보하며 “모든 길은 보편적인 건강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달성할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총장 선거를 앞두고 그가 콜레라 감염 실태를 은폐했다는 구설을 효과적으로 차단한 것도 그의 설득력과 정치적 수완이 탁월함을 보여준다. 그는 WHO가 지구촌 보건위기를 차단하는 데 성공하려면 194개 회원국 조직과 잘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에볼라가 창궐할 때도 그는 여러 차례 현장을 둘러 보고 정부 지도자들과 얘기를 나눴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할 즈음에도 재빠르게 베이징을 찾았다. 미국 조지타운 대학 지구촌 건강 법학과 로렌스 고스틴 교수는 “그의 전략은 중국 정부를 비판하기보다 어떻게든 꾀어 투명성을 높이고 국제 협력에로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그는 베이징 방문 뒤 중국이 “질병 확산을 통제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했고, 며칠 뒤 독일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해 각국 지도자들에게 중국의 조치가 “세계에 시간을 벌어줬다”고 입에 발린 소리를 했다. 이런 발언은 중국 당국에 초기 경고를 날렸다가 오히려 체포된 의료진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완전히 생뚱맞은 언급이 되고 말았다. 또 테워드로스 총장이 지난 1월 30일에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해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권위적이고 투명하지 않은 아프리카 지도자들에게 부역하는 느낌도 보여줬다. 대표적인 것이 로베르토 무가베 당시 짐바브웨 대통령에게 WHO 친선대사를 제안한 것이었다. 정부는 물론 인권단체까지 들고 일어나자 접었다. 지금 코로나19와 싸우면서도 마찬가지다. 한쪽에서는 글로벌 팬데믹을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쪽에서는 말뿐인 선언보다 WHO의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또 일부에서는 WHO가 “확고하고 공격적인” 봉쇄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하는데. 다른 쪽에서는 WHO가 지나치게 앞서간다고 지적한다. 전임 챈 총장 때도 그랬다. 2010년 돼지열병 창궐 때도 팬데믹을 선언해 쓸데 없이 수백만 달러를 낭비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반면 서아프리카 에볼라 창궐 때는 너무 늦게 대처해 1만 1000명을 숨지게 했다는 비판을 들었다. “뭘 해도 빌어먹을, 뭘 안해도 빌어먹을”이란 자조 섞인 문구는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흔히 듣는 말이다. 고스틴 박사는 테워드로스 박사가 코로나 위기의 와중에 ‘리더십의 상징‘이 됐다면서도 WHO의 근본적인 약점은 “비열한 기금을 모금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에이즈 퇴치 등 기금을 내지 않겠다고 하자, 그 빈 틈을 중국이 10조원 기부로 파고들었고, 그가 중국 눈치를 보는 중이란 얘기다. 테워드로스 총장과 WHO가 코로나19 대처에 성공하느냐는 위기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 현재로선 여러 나라들에게 준비하고, 진단하고, 추적하고, 잘 격리하도록 조언하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매일 그가 기자회견을 열어 내뱉는 한마디는 곧바로 세계로 퍼져 나간다. 답을 내놓아야 한다는 압력이 상당할텐데 그는 늘 조용하고 친근하기만 하다. 회견이나 브리핑 마지막은 늘 똑같다. 서류를 주섬주섬 모은 그가 싱긋 웃으며 말한다. “내일 또 봐요!”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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