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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통북통남의 길 찾자/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통북통남의 길 찾자/황성기 논설위원

    우리 대통령들은 외교 데뷔의 무대로 미국을 택했다. 그 방미길에는 몇글자 캐치프레이즈가 따랐다. 첫 문민 출신의 자부가 담긴 김영삼(YS) 대통령의 ‘신외교’,IMF 위기 직후 경제를 살린다는 김대중(DJ) 대통령의 ‘세일즈외교’, 민족을 앞세운 노무현 대통령의 ‘자주외교’가 그것이다. 오늘 방미길에 오르는 이명박(MB) 대통령은 ‘실용외교’라는 말을 붙였다. 4차례의 정권 교체를 겪은 15년간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방미에 변하지 않는 의제는 북한의 핵이다.3명의 대통령이 미완의 핵을 상대했다면,MB는 실험을 마친 핵을 마주하고 있다. 미완의 핵이란 공통 과제를 안고 있었던 지난 대통령들은 북핵에 ‘굳건한 한·미 공조로 대응’한다는 합의에선 일치했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미묘하게 달랐다.YS는 핵을 지렛대로 한 북·미의 접근과 남의 소외를 경계했다. 그의 경계심은 적중했다. 집권 2년째 통미봉남(通美封南)의 제네바합의를 목도하고는 미국과 불편해졌다. DJ는 YS를 반면교사 삼아 첫 방미 때 북·미 교류를 지지했다. 북·미가 좋아지면 남북도 좋아지고 한·미 관계도 튼튼해진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DJ는 대북 포용정책을 혐오하는 조지 부시 행정부의 출범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그 역시 정권 후반부 한·미 관계가 순탄치 못했다. 최악의 대북·대미 상황을 물려받은 노 대통령은 전쟁불사를 외치며 분기탱천하던 미국을 달래랴, 반미·좌파 인상을 불식하랴 힘겨운 첫 방미의 여정을 보냈다. 그런 점에서 MB의 방미는 완성된 북핵을 등에 지긴 했어도 그 어느 대통령보다 수월하다. 길은 멀어도 핵폐기의 고지가 보이기 시작했고, 부시와도 눈높이가 맞다.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북핵만큼은 큰 이견 없이 조율을 해낼 것이란 기대를 해본다. 문제는 남북관계다. 대통령은 핵을 포기하면 지원한다는 ‘비핵 개방 3000’을 천명했다. 핵타결 전까지는 남북관계를 움직이기 어렵다는 얘기다. 북한 입장에선 10년만에 강팔라진 남이라는 우회로를 거치지 않고 미국과 결판 짓자는 통미봉남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최근의 남북경색에 이은 싱가포르 북·미 잠정합의에서 그런 조짐이 보였다. 14년 전처럼 남한이 소외되지 말란 법은 없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는 통미봉남은 성공할 수 없다고 경고를 보내면서, 부시 대통령에게는 비핵화를 촉구하는 통미봉북(通美封北)의 모양새가 될 소지는 충분하다. 한 손에 떡을, 다른 한 손엔 독을 쥐곤 따라오길 기다리는 오만일 수 있다. 나아가 한반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미국으로부터 경직된 대북 정책의 수정을 요구 받을 공산조차 있다. 비핵화와 평화 공존은 앞뒤가 따로 없는 동전의 양면이다. 집권 초기의 미국 친화를 비웃기라도 하듯 말기에 불편해졌던 관계 복원을 MB가 첫 방미에서 이루는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미국과의 관계 복원이든 동맹 강화든 한반도 평화 없이는 무의미하다. 한반도 평화의 열쇠는 그 누구도 아닌 우리가 쥐고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남북관계의 안정이 필요하다. 한·미가 핵해결 의지를 확인하는 것으로는 모자란다. 정상끼리의 ‘남북관계’대화에서 통미통북의 새 모멘텀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이 대통령이 지향하는 유연한 실용일 것이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남북이 통미는 하되, 봉남과 봉북으로 대치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통신업계 “異種과 뭉쳐라”

    통신업계 “異種과 뭉쳐라”

    소비자에게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기업 마케팅의 중요한 화두다. 이를 위해 많이 쓰는 방법이 다른 업종 기업들과 손잡기다. 통신업계가 이런 ‘이종(異種)간 제휴’를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회사 자체적으로는 유선전화, 이동전화, 인터넷접속, 인터넷(IP)TV 등 자사 서비스를 한데 묶는 ‘결합’을 가속화하면서 대외적으로는 금융·유통·주유소·극장 등 다른 업종과의 ‘연합’을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가격·편의성 등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자기들을 경쟁상대로 생각하지 않는 다른 업종의 텃밭으로 마케팅 전선을 넓혀보자는 게 주 목적이다. 상대방(비 통신업) 사업자들은 가입자 규모가 큰 데다 온라인에서의 역량이 강한 통신회사들과 유통망을 공유하는 이점이 있다. ●외환업무 보며 해외 공짜전화 LG데이콤은 14일 우리은행과 손잡고 전국 202개 우리은행 유학이주센터에 ‘myLG070 무료체험존’을 설치했다. 우리은행 고객들은 이곳에서 유학상담이나 외환업무를 보면서 myLG070폰으로 공짜 국제전화를 걸 수 있다. 또 무료체험존을 통해 myLG070에 가입하면 7만∼9만원대 myLG070폰을 무료로 준다. KT는 국내 최대 온라인 쇼핑몰 G마켓과 제휴해 G마켓 사이트 안에 ‘메가G존’을 개설했다. 이곳을 통해 IPTV 메가TV의 새 콘텐츠를 소개하고 G마켓 이용 때 혜택을 준다. 메가TV 무료체험을 신청하면 2만원짜리 G마켓 상품권과 함께 3개월간 무료로 메가TV를 볼 수 있다. ●할인점·레스토랑도 할인 서비스 KTF는 ‘쇼(SHOW) 앤 파트너스’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제휴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국내 최대 할인점 이마트와 연계해 3세대 이동전화 쇼 가입자에 한해 통화 이용량에 따라 월 2만 5000원까지 이마트 물품구입 비용을 깎아주는 ‘쇼 이마트 요금’이 대표적이다. 월 3만원까지 교통비를 할인하는 ‘쇼 교통할인’,CGV와 제휴한 ‘쇼 CGV 영화요금’ 등 상품도 내놓았다. 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과 함께 하는 ‘주유할인 요금제’, 동부화재와 손잡고 건강보험에 무료로 가입시켜 주는 ‘유비무환 요금제’ 등도 운용 중이다. LG텔레콤은 GS칼텍스와 제휴해 ℓ당 최대 600원을 통화료에서 할인해 주는 ‘주유할인’, 아시아나항공과 손잡고 통화료 1000원당 최대 17마일을 적립하는 ‘항공마일리지’, 교보문고와 함께 휴대전화를 통해 책을 사면 책값을 깎아주는 ‘손안의 쇼핑’ 등을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여행사 등과 제휴해 ‘여행&(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행상품 구매, 여행잡지 제공까지 여행에 관한 모든 것을 휴대전화로 해결할 수 있다.‘맛있는 모바일’ 서비스에서는 월 3900원의 정보이용료만으로 ‘마르쉐’ ‘오므토토마토’ 등 레스토랑에서 최대 4만 5000원어치의 할인혜택을 볼 수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애경그룹 유통부문과 제휴, 하나TV에 ‘애경백화점 삼성몰’ 을 입점시킨 카탈로그 방식의 쇼핑서비스를 상반기 중 선보인다. 정만호 KT 미디어본부장은 “서비스 융합과 상품 결합의 가속화로 통신업계가 과거 어느 때보다 다양한 마케팅 판로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종간 제휴는 앞으로 전방위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朴 “복당 않으면 민의 저버리는 것”

    “이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민의를 저버리는 것이다.” 18대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살아서’ 돌아온 친박성향 당선자들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표는 친박 당선자들의 ‘조건 없는’ 복당을 강하게 촉구했다.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와 친박 무소속연대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친박성향 당선자 24명은 11일 박 전 대표의 대구 달성 사무실을 찾아 박 전 대표와 ‘감격적인’ 재회를 했다. 박 전 대표가 선거 기간엔 지역구를 찾아오는 측근들과 간단한 인사 정도만 나눠왔기 때문에 이번 만남이 60여개 의석수를 확보한 친박진영의 첫 공식 회동이다. 박 전 대표와 친박의원들은 오랜만의 ‘회후’가 감격스러운지 시종일관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친박의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은 박 전 대표에게 “한번 안아주셔야죠.”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진 박 전 대표의 모두발언에서는 ‘살아 돌아온’ 친박의원의 복당 문제를 놓고 강경한 발언이 쏟아졌다. 박 전 대표는 “제가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애시당초 잘못된 공천으로 이분들이 고생을 하셨다.”며 “당연히 당에서 이분들을 받아들여야 한다. 만약 받아들이지 않으면 공천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며 또한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당 지도부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선별적 복당 허용에 대해서는 “이는 정당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못을 박고,“이러한 발상은 당이 애시당초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공천을 한 것과 동일한 것”이라며 수용할 뜻이 전혀 없음을 강조했다. 회동 이후 가진 식사자리에서 친박연대와 무소속 연대는 공동전선을 구축하기로 했다. 브리핑을 맡은 유기준 의원은 만찬 후 기자들과 만나 “무소속이건 친박연대건 관계없이 행동을 통일하기로 했다.”면서 “한나라당에서 시도하고 있는 선별입당 시도는 당장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연대는 오는 16일 동작동 국립 현충원을 공동 참배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동 행동에 나설 방침이다. 이날 만찬에는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 홍사덕 선대위원장과 친박 무소속 연대의 김무성 의원 등 당선자 24명과 낙선한 엄호성·이규택 의원, 한나라당 유정복 의원과 18대 비례대표 당선자인 이정현 공보특보가 참석했다. 친박연대 송영선 대변인과 출당 처분을 받은 김일윤 당선자는 불참했다. 대구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BIG 클러치백 이유있는 변신

    BIG 클러치백 이유있는 변신

    ■통 큰 그녀, 多 담다 몇 년 전 남자들 사이에서 손가방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멋쟁이라 자처하는 남자들은, 곗돈 또는 일수 받으러 다니는 아줌마들이나 들고 다닐 것 같은, 직사각형 모양의 작은 손가방을 꽤 애용했다. 한동안 길거리에는 작은 가방을 들거나 겨드랑이에 끼고 다니던 남자들이 넘쳐났다.“저런 가방을 들고 다니는 남자는 매니저 아니면 웨이터”라는 비아냥은 이들에게 문제가 아니었다. 그때의 멋쟁이들은 이제 손가방을 내려놓고 요즘은 마대자루만큼 큰 ‘빅백’을 메고 다닌다. 여자들에게 손가방(또는 손지갑)을 든다는 것은 동네 시장이나 슈퍼에 간다는 신호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격의 없는 자리에 들고 나가던 손가방이 1∼2년 사이 귀한 대접을 받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 파티 문화가 본격 상륙할 즈음이다. 어느새 손가방은 연말연시 모임이나 특별한 행사에 어울리는 옷차림 제안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중요 아이템이 됐다.‘클러치백’이라는 영어로 더 자주 불리면서 ‘패셔니스타’라면 하나쯤 가지고 있어야 할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된 것이다. 패션쇼에 참석한 여자 연예인들이나 레드 카펫을 밟고 선 여배우들의 손에 어김없이 들려 있던 클러치백은 시선을 앗아갈 만했다. 하지만 그들의 것은 예쁘기는 하지만 도무지 립스틱 하나 들어가기도 힘들 만큼 크기가 작고 폭이 좁아 멋도 좋지만 실용성도 포기할 수 없는 여성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올들어 비실용성의 극치를 달리던 클러치백들이 쓸모있는 변화를 이뤄내고 있다. 화장품뿐 아니라 MP3와 휴대전화, 디지털 카메라 등 이것저것 챙겨 넣어야 할 것이 많은 신세대 여성들의 소구에 맞게 품을 넉넉하게 키우고 있는 것. 실제로 이번 봄·여름 컬렉션에서 수많은 디자이너들이 이 특별한 소품에 색다른 관심을 보이며 풍성한 실루엣을 자랑하는 클러치백을 쏟아냈다. 끈을 달아 크로스로도 이중 연출이 가능한 실용성에 무게를 둔 제품도 눈에 들어온다. 재치있는 디자인으로도 눈길을 끈다. 편지봉투 모양, 토트백을 그대로 반으로 접은 모양, 똑딱이가 달린 동전지갑 모양 등 발랄한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소재는 광택감을 주는 에나멜, 비닐 등이 많이 쓰였고 엠보가공(가죽을 압축해 결만 살림)하여 악어, 낙타가죽, 뱀피 등의 느낌을 살리거나 캔버스천을 사용, 무게도 가격도 한결 가벼워졌다. 계절이 계절인 만큼 요즘 가장 사랑 받는 색상은 핫핑크. 영원한 인기색상 검정색을 기본으로 노랑, 초록, 파랑의 강렬한 원색부터 하늘색, 아이보리, 연핑크 등 봄을 느끼게 하는 색상들이 여심을 끌어당기고 있다. 걸고 메던 큼지막한 가방을 손에 들거나 옆구리에 턱하니 찔러 넣은 것만으로도 세련미가 뚝뚝 흘러 넘친다. 굳이 신경써서 차려입지 않아도 옷발이 확 산다. 정장뿐 아니라 청바지, 미니스커트, 레깅스 등 편안한 옷차림에 들어도 손색이 없다. 직선으로 떨어지는 미니원피스, 부티(발목 부츠), 커다란 선글라스도 빅클러치백과 궁합이 잘 맞는 아이템들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리복과 디자이너 정욱준의 만남 ‘엑소핏바이준지’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은 나 자신을 글로벌하게 만드는 것” 디자이너가 옷 외에 그의 이름을 딴 신발을 내놓았다는 것은 꽤 ‘떴다’는 걸 의미한다. 예를 들어 요지 야마모토, 질 샌더, 알렉산더 매퀸 등 외국의 유명 디자이너들을 보면 그렇다. 이들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와 손잡고 만든 자신들의 이름을 딴 운동화 한 켤레씩은 가지고 있다. 이런 흐름에 국내 디자이너 정욱준도 가세했다.‘론커스텀’이라는 확고한 브랜드를 갖고 있는 그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리복과 손잡고 ‘엑소핏바이준지’를 출시했다.‘준지’는 그의 이름을 외국인이 발음하기 어려워 해외 진출시 사용하는 예명이다.‘엑소핏’은 리복의 스테디셀러로 최근 목이 높은 운동화 일명 ‘하이탑 슈즈’의 열풍으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품목이다. “‘10년 전 패션은 촌스럽다.20년 전 패션은 아름답다.30년 전 패션은 우아하다.’라는 말이 있는데 맞는 거 같아요. 불과 3년 전만 해도 1980년대 패션은 굉장히 촌스럽게 여겨졌는데 이제 전 세계적으로 재조명을 받고 있거든요.” 지금은 스키니진과 컨버스화로 불리는 ‘단고바지’와 ‘비비화’에 열광하며 80년대를 보낸 그에게 ‘엑소핏’을 재해석하고 싶은 욕심은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굽에 미묘한 차이를 두거나 에나멜(코팅처리한 가죽), 동물 문양의 가죽 등 소재를 달리하고 발목 부분에 플랩(덮개)을 다는 등 기본은 지키되 재미를 느낄 만큼 마음껏 변주했다고 설명했다.“3∼4단계 업그레이드했다.”고 자평한 ‘엑소핏 바이 준지’는 지난해 12월 파리에서 가진 2008 S/S컬렉션을 통해 처음 공개됐고 인터넷을 타고 열광적인 반응을 낳았다. 국내 출시가 당초 2월에서 4월로 늦춰지면서 마니아들의 애를 태웠다. 리복코리아는 “각 매장에 비치한 한 달 판매 분량의 엑소핏바이준지가 단 이틀 만에 80% 이상 소진되는 기염을 토했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일부 매장에만 깔린 이 신발이 조만간 구하기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파리 컬렉션 때 모델들의 반응이 남다른 데서 성공을 감지했다는 그는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들어가고 싶어 하는 파리, 뉴욕, 홍콩 등의 유명 편집매장에도 들어간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디자이너가 가진 영감과 디자인이 기업의 기술력을 통해 형상화되어 나오는 것이 협업의 매력”이라는 그는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은 나 자신을 글로벌하게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하지 않고서는 국내에 들어오는 온갖 유명 브랜드와 맞서 싸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두 차례의 파리 컬렉션을 통해 외국 패션 관계자들의 눈에 든 그는 현재 영국 선글라스 브랜드 ‘린다 패로’, 이탈리아의 리바이스격인 ‘멜팅 팟’과도 손을 잡았다. 있던 것을 해체해 뼈대를 다시 세우는 재미에 푹 빠진 그의 손에서 어떤 것이 빚어질지 기대된다.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손바닥 만한 ‘장수 달팽이’ 中서 화제

    중국에 ‘장수하는 대형 달팽이’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후베이(湖北)성 둥완(東莞)시에 살고 있는 양진선(楊進森·25)씨는 11년 전인 지난 97년 고향에 내려갔다가 우연히 달팽이 한 마리를 주웠다. 당시 14살이었던 양씨는 동전크기만한 달팽이를 집으로 데려와 정성들여 키우기 시작했다. 양씨는 “주말이 되면 풀밭에 내려놓고 산책을 시키기도 했다.”면서 “어렸을 때 작문 과제가 있으면 소재는 언제나 나의 ‘애완동물’인 달팽이였다.”고 밝혔다. 그의 정성만큼 주위를 놀라게 한 것은 달팽이의 수명. 일반적으로 달팽이의 수명은 5년에서 6년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양씨의 달팽이는 이미 11살을 훌쩍 넘어섰다. 게다가 동전 만했던 몸 크기도 현재는 성인의 손바닥만큼 자라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달팽이를 조사한 동물학자는 “일반 달팽이보다 2배 더 오래 살고 있다.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지날수록 몸 크기도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인의 극진한 사랑이 만들어낸 수수께끼”라며 놀라워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거품’ 키우는 中 작가 모시기 경쟁

    ‘거품’ 키우는 中 작가 모시기 경쟁

    국내 화랑가의 큰손들이 너나없이 중국을 ‘해바라기’하고 있다. 올봄 미술가에 봇물 터지듯 이어지는 중국 작가전들이 그 방증이다. 올 들어 지금까지 주요 화랑들이 마련한 중국 작가전은 줄잡아 10여개가 훌쩍 넘는다. 갤러리 현대의 탕즈강 전, 아트사이드의 런샤오린 전, 공화랑의 천롄칭 전, 공근혜갤러리의 천뤄빙 전, 어반아트의 인쥔·인쿤 전 등 지난 한 달 동안만 해도 여럿이다. ●베이징 올림픽 특수 노려 국내 유치 경쟁 이제 막 문을 연 전시도 있다. 이화익 갤러리의 ‘Bizarre Flavor:엽기적인 그녀들’전은 서울 송현동 본점에서 13일까지 이어진다. 추이슈원, 한야주안, 양나, 장슈앙 등 중국 여성작가 4인의 그룹전이다. 이들 모두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20∼30대 신인. 중국적 색채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다분히 만화적인 회화 작품들을 선보인다. 또 올 초 린톈루 개인전을 마련했던 표갤러리에서는 베이징 인민대학교 유화과 학장으로 풍경화를 주로 그리는 왕커쥐 개인전을 6일까지 열고 있다. 이처럼 앞다퉈 중국 작가들에게 전시장을 내주는 풍경은 이제 국내 화랑가에선 익숙하다. 베이징 올림픽 특수를 노린 중국작가 유치 경쟁은 올 상반기 더욱 치열해진 상황이다. 런샤오린 전에 이어 곧바로 아트사이드는 5월 펑정제 전을 기획했고, 아라리오서울도 7월 왕마이 전을 열 계획이다. ●전시회 열려면 요구사항 무조건 들어줘야 이쯤 되면 중국작가 모셔오기 물밑경쟁이 현지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벌어질 지는 불 보듯 뻔한 일.“해외 경매에서 작품가를 경신하는 스타 작가들의 작업실 앞에는 한국 화랑 관계자들이 줄서 대기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들릴 정도다. 개인전을 유치하기까지 실제로 울며 겨자 먹기로 시시콜콜한 요구사항을 다 들어줘야 하는 웃지 못할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달 28일 막을 내린 인쥔·인쿤 형제전. 지난해 가을 ‘우는 아이’ 시리즈로 유명한 인쥔 개인전을 성황리에 마감했던 어반아트 갤러리는 그의 전시를 올해 다시 열기까지 대단한 공력을 쏟아부었다. 개인전을 열기로 했던 인쥔이 갑자기 형 인쿤과의 합동전시를 요구하고 나선 것. 어반아트 갤러리 박명숙 대표는 “자신의 작품세계에 영감을 준 이가 중화영웅 시리즈를 그리는 친형 인쿤이니 함께 한국전시를 열어 달라고 느닷없이 요구해 당황스러웠다.”며 “전시일정을 이미 잡아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형제전을 열게 됐다.”고 귀띔했다. ‘중국의 김종학’으로 통하는 왕커쥐 개인전을 국내 최초로 마련하기까지 표갤러리도 몇년 동안 엄청난 공을 쏟았다. 표미경 실장은 “타이완의 현지 컬렉터가 나서 미술관 소장작품까지 끌어모아 어렵사리 성사시킨 전시”라면서 “그래도 150호짜리가 5000만원선으로 가격이 좋은 편이라 모두 팔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시작품 대부분이 미술관 소장품이라 일반이 살 수 있는 작품은 사실 몇 점 되지도 않았다. 작가 부부에 컬렉터 부부까지 특급호텔에 ‘모시는’ 등 제반경비도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검증 안된 작품 데려와 애매하게 소개하기도 현재 중국에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국내 상업화랑은 아트사이드, 갤러리 현대,PKM갤러리, 표화랑, 아라리오 등 10여개. 베이징 예술특구인 주창(酒廠)과 다산쯔(大山子) 지역에 대부분이 진출해 있다. 최근엔 개인 컬렉터가 베이징 등지에서 갤러리를 여는 사례까지 속속 생겨나고 있다. 중국 작가들과 친분을 쌓고 국내전을 섭외하는 건 대개 현지 갤러리의 큐레이터들 몫이다. 해외시장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중국 현대미술을 국내에 폭넓게 소개한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줄 잇는 중국 작가전이 나쁠 게 없다. 그럼에도 최근의 중국 쏠림현상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미술계 일각에서는 “다양한 작가들을 발굴해 소개한다기보다는 작품이 없어서 못 파는 스타 작가 위주의 경쟁적 나눠 먹기 러브콜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한다. 분위기에 편승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작가들을 소개하는 사례 또한 적잖다는 우려도 들린다. 한 화랑 관계자는 “작품성과 시장성 모두 검증되지 않은 작가를 데려와서는 ‘상업성은 부족하지만 현지 화단에선 호평받는 작가’란 식으로 애매하게 선전하는 갤러리도 있다.”며 “투자 목적으로 작품을 구입할 계획이라면 가격거품 여부를 철저히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13) 봄날의 과부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13) 봄날의 과부

    신윤복의 그림 ‘봄날의 과부’처럼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그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그림의 의미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 그림을 기법 차원에서만 독해한다면 그림을 제대로 읽은 것이 아니다. 사실 이 그림은 사회사적 독해를 요한다. 먼저 그림부터 꼼꼼히 챙겨 보자. 이 그림이 만들어내고 있는 공간. 기와를 얹은 담장이 에워싸고 있는 마당이다. 담장은 장방형의 돌을 쌓아 올리고 그 위에 기와를 덮었으니, 예사 집이 아니다. 권세 깨나 있고 돈 좀 주무르는 그런 집안이 분명하다. 그림 왼쪽 상단에는 담장 너머 흰 꽃, 붉은 꽃이 한창 피어나고 있다. 배나무 꽃인가, 벚나무 꽃인가, 배롱나무 꽃인가. 어쨌든 좋다. 이런 꽃으로 계절이 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의 짝짓기 그림에 담은 신윤복의 파천황적 발상 봄은 생명의 계절이고, 생식의 계절이다. 곧 봄은 생명을 잉태하는 계절인 것이다. 하여 그림 아래 부분의 마당에서 개 두 마리가 짝짓기를 하고 있다. 그림에 개의 짝짓기라니, 조선시대에 신윤복이 아니면 불가능한 파천황적인 발상이다. 한데 짝짓기를 하는 것은 개만이 아니다. 개로부터 시선을 조금 위로 올려보면 참새 두 마리가 짝짓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또 그 위로 참새 한 마리가 더 있어 파닥거린다. 바야흐로 봄은 짝짓기의 계절인 것이다. 식물의 꽃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식물의 성기가 아닌가. 꽃이 피고 수정이 되어 열매를 맺는 것은 식물의 짝짓기 행위다. 생명력이 충만한 봄은 어디서 왔는가. 당연히 담장 밖에서 왔다. 담장을 넘어오는 붉고 푸른 꽃이야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봄은 개구멍에서도 온다. 개 두 마리는 바로 담장 아래의 개구멍으로 들어온 것이다. 참새들이야 저 허공을 통해서 왔을 터이고. 그런데 담장 안은 어떤가. 이제 시선을 오른쪽 두 여인네로 옮겨보자. 두 여자는 비스듬히 누운 나무에 기대어 서 있다. 그런데 그 나무가 문제다. 나무는 소나무로되, 이미 꺾어진 소나무고, 살아 있다는 증거는 아래쪽의 빈약한 잎을 단 가지 둘뿐이다. 소나무는 죽어가고 있다. 집 밖은 생명력이 충만한 봄인데, 여기 돌담 안의 집은 죽어가고 있는 풍경이다. 이제 여자 둘을 보자. 오른쪽 여자는 삼회장저고리를 제대로 차려 입고 있고, 머리를 길게 땋아 댕기를 묶고 있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귀한 집의 규수다. 왼쪽 여자는? 구름 같은 가체를 올리고 있는데, 옷은 모두 흰색, 즉 소복이다. 이 여자는 결혼을 한 여자이고, 또 상중에 있다. 말할 것도 없이 남편이 죽은 여인이다. 왜 신윤복은 과부를 그림에 배치했는가 궁금하다. 여자 둘의 시선은 개의 짝짓기에 가 있다. 그런데 둘의 표정이 대조적이다. 처녀의 표정은 쌀쌀맞고 차갑고 무심하다. 하지만 과부는 배시시 웃는다. 무언가를 안다는 눈치다. 과부의 웃음에 신윤복의 의도가 있다. 신윤복은 과부의 소외된 성욕을 끄집어내고 있는 것이다. ●여성의 성적 욕망 철저히 억압한 가부장제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여성은 젊어서 남편이 사망했을 경우, 재혼, 곧 개가의 문제에 맞닥뜨리게 된다. 고려시대에는 남편이 죽어도 여성은 개가, 삼가(三嫁)할 수 있었고 이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조선 건국 이후 성리학의 가부장적 윤리관은 여성의 재혼을 윤리적 타락으로 규정했다. 성종 때 ‘경국대전’의 편찬을 완료하면서, 남성의 가부장제는 마침내 법으로 여성이 개가해서 낳은 자식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좋은 벼슬자리를 얻을 수 없도록 제한하였다. 이런 판국이었으니, 양반가의 여성은 사실상 재혼의 길이 막혔던 것이다. 이런 조치와 함께 남성의 가부장제는 남편이 죽고도 재혼하지 않은 여성을 절부(節婦)라 부르고, 남편을 위해 자기 신체를 자해하거나, 대신 죽거나, 남편이 죽었을 때 즉시 따라죽은 여성을 열녀라고 불러 정문을 내리는 등 사회적 명예를 부여하였다. 이런 정책이 강하게 추진되어 임진왜란, 병자호란 이후 여성의 수절은 양반만이 아니라, 일반 백성들에게까지 퍼졌다. 양반 상인 할 것 없이 남편이 죽으면 예사로 수절하였고, 남편을 따라 목숨을 끊는 경우가 속출하였다. 신윤복의 이 그림은 이런 사회적 배경을 깔고 있는 것이다. 젊은 여성이 수절할 경우 그 내면의 성욕을 처리할 방법이 묘연하였다. 조선조의 가부장제는 여성의 성을 출산과 쾌락으로 분리하고, 후자를 음란함으로 규정하였다. 따라서 남편이 죽은 뒤 홀로 남은 여성의 성은 출산이 배제된 성이기에 쾌락만이 남았고, 그것은 자동적으로 음란함이 되었다. 홀로 된 여성은 자신의 성적 욕망을 발설할 수가 없었으니, 이것은 가부장제가 여성에게 가한 가장 큰 폭력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남성은 이와는 반대로 아내가 죽으면 속현(續絃)이란 그럴 듯한 말로 재혼을 할 수 있었고, 기생제도와 축첩제도 등을 통해 능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성적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사실 개가를 금지하는 것은, 한 남성이 자신이 죽은 뒤에까지 여성의 성을 독점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곧 조선의 가부장제는 여성의 성적 욕망을 억압하고, 남성의 성적 욕망을 일방적으로 관철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내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성욕은 사라지지 않고 다만 변형될 뿐 가부장제가 아무리 여성의 성욕을 억압하는 담론을 유포해도 여성의 성욕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성욕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그것은 변형될 뿐이다. 박지원의 ‘열녀함양박씨전’의 서문은 한평생 밤이면 동전을 굴리면서 지새운 과부의 이야기를 싣고 있다. 과부는 이렇게 말한다.“무릇 사람의 혈기는 음양에 근본을 두고 있고, 정욕은 혈기에 모이며, 생각은 고독한 가운데서 생겨나고, 아프고 슬픈 감정은 생각하는 데서 우러나겠지. 혈기가 때로 왕성하면 어찌 가부라고 정욕이 없겠느냐? 가물거리는 호롱불 아래 그림자를 조문(弔問)하며 외로운 밤 지새기가 괴롭고, 게다가 처마에 빗방울이 뚝뚝 떨어진다든지 창에 달빛이 환히 들어올 때, 오동잎 하나 뜰에 날리고, 외기러기는 하늘에서 울고 가고, 멀리 닭의 울음소리 들리지 않고, 어린 종년은 쿨쿨 코를 고는데 혼자 잠 못 이루는 이 고충을 누구에게 하소연하겠느냐?” 어떤가. 과부의 성욕을 억압하는 것이 어떤 형벌인지 짐작이 가는가. 양반가의 이 여인은 자신의 성욕을 억압하는 데 성공했지만, 현실에서는 꼭 그렇지도 않았고 별의별 일이 다 벌어졌다. 조선후기의 문헌인 ‘기문’이란 책에는 과부의 이야기가 둘 실려 있는데, 매우 흥미롭다. 한 과부가 계집종을 데리고 수절하며 사는데, 계집종 역시 남편을 잃고 수절하였다. 어느 날 동네에 송이버섯 장수가 왔다. 과부는 송이버섯이 남성의 성기와 같이 생긴 것을 보고는 계집종을 시켜 값을 따지지 않고 모두 사오게 하였다. 용도야 뻔하다. 두 여자는 송이를 ‘덕거동’이라 부르고 욕망이 솟을 때마다 덕거동으로 욕망을 달랬다. 이야기는 이어지지만 여기서 멈추자. 또 다른 이야기 역시 과부의 것이다. 어느 날 과부가 이웃에 사는 기생이 잘 생긴 사내와 온갖 성희(性戱)를 즐기는 것을 보고 치솟아 오르는 욕망을 누를 길이 없어 집으로 돌아와 자위 행위에 빠진다. 이게 너무 심하여 마침내 말을 못하게 되었다. 이웃에 사는 할미가 무슨 일로 찾아왔다가 여자가 벙어리가 된 것을 보고는 한글로 필담을 한 끝에 자초지종을 알아내고는 동네의 장가를 들지 못한 사내를 불러와 짝을 맺어준다. 사내와 한바탕 거창한 방사를 치른 후 과부는 다시 말을 하게 되었다. 적지 않게 전하는 이런 이야기의 존재는 과부의 성적 욕망이 은폐될 뿐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조선의 가부장제는 여성의 성적 욕망을 억압하고 은폐하는 데 성공했을 뿐, 그 내면의 욕망을 소멸시킬 수는 없었다. 신윤복의 그림은 바로 그 점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소복을 입은 과부가 개의 짝짓기를 보고 배시시 웃는 그 장면은 그 젊은 과부의 내부에도 성적 욕망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이 그림이야말로 조선시대 최고의 그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이 같은 신윤복의 그림을 베낀 모방작도 더러 남아 있다. 신윤복의 그림의 영향력이 대단했던 것이다. 물론 수준은 원작에 한참 못 미친다. 작자 미상의 ‘봄날의 과부 모방작’만 해도 전반적으로 필치가 원작에 비해 자연스럽지 못하고, 개의 짝짓기 장면이 아주 천박하게 느껴지는 등 전반적인 수준이 확연히 떨어짐을 알 수 있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北 서해 미사일 발사] 사거리 46㎞ 함대함 미사일

    북한이 28일 오전 서해상에서 발사한 스틱스(Styx)는 유도탄고속정에 장착된 사거리 46㎞의 옛 소련제 함대함 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북한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40여척의 유도탄정에 장착된 가장 위협적인 무기로 꼽힌다. 1959년 일선에 배치됐으며 북한의 오사(150t)급 유도탄정에 2∼4기씩 장착돼 있고 북한과 러시아, 쿠바, 터키 등 20여개 국가가 보유하고 있다. 길이 6.6m, 직경 0.8m, 날개폭 2.4m, 탄두중량 400㎏의 무인 비행체로 자동 비행한다. 개량된 C형은 사거리가 80㎞에 이른다. 고체연료를 사용하며 2연장(連裝) 발사장치에 의해서 약 24㎞ 내의 함정을 공격할 수 있다. 북한 해군은 1999년 연평해전 때는 지대함 미사일인 실크웜과 함께 스틱스 미사일도 발사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68년 푸에블로호 사건 때도 한·미 해군은 북한의 스틱스 미사일을 의식해 공세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1967년 3차 중동전쟁 당시 이집트 해군은 스틱스 미사일 3발로 이스라엘의 5000t급 구축함을 격침해 서방 세계에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스틱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저승을 일곱 바퀴 돌아 흐르는 강 또는 강의 여신 이름으로, 티탄 족(族)의 팔라스와 혼인해 젤로스(경쟁), 니케(승리), 크라토스(위력), 비아(폭력)를 낳았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국문학에 나타난 외국의 의미/존 프랭클 지음

    한국문학에 나타난 외국의 의미/존 프랭클 지음

    미국의 동양학자 윌리엄 엘리엇 그리피스가 ‘은자의 나라, 한국(Corea-The Hermit Nation)’을 펴낸 것은 1882년이다.‘은자의 나라’란 당시 외부 세계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일반적인 시각을 반영한 결과였을 것이다. 한국이 역사를 이어온 대부분의 시간 동안 문호 개방을 완강히 거부했다는 통념이다. 이 책은 이후 한국을 은둔의 이미지로 고착화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존 프랭클 연세대 UIC(언더우드 인터내셔널 칼리지) 교수는 “이는 사실의 엄청난 왜곡이자, 별다른 생각 없이 한국 역사를 저평가해 버린 경솔한 행위였다.”고 비판한다. 역사 및 문학상의 기록들은 오히려 한국이 고립 정책을 폈던 시기는 단기간에 불과했고, 그리 흔한 사례도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피스의 시각은 한국을 저평가 프랭클 교수는 ‘한국문학에 나타난 외국의 의미’(소명출판 펴냄)에서 두 가지 질문을 더 던진다. 한국과 외부와의 관계가 과연 전적으로 적대적이었으며, 과연 한국인은 순종성을 가진 단일민족이냐는 것이다. 그는 ‘은자의 나라’가 허구이듯 이 두 가지도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고 설명한다. 지은이는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 동앙언어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국문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하버드대학 ‘동양언어와 문명’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제목처럼 우리 문학에 나타나는 외국의 의미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셈이다. 지은이는 독자들을 설득하고자 허균(1569∼1618)의 ‘홍길동전’과 이인직의 ‘혈의 누’(1906), 이광수의 ‘무정’(1917), 주요섭의 ‘구름을 잡으려고’(1936)라는 네 편의 소설을 꺼내 들었다. 지은이는 ‘홍길동전’에 세상으로부터 분리된, 폐쇄적인 ‘은자의 나라’라는 개념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적대적인 외부 세계로부터 분리되어 대립한다는 오늘날의 세계관과 유사한 개념은 찾을 수 없는 것이다. ‘혈의 누’에서부터 ‘외부 세계’ 혹은 ‘외국’의 범위는 미국이라는 구체적인 국가로 좁혀진다.‘혈의 누’에 나오는 주인공에게 미국은 목표이며 꿈이기는 하나, 최종적인 목적지가 아니라 필요한 수단을 획득하기 위해 갔다가 다시 떠나올 장소이다. 하지만 1910년의 한일합방으로 ‘유학에서 돌아와 공부한 것을 쓸 수 있는 나라’는 사라지고 만다.‘무정’의 주인공들은 여전히 한국인이었지만, 한국은 더 이상은 나라가 아니다. 정치적 국가를 상실한 한국인들은 점차 민족의 중요성에 집착하게 되었고, 돌아올 나라가 없어지자 유학한 사람들은 미국에 정착하는 쪽을 택했다. ●홍길동전 등 문학작품 통해 고찰 ‘구름을 잡으려고’는 미국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공한다. 윌슨 미국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에 희망을 얻었던 한국은 3·1운동으로 궐기했으나 미국정부는 한국인의 편에 서기를 거부했다. 이에 따른 미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환멸은 한국과 미국의 관계에 대한 재평가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구름을 잡으려고’는 그 결과에 해당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한국의 하류층 출신으로 부자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미국으로 간다. 하지만 농장 노동자로 살아가는 참담한 현실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지은이는 ‘구름을 잡으려고’가 미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한국 최초의 소설로 규정했다. 지은이는 “19세기 후반부터 호전성을 더해가는 바깥세상으로부터 자문화를 수호하고자 한국은 자구책을 취했고, 이에 일본과 서양은 한국에 완고한 은자라는 꼬리표를 달았다.”면서 “결국 무력에서 밀린 한국은 바깥세상과 관계를 재정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것이 오랜 세월 외부 세계와 호혜적 바탕에서 이루었던 한국의 교린 관계를 오늘날에도 타의적 강압의 역사로 보는 근원이 되었다는 것이다.1만 8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범야권 총선서 “대운하 반대” 연대

    통합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범야권이 26일 한반도 대운하를 반대하기 위한 공동전선을 구축했다.27일부터 공식적인 총선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한반도 대운하가 중요한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야권은 대운하 문제를 고리로 한 정책 공조를 통해 한나라당의 과반의석 확보를 저지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선다는 태세다. 선거판도를 뒤흔들 대형 이슈를 쟁점화해 승부수를 걸겠다는 포석이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와 민주당 최 성(경기 고양 덕양을)의원, 진보신당 심상정(경기 고양 덕양갑)의원, 공천 탈락 후 불출마 선언을 한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은 26일 오후 고양 덕양구 행주나루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총선을 ‘대운하 정책에 대한 심판’으로 규정, 대운하 반대를 위한 연대활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행주나루터는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의 은평을 지역구에서 가장 인접한 대운하 건설 예정지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대운하 반대에 야권 연대를 추진하는 것은 물론 당 차원에서 대국민 홍보전과 ‘한반도 대운하 반대 국민회의’를 결성한다는 방침이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당산동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부운하 저지를 위해 당의 명운을 걸고 싸우겠다.”며 “경부운하에 반대하는 제 정당, 단체와 함께 하겠다.”며 야권 연대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임종석·우상호·오영식 의원 등 386 출신이 주축을 이룬 민주당 수도권 의원 48명도 이날 ‘한반도 대운하 저지 국회의원 후보모임’을 결성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이 대운하 건설을 총선 공약에서 뺐지만, 정부가 대통령 직속 ‘국가경쟁력강화 위원회’ 산하에 한반도 대운하 추진단을, 국토해양부 산하에 운하지원팀을 구성한 점을 감안하면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한 뒤 가장 먼저 ‘한반도 대운하 특별법’ 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분당한 민노당, 진보신당도 한반도 대운하 반대에서 있어서는 초당적 협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대운하 반대를 매개로 한 범야권 연대가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은평을에서는 문국현 대표와 민주당 송미화 후보간 선거연합 가능성도 점쳐진다. 송 후보는 일단 이날 후보 등록을 마치고 선거운동에 돌입할 예정이지만 이재오 의원의 당선을 막는다는 차원에서 문 후보측과의 단일화를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도쿄 도심역에 ‘건담 동상’ 세워졌다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캐릭터인 ‘건담’이 동상으로 제작됐다. 지난 23일 도쿄 스기나미(杉並)구의 카미이구사(上井草)역 앞에 ‘기동전사 건담’의 동상이 공개돼 보도진을 비롯한 약 2400명의 주민이 몰려들었다. 높이 약 3m의 이 건담 동상은 오른쪽 손을 하늘 높이 든 모습으로 동상 제막식에 맞춰 이 역의 발차(發車)벨도 주제가인 ‘날아라! 건담’의 멜로디로 바뀌었다. 이곳에 건담 동상이 설치된 이유는 지난 2006년 이 거리를 애니메이션의 상징으로 만들려는 상가진흥조합의 계획이 있었기 때문. 역 중심으로 다수의 애니메이션 관련회사가 모여들자 상가진흥조합은 동상 제작을 시작했다. 이날 동상 제막식에 참여한 선라이즈의 요시이 타카유키(吉井孝幸) 사장은 “동상의 캐릭터로 건담이 선택돼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 애니메이션의 거리에 어울리는 많은 작품을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관악 ‘건강어린이집 만들기’ 사업

    ‘세살 건강 여든까지’ 관악구가 어린이들의 건강과 원활한 발육을 돕기 위해 ‘건강 어린이집 만들기’ 사업을 벌인다. 20일 관악구에 따르면 ‘헬스-롱 0380 프로젝트’란 이름의 이 사업은 지역의 12개 어린이집을 선정, 교사와 어린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선 다음달부터 보육교사들을 상대로 보건소에서 건강관리 지도자 양성교육을 실시한다. 운동전문강사와 영양사, 소아과 전문의가 영양섭취, 건강과 신체활동, 아토피 예방과 관리 등을 주제로 강의한다. 5월부터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4개월 동안 운동발달 프로그램이 시행된다. 강사가 직접 어린이집을 찾아 운동이 건강과 신체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어린이들 스스로 체험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학부모들에게는 5월과 10월 두차례에 걸쳐 건강관리와 올바른 건강습관 형성의 중요성에 대해 한의사와 영양사가 나서 강연한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열린세상] 한나라당도,철새 정치인도 심판 받아야/이준한 인천대 비교정치 교수

    [열린세상] 한나라당도,철새 정치인도 심판 받아야/이준한 인천대 비교정치 교수

    벌써 몇 년째다. 몽골 정부가 관리상 강한 날갯죽지에 49번이라고 표를 붙인 천연기념물 독수리. 해마다 겨울이면 멀리 한국땅 경남 고성으로 먹이를 찾아 내려와 추위를 보내고 봄이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다. 동료 독수리 1000여마리 가운데 상당수는 철원과 파주에 머물지만 49번 독수리는 어린 독수리들을 이끌고 먹이를 찾아 더 따뜻한 고성으로 온다. 나침반이 없어도 어김없이 방향을 찾고 경로를 파악하면서 최종 목적지에 도착한다. 이름하여 철새다. 오는 4월9일 총선을 앞두고 한국의 선거판에도 이른바 철새가 난무한다.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박재승 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이 철새의 정의를 다시 내렸다. 철새는 험난한 항로를 매번 똑같이 죽어라고 날아다니는 새다. 해서 선거 때마다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는 사람들은 철새라고 불릴 수 없다는 말이다. 어쨌든 2008년 총선에서도 이른바 철새들이 어지럽게 날아다니고 있다. 이전 정부에서 고위직을 맡은 사람이나 2004년 총선에서 집권당으로 당선된 뒤 지금은 당을 바꿔 출마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또 공천을 못 받았다고 이당 저당에서 탈당행렬도 이어진다. 그중에는 다른 당에 기꺼이 투항하거나 같은 처지끼리 함께 공동전선을 구축하여 선거에 이긴 뒤에 다시 살아서 돌아갈 것을 공언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점에서 현 집권당의 공천심사는 낙제점을 면하기 어렵다. 현역의원을 40%씩이나 갈아치운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한국 정당정치의 후진성을 한마디로 알려주는 철새들을 더욱 양산했기 때문이다. 다른 당 사람은 안아주고 자기 당 사람들은 쫓아냈다.1987년 이후 가장 긴 기간 장수를 누리면서 한국정당사를 다시 쓰는 중인 한나라당이라면 적어도 헌정 60주년에 열리는 총선 공천에서 역사적인 책임을 눈치라도 챘어야 했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당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정책과 유권자 대신 자신의 정치적 야욕만 채워 온 정치배들에게 따끔한 교훈을 주지 못했다. 굳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입을 빌리지 않아도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민의를 배반한 공천에 그쳤다. 누구든지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가능한 상황일진대 한나라당은 유권자 지지를 업고 두둑하게 배짱을 부리면서 탈당과 비리의 전력자들을 과감히 정리했어야 했다. 그래야 한나라당은 앞으로 이들이 다시는 정치에 발붙이지 못하게 선진적 정치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러한 간단한 원칙을 훼손하면서 이번 선거에서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의 눈에는 이전 정부의 낙오자들을 주워 담은 정당으로 비친다. 당적을 옮긴 후보에게 공천을 준 것은 다음 총선에서도 똑같이 공천을 받을 수 있다고 탈당자들에게 아예 길을 터준 것이다. 탈당한 후보들은 결국 한나라당의 표를 갉아먹을 것이다. 그래도 이들의 생환을 받아준다면 이 또한 한나라당의 품격을 해치는 것이다. 그래서 예외 없이 원칙을 관철시킨 박재승 민주당 공심위원장만이 국민 사랑을 독차지하게 되었다. 한나라당이 무원칙한 심사로 공천이 늦어지는 바람에 맞춤형 선거를 준비하는 다른 당의 공천마저 지연됐다. 선거가 20여일밖에 남지 않았으니 국민은 후보자 면면을 파악할 시간마저 빼앗겼다. 후보자들은 이 짧은 시간동안 얼마나 좋은 공약을 준비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낙천에 따른 반발로 정당마다 난장판이니 민생을 위한 선거를 치를 수나 있겠나. 결국 남은 몫은 현명한 유권자의 선택이다. 철새라고 불릴 수도 없는 정치배들에게 표를 준다면 한국 정당정치는 계속해서 후퇴할 것이다. 탈당자와 비리전력자에게 면죄부를 준 공천심사위원회와 정당에 국민이 과감한 심판을 내려야 할 것이다. 유권자의 민심과 희망만을 나침반 삼아 험난한 국정을 묵묵히 수행하는 독수리들만 골라내야 할 것이다. 이준한 인천대 비교정치 교수
  • 대혜종고와 고봉원묘

    대혜종고와 고봉원묘

    |항저우 김성호 특파원|대혜종고(사진 왼쪽·1089∼1163)와 고봉원묘(오른쪽·1238∼1295)는 간화선(看話禪) 수행의 ‘양대 봉우리’로 추앙될 만큼 간화선에 치중하는 한국불교에선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 대혜종고가 비교적 현실 참여의 성향이 짙었고 고봉원묘는 산중에 은둔한 채 수행자의 길을 고집하는 차이를 보였지만 후대에선 ‘동전의 앞뒤’와도 같은 경지로 두 사람을 평가한다. 대혜종고는 초조 달마에서 육조 혜능을 거치며 싹튼 중국 선종(禪宗) 중 혜능의 제자 남악과 청원 선사에서 뻗은 임제종 선맥을 이은 선사. 조계종 수행법의 근본인 간화선을 체계화한 장본인이다. 수행과 관련해 40명의 사대부,2명의 스님과 주고 받은 편지글 모음집인 ‘서장’(書狀)은 ‘임제록’‘벽암록’‘허당록’ 등과 함께 종문(宗門)의 칠부서(七部書)로 불리는 작품. 보조 지눌(普照 知訥·1158∼1210) 스님이 지리산에서 읽고 깨달음을 얻은 텍스트로도 이름높다. 고봉원묘는 대혜 선사보다 150여년 뒤에 세상에 나온 임제종 선사.15세에 출가해 먼저 천태학에 빠졌지만 나중에 선종으로 방향을 틀었다.15년 동안 화두를 무려 다섯 차례나 바꾸며 목숨 건 수행에 매진한 것으로 유명하다. 조계종 종조(宗祖)인 고려말 태고보우 선사의 법맥이 닿아 있다. 법문집 ‘선요(禪要)’는 화두 참구에서 가리고 버릴 것들을 조목조목 담은 조사선의 핵심. 한국의 강원에선 필수 교재로 쓸 만큼 선가의 대표적인 저작이다. kimus@seoul.co.kr
  • 신종 인터넷문자가 예술이 되다

    신종 인터넷문자가 예술이 되다

    문자가 예술이 되는 현장은 현대미술에서 이제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니다. 그런데 인터넷 그림문자가 예술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을 목격하기란 흔한 기회가 아니다.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두 젊은 작가가 한창 재기발랄한 ‘미술판’을 펼쳐보이고 있다. 합동전을 열고 있는 박미나와 ‘Sasa(44)’가 그들이다.‘Sasa’는 본명 대신 작가가 작품에 쓰는 인터넷 아이디. 발음 나는 그대로 아라비아 숫자 ‘44’로도 쓴다. 이들의 공통관심사로 작품에 활용한 매체는 인터넷이다. 각각 전혀 딴판인 장르를 통해 공통의 관심사를 끌어안는 방식은, 환경적응 속도가 느린 관람객에겐 당황스러울 정도다. 박미나의 작품은 장르상 회화이다. 그의 오브제는 인터넷 마니아들이 즐겨 쓰는 ‘딩뱃(dingbat)문자’. 알파벳이나 한글 자음을 컴퓨터 자판으로 치면 그에 해당하는 그림 단위가 뜨는 이른바 ‘딩뱃 폰트’를 활용해 화폭을 가득 채우는 방식이다. 신종 인터넷 언어로 상징적 이미지들을 나열하는 방식인 만큼, 얼핏 엉뚱한 그림 같아도 알고 보면 정돈된 메시지가 들어 있다. 시각적 소통체계의 새로운 창구 하나를 화면으로 소개하는 셈이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날생’의 소통체계를 은유하기 위해서일까. 작가는 시중에서 구입한 일반물감을 섞지 않고 그대로 쓴다. ‘Sasa’의 작업방식은 소재 측면에서 보다 더 다양하다. 만화, 사진, 비디오, 설치작품 등 여러 매체들을 동원해 기존의 이미지에서 전혀 새로운 요소를 추출하는 작품들을 내놓았다. 전시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하며 곳곳에 메시지를 흩뿌린다. 작은 사이즈의 사진을 확대한 뒤 깨진 틈새를 포토샵으로 만져 전혀 다른 느낌을 창출하거나, 챌린저호 폭발이나 체르노빌 원자로 폭발 등 세계적 사건들을 한 장면에 묶어 새롭게 의미를 부여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새달 6일까지.(02)735-8449.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아름다움의 과학/ 울리히 렌츠 지음

    아름다움은 언제나 힘이 셀까. 외모지상주의의 공고한 장벽만큼이나 비판의 목소리도 높은 현실. 눈치보지 않고 “그렇다.”고 답할 수 있으려면 배짱이 두둑해야 할 것이다. ●아기들도 미인을 알아본다 ‘아름다움의 과학’(울리히 렌츠 지음, 박승재 옮김, 프로네시스 펴냄)은 도발적 묘미를 던지는 책이다. 독일의 의사이자 과학전문 저술가인 지은이에 따르면 “아름다움은 절대권력”이다.“예쁘면 착하다.”“잘 생긴 사람이 일도 잘 한다.” 등의 통설이 맞다고 단정한다. 반대로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은 신빙성이 없으며 아기들도 미인을 알아본다는 주장을 편다. 아름다움을 저울질하는 데는 상대적 잣대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읽을거리가 아닌가, 선입견에 개운찮을지 모른다. 하지만 판단은 잠시 유보하자. 저자가 직접 제시하거나 인용한 과학적 자료들은 그 자체로 충분히 흥미있는 논리근거이다. 예컨대 여성 몸매의 미적 가치는 시대에 따라 상대적이라고들 하나,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다. 미국 텍사스대의 학자 데벤드라 싱의 이론에 따르면 ‘허리에서부터 엉덩이까지의 비율’이 곧 여성 신체미의 포괄적 판단근거이다.1920년대부터 80년대까지 미스자메이카 우승자들을 측정한 결과, 그들의 허리-엉덩이 비율은 0.72에서 0.69 사이였다.‘플레이 보이’지 모델들의 비율은 0.71에서 0.68 사이. 매력적 몸매의 황금률은 허리-엉덩이의 비율이 0.7선에 있었다. 의사인 지은이는 뇌과학적 연구를 병행했다. 절대적 미의 기준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애써 아름다움을 발견하려는 인간 뇌구조의 본능적 반응까지도 짚었다. 눈 뒤쪽, 뇌 중앙 양쪽에 자리잡은 편도핵이라는 신경세포가 얼굴 표현을 인식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바라보는 대상이 아름다운지 그렇지 않은지를 판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0.15초. 더욱 흥미로운 것은 오른손잡이라면 관찰대상의 얼굴 오른쪽을 오래 기억한다는 사실이다. 모델들이 반사적으로 오른쪽 뺨을 카메라에 노출시킨다는 통설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만하다. 또 사진 속 미인의 입술에 미소를 머금게 하면 피실험자들의 뇌에는 ‘기쁨’의 자극이 증가되기도 했다. ●아름다움의 부정·집착은 동전의 양면 이처럼 책은 객관적 공식을 동원해 아름다움을 정량화할 수 있다는 논지를 펼쳐 나간다. 완벽한 좌우 대칭, 동안(童顔), 큰 눈, 매끄러운 피부, 키 큰 남성 등 이미 오래전부터 암묵적 사회 합의가 이뤄진 미의 덕목들에 통계근거로 힘을 실음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동안’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입과 턱 사이의 짧은 간격 등을 조건으로 갖춘 ‘아이 얼굴’형은 누구에게나 공격성을 자제하게 만드는 호소력을 지닌다. 이른바 ‘동안 원칙’이다. 역사적 예시들을 간간이 끼워 넣기도 한다.1960년 소년의 얼굴을 한 존 F 케네디가 TV에 등장하자 7000만 미국 유권자들은 그에게 삽시간에 매료됐다. 독일의 빌리 브란트, 헬무트 슈미트, 비욘 엥홀름 등 잘 생긴 정치가들의 선전도 거론한다. 이 책의 착점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억울하면 아름다워지라는, 일방통행식 결론에 의미가 있진 않다.“아름다움을 부정하는 것과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저자의 주제어는 외모지상주의에 승복하라는 것이 아니다. 아름다움의 과학을 이해하면 외모에 관해 근거없이 시달리는 도덕적 억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이다.1만 5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14일 TV 하이라이트]

    ●영상앨범 산(KBS1 밤 12시25분) ‘이곳을 보지 않고 지구의 아름다움을 말하지 말라.’한 번이라도 여행한 사람이면 그 풍경을 평생 마음에 담게 된다는 파타고니아. 신이 주신 가장 아름다운 풍경으로 손꼽히는 파타고니아로 향한 한국의 대학생들이 있다. 뜨거운 심장을 품고 미지의 땅을 밟는 청춘들을 만나본다.   ●하나뿐인 지구(EBS 오후 8시50분) 전라남도 진도에서도 1시간 정도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섬, 독거도. 육지와는 많이 떨어져 외로운 섬이라 하여 이름이 ‘독거도’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래도 예전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살던 섬이었지만 지금은 10가구만 남아서 섬을 지키고 있다. 주민들이 고립된 섬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토픽월드(YTN 오전 10시35분) 얼굴을 알아보는 것은 물론이고 나이와 성별까지 맞히는 카메라가 나왔다. 한 남성이 카메라 앞에 서니 서른 살 남성이라고 표시가 된다. 오차는 5세 정도다. 한 번에 여러 사람 얼굴을 알아볼 수도 있다. 뒤에 지나가는 사람의 얼굴도 잡아낸다. 얼굴의 뼈 구조와 주름 등을 바탕으로 나이를 계산해낸다.   ●그래도 좋아(MBC 오전 7시50분) 조산으로 태어난 명지의 아기는 위급한 상황을 맞아 수술을 받는다. 수술 결과 일단 위험한 고비는 넘기지만 후유증이 생겨 큰 병원으로 옮기라는 권유를 받는다. 한강제화는 석빈의 계략으로 위기에 빠지는 반면 누리제화는 중국 수출계약까지 성사시키며 큰 이익을 얻게 된다.   ●있다!없다?(SBS 오후 6시) 잠을 자듯 편안하게 누워 파마를 마는 알쏭달쏭 의문의 사진. 편안하게 누워서 파마하는 미용실이 있는지 없는지 알아본다. 학생의 손등에 올려져 있는 동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순간이동된다. 눈 앞에서 사라진 동전의 순간이동 현상. 스튜디오로 마술사를 직접 초대해 순간이동의 비밀을 파헤쳐 본다.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남의 남자를 후렸다며 시댁에 들이닥친 낯선 여자들에게 머리채를 휘어잡힌 소정. 어안이 벙벙한데 알고 보니 시어머니와 살고 있는 남자가 정식 시아버지가 아니라 유부남이라는데…. 쉰도 넘은 나이에 첩으로 살아 험한 꼴 보는 시어머니가 남부끄러운 소정은 이 문제로 남편과 싸우게 된다.
  • 집전화 더 싸게 걸자

    집전화 더 싸게 걸자

    집 전화가 이동통신에 비해 싸다고 방심하면 매달 몇만원이 고정비용처럼 빠져나가기 일쑤다. 조금이라도 요금을 줄이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최근엔 다양한 할인요금 상품이나 인터넷 전화가 선보이고 있다. ●통화당 무제한요금제 적용 KT는 최근 세 종류의 절약형 요금상품을 선보였다.‘전국 단일요금제’는 월정액 2000원을 추가하면 시내통화와 같은 요금으로 시외통화(30㎞ 이상)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외전화 요금으로 월 2만원을 내는 소비자가 월 5200원인 기본료에 월정액(2000원)을 추가하면 시외전화도 3분당 39원인 시내통화료로 쓸 수 있다. 통화료의 최대 75%까지 절감할 수 있다. 시내·외 전화를 시간제약 없이 한 통에 39원에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도 있다.‘통화당 무제한요금제’는 월정액(3000원)을 추가하면 무조건 통화당 39원에 집전화를 쓸 수 있다. 서울에서 부산·대전·광주에 한 시간 동안 전화를 하면 일반요금제로는 5200원이 들지만 통화당 무제한요금제는 39원에 불과하다. 소비자가 집전화를 쓸 만큼만 내는 ‘정액형 요금제’도 있다. 상대적으로 짧은 통화를 자주하는 소비자가 사용하면 유리하다. 기본료(1만∼3만 5000원)에 따라 시내·외 통화나 휴대전화 통화를 각각 150∼660분 이 ●결합상품 이용시 10∼20% 추가할인 하나로텔레콤에도 다양한 집전화 할인요금제가 있다.‘베이직 프리’는 통화량이 많지 않은 소비자를 위한 절약형 요금제다. 기본료 5200원만 내면 발신자 번호표시와 시내통화 월 최대 30분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베이직 프리 요금제를 이용하면서 초고속인터넷+인터넷TV(IPTV)인 하나TV+전화의 3종 결합상품이나 초고속인터넷+집전화의 2종 결합상품에 가입하면 10∼20% 추가 요금할인도 받을 수 있다. 시외통화가 많은 소비자들에겐 ‘전국 단일요금제’가 있다. 초고속인터넷과 집전화를 함께 이용하는 소비자가 월정액 1500원을 추가하면 시외통화를 시내통화 요금과 같은 3분당 39원에 이용할 수 있다. 또 문자메시지(SMS)와 발신번호가 표시되는 집전화기인 디지털 무선전화기(DCP) 이용자를 위한 ‘하나폰 빅 프리제’도 있다. 월정액을 내면 시내통화 최대 60분, 휴대전화 최대 60분,SMS 150건, 발신자 번호표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전화, 싼 요금·가입자간 무료통화 아예 싼 요금과 가입자간 무료통화가 최대 무기인 인터넷 전화(VoIP)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LG데이콤의 myLG070의 경우 기존 집전화에 비해 기본료는 62%, 시외전화는 85%, 휴대전화는 최고 50% 싸다. 또 국제전화료도 최고 96%를 줄일 수 있다. myLG070 가입자간에는 무료로 통화할 수 있다.‘이동전화 할인 요금제’에 가입하면 집전화 통화료의 절반인 10초당 7.25원에 휴대전화 통화가 가능하다. 인터넷전화를 위해 꼭 필요한 초고속인터넷과 IPTV인 myLGtv를 함께 사용할 경우엔 초고속인터넷 요금 10%,IPTV 요금 20%를 할인받을 수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시론] 자원외교와 오리발/권원순 한국외대 경제학 교수

    [시론] 자원외교와 오리발/권원순 한국외대 경제학 교수

    국제유가가 다시 100달러를 오르내리며 고가 안정추세로 진입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석탄과 철광석 등의 광물자원에서 밀과 옥수수 등 곡물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원자재 가격구조를 왜곡시키면서 전 세계적인 가격폭등을 초래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러한 추세가 일시적이기보다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데 있다. 게다가 자원보유국들의 소위 ‘자원민족주의’ 경향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새로운 유전이나 가스전의 개발에 대한 외국기업의 참여 제한뿐만 아니라 기존의 계약까지 변경하자고 요구하며 외국계 지분의 비중을 줄이는 추세이다. 자국의 자원이 헐값에 외국에 팔려 나가거나, 지분 참여한 외국기업이 자원을 빼돌릴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 촉발된 현상이다. 하지만 자본이 부족한 이들 국가로서는 자원개발을 위해 외국자본을 유치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도 없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는 정부는 자원외교를 일류국가 실현을 위한 실용외교의 과제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총리가 직접 나서 자원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쌍방통행형’,‘상호 호혜적’,‘윈윈’의 자원외교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자원외교를 위해서 냉정하고 치밀하게 대내외적으로 정리할 문제들이 존재한다. 첫째는 이들 국가들이 쉽게 자원개발을 위한 협력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자원보유국들이 쉽게 자원개발에 한국의 참여를 허용할 별다른 장점을 우리는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둘째는 우리의 수요를 채워 줄 자원외교 대상 국가들이 십수개 국가에 지나지 않는다는 현실이다. 이는 주로 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 및 CIS 국가들에 한정되어 있다. 더군다나 이들 국가들을 대상으로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이 경쟁적으로 자원외교 역량을 집중하고 있고 유럽연합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현실이다. 셋째는 자원외교의 그랜드 플랜 혹은 장기 전략이 부재하고 이를 실행할 조화로운 조직을 아직 못 갖추고 있다는 우리 내부의 현실이다. 자원외교는 우리 생활에서 현실로 다가온 중요한 주제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장기적이고 치밀한 전략의 부재를 경험하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비전과 전략을 만들고 이를 실행에 옮겨야 하는 과제를 우리는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정상급 외교로 이런 문제를 쉽게 돌파하기에는 경쟁 국가를 자극한다는 문제도 존재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소통의 외교이다. 자원보유국들이 발전의 과정에서 겪는 수없이 많은 문제들을 우리는 이미 경험했다. 따라서 이들 국가들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는 소통의 외교가 자원외교의 근저에 자리잡아야 한다. 이 대목에서 어느 청와대 신임 수석의 ‘오리발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수면 위에 오리가 우아하게 떠있기 위해 오리발은 쉬지 않고 움직여야 한다. 그것도 소리 없이 물방울도 튀지 않고 양발이 꼬이지도 않으며 유유히 오리가 수면을 가르도록 해야 한다. 어렵지만 관련부서가 소리소문 없이 은밀하고 조용히 움직여 자원외교를 실행해야 한다. 일사불란한 조화 속에서 정상급 외교에서 자원을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자원외교를 달성할 수 있는 지혜를 짜야 한다. 이를 위해 누군가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기후변화와 자원외교를 책임지고 그림자처럼 움직여야만 오리는 우아하게 수면에 떠 있을 수 있음을 고민할 시점이다. 권원순 한국외대 경제학 교수
  • [급변하는 IT5대 이슈](4) 인터넷전화(VoIP) 본격화

    [급변하는 IT5대 이슈](4) 인터넷전화(VoIP) 본격화

    “아날로그 전화의 120년 역사는 머잖아 종언을 고할 것이다.” 1999년 10월 새롬기술이 무료 인터넷 전화 ‘다이얼패드’를 공개했을 때 사람들의 놀라움은 대단했다. 끔찍한 통화품질과 불편한 이용방법 때문에 관심은 이내 시들해졌지만 인터넷 음성전화의 대중화 가능성을 처음으로 내보였다는 점에서 다이얼패드는 나름대로 의미있는 존재감을 부여받고 있다. 다시 인터넷 전화가 주목받고 있다. 다이얼패드로부터 얼추 10년이 흐른 지금 인터넷 전화는 벤처기업의 기술력 과시나 틈새시장용 상품이 아니라 실생활과 밀접히 연결된 거대 기간통신 네트워크의 하나로 성장했다. 인터넷 전화의 또 다른 이름은 ‘VoIP’(Voice over Internet Protocol)다. 공공전화교환망(PSTN)을 쓰는 기존 일반전화와 달리 인터넷망(IP)을 통해(over) 목소리(Voice)를 전달한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장점은 경제성이다. 시내전화의 경우 인터넷 전화나 기존 KT·하나로텔레콤 일반전화나 거의 차이가 없지만 시외·국제요금에서는 격차가 크다. 전국·전세계에 걸쳐 연결된 인터넷망을 활용하는 것이어서 공간의 제약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KT와 하나로텔레콤의 시외요금(반경 30㎞ 이상)은 각각 3분에 261원,250원이지만 LG데이콤의 인터넷 전화는 시내요금과 똑같은 38원이다. 데이터통신을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가능하다. 얼굴을 보며 하는 화상통화는 물론이고 날씨, 뉴스, 인터넷뱅킹 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LG데이콤, 삼성네트웍스,SK텔링크, 한국케이블텔레콤, 스카이프(미국) 등이 인터넷 전화 사업을 하고 있지만 미국·일본 등에 비하면 걸음마 수준이다. 일본은 인터넷 전화 가입자가 1375만명에 이르고 미국도 2006년 말 기준 935만명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30만명의 LG데이콤이 가장 많다. 인터넷 전화 시장은 올 상반기에 커다란 전환점을 맞는다.‘번호이동제도’의 시행이다. 인터넷 전화에는 이동전화의 010,011,016,019처럼 070이라는 식별번호가 붙는다. 스팸전화로 많이 활용되는 060·080과 비슷한 데다 인터넷 전화에 가입하려면 당장 쓰는 번호를 포기해야 해 거부감이 컸다. 이 문제는 그동안 시장 활성화의 최대 걸림돌이었다. 그러나 번호이동제도가 도입되면 현재 번호를 그대로 쓸 수 있다. 국내 최대 통신회사인 KT가 오는 5월 가정용 인터넷 전화 사업을 본격화하면 국내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IDC는 국내 인터넷 전화 시장이 지난해 2552억원 규모에서 향후 5년간 연 평균 53%씩 성장해 2011년 1조 4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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