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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남 예산과 아산에서 하루 동안 근로자 잇단 사망사고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근로자 김용균씨 사망사고가 터진지 보름 만에 충남 예산·아산에서 또다시 근로자 사망사고가 잇따라 터졌다. 27일 고용노동부 천안고용노동지청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5시 13분쯤 예산군의 한 자동차 부품 도금업체에서 일하는 러시아 국적의 A(29)씨가 부품 이송장치와 기둥 사이에 끼여 숨졌다. A씨는 6개월 전 입사한 러시아 국적의 고려인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후 8시 40분쯤 아산시 둔포면 동원F&B 공장에서는 근로자 B(44)씨가 설비 사이에 끼여 목숨을 잃었다. 이 설비는 산업용 로봇이 설치된 곳으로 상자를 자동으로 옮기는 포장 라인이다.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은 두 작업장에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경찰은 공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현장 안전관리 문제를 집중 조사해 관리부실 혐의가 드러나면 입건할 방침이다. 민주노총 세종충남지역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7일 당진 모 제조업체에서 폭발사고로 전신 화상을 입은 뒤 이날 숨진 근로자까지 포함하면 김용균씨의 죽음이 잊혀지기도 전에 같은 날 충남에서만 근로자 3명이 목숨을 잃었다”면서 “더는 노동자의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관련 당국의 철저한 사고 조사와 안전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흥미진진 견문기] 임금이 마시던 ‘복정우물’ 눈길… 좁은 골목길 예스런 한옥 가게들 포근

    [흥미진진 견문기] 임금이 마시던 ‘복정우물’ 눈길… 좁은 골목길 예스런 한옥 가게들 포근

    지난 22일 동짓날 삼청동을 걸었다. 청와대 옆 무궁화동산은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의해 개장되기 전에는 궁정동 안가로, 그 훨씬 이전 조선 중기에는 김상헌의 집터였다고 한다. 학창시절 국어 시간에 달달 외웠던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보자 한강수야~”로 시작했던 시가 생각났다. 병자호란 직후 소현세자, 봉림대군과 함께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 가는 상황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한양의 주산인 백악산과 서산 인왕산을 병풍처럼 두른 청와대를 지나자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총리공관이 나왔다. 주말을 이용해 각종 집회가 계속 열리고 있어서인지 경계가 삼엄했다. 길 건너에는 임금이 마시던 복정(福井) 우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맛이 뛰어나 평소 자물쇠를 채워 놓고 경비병이 교대로 지켰으며, 궁중의 무수리가 와서 길어다 썼을 정도의 최상급 물이었단다. 1년에 딱 한 차례 정월 대보름에만 민간인에게 개방했다니 그때의 풍경이 눈앞에 선하다. 우물 바로 옆에는 고건 전 총리가 재임 당시 즐겨 찾았다는 목욕탕이 보였다. 목욕탕 굴뚝이 멀리서도 뚜렷하게 보였다. 돌아 나오는 좁은 골목에 위치한 상점과 음식점이 눈을 즐겁게 했다. 어찌나 골목이 좁고 가파른지 미끄러질까 걱정되었지만, 옛날 풍경을 그대로 재현한 한옥 가게들이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계단 하나하나에도 예스러움이 그대로 묻어나 마음을 포근하게 만들어 주었다. 김완 해설사를 따라 다음 코스로 이동한 일행의 눈앞에 2014년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연막탄 지주가 보였다. 처음 들어 보는 이름에 의아했지만, 1968년 김신조 사건 이후 청와대 방어와 군사작전 수행의 목적으로 비상시 연막탄 발사를 위해 13곳에 설치됐다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듣는 이야기와 실물 감상에 일행의 관심이 집중됐다.2대째 단팥죽을 전문으로 팔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에는 아침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투어 직후 찾아갔을 때도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동짓날을 실감한 것은 삼청동 칠보사의 먹음직스러운 동지팥죽을 보면서였다. 작은설이라고 불리는 동짓날에 팥죽을 쑤어 먹는 이유는 안 좋은 기운은 떨쳐내고 새해에 대한 희망을 품으라는 긍정적 의미가 담겨 있다. 칠보사 옆에서 앞서 보았던 복정우물과 비슷한 성제우물을 볼 수 있었다. 이 역시 어수로 사용되었지만, 궁에서 멀다는 이유로 복정우물을 주로 사용했다고 한다. 북청물장수라 하여 물을 내다 파는 사람들도 있었으니 당시의 수질 상태를 짐작할 만하다. 삼청동 길을 살짝 벗어나자 물 맑고(水淸), 숲이 맑아(山淸), 사람의 마음까지 맑은(人淸) 삼청공원이 나왔다. 일제강점기 제1호 도시계획공원으로 지정된 깊은 숲길을 걸어 여정을 마무리했다. 김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
  • 24시간 262㎞ 달린 여자 달림이 헤론 “타코와 맥주만 있으면 돼요”

    24시간 262㎞ 달린 여자 달림이 헤론 “타코와 맥주만 있으면 돼요”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뛰면 얼마나 달릴 수 있을까? 미국 여성 울트라 러너 카밀레 헤론(37)이 지난 8~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고교에 마련된 400m 트랙을 655바퀴 반 돌았다. 162.9마일(262㎞)이다. 24시간을 어떻게 뛰느냐고? 그녀의 답은 간단하다. “몇 바퀴는 걸으면서 타코벨의 타코를 먹고 맥주를 마시면 되는데요, 뭐.” 대회 이름은 애리조나 솔스타이스(solstice, 하지와 동지) 인비테이셔널. 솔스타이스 사막 한가운데라 그렇게 붙여졌다. 주최측은 300명 참가자들에게 둘 중 하나를, 아니면 둘다를 선택하도록 했다. 24시간 동안 달리거나 100마일만 달리거나다. 헤론은 24시간 동안 162.9마일, 100마일을 13시간25분에 주파함으로써 여자 세계기록을 동시에 경신했다. 2위를 차지한 남성 제이콥 잭슨보다 5마일을 더 달렸다. 성탄절에 37회 생일을 맞는 그녀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젊었을 때 일곱 군데 골절을 겪었지만 뼈들이 부러진 줄도 몰랐다”며 “통증은 그렇게 나쁘다고만 생각하지 않았다”고 대수롭지 않게 털어놓았다. 14년 전 오클라호마에 살 때 재활 삼아 마라톤을 했는데 지금의 남편 코너를 만나 완전히 달라졌다. 21차례 마라톤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이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100㎞ 울트라로 전업했다. “단순히 거리가 곱절로 늘어나는 것 이상으로 두려운 것이 많았다.” 2015년 첫 완주에 성공했다. 그렇게 일년에 4~6차례 울트라 대회에 나갔다. 하지만 올해는 더 강한 자극을 필요로 해 24시간 달리기를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특별히 다르게 준비한 건 아니라 마라톤 준비할 때처럼 했다. 한두 번 거리를 늘려 훈련했다가 몸이 더 망가지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가장 먼 거리를 달려 본 것이 20.5마일(32.9㎞)이었다. 마라톤에 ‘러너스 하이’가 있듯 울트라 마라톤에도 보이지 않는 벽 같은 것이 있게 마련이다. 18시간여를 달렸을 때 그게 왔다. 해가 지고 있었다. 남편과 마련한 비상 대책이 그녀가 평소 좋아하는 타코벨의 더블데커 타코와 맥주 몇캔이었다. “정말 좀비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먼 거리를 달려본 건 처음이었으니 경험에 의해 뭘해야 할지는 몰랐지만 마음대로 다리를 놀릴 수 있다고는 느껴졌다.” 다른 달림이들은 기분 전환을 위해 스포츠 음료를 4시간마다 들이키거나 하는데 그녀는 지겹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레이스 도중 찍힌 사진들을 보면 난 늘 미소짓고 있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거다.”옷을 세 번 갈아 입고 1만 칼로리를 태우며 결승선을 통과한 뒤 휠체어에 앉아 쉬어야 했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여전히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다음 대회는 24시간 세계선수권이지만 헤론의 마음 속에는 올림픽이 자리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2028년 올림픽이 열리는데 새로운 종목이 추가된다고 들었다. 시범종목으로라도 포함되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하고 있는 운동에 더 눈길을 보낼 것으로 본다. 그때 47세가 되지만 여자 울트라 러너들은 50대까지도 달린다. 그렇게 되면 내 커리어의 새로운 출발이 될 것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현장 행정] ‘팥죽 산타’가 된 류경기 중랑구청장

    [현장 행정] ‘팥죽 산타’가 된 류경기 중랑구청장

    지난 21일 오후 1시, 서울 중랑구 면목역 광장은 겨울 추위를 녹이는 온정으로 그득했다. 동지를 하루 앞둔 이날 중랑구의 대표적인 사찰인 삼룡사에서 어렵게 지내는 이웃들을 위해 마련한 팥죽 500그릇은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동났다. 준비한 팥죽을 국자로 퍼 그릇에 담고, 길게 줄을 선 어르신과 주민들에게 나눠 주느라 관계자들의 손발은 아주 바쁘게 움직였다. 류경기 중랑구청장도 직원들 틈에서 팥죽을 나르고 있었다. 류 구청장은 팥죽이 동나고 나서야 앞치마를 벗고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류 구청장뿐 아니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희종 구의장도 나란히 나와 배식 봉사에 동참했다. “집에 있는 양반 갖다 주려는데 한 그릇만 더 줄 수 있나요.” 류 구청장은 팥죽 한 그릇을 더 달라는 할머니의 요청에 너털웃음을 지으며 한 그릇을 더 건넸다. 류 구청장은 “할머니, 팥죽 나눠 드시고 추운 겨울 건강하게 나세요”라고 말했다. 김기화(73) 할머니는 “세상이 각박해져서 늙은이들에게 밥 한 끼 나눠 주는 곳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류 구청장이나 정치인들이 얼굴만 비추는 게 아니라 이렇게 직접 팥죽을 나눠 주니 든든하다”고 전했다. 류 구청장은 “배식 봉사는 주민들에게 빛을 전하는 일”이라며 “봉사를 나올 때마다 주위에 어려운 분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더 열심히 소통하고, 이런 분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정책을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류 구청장의 봉사활동은 연말연시에만 진행되는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니다. 류 구청장은 취임 직후 첫 출근일인 지난 7월 2일에도 면목2동에 있는 중랑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해 어르신에게 점심 배식 봉사를 하는 것으로 첫 구정 업무를 시작했다.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현장을 발로 뛰는 것보다 더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통로는 없다는 평소의 생각 때문이다. 이후에도 틈날 때마다 면목종합사회복지관, 서울시립대 종합사회복지관, 신내종합사회복지관, 중화동교회 경로식당 등을 찾아 배식 봉사로 주민들을 만났다. 매주 하루 새벽 길거리 청소를 하는 것도 지역주민과의 협업 봉사활동 가운데 하나다. 류 구청장은 “연말연시뿐 아니라 평소에도 어려운 분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매주 한 번씩 하려고 한다”며 “임기 초에 다짐했던 것처럼 아무리 바빠도 새벽 청소와 봉사 활동은 빼먹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손성진의 우리가 잘 모르는 독립운동가] 독립군 탄압 거점 부산경찰서 폭파… 의열단 거사 1호 ‘부산의 윤봉길’

    [손성진의 우리가 잘 모르는 독립운동가] 독립군 탄압 거점 부산경찰서 폭파… 의열단 거사 1호 ‘부산의 윤봉길’

    “왜놈 손에 사형당하기 싫어 단식하고 있으니 도로 가져가게.” 1921년 5월 5일 대구감옥으로 면회 온 친구 최천택이 가져온 달걀꾸러미를 건네자 박재혁 의사(義士)는 이렇게 말했다. 엿새 후인 5월 11일 오전 11시 20분 박 의사는 감옥에서 생을 마감했다. 식음을 전폐한 지 열이틀째, 사형 집행 사흘 전이었다. 며칠 후 의사의 시신은 부산진역에 도착했다. 박 의사의 노모와 친구들, 수많은 시민이 역 앞에 몰려들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천만뜻밖에 이 지경이 되니 하늘이 무너진 듯합니다.” 노모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최초로 의열단 거사를 성공으로 이끈 주인공이자 ‘부산의 윤봉길’로 불릴 만한 박 의사가 순국한 지 97년이 흘렀다.취재차 찾은 부산 날씨는 바람이 심하게 불어 체감온도가 영하 10도쯤 됐다. 서봉수 박재혁 의사 기념사업회장 겸 삼일동지회중앙회장을 만나 박 의사의 생애와 기념사업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삼일동지회는 해마다 박 의사 추모제를 여는 등 기념사업을 주관하고 있다. 박 의사는 직계 후손이 없다. 박 의사 여동생 명진의 손녀인 김경은(53)씨는 “26세의 젊은 나이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운동가인데 업적이 제대로 조명되지 않아 가슴 아프다”고 말문을 떼었다.●정부·지자체 관심 부족… 담당자도 박재혁 몰라 김씨와 서 회장은 인터뷰 내내 독립유공자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정부와 지자체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실제로 고위층은 물론 현지 담당자 중에도 박재혁이 누군지 모르는 이가 있다고 했다. 10억원 가까운 예산을 들여 조성했다는 ‘박재혁 거리’를 찾아가 보니 어디서 어디까지인지 알아보기 어려웠다. 박 의사는 1895년 5월 17일 부산 동구 범일동 183번지에서 가난한 선비 박희선과 어머니 이치수 사이에서 3대 독자로 태어났다. 그러나 생가 복원은 고사하고 아직 출생지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범일동 550번지라는 주장도 있기 때문이다. 550번지는 1919년 이사해서 가족이 살았던 집으로 보인다. 현재 ‘183번지’는 공용 주차장이 돼 있고 ‘550번지’에는 민가가 있다. 박 의사는 15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 여동생 명진과 어렵게 살았다. 어머니는 삯바느질로 생계를 이었다. 교육열 높은 어머니의 보살핌 속에 의사는 1915년 부산공립상업학교(부산상고, 현 개성고)를 4회로 졸업했다. 박 의사와 동급생 최천택, 오택(오재영)은 친형제보다 가깝게 지낸 ‘삼총사’였다. 의형제를 맺고 부모상을 당하면 같이 상주 노릇을 하자고 다짐할 정도였다. 최천택이 남긴 글에 따르면 “박재혁, 김인태, 김병태, 김영주, 장지형(장건상 조카), 오택 등 친구들과 매일 만나 독립운동에 대한 전도를 모의하였다”고 한다.●고서적상으로 위장… 서장실 들어가 폭탄 던져 2학년 때인 1913년 박 의사와 최천택 등은 일제가 금서로 규정한 ‘동국역사’를 여러 학교와 학우들에게 몰래 나눠주다 발각됐다. 구한말 역사가인 현채가 지은 우리 역사교과서였다. 이때부터 박 의사는 요주의 인물로 찍혀 일경의 감시를 받게 된다. 3학년이 된 박 의사는 최천택 등 16명과 ‘구세단’을 결성, 지역 청년들을 규합하려 했다. 그러나 6개월 만에 탄로 나 1주일 동안 모진 고문을 받았다. 구세단은 1915년을 전후해 경남 밀양에서 의열단장 김원봉이 결성한 ‘일합사’와 교류했다. 이는 나중에 박 의사가 의열단에 가입하는 계기가 됐다. 박 의사는 학교를 졸업하고 중국과 싱가포르를 오가며 무역업에 종사했다. 그러면서 독립운동가들과 교류하고 항일 의지를 불태웠다. 1920년 초 박 의사는 김원봉을 만나 의열단에 가입했다. 김원봉은 “부산경찰서장을 죽이라”고 지시했다. 부산경찰서장 하시모토 슈헤이는 의열단원 다수를 체포한 악질 경찰로 경남북 경무부 관내 수석 서장인 거물이었다. 박 의사는 김원봉에게서 거사 자금 300원과 여비 50원, 러시아제 원통형 폭탄 한 개를 받아 중국 상하이를 떠났다. ●“모든 책임 진다” 편지 붓대롱에 넣어 친구에 박 의사는 감시가 심한 관부연락선을 타려던 계획을 바꿔 대마도를 거쳐 부산항에 잠입했다. 선생은 상하이 동지들에게 ‘熱落仙他地末古 大馬渡路徐看多’(열락선 타지 말고 대마도로 간다)고 적은 엽서를 보냈다. 검열을 피하려고 기지를 발휘한 것이다. 부산에 들어온 날은 1920년 9월 6일이었다. 폭탄은 친구 오택의 집에 숨기고 “총독부를 폭파할 것”이라고 거짓으로 얘기했다. 아니나 다를까 일경은 오택을 찾아와 박 의사의 입국 경위를 캐물었다. 의사는 더 지체할 수 없었다. 폭탄을 숨겨둔 오택의 집으로 갔다. 오택은 유고집에서 이렇게 썼다. “박형이 시간이 절박하다며 맡겨둔 물건을 내어달라고 독촉했다. 나는 암실에 들어가 떨리는 손으로 조심스럽게 들고 나왔다.” 박 의사는 가족을 부탁하면서 붙잡히면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홀로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박 의사가 중국 고서적상을 가장해 용두산공원 아래 부산경찰서에 도착한 것은 9월 14일 오후 2시 30분쯤이었다. 폭탄을 숨긴 짐꾸러미를 들고서였다. 최천택은 용두산공원에서 망을 보았다고 한다. 고서적상으로 위장한 것은 하시모토가 중국 고서적을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박 의사는 서장실로 들어가 서장이 몸을 돌리는 순간 “나는 상해에서 온 의열단원이다”라며 준엄하게 꾸짖고는 폭탄을 던졌다. “꽝” 하고 폭탄이 터졌다. 폭탄은 1층 유리창과 책상을 부수고 천장을 관통할 만큼 강력했다. 하시모토는 중상을 입었지만 죽지는 않았다. 의사도 오른쪽 무릎을 심하게 다쳤다.●“일본 관광객 보기 안 좋다”… 표지석도 안 세워 다친 박 의사는 현장에서 검거됐다. 투탄 후 경남 전역에 비상령이 내려졌다. 일경은 경찰서 주변을 지나던 행인 등 수십 명을 닥치는 대로 붙잡아 들였다. 어머니와 여동생도 잡혀와 심문을 받았다. 최천택 등 친구들도 붙잡혔다. 오택은 폭탄을 숨겨준 혐의로 1년 동안 수감됐다. 응급처치를 받은 박 의사는 공범을 불라는 일경에게 혹독한 고문을 당하면서도 단독범행임을 고집했다. 박 의사는 부립병원 간호원을 통해 유치장에 갇힌 최천택에게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짧은 편지를 붓대롱에 넣어 전달했다고 한다. 망을 보았던 최천택(1897~1962·건국훈장 애족장)은 모진 고문을 받아 의식을 잃은 채 풀려났다. 치안 조직의 핵심인 경찰서장실에 폭탄을 던진 박 의사의 의거는 일본 본토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일본 신문들은 “일선(日鮮) 동화를 단념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썼다. 박 의사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받았지만 2심에서 사형으로 형량이 높아졌고 경성고법 상고심에서 사형이 확정됐다. 사형이 선고되자 선생의 홀어머니와 누이동생은 대성통곡했다. 방청객 모두 따라 울었다. 폭탄 파편에 맞은 부상과 고문 후유증으로 감옥 생활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래도 박 의사는 면회 온 사람들에게 “내 뜻을 다 이루었으니 지금 죽어도 아무 여한이 없다”고 태연하게 말했다. 의사는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고 유해도 1969년 부산에서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로 이장됐다. 그러나 부산에서도 박 의사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런 데는 정부나 부산시의 책임이 크다. 동상조차 예산 한푼 들이지 않고 롯데그룹 지원으로 건립했고 그나마도 인적이 드문 부산 성지곡 수원지 맨 안쪽에 자리잡고 있다. 산길을 돌아 찾아간 동상 앞에는 등산객 몇몇이 무심하게 지나치고 있을 뿐이었다. 폭탄 의거가 있었던 옛 부산경찰서 자리엔 모텔과 상가가 들어서 있었다. 그 자리에 마땅히 있어야 할 표지석도 없었다. “개인 땅이어서 안 된다”거나 “일본 관광객들 보기에 안 좋다”는 반대에 부닥쳐 세우지 못했다고 한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사문난적으로 몰린 박세당, 세상에 굴하지 않고 ‘학문의 길’ 가다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사문난적으로 몰린 박세당, 세상에 굴하지 않고 ‘학문의 길’ 가다

    #우암의 학문 권력이 사문난적 굴레를 씌우다 1700년 4월 12일, 성균관 유생 홍계적 등 180명이 숙종에게 상소해 서계(西溪) 박세당(朴世堂·1629∼1703)이 지은 ‘사변록’(思辨錄)과 ‘이경석신도비명’(李景奭神道碑銘)을 불태워버리기를 청하면서 말한다. 온 세상으로 하여금 주자(朱子)의 말은 헐뜯을 수 없고 송시열의 어짊은 모함할 수 없으며, 성인을 업신여기고 정인(正人)을 욕하는 죄는 징계하지 않을 수 없음을 분명히 알도록 하소서.성인에 버금가는 주자를 헐뜯고 바른 사람인 우암 송시열을 모욕한 서계를 단죄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이다. 이 상소로 서계는 일흔다섯의 나이에 삭탈관작과 문외출송의 명을 받고 이어 전라도 옥과로 유배되는 처분을 받는다. 이 상소가 나오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서계 생전에 마지막으로 지은 ‘이경석신도비명’ 때문이다. 이에 앞서 이경석은 조선이 청나라에 항복한 뒤 “문자를 배운 것을 후회한다”면서 청 태종의 공덕을 찬양하는 ‘삼전도비문’을 지은 바 있다. 서계는 이경석의 신도비명에서 그의 ‘삼전도비문’ 찬술이 불가피한 일이었음을 피력한다. 그리고 송시열과 이경석을 올빼미와 봉황에 견주면서 “불선한 자는 미워할 뿐, 군자가 어찌 이를 상관하랴”라고 해 송시열을 불선한 소인배로 깎아내린다. 성균관 유생이 서계를 단죄할 빌미로 삼은 것은 이경석의 신도비명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사변록’에 대한 노론의 의구심과 분노가 깔려 있었다. ‘사변록’은 ‘논어’, ‘맹자’, ‘중용’, ‘대학’을 주석한 주자의 ‘사서집주’를 서계가 비판적 시각에서 새로운 해석을 가한 책이다.#현실에 끝내 고개 숙이지 않다 송시열을 모욕하고 주자에게 반기를 들었으니 주자를 성인시하고 송시열을 ‘조선의 주자’로 여기는 노론의 분노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다. 노론은 서계를 이단으로 몰아 ‘사문난적’(斯文亂賊) 굴레를 씌웠다. 이때 송시열은 이미 죽고 없었지만 그의 학문 권력은 이토록 강고했다. 이런 상황을 예견이라도 했던 것일까. 서계는 ‘사변록’을 완성하고 나서 ‘좀’이란 시에서 자신의 운명을 이렇게 자조한다. 좀이라는 놈 평생 책 속에서 살면서 다년간 글자를 먹더니 눈이 문득 밝아졌네 뉘에게 인정받으랴 그래 봐야 미물인 걸 경전 망쳤단 오명만 영원히 뒤집어쓰겠지 그러나 시는 시일 뿐이다. 서계의 진짜 생각은 달랐다. 서계는 ‘사변록’ 서문에서 “육경(六經)의 귀결처는 하나지만 거기에 이르는 길은 여러 갈래이므로 다양한 견해가 수용되어야 육경의 대체가 온전해질 수 있다”고 역설한다. 주자만을 맹신하던 당시 학문 풍토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서계는 죽음을 몇 해 남겨 두고 스스로 묘표를 지어 또 이렇게 말한다. 맹자의 말씀을 매우 좋아한다. 차라리 외롭고 쓸쓸하게 지내며 남과 합치되는 바가 없이 살다 죽을지언정 이 세상에 태어났으면 이 세상에 맞춰 살면서 남들이 선하다고 해 주기만 하면 그만이라고 여기는 자에게 끝내 고개 숙이거나 뜻을 굽히지 않겠다고 다짐하였다. 여기서 “세상에 맞춰 살면서 남들이 선하다고 해 주기만 하면 그만이라고 여기는 자”는 공자가 말한 ‘향원’(鄕原, 사이비 군자)에 대해 맹자가 그 의미를 부연한 말이다. 맹자는 또 향원을 ‘더러운 세상에 영합하면서 스스로 옳다고 여기지만 요순의 도에는 들어갈 수 없는 자’로 묘사한다. 서계의 짧은 말 속에는 이런 의미맥락이 숨어 있다. 무덤에 들어가서도 향원에 불과한 자에게 고개 숙이거나 뜻을 굽히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미완의 꿈-석천동 은거 세상 사람치고 은거를 꿈꾸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서계도 그런 꿈을 꾸었다. 서계는 마흔이 되던 1668년, 벼슬에서 물러나 양주 석천동에 은거한다. 지금의 경기 의정부시 장암동 수락산 골짜기다. 서계는 30년을 넘게 이곳에서 살다가 이곳 언덕에 묻혔다. 스스로 보기에도 재주와 역량이 보잘것없어 큰일을 하기에 부족한 데다 세상도 날로 도가 쇠해져 바로잡을 수 없다고 여겼다. 마침내 벼슬을 버리고 물러나 도성에서 30리 떨어진 동문 밖 수락산(水落山) 서쪽 계곡에 은거하였다. 그 계곡을 ‘석천동’(石泉洞)이라 이름하고, 이로 인해 스스로 ‘서계초수’(西溪樵)라 일컬었다. -서계초수묘표(西溪樵墓表) 하지만 은거한다고 세상과 오롯이 멀어지기는 쉽지 않다. 아무리 깊은 곳이라도 속세로 통하는 길은 나 있게 마련이다. 그 길 너머에는 가까운 피붙이가 있고 그리운 벗도 있으며, 학문적 동지도 있고 적도 있다. 서계는 소론의 거두인 윤증을 비롯해 8촌 아우 박세채, 처남 남구만 등과 교류했다. 우참찬 이덕수, 함경 감사 이탄, 좌의정 조태억 등은 서계의 문하로서 정계에서 활약했다. 이래저래 세상과 얽힐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서계의 은거는 미완의 꿈이었다. 사문난적으로 몰린 게 그 반증이다.#두 자식을 먼저 보낸 아비의 슬픔 게다가 서계의 만년은 그야말로 기구했다. 환갑을 전후해서 4년 사이에 큰아들 박태유를 병으로 잃었고, 촉망받던 작은아들 박태보마저 잃었다. 박태보는 인현왕후 폐비를 반대하는 소를 올렸다가 숙종의 노여움을 사 국문 끝에 죽었다. 박태보를 미워했던 송시열조차 그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고 박태보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말도록 자손에게 경계하였다는 기록이 숙종실록에 보인다. 자식을 둘씩이나 앞세워 보낸 아비의 슬픔이 어떠했겠는가. 박태보를 잃은 이듬해 섣달에 서계는 ‘달자(達者)가 어리석다고 욕할까 봐 함부로 슬퍼하지도 못하고’ 이렇게 울음을 삼킨다. 일 년이 다하도록 아무런 의욕이 없고 종일토록 내내 기쁜 일 드물구나 자식이 죽으면 그래도 아비가 묻지만 아비가 늙으면 다시 누가 보살피랴 -섣달그믐에 소회를 털어놓다 #시인이기를 거부했던 서계 서계의 시와 문은 간결하다. 군더더기가 없다. 얼핏 보면 깡마른 고목 같다. 그러나 그 속에는 생명이 꿈틀댄다. 그렇지만 서계 자신은 시인이 되기를 거부한다. 시인이 되느니 차라리 쓸모없는 사람이 되는 게 낫다. 시인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자그마한 명성을 갖고 싶어 하는 것이다. 하지만 명성은 남이 주는 것이고 쓸모없음은 내가 하기 나름인 것이니, 남이 주는 명성에 얽매여 살까 보냐. -한인(閑人)시의 시서(詩序) 서계는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학문을 했다. 그래서 그는 시인이 되기보다는 차라리 쓸모없는 사람이 되길 원했다. 서계가 현실에 고개 숙이지 않고 당당히 자신의 길을 갈 수 있었던 힘은 일견 어리석어 보이기까지 하는 이런 완고함에서 나온 것이고, 그 문학적 성취와 학문적 결실은 문집인 ‘서계집’을 비롯해 ‘사변록’, ‘신주도덕경’, ‘남화경주해산보’, ‘색경’으로 남아 있다. 김낙철 한국고전번역원 교수 ●‘서계집’은 시·서 등 모은 시문집…추각본 포함 총 22권 조선 후기 소론계 학자이자 문인인 서계 박세당의 시문집이다. 1권에서 4권까지는 800여편의 시(詩)가, 5권에서 16권까지는 소차(疏箚), 서(書), 서(序), 기(記), 제문(祭文) 등이 실려 있다. 17권에서 22권은 2차에 걸쳐 추각된 것으로, 간독(簡牘), 시장(諡狀), 연보(年譜)가 실려 있다. ‘한국문집총간’ 134집은 추각본이 모두 포함된 22권본으로 정리됐고,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이를 저본으로 해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에 걸쳐 4권의 번역서를 완간한 바 있다.
  • 75m 굴뚝 위 409일 ‘슬픈 신기록’

    75m 굴뚝 위 409일 ‘슬픈 신기록’

    “극한의 투쟁뿐이라는 노동 현실 참담” 단식 동참 줄이어… 시민들 격려가 큰 힘‘고공 농성 세계신기록.’ 파인텍 해고 노동자 홍기탁(45) 전 노조 지회장과 박준호(45) 사무장이 75m 높이 굴뚝에서 버틴 지 25일로 409일째가 된다. 크리스마스에 세계 최장기 고공 농성이라는 슬픈 신기록을 쓴 것이다. 홍 전 지회장은 24일 통화에서 “408일을 넘기지 않길 바랐다”면서 “이 슬픈 기록은 우리나라의 노동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기록인 408일은 동료인 차광호 현 지회장이 가지고 있었다. 차 지회장은 파인텍의 모기업인 스타플렉스의 정리해고 및 공장 가동 중단에 반발해 2014년 5월 27일부터 2015년 7월 8일까지 경북 구미의 스타케미컬(현 스타플렉스) 공장 굴뚝 위에서 고공 농성을 벌였다. 그의 농성 이후 노동자들은 공장 정상화 및 단체협약 체결을 약속받았다. 그러나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이 지난해 11월12일 스타플렉스 본사가 보이는 서울 목동의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다시 올랐다. 굴뚝 위 두 노동자는 요즘 폭 80㎝, 길이 5m 남짓한 천막에서 핫팩에 의지해 잠을 자고 물티슈로 세수를 한다. 408일에 또 다른 408일의 고통이 덧대어졌지만 고용 승계와 단협 이행 요구는 찬 공기 속에 흩어질 뿐 아무런 메아리도 얻지 못하고 있다. 홍 전 지회장은 “김세권 스타플렉스 회장은 해외 출장을 빌미로 사실상 도피한 채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이런 극한투쟁뿐이라는 현실이 참담하다”고 그는 토로했다. 굴뚝 아래에서 두 사람을 지켜 온 차 지회장은 지난 10일부터 무기한 ‘끝장 단식’에 돌입했다. 차 지회장은 “408일 이상을 버텨내는 두 동지의 고통이 얼마나 클지 걱정”이라면서 “이들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비롯한 여당 정치인 4명이 농성장을 방문했지만, 홍 전 지회장은 “국회가 탄력근무제 연장 등 노동 악법을 통과시키려고 하는 상황에서, 파인텍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한다는 말에 진정성을 느낄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굴뚝 노동자들에겐 시민의 격려가 가장 큰 힘이다. 매일 10여명씩 찾아와 하루 단식에 참여하고 있다.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송경동 시인, 나승구 신부, 박승렬 NCCK인권센터 목사 등 4명은 끝장 단식에 동참했다. 24일 저녁에는 집회를 열고 목동 스타플렉스 서울사무소 앞에서 굴뚝 농성자들이 있는 열병합발전소까지 약 2㎞를 촛불을 들고 행진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중국 대북 무역 작년 비교 반토막난 이유

    중국 대북 무역 작년 비교 반토막난 이유

    올 1~11월 중국의 대북 무역 규모가 양국 관계 개선에도 전년보다 52.9%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로이터통신은 23일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인용해 북한으로부터의 수입이 1억 9175만 달러(약 2157억원)로 전년보다 88.6%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으로의 수출 감소 폭도 33%로 20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지난달 중국의 수입 규모는 2억 4745만 달러로 10월의 2억 4544만 달러보다 소폭 늘었고 대북 수출은 2억 2770만 달러로 전달의 2억 2745만 달러보다 약간 늘었다. 지난해 11월 북·중 무역 규모는 3억 8800만 달러였다. 중국 해관총서의 자료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중국을 세 번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음에도 교역 규모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걸 드러낸다. 중국은 2016년 북한 무역 규모의 90%를 차지했지만 이후 점점 교역을 단절했다. 지난해 중국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에 돌입했으며 작년 9월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 2375호가 통과되자 중국은 북한산 철광석, 석탄, 납 등의 수입도 중단했다. 이어 모든 북한 소유의 회사 및 합작 회사의 중국 내 영업도 금지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여객기에 필요한 양을 제외한 원유 수출도 끊었다. 베이징 소식통은 24일 “중국은 큰 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북한 대외무역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철광석, 석탄, 임가공품의 교역이 모조리 중단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올 들어 양국관계 회복 이후 하루 2000여명이 평양을 방문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대폭 늘어난 중국 관광객의 북한 방문 규모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북한은 아직까지 비핵화를 시작하지 않았으며 북·미협상에서 제재 완화는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도 않았다”며 “북한은 단 한 개의 핵무기도 포기하지 않았고, 비핵화 협상에서 약속한 것과는 반대로 행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이달 6~8일 베트남, 시리아를 거쳐 사흘간 중국을 방문해 왕이(王毅) 외교부장에 이어 시 주석과도 면담을 가졌다. 리 외무상은 이 자리에서 지난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청취하고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한 의견도 전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왕 부장은 지난 11일 중국외교 세미나에 참석해 “올해 한반도 정세에 중대한 전기가 마련됐다”며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한반도 핵 문제의 교착상태를 타개했고 남북 정상이 세 차례나 만나 남북 관계를 해빙시켰는데 이는 중국을 포함한 각국이 공동으로 노력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인중이(殷仲義) 중국하이난개혁개방발전연구원장은 “한반도의 평화 정착 과정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만 북한이 중·한·일과 경제협력을 심화시켜 궤도로 복귀하고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와 러시아 극동지역의 개발을 결합하면 중국 동북 3성 지역의 지정학적 장애는 지정학적 동력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포토] ‘동지 팥죽 먹고 액운 쫓으세요’

    [포토] ‘동지 팥죽 먹고 액운 쫓으세요’

    22일 동지를 맞아 열린 서울 남산골한옥마을 세시절기행사 ‘동지첨치’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팥죽을 먹어보고 있다. 2018.12.22 연합뉴스
  • 임종석·조국 직무유기 고발 사건 서울동부지검에서 수사한다

    임종석·조국 직무유기 고발 사건 서울동부지검에서 수사한다

     자유한국당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고발한 사건을 서울동부지검이 수사하게 됐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21일 이 사건에 대해 고발장이 접수된 서울중앙지검에서 서울동부지검으로 이송하라고 지시했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피고발인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 ‘특수 관계’인 점을 언론에서 지적하자 수사의 공정성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박형철 부패비서관은 2012년 박근혜 정부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수사했다. 피고발인의 주소지 등을 고려하여 사건을 서울동부지검으로 재배당된다.  전날 자유한국당은 서울중앙지검에 직무유기 혐의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인걸 특별감찰반장을 고발했다. 전날 오후 한국당 김도읍·강효상·전희경 의원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방문해 직접 고발장을 제출했다. 자유한국당은 임 비서실장이 우윤근 주 러시아 대사 관련 첩보를 보고받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직무를 유기했다고 주장했다. 조 수석, 박 비서관, 이 특감반장은 민간인에 대한 불법 사찰을 지시한 혐의가 있다고 했다.  문 총장은 전날에는 청와대가 김 수사관을 공무상비밀누설로 고발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서 수원지검으로 이송하라고 지시했다. 김 수사관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에 근무하고 있어, 수사 공정성 차원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청와대 전 특별감찰반원인 김태우 수사관이 작성한 첩보 문건 목록을 공개하는 등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을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청와대 고발 사건과 자유한국당 고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하지 않는 것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전날 김 수사관 사건을 수원지검으로 재배당하자 김도읍 의원은 “이 사안은 중요한 사건이기 때문에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효상 의원도 “청와대 관련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이 관할이다”라고 말했고, 전희경 의원은 “경천동지할 이 사건을 관할 주소지 운운하면서 수원지검으로 보내려는 것은 본질을 덮으려는 축소 수사의 시도”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마윈·야오밍, 中 개혁개방 유공자 표창

    마윈·야오밍, 中 개혁개방 유공자 표창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는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개혁개방 40주년 경축식’에서 중국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마윈(馬雲·왼쪽) 알리바바 회장 등 100명에게 메달과 상장을 수여했다. 이날 경축 행사가 열린 인민대회당 안에는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당 중앙의 지도 아래’와 더불어 ‘덩샤오핑 이론, 3개 대표론, 과학발전관,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지도 이념으로 신시대 개혁개방을 향해 전진하자’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마 회장은 디지털 경제 혁신자로 수상했으며, 중국농구협회장이자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야오밍(姚明·오른쪽)은 스포츠 분야 교류·개방의 우수 공로자로 선정됐다. 마 회장의 유공은 인터넷 행동의 선구자로 소개됐다. 수상자 중에는 마화텅(馬化騰) 텐센트그룹 회장도 포함됐으며, 중국이 자랑하는 고속철 푸싱호 개발 주역, 우주개발사업 촉진자, 초심을 잃지 않은 퇴직간부 등도 상을 받았다. 외국인으로는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이 수상했다. 중국중앙TV(CCTV)는 1시간 30분간 계속된 시 주석의 연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생중계했다. 신화통신은 ‘신시대 개혁의 리더 시진핑’이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기사를 싣는 등 중국 언론들은 개혁개방에서 시 주석의 역할을 강조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개혁개방 기념 기업 광고에는 삼성전자가 외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한 면에 걸친 축하 광고를 냈다. 그러나 중국의 개혁개방 40주년은 10년 전 30주년보다 차분했다는 평가다. 30주년은 베이징올림픽과 같이 열린 데다 지금처럼 미국과 심각한 무역전쟁 국면도 아니어서 훨씬 더 경사스런 분위기였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김정은, 軍 없이 김정일 7주기 참배… 비핵화 협상 의식

    김정은, 軍 없이 김정일 7주기 참배… 비핵화 협상 의식

    당 간부만 대동…“정상국가 이미지 과시” 참배 동행 부위원장 11명 명단도 비공개 사진 속 박태성·최룡해 등 일부만 포착 “인사·숙청 등 인적 개편 단행” 분석도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7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노동신문 등이 17일 보도했다. 예년과 달리 이날 김 위원장은 군부를 대동하지 않았고 당 간부만 대동해 국제사회에 정상국가 이미지 과시와 함께 비핵화 협상을 의식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이날 참배에 동행한 부위원장 11명의 명단이 발표되지 않아 인사나 숙청 등 ‘인적 개편’을 단행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민족 최대의 추모의 날에 즈음하여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며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들과 부장들, 부서 책임일군들을 비롯한 당중앙위원회 간부들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곳이다. 노동신문에 게재된 김 위원장의 참배 사진에도 당 간부만 등장할 뿐 예년과 달리 군복을 입은 군 간부들은 보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김정일 6주기 때는 혼자 참배했으며 정주년인 2016년 5주기 때는 당과 정부·군 간부, 2015년 4주기 때는 군 간부들만 대동했다. 이에 김 위원장이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당을 중심으로 경제 건설 총력 노선을 유지하며 북·미 비핵화 협상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참배에 당 간부들만 참가했다는 것은 당 우위의 국가체제를 확립하고 정상국가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당이 중심이 돼서 선대 유훈인 경제 건설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이날 노동신문 사설에서도 김정일의 대표 노선인 선군정치나 핵·경제 병진노선으로의 회귀 등 강경한 메시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정일의 사상 노선과 혁명 원칙을 고수하고 유훈을 관철하자는 내용은 매년 등장하는 상투적인 표현”이라며 “노선 전환 등 추모 이상의 새로운 메시지가 담겨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참배 보도에는 김 위원장의 핵심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명단이 등장하지 않았다. 노동신문에 게재된 사진에서 부위원장 11명 중 박태성·오수용·김평해·최룡해·리수용 부위원장 등만 확인된다. 지난 2월 16일 김 위원장이 김정일 생일을 맞아 참배했을 때는 노동신문 등이 참배에 참가한 부위원장 11명의 이름을 모두 소개했다. 홍 실장은 “인사가 진행 중이라 부위원장 이름이 열거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금요일의 서재]도시에 관한 여러 생각

    [금요일의 서재]도시에 관한 여러 생각

    “아침엔 우유 한잔 점심엔 FAST FOOD 쫓기는 사람처럼 시계 바늘 보면서 거리를 가득 메운 자동차 경적소리 어깨를 늘어뜨린 학생들 THIS IS THE CITY LIFE.” 가수 고(故) 신해철은 노래 ‘도시인’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에게 도시는 많은 이들이 모여 살지만 낯설고, 너무 바빠 인간성조차 잃어버린 곳이다. 도시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닌 회색빛 빌딩들이다. 인간은 그저 돈을 벌려고 도시에서 살아간다. 그의 노래가 강렬하긴 하지만, 도시는 꼭 그런 곳만은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도시에서 어떤 의미를 더 찾아낼 수 있을까. 주제만 비슷하면 마구 마구 엮는 금요일의 서재, 이번 주는 도시에 관한 책을 골랐다. ●욕망의 땅 강남=강남은 부와 권력의 상징이다. 허허벌판이었던 이곳은 반세기 만에 사람들이 선망하는 부와 권력의 중심지로 거듭났다. 또 우리나라에서 가장 짧은 기간 가장 활발히 개발된 곳이기도 하다. ‘강남을 읽다’(여유당)는 강남이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했는지 분석한다. 저자는 강남 개발이 서울시의 폭발적인 인구 증가, 남북 대치 분단 상황, 한·미·일 동맹에 기초한 경제개발계획이 맞물린 결과라고 말한다. 강남 개발의 시작은 1966년 한남대교 건설 공사와 1968년 경부고속도로 착공이었다. 경부고속도로 부지를 확보하려고 시행된 영동지구 개발을 시작으로 강남에 수많은 아파트 단지들이 조성됐다.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유치로 잠실종합운동장과 올림픽공원을 비롯해 코엑스 같은 고층빌딩이 들어섰다. 순환선인 서울지하철 2호선이 개통되고, 서울 도심의 명문고등학교들이 강남으로 이전하면서 강남 8학군 신화도 힘을 보탰다. 그러나 강남의 찬란한 이름 뒤에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아파트공화국, 부동산 폭등, 사교육, 비리와 안전사고, 부의 양극화 등 강남불패의 이면에 숨겨진 강남 현상의 제 문제를 가감 없이 들춰낸다. ●도시는 진화한다=책 제목부터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팝업시티’(이데아)는 한 공간에서 용도가 얼마든지 혼합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도시계획 체계를 세우는 개념이다. 밑바탕에 ‘공유경제’ 개념이 자리한다. 유휴자산의 용도를 쉽게 바꿔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한 도시라는 의미다. 용도의 혼합은 예컨대 주택을 개조해 일부 공간을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변경하고 주택과 상점이 동시에 존재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팝업 매장처럼 특정 기간만 용도가 바뀌는 것까지 포함한다. 예컨대 스위트스팟 같은 서비스 플랫폼은 건물 중 일부, 잘 쓰지 않던 공간을 사람들에게 빌려줘 일시적인 판매시설(팝업매장)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에어비앤비는 주거공간을 일시적으로 숙박용으로, 스페이스 클라우드 같은 플랫폼은 주거공간을 파티룸으로 잠시 사용할 수 있다. 신문기자 시절 도시전문기자로 활동한 음성원 도시건축전문작가가 썼다. 저자는 팝업시티가 지루한 풍경 대신 역동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인의 취향을 잡을 수 있는 새로움을 보여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의 생각대로 도시는 생물처럼 바뀔 수 있을까. ●도시에 얽힌 정치=도로를 어디에 뚫고, 아파트단지와 생산시설, 행정기관과 업무·상업구역 등을 어디에 어느 정도 규모로 짓고 허무느냐에 따라 엄청난 손익이 발생한다. 지난 고도성장 시기부터 최근의 용산 사태에 이르기까지 시청, 건설업체, 복부인, 현지 가옥주와 세입자 등이 서로 뒤엉켜 생존권과 각종 이권을 둘러싸고 격렬한 다툼을 벌였다. 한국의 대표적 도시사회학자 고(故) 윤일성 부산대 사회학과 교수의 ‘도시는 정치다’(산지니)는 도시를 정치 관점에서 바라본다. 부산의 산과 강, 바다를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이뤄지는 대규모 난개발, 토건주의적 성장연합의 틀을 바탕으로 해운대 엘시티 사업비리, 한국 최초의 항만 재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부산 북항 재개발의 성격과 위상 등 사례로 부산 개발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을 보여준다. 이를 토대로 도시재생 전략에 대한 새로운 방향 모색을 꿈꾼다. 도시재생을 도시재개발의 아류 정도로 여기는 일반의 상식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1990년대 이후 영국 도시재생 정책의 실태를 점검하고 이를 교훈 삼아 한국에서 도시재생 가능성을 탐색한다. 도시 성장 및 재생의 밑거름이 되는 도시문화에 대한 단상도 모았다. 뉴욕 소호, 중국 상하이 M50, 서울 문래예술공단, 부산 또따또가, 인천 아파트 플랫폼 등 문화예술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노후쇠락지구에서 도시재생을 도모하는 국내외 사례도 눈여겨보자.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정부가 돌봄 직접 챙긴다…2022년까지 5만 5000개 일자리·사회서비스원 내년 전국 4곳 시범사업

    정부가 돌봄 직접 챙긴다…2022년까지 5만 5000개 일자리·사회서비스원 내년 전국 4곳 시범사업

    정부가 간호사의 열악한 근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인력 확충을 포함해 보건의료 분야에서 2022년까지 5만 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인 ‘사회서비스원’도 내년 서울과 경기, 경남, 대구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는 14일 일자리위 대회의실에서 제9차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안건을 의결했다. 고령화 등으로 건강 유지·관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의료 인력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보건의료는 일자리 창출 여력이 큰 분야로 주목된다. 10억원을 투자할 때 직·간접적으로 생기는 일자리 수를 의미하는 고용유발계수도 16.7명으로, 전 산업 평균치(8.7명)의 2배 수준이다. 일자리위는 “보건의료 일자리는 전문성이 높은 양질의 일자리로 의료서비스 품질과 환자 안전에 직결되므로 국가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자리위는 간호사의 밤샘 근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추가 인력 채용을 포함한 간호 인력 근무 환경 개선 사업으로 2022년까지 93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국내 간호사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543시간으로, 전체 노동자 평균치(2111시간)를 크게 웃돌아 인력 충원이 시급한 실정이다. 간호사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한 인력 채용에는 신임 간호사를 폭언·폭행으로 괴롭히는 악습인 ‘태움’ 관행 등의 근절을 위한 교육 전담 간호사 배치 방안도 포함됐다. 일자리위는 이날 아동과 노인 돌봄 등 사회서비스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사회서비스원’ 설립 방안도 의결했다. 공립 어린이집과 요양시설 등을 정부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위탁받아 직접 운영하면서 노인 장기요양이나 장애인 활동지원, 보육 같은 사회서비스를 공공의 영역으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사회서비스원은 내년에 59억 7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돼 4개 시·도에서 시범 사업을 하게 된다. 서울, 경기, 경남, 대구 등이 시범 사업 지역으로 검토되고 있다. 사회서비스원은 국공립 시설·센터 직접 운영, 민간기관 업무 지원 등을 통한 서비스 질 효과 분석,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목희 일자리위 부위원장은 “그간 우리나라는 공공부분에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았다”며 “사회서비스원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서비스 공급을 확대하고 공공성과 품질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檢, 삼바 본사 압수수색… 분식회계 의혹 본격 수사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고발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본격 압수수색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13일 오후 인천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회계부서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비롯한 삼성 계열 사무실, 그리고 외부감사를 맡은 삼정·안진 등 회계법인 4곳에도 수사팀을 보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사무실도 포함됐다. 검찰 관계자는 “객관적 자료뿐만 아니라 당시 의사 결정 과정도 중요하다”면서 “필요한 부분에 대해 최소한으로 영장을 발부받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달 14일 정례회의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단독지배)에서 관계회사(공동지배)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약 4조 5000억원 규모의 고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이에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증선위는 7월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바이오젠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 계약을 맺고도 고의로 공시를 누락했다며 고발장을 낸 바 있다. 검찰은 서버로부터 내려받을 자료의 양이 많아 디지털 압수수색에 수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우선 증선위 고발 내용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자료 등을 바탕으로 분식회계 고의성 여부와 분식 규모를 면밀하게 따져 본 뒤 관련자들을 소환할 방침이다. 검찰이 삼성물산도 압수수색한 것으로 미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승계 과정의 연관성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오늘 출근길도 한파에 ‘꽁꽁‘…낮부터 풀려

    오늘 출근길도 한파에 ‘꽁꽁‘…낮부터 풀려

    월요일인 10일 오전까지 강추위가 계속되다 낮부터 점차 누그러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아침까지는 한파가 지속하지만, 낮부터는 차차 기온이 올라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오전 5시 현재 기온은 서울 -7.8도, 인천 -6도, 수원 -8.8도, 춘천11.7도,강릉 -4.3도,청주 -8.1도,대전 -8.1도,전주 -6.8도,광주 -4.5도,제주 5.2도,대구 -7.5도,부산 -2.2도,울산 -3.4도,창원 -3.7도 등이다. 낮 최고기온은 2∼10도 분포를 보일 것으로 예보됐다.중국 북동지역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대체로 맑다가 밤에 구름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이 ‘좋음’∼‘보통’ 수준으로 예상된다. 충남을 제외한 중부지방과 경상도에는 건조특보가 발효 중이다.대기가 매우 건조해 산불 등 각종 화재 예방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바다의 물결은 서해와 남해 앞바다 0.5∼1.0m,동해 앞바다 0.5∼2.0m로 일겠다.먼바다는 동해 0.5∼2.5m,남해와 서해는 0.5∼2.0m로 예상된다. 11일부터는 먼바다를 중심으로 바람이 강하게 불고 높은 물결이 일겠다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파 다소 물러갔지만 출근길엔 ‘중무장’해야

    월요일인 10일에는 지난주 후반부터 주말까지 이어진 초겨울 한파가 주춤하겠다. 그렇지만 아침에는 여전히 영하권인 날씨가 다음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10일은 중국 북동지방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대체로 맑은 날씨를 보이는 가운데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던 찬 대륙고기압의 세력이 차차 약화됨에 따라 낮 기온이 평년과 비슷한 수준까지 오르면서 한파특보도 대부분 해제될 것”이라고 9일 예보했다. 10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5도~영하 1도, 낮 최고기온은 영상 2~10도의 분포를 보이겠다. 지역별 아침 최저기온은 춘천 영하 12도, 대전 영하 9도, 서울 영하 8도, 대구 영하 5도, 광주 영하 4도 등이다. 10일부터 낮 기온은 영상으로 오르겠지만 아침 최저기온은 다음주까지도 전국 대부분이 영하권에 머물러 추운 날씨를 보이겠다. 11일에는 새벽에 제주도와 남해안부터 비가 시작돼 낮에는 전국적으로 눈이나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밤사이 복사냉각으로 인해 기온이 떨어지는 등 아침은 추운 날씨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2019 예산안] 161조 보건·복지·고용, 예산안의 3분의1… SOC는 19조 8000억

    [2019 예산안] 161조 보건·복지·고용, 예산안의 3분의1… SOC는 19조 8000억

    일자리 예산 정부안보다 6000억 삭감 경기 활성화 위해 SOC 1조 2000억↑ “지역구 의원 쪽지 예산 반영” 비판도 미래 먹거리·ICT 융합 스마트공장 등 산업 예산 15% 늘어난 18조 8000억 소상공인·영세자영업자 지원에 69억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이 469조 6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지난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수정예산안에 따르면 당초 정부안(470조 5000억원)보다 5조 2000억원이 감액되고 4조 2000억원이 증액돼 총 9000억원이 순감했다. 보건·복지·고용이 당초 162조 2000억원에서 161조원으로 1조 2000억원 줄었지만, 전체 예산안 규모의 3분의1에 해당한다. 특히 경기 활성화를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당초 정부 예산안보다 1조 2000억원 늘어났다. 내년도 정부 총지출은 올해 본예산 기준 총지출(428조 8000억원)보다 9.5%(40조 7000억원) 늘어났다. 이는 정부의 내년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전망치(4.4%)의 2배 이상으로, 금융위기 여파가 지속한 2009년(10.6%)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분야별로 보면 보건·복지·고용 예산이 1조 2000억원 감액된 가운데 특히 일자리 예산이 6000억원가량 삭감됐다. 신규 청년 취업자의 자산형성을 돕기 위한 청년내일채움공제 예산이 223억원 감액됐다. 중소기업의 채용을 장려하기 위해 도입한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은 400억원 줄었다.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은 437억 5000만원, 취업성공패키지는 413억원가량 감액됐다. 다만 여야는 일자리 예산 삭감으로 사업비가 부족하면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하거나 예비비를 통해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SOC 예산은 정부안보다 1조 2000억원 늘어난 19조 8000억원이 편성됐다. 대부분 철도·도로 등 국가기간망 확충에 집중됐다. 안성~구리 고속도로(3259억원), 도담~영천 복선전철(4391억원), 서해선 복선전철(6985억원), 보성~임성리 철도건설(3900억원), 신안산선복선전철(850억원) 등이다. 이에 대해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막판 지역구 의원들의 ‘쪽지 예산’이 반영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주력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산업 예산도 전년 대비 15.1% 늘어난 18조 8000억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스마트공장 보급 예산은 정부안보다 767억원 증가한 3428억원으로 확정됐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연구개발(R&D) 예산도 정부안보다 1000억원 늘어난 20조 5000억원으로 정해졌다. 위기 지역과 구조조정 업종 지원(895억원), 소상공인과 영세자영업자 지원(69억원) 예산도 늘어났다. 노인장기요양보험 국고지원 확대 등 어르신 지원(453억원), 장애인 활동 지원 등 장애인 지원(693억원), 대학시간 강사와 자살유가족 등 취약계층 지원(318억원) 등도 확대됐다. 협상 과정에서 쟁점이 된 남북협력기금은 정부안인 1조 1005억원에서 59억원 늘어난 1조 1063억원으로 수정됐다.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정부는 11일 국무회의를 열고 ‘2019년 예산 공고안 및 배정계획’을 의결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새해 시작 후 바로 예산 집행이 가능하도록 사업계획 수립 등 집행 준비를 철저히 하고, 예산·자금 배정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10일 출근길 강추위…낮부터 누그러져

    10일 출근길 강추위…낮부터 누그러져

    10일 아침까지 강추위가 계속되겠지만 낮부터는 기온이 올라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침 최저기온은 -15~-1도이며 낮 최고 기온은 2~10도의 분포를 보일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서울의 기온은 최저 -8도, 최고 4도로 예보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일(10일) 아침까지는 중부내륙과 경북내륙을 중심으로 영하 10도 이하의 기온을 보이는 곳이 많겠다”며 “다만 낮부터 한파 특보는 대부분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 북동지방에 있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대체로 맑다가 밤에 구름이 많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미세먼지 농도는 전 권역이 ‘좋음’ 또는 ‘보통’ 수준으로 예상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열린세상] 미 태평양사령부/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미 태평양사령부/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최근 읽은 책 가운데 한 권이 일본 아사히신문 기자가 쓴 ‘아메리카 태평양군’이라는 책이다. 때마침 주한 미대사 해리 해리스가 미 태평양사령관 출신이라서 흥미롭게 읽어 보았다. 2015년 5월 27일 아시아·태평양의 안전 보장을 책임지는 태평양군과 태평양함대의 사령관 직위에 오른 현 주한 미 대사의 취임식이 있었다. 그 당시의 미 대통령은 하와이에서 성장기를 보낸 오바마 대통령이었다. 미국의 태평양사령관이라는 자리는 미국 최대의 통합군인 태평양군의 최고 지위다. 그의 휘하에는 38만명의 병력이 포진해 있고, 지구의 절반 가까이가 작전 범위에 있을 정도로 세계의 그 어느 군대도 갖지 못한 막강한 화력을 보유한 군대다. 주한 미군뿐만 아니라 주일 미군도 그의 명령 계통에 속하고 세계에서 가장 막강하다는 제7함대도 그의 휘하다.미국의 함대는 제3, 제4, 제5, 제6, 제7, 제10함대의 여섯 개 부대로 편성돼 지구 전체를 커버하고 있는데 10함대는 사이버 부대로 군함이 없다. 이 가운데 제7함대의 군사력이 가장 막강하며 일본 요코스카를 거점으로 태평양과 인도양에 이르는 영역을 범주로 하고 있다. 면적은 124억 평방킬로미터로 이 영역 내에 한국, 일본, 중국, 북한을 포함한 36개국이 연관돼 있다. 로널드 레이건 함공모함을 필두로 북한 미사일을 공중에서 격파할 수 있는 이지스함과 로스앤젤레스급 공격형 원자력 잠수함을 포함한 군함이 약 70척, F22, F15, F16, F18 전투기 등 항공기가 약 300기로 언제든지 전쟁에 투입될 수 있는 태세로 무장돼 있는 제7함대는 미 태평양사령관의 지휘를 받는다. 해리스 대사는 일본계 미국인으로 미 태평양사령관에 오르기 어려운 배경을 갖고 있었으나 파격적으로 임명된 경우다. 미 태평양사령관은 본인의 능력과 경력 그리고 상관과 동료로부터의 호평, 일본과의 동맹관계 등 다양한 평가를 거쳐 임명되는 자리다. 그런 해리스가 주한 미 대사로 임명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임명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추축되는 바다. 1차적인 목표는 북한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만약 계속 핵실험을 한다든가 중·장거리 미사일을 쏘아 대며 군사적 도발을 일삼으면 말로만 그치는 경고가 아니라 실질적인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명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힐러리 전 미 국무장관을 수행하며 외교 경험도 가진 해리스 대사이지만, 평생을 직업군인으로 시간을 보냈고, 마지막 군 직책은 미태평양사령관 자리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차적인 목표는 역시 중국이다. 서태평양 구석구석을 잘 아는 해리스 대사는 중국이 동지나해와 남지나해에서 해·공군력을 증강시키자 ‘항해의 자유’라는 기치를 내걸며 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한 사람이다. 미국의 태평양 지배에 대한 중국의 도전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와이의 미 태평양사령부는 중국의 잠수함과 군함, 그리고 항공기들이 동지나해와 남지나해에 들락거리는 것을 거울 들여다보듯이 감시하고 있다. 2018년 12월 시점으로 평가할 때 중국의 해·공군력은 미 태평양군의 상대가 안 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의 잠수함이 중국 남단 하이난도 기지를 떠나 동지나해~남지나해를 지나 서태평양으로 진입하는 모든 과정이 철저히 파악되고 있다. 북한 미사일이 발사되면 즉각적으로 하와이 태평양사령부에 정보가 전달된다. 하와이 태평양사령부는 전 세계 공중의 인공위성과 육상의 레이더, 그리고 모든 바다를 떠다니는 군함과 잠수함의 정보를 통합해 격파해야 할 대상인지를 파악한다. 이에 따른 즉응태세군의 전투를 총지휘할 수 있는 작전 경험을 보유한 사람이 해리스 미 대사다. 이제 해리스 대사가 외교관으로서 가장 귀를 기울이고 있을 정보는 중국과 북한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인간정보, 즉 휴민트일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에 크게 한 번 속았다고 생각하는 미국은 속성상 두 번의 실수를 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이것이 미국의 리더십이다. 미 태평양사령관 출신을 주한 미 대사에 임명한 이유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임을 북한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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