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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안세력 부상한 日제1야당 정권 교체 노릴까... 부활한 노다

    대안세력 부상한 日제1야당 정권 교체 노릴까... 부활한 노다

    12년 전 1년 3개월의 단명 총리로 끝났던 노다 요시히코(67) 입헌민주당 대표가 지난 27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총선거를 대승으로 이끌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일본의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98석이던 의석수를 148석으로 대폭 늘리며 ‘자민당 1당 독주체제’에 제동을 걸었다. 제1야당이 전체 의석수의 30%에 달하는 140석 이상을 확보한 선거는 2003년 민주당이 177석을 얻은 이후 21년 만이다. 요미우리신문은 28일 “제1야당이 전체 의석수 30% 이상을 차지한 것은 2003년 신진당과 2003년 민주당 두차례밖에 없다”며 입헌민주당이 이번 총선 약진을 토대로 정권 교체에 도전할 수 있다고 봤다. 현지 언론들은 전직 총리이자 9선 베테랑인 노다 대표가 3년 전 선거와 달리 강경 좌파인 공산당과 거리를 두고,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을 집중 추궁한 전략이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노다 대표의 ‘우클릭 입헌민주당’이 과거 자민당에 표를 던졌으나 실망한 중도, 무당층을 흡수하는 데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3년 전 입헌민주당은 공산당과 후보 단일화를 시도했으나 참패했다. 노다 대표는 이번 선거로 ‘단명 총리’의 오명을 벗고 입헌민주당 내 공고한 입지는 물론 정권 탈환의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다만 ‘민주당(입헌민주당의 전신)=무능력’이란 이미지를 벗고 수권 정당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다. 민주당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제대로 된 수습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노다 대표가 총리 시절인 2012년 아베 신조 자민당에게 정권을 내줬다. 노다 대표는 선거 직후 “총리 지명을 노리는 건 당연하다”며 “자민당과 공명당 정권의 존속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나 지난 임시국회에서 함께 내각 불신임 결의안을 낸 정당과 성의 있는 대화를 시작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다만 당장 정권 교체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니치신문은 세를 불린 입헌민주당이 내년 7월 참의원 선거를 고려해 다른 야당과의 연대 확대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야당이 합세해 당장 정권을 교체하더라도 참의원(상원)은 자민·공명 연립 여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노다 대표도 “(야당들과) 특별국회에서 논의를 시작해 내년 여름 참의원 선거를 전망하면서 대화를 계속하겠다”고 했다.
  • 日 여당 15년 만에 과반 붕괴…정계 격변의 소용돌이로

    日 여당 15년 만에 과반 붕괴…정계 격변의 소용돌이로

    일본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이 27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15년 만에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며 정계가 일대 격변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게 됐다. 2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191석을 차지했다. 공명당 의석수는 24석이다. 합계 215석으로 중의원 465석 중 과반인 233석에 미치지 못한다. 선거 전 두 정당은 각각 247석과 32석으로 총 279석이었다. 자민당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은 지역구 11곳에 후보를 냈으나 4명만 당선됐다. 이시이 게이이치 공명당 대표는 비례대표 의원으로 활동해 오다 수도권인 사이타마 14구에 출마했으나 국민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공명당 대표가 낙선한 것은 자민당·공명당이 옛 민주당에 정권을 내준 2009년 이후 15년 만이다. 현직 각료인 마키하라 히데키 법무상과 오자토 야스히로 농림수산상도 총선에서 낙선했다. 현직 각료의 낙선은 2016년 참의원(상원) 선거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연말 불거진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 파문, 고물가에 따른 실질임금 감소 등으로 민심이 여당에 등을 돌린 결과로 분석된다. 이시이 대표도 비자금 문제에 휘말린 자민당과 연정을 구성한 것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민당은 2012년 옛 민주당 내각으로부터 정권을 탈환한 것을 시작으로 2014년, 2017년, 2021년 등 4차례 총선에서 매번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해 ‘일강다약’(一强多弱) 구도를 연출하며 공명당과 함께 안정적 정치 기반을 구축해 왔지만 이번 선거 결과로 지각변동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반면 선거전에서 ‘정치 개혁’을 외치며 자민당 비자금 문제를 집중적으로 공략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기존 98석에서 148석(지역구 104명·비례대표 44명)으로 크게 약진했다. 우익 성향 야당인 일본유신회는 44석에서 38석으로 줄었고 국민민주당은 7석에서 28석으로 의석수가 크게 늘었다. 제1야당이 전체 의석수의 30%에 해당하는 140석 이상을 확보한 것은 2003년 민주당이 177석을 얻은 이후 21년 만에 최초다. 2012년 자민당이 재집권했을 당시 민주당 정권 마지막 총리였던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는 중도층을 공략하기 위해 공산당과 거리를 두면서도 자민당의 약점인 ‘비자금 스캔들’ 문제를 집요하게 비판하며 의석수를 50%가량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선거 결과로 입헌민주당은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의 과반 확보 저지에도 이바지하며 전신인 민주당이 동일본 대지진 대처 미흡 등으로 2012년 자민당·공명당에 내줬던 정권을 되찾아올 가능성도 높였다. 노다 대표는 선거 직후 “총리 지명을 노리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자민·공명 정권의 존속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나 지난 임시국회에서 함께 내각 불신임 결의안을 낸 정당과는 성의 있는 대화를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민당·공명당과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이른바 ‘헌법 개정 세력’ 전체 의석수는 개헌안 발의 가능 의석인 310석(전체 3분의 2)에 모자라는 297석이어서 향후 자민당이 추진하는 개헌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에 여당이 과반을 놓치면서 일본 정계는 연정 확대, 정권 교체, 이시바 총리 퇴임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둘러싸고 권력 투쟁과 세력 결집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요미우리는 “정권 구성을 위한 여·야당 공방이 시작돼 정국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1일 취임한 이시바 총리는 태평양전쟁 이후 최단기간에 중의원을 해산해 총선을 치르는 승부수를 던졌으나 선거 패배로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 등 독자 정책 추진 동력도 얻기 힘들어졌고 당내에서는 반대파를 중심으로 ‘이시바 끌어내리기’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시바 총리는 개표 중 방송 인터뷰에서 “연립(연정 확대) 등 여러 방법이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일본유신회나 국민민주당 등 다른 정당을 포섭해 의석수 과반을 확보하겠다는 뜻인데 이들 정당은 선거 전 연정 참여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이시바 총리는 자신의 거취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런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뒤 “앞으로 우리가 내건 정책 실현을 위한 노력을 최대한으로 해야 한다”며 사임에 사실상 부정적 의사를 내비쳤다. 야당은 산술적으로는 결집을 통해 정권 교체를 할 수 있지만 많은 지역구에서 후보 단일화에도 실패한 터라 단일 총리 후보를 추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노다 대표는 다른 당과 협력과 관련해 “특별국회에 어떻게 임할지부터 논의를 시작해 그 뒤에는 당연히 내년 여름 참의원(상원) 선거전도 전망하면서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국회는 중의원 해산에 의한 총선 후 1개월 이내에 소집되는 국회로, 총리 지명과 상임위원회 구성 등을 새로 하게 된다. 입헌민주당은 내년 참의원 선거 등 정치 일정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다른 정당과 연대를 모색하며 정권 탈환 전략을 짤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언론은 자민당이 일단 제1당 지위는 유지한 만큼 무소속 의원 영입, 일부 야당과 연계를 통해 연립 정부를 확대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선거 투표율은 53.84%로 집계됐다. 직전 2021년 총선 투표율 55.92%보다 2%포인트 정도 하락했다. 교도통신은 이번 선거 투표율이 1945년 이후를 기준으로 세 번째로 낮다고 전했다.
  • 수세 몰린 日 이시바 “악몽같은 민주당” 정적 아베 표현까지 꺼냈다

    수세 몰린 日 이시바 “악몽같은 민주당” 정적 아베 표현까지 꺼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집권 자민당 총채)가 야당의 ‘무능’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과거 자신이 비판했던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표현까지 꺼내 들었다. 나흘 앞으로 다가온 중의원 선거서 연립 여당이 과반을 밑돌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자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22일 아이치현 도요타시 거리 연설에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전신인 옛 민주당을 “악몽”이라고 표현했다고 23일 요미우리신문 등이 전했다. ‘악몽 같은 민주당 행정부’는 고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즐겨 쓰던 표현이다. 이시바 총리는 “악몽 같은 민주당 정권 무렵을 기억하는 사람이 꽤 줄었다”면서 과거 민주당 집권 시절 미군 후텐마 비행장 이전 문제, 동일본 대지진 대응 등을 비판했다. 같은 날 아이치현 고마키시에서는 “그런 사람들(야당)에게 이 나라를 맡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시바 총리는 2019년 2월 당시 아베 총리의 ‘악몽 같은 민주당’이란 발언을 비판한 바 있다고 일본경제신문은 지적했다. 이시바 총리는 “과거에 끝난 정권을 거론하며 ‘우리가 옳다’는 방식은 위험하다”며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민주당에 대한 비판이 아니다”고 했다. 그가 정적인 아베 전 총리의 표현까지 꺼내 든 데는 선거 상황에 대한 강한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아사히신문은 지난 19~20일 여론조사를 토대로 자민당 의석수가 최대 50석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과 산케이신문도 자체 여론조사를 근거로 연립 여당이 과반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21일 각 캠프로 긴급 통지문을 보내 “죽기 살기로 전국을 돌아다니겠다”며 긴박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자민당 지도부는 같은날 밤 이시바 총리 주재로 대책 회의를 열고 지자체 20개의 40개 선거구와 오사카부의 ‘모든 선거구’를 우선 지역구로 선정해 막판 당력을 집중키로 했다. 자민당 내에서는 벌써부터 정책 방향성이 유사한 일본유신회나 국민민주당이 새로운 연정 상대로 거론되고 있다. 일반론임을 전제하긴 했지만 모리야마 히로시 자민당 간사장도 지난 20일 연립정권의 틀을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에 오토키타 슌 일본유신회 정조회장은 “정권을 구성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 역시 파벌 비자금 스캔들 등에서 자민당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정책은 협의할 수 있다고 했다.
  • “1주일치 식량 준비하라” 후지산 폭발 대비책 내놓은 日정부…갑자기 왜

    “1주일치 식량 준비하라” 후지산 폭발 대비책 내놓은 日정부…갑자기 왜

    일본 정부가 후지산이 대규모로 분화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집이나 안전한 장소에 머무는 것이 좋다는 행동 지침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지침은 화산재가 떨어지더라도 곧바로 위험해질 가능성이 작고 많은 주민이 동시에 피난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마련됐다. 다만 일본 정부는 땅에 떨어지는 화산재량이 많으면 대피를 권유하기로 했다. 23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날 열린 전문가 회의에서 후지산 분화로 화산재가 낙하할 경우 “가능한 한 재가 떨어지는 지역의 자택과 안전한 장소에 체재하며 생활을 지속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는 지침을 설명해 대략적 합의를 끌어냈다. 다만 일본 정부는 땅에 떨어지는 화산재량이 많으면 대피를 권유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지면에 쌓인 화산재 두께가 3~30㎝이고 화산재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 상황에 따라 안전한 장소로 피난하도록 했으며, 화산재 두께가 30㎝를 넘으면 목조 주택 등이 쓰러질 우려가 있어 해당 지역에서 벗어나도록 했다. 일본 정부는 후지산이 1707년 분화와 비슷한 규모로 분화하고 동북쪽으로 바람이 불면 15일째에는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시 부근에 화산재 약 30㎝가 쌓이고, 도쿄 신주쿠구와 지바현 나리타시에도 3㎝ 이상의 화산재가 관측될 것으로 가정했다. 정부는 이번에 마련한 지침을 담은 주민 행동 계획을 연내에 정리해 각 지자체가 활용하도록 권장할 방침이다. 닛케이는 “(후지산 분화 시) 자택에 대기할 경우 식량 비축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후지산 분화 시 3시간 안에 도쿄 철도망 마비될 것” 예측도 앞서 후지산에서 대규모 분화가 발생할 경우 3시간이면 100㎞ 이상 떨어진 도쿄 지역 철도망의 대부분이 마비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일본 정부 중앙방재회의 실무그룹이 과거 후지산 분화 사례 가운데 도쿄 방향으로 대량의 화산재를 날려보냈던 ‘호에이’(寶永) 분화 상황을 참고해 추산한 결과를 담은 초안 보고서에 따르면 후지산 분화 후에 서남서쪽에서 바람이 불고 비까지 내리면 피해가 가장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에이’ 분화는 에도(江戶)시대인 1707년 12월 16일 시작된 후지산의 대규모 분화다. 그 이후로 후지산에선 분화가 발생하지 않았다. 당시 분화로 생긴 약 17억㎥의 화산재가 편서풍을 타고 16일 동안이나 동쪽으로 날아가 지금의 도쿄 도심부까지 피해를 줬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 경우 철도가 조기에 영향을 받아 분화 후 3시간이면 도쿄도(都)와 가나가와(神奈川)현 등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철도 운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분화 후 2일째는 도쿄 일부 지역에 쌓이는 화산재가 10㎝에 달해 사륜구동 차량의 주행도 어려운 상태가 된다. 토사 제거 전용 차량 1000대를 투입하면 분화 4일 정도 후에 수도고속도로 등에서 긴급차량이 겨우 다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화산재가 2주가량 계속 날릴 경우 도쿄 도심인 신주쿠(新宿) 등에도 10㎝ 정도나 쌓이면서 물류망이 끊겨 일상생활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려면 최소한 1주일분 이상의 식량 비축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발표된 초안 보고서는 인적 피해 및 경제적 영향을 추산하지 않았지만, 비가 겹치면서 30㎝ 이상의 화산재가 쌓인다면 목조 가옥 붕괴 사태가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치워야 할 화산재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재해 폐기물의 10배에 해당하는 4억 9000만㎥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실무그룹을 이끈 후지이 도시쓰구 도쿄대 명예교수는 후지산 분화를 상정한 피난·재해 대책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며 하나씩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정부만 쫓던 日경제, 30년을 잃어버렸다

    정부만 쫓던 日경제, 30년을 잃어버렸다

    시라카와 前일본은행 총재 회고록‘아베노믹스’ 금융 완화에 반발 사퇴“산업 경쟁력 후퇴, 경기침체 불러”인구 감소 등 근본적인 대책 주문 초호황을 누리던 일본 경제는 1990년대 초 버블 붕괴를 기점으로 길고 고통스러운 침체기에 빠졌다. 흔히 얘기하는 ‘잃어버린 30년’이다. 사태 책임의 주요 당사자로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지목됐다. 일본은행이 적극적인 금융 완화 정책을 펴지 않은 탓에 불황과 저성장이 장기화했다는 비판이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일본은행 총재를 지낸 시라카와 마사아키(아오야마가쿠인대학 특임교수)는 일본은행에 대한 이런 통념이 ‘틀렸다’고 주장한다. 1972년 일본은행에 입행해 수장에 오른 그는 2012년 말 집권한 아베 신조 내각이 금융 완화 정책인 ‘아베노믹스’를 강력히 밀어붙이자 이듬해 3월 자진 사임했다. 시라카와 전 총재의 회고록인 이 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09년 유럽 부채 위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등 연속적인 재난 속에 통화정책 수장으로서 저인플레이션, 저성장, 저금리에 맞서 고군분투했던 과정을 생생히 담고 있다. 그는 경제 침체 원인에 관한 판단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디플레이션과 엔고가 장기 저성장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2% 인플레이션’ 목표제 도입 등 과감하고 공격적인 금융 완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졌다. 정치권, 언론, 학계, 기업 가릴 것 없이 통화량 조절과 환율 조정 등 중앙은행의 적극적 개입으로 당면한 위기를 넘길 수 있다는 안이한 생각에 빠졌다는 것이다. 그가 총재를 사임한 후 일본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침해하면서까지 대대적인 금융 완화 정책을 폈지만 아베노믹스는 결국 실패로 끝났다. 저자에 따르면 진짜 문제는 산업 경쟁력 후퇴였다. 일본 전자산업의 하락은 엔고 때문이 아니라 삼성전자나 LG전자에 뒤진 경쟁력 때문이었지만 일본 기업들은 구조조정과 제품 질 개선으로 국제 경쟁력을 갖추려고 노력하는 대신 중앙은행과 정부만 바라봤다. 종신고용 체제로 기업 입장을 답습한 대다수 일본 직장인의 태도도 안이한 대응을 부추겼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정치 논리가 경제 논리를 압도할 수 있었고, 섣부른 금융 대응이 오히려 경제 회복을 늦췄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이 책은 금융 완화, 환율 조정 등 중앙은행의 개입과 금융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은 근본 해법이 되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기업의 끊임없는 구조 및 체질 개선, 기술 혁신 등 경제 각 주체의 노력이 경제 활력과 국제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고 본다. 아울러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으면 장기 저성장에서 탈피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일본은 지난 7월 닛케이 평균주가지수가 34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침체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모양새다. 반면 한국 경제는 사방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당면한 위기 앞에 이 책이 주는 교훈은 적지 않다.
  • “말 머리에 물고기 몸통”…기괴한 ‘종말 심해어’ 낚인 호주 바다

    “말 머리에 물고기 몸통”…기괴한 ‘종말 심해어’ 낚인 호주 바다

    호주 바다에서 기괴한 심해어가 낚였다고 호주 데일리메일과 9뉴스가 25일(현지시간) 낚시전문방송 ‘피싱 오스트레일리아 TV’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낚싯배 선장인 커티스 피터슨씨는 지난주 호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멜빌섬 앞바다에서 보기 드문 물고기 한 마리를 산 채로 낚았다. 현지 매체들은 “머리는 말처럼 생겼고 몸통은 길쭉한 것이 물고기라기보다는 마치 외계 생명체와 닮았다”고 했다. 선장이 낚은 물고기는 수심 1000m 깊은 바다에 사는 심해 희귀 어종인 산갈치(Oarfish)였다. 호주에서 산갈치가 산 채로 잡히는 일은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낚시 평론가 알렉스 줄리어스는 “대부분 죽은 채로 해안에 떠밀려오는 산갈치를 누군가 산 채로 잡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성체의 경우 길이가 9m 이상에 달하는 산갈치는 지진 등 재앙의 전조라는 속설 때문에 ‘최후의 날 물고기’, ‘종말의 물고기’라고도 불린다. 앞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산갈치 20마리가 일본 해안에 떠밀려온 것이 알려지면서 이런 속설이 굳어졌다. 하지만 일본 도카이대와 시즈오카현립대 연구팀이 1928~2011년 사이 발생한 일본 지진과 산갈치 등 심해어 출현의 관련성을 분석해 2019년 발표한 바에 따르면, 관련 속설은 근거 없는 미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 ‘무능’ 딱지 떼야 정권교체…10년 넘게 외면받는 日 제1야당 대표 선거

    ‘무능’ 딱지 떼야 정권교체…10년 넘게 외면받는 日 제1야당 대표 선거

    일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이 오는 23일 새로운 당대표를 선출한다. 지난 7일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으로 자민당 총재 선거(27일)보다 나흘 앞선 23일 새 당대표를 뽑지만 일본 내에서조차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입헌민주당 당대표 선거에는 4명이 지원했다. 노다 요시히코(67) 전 총리와 이즈미 겐타(50) 현 대표, 에다노 유키오(60) 전 대표, 요시다 하루미(52) 중의원 등이다. 여성 초선인 요시다 의원을 제외한 3명은 당대표 등을 해본 중량감 있는 인사로 꼽힌다. 제1야당의 가장 큰 행사임에도 일본 내 관심은 자민당 총재 선거에 쏠려있을 뿐 입헌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2011년 전신인 민주당 집권 당시 동일본 대지진 사고 수습에 실패하면서 무능한 정당으로 찍혔고 2012년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정권을 빼앗겼다. 이후 정권 교체를 외치며 자민당을 견제하고 있지만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4명의 후보 모두 ‘정권교체’를 최우선적인 포부로 밝히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7일 일본기자클럽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공통으로 말했다. 노다 전 총리는 차기 중의원 선거를 염두에 두고 “정권을 잡을 수 있는 천재일우의 찬스”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다른 야당과 공조할 수 있다며 “야당 세력의 의석 최대화를 목표로 여당의 과반수 확보를 막겠다”고 했다. 반면 에다노 전 대표는 일본유신회나 공산당 등 다른 야당과의 연계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그는 “어려워도 자력으로 국민의 지지를 얻어 정권을 얻겠다”고 했다. 이즈미 대표는 지난 4월 중의원 보궐선거에서 압승한 것을 내세우며 “자민당을 이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며 이러한 기세를 이어갈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요시다 의원은 “(여야) 1대1의 구도를 만드는 선거 협력은 진행해야 한다”며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처럼 정권 교체를 놓고 다른 당과 협력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입헌민주당에 대해 일본 내에서는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8일 ‘입헌민주당은 대표 선거에서 정권 담당 능력을 보여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자민당이 정권을 탈환한 2012년 중의원 선거 이후 야당은 중의원 선거에서 8연패를 기록했다”며 “새 대표는 정권을 받을만한 당으로서의 본격적 신뢰 회복이 최대 과제가 된다”고 했다. 이어 “입헌민주당이 (자민당과의) 정책 차별성을 멀리하고 비판에만 몰두하면 또다시 유권자의 실망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선 독자적인 정책으로 정부·여당과의 차이를 명확히 해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오는 27일 자민당 총재 선거가 40대 기수론의 중심인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을 중심으로 한 혁신과 쇄신이 먹히고 있어 상대적으로 입헌민주당의 주목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즈미 대표는 ‘안정감’, 노다 전 총리가 ‘현실적 대응’을 강조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도쿄신문은 “4명의 후보를 보면 공약을 지키지 못하고 실망만 초래한 구민주당 정권을 교훈으로 자민당 정권의 연속성도 중요시하며 보수층 도입도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입헌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이러한 현실적인 노선을 취하면서 정권 교체 기대감을 높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 [단독] “스토리텔링은 내 삶의 시작이자 끝… 이제는 AI가 라이벌”[월요인터뷰]

    [단독] “스토리텔링은 내 삶의 시작이자 끝… 이제는 AI가 라이벌”[월요인터뷰]

    “저는 지금까지 이야기 만드는 일에 제 삶을 바쳐 왔습니다. 그러니 계속해서 이야기를 만들어야겠죠. 앞으론 인공지능(AI)과 누가 더 이야기를 잘 만드나 경쟁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영화 ‘러브레터’(1995)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일본의 거장 이와이 슌지(61) 감독이 AI 영화에 대한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 자기 생각을 밝혔다. 10일까지 열리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심사위원 자격으로 방한한 그는 지난 7일 충북 제천 포레스트 리솜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영화와 음악에 대한 그동안의 생각을 풀어냈다. 그는 넷플릭스나 디즈니+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진출에 대해 “항상 길을 열어 두고 있다”고 했다. 한국과의 협업에도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번 방한은 지난해 11월 개봉한 ‘키리에의 노래’로 7년 만에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뒤 9개월 만이다. 이를 두고 “한국에 대해서는 즐거운 기억이 가득하다”며 웃었다. “부산영화제 당시 해변 인근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셨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2017년에는 배우 배두나씨와 서울에서 단편영화 ‘장옥의 편지’를 찍기도 했습니다. 당시 겨울이었고 워낙 추웠는데요. 촬영 후 갔던 사우나가 아주 즐거웠습니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심사위원에부산영화제 후 9개월 만에 방한‘키리에의 노래’ 등 3편 특별상영이번 방한 중에는 포레스트 리솜에서 묵으며 주변 경치를 즐기고 있다고 했다. “산도 멋지고 풍광도 아름답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음악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온 것에 대해 “그동안 제 영화에서 음악에 많은 신경을 썼으니 저를 불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이 감독 방한에 맞춰 영화제에서는 그의 작품 가운데 음악 비중이 큰 영화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1991), ‘릴리 슈슈의 모든 것’(2001), ‘키리에의 노래’(2023)를 특별 상영한다. ‘키리에의 노래’는 동일본 대지진의 충격으로 말을 잃고 노래로 소통하는 길거리 음악가 키리에(아이나 디 엔드 분)와 꿈을 잃고 방황하는 잇코(히로세 스즈 분)가 냉정한 세상을 견뎌 내는 모습을 그렸다. 지난 5월에는 ‘8일 만에 죽은 괴수의 12일 이야기’도 개봉했다. 코로나19로 집에 갇힌 이들이 화상대화 프로그램으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전개되는 저예산 페이크 다큐 형식 영화다. 동일본 대지진에 이어 코로나19까지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으려고 했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 이 시대를 배경으로 작품을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래도 저도 사회의 일원이니까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런 문제들이 제 안으로 들어오고, 안으로 들어온 것들이 무의식적으로 작품들에 반영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의 이름에는 언제나 대표작 ‘러브레터’가 따라붙는다. 이 영화가 그의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30년 동안 들었던 질문이라 지겨울 수도 있겠다”고 농담을 건네며 묻자 빙긋 웃었다. “대학 시절 때부터 영상을 만들었지만 사실상 ‘러브레터’가 첫 극장 영화였습니다. ‘실패하면 더는 영화를 만들기 어렵다’ 생각했고 그래서 ‘이 작품은 실패하면 절대 안 된다’는 생각으로 작업했습니다. 알다시피 개봉 후 예상 이상의 반응이 나왔고요. 그래서 ‘러브레터’는 말하자면 제게 ‘상상 이상의 터닝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지난 30년간 그는 스무 편이 넘는 영화를 만들었다. 그간 작품 활동을 꿰뚫는 단어 하나만 꼽으라면 ‘감수성’이다. 자연광으로 빚어낸 영상미에 풋풋한 배우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펼친다. 때론 죽은 이들을 그리워하며 숨겨진 비밀이 나오기도 한다. 그의 영화를 보는 내내 느껴지는 감정은 따뜻함일 수도, 애틋함일 수도, 애잔함일 수도 있다. 디지털 시대에도 심지어 AI 시대에도 빛나는 그 ‘무엇’이 있다. 30년 넘은 첫 영화 ‘러브레터’“‘실패는 안 된다’ 각오로 작업상상 이상의 터닝 포인트였죠”“제가 해 온 일들은 사실 열여덟 살부터 일관된 편입니다. 말하자면 ‘변함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엔 좀더 실험적이고 예술적인 접근법을 취했던 것 같아요. 심지어 ‘사람들에게 잘 전해지지 않으면 어쩌지’ 고민도 했으니까요. 대학 시절 한발 앞서 다양한 시도를 했고 그 시행착오들이 쌓이면서 지금의 스타일이 확립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사실 저는 꽤 많이 억누르고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제가 하고자 하는 것을 모두 분출한다면 관객들은 ‘이게 도대체 뭔가’ 싶을 거다. 도무지 영문도 모르는 그런 작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웃었다. 다만 자신의 감정이 영화에 솔직하게 표현되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바로 ‘음악’이다. ‘러브레터’ 후 30년간 20여편 61세에도 실험적 영화 쏟아내“많이 억누르지만, 음악엔 솔직”“영상은 관객들이 보고 이해할 만한 이야기가 없으면 잘 전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가급적 억누르며 작업합니다. 그런데 음악은 사실 설명이 필요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는 제 영화 속에서 음악을 (제 감정에 따라) 꽤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영화계 주요 키워드로 OTT, 한국 영화 등이 꼽히는 상황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을 굉장히 재밌게 봤다”고 밝힌 그는 ‘더 글로리’도 좋은 작품으로 꼽았다. “평소 OTT에는 웬만하며 손을 대지 않으려 합니다.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거든요. 빠지기 시작하면 일할 시간이 없을 정도니까요. 그런 점에서 ‘더 글로리’는 제 일에 상당히 영향을 미치기도 했습니다. 매번 보지 말자 다짐하는데 이거 참 어렵네요.” ‘이야기’라는 측면에서 보면 극장용 영화든 OTT 영화·시리즈든 본질이 비슷할 터다. 그는 여기에 대해 “앞으로의 활동에서 OTT도 하나의 선택지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설도 간간이 쓰는데 200~250쪽 정도 됩니다. 계산해 보니 2시간짜리 영화에는 150쪽 정도의 분량이 담깁니다. 그러니 2시간 안에 제 이야기를 도저히 모두 담아낼 수가 없어요. 그래서 3~4시간 정도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이와 관련해 그는 “3시간 이상 작품이라면 아무래도 관객들이 화장실에도 가야 하는데 중간에 쉬는 시간(인터미션)에 대해 저는 상당히 유연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야기이기 때문에) 저는 제 영화를 어떤 식으로 상영해도 문제시하지 않는 편”이라고 했다. 다만 영화가 바로 OTT로 가 버리면 영화관에서 보는 일이 줄어들 수 있어서 “가능하면 양쪽 버전을 내놓으면 어떨까 싶다”고 중재안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개봉한 ‘키리에의 노래’는 개봉 당시 119분이었지만 몇 달 뒤 등장인물의 사연과 공연 장면 등을 붙여 178분짜리 감독판으로 다시 나왔다. 그는 “처음부터 양쪽 버전을 다 작업하려 시도한 영화다. 우선 영화관에서 개봉한 뒤에 이야기를 더 길게 해 OTT에서 재상영해도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한국의 프로덕션이나 감독, 배우들과 공동 작업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을 보였다. 그는 “사실 일부 기획은 한국과 의견을 주고받았다. 그런데 좀처럼 성사되지는 않는다”며 “그래도 포기하지 않겠다. 한국과 꼭 함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 자기소개 글에는 ‘I’m a film maker since 18 years old’라고 적혀 있다. 그의 말마따나 40년 넘게 활동하고 있지만 최근 AI로 영화까지 만드는 모습에 복잡한 심경을 털어놨다. “음악업계에 신시사이저가 등장했을 때부터 컴퓨터로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나아가 사람 손을 빌리지 않고도 만들 수 있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악기 연주는 물론 그림도 그렇고 이제 영상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그러면 창작자들도 자신의 분야에서 ‘나는 이제 AI와 싸워야 한다’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자기가 AI와 싸울 분야에 대해 ‘스토리’라고 단언한 그는 “영화를 업으로 하는 후배들에게도 ‘실력’이라고 할까, 자신의 창작 능력을 높여 나가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AI의 시대가 오더라도 사람들이 여전히 무언가를 마음속에 품고 있을 거란 ‘기대’도 내비쳤다. OTT 진출도 하나의 선택지로“2시간에 제 이야기 다 못 담아 한국과 협업 포기하지 않을 것”“어쩌면 ‘오징어게임 3’은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다고 사람들이 모두 다 기계에만 창작을 맡길 것인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뭔가를 하고자 하는 그런 본능은 마음속에 다 있기 때문이죠. ‘내 손으로 악기를 연주해 보고 싶다’든가, ‘직접 그림을 그려 보고 싶다’ 혹은 ‘내 손으로 영상을 찍어 보고 싶다’ 이런 마음들. 이런 본능이 남아 있는 한 사람들은 인간의 창작에 대한 가치를 저버리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 “후지산 폭발 3시간 뒤, 전부 마비”…심상치 않은 분석에 日결국

    “후지산 폭발 3시간 뒤, 전부 마비”…심상치 않은 분석에 日결국

    일본에서 가장 높은 산인 후지산의 대규모 분화 때 도쿄 인근 수도권이 상당 부분 마비될 것으로 분석된 가운데, 일본 기상청이 피해 최소화를 위한 광역 화산재 예보 도입을 추진한다. 후지산은 과거 5600년간 평균 30년에 1번 정도 분화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약 300년 전 ‘호에이 분화’를 마지막으로 분화하지 않고 있다. 5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기상청은 내년부터 시스템 개발에 나서 수년 뒤 광역 화산재 예보를 도입할 계획이다. 일본 기상청은 지금도 여러 화산 분화에 대비하기 위해 화산재가 떨어지는 양과 피해 면적을 예측하는 ‘화산재 낙하 예보’를 발표하고 있다. 다만 화산재 양을 소량만 분류하고 있으며, 예보 시기도 향후 6시간으로 한정돼 후지산 분화가 같은 대규모 사태를 대비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일본 정부가 2020년 공표한 추정 자료에서는 최악의 경우 후지산 분화로 인한 화산재가 약 3시간 뒤 수도권에 도달해 철도 운행이 멈추고 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 ‘후지산 화산재’ 바다에 투기 검토 2주간 화산재가 내리는 상황이 지속되면 수도권인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과 야마나시현에는 두께 30㎝ 이상, 도심부에도 10㎝ 이상의 화산재가 쌓일 것으로 우려됐다. 제거할 화산재는 약 4억 9000만㎥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때 나온 재해 폐기물의 10배에 이르는 양이다. 일본 정부 차원에서 확정된 구체적인 화산재 처리 방침은 아직 없다. 관련 지침에 행정기관과 의료기관을 연결하는 도로를 최우선 제거 구역으로 정하고, 상·하행선 1차선씩 먼저 치워야 한다고만 정해졌다. 이에 일본 정부는 후지산이 폭발할 경우 발생할 대량의 화산재를 바다에 버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화산재를 바다에 버릴 경우 해양 생태계 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해양오염방지법에서는 폐기물 해양 투기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정부가 긴급 사안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에만 인정한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환경에 미칠 영향도 충분히 고려하면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노미야시에 있는 후지산은 화산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는 ‘활화산’이다. 에도 시대 중기였던 1707년 12월 호에이 분화 이후 300년간 폭발하지 않았다.
  • ‘길거리 女아이돌’ 넋놓고 봤는데…“이젠 사라져라” 결국 터졌다

    ‘길거리 女아이돌’ 넋놓고 봤는데…“이젠 사라져라” 결국 터졌다

    일본 길거리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실제 ‘길거리 공연’을 하다 유명 아티스트가 되는 사례가 잇따르는 등 현지에서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최근 길거리 공연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며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적지 않게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 가나가와 신문 등에 따르면 길거리 공연의 성지라고 불리는 일본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에서 공연 소음과 관련한 논란이 불거졌다. 이 지역의 가와사키역 광장에는 길거리 공연을 하는 사람이 많다. 일본 레코드대상 최우수 신인상을 받은 밴드 마카로니 엔피츠, 스트리밍 누적 재생 횟수 39억회를 넘은 싱어송라이터 유우리 등이 이 광장에서 공연했던 것으로 알려져 공연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같이 수많은 유명 아티스트 무대가 된 가와사키시의 캐치프레이즈는 ‘음악의 마을’이다. 그러나 최근 가와사키역 광장을 지나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시끄럽다”, “방해가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할서인 가와사키 경찰에 따르면 하루에 최소 3건씩 소음 관련 신고가 들어온다고 한다. 경찰이 현장을 방문해 제지하는 경우도 있다. 해당 광장은 가와사키시, JR동일본, 게이큐 전철 등이 관리하는 법률상 ‘도로’에 해당하기 때문에 사용 허가가 필요한데, 허가를 받지 않고 공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게 신문의 설명이다. 같은 법 제77조에는 ‘일반 교통에 현저하게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관할 경찰서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명기돼 있다. 신문은 “길거리 공연 역시 ‘통행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해석돼 사전에 도로 사용 허가 신청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해당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사전 신청 없이는 길거리 공연이 일절 허용되지 않는데, 경찰은 난감한 상황이다. 후지TV는 시 관계자 말을 인용해 “시 당국에서 ‘음악의 마을’이기 때문에 길거리 공연을 너그럽게 봐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가와사키역 광장에서 1년간 공연을 해온 여성 아이돌 그룹 ‘캐러멜 몬스터즈’는 “길거리 공연이 갑자기 사라지면 ‘음악을 발산해보자’라는 첫걸음이 어려워지는 것 아닐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현지 언론은 “가와사키시뿐만 아니라, 최근 현지 소셜미디어(SNS)에서는 길거리 공연에 대해 ‘듣기 싫은 소리나 목소리가 있고, 음량이 커서 시끄럽다’는 등의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 허술한 도쿄전력…후쿠시마 핵연료 반출 사전 점검 ‘0’

    허술한 도쿄전력…후쿠시마 핵연료 반출 사전 점검 ‘0’

    일본 도쿄전력이 지난달 사고 발생 후 처음으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핵연료 잔해물(데브리) 반출 작업을 하려다 실수로 연기했는데 도쿄전력이 단 한 번도 현장 점검을 안 했던 게 원인으로 알려졌다. 2일 NHK는 관계자를 인용해 도쿄전력과 원청기업이 데브리 반출 작업 전 단 한 번도 현장 점검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발생 후 후쿠시마 제1원전이 폭발하면서 당시 운전 중이던 1~3호기 원자로 내의 핵연료가 녹은 뒤 내부 구조물 등과 함께 굳어버리면서 생긴 데브리만 880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1~3호기에 지하수와 빗물 등이 스며들면서 오염수가 발생한다. 도쿄전력은 22일 사고 발생 후 처음으로 제2호기에서 데브리 시험 반출을 시도하려 했지만 반출 장치 설치 작업 중 실수가 발생해 중단했다. 2013년 반출 계획을 설정한 후 2021년 실제 작업에 들어가기로 했지만 반출 방법 변경 등으로 현재까지 3차례 미뤄져 이날 겨우 작업에 착수했고 이마저도 작업 실수로 연기된 것이다. 당시 격납용기 안까지 5개의 개별 파이프를 밀어 넣어 데브리를 시험 반출하는 작업이었는데 파이프의 조립 순서가 틀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NHK에 따르면 지난 7월 파이프가 현장에 배치된 뒤 한 달 넘게 해당 작업을 예행 연습한 일이 없었을뿐더러 도쿄전력과 원청기업도 작업에 착수하는 22일까지 한 번도 파이프 순서를 확인하지 않았다. 도쿄전력 측은 위험한 현장이 원인이라고 해명했다. 제2호기 근처가 워낙 방사선량이 높아 위험한데다 작업원이 특수 마스크를 장착해야 작업이 가능한 상황에서 충분히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달 30일 총리관저에서 열린 후쿠시마 제1원전 관련 회의에서 “데브리의 시험적 추출을 위한 준비 작업이 작업 첫날 중단된 것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도쿄전력을 질타하기도 했다.
  • 日열도 덮친 ‘사상 최강’ 태풍 ‘산산’의 눈…225만명 대피령 (영상) [포착]

    日열도 덮친 ‘사상 최강’ 태풍 ‘산산’의 눈…225만명 대피령 (영상) [포착]

    제10호 태풍 ‘산산’이 29일 일본 열도에 상륙했다. 강풍과 호우를 동반한 사상 최강 위력의 태풍이 느리게 이동하면서 일본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산산은 이날 오전 일본 규슈에 상륙한 뒤 오후 3시 현재 규슈 서쪽 나가사키현 운젠시 부근에서 시속 15㎞의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태풍 중심기압은 975hPa(헥토파스칼)이며 태풍 중심 부근에서는 최대 풍속 초속 35m, 최대 순간풍속 초속 50m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전날보다는 다소 약화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전날 가고시마현 등에 내린 폭풍, 파도, 해일 ‘특별 경보’를 ‘경보’나 ‘주의보’로 전환했다. 일본 기상청이 전날 2년 만에 발령한 특별 경보는 중대한 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현저하게 높아질 때 최대한의 경계를 호소하기 위해 내리는 것이다. 그러나 태풍 산산은 여전히 북동 방향으로 일본 열도를 종주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이동 속도도 느려 호우나 폭풍 영향이 오래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번 태풍으로 인한 예상 강수량은 30일 낮까지 24시간 동안 규슈와 시코쿠 각 400㎜, 도카이(혼슈 중부) 300㎜, 긴키(혼슈 중서부) 200㎜ 등으로 예보됐다. 여기에 서일본에서는 30일까지, 동일본에서는 31일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태풍 산산은 오전 8시쯤 규슈 가고시마현 사쓰마센다이시에 상륙했다. 이로 인해 미야자키, 가고시마, 구마모토, 나가사키, 후쿠오카현 등에는 많은 비가 내렸다. 오이타현 사이키시에서는 오후 2시까지 48시간 동안 579㎜의 비가 내려 이 지역 역대 최고 강수량을 기록했고 미야자키현 미사토초 일부 지역에서는 평년 8월 한달 강우량의 1.4배인 791㎜의 비가 쏟아졌다. 일부 지역에는 산사태 경계 정보나 강 범람 위험 정보도 발령됐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규슈에서는 25만 가구에 정전도 발생했다. 태풍 상륙을 앞두고 규슈 남부의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 구마모토현에서는 약 113만 가구 225만여 명에게 대피 명령도 내려졌다. 강풍과 폭우로 인적 피해도 잇따라 발생했다. NHK가 집계한 태풍 피해 현황에 따르면 3명이 사망하고 74명이 다쳤으며 1명이 실종됐다. 지역별 부상자는 미야자키현 30명, 가고시마현 23명, 나가사키현 6명 등이다. 가고시마에서는 부두에 있는 소형 배에 타고 있던 60대 남성 1명이 바다로 떨어져 행방불명됐다. 아이치현에서는 지난 27일 산사태가 발생해 일가족 5명이 매몰되기도 했다. 이 사고로 70대 부부 등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미야자키시는 돌풍으로 날아온 물건에 집 유리창이 깨지거나 창고 지붕이 훼손되는 등의 피해 신고를 대거 접수했다. 학교 휴교나 사업장 임시 폐쇄도 잇따랐다. 전날 미야자키와 가고시마, 시즈오카 등 6개 현에서는 초중고교 총 262개교가 휴교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전날 저녁부터 일본 내 차량 조립공장 14곳의 가동을 모두 중단한 상태이고 닛산자동차와 혼다도 29∼30일 규슈에 있는 공장의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교통편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규슈 신칸센은 하카타역과 가고시마중앙역 사이의 노선 운행을 오전 10시부터 중단했고 산요 신칸센은 히로시마-하카타 구간 고속열차 신칸센 운행을 이날 밤부터 30일 오전까지 중단한다. 도쿄역과 신오사카역 구간을 운행하는 도카이도 신칸센은 30일부터 운행 노선을 줄이기로 했다. 항공편도 일본항공(JAL)이 이날 국내선 276편, 전일본공수(ANA)는 212편을 결항하기로 했다.
  • “여보 이제 집에 가자” 아내 삼킨 쓰나미…10년째 바다 뛰어드는 日남편

    “여보 이제 집에 가자” 아내 삼킨 쓰나미…10년째 바다 뛰어드는 日남편

    2011년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으로 아내를 잃은 남편이 10년째 아내의 유해를 찾기 위해 바다로 뛰어들고 있다. 곧 70세를 바라보는 나이지만 “집에 가고 싶다”는 아내의 마지막 유언을 지켜주기 위해 바다에 뛰어드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다. 2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다카마쓰 야스오(67)는 아내 유코(실종 당시 47세)가 실종된 곳에서 13년간 약 650번 이상 잠수하며 아내의 흔적을 찾고 있다. 다카마쓰와 유코는 1988년 결혼했다. 두 사람은 미야기현 오나가와에 살며 아들과 딸을 두었다. 2011년 3월 11일, 행복했던 다카마쓰 가족에게 비극이 덮쳤다. 규모 9.0의 지진과 쓰나미가 일본 북동부를 강타한 것이다. 일본 국내 지진 관측 역사상 최고 규모를 기록한 ‘동일본 대지진’이었다. 당시 다카마쓰는 인근 도시 병원에 어머니를 데려다주고 돌아가는 길이어서 위험을 피했다. 그의 자녀들 역시 학교에 있어 살 수 있었지만, 유코는 살아남지 못했다. 대지진이 덮친 그 시각, 유코는 미야기현의 77은행 오나가와 지점에서 일하고 있었다. 지점장은 ‘6m 높이의 쓰나미가 발생한다’는 경보를 받고 직원 13명을 지상 10m 높이의 건물 옥상으로 대피시켰다. 그러나 쓰나미의 높이는 15m가 훌쩍 넘었고, 직원 12명이 파도에 휩쓸렸다. 이후 유코를 포함한 8명의 유해는 발견되지 않았다. 유코는 쓰나미가 오기 직전 남편에게 “괜찮아? 집에 가고 싶어”라고 문자를 남겼다. 2년 뒤 현장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유코의 휴대전화가 발견됐는데, 거기에는 “쓰나미가 엄청 크다”는 보내지 못한 메시지가 남아있었다. 다카마쓰는 “아내가 얼마나 무서웠을지 상상할 수 없다”며 “아내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집으로 데려오고 싶다”고 밝혔다. 버스 기사로 일했던 다카마쓰는 틈틈이 스쿠버 다이빙 교육을 받았고, 2014년에 면허를 취득했다. 그때부터 다카마쓰는 유코가 실종된 장소에서 다이빙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아내가 살아 있는 채로 발견되지 않을 것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아내를 집으로 데려오고 싶다”며 “할 수 있는 한 계속 수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치 유코가 듣고 있는 것처럼 “같이 집에 갑시다”라고 했다. 한편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은 일본을 강타한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진으로 인해 1만 9759명이 사망했고 2553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 후쿠시마 주민 의사 반영하는 원전 폐로돼야

    후쿠시마 주민 의사 반영하는 원전 폐로돼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이 오염처리수를 방출한 지 지난 24일로 1년을 맞았다. 국립 후쿠시마대학과 한국의 아시아국제법발전연구회(DILA-KOREA)는 오염처리수 방출의 문제점과 2051년 원전 폐로까지의 과제를 모색하는 한일 포럼을 26일 후쿠시마 대학에서 개최했다. ‘오염처리수 방출 1년의 교훈, 후쿠시마 부흥과 양립하는 열린 폐로’란 주제의 포럼에서 참가자들은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방출을 강행했다면 폐로 만큼은 향후 27년간 구성원들이 참가하는 ‘열린 폐로’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음은 포럼 참가자들의 주요 발언 내용. ▼하야시 군페이(후쿠시마 대학 교수): 후쿠시마 주민이 발언권을 갖는 합의 형성이나 후쿠시마 부흥을 보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논의가 없이 개문발차식 방류가 이뤄졌다. 원전 폐로 과정에서는 지하수·오염수의 근본적 대책, 처리수 저장 탱크의 관리, 원전 주변 지역의 안전 기준 등에 대해 후쿠시마 주민과 국민이 참여하는 ‘부흥과 폐로의 양립’을 지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 전국 규모의 책임있는 논의와 지원이 필요하다. ▼시바사키 나오아키(후쿠시마 대학 교수): 원전의 오염처리수 방출에도 불구하고 오염수 발생은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방출은 하고 있지만 다핵종제거설비(ALPS) 처리수는 느리게 줄고 있다. 오염수 발생을 근본적으로 줄이려면 지반의 강도를 높이는 ‘소일 시멘트’ 공법을 이용해 지하수 유입을 줄이는 차수벽을 만들 필요가 있다. ▼가타야마 나츠코(도쿄신문 후쿠시마 지국장): 원전 폐로에 참가하는 노동자들의 임금이 지속적으로 떨어져 후쿠시마에서 일하는 이점이 없어지고 있다. 원전 1~3호기 원자로에서 데브리(핵연료잔해) 880t을 꺼내는 작업이 중요한데 과연 2051년까지 노동자 확보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사고 수습에 참가한 피폭 노동자들의 질병과 관련한 소송에서 단 한차례도 노동자가 승소하지 못한 것은 큰 문제다. 사고로부터 13년반이 지났지만 일본은 이 사고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묻고 싶다. ▼오사카 에리(도요대학 교수): 오염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2차 폐기물이 발생한다. 그밖에 원전 시설 내 폐건자재, 벌채 나무, 노동자들의 폐 방호복 등이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2차 폐기물로 나온다. 후쿠시마 원전 내의 폐기물 처분 방법은 현행 환경법 체계 밖에 있어 큰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방사성 폐기물을 처분할 때 후쿠시마 주민의 참가와 정보 접근권이 확보돼야 한다. ▼나윤경(연세대 교수): 일본 정부의 오염처리수 방류는 국경의 의미가 사라진 세계화의 맥락 속에서 더욱 강력해진 내셔널리즘을 보여주는 매우 구체적인 사건이다. 동일본대지진 이후 13년간 후쿠시마 시민들과 도쿄 전력 직원들은 지금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일본 정부가 오염처리수를 방류할 때 이웃 한국을 어떻게 대했는가를 묻고자 한다. 일본이 자국 국민 중 그 누구도, 이웃하는 나라 중 그 어떤 나라도 내셔널리즘의 몰염치로 희생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이석우(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일본 정부는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가 국제법 위반이 아니고, 주변국들의 배출 기준과 비교해도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런 주장은 최저 기준의 적법성 준수로 국제법상 국가 책임을 회피하는 일본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매우 아쉽다. 국제해양환경문제에 있어 도덕성과 시대정신이 반영되지 않는 일본의 국제법 운영은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리더쉽 역할에 의문을 낳는다. ▼조영관(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오염처리수 방류 문제는 향후 지역 공동체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크다. 경우에 따라서는 새로운 사회적 재난이 될 수 있는 위험성조차 있다. 폐로 과정에서 주민과 피해자들의 의견과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재난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재난 지역에서 살아가야 하는 주민의 존엄과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적 대화가 지금이라도 진지하게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간노 도모코(한국 거주 일본 언론인): 오염처리수 방출 전 한국에서는 방출에 반대하는 국민이 84%에 이르렀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었다. 방출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일본 수산물의 수입은 2023년 상반기와 비교해 13.2% 증가했다. 서울 시내의 수산물 시장에서는 일본산 도미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 22일 후쿠시마 원전에사 데브리의 반출에 실패했다. 폐로 과정이 순탄치 않으면 또다시 한국에서는 불안감이 커질 우려가 있다. 후쿠시마 황성기 논설위원
  • 깜깜한 ‘2051년 폐로’… 언제 끝날지 모르는 日 오염수 방류

    깜깜한 ‘2051년 폐로’… 언제 끝날지 모르는 日 오염수 방류

    6만㎥ 바다로… 탱크 보관 131만㎥1~3호기 핵연료 잔해물 880t 추정13년 만에 3g 반출 시도 첫날 중단日원자력위 “폐로 일정 재검토를” 24일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가 1년을 맞이한다. 일본 내에서는 순조롭게 오염수 방류가 이뤄지고 있다고 자평하지만 언제 방류가 종료될지는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폐로가 이뤄지지 않는 한 오염수 방류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도쿄전력은 지난해 8월 24일 오염수 방류를 시작했고 이달 7일부터 8차 방류를 진행 중이다. 1~8차례에 걸쳐 오염수 6만㎥가 바다로 나갔다. 이달 1일 기준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는 131만 2262㎥ 분량으로 전체 탱크의 96%를 차지하고 있다. 오염수 방류의 관건은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 상황에 달려 있다. 하지만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10여년이 지났지만 진행 상황은 더디다. 폭발 규모가 큰 1~3호기에서 여전히 높은 방사선이 나오고 있어서다. 1~3호기 원자로 내의 핵연료가 녹은 뒤 내부 구조물 등과 함께 굳어 버리면서 생긴 ‘잔해물’(데브리)만 880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도쿄전력은 22일 사고 발생 후 처음으로 제2호기에서 데브리 시험 반출을 시도하려 했지만 반출 장치 설치 작업 중 실수가 발생해 중단했다. 데브리 시험 반출은 폐로 작업이 첫발을 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중요하게 여겨진다. 다카다 마사카쓰 도쿄전력 리스크커뮤니케이터는 지난 21일 도쿄전력 본사에서 이뤄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험 추출을 통해 데브리가 우라늄 등 어떤 종류의 방사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는지, 앞으로 이런 방식으로의 반출이 가능한지, 또 반출 후 보관할 장소는 어떤 식으로 만들지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카다 리스크커뮤니케이터의 설명을 바탕으로 정리한 데브리 시험 반출 작업은 귀이개 1회 분량으로 3g 이하의 데브리를 2주에 걸쳐 꺼내 오는 게 목표다. 사람이 원격으로 로봇의 낚싯대 같은 긴 파이프를 원자로 격납용기 측면에 삽입해 꺼낸다. 데브리 시험 반출에 성공하면 이바라키현에 있는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의 연구소에서 성분 분석을 한다. 분석 작업에는 수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결과에 따라 향후 폐로 작업의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도쿄전력은 2041~2051년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 계획을 세웠지만 장담하기 어렵다. 2051년이라는 목표치는 2011년 폐로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을 책정했을 때 결정됐지만 진행 상황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카다 리스크커뮤니케이터는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은 사상 초유의 사태로 그동안 겪어 보지 못했던 일인 만큼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본 내에서도 폐로 작업을 두고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야마나카 신스케 위원장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사고 발생 후 10년 이상 지난 만큼 사고 직후 계획했던 (폐로 일정) 순서를 재검토할 시기가 왔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늦어지는 폐로 작업과 계속된 오염수 방류에 후쿠시마 어민들의 불안도 이어지고 있다. 후쿠시마 민보는 “정부의 지원으로 오염수 방류 후 어패류 가격 하락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방류는 30년에 걸쳐 계속되는 데다 원전에서 사고가 이어지면 소문 피해(안 좋은 인식으로 인한 매출 하락 등)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후쿠시마 핵연료 잔해물 반출 또 중단…오염수 방류 길어지나

    후쿠시마 핵연료 잔해물 반출 또 중단…오염수 방류 길어지나

    오는 24일로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가 1년을 맞이한다. 일본 내에서 순조롭게 오염수 방류가 이뤄지고 있다고 자평하지만 언제 방류가 종료될지는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폐로가 이뤄지지 않는 한 오염수 방류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도쿄전력은 지난해 8월 24일 오염수 방류를 시작했고 이달 7일부터 8차 방류를 진행 중이다. 오는 25일 8차 방류가 종료될 예정이다. 1~8차례에 걸쳐 6만㎥의 오염수가 바다로 나갔다. 이달 1일 기준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는 131만 2262㎥ 분량으로 전체 탱크의 96%를 차지하고 있다. 오염수 방류의 관건은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 상황에 달려 있다. 하지만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10여년이 지났지만 진행 상황은 더디다. 폭발 규모가 큰 1~3호기에서 여전히 높은 방사선이 나오고 있어서다. 폐로 작업의 핵심은 원전 폭발 당시 1·2호기에서 녹아버린 핵연료봉을 다 꺼내는 데 있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제1원전은 높이 약 15m의 쓰나미가 덮쳐 침수되며 폭발했다. 그 결과 당시 운전 중이던 1~3호기 원자로 내의 핵연료가 녹은 뒤 내부 구조물 등과 함께 굳어버리면서 생긴 ‘잔해물’(데브리)만 880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1~3호기에 지하수와 빗물 등이 스며들면서 오염수가 발생한다. 도쿄전력은 22일 사고 발생 후 처음으로 제2호기에서 데브리 시험 반출을 시도하려 했지만 반출 장치 설치 작업 중 실수가 발생해 중단했다. 2013년 반출 계획을 설정한 후 2021년 실제 작업에 들어가기로 했지만 반출 방법 변경 등으로 현재까지 3차례 미뤄져 이날 겨우 작업에 착수했지만 이마저도 문제가 생긴 상황이다. 제2호기 데브리 시험 반출은 폐로 작업이 첫발을 떼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다카다 마사카쓰 도쿄전력 리스크커뮤니케이터는 21일 도쿄전력 본사에서 이뤄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험 추출을 통해 데브리가 우라늄 등 어떤 종류의 방사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는지 앞으로 이런 방식으로 반출이 가능한지 또 반출 후 보관할 장소는 어떤 식으로 만들지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카다 리스크커뮤니케이터의 설명을 바탕으로 정리한 데브리 시험 반출 작업은 귀이개 1회 분량으로 3g 이하의 데브리를 2주 걸려 꺼내오는 게 목표다. 사람이 원격으로 로봇의 낚싯대 같은 긴 파이프를 원자로 격납용기 측면에서 삽입해 꺼낸다. 2주나 걸리는 이유는 방사선량이 워낙 높아서 천천히 할 수밖에 없어서다. 데브리 시험 반출에 성공하면 이바라키현에 있는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의 연구소에서 성분 분석에 나선다. 분석 작업에는 수개월 정도가 걸릴 수 있다. 결과에 따라 향후 폐로 작업의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도쿄전력은 2041~2051년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 계획을 세웠지만 장담하기 어렵다. 2051년이라는 목표치는 2021년 폐로 계획을 발표하면서 20~30년 안에 완료하겠다고 발표해 잠정적으로 세워진 목표 기간일 뿐이다. 다카다 리스크커뮤니케이터는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일인 만큼 한 걸음 한 걸음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본 내에서도 폐로 작업에 대해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야마나카 신스케 위원장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사고 발생 후 10년 이상 지난 만큼 사고 직후 계획했던 (폐로 일정) 순서를 재검토할 시기가 왔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처리수(일본에서는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로 대부분의 핵종을 제거했다며 처리수라 부름) 방류 후 1년이 지났고 주변 해역 모니터링에 이상은 없으며 방류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원전 부지 내 처리수 관련 문제가 끊이지 않아 폐로를 할 자질이 있는지는 의문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늦어지는 폐로 작업과 계속된 오염수 방류에 현지에서도 후쿠시마 어민들의 불안도 이어지고 있다. 후쿠시마민보는 “정부의 지원으로 오염수 방류 후 어패류 가격 하락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방류는 30년에 걸쳐 계속되는 데다 원전에서 사고가 이어지면 소문 피해(안 좋은 인식으로 매출 하락 등이 발생하는 것)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대지진의 전조’···미 캘리포니아 해안서 3.7m 산갈치 발견

    ‘대지진의 전조’···미 캘리포니아 해안서 3.7m 산갈치 발견

    이른바 ‘지진의 전조’로 불리는 심해어인 산갈치가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LA타임스 등 현지언론은 샌디에이고 라 호야 코브 해안 인근에서 산갈치 한 마리가 사체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길이가 약 3.7m로 작은 크기인 이 산갈치는 지난 10일 카약을 즐기던 사람들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이후 신고를 받고 미 해양대기청(NOAA)과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관계자가 산갈치를 연구소로 운반했으며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심해 물고기 한마리에 현지 언론이 관심을 두는 이유는 산갈치의 출현이 지진 발생과 관련있다는 속설 때문이다. 이에 LA타임스, CBS뉴스 등 현지언론은 ‘종말의 날 물고기’(doomsday fish)가 나타났다며 다소 과장섞인 제목을 달아 보도하고 있다.이에대해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벤 프레블 연구원은 “산갈치는 심해에 서식하기 때문에 죽어가거나 방향 감각을 잃었을 때만 수면 가까이에서 발견된다”면서 “지난 120년 동안 이 지역에서 산갈치가 발견된 것은 20번째에 불과할 만큼 극히 희귀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산갈치는 수심 200~1000m 사이에 서식하며 몸길이가 최대 9m에 달하는 심해어로 연안에 모습을 드러내는 사례는 드물다. 특히 산갈치는 지진 등 자연재해의 전조라는 명성 아닌 명성으로 유명한데, 실제로 일본 동일본 대지진 직전이나 캘리포니아 지진에서도 발견됐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산갈치의 출현이 지진 발생과 관련있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섣부른 억측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프레블 연구원은 “산갈치나 기타 다른 심해어는 지진 등 재난과 관계가 없다는 것이 이미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면서 “이는 전형적인 ‘착각적 상관’(illusory correlation)”이라고 밝혔다. 착각적 상관은 실제로는 연관이 없는데도 그 증거만 찾아 강하게 믿는 현상을 말한다.
  • 대지진이 온다?…미 캘리포니아 해안서 심해어 ‘산갈치’ 발견

    대지진이 온다?…미 캘리포니아 해안서 심해어 ‘산갈치’ 발견

    이른바 ‘지진의 전조’로 불리는 심해어인 산갈치가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LA타임스 등 현지언론은 샌디에이고 라 호야 코브 해안 인근에서 산갈치 한 마리가 사체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길이가 약 3.7m로 작은 크기인 이 산갈치는 지난 10일 카약을 즐기던 사람들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이후 신고를 받고 미 해양대기청(NOAA)과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관계자가 산갈치를 연구소로 운반했으며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심해 물고기 한마리에 현지 언론이 관심을 두는 이유는 산갈치의 출현이 지진 발생과 관련있다는 속설 때문이다. 이에 LA타임스, CBS뉴스 등 현지언론은 ‘종말의 날 물고기’(doomsday fish)가 나타났다며 다소 과장섞인 제목을 달아 보도하고 있다.이에대해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벤 프레블 연구원은 “산갈치는 심해에 서식하기 때문에 죽어가거나 방향 감각을 잃었을 때만 수면 가까이에서 발견된다”면서 “지난 120년 동안 이 지역에서 산갈치가 발견된 것은 20번째에 불과할 만큼 극히 희귀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산갈치는 수심 200~1000m 사이에 서식하며 몸길이가 최대 9m에 달하는 심해어로 연안에 모습을 드러내는 사례는 드물다. 특히 산갈치는 지진 등 자연재해의 전조라는 명성 아닌 명성으로 유명한데, 실제로 일본 동일본 대지진 직전이나 캘리포니아 지진에서도 발견됐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산갈치의 출현이 지진 발생과 관련있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섣부른 억측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프레블 연구원은 “산갈치나 기타 다른 심해어는 지진 등 재난과 관계가 없다는 것이 이미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면서 “이는 전형적인 ‘착각적 상관’(illusory correlation)”이라고 밝혔다. 착각적 상관은 실제로는 연관이 없는데도 그 증거만 찾아 강하게 믿는 현상을 말한다.
  • [씨줄날줄] 난카이 대지진과 한반도

    [씨줄날줄] 난카이 대지진과 한반도

    제주 읍지(邑誌)인 ‘증보 탐라지’는 1707년(숙종 33)의 지진해일을 기록하고 있다. 오늘날 기상용어로 쓰이는 지진해일(地震海溢)이라는 표현이 있어 기상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한자문화권에서 지진해일은 특정한 용어라기보다 문장 속에서 ‘땅이 울리고 바다가 넘쳤다’는 서술적 표현으로 등장하곤 한다. ‘탐라지’는 제주목사 이원진(1594~1665)이 개인적으로 펴낸 제주목·대정현·정의현의 읍지다. 이것을 바탕으로 후임 제주목사 윤시동(1729~1797)이 제주의 역사, 지리, 풍속을 자세히 다루어 펴낸 관찬(官撰) 읍지가 ‘증보 탐라지’다. 일제강점기 경성제국대학 교수를 지낸 이마니시 류가 반출한 것을 후손이 1960년 일본 덴리대학에 기증했다고 한다. 제주의 해일은 호에이 대지진 때문이었다. 일본열도 동남쪽의 도카이(동해)~도난카이(동남해)~난카이(남해) 해곡(海谷)의 단층이 동시에 파열돼 일어난 유일한 지진이다. 후지산이 마지막으로 분화한 것도 이때다. 일본 기상청이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를 발표한 이후 일본열도에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지난 8일 미야자키의 규모 7.1 지진 이후 100∼150년 간격으로 일어나는 난카이 대지진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호에이 대지진처럼 모든 단층이 한꺼번에 파괴되는 최악의 지진을 우려하고 있다. 제주도는 호에이 대지진 당시 지진과 해일을 감지했지만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도 제주도는 해수면 높이가 0.2m 올라가는 정도였다. 난카이 대지진이 발생하면 제주 송악해변과 남해 광양해변에 0.5m 정도의 해일이 닥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우리에게 무서운 것은 일본열도 서안의 지진해일이다. 태종실록에는 1415년 ‘영일에서 길주까지 동해의 바닷물이 최고 50~60척(15~18m)이나 넘쳤다’는 기사가 보인다. 역사적으로 동해안의 해일은 빈도가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규모가 크다는 것이다.
  • ‘14일 대지진’ 가짜뉴스에 해리스 딥페이크… 머스크도 퍼날랐다

    ‘14일 대지진’ 가짜뉴스에 해리스 딥페이크… 머스크도 퍼날랐다

    日 거짓 재난 예고글 넘쳐 수습 난항英 ‘살인자 무슬림’ 확산돼 극우 폭동 유언비어 퍼지며 전 세계 혼란 가중 머스크는 허위 글 공유하며 ‘부채질’“SNS 대기업에도 책임 있다” 비판도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순식간에 퍼지는 가짜뉴스는 혐오 감정을 자극하고 분열을 야기한다는 데 위험성이 컸다. 이제는 혐오의 바탕 위에서 광범위한 지역에 폭력을 부추기면서 국가 기반까지 흔들고 있다. “무슬림이 살인 사건 가해자”라는 가짜뉴스에 지난달 31일(현지시간)부터 일주일 이상 30개 도시에서 벌어진 영국 극우의 폭력 집회가 단적인 예다. 서남부 지방인 난카이 트로프(해구)에 대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 일본에선 “대지진이 14일에 일어난다”는 가짜뉴스가 확산하면서 전역에 공포심이 번지고 있다. 지난 8일 미야자키현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한 후 엑스(X·옛 트위터)에는 “8월 10일이 지진 예정일”, “8월 14일에 난카이 트로프 발생” 등 특정 날짜를 명기해 대지진을 예고하는 글이 넘쳐 나고 있다.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나타나는 ‘지진운’이라는 특이한 구름 사진도 확산 중이다. 미야자키현 지진 이후 일본 정부는 규모 8~9의 난카이 해구 대지진 발생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처음으로 ‘난카이 트로프 지진 임시 정보’를 발령했는데 이와 관련된 가짜뉴스가 빠르게 번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선 올해 첫날 노토반도 강진이 일었을 때도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쓰나미 영상이 현재 일어나는 일인 듯 SNS에 퍼져 혼란을 키운 일도 있었다. 가짜뉴스가 야기한 공포감이 커지자 방재교육학 전공의 기무라 레오 효고현립대 교수는 12일 요미우리신문에 “냉정하게 받아들여 (유언비어) 확산에 가담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언비어의 온상이 된 엑스의 관리 책임자조차 정보 확인 없이 유포에 가담하고 있다. 엑스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엑스에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의 선거 캠페인 홍보 영상을 교묘히 바꾼 딥페이크 영상을 공유했다가 비판받고 30분 만에 삭제했다. 해리스와 비슷한 목소리가 “조 바이든이 마침내 토론에서 자신의 노망을 드러냈다”고 말하는 영상이었다. 머스크는 지난 8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극우 폭동에서 체포한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남미 포클랜드 제도에 ‘긴급 구금 캠프’ 건설을 고려하고 있다는 가짜뉴스를 공유했다가 급히 삭제하기도 했다. 가짜뉴스에 엑스 CEO도 속은 셈인데, 이 글은 이미 100만여명이 본 뒤였다. 유언비어가 사회 혼란은 물론 안보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자 바이든 사망설이 SNS에 확산하면서 미국 사회가 한때 큰 혼란을 겪기도 했다. 또 지난달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450만 유로(약 67억원) 상당의 슈퍼카 ‘부가티 투르비옹’을 주문했다는 가짜뉴스를 친러시아 성향 인플루언서들이 SNS에 집중 유포하기도 했다. 가짜뉴스에 큰 혼란을 겪은 영국 정부는 온라인에서 무분별하게 퍼지는 가짜뉴스에 대응하기 위해 ‘합법적이지만 유해한’ 콘텐츠까지 제거하도록 압박할 수 있는 온라인안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SNS 기업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자 규제를 검토 중이다. 유언비어 게시물을 신속하게 삭제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광고 심사 기준도 강화할 계획이다. 각국 정부가 가짜뉴스 확산 방지를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SNS 발전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는 뒤늦은 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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