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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9·11테러의 뿌리를 찾아서

    美 9·11테러의 뿌리를 찾아서

    미국인들에게 깊은 상처를 안긴 9·11테러. 이 파장은 영화계에도 미쳤다.‘우주전쟁’이 그랬고 ‘뮌헨’ ‘월드트레이드센터’가 그랬다.‘찰리 윌슨의 전쟁’(Charlie Wilson’s war·6일 개봉)도 그 중 하나다. 대신 화법은 경쾌하게. 영화는 비극이 시작된 뿌리를 찾아낸 미국인들의 자서전과 같다. 그러나 자기반성이라기보다 위안에 더 가깝다. 스트리퍼, 배우 지망생과 욕탕에서 술과 코카인을 즐기는 스캔들메이커 찰리 윌슨(톰 행크스).1980년 미 텍사스 하원의원인 그는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보도하는 TV뉴스에 눈을 고정한다. 당대의 앵커 댄 래더의 굳은 얼굴만큼이나 그의 표정도 굳어진다. 극우주의자이자 사교계의 명사, 조앤(줄리아 로버츠)의 주선으로 그는 아프가니스탄의 난민 캠프를 찾게 되고, 그 곳에서 초콜릿을 줍다 두 팔을 잃은 소녀를 보게 된다. 찰리 윌슨은 이때부터 갑자기 철저한 애국주의자이자 박애주의자로 변한다. 그리고 소련군의 헬기를 격추할 무기지원을 위해 예산 증액에 나선다. 여기에 중동전문가인 CIA요원 거스트(필립 세이모어 호프먼)가 합류하고 사람 잘 구워삶는 조앤도 특유의 수완으로 찰리를 돕는다. 영화는 ‘시작은 미미했으나 끝은 창대한’ 찰리의 눈부신 업적(?)을 향해 미끄럽게 질주한다. 그의 공으로 예산은 500만달러에서 10억달러로 늘어난다.1979년 아프가니스탄을 무력 침공했던 소련은 1989년 전면 철수하고, 이후 소련은 와해된다. 영화는 CBS 리포터 출신 조지 크릴이 13년간 취재한 실화소설로 다져지고 백악관의 속살을 다룬 드라마 ‘웨스트윙’의 작가 에런 소킨의 각색으로 힘을 받했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도 구분 못하는 의원들의 멍청함은 조롱거리. 진중한 결정 사이에 오가는 명쾌한 유머와 무례한 직설화법은 정치판도 살갑게 만든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낸 줄리아 로버츠와 톰 행크스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이 영화의 매력이다. 그러나 논란은 영화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놓여 있다. 소련 철군 후 찰리는 아프간 주민에게 교육·의료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의 지원 요청은 거부당한다. 이에 거스트는 찰리에게 ‘선승과 소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소년이 말을 받고 좋아했으나 다리를 다치게 되고, 그 덕분에 징병을 피해 목숨을 건졌다는 ‘새옹지마’얘기다. 그때마다 선승은 “두고봐야지.”라고 한다. 거스트의 이야기는 ‘9·11’을 이미 겪은 미국인들이 당시의 사건을 보는 관점을 말해준다.20년 전 아프간 반군에 제공한 돈이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 세력이 크는 데 일조했고 그게 9·11 테러로 이어졌다는 발상 말이다. “우방국을 돕고 소리 없이 빠지는 게 미국의 방식”이라는 찰리의 언급은 자국민이 아닌 관객에게 ‘순진한 애국심’,‘일방주의적인 자국 옹호’라는 영화의 치명적 단점을 드러낸다. 영화는 영리한 우회로를 걷지만 이 단선적인 사고는 다시금 고민을 하게 만든다. 미국은 순진한 걸까, 아직도 철이 덜 든 걸까.15세 이상 관람가.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대입 자율화案 뜯어보니] 자율성 부여로 경쟁력 강화

    [대입 자율화案 뜯어보니] 자율성 부여로 경쟁력 강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22일 대입제도 개선안을 전격 발표했다. 원래는 이보다 늦게 내놓을 예정이었다. 개선안을 둘러싸고 혼선을 빚자 앞당겨 공개했다. 국회에서 제동을 걸고 있는 정부조직개편안과 달리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런 배경 속에 나온 ‘이명박식 대입제도 개선안’은 ‘자율과 다양성’으로 요약된다. 인수위측은 “교육 성공 없이 경제 성공 없다.”는 이 당선인의 상황 인식이 반영됐다고 설명한다. 사교육이라는 ‘돈먹는 하마’를 잡아야만, 서민경제 안정과 경제 도약을 이룰 수 있다는 논리다. ●“교육·경제는 국정운영 양대축” 이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30조원에 달하는 사교육비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 왔다. 도시 가구 한달 평균 사교육비가 15만 2000원인 현실에서 사교육비 절감이 어떤 경제 정책보다도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당선인측 한 인사는 “경제와 교육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면서 “MB(이명박)식 국정운영의 양대 축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수능에서 영어시험을 분리해 상시 능력평가 제도로 바꾸는 것도 사교육비 절감 방안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 당선인은 ‘30조원의 사교육비 중 영어에 대한 지출이 15조’라고 문제 제기를 해왔다. ‘고급인재 양성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장기적 포석도 담고 있다. 대학에 학생 선발의 자율권을 주는 대신 교육 목적에 맞는 인재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키우라는 메시지다.‘하향 평준화’되고 변별력 없는 현재의 교육 구조로는 선진 경제를 이끌 리더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 상황 인식에 바탕을 둔 결론이다. ●“고급인재 양성” 이 당선인의 ‘교육개혁 드라이브’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교육과 경제를 동전의 양면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이 당선인의 머릿속에는 정부조직 개편과 교육개혁이 가장 큰 주제”라면서 “이제부터는 교육제도 개편에 더욱 강한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한달째 무소식… “이혜진·우예슬 어딨니”

    한달째 무소식… “이혜진·우예슬 어딨니”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안양 YMCA 앞길에는 가로수마다 노란 리본 수백여개가 달려 있다. 실종된 이혜진(10)·우예슬(8)양이 무사히 돌아와 주기를 바라는 뜻에서 펼치는 ‘노란 리본달기’ 운동에 동참한 시민들이 매단 리본들이다. 23일이면 혜진이와 예슬이가 실종된지 한 달을 맞지만 아직도 무소식이다. 가족들은 아이들을 찾기 위해 생업을 포기한 채 전단지를 돌리며 거리를 전전하고 있다. 혜진이 어머니(42)는 “막내딸의 실종이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 아이를 데리고 계신 분이 있다면 아무 책임도 묻지 않을 테니 제발 보내 달라.”고 하소연했다.M초등학교 학교 학부모와 시민단체, 안양시, 의용소방대 등도 이양과 우양을 찾기 위해 주택가와 골목골목을 누비고 있다. 크리스마스인 지난해 12월25일 오후 3시30분쯤 안양시 만안구 안양8동 우양파크빌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다 헤어진 이양과 우양은 이후 행적이 묘연한 상태다. 경찰은 사건 발생 이후 연인원 1만여명과 헬기까지 동원해 실종 지역을 주변을 샅샅이 수색하고 있지만 흔적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몸값을 요구하는 협박전화는 물론 부모 주변의 원한 관계 등도 없는 것으로 파악돼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정신질환자나 성도착증 환자에 의한 범죄 피해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용의선상에 올릴 만한 인물을 찾지 못했다. 또 지난해 안양지역 성폭력범죄 출소자 33명을 포함, 성폭력 및 약취 유인 동종 전과자 246명을 발췌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이렇다 할 혐의점을 확인하지 못했다. 사건발생 장소인 안양6,8동 13개 지점에 설치된 폐쇄회로(CC) TV 화면도 정밀 분석하며 단서 찾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형편이다. 이양과 우양의 주거지와 실종 장소 주변 이동전화기지국 4곳에서 사건 발생 당일 착·발신된 1만 7000여건의 휴대전화 번호와 우범자들의 번호를 대조하고 있지만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가고 있다. 안양경찰서 김병록 형사과장은 “여러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아직 단서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며 “일단 실종자의 행적을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안양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한국의 대표기업] (10) SK텔레콤

    [한국의 대표기업] (10) SK텔레콤

    ‘스피드011’로 본격적인 휴대전화의 시대를 연 기업.‘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라며 무분별한 휴대전화 사용을 자제토록 주문한 기업. 잊고 지내는 사람에게 문자메시지라도 보내라는 뜻으로 ‘기술은 사람을 향한다.’며 따뜻함을 강조한 기업. 바로 국내 최대의 이동통신회사 SK텔레콤이다. ●차량용 이동전화로 출발 SKT는 1984년 차량용 이동전화 서비스로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이동통신’이라는 단어조차 낯설었다. 벽돌만한 크기인 이른바 ‘벽돌폰’, 그나마도 차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차량용 이동전화(카폰)가 출발점이었다. SKT는 1996년 세계 최초로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을 상용화했다.CDMA는 국내 정보기술(IT)산업이 200만명에 육박하는 고용창출과 200조원에 가까운 경제유발 효과를 낼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CDMA로 인해 1995년 160만명이던 이동전화 가입자는 지난해 12월 현재 4349만명을 넘어섰다. 명실상부한 ‘1인 1휴대전화’시대가 열린 셈이다.SKT는 또 꿈의 이동통신으로 불리는 비동기식 IMT2000인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WCDMA)의 최초 서비스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다. 한국의 이동통신 역사를 스스로 써왔다.SKT 관계자는 “SKT는 세계 최초의 CDMA 상용화부터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상용화를 통해 대한민국의 이동통신 생활을 선도해 왔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 SKT는 몇해 전부터 외국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이다. 미국의 힐리오, 중국의 차이나유니콤, 베트남 S폰 등이 해외 진출 목록이다. 중국 차이나유니콤의 경우 2대 주주를 꿰찬 것은 물론 중국의 3세대(G) 이동통신기술인 시분할 동기 코드 분할 다중접속(TD-SCDMA)도 공동개발 중이다. 미국의 힐리오는 아시아 네트워크 운용사업자로는 처음으로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SKT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확대를 통해 신성장 동력발굴은 물론이고 국내 이동통신에만 집중된 비즈니스 모델에서 탈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SKT는 지난해 베트남, 미국, 중국에서 중장기 성장기반을 다진 만큼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한층 더 해외사업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올해는 특히 진정한 메이저 글로벌 통신사업자가 되기 위해 신규시장과 사업개발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중국과 미국이 핵심 거점지역이다. ●사회적 책임 위해 국제협약에 가입 SKT는 지난해 4월 기업의 사회적 책임실천을 활성화하는 국제협약인 유엔 세계기업 협약기구(UN Global Compact)에 가입했다. 유엔 세계기업 협약기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을 활성화하기 위해 2000년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현재 브리티시텔레콤(BT)·듀폰 등 글로벌 기업과 국내 30여개 기업·단체를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4000여개 기업 등이 가입했다. 협약에 가입하면 기업의 투명성과 사회적 책임을 위한 인권 보호·노동기준 준수·환경 보전·반부패 실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10대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SKT관계자는 “이사회의 만장일치 결정을 통해 국내 4대 그룹사로는 최초로 가입했다.”면서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해 진정한 세계 리더 기업으로 도약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SKT는 2003년 사회공헌 전담부서를 신설,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이고 조직화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모바일 미아찾기’와 ‘모바일 헌혈’ 등 이동통신산업의 특성을 살린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또 결식아동·노인의 식사 제공과 급식센터를 운영하는 ‘행복도시락’사업도 벌이고 있다. 이런 공로로 SKT는 지난해 주한 영국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2007 영국상의 시상식’에서 기업의 사회공헌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24) ‘패트리샤의 동전’과 학습 용이성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24) ‘패트리샤의 동전’과 학습 용이성

    세 살배기 패트리샤는 식탁에 앉아 차분하게 식사하고, 빨랫감은 빨래 통에 집어넣고, 진공청소기로 집안을 청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식탁에 음식을 차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종류의 일은 어렵지 않게 해내는 패트리샤가 동전을 저금통에 집어넣으라고만 하면 이상하게 행동합니다. 동전을 저금통에 집어넣는 대신 바닥에 떨어트린 다음, 입으로 밀고, 공중으로 던지고, 바닥에 떨어지면 다시 입으로 밀곤 하는 것입니다. 패트리샤는 1960년대 미국의 한 동물 프로그램에서 연기하던 인기 돼지입니다. 돼지는 사람이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미련한 동물이 아닙니다. 개에 버금가는 정도의 학습 능력을 보이기 때문에 조련사가 선호하는 동물 가운데 하나입니다. 똑똑한 돼지인 패트리샤는 매우 복잡한 행동도 거뜬히 학습했습니다. 그러나 입에 물고 있는 동전을 저금통에 집어넣는 것만은 유난히 어려워했습니다. 동전을 저금통에 집어넣는 것보다 더 정교하고 난이도 높은 행동은 곧잘 학습하면서도 왜 동전을 저금통에 집어넣는 것만은 그토록 배우지 못하는 것일까요. 조련사는 동물을 조련하는 과정에서 동물이 어떤 것은 아주 쉽게 학습하는 반면 어떤 것은 아주 어렵게 학습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패트리샤를 포함한 동물만 그런 것이 아니라, 사람도 그렇고, 특히 어린 시기에는 더욱 더 그렇다는 것이 비교심리학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습니다. 학습 용이성이라는 차원에서 살펴보면 생존과 관련된 것을, 그러지 않은 것보다 더 쉽게 배울 수 있고, 몸으로 하는 것을 머리로 하는 것보다 더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책상에 앉아서 하는 읽기, 쓰기, 셈하기 등의 학습 내용은 그 자체로는 생존과 별로 관련이 없고 몸도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가 배우기 어려워하고 싫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학습 용이성은 학습 내용 자체에도 적용되지만 학습 환경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정의 학습 환경을 살펴보면 이런 점을 간과해 아이의 학습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요즘 가정에는 아이 방이 따로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린 아이에게 개인 공간이 할당된 것입니다. 인간은 군집 동물이고 특히 어린이는 어른에 비해 미숙하고 종속적이기 때문에 개인공간이 주어지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굳이 엄마가 책을 읽어 주지 않고 같은 방에서 책을 읽기만 하는 것으로도 독서 효율성이 증가하는 이유를 공간공유 때문이라고 봅니다. 아이 방의 가구 배치와 가구 종류 역시 학습 용이성과는 거리가 멀게 구성된 경우가 많습니다. 매스 미디어에도 자주 등장하는 것처럼 전형적인 아이 방의 가구는 옷장과 침대, 책상으로 구성되어 있곤 합니다. 그리고 책상에서 고개만 돌리면 보이는 자리에 침대가 자리 잡고 있지요. 부모가 아이 학습과 관련해 얘기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주제 중의 하나가 바로 침대와 책상에 관련된 것입니다. 공부할 때 처음부터 작정하고 침대에 드러눕는 아이는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만 흘러도 아이들 열명 가운데 여덟, 아홉명은 침대에 눕거나 엎드려서 공부를 하곤 합니다. 침대에서라도 공부를 하고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요. 공부를 하다가 자기도 몰래 어느새 책을 베개 삼아 잠든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이런 장면을 본 부모는 아이에게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라고 다그치면서 집중력과 끈기 없음을 질책하곤 합니다. 아이 방에 침대와 책상을 나란히 배치해 놓고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는 것을 학습용이성의 측면에서 바라보면, 마치 달고 맛있는 음식과 그러지 않은 음식을 상위에 나란히 차려 놓고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먹으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특별히 건강에 문제가 있지 않는 한 어른도 달고 맛있는 음식을 선택할 것입니다. 굳은 결심이 있지 않는 한 어른도 책상에 앉는 것보다 침대에 눕는 것을 선택할 것입니다. 하물며 어린 아이는 어떻겠습니까. 패트리샤는 동전을 저금통에 집어넣는 일을 뺀 나머지 다른 일은 잘 배우는 돼지였습니다. 입에 물고 있는 동전은 배고픈 패트리샤에게는 그 크기와 모양이 먹이와 유사한 것이었을 겁니다. 가정 내의 공부환경과 관련해 아이에게 ‘패트리샤의 동전’을 주고 저금통에 집어넣으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 [통신업계 빅뱅 예고] (상) IT·미디어 융합시대

    [통신업계 빅뱅 예고] (상) IT·미디어 융합시대

    정보기술(IT)과 미디어산업의 융합·복합·결합이 일상에 현실화하면서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밀려오고 있다. 인터넷 및 관련기술의 눈부신 진보가 그 원동력이다. 인터넷TV(IPTV)와 3세대(G) 이동통신 등 다양한 서비스가 올해 새롭게 시작되고 본격화된다. 새로운 정보·미디어산업과 생활의 변화상을 3회로 나누어 싣는다. 2008년 12월 서울. 회사원 K(33)씨는 집에서 PC를 켤 일이 거의 없다. 어지간한 일은 TV로 다 해결한다.IPTV를 통해 최신 영화건 지나간 드라마건 모두 꺼내 볼 수 있다. 배우의 약력, 영화의 시대적 배경, 감독의 다른 작품 등 궁금한 것은 바로바로 TV에서 검색해 확인한다. 신문도 TV를 통해 보고, 은행 홈뱅킹이나 증권 홈트레이드도 TV로 처리한다. 전화기도 하나면 된다. 회사 밖에서는 이동통신 휴대전화가 되고 회사 안에서는 인터넷전화가 된다. 메일이 오면 전화기에 뜨고 바로 답신을 보낼 수도 있다. 올해 다양한 융합·복합·결합 서비스의 각축전 속에 특히 주목받는 것은 IPTV다. 이전에도 인터넷을 이용해 방송을 보는 비슷한 서비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과는 차원이 달랐다. 속도가 느려 고화질은 꿈도 못 꿨고 콘텐츠도 빈약했다. 그러나 올 여름 상용서비스가 시작될 IPTV는 100MB급 인터넷망을 통해 빠른 속도는 물론이고 이용채널 수에도 제한이 없다. 양방향 서비스도 가능하다. 방송국과 콘텐츠제공업자(CP)들이 개발한 무수한 디지털 콘텐츠가 TV로 쏟아져 들어온다. 과거와 같은 중소·벤처업체 중심이 아니라 KT(메가TV)·SK텔레콤(하나TV·하나로텔레콤 인수 완료시)·LG데이콤(마이LGtv) 등 국내 3대 통신회사들이 직접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실시간 방송이 빠진 채로 서비스를 하고 있는 통신회사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우수 콘텐츠 확보, 인프라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연말까지 300만가구를 가입자로 확보한다는 게 업계의 목표다. 올해부터 본격화할 3G 이동통신은 유·무선의 융합을 더욱 가속화하게 된다.3G 이동통신의 핵심은 최고 3.6Mbps급 초고속망을 통한 무한한 서비스의 확장성과 글로벌 자동로밍 등에 있다. 고속이기 때문에 ‘풀 브라우징’ 환경의 인터넷을 휴대전화에 구현,PC에서와 같이 편리하게 인터넷을 검색하고 이메일도 주고 받을 수 있다. 문자 중심의 무선인터넷의 한계를 넘어서 다양한 인터넷 콘텐츠의 탄생이 가능해진다. 지난해까지 570만명이었던 3G 가입자는 올 연말까지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의 3분의1이 넘는 1500만∼17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다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와이브로(초고속 무선 휴대인터넷)’가 전국에서 서비스되면 ‘유비쿼터스(어디서나 인터넷에 연결돼 있다는 뜻)’ 환경은 더욱 가까워진다. 다양한 결합상품도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IPTV 등 3가지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이른바 ‘트리플(Triple) 플레이 서비스(TPS)’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이동통신을 추가한 ‘쿼드러플(Quadruple) 플레이 서비스(QPS)’도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대폭적인 규제완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 대한 요금인가제 조기 폐지 여부, 휴대전화 단말기 이동성 제도 도입, 휴대전화 보조금 규제 향배, 효율성 높은 저대역 주파수(SK텔레콤의 800㎒ 대역) 처리 등도 소비자들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이성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3세대 이동전화가 주류로 떠오르고 IPTV, 인터넷전화 서비스가 본격화할 올해는 이전 어느 때보다 급격한 IT·미디어산업의 변혁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김효섭기자 windsea@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2007 CEO대상 성상철 서울대병원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2007 CEO대상 성상철 서울대병원장

    때는 1884년(고종21) 음력 10월17일, 둥근 달이 휘영청 떠오른 밤이었다. 당시 개화당의 거두이며 우정국총판(郵政局總辦)이었던 홍영식. 그는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새로 세워진 우정국의 낙성식에 정부고관과 외국사신들을 초청, 한창 연회를 베풀고 있었다. 그런데 이웃 민가에서 갑자기 불길이 치솟았다. 연회장은 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금위대장(禁衛大將)이자 명성황후의 조카 민영익은 반사적으로 가장 먼저 불이 난 곳으로 달렸다. 바로 이때, 민영익은 자객의 칼에 맞고 피흘리며 쓰러졌다. 이날 연회에 참석한 독일인 외무협판(外務協辦) P.G. 묄렌도르프는 민영익을 얼른 자기 공관으로 데리고 가서 미국인 의사 H.N. 앨런을 황급히 불렀다. 머리와 안면부에 예리하게 깊은 상처를 입은 민영익은 동맥이 끊어지는 등 출혈이 심해 매우 위중한 상태였다. 다행히 민영익은 앨런의 치료를 받고 3개월 만에 완치됐다. 그러자 고종과 민씨 가문에서는 이같은 기적에 경천동지할 정도로 놀라워했다. 그럴 것이, 조선의 내로라하는 내의원들은 벌꿀을 펄펄 끓여 환부에 들이부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앨런의 치료를 극구 반대했기 때문이다. 고종과 궁중의 신임을 얻은 앨런은 관립병원을 세울 것을 건의했다. 그래서 1985년 4월 한국 최초의 국립병원인 광혜원(제중원)이 설립된다. 또 앨런은 관립의학교의 필요성을 제기했으며 나중에 지석영 선생이 초대 관립의학교장을 맡아 근대의학 발전에 많은 공로를 세우게 된다. ●스포츠 의학 명의… 연골재생시술 1인자 그러던 1907년 3월 관립의학교는 당시 서울에 설치됐던 치료기관 광제원과 합쳐 대한의원으로 개칭됐다. 이 대한의원은 1909년 새 건물을 지었는데 현재 서울시 종로구 연건동에 있는 서울대학병원 시계탑건물(빨간벽돌)이다. 지금도 100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서울대병원의 행정업무를 관장해오고 있다. 아울러 이 건물 입구에는 지석영 선생의 동상이 서 있어 우리나라 병원사(史)를 실감케 해준다. 성상철(60·정형외과) 서울대병원장의 집무실도 바로 100년의 빨간벽돌 건물 안에 있다. 성 원장은 지난해 ‘대한의원 100주년·제중원 122주년 기념행사’를 이 병원 시계탑 건물 앞에서 개최, 관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서울대병원은 국내 서양의학의 효시인 제중원과 대한의원의 정신을 이어받은 국가중앙병원”이라면서 “우리나라 근대의학의 출범과 발전의 토양이 됐던 제중원과 대한의원의 뿌리깊은 역사적 성찰을 통해 대한민국 의학의 밝은 미래를 열어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성 원장은 지난해 3년 임기의 서울대병원장에 연임됐으며 병원 원장으로는 보기 드물게 ‘2007년 올해의 CEO대상’에서 최고 영예인 ‘종합대상’에 뽑히기도 했다. 최근에는 ‘u(유비쿼터스)-헬스산업 활성화 포럼’ 초대의장에 선출되는 등 의료발전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성 원장은 인공관절 치환술과 관절경수술 등으로 이미 스포츠의학의 명의로 소문나 있다. 특히 연골배양 이식을 국내 처음으로 성공시켜 연골재생 시술의 새 지평을 열기도 했다. 그는 또 지난해 작고한 신현확 전 국무총리의 사위이자, 서울대의대 1회 졸업생으로 경남 거창에서 60년 가까이 ‘자생의원’을 개업, 지역의료 봉사에 일생을 바쳐온 성수현(86)옹의 아들이기도 하다. 화제거리는 이 뿐만 아니다. 우리 현대사의 물줄기를 크게 바꾼 10·26과 12·12사건때 역사의 현장을 생생하게 지켜본 의사였다. ●“박지성도 나한테 왔어야 했는데…” 집무실에서 직접 만난 성 원장은 나이보다 꽤나 젊어보였다. 명의여서, 아니면 서울대병원장이어서 특별한 건강관리법이 있는 것일까.“그저 잘 웃는 편이다. 여럿이 모이는 자리에서 유머를 섞어가며 좌중을 웃기려고 한다. 웃음만큼 명약이 없는 것 같다.”면서 긍정적인 생활이 건강유지의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했다. 또 음식을 가리지 않는 성격인데 최근들어서는 인절미 한두개와 우유 한잔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한다고 부연했다. 잠시 짬이 생기면 청계천과 삼청공원을 찾아 걷는다고 했다. 술은 한때 폭탄주를 열잔 넘게 마실 정도로 즐겼지만 지금은 조금 자제하는 편이란다. 그는 나이들게 되면 관절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통증이 오면 대개 3주 이상 지속되는데 붓는다든가 눌러서 아프면 전문의를 찾아야 하며 관절에 무리감이 느껴지면 휴식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지성 선수의 무릎 연골재생 수술 얘기가 나오자 “우리나라의 수준도 세계적이다. 그런데 왜 다른 나라에서 수술을 받았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대개 연골파괴의 경우, 그 상처부위가 100원짜리 동전 크기 이내라면 재생수술로 완치가 가능할 정도로 많이 발전했다고 자랑한다. “우리 병원은 올해를 제2의 도약, 즉 세계와 경쟁하는 해로 삼았습니다. 서울대병원의 강점인 최고의 브랜드 파워와 의료진, 연구역량 및 4개병원(본원, 분당서울대병원, 강남센터, 보라매병원) 인프라를 앞세워 ‘대한민국 의료를 세계로’라는 비전을 실현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서울대병원이 개원 100년을 맞이한 오늘날 연간 입원환자만 100만명, 외래환자가 300만명에 이를 정도로 세계적 규모로 발전했다는 것. 특히 2005년 국내 단일 의료기관으로는 처음으로 과학논문 인용색인(SCI) 등재 국제학술지 논문 발표 1000편을 돌파했으며 파킨슨센터, 뇌자도(腦磁圖)센터 등 중심 진료시스템을 구축했다. 아울러 병원부지내 연면적 8400여평, 지상 4층, 지하 6층 규모의 외래암센터가 오는 2009년 완공되면 생명공학(BT)산업의 핵심영역인 첨단치료개발센터와 함께 명실상부 ‘글로벌병원’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진료수준은 이미 세계적이다. 아시아의 의료허브병원으로 거듭날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부자간을 떠나 의사로서 아버지 존경” 성 원장은 어릴 적부터 부친의 영향을 받아 의사가 되려고 마음을 먹었다. 아픈 사람이 있으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먼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던 아버지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는 그는 “자연스럽게 슈바이처나 나이팅게일 등을 다룬 책을 자주 읽게 됐다.”고 술회했다. 성 원장의 아들도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전문의로 있으니 3대째 이어지는 의사집안인 셈이다. 성 원장은 부친에 대해 “부자간을 떠나 의사로서 무척 존경하는 인물”이라고 의미부여를 했다. 성 원장은 군복무시절 특별한 경험을 한다.15사단 전방을 거쳐 국군서울지구병원(서울 경복궁 옆)으로 근무지를 옮겼을 때 국가원수 시해사건을 접하게 된다. “그러니까 10월26일 저녁 병원에 갑자기 비상이 걸렸지요. 현관 입구에 쭉 도열해 있는데 김계원 청와대비서실장이 달려오고 그 뒤에 최규하 국무총리와 장인(신현확 경제부총리) 등이 급히 병원으로 들어오더군요. 박정희 대통령의 시신을 확인하기 위해서였지요.” 당시 의무소령이었던 성 원장은 10·26 사건 현장에서 여러발의 총격에도 불구하고 경호요원으로 유일하게 숨이 멎지 않은 채 실려온 박상범 전 경호실장의 수술을 맡아 기적적으로 소생시키는 역할을 했다. 곧이어 발생한 12·12사건 때에도 총상을 입은 많은 군인들을 치료하게 된다. 그는 경남고 21회 출신. 동기로는 현재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 허창수 GS회장,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등이 있다. 동기들과는 등산과 골프, 당구모임 등을 통해 취미별로 일년에 몇차례 만난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8년 거창 출생. ▲경남고 졸업(21회). ▲73년 서울대의대 졸업. ▲78년 서울대병원 인턴 및 레지던트 수료. ▲83년 서울대대학원 의학박사. ▲85∼86년 미국 하버드대 정형외과 연구원. ▲81년∼현재 서울대의대 정형외과 교수(무릎관절 외과). ▲2002∼04년 분당서울대병원장. ▲04∼현재 서울대병원장, 국립대병원장협회장, 대한병원협회 부회장. ▲07∼현재 제17차 한·일정형외과학회 대회장.
  • 태안 주민들 ‘죽음의 시위’

    충남 태안 유류피해 주민 2명이 최근 잇따라 음독 자살한 데 이어 피해 시위에 참여했던 50대가 또다시 분신 자살을 시도해 기름유출 피해의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온 태안 주민들은 “손님도 없고 피해 보상 등 일말의 정부 대책마저 없어 생계 걱정 등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며 절망감에 휩싸인 분위기다. 진태구 태안군수는 사태가 악화되자 18일 ‘대군민 호소문’을 내고 “온 국민이 우리를 도와주고 있다. 더이상 목숨을 버리는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거듭 안타까운 호소를 했다. ●분신전 농약 마신 데다 화상도 심해 18일 오후 1시50분쯤 태안군 태안읍 동문리 태안군수산경영인회관 옆 도로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주민 지창환(56)씨가 제초제를 마신 뒤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 자살을 시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지씨는 이날 태안지역 어민들로 구성된 태안유류피해 투쟁위원회 주최 ‘특별법 제정 촉구 대정부 결의대회’에 참석,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연설하는 도중 갑자기 무대 옆으로 뛰어나와 준비한 시너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지씨는 인근 태안의료원으로 옮겨졌으나 분신 기도 전에 농약을 마신 데다 화상도 심해 생명이 위독하다. 지난 15일에는 태안군 근흥면 마금리 김모(73)씨가 자신의 집에서 극약을 마시고 신음하는 것을 부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튿날 숨졌다.10일에도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굴양식장을 해오던 이모(66)씨가 원유유출 사고로 자신의 양식장에 큰 피해가 발생하자 처지를 비관해 자신의 집에서 극약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고 직접 책임자도 안 나서 시위가 벌어진 태안은 지금껏 누구 하나 책임지겠다고 나서지 않고 언제, 어떤 식으로 보상을 하겠다는 언질조차 없어 피해 주민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정부가 300억원을 지원하고 어느 기업이 성금 몇 억원을 내놨다는 소식이 이어지지만 정작 주민들은 1원짜리 동전 하나 구경하지 못했다며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강모(47·태안군 소원면)씨는 “사고 후 40일이 지나도록 마을 출신 외지인들이 보내온 성금 410만원이 전부”라며 “사람 다 죽고 나서 피해 보상하면 무슨 소용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며칠 전 음독 자살한 이씨의 양식장에 가봤다는 김모(54·태안군 소원면)씨는 “애써 키운 양식장이 기름 범벅이 됐는데 손을 쓰지도 못한 채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 심정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라고 토로했다. 피해 주민들은 삼성중공업의 침묵과 무대응에도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한 주민은 “살 일이 막막한 주민들이 자살하고 있는데 삼성이 뭐라고 말 한마디 안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개했다. ●충남 “추가지원을”… 정부 “집행부터”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이완구 충남도지사는 지난 16일 정부와 정치권에 불만을 표출했다. 이 지사는 “1만가구가 넘는 어민이 피해를 입었는데 정부가 쥐꼬리만 한 생계비를 주고 생색만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18일 이명박 당선인을 만나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로 피해를 본 주민들을 위해 긴급 생계자금 300억원을 추가 지원해 줄 것을 건의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이날 생계 절망감에 빠진 유류 피해 주민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생계지원자금 300억원의 조속한 집행을 충남도에 강력 요청했다. 유류 피해 주민들을 위한 생계지원자금 300억원은 지난달 28일 충남도에 배정됐다. 하지만 충남도와 관련 지자체가 긴급 생계지원자금의 배분 기준을 둘러싸고 주민 반발을 우려해 집행을 늦추고 있다. 이 때문에 다음달 설까지 피해 주민들에게 긴급 생계자금을 배분하지 못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통신정책 방통위로… IPTV 탄력

    통신정책 방통위로… IPTV 탄력

    정부 조직개편으로 정보통신부가 해체되고 그 기능이 다른 부처로 이관됨에 따라 각종 현안들의 처리방향과 추진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향후 통신산업의 정책 수립과 규제는 통신위원회와 방송위원회가 통합돼 대통령 직속으로 신설되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주도하게 된다. 청와대 차원에서 통신과 방송을 한 손에 틀어쥐고 관장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각종 정책결정이 이전보다 원활하고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부 하드웨어가 바뀐 가운데 차기 정부가 표방하는 ‘시장친화’의 소프트웨어까지 곁들여지면 통신시장에 어느 때보다 큰 변화의 바람이 불 수도 있다. 우선 인터넷TV(IPTV) 사업은 강한 탄력을 받게 됐다. 통신이냐, 방송이냐를 놓고 계속됐던 ‘컨트롤 타워’ 시비가 방통위로 일원화되면서 자연스레 교통정리가 됐기 때문이다. 당장 17일 관련법인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이 공포됐고 오는 3월에는 시행령도 제정된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 대한 요금인가제의 조기 폐지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측은 2011년으로 예정된 요금인가제를 앞당겨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방통위가 차기 정부에서 신속하게 정책으로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 휴대전화 보조금 규제가 어떻게 될지도 관심사다. 현재 상태로는 오는 3월26일 이후에는 이동통신업체들이 휴대전화에 대해 주는 보조금에 대해 정부가 규제를 할 수 없다. 하지만 차기 정부가 이동통신 요금인하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어 정책변화의 가능성이 있다. 보조금 경쟁에 드는 막대한 자금을 통신비 인하로 돌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 온 3세대(3G) 이동전화 단말기 이동성 제도가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아무 휴대전화나 통신회사에 관계없이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과도한 보조금 경쟁을 할 이유가 없어진다. 효율성 높은 저대역 주파수(SK텔레콤의 800㎒ 대역)의 경매제가 당초 일정인 2011년보다 앞당겨 추진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으며 다른 회사의 망(網)을 빌려서 하는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제도 도입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가 원활히 진행될지도 주목받는다. 인수위는 방통위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을 다른 정부조직 관련법들과 함께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대통합민주신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홍창선 의원은 “국회 논의를 무시한 채 일방적인 방송통신 기구개편이 추진돼선 안 된다.”면서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의 개편방안은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를 통해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통위원회 설치 과정에서 산고가 길어지면 IPTV 사업자 선정 등 향후 로드맵이 줄줄이 지연될 수도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한국의 대표기업] (9) KT

    [한국의 대표기업] (9) KT

    영화 올드보이에는 층(層)과 층 사이에 숨겨진 사설감옥이 나온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 KT광화문 사옥에도 1층과 2층 사이에 M1층이 있다. 하지만 영화와 달리 M1층에는 구리길이라는 ‘동도(銅道)’가 있다. 하나당 7200가닥의 전화선과 144가닥의 광케이블을 묶은 케이블이 가득찬 곳으로 전국에 거미줄처럼 깔려있는 통신망의 시작점이다. 통신회사로서의 KT의 모습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하지만 KT가 탈(脫)통신회사를 선언했다. 종합미디어·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1896년 10월 덕수궁에 처음으로 전화가 설치됐다. 이후 전화망은 계속 뻗어나갔고 경제가 발전하면서 1980년대에는 비약적인 전화수요가 생겼다. 이를 뒷받침할 대규모 통신시설의 확충과 효율적 관리를 위해 1981년 12월 만들어진 것이 현재 KT의 전신인 한국전기통신공사다. 한국전기통신공사는 전국의 전화망을 1조 9524억원에 인수했다. 한국전기통신공사는 2002년 민영화를 통해 KT가 됐다.1조 5610억원의 자본금으로 만들어진 KT는 2006년 12월 현재 자산 17조 9623억원, 매출 11조 7721억원의 공룡기업으로 변신했다.KT는 뉴욕과 런던증권거래소에도 상장되어 있다. KT의 경쟁력은 102년동안 축적된 통신망에서 나온다. 도시는 물론 전국의 산과 바다에 깔려 있는 유선전화망과 초고속인터넷망 등은 다른 사업자가 쉽게 넘볼 수 없는 자산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17일 “KT의 힘은 망(網)에서 나온다.”고 말할 정도다. 이같은 통신망을 바탕으로 KT는 성장을 했지만 더이상 통신회사로만 불리는 것을 거부한다. 남중수 KT 사장조차 지난해 10월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 케이블·위성방송협회 총회에 참석해 “KT는 더 이상 통신업체가 아니다.”면서 “최고 수준의 초고속인터넷과 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종합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의 자회사들을 보면 이같은 남 사장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자회사엔 이동통신사인 KTF와 디지털주파수공용통신 사업자인 KT파워텔 등도 있지만 싸이더스FnH와 올리브나인이라는 곳도 있다. 싸이더스는 국내 최대의 영화제작사로 지난해 12월 ‘용의주도 미스신’을 시작으로 배급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싸이더스를 내세워 KT가 영화배급사업에 손을 댄 셈이다. 특히 남 사장은 취임 한달만에 싸이더스를 인수했다.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남 사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올리브나인은 왕과 나, 주몽, 불멸의 이순신, 해신, 파리의 연인 등을 만든 잘나가는 드라마 외주 제작사 중 하나다.KT는 2005년엔 싸이더스를, 지난해엔 올리브나인을 손에 넣었다. 또 자회사인 KTF를 통해 도레미레코드의 지분을 지난해 인수했다. 전산장비와 컴퓨터 등 IT장비를 임대하던 KT렌탈은 의료장비와 건설용기계, 자동차 임대사업부문까지 영역을 넓혔다.KT렌탈의 리스금융과 할부금융이 독립해 KT캐피탈이라는 자회사를 만들었다. KT는 종합미디어·엔터테인먼트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유·무선 통합 등 네트워크 통합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등의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KT관계자는 “올해는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이에 따른 LG통신그룹의 공격적 경영활동 등 통신환경의 급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당장 유·무선 통합을 핵심사업의 첫번째로 꼽고 있다. 우선 유선시장에선 초고속인터넷인 메가패스를 중심으로 인터넷TV(IPTV)인 메가TV, 이동통신, 유선전화를 결합한다는 것이다. 무선시장에서도 휴대인터넷(와이브로)과 인터넷전화(VoIP), 근거리무선통신인 와이파이(Wi-Fi)와 3세대 이동통신도 합친다는 계획이다.KT의 다른 관계자는 “올해 KT의 중점 신성장사업은 메가TV, 와이브로,VoIP”라며 “메가TV는 150만, 와이브로는 40만,VoIP는 100만 가입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매출 12조원의 벽을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유선전화 명성찾기 ‘안간힘’ 통신업계의 공룡 KT에도 약점은 있다. 다름아닌 유선전화 사업이다.KT 영화(榮華)의 요체가 유선전화였다는 점에 비춰볼 때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사실 유선전화는 KT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효자’라고 해도 틀린말이 아니다. 민영화 초기인 2002년의 유선전화 매출 비중은 전체의 61%를 차지했다.2006년에는 50.7%, 지난해엔 48% 정도였다. 아직도 매출의 절반가량이 유선전화에서 나온다. 문제는 유선전화의 매출이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침체의 연속이다.98%에 달했던 시내전화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초 92%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0월엔 90.8%로 곤두박질했다. 후발업체들의 틈새공략이 먹혀들었다. 집전화뿐만 아니라 시내전화와 시외전화 통화량도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유선전화 매출이 줄어들면서 전체 매출도 정체상태다.5년째 11조원대다.‘마(魔)의 12조원’이란 말이 나온다. 유선전화 때문에 인터넷전화(VoIP) 사업에 소극적이었던 측면도 없지 않다. 인터넷전화 활성화는 곧 유선전화 매출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KT는 지난해까지 유선전화 지키기에 안간힘을 썼다. 문자메시지(SMS), 통화중 자동연결 등 다기능 집전화기 안폰을 전면에 내세웠다. 안폰은 가입자당 매출이 일반전화보다 3000원가량 높아 수익면에서 도움이 되고 있다. 또 시내·시외통화요금이 같은 전국단일요금제 등 3종의 할인요금제도 선보였다. 하지만 집전화보다는 이동전화가 대세라는 점을 KT도 모르는 바가 아니다.KT 내부에서조차 “집전화 감소를 감안하면 현재의 유선전화 매출은 오히려 마케팅을 잘한 ‘성과’”라고까지 해석한다.KT는 유선전화 가입자 2000만명을 마지노선으로 설정하고 있다. 다른 부문의 매출 비중을 높여간다고는 하지만 매출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유선전화 사업을 포기할 순 없다. 동시에 VoIP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유선전화와 VoIP의 조화와 균형이 KT의 약점을 보완해줄지 결과가 주목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KT호(號) 이끄는 남중수 사장 ‘넥타이를 왜 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사장이 되니까 옷 스타일을 내 맘대로 할 수 있어서 좋다.”며 소탈하게 웃음짓는 사람.“최고경영자를 뜻하는 CEO의 E는 경영이 아닌 연예 E(엔터테인먼트)의 약자”라며 “CEO는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라고 상큼함을 전하는 사람. 직원들을 위해 칵테일 쇼와 색소폰을 연주하는 사람.KT 남중수 사장이다. 3월이면 남중수 사장의 2기가 시작된다. 남 사장은 2005년부터 KT 사장직을 맡고 있다. 지난해 12월 사장추천위원회에서 차기 사장후보에 추대됐다.3월 주총에서 통과되면 앞으로 3년간 KT를 이끌게 된다.5년 넘게 국내 최대 통신업체를 지휘하게 되는 셈이다. 남 사장은 온화한외모와 달리 냉철한 승부사 기질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2000년 IMT-2000사업을 총괄하는 KT IMT사업추진본부장으로 비동기식 사업권을 따냈다. 한국통신의 민영화 작업에도 견인차 역할을 했다.2001년 재무실장으로 있을 때다. 남 사장은 KT의 신성장동력인 휴대인터넷(와이브로)과 IPTV의 전 단계인 메가TV를 본궤도에 올려놓았다. 해외 인수·합병에도 수완을 발휘했다. 러시아 연해주를 거점으로 하고 있는 이동통신회사를 인수,1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시장점유율 1위의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부드러운 이미지는 그의 발언에서 쉽게 포착된다. 남 사장은 항상 역지사지(易地思之)를 강조한다.“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라. 그러면 이해와 배려가 싹트고 이는 신뢰로 연결된다.”고 말한다. 남 사장의 철학은 기업의 경영과 사회적 책임이란 축으로 묶인다. 그가 CEO에 올라 지켜온 철칙이 ‘상생’이다. 지난해 2월 IT 지식 나눔을 통한 소외계층 해소를 목표로 한 사회공헌 활동인 ‘IT서포터스’를 만드는 등 사회공헌활동에 앞장서 왔다. 상생의 전도사인 남 사장은 지난해 말 산업자원부가 주최하고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정책연구원이 공동으로 주관한 지속가능경영 대상에서 기업인 부문 최초로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국내 통신업계 최초로 사회적 책임(CSR) 보고서를 발간해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IT 전문지식을 사회에 기부하는 활동을 추진한 것이 수상의 배경이 됐다. 화려함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남 사장에겐 ‘그늘’도 있다. 경영 수치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오르지 않고 있다. 그가 심혈을 기울인 와이브로도 움이 트는 단계다. 메가TV의 가입자가 늘고 있지만 활짝 꽃을 피우려면 2∼3년은 필요하다. 이런 시선에 대해 남 사장은 “지금까지는 기초 다지기”라고 가볍게 받아넘긴다. 남 사장은 지난해 모죽(母竹)론을 들고 나왔다.“심은 지 5년이 지나야 쑥쑥 크는 모죽처럼 그동안의 기반을 바탕으로 KT가 올해는 새로운 성장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17일 서대문 복지엑스포 개최

    서대문구는 17일 오전 10시부터 6시간동안 구청 광장에서 ‘사랑 나눔 한마당 축제 및 복지 엑스포’를 연다고 16일 밝혔다. 이웃돕기 성금과 성품을 모으고,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을 비롯한 지역내 11개 복지기관이 함께 행사를 벌인다. 주민이 이웃돕기에 참여하는 기회를 마련해 기부문화를 자연스럽게 정착하기 위한 자리이다. 구청 광장에 공동모금창구를 개설해 성금을 접수하고, 지역 서서울케이블TV와 함께 릴레이 모금행사를 생방송으로 진행한다. 이날 모금행사에는 구청 직원들의 사랑의 저금통, 새싹들의 사랑의 동전 등을 전달한다. 현동훈 구청장은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차가운 바람보다 사람들의 무관심에 더욱 추워하는 이웃들이 많다.”면서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이 자리에 주민들의 정성이 모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휴대전화요금 오른다

    요금을 내리는 게 아니라 사용을 억제해 부담을 덜어준다? 차기 정부가 추진해 온 이동통신 요금 경감대책이 당초 그림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요금 인하’가 아니라 사용자들의 ‘과소비 억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오히려 지금보다도 나빠지는 것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우려가 나온다. ●통화 길수록 요금 비싸지는 ‘누진제´도 추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이용시간에 따라 통화료가 할증되는 ‘누진 요금제’와 전화를 건 사람뿐 아니라 받는 사람도 요금을 50% 분담하는 ‘쌍방향 요금제’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불필요한 통신이용을 막아 결과적으로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가입비와 기본료 등을 줄여 20%의 인하 효과를 내겠다던 당초 입장에서 크게 선회했다. 지난 13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불필요한 통신 과소비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통신이용 실태를 파악하라고 인수위에 지시한 게 결정적이다. 누진 요금제는 전기요금처럼 통화를 길게 할 수록 더 높은 요금이 적용되는 방식이다. 통화를 길게, 많이 해야 하는 사람들의 부담은 지금보다 커질 수 밖에 없다. 불필요한 통화가 아니라 생계를 위해 이동전화를 써야 하는 영업사원, 자영업자 등 서민들에게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쌍방향 요금제는 전화를 받는 사람도 건 사람만큼 요금을 절반 부담하는 것으로 현재 미국·캐나다·중국에서 시행되고 있다. 발신전화의 상당수가 수신거부를 당하게 되고 업무상 필요 때문에 반드시 전화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이전에 없던 부담을 새로 떠안게 된다. 이로 인해 일부 소비자들은 통신비 부담이 지금보다 더 늘어나고 일상적인 이용에도 적잖은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통신요금 인하방안 1월말 공식발표” 이동통신업계도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요금인하보다 훨씬 심한 압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통화량 급감과 이에 따른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가입자들의 통화량을 늘려서 매출을 높이려는 전략과도 상충된다는 입장이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북미와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 소비자가 아닌 통신사업자의 필요에 따라 시행 중인 착신자 요금부담과 전세계 어느나라에도 없는 요금할증을 국내에 도입하는 것은 사업자는 물론이고 소비자의 권익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위의 정책추진을 실현 가능성보다는 요금인하에 반발하는 통신업체들을 초강력 카드로 압박해 요금을 내리도록 유도하려는 우회전술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 인수위 관계자는 “통신요금 인하방안은 정보통신부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1월말 공식 발표할 것”이라며 “현재 인수위 주변에서 나도는 얘기는 공식 입장도 아닐 뿐만 아니라 실무차원의 아이디어일 뿐”이라고 밝혔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이종현의 나이스 샷] 도핑테스트 도입 우리도 대비해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골프 도핑테스트가 올해부터 미국 남녀프로골프(PGA·LPGA)에 도입된다. 도입에 앞서 선수들은 찬반으로 갈려 설전을 벌였다. 일각에선 “골프는 자신의 양심에 충실한 매너와 에티켓의 스포츠”라며 도입을 반대했다. 다른 한쪽에선 “느닷없이 20∼30야드씩 거리가 늘고 평균 퍼팅 수가 좋아지는 건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적극 찬성을 하고 나섰다. 결국 도핑테스트가 도입됐다. 물론 현재 한국 남녀프로골프협회는 도입의사가 없지만 미국에서 성공을 거두게 된다면 국내 도입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우선적으로 PGA와 LPGA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내 선수들부터 대처해야 할 일이다. 한국 음식은 서양음식에 견줘 도핑 양성반응을 보일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 본의 아니게 섭취한 음식물이나, 복용한 약재가 문제가 된다면 이보다 억울한 일은 없을 것이며 자칫 선수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중추 신경흥분제와 스테로이드계 약물 등을 조심해야 한다. 가장 신경써야 할 것은 보약 종류다. 감기 처방을 위해 한약을 먹었다가는 에페드린이라는 중추 신경 흥분제가 들어 있어 도핑에 검출될 수 있다. 이외에도 보약재 인삼에는 소량의 흥분성 성분이 들어 있으므로 각별하게 주의해야 한다. 건강식에서도 예기치 않은 금지 성분이 나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골프가 멘틀 게임이기 때문에 약물로 인해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오면 정확도와 퍼트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양궁 선수가 심장박동 수가 낮아진 상태에서 과녁을 맞히는 상태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한다. 어찌 됐든 2008년부터는 불시에 도핑테스트를 실시한다. 대회 1라운드가 시작되기 전 각국의 출전 선수를 무작위로 골라 도핑테스트를 벌인다. 대상자는 골프공에 자신의 이름을 적은 뒤 추첨으로 결정하게 된다. 도핑테스트는 선수를 보호하려는 차원에서 실시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누군가를 잡아내기 위한, 동전의 양면 같은 제도적 장치다. 때마다 세계의 내로라하는 육상과 야구, 농구, 축구 선수들이 이 테스트에 발목을 잡혀 돈과 명예를 한꺼번에 빼앗겼다. 이번에는 골프에까지 ‘반도핑’바람이 불어닥친다. 도핑 도입 이후 톱스타 선수들의 성적이 나빠질 경우 본의 아닌 오해를 받을 것이고, 톱스타들의 활약이 계속된다면 도핑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수그러들 것이다. 골프에서의 도핑 시대. 누가 몰락한 영웅 1호가 될지, 아니면 스타들의 전성 시대가 이어질지 자못 궁금해진다.레저신문 편집국장huskylee1226@yahoo.co.kr
  • [깔깔깔]

    ●점 보러 간 사내 한 사내가 점 보러 갔고, 점쟁이가 말했다. “복채는 3만원입니다. 당신은 세 가지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무슨 질문을 하죠?” “아무거나 하셔도 됩니다.” “3만원이면 너무 비싼 것 아닙니까?” “다른 집보다는 쌉니다. 자, 마지막 질문은 뭐죠?”●아이는 누구의 소유입니까? 부부가 결혼하여 아들 하나 낳고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불화가 생겨 이혼까지 이르게 된 부부는 서로 아들을 데려가겠다고 감정이 격해지고 있었다. 결론을 낼 수 없었던 부부는 법정에까지 가게 되었다. 판결만 남았을 때 판사가 말했다. “두 분, 마지막으로 할 말 있으십니까?” 그러자 남자가 물었다. “질문 하나 있습니다. 자판기에 동전을 넣고 캔이 나오면 자판기가 주인입니까? 제가 주인입니까?”
  • [서울신문 신춘문예-동화당선작] 꼬르륵/이성율

    [서울신문 신춘문예-동화당선작] 꼬르륵/이성율

    꼬르륵. 꼬마는 짐자전거 옆에 쪼그리고 앉아 손으로 페달을 돌립니다. 페달엔 흙이 묻어 있고, 성에처럼 먼지가 내려앉아 있습니다. 그렇지만 꼬마는 엄마, 아빠의 해진 신발을 보는 것 같아 더럽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뒷바퀴는 세 번쯤 돌다가 조금씩 느려집니다. 꼬마가 두 손을 모으고 한 바퀴만 더 달리라고 응원을 해도 조금 뒤엔 스르르 멈추고 맙니다. 꼬마는 양손에 침을 퉤, 퉤 뱉고 손바닥을 마주칩니다. 아빠가 하던 모습을 흉내내는 것입니다. 그러고는 페달을 잡고 다시 돌립니다. 꼬르륵. 엄마, 아빠가 오려면 페달을 얼마나 더 돌리고 있어야 하는지 꼬마는 잘 모릅니다. 그렇지만 페달을 자꾸 돌리다 보면 햇살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자전거 안장에 내려와 쉬고 있는 키다리 전봇대 그림자도 돌아갈 것입니다. 그러면 드디어 엄마, 아빠가 온다는 것을 꼬마는 잘 알고 있습니다. 꼬르륵. 엄마, 아빠는 고가도로 아래서 호두과자를 팝니다. 엄마는 호두과자를 만들고, 아빠는 차들이 밀리기를 기다렸다가 자동차 사이로 다니면서 호두과자를 팝니다. 그렇지만 꼬마는 호두과자가 먹고 싶을 때마다 얼른 눈을 감아버립니다. 호두과자를 많이 팔아야 엄마가 일을 나가지 않아도 된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꼬르륵. “넌 배고프지 않아서 좋겠다.” 꼬마는 페달을 돌리다 말고 자전거를 부러워합니다. 빵을 사 먹고 싶은데 왼손에 쥐고 있는 돈은 백 원뿐입니다. 엄마가 준 오백 원짜리는 장롱 밑에 들어가 있습니다. 동전 굴리기 놀이를 하는데 장롱 밑으로 또르르 들어가 버린 것입니다. 옷걸이를 가지고 빼내려고 했지만 동전은 장롱 깊숙이 꼭꼭 숨어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꼬마는 재미있는 생각이 나서 벌떡 일어납니다. 그러고는 자전거 벨을 잡고 계속 울립니다. 따르릉, 따르릉. 자전거 벨은 마치 전화기 소리처럼 울립니다. “여기 행운 빌라 가동 비 백일혼데요. 짜장면 한 그릇하고, 단무지 많이많이 갖다 주세요.” 꼬마는 금방이라도 자장면이 배달될 것처럼 입맛을 다십니다. 아빠가 한 것처럼 나무젓가락을 비비는 시늉도 하고, 자장이 면에 잘 섞이도록 왼쪽으로 세 번, 오른쪽으로 세 번 젓기도 합니다. 그런 다음엔 고개를 들어 면발을 하나씩만 먹는 흉내를 냅니다. 두세 가닥씩 먹으면 너무 아까워서 천천히 아주 천천히 먹는 흉내를 냅니다. 단무지는 여러 번 핥아서 단물부터 빨아먹는 시늉을 합니다. 깨물어 먹을 때는 별 모양을 만들어가면서 야금야금 먹습니다. 그렇게 자장면 일곱 가닥과 단무지 하나를 먹었을 때입니다. “니가 행운빌라 비 백일호에 사는 꼬마니?” 꽁무니에 오토바이 소리를 요란하게 달고 온 철가방 아저씨입니다. 꼬마는 자기도 모르게 입술에 침을 바르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자, 짜장면하고 단무지 많이” 꼬마는 너무 놀라 자전거 벨만 쳐다봅니다. 빈 그릇은 집 앞에 내놓으라는 아저씨가 어쩌면 천사 아저씨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한참이나 후에 떠올립니다. 꼬르륵. 담 너머에서 흐뭇하게 지켜본 문간방 할머니는 자장면 값을 치른 뒤에야 부엌으로 들어갑니다. 단칸방에 딸린 부엌으로 들어온 할머니는 컵으로 수돗물을 두 컵이나 받아 마십니다. 콩나물처럼 물만 먹고 산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할머니는 피식 웃습니다. 그러면 바다가 제일 부자겠다고 생각하다가 또 피식 웃습니다. 부엌 구석에 3층탑으로 쌓여있는 연탄들도 아홉 개의 이를 드러내놓고 까맣게 웃습니다. 꼬르륵. 달라는 밥은 안 주고 물만 줬다며 배가 투덜거립니다. 할머니는 시치미를 떼고 방으로 들어갑니다. 방엔 14인치 텔레비전과 이불이 얹혀 있는 서랍장, 모서리가 깨진 거울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할머니, 계세요?” 할머니는 문밖에서 들리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금방 압니다. 무료 급식을 배달해 주는 대학생입니다. 문을 열자 대학생이 환한 미소와 함께 도시락을 내밉니다. 급하게 왔는지 숨이 차 보입니다. 그렇지만 집에 마실 거라고는 수돗물밖에 없어서 선뜻 권할 수도 없습니다. “배고프시죠? 죄송해요, 너무 늦어서. 수업이 늦게 끝났거든요.” “죄송하긴. 내가 더 미안하지. 다음엔 더 천천히 와도 돼. 게다가 배도 안 고팠는걸.” 꼬르륵. 할머니는 꼬르륵 소리를 들키지 않으려고 일부러 헛기침을 합니다. “번번이 이런 수고를 해서 어쩌누.” “전, 할머니 뵐 수 있어서 좋은데요.” 대학생은 가져온 도시락을 가지런히 놓으면서 함박웃음을 짓습니다. 할머니는 대학생 같은 손자가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할머니, 꼭꼭 씹어서 드셔야 되는 거 아시죠? 반찬도 골고루요.” 할머니는 눈시울이 촉촉이 젖어옵니다. 군대에서 훈련을 받다가 사고로 죽은 아들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그 아들이 살아 있다면 지금쯤 대학생만 한 손자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할머니는 울컥 목이 메어 또다시 헛기침을 합니다. 꼬르륵. 대학생은 대문을 나섭니다. 늦지 않으려고 헐레벌떡 뛰어다녔더니 배가 고픕니다. 그러자 모락모락 김 나는 라면이 아지랑이처럼 눈앞에 어른거립니다. 대학생은 호주머니를 뒤적거립니다. 동전들이 동그란 얼굴을 내밀며 하나 둘씩 나옵니다. 오백 원짜리가 하나, 백 원짜리가 아홉 개입니다. 라면을 먹으려면 천오백 원이 있어야 하는데 꼭 백 원이 모자랍니다. 근처엔 편의점이 없어서 컵라면을 사 먹을 수도 없습니다. 백 원이 없어서 라면을 사 먹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까 폴폴 김 나는 라면이 더욱 먹고 싶습니다. 후후 불어가면서 면발에다 김치를 얹어 먹으면……꿀꺽 침이 넘어갑니다. 꼬르륵. 대학생은 동전을 만지작거리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한 번 더 주머니를 뒤져봅니다. 백 원짜리 동전 하나만 있으면 되는데 호주머니마다 안타까움만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바로 그때입니다. “자요!” 자전거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던 꼬마가 어느 새 다가와 하는 말입니다. 대학생은 꼬마가 내민 백 원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 허리를 수그립니다. 그러고는 꼬마와 눈높이를 맞춥니다. 대학생의 눈 속에서 꼬마는 말갛게 웃고 있습니다. 대학생도 꼬마의 눈 속에서 해맑게 웃고 있습니다. “너 정말 이 돈 나한테 주고 싶어?” 꼬마는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대학생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꼬마의 입가에 묻어있는 자장부터 손수건으로 닦아 줍니다. 그러고는 꼬마에게 묻습니다. “사탕도 사 먹을 수 있고, 뽑기도 할 수 있을 텐데 그래도 주고 싶어?” 꼬마는 여전히 말갛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렇다면 공짜로야 받을 수 없지. 너, 말 타고 싶지 않니?” 꼬마는 대답 대신 눈을 크게 뜨고 호두과자 두 개가 들어갈 만큼 입을 활짝 벌립니다. “말 타면 어디 가고 싶은데?” “엄마, 아빠 있는 고가도로 아래요.” 대학생은 꼬마를 자전거 짐받이에 태우고 안장에 앉습니다. 그러고는 페달에 발을 올려 놉니다. “오늘은 이게 우리 말이야. 그럼, 간다?” 대학생이 묻는 말에 꼬마는 좋아서 만세를 부릅니다. “이랴!” 자물쇠가 채워져 있어서 자전거는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지만 두 사람은 신나게 달립니다. 따가닥 따가닥 소리를 내면서 차들을 앞지르고 신호등을 건넙니다. 꼬마는 엄마, 아빠한테 가서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습니다. 그런 다음엔 엄마와 아빠도 말을 태워주고 싶습니다. 어서 달려가 히힝 소리 내는 말 위에 엄마와 아빠를 태우고 싶습니다. “이랴!” 대학생이 다시 한 번 더 채찍질을 합니다. “이랴!” 꼬마도 엉덩이를 들썩이며 대학생을 따라 합니다. 어느 새 대학생은 배고픈 것도 잊고 어린 시절로 달려갑니다. 제주도에서 조랑말을 타고 놀던 바로 그때입니다.IMF때 부도를 맞지 않았다면 아버지는 지금도 목장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대학생은 더욱 열심히 말을 몹니다. 바다가 보이고 저 멀리 섬들이 보입니다. 갈매기들은 끼룩끼룩 노래하면서 배들과 달리기 시합을 하고, 파도는 철썩철썩 응원을 합니다. 그 너머로 저 멀리 예쁜 섬 하나가 보입니다. 엄마처럼 따뜻하고 아빠처럼 든든한 제주도입니다. 이제 조금만 더 달리면 제주도에 닿을 듯합니다. 그때 꼬마가 엉덩이를 요란스럽게 흔들며 외칩니다. “엄마다!” 그 말에 대학생도 덩달아 “엄마다!” 하고 외칩니다. 어느 새 달무리가 덩그렇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참 평화롭고 배부른 저녁입니다.
  • 경제부처 ‘제 논에 물 대기’

    과거 한솥밥을 먹던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 금융감독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가 정부 조직개편을 앞두고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예산처와 금감위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일본의 ‘대장성’ 개혁을 거론한 것과 관련, 재경부의 정책조율 기능이 실패한 것으로 해석했다. 반면 재경부는 당초 50명에서 출발한 기획예산위원회가 기획예산처로 개편되면서 450명의 거대 조직으로 불어난 점을 문제삼았다. 예산을 정책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재정집행의 비효율성이 생겨났고 부처간 갈등을 심화시키는 장본인이 됐다고 꼬집었다. 공정위는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존폐 여부와 관련없이 경쟁당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재경부 “중장기 전략 우리가 맡아야” 2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예산기능과 정책기능을 합치고 부처간 정책조율 기능은 청와대 경제수석에 넘긴다는 원칙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세제와 금융 및 재정을 함께 떼내 ‘재무부’를 신설할 것인지, 아니면 세제는 그대로 두고 재정과 금융만 분리해 금감위·금융감독원과 합치는 ‘금융부’로 둘 것인지만 과제로 남았다. 재경부 관계자는 “어떤 방안으로 결정나든 예산처와 재경부의 정책기능은 합칠 수밖에 없다.”면서 “이 경우 예산처는 국가정책을 기획했던 조직은 과감히 접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획예산처가 아닌 예산처로서 재경부에 흡수돼야 하며 ‘2030 비전’과 같은 중장기 국가전략은 재경부에 맡기는 게 순리라는 뜻이다. 금융을 분리하더라도 정책 기능을 금감위에 넘기기보다 금감원과 금감위를 통합한 금융감독청을 재무부 등의 산하에 두는 게 업무 특성상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부처간 업무조율은 청와대에 신설되는 경제수석에 맡겨, 예산과 금융이 견제하는 구도도 바람직하다고 했다. 중소기업 지원 등 산업정책이 금융과 밀접하고 책임질 부분도 있기에 금융과 재정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은 어렵다고 덧붙였다.●금감위 “재경부서 금융 부문 넘겨야” 금감위는 “전형적인 모피아(옛 재무부)식 발상”이라면서 “금융부든 재무부든 금융감독 당국을 산하기관으로 둔다는 것은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의 효율성만 따진다면 오히려 금감위에 재경부의 금융정책을 넘기는 게 맞지 않느냐고 반박했다.●예산처 “예산·정책·세제 묶을수도” 예산처 관계자는 “예산처가 재경부 정책기능과 합친다고 계획경제 시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면서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고 시스템 위기관리를 위해 중장기 전략을 짜려면 지금의 예산처가 확대개편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세제와 금융과의 연계성만 강조하는 것도 맞지 않다고 했다. 예산과 세제는 ‘동전의 양면’인 만큼 예산·정책·세제를 묶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공정위 “경쟁당국 강화는 세계적 추세” 공정위는 “세계적인 추세가 경쟁당국의 기능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면서 “출총제 폐지 여부와 관련없이 독과점 시장을 감시해 온 기능은 확대·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도 이날 시무식에서 “과거에 관행적으로 용인됐던 독과점의 폐해를 효과적으로 시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시장감시 기능이 친기업 정책과 배치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경부는 재벌정책에 방점을 찍었던 공정위의 조직과 기능은 출총제 폐지 등으로 축소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영원한 ‘파워포워드’ 유영주 WKBL 해설자

    [스포츠 라운지] 영원한 ‘파워포워드’ 유영주 WKBL 해설자

    “다시 태어나도 농구를 할 거예요.” 천생 농구인이다. 언니의 농구화를 신고 싶어서 시작한 농구 인생은 어느새 23년이 훌쩍 지나갔다. 다시 돌아가고 싶은 시절을 꼽으라 했더니 실업 초년병 시절 체력을 키우려고 땡볕에서 덤프트럭 타이어를 끌던 순간을 이야기한다.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97년 방콕아시아선수권에서 우승하며 최우수선수(MVP)·득점왕을 휩쓸었을 때,99년 시즈오카아시아선수권에서 시드니올림픽 티켓을 따내며 국가대표로서 유종의 미를 거뒀을 때 등 찬란했던 순간이 아니었다. 한국 여자농구가 낳은 최고의 올라운드플레이어 유영주(36)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농구 열정으로 가득 찼고, 하루 24시간 내내 농구밖에 모르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라고 그 까닭을 설명한다. ●올스타 팬투표 5위… 내달 5일 코트에 선다 최근 여자프로농구 10주년 올스타전 팬 투표에서 쟁쟁한 현역 후배들을 제치고 당당히 5위를 차지했다.1위는 동기인 정은순. 올드스타로 베스트5에 든 것은 이들 두 명뿐이다. 예기치 못한 결과여서 놀랐지만 “아직 죽지 않았어.”라는 자부심도 생겼다. 하지만 내심 다음달 5일 올스타전 출전이 걱정된다. 지난달 한국 농구 100주년 행사에서 은퇴 뒤 처음으로 코트를 누볐는데 스스로 ‘망신’이라고 할 정도로 헐떡거렸기 때문이다. 이번엔 제대로 보여 주고자 특별훈련을 시작했는데 이틀 만에 무릎에 물이 차 쉬고 있다고 웃었다.“그래도 ‘빽차(에어볼)’는 날리지 말아야죠. 그렇지 않아도 (정)은순이와 통화했는데, 후배들을 많이 뛰게 하자고 의기투합했어요. 호호호∼” 이번 올스타전에서 아쉬운 점은 옛 스타들이 많이 나오지 못한다는 것.“현역 선수들은 언제라도 볼 수 있잖아요.100주년 때 몸은 힘들었지만 정말 가슴 설레고 행복했거든요. 앞으로 그런 기회가 올드 스타들에게 많이 주어졌으면 합니다.” 그는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인터넷 TV 해설자를 맡아 톡톡 튀는 입담과 호탕한 웃음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도자의 길을 걸으며 농구를 보는 ‘제3의 눈’을 키우기 위해 잠깐 외도를 한다고 여겼으나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해설에 갈채를 받고 있다. 남편 뒷바라지하랴 쌍둥이 아들 키우랴 숨가쁜 생활 속에서 힘들지 않냐고 물었더니,“스스로 슈퍼우먼이라고 최면을 걸어요. 일상생활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제가 제일 좋아하는 농구를 통해서 풀 수 있으니까 정말 좋지요.”라고 했다. 농구 해설을 듣던 시어머니가 아이들에게 “너희 엄마는 왜 밖에만 나가면 신나니.”라고 푸념 할 정도. ●“후배들이여 농구에 미쳐라” 유영주는 현역 막바지에 부상 때문에 주로 벤치를 지켰고, 은퇴식도 없이 쓸쓸하게 코트를 떠났다.‘빅3’ 가운데 후배인 전주원(35·신한은행)이 아직도 코트를 누비는 게 부럽지는 않을까. 후배의 철저한 몸 관리가 정말 샘난다 하면서도 그는 “항상 최고에 있다가 바닥을 치면서 굉장히 쓰라렸죠. 하지만 그때 후보의 심정도 헤아릴 수 있게 돼 코치를 할 때는 좋은 약이 됐습니다.”라고 돌이켰다. 요즘 여자농구가 예전에 견줘 하향 평준화된 것을 놓고는 “미래를 내다보고 키우는 선수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후배들에게 당부를 덧붙였다.“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다.(不狂不及)”고. 인천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유영주는? 출생 1971년 11월29일(음력) 인천생 키 178㎝ 몸무게 비밀 학교 송림초-인성여중·고-극동전문대 가족 남편 방경일(34)씨, 쌍둥이 아들 성원, 성인(이상 2) 취미 제트스키, 수영
  • [열린세상] 크리스마스와 양극화/이성형 이화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크리스마스와 양극화/이성형 이화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강북으로 이사를 온 뒤 유난히도 좌판이나 구멍가게와 자주 부딪친다. 추운 날씨에 손님도 별로 없지만 가게 주인은 근심 가득한 눈초리로 거리를 바라본다. 가끔 과일 같은 것을 사기도 하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다. 양극화 경제에 비공식 부문은 줄기는커녕 증가하고만 있는 것 같다. 반면에 백화점이나 큰 마트에 가면 낮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붐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인지라 가족들이 함께 나와 선물을 고르고, 먹을거리도 챙긴다. 주차장은 만원이고, 들어가고 나가는 사람들로 뒤엉킨다. 서울 강북의 하늘 아래서 볼 수 있는 두 풍경이다. 크리스마스는 원래 구유에서 태어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축제날이다. 기독교인이든 아니든 모두 이 시즌을 즐긴다. 모두가 1년 동안 숨 가쁘게 지나온 나날을 반성하고 휴식, 반성, 그리고 나눔의 계기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 내에서도 유파에 따라 이날을 기념하는 방식이 다르지만, 그 기원은 동짓날을 기념하는 로마 축제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동짓날은 추운 계절이고, 먹을 것도 점점 줄어드는 시즌이다. 가난한 자들은 함께 모여 가진 떡을 나누고 추위를 견디는 나눔의 날로 삼았다. 부자들에게는 이런 종류의 연대가 필요하지는 않았으리라. 동짓날 축제는 당대 로마에서 ‘불멸의 태양 탄생일’로 불렸다. 이 축제는 12월22일에서 25일 사이에 행해졌는데, 동짓날 이후 낮이 점차 길어지는 것에 착안하여 태양신의 재탄생을 기념했다고 한다. 제국의 영토를 안정화한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274년에 축일을 12월25일로 확정했다. 이 황제는 태양 숭배를 미트라 신으로 단일화하고, 이를 기념하여 자신을 격상하는 ‘태양, 로마제국의 군주’란 동전도 주조하였다. 제국 내에서 성장하고 있는 기독교회는 이교 신앙인 태양신 축일을 ‘그리스도 탄신일’로 점차 대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13세기가 되어서야 크리스마스 축일이 일반화된다. 오늘날처럼 크리스마스의 상징물이 확정되는 과정도 여러 군데의 관습이 반영되었다. 아시시의 성프란시스코 성인은 성탄일의 상징물로 구유에 누인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그림이나 조형물을 퍼뜨렸다고 한다. 당시 로마 기독교인들은 푸른 나뭇가지로 집안을 장식하고 손님들과 선물을 나누고 축하했다고 한다. 오늘날처럼 푸른 나뭇가지를 전나무로 바꾸고 조그만 장식물이랑 전구를 다는 관습이나 화려한 루미나리아를 만든 것은 독일인들이었다. 결국 독일인들이 만든 상징이 세계화된 것이다. 서양에서는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부활절은 친구들과 함께”란 말을 가끔 한다. 부활절은 봄철 대지의 기운이 솟아오르고, 음식물도 비교적 풍부한 시즌인지라 굳이 나눔을 강조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독일인들이든 로마인들이든 크리스마스에는 가족이 함께 모여 파티를 했다. 부유한 대갓집도 집주인 가족이랑 일꾼 가족이랑 모두가 함께 모여 시즌을 즐겼다. 인색한 스크루지는 모두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았고, 크리스마스는 오랫동안 나눔의 축제로 자리매김을 했던 것이다. 독일의 신학자 한스 큉은 오늘날 기독교회 내에서 공동체적 연대 감정이 약화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구유에서 난’ 예수의 삶과 말씀에 좀 더 충실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이웃에 대한 사랑, 가난한 자와의 연대, 부정한 구조에 대한 저항, 자선, 자유, 온유함, 청빈, 기쁨, 관대한 용서와 봉사’의 정신이야말로 크리스마스에 우리가 새겨야 할 교훈이라고 한다. 이제 새해에는 새정부도 출범한다. 세계화의 수준이 높아지고 심도가 강화될 때마다 양극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하지만 사회가 깨어지지 않고 유지되려면 약자와 가난한 자에게도 최소한의 생계수단이 주어져야 하고 희망을 잃지 않게 해야 한다. 새정부가 사회정책 분야에서도 해야 할 일이 엄중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이성형 이화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 “팔레스타인 학살 사과합니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이 50여년 전 발생했던 팔레스타인인 대학살 사태에 대해 사죄의 뜻을 밝혔다. 2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페레스 대통령은 전날 이스라엘 남부의 크파르 카셈을 방문,“과거 이곳에서 벌어진 끔찍한 일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모두 신의 자식이며 누구도 다른 이를 살해하거나 억압하고 모독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1956년 10월 이스라엘의 이집트 공격으로 제2차 중동전쟁이 발생한 첫 날 국경지대를 지나던 아랍계 노동자 48명이 국경수비대 요원들의 총격을 받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스라엘측은 당시 국경수비대가 노동자들에게 총을 쏜 것은 이들이 야간 통행금지령을 어겼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으나 숨진 아랍계 노동자들은 야간 통행금지령을 통보받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텔아비브(이스라엘) dpa 연합뉴스
  • [베트남 진출 기업] SK텔레콤

    [베트남 진출 기업] SK텔레콤

    좋은 통화품질, 경쟁력 있는 단말기, 합리적 요금제로 베트남 시장을 공략한다. SK텔레콤은 지난 2000년 베트남 이동통신 시장에 뛰어들었다. 베트남은 8400만명의 인구와 연평균 7∼8%의 경제성장률을 기반으로 이동전화 가입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9월말 현재 이동통신 가입자는 3417만명으로 2001∼2006년 연간 평균성장률이 77%나 된다. 지난해 말 인구대비 이동전화 보급률이 23.9%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더 높다. SKT의 베트남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서비스인 에스폰(S-Fone) 가입자는 10월말 현재 320만명을 돌파했다. 베트남 1위 이동전화 사업자인 비에텔의 가입자(1192만명)나 모비폰(984만명), 비나폰(839만명)에 비해선 적지만 이들은 모두 GSM(유럽방식)방식이다. 2003년 7월 선보인 에스폰은 CDMA방식이다. 에스폰의 가입자가 300만명이 넘으면서 기존 3개의 GSM사업자와 함께 ‘4강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비스를 선보인 지 4년만에 SKT가 이같은 성과를 보일 수 있었던 것은 국내이동통신 1위 사업자의 경험을 베트남에서도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에스폰은 분 단위로 통화요금이 부과되던 베트남 시장에서 한국과 마찬가지인 10초당 요금제를 선보였다. 기존 선불요금제의 착·발신 기간제한을 없앤 ‘포에버 요금제’도 도입했다. 새 요금제 출시와 함께 무료통화제공, 금요일 극장 무료판촉기법 등 한국에서 검증된 방법을 현지에 적용한 것도 가입자 유치에 크게 기여했다. 삼성전자와 모토롤라 등 60여종이 넘는 경쟁력있는 단말기도 보유하고 있다. SKT는 베트남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문고 사업과 얼굴 기형 어린이 무료 시술 사업을 진행했다. 또 최근엔 호찌민에 정보기술(IT) 센터를 건립했다.‘SK텔레콤 IT센터’는 베트남의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을 펼치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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