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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업급여·직업훈련비 7월부터 지급/통산·노동부 새해 업무보고 내용

    ◎중기업종 축소… 원전부지 두곳 선정/근로자 주택자금 1천억 저리융자 ▷통산부◁ ▲세계화 기반구축=기업활동에 대한 규제를 근본적으로 완화하고 각종 제도도 경쟁촉진 방향으로 고친다.생산현장 기술과 핵심기술의 개발을 위해 「기술 하부구조 확충 5개년 계획」을 세우며 기술협력 사업을 위해 제 1회 아·태경제협력체(APEC) 테크노 마트(기술시장)를 연다. 21세기 산업발전을 이끌 첨단 기술산업과 성장 유망산업의 장기발전 비전을 세운다.영상산업과 디자인산업 등 지식집약적 산업을 제조업 차원으로 육성한다.산업현장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정부·민간 공동의 시범 기술대학을 세운다. ▲중소기업 체질강화=자동화·정보화 등 구조개선 사업을 96년까지 연장하고 올해 1조원을 3천여 중소기업에 지원한다.「1백ppm 품질혁신사업」을 민간주도로 추진한다.서울 목동에 중소기업 전용백화점을 세워 판로 확대를 지원하고 대기업 사업의 중소기업 이양을 촉진한다.중소기업 고유업종 등 경쟁제한적 제도는 단계적으로 줄여나간다.창업자금의 지원을 늘리고 현재 3개인 창업보육센터도 연차적으로 늘린다.시·도의 공단을 중소기업 특별지원 지역으로 지정,지역 균형성장을 유도한다.수도권 지역에 중소기업 전용공단을 만들고 영세 소기업을 위한 아파트형 공장을 짓는다.중소기업 복권을 발행하고 지방 중소기업의 신용보증을 확대한다. ▲통상협력 및 수출지원=국내 제도를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 맞도록 고치고 환경·노동·경쟁·정책 등 새롭게 제기되는 다자간 통상의제의 논의에 초기부터 참여,우리 입장을 최대한 반영한다.일본·중국·호주·프랑스·영국 등과 첨단기술 및 부품협력 사업을 내실있게 추진한다.수입선 다변화 품목을 단계적으로 줄인다.남북교역 및 위탁가공 촉진단 파견,경제협력 사절단 교환,남북한 공동상품 전시회를 추진하며 갑자기 실현될지도 모를 통일에 대비,의류 등 생필품의 북한지원 방안도 마련한다. ▲에너지 수급안정과 안전관리 강화=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당초 계획(2백30만㎾)에 74만㎾를 추가,여름철 이전에 완공한다.전기요금 조정을 통해 소비절약을 유도하고 민자발전을 확대한다.원전의 신규 입지 2곳을 정한다.주요 가스공급 기지와 시설에 대한 원격 감시체제를 갖춘다.송변전 시설투자를 늘려 정전사고를 막는다.원유의 장기계약 물량을 60% 이상 유지한다.석유정제와 유통부문의 신규 진입,석유수출입 및 가격자유화를 추진한다. ▷노동부◁ ▲종합적인 산업인력개발체제 구축=98년까지 3천3백44억원을 투입,기능대학을 31곳으로 확대하고 한해 6천명의 다기능 기술자를 양성한다.올해 1백79억원을 들여 4곳(부산·청주·전주·구미)의 직업훈련기관을 기능대학으로 개편한다.직업훈련범위를 늘리기 위해 농수산업·금융보험업등의 훈련기준을 제정하고 1천인미만의 기업에 대해서는 직업훈련의무를 면제한다. ▲고용보험제 실시=실업급여·고용안정사업·직업능력개발사업 등 3대사업을 7월1일부터 시행한다.30인이상 사업장에 적용되는 실업급여는 실직한 근로자에게 30∼2백10일간 실직전 임금의 절반이 지급된다.고용안정 및 직업능력개발사업은 사업주가 근로자를 위한 전직훈련,인력재배치 등 고용조정을하거나 재직근로자에게 직업훈련을 시킬 경우 70인 이상 사업장에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지원한다. ▲산업재해 예방=94년도 1.25%인 산업재해율을 98년까지 선진국 수준인 0.7%로 낮추어 한해 9만명정도인 산업재해자수를 5만명으로 줄인다.전체 재해의 73.5%를 차지하고 있는 3백인 미만 중소기업의 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방침아래 사업장 4만여곳에 위험방지시설을 설치하도록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장기저리융자를 실시하는 등 3년동안 3천억원을 투자한다. ▲근로자를 위한 복지사업 확충=1천억원을 조성,저소득 근로자에게 주택구입 및 전세자금을 연리 6∼8.5%의 저리로 융자한다.자녀의 교육기회 확대를 위해 노총 장학기금에 20억원을 지원하고 근로복지진흥기금에서 추가로 50억원을 조성,3천여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향후 10년간 3천억원을 투자,종합복지관·보육시설·체육문화센터 등도 짓는다. ▲생산적 노사관계 정착=상반기중 노·사·정 공동포럼과 연찬회를 열어 생산적 노사관계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조성한다.분규발생 가능성이 큰 자동차·조선 등 사업장 1백70곳의 분규요인을 사전에 해소한다.
  • 4월 체육축전에 외국관광객 5천명/북,한국기업에 모집 의뢰

    ◎정부선 난색 북한이 최근 국내 중소기업인 이온해외통상측에 오는 4월25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체육문화축전에 해외동포를 포함한 외국관광객 5천명을 모집,보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소규모 무역업체인 이온통상(사장 석영만)측은 이날 이같은 내용이 담긴 북한의 고려민족산업발전협회(약칭 고민발·회장 이성록)과의 합의서한이라는 문건을 공개했다. 이온통상측은 희망하는 단일 국내관광업체에 관광객 모집을 의뢰하거나 3∼4개 관광업체로 컨소시엄을 만든뒤 이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당국은 그러나 이와 관련,『문건으로 보아 실제계약을 체결한 것인지 불분명하다』면서 『업체로부터 요청이 있을 경우 승인여부에 대해 법적 검토를 해볼 것』이라고 말해 일단 성사여부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표시했다. 북한측은 이에 앞서 국제체육문화축전 행사와 관련,일본의 주가이 여행사 및 일본교통공사와 관광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 재일동포·외국관광객 등 1만명/북,4월 입국허용

    ◎북 아태평화위 부위원장 밝혀 【도쿄 AFP 연합】 북한은 오는 4월 평양의 국제스포츠 축제를 계기로 약 1만명의 외국 관광객들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일본을 방문중인 한 북한관리가 8일 밝힌것으로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국제스포츠 문화 축제의 주관기구인 북한 아시아 태평양 평화위원회 부위원장 이종혁은 북한은 국제 스포츠 문화축제에 남한을 지지하는 재일동포들과 언론인들도 다른 관광객들과 함께 방문하는것을 허용할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금까지 일부 소규모 단체 관광객들과 회의 참가자,그리고 드문 언론인 방문등을 제외하고 비공산권 관광객들과 언론인들의 입국을 거절해왔다.
  • 조총련/주도권 다툼속 조직원 급속 이탈(오늘의 북한)

    ◎김일성사후 그심점 상시… 송금 격감/한덕수 돌아와 위기상황 타개 부심 김일성사후 최근 재일조총련 조직이 심각한 동요를 겪으면서 각종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김일성이라는 구심점이 사라진 가운데 조총련 상부조직의 헤게모니다툼이 내연하는가 하면 하부 조직원 이탈이 빈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같은 조직균열의 여파에다 최근 일본의 경제불황이 겹쳐 조총련의 대북송금이 격감하자 북한당국도 상당히 몸이 달아있는 상황이다. 북측은 지난해 11월 7개월 전에 북한에 영구귀국시킨 것으로 알려진 한덕수 조총련의장을 일본으로 급거 귀환시켰다.이는 조총련의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북한당국의 고육책이라는 게 정부당국의 해석이다. 한이 지난해 4월26일 북한에 들어갈 당시 조총련을 김정일체제로의 개편을 위한 영구귀국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93년 7월 조총련 규약에도 없는 책임부의장직을 신설하고 김정일이 심복인 허종만을 그 자리에 앉힌 조치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김정일은 지난 연말에도 70년대초까지부의장으로 있으면서 한과 라이벌 관계였던 김병식을 일약 부주석으로 발탁하는 등 조총련 장악과 이를 통한 송금라인 확보에 안간힘을 쏟았다.그러나 한의 귀환은 김정일체제의 출범에 맞춘 조총련 조직개편이 무리라는 것을 자인한 결과라는 분석이다.김정일의 위신실추를 감수하면서까지 조총련 지휘부를 김병식부주석­허종만책임부의장라인에서 한덕수의장­이진규수석부의장 라인으로 환원시켰기 때문이다. 한의 롤백이후 조총련은 조직재건을 위한 갖가지 묘안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한다.특히 최근 서울에 온 민단측의 정몽주조직국장의 제보에 따르면 민단 구성원들에게도 적극적인 접근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요즘 일본 전역에서 강연회를 개최,북­미회담 타결이 김정일의 공적이라는 식으로 선전하고 있다든가 「10만호 동포방문 담화운동」 등을 통한 조직점검을 벌이고 있는 것이 그 대표적 사례다.학령전 어린이 1만명 찾기운동도 조직확대사업의 일환이다.재일동포 여성중 20∼30대 어머니들과 적극적 연계를 도모,0∼6세 유아들의 실태를파악,조총련 조직으로 편입시키고 있는 것이다. 조총련의 이같은 움직임은 절박한 외화난을 해결하기 위한 북한당국의 「원격조종」아래에 이뤄지고 있음은 물론이다.조총련 산하 신용조합의 예금고는 약2조1천6백억엔으로 북한 연간 GNP의 50%에 육박하고 있고,92년 한해만해도 약 8백억∼1천3백억엔 정도의 조총련 자금이 북한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으로 귀환한 한은 구보와타루 사회당서기장 등 일본 정계인사들과 접촉,북일 수교협상 분위기 조성에 주력하는 한편 대북 송금증액을 위한 모금운동 채비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허종만 주도의 조총련 활동을 중앙상임위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시도도 구성원들의 참여욕구를 높여 이탈을 막으려는 정지작업인 셈이다.그러나 대부분 상업인구인 산하 조직원들이 이미 북한의 무리한 송금독려에 염증을 느끼고 있어 이같은 조직 추스리기의 효과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따라서 이 과정에서 수뇌부의 갈등만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 「종량제」1주만에 달라진「쓰레기 문화」/김포 쓰레기매립장을 가다

    ◎매립지 반입량 50%줄었다/하루 1만3천여t 급감/꼬리물던 수송차량 예전보다 한산 경기도 김포군 검단면 왕길리 안동포마을앞 수도권쓰레기매립장. 종량제실시 일주일이 조금 지난 휴일인 8일.12시가 조금 넘어서면서 서울·인천지역에서 일반폐기물을 가득가득 실은 청소차량과 건축폐자재 수송차량이 먼지구름 사이로 쉴새없이 들락거리기 시작한다. 하오 2시쯤 반입장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당하리일대 도로에서부터 서울에서 몰려온 쓰레기차량들이 청색행렬을 이루기 시작,하오 6시쯤엔 김포공항입구까지 약15㎞가 꽉 들어차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차량행렬 중간에 끼어있던 운전자 이모씨(45)는 『일반폐기물의 반입이 시작되는 하오 6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한 차례라도 더 실어나르기 위해서 일찍 나왔다』면서 『종량제 실시로 쓰레기가 줄어들어 수송난도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매립지 경비초소에 근무하는 이동대씨(40)는 『5∼6일부터 통과차량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들려준다. 매립지입구에 이르자 케케한 냄새와 매캐한 가스냄새가 코끝에 와닿는다. 쓰레기수송차량이 10개의 계량대를 통과하면서 출입카드(ID카드)를 넣자 반입무게가 즉각 측정된다.출입차량의 숫자와 쓰레기반입량은 전산실을 통해 즉각 집계된다. 환경관리공단 수도권사업본부 양재흥시설관리과장(40)은 『연초이후 차량의 반입대수와 반입t수가 급격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종량제 때문임이 분명해보이며 한달정도 지나면 이 추세가 정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하루평균 이곳에 들어온 가정쓰레기인 일반폐기물 운반차량은 1천8백53대.그러나 1월 3일 1천8백98대,4일 1천8백74대이던 것이 5일엔 1천6백3대,6일엔 1천5백2대 그리고 7일엔 1천3백90대로 5백여대나 줄어들었다. 반입무게는 더욱 줄어들었다. 구랍 31일 최고 2만8천1백58t에 이르렀던 반입량이 3일 2만3백33t으로 29%나 감소했다.4일에도 비슷한 수준인 2만3백22t이었으나 5일 1만7천2백9t,6일 1만5천9백t 7일 1만5천6백71t으로 크게 줄어들어 앞으로는 1만5천t정도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정도 감소추세라면 오는2015년까지 2억7천8백만t을 매립할 예정이던 수도권매립장의 수명이 10년 이상 늘어나게 된다. 수도권매립지의 위생매립을 대행하고 있는 동아건설의 이성구차장은 『수도권매립장의 매립시설과 방식은 유럽등 선진국의 어느 쓰레기매립장에 못지 않다』고 자부했다.
  • “「광주 평화선언」 추진”/강운태시장,신년 기자간담회서 밝혀

    ◎무질서 추방·비폭력등 6개항 실현/남총련 등 대학생들 적극동참 유도 광주가 새해에는 이른바 과격한 시위가 없는 「평화의 도시」로 탈바꿈한다. 80년 「광주 민주화운동」이라는 수난을 겪으면서 시위가 끊이질 않았던 광주가 「세계화」의 자리매김을 새롭게 하고 나선 것이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4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1백30만 광주시민의 이름으로 전 국민과 세계에 「비폭력」,「건강한 시민정신 실현」을 알리는 「광주평화선언」 채택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광주시는 평화선언과 함께 오는 2000년까지 범죄·폭력·불법노사분규·불법집단행동 등 비평화적 요소를 각 분야별로 찾아내 이를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강시장은 이날 『민주화운동의 본거지이자 예향·의향인 광주가 그동안 일부 대학생들의 과격시위로 시민들이 많은 상처를 입어온 것도 사실』이라며 『21세기를 앞두고 전인류가 보편적 가치인 평화와 공존·공영을 추구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의 불법시위와 같은 집단의사 표출방식은 이제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시장은 『광주가 평화도시로 거듭나고 시대적 요구인 세계화 전략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위해 ▲비폭력 ▲산업평화 ▲불법·무질서 추방 ▲환경파괴 억제 ▲동포애와 인류애 솔선수범 ▲건강한 시민정신 실현 등 6개항의 「광주평화선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시는 각계각층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전남대·조선대 등 남총련 간부들과의 만남을 통해 대학생들도 「평화선언」에 동참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같은 「평화선언」은 「광주·전남지역 총학생회연합」(남총련)소속 대학생들의 잦은 도심 불법시위 등으로 빚어진 시민들의 불편과 이 지역에 대한 「폭력·과격」이미지가 국민화합에는 물론 지역발전에도 걸림돌이 된다는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다.
  • “조선인이 세계최초 비행기 발명”/일제때 「조선어문경위」에 기록

    ◎선조때 등평구가 비차도 30리 날아/라이트형제보다 3백년이나 앞서 세계 최초의 비행기 발명자인 미국의 라이트 형제보다 3백여년 앞선 조선 선조 때 우리의 조상인 정평구가 비행기를 발명했다는 기록이 발견돼 주목을 끌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1923년 광문사에서 출판된 「조선어문경위」에서 밝혀졌다.한글학자인 권덕규선생이 쓴 이 책은 당시 학생들에게 조선어강독 교재로 사용됐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책 제38과 「고인의 복습방법」편(1백12쪽)에는 『정평구는 조선의 비거(비차·지금의 비행기를 뜻함) 발명가로 임진란 때 진주성이 위태로울 때 비거로 친구를 구출해 삼십리 밖에 내렸다』고 쓰여 있다. 이 기록대로라면 정평구는 지난 1903년 세계 최초로 비행기를 발명한 미국의 라이트 형제보다도 무려 3백년 이상 앞서 비행기를 발명한 셈이다.또 라이트 형제는 그 해 12월17일 동력비행기로 4회 비행,첫번째 비행에서 12초 동안 36m를 난데 이어 마지막 4차 비행에서 59초 동안 날았던데 비해 정평구는 이보다 훨씬 긴 「삼십리」를 비행한것으로 나타나 그가 발명한 비거의 성능이 뛰어났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제시대 서울에서 공부할 당시 배웠던 「조선어문경위」를 아직까지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중국의 조선족 동포 박용호씨(72·심양시 심하구 회무가 59호)는 3일 『지금은 이름을 잊었지만 당시 조선어를 가르치셨던 「윤」선생님으로부터 우리의 자랑스런 조상인 정평구선생이 임진왜란 때 새가 나는 까닭을 연구한 끝에 비차를 발명해 하늘을 날아다니며 적장을 해치는 등 왜군들의 간담을 서늘케했다는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 「세계화 원년」 미래로 달리자/김 대통령 신년사

    ◎21세기 신질서 적극 대비/지방선거 가장 깨끗하고 공명하게/남북화해로 통일역양 결집 친애하는 7천만 내외 동포 여러분! 희망의 새해,새아침이 밝았습니다. 여러분의 가정마다 기쁨과 행복이 넘치고,모든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국가적으로도 큰 발전을 이루는 보람찬 한 해가 되리라는 믿음을 온 국민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북한 동포들에게도 자유롭고 인간다운 삶에 대한 희망이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21세기를 눈앞에 두고,세계에는 지금 새로운 질서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새해와 더불어 WTO체제가 출범합니다. 나라와 나라 사이에,지역과 지역 사이에 치열한 무한경쟁이 벌어지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세계 속에서 우리의 앞날을 개척해야 할 상황이 도래한 것입니다. 우리가 세계화의 용단을 내리고 「작지만 강력한 정부」로 개편하여 새로운 출발을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세계화는 우리 민족이 세계로 뻗어나가 세계의 중심에 서는 유일한 길입니다. 이제 더이상 주저하거나 머뭇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오늘 우리가 이 경쟁에서 한발 뒤떨어지면 우리 자녀들의 시대에서는 10년,100년 뒤떨어질지도 모릅니다. 올해는 정부는 물론,모든 국민이 세계화를 본격 추진하는 해가 되어야 할 것 입니다. 올해는 또한 지방시대가 활짝 열리는 해입니다. 지역주민이 주인이 되어 자율과 창의를 마음껏 펼쳐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를 이해 먼저,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역사상 가장 깨끗하고 공명한 선거로 치러야 합니다. 지방화 없이 세계화가 있을 수 없으며,선거혁명 없이 세계화 또한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1995년을 우리 모두 「세계화의 원년」으로 만듭시다. 내외 동포 여러분! 올해는 「광복 반세기」를 맞는 뜻깊은 해입니다. 우리는 숱한 역경 속에서도 민주화와 근대화를 이룩했습니다. 이제 못다이룬 꿈과 더 큰 목표를 향해 당당한 발걸음을 내딛어야 할 때입니다. 분단 반세기가 되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비운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폐허 위에서 민주와 번영을 이룩했듯이,내실을 다지고 역량을 키워우리의 오랜 염원인 민족통일을 반드시 성취해야 합니다. 동족간의 불신과 대립이라는 비극은 이제 막을 내려야 합니다. 세계사의 흐름에 맞게 남과 북은 화해와 협력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20세기를 마감하는 또 한해를 여는 이 아침에,저는 지난 세기말 선열들이 가슴에 품었던 「개화」의 열정을 생각합니다. 역사를 바꾸려던 그 큰 뜻은 불행히도 소수 선각자들의 것이었을 뿐,뭉치지 못한 민족 앞에 찾아온 것은 나라 잃은 슬픔이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세계화」는 결코 일부만의 것,모아지지 않는 것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정부와 국민,중앙과 지방,사회 각계,… 온 국민이 주역이 되는 「참여」의 정신이자 운동이 되어야 합니다. 계층과 지역,정파와 세대를 뛰어넘어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힘을 합하는 「단합」의 정신이자 운동이 되어야 합니다. 새해 새아침을 맞아 우리 모두 「참여와 단합」의 결의를 새로이 하여 세계로,미래로 함께 달려 나갑시다. 저 역시 취임 당시의 심정과 각오로신한국 창조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겠습니다. 그리하여 1995년이 나라의 선진과 번영,민족의 통일과 영광을 앞당긴 「참다운 광복의 시대」를 열어 나간 해로 기록되게 합시다. 감사합니다.
  • 광복 50/청산되지 않은 양국관계 6가지 과제

    ◎역사왜곡… 망언… 한·일 「감정의 골」 깊기만/재일교포 법적차별·냉대 곳곳 상존/사할린한인 영주귀국협상 작년에야 시작/정신대보상 대신 “위로금” 어물쩍 광복후 50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아직도 치유되지 않은채 우리를 아프게 하는 일제의 상처들이 많다.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정신대의 한이 여전히 시퍼렇고 사할린 동포들의 귀국염원 또한 채 해소되지 않은 상태이다.재일교포에 대한 일본의 차별대우 역시 시정되지 않고 있으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투하 현장에 있었던 한국인들은 그 2∼3세까지 고통을 겪고 있다.일본의 뿌리 깊은 역사왜곡은 지금도 일본 각급학교 교과서에 남아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히며 수백만점으로 추정되는 일본의 우리 문화재 반환 전망은 어둡다.한국과 일본 두나라가 일제의 망령을 떨치고 진정한 선린우호 관계를 갖기 위해서는 꼭 해결해야 할 정신대 보상,사할린동포 귀환,원폭피해자 치료,재일교포 법적지위,문화재 반환,역사왜곡 문제의 현황을 살펴 본다. ▷침략사 왜곡◁ 일본의 한국사 왜곡은 뿌리깊다.19세기 중반 일본에서 「정한론」이 등장한 뒤 일본의 관계·학계는 한국침략의 당위성을 강조하느라 「임나일본부 설」따위를 조작해 퍼뜨리는등 왜곡된 한국사를 만들어 나갔다.「황국사관」이라는 이 군국주의적 역사관은 지금도 사라지지 않고 일본의 각급학교 교과서에 남아 있다. 광복이후 우리나라는 일본정부에 역사왜곡을 고치라고 꾸준하게 요구해 왔으나 흐지부지되다 82년 7월 「마쓰노망언」이 터졌다.당시 일본 국토청장관 마쓰노 유키야스(송야행태)는 『한국이 일본 교과서 내용을 시비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라는 주장에 이어 『한일합방은 침략이 아니다』라는 망언을 내뱉었다. 이때 우리 국사편찬위원회는 일본 교과서 16종을 검토해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 까지 모두 24개 항목,1백67곳의 서술 잘못을 가려냈다. 「마쓰노 망언」파동은 일본정부가 넉달만에 「왜곡 시정」담화를 내는 것으로 일단 가라앉았지만 그 뒤로도 매년 일본이 교과서 검정을 하는 시기가 되면 「일본 교과서 역사왜곡 시비」가 연례행사처럼 불거져 나온다.왜곡의정도가 점차 줄어들긴 하지만 그 틀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일본 문부성이 교과서를 미리 검열하는 「검정제도」를 통해 역사서술을 조목조목 통제하고 있는 현실에서 역사 왜곡이 사라지지 않는 책임은 분명히 일본 정부에 있다.지난해에도 일본 정치인들의 마쓰노식 망언은 계속됐다. 국민에게 거짓 역사를 가르치고 일제침략 행위를 부정하는 정치인들이 계속 있는한 일본의 역사왜곡은 한일간의 현안문제로 계속 남을 것이다. ▷정신대 보상◁ 「인류역사의 치부」로 불릴 만큼 비인도적인 범죄로 낙인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우리민족의 역사에 남겨진 크나 큰 상처다. 90년 발족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공동대표 이효재·윤정옥·김희원)등 민간단체들의 노력으로 지난 50년간 묻혀온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전모가 상당부분 밝혀진 상태.그동안 씻지못할 고통속에 살다 많은 피해자들이 죽어갔고 현재 신고된 피해자 1백70명이 비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일본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전총리가 강제성을 시인한 이후 가해당사자인 일본 정부의 입장은 개인보상은 해주되 국가책임차원이 아닌 민간주도의 보상인 「민간기금」을 마련,위로금 명목으로 보상비를 지급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미야자와 전총리의 발표후 우리 정부는 더 이상의 외교적 사안으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일본이 국제법상의 국가책임에 근거해 피해자 개인 보상및 정확한 전모공개,진실된 사죄를 해야 한다고 정대협등 민간단체와 재야법조계 등은 주장한다.이는 대체적인 국민정서이기도 하고 국제법조인회(ICJ)와 국제노동기구(ILO)유엔인권소위 등 국제 인권단체들이 일본에 대해 요구하는 입장이기도 하다. 이효재 정대협대표등은 『65년의 한­일청구권 협정은 전후 두나라의 금전적 이해관계를 처리하기 의한 보상청구권협정으로,종군위안부 문제와 같은 비인도적 전쟁범죄에 대한 손해배상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한­일협정으로 모든 과거가 씻어졌다는 일본 주장을 반박하고 현재 일본이 희망하고 있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가입 자격을 얻기 위해서도 또 명실상부한 양국의 동반자관계 정립을 위해서도 일본국가차원의 피해자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피폭자 보상◁ 광복 50년이 되었지만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원폭의 피해를 입은 한국인들은 아직도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폭 투하 현장에 있었던 한국인 가운데 귀국한 사람은 2만3천여명.이 가운데 2천4백여명만이 생존해 있고 이들이 낳은 2세가 6천여명이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한국인의 평균 생활수준에 훨씬 못미치는 생활을 하고 있다.일본에서 한푼도 받지 못하고 귀국한데다 귀국 후에도 후유증으로 사회 활동을 거의 하지 못해 생계조차 유지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또 즉각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피해자들도 언제 각종 암이라든가 백혈병이 발병할 지 모를 일이었다. 이들은 현재 상병의 정도에 따라 10만원 안팎의 진료 보조비를 받고 있다.이는 지난 93년 일본 정부가 위로금 명목으로 건넨 40억엔 가운데 일부에서 지급되는 것이다.또 이 돈으로 현재 경남 합천에 8백평 규모의 원폭 피해자를 위한 복지관을 짓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일본 정부가 일본 거주 원폭 피해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보조비를 지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예컨대 일본의 피해자들은 건강 보조금 등의 명목으로 적게는 3만∼4만엔에서부터 많게는 13만∼14만엔까지 받고 있다는 것이다.또 일본 거주 피해자들의 병원비는 완전 무료다. 한국 원폭 피해자들도 의료보험 급여를 받을 수 있는 항목은 무료 진료의 혜택을 받고 있다.그러나 컴퓨터 단층 촬영 등을 비롯,의료 보험 급여에서 제외되는 항목은 원폭 피해자들이 스스로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원폭 피해자는 『조금 형편이 나은 극소수의 사람들은 2세와 3세의 혼사를 위해서도 원폭 피해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대부분의 원폭 피해자 1세들은 물론 2세,3세들까지 빈곤의 질곡에 빠져 정신적·신체적으로 고달프고 어려운 삶을 살고 있다』고 현주소를 전했다. ▷재일교포 차별◁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의 법적 지위는 한일 두 나라간 가장 오래 되고 가장 어려운 외교 현안이다.재일한국인에 대한 대표적인 차별정책으로 인식되어오던 지문날인제도가 지난 93년 가족사항등록으로 바뀌었지만 재일한국인의 법적지위가 적절하게 보장되고 있다고 보기는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12월 도쿄에서 개최된 「재일한국인의 법적지위와 처우개선에 대한 한일 아주국장회의」에서 『가족사항등록이 외국인등록법 이외의 목적으로 남용되어서는 안된다』는 우려를 일본측에 표명했다.또 외국인등록증을 상시휴대하지 않을 때 내려지는 형사처벌도 행정처벌로 완화해줄 것을 요청했다.이에 대해 일본측은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용해보니 외국인등록증 상시휴대의무 위반자의 적발건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면서 『앞으로도 상식적으로 유연히 운영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방공무원과 국·공립 교원채용,원호법상의 국적조항 철폐도 재일한국인에게는 중요한 현안이다.우리정부는 재일한국인의 지위개선을 위한 포괄적 조치로서 국적과 관계없이 지방공무원과 정규교사에 임용될 수 있도록 일본 중앙부처가 지도하도록 요청하고 있다.특히 「전쟁피해 보상은 일본정부에도 책임이 있다」고 판시한 94년 7월의 구일본 상이군속 석성기씨등에 대한 재판결과를 들어 재일한국인 전상자에 대한 원호법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이에 대해 일본측은 여전히 「노력」과 「검토」라는 표현으로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이밖에 민족학급의 설치,무연금 장애자·고령자의 구제,지방자치 참정권등이 재일한국인의 법적지위 및 처우개선과 관련,한일간에 풀어야 할 숙제들이다. ▷억류자 송환◁ 지난 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뒤 일본 정부의 송환거부와 일방적 국적박탈로 사할린에 잔류하고 있는 한국인은 약 3만6천명에 달한다.종전 당시 소련측에서도 노동자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한국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억류했기 때문에 이들은 귀국의 꿈을 이룰 수 없었다.사할린 동포들의 귀환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리기 전후한 시기이다.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한국과 소련의 관계가 개선돼 지금까지 6천8백여명의 사할린 한인이 모국을 방문했으며 2백46명이 영주 귀국했다.현재 사할린 한인사회에서는 원인제공자인 일본정부가 책임을 지고 희망자 전원에 대해 영주귀국을 실현시키고,사할린 잔류자에 대해서는 1인당 1천만엔씩을 보상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당사국인 일본과 러시아와의 협상을 통해 사할린 한인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일본과는 지난 93년 9월 외무장관 회담에서 사할린 한인문제의 포괄적이고 조속한 해결을 위해 양국간 실무협의를 개최하기로 합의 했다.이에 따라 그동안 7차례 실무협의를 통해 일본이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아파트형 집단주택과 요양원 건설등 사할린 거주 한인 1세의 귀국과 정착을 위한 시범사업에 착수하기로 했다.정부는 사할린 잔류자에 대해서는 정기적인 모국방문 기회부여등 영주귀국자와 유사한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일본측에 요청했으며 러시아 정부와는 사할린 한인의 신분확인,영주귀국자의 출국과 국적처리 문제,재산반출,계속적인 연금수혜등을 협의하고 있다.러시아 정부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협조하겠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문화재 반환◁ 현재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는 모두 6만4천7백28점에 달하는 것으로 정부는 집계하고 있다.이 가운데 일본에 있는 것으로 확인 된 것은 2만9천6백37점이다.그러나 이 숫자가 「빙산의 일각」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우리 문화재는 일제 36년 동안 일본 정부 차원의 조직적인 약탈과 민간 수장가나 골동품 중개상에 의해 끊임없이 반출됐다.따라서 현재 일본에 나가있는 우리 선조들의 문화유산은 수십만점도 아닌 수백만 단위에 이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추정이다.우리 정부의 집계는 일본의 몇몇 박물관이 공개한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본정부는 지난 65년 한·일협정 당시 「문화재 및 문화협력에 관한 협정」에 따른 1천3백26점 등 지금까지 불과 2천7백50점만을 반환하고는 『더 이상 돌려줄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국제교류재단은 지난 91∼93년 실시한 조사 결과 도쿄국립박물관에서 한·일회담 당시 일본이 제시한 우리 문화재목록에 들어있지 않은 1천여점을 추가로 확인하기도 했다.공공박물관도 우리 문화재에 관한 한 믿을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그러나 그 엄청난 숫자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가 「약탈문화재」로 분류해 놓고 있는 것은 7백46점에 불과하다.이처럼 강제로 반출된 것을 증명할 수 있으면 원소유국에 돌려주도록 한 유네스코의 협약이 있기는 하다.그러나 일본은 이 협약에 가입하지 않아 우리 문화재 반환은 순전히 일본의 「선의」에 맡겨진 상태다.
  • 해방거리 김활란식 개량한복 “물결”/유행으로 본 세태변화

    ◎6·25땐 밍크코트·귀금속 걸치면 처벌/드럼통펴 만든 첫 국산차 「시발」 등장/군낙하산으로 만든 여성속옷 “불티”/45∼50년대/붕어빵 먹고 걷는 「재건데이트」 유행/정전·단수 빈번… 집마다 양초필수품/60∼70년대/5공시절 9시 TV 「땡전뉴스」에 국민 “신물” 역사란 거창한 사건의 나열만은 아닐 것이다.역사에 기록되어 있는 사건이란 역사의 책갈피 속에 숨어있는 그 시대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투영일 뿐이다.우리의 현대사도 마찬가지다.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뭉뚱그리면 아마 책에 씌어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재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근엄하게 씌어진 역사책만으로는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을 복원하지 못한다.흔히 흥미거리로만 치부되기 쉬운 과거의 생활상은 이처럼 깊이있는 역사인식을 위해 더없이 훌륭한 보조수단이 된다.광복 50주년을 맞아 그 반세기 동안 생활상의 조각들을 한데 모아보기로 한다. 1945년8월15일 일왕 히로히토가 떨리는 목소리로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자마자 터져나온 것이 가수 남인수의 「감격시대」였다.그 시대 한일관계는 곧 「너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인 셈이었다. 광복은 여성들의 의복에도 왔다.「김활란 스타일」의 개량한복이 거리를 휩쓴 것도 이 무렵이다.그러나 물자가 귀했던 만큼 일본식 「몸뻬」도 사라지지 않았다.「몸뻬」차림의 여자들이 왜색을 일소하자는 운동이 벌어지자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미군정이 실시되자 미군부대 주변을 전전하는 새로운 여성층이 등장했다.이에 대한독립촉성국민회는 『민족의 체면을 팔아먹는 천박한 여성들은 깨끗한 삼천리 강산으로부터 말소시켜야 한다』는 담화를 냈다.이 담화는 「말소」해야 할 여성을 「외인 승용차에 동승하는 여자,껌을 씹으며 거리를 방황하는 여자,괴상한 두발(파마머리)과 화장을 하는 여자」로 예시했다.요즘 이 기준을 적용하면 삼천리 강산에 남아있을 여성이 거의 없는 셈이다. 이런 상황 아래 6·25가 일어나자 「감격시대」를 불렀던 남인수는 다시 「가거라 삼팔선」을 지어야 했다.「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로 시작하는 「전우야 잘자라」가 전우를 잃은 슬픔과 함께 잃었던 땅을 다시 찾는 안도가 담겨 있었다면 「단장의 미아리고개」는 이산가족의 아픔 그 자체였다.그 아픔은 다시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로 이어졌다.또 전국 각지에서 임시수도로 모여든 피란민의 애환을 담은 「이별의 부산 정거장」은 이북 출신의 이른바 「삼팔 따라지」들에게는 더더욱 남달랐다. 그러나 그 피란의 와중에서도 정치판에는 사사오입,막걸리 선거,피아노 표가 판을 쳤다.시중에는 또 마카오 복지 등 사치스런 옷감이 범람해 당시 신문에는 「당신의 옷차림은 전시생활에 알맞습니까」라는 글이 실리고 「전시생활 개선법」이 만들어져 밍크목도리와 귀금속을 착용하면 처벌당하기도 했다. 물론 대다수 국민들은 극도의 내핍에 적응했고 이에따라 유엔군으로부터 흘러나온 「유엔잠바」와 「KJP패션」이 가장 유행하는 옷차림이었다.「KJP」란 바로 「구제품」의 약자였다. 1953년경에는 나일론이 들어왔다.값싸고 질긴 나일론은 순식간에 보급됐고 반투명의 흰 나일론으로 된 군용 낙하산 기지가 젊은 여성들의 블라우스와 속옷으로 「화려한 변신」을 하기도 했다. 1955년에는 국산자동차 제1호인 「시발」이 나왔다.「시발」은 미군으로부터 불하받은 지프의 뼈대에 드럼통을 펴서 씌운 차였다.엔진과 변속기 등 중요부품은 물론 미제 지프 것을 썼지만 국산화율은 50%나 됐다고 한다. 이승만 정권은 1960년3월15일 이기붕을 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한 부정선거를 저질렀다.당시 야당의 구호는 『썩은 정치 물러가라』.이에 대한 자유당의 반응은 『썩었으면 어떠냐,별 놈 다봤다』라는 한마디로 「막가는」것이었다.이같은 후안무치는 곧 이승만 자신의 외침처럼 「한데 뭉친」 국민들에 의해 4·19로 응징됐다. 4·19는 1년만에 「중단없는 전진」을 내세운 박정희의 5·16으로 물거품이 된다.「혁명정부」는 「재건」으로 「민생고를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이 때 유행하던 「재건 데이트」는 기껏 붕어빵이나 먹으며 하루종일 걸어다니는 데이트를 의미한다.그 만큼 국민들에게 고통을 요구하는 시기였다. 박정희 정권은 출범 2년이 채 못된 1963년 이른바 4대 의혹사건을 일으킨다.최초의 국산차 「시발」이 운명을 다한 것도 이 사건 때문이었다.한창 인기를 끌던 국산차 「시발」은 일본 닛산의 「블루버드」를 조립한 세단형 「새나라」가 나오자 운명을 다할 수 밖에 없었다.박정희 정권은 당시 국내사업가도 아닌 재일동포에게 자동차공업을 독점하는 특혜를 주었던 것이다.김종필씨가 이 사건으로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면서 외유길에 오르며 남긴 「자의반 타의반」은 지금 고사성어의 반열에 들만한 고전이 됐다. 60년대는 아직 전반적으로 사회가 안정되지 못했다.지금은 몇시간만 정전이 되어도 신문 사회면에 대문짝만하게 보도 되지만 당시는 정전이나 단수는 항다반사였다.집집마다 양초가 필수품이었고 밤에만 물이 나오는 고지대 주부들은 물을 받느라고 새벽을 밝혀야 했다. 그런가하면 70년대까지 입석버스에는 문이 두개로 차장도 둘이었다.여차장들은 저임금속에 끊임없이 수입을 가로챈다는 이른바 「삥땅」의 의심을 받으며 버스회사의 남자직원들보터 몸수색을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그래서 어느차장의 『청량리 중랑교가요』라는 외침이 『차라리 죽는게 나요』라는 절규로 들리던 시절이었다. 새마을운동은 1970년에 본격화되었다.「새마을노래」를 귀가 따갑게 듣기시작한 것도 이 때다.「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1990년대 초반까지도 마을의 새마을회관에 높이 내걸린 스피커를 통해 국민들의 새벽잠을 깨웠다.이 노래는 어느 틈엔가 폐차 직전의 낡은 쓰레기차에서나 가끔 들을 수 있는 노래가 됐다. 박정희 정권은 1972년 「10월 유신」을 선언하고 국민들을 더욱 옥죄어 나갔다.1975년에는 금지곡이 양산됐다.「아침이슬」은 물론이고 『자 떠나자 고래잡으러…』로 시작하는 「고래사냥」까지 묶였다.박대통령을 「고래」로 착각했던 것일까. 박정권은 마침내 「그 때 그사람」이라는 노래가 흐르는 가운데 울린 몇발의 총성으로 1979년10월26일 막을 내렸다. 전두환대통령이 취임한 것은 1980년9월1일이었다.TV에서 9시 시보가 울리자마자 곧 『전두환대통령께서는…』하는 「땡전뉴스」가 시작된 것도 같은 날이었다. 그러나 이날부터 대통령과 닮았다는 이유로 「금지인물」이 된 탤런트도 있었다.1960년대 중반에 발표된 김상희의 「대머리 총각」도 이 시기에 나왔다면 금지곡이 되었음은 물론 작사가 작곡가 가수 모두가 보안사가 운영하는 「서빙고호텔」에서 한동안 숙식을 제공받았을 것이다. 이어지는 군 출신 대통령에 대한 편치 않은 국민감정은,당시 청와대에서는 영화 「사관과 신사」를 「토관과 신토」로,미당 서정주선생을 「말당선생」으로 읽는다는 우스개를 낳았다.연희동에서는 아직도 「신사불이」를 위해 수입식품을 먹지 않는다던가. 전대통령으로부터 배턴을 이어받은 노태우대통령과 그 이후 시대는 과거라고 하기에는 너무 가까운 현실이다.그러나 이 시대도 불과 얼마뒤면 다시 과거사가 될 것이다.한 시대의 평가는 이처럼 공식적인 역사기록 속에만 남는 것은 아닌 것 같다.
  • “「뿌리지키기」 열망 뜨겁습니다”/일본서 맞는 「한핏줄」의 감회

    ◎2·3세 「한국적」 유지 세계사 유례없어 광복이후 어언 반세기가 된다.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정신적으로는 잊을수 없는 조국과 일본과의 틈바구니에서 살아온 「마지널 맨(경계인)」으로서의 반세기라고나 할까. ○1세대 5%만 생존 일본에 사는 우리동포사회는 그동안 크게 탈바꿈했다.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것은 한국에서 출생한 제1세가 해마다 줄어들고(아마 5%정도)일본에서 출생한 세대가 주류를 이룸에 따라 동포사회가 「일본화」되는 날이 그리 멀지 않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해외동포는 총5백여만명으로 알고 있다.동포수의 순위는 중국·미국·일본·옛소련이 될 것이다.그중 재일동포는 68만명이며 광복전에 일본에온 제1세와 그 자손이 58만명이다.최근에 일본에 온 한국인을 「뉴 커머(NewComer」라 한다면 광복전에 일본에 온 한국인과 그 자손을 「올드 커머(OldComer)」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에서와 같이 올드 커머의 제1세가 거의 없어지고 제2·3·4…세가 「한국」또는 「조선」국적을 가지고 외국인으로서 생활한다는 것은 해외동포가 사는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유일한 예가 아닌가 생각한다. 금년은 한일 국교가 정상화된지 30주년이기도 하다.그 당시 일본정부는 물론 한국정부도 3·4세들은 점차 일본화될 것으로 예측했을 것이다.사실 한국대표가 그런 언질을 준 일도 있다. 최근의 인구통계를 보면 올드 커머의 인구수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귀화자가 인구증가율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귀화해서 일본국적을 얻으면 적어도 법적·제도적 민족차별은 없어진다.일본에서 출생한 젊은 세대들은 귀화해서 일본인과 동일한 권리를 취득할 것인가,아니면 불평등이 있더라도 민족적 입장을 고수해서 살 것인가,그 갈림길에서 흔들리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물론 일본사회의 민족적 차별과 멸시속에서 자기의 희망과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귀화할 경우 아쉬움은 남는다.하지만 후대들이 그런 설움에서 해방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심정 또한 당연하다. ○「민족대학」 수강 열기 그러나 차별속에서 오히려 자기의 뿌리를 생각하게 되고 민족적 아이덴터티(주체의식)을 되찾아서 살아야 하겠다는 의지도 끈질기다. 그러한 의지는 지난 1993년 1월부터 지난해 연말까지 오사카(대판)를 효시로 도쿄(동경) 요코하마(횡빈)·나고야(명고옥)교토(경도) 히로시마(광도) 후쿠오카(복강)에서 한국 민단주체로 개설된 「민족대학」강좌에서 나타나고 있다. 『「민족대학」강사는 재일한국인의 학자와 전문가가 중심이었다.매주 토요일에 열린 강좌는 한국역사·조국에 대한 기초지식·한국과 일본과의 관계사·재일한국인의 역사를 비롯,생활에 필요한 법적지위 및 세금대책에 이르기까지 모두 12과목이었다. ○10대∼80대까지 참여 나는 오사카에서 제1회 강좌가 시작되기 전에 수강생이 50명 내지 1백명이 모이면 성공한 편이 아닌가 생각했다.그러나 실제 뚜껑을 열고 보니 당초의 모집예정인원 2백명을 훨씬 넘는 3백60여명이 참가하여 강의실은 열기로 가득찼다. 다른 도시에서도 모집예정인원을 웃도는 대성황을 이루었다. 40·50대를 중심으로 10대후반에서 80대까지 남녀노소를 망라한 수강생들의 열기어린 눈초리에 나는정말 눈시울이 뜨거웠다. 이 글 첫머리에 재일한국인을 「마지널 맨」이라 불렀지만 재일동포들은 일본 생활속에서 완벽한 한국인은 되지 못하더라도 조금이라도 한국인에 접근하려는 의지가 대단하다는 것을 「민족대학」강좌를 통해 배웠다. 나는 이 글에서 감히 「재일교포」란 용어를 피하고 「재일동포」라 했다.「교」자를 풀이하면 「붙어 살고」즉 남의 집에 붙어서 산다든가,타향 혹은 타국에 임시로 붙어서 산다는 뜻이 된다. 『재일동포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올드커머는 일본에서 영주권을 가지고 사는 한국인이다.따라서 「교포」란 용어는 그들의 생활실태에 어긋나는 표현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내가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일본에서 자란 젊은 세대들이 자기 뿌리를 찾는다고 고향을 방문했을때 한국말을 못한다고 면박을 당해서 실망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리고 있는 점이다. ○한글 몰라도 애정을 그들은 일본에서 한국말은 몰라도 살수 있지만 일본말을 모르고서는 하루도 살 수 없다.일상생활에서 필요없는 말을 다만 민족적 자각에서 터득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가령 한국말을 모른다 하더라도 자기의 뿌리를 찾겠다는 그 심정을 찬양해준다면 얼마나 조국과 고향을 피부로 느끼게 되고 오히려 모국어를 비롯해서 자기조국을 더 잘 알기 위한 용기를 얻을 수 있겠는가. 과장된 표현을 한다면 일본에서 출생한 젊은 세대들이 대를 이어서 민족적인 입장을 고수해서 산다는 것은 세계사적인 실험이라 생각한다.그러기에 나는 앞으로도 그들의 삶을 따뜻하게 지켜보고 싶다.
  • 민족문화 복원이 광복의 완성/그 50년역사의 교훈/한영우

    ◎이젠 교육·문화의 가치 윗자리에 둘때 역사는 오늘을 위해서 존재한다.광복 50년은 오늘을 위해서 무엇을 말해주는가. 돌이켜 보면 지난 반세기처럼 빛과 그늘이 극단적으로 양립된 시대도 없을 것이다.빛은 경제성장이요,그늘은 인간성·도덕성의 타락이다. 반세기 안에 경제 규모가 1백배 정도 성장한 나라는 동서고금에 없을 것이다.지금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는 세계 15위권에 들었다고 한다.그래서 한강의 기적이라는 말이 생겼다.그러나 저 성수대교의 붕괴를 비롯한 대형사고의 빈발과 끔찍한 살인사건들,그리고 환경오염 등은 이 사회가 구석구석 마다 크게 병들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어쩌면 하루도 마음놓고 살 수 없는 인재의 사슬에 묶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길에서 사람을 만나면 반가워야 좋은 세상이다.그런데 사람 만나는 것이 두려운 세상으로 변해가고 있다.잘 살면서도 품위 없는 나라,아마도 이것이 오늘 우리의 자화상이 아닌가 싶다. 비록 가난했지만 예의와 품위를 지키고 살아왔던 조상,그래서 동방예의지국의 칭송을 들었던 우리가 왜 이런 품위없는 졸부로 변했는가. 근대화철학이 잘못된 탓이다. 전통의 장점을 받아들이면서 서구문명을 접합시켜 법고창신 동도서기의 근대화를 했어야 옳았다.그러나 구한말의 극단적 개화주의자들은 그런 노선을 수구로 몰아버리고 잘 사는 나라를 너무 부러워한 나머지 나라를 일본에 내주었다.그리고 그 맥락에서 해방 후의 근대화정책이 추진되어온 것이다. 옛 사람들은 왕도와 패도를 놓고 수천년간 고민하면서 결국 왕도를 윗자리에 놓고 살아왔다.요즘 말로 하자면 도덕이 더 중요하냐 힘이 더 중요하냐의 갈림길에서 도덕 쪽을 선택한 것이다. 일제에의 패망은 도덕이 힘에 굴복한 것인데 일본의 힘은 더 큰 힘에 의해서 결국 망하고 말았다.20세기는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비정한 철학이 지배하여 강자의 밥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논리가 우세할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경제제일주의가 표방되고 힘이 정의라는 사고가 팽배하였다. 그래도 구미 열강은 강자의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대내적으로는 건전한 시민윤리를 세워나갔다.그러나 우리처럼 약자의 위치에 선 나라는 도덕이니 명분이니 인권이니 하는 기본적인 가치를 제쳐두고 오직 힘을 기르는 데만 피땀을 흘려온 것이다.그 결과가 오늘의 품위없는 졸부의 나라를 건설한 것이다. 조선왕조를 매도하고 유교 때문에 나라가 망했다고 저주하는 경향이 많지만 해방 후의 경제성장도 실은 교육을 중요시해온 유교문화의 유산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일제시대의 고난은 가난이 전부가 아니다.그 보다는 사람 구실을 못했다는 것이 더 아픈 상처였다.품위를 잃고 살았다는 뜻이다.그렇다면 해방 후 경제건설 못지 않게 품위를 가꾸는 일에도 신경을 썼어야 마땅하다. 해방이 남북분단으로 이어진 데서부터 품위를 잃었다.6·25는 더욱이나 우리 민족 전체의 품위를 떨구었다.부모·형제·친구·이웃을 지상최대의 적으로 삼아 서로 죽이고 비방하고 살아오면서 어찌 사람 구실을 했다고 할 수 있을까. 일제의 잔재를 청소하지 못하고,민족문화를 당당하게 복원하지 못한 것도 우리가 도덕성을 회복하지 못한 주요이유의 하나이다. 노예 상태로부터 해방된 나라의 최고 가치는 민족정기의 확립이요,이것을 기둥으로 하여 경제건설과 문화창달을 병행했어야 옳았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그 다음 단추가 제 자리를 찾지 못한다.처음부터 다시 끼워야 한다.큰 명분이 반듯하게 서지 않으면 작은 명분들이 서지 않는다.큰 기강이 무너지면 작은 기강이 흩어진다. 그동안 우리의 근대화정책은 큰 명분과 큰 기강을 세우지 않고 작은 기강과 작은 명분을 요리조리 기술적으로 뜯어 고치면서 임기응변으로 살아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러는 가운데 7천만 동포가 남북으로 갈리고,남쪽 동포가 또 동서로 갈리고,동서가 또 다시 계층으로 갈리고,학벌로 갈리고,혈연으로 갈리고,군민으로 갈리고,성으로 갈리고,끝없는 핵분열을 일으켜 온 것이다. 사회는 다양성이 있어야 하지만,그 다양성이 하나로 모아지는 귀일성이 있어야 한다.큰 공동체의 응집력이 있어야 다양성이 활력으로 작용한다.응집력이 없는 다양성은 무질서와 혼란을 가져올 뿐이다.해방 후 우리 사회가 그런 병증을 지니고 살아왔다. 구심력과 귀일성을 가져올 통치철학이 준비되지 않고 공동체적 응집력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관계의 개선이나 세계무역기구(WTO)체제의 효과적 대응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국제화나 세계화는 국가 목표달성을 위한 수단으로서는 정당하지만 국가 목표 자체가 될 수는 없다.무엇을 위해서 세계화가 필요한 것인지 국민이 확실히 알아야 한다. 경제의 국경이 없어지는 시대일수록 국가 혹은 민족의 의미는 더욱 커진다고 보아야 한다.이제 과거와 같은 저항적 민족주의 시대는 갔다.그러나 남북문제가 여전히 민족문제에 속하고 개방화시대의 치열한 경쟁체제에서 살아남으려면 문화적 민족주의는 매우 유효한 전략이 아닐 수 없다. 21세기의 상품은 문화상품이 중심이 될 것으로 예견하는 이가 많다.관광·디자인·홍보 등이 문화와 연관된다.우리의 혼을 담은 상품개발은 경제를 위해서도 좋고 교육적 효과도 적지 않다. 이제 교육과 문화가 윗자리에 서는 시대가 와야 한다.나라의 큰 기강과 명분이 교육과 문화의 중심에 자리잡고공동체의 응집력과 귀일성을 높여야 한다.그것이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지름길이다. 21세기의 국가목표는 품위있는 나라의 건설에 두어져야 한다.그것을 위해서 전통과 세계를 조화시키는 법고창신의 새 기운을 진작시켜야 한다.잘못된 단추는 더 늦기 전에 다시 끼워야 한다.15세기의 세종시대,18세기의 정조시대에 이어 제3의 문화중흥시대를 열어야 한다. 광복 50년이 주는 역사적 교훈은 자신에 대한 치열한 반성이다.
  • 지구촌 수놓을 95빅 이벤트

    ◎1월/세계무역기구 새출발 세계무역기구(WTO)의 닻이 올랐다.미국을 비롯,1백여개국이 참여해 1일 출범한 WTO는 지난 47년간 세계무역자유화를 이끌어온 관세무역일반협정(가트)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음으로써 21세기 세계경제를 자유무역의 기치아래 더욱 철저하게 재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WTO는 93년 12월 타결된 우르과이라운드협정을 통해 만들어진 무역관련 국제규범을 실제로 관장하는 기구이다.WTO가 가트와 다른 점은 가트가 강제집행력이 없는 국가간의 무역협정임에 반해 WTO는 법인격을 갖춘 독립적 국제기구로서 국제무역제판소의 기능을 갖추고 나라간 무역분쟁을 해결한다는 점이다. ◎1월/EU15국 체제로 확대 유럽연합(EU)의 땅이 또 커졌다.유럽자유무역지대(EFTA)에 속했던 핀란드·스웨덴·오스트리아 3국이 1월 1일자로 EU에 합류함으로써 EU는 과거 12개국 체제에서 15개국 체제로 확대개편됐다.이로써 EU는 북미자유무역지대를 제치고 명실상부하게 세계최대의 경제블록으로 자리잡았다. 새 회원국이 생김에 따라 EU의 영토는 약 3분의 1이늘어났으며 인구는 6.2%가 늘어 3억7천만명을 넘어섰다.역내총생산도 7%가 증가해 7천4백억달러에 이름으로써 미국보다 10%,일본보다는 64%가 각각 많아지게 됐다. ◎3월/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개관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개관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국제미술전인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한국전시관이 3월 하순 준공될 예정이다. 세계의 미술올림픽이라고 불리는 베네치아 비엔날레는 18 95년 당시 이탈리아국왕이던 움베르토 1세에 의해 창설되어 1백년 가까이 수많은 화가와 조각가들을 배출했다. 베네치아에 독립전시관을 갖고 있는 나라는 24개국밖에 되지 않으며 동양에서는 유일하게 일본만이 전시관을 갖고 있다.한국은 25번째 독립전시관을 갖게되고 아시아에서는 두번째이다. 미술관계자들은 한국관의 개관으로 유럽에 한국미술의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고 우리 미술의 국제화를 50년이나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5월/APEC 대전테크노마트 개최 아·태경제협력체(APEC) 18개 회원국간의 기술거래를 위한 「제1차 APEC테크노 마트」가 5월22일부터 27일까지 대전 엑스포전시장에서 열린다. 회원국의 기업체와 연구소·컨설팅회사·대학·개인 등 1천여명이 참가해 기술설명회와 기술전시 및 상담을 하는 이른바 「기술거래시장」이다.참가업체는 국내 1백개,국외 1백개이고 상담 참가업체는 국내 2백개,국외 2백50개다. APEC 테크노 마트는 아·태지역의 기술협력차원에서 지난해 11월 시애틀 APEC 각료회의에서 우리 정부가 제안해 성사된 지역협력사업이다.현재 통상산업부 주관 아래 관련기관들이 준비하고 있다. ◎8월/일 패전50돌 평화축제 일본은 패전이라는 말보다는 종전이라는 표현을 선호한다.그 종전 50주년을 맞아 일본정부는 과거 침략사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과거청산작업」을 서두르고 있다.대표적인 청산작업으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종군위안부문제,사할린동포귀환문제,대만 주민등에 대한 확정채무의 변제등을 들 수 있으며 1천억엔규모의 각종 평화우호교류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일본은 침략전쟁기간의 잔학한 행위보다는 원자탄 피해국이라는 점을 크게 부각시키기 위해 원자탄 폭격을 받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다양한 행사를 열고 「평화이미지」 심기에 열을 올릴 계획이다. ◎3월/러 국립미술관 재개관 러시아 최대 국립미술관인 트레챠코프 미술관이 10년간에 걸친 대대적인 수리를 마치고 올해 3월쯤 다시 문을 연다.모스크바 시내의 유서깊은 라브루신스키 거리에 위치한 이 미술관은 제정 러시아때부터 볼셰비키혁명 이후 러시아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회화·조각·데생·러시아 정교회 성상조각 등 모두 6만여점의 작품을 소장,러시아문화계의 최대 명소로 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름/바그너축제 120년 결산 올해도 바이로이트에서는 1백여년 전통의 「바그너 음악제」가 여름 한달간 펼쳐진다. 19세기 독일 최고의 가극 작곡가 바그너는 말년의 대작 「니벨룽겐의 반지」를 상연하려고 18 76년 바이로이트에다 자신만의 오페라극장을 세웠다.「니벨룽겐…」이 「바이로이트 축제극장」에서 초연된지 1백20여년,이 작은 도시는 이제 매년 열리는 「바그너 음악제」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바그너가 죽은뒤 그의 아내·아들·며느리가 차례로 운영을 맡아 맥을 이어온 음악제는 1,2차대전으로 인한 몇년간을 제외하고 지난 1백20년간 한해도 빠짐없이 문을 열어왔다. ◎8월/U대회 후쿠오카 개막 올해 스포츠계의 국제 종합규모 대회는 올림픽,아시안게임이 모두 휴식기에 들어가 오는 8월23일부터 9월3일까지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릴 「대학생들의 제전」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가 유일하다. 이번이 19회째인 유니버시아드는 1백30개국,6천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하게 돼 역대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 전종목에 걸쳐 지난 93년 미국 버펄로대회의 1백41명보다 60여명이 늘어난 2백여명이 출전할 예정이며 종합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삼고 있다. ◎10월/유엔 50주년 축하행사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창설된 유엔의 50주년 기념행사는 업적 치하와 회고 뿐만 아니라 21세기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맞게될 다음 반세기의 준비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유엔헌장 정식 발효 50주년이 되는 올 10월24일을 전후해 3년가까이 계속되는 기념행사는 「유엔50주년 기념사업위」(사무총장 길리안 소렌슨 유엔사무차장)가 총괄,사무국 자체프로그램과 산하기구별 프로그램,각종 문화행사등으로 나뉘어 지구촌 한마당 잔치로 펼쳐진다. 이들 모든 행사는 특히 기념사업위 총괄국장인 한국인 구삼열씨(53)에 의해 기획,진행되고 있어 더욱 뜻깊다. ◎4월/NPT 연장 논의 지난 70년 발효된 핵확산금지체제를 평가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국제회의가 4월17일부터 5월12일까지 미국 뉴욕에서 열린다.이번 회의에서는 어떤 형식으로든 NPT조약의 연장이 결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연장의 방법에 대해서는 NPT에 가입한 1백69개국의 입장이 각각 다르다.NPT 체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선진국들과 러시아 등 동구국가들은 NPT조약이 국제평화와 안전유지에 기여해온 점을 감안,무조건 무기한 연장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이에 반해 이집트와 나이지리아,멕시코 등과 같은 비동맹 국가들은 이 조약이 핵 보유국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불평등·차별적조약이라는 점을 들어 시정과 보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현 체제의 존속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9월/여성대회 북경서 올해는 유엔이 19 75년을 「세계여성의 해」로 제정하고 평등·발전·평화를 주제로 멕시코시티에서 첫 세계여성대회를 개최한이래 20년이 되는 해이다.유엔은 이를 기념하여 9월4일부터 15일까지 중국 북경에서 1백84개 유엔 회원국 대표들이 참여하는 제4차 세계여성대회를 열고 유엔 여성사업 20년을 평가하는 한편 남녀의 균형적 역할과 관계정립을 골자로 2천년대의 여성지위 향상을 위한 행동강령을 채택키로 했다. 이번 북경 세계여성대회는 유엔 회원국과 유엔기구의 정부간 대표 및 비정부기구(NGO)대표에 이르기까지 2만∼3만명의 각국 대표들이 참가,80년 코펜하겐과 85년 나이로비에서 가졌던 제2·3차 대회때보다 훨씬 규모가 큰 국제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우리 정부에서도 정무제2장관실이 주관부서가 되어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등 60여 여성단체로 구성된 한국NGO와 함께 자카르타와 뉴욕 등에서 열리는 세계여성대회 준비회의에 참석,각국의 관련정보를 수집하는 동시에 한국여성들의 현황을 정리한 자료집 발간을 서두르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11월/APEC 오사카회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APEC) 지도자 및 각료회의가 11월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된다.지난해 인도네시아의 보고르에서 정상들이 합의한 무역자유화의 대명제를 구체화하는 것이 18개 APEC 참가 국가들이 안고있는 가장 큰 과제이다.주요 쟁점은 ▲무역자유화의 대상을 공산품·농산품·서비스를 포함한 모든 부문으로 할 것인가,아니면 특정분야에 따라 어느정도 예외를 부여할 것인가 ▲무역자유화의 정도를 관세철폐로 할 것인가,또는 일정수준으로 관세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인가,또 인하한다면 어느 정도까지 할 것인가 등이다.
  • 재미교포 경영 파워 컴퓨팅사/애플사와 첫 라이선스 계약

    ◎매킨토시 호환기종 독자 생산·판매/직원 20명 소업체 “이례적 선정” 화제 재미동포가 경영하는 무명의 컴퓨터회사가 애플사의 매킨토시 호환기종을 독자적으로 생산,판매할 수 있는 계약을 따내 미컴퓨터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캘리포니아주 밀피타스에서 「파워 컴퓨팅」이라는 컴퓨터회사를 경영하는 재미동포 강신학씨(45·미국명 스티븐 강). 애플사는 그동안 고수해온 전량 자체생산 판매전략을 바꿔 외부 회사에게도 독자적인 생산판매를 허용키로 하고 첫 회사로 강씨의 파워 컴퓨팅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애플이 지난 9월 매킨토시 운영체계에 대한 라이선스 허용계획을 발표한 이후 「에이서 아메리카」와 같은 대규모 퍼스컴회사를 매킨토시 호환기종 생산업체로 선정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뉴욕타임스와 월 스트리트 저널지는 불과 20명의 직원을 둔 강씨의 신설회사가 처음으로 애플사의 라이선스를 따낸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보도했다. 강씨는 『첫 해에 10만대 이상을 판매할 예정이며 5년내에 매출고 10억달러 규모의 회사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컴퓨터 엔지니어인 강씨는 80년대 중반 한국에서 「리딩 에지 모델 D」라는 PC를 개발한 바 있으며 미국으로 건너와 IBM,스터리지 테크놀로지,칩스 앤드 테크놀로지사등에서 컴퓨터 디자이너로 일했고 최근에는 여러 컴퓨터 메이커들의 컨설턴트로 활동해왔다.
  • 미국의 반이민 정서(임춘웅칼럼)

    지난 11월 미국의 캘리포니아주가 주민발안으로 세칭 「SOS법」이란 것을 채택했을때 우려를 표한바 있다.그리고 그 「SOS법」이 연방법원에 의해 시행유보 판결을 받았을때 우리는 「미국양심의 승리」라고 평가했었다.「SOS법」에 반대의사를 표했던 것은 비록 그대상이 불법이민자들이라고 해도 그들의 자녀들에게서 교육의 기회마저 박탈하는 것은 비인도적일뿐 아니라 만인의 기회균등을 이상으로 삼아온 「미국의 양심」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미국의 새의회에서 다수당의위치를 확보한 공화당이 「반이민법」이란것을 추진중이란 보도가 나왔다.공화당이 추진중인 「반이민법」의 취지는 합법이민자들이라고해도 미국의 법적시민권자가 아니면 미연방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복지 프로그램에서 제외하겠다는 것이다.△어린이무료예방접종 △저소득층및 신체장애자를 위한 의료보조 △학교급식지원 제한등 무려 60가지의 사회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지극히 반이민적인 법안이다.「반이민법」의 상당수 제한조항들은 법적문제 이전에 인도적 차원에서도 제한이 어려운 것들이란 점에서도 비판의 대상이 될 법하다. 『미국의 납세자들이 미국의 시민이 아닌 사람들까지 책임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 이 법안을 추진중인 플로리다 출신 E클레이 쇼 하원의원의 설명.그러나 쇼의원의 발상에는 무엇보다 중대한 오류가 있음을 지적치 않을 수 없다.밀입국같은 아주 제한된 방법의 불법이민자들이 아니면 미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세금을 내도록 돼있다.미국은 세금을 받는데는 대단히 이력이 난 나라인 것이다.혜택없는 세금은 없다는 평범한 얘기가 아니라도 이런 법률은 법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공화당이 추진중인 이 법안은 공화당이 비록 다수 의석을 차지하게된 의회라고해도 그대로 통과되긴 어려울 것이다.불법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했던 캘리포니아의 「SOS법」이 미국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는 교육의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져야 한다는 82년 연방대법원 결정에 밀려 실시가 보류됐던 점을 상기한다면 이 법안의 입법화에는 남은 장애물이 적지않을 것이다.소수민족 단체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각종 소수민족 단체들이 연대해서 공동투쟁을 벌이는 사태를 공화당 혼자서 감당키는 쉽지않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것은 이런 법안이제기되고 있는 미국의 반이민정서에 있다.이민문제에는 언제나 관대해왔던 이민의 나라 미국에 왜 이런 분위기가 감돌고 있는가를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인들은 지금 어려워진 미국의 경제사정,재정압박의 책임을 소수민족에게 전가하려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그것은 「반이민법」의 실시효과가 향후 5년동안 불과 2백50억달러라는 예상에서도 알 수 있다.재정적자 4조달러를 넘어선 미국에서 5년동안 2백50억달러란 문제해결의 열쇠가 아닌 것이다. 1백50만명 가까운 우리동포가 살고있는 땅,아직도 매년 2만5천명 이상의 한국인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떠나는 나라,미국이 기회와 명예와 양식이 훼손된 비이성적인 대륙으로 변질되지 않기를 바란다.
  • 제살 깎는 한인식품점/뉴욕=나윤도(특파원 코너)

    ◎계란12개에 8원 “출혈 경쟁”/뉴욕서 대형매장 생긴뒤 시작/TV·차 경품도… 공존의식 실종 콩나물 한봉지에 1센트(약8원),두부 3모에 1센트,계란 12개 한 박스에 1센트라면 누구도 믿기 어렵다.한국에서 수입해온 새우깡도 한봉지 1센트로 한국보다 훨씬 싸다. 20여달러 이상 구입한 고객에 대한 서비스라고는 하지만 최근 뉴욕과 뉴저지 일대 한인 식품점간의 무한대 과열경쟁은 식품을 싼값에 살 수 있다는 즐거움에 앞서 분노마저 느끼게 한다. 물건값만 싸게 받는 것이 아니라 50달러 이상 구입하면 9달러 하는 20파운드 쌀 한자루를 주고 손님들 중 매주 한사람씩 뽑아 금주의 행운상으로 텔레비전 한대씩을 선사한다.또 「사은대잔치」라는 이름으로 승용차,서울왕복 항공권 등을 걸어놓고 내년 3월까지를 시한으로 쇼핑 때마다 경품권도 한장씩 주고 있다.도대체 한인 식품판매업자들은 자기 이윤추구의 장사를 하는 것인지 동포들을 위한 자선사업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제 다리 잘라먹기 같은 이런 혹심한 출혈경쟁은 지난 12월초 뉴욕의 교포밀집지역인 플러싱에 10만 평방피트(약2천8백평)의 코리아타운프라자라는 대형 매장이 생기면서 시작됐다.이 매장은 「아씨」표로 알려진 워싱턴의 한국식품 제조업자가 뉴욕 일대의 소비자를 상대로 직접 도산매하려고 연 것이다. 위협을 느낀 한아름(매장6개),한양(4개)등 기존의 대형업체들이 이를 견제하려 벌인 첫 라운드는 가격인하 싸움이었다.「왕창 가격파괴」등 문구로 된 대형광고와 함께 대부분의 식품을 절반값 아래로 팔기 시작했으며 매장마다 1센트 품목도 10여가지씩 내세웠다. 두번째 라운드는 경품 싸움이었다.처음 경품을 내건측이 1만3천달러 정도하는 현대 소나타를 특등으로 내걸자 다음에 시작한 측은 2만달러 가까이 하는 닛산의 패밀리 밴을 특등상으로 내놓았고 마지막 회사는 닷지 패밀리 밴과 현대 엘란트라 2대를 특등과 1등으로 내놓았다.비행기표도 처음 한곳이 한국왕복권을 내놓자 다음곳은 세계일주권을 내놓았다. 이쯤되면 다른 조그만 식품점들은 고래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가 되어 살아날 방법이 없다.다함께 망하는 길이다.서로 도와 함께 사는 공존의 미덕은 실종됐다.머나먼 이국땅에서 한민족끼리 제살깎기 경쟁 속에 벌이는 완전승리 아니면 완전패배의 제로섬게임이 보는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넘어 불쾌감까지 준다.1센트짜리 두부가 제대로 목에 넘어갈 동포는 한사람도 없을 것이다.
  • 조창호씨 성탄예배 참석/45년만에 새문안교회서(조약돌)

    ○…「돌아온 전사」 조창호씨(64)가 25일 성탄절을 맞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새문안교회(당회장 김동익 목사)에서 지난 49년 경기상고 재학시절 이 교회에서 마지막 예배를 본지 45년만에 처음으로 예배를 드렸다. 조씨는 이날 상오 11시30분쯤 열린 성탄예배에 큰누나 창숙씨(74)와 함께 참석,43년동안 북한의 감옥과 탄광에서 마음속으로만 불러야 했던 찬송가 「예수는 나의 힘이요」를 힘차게 부르며 남북 동포 모두에게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하길 기원했다. 조씨는 예배를 마친 뒤 『내년 성탄절은 평양에서 맞아 북한 동포들과 함께 예배를 볼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피력하기도 했다.
  • “온누리에 평화를”/민자 성탄절 성명

    민자당의 박범진대변인은 24일 성탄절에 즈음해 성명을 내고 『그리스도의 사랑의 정신이 충만한 가운데 온누리에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한다』고 밝히고 『북녁땅 동포들에게도 그리스도의 품안으로 하루 빨리 돌아올 수 있는 날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 일제희생 「해외유해」 실태조사/현지탐사후 송환 추진

    ◎정부,1월부터/중·러 등에 2만8천위 추정/광복 50주년 사업 광복 50년을 맞는 내년 1월부터 일제에 의해 강제 징병·징용되어 사망한뒤 해외 각지에 흩어져 있는 무연고유해를 파악하기 위한 「해외 유해 실태조사사업」이 실시된다. 보사부는 21일 그동안 유해송환운동을 펼쳐온 해외희생동포추념사업회,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중소이산가족회,한국정신문화연구원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실태조사가 끝나는대로 유해송환과 위령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보사부는 또 국내 민간단체와 관련국 정부와 협력,현지답사 등의 방법을 통해 무연고유해의 매장처 등을 파악한뒤 그 현황과 희생사를 보고서로 발간함으로써 사회교육자료로 활용하는 한편 위령 및 유해송환사업의 방향을 제시하기로 했다. 조사대상은 ▲일제에 의해 강제 징병·징용되거나 정신대에 동원된 사람 ▲일본등지의 열악한 노동조건이나 사회·정치적인 반감에 의해 희생된 사람 ▲원폭피해자 ▲독립운동에 연루되었거나 한국인 박해정책에 의해 희생된 사람 등이다.조사대상지역은 구소련·중국·일본·환태평양지역 등으로 조사기간은 내년 1월부터 12월,조사사업비는 4천8백만원으로 정했다. 관련 민간단체들이 추정하고 있는 해외 무연고유골은 파라오·티니아·사이판·괌 등 태평양군도의 미국 자치령에 6천위,사할린에 1만2천위,중국에 5천위,일본에 5천3백위 등 모두 2만8천3백위에 이른다. 또 현재 망향의 동산에 안장된 해외희생자 무연고유해는 6천8백97위이다.
  • 중국여행객/탈북자 행세 조선족 “조심”

    ◎“도피자금 도와 달라” 금품 사취­구걸 【북경 연합】 중국으로 탈출해오는 북한인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중국에서는 일부 조선족이 탈북자를 가장,이곳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들을 상대로 사기구걸 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사기꾼은 특히 탈북자들의 은신처인 동북지방의 대도시 중심가에 있는 호텔 등을 무대로 한국인 여행객에 접근,도피자금및 생계비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고 있는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현지 조선족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러한 조선족 사기꾼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사람이 김성일(29)이란 이름의 청년. 김은 이달초 업무차 심양을 방문해 심양시내 중산호텔에 머물고 있던 국내 중소기업대표 김모씨에게 접근해 자신은 함흥시 사로청 위원장으로 북한체제에 환멸을 느껴오던 중 평양TV 방송의 국제보도 시간에 한국내의 각종 시위 장면을 보고 자유가 보장된 나라임을 알게돼 지난 11월29일 두만강을 헤엄쳐 건너 중국으로 탈출해 왔으며 한국으로 가는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 도움을 요청했다는 것. 이에 김모씨는딱한 생각이 들어 기차표를 사는데 보태라며 김성일에게 2백위안(약 1만9천5백원)을 쥐어줬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일은 이밖에도 올 1월부터 중산호텔을 배회하며 여러 차례에 걸쳐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내가 함흥시 사로청 위원장인데 휘하에 2만명을 거느리고 있으며 반김쿠데타를 모의하다 사전정보가 누설돼 몰래 도망쳐 나왔다』『북한에서 탈출해온 군인인데 배가 고파 죽겠다』고 호소하며 3백∼5백위안 정도의 금품을 사취해왔다고 이들 소식통은 전했다. 동포소식통들은 『김성일과 같은 몇몇 사기꾼들 때문에 이곳 동포사회에 대한 한국인들의 이미지가 자꾸 나빠지는 것 같다』면서 『이들은 주로 호텔이나 열차 등을 무대로 상습적인 사기구걸 행각을 벌이고 있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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