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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백꽃’ 고두심X이정은이 그리는 엄마 “평생을 퍼주면서도 기꺼이”

    ‘동백꽃’ 고두심X이정은이 그리는 엄마 “평생을 퍼주면서도 기꺼이”

    ‘동백꽃 필 무렵’ 엄마들의 사랑은 “평생을 퍼주면서도 그렇게 기꺼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오로지 자식 생각밖에 없는 엄마들의 내리사랑에 전국의 딸들과 아들들의 눈물샘이 터졌다.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 강민경, 제작 팬엔터테인먼트)에서 동백(공효진)은 “내리사랑이란 게 얼마나 얍삽하고 막강한지”를 엄마가 돼보고 나서야 깨우쳤다. 자나 깨나 자식 걱정뿐이고 행여 자식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밥 한술도 입에 들어가지 않는 게 ‘엄마’들. 동백의 엄마 정숙(이정은)이 그랬고, 용식(강하늘)의 엄마 덕순(고두심)이 그랬다. 27년 간 딸에게 밥 한 끼 제대로 못 먹인 정숙이 동백에게 돌아와 제일 먼저 한 일은 밥을 해 먹이는 것이었다. 엄마의 사랑이 가득 담긴 집밥에 동백은 살이 포동포동 오른 ‘집돼지’가 될 정도였다. 동백에게 버림받고 나서도 딸 걱정은 계속됐다. 신장 투석으로 몸이 안 좋은 와중에도 정숙은 “곰국 끓여놓은 건 얼렸나 모르겠네”라는 생각뿐이었다. 엄마라서 마음껏 아플 수도 없었다. 잘 살지도 못하는데 심지어 까불이까지 얽혀 있는 동백의 삶이 눈에 자꾸 밟혀 생사를 오고 가는 중에도 정신은 꼭 붙들어 맸다. 딸에게 꼭 하나는 해주고 가기 위한 엄마의 의지였다. 덕순도 마찬가지. 아들이 좋아하는 총각김치가 맛이 들면 언제 먹으러 올까 목이 빠져라 기다렸고, 밥이라도 먹으러 오면 상다리가 부러질 듯 차려 배불리 먹였다. 유황오리, 배도라지즙, 붕어즙 등 몸에 좋다하는 것들은 항상 자식이 먼저였다. 그렇게 챙겨주고, 또 챙겨줘도 “엄마의 무수한 밤은 알알이 걱정”이었다. 내가 좀 굶어도, 내가 좀 힘들어도 자식은 더 챙겨주고 더 잘 살게 해주고픈 엄마의 마음에서였다. 용식이 따뜻하고 맑게 자란 것도 그 때문. 덕순이 그렇게 키우기 위해 세상 더러운 꼴은 자기가 다 보고 용식의 눈엔 예쁘고 밝은 것만 넣으며 애지중지 했다. 그렇게 “이제부턴 덕순이, 정숙이, 동백이로 살지 말고 엄마로 살아라. 그런 주문인가봐요”라는 동백의 말대로, 자식 앞에 그들의 이름은 지워지고 퍼주고 또 퍼주는 ‘엄마’만 남아있었다. 언제나 자식에게는 ‘을’이 되는 엄마. 자식은 절대로 헤아릴 수 없는 그 지고지순한 사랑에 시청자들의 가슴은 먹먹해졌다. ‘동백꽃 필 무렵’을 보고 난 후 고향에 있는 엄마에게 당장이라도 전화를 걸고 싶어지는 이유다. ‘동백꽃 필 무렵’은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KBS 2TV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먹이를 찾아 도심·바다로…멧돼지 안전지대는 없다

    먹이를 찾아 도심·바다로…멧돼지 안전지대는 없다

    옥천선 외출 자제 문자메시지 발송 영덕·부안 바다서도 발견 안전 위협 도심에 멧돼지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출몰해 시민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7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최근 하루가 멀다하고 곳곳에 멧돼지가 나타나고 있다. 부산에서는 이날 0시 58분쯤 사상구 보훈병원 주차장 부근에 멧돼지 2마리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수색했지만 멧돼지는 모두 달아났다. 지난 6일 오전 7시 30분쯤에는 부산 남구 대연동 한 야산 인근에 멧돼지 1마리가 나타나 경찰이 추격 1시간여 만에 실탄 3발을 쏴 죽였다. 이 과정에서 시민이 멧돼지에 들이받혀 다리를 다쳤고 순찰차도 일부 부서졌다. 사살된 멧돼지는 무게가 100㎏가량에 달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먹이를 찾기 위해 도심으로 내려오는 멧돼지가 급증하는 것 같다”며 “최근 한 달간 멧돼지 출몰 신고는 49건, 83마리나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충북 옥천군청 인근에도 멧돼지 8마리가 출몰해 유해조수포획단 소속 엽사 3명이 멧돼지 4마리를 사살했다. 군은 당시 주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지난 2일 옥천군 군북면에선 멧돼지 1마리가 창고 밖으로 나오던 40대 여성을 들이받고 달아났다. 멧돼지는 해상에도 출현한다. 지난달 30일 경북 영덕군 강구면 인근 500m 해상에서 멧돼지 1마리가 헤엄치다 사살됐으며 지난 7월에는 전북 부안군 격포항 북쪽으로 2㎞ 떨어진 해상에서 야생 멧돼지가 포획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6일까지 포획된 멧돼지는 총 6만 4023마리에 달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예방 방역 차원에서 대대적인 멧돼지 포획에 나선 탓도 있지만 2018년(5만 412마리) 전체 포획 숫자를 넘어섰다. 환경부는 멧돼지 출몰이 잇따르자 지난달 지자체에 경찰서, 소방서 등 관계기관과 비상연락체계를 구축하고 기동포획을 위한 총기안전수칙 교육을 지시했다. 야생생물관리협회 서울인천경기지부 이인모 사무국장은 “멧돼지들이 포획을 위해 풀어놓은 사냥개에 쫓기다 길을 잃어 도심으로 내려오는 경우도 있다”며 “멧돼지와 마주치면 소리를 지르지 말고 뒤로 물러서는 등 대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한미 청소년 교류 활성화’ 물꼬 튼 중구의회

    ‘한미 청소년 교류 활성화’ 물꼬 튼 중구의회

    서울 중구의회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을 방문해 한미문화교류재단과 ‘한미 청소년 교류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방문은 지난 2월 뉴욕 퀸스한인회 주관 행사 초청과 한미 상호교류 협력 체결을 위해 7박 9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지난달 22일과 24일 퀸스한인회와 한미문화교류재단을 방문한 의원들은 한미 청소년들의 예술, 체육 등 전방위적인 문화 교류와 상호방문 추진 등의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한미문화교류재단 주최 ‘대한민국 문화체험 및 독도 알리기 문화축제’에도 참석해 재미동포를 격려하고 한국 문화와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를 함께 알리는 시간을 가졌다. 앞서 21일 첫 일정으로 의원들은 뉴욕 한인시민참여센터를 방문했다. 1996년 유권자센터로 출발한 한인시민참여센터는 한인들의 인구조사 참여 등을 독려하며 정당한 시민으로서 권리 행사를 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조영훈 중구의회 의장은 “최근 일본과의 외교적 긴장으로 한미 간 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시점”이라면서 “지방의회 차원에서 이번 업무협약을 통한 방문이 양국의 우호적 관계를 위한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20세 男, 3년 뒤 7만명 감소… 여군·부사관 늘려 ‘정예군’ 키운다

    20세 男, 3년 뒤 7만명 감소… 여군·부사관 늘려 ‘정예군’ 키운다

    입대 연령 인구 올 32만→3년 뒤 25만명 상비병력 50만명… 女간부 6.2→8.8%로 초임 줄이고 ‘고숙련’ 대위, 중·상사 확대 부사관 임용 연령 상한 27세→ 29세 완화 의무경찰 폐지… 상근예비역, 현역병 전환 ‘年 1000명’ 35세이하 귀화자 병역 의무화도6일 범부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가 2022년까지 상비병력을 50만명으로 감축하는 내용의 절대인구 감소 충격 완화 방안을 내놓은 건 ‘강요된 현실’에 가깝다. 입대 연령인 20세 남자 인구는 2016년 36만명에서 올해 32만 3000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당장 3년 뒤에는 25만 7000명으로 6만명 이상 쪼그라든다. 여기에 육군 기준으로 현행 21개월인 병사 복무기간이 2021년 말까지 18개월로 단축될 예정이라 병역자원 감소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보병 위주’ 국군은 아예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군 당국 역시 이런 현실에 맞춰 간부 중심의 병력구조 정예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8월 발표한 ‘2020~2024년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내년부터 육군 2개 군단과 4개 사단을 해체하고, 간부 인력 비율을 현행 34%에서 2024년 40.4%로 확충할 계획이다.인구정책 TF 역시 고숙련 중간간부 충원 방안을 제시했다. 신규 충원이 어려운 초임 간부(중·소위, 하사)를 줄이는 대신 숙련도가 높은 중간 간부(대위, 중·상사)를 확대해 군 정원을 기존 피라미드에서 항아리 구조로 재설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내년부터 대령 56세, 중령 53세, 소령 45세 등으로 정해진 계급별 복무기간 연장을 검토하기로 했다. 부사관(하사)의 임용 연령 상한을 27세에서 29세로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20만명 정도인 향후 간부 소요 인력 충원을 위해서다. 여성 간부(장교·부사관) 비율도 지금의 6.2%에서 2022년 8.8%로 끌어올린다. 국방부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보다 전문성을 지닌 부사관 등을 늘려 군의 구조 자체를 바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력 충원을 위해 현재 5만 2000명 정도인 전환·대체복무 인원도 크게 축소한다. 정부는 의무경찰을 비롯한 전환복무의 경우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과 연계해 단계적 폐지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전문연구요원 등 대체복무는 중소기업 지원이나 핵심 기술 개발 등의 역할을 고려해 최소한의 수준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2022년 말에는 병역법 개정을 통해 예비군 중대(약 7000명)와 마트를 포함해 군 복지시설(약 600명)에서 근무하는 상근예비역을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하고, 해당 상근예비역을 현역병으로 전환 배치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귀화자 병역 의무화’의 경우 국방부는 내년에 관련 병역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관련 용역을 수행 중이며 마무리 단계에 있다. 현재 35세 이하 귀화자는 연간 1000명 수준으로 중국 동포가 다수다. 국적법에 따라 귀화를 신청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남자는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 군 당국은 ‘귀화자 병역 의무화’가 현역자원 수급뿐 아니라 귀화자들의 내국인과의 병역 형평성, 대한민국 국민으로 온전한 권리 행사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병무청 관계자는 “귀화자들도 우리 국민과 동등한 기회와 권한을 주자는 취지”라면서 “최근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군에 많이 입대하는 추세라 사회통합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부족한 현역자원을 대체할 첨단전력 도입은 늦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국방부가 현역 비율을 늘리기 위해 입대 전에 받는 신체검사 기준을 완화하는 등의 정책은 현역 복무에 부적합한 인원을 늘려 오히려 군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현역 감소를 대체할 첨단전력을 조기에 도입하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안도현의 꽃차례] 멧돼지 생존 입장문

    [안도현의 꽃차례] 멧돼지 생존 입장문

    10월 6일 대한민국 국방부는 멧돼지가 DMZ 남측 철책을 넘어오는 게 발견되면 즉시 사살하라는 명령을 하달했습니다. 10월 15일부터 군은 GOP 철책과 민간인출입통제선 사이에 사는 멧돼지를 사살하기 위해 민관군 통합 저격 요원을 운용한다고 밝혔습니다. 10월 17일 국방부는 이틀간 126마리의 멧돼지를 사살해 매몰 조치했고, 10월 25일 2차 민관군 합동 포획작전으로 132마리가 사살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를 위해 합동포획팀 800명이 투입됐다고 보고했습니다. 이 군사작전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담당하는 농림수산식품부는 물론 야생 동식물을 관리하는 환경부까지 협조해 매우 긴박하고 치밀하게 진행됐습니다. 나쁜 바이러스 확산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하겠지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더이상 남쪽으로 내려오지 못하도록 국가가 예방 차원에서 조치를 취한 거라고. 국가란 무엇입니까? 국가란 일정한 영토 안에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인간이 조직한 공동체가 아닙니까? 우리도 인간이 행복하게 복지 혜택을 누리고 사는 일을 방해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우리의 숲에서 자식새끼들을 낳고 기르며 행복하게 살고 싶은 소박한 꿈이 있다는 걸 말하고 싶습니다. 멧돼지로 살기 위해서는 어떤 열매와 나무뿌리를 먹어야 하는지, 어디에 가면 맑은 물이 솟는 연못이 있는지 우리도 아이들에게 훈육을 합니다. 숲이 우리의 국가이고 우리의 교실입니다. 인간들은 왜 우리의 공동체를 향해 총구를 겨누는 것입니까? 사육되는 돼지와 우리 멧돼지는 같은 종이기는 합니다만 왜 모든 걸 돼지의 탓으로만 돌립니까?한국인들은 너무 많이 먹습니다. 어떤 통계에 따르면 50년 전에 비해 한국인들의 동물성 식품 섭취 비율이 7배나 올랐다고 합니다. 비만을 해결하기 위해 연간 1조원이 넘는 돈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전국의 헬스장은 성업 중이고 살을 빼기 위해 걷거나 뛰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다이어트라는 말은 이제 초등학생들의 입에서도 일상어가 돼 버린 지 오래입니다. 멧돼지들도 가끔 먹이를 찾기 위해 도시를 방문한 것뿐입니다. 쓰레기장을 뒤지기도 하고 열린 식당 문으로 들어가 식당 안을 휘젓기도 했습니다. 어느 때는 트럭에 부딪치고 강을 건너다가 사살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인간을 해칠 생각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총이라는 무기를 소지하지도 않았습니다. 우리의 무기는 짧고 단단한 다리와 날카로운 엄니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왜 경찰을 동원해 우리에게 총구를 겨누는 것입니까? 풀잎에게는 풀잎의 입장이 있고, 멧돼지에게는 멧돼지의 입장이 있다는 것을 인간들은 알지 못합니다. 1854년 미국 대통령이 인디언들에게 땅을 팔라고 요청하자 인디언 추장 시애틀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짐승이 없는 세상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모든 짐승이 사라져 버린다면 인간은 영혼의 외로움으로 죽게 될 것이다. 짐승들에게 일어난 일은 인간들에게도 일어나게 마련이다. 만물은 서로 맺어져 있다.” 우리가 서로 연결돼 있다는 말은 참으로 서글픈 수사 같습니다. 멧돼지에 대한 대량 학살을 ‘성과’라고 자화자찬하는 나라에서 생물 개체의 다양성이 생태계를 건강하게 한다는 말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멧돼지로서 나는 요구합니다. 당장 돼지의 공장식 대량 사육 체계를 해체하기 바랍니다. 전국의 모든 삽겹살집에 폐업 조치를 내리기 바랍니다. 우리의 서식지를 까뭉개는 골프장을 폐쇄하고, 우리의 이동 경로를 차단하는 도로 공사를 즉각 중단하십시오. 국회는 국민에게 육류 섭취를 중단하고 채식주의자가 되라는 법률을 제정하십시오(이러면 난리가 나겠지요). 이제 우리는 어떡해야 합니까. 숲이 늘어나서 멧돼지의 개체수가 늘어났으니 숲을 없애 달라고도 말하지 못합니다. 한국의 숲에 우리의 천적인 호랑이가 없으니 동물원의 호랑이를 풀어 달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멧돼지의 ‘멧’은 ‘산’(山)의 고유어인 ‘뫼’가 변형된 말입니다. 산과 숲이 우리의 국가라는 말입니다. 이제 곧 겨울이 다가오니 걱정입니다. 산에 눈이 내리면 어미 멧돼지들은 끼니를 구하기 위해 하산할지도 모릅니다.
  • 퓨전 사극·한국형 스릴러+미학적 작가주의… 흥행·작품성 인정받다

    퓨전 사극·한국형 스릴러+미학적 작가주의… 흥행·작품성 인정받다

    2000년대 초반 한국영화계에 불었던 산업의 활기는 2006년 그 정점을 찍었다. 2003년부터 80편대를 기록하던 한국영화 제작편수는 2006년을 기점으로 100편을 넘어섰다. 2001년 50%를 넘어 2004년부터 60%대에 육박하던 한국영화 점유율도 급기야 2006년 63.8%를 기록했다. 현재까지도 가장 높은 수치로 기록되는 비율이다. 2006년이 한국영화산업에서 가능한 최대치를 보여준 해였다면, 2007년 이후는 위기 혹은 조정 국면으로 진입하게 된다. 2006년 7월, 긴 논란 끝에 결국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 상영제도)가 73일로 축소되었고, 때마침 버팀목이라도 무너진 듯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가 거세졌다. 한국영화 관객은 감소했고 수익률과 수출 실적 또한 하락했다. 2007년 50%로 내려선 한국영화 점유율은 2008년 42.1%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한국영화는 2년 만에 침체기를 극복하고 2009년부터 다시 상승세를 만들어낸다. 시장 규모에 맞는 한국형 장르가 다듬어졌고, 상업영화와 작가주의 영화의 경계를 넘어서는 독창적인 감독들이 작품을 이어갔다. 이번 연재는 2000년대 중후반의 한국영화가 어떻게 도약해 갔는지 살펴보기로 한다.●한국형 장르의 역동성 2000년대 중후반 한국영화에서 주목할 장르 키워드는 바로 사극과 스릴러다. 퓨전의 길을 택한 사극·시대극 그리고 범죄·액션과 결합한 스릴러 장르는 다양한 장르적 요소와 이합집산하며 더욱더 진화해갔다. 이러한 장르 다변화와 ‘복합장르화’ 경향은 2010년대로 이어지며 ‘한국형 장르’가 구축되는 방법론이 됐다. 물론 한국영화의 전통적인 장르인 멜로·로맨스와 1990년대의 인기 장르였던 로맨틱 코미디도 관객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1960년대 한국 관객들이 가장 많이 찾았던 사극 장르는 2000년대 들어 현대적인 감각의 퓨전 사극으로 부활했다.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이재용, 2003)를 시작으로 2005년 ‘혈의 누’(김대승)·‘형사 Duelist’(이명세)가 이어졌고, 2005년 12월에 개봉한 ‘왕의 남자’(이준익)는 12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해 사극 흥행의 정점을 찍었다. 특히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시나리오를 쓴 김대우 감독은 대담한 상상력과 세련된 유머가 돋보인 ‘음란서생’(2006)과 ‘춘향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방자전’(2010)을 내놓으며 퓨전 사극의 유행을 이끌었다. 2000년대 후반에도 사극의 인기는 계속되었는데, 고려 왕조를 배경으로 에로티시즘과 결합한 ‘쌍화점’(유하, 2008), 한국형 히어로물을 표방하며 판타지 장르에 도전한 ‘전우치’(최동훈, 2009)가 대표적이다. 근현대사의 사건이나 실존 인물을 다룬 시대극 장르도 주목할 경향이다. 2004년에는 ‘효자동 이발사’(임찬상)·‘하류인생’(임권택) 등 근현대사를 가공하거나 ‘슈퍼스타 감사용’(김종현)·‘역도산’(송해성) 등 실존인물을 소재로 과거를 되돌아보는 노스탤지어 영화들이 수확됐다. 2005년에는 대통령 시해 사건을 블랙코미디 감각으로 풍자한 ‘그때 그 사람들’(임상수), 일제강점기 여류 비행사 박경원의 일대기를 그린 ‘청연’(윤종찬)이 이어졌다. 2007년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정면으로 다룬 ‘화려한 휴가’(김지훈)가 전국 730만 관객의 선택을 받았다.‘살인의 추억’(봉준호, 2003)이 선취한 스릴러 장르는 2008년 ‘추격자’(나홍진)에서 완성됐다. 실제 연쇄살인마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온 ‘추격자’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관객 500만 이상을 동원해 화제가 됐다. 이 영화의 성공은 범죄·액션 등의 요소와 결합한 스릴러 장르의 유행을 촉발, 스릴러가 현대 한국영화의 대표 장르로 등극하는 계기가 됐다. 2010년에는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끼’(강우석), 잔혹한 이미지를 전시한 ‘하드보일드’ 스릴러 ‘악마를 보았다’(김지운)가 흥행 배턴을 이었다. 액션과 스릴러는 장르 특성상 결합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의 전통적인 강세 장르인 액션이 더 전면으로 나서는 영화들도 있었다. 2010년에는 남북 분단 상황을 현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한 ‘의형제’(장훈)가 540만 관객을, 2011년에는 ‘감성 액션’을 표방한 ‘아저씨’(이정범)가 61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과 비평 모두 주목을 받았다.범죄스릴러의 인척 장르라 할 누아르, 갱스터 영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윤종빈, 2011)는 1980년대 시대상을 풍자와 해학 그리고 블랙코미디 방식으로 그리며 갱스터 장르의 신기원을 보여주었다. 한편 최동훈은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2004)으로 한국형 ‘케이퍼 무비’(범죄 전문가들의 정교한 범죄 과정을 보여주는 장르)를 성공시켰다. 이후 허영만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타짜’(2006), ‘멀티캐스팅’의 묘를 살린 범죄영화 ‘도둑들’(2012) 등을 내놓으며 최고의 흥행 감독으로 등극했다. 큰 예산이 들지 않는 로맨틱 코미디도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 법칙을 새롭게 재해석한 ‘달콤한 거짓말’(정정화, 2008), 박중훈의 귀환과 ‘88만원 세대’의 묘사가 인상적인 ‘내 깡패 같은 애인’(김광식, 2010), 장르 화법에 더없이 충실했던 ‘시라노: 연애조작단’(김현석, 2010), 기획 코미디의 힘을 보여준 ‘댄싱퀸’(이석훈, 2011), 460만 가까운 관객을 모은 성공작 ‘내 아내의 모든 것’(민규동, 2012), 키치적인 B급 정서가 매력적인 ‘남자사용설명서’(이원석, 2012) 등이 이어졌다. 멜로를 코믹호러에 접붙인 ‘달콤, 살벌한 연인’(손제곤, 2006), 로맨틱 코미디의 뼈대에 호러를 녹여낸 ‘오싹한 연애’(황인호, 2011)도 주목받았다. ●예술영화·상업영화 아우르는 작가주의 1996~1997년 데뷔해, 2000년대 초중반 주요 해외영화제를 통해 인정받은 작가주의 감독 홍상수, 김기덕, 이창동은 미학적 성숙을 거듭하며 그들의 영화세계를 완성시켜갔다.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치면 단연 홍상수다. 그는 매년 1~2편의 작품을 연출하며, 새로운 미학적 실험과 변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 2004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2005년 ‘극장전’, 2006년 ‘해변의 여인’, 2008년 ‘밤과 낮’·‘첩첩산중’(단편), 2009년 ‘잘 알지도 못하면서’, 2010년 ‘하하하’·‘옥희의 영화’, 2011년 ‘북촌방향’ 등 언뜻 앞의 영화와 겹치는 듯하면서도 매번 기존의 틀을 바꿔가는 방식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마치 거울처럼 마주 보는 그의 연작들은, 각 영화의 제목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차라리 ‘홍상수 영화’로 호명하고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비평적 해석의 단초가 될 수 있다. 그는 발표하는 작품마다 국내외 비평계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예술영화 관객들의 지지도 굳건하다. 김기덕은 ‘활’(2005), ‘숨’(2007), ‘비몽’(2008) 등 본인의 작품뿐만 아니라 ‘영화는 영화다’(장훈, 2008)·‘풍산개’(전재홍, 2011) 등 조감독 출신 감독의 영화 제작까지 겸했다. 그는 ‘아리랑’(2011)으로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피에타’(2012)로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안았다. 이창동 역시 인간의 실존적 고통과 구원에 관한 질문을 멈추지 않으며, 미학적 성취를 이어갔다. ‘밀양’(2007)은 제60회 칸국제영화제 장편경쟁부문에 진출, 주연 배우 전도연이 한국영화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시’(2010)는 제63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각본상을 받았다. 한편 이창동은 2009년 제62회 칸영화제에서 장편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2011년 제64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심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2000년대 들어 새롭게 발견된 시네아스트(cineaste·영화예술가)로는 재중동포 출신인 장률을 주목해야 한다. 그는 두 번째 장편영화인 ‘망종’(2005)이 제58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고 여러 해외영화제에서 수상하며 널리 알려졌다. ‘경계’(2007), ‘중경’(2007), ‘두만강’(2009), ‘풍경’(2013) 등 일련의 작품을 통해, 조선족, 탈북 여성과 소년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 등 경계인들의 이야기를 건조한 풍경 속에 담아내고 있다. 특히 그는 ‘경주’(2013) 이후 새로운 화법으로 전환해 더 넓은 관객들에게 말을 걸고 있다. 그 외에도 ‘천년학’(2007)으로 100번째 영화를 연출한 거장 임권택, 현대 한국사회에 대한 성찰을 로맨스 장르에 녹인 ‘멋진 하루’(2008)의 이윤기, 리얼리즘과 신비함이 뒤섞인 ‘파주’(2009)의 박찬옥, 제주도 4·3 사건을 독특한 미학으로 승화시킨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2012)의 오멸 등이 작가주의 영화의 계보를 이었다. 또한 제28회 밴쿠버 영화제에서 용호상을 수상한 ‘회오리바람’(2009)의 장건재, 탈북자에 대한 한국 사회의 시선을 예리하게 포착한 ‘무산일기’(2010)의 박정범, 뛰어난 스토리텔링을 창조한 ‘파수꾼’(2010)의 윤성현 등 인상적인 독립장편영화로 데뷔한 감독들도 특기할 필요가 있다.대중영화와 작가영화의 전통적인 경계를 넘어, 독창적인 장르 해석과 자신만의 영화 스타일을 유지하는 감독군으로는 봉준호, 박찬욱, 김지운 그리고 나홍진이 있다. 봉준호는 국내를 넘어선 흥행과 비평적 지지를 받은 ‘괴물’(2006), 뛰어난 미학적 완성도로 국내외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은 ‘마더’(2009) 그리고 글로벌 영화 프로젝트의 성공작 ‘설국열차’(2013)를 이어가며 그만의 영화세계를 진보시켜갔다. 박찬욱은 ‘복수 3부작’의 완결편 ‘친절한 금자씨’(2005), 디지털 영화 미학을 개척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 제62회 칸국제영화제 장편경쟁부문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박쥐’(2008), 그리고 첫 번째 할리우드 영화 ‘스토커’(2013)까지, 영화적 야심과 예술가적 자의식을 팽팽하게 유지하고 있다. 김지운은 만주웨스턴 ‘쇠사슬을 끊어라’(이만희, 1971)를 오마주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고어 영화(선혈이 낭자하는 잔인한 묘사가 특징)에 가까운 하드보일드 ‘악마를 보았다’(2010) 등을 통해 특유의 장르 미학을 추구하고 있다.2008년 범죄스릴러 ‘추격자’로 데뷔한 나홍진은 광기 어린 액션스릴러 ‘황해’(2010), 초자연적 미스터리스릴러 ‘곡성’(2016)을 내놓으며, 스릴러 장르를 그만의 스타일과 해석으로 새롭게 구축해가고 있다. 그의 세 작품은 모두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다. ‘추격자’는 제61회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황해’는 제64회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곡성’은 제69회 비경쟁부문에서 세계 영화인들을 만났다. 그는 가장 차기작이 기대되는 감독임에 틀림없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퓨전 사극·한국형 스릴러+미학적 작가주의… 흥행·작품성 인정받다

    퓨전 사극·한국형 스릴러+미학적 작가주의… 흥행·작품성 인정받다

    2000년대 초반 한국영화계에 불었던 산업의 활기는 2006년 그 정점을 찍었다. 2003년부터 80편대를 기록하던 한국영화 제작편수는 2006년을 기점으로 100편을 넘어섰다. 2001년 50%를 넘어 2004년부터 60%대에 육박하던 한국영화 점유율도 급기야 2006년 63.8%를 기록했다. 현재까지도 가장 높은 수치로 기록되는 비율이다. 2006년이 한국영화산업에서 가능한 최대치를 보여준 해였다면, 2007년 이후는 위기 혹은 조정 국면으로 진입하게 된다. 2006년 7월, 긴 논란 끝에 결국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 상영제도)가 73일로 축소되었고, 때마침 버팀목이라도 무너진 듯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가 거세졌다. 한국영화 관객은 감소했고 수익률과 수출 실적 또한 하락했다. 2007년 50%로 내려선 한국영화 점유율은 2008년 42.1%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한국영화는 2년 만에 침체기를 극복하고 2009년부터 다시 상승세를 만들어낸다. 시장 규모에 맞는 한국형 장르가 다듬어졌고, 상업영화와 작가주의 영화의 경계를 넘어서는 독창적인 감독들이 작품을 이어갔다. 이번 연재는 2000년대 중후반의 한국영화가 어떻게 도약해 갔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한국형 장르의 역동성 2000년대 중후반 한국영화에서 주목할 장르 키워드는 바로 사극과 스릴러다. 퓨전의 길을 택한 사극·시대극 그리고 범죄·액션과 결합한 스릴러 장르는 다양한 장르적 요소와 이합집산하며 더욱더 진화해갔다. 이러한 장르 다변화와 ‘복합장르화’ 경향은 2010년대로 이어지며 ‘한국형 장르’가 구축되는 방법론이 됐다. 물론 한국영화의 전통적인 장르인 멜로·로맨스와 1990년대의 인기 장르였던 로맨틱 코미디도 관객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1960년대 한국 관객들이 가장 많이 찾았던 사극 장르는 2000년대 들어 현대적인 감각의 퓨전 사극으로 부활했다.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이재용, 2003)를 시작으로 2005년 ‘혈의 누’(김대승)·‘형사 Duelist’(이명세)가 이어졌고, 2005년 12월에 개봉한 ‘왕의 남자’(이준익)는 12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해 사극 흥행의 정점을 찍었다. 특히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시나리오를 쓴 김대우 감독은 대담한 상상력과 세련된 유머가 돋보인 ‘음란서생’(2006)과 ‘춘향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방자전’(2010)을 내놓으며 퓨전 사극의 유행을 이끌었다. 2000년대 후반에도 사극의 인기는 계속되었는데, 고려 왕조를 배경으로 에로티시즘과 결합한 ‘쌍화점’(유하, 2008), 한국형 히어로물을 표방하며 판타지 장르에 도전한 ‘전우치’(최동훈, 2009)가 대표적이다. 근현대사의 사건이나 실존 인물을 다룬 시대극 장르도 주목할 경향이다. 2004년에는 ‘효자동 이발사’(임찬상)·‘하류인생’(임권택) 등 근현대사를 가공하거나 ‘슈퍼스타 감사용’(김종현)·‘역도산’(송해성) 등 실존인물을 소재로 과거를 되돌아보는 노스탤지어 영화들이 수확됐다. 2005년에는 대통령 시해 사건을 블랙코미디 감각으로 풍자한 ‘그때 그 사람들’(임상수), 일제강점기 여류 비행사 박경원의 일대기를 그린 ‘청연’(윤종찬)이 이어졌다. 2007년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정면으로 다룬 ‘화려한 휴가’(김지훈)가 전국 730만 관객의 선택을 받았다.‘살인의 추억’(봉준호, 2003)이 선취한 스릴러 장르는 2008년 ‘추격자’(나홍진)에서 완성됐다. 실제 연쇄살인마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온 ‘추격자’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관객 500만 이상을 동원해 화제가 됐다. 이 영화의 성공은 범죄·액션 등의 요소와 결합한 스릴러 장르의 유행을 촉발, 스릴러가 현대 한국영화의 대표 장르로 등극하는 계기가 됐다. 2010년에는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끼’(강우석), 잔혹한 이미지를 전시한 ‘하드보일드’ 스릴러 ‘악마를 보았다’(김지운)가 흥행 배턴을 이었다. 액션과 스릴러는 장르 특성상 결합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의 전통적인 강세 장르인 액션이 더 전면으로 나서는 영화들도 있었다. 2010년에는 남북 분단 상황을 현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한 ‘의형제’(장훈)가 540만 관객을, 2011년에는 ‘감성 액션’을 표방한 ‘아저씨’(이정범)가 61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과 비평 모두 주목을 받았다.범죄스릴러의 인척 장르라 할 누아르, 갱스터 영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윤종빈, 2011)는 1980년대 시대상을 풍자와 해학 그리고 블랙코미디 방식으로 그리며 갱스터 장르의 신기원을 보여주었다. 한편 최동훈은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2004)으로 한국형 ‘케이퍼 무비’(범죄 전문가들의 정교한 범죄 과정을 보여주는 장르)를 성공시켰다. 이후 허영만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타짜’(2006), ‘멀티캐스팅’의 묘를 살린 범죄영화 ‘도둑들’(2012) 등을 내놓으며 최고의 흥행 감독으로 등극했다. 큰 예산이 들지 않는 로맨틱 코미디도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 법칙을 새롭게 재해석한 ‘달콤한 거짓말’(정정화, 2008), 박중훈의 귀환과 ‘88만원 세대’의 묘사가 인상적인 ‘내 깡패 같은 애인’(김광식, 2010), 장르 화법에 더없이 충실했던 ‘시라노: 연애조작단’(김현석, 2010), 기획 코미디의 힘을 보여준 ‘댄싱퀸’(이석훈, 2011), 460만 가까운 관객을 모은 성공작 ‘내 아내의 모든 것’(민규동, 2012), 키치적인 B급 정서가 매력적인 ‘남자사용설명서’(이원석, 2012) 등이 이어졌다. 멜로를 코믹호러에 접붙인 ‘달콤, 살벌한 연인’(손제곤, 2006), 로맨틱 코미디의 뼈대에 호러를 녹여낸 ‘오싹한 연애’(황인호, 2011)도 주목받았다. ●예술영화·상업영화 아우르는 작가주의 1996~1997년 데뷔해, 2000년대 초중반 주요 해외영화제를 통해 인정받은 작가주의 감독 홍상수, 김기덕, 이창동은 미학적 성숙을 거듭하며 그들의 영화세계를 완성시켜갔다.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치면 단연 홍상수다. 그는 매년 1~2편의 작품을 연출하며, 새로운 미학적 실험과 변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 2004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2005년 ‘극장전’, 2006년 ‘해변의 여인’, 2008년 ‘밤과 낮’·‘첩첩산중’(단편), 2009년 ‘잘 알지도 못하면서’, 2010년 ‘하하하’·‘옥희의 영화’, 2011년 ‘북촌방향’ 등 언뜻 앞의 영화와 겹치는 듯하면서도 매번 기존의 틀을 바꿔가는 방식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마치 거울처럼 마주 보는 그의 연작들은, 각 영화의 제목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차라리 ‘홍상수 영화’로 호명하고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비평적 해석의 단초가 될 수 있다. 그는 발표하는 작품마다 국내외 비평계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예술영화 관객들의 지지도 굳건하다. 김기덕은 ‘활’(2005), ‘숨’(2007), ‘비몽’(2008) 등 본인의 작품뿐만 아니라 ‘영화는 영화다’(장훈, 2008)·‘풍산개’(전재홍, 2011) 등 조감독 출신 감독의 영화 제작까지 겸했다. 그는 ‘아리랑’(2011)으로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피에타’(2012)로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안았다. 이창동 역시 인간의 실존적 고통과 구원에 관한 질문을 멈추지 않으며, 미학적 성취를 이어갔다. ‘밀양’(2007)은 제60회 칸국제영화제 장편경쟁부문에 진출, 주연 배우 전도연이 한국영화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시’(2010)는 제63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각본상을 받았다. 한편 이창동은 2009년 제62회 칸영화제에서 장편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2011년 제64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심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2000년대 들어 새롭게 발견된 시네아스트(cin?ste·영화예술가)로는 재중동포 출신인 장률을 주목해야 한다. 그는 두 번째 장편영화인 ‘망종’(2005)이 제58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고 여러 해외영화제에서 수상하며 널리 알려졌다. ‘경계’(2007), ‘중경’(2007), ‘두만강’(2009), ‘풍경’(2013) 등 일련의 작품을 통해, 조선족, 탈북 여성과 소년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 등 경계인들의 이야기를 건조한 풍경 속에 담아내고 있다. 특히 그는 ‘경주’(2013) 이후 새로운 화법으로 전환해 더 넓은 관객들에게 말을 걸고 있다. 그 외에도 ‘천년학’(2007)으로 100번째 영화를 연출한 거장 임권택, 현대 한국사회에 대한 성찰을 로맨스 장르에 녹인 ‘멋진 하루’(2008)의 이윤기, 리얼리즘과 신비함이 뒤섞인 ‘파주’(2009)의 박찬옥, 제주도 4·3 사건을 독특한 미학으로 승화시킨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2012)의 오멸 등이 작가주의 영화의 계보를 이었다. 또한 제28회 밴쿠버 영화제에서 용호상을 수상한 ‘회오리바람’(2009)의 장건재, 탈북자에 대한 한국 사회의 시선을 예리하게 포착한 ‘무산일기’(2010)의 박정범, 뛰어난 스토리텔링을 창조한 ‘파수꾼’(2010)의 윤성현 등 인상적인 독립장편영화로 데뷔한 감독들도 특기할 필요가 있다.대중영화와 작가영화의 전통적인 경계를 넘어, 독창적인 장르 해석과 자신만의 영화 스타일을 유지하는 감독군으로는 봉준호, 박찬욱, 김지운 그리고 나홍진이 있다. 봉준호는 국내를 넘어선 흥행과 비평적 지지를 받은 ‘괴물’(2006), 뛰어난 미학적 완성도로 국내외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은 ‘마더’(2009) 그리고 글로벌 영화 프로젝트의 성공작 ‘설국열차’(2013)를 이어가며 그만의 영화세계를 진보시켜갔다. 박찬욱은 ‘복수 3부작’의 완결편 ‘친절한 금자씨’(2005), 디지털 영화 미학을 개척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 제62회 칸국제영화제 장편경쟁부문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박쥐’(2008), 그리고 첫 번째 할리우드 영화 ‘스토커’(2013)까지, 영화적 야심과 예술가적 자의식을 팽팽하게 유지하고 있다. 김지운은 만주웨스턴 ‘쇠사슬을 끊어라’(이만희, 1971)를 오마주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고어 영화(선혈이 낭자하는 잔인한 묘사가 특징)에 가까운 하드보일드 ‘악마를 보았다’(2010) 등을 통해 특유의 장르 미학을 추구하고 있다.2008년 범죄스릴러 ‘추격자’로 데뷔한 나홍진은 광기 어린 액션스릴러 ‘황해’(2010), 초자연적 미스터리스릴러 ‘곡성’(2016)을 내놓으며, 스릴러 장르를 그만의 스타일과 해석으로 새롭게 구축해가고 있다. 그의 세 작품은 모두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다. ‘추격자’는 제61회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황해’는 제64회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곡성’은 제69회 비경쟁부문에서 세계 영화인들을 만났다. 그는 가장 차기작이 기대되는 감독임에 틀림없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中 본토인과 동등 대우”… 대만엔 ‘당근’

    “대만 총통 선거 의식 친중 분위기 조성” 대만 정부 “당신 국민들 자유나 더 주길” 중국 정부가 대만의 기업과 개인을 우대하는 당근책을 내놨다.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친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왕양(汪洋)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은 4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경제문화 교류·협력 촉진을 위한 26개 조치를 발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 등이 전했다. 왕 주석은 “이번 26개 조치는 지난해 발표된 31개 조치와 같은 맥락이지만, 대만 동포에게 보다 나은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6개 조치에 따르면 대만인은 해외에서 자연재해나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 중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에 영사 보호와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 외국에서 대만인을 중국인과 동등하게 대우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거류증이 있는 대만인은 중국에서 주택을 살 때 중국 본토인과 동등한 대우를 받게 된다. 대만 운동선수들은 중국에서 축구와 농구, 탁구 등의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대만 기업들에 대한 혜택도 있다. 대만 기업이 주요 기술 장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의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 개발과 표준 제정, 네트워크 건설 등에도 참여할 수 있다. 대만 업체들은 중국에서 민간 항공과 테마파크에도 투자할 수 있다. 소액 대출업체를 설립할 수 있고 자금 조달과 수출신용보험에서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대만인을 본토로 더 많이 끌어들이려는 이 같은 조치가 대만의 총통 선거가 불과 2개월 앞으로 나온 상황에서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만 정부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우자오셰(吳釗燮) 외교부장은 이날 트위터에서 “우리 대만인은 ‘일국양제’가 필요하지 않다. 당신들 국민에게 자유를 더 주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도쿄 G20 의장회의 참석하는 文의장, 日 수출규제 부당성 지적

    도쿄 G20 의장회의 참석하는 文의장, 日 수출규제 부당성 지적

    ‘일본통’ 문 의장, 의회 외교 살리나5일 와세다대 특강서 대일메시지 전달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해법 제시할 듯제6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고 있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4일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문 의장은 일본 수출규제의 부당성을 우회적으로 지적하는 한편 공개 석상에서 바람직한 한일 관계에 대한 ‘대일 메시지’를 던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G20 회의에서 문 의장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공정무역 및 투자 촉진’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일본 수출규제의 부당성을 지적할 예정이다. 일본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지만,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의 부당성을 우회적으로 지적하며 현재 한일 간 쟁점에 대한 회의 참가국들의 공감과 지지를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회의는 문 의장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왕의 사죄 필요성을 거론한 점을 문제 삼으며 단독면담을 거부한 산토 아키코 일본 참의회 의장이 주재한다. 그런 만큼 회의장 안팎에서 문 의장과 산토 의장이 만나 어떤 대화를 할지 주목된다. 문 의장의 카운터파트인 산토 의장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왕이 사죄해야 한다’는 문 의장의 2월 발언을 문제 삼아 단독 회담을 거부하고 있다.문 의장은 전날 공개된 일본 아사히 신문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일왕 사죄’ 발언을 세 번째로 사과했다. 이는 일본 내 반발 여론을 다시 한번 누그러뜨리려며 일본 정계와의 물밑 접촉의 불씨를 이어가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문 의장은 2004년부터 4년간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지낸, 국회에서 손꼽히는 ‘일본통’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에는 대일특사로 아베 신조 총리를 만나 대통령 친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문 의장은 그간 네트워크를 쌓아온 일본 정계 인사들을 순방 기간 집중 접촉하며 양국 관계의 복원 가능성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특히 정부와 한 발 거리를 둔 ‘의회 외교’의 유연성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러한 시도는 진척이 더딘 상태로 알려졌다. 1년여간 깊어진 양국 갈등의 골에 아베 정부의 강경 기조까지 겹치며 지한파 일본 정치인까지 운신의 폭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1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일한의원연맹 합동총회 때도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이 한일관계 위기의 원인을 한국 대법원과 정부로 돌리는 비판 발언을 하는 등 냉랭한 분위기가 감지됐던 상태다. 문 의장이 가장 강조점을 찍는 대일 메시지는 5일로 예정된 와세다대 특강에서 나올 전망이다. 문 의장은 30∼40분 분량의 특강을 통해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자신의 해법을 제안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문 의장은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당시 일본 총리가 발표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과 같이 악화한 양국 관계를 획기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대담한’ 결단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도 문 의장은 강제징용 피해자와 국내 여론이 납득할만한 지원 법안을 마련했으며 일본 측 반응을 살펴본 뒤 국회 제출을 판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문 의장은 회의 중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딸인 푸안 마하라니 인도네시아 하원의장과 양자 면담도 한다. 회의 폐회 후에는 동포 및 지상사 대표를 대상으로 한 초청 간담회도 연다. 전날 늦은 오후 일본에 도착한 문 의장은 3박 4일간 일본 일정을 소화한 뒤 6일 다음 순방지인 멕시코로 향한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일제 강제동원 증명할 총독부 기록물 나왔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전시 강제동원을 위해 전국의 노동력을 치밀하게 조사한 사실을 증명하는 기록물이 공개됐다. 국가기록원은 31일 조선총독부가 만든 ‘노무자원 조사에 관한 건’ 문건 등 조선인 강제동원 관련 기록물 원본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문건은 조선총독부가 조선 전역의 노동력을 조사하기 위해 1940년 3∼9월 각 도에 전달하고 회신받은 공문과 취합 통계자료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학계에는 일부 알려졌으나 일반에 원본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문건에 따르면 조선총독부는 당시 각 도지사에게 1940년 3월 말을 기준으로 농업에서 벗어나 일시적으로 타지에서 돈을 벌고 싶어 하거나 직업을 바꾸려는 출가·전업 인원을 조사하도록 했다. 조사 결과 출가·전업이 가능한 인력은 남성 92만 7536명, 여성 23만 2641명 등 총 116만 177명으로 파악됐다. 출가·전업 희망 인력은 남성 24만 2314명, 여성 2만 767명 등 총 26만 3081명이다. 출가·전업 가능 인력과 비교했을 때 희망 인력에서 남성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국가기록원은 “출가·전업을 희망하는 인력을 대상으로 일제의 강제동원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는 일본 후쿠오카에 있는 ‘가이지마(貝島) 오노우라(大之浦) 6·7 탄광 근로자 명부’와 관련 사진, 명부 수집 경위가 기록된 재일동포 김광렬(1927~2015)씨의 일기 등이 포함됐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아동 음란물 공화국 오명, 느슨한 법이 사태 키웠다”

    “그동안 한국사이버성폭력센터가 고발한 포르노 사이트 운영자와 유포자 186명 중 실형을 산 사람은 1명뿐입니다. 정부의 직무유기를 되돌아봐야 합니다.” ●늘어나는 다크웹 범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박찬미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는 30일 ‘아동성착취 사이트 다크웹 문제와 대안 마련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권미혁 의원실과 ‘성매매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등이 개최한 토론회에는 경찰·여성가족부·학계 전문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댔다. 최근 한국·미국 등 38개국 국제 공조수사 결과 아동음란물 사이트 운영·이용자 대다수가 한국인으로 드러나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이날 경찰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다크웹 수사로 검거된 아동음란물 사이트 운영자와 이용자는 모두 349명으로, 이 중 한국인은 ‘웰컴투비디오’ 사이트 운영자 손모씨 등을 포함해 235명(67%)으로 나타났다. 기존 발표에서 12명이 추가로 검거됐다. 검거된 이용자들은 대부분 20~30대의 미혼,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의 무관심과 사법당국의 의지 결여가 아동음란물 범죄를 방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예안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소속 변호사는 “한국 사회에는 포르노 영상 소비를 남자라면 흔히 접하는 ‘야동’을 소비한 것이라는 가벼운 인식이 퍼져 있다”면서 “이런 성착취 영상은 처음 게시되는 순간부터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음란물 소지 대부분 벌금형… 美선 5~20년형 솜방망이 처벌도 도마에 올랐다. 해외에서는 아동음란물 소지죄를 강력 처벌해 미국은 5~20년의 징역, 영국은 26주~3년의 구금에 처한다. 반면 한국은 최대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으로 규정돼 있지만, 이마저도 실형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이하영 여성인권센터 보다 소장은 “한국에선 재판부가 내리는 형량도 너무 적은 데다 대부분은 기소마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처벌강화뿐만 아니라 정부의 중장기 계획 수립으로 아동음란물 산업 확장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현숙 탁틴내일 대표는 “아동에게 성적 관계를 갖도록 온라인상에서 설득하는 ‘그루밍’이 횡행하는 문제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아동포르노 발견 시 적극 신고해 범죄자를 검거할 수 있도록 신고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김해시, 돼지열병 방지 위해 멧돼지 포획 총력

    김해시, 돼지열병 방지 위해 멧돼지 포획 총력

    경남 김해시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유입 방지를 위해 야생 멧돼지 포획에 총력을 쏟는다고 29일 밝혔다. 민통선 일원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멧돼지 폐사체가 늘어나면서 멧돼지가 감염 확산 주범으로 드러난데 따라서다. 시는 오는 11월 1일부터 올해 말까지 멧돼지 기동포획단 규모를 30명에서 50명으로 늘리고 포획 보상금도 1마리당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린다.포획이 많이 이뤄질 수 있도록 포획 방식도 신고 후 출동지시에 따라 포획하는 방식에서 사전 예찰활동이나 발견 즉시 포획하는 것으로 대응기준을 완화한다. 내년에 활동할 기동포획단은 오는 12월에 구성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소강 상태로 접어들 때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시는 관내 양돈농가에 멧돼지 기피제 649㎏을 나눠주고 이달 중에 멧돼지 포획틀 5개도 설치해 운영한다. 김해시는 30명으로 구성된 멧돼지 기동포획단을 연중 운영하며 영농철인 4월부터 11월까지는 피해방지단을 겸해 운영한다. 시 멧돼지 기동포획단은 올들어 지금까지 멧돼지 190마리를 포획했다. 시에 따르면 경남 18개 시·군 가운데 김해시 지역에서 돼지를 가장 많이 사육한다. 시 관계자는 “돼지아프리카열병 방지 외에도 멧돼지가 도로나 주택가에 나타나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농작물에 극심한 피해를 주어 멧돼지 개체수 조절이 시급하다”며 “멧돼지 폐사체를 발견하면 즉시 관계기관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단독] 한 달에 15명꼴… 스러지는 이주노동자

    [단독] 한 달에 15명꼴… 스러지는 이주노동자

    사고·돌연사 많아… “열악한 환경 개선을”최근 5년간 취업비자를 받아 한국에 입국한 이주노동자 가운데 412명이 청장년 급사 증후군, 급성 심장사, 교통사고 등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산업재해로 사망한 사망자가 557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코리안 드림’을 꿈꾸다 숨진 이주노동자는 1000여명에 이른다. 한 달에 15명이 목숨을 잃은 것이다. 2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4년~2019년 7월 비전문취업(E9) 비자와 재외동포(H2) 비자를 받아 입국한 이주노동자 중 611명이 사망보험금을 신청했다. E9 비자로 입국한 이주노동자는 삼성화재가 운영하는 외국인 전용 상해보험에 의무 가입해야 한다. 이 가운데 자살(56건)과 산재보험 처리(74건) 등을 제외하고 실제로 보험금이 지급된 경우는 412건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대부분 내국인 노동자가 일하기 꺼리는 제조업, 농업 등 ‘3D’ 업종에서 일했다. 상해보험 가입률은 80%로, 대상자 24만 8584명 중 19만 8775명이 보험에 가입돼 있기 때문에 산업재해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극의 실태를 파악할 수 있다. 보험금 신청 건수는 국적별로 중국이 181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네팔(85건), 태국(61건), 캄보디아(49건), 베트남(43건) 순이었다. 사망 원인별로는 교통사고(81건), 업무 중 사고(74건), 급사 증후군(57건), 자살(56건), 암(46건), 급성 심장사(34건) 등이 많았다. 실제 보험금이 지급된 건은 업무 중 사고와 자살 등은 제외된다. 보험금 지급 건수로 보면 교통사고(74건) 다음으로는 이렇다 할 병력이 없이 돌연히 사망하는 청장년 급사 증후군(57건)이 많았다. 또 급성 심장사(31건), 뇌출혈(21건) 등 과로나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지목되는 사인이 대부분이었다. 한 의원은 “올해로 고용허가제가 시행된 지 15년으로 외국인노동자는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며 “노동부와 법무부 등 유관부처 간 협업을 통해 개선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김연철 “北관광 창의적 해법 필요”… ‘금강산 철거’ 대책 고심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 논의를” 지적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시한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 철거에 대해 북측이 문서로 협의하자는 통지문을 보내오면서 통일부 등 관계 당국이 대응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27일 “주말 동안 제반 조건과 환경을 검토하고, 적절한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측은 “금강산 지구에 국제관광문화지구를 새로 건설할 것”이라며 “합의되는 날짜에 금강산 지구에 들어와 당국과 민간기업이 설치한 시설을 철거해 가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지난 25일 금강산국제관광국 명의로 보내왔다. 또 북측은 실무협의에 대해 “문서 교환 방식으로 합의하면 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당초 철거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대면 협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정부의 기대에 선을 그은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 만한 제3의 제안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도 지난 25일 국회 현안 보고에서 “북한 관광 전략이나 전반적으로 달라진 환경을 고려한 창의적인 해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근본 원인이 북미 비핵화 협상인 만큼 추이에 따른 장기 전략을 세우자는 의견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김 위원장의) 철거 지시는 북미 협상의 향방에 따라 이용할 포석을 미리 깔아 놓은 것”이라며 “북미가 접점을 찾는다면 북측은 남한과 금강산 협의를 시작할 수 있고, 반대라면 대남 압박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북측이 ‘군사적 도발’이라고 반발하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중단 및 수위 조절 등을 논의하자는 견해도 있다. 우선 북한의 대남 강경 기조를 다소 유화시키자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금강산 철거 지시를 할 때 “금강산에 남녘 동포들이 오겠다면 환영한다”고 한 것을 두고 개별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해 논의를 하자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개별 금강산 관광은 ‘대규모 현금 제공’(벌크캐시)을 금지하는 대북 제재에는 위반되지 않지만 북미 관계가 교착 중인 상황에서 당장 현실화하기는 어렵다는 반론이 많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北 “금강산 시설 철거 협의하자” 정성장 “소규모 관광 허용 바람직”

    北 “금강산 시설 철거 협의하자” 정성장 “소규모 관광 허용 바람직”

    “한국 정부는 이산가족면회소를 제외한 금강산 내 남한 시설의 철거에 협조하면서 우리 국민의 신변 보장을 조건으로 개성과 백두산 등에 대한 제한적 관광 허용 문제를 협의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일 것이다.” 25일 오전 북한이 통일부 앞으로 통지문을 보내 금강산 관광 시설 철거 문제를 ‘문서교환방식’으로 논의하자는 통지문을 보낸 데 대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이 제안한 방안이다. 김 위원장의 철거 지시가 지난 23일 공개됐는데 이틀 만에 북한이 신속하게 후속 움직임에 나선 것이다. 주목할 대목은 북한이 실무적 문제에 대해 직접 대면 협의가 아닌 문서교환 방식의 협의를 제안한 것이다. 시설 철거 말고 다른 문제에 대해선 남측과 직접 만나 논의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문서를 주고받는 방식은 대면 협의와 달리 사무적이고 실무적인 수준의 의사 교환밖에 이뤄질 수 없다. 통일부는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우리 국민의 재산권 보호를 최우선한다는 방침 하에 적극 대처해 나가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의 물꼬가 트이지 않고, 최근 북한의 적대적인 대남 태도가 견지된다면 실용적인 접근이나 창의적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유력하다. 정 본부장은 이날 논평을 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금강산 현지지도를 통해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에 금강산 내 기존 남한 시설을 이용한 금강산관광 재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됐으며 이날 오전 북한의 통지문을 보낸 것 역시 철거 이외의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본부장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한국 정부의 경직된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관광이 대북 제재의 대상이 아닌데도 북한에 ‘대량 현금(bulk cash)’이 들어가는 것을 우려해 미국과 국제사회에서는 그동안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는데 우리 정부는 국민의 신변 보장을 조건으로 소규모 금강산 관광부터 허용함으로써 북한에는 우리의 관광 재개 의지를 보여주고 국제사회에는 북한에 ‘대량 현금’이 들어갈 것이란 우려를 해소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마치 북한의 압력에 못 이겨 갑자기 금강산 관광을 허용한다고 비칠 수 있다면 문제이므로 지금은 5·24 조치 해제 등 남북교류를 제한하는 조치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를 통해 문제 해결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 위원장이 “세계적인 관광지로 훌륭히 꾸려진 금강산에 남녘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지금의 남한 시설들을 철거하고 새로운 시설이 들어선 후 남한 관광객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정 본부장은 진단했다. 정부로서도 우리 국민의 금강산관광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언제까지나 남한 시설을 유지, 보존하고 있으라고 북측에 요구할 수도 없으며 남한 시설은 11년 이상 사용하지 않아 상당히 노후 됐고 북한 스스로도 더 나은 시설을 건설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현재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가 지속되는 상황에 우리 정부가 갑자기 관광을 전면 허용한다면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의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북한을 찾는 중국 관광객보다 ‘소규모 관광’과 민간교류를 허용하는 것으로 남북 관계를 복원하면서 동시에 국제사회에는 북한에의 현금 유입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란 점을 인식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을 통해 “북측은 25일 오전 북측 금강산국제관광국 명의로 통일부와 현대그룹 앞으로 각각 통지문을 보내왔다”며 “금강산 지구에 국제관광문화지구를 새로 건설할 것이며 합의되는 날짜에 금강산지구에 들어와 당국과 민간기업이 설치한 시설을 철거해 가기 바란다”고 밝혔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전달된 통지문은 “실무적 문제들은 문서교환 방식으로 합의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이 문서협의를 제의했다는 사실만 알려지면서 남북관계 소강 상황을 의식해 당국 간의 직접 대면은 피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일단 어떤 형태로든 남북 당국과 이해관계자들이 마주 앉는 자리는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변인은 “금강산관광 사업의 의미를 고려하면서 조건과 환경을 충분히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여기에서 조건은 국제정세 및 남북협의 등 제반 조건과 환경, 국내적 공감대 형성 등“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이런 입장을 밝힘에 따라 금강산 관광과 관련될 수 있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우회할 방안을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지역 특산품 영광굴비 미국 수출길

    전남지역 특산품인 영광굴비 가공식품이 미국 수출 길에 오른다. 25일 영광군에 따르면 최근 여수에서 열린 제18차 세계한상대회에서 굴비가공 업체인 ‘영광그린굴비’가 미국 유통업체와 10만 달러(1억1700여만원) 규모의 ‘영광굴비 볶음고추장’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세계한상대회는 매년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을 위해 세계 각지의 재외동포 경제인들과 국내 기업인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국제 비즈니스의 장이다. 이번에 수출 계약한 영광굴비는 굴비에 대중적인 기호에 맞게 고추장을 첨가해 만든 가공식품으로 국내외에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군 관계자는 “영광굴비의 철저한 품질관리와 다양한 제품개발 등을 통해 해외시장을 넓혀 나가겠다”며 “동남아, 유럽 지역까지 수출길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6·15공동선언 남측위 30일까지 美 방문…유엔 사무총장 만나 비핵화 의지 전달

    ‘6·15 남북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를 중심으로 꾸려진 ‘2019 유엔 시민평화대표단’이 25일(현지시간)부터 오는 30일까지 미국 뉴욕과 워싱턴을 방문해 유엔본부와 미 의회·싱크탱크 등을 돌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메시지를 전달한다. 대표단은 25일 뉴욕 유엔처치센터에서 열리는 ‘코리아 평화를 위한 국제대회’에서 전 세계 유력 평화활동가들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의 정당성과 필요성 등을 연설하고 부문 토론에 나선다. 6·15 미국위원회와 민주평통 뉴욕협의회 등 동포단체뿐 아니라 조현 신임 유엔 주재 한국대사와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를 별도 면담해 한반도 비핵화를 촉구할 예정이다. 대표단은 또 이날 오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도 만나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전달한다고 대표단 측은 밝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금강산 南시설 싹 들어내라”… 남북경협 갈림길

    “금강산 南시설 싹 들어내라”… 남북경협 갈림길

    김정일 선대 ‘유훈’ 사상 처음 공개 비판 “남녘 동포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 시설 폐기 위해 ‘남측과 합의’ 직접 지시 일각 “남북대화 극적 돌파구 마련” 전망김정은(얼굴)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에 찾아가 남측 시설들을 철거하라고 전격 지시해 파문이 일고 있다. 가뜩이나 앞이 막혀 있는 남북 경협 재개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이를 계기로 남북 간 대화가 이뤄지면서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역설적 전망도 제기된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23일 김 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며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손쉽게 관광지나 내어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하여 금강산이 10여년간 방치되어 흠이 남았다. 땅이 아깝다. 국력이 여릴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되었다”며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책을 비판했다. 북한 체제에서 헌법보다 상위에 있는 김일성·김정일의 ‘유훈’을 후대 최고지도자가 공개 비판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그만큼 김 위원장이 대북 제재로 인한 금강산관광 재개 지연에 대해 불만이 높다는 방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문화회관, 금강산호텔, 금강산옥류관, 금강펜션타운, 구룡마을, 온천빌리지, 가족호텔, 제2온정각, 고성항횟집, 고성항골프장, 고성항출입사무소 등 남측에서 건설한 시설 등을 돌아봤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건축물들이 민족성이라는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범벅식”이라며 “건물들을 무슨 피해지역의 가설막이나 격리병동처럼 들여앉혀 놓았다. 건축미학적으로 심히 낙후할 뿐 아니라 그것마저 관리가 되지 않아 남루하기 그지없다”고 남측 시설들을 깎아내렸다. 이어 “지금 금강산이 마치 북과 남의 공유물처럼, 북남 관계의 상징, 축도처럼 되어 있고 북남 관계가 발전하지 않으면 금강산관광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며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고 잘못된 인식”이라고 했다. 또 “세계적인 관광지로 훌륭히 꾸려진 금강산에 남녘 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라면서도 “우리의 명산인 금강산에 대한 관광사업을 남측을 내세워 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대해 우리 사람들이 공통된 인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북한 매체 사진에는 리설주 여사가 김 위원장의 금강산 현지지도에 동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125일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김정은 위원장, 넉달 가까이 만에 모습 드러낸 리설주와 함께

    김정은 위원장, 넉달 가까이 만에 모습 드러낸 리설주와 함께

    김정은(얼굴)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에 찾아가 남측 시설들을 철거하라고 전격 지시해 파문이 일고 있다. 가뜩이나 앞이 막혀 있는 남북 경협 재개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이를 계기로 남북 간 대화가 이뤄지면서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역설적 전망도 제기된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23일 김 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며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손쉽게 관광지나 내어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하여 금강산이 10여년간 방치되어 흠이 남았다. 땅이 아깝다. 국력이 여릴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되었다”며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책을 비판했다. 북한 체제에서 헌법보다 상위에 있는 김일성·김정일의 ‘유훈’을 후대 최고지도자가 공개 비판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그만큼 김 위원장이 대북 제재로 인한 금강산관광 재개 지연에 대해 불만이 높다는 방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문화회관, 금강산호텔, 금강산옥류관, 금강펜션타운, 구룡마을, 온천빌리지, 가족호텔, 제2온정각, 고성항횟집, 고성항골프장, 고성항출입사무소 등 남측에서 건설한 시설 등을 돌아봤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건축물들이 민족성이라는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범벅식”이라며 “건물들을 무슨 피해지역의 가설막이나 격리병동처럼 들여앉혀 놓았다. 건축미학적으로 심히 낙후할 뿐 아니라 그것마저 관리가 되지 않아 남루하기 그지없다”고 남측 시설들을 깎아내렸다. 이어 “지금 금강산이 마치 북과 남의 공유물처럼, 북남 관계의 상징, 축도처럼 되어 있고 북남 관계가 발전하지 않으면 금강산관광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며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고 잘못된 인식”이라고 했다. 또 “세계적인 관광지로 훌륭히 꾸려진 금강산에 남녘 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라면서도 “우리의 명산인 금강산에 대한 관광사업을 남측을 내세워 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대해 우리 사람들이 공통된 인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북한 매체 사진에는 리설주 여사가 김 위원장의 금강산 현지지도에 동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125일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김정은 “南 의존 잘못…너절한 금강산 남측시설 싹 들어내라”

    김정은 “南 의존 잘못…너절한 금강산 남측시설 싹 들어내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측에 의존해 건설한 금강산관광시설을 비판하며 금강산 내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노동신문이 23일 보도했다. 남측이 지난해 9월 남북정상의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한 금강산관광 재개를 지금까지 이행하지 않는 것에 대한 직접적인 불만의 표현으로 보여진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금강산관광시설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손쉽게 관광지나 내어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금강산이 10여년간 방치되어 흠이 남았다고, 땅이 아깝다고, 국력이 여릴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 되였다고 심각히 비판하시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금강산이 마치 북과 남의 공유물처럼, 북남관계의 상징, 축도처럼 되어 있고 북남관계가 발전하지 않으면 금강산관광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고 잘못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관광지로 훌륭히 꾸려진 금강산에 남녘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지만 우리의 명산인 금강산에 대한 관광사업을 남측을 내세워 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대해 우리 사람들이 공통된 인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금강산관광지구총개발계획을 새로 수립하고 고성항해안관광지구, 비로봉등산관광지구, 해금강해안공원지구, 체육문화지구 등으로 구성된 관광지구를 3~4단계 별로 건설할 것을 지시했다. 또 지구마다 현대적인 호텔과 여관, 파넬숙소(고급별장식 숙소), 골프장 등의 시설을 짓고 인접군에 비행장과 관광지구까지 연결되는 철도를 건설할 것을 주문했다. 현지지도에는 장금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김여정·조용원·리정남·유진·홍영성·현송월·장성호를 비롯한 당 간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마원춘 국무위원회 설계국장 등이 수행했다. 이들 모두 “공장, 기업소들에 건설되는 노동자합숙보다도 못한 건물들이 세계적인 명승지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정말 꼴불견”이라며 김 위원장의 결정이 옳다고 입을 모았다. 금강산관광은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절 현대그룹과 함께 추진한 대표적인 남북 경제협력사업이다. 김 위원장이 직접 공개적으로 아버지 집권 시기 정책을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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