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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동영상…이스라엘 여군, 속옷 노출 논란

    이번엔 동영상…이스라엘 여군, 속옷 노출 논란

    최근 이스라엘 여군들이 부대 안에서 문란한 노출 사진을 찍어 논란이 인 가운데 추가로 동영상까지 공개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한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이 영상은 이스라엘 여군들이 부대 내 막사에서 속옷 차림으로 엉덩이 춤을 추는 모습을 담고 있다. 특히 한 여성은 소총을 마치 봉처럼 잡고 춤을 췄으며 병사들 간의 자극적인 막말도 담겨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비디오 역시 최근 논란이 된 노출 사진처럼 병사들이 페이스북에 올리려고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달 초 이스라엘 국방부는 부대 내에서 문란한 노출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린 훈련소 여군들을 징계한 바 있으며 비디오 속 여성들과 동일인 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수년간 페이스북 등의 소셜미디어서비스(SNS) 사이트에 부적절한 사진 등을 올린 군인들을 징계해 왔으며 지난 노출 사건으로 부대 내에서 SNS 사용 금지 명령을 내렸다. 사진=유튜브(http://youtu.be/YPGefh7UBVQ) 인터넷뉴스팀
  • 대구 여대생 사건 “클럽男 단독범행”…수사본부장 일문일답

    대구에서 실종됐다 살해된 여대생 남모(22)씨 사건 수사본부를 이끌고 있는 김용주 대구 중부경찰서장은 1일 “실종 여대생 살해사건의 피의자로 24세 조모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서장은 “조씨는 남씨가 탄 택시에 합승해 내린 뒤 모텔에 빈방이 없자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30여분만에 살해하고 시신을 경주의 저수지에 버렸다”고 밝혔다. 김 서장과의 일문일답. →피의자를 어떻게 특정했나. -택시 운전자의 인상착의에 대한 진술, 클럽에서 남씨와 접촉한 인물의 인상착의, 모텔 CCTV 분석 결과 등을 통해 동일인으로 확인했다. 조씨는 평소 클럽에 자주 출입했다. →범행 동기는. -이날 (클럽에서 만난) 남씨가 마음에 들어 뒤따라갔고 잘 곳이 없어 자기 집에 데려갔다고 한다. →성폭행 여부는. -자신의 주거지(원룸)에서 시도는 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수사가 더 필요하다. →합승한 택시 안에서는 아무 일이 없었나. -택시 안 상황에 대해서는 운전기사가 제대로 진술하지 못하고 있다. →원룸에서 살해한 뒤 흔적은 어떻게 감췄나. -숨진 남씨를 옮길 때 싼 이불, 남씨의 옷 등을 쓰레기봉투에 넣어 집 앞에 버렸다. →남씨의 휴대전화는 어떻게 했나. -경주로 가는 고속도로변에 버렸다고 진술한다. 추후 대구 북구 산격동에서 휴대전화가 위치 추적된 부분에 대해서는 더 수사해봐야 한다. →공범은 있나. -현재까지 따로 없고 단독 범행으로 추정한다. →향후 수사계획은. -살해장소 등 현장을 검증해 사건을 재구성해 범행을 자세히 밝히겠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일베 초등교사 인증글 논란…성매매 경험담까지?

    일베 초등교사 인증글 논란…성매매 경험담까지?

    일베 초등교사 인증글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해당 교사가 사과하기에 이르렀지만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사이트에서 닉네임 ‘초등교사’를 쓰는 글쓴이는 자신이 초등교사임을 인증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초등학교 교사 인증! 초등교사는 일베 못 가냐?’라는 제목의 글을 일베 게시판에 올렸다. 이 글쓴이는 자신이 초등교사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대구교대 총장의 직인이 찍힌 교원자격증을 찍어 올린 뒤 초등학생들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 사진 4장을 연달아 올렸다. 특히 사진들 밑에 ‘로린이들 개귀엽다능’이라고 달아놓은 설명이 문제가 됐다. ‘로린이’는 어린이를 성적 대상으로 보는 ‘로리타’와 어린이의 합성어다. 일베 초등교사 인증글 논란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해당 글쓴이는 지난 28일 다음 카페 ‘초등임용고시 같이 공부해요’에 ‘일베에 논란된 초등교사 본인입니다. 정중하게 사과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쓴이는 “일베에 글을 올린 본인이 맞다. 스스로 자숙하고 있고 진짜 심각하게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사과의 말을 전했다. 그러나 “‘로린이’라는 말을 절대 성적 대상으로 삼아 올린 것이 아니고 아이들이 귀엽다는 의미로 일베인들이 쓰는 용어로 쓴 것”이라면서 “아이들을 진짜 좋아하고 절대로 그런 말을 할 쓰레기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렇게 크게 기사가 날 줄 몰랐다”면서 “이미 학교 학생처에서 연락이 왔고 징계 조치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이어 “다시 한번 이러한 말도 안되는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면서 “이제 그만 해달라. 나도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일베에 흔히 ‘인증대란’ 때 나도 초등교사라고 아무 생각 없이 올린 글이라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면서 “초등교사의 명예에 먹칠을 하게 돼 정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글쓴이의 사과문에도 해당 카페에 가입된 교사들과 교대 졸업생들의 비판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 회원은 해당 작성자가 같은 날 일베에 쓴 글의 캡처화면을 올리면서 사과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이 캡처화면을 보면 문제의 글쓴이는 “로린이라는 말이 그렇게 심각한 성적 비하 발언이냐? 또 일베 죽이기네”라면서 “인증대란 때 로린이 쓴 거 이제 와서 싸잡아서 일베 비난하네. 미쳤다고 내가 애들 가지고 성적 대상으로… 기분 ×× 나쁘네”라고 적어 올렸다. 이에 대해 글쓴이는 “일베의 글은 아까 기사만 봤을 때 심각성을 모르고 적은 글”이라면서 “탈퇴하고 이제 일베 끊었다. 진심으로 자숙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추가로 글을 올렸다. 그는 “1년 전 일이 이렇게 불거질 줄 몰랐다”면서 “너무 오해가 커졌다. 두렵고 충격적이어서 진짜 죽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글쓴이가 ‘초등교사’라는 닉네임으로 일베에 유흥업소 성매매 경험담을 여러 차례에 걸쳐 올리고 교사로서 부적절한 댓글을 수없이 많이 남겼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재 일베 사이트에서는 같은 닉네임을 여러 명이 중복으로 쓸 수 없지만 과거에는 중복 닉네임이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져 유흥업소 성매매 경험담을 쓴 사용자가 일베 인증글 논란을 일으킨 초등교사 본인과 동일인물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기업 회장도 性접대?…경찰, 동영상 분석 중

    건설업자의 사회 유력층 성접대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문제의 별장에서 한 대기업 회장이 성접대를 받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CBS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최근 한 대기업의 A회장이 강원도 원주에 있는 건설업자 윤모(52)씨의 별장에서 성접대를 받는 장면이 담긴 20분짜리 동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동영상은 여성 사업가 권모(52)씨의 부탁으로 윤씨에게서 차량을 회수한 박모씨로부터 임의제출받은 동영상 원본 파일 가운데 하나다. 동영상에는 A회장이 여성 두 명과 성관계를 하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성접대에 동원된 이 여성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성접대가 이뤄진 당시 정황과 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해당 여성들은 A회장의 특정 신체부위 특징까지 자세히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경찰은 윤씨가 성접대 대가로 A회장으로부터 각종 편의를 제공받았을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확보한 동영상 가운데 대기업 회장이 등장하는 것은 없고 청와대 보고도 한 적 없다”며 보도를 부인했다. 특히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이어 기업 총수까지 연루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자 사건의 파장을 고려해 청와대에 바로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9일 오후 건설업자 윤씨를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경찰은 앞서 입수한 성접대 동영상 원본을 분석한 결과 동영상 속 인물이 김학의 전 차관과 동일인물이라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팀 iseoul@seoul.co.kr
  • 인내·끈기의 승리자 신데렐라 어떤 심성 가졌을까 궁금하네

    고난과 억압을 꿋꿋하게 버텨내면 훌륭한 인품의 왕자를 만나게 돼 영원히 행복하게 산다는 신데렐라 이야기는, 꿈과 희망의 종합체다. 이런 사람의 본질은 “불우한 처지에 있으면서도 결코 품위를 잃지 않으며, 바깥 세상의 억누르는 힘에 맞서 자신이 근원적으로 왕과 같은 운명을 지녔다는 꿈을 잃지 않는 데 있다”(14쪽)고 했다. 그런데 궁금하다. 대체 신데렐라는 어떤 심성을 가졌기에 이런 인내와 끈기의 승리자가 됐는가. 아버지가 재혼하면서 궁지에 몰린 소녀는 왜 반항하지 않았는지, 천박하고 못된 언니들에게 매일 부당한 일을 겪으면서도 참았는지, 아름다운 모습에 반한 왕자에게 자신의 본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에 두려움은 없었는지, 많은 의문을 찾을 수 있을 터. 독일의 심리학자이자 ‘행동하는 지성’으로 불리는 오이겐 드레버만은 신데렐라의 원형인 ‘재투성이’에 심층심리학을 들이댄다. 그림 형제의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이야기’(1857)에서 뽑아낸 ‘재투성이’ 속에 담긴 인물과 상황을 심리학적으로 조목조목 분석한 것이다. “부유한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병에 걸린 아내는…”이라는 첫 문장부터 재투성이 소녀의 감정적 피폐함을 짐작한다. ‘부유하지만 어머니의 사랑이 없는 삶’이다. 어릴 때 어머니를 여의고 홀로 남겨진 충격을 경험한 소녀는 새어머니에게 ‘짐이 되지 않고 쓸모 있는 존재’가 돼야 한다는 책임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사랑을 얻으려는 ‘착한 아이 콤플렉스’의 전형이다. 드레버만은 ‘라푼첼’에서 친모와 마녀를 동일인으로 전제하면서 인간의 이중적 본성을 끄집어내고, ‘가시장미 공주’에서는 아버지의 과시욕 때문에 100년 동안 잠에 빠져버린 ‘어긋난 부성애’를 풀어냈다. 이런 식으로 그가 1980년대 중반부터 그림 동화를 심층심리학으로 해체한 책은 지금까지 20여권에 달한다. ‘어른을 위한 그림 동화 심리 읽기’(김태희 옮김, 교양인 펴냄)는 이 중 ‘재투성이’, ‘라푼첼’, ‘영리한 엘제’, ‘가시장미 공주’를 번역해 묶어낸 책이다. 프로이드와 융의 이론들이 툭툭 튀어나올 때는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현실에 빗대 볼 만한 부분도 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2만 8000원.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인사동·대한문 화재 동일범 소행… 화재 진압 태연히 참여

    인사동·대한문 화재 동일범 소행… 화재 진압 태연히 참여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대형 화재와 이달 3일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농성장 방화 등 최근 서울에서 발생한 5건의 화재가 모두 정신병력을 가진 동일인물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방화를 저지르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치료와 사회안전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8일 쌍용차 농성장 방화사건의 피의자 안모(52)씨가 인사동 식당가, 명동 패스트푸드점 등 서울 도심의 4곳에 추가로 불을 더 지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조사에서 안씨는 “술을 마시면 ‘너무 지저분해 보인다. 불을 넣어라’라는 신의 음성이 들려 모두 5곳에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2005년 충동장애 등 정신병력으로 10일간 입원치료를 받은 바 있는 안씨는 경기 양평군에서 노모와 단둘이 살다 지난 1월 20일 서울로 올라와 종로 일대 사우나에서 지냈다. 평소 ‘서울은 너무 지저분하다’며 자발적으로 거리를 치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사람들이 거리에 담배꽁초를 버리거나 침을 뱉는 모습에 순간 화가 났다. 식당 2층 종업원 탈의실 역시 폐지와 옷가지로 지저분해 건물과 함께 태워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안씨는 10여분간 인사동 주변에 불을 지른 뒤 출동한 소방당국을 도와 소방 호스 이동 작업에 참여했다. 자신이 지른 불을 보고 싶어 현장에서 50m 정도 떨어진 종로타워 22층에 올라가 사진도 찍었다. 안씨는 화재가 생각보다 크자 두려운 마음에 화재 비상벨을 4차례 누르기도 했다. 권일룡 경찰수사연수원 교수는 “방화범의 기본적 특징은 사회적 활동과 소통에 미숙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라면서 “안씨가 방화 후 수십 대의 소방차가 출동하고, 세상 사람들이 관심을 두는 것에서 왜곡된 자존심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방화범은 현장 주변에서 불구경을 하다 체포되는 일이 많다”면서 “이는 자신의 행동에 만족감을 느끼기 때문인데 자신의 행위에 대한 자존감만 찾다 보니 남이 받는 상처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안씨 같은 정신질환자가 저지른 방화 범죄가 크게 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09년 전체 방화범 중 정신질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5.5%에서 2010년 7.4%, 2011년 7.7%로 최근 3년 사이 2.2% 포인트 증가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안씨가 2005년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지만 그 후 관리나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방치된 것이 결국 방화 범죄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위장전입, 기업협찬 요구, 대학원 특혜… 이동흡 의혹 도미노

    위장전입, 기업협찬 요구, 대학원 특혜… 이동흡 의혹 도미노

    이동흡(62)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분당 신도시 아파트의 ‘실거주’ 요건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삼성전자 협찬 요구와 대학원 특혜 등 의혹이 동시다발로 불거지면서 도덕성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 후보자는 1992년 서울 송파구 오금동의 아파트를 팔고 분당 정자동의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14일 당시 분양공고(1992년 7월 4일자)에 따르면 ‘계약조건’ 두 번째 항목에 ‘국민주택·민영주택의 당첨자, 계약자, 최초 입주자는 동일인에 한하며 이를 위반 시 체결된 계약은 취소하며 국민주택은 당첨일로부터 입주 개시일 이후 2년간 전매를 제한함’이라고 돼 있다. 이는 당시 정부가 투기를 막기 위해 실제 거주 목적의 입주자에게만 아파트를 분양하도록 계약조건을 제한한 데 따른 것이다. 1995년 6월, 분양받은 아파트의 입주 시기가 다가오자 이 후보자는 실제로는 서울 오금동 아파트에 살면서 자신의 주민등록만 분당으로 옮겨 전입신고를 했다. 이 후보자 측은 “고등학생이던 두 딸의 교육문제 때문에 후보자 본인의 주소만 옮겨놓은 것”이라면서 “후보자가 가족과 떨어져 분당 아파트에 가구를 두고 살지는 않았고 가끔 새 아파트를 보러 내려갔다”고 말했다. 이는 당첨자와 계약자, 최초 입주자가 동일인이어야 한다는 계약조건을 위반한 것이다. 이 후보자는 규제가 완화된 이후인 1995년 10월 분당 아파트를 다른 사람에게 임대하고 주민등록을 다시 오금동으로 옮겨 왔다. 그리고 자녀들이 전부 대학에 들어간 이후인 1997년 6월 분당 아파트로 옮겨 와 현재까지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 아울러 이 후보자가 2005년 수원지법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법원 송년회를 준비하면서 삼성에서 물품 협찬을 받아올 것을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후보자 측은 “협찬을 지시한 사실 자체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자가 군법무관으로 입대한 지 1년 만인 1977년 2월 서울대 법과대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해 군대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후보자는 1973년 이 대학원에 입학한 뒤 5개월 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2년간 사법연수원에 다녔는데 군인 신분으로 대학원을 다닌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곰팡이 중국산 고추 확인하고도… 향응 눈먼 유통公 고가 수입·유통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유통공사)가 곰팡이투성이인 중국산 불량 건고추를 비싸게 수입해 시중에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유통공사는 입고과정에서 제품의 불량상태를 알고서도 곰팡이 수치를 낮춰 검사결과를 조작하기까지 했다. 감사원은 유통공사와 식품의약품안전청(식약청)을 상대로 실시한 ‘국영무역 주요 농산물 판매·수입 실태’ 감사 결과를 9일 공개했다. 감사 결과 농산물안정기금으로 외국 농산물을 수입·판매하는 유통공사는 지난해 잔류농약 허용기준을 초과한 1218t을 포함해 중국산 불량 건고추 6600t을 들여왔다. 감사원은 “유통공사가 중국산 건고추에 곰팡이가 17.8%나 들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서도 절개하지 않고 재검사하는 방식으로 결과를 조작해 입고시켰다”며 “이 과정에서 오히려 중국 현지가격보다 35%나 더 비싸게 수의계약을 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유통공사 직원들은 중국산 농산물을 거래하는 매개상인이자 퇴직 직원인 A씨에게 특혜를 주는 대가로 마사지 접대 등 향응을 받기까지 했다. 감사원은 “동일인이 2개 이상의 명의로 입찰하면 무효인데도 유통공사는 A씨가 지인 8명의 명의로 전자입찰인증서를 받아 입찰한 사실을 알고도 묵인해 최근 3년간 827억원의 계약 특혜를 줬다”고 말했다. 곰팡이 건고추를 수입한 유통공사는 품질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받고 중간상인에게 이를 판매함으로써 관리 부실을 덮으려 했다. 지난해 2∼3월에는 불량 양파 비율이 기준치(5%)를 2∼6배나 초과한 중국산 양파 279t을 수입하는 등 1950t을 국내에 들여와 반품불가 조건으로 입찰 공고를 내고 시중에 판매했다. 식약청도 제기능을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2009년 이후 곰팡이 과다로 반송한 실적은 1건뿐이었다. 황수정 기자 sjh@seoul.co.kr
  • [중국통신] ‘포르쉐 소녀’ 이번엔 ‘돌려차기 다리 미녀’로

    [중국통신] ‘포르쉐 소녀’ 이번엔 ‘돌려차기 다리 미녀’로

    완벽한 각선미를 자랑하는 한 여성이 돌려차기로 자살을 기도하던 행인의 목숨을 구한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8일 중국 포털사이트 등에는 ‘다리 미녀’(美腿)가 실시간 검색어 1위로 떠올랐다. 동영상 속 주인공은 리(李)씨로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이 장면의 배경은 광저우시 하이주(海珠)구 바오강다오베이(寶崗大道北)에 위치한 훙위(宏宇)광장이다. 7일 저녁 8시경 이 공원을 지나가던 리씨는 길거리에 돈을 뿌리는 등 이상 행동을 하는 여성을 발견하고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잠시 후, 문제의 여성은 돈이 다 떨어지자 자살을 하려는 듯 가방에서 가위를 꺼내 목에 가까이 가져갔다. 일촉즉발의 상황. 주변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리씨는 돈을 건네주겠다며 문제의 여성에게 다가갔고, 경계심에 가득 찬 여성이 가위를 자신에게 겨냥하던 찰나 ‘귀신 같은’ 돌려차기로 여성이 쥐고 있던 가위를 떨어뜨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해당 여성은 물론, 광장에 있던 사람들도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었지만 누군가 촬영한 동영상이 퍼지면서 당시 짧은 반바지를 입고 있던 리씨는 ‘다리 미녀’로 등극했다. 한편 ‘다리 미녀’ 리씨는 지난 2011년 12월 포르쉐를 타고 가던 중 길에 쓰러져 있던 여성을 보고 차에서 내린 뒤 병원까지 옮겨주었던 이른바 ‘포르쉐 소녀’와 동일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가장 아름다운 소녀’라는 별칭까지 얻게 되었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2013 신춘문예-평론 당선작]언어의 감옥에서 글쓰기 :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들/유인혁

    [2013 신춘문예-평론 당선작]언어의 감옥에서 글쓰기 :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들/유인혁

    1 이야기의 끝, 혹은 끝없는 이야기 이집트의 영조(靈鳥) 피닉스는 수명이 다하면 헬리오폴리스에 있는 태양의 신전으로 날아가 스스로 불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타오르는 화염 속에서 피닉스는, 이윽고 새로운 생명을 얻어 다시 태어났다. 그래서 이 영조는 불사조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보르헤스는 불 속에서 파괴되며 재생하는 이 영원한 순환을 묘사한 적이 있다. ‘원형의 폐허들’의 주인공은 ‘불의 신전’에서 한 소년을 만들었다. 그는 꿈속에서 소년의 폐동맥과 심장, 뼈대, 눈꺼풀, 셀 수 없이 많은 머리카락 등을 눈으로 바라보는 것보다 생생하게 떠올렸다. 정교한 상상 속에서, 소년은 마침내 실체가 되어 현신했다. 그런데 이 창조자는 소년이 언젠가 자신이 환영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챌 것이라 걱정했다. 불의 신전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비밀을 누설하는 것은 결국 불이 될 것이다. 환영은 불에 탈 리가 없으므로, 언젠가 소년은 불에 닿았을 때 자신의 비밀을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고민으로 천일 하고도 하루 동안 노심초사하다가 불타는 신전으로 뛰어들었다. 이 기나긴 고민을 끝내줄 죽음을 기다리면서. 그러나 불타는 폐허 안에서, 그는 자신이 불에 타지 않음을, 그러니까 자신도 누군가의 환영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면 소년 또한 먼 훗날 환영을 만들 것이다. 이 과정은 영원히 반복 되리라…. 피닉스와 보르헤스의 환영은 모두 반복을 통해 영원을 성취한다. 그것은 끝없이 뻗어나가는 직선이 아니라, 영구히 되돌아오는 원환이다. 그러니까 끝이 무한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새로운 시작이 펼쳐진다는 뜻이 아니다. 이 이야기의 진정한 메시지는 바로 반복이다. 끝에 도달했을 때, 모든 것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끝과 무한(無限). 최근 소설쓰기 자체를 주제로 삼은 일련의 메타픽션 속에서 발견되는 문제는 참으로 이렇다. 한유주는 “내가 쓰고 싶었던 문장들은 모두, 오래전부터, 당신들에 의해 쓰였다. 나는 읽어본 적이 없는 문장들을 베끼고 또 베낀다”(한유주, ‘농담’,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문학과지성사, 2012, 30쪽)고 말한다. 이때 새로운 글쓰기는 불가능한 것으로 제시된다. 대홍수가 인간의 문명을 송두리째 박살낸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의 세계에서, 창작의 가능성은 이 세상과 함께 종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한유주는 끈질기게 자신이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를 베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때 한유주는 자기 글쓰기의 한 조건으로 ‘이야기의 끝’을 상정하고 있다. 이미 “이야기는 오래전에 모두 매진되” (한유주, ‘죽음의 푸가’, “달로”, 문학과지성사, 2006, 48쪽)어서 그 어떤 처녀작도 새로 쓰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최제훈은 끝없는 이야기의 모델을 보여준다. 너무나 많은 것들이 “모두, 오래전부터, 당신들에 의해 쓰였다”는 사실은 오히려 충만한 자유를 제공한다. ‘괴물을 위한 변명’에서 “프랑켄슈타인”을, ‘퀴르발 남작의 성’에서는 흡혈귀 전설을, ‘셜록 홈스의 숨겨진 사건’에서는 셜록 홈스의 이야기를 솜씨 있게 패러디했던 그는 “일곱 개의 고양이 눈”에서 애거사 크리스티, 에도가와 란포, 오스카 와일드, 스티븐 킹, 로베르트 비네 등을 종횡무진 누빈다. 기성의 작품이 많으면 많을수록, 최제훈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한유주에게 제약이었던 것이 그에게는 기회요, 즐거움이 되는 것이다. 최제훈은 바로 이러한 조건 아래서 “완성되는 순간 사라지고, 사라지는 순간 다시 시작되는 영원한 이야기” (최제훈,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자음과모음, 2011, 282쪽)를 상상했다. 2 플롯 없는 소설들 왜 차라리 ‘소설의 끝’이 아니라 ‘이야기의 끝’인가.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에서 진실로 끝나버린 것은 바로 플롯이다. 바꿔 말해 시작과 끝을 유기적으로 형성하는 서사가 부재하고 있다. 한유주의 소설에서 내용이 짐작 가능한 이야기는 드물게 출현한다. 한유주의 소설은 대부분 그녀의 의식을 (불)투명하게 묘사하는 데 진력할 뿐이다. 무엇인가 사건이 일어났을 경우, 그 진위는 참으로 모호하다. ‘흑백사진사’에서 ‘아이’는 유괴당한 지 일주일 만에 목이 졸려 살해됐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 소설의 화자는 납치된 지 나흘 째 되는 날 풀려났고 중학생이 되어 사건을 회상하고 있다. 이 의도적인 교란은 화자의 모든 진술을 믿을 수 없는 것으로 만들고 있다. 이때 이야기는 진술들의 나열일 뿐이지 통일되고 연속적인 흐름을 형성하지 못한다. 심지어 한유주의 소설에는 이야기를 구성하는 단위로서의 사건(event)도 없다. 그녀의 소설에서는 사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한유주는 어떤 행위를 묘사하거나 진술한 다음, 곧바로 그것을 부정한다. 누군가 담배를 피웠는데 “연기는 나지” 않고 “재는 떨어지지”(한유주, ‘재의 수요일’, “얼음의 책”, 문학과지성사, 2009, 208쪽) 않는다는 식이다. 이러한 서술 방식은 소설 속의 내용이 사실 허구(虛構)라는 점을 계속해서 인식시킨다. 이것은 부정문이 거의 사용되지 않는 소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를테면 ‘허구0’에서 한유주 본인으로 짐작되는 화자는 현재진행형 시제의 문장을 활용하여 자신의 생각, 행동, 계획들을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허구0’이라는 제목은 이 모든 진술들이, 그러니까 가장 투명하게 작가의 머릿속을 베껴낸 이 문장들이 모두 거짓이라고 암시한다. ‘불가능한 동화’ 역시 같은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부정문, 혹은 명명(命名)을 통해 이루어졌던 일들이 이제 소설의 형식 자체를 통해 실천된다. 이 소설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우선 앞에서는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소녀의 테러리즘을 다룬다. 이 소녀는 반 급우들의 일기에 “나도 죽여보고 싶다”, “바늘 끝은 뾰족하다”, “불은 뜨겁다” 따위의 문장들을 몰래 적어 넣었다. 선생님은 이 테러의 진의를 알 수 없다. 그는 아이들에게 성을 내지만, 이것이 왜 나쁜 행동인지는 좀처럼 설명할 수 없다. 이 교실에는 “없어진 것도, 사라진 것도 없”으므로. 그저 “의미도 불분명하고 출처도 없는 문장들이 있을 뿐”이므로(한유주, ‘불가능한 동화’, “문학과 사회” 2011년 겨울호, 165쪽) 이것은 타인의 문장에 가해진 목적이 불분명한 테러인 것이다. ‘불가능한 동화’는 이렇듯 모호한 폭력을 가한 소녀를 중심으로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발아시킨다. 이름이 주어지지 않으므로 소녀의 정체는 미스터리이다. 그녀가 왜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도 알 수 없다. 한편 소녀는 미아라는 급우가 자신의 범행을 알고 있을 것이라 의심하고 있다. 그래서 소녀는 미아를 살해하고 도망친다. 이제 우리는 미스터리의 해결(소녀는 누구인가)과 서스펜스의 지속(소녀는 잡힐 것인가)을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한유주는 어느 대학의 문예창작학과에서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는 한 여성을 조명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수업 도중 강의실 뒤편에서 한 여자아이를 발견하고 크게 놀란다. 그 아이는 바로 ‘소녀’. 자기 소설의 주인공이었다. 아이는 마치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괴물처럼 자신의 창조주를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왜 자신을 끔찍한 모습으로 창조했는지 따져 묻는다. 이제 한유주는 앞선 이야기가 모두 허구였음을 고백하고, 허구란 대체 무엇인지 설명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한유주 소설의 시그니처와 같은 부정문은 형식의 차원으로 확장된다. 그녀는 말한 다음, 바로 부정한다.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제시한 다음 그것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었노라고 고백한다. 이것은 마치 만다라와 같은 작업이다. 형형색색의 모래를 뿌려 만들어지는 이 신성한 그림은, 완성과 동시에 물에 씻겨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한유주가 가지고 있는 언어에 대한 회의 때문에 생겨났다. 그녀는 언어가 현실을 재현할 수 있다는 믿음을 좀처럼 갖지 못한다. 이는 사전에 대한 불신 속에서 압축적으로 드러난다. ‘K에게’에서 사전은 “모두 다섯 권이었지만, 첫 번째 사전부터 마지막 사전까지 합친 두께가 손바닥 한 뼘을 넘지 않”는 “무성의한 생일 선물”에 불과하다. 그것은 “조야한 방식으로 선별된 하나의 작은 세계”를 펼쳐 놓고, “수수께끼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드러낼 뿐 아무런 해답도 내어놓지 않는”다. 그래서 한유주는 “백과사전이라는 이름은 틀린 것”이라고 진술한다(한유주, ‘K에게’, “얼음의 책”, 문학과 지성사, 2009, 72~73쪽). 사전이 결코 세계를 설명할 수 없는 것처럼 언어는 현실을 투명하게 재현할 수 없다. 플라톤이 말한 바와 같이 문학은 세계를 열등하게 모사한 것에 불과하므로, 우리는 문학에서 삶과 현실을 찾아서는 안 된다. 그래서 한유주는 자신의 글이 “아무것에도 봉사하지 않을 것이”(한유주, ‘허구0’, “얼음의 책”, 문학과 지성사, 2009, 19쪽)라고 선언한다. 언어는 그런 것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언어는, 소설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한유주의 해답은 바로 메타픽션이다. 글쓰기에 관한 글을 쓰는 것이다. 언어는 결코 현실을 적절히 재현할 수 없으므로 차라리 언어 자체를 재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유주에게 ‘이야기의 끝’이란 단순히 모든 이야기가 이미 쓰였다는 인식으로 요약되지 않는다. 그것은 이야기가 현실을 재현하고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었던 시대가 이미 오래전에 끝났음을 의미한다. 이때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도대체 이야기를 쓸 수 있는지 의심하는 행위가 된다. 이러한 한유주 소설의 특징은 좀처럼 요약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는 ‘오이디푸스왕’을 오이디푸스에게 일어난 몇몇 사건들을 중심으로 요약할 수 있다. 라이오스왕의 죽음, 이오카스테와의 결혼, 모호하면서도 분명한 신탁…. 하지만 한유주의 소설을 같은 방식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수고롭게 그러한 작업을 한다고 해도 그녀 소설의 특징은 하나도 전해지지 않을 것이다. 이야기를 요약할 수 없다는 것은, 최제훈 소설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최제훈이 한유주처럼 사건을 부정하기 때문이 아니다. 반대로 최제훈의 소설에서 사건은 너무 많이 일어난다. 다만 그것들은 좀처럼 결말을 향해 회수되지 않는다. 최제훈의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은 ‘장편소설’로 소개되고 있지만, 실은 ‘여섯번째 꿈’, ‘복수의 공식’, ‘π’, ‘일곱 개의 고양이 눈’ 네 편의 소설이 느슨하게 연결된 연작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다. ‘여섯번째 꿈’에 나오는 민규, 현숙, 세나, 연우, 영수, 태식 등의 인물들은 뒤의 세 작품 안에서 조금씩 설정과 역할을 달리하여 변주된다. 예를 들어 ‘여섯번째 꿈’의 연우와 ‘π’의 M은 동일인물로 보인다. 연우와 M은 모두 번역가인데, 자기가 번역을 맡은 소설에서 등장인물의 운명을 바꾼 일이 있다. 비중이 거의 없는 인물을 슬그머니 죽은 것으로 오역했던 것이다. 하지만 연우가 스페인어 번역가인 데 반하여 M은 일본어 소설을 번역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완전히 다른 죽음을 맞는다. 연우가 눈이 오는 산장에 고립되어 수수께끼의 살인마에게 살해당했다면, M은 소설을 쓰다가 탈진해 쓰러졌다. “단 한 편의 완벽한 미스터리 소설”을 쓰려는 탐욕스러운 셰헤라자드에게 “안에서부터 파먹”혀 “거죽만 남”은 상태가 되었던 것이다(최제훈,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자음과모음, 2011, 258쪽). 한 편의 장편소설에서 인물이 복수(複數)의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이상하다. 사실 그런 것은 불가능하다. 소설은 인간의 삶을 재현한 것이고 어떠한 인간도 두 번 죽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죽음은 삶의 의미를 확정하는 사건이다. 발터 벤야민은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는데, “소설에 나타나는 인물들의 삶의 의미는 오로지 그들의 죽음에 의해서만 비로소 해명될 수 있다.”(발터 벤야민, 반성완 편역, ‘얘기꾼과 소설가’, “발터 벤야민의 문예이론”, 민음사, 1983, 185쪽). 많은 소설들이 등장인물의 죽음으로 끝난다는 것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적과 흑”은 줄리앙 소렐의 죽음으로 끝나며, “레미제라블”은 장 발장의 죽음으로 끝나고, “보바리 부인”은 엠마 보바리의 죽음으로 끝난다. 그들의 죽음이 삶과 소설의 의미를 확정짓는 것이다. 하지만 최제훈의 소설에서 인물들은 여러 겹의 삶을 살아가고, 복수의 죽음을 맞이한다. 그것은 삶이 아니라 차라리 연극이다. 예컨대 햄릿의 죽음은 연출가의 각색에 따라 매번 달라지지 않는가. 이러한 최제훈 소설의 특징은 그가 중심적으로 사용하는 기법에 의해 촉발되었다. 바로 패스티시다. 한유주 소설이 부정문의 특징을 형식적 차원에까지 확장한 결과라면, 최제훈은 패스티시의 가능성을 극단까지 활용하여 “일곱개의 고양이 눈”을 쓴다. 예를 들어 ‘여섯번째 꿈’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쥐덫’, 그리고 에도가와 란포의 ‘붉은 방‘을 인용하고 있다. ‘여섯번째 꿈’에서 민규, 현숙, 세나, 연우, 영수, 태식 등은 연쇄 살인범의 세계를 탐구하는 ‘실버 해머’라는 인터넷 동호회의 회원들이다. 이들은 어느 겨울 ‘악마’라는 별명을 가진 회장의 초대장을 받고 산장에 모였다. 그런데 정작 ‘악마’는 나타나지 않고, 회원들은 폭설로 고립된 산장에서 하나씩 하나씩 살해당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들 안에 ‘악마’가 숨어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는 판사, 사업가, 의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열 명의 사람이 외딴섬에 모인다. 그들은 어느 사업가에게 초대 받았다. 그런데 ‘여섯번째 꿈’과 마찬가지로 초대장의 주인은 섬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사람들은 ‘열 개의 인디언 인형’의 노랫말에 맞추어 한 명씩 살해당하기 시작한다. 한편 ‘쥐덫’에서도 사람들은 밀실에 갇혀 있다. 이들은 ‘여섯번째 꿈’과 마찬가지로 폭설이 내리는 산장에 고립된 것이다. 그리고 에도가와 란포의 ‘붉은 방’에서 ‘붉은 방 클럽’은 ‘실버 해머’처럼 극단적이고 파격적인 취미에 빠진 사람들의 모임이다. 이때 ‘여섯번째 꿈’은 애거사 크리스티와 에도가와 란포의 소설을 인용하고, 수정하는 가운데 쓰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니까 ‘여섯번째 꿈’은, 그리고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은 인간의 삶이 아니라 다른 소설을 재현하는 글쓰기이다. 소설의 인물이 두 개의 죽음을 경험하는 이유는, 그들이 각각 다른 이야기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제훈의 소설에는 이야기만 있을 뿐 그 이야기가 재현하는 인간의 삶이 없다. 그런 것은 도무지 중요하지가 않다. 이야기가 인간을 설명하기 위해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인물들이 선택되는 것이다. 이때 소설에서 인간적 삶의 내용은 사라지고 주인공은 그저 한 기능으로 퇴락한다. 그러니까 “돈키호테”에서 이 우스꽝스러운 기사는 다만 “무관한 일화와 에피소드의 모음으로 떨어져 버릴지도 모르는 것에 통일을 주기 위해”(프레드릭 제임슨, 윤지관 옮김, “언어의 감옥”, 까치, 1977, 61쪽) 고안되었다는 식이 된다. 소설은 한 인간의 삶을 재현한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이야기 재료들의 짜깁기가 되는 것이다. 3 전문가로서의 작가 그래서 패스티시의 소설은 반인간적이다. 소설 속의 인간에게 고유한 삶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패스티시는 소설 바깥의 인간에게서도 존엄성을 빼앗는다. 그러니까 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에게서 창조주의 권위를 앗아간다. ‘π’에서 M은 “단 한 편의 완벽한 미스터리 소설”을 쓰려고 한다. 그런데 그의 직업은 소설가가 아니라 번역가이다. 즉, 그는 타인의 언어를 거쳐야 비로소 무엇인가를 쓸 수 있는 존재이다. 이는 M이 결코 글쓰기의 주체가 아니라는 점을 암시한다. M은 어느 날 아름다운 여인을 만났다. 그녀는 밤마다 M에게 으스스한 이야기를 속삭인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M이 쓰고 있는 “단 한 편의 완벽한 미스터리 소설”이 된다. 그러니까 그녀는 M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셰헤라자드이자, M의 영감의 원천이 되는 뮤즈이기도 하다. 그런데 셰헤라자드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소설이 되기 위해서, M은 반드시 죽어야 한다. 이는 맵시벌의 다큐멘터리에서 우의적인 방식으로 설명된다. 맵시벌은 거미의 몸에 알을 깐다. 세월이 흘러 다 자란 “유충은 쓸모없어진 거미의 몸을 뚫고 밖으로” 나간다. 하나의 생명이 태어나기 위해 숙주의 목숨이 희생당하는 것이다. 그런데 M은 “맵시벌 다큐멘터리를 전에도 본 것 같았다”(최제훈,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자음과모음, 2011, 244쪽). 채널을 돌려도 화면에는 계속 맵시벌만 나타났다. 여기서 M은 사실 환상적인 방식으로 자신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다. 그의 배역은 다름 아닌 거미인데, 이야기가 완성되자 “안에서부터 파먹”혀 “거죽만 남”은 상태가 되었던 것이다. M의 운명은 롤랑 바르트가 ‘저자의 죽음’이라고 지칭했던 현상에 대한 알레고리이다. 바르트가 주장한 바, 근대적 글쓰기는 “수많은 문화의 온상에서 온 인용들의 짜임”(롤랑 바르트, ‘저자의 죽음’, “텍스트의 즐거움”, 동문선, 1997, 32쪽)이다. 이때 작가는 작품의 유일하고도 온전한 ‘아버지’가 아니다. 그는 마치 신이 인간을 창조하듯이 소설을 쓰지 않는다. 그는 다만 다른 소설을 베끼는 필경사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저자의 죽음은 단지 M의 운명을 통해 우의적으로 표현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 문학론은 실제 ‘π’의, 그리고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의 작법(作法)을 통해 실현된다. ‘π’는 그 자체로 “인용들의 짜임”이다. 우선 우리는 “천일야화‘의 이야기꾼인 셰헤라자드의 흔적을 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독일 표현주의 영화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의 영향을 감지하게 된다. ‘π’의 액자 속 주인공 하루는 어느 터널에 49일이나 갇혀 있었고, 결국 미쳐버렸다. 그는 이제 정신병원에 있다. 그리고 정신병원의 의사, 간호사, 동료 환자들을 상상 속에서 변형시키며 계속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에 로베르토 비네가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에서 한 것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프란시스는 박람회에서 칼리가리 박사의 상자를 보게 된다. 그 상자에는 체사레라는 몽유병 환자가 누워 있다. 체사레는 프란시스의 약혼녀인 제인의 죽음을 예언하는데, 칼리가리 박사는 이 예언을 실현시키기 위해 제인을 살해하려는 음모를 꾸민다…. 이상의 이야기는 매우 기이하다. 비현실적이며 악몽을 닮아 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정신병원에 수감된 프란시스가 들려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칼리가리 박사는 정신병원의 원장이며, 체사레는 병원의 직원이다. 제인은 프란시스와 마찬가지로 정신병을 앓는 환자였다. 프란시스는 자신의 망상 속에서 이들 인물을 변주하여 이야기를 자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허구와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이러한 아이디어는 이미 대중문화 안에서 여러 번 변주된 바 있다. 최근에는 리들리 스콧의 ‘토탈 리콜’(1990)이나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의 ‘오픈 유어 아이즈’(1997), 데이비드 린치의 ‘멀홀랜드 드라이브’(2001), 마틴 스코세이지의 ‘셔터 아일랜드’(2010)에서 활용되었다. 요컨대 이미 널리 알려진 수법이라는 뜻이다. 그런 만큼 최제훈은 자신의 아이디어가 독창적이지 않다는 것을 넌지시 인정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단 한 편의 완벽한 미스터리 소설”을 쓰는 데 있어서 작가의 역할은 사실 보잘 것 없는 것이다. 작가는 이제 독창적인 트릭을 고안하지 않는다. 오히려 타인의 트릭에 의존한다. 다만 그 트릭을 끊임없이 변주한다.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붉은 방’을…. 이때 최제훈은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의 창조자라 할 수는 없다. 그는 저자가 아니다. 자기 작품의 “유일하고 동일한 목소리”(롤랑 바르트, ‘저자의 죽음’, “텍스트의 즐거움”, 동문선, 1997, 28쪽)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타인의 언어와 아이디어를 활용하고 있으므로 자기 작품에 대해 독점적인 권리를 주장할 수 없을 것이다. 마치 돈키호테가 서로 다른 우스꽝스러운 사건에 통일을 부여하는 기능인 것처럼 그는 서로 다른 이야기의 묶음에 통일을 부여하는 기능이다. 이제 소설의 인물과 작가는 모두 하나의 기능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면 최제훈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아마 창조는 아닐 것이다. 다른 사람의 피조물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노동일까? 그는 문화산업의 많은 ‘크리에이터’(creator)들이 하고 있는 그런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러니까 ‘불가사리’(1962)가 ‘고질라’(1956)를 참조하고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1968)이 ‘지상 최후의 사나이’(1964)를 차용하는 것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는 다만 진귀한 구경거리(spectacle)를 생산하고 있는 것인가? 반쯤은 옳다. 그는 창조하기보다 생산한다. 그것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부품을 조립하여 완제품을 만드는 과정에 비유할만한 것이다. 아마 “안에서부터 파먹”혀 “거죽만 남”아버린 M의 모습은 초과노동에 시달리는 어느 현대 노동자의 비유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는 좀처럼 잠을 자지 못하지 않는가. 하지만 최제훈은 뒤샹이 예술가인 만큼은 예술가이다. 레디메이드를 활용하더라도 그것을 조합하는 방식은 자유에 맡겨진다. 아무리 풍부한 재료가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아무나 그것에 형식을 부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뉴욕의 어느 배관공이 ‘샘’을 만들어낼 가능성은 정말이지 없다. 뒤샹 스스로 인정했듯이, “당신의 가능성은 나의 가능성과 같지 않은 것이다”(“Your chance is not the same as my chance.” (Calvin Tomkins, The Bride and the Bachelors: Five Masters of the Avant-Garde, Penguin, 1968, p.33)). 여기서 우리가 만나게 되는 것은 전문가(specialist)로서의 작가이다. 무엇인가 짜깁기를 하기 위해서는, 그 재료를 많이 구비해 두어야 한다. 그러니까 이야기의 재료가 많으면 많을수록 짜깁기의 예술은 풍성해질 수 있다. 이것은 규칙을 잘 알고 있는 사람만이 참가할 수 있는 게임이다. 그래서 최제훈은 자신의 생산물로부터 완전히 소외된 노동자로 볼 수 없다. 자기가 조작하는 이야기의 관습을 썩 훌륭하게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유주는 이러한 점을 좀처럼 편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 같다. 한유주는 ‘저자의 죽음’을 자신에게 주어진 문학적 조건으로 뼈아프게 인식하고 있다. 이미 “문장들은 모두, 오래전부터, 당신들에 의해 쓰였”기 때문에 심지어 미리 “읽어본 적이 없는 문장”들을 적을 때도 그것은 베끼기에 지나지 않는다. 한유주는 “모든 사물들은, 혹은 모든 사물화 된 문장들은, 일종의 자연사 박물관에 귀속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인식에 따르면 도서관의 어느 서가에 진열된 책들은 모두 일종의 “전시된 죽음들”이며, “검은 플라스틱판에, 흰 글씨로 이름을” 새겨 넣은 명패가 달린 박제이다(한유주, ‘자연사 박물관’,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문학과지성사, 2012, 87쪽). 한유주는 이러한 조건을 순순히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우리는 그녀가 누구를 참조하고 있는지, 도대체 누구를 ‘베끼고’ 있는지 알아채기 어렵다. 물론 불가능하지는 않다. 예컨대 ‘허구0’이라는 제목은 “픽션들”이라고 하는 보르헤스의 단편집 표제를, 그리고 “얼음의 책”이라고 하는 표제는 ‘모래의 책’이라고 하는 보르헤스 단편의 제목을 떠올리게 만든다. 허구의 영점(零點)과 허구의 복수형은 분명한 대비를 형성한다. 거기에 만들어지자마자 모두 녹아 사라지는 얼음의 책과, 영원히 모래처럼 변화하며 두 번 다시 같은 페이지를 펼칠 수 없는 모래의 책은 모두 의미가 고정되지 않거나, 아예 사라지는 책을 상징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엄밀히 말해 추측에 지나지 않으며, 그녀는 주의 깊게도 단서를 남겨놓지 않았다. 이것은 한유주 스스로 어떤 작품을 베끼고 있다고 주장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한유주는 ‘자연사 박물관’,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 ‘인력이거나, 척력이거나’ 세 편의 작품을 통해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를 베끼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상의 작품들에서 발견되는 것은 오히려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와 달라지려 하는 한유주의 부단한 노력이다.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는 연극에 대해 논문을 쓰려는 한 사내가 어느 광인을 만난다는 이야기이다. 이 광인은 자신이 22년 전에 살해한 여성의 옷과 구두를 몸에 걸치고 있다. 한유주는 ‘자연사 박물관’에서 이 짤막한 이야기의 틈을 헤집고 억지로 자신의 언어를 밀어 넣는다. 한유주는 이 사내와 광인을 각각 트리스탄과 햄릿이라 명명하고, 그들의 조우에 복잡한 운명을 부여한다. 그런데 아마 한유주가 토마스 베른하르트라는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면,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이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의 흔적을 알아챘을 것이다. 이 두 소설의 공통점이란 시간을 물어보는 행위, 다리 위에서의 대화 등 몇몇 지점에서 눈치채기 어려운 방식으로만 나타난다. 아무리 주의 깊은 독자라도 이 정도의 단서로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그림자를 발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에서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흔적을 알아채는 것은 훨씬 어려워진다. 주인공 하령은 대재앙이 닥쳐 대륙의 절반이 물에 잠기고, 인구의 절반이 죽어버린 세계에서 소설을 쓰고 있다. 그녀는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를 베껴서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를 쓰려 한다. 하지만 그녀가 베끼려고 하는 소설은 책장에 없거나, 아니면 물에 젖어 글씨를 알아볼 수가 없다. 무엇인가 베끼는 것이 도무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한유주,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문학과지성사, 2012, 189쪽). 하령은 무엇인가 참조할 때마다 “내가 기억하고 있던 결말과는 다른” 페이지들을 마주하게 된다(한유주,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문학과지성사, 2012, 203쪽). 그래서 하령의 베끼기는 계속해서 원작과 달라진다. 이것은 굉장히 수고로운 작업이다. 그녀는 끊임없이 이야기와 언어의 관습들을 익혀야 한다. 이미 모든 이야기들은 다른 사람에 의해 기록되었으므로, 잠깐의 방심은 ‘베끼기’로 이어질 것이다. 이것은 표절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모든 멜로디를 검토하는 작곡가나, 신기술을 개발하기 전에 기존의 특허를 검토하는 기술자의 태도에 비견할 만한 것이다. 하지만 한유주는 이러한 자신의 노력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한유주는 담담하게 토로하고 있는데, “언어는 진화하지 않고, 문학은 진보하지 않”는다. 그저 베끼는 와중에 조금씩 변화할 뿐이다. 그것은 진화의 개념이 사라진 돌연변이와 같다. 대재앙 이후의 세계에서 호랑이는 아가미를 발달시켰다. 물에 잠긴 세계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도 이것이 “진화인가 퇴화인가” 말할 수 없다(한유주,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문학과지성사, 2012, 201쪽). 한유주의 소설 역시 ‘자연사 박물관’에 박제된 모습과는 다른 형태로 제시된다. 그녀의 ‘베끼기’가 박제를 변형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작업이 문학을 ‘진보’시키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자신의 노력이 다만 돌연변이 하나를 만들어 내는 것에서 그친다고 말한다. 여기서 우리는 ‘끝’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의 세계에서 새로운 글쓰기의 가능성은 인류와 함께 절멸했다. 이 ‘끝’에서 문학은, 그리고 글쓰기는 과거의 박제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찾아 헤맨다. 하지만 그런 것은 불가능하다. 이미 창조의 엿새는 오래전에 지나가 버렸으므로. 4 언어의 감옥에서 글쓰기 ‘이야기의 끝’이거나 ‘끝없는 이야기’이거나, 우리가 궁극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것은 ‘새로움’의 쇠퇴이다. 이제 작가는 매우 제한적인 방식으로 무엇인가를 만든다. 그는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없으며, 다만 기왕의 설계도를 다소 변형시키는 선에서 만족해야 한다. 흥미로운 것은 한유주와 최제훈의 작품이 새롭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자신이 타자의 언어를 베끼고 있음을 드러내지만, 그들의 작품은 전에 없이 독특하다. 우리는 아무렇게나 펼친 페이지에서도 한유주의 문체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녀가 부정문을 사용하는 방식은 참으로 고유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최제훈은 기성의 관습들을 짜깁기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마치 괴물처럼 낯설다. 이것은 개인의 창조성을 부정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예술가들이 역설적인 방식으로 창조적이라는 아이러니와 무관하지 않다. 존 케이지는 문자 그대로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음으로써 ‘4분33초’를 만들었으며, 앤디 워홀은 대중문화 속의 이미지를 조합해 자신의 작품을 만들었다. 여기서 예술가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새로운 것은 하나도 만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작업은 파천황의 것이며 예술의 경계를 도전적으로 확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움은 공허한 것이다. 마치 ‘4분33초’처럼 덧없는 것이다. 그것은 분명 예술의 경계를 허문다. 하지만 그 다음은? ‘4분33초’는 결코 녹음되거나 재연(再演)될 수 없다.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의미라 부를 수 있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은 앤디 워홀의 작업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워홀의 유명한 병뚜껑, 혹은 메릴린 먼로의 이미지를 바라보며 이것이 어째서 예술인지 질문하고, 대체 예술이란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바깥으로는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갈 수 없다. 이 새로움은 우리에게 아무런 말도 걸지 않는다. 프레드릭 제임슨은 포스트모더니즘 예술의 공허함을 다음과 같이 간파했다. “앤디 워홀의 ‘다이아몬드 가루 신발’은 반 고흐의 신발이 가진 직접성을 전적으로 결여한 채 우리에게 말을 건다. 정말이지 나는 그것이 우리에게 실제로 어떤 말도 걸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프레드릭 제임슨, 강내희 옮김, ‘포스트모더니즘 ― 후기자본주의 문화논리’, 정정호·강내희 편, “포스트모더니즘론”, 문화과학사, 1989, 150쪽)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은 분명 새롭다. 그들은 우리에게 소설이란 무엇인지, 소설쓰기란 무엇인지 질문한다. 하지만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소설은 “아무것에도 봉사하지 않”으며 어디에도 “사용되지 않”(한유주, ‘허구0’, “얼음의 책”, 문학과지성사, 2009, 19쪽)기 때문이다. 이때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은 모든 책무로부터 자유롭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용한 형식이 된다. 즉, 자족적인 동시에 자기폐쇄적인 형식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한유주와 최제훈 소설의 공간들이 감옥을 닮았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자연사 박물관은 모든 생명들이 박제되어 진열된 공간이며,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에서 사람들은 온통 물에 잠겨버린 건물에서 고립되어 살아간다. ‘불가능한 동화’에서 선생님은 마치 취조실의 형사처럼 아이들을 겁주고 추궁한다. 최제훈을 살펴보면, M은 맵시벌의 둥지에 갇혔고, 하루는 동굴 속에 갇혔으며, 영수는 산장 안에 갇혔다. ‘일곱 개의 고양이 눈’에서 액자 속의 미미는 스토커에게 납치당해 갇혔고, 액자 바깥의 ‘나’는 망막박리에 걸려 눈이 먼 채 병실에 갇혔다. 모두가 갇혀 있다.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은 메타픽션이며, 이들은 모두 알레고리 속의 인물이다. 이들을 가두고 있는 감옥은 사실 상징적인 방식으로 글쓰기 자체를 가두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니까 이것은 바로 언어의 감옥이다. 한유주와 최제훈의 글쓰기가 언어의 감옥에 갇혀 있다고 말하는 이유는, 그들이 단지 타인의 언어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다. 마치 모든 발화가 랑그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것처럼, 소설 역시 글쓰기의 관습이나 전통 바깥으로 벗어날 수 없다. 모든 사람은 타인을 흉내 내며 말을 배운다. 소설이 그러지 않으리란 법이 어디에 있는가. 언어의 감옥에 갇혀 있다는 것은, 소설이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는 폐쇄적인 형식이 된다는 뜻이다. 이때 언어는 자기를 가리키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다. 그것은 영원한 동어반복과 다름없다. 하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목적을 위해 말을 사용하는 것이며, 작가란 발언을 하는 사람(parleur)이다. 우리는 무엇인가 요구하기 위해, 혹은 불만을 토로하기 위해, 심지어 선전포고를 하기 위해 글을 쓴다(장 폴 사르트르, 정명환 옮김,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문학이란 무엇인가”, 민음사, 1998, 27쪽). 그러니까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세계를 향해 말하는 행위인 것이다. 그러나 소설의 책무가 다만 다른 소설에 관하여 말하는 것이 되었을 때, 글쓰기는 베끼기가 된다. 이때 독서란 소설 안에 존재하는 다른 소설의 흔적을 찾는 놀이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말이라는 것을 그렇게 높이 평가할 수 없다!”(요한 볼프강 폰 괴테, 김수용 옮김, “파우스트” 1부, 책세상, 2006, 78쪽). 오직 언어로 이루어진 곳을 헤매는 것이 독서라면, 그것은 언어로 이루어진 테마파크를 유람하는 행위와 다름없다. 그렇다면 언어의 감옥에서 글을 쓰는 사람은 얼마나 지나야 그곳이 감옥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까. 그러니까 “폐쇄된 미로에 갇힌 사람은, 얼마나 헤매야 그 미로가 폐쇄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될까?”(최제훈,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자음과모음, 2011, 179쪽). 그리고 다음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파우스트는 평생에 걸쳐 “철학도, 법학도, 의학도, 게다가 신학까지 열성을 다하여 연구”한 끝에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탄식했다. 그가 마술의 세계에 몸을 맡기기로 결심했던 것은, 정통한 지식들이 세계에 대해 조금도 알려주지 않는 “부질없는 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요한 볼프강 폰 괴테, 김수용 옮김, “파우스트” 1부, 책세상, 2006, 31~33쪽). 그가 악마와 계약하여 처녀를 희롱하고, 신화 속의 전쟁에 뛰어들고, 바다를 메우는 개간사업을 시작했던 것은 ‘태초에 말이 있었다’는 세계관을 거부하고 ‘태초에 행동이 있었다’고 선언한 후였다. 가장 열심히 말의 세계를 믿었던 자가, 행동의 세계로 뛰어들었던 것이다. 아마 파우스트와 같은 모험이 필요할 것이다. 파우스트가 자신의 서재를 벗어나 시공을 뒤집는 모험에 나섰던 것처럼, 한유주와 최제훈도 이야기의 끝, 혹은 끝없는 이야기라는 감옥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이때 소설 역시 감옥에서 벗어나 자신의 존엄을 되찾을 것이다. ■당선소감 책은 끝없는 미로… 내 모든 단어 빚지고 있어 아직 더 읽어야 할 책이 너무 많은데 덜컥 당선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더듬더듬 잘 모르는 길을 걸어가야 한다. 문득 어지럽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 길은 앞이 명확했던 적이 없었다. 책을 한 권 읽으면, 세상은 그만큼 분명해지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두 권의 책을 숙제로 남겼다. 그러니까 이 길은 목적지가 분명한 대로가 아니라,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미로이다. 이 미로를 열심히 헤매고 싶다. 고마운 사람이 너무 많다. 사실 나는 그들이 전해준 것을 비로소 적었을 뿐이다. 나는 모든 단어들을 빚지고 있다. 그래서 당선의 영광을 돌리고 싶다는 말은 단순히 수사가 아니다. 우선 나는 박광현 선생님에게 글쓰기의 모든 것을 배웠다. 내가 지키고 있는 규칙들은 전부 선생님에게 받은 것이다. 황종연 선생님은 소설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보여주셨다. 한만수 선생님은 어떻게 학문이 정의로워질 수 있는지 알려주셨다. 그리고 김춘식 선생님께는 글쓰기의 즐거움을 배웠다. 더불어 오랫동안 함께 공부한 ‘책읽기의 즐거움’의 멤버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허병식 선생님, 복도훈 선생님, 서희원 선생님, 조형래 선배, 김민선, 박진솔, 임세화, 전호성, 한정현, 홍덕구 등 모두들 내게 큰 도움을 주었다. 나는 이들에게 동의하거나, 혹은 반박하면서 비로소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또한 내 글을 가장 먼저, 그리고 아마도 가장 즐겁게 읽어준 경연에게 감사한다. 너에게는 늘 고마운 마음뿐이다. 고집 센 아들의 선택을 지금까지 지지해주신 부모님께는 가장 큰 감사를 올린다. 마지막으로 많이 부족한 글에서 가능성을 보아주신 두 심사위원 선생님께 고개 숙여 인사드리고 싶다. ●약력 ▲1983년생 ▲ 2002년 동국대 국문과 입학 ▲동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심사평 균형적 함의 도출 … 평론가로서의 앞날 기대 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부문에 응모한 작품은 모두 17편이었다. 심사위원 두 사람은 이들 작품을 통독하고 그 가운데 최종 논의 대상으로 4편을 선정하였다. 그리고 다시 이를 정독한 후 장시간의 논의를 거쳐 당선작을 확정하였다. 심사기준으로는 응모 평론이 기본적으로 작품의 가치를 잘 부각시키고 이를 논리적으로 해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는가에 두었으며, 글의 전체적인 통일성과 비평적 견식을 담보할 수 있는 문장력도 면밀히 살펴보았다. 대체로 올해의 평론 응모작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었으며, 그 성향에 있어서도 여전히 세부적 탐색과 분석에 치중하고 동시대 사회 속에서 해당 작품이 가진 의미를 구명하는 데는 소홀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평론이 단순하게 한 작품의 성과를 평가하고 판단하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을 배태하고 산출한 환경과 문학사적 친연성 등을 두루 고찰하고 있을 때 객관적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할 터이다. 마지막까지 논의의 대상이 된 4편의 평론 가운데 이은이의 ‘희미해져가는 인간다움에 대하여’는 유연한 상상력과 감각적인 문장이 뛰어났다. 하지만 보다 정치한 시각과 정론적 방식으로 대상 작품에 접근하는 것이 필요해 보였다. 정영의 ‘비린내, 혼종의 정체성에 저항하는 존재성’은 후각적 관점을 중심으로 작품을 규정하는 독창성이 참신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독창적 사유가 총괄적 해석력을 확보하는 데 미흡했고 비린내와 혼종성의 상관관계도, 좀 더 명료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만영의 ‘유령의 서사, 열림의 정치’는 시종일관 무난하고 균형성 있는 관점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분석 대상이 된 두 작품의 저변을 보다 치열하게 드러내고 그 상관성에 대해서도 입체적 조명이 있었으면 하는 후감이 있었다. 당선작이 된 ‘언어의 감옥에서 글쓰기’는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이 가진 문학적 함의를 비교적 정확하고 균형성 있게 도출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이론적 근거에 있어서도 폭넓은 공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는 또한 평론가로서의 앞날에 대한 기대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당선자에게는 축하를, 그리고 간발의 차이로 낙선한 분들께는 따뜻한 위로와 함께 다음 기회의 분발을 바라마지 않는다.
  • [사설] 세밑 한파에 온정의 불씨 지핀 익명의 기부

    세밑 한파 속에 움츠린 몸을 녹일 훈훈한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9일 익명의 후원자가 서울 명동의 구세군 자선냄비에 1억 570만원권 수표를 넣고 말없이 사라졌다고 한다. 구세군 측은 지난해 명동의 자선냄비에 1억 1000만원권 수표를 넣은 남성과 연령대와 편지의 글씨체가 비슷해 동일인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는 이번에도 “어려운 노인분들에게 써 달라.”는 짧은 글만 남기고 자리를 떴다니 ‘얼굴 없는 천사’가 따로 없다. 이 같은 선행을 펼치는 ‘위대한 필부필부(匹夫匹婦)’를 우리는 어렵지 않게 보아 왔다. 지난해 세밑에도 폐지를 팔아 6년째 성금을 낸 문경 할머니와 5024만원을 전주의 주민자치센터에 맡긴 40대 익명 남자의 12년째 선행을 접하고선 큰 감동을 받았다. 불우이웃돕기는 이처럼 기부액이 적든 많든, 기명이든 익명이든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불우이웃을 향한 성금은 자신의 형편이 어려울 때 더 빛이 나고, 남을 돕는 온기는 높아질수록 더 좋은 법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올해도 기부 행렬은 사회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혼수비용 전액을 성금으로 내놓은 신혼 부부, 푼푼이 모은 성금과 물품을 보낸 여성 재소자와 중증 장애인 등 ´쌈짓돈 기부´ 사례는 부지기수라고 한다. 삼성그룹은 지난해보다 200억원 늘어난 500억원을 기부했고,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보다 50억원 많은 200억원을, LG그룹은 100억원을 내놓았다. 대선 정국의 어수선함 속에서도 기부의 손길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니 다행스럽다. 하지만 엊그제까지의 모금액은 목표액 2670억원에서 한참 모자란 950억원 정도로 ‘나눔온도’는 아직 35.6도밖에 안 된다고 한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이 많기 마련이다. 대기업은 ‘통큰 기부’로, 서민들은 ‘정을 담은 기부’로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의 불씨를 지펴야 할 이유이다.
  • 億… 또 億… 신월동 그 천사 이름없이 이 겨울을 데우다

    億… 또 億… 신월동 그 천사 이름없이 이 겨울을 데우다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모금함에 억대 수표를 기부한 익명의 ‘기부 천사’가 올해에도 등장했다. 이 사람은 지난해 1억 1000만원권 수표를 기부한 남성과 동일인으로 추정된다. 한국 구세군은 지난 9일 오후 6시 25분쯤 서울 중구 명동 입구에 설치된 자선냄비 모금함에 익명의 후원자가 1억 570만원권 수표를 냈다고 밝혔다.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이 남성은 “어려운 노인분들에게 써 달라.”면서 자선냄비에 봉투를 넣은 뒤 택시를 타고 사라졌다. 그는 자신을 ‘신월동 주민’이라고 밝힌 편지에 “부모님은 평생 이웃에게 정도 주시고 사랑도 주시고 많은 것을 도와주셨다. 그러나 호강 한 번 못 하시고 쓸쓸히 생을 마감해 고인이 되셨다. 부모님의 유지를 받들어 작은 씨앗 하나를 구세군님들의 거룩하고 숭고한 숲속에 띄워 보낸다.”고 적었다. 구세군은 10일 오전 은행에서 모금액을 세던 중 고액 수표와 편지가 담긴 봉투를 발견했다. 구세군 관계자는 “편지의 글씨체와 수표 발행 지점, 기부 장소 등을 볼 때 지난해 억대 수표를 후원한 분과 동일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4일에도 비슷한 연령대의 남성이 1억 1000만원권 수표를 명동 우리은행 앞 자선냄비에 기부하고 사라졌다. 그는 당시 “항상 좋은 일을 하시는 구세군께 존경을 표한다. 작은 성의지만 거동이 불편하고 소외된 어르신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편지를 남겼다. 박만희 구세군 사령관은 “27년 만에 가장 추운 날이라는 9일 따뜻한 정성과 사연을 전해 준 후원자의 뜻대로 외롭게 지내는 어르신들의 복지를 위해 후원금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미주통신] NYPD, 대머리 연쇄 살인범 잡을 수 있을까?

    최근 미국 뉴욕 브루클린 일대의 상점가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연쇄 살인범이 잡힐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고 19일(이하 현지시각) 뉴욕데일리뉴스가 보도했다. 범인은 지난 3개월 사이에 브루클린 일대의 상점가를 돌며 권총으로 주인을 살해하고 돈을 유유히 강탈해가는 대범함을 보였다.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밤에 발생한 살인 사건의 용의자도 같은 총을 사용하고 범행 수법이 같아 동일인으로 밝혀지면서 이 일대 상점가에 공포가 쌓였다. 아직 뚜렷한 단서를 확보하지 못하던 뉴욕 경찰(NYPD)은 18일 인근 감시카메라에 찍힌 네 명의 용의자를 공개 수배했으며, 이중 가방을 메고 도망가는 대머리의 중년 남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추정하고 뒤쫓고 있다고 밝혔다. NYPD는 현재 미 연방수사국(FBI)에 관련 용의자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으며 검거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이번 연쇄 강도 사건으로 살해된 상점 주인들이 모두 대머리로 알려지면서 이 사건은 더욱 시민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시민들은 이번 사건이 대머리와 무슨 연관 관계가 있지나 않은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경제 브리핑] 모바일뱅킹 고객 3300만명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19개 금융기관에 등록된 모바일뱅킹 고객(동일인 중복합산)이 3300만명이다. 스마트폰 보급 확산으로 6월 말 3002만명에 비해 9.9%(298만명) 늘었다. 이 중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뱅킹 등록고객은 1984만명으로 전분기보다 18.2%(305만명) 늘어 증가세를 견인했다. 모바일뱅킹 이용실적을 보면 하루 평균 기준 1330만건으로 전분기보다 9.9% 늘어났다. 이 중 스마트폰 기반이 1325만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 [중국통신] 미녀 여교사, 알고보니 생물학적 남자?

    자신조차 믿어 의심치 않았던 ‘성(性)’이 알고 있던 성과 다르다면? 우한천바오(武漢晨報)는 7일 25년 동안 여자로 알고 살아온 미녀 여교사가 알고보니 Y염색체를 가진 남성으로 판명된 ‘황당한’ 사건을 소개했다. 하루 아침에 성 정체성 혼란에 빠진 사건의 주인공은 장(張)씨. 곱상한 얼굴에 늘씬한 외모, 우수한 학업 성적까지 거두며 얼마 전부터는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완벽한 조건에 뭇 남성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엄친 딸’ 장씨. 그런 그녀에게도 고민이 있었으니 바로 지금까지 단 한번도 ‘마법’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 하지만 그간 결혼에 대한 계획도 없다보니 검사 또한 받지 않았고 상담을 통해 그저 ‘원발성 무월경’이라고 믿고 살아왔다. 그러던 중 결혼적령기가 가까워지면서 가족들의 성화에 출산까지 생각하게 된 장씨는 최근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았고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여성의 상징인 자궁이 선천적으로 없고, 난소는 불완전하며 고환정체증(고환이 음낭까지 내려가지 않는 것)이 의심된다는 것. 심지어 호르몬 검사 결과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게 나왔고, 염색체 핵형 분석 결과 46번 염색체가 XY로 판명되었다. 겉모습은 100% 여성인 장씨가 생물학적으로는 ‘남성’이었던 것이다. 난소와 고환을 동시에 갖고 태어난 장씨의 병명은 ‘진성반음양’(동일인이 정소와 난소의 양쪽을 지니고 있는 선천성 이상.). 장씨는 현재 복강경을 통한 고환 제거 수술을 받고 ‘진정한’ 여성으로 다시 태어났다. 장씨의 담당의는 “자궁이 없고 난소 발육 불량으로 출산은 할 수 없지만 정상적인 부부 생활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1년이상 CP발행 신고 의무화

    앞으로 만기 1년 이상으로 다수 투자자에게 판매되는 기업어음(CP)을 발행하려면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금융투자협회가 지정한 증권사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호가 내역을 협회에 의무적으로 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금융투자업 규정’과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22일 입법예고했다. 입법예고 기간은 12월 1일까지다. 개정안은 다음 달 규제개혁위원회 심사와 증권선물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 내년 초 발효될 예정이다. 지금은 CP가 사실상 공모인 경우에도 형식상 사모로 발행됨에 따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 발행 때 공시 당국의 점검을 받지 않기 때문에 최근 LIG건설 CP 사례에서 보듯 기업들이 장기자금 조달 목적으로 발행하면서도 공모 규제를 회피하려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CP의 머니마켓펀드(MMF) 동일인 편입한도도 자산총액의 2~5%에서 1~3%로 축소된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기고] 포경 재개의 선결요건/임홍재 전 주베트남 대사

    [기고] 포경 재개의 선결요건/임홍재 전 주베트남 대사

    지난 12일 폐막한 여수박람회는 가는 곳마다 해양생물의 상징인 고래를 보여주면서 인간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곳이 바다라고 강조하고 있는 데 비해 우리 정부는 최근 파나마에서 열린 국제포경위원회(IWC) 회의에서 ‘과학연구 목적’으로 고래를 잡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내적으로 사실상 포경 재개 방침을 철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긴 했지만 여수박람회 주제와 어울리지 않고 국제여론과 IWC의 분위기를 고려해 볼 때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 영리한 동물인 고래 보호는 환경보호와 해양생물자원 보존의 차원을 넘어서 국제사회에서 하나의 새로운 ‘윤리’ 문제로 확산됐다. 유엔도 후세에 지속 생산이 가능한 어족자원을 남겨주려면 현재 어족자원의 보존만이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IWC 과학위원회는 1991년 남대서양의 고래 자원이 78만 5000마리로 어느 정도 회복됐다고 평가하고 연 2000마리 포경을 건의했다. 그러나 IWC는 과학위원회의 평가와 건의를 묵살했다. 사실 무한정한 고래 자원의 멸종위기를 초래한 것은 유럽과 미국 포경업자들의 무분별한 살육 때문이었다.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국제사회는 국제포경협약(ICRW)을 채택하고 포경의 대상, 크기, 조업지역 및 기간 등 고래자원관리를 규정하면서 IWC를 설립했지만 국제적 포경 경쟁을 막지 못했다. 결국 IWC는 1986년부터 포경 모라토리엄을 시행했고, 이 조치는 27년째인 지금도 철회되지 않고 있다. 고래육 최대소비국인 일본은 포경 모라토리엄 채택에 적극 반대했고 상업 목적의 포경 재개를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일본의 요청은 번번이 거부됐다. 상업용 포경 재개를 추진한 일본의 외교가 일본의 다자외교 실패의 대표적 사례라는 연구보고서도 있다. 포경 재개에는 몇 가지 고려해야 할 게 있다. 과학연구 목적의 포경이라도 외교적 비난과 고립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국제사회는 포경업이 더 이상 경제적으로도 이익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영리한 동물을 식용하는 행위는 도덕적으로도 가증스러운 일로 비난한다. 일본의 과학연구 포경은 사실상 상업 포경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우리의 과학연구 포경 입장 표명에 미국, 호주 등이 벌써 반대하며 나섰다. 반(反)포경 국제여론은 아직도 거세다. 당장 포경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해서 IWC를 탈퇴하는 것은 대안이 아니다. 노르웨이는 IWC 포경 모라토리엄에 불참, 포경을 하고 있다. 창립 회원국인 캐나다는 IWC에서 탈퇴했다. 포경을 하고 있는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그린란드는 1992년 북대서양해양생물위원회(NAMMC)를 설립해 IWC에 대항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일본은 위협은 하고 있지만 IWC로부터 탈퇴하지 않고 있다. IWC는 포경 관련 정보의 집산지며 협상의 중심이다. 포경 반대 여론이 수그러들어 포경이 제한적으로나마 재개될 경우에 대비하여 전문가 양성을 통해 협상 능력을 꾸준히 제고해야 한다. 포경문제 협상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7년간 IWC의 연례회의 대표단 명단을 보면 우리는 딱 한 번 동일인이 2회에 걸쳐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일본은 한 수석대표가 3회에 걸쳐, 또 다른 수석대표가 2회에 걸쳐 일본대표단을 지휘했다. 지면(知面)을 쌓아야 핵심에 설 수 있다.
  • 北 김정은, 어린 아내 출산 후에도 일 시키며…

    北 김정은, 어린 아내 출산 후에도 일 시키며…

    북한이 25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으로 전격 공개한 리설주가 지난 2005년 남한을 방문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정보원은 26일 국회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리설주가 지난 2005년 9월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육상대회에 응원단으로 참석한 것을 공식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리설주는 1989년생으로 지난 2009년 김 제1위원장과 결혼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장성택이 중매한 것이 아니냐는 설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가 없으며 평범한 가정 출신으로 평양 금성 제2중학교를 나와 중국에서 성악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북한이 리설주의 존재를 공개한 이유가 김 제1위원장의 안정적인 면모를 과시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정은과 리설주 사이에는 자녀가 1명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지난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대회에 북한은 선수단을 포함해 총 124명을 파견했고, 리설주라는 여성은 청년학생협력단 단원 100명 가운데 포함돼 있었다. 당시 이 소녀는 남측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금성학원 소속 17살(만 16세) 리설주로 자신을 소개하고 국가 예술극단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꿈을 밝히기도 했다. 리설주가 지난 2003년 3월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청소년적십자 우정의 나무심기’ 행사에 참석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인물사진분석 전문가인 조용진 한남대 객원교수는 “북한이 25일 공식 발표한 리설주의 사진과 예술단 공연 사진, 그리고 2003년 금강산에서 찍은 사진을 비교하면 모두 동일인물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리설주가 김 제1위원장과 어떻게 결혼하게 되었는지도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이를 북한의 ‘음악 정치’에 따른 것으로 분석한다. 리설주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이후에도 올 1월까지 은하수관현악단에서 활동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지난해 1월 평양에서 열린 신년 경축음악회에서 북한 가곡 ‘병사의 발자욱’을 불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주연급 가수로 일했던 ‘은하수관현악단’은 100여명의 단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탈리아, 프랑스, 중국 등지에서 유학한 엘리트 연주자와 가수로 구성돼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사망 전인 지난해 7월 은하수관현악단 공연을 관람한 뒤 “모든 예술단체들이 따라 배워야 할 본보기”라고 극찬하기도 했으며 김정은을 대동하고 수차례 이 악단 공연을 관람했다. 이는 김 제1위원장과 리설주의 접촉이 쉽게 이뤄질 수 있었음을 시사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에서 음악은 단순한 예술이 아니고 강성대국을 건설하기 위해 주민들을 결속시키는 정치수단”이라며 “북한 고위층과 음악인의 만남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와 은하수악단에서 독창을 한 가수 리설주는 서로 얼굴 윤곽도 다르고, 치아 모양과 턱살에서 차이점이 많다.”며 리설주가 은하수악단 출신 가수가 아닐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또 “조선중앙통신 중문사이트를 보면 김정은 부인 리설주(李雪主)와 가수 리설주(李雪珠)의 한자표기가 다르다.”고 했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이날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리영호 군 총참모장의 해임은 김정은이 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비협조적 태도를 취한 데 대한 문책성 인사인 것으로 보고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2005년 16세의 리설주, 南에 왔었다

    2005년 16세의 리설주, 南에 왔었다

    북한이 25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으로 전격 공개한 리설주가 지난 2005년 남한을 방문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정보원은 26일 국회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리설주가 지난 2005년 9월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육상대회에 응원단으로 참석한 것을 공식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리설주는 1989년생으로 지난 2009년 김 제1위원장과 결혼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장성택이 중매한 것이 아니냐는 설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가 없으며 평범한 가정 출신으로 평양 금성 제2중학교를 나와 중국에서 성악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북한이 리설주의 존재를 공개한 이유가 김 제1위원장의 안정적인 면모를 과시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정은과 리설주 사이에는 자녀가 1명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지난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대회에 북한은 선수단을 포함해 총 124명을 파견했고, 리설주라는 여성은 청년학생협력단 단원 100명 가운데 포함돼 있었다. 당시 이 소녀는 남측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금성학원 소속 17살(만 16세) 리설주로 자신을 소개하고 국가 예술극단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꿈을 밝히기도 했다. 리설주가 지난 2003년 3월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청소년적십자 우정의 나무심기’ 행사에 참석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인물사진분석 전문가인 조용진 한남대 객원교수는 “북한이 25일 공식 발표한 리설주의 사진과 예술단 공연 사진, 그리고 2003년 금강산에서 찍은 사진을 비교하면 모두 동일인물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리설주가 김 제1위원장과 어떻게 결혼하게 되었는지도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이를 북한의 ‘음악 정치’에 따른 것으로 분석한다. 리설주는 지난해 1월 평양에서 열린 신년 경축음악회에서 북한 가곡 ‘병사의 발자욱’을 불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주연급 가수로 일했던 ‘은하수관현악단’은 100여명의 단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탈리아, 프랑스, 중국 등지에서 유학한 엘리트 연주자와 가수로 구성돼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사망 전인 지난해 7월 은하수관현악단 공연을 관람한 뒤 “모든 예술단체들이 따라 배워야 할 본보기”라고 극찬하기도 했으며 김정은을 대동하고 수차례 이 악단 공연을 관람했다. 이는 김 제1위원장과 리설주의 접촉이 쉽게 이뤄질 수 있었음을 시사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에서 음악은 단순한 예술이 아니고 강성대국을 건설하기 위해 주민들을 결속시키는 정치수단”이라며 “북한 고위층과 음악인의 만남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와 은하수악단에서 독창을 한 가수 리설주는 서로 얼굴 윤곽도 다르고, 치아 모양과 턱살에서 차이점이 많다.”며 리설주가 은하수악단 출신 가수가 아닐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또 “조선중앙통신 중문사이트를 보면 김정은 부인 리설주(李雪主)와 가수 리설주(李雪珠)의 한자표기가 다르다.”고 했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이날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리영호 군 총참모장의 해임은 김정은이 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비협조적 태도를 취한 데 대한 문책성 인사인 것으로 보고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스마트뱅킹 시대 중장년층은 소외

    스마트뱅킹 시대 중장년층은 소외

    휴대전화로 은행 업무를 보는 스마트폰 뱅킹 가입자가 올해 20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은 스마트폰 뱅킹 시장을 선점하고자 치열한 금리 우대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그러면서 정보기술(IT) 활용 능력이 떨어지는 중장년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스마트 금융 디바이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농협·하나·기업·외환 등 7개 은행의 스마트폰 뱅킹 가입자 수(동일인 중복 가입 포함)는 약 1596만명에 이른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뱅킹 이용자 수는 올해 1분기 말 1366만 6000명으로 지난해 말(1035만 8000명)보다 31.9%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3분기에는 2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스마트폰으로 가입하는 금융상품에 금리를 더 얹는 방식으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의 예금금리 공시 등을 보면 1년 만기 상품을 기준으로 산업은행의 ‘KDB다이렉트 하이정기예금’이 연 4.3%로 시중은행 상품 가운데 가장 높다. 온라인(인터넷 또는 스마트폰)으로 가입하면 0.2% 포인트를 더 줘서 연 4.5%를 받을 수 있다. 반면 같은 은행의 ‘자유자재정기예금’은 금리가 연 3.2%으로 금리차가 최대 1.3% 포인트 벌어진다. 은행권에서 연 4% 넘는 금리를 주는 상품 대부분이 온라인 가입을 전제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두근두근 커플 정기예금(연 4.01%)’과 국민은행의 ‘KB스마트★폰예금(연 4.3%)’이 대표적이다. 올해 6월 말 가입자 수 400만명 고지를 넘어선 국민은행은 다음 달 스마트폰 뱅킹 전용 적금을 새로 내놓고 스마트폰 이용량이 많은 청년층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달 초 가입자 300만명을 돌파한 신한은행도 오는 15일까지 스마트폰으로 ‘미션플러스’ 적금에 가입하면 0.3%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가입기간이 24개월 이상이면 최고 연 4.65%의 금리를 적용한다. 높은 금리를 받으려면 스마트폰 예금에 가입하면 되지만 기계 사용에 서투른 중장년 세대에겐 쉬운 일이 아니다. 먼저 은행 창구에서 인터넷뱅킹을 신청한 뒤 보안카드를 발급받고 인터넷 회원가입을 한 뒤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앱스토어 등에서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고 공인인증서를 복사해야 한다. 공무원 박모(50)씨는 “통화와 문자메시지 정도만 쓰기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은행 거래를 할 생각은 못했다.”면서 “자녀나 젊은 동료의 도움이 없으면 이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스마트폰 뱅킹 마케팅의 주 대상이 미래 고객인 20~30대인 것은 맞지만,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 등 중장년층도 은행으로선 놓칠 수 없는 고객이기 때문에 이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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