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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통사고 때 골든아워 확보하는 자동구조 시스템 개발

    교통사고 때 골든아워 확보하는 자동구조 시스템 개발

    2015년 2월 11일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영종대교 서울방향 3.8㎞ 지점에서 106중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2명 사망, 160여명 부상이라는 사상 최악의 교통사고로 기록됐다. 짙은 안개가 끼거나 눈이나 비가 많이 오는 날씨는 교통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심각한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빠른 응급구조 신호를 보내 사망률을 낮출 수 있도록 ‘골든아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는 사고가 발생하면 본인이나 주변 운전자들이 사고신고를 하고 구급대가 출동해 병원에 이송하는데까지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사고 발생시 차량에서 자동으로 구난 신호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표준연구본부와 차량IT기술개발 업체인 팅크웨어, 지아이티, 핸디소프트, 성균관대, 한국지능형교통체계협회,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가 함께 긴급구조서비스(e-콜)를 지원하는 단말기 7종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이번에 개발된 e-콜은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차량 내 탑재된 블랙박스나 내비게이션, 스마트폰 등이 사고를 인식해 관제 센터에 차량위치를 자동으로 즉각 전송하는 서비스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자동차에 e-콜 서비스 단말기 부착을 권고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출시되는 차에는 의무 장착하도록 법제화됐다. 이들 나라에서 사용하는 e-콜 서비스는 휴대전화의 음성통신망을 활용한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사고 신고를 하도록 됐다. 그렇지만 국내 연구진은 데이터 통신망을 이용해 정보를 송수신하는 방식을 도입해 사고신고를 더 빠르게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데이터 통신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블랙 박스에 기록된 사고 순간의 사진이나 영상 같은 대용량 정보를 함께 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형 e-콜은 단말기가 사고를 인식하면 관제센터에 구조신고 정보를 보내거나 운전자나 탑승자가 버튼을 눌러 구조요청을 하면서 시작된다. 관제센터는 긴급 구난을 위해 연락을 해 사고를 확인하거나 장시간 응답이 없을 경우 실제 사고로 판단하고 긴급구난에 나서는 것이다. 또 기존 e-콜은 에어백이 터지는 여부에 따라 사고를 판단했지만 한국형 e-콜은 충격 감지 센서가 내장된 각종 기기를 통해 사고 위치와 탑승객수, 사고차량 종류와 유종 등을 손쉽게 알 수 있다. 또 일정 시간 내에 차량 속도가 큰 폭으로 변하거나 차량의 기울기 변화, 바퀴별 회전 상황 등 복합적 변수를 통해 사고를 판단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된 한국형 e-콜을 우정사업본부 택배차량 21대에 장착해 충남 금산, 충북 옥천, 영동지역에서 실증을 마쳤다. 특히 내비게이션과 차량 블랙박스업체가 개발 초기부터 참여해 조만간 기술이전을 통한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연구진은 전망하고 있다. 김형준 ETRI 표준연구본부장은 “OECD 국가 중 교통사고 사망률이 2번째로 많은 한국에서 이번에 개발한 한국형 e-콜 단말기는 촌각을 다투는 환자의 골든아워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어 교통사고 사망률을 크게 낮추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단말 장착을 의무화하는 관련 법제도 정비와 관제센터 구축과 운용이 함께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내부고발자 안 죽는다’ 끝까지 버텨 보여주겠다

    ‘내부고발자 안 죽는다’ 끝까지 버텨 보여주겠다

    살아남은 자, 박창진(48). 대한항공의 잘나가는 서비스맨이었던 박창진 전 사무장은 스스로 “생물학적으로 살아남았을 뿐 사회적으로는 죽임당한 존재”라고 했다. 5년 전 오너일가 장녀(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부당행위에 맞서면서 시작된 일이다. 잘못된 조직문화에 균열을 낸 공익제보자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내부적으로는 ‘문제 직원’으로 낙인찍혔다. 그는 이후 버티는 삶을 살고 있다. 사무장에서 일반 승무원으로 강등됐지만 조직을 떠나지 않았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투사로서 사회를 향한 메시지를 던진다. 최근 세상을 떠난 태안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와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잇따라 찾기도 했다. 살아남은 자가 같은 어려움을 겪어 온 이들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연대 행위였다. ‘땅콩회항’ 사태 이후 삶의 항로가 완전히 바뀌어버린 박 전 사무장이 최근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 ‘플라이 백’(Fly back·회항이라는 뜻)을 내놓고 돌아왔다. 그는 “이제 고통을 숙명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혼자 아파하는 대신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이들과 연대하는 길을 택했다. 지난해 5월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갑질 백태가 잇달아 폭로된 뒤 조직된 직원연대노조에서 지부장을 맡은 것이 첫걸음이다. 지난 14일 서울 마포의 한 카페에서 만나 삶에 대해 들었다.-최근 김복동 할머님과 김용균씨 등 사회적 약자 또는 피해자의 빈소를 조문하셨는데요. “그게 제가 그분들을 도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니까요. 돌아가신 이후지만 연대해서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고 싶었어요. 제 일(땅콩회항)을 겪은 뒤 행동하는 양심이 되자고 다짐했거든요. (언론 등의 주목을 받았던) 그 쇼는 제가 원해서 시작한 게 아니었어요. 원치 않게 무대에 올라야 했고, 발가벗겨진 채 조명을 받았죠. 쇼가 끝났을 때 불 꺼진 무대에서 혼자 살아남아야 했던 힘든 기억이 강하게 남았어요.” -용균씨 빈소에서 “용균씨와 내가 겪은 일들이 닮았다”고 하셨죠. “영정사진을 봤어요. ‘교복 입은 건가?’ 싶었죠. 너무 앳되더라고요. 참담했어요. 순진한 청년이 사회를 믿고 나왔는데 사회는 착취만 한 겁니다. 허용된 착취였죠. 결국 목숨을 잃었고요. 저도 한때 그런 믿음이 있었어요. 용균씨처럼 복종하면 사회가 저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 순진했죠. 전 생물학적으로 살아남았을 뿐 사회적으론 살해당했어요.” -회사(대한항공)뿐 아니라 매도했던 동료들이나 여론, 언론에 대한 원망도 느껴지는데 여전히 사회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는 어디서 나오나요. “가족들이 큰 힘이 돼요. 제가 꽤 여러 번 극단적 시도를 했었어요. 그때마다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지 등 가족들이 붙잡아 줬죠. 복직 이후엔 오기로 버텼어요. 일부 동료들은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을 하고 제 앞에서 저를 험담하는 카톡을 돌려보면서 낄낄댔어요. ‘이거 봐, 박창진 옛날 사진이래’ 하는 식으로요. 처음엔 억울하더라고요. ‘내 폭로로 회사 내부에 긍정적 변화도 있었는데 나한테 왜 이러지’ 하는 마음이 들었죠.” -상처를 많이 받았겠는데요. “오기가 생겼어요. ‘당신들이 틀렸다는 걸 보여 주겠다’고 생각했죠. 사건 이후에도 5년째 이 조직에서 끈질기게 버티는 건 ‘어? 내부고발한 박창진도 안 죽고 잘 사네’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서예요. 누군가 이를 보고 용기 내길 바라기 때문이죠. ‘불의에 항거해도 살아남을 수 있구나’ 하는 용기를 학습시켜 주고 싶어요.” -국내 미투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와도 인연이 있다고 들었어요. 서 검사는 사건 이후 알아보는 시선이 두려워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던데. “지난주에도 만났어요. 그때도 마스크를 쓰셨더라고요. 서 검사님께 말씀드렸어요. ‘현실에서 자꾸 나를 가두고 회피하려고 하면 끝이 없다. 내가 발 딛고 있는 건 결국 이 현실이고 현재다. 환경이 나를 괴롭힌다고 해도 헤쳐나가야 한다’고요. 저 역시 극복하는 중이지만 서 검사님이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도울 거예요. 요즘 검사님도 제 응원에 힘입어 조금씩 인터뷰도 하고 목소리를 내셔요. 그게 바로 연대의 힘이죠.” -요즘 개인적 일상은 어떤가요. “물론 저도 위축될 때가 많아요. 예를 들어 물건을 사러 백화점에 갔는데 우연히 지인을 마주쳤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사람이 뒤에서 ‘박창진은 TV에 나와서 불쌍한 척 다하더니 백화점이나 돌아다니더라. 언론사에 제보해야겠어’라는 말을 하고 다녔더라고요. 너무 놀랐어요. ‘난 이제 평생 집 밖에 나가면 안 되나? 추레하게만 입어야 하나?’ 싶었죠. 사회가 우리에게 ‘피해자다움’을 강요해요. 전 삶에서 최소한의 품위는 지키고 싶거든요.”-승무원 일을 계속하시는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항상 웃어야 하는 서비스직이잖아요. “지금도 가식적으로 웃잖아요(웃음). 전 좋은 서비스맨이 되고 싶어서 스스로 훈련했고 승무원이 됐어요. 그런데 ‘땅콩회항’ 사건 이후 핸디캡이 되더라고요. ‘멀쩡하시네요?’ 하고 의아해하는 승객 분도 있어요. 속상하죠. 실은 아직 공황장애에 시달려요. 사건 이후 누가 저를 공격하는 것에 트라우마가 좀 생겨서요. 한 예로 기내에서 누가 갑자기 옷깃 등을 잡아당기면 크게 놀라요. 그래도 제 일이니 티 안 내려고 해요.” -그래도 대한항공 내 ‘직원연대’를 조직하면서 동지들도 많아졌지요. “동료들에게 연대가 무엇인지, 용기가 무엇인지 차근차근 보여 주고 싶어요. 사건 이후에 오기가 생기고, 스스로 각성하고 그 단계를 넘어서 ‘내가 돕는 자의 입장이 돼야겠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전 경험해 봤으니까 조력자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하나씩 해나가고 있어요.” -하지만 한때 500여명이던 조합원 수가 300여명으로 줄었다고 들었습니다. 지난해 대한항공 오너 일가 갑질 사건이 이슈가 됐을 땐 호응이 컸었는데요. “실망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그래도 요즘 ‘직원연대 덕분에 현장에서의 변화가 느껴진다’는 얘기도 들어요. 슬프게도 (대한항공) 직원들은 동료끼리 감시하고 회사에 밀고해야 했던 경험이 있어요. 우리 모두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인 거죠. 희망의 씨앗은 뿌려졌으니 싹이 잘 자라나도록 보호막 역할을 하고 싶어서 지부장으로 있는 거예요.” -2016년 3월 복직했을 때 회사에서 버티는 마지노선을 처음엔 한 달, 그다음엔 3년으로 늘리셨습니다. “사실 전 지금도 많이 힘들어요. 에너지가 소진된 상태죠. 직장에서 쌓아 온 지위는 온데간데없이 저연차 때 했던 일들을 반복해서 하고 있어요. 지난해 11월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해서 조양호 회장 등을 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 달라’는 주장을 한 이후에 비행 스케줄이 타이트하게 잡힌다거나 기피 노선에 배정되는 일이 잦아졌어요. 제 손발을 꺾으려는 시도가 여전히 은밀히 이뤄지고 있죠. 제가 두 손 드는 게 그들이 원하는 일일 테니까 버티는 것이죠. 다만 직원연대에 제가 필요하지 않은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누군가 제 역할을 대신 훌륭하게 해 줘도 좋고 다 함께 뭉쳐서 더 큰 힘을 내주면 더 좋고요.” -그런 측면에서 직원연대의 유튜브에 직접 출연하는 두 승무원 후배(편선화·정지은씨)가 참 고맙겠어요. “저희 조직 대부분이 여성 승무원이잖아요. 특히 여직원들이 가면 속에 갇히지 않고 용기 내주길 바랐어요. 여승무원들은 존중받지 못하고 있어요. ‘예뻐야 한다’는 등의 편견에 여전히 시달리죠. 회사는 그걸 홍보 수단으로 이용해요. 심지어 직원연대가 생기기 전까지 생리휴가도 사유서 내고 허가받아야 했어요. 이게 말이 되나요? 불합리한 조직에 대항해 얼굴을 드러낸다는 게 어려운 결정이었을 텐데 두 후배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대한항공에 원래 있던 일반노조와의 관계는 어떤가요. “최근 일반노조 측에서 소속 조합원들이 직원연대로 이동하는 걸 막으려고 온라인에 명단을 공표했어요. 복수노조가 법으로 인정되는 시대에 왜 우리를 적으로 간주하는 행동을 하는지 질문을 던지고 싶어요. 지금 직원연대는 노조 지위 인정받으려고 회사와 협의하려고 하는데 회사는 슬그머니 빠지고 ‘거대 노조와 합의하라’는 식으로 나오고 있어요. 노노(勞勞) 갈등을 부추기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워요. 일반노조가 회사의 대리인 같다는 제 생각이 착각이길 바라요.” -‘박창진 개인’의 목표와 ‘사회적 박창진’의 목표는 각각 무엇인가요. “‘개인 박창진’이라고 하니 좀 울컥하네요. 전 원래 미술관이나 전시회 가는 걸 좋아하고 서점에서 책 보는 것도 좋아해요. 흥이 많은 사람이죠. 그런데 사건 이후 생존을 위한 투쟁으로 시간이 없는 것도 있겠지만 시선 때문에 행동이 위축되기도 해요. 이젠 평온하고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네요. 동시에 계속 목소리를 낼 거예요. 제가 나서서 얘기하는 게 효과적이라면 기꺼이 할 거고요. 저 같은 피해자는 없어야죠. 그런 사회를 만드는 데에 일조한다면 어떤 행동이라도 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인터뷰 당일 늦은 밤, 박 전 사무장이 메시지로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그의 한국어와 영어 시험 성적을 공유하는 이메일을 캡처한 사진이었다. 한 직원이 우연히 자신에게 잘못 수신된 메일을 받았고 이 사실을 박 전 사무장에게 알려줬다고 한다. 그는 “제 방송 낭독 점수를 임원들끼리 수시로 돌려 보면서 정보를 공유하는 것 같습니다. 왜 우연인 것처럼 아무 상관없는 일반 회사 사람들에게도 흘리는 걸까요. 이런 게 광범위한 의미의 직장 내 괴롭힘이자 2차 가해 아닐까요”라며 반문했다. 박 전 사무장은 이날도 갑자기 변경된 바로 다음날의 비행 스케줄을 통보받았다. 승무원 박창진의 일상에는 한 번도 견디기 힘든 우연들이 여전히 자주 반복되고 있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황성기의 시시콜콜]베트남의 길, 북한의 길

    [황성기의 시시콜콜]베트남의 길, 북한의 길

    북한과 미국의 하노이 2차 정상회담을 계기로 소원했던 북한과 베트남이 다가서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회담이 포함된 국빈방문을 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온다. 팜 빈 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부장관이 12일 2박3일 일정으로 평양을 전격 방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이 민 장관을 만났다는 소식을 전했으나 면담 내용은 보도하지 않았다. 민 장관이 의전장을 동행시킨 만큼 북·베트남의 정상회담, 김 위원장의 체재일정이 주된 의제로 다뤄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급격히 접근하는 북한과 베트남을 보는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첫째, 양국이 관계회복을 어느 정도까지 이룰 것인가 둘째, 북한은 비핵화 이후 경제개발의 모델로 베트남 방식을 따를 것인가. 북·베트남 관계는 회복, 당분간 관망할 듯  먼저, 양국의 관계회복이다. 북한과 베트남은 한 때 혈맹이었지만 데면데면한 관계도 길었다. 1957년 호찌민 베트남 주석이 평양에 갔고, 58년과 64년에는 김일성 주석이 하노이를 찾았다. 70년대 베트남 전쟁 때는 북한이 공군 조종사를 보내 북베트남을 지원했다. 사이좋던 양국은 78년 베트남이 캄보디아를 침공하면서 김일성 주석이 “의리없는 나라”라면서 비난하고 서로의 대사를 소환한다. 2005년에는 베트남이 대북 쌀 지원도 했으나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김정남 독살사건에 북한 당국이 베트남 여성을 고용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냉각기를 이어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베트남을 방문해 독살사건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국 해빙의 계기를 만들었다. 베트남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흘러나오면서 회담 장소 제공에 적극적이었다. 미국 정상이 북한 정상과 만날 정도로 안전하고 매력적인 베트남을 큰 돈 안 들이고 홍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북한 개혁개방의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베트남 경제의 위상을 높일 수도 있다. 또한 베트남의 숙원 사업이던 미국·베트남 직항로 개설도 북·미 정상회담 장소 제공의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선물’ 받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베트남으로선 국제사회로 나오려는 북한과 냉담한 관계를 지속할 이유가 없으며, 신속하게 외교장관을 평양에 파견해 김 위원장의 국빈방문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세기 전 ‘혈맹’ 복원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70년대 같은 미국을 공동적으로 하는 베트남전쟁이란 상황이 없다. 미국과 수교한 이후 국제사회에 편입돼 외국자본을 적극 유치해 연 6~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베트남과 비핵화 여부가 불투명한 북한이 혈맹 관계가 될 이유를 찾기 쉽지 않다. 또한 국민총생산(GDP)만 보더라도 2017년 기준 베트남(2238억달러)과 북한(300억달러)의 차이 또한 ‘가까이 하기엔 먼 당신’을 만드는 요소다. 결론적으로 2017년 김정남 독살 사건의 앙금을 정리하고 ‘사회주의 동지 국가’끼리의 사이를 복원하되 향후 동향을 서로가 주목할 선에서 머물 것으로 여겨진다.  베트남 발전모델, 북한 적용 무리 있어 북한이 취할 개혁개방 모델 문제도 간단하지 않다. 북한의 선택지는 중국, 베트남 방식 정도인데 어느 것도 김정은 위원장의 마음을 사로잡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 중국 만해도 13억 인구, 대량생산과 소비, 세계를 시장으로 삼는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 아무리 북한이 수출 중심의 산업구조 재편을 하더라도 인구 2500만으로는 중국의 개혁개방을 따르기는 어렵다. 베트남은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시장경제’라는 목표를 내걸고 1986년 도이머이(쇄신) 정책을 실시했다. 베트남은 온갖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미국의 제재해제(94년) 대미 수교(95년)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한다. 도이머이를 시작한 86년 7억 9000만달러였던 베트남의 수출은 2017년 2119억달러 260배 이상 증가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해 7월 베트남을 방문해 “베트남이 미국과 수교를 통해 기적을 이루었고, 북한이 그 길을 간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국민의 영웅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도이머이 이후 경제발전이 괄목할 만한 것이지만 33년간 인구 9742만에 GDP 기준 세계 46위에 밖에 이르지 못한 베트남 모델이 김 위원장 성에 찰 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집단지도체제인 베트남은 개혁개방을 하면서 어느 정도 정치적 자유를 허용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을 정점으로 하는 노동당의 강력한 지도체제가 베트남 식을 수용하는 모습은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남한 ‘압축성장’ 최적이라는 의견도  북한의 경제개발 모델은 중국도, 베트남도 아닌 한국에서 찾는 게 합리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양운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압축 성장의 모범 사례인 한국의 경제발전 전략을 따라가야 한다”면서 “개혁개방 초기의 정치적 경직성만 극복할 수 있다면 한국의 IT 기술과 로테크 산업을 수출주도형 경제전략과 접목시켜 급속한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양 위원은 “북한이 현재의 제재 속에서도 화학, 기계, IT 산업 등에서 국산화 노력을 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남북경협이 시작될 때 그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정은 위원장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간에 북한의 경제발전은 한반도 공동번영의 한 축인 만큼 우리로서도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박현갑 논설위원이 만났습니다…러 극동 개발 지휘 트루트네프 부총리·초대 북방위원장 역임 송영길 의원

    박현갑 논설위원이 만났습니다…러 극동 개발 지휘 트루트네프 부총리·초대 북방위원장 역임 송영길 의원

    극동 러시아는 ‘얼음 속 보석’으로 불리운다. 수산, 광물, 산림자원이 널렸지만 눈보라 등 혹한의 날씨로 동토의 땅이다. 석유, 천연가스 자원이 널린 북극해의 야말반도에서부터 우리의 슬픈 역사와 망향의 한이 서린 사할린주, 러시아 유일의 부동항이자 과학기술 연구개발의 핵심 요충지인 블라디보스토크가 있는 연해지방 등 9개 극동관구가 여기에 해당한다. 극동관구의 총면적은 640만㎢로 러시아 국토의 36%, 남한의 30배 크기이지만 인구는 630만명으로 러시아 전체 인구의 4.3%에 불과하다. 도로, 철도 등 교통수단이자 물류 인프라도 미흡하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2010년대부터 ‘신동방 정책’을 통해 극동 러시아 개발에 진력하고 있다. 유리 트루트네프(62) 부총리가 극동연방관구 전권대표로 개발을 진두지휘한다. 2012년에는 극동 경제문제를 전담할 중앙부처로 극동개발부도 만들었다. 문재인 정부는 러시아, 몽골, 중국의 동북 3성 등 유라시아 국가와의 경제협력 확대를 골자로 한 ‘신북방정책’을 추진 중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4개월 만인 2017년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9개 사업(조선, 항만, 북극항로, 가스, 철도, 전력, 산업단지, 농업, 수산)에서의 한러 간 협력을 제안했다. 이를 추진할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도 출범시켰다. 한러 간 극동 러시아에서의 경제협력 전망에 대해 러시아 부총리와 초대 북방위원장을 지낸 송영길 민주당 의원에게 각각 들어 봤다.■“韓기업 러 물류·조선·보건 등 관심…양국 상호 장점 공유하면 좋을 것”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지난 12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은 극동 러시아에 관심 있는 국내 기업과 러시아 기업인들로 북적댔다. 2017년 9월 동방경제포럼 당시 코트라와 러시아 극동투자수출지원청이 한러 기업의 극동지역 비즈니스 협력 확대를 위해 맺은 업무협약에 따라 해마다 갖는 한국 투자자의 날 행사 참석자들이었다. 올해로 세 번째 행사인데 서울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참석자 가운데 가장 돋보인 인물은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관구 대통령 전권대표였다. 매년 행사 때마다 국내 기업인들을 1대1로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소하는 민원해결사를 자처하고 있다. 트루트네프 부총리는 페름(Perm)시 시장, 주지사를 거쳐 러시아 천연자원환경부 장관 등을 지냈으며, 가라테 6단 소유자로 러시아 무술연맹 회장이기도 하다. 인터뷰는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을 끝내고 귀국하는 13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했다.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정책의 핵심인 ‘9브리지(bridge)행동계획’에 서명했다. 러시아 입장에서 9가지 협력사업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투자해 주기를 기대하는 분야가 있나. “우리가 어디에 투자할지를 정하는 게 아니라, 투자자가 정해서 하는 것 아니겠느냐. 한국 투자자들이 관심 있는 분야는 물류, 조선, 수산가공, 건설, 보건 등으로 알고 있다.” -부총리가 매년 외국기업의 투자 프로젝트를 점검하는 게 인상적이다.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희 업무란 게 사무실에 그냥 앉아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 한러 협력에 대해 말하자면 경제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도 있지 않느냐. 두 나라 간 신뢰, 거래의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직접 기업인들을 만나 장벽이 있다면 그 장벽을 무너뜨리는 일을 한다. 우리는 투자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조각처럼 퍼즐을 하나하나 맞춰 가고 있다. -올해가 3회째 행사인데 성과가 있나.” “예전보다 (투자자들의) 질문이 구체화됐다. 옛날에는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에 투자 시 러시아에서 뭘 해 줄 수 있는지, 부지 선정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봤다면 지금은 그러한 검토를 다하고 실질적인 투자에 대해 얘기한다. 예를 들어서 산업단지를 조정하려고 하는데 이렇게 혜택받고 싶다는 등 실질적인 내용으로 진행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내 국제의료특구를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의료기관이 진출하면 기대효과는. “한국병원을 국제의료특구에 설립하면 러시아뿐만 아니라 한국·중국·일본 등 주변국에서도 많이 올 수 있을 것이다. 거리상으로 보자면 (서울에서) 블라디보스토크나 하바로스크가 2~3시간밖에 안 걸린다. 많은 사람이 의료관광을 할 수 있다. 극동지역 러시아인들은 현지에서 바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한국 의료기관 진출을 계기로 양국 간 의료기술 공유를 통한 의료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그런데 의료분야는 의료법 등 규제가 복잡하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를 통해 환자들이 받는 의료서비스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2012년 만든 극동개발부의 성과가 궁금하다. “숫자로 말하겠다. 극동 러시아에 대한 직접 투자는 16배 늘어났다. 러시아 전체 지역에서 차지하는 극동 투자비중이 종전에는 2%였는데 지금은 32%다. 그리고 새로 운영되는 기업이 180개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1500개다. 일자리 2만 7000개도 창출했다.” -3년 전 한국 경제부총리와의 면담 때, 사할린의 스키 리조트 건설에 한국 기업 참여를 제안했더라. 리프트, 도로 등 인프라는 러시아가 책임지고 한국 등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기대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되고 있나. “극동지역의 해외관광객 증가율이 연 30% 정도다. 한러 비자면제협정, 2012년 이후 연해주 일대 항공자유화 등의 덕분이다. 사할린으로 말하자면 아직은 개발 중이다. 스키 트랙은 2개에서 14개로 늘었다. 호텔도 계속 늘고 있다. 현재 사할린 주 정부가 주최하는 제1회 아시아청소년 동계 스포츠대회가 열리고 있는데 한국팀이 1등을 하고 있다.” -극동 러시아에서의 한러 경제협력을 전망한다면. “한러가 우정과 신뢰가 강화되고 상호 장점을 공유하면 좋겠다. 두 나라는 경쟁국가가 아닌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느냐. 임업, 수산, 북극항로 개설, 물류 등에서의 협력을 강화해 서로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agleduo@seoul.co.kr■“초당적 북방정책 野 비판 없지만 美·유럽 경제제재로 상당히 위축” 송영길 민주당 동북아특위 위원장 민주당의 동북아 평화협력 특별위원회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북방정책을 구체화할 대통령 직속기구인 북방경제협력위원회의 당 버전이다. 동북아특위 위원장이자 북방위 초대 위원장을 지낸 송영길 의원을 만나 한러 경제협력 방안을 들어 봤다. 인터뷰는 지난 8일 의원회관에서 했다. -역대 정부의 북방정책과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정책을 평가한다면. “노태우 정권 시절 박철언씨가 주도했던 북방정책은 냉전시대 붕괴로 소련이 해체되는 과정에서의 자연스러운 부산물로 우리가 소련과 (1990년에) 국교를 수립하면서 됐던 반면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정책은 냉전이 다시 부활하는 그런 시기에 하려니 대단히 어렵고 힘들다. 그러나 더 보람 있고, 역설적으로 더 필요하다는 것이 큰 차이다. 북방정책은 여야 불문하고 초당적으로 추진돼 야당이 비판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도 러시아와의 가스관 도입 문제를 메르베데프 대통령과 합의한 바 있고, 박근혜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협의해 왔다. 그런데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이유로 유럽과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하는 바람에 상당히 위축되어 있다.” -일본은 러시아 제재에 어떤 입장인가. “일본은 겉으로는 미국과 공조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경제적 실리를 다 취한다. 예를 들자면 범중화 경제권 구축 프로젝트인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정책에 공식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B) 사업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오히려 미국, 호주와 함께 자유로운 인도·태평양 항해원칙에 따라 중국 포위전략에 참여하지 않느냐. 이에 비해 우리 정부는 중국의 일대일로에 공식적으로 참여한다고 발표한 상태인데 실질적 투자는 일본이 더 많이 한다. 러시아(제재)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미국과 공조하면서, 러시아를 제재한다지만 훨씬 더 적극적으로 러시아와 비즈니스를 한다. 그런데 우리는 남북관계 등을 고려해 러시아 제재에 빠져 있다. 우리는 겉으로는 러시아에 친한 척하면서 실질적 진전이 별로 없는 외화내빈이다.” -이런 점에 대해 러시아가 불만을 표시한 적 있나. “트루트네프 부총리가 불만을 토로한 적 있다.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에) 실질적 진전이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노바텍이 개발한 시베리아 북극해 연안 야말반도의 액화천연가스(LNG) 개발프로젝트가 있지 않느냐. 거기는 천연가스 매장량이 엄청나다. 카타르에서는 천연가스를 영상 40도에서 영하 160도로 압축·액화하는 것에 비해, 야말은 기온이 영하 40도라 액화비용이 훨씬 적다. 거리가 먼 단점은 있다. 그런데 러시아에서 야말 개발 프로젝트에 우리 정부가 참여해 주기를 여러 차례 권했으나 박근혜 정부 때 왜 안 했는지 모르겠다. 그때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전이다. 지금은 중국 기업이 다 들어가 있다. 대우건설이 참여하고 싶어 했는데, 파이낸싱 문제로 못했다.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눈치 보느라고 말이다.” -외교정책 때문에 경제적 실리를 챙기지 못했다는 뜻인가. “그렇다. 소극적으로 했던 것이다. 예를 들어서 미국도 러시아를 제재하지만 미국의 엑슨모빌은 사할린 가스전 개발에 25% 지분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이나 트럼프 회사 등 미국 기업도 600개 이상 러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다. 미국도 예외적으로 한다면 우리는 왜 못하느냐. 외교력 때문이다. 정부가 외교적으로 풀어 줘야 하는데 그걸 못하니 기업들은 자신 없어 투자를 못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우리 보고 ‘나토’(NATO)라고 한다. 행동은 없고 말만 한다는 것이다. 나진·핫산 프로젝트도 박근혜 정부 때 하자고 해 놓고 명태 쿼터나 받은 정도다. MB 정부 때 천연가스 도입 문제도 하나도 안 됐다. 이제야 한국가스공사가 (러시아 가스회사인) 가스프롬이랑 같이 검토, 용역하고 있다.” -러시아는 왜 한국 기업 투자에 목매나. “중일 견제를 위해서다. 연해주가 원래 중국 땅을 뺏은 것 아니냐, 1860년 북경조약 때 뺏은 땅이다. 블라디보스토크는 ‘동방을 정복했다’는 뜻이다. 얼마나 기분이 좋았으면 그런 이름을 지었겠느냐. 극동관구의 제일 큰 도시라는 블라디보스토크나 하바로프스크, 모두 인구가 60만명이다. 그런데 1억명이 넘는 중국의 동북 3성이 옆에 있다. 중국이 밀고 들어오면 어찌 되느냐. 한국이 같이 있어야지.”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러 진출하려면 문서계약 철저히… 국제 원자재값 위기 대책 세워야

     “통역 실수가 많다. 그걸로 인한 오해로 계약이 파기되는 게 많다. 고급 번역가 확보가 중요하다. 저쪽은 조금만 틀려도 숙청되기 때문에 말로 아닌 문서로 한다. 문서가 정확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생일을 잘 챙겨야 한다. 외교부 장관 생일 때 외교부 전체가 쉰다고 하지 않느냐. 일본의 아베는 푸틴 생일부터 장관 생일까지 챙긴다고 하더라.”  송영길 의원이 말하는 러시아 진출을 꿈꾸는 국내 기업에 대한 정보다.  해외 진출은 장애요인이 많다. 철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 극동 러시아에서 근무했거나 진출을 준비 중인 기업인 등의 얘기를 들어 봤다.  산림자원 개발업체인 세원마르스는 지난해 초 러시아가 외국 기업에 벌목권을 부여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극동 러시아 산림벌목권 획득을 앞두고 있다. 나데진스카야 선도구역에 13만여평의 목재공장 부지도 확정한 상태다. 2년 전부터 러시아 연방법 등을 따지며 극동 러시아 진출을 준비한 한창윤 대표는 지난 12일 트루트네프 부총리 앞에서 전기, 수도 등 인프라의 신속한 설치 등을 호소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제재목의 35% 정도가 칠레나 라트비아에서 오는 반면, 1000조원 가까운 산림자원을 둔 러시아는 지리적으로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수입물량이 14%에 불과하다”면서 “운송 경제성 문제로 극동 러시아 산림 개발에 어려움이 있으나 자율주행 트럭 등을 이용하면 목재와 우드펠릿 등 신재생 에너지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식음료업계 해외 지사 근무경험이 있는 한 기업인은 “2015년 경제 제재로 유가 하락 등 러시아 경제가 휘청거리면서 연해주에 진출한 국내기업 10여개가 철수한 적이 있다”면서 자원 변수를 지적했다. 러시아 재정수입의 70~80%를 차지하는 석유나 가스 값이 떨어지면 언제든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경제위기 전후로 5년 간 극동지역에서 현지인들과 일했다는 그는 “일부 러시아인들은 적극적, 능동적으로 일하지 않는 습관이 있다. ‘안 바쁘면 좀 와 줘’라고 했을 때, 우리 같으면 오는데 그러질 않는다. 곧이 곧대로 듣는 거다. ‘니 맘대로 하라’는 역설적인 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며 이질적인 문화에 따른 소통의 애로사항도 소개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국내 기업의 현지 법률, 세무회계 등을 컨설팅하는 법무법인 로앤비의 안철환 변호사는 “업무적으로 접근할 때는 일목요연하게 엄마가 아이를 가르치듯이 짚어 주듯 접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계명문화대 중장년기술창업센터 입주기업, 해외전시회 프로그램’에 선정

    계명문화대학교 산학협력단 중장년기술창업센터 입주 기업들이 창업진흥원이 지원하는‘2018년 중장년창업기업 해외전시)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3월 1일부터 4일까지 중국 상해에서 개최되는‘2018년 중장년 창업기업 해외전시회’는 중국 화동지역 최대 규모이고, 행사거래금액이 큰 B2B 성격의 전시회로 운영된다. 미국,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등 18개 국가에서 일상 소비품, 섬유, 의류 등 종합소비재 품목을 전시하며 4만여명이 참관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시장 판로개척 및 수출확대 등 중장년 창업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며, 선정된 중장년 기업은 전시회 참가비 전액, 전시제품 물류, 항공·숙박비가 50% 지원된다. 이번 지원은 전국 25개 중장년기술창업센터 745개 입주 및 졸업기업 중 10개 기업에게만 지원되며, 계명문화대학교 중장년 기술창업센터에서는 화장품 제조회사인 ㈜와이드오션(대표이사 서문지)과 휴대용온수매트, 온수보일러 제조회사인 ㈜초송(대표이사 신기언) 등 2개의 기업이 선정돼 지원을 받게 됐다. 김윤갑 계명문화대학교 산학협력단장은“2019년에도 계명문화 중장년 기술창업센터는 창업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창업지원시책을 아낌 없이 지원하여 중장년 창업이 일자리 창출의 대안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016년 중소기업청 공모에 선정돼 개소한 계명문화 중장년 기술창업센터는 계명문화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제조업과 지식서비스업 기술창업 분야에서 중장년 기술창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대우건설 중동서 유동자금 2억 달러 확보

    대우건설이 중동에서 2억 달러의 유동성 자금을 확보했다. 대우건설은 에미리트 NBD와 2억 달러 대출 약정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자금 조달에는 주간사인 에미리트 NBD 이외에도 대만·네덜란드·바레인·쿠웨이트 은행들이 참여해 회사의 자금 조달선 다변화에 성공했다고 대우건설은 설명했다. 이번 대출로 확보한 외화자금은 중동지역 수주 및 현장운영에 활용된다.
  • 비박 오세훈 “한국당 역주행 막겠다”… 친박 황교안과 진검승부

    비박 오세훈 “한국당 역주행 막겠다”… 친박 황교안과 진검승부

    5·18 망언 등 개혁 여망에 비박 결집 기대 黃·김진태와 3명만 출마… 반쪽 전대 지적 4명 뽑는 최고위원 자리엔 8명이 각축전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보이콧을 선언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입장을 바꿔 12일 출마를 결심하고 후보등록을 했다. 이에 따라 당대표 선거는 친박(친박근혜)계의 지지를 받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비박계 유일 후보인 오 전 시장 간 양강구도로 치러지게 됐으며, 출마자는 김진태 의원까지 총 3명으로 확정됐다. 기호 추첨 결과 황 전 총리는 1번, 오 전 시장은 2번, 김 의원은 3번을 받았다. 오 전 시장과 함께 전대 일정 변경을 주장하며 보이콧을 선언했던 홍준표 전 대표와 심재철·정우택·주호영·안상수 의원은 무더기로 불출마 결정을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전대는 사실상 반쪽짜리 전대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그나마 오 전 시장이 출마함으로써 양강구도가 된 만큼 홍 전 대표가 불출마했더라도 ‘흥행’은 있을 것으로 본다. 오 전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 전체를 위해 봉사하는 정당이 아니라 특정 지역, 특정 이념만을 추종하는 정당으로 추락하는 것만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했다”면서 “과거로 퇴행하는 당의 역주행을 막아내고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원 동지들께서 ‘개혁보수의 가치를 꼭 지켜 달라’는 말씀을 주셨다”면서 “보수정당의 가치를 바로 세우고 당을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모든 것을 던지겠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이 출마로 선회한 것은 홍 전 대표의 불출마로 비박계 표가 오롯이 자신에게 결집할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최근 당내 일부 의원의 ‘5·18 망언’ 등으로 보수 개혁에 대한 여망이 높아진 상황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번에 당권 도전에 실패하더라도 비박계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황 전 총리는 보이콧을 철회한 오 전 시장에 대해 “우리 당에 좋은 자원이 당원과 국민에게 비전을 전달하고 함께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좋은 일이고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런데 ‘5·18 모독’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 의원이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등의 징계 처분을 받는다면 피선거권이 정지되고 전대 출마의 길이 막힐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의 1대1 대결로 전환된다. 4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엔 조경태·김광림·윤영석·윤재옥 의원과 ‘5·18 망언’을 한 김순례 의원, 그리고 김정희 한국무궁화회 총재, 정미경 전 의원, 조대원 경기 고양시정 당협위원장이 출마했다. 1명을 뽑는 청년최고위원에는 신보라 의원과 함께 김준교·박진호·이근열씨가 나섰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오세훈 전당대회 보이콧 철회…정우택·심재철·안상수는 불출마

    오세훈 전당대회 보이콧 철회…정우택·심재철·안상수는 불출마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일정을 늦추지 않으면 당 대표 선거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보이콧 의사를 접고 다시 출마 의지를 밝혔다. 오 전 시장은 12일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 등록에 앞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이 국민 전체를 위해 봉사하는 정당이 아니라 특정 지역, 특정 이념만을 추종하는 정당으로 추락하는 것만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원동지들이 ‘이대로는 안 된다’, ‘개혁보수의 가치를 꼭 지켜달라’는 말씀을 주셨다”면서 “보수정당의 가치를 바로 세우고, 당을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제 모든 것을 던지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 전 시장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안상수·심재철·정우택·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27~28일)과 겹친 전당대회(27일) 일정을 2주 이상 늦추지 않으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고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오는 27일 진행한다고 재차 밝혔다. 선관위의 결정 이후 홍 전 대표는 당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유감”이라면서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우택·심재철·안상수 의원도 전대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정 의원은 “당 대표 경선에 연연하는 것은 대표 선출에 누를 끼칠 수 있고, 당원과 국민들의 성원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해 대표 경선의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무계파 공천으로 총선 승리를 이루고 정권 탈환의 계기를 만들어야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는 시대적 사명으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지만, 오늘 출마 의사를 철회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끝까지 하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당 화합과 보수통합, 그리고 총선 승리를 위해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움켜 쥔 시신의 손엔 독립선언서… 아우내 만세운동 ‘진짜 주역’

    움켜 쥔 시신의 손엔 독립선언서… 아우내 만세운동 ‘진짜 주역’

    옥중 투쟁을 하다 잔혹한 고문을 받고 순국한 유관순 열사가 독립운동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대하다. 열사가 1919년 4월 1일 충남 천안 아우내장터에서 일어난 만세운동의 주역이었음도 분명하다. 유관순은 3·1운동과 동일시되고 있고 항일의 표상이다. 그러나 유독 유 열사만 부각된 데는 정치적 배경이 있다는 연구 논문이 여러 편 있다. 친일·우익 인사들이 광복 직후 자신들의 과거를 정화하여 정치적·도덕적 권위를 찾으려고 열사를 ‘한국의 잔다르크’로 형상화했다는 것이다. 유관순의 항거는 이화여중 동문 박인덕과 교장 신봉조 등이 기념사업회를 발기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일제에 저항했다가 친일로 돌아선 인물로 광복이 되자 자신들의 행적을 덮으려고 유관순을 이용했다고 한다. 또 하나는 우익 인사들의 유관순 기념사업이다. 미 군정하인 1947년 9월 결성된 유관순기념사업회는유관순 기념비, 영화를 만들고 ‘조선의 잔다르크’라는 제목의 전기를 간행했다(정상우, ‘3·1운동의 표상 유관순의 발굴’).그중에는 유관순기념사업회 명예회장을 맡은 조병옥이 있다. 조병옥은 광주학생운동 배후 조종 혐의로 3년 동안 복역해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은 독립운동가이기도 하지만 친일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조병옥은 유관순과 두 집 건너 살던 이웃으로 그의 아버지 조인원도 아우내 만세 시위를 주도했다. 대한민국 정부 경무부장이던 조병옥은 정부의 정통성을 찾는 방편으로 유관순을 한국의 잔다르크, 해방의 여전사로 부각시켰다(전해주, ‘성공회 병천교회의 3·1 아우네 만세운동에 대한 기여’). 이런 연유로 아우내장터 시위를 주도한 다른 인물들의 공적은 거의 파묻혔다. 실제 주동자로 현장에서 총에 맞아 숨진 김구응 의사(義士)도 그런 사람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간된 신한민보는 아우내 만세운동을 유관순이 아닌 김구응, 박종만이 주도했음을 밝히고 특히 모친까지 학살당한 김 의사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천안군 병천시(川市·아우내장터)에서 의사 김구응이 남녀 6천4백인을 소집하야 독립을 선언할 새 일경이 아민(我民)의 기수(旗手)를 자(刺)코져 하거늘 기수는 적수(赤手)로 검도(劍刀)를 집(執)하니 유혈이 임리(淋·뚝뚝 흘러 흥건하게 떨어짐)할 시에…” 김병조 선생이 쓴 ‘한국독립운동사략’에 이렇게 씌어 있다. 박은식 선생의 ‘한국독립운동지혈사’도 거의 똑같이 서술하면서 주모자를 김구응이라고 했다.김 의사는 임진왜란 진주대첩의 명장 김시민 장군의 12대손으로 1887년 7월 27일 천안 병천면 가전리 99번지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한학을 깨우친 의사는 청신의숙, 장명학교를 거쳐 병천 진명학교 훈도(교사)로 일하며 제자들에게 독립정신을 고취시켰다. 유관순의 오빠 유관옥과 조인원의 아들 조만형은 그의 제자였다. 1919년 3·1만세운동이 일어나자 충청 지역에서도 만세운동이 들불처럼 번졌다. 김 의사는 서울 이화학당에 다니다 3월 13일 고향 병천에 내려온 유관순과 유관순의 아버지 유중권, 조인원 등과 만세운동을 벌일 계획을 치밀하게 짰다. 유관순과 지역의 학생, 교인들은 진명학교와 교회 등에서 밤낮으로 태극기를 만들었다. 일본 관헌의 눈을 피하기 위해 나이 어린 유관순에게 최일선 연락 책임을 맡긴 것도 김 의사였다. 그는 천안 동부 6개 면과 오창, 청주, 진천, 연기 등 각지와 비밀 연락망을 짜고 봉화 신호에 맞추어 일제히 총궐기하도록 밀령을 전달했다. 유관순이 연락과 봉화 책임자라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 의사는 전체 계획을 짠 리더였다. 조인원은 현장에서 군중을 이끈 행동대장 격이었다. 김 의사의 어머니 최정철 여사도 장년층과 노년층을 설득하고 부녀자를 동원하는 역할을 했다. 1919년 3월 그믐날 밤 유관순은 매봉산에 올라 봉화를 올렸다. 이를 필두로 천안 주변의 총 24개 봉우리에서 봉화가 타올랐다. 거사 일로 정한 4월 1일 아침 아우내장터에는 전날 밤 타오른 횃불을 보고 장꾼을 가장한 군중 3000여명이 모여들었다. 군중은 점점 불어나 오후 1시가 넘어가면서 6000명을 넘어섰다. 김 의사는 두루마리로 된 독립선언문을 펴 낭독했고 유관순은 대한독립만세를 선창했다. 불과 50보 거리의 지척에 헌병주재소가 있었다. 만세운동은 극히 평화적이었다. 군중이 점점 늘어나고 만세 소리는 천지를 진동할 정도로 커졌다. 오후 2시쯤 천안헌병분대에서 헌병들이 트럭을 타고 도착했다. 헌병들은 군중을 향해 총을 쏘고 칼을 휘둘렀다. 유중권을 포함해 여러 사람이 사망했다. 발포에 놀라 군중은 일단 흩어졌지만, 오후 4시쯤 발포와 살인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져 1500여명이 주재소로 몰려갔다. 김 의사는 독립선언문을 말아 들고 대열의 선두에 섰다. 헌병들은 깃발을 들고 있던 기수를 칼로 찌르려 했고 기수가 맨손으로 칼을 잡자 그대로 찔러 숨지게 했다. 의사는 그들의 잔인무도함을 비난하며 꾸짖었다. 황망한 중에도 정연한 논리로 대응했다. 일본 헌병은 논리에서 밀리자 김 의사를 총으로 쏴 쓰러뜨리고는 총검으로 머리를 짓이겼다. 의사는 시신이 되어서도 독립선언서를 손에 말아 쥐고 있었다. 오후 6시쯤이었다. 가까운 곳에서 아들이 참살당한 말을 들은 의사의 어머니 최 여사가 달려왔다. 여사는 헌병의 멱살을 잡아채며 “이놈들아, 내 자식이 무슨 죄가 있느냐. 내 나라 독립을 찾겠다고 만세를 부르는 것도 죄가 되느냐”고 울부짖었다. 그러자 헌병은 사정없이 총을 쏘아 즉사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총검으로 마구 찔렀다. 김 의사의 나이 32세, 최 여사의 나이 66세였다. 아우내장터 시위로 김 의사 등 19명이 죽고 적어도 30명 이상이 크게 다쳤다. 가족들은 장례를 치르지도 못하고 병천면 가전리 뒷산에 의사의 시신을 묻었다. 김 의사의 사후 가정은 풍비박산이 났다. 선생의 손자 김운식(70)씨에게 들은 가족사는 비극적이다. 김 의사는 아들 셋을 뒀는데 맏아들이 열 살이었다. 살길이 막막해지자 김 의사의 부인, 즉 김씨의 할머니는 아이들을 데리고 경기 안성 친정으로 갔다고 한다. 의사의 맏아들은 그 후 일본으로 밀항했다가 돌아와 인천에서 조선기계제작소라는 작은 공장에 취업했다. 광복 후에는 좌익 활동을 했다. 김씨는 “아버지는 친일파들은 위세를 떨치고 김원봉 같은 독립운동가는 도리어 빨갱이로 내몰리는 현실에 대한 저항감에 좌익 사상에 빠졌다”고 말했다. 맏아들은 6·25가 터진 후 공장 인민위원장이 됐다. 하지만, 자신이 생각했던 이상적인 공산주의와는 다르다고 판단해 9·28 수복 후 국군에 자수했다. 자수했지만 방면되지 않고 인천감옥에 수감됐다. 몇 달 뒤 1·4후퇴 때 국군이 후퇴하면서 인천감옥의 좌익사범들을 총살했는데 그때 희생되고 말았다. 시신도 찾지 못했다. 다른 후손들도 천안을 떠나 곳곳을 전전하며 가난에 시달렸다. 칼바람이 몰아치는 날 아우내장터를 찾았다. 두 개의 내(川)를 아우른다(竝)는 뜻인 아우내를 일본인들이 병천(竝川)이라는 한자어로 지명을 바꿨다. 근처엔 유관순기념관도 있고 해마다 만세운동을 기리는 행사가 열린다. 그러나 만세운동 현장임을 알려주는 표지도 없고 순댓집 간판만 즐비했다. 단지 시장 입구 헌병주재소가 있던 곳엔 ‘아우내독립만세운동기념공원’이 있다. “아우내에는 순대만 있고 역사는 없다”는 말이 딱 들어맞았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소상공인에 좋아요” 제로페이 홍보 나선 성동

    서울 성동구는 12일 소상공인 관련 16개 단체와 ‘제로페이’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협약식엔 성동구소기업소상공인회, 마장축산물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한국외식업중앙회성동지회, 대한미용사협회성동지회, 대한숙박업중앙회성동지회 등 16개 단체가 참여한다. 협약서엔 이들 단체가 제로페이 사용으로 소상공인 결제 수수료 부담을 줄인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소속 회원사들이 제로페이를 도입하도록 권장하는 등 제로페이 활성화에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을 넣는다. 구는 지난해 10월 제로페이 가맹점 모집을 시작, 지난달 25일 기준 온·오프라인 포함 1150여개 소상공인 업체에 제로페이를 보급했다. 아울러 지난달 30일엔 제로페이 홍보와 가맹점 모집을 담당할 기간제 근로자 10명을 공모, 12일 최종합격자 선정 직후 현장에 투입한다. 제로페이는 스마트폰으로 가맹점 QR코드를 인식하고 결제 금액을 입력하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구매 대금이 이체되는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다. 소상공인은 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고, 소비자는 연말 소득공제 40%를 받을 수 있다. 성규선 성동구소기업소상공인회장은 “말 그대로 ‘수수료 제로’여서 소상공인들에게 큰 혜택을 준다”며 “소상공인회 소속 회원사들을 가맹시키도록 지속적으로 홍보하겠다”고 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소상공인과 소비자를 통틀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결제 시스템”이라며 “성동공유센터, 자치회관 등 공공부문에서도 제로페이 가맹점을 발굴·가입시키고, 사용자 혜택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홍준표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유감”…전당대회 불출마 선언

    홍준표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유감”…전당대회 불출마 선언

    자유한국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전당대회 일정 연기는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11일 홍준표 전 대표가 전당대회 출마를 포기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당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유감”이라면서 오는 27일 예정된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저의 부족함이다. 저 스스로를 돌아보고, 더 많이 듣고, 더 낮은 자세로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과 함께 내 나라 살리는 길을 묵묵히 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홍 전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는 모든 후보자가 정정당당하게 상호 검증을 하고 공정한 경쟁을 해서 우리 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홍 전 대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안상수·심재철·정우택·주호영 의원 등 다른 당 대표 후보들과 함께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과 겹친 전당대회 일정을 늦추지 않으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자유한국당 선관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전당대회를 예정된 날짜에 진행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관용 선관위원장은 회의 후 취재진에게 “결정을 두 번 하는 경우는 없으며, (전당대회) 일정 연기를 재고한다는 등의 얘기는 없었다”면서 “전당대회 ‘보이콧’을 하는 것은 그 사람들의 사정이지 우리와 관계없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의 불출마 결정으로 전당대회 연기를 주장한 다른 당 대표 후보 5명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관심사가 됐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김진태 의원의 ‘2파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정은 건군71주년 군장성과 파안대소, 열병식 대신 문화공연

    김정은 건군71주년 군장성과 파안대소, 열병식 대신 문화공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민군 창설 71주년을 맞아 인민무력성을 축하 방문했지만 성대한 규모의 열병식 대신 문화공연이 함께 한 연회로 건군을 기념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8일 인민무력성을 방문한 연설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의 관건적인 해인 올해에 인민군대가 한몫 단단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9일 보도했다.김 위원장은 “사회주의 강국 건설의 새로운 노정을 만들려는 당의 결심과 의지는 확고부동하며 우리 조국의 힘찬 전진을 가로막을 힘은 없다”며 “전군이 당중앙의 두리에 굳게 단결하여 주체혁명 위업 완성을 위해 힘차게 싸워나가자”고 말했다. 그는 또 “인민군대의 최정예화는 혁명무력건설에서 우리 당의 일관한 방침”이라며 “당중앙이 제시한 훈련혁명 5대방침을 철저히 관철하여 그 어떤 작전과 전투에서도 백전백승하는 군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현시대의 요구에 맞게 인민군대를 정치사상적으로, 군사기술적으로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을 지적했다.특히 김 위원장의 크게 웃는 사진과 함께 연설을 듣는 것으로 보이는 고위 군 장성들이 웃음을 짓는 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열병식 대신 당중앙위원회 본부 별관에서 공훈국가합창단의 경축공연이 김 위원장과 리설주 부부, 조선인민군 전체 연합부대장들이 함께 관람하는 가운데 열렸다. 경축공연은 리명수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제1부사령관, 김수길 총정치국장, 리영길 총참모장, 노광철 육군대장 등도 함께 보았다.중국 네티즌들은 “인민군은 한때 중국인민지원군과 함께 미국을 비롯한 유엔군을 무너뜨렸다”며 “인민군은 김정은 동지의 영도 아래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2월 8일에는 인민군 창건 70주년을 맞아 열병식이 진행됐지만 핵미사일 등 신형 전략 무기는 공개하지 않아 미국을 자극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앞둔 만큼 아예 열병식을 열지 않고 대신 축하 공연 및 연회로 대신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김용균에 진 빚 갚겠다”…서울 도심서 노제·영결식 열려

    “김용균에 진 빚 갚겠다”…서울 도심서 노제·영결식 열려

    충남 태안화력에서 위험한 업무를 혼자 수행하다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를 추모하기 위한 노제와 영결식이 오늘(9일) 사고 현장과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고 김용균 노동자 민주사회장 장례위원회는 이날 오전 7시 충남 태안화력 9·10호기 앞에서 노제를 지낸 뒤 오전 11시 서울 중구 흥국생명 남대문지점 앞에서 노제를 이어갔다. 장례위원장인 최준식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김용균 동지에게 많은 빚을 졌다. 동지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해나가겠다”는 약속과 함께 노제 시작을 알렸다. 이어서 최 위원장은 “고인의 죽음 이후 대한민국 사회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꿈쩍도 하지 않던 산업안전보건법이 28년 만에 개정됐고, 노동 문제에 대한 시민의식도 향상됐다”고 말했다. 노제 행렬은 김씨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앞장선 채 풍물패와 대형 영정, 꽃상여, 운구차가 뒤를 이었다. 유족과 장례위원들은 운구차 뒤를 따라 행진했다. ‘내가 김용균이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100명과 만장을 든 50명은 유족과 함께 광화문광장까지 도보로 이동했다. 이들은 광화문광장에 모여 영결식을 엄수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송경동 시인 등 노동·시민사회 인사들을 포함해 주최 측 추산 2500여명이 참석했다. 고인의 시신은 오후 2시 30분쯤 경기 고양 덕양구 벽제서울시립승화원으로 옮겨 화장할 예정이다. 장례 절차는 오후 5시 30분 경기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리는 하관식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이날 서울의 기온은 영하 11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 스텔라 데이지 참사 희생자 유가족, 고 이한빛 PD의 어머니 김혜영씨와 동생 이한솔씨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유가족과 함께 슬픔을 나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비정규직 없는 세상에 환생하소서”…고 김용균씨 발인

    “비정규직 없는 세상에 환생하소서”…고 김용균씨 발인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가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 홀로 일하다가 사고로 사망한 지 62일째 되는 날인 9일 새벽 고인의 발인이 엄수됐다. 이날 새벽 3시 30분부터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발인식에 고인의 가족과 장례위원, 추모객들이 모여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호상을 맡은 이준석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 태안지회장을 시작으로 다른 장례위원들도 차례로 절을 올렸다. 상주를 맡은 고인의 아버지 김해기씨는 그 모습을 묵묵히 뒤에서 지켜봤고, 어머니 김미숙씨는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발인이 진행되는 동안 빈소 바깥에서는 고인과 함께 일하던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내가 김용균이다’라고 적힌 검은 머리띠와 ‘내가 김용균이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이라고 적힌 조끼를 착용한 채 굳은 표정으로 대기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영정이 장례식장을 나서기에 앞서 고인의 넋을 기리는 조사를 낭독했다. 박 대표는 “김용균 동지의 희생이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라는 악순환을 끊는 출발점이 되었다”면서 “이제 이 세상에서의 온갖 고단함을 내려놓고 편히 가소서. 비정규직도 차별도 배제도 없는 새 세상에 환생하소서”라고 기원했다.새벽 4시쯤 고인의 관이 나오자 아버지 김해기씨는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다른 유족들도 고인의 이름을 외치면서 오열했다.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유족과 장례위원들은 조용히 묵념했다. 참담한 표정으로 뒤따르던 어머니 김미숙씨는 운구차의 문이 닫힌 뒤에도 잠시 서서 아들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운구차는 고인이 생전에 근무하던 태안화력발전소로 출발했다. 오전 7시쯤 발전소에서 1차 노제를, 이어 오전 11시쯤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 빌딩 앞에서 2차 노제를 치르고 광화문광장까지 행진해 정오쯤 영결식을 연다. 영결식을 마친 고인의 유해는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 안치된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淸淨別味’ 제철 대게·별미 곰치…추위를 베어 문 한입

    ‘淸淨別味’ 제철 대게·별미 곰치…추위를 베어 문 한입

    철도와 고속도로 모두 지나지 않는 내륙에서 몇 안 되는 지역. 서울에서 차로 4시간가량 꼬박 달려야 다다르는 교통 오지. 경북 울진 이야기다. 서울에서 강릉을 잇는 KTX를 이용한 뒤 차로 바꿔 타고 동해안을 따라 내려가는 방법도 생겼지만 여전히 접근성이 뛰어나지는 않다. 하지만 그런 덕에 울진의 바다는 한층 더 파랗고, 맑은 공기는 조금 더 투명하게 느껴진다. 거기에 울진의 겨울 별미가 더해지면 추위는 금방 잊혀진다. 옛 7번 국도를 따라 드라이브만 해도 더없이 좋은 울진이지만 곳곳의 명소들을 찾아보면 진가를 알게 된다. 아침에 서울을 떠났는데 점심때가 지날 무렵에서야 울진에 닿았다. 허기진 배를 따뜻하게 채워 줄 곰치국이 있다는 죽변항이 울진에서의 첫 목적지였다. 식당 앞 수조 속 유독 못생긴 생선이 곰치국의 주재료다. 정약전이 ‘자산어보’에서 “살이 아주 연하고 맛이 싱거우며 곧잘 술병을 고친다”고 언급한 생선이다. ‘꼼치’가 표준어지만 동해안 지역에서는 곰치, 물텀벙, 물곰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흉측한 모습을 보고 재수 없다며 바다에 바로 던졌다는 곰치지만 지금은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귀한 몸이 됐다. 칼칼한 냄새의 국물이 김을 펄펄 풍기며 식탁 위에 올랐다. 살이 단단하지 않고 물컹거려 순두부 같은 식감이다. 호호 불어 후루룩 마시듯 먹는다. 아무데서나 맛볼 수 없는 별미임은 분명하다.곰치국으로 속이 따끈해졌으니 본격적으로 울진을 걸어 본다. 죽변항에서 내륙 쪽으로 차로 25분가량 떨어진 덕구계곡 입구까지 이동했다. 울진과 삼척에 걸쳐 있는 해발 999m 응봉산은 정상은 삼척이지만 울진 북면 쪽으로 트레킹하기 안성맞춤인 덕구계곡이 나 있다. 계곡에는 특별한 보물이 숨어 있는데 바로 덕구온천의 물이 솟아오르는 원탕이다. 주차장 입구에서 원탕까지 오르는 4㎞ 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게 잘 가꿔진 길 옆으로 온천 송수관이 함께 나 있는 점이 독특하다. 골짜기에는 살얼음 아래로 흐르는 계곡 물소리가 예쁘다. 깎아지른 거대한 바위 사이로 소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있고 색이 노래진 풀들이 겨울산만의 매력을 더한다.덕구계곡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량 12개를 본떠 만든 작은 다리들이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프랑스 노르망디교 등 거대한 교량을 흉내낸 어설픈 다리라 처음에는 볼품없어 보이지만 저마다 특색이 있는 다리는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산행에 소소한 재미를 더한다. 불국사의 청운교와 백운교에서 이름를 딴 다리가 연속으로 이어지는 구간이 그중 제일 재미있는 풍경이다. 산행 중간에 만나는 용소폭포에서는 물길이 오랜 세월 빚어낸 절경에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2시간 동안 천천히 오른 길의 끝에 42℃의 뜨거운 물이 퐁퐁 솟아오르는 샘이 있다. 마실 수 있는 샘 옆에는 등산객이 발을 담갔다 갈 수 있는 노천온천도 마련돼 있다. 같은 길로 산을 내려온 뒤에는 조금 피곤해진 몸을 온천수에 푹 담그는 게 자연스러운 코스다. 하루 2000여t이 솟아나오는 자연용출 온천은 온도가 뜨겁고 양이 풍부해 인위적으로 물을 데울 필요가 없다. 온천수에는 중탄산나트륨, 칼륨, 칼슘, 철, 탄산 등의 성분이 함유돼 신경통, 류마티스, 근육통, 피부질환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편의시설을 갖춘 종합온천이 있어 멀리서부터 찾아오는 여행객이 많다.울진까지 왔으면 울진을 대표하는 겨울 별미 대게를 빼놓을 수 없다. ‘동국여지승람’과 ‘대동지지’는 고려 때부터 대게가 울진의 특산물이었다고 전한다. 울진은 지금도 전국 대게 생산량 1위를 자랑한다. 11월부터 5월까지 제철을 맞는데 그중 살이 오를 대로 오른 2월 대게가 일품이다. 대게철을 맞은 후포항 위판장에는 매일 아침 큼직한 대게들이 경매에 붙여진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크기에 따라 대게를 바닥에 깔면 대게를 사려는 상인들이 몰려든다. 경매사와 상인들 간에 입찰 가격에 적힌 나무판이 몇 차례 오가면 금세 거래가 완료되고 옆자리에 다시 깔린 대게를 놓고 경매가 반복된다.이곳에서는 대게와 붉은 대게(홍게) 두 종류를 모두 맛볼 수 있다. 크기는 비슷하지만 색깔로 구별하기 쉽다. 10~15분 동안 알맞게 쪄내면 색이 비슷해지는데 바닥이 하얀 것이 대게, 바닥까지 붉은 것이 붉은 대게다. 대게가 단맛을 띤다면 붉은대게는 조금 짭짤한 맛이 난다. 대게를 보다 제대로 즐기려면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2019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축제’ 기간에 방문해 봐도 좋다. 제철 맞은 대게를 맛보고 각종 이벤트와 공연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지난해 대게 축제 기간 처음 문을 연 등기산 스카이워크는 울진의 새 명물로 자리 잡았다. 후포 해안의 낮은 언덕인 등기산공원에서 출렁다리를 건너면 갓바위공원부터 바다로 쭉 뻗은 135m 스카이워크다. 강화유리 아래로 에메랄드빛 바다를 내려다보며 걷는 기분이 짜릿하다.여정의 마지막 코스는 나곡바다낚시공원이다. 첫 목적지였던 죽변항보다 북쪽에 자리한 공원으로 낚시를 하지 않더라도 산책 삼아 한번쯤 들러 보길 추천한다. 주차장에 차를 대면 저만치서 파도소리가 들려온다. 낚시공원에 가려면 해안절벽을 따라 난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데 그곳에서 내려다보이는 백사장이 비경을 이룬다.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어 발로 밟아 볼 수는 없지만 그 덕에 신비로운 아름다움이 배가된다. 좌우로 펼쳐진 낚시잔교 오른편에는 원자력발전소가 늘어서 있다. 기암절벽과 원자력발전소를 등지고 푸른 바다를 향해 낚싯대를 드리운 낚시꾼들의 모습은 울진에서 만날 수 있는 이색 풍경이다. 글·사진 울진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주말까지 내내 추워요…금요일 전국 아침 최저 10도 이하로 ‘뚝’

    주말까지 내내 추워요…금요일 전국 아침 최저 10도 이하로 ‘뚝’

    금요일은 전국의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안팎으로 떨어져 주말까지 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금요일인 8일은 중국 북부지방에서 확장하는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전국이 가끔 구름이 많은 날씨를 보이겠으며 북서쪽에서 차가운 공기가 유입되면서 수은주가 10도 이상 떨어지는 ‘한파’가 주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7일 예보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설 연휴 직후인 7일 아침까지는 평년(영하 9도~0도)보다 4~10도 가량 높은 영하 3도~영상 8도 분포를 보였지만 오전 9시 이후 한반도 북서쪽에서 차가운 공기가 유입되면서 낮 기온이 전날보다 5~10도 낮아 영하권에 머물렀다. 특히 금요일인 8일 아침 기온은 찬 공기가 유입된 가운데 복사냉각 효과까지 더해져 전날보다 10도 이상 기온이 떨어져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5도~영하 2도 분포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중부 내륙과 남부 산지를 중심으로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0도 내외로 떨어지고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낮아 낮에도 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추위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이 지속되는 일요일인 10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9일에는 제주도와 강원 영동지역을 중심으로 아침 한때 비나 눈이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금요일은 전국의 대기순환이 원활해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이 ‘좋음’이나 ‘보통’ 수준을 보일 것으로 국립환경과학원은 예상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공연계 성차별·성폭력 막을 자치규약 만든다

    공연계 성차별·성폭력 막을 자치규약 만든다

    문화예술계 ‘미투’(나도 피해자다) 사태 이후 공연계 성차별과 성폭력 등을 막을 한국판 ‘시카고 연극 스탠다드’(CTS·The Chicago Theatre Standards)가 마련된다. CTS는 2015년 극장 내 성폭력 피해를 고발한 미국 시카고의 배우들이 만든 차별금지 조약이다.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과 서울시성평등활동지원센터는 오는 8~9일과 11일 ‘성폭력반대 연극인 행동 주최 국제 워크숍’을 개최한다. 집중 워크숍은 8~9일 삼일로 창고극장 스튜디오에서, 오픈 워크숍은 11일 대학로 연극센터에서 각각 열릴 예정이다. 이번 워크숍에는 CTS를 만든 미국 배우 로라 피셔가 참여해 시카고에서의 경험을 공유한다. CTS는 의사소통(communication), 안전(safety), 존중(respect), 의무(accountability)를 주요 원칙으로, 연극 오디션, 연습, 공연까지 공연 제작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성폭력·성차별 예방책을 구체적으로 담은 예술계 자치규약이다. 이번 국제 워크숍에서는 ‘한국 공연예술 자치규약’(KTS·Korea Theter Standards)을 만들기 위한 CTS 등 사례를 공유하고 한국 공연현장에 맞는 방안을 찾기 위한 논의가 진행된다. 특히 오픈 워크숍에는 공연 창작자뿐만 아니라, 재단, 공공극장, 공공기관의 관계자들도 참여할 수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법정구속’ 김경수·안희정 구치소 독방서 쓸쓸한 명절

    ‘법정구속’ 김경수·안희정 구치소 독방서 쓸쓸한 명절

    최근 법원에서 연달아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구치소에서 설 명절을 보내게 됐다.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이자 정치적 동지였던 두 사람이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쓸쓸한 처지가 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달 30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김 지사는 서울구치소의 약 1.9평 규모의 독거실에 수감됐다. 지난 1일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비서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은 안 전 지사는 서울남부구치소의 1.4평 규모 독방에서 연휴를 맞이했다. 휴일은 변호인 접견이 제한되기 때문에 교정본부가 설 명절 접견일로 지정한 2일 가족과 지인들의 접견을 제외하고는 외부인과의 접촉도 없이 보내야 한다. 안 전 지사는 노무현 정부 초기 ‘좌(左)희정’이라고 불릴 만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다. 김 지사도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을 지내며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봉하마을을 지켰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부터는 본격적으로 여권의 유력한 차기 주자로 평가받으며 정치적 입지를 더욱 넓혀갔다.그러나 안 전 지사는 ‘미투 운동’이 불거졌던 지난해 3월 말 수행비서였던 김지은씨의 폭로로 지사직을 내려놓고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됐다. 지난해 8월 1심에서 위력에 의한 성폭력 범죄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는 법원 판단이 완전히 뒤바뀌어 10개 혐의 중 9개 혐의가 유죄라는 판결이 나왔다. 김 지사 역시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뒤 더욱 승승장구했지만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 수사 과정에서 김 지사가 연루된 의혹이 드러났고 특검 수사를 통해 재판에 넘겨졌다. 쓸쓸히 연휴를 보낸 두 사람은 이제 각각 항소심과 상고심을 준비하며 또 다시 치열한 법정 다툼을 예고할 것으로 보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데뷔 20주년” 박효신, 직접 디렉팅 참여한 ‘LOVERS’ 영상 공개

    “데뷔 20주년” 박효신, 직접 디렉팅 참여한 ‘LOVERS’ 영상 공개

    박효신이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아 그가 직접 디렉팅한 영상 ‘LOVERS 2019’를 공개하며 올 한 해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박효신의 소속사 글러브엔터테인먼트는 31일 정오 공식 채널을 통해 ‘LOVERS 2019’라는 주제의 약 1분 30초가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WHERE IS…”라는 문구로 시작되는 영상은 가지각색의 풍경들을 담아내고 있다. 글러브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번 영상은 데뷔 20주년을 맞은 박효신이 올 한 해 보여줄 다양한 활동을 알리는 영상으로, ‘사랑’이라는 주제로 대중에게 따뜻함, 희망을 건네겠다는 아티스트의 의도가 담겨있다. 특히 영상의 엔딩 부분에서 보여지듯 어디론가 향하는 박효신의 모습은 2019년 그가 보여줄 행보에 기대감을 더한다. 박효신은 영상과 함께 공개된 ‘LOVERS 2019’ 티저 이미지 속 캘리그래피 작업도 직접 진행하는 등 ‘아티스트’ 로서는 물론 영상 기획부터 디렉팅까지 참여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새로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로써 올 한 해 ‘사랑’이라는 주제를 아티스트이자 디렉터로서 어떠한 형태로 감각적으로 풀어낼 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또한 이번 영상은 같은 소속사 아티스트이자 박효신의 음악적 동지인 뮤지션 정재일이 음악을 맡아 영상의 완성도와 몰입도를 최대로 끌어올렸다. 2014년 ‘야생화’부터 이어진 박효신, 정재일 두 아티스트의 환상 호흡이 올해에는 어떤 음악으로 완성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글러브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영상 공개와 동시에 “LOVERS 2019” 홈페이지를 오픈해, 앞으로 어떤 콘텐츠를 담아낼지 벌써부터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글러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데뷔 20주년을 맞아 아티스트의 의지와 메시지를 담아 올 한 해 동안에는 따뜻함, 온기, 사랑과 희망을 건네는 활동을 펼쳐갈 예정”이며, “새해 초부터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박효신 아티스트가 2019년 ‘사랑’이라는 주제로 어떤 음악적인 면모를 보여줄 지 기대를 갖고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LOVERS 2019’ 공식 홈페이지를 포함, 글러브엔터테인먼트 공식 유튜브 계정 및 공식 팬클럽 ‘소울트리’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사진=글러브엔터테인먼트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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