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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17) 풍수(상)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17) 풍수(상)

    서울은 풍수에 의해 선택됐고, 풍수에 의해 조성됐으며, 풍수에 의해 유지·관리된 도시이다. 심하게 얘기하면 풍수의, 풍수에 의한, 풍수를 위한 도시였다. 불교를 버리고 한양으로 도읍을 옮긴 ‘유교의 나라’ 조선의 풍수의존도가 이다지도 높았던 이유는 뭘까. 조선은 유교를 국교로 정했지만, 겉과 속이 달랐다. 왕에서부터 백성에 이르기까지 생활양식은 유교를 따랐지만, 생각은 불교식으로 했다. 급한 일이 생기면 풍수나 굿 같은 무속신앙을 찾았다. 살아서 집터를 구하고, 죽어서 묏자리를 정하는 일은 철저하게 풍수에 따랐다. 깐깐한 유학자(선비)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유야풍’(晝儒夜風)이라 하여 낮에는 성리학, 밤에는 풍수를 바탕으로 살았다. 겉으로는 근엄했지만 속으로는 자유분방한 풍류(風流)를 즐겼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풍수 논쟁을 읽다 보면 정도전, 하륜, 권근, 황희, 정인지 같은 대유학자들도 예외 없이 풍수학의 대가였다. 이들에게 풍수학이란 전통적인 지리학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고 합리적인 설명이 불가능하지만, 경험상 존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현상’을 거스르지 않음으로써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고자 한 것이다. 그래서 어느 외국학자는 “한국이라는 나라를 이해하려면 유교적 시각에서 접근해야 하고, 한국인의 기질을 알려면 불교와 무속신앙을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지도를 보면 서울은 내사산(백악-남산-낙산-인왕산)이 서울성곽 18㎞를 이어 사대문을 이룬다. 내(內)명당수인 개천(청계천)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면서 도성 내부를 관통한다. 또 외사산(삼각산-관악산-용마산-덕양산)이 도성 밖 4㎞(城底十里)를 빙 둘러싸고 있으며 외(外)명당수인 한강이 전체를 감싸고 도는 구조이다. 이른바 바람(氣)을 갈무리하고 물을 얻는 지형이다. ‘풍수’(風水)가 ‘장풍득수’(藏風得水)의 줄임말이고 보면 서울 풍수의 큰 윤곽을 알 만하다. 그렇다면 서울은 흠잡을 데 없는 천하의 명당일까. 결코 그렇지는 않다. 조선왕조실록에 서울은 명당수가 부족하고, 경복궁의 좌우 지맥(地脈)이 허약하고, 동쪽의 지형 지세가 낮으며, 물이 흘러나오는 출구(水口)가 열려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 숱하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양은 명당수가 부족했다. 세종 때 황희가 “궁궐 좌우의 물줄기가 끊임없이 흐르지 않는 것이 흠”이라고 인정했다. 개천도 물이 마르기 일쑤였다. 이를 보완하고자 궁성 안팎에 못을 파서 도랑을 냈고, 도성 사방에 동지·서지·남지·북지라는 4개의 인공연못을 각각 조성했다. 특히 서울을 둘러싼 풍수 논쟁의 핵심은 주산(眞山)과 수구(水口)였다. 주산은 임금이 정사를 보는 최고의 명당자리(明堂穴)가 어디냐는 것이다. 주산이 백악이냐, 무악산이냐, 인왕산이냐, 응봉이냐에 따라 명당자리가 달라서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백악을 주산으로 하면 경복궁 근정전이요, 무악을 주산으로 하면 지금의 신촌 연세대가 왕궁 자리이다. 인왕산을 주산으로 하면 경복궁은 마찬가지이나 궁의 위치가 동쪽으로 기울어서 ‘군주는 남쪽을 보고 정사를 본다’는 제왕남면(帝王南面)의 원칙에 맞지 않다. 응봉(성균관대 뒷산)을 주산으로 하면 창덕궁 인정전이 명당이 된다. 임진왜란 때 불탄 경복궁을 300년 가까이 재건하지 않고 법궁(正宮)을 아예 창덕궁으로 사용한 것은 국란을 겪은 이후 ‘응봉 주산론’이 득세한 탓도 컸다. 청계천의 수구막이(수구맥이)도 논쟁거리였다. 물의 출구(水口)로 기가 새나가지 않도록 막으려고 인공산(假山)을 쌓거나, 나무를 심거나, 사당을 지었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좋은 땅의 제1조건으로 수구가 닫혀 있어야 한다”고 하였고, 홍만선은 산림경제에서 “수구는 잘록하여야 한다”고 했다. 실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훈련원(동대문역사문화공원) 동북쪽에 인공산을 쌓았으니 땅의 기운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함이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선조 31년 흥인문 밖에 중국 후한 시대 명장 관운장을 모신 남관왕묘를 세웠다. 임진왜란 때 조선에 출병한 명나라 장군들이 은자를 내 조성한 것이다. 관우를 군신(軍神)으로 모신 관왕묘는 수구로 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으려면 사당을 지어야 한다는 풍수에 따른 것이다. 관왕묘는 한양의 좌청룡에 해당하는 낙산이 너무 낮아 허약한 기운을 돋우는 역할을 했다. 사대문 가운데 유독 동대문만 옹성(성문 앞 작은 성곽)을 두른 이유도 동대문의 지대가 낮아 청계천 범람 때마다 물에 잠긴 것에 대한 보완책이다. 백악과 인왕산, 남산에서 각각 발원한 개천은 한양의 생활용수이자 자연하수도였다. 한양의 인구가 조선 초기 10만명에서 조선후기 20만명까지 늘어나면서 개천의 오염과 물난리가 큰일이었다. 산업혁명 이전인 17세기 프랑스 파리인구가 10만명, 영국 런던이 15만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한양도성의 인구 밀집도와 이로 말미암은 하수처리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대대적인 하천 준설공사가 수시로 이뤄졌다. 태종 때 5만 2000명이 동원됐고, 영조 때 20만명을 동원해 57일간 양안에 석축을 쌓고 수로를 직선으로 바꾸는 대역사를 실행했다. 왕도 풍수의 신봉자였다. 태조의 한양 천도 풍수, 세종의 주산 풍수, 광해군의 인왕산 풍수, 영조의 개천 풍수, 정조의 보현봉 풍수 등 조선 초기부터 후기까지 풍수가 조정을 풍미했다. 단군 이래 최고의 명군으로 칭송되는 세종 15년에 조선 초기 최대의 풍수사건이 터졌다. 한양의 주산(主山)은 백악이 아니라 응봉이어야 하는데 잘못 잡았다는 것이다. 당시 왕조를 대표하던 최고의 풍수 최양선이 불러일으킨 이 풍수 논쟁은 무려 9년이나 끌었다. 황희, 정인지 등 당대의 유학자들도 논쟁에 가세했다. 세종이 친히 백악에 올라 현장을 검증할 정도로 끓어올랐다. 이 와중에 오간 군신 간의 문답을 보면 조선 풍수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 예조 좌참판 권도는 “공자님이 하신 말씀도 아닌 한낱 풍수를 가지고서 지금 조정 안이 술렁거리고 있음에 심히 걱정됩니다. 어찌 국가의 이해관계가 궁궐이 명당인가 흉당인가에 따라 달렸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이단설을 집현전 학자들에게 연구케 하여 국가경영에 참고하라고 어명까지 내렸다 하니 심히 부당합니다. 바라건대 풍수와 같은 망령된 학문을 물리치시고 집현전에서의 공식적인 풍수강론 토의는 금지해 주옵소서”라고 상소를 올린 것이다. 세종의 답이 흥미롭다. “태조께서 나라를 세우고 도읍을 정하는 데 풍수를 살펴서 정하시고, 태종께서는 ‘풍수를 쓰지 않는다면 몰라도 만일 그것을 쓴다면 정밀히 하여야 한다’고 하시었다. 더구나 건원릉(태조왕릉)도 모두 풍수를 써서 정하였는데 유독 궁궐 짓는 데에만 풍수를 버리는 것이 옳겠는가. 권도의 말은 임금을 위한 것이나 잘못되었다. 그러나 그대로 두고 논하지는 말라”고 답했다. 풍수를 이단설로 몰아붙인 젊은 유학자의 생각은 틀렸지만 역사(실록)에 남기되 잘잘못을 가려 처벌하지는 말라는 세종다운 해법이었다. 세종은 또 영의정 황희, 좌의정 맹사성, 우의정 권진과 국사를 논하면서 “경복궁의 오른팔은 대체로 모두 산세가 낮고 미약하므로 남대문 밖에다 못을 파고 문 안에다가 지천사(支天寺)를 둔 것이다. 나는 남대문이 이렇게 낮고 평평한 것은 필시 당초에 땅을 파서 평평하게 한 것이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이제 높이 쌓아 올려서 그 위에다 문을 설치하는 것이 어떻겠는가”라고 하문했다. 이에 모두가 “좋습니다”라고 머리를 조아렸다. 임금이 풍수로 북치고 장구 치는 격이다. 이때 남대문의 지대를 높여서 남산과 인왕산의 지맥과 연결해 오늘날의 모습을 갖췄다. 도읍을 정할 때부터 주산을 놓고 이설(異說)이 난무했다. 하륜이 ‘무악 주산론’을 주장했으나 터가 협소하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인왕산 주산론’과 ‘백악 주산론’은 불교와 유교의 정면 대결 양상이었다. 결국 정도전에게 밀린 무학이 “신라 의상대사의 산수비기(山水?記)에 따르면 ‘도읍을 정할 때 승려 말을 들으면 태평성세를 누릴 것이지만 정(鄭)씨 성을 가진 자가 이에 시비하면 5세(五代)가 되기 전에 왕위 찬탈의 화가 일어날 것이요, 200년 내외에 나라가 탕진될 위험이 있다’고 했다. 내 말을 따르지 않으면 크게 후회할 것이다”라고 예언했다. 정씨 성을 가진 자는 정도전을 이르며 실제 5대(태조-정종과 태종-세종-문종-단종)를 지나자마자 세조의 왕위찬탈이 있었고, 정확하게 200년 후에는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이것이 ‘인왕산 왕기설’로 과장돼 이 말을 들은 광해군이 인경궁을 짓도록 어명을 내렸다는 것이다. 주산풍수 논쟁은 고려 때 도선국사(827~898)가 송도를 왕궁으로 잡은 산세와 궁궐 입지가 당시 한양도읍 입지와 같다는 모든 속설을 잠재우는 권위 있는 풍수설이 나올 때까지 계속됐다. 우리나라 풍수의 창시자인 도선은 ‘다음 왕은 이씨이며 한양에 도읍을 정한다’라고 도선비기를 통해 예언한 바로 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joo@seoul.co.kr
  • “日, 1950년대에 핵무기 만들려 했다”

    일본이 2차 세계대전 패전 직후인 1950년대에 핵무기를 생산하려 했다는 내용을 담은 미국 국무부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미국의 사설 연구기관인 노틸러스 연구소가 29일(현지시간) 공개한 이 보고서는 국무부 내 극동지역 연구부서가 1957년 8월 2일 작성한 것이다. 보고서는 “1945년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여된 뒤 일본 국민들은 핵무기에 치를 떨었지만 1950년대 일본 보수정권은 극동지역이 냉전의 온상이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여겼다”고 전했다. 이어 “그들은 핵무기가 일본 방위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지만 핵무기를 생산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을 이기지 못했다”면서 “결국 기시 노부스케(1896~1987) 총리는 핵무기를 만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기시 노부스케는 ‘군국주의 부활’을 노골화하고 있는 아베 신조 총리의 외할아버지다. 보고서는 또 “방위청은 현대전에서 핵무기가 필수적이라고 확신하고 있고 보수 지도자들도 핵무기가 일본에 인접한 공산국가 세 나라(소련, 중국, 북한)에 맞서는 효과적인 균형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전했다. 당시 일본은 경제 재건으로 심각한 전력 부족을 겪고 있었다. 이는 일본이 자연스레 원자력 프로그램을 가동할 수 있는 좋은 명분이 됐다. 핵 개발을 위해 과학기술 인력과 자금을 끌어오는 것에도 아무 장애가 없었다. 1957년 보고서는 일본이 핵무기 생산을 공언하지 않더라도 원자력 에너지를 사용해 핵무기 생산 능력은 갖춰 갈 것으로 내다봤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창의인재경영] 현대제철, 사내 어학당·소통 워크숍 ‘도전형 인간’ 육성

    [창의인재경영] 현대제철, 사내 어학당·소통 워크숍 ‘도전형 인간’ 육성

    창립 60주년을 맞은 현대제철은 올해를 ‘100년 기업으로 가는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았다. 이런 질적 성장의 화두를 ‘인적자원 계발’로 삼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인재상은 도전·창조·전문성·친화성으로 요약된다. 특히 ‘글로벌 마인드’를 갖추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도전형 인간’을 중시하고 있다. 도전형 인간이란 변화에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자세로 대처하며, 전문적인 능력과 지식을 갖추는 동시에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협력한다고 현대제철은 정의했다. 즉 우수한 업무능력 위에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순발력과 뜨거운 동지애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인재 육성을 위해 현재 실시 중인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기로 했다. 신입사원들은 팀워크 강화 훈련을 위한 산행을 하고 있다. 소통이 활발한 조직문화 형성을 위해 ‘소통&하모니 워크숍’을 실시해 호응을 얻고 있다. 또 글로벌 경영 리더의 육성을 위해 사이버 강의 및 사내 어학당 제도를 통해 영어·일본어·중국어 등 외국어 습득을 돕고 있다. 이 밖에 입문교육, 직급별 향상 과정, 신임 임원 과정, 최고경영자(CEO) 과정 등 단계별로 잘 짜인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야생조류 인플루엔자’ 경남서 올 첫 양성 판정

    경남도는 29일 양산시 상북면 외석리 일대 철새도래지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배설물 2점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양성반응이 나타나 긴급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올들어 국내에서 AI 양성반응이 나타난 것은 처음이다. 도는 고병원성 여부를 판정하기 위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검사를 의뢰하는 한편 발생지역 긴급소독 작업과 함께 인근 양계농가의 접근을 금지했다. 정밀검사 결과는 다음 달 1일 이후 나올 예정이다. 도는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 AI로 확인되면 AI 긴급행동지침에 따라 발생지역 20㎞ 이내에 방역대를 설정하고 양계농가에 대한 이동제한 등의 조치를 할 예정이다. 경남도는 이번에 AI가 발생한 곳은 산란계 집산지역 인근에 위치해 있어 고병원성 AI로 확인되면 도내 양계산업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고병원성 판정이 나기 전부터 선제적인 긴급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4년과 2007년, 2008년, 2011년에 AI가 발생해 피해가 났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세대를 적으로 만들지 말라/나은영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옴부즈맨 칼럼] 세대를 적으로 만들지 말라/나은영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 사회는 그 변화의 속도 만큼이나 큰 세대차를 지니고 있다. 어느 사회에서나 젊은 층이 기성세대보다 변화에 더 빨리 적응하지만, 변화 속도가 느리면 그 차이도 적은 데 비해 변화 속도가 빠르면 차이는 그만큼 더 커지기 때문이다. 서울신문 지난 10월 12일자 커버스토리 ‘고령화의 그늘, 세대 갈등’은 3개 면에 걸쳐 주로 통계보다는 구체적인 사례에 근거한 심층보도에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13면에서 제16대부터 제18대까지의 대선후보별 청년 및 중장년, 노년층 공약을 비교한 것도 좋았다. 다만 그 내용의 충실성에 비해 투쟁적인 제목이 세대 간의 갈등을 오히려 부추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2030 vs 4050 밥그릇 쟁탈전’(1면)이라든지 ‘밥그릇이 부른 세대갈등’(13면)과 같은 제목은 마치 밥그릇이 세대갈등의 전부인 것처럼 오해하게 할 수 있다. 또한 ‘우리 세대가 먹고살기 위해서는 상대 세대의 밥그릇을 빼앗는 방법밖에 없다’는 뉘앙스를 줄 수 있어 위험해 보인다. 세대와 관련된 다른 자료들에서는 3040을 5060과 대비시키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과연 30대와 40대는 적인가 동지인가. 일자리가 모자라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원하는’ 일자리의 종류가 실제로 구할 수 있는 일자리와 잘 맞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지난 30년간 한국의 대학졸업자 비율은 엄청나게 증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 기준으로 볼 때 2009년 25~34세의 대졸자 비율(63.1%)이 55~64세의 비율(13.2%)의 약 5배 가까이 된다. 35~44세의 비율은 44.3%, 45~54세의 비율은 25.8%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대졸자의 비율은 급격히 떨어진다. 중소기업 일자리가 많은 독일의 대졸자 비율은 25% 수준으로 거의 세대 차가 없는 것과 대조적이다. 대학졸업자가 적었던 시절에는 당연히 대학만 졸업하면 원하는 일자리를 얻기가 상대적으로 쉬웠을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대졸자들이 기피하는 업종에는 상당수 외국인 근로자들이 고용되고 있다. 세대에 관해 논의할 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세대는 ‘연속적’이며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경제활동 연령을 전후하여 누군가는 부양하고 누군가는 부양받아야 한다. 부양의 상호작용이 예전에는 가정 안에서 이루어졌다면, 요즘은 그것이 사회적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경제활동을 하여 수입이 있는 사람들은 세금을 내고, 그 세금으로 경제활동이 어려운 사람들을 부양하는 사회복지가 실현되는 구조인 것이다. 이처럼 연속적인 세대도 일단 ‘우리’와 ‘그들’로 나누고 나면 ‘우리’에겐 묻지마 애정이, ‘그들’에겐 원인 모를 적개심이 솟게 된다. 그 이유는 ‘우리’는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힘들게 살고 있는 모습이 구체적으로 지각되고 ‘그들’은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고 똑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세대는 물 흐르듯 이어지는 것이고,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존재이지 결코 서로를 배척해야 살아남는 존재가 아니다. 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그다음 선거를 겨냥해 편 가르기를 하는 정치논리에 언론까지 휘둘리지 않기 바란다. 서로 자기 아이라고 우기며 양쪽에서 한 아이를 잡아당길 때, 그 아이가 다칠까봐 손을 놓는 쪽이 진짜 부모라고 판단했던 솔로몬의 지혜가 그리워진다.
  • [부고] 美 ‘언더그라운드 록의 전설’ 루 리드

    [부고] 美 ‘언더그라운드 록의 전설’ 루 리드

    미국 언더그라운드 록 음악의 전설로 불리는 루 리드가 27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대중문화 전문지 ‘롤링스톤’이 보도했다. 71세. 뉴욕 태생의 리드는 1964년 뉴욕에서 결성된 록 밴드 ‘벨벳 언더그라운드’에서 기타리스트, 작곡가 겸 가수로 활동했다. 1970년 밴드를 떠난 뒤에도 솔로 아티스트로 성공적인 길을 걸었다. 그는 당시 생소했던 아방가르드 록과 팝아트를 주류 음악계에 소개했고,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과 ‘예술적 동지’로 불렸다. 벨벳 언더그라운드는 상업적으로 성공하진 못했지만, 많은 평론가들이 1960년대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그룹 가운데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1996년에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도 올랐다. 오랜 기간 폭음과 마약 사용으로 건강이 나빠진 리드는 올해 초 간 이식수술을 받았고, 지난 4월 예정됐던 콘서트도 모두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환경재앙 딛고 돌아온 태화강 바지락·재첩… 연말부터 식탁 오른다

    환경재앙 딛고 돌아온 태화강 바지락·재첩… 연말부터 식탁 오른다

    바지락과 재첩이 넘쳐 났던 풍요의 상징 ‘울산 태화강’. 1970년대부터 급속히 진행된 산업화로 공단과 도심에서 쏟아낸 오폐수가 여과 없이 흘러들었다. 태화강은 중금속 물질로 뒤범벅되면서 ‘죽음의 강’으로 변모했다. 풍요의 상징인 바지락과 재첩도 서서히 모습을 감췄다. 그로부터 20여년이 흐른 2013년 여름 1급수로 회복된 태화강에서는 평일 수십명, 주말·휴일 수백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어 돌아온 바지락과 재첩을 캤다. 28일 울산 남구 여천동 태화강 하구. 1년 전까지 제방을 따라 길게 늘어섰던 무허가 판자촌(41개)이 사라진 곳에는 40여척의 어선을 정박할 수 있는 물양장(선착장)이 건설됐다. 남구는 길이 120m, 너비 7.5~14m의 물양장에 선박 계류시설과 바지락 경매장(165㎡)을 설치했다. 이로써 26년 만에 다시 식탁에 오를 태화강 바지락을 채취할 준비가 모두 끝났다. 내수면어업 허가권을 위임받은 울산수협이 오는 12월 본격적인 조개 잡이에 앞서 어민(33명)들과 시설 운영 및 판매 등에 대한 협의만 완료하면 된다. 수협 측은 다음 달까지 어민과 협의를 완료하고 바지락 캐기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태화강 바지락이 채취 금지조치 이후 다시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26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렸다. 1970년대까지 태화강 바지락은 이름이 나면서 전국 바지락 종패의 60%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런 태화강의 풍요도 잠시. 1960~1970년대 산업화로 들어선 각종 공장이 365일 끊임없이 뿜어낸 산업폐수와 팽창한 도심의 오수가 여과 없이 태화강으로 쏟아졌다. 수질오염으로 신음하던 태화강은 생명력을 잃어 갔다. 1급수 하천이 죽음의 강으로 변모한 것이다. 중금속 물질 등 각종 오염물로 뒤덮인 강은 수생생태계 파괴로 이어져 사람들의 발길조차 끊겼다. 자연히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던 태화강 바지락도 치명타를 입었다. ‘중금속 바지락’의 위험성 때문에 1987년부터는 바지락 채취가 금지됐다. 일부 어민이 해경과 행정기관의 단속을 피해 잡은 바지락을 산지 표시 없이 몰래 시중에 유통하기도 했다. 그런 과정에서 태화강 바지락은 옛 명성을 완전히 잃었고 존재감마저 사라졌다. 울산시는 신음하는 태화강을 살리려고 2001년부터 오폐수 차단에 나섰다. 공단과 도심의 주요 지점에 하수처리장을 만들고, 강변에는 빗물에 쓸려오는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우수토실까지 설치했다. 여기에다 물의 흐름을 막았던 방사보(길이 600m)를 철거하고, 수년간 강바닥의 퇴적오니(오염물질)를 긁어내는 준설 작업도 벌였다. 생명을 잃었던 강에 산소가 공급되기 시작했다. 1996년에 ℓ당 11.3㎎까지 치솟았던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은 하수처리장을 만들고 강바닥 오니 등을 걷어내자 2001년부터 ℓ당 5.5㎎로 낮아지기 시작했다. 이후 2005년에 2.9㎎, 2010년에 2.0㎎, 2012년에 1.9㎎, 올 들어 1.4㎎로 좋아졌다. 윤영찬 울산시 태화강관리단장은 “우리 식탁에 태화강 바지락이 많이 올라올 수 있도록 수질관리와 수생생태계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전국의 하천 가운데 유일하게 태화강에 바닷조개인 바지락이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는 만큼 체계적인 관리로 개체 수를 늘리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질개선 효과에 힘입어 바지락 개체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바지락 증가가 알려지면서 2000년대 중반부터 다시 캐자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시는 어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2006년 울산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 바지락의 ‘인체 유해성’(중금속 함유량) 조사를 벌여 안전성을 확인했다. 2009년에는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가 ‘자원평가 및 이용방안 연구조사’에 들어가 1450t가량의 바지락이 서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남구는 이 조사를 토대로 연간 400t씩(번식기 6~8월 제외) 채취할 수 있도록 허가할 예정이다. 어자원 보호 차원에서 채취량을 줄인 것이다. 앞으로 2년마다 바지락 자원량 재조사를 통해 조업량을 점차 늘려 갈 계획이다. 어민 김세근(69)씨는 “태화강 하구에서는 바지락과 재첩 등 다양한 조개가 많이 잡혀 당시 중구 염포·성내·내황은 물론 남구 여천·삼산 등 100가구 이상이 조개 잡이로 생계를 이었다”면서 “어릴 때 강에 들어가 발가락으로 모래를 몇 번 차면 조개가 올라왔다”고 말했다. 그는 “조개 잡이가 금지된 이후 처음에는 단속을 피해 밤에 조개를 잡는 어민들도 많았다”면서 “해경과 행정기관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불법 조업도 사라지고 조개도 잊혀져 갔다”고 밝혔다. 그는 연말부터 조개 잡이가 공식 재개되면 어민들에게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바지락 잡는 방법도 세월만큼이나 달라졌다. 과거에는 호미로 강바닥을 긁어서 잡았지만, 요즘에는 배 위에서 기계를 내려 긁어 모은다. 한 번에 많은 양을 채취할 수 있어서 일손도 줄었다. 남구는 연간 400t의 바지락을 채취하면 12억원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민 1인당(33명) 3000만원의 소득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 바지락이 본격 개발되면 국내 바지락 종패시장의 30%가량을 점유하고, 일본 등 해외에 성패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두겸 남구청장은 “예전에 태화강 하구는 조개섬으로 불리는 곳이 있을 정도로 조개가 아주 유명했다”면서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난 태화강의 명물인 바지락을 지역 특산물로 활용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지락과 함께 돌아온 재첩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태화강 재첩은 기수재첩(일본재첩), 공주재첩, 재첩 등 3종류다. 이 가운데 기수재첩이 전체 9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기수재첩은 바닷물과 민물이 교차해 염분이 적은 기수 지역에서 자라는데 우리나라 패류도감에는 일본재첩으로 표기돼 있다. 태화강 재첩은 1960~1970년대 많았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조개섬(노벨리스 코리아 울산공장 앞)을 중심으로 재첩 잡이가 성행했다. 60년대만 해도 조개섬 일대는 재첩을 사려는 장사꾼들로 붐볐다. 그런 재첩은 수질오염으로 70년대 초부터 자취를 감췄다. 40여년 만인 올여름 명촌교 아래 태화강 하구에서는 수십에서 수백명의 시민이 몰려 재첩을 잡았다. 수심 1m 안팎에서 재첩을 잡는 인파가 낯선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최복순(71·여·울산 북구)씨는 “어릴 때 강에서 놀며 재첩을 많이 잡았는데 이렇게 다시 잡을 수 있게 돼서 좋다”며 “맛있는 재첩을 먹을 수 있어 좋았고, 옛날 생각도 많이 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양지근(67·울산 동구)씨는 “태화강 재첩으로 국을 끓였더니 쫄깃한 맛이 뛰어나 지난여름 태화강에서 살았다”면서 “더위도 식히고 재첩을 잡는 재미도 즐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2011년 동해수산연구소 조사 결과 태화강 하구 4.8㎞ 구간(태화교~명촌교)에는 38t가량의 재첩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1.1㎝ 크기였던 재첩이 2년여 세월이 흐르면 3~4㎝ 크기로 자랐다. 조사 당시보다 매장량도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재첩으로 유명한 섬진강의 자원량(580t)보다는 아주 적다. 하지만 사라졌던 재첩이 돌아온 것만으로도 족하다며 시민들은 기뻐하고 있다. 한편 생명을 되찾은 태화강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세 가지 보물(三寶)’을 간직하고 있다. 삼보는 ‘백로 서식지’, ‘까마귀 월동지’, ‘바지락 종패공급지’이다. 여기에다 연어, 수달, 황어 등이 돌아와 생태하천으로 거듭나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부고]

    ●이주훈(전 외환카드 대표이사)주석(전 웅진그룹 부회장·전 서울지방국세청장)주호(전 한국거래소 부장)현국(이문건설 대표)씨 부친상 26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9일 오전 7시 (02)2227-7556 ●김종선(전 목포대 총장)씨 별세 유리(강남차병원 내과 교수)주지(미국 무어칼리지 미대 교수)태헌(사업)태일(사업)씨 부친상 박원순(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렌조 올리바(전 이탈리아 펜실베이니아 총영사)씨 장인상 2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30분 (02)3410-6920 ●이기용(호만프라자 대표)선용(1001안경원 진건점 대표)씨 부친상 심학경(경기도교육청 장학관)씨 시부상 이성희(전 GM자동차 상무이사)씨 장인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5시 (02)3010-2230 ●조동수(전 송파구 복지문화국장)임대성(수도권교통본부 시설부장)권대운(큐원에코텍 대표)씨 장모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10시 (02)3010-2265 ●김진성(미국 거주)진호(경향신문 선임기자)씨 부친상 26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2)2650-2747 ●김철환(국민연금관리공단 장애인활동지원부장)기환(조이젠 CS영업부 차장)씨 부친상 27일 건국대병원, 발인 29일 오전 5시 (02)2030-7901 ●정황(전 미국 남캘리포니아공과대 교수)순영(전 국회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씨 모친상 이행로(동숭갤러리 대표)이성연(목사)씨 시모상 정인성(KBS 보도국 차장)호성(무학교회 목사)씨 조모상 2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0일 오전 8시 30분 (02)3410-3151 ●김풍철(MBC 감사2부 국장)씨 형님상 27일 보라매병원, 발인 29일 오전 6시 (02)870-2977
  • 어둠 속 희망을 말하다

    어둠 속 희망을 말하다

    독일 사실주의 작가 게오르크 뷔히너(1813~1837)의 희곡 ‘당통의 죽음’(1835)은 혁명 이면의 모순을 비판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프랑스 혁명 정부하에서 동지였던 당통과 로베스피에르는 각각 온건파와 강경파로 나뉘어 갈등한다. 민중들은 여전히 굶주리는데도 현실에 대한 관용과 쾌락을 추구했던 당통과 피비린내 나는 공포 정치에 몰두했던 로베스피에르는 민중의 삶과는 동떨어진 정치적 공방을 벌이다 1년 간격을 두고 단두대에 오른다. 혁명의 이면에 대한 실망, 지도층의 무능력에 대한 환멸의 정서는 혁명이 몰고 온 폭력과 진정한 혁명의 의미를 성찰하게 한다. 프랑스혁명을 다룬 독일 작가의 작품을 루마니아 출신 연출가와 한국 배우들이 호흡을 맞춰 한국 무대에 올린다. 다음 달 3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당통의 죽음’이 그것. 이 독특한 조합의 공연은 예술의전당이 뷔히너 탄생 200주년을 맞아 루마니아 출신 연출가 가보 톰파(56)에게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가보 톰파는 루마니아의 클루지 헝가리안 시어터 예술감독과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를 겸하며 지금까지 160여개 작품의 제작과 연출에 참여한 세계적인 연출가다. 2011년 연극 ‘리처드 3세’를 들고 한국을 찾아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연출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뷔히너는 일찍이 세상의 그로테스크함과 권력의 모순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혁명적인 언어로 표현해 냈죠.” 지난 2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그는 뷔히너의 작품에 대해 “어려우면서도 대담하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이미 뷔히너가 남긴 네 편의 희곡 중 ‘보이체크’와 ‘레옹세와 레나’를 연출하거나 기획했을 정도로 뷔히너의 작품을 좋아한다. 그런 그가 ‘당통의 죽음’의 첫 시도를 자국도, 유럽도 아닌 지구 반대편의 한국에서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모험이다. 그가 한국 공연을 구상하면서 염두에 뒀던 것은 한국적인 것과의 조우다. 프랑스혁명을 다룬 작품이 현대 한국을 사는 관객들에게도 빛을 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의 실험의 결과물은 소리꾼 이자람을 통해 드러난다. 100명에 달하는 원작의 인물을 14명으로 줄이면서 이자람은 수많은 군중들을 한 몸으로 빚어낸 ‘거리의 광대’를 연기한다. 혁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군중이면서도 모든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해설자로 극 전반을 관통하며 당시 프랑스와 현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작품에서 이자람은 판소리를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운율과 리듬으로 가득한 대사를 쏟아내며 끊임없이 관객들과 소통한다. 판소리는 아니지만 판소리를 듣는 듯한 묘한 느낌이다. “자람씨가 ‘억척가’나 ‘사천가’에서 보여 준 판소리 기술을 잘 알지만, 그와 똑같은 판소리를 이 작품에서도 하는 걸 바라지는 않았어요. 제가 주목한 건 방대한 이야기를 말로 풀어 내는 판소리의 서사적 역할이었습니다.” ‘레미제라블’이 이미 영화와 뮤지컬로 흥행한 데서 보듯 한국 관객들에게 프랑스혁명 그 자체는 낯선 소재가 아니다. 하지만 ‘당통의 죽음’이 던지는 메시지는 혁명 속에 피어나는 사랑도, 중세 유럽의 가슴 뛰는 광경도 아니다. “학교에서는 프랑스혁명을 높게 평가하지만, 뷔히너는 혁명 이면의 잔혹한 인간 본성과 허영심을 파헤치고 싶어 했습니다. 저 역시 이런 점에 주목했습니다. 또 프랑스혁명의 정신인 자유, 평등, 박애 중 우리가 아직 보지 못한 박애를 자람씨를 통해 그리려 합니다. 어두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찾는 깨달음이 되길 바랍니다.” 윤상화(로베스피에르), 박지일(당통) 등 출연. 3만~5만원. (02)580-1300.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아내 이어 클린턴도 지원 유세, 왜

    아내 이어 클린턴도 지원 유세, 왜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에 이어 남편인 빌 클린턴(68) 전 대통령도 테리 매컬리프 민주당 버지니아 주지사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에 나선다.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인 클린턴 전 장관과 생존한 전직 대통령 중 가장 인기가 높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나란히 선거 지원 유세에 초청받은 셈이어서 미국 정치권에 불고 있는 ‘클린턴가(家)’ 바람의 위력을 실감케 한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20일(현지시간) 클린턴 전 대통령이 매컬리프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오는 27일부터 2박3일간 버지니아주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주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매컬리프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유세 활동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매컬리프 후보는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 중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의장을 지낸 데다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클린턴 전 장관을 위해 선거자금 모금에 발벗고 나선 정치적 동지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경찰 지구대 앞에 세워진 새총의 정체는?

    경찰 지구대 앞에 세워진 새총의 정체는?

    부산경찰청은 21일 경찰의 날을 맞아 ‘광고천재’로 유명한 이제석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와 함께 제작한 새로운 옥외광고물 ‘새총지구대’와 ‘부산경찰 어벤져스’를 공개했다. 이 광고물들은 지난달 화제가 됐던 옛 남부경찰서 외벽 전면을 활용한 초대형 설치미술 ‘총알경찰차’의 후속작들이다. 해운대구 좌동지구대에 설치한 ‘새총지구대’는 지구대 앞에 설치된 4m 높이의 새총 모형에 지구대 창틀에서부터 노란고무줄을 연결한 설치미술이다. 부산경찰청은 광고물을 공개하기 앞서 공식 트위터를 통해 새총 모형 위에 올라탄 게임 캐릭터 ‘앵그리 버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부산경찰청은 ‘새총지구대’를 통해 신속한 출동으로 시민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부산도시철도 서면역 곳곳에 할리우드 영화의 주인공인 스파이더맨, 슈퍼맨 등의 인형을 실제 인체의 크기로 제작해 배치한 이른바 ‘부산경찰 어벤져스’도 공개했다. 이 인형들은 “아무도 나를 불러주지 않네”, “나는 할 일을 잃었습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부산을 안전하게 지키는 부산경찰 때문에 영웅들이 할 일을 잃었다는 설명이 곁들여진 이 광고물 역시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경찰은 이번 광고물 제작에 필요한 아이디어 및 작업 등은 이제석광고연구소의 재능기부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인 뉴욕 윈쇼 페스티벌 최우수상과 클리오 어워드 동상, 애디 어워드 금상 등 50여개의 상을 휩쓴 세계적인 광고 제작자다. 그는 “부산이 크고 강한 국제도시인 만큼 부산의 위상에 걸맞는 다양하고 참신한 컨셉트를 현실화했다”고 밝혔다. 신용선 부산경찰청장은 “이번 광고들을 통해 친근하고 재미있게 시민 여러분께 다가가 4대 사회악 근절 및 법질서 확립의 의지가 잘 전달될 수 있길 바란다”면서 “시민이 필요할 때 총알처럼 신속하게 출동해 ‘시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도시 부산’을 만드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안보위협 판단 땐 對北군사지원 나설 수도

    미국의 중국 포위 전략이 본격화돼 한국·미국·일본 3각 군사 체제를 통한 대중 압박이 현실화된다면 중국은 어떤 선택을 할까.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아직까진 ‘협력과 경쟁’을 기반으로 탐색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신냉전’ 도래를 점치기는 이르지만 중국이 심각한 안보 위협을 느낄 만큼 동북아 정세가 급변한다면 북한과의 군사 협력을 크게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60여년간 위기의 순간마다 북한과 중국이 굳건한 동지적 유대를 이어 왔듯 중국에 위기가 닥쳐온다면 냉전시기 북·중 동맹 체제가 부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흥규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6일 “한국이 어떤 형태로든 중국을 겨냥한 협력 체제에 완전히 편입됐다고 판단될 때 중국은 북한에 대한 경제·군사적 지원을 대폭 강화하며 한국을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상황 전개에 따라 군사적 기술 지원도 가능할 것”이라면서 “현재 중국의 능력으로는 어렵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실제 중국의 대북 제재 결의 위반 의혹은 그동안에도 몇 차례 제기돼 왔다. 북한이 지난해 열병식 때 공개한 신형 탄도미사일의 이동식 미사일발사대(TEL) 차량이 중국산인지를 놓고 유엔이 조사에 나섰으며 유엔은 지난 6월 ‘북한이 사용 목적을 속이고 중국 회사와 계약해 차량을 수입한 뒤 개조한 것’이라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중국 문제에 정통한 한 대북 전문가는 “핵 개발과 관련해 북한이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없는 물품을 구하려면 해로나 육로를 이용해야 하는데, 중국 쪽 육로를 거치지 않고 들여왔다고 100% 보장할 수 없다”면서 “중국 다롄(大連)항을 통해 핵심 부품이 들어갔다는 소문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세계 강대국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는 것을 자초할 ‘자충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김한권 아산정책연구원 중국연구센터장은 “미국이 일본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다른 한 축으로는 중국과의 협력을 굉장히 중요시 여기고 있다”면서 “중국도 미국의 이런 생각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직접적 군사 지원으로 극단적인 외교·군사 갈등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병곤 통일연구원 국제관계연구센터 소장은 “중국이 북한을 끌어안을 수는 있지만 ‘신흥대국’의 꿈에 생채기를 내면서까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지원에 나설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태풍 위파 일본 관동지방 접근…원전 오염수 유출 우려

    태풍 위파 일본 관동지방 접근…원전 오염수 유출 우려

    태풍 위파 일본 관동지방 접근…원전 오염수 유출 우려 제26호 태풍 위파가 일본 간토(關東·관동) 지방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돼 원전 오염수 유출 가능성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6호 태풍 위파는 현재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일본 간토지방 연안에 접근중이다. 대형으로 강한 태풍인 위파는 16일 오전 6시 현재 간토, 수도권, 도카이(東海) 지방에 많은 비를 뿌리면서 시속 60㎞의 빠른 속도로 간토 지방으로 접근중이다. 이날 오전 중으로 간토 연안을 따라 태평양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위파 이동 경로에 위치한 이즈(伊豆)제도 오시마(大島)에는 800mm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택 3채가 떠내려갔으며 지바(千葉)현 등에서는 주민 피란 지시 또는 권고가 잇따랐다. 특히 이날 태풍 위파가 후쿠시마 제1원전 인근을 지날 것으로 예상돼 원전 오염수 추가 유출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네티즌들은 “일본 태풍 위파 무사히 지나갔으면”, “일본 태풍 위파 원전 오염수 또 흘러나가게 할까 불안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의정 포커스] 윤종욱 성동구의장

    [의정 포커스] 윤종욱 성동구의장

    “의회와 집행부가 동반자 입장에서 주요 사업에 머리를 맞대 고민함으로써 최선의 결과를 이끈 게 가장 큰 성과입니다.” 15일 서울 성동구의회 청사에서 만난 윤종욱 의장은 6대 구의회를 이렇게 요약했다. 그럴 만도 한 게 친환경무상급식특별위원회, 성동소방서 건립유치특위, 금호옥수지역 일반계고교 유치특위 등 구정 현안 발생 때마다 특위를 구성해 적극 대응했다. 주민참여예산제 공청회 개최, 뚝섬승마장 이전 촉구 결의, 성동지하차도 철거 추진 결의, 반값등록금 촉구 결의 등 집행부나 관계기관의 대책 촉구에도 열심이었다. 윤 의장은 그럼에도 여전히 목마르다. 서울숲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립을 가장 아쉬운 것으로 꼽았다. 그는 “지역을 대표할 건물이나 기업이 없어서 이를 타개할 게 현대차그룹의 센터 건립”이라고 말했다. 100층 이상 랜드마크 식으로 세우면 그 이상의 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윤 의장은 “성사되면 서울 동북권역에 첫 대기업 본사와 더불어 전시시설, 국제회의, 관광, 판매 등 다양한 부가시설도 들어선다”며 “20여년간 25만여명 고용창출에 36조원의 생산유발 효과도 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서울시의 부정적인 태도.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초고층 랜드마크에 호의적이지 않아서다. 윤 의장은 “잘 협의해 풀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는 뚝섬승마장 문제다. 1955년 서울숲 끝자락에 개장한 서울 유일의 이 승마장은 존폐를 놓고 말이 많다. 모래먼지, 말 배설물로 인한 악취와 해충 등 때문에 과천승마장으로 통합해 옮기라는 주민 요구가 많다. 그러나 시는 공공성을 강화해 승마문화센터로 만들 생각이다. 이에 대해 윤 의장은 “소수 이용객을 위해 유지하기에는 주민 불편이 너무 크다”면서 “시립도서관 등 문화시설을 만드는 게 더 낫다”고 제안했다. 그는 “대립과 갈등 탓에 의회가 파국으로 치닫기도 했지만 양보와 타협을 통해 결국 합의를 이끌어냈다”면서 “지방의회 위상을 높이는 데 더욱 애쓰겠다”고 말을 끝맺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RO·北 연계성 입증 여부가 관건

    RO·北 연계성 입증 여부가 관건

    14일 진행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첫 재판은 예상대로 시작부터 불꽃 튀는 공방이 벌어졌다. 이날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의원 측 공동변호인단은 ‘공소장일본주의’를 근거로 공소 기각을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검찰이 형사재판의 근간을 침해하는 위법한 공소장을 제출한 만큼 공소장일본주의를 위반한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 의원 등의 공소사실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RO의 단체 구성, 북한과의 연관성 등이 공소장에 담긴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검찰은 “이는 이 의원 등의 공소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으로, 내란 음모 및 선동의 전 단계에 해당되기 때문에 공소장에 포함시켰다”고 반박했다. 앞으로 재판에서는 이 의원 등에게 적용한 내란 음모 혐의를 놓고도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음모 혐의가 형법상 가장 중한 죄라는 특성상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판례를 보면 내란 음모는 ‘2인 이상이 범죄 실행에 대해 합의하고 그 합의에 실질적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될 때’ 인정된다. 이와 관련해 변호인 측은 “내란 음모죄가 성립되려면 적어도 북한과의 연계성, RO 조직의 실체와 체계, 내란의 수단, 방법 등이 특정돼야 하는 데 공소사실에는 북한과의 연계성은 언급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지난 5월 RO 비밀회합뿐 아니라 회합에 이르기까지의 다수 녹취록과 동영상, 제보자들의 진술 등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라며 혐의 입증에 자신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법정에서는 내란 음모에 대해 피고인들 사이에 ‘합의가 이뤄졌는지’, ‘구체적이고 치밀한 실행 계획을 마련했는지’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기 위해선 피고인들이 북한 혁명동지가와 적기가(赤旗歌)를 부르고 이적 표현물을 소지한 행위가 ‘대한민국의 존립·안전과 체제를 위협했거나 위협하려 했다’는 점이 인정돼야 하기 때문에 검찰이 유죄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관심의 초점이다. 이번 사건의 결정적 제보자로 알려진 전직 RO 조직원 이모(46)씨가 증인으로 채택될지도 주목된다. 이날 공판준비기일에서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재판은 집중심리(법원이 하루에 하나의 사건만 집중적으로 심리하는 등 단기간 공판에서 선고를 내리기 위한 절차)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집중심리를 하게 되면 1주일에 최대 3일까지 공판이 열릴 수 있다. 이 경우 올해를 넘기지 않고 이들에 대한 선고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 등은 지난 5월 통진당 내 RO 조직원 130여명과 가진 비밀회합에서 통신 및 유류시설 등 국가기간시설 파괴와 인명 살상 방안 등을 모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지난해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조직원 수백명이 참석한 모임에서 북한 주장에 동조하는 발언과 북한 혁명가요인 혁명동지가, 적기가 등을 부른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기사 노출 차단·발행물 무단 수거’ 수난시대

    ‘기사 노출 차단·발행물 무단 수거’ 수난시대

    예산을 쥐고 있는 대학 측의 편집권 침해에 반발하며 등장한 대학 내 신생 자치 언론들이 새로운 위기를 맞고 있다. 재정적 독립을 바탕으로 대학 정책이나 총장 비리 의혹 등을 성역 없이 보도해 왔지만 대학들이 아무런 통보 없이 온라인 기사를 블라인드 처리하거나 오프라인 신문을 전량 수거해 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치 조직에 대한 과도한 간섭은 언론의 자유 축소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1~2년 사이 생겨난 대학 내 신생 자치 언론은 ‘국민저널’(국민대), ‘잠망경’(중앙대), ‘성신 퍼블리카’(성신여대)와 지난달 23일 개인적인 사정으로 발행 일시 중지를 알린 ‘고급 찌라시’(성균관대)가 대표적이다. 자치 언론의 시초는 1988년 창간 준비호를 발행한 서울대 교지 ‘관악’으로 알려진다. 성신여대 자치 언론 성신 퍼블리카의 9월 개강호 온라인 기사 3개가 어떠한 언질도 주지 않고 블라인드 처리된 건 지난달 27일이다. 기사 모두 지난해 불거졌던 심화진 총장의 비리 의혹을 다뤘다. 서혜미 편집장은 14일 “지난달 26일 학생활동지도위원회에 참석했을 때만 해도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학교가 과민 반응을 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학 측 학생지원팀의 한 관계자는 “(학생이 기사에 인용한 보고서는) 일부 교수들의 이름이 실명으로 거론되는 등 명예훼손으로 고발 가능한 부분이 있어 학생 보호 차원에서 블라인드 처리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중앙대 자치 언론인 ‘잠망경’은 지난 4월 발행물이 무단 수거되는 일을 겪기도 했다. 잠망경에서 활동 중인 한 학생은 “올해 초 학교가 가판대 사용을 불허한다고 통보했는데 이에 응하지 않자 통화 후 몇 시간 뒤 신문이 모두 사라진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치워진 신문의 1면 기사 제목은 ‘중앙대 1+3사태, 유학 브로커로 전락한 대학의 민낯’이었다고 이 학생은 덧붙였다. 잠망경은 중앙대가 비판적 논조를 보여 온 교내 잡지 ‘중앙 문화’와 교지대 전원 삭감 등을 두고 갈등을 빚었던 2011년 말 처음 발행됐다. 국민대 자치 언론 ‘국민저널’ 역시 같은 일을 겪었다. 유지영 교열부장은 “신문을 발행해 교내에 배포하면 (교직원들이) 무단으로 들고 갔다는 목격담이 접수되곤 한다”고 말했다. 유 교열부장은 지난해 9월 학내 방송사에서 시간강사 인터뷰를 내보냈다는 이유로 담당 교수와 마찰을 빚은 후 따로 나와 국민저널을 창간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자치 언론이 처음 등장한 1980년대 말에도 발행물을 함부로 수거하는 일은 없었다”면서 “자치 조직인 만큼 실정법을 위반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中 ‘시진핑 아버지 띄우기’ 한창

    中 ‘시진핑 아버지 띄우기’ 한창

    중국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아버지인 공산당 혁명원로 시중쉰(習仲勛)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관가를 중심으로 시중쉰 띄우기가 한창이다. 15일 시중쉰 탄생 100주년을 맞아 당 중앙의 비준을 거쳐 중앙당사연구실이 ‘시중쉰 문집(文集)’과 ‘시중쉰 기념 문집’, ‘시중쉰 화책(畵冊·화보집)’ 등 세 권을 출간한다고 홍콩 명보가 13일 보도했다. 또 관영 중국중앙(CC)TV는 14일부터 시중쉰의 생애를 다룬 특집 다큐멘터리 ‘시중쉰’ 6부작을 주요 시간대에 방영할 예정이며, 중국 국무원 산하 교통운수부 소속인 우정국은 15일 ‘시중쉰 동지 탄생 100주년’ 기념 우표를 발행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광둥(廣東)성이 ‘시중쉰과 광둥의 개혁·개방’이란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으며, 이 자리에는 시 주석의 남동생인 시위안핑(習遠平)과 지역 지도부인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당서기, 주샤오단(朱小丹) 광둥성장 등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또 9일과 11일에는 간쑤(甘肅)성과 산시(陝西)성에서 이 지역 당·군 지도부와 시위안핑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중쉰 탄생 100주년 기념 좌담회가 열렸다. 시중쉰은 1978~1980년 개혁·개방의 본거지인 광둥에서 당서기, 성장 등을 역임하면서 선전(深?)을 개혁·개방 특구로 지정할 것을 당시 중국 지도자인 덩샤오핑(鄧小平)에게 건의하는 등 사실상 중국의 개혁·개방을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또 1930년대에는 공산당 혁명의 주요 근거지인 산간볜(陝甘邊·지금의 산시성과 간쑤성) 일대에서 당 지도부로 활약하며 공산당의 혁명 승리와 신중국 건국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20년, 창작무대선 커다란 ‘작은신화’

    20년, 창작무대선 커다란 ‘작은신화’

    지금에야 정부나 대기업의 문화재단에서 창작 희곡을 공모하고 멘토링과 지원금까지 주고 있지만, 20년 전에는 창작 희곡 발굴에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민간 극단이 공연으로 번 돈을 고스란히 쏟아부어 좋은 창작 희곡을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20년이 흘렀고 그들이 뿌린 씨앗은 23편의 연극으로 무대 위에서 싹을 틔웠다. 극단 작은신화의 창작 희곡 발굴 프로젝트 ‘우리연극만들기’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1986년 창단해 지금까지 순수 창작극 위주로 공연을 해왔던 단원들은 1993년 창작 희곡 공모전을 통해 좋은 연극을 만들기로 뜻을 모았다. 최용훈 작은신화 상임연출은 “무려 6000만원을 까먹은 유서 깊은 축제였다”고 회고했다. 작은신화는 1993년 연극 ‘미스터 매킨도·씨’를 한 달 동안 60회, 보조석까지 채워가며 공연했다. 이렇게 해서 벌어들인 3000만원을 어떻게 쓸까 고민에 빠졌다. 최 상임연출은 “젊은 열정으로 연극을 하는 사람들끼리 돈을 나눠가져서 무슨 의미냐고 생각했다”면서 “연극으로 번 돈 연극에 쏟아부어 젊은 작가들에게 활로를 찾아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1993년 첫 프로젝트를 통해 ‘황구도’와 ‘두 사내’, ‘꿈, 풍텐블로’를 선보였다. 첫 프로젝트를 치르고 나서 정산해보니 적자가 6000만원. 자금을 감당할 길이 없어 매년이 아닌 격년으로 치르기로 했다. 이후 조광화, 장성희, 고선웅, 김태웅, 고 윤영선, 김민정, 오세혁 등 그동안 활발히 활동해 온 극작가와 신인들이 거쳐갔고 ‘G코드의 탈출’, ‘길 위의 가족’, ‘인간교제’, ‘우주인’ 등 23편이 빛을 보았다. 최 상임연출은 “연극계에 중추적인 작가들과 신인 작가들이 우리연극만들기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고 지명도를 높였다”면서 “민간 극단이 꼭 해야 하냐는 말도 들었지만, 작가들과 연극적 동지의 관계를 맺게 된 중요한 행사”라고 말했다. 올해 열리는 열 번째 프로젝트에서는 ‘창신동’(작 박찬규·연출 김수희, 10~20일 서울 정보소극장)과 ‘우연한 살인자‘(작 윤지영·연출 정승현, 31일~11월 10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가 선정됐다. ‘창신동’은 영세 봉제공장이 빼곡히 들어선 창신동의 어느 단칸방을 배경으로 가난을 대물림하며 살아가는 도시 빈민의 일상과 파국을 그린다. 경제성장기에 희생을 강요당한 부모 세대와 그들에게 희생을 강요당하면서도 창신동을 떠나지 않는 여자 ‘연주’를 통해 이들이 바라는 희망이 무엇인지 묻는다. ‘우연한 살인자’는 살인을 저지른 한 남자의 기억을 따라가며 주인공의 조작된 기억과 감추고 싶은 진실을 하나씩 드러낸다. 진실은 무엇이며 인간은 왜 진실 앞에서 비겁해질 수밖에 없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02)889-3561.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北 노동당 창건 68주년 기념행사… 김정은 충성 강조

    北 노동당 창건 68주년 기념행사… 김정은 충성 강조

    북한은 10일 노동당 창건 68주년을 맞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과 체제결속을 강조하고 강화된 노동당의 위상을 과시했다. 반면 주요 군부 인사들은 강등된 계급장을 달고 당 창건 기념행사에 나타나 김정은 체제 이후 실추된 군의 위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이번에 계급이 강등된 것으로 확인된 군부 인사는 인민군 중장이었던 윤동현 인민무력부 부부장·렴철성·김수길 등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제1위원장이 당 창건 기념일인 이날 0시 인민군 지휘관들과 함께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보도하며 이들이 별 한 개짜리 소장 계급장을 달고 동행한 사진을 실었다. 윤 부부장은 올해 2월까지 상장이었다가 지난 4월 중장으로 강등된 뒤 이번에 다시 한 계급 내려앉아 8개월도 안 된 기간에 두 계급이나 강등됐다. 이 같은 주요 군부 인사들의 강등은 김 제1위원장의 ‘군 길들이기’ 작업이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을 보여 준다. 김 제1위원장은 그동안 군부 인사들의 강등과 복권을 통해 군의 힘을 빼는 방식으로 기존 선군(先軍)정치 중심의 지도체제를 노동당 중심의 친정체제로 빠르게 변화시켜 왔다. 노동당은 창건 기념일 행사가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 속에 치러진 가운데서도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노동신문은 이날 1면을 통틀어 ‘우리 당은 위대한 김일성-김정일 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 나가는 혁명적 당이다’라는 제목의 사설과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에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사설은 “올해 당 창건 기념일은 김정은 동지의 영도의 현명성을 과시하고 원수님의 두리(주위)에 천만군민이 굳게 뭉친 일심단결의 위력을 만방에 떨치는 의의 깊은 계기”라고 밝혔다. 지난해 노동당 창건 기념일 때 노동신문은 사설을 2면에 배치했었다. 조선중앙TV 역시 오전 9시부터 김 제1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등과 당창건사적관 참관기를 비롯해 당을 부각한 내용을 방송했다. 한편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날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을 둘러싼 검찰 수사 등과 관련해 대변인 담화를 발표하고 “북남 수뇌부의 담화록이 모독당하고 있는 사태를 절대 수수방관하지 않겠다”며 남측 고위 인사들의 방북 당시 발언을 공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2005년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던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2보] “국정원, ‘이석기 사제폭탄’ 재연해 실험”…‘합정동 모임’ 녹음 공개

    [2보] “국정원, ‘이석기 사제폭탄’ 재연해 실험”…‘합정동 모임’ 녹음 공개

    국가정보원이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 지하 혁명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이 만드려고 했던 사제폭탄을 재연해 성능을 실험하는 동영상을 국회에서 공개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8일 “남재준 국정원장이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니트로글리세린을 사용한 사제폭탄을 실험하는 동영상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 영상은 국정원이 RO가 만드려고 했던 폭탄을 재연해 모의실험을 한 것으로 폭탄은 니트로글리세린을 110ℓ로 만들어졌다. 남 원장은 “이 의원에게 30명의 경호팀이 있으며 주 3일 체력단련, 월 1회 산악훈련을 했다”고도 말했다. 정 의원은 국정원이 이 의원 등이 참석한 ‘합정동 모임’의 녹음 내용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녹음 내용을 들어보니 일부는 이 의원의 음성이 맞았다”고 말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이 공개한 녹음에는 “총공격 명령이 떨어지면 속도전으로 일체가 돼 강력한 집단적 힘을 통해 각 동지들이 자기 초소에 놓여있는 무궁무진한 창조적 발상으로 우리 서로를 위해서…”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정 의원은 “뒷 부분을 ‘...’ 으로 자른 것에 의구심이 든다”면서 “‘애매모호하지 않느냐’, ‘왜 공개를 하지 않느냐’는 몇몇 의원들의 질문에 ‘음질 상태가 좋지 않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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