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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유가 현상 왜 발생했나

    고유가 현상 왜 발생했나

    현재 전 세계적인 고유가 현상은 여러 악재가 동시다발로 겹치면서 발생한 것이다. 우선 일본은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54개 원전을 사실상 폐쇄하면서 전력 대체를 위해 원유 수입을 늘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일본은 화력 발전을 위한 석유를 대지진 이전보다 하루 32만 배럴(1배럴=159ℓ) 씩을 더 쓰고 있다. 아프리카 수단에서는 내전으로 원유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하루 24만 배럴의 원유 공급이 줄었다. 반정부 시위로 정정이 불안한 예멘과 시리아에서도 하루 10만 배럴의 원유 공급이 감소했다. 리비아 사정은 다소 호전돼 최근에는 하루 13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지만, 아랍의 봄 이전과 비교하면, 아직도 하루 생산량에서 30만 배럴 정도가 부족한 상황이다. ●올 세계 하루 수요 8990만배럴 예상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북해유전에서는 노르웨이와 영국이 기술적 문제로 하루 16만 배럴의 공급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은 최근 경제성장세 둔화로 원유 사용이 주춤하고 있지만 그래도 하루 40만 배럴 사용선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이 대세다. ●이란 전쟁땐 ‘3차 오일쇼크’ 불보듯 IEA에 따르면, 올해 석유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하루 최대 8990만 배럴선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산유국들은 여분의 기름까지 내다팔면서 근근이 수급을 맞추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하루 원유 수출 규모가 250만 배럴 수준인 이란이 전쟁에 휘말리면 3차 오일쇼크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의 20%가 통과하는 곳이다. 하루 1700만 배럴의 원유가 이곳을 지나 한국, 중국, 일본 등으로 수출된다. 전쟁 등으로 이곳이 봉쇄되면 세계 경제는 동맥경화 사태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제학 교수는 지난 11일 포린폴리시 인터뷰에서 “실제 호르무즈 봉쇄가 이뤄지면 국제 유가는 순식간에 1배럴에 20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日 주가 7개월 만에 1만선 회복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경기침체를 겪던 일본 경제가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 재정 위기가 다소 완화되고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엔화 가치가 떨어지고 수출 기업의 실적 전망이 호전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도쿄 주식시장의 모멘텀으로 이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평균주가지수는 지난 14일 1만 선을 회복했다. 약 7개월 반 만이다. 도쿄 증시거래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은 10주 연속 주식을 순매수(매도보다 매수가 많음)하고 있다. 15일 종가도 전날보다 72.76포인트 상승한 1만 123.28을 기록했다. 특히 대지진 피해 복구 및 부흥 관련 회사와 스마트폰 기업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올라 주가상승을 이끌고 있다. 도쿄 주식시장은 유럽발 재정위기가 긴박했던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리스크 자산을 줄이려는 움직임으로 외국자본이 약 2조엔(약 26조원)이나 빠져 나갔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올해 초 반전됐다. 외국인은 2월 마지막 주까지 10주 연속으로 주식시장에 총 1조 1333억엔을 투입했다. 지난해 고공행진을 벌였던 엔화 값도 지난해 4월 이후 약 11개월 만에 달러당 83엔대로 하락했다. 15일에는 더 떨어져 84엔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달러당 75엔대가 위협받던 상황에 비하면 상당히 가치 절하된 상태다. 주가와 엔화가 안정되면서 얼어붙었던 생산과 소비도 회복되고 있다. 1월 광공업생산은 전월보다 1.9% 늘었다. 2개월 연속 플러스로 기업의 생산 활동이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 준다. 2월 신차 판매대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31.9% 증가해 6개월 연속 늘었다. 여기에다 정부가 18조엔(약 243조원)을 투입해 동일본 대지진 피해 복구를 본격화하고 있어 생산과 투자, 소비, 고용 등 경제 전반이 부양될 것으로 보인다. 마넥스증권의 무라카미 나오키 애널리스트는 “미국 경제가 소비와 고용, 기업실적 개선의선순환에 들어선 만큼 일본 수출 기업의 실적이 호전되고 엔화 약세의 기조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조만간 닛케이지수가 1만 1000선을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본 언론은 핵개발을 둘러싼 이란의 정세가 긴박해지면서 치솟는 원유 가격이 경기회복에 최대 복병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10m 해안방벽… 원전 안전 이상무”

    “10m 해안방벽… 원전 안전 이상무”

    “일본에서 대지진이 일어나도 국내 원전의 안전에는 이상없습니다.” 원전 11기가 몰려 있는 경북 울진. 일본 열도와 가장 가까워 만약의 사태를 염두에 두고 늘 긴장하는 곳이다. 최악의 대지진으로 해일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원전 밖과 내부의 설비 보강 공사가 한창이다. 12일 이기환 소방방재청장이 동해안 울진 원전과 강원 삼척 임원항을 찾았다. 지진해일 방재 공사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이청장 “방수시설 보강을” 울진 원전 5호기. 원전이 들어선 땅이 바다 수면보다 10m 높다. 이곳 예상 최고해일 5.7m를 가정해도 4.3m의 여유가 있다. 해일이 일어나도 바닷물이 들이닥치는 불상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원전 내부 시설을 보강 중이다. 비상 발전실을 점검하던 이 청장은 비상 발전기가 바닥에서 불과 5m 높이에 설치된 것을 확인한 뒤 “만약에 대비해 방수시설을 보강할 것”을 지시했다. 김세경 울진원전본부장은 “이미 파악한 문제”라면서 “2014년까지 보강 공사를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일정 규모(0.18g) 이상의 지진이 감지되면 원자로를 자동으로 정지시키는 설비 개선 공사도 한창이다. 울진 원전 관계자는 “이 설비는 울진 2·4·5호기, 고리 4호기, 영광 2호기, 월성 4호기에까지 설치됐다.”면서 “내년 11월까지 국내 모든 원전에 설치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비상발전기, 축전기, 사용후핵연료저장조 냉각계통 등에 방수문과 배수펌프 등의 설치를 2014년까지 완료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덜 안전한 곳으로 평가받는 고리 1, 2호기에 대해서는 올 연말 완공을 목표로 내진 방수문 설치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가장 오래된 고리 원전 1·2호기는 해안 방벽 증축 공사를 서두르고 있다. 해안 방벽을 포함한 원전 바닥 높이가 7.5~9.5m에 불과해 이를 10m로 높이는 공사다. 최고 해수위 7.2m를 예상한 시설로, 오는 6월 완료되면 최악의 예상 해일이 들이닥쳐도 바닷물이 넘지 못한다. 강원 삼척 원덕읍 임원항의 주민 김정기(74)씨는 “30년이 지났지만 그때의 상황을 똑똑히 기억한다.”고 돌아봤다. 1983년 일본 아키다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강진으로 해일이 임진항에 밀어닥쳐 5명의 인명 피해가 났다. 간간이 해일 피해를 보았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는데 막상 들이닥친 해일은 방파제를 훌쩍 뛰어넘어 금세 어시장을 삼켰다. 항구에 매여 있던 크고 작은 선박들은 떠밀려 육지로 올라와 뒹굴었다. 규모만 달랐지 1년 전 일어난 동일본 대지진 해일 피해와 같았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정확한 피해 예측 장비가 없었고 대비 훈련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대형 피해로 이어진 것이다. ●“주민들 해일대피 노력해달라” 이 청장은 “공무원이 주민들에게 관심을 가지면 인명 피해는 막을 수 있다.”면서 “주민들도 대피소 위치를 숙지하는 등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당부했다. 글 사진 울진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동일본 대지진 1주년 추도 이모저모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1주년을 맞았다. 일본 전역에서는 추모 행사가 열렸다. 지진 발생 시간인 오후 2시 46분에 전국에서 1분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했다. 그런가 하면 추모 행사장 근처에서는 원전에 반대하는 시위와 행사가 진행됐다. 일본 정부가 주최한 대지진 1주년 추도식은 이날 오후 도쿄 국립극장에서 열렸다. 아키히토 일왕 부처와 노다 요시히코 총리, 피해자 유족 대표 등 1200명이 참석했다. 노다 총리는 추도식에서 “재해 복구를 통한 일본의 회생은 역사적 사명”이라며 “하루빨리 재해 지역을 복구하고 재해의 교훈을 후세에 전하며 우리를 연결한 ‘상호 부조’와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맹세한다.”고 밝혔다. 아키히토 일왕은 “재해 복구 과정에서 수많은 곤란이 있겠지만 국민 여러분이 마음을 합쳐 계속 노력하길 바란다.”며 “재해의 기억을 잊지 말고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국토를 구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심장수술을 받은 후 요양 중인 일왕은 추도사만 낭독한 뒤 바로 퇴장했다. 추도식 참석이 불투명했으나 일왕이 참석을 강력히 원해 지난 7일 가슴의 물을 뽑아내는 치료를 받고 행사장에 나왔다. 한편 국립극장에서 수백m 떨어진 도쿄전력 본사 앞에서는 오후 20∼30명 규모의 원전 반대 시위가 이어졌다. ‘탈원전 세계회의’라는 단체는 오후 4시 35분쯤 도쿄 히비야공원에서 “원전을 없애고 자연에너지 사용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중·일 지식인 311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피해가 컸던 미야기현 센다이시와 나토리시, 이와테현 리쿠젠타카타시, 후쿠시마현 후쿠시마시 등지에서도 일제히 추도식이 열렸다. 추도식이 열리는 시간에도 이들 지역에서는 경찰의 실종자 수색 활동이 계속됐다. 니시자와 도시오 도쿄전력 사장은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를 방문해 “(원전) 사고로 여러분께 폐를 끼쳤다.”며 다시 한번 사죄했다. 11일 현재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만 5854명, 실종자 수는 3155명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MB “대지진 의연한 대처 日국민 용기에 경의”

    MB “대지진 의연한 대처 日국민 용기에 경의”

    이명박(얼굴) 대통령은 11일 동일본 대지진 발생 1년을 맞이한 것과 관련, “엄청난 재난 앞에서 굴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해 온 일본 국민의 용기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 날짜 아사히신문 11면의 ‘3·11과 한일관계: 깊은 우정과 유대의 재확인’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생활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에게 다시 한번 애도의 뜻을 표하고 위로를 드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일본 신문과 인터뷰를 한 적은 있어도 유력 신문에 기고문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미야기·후쿠시마현의 피난소 방문 당시 목격한 피난민들의 질서 있는 모습이나 자원봉사자들의 열의가 인상적이었고, 자신의 소임을 다하려고 노력하다 목숨을 잃은 공무원의 이야기에 감동했다고 회고했다. 한국 국민이 1년 전 일본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고 이재민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점을 거론하며 “양국 국민이 국경을 넘은 성숙한 시민의식과 상호 간 깊은 우정과 유대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을 인용하고 “우리는 앞으로도 일본이 재해로 인한 어려움을 완전히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성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Weekend inside] 日 지진은 끝 고통은 진행… 11일 1주년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11일로 1년이 되지만 피해 지역 주민들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 후쿠시마현 주민들 가운데 상당수가 제1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인한 방사능에 피폭된 것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고, 가설주택에서 혼자 생활하다 병으로 고독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방사능이 수도권까지 확산돼 먹거리에 대한 비상이 걸리면서 중국산 쌀 수입도 본격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프고…후쿠시마 원전 주변 주민 80% 피폭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주변 주민의 상당수가 방사성 요오드에 피폭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히로사키대 의료종합연구소가 원전 주변 주민 65명을 대상으로 방사성 요오드에 의한 갑상선 피폭 여부를 조사한 결과 80%에 가까운 50명에게서 요오드가 검출됐다. 이들 가운데 최대 피폭량은 87밀리시버트(m㏜)였으며 5명은 50m㏜ 이상 피폭됐다. 일반인의 연간 피폭 한도는 1m㏜다. 갑상선 피폭은 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 50m㏜ 이상 피폭된 경우 암 위험이 커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4월 11일부터 16일간 사고 원전이 위치한 하마도리 지역에서 후쿠시마시로 피난한 48명과 원전에서 30㎞ 떨어진 나미에 지역에 남아 있던 주민 1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 북서쪽과 남쪽으로 20~32㎞ 떨어진 후쿠시마현 내 3개 지점에서 플루토늄 241이 검출됐다고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가 9일 영국 과학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인터넷판을 통해 발표했다. ●외롭고…가설주택 거주 이재민 18명 고독사 동일본 대지진으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이 가설주택 등에서 생활하면서 슬픔과 어려움을 견디지 못해 고독사(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9일 미야기현 의회의 발표와 자체 집계 결과 이와테, 미야기, 후쿠시마현 등 3개 피해 지역 가설단지에서 생활하는 주민 중 18명이 고독사했다고 보도했다. 미야기현 의회는 가설주택에서 혼자 살다가 시신으로 발견된 사람이 12명이라고 전날 밝혔다. 이와테현과 후쿠시마현에서는 각각 5명과 1명이 고독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3개 현에서 고독사한 18명 가운데 7명은 65세 이상 고령자다.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지병이 있는 상태로 가족, 친척과 연락이 되지 않아 가설주택에서 쓸쓸히 숨졌다. 무라이 요시히로 미야기현 지사는이재민들의 어려움을 도울 지원센터를 현내 49곳에 설치했다고 밝혔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9일 현재 3개 현내 가설주택에서 생활하는 이재민은 4만 8194가구에 11만 5794명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사는 가구는 전체의 59%이며 혼자 사는 가구는 1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고파…대형 슈퍼마켓 중국산 쌀 판매 시작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농작물의 방사성 세슘 오염 문제가 불거지면서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세이유가 중국산 쌀 판매를 시작한다. 세이유는 10일부터 간토 지역인 시즈오카의 149개 점포에서 중국 지린성에서 생산된 수입 쌀을 판매한다. 가격은 5㎏에 1299엔(약 1만 8000원), 1.5㎏에 449엔으로 일본산 가운데 가장 저렴한 쌀보다도 30% 정도 더 싸다. 세이유는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값싼 쌀의 확보가 어려워진 데다 저렴한 쌀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늘어나자 중국산 쌀 판매를 결정했다. 세이유는 주식용 수입쌀 수천 t을 확보해 판매에 들어갔고, 소비자의 반응이 좋으면 판매 점포를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1993년 기록적인 벼 흉작 당시 태국산 쌀을 긴급 수입한 예가 있지만 대형 유통업체가 외국산 쌀을 판매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일본은 수입 쌀에 높은 관세를 부과해 수입을 제한하는 대신 정부가 연간 77만t의 외국산 쌀을 수입하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책꽂이]

    ●사상으로서의 3·11 (쓰루미 슌스케 등 지음, 윤여일 옮김, 그린비 펴냄) 동일본 지진에 대해 일본 학자들이 언급했다. 과학기술만능론에 대한 비판 못지않게 주목되는 부분은 일본의 우경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다. 크나큰 재앙 앞에서 우경화될 가능성, 이는 일본 우경화에 항상 상처받아 왔던 한국인들에게는 또 하나의 재앙이 될 위험으로 작용한다. 1만 5000원. ●속담 인류학 (요네하라 마리 지음, 한승동 옮김, 마음산책 펴냄) 2006년 난소암으로 세상을 떠난, 고르바초프와 옐친이 지목한 일류 통역관이기도 한, 그리고 뛰어난 관찰력과 해학적인 문체로 유명한 저자가 마지막으로 남긴 책이다. 어릴 적 동유럽 체류와 통역관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각지의 여러 속담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인간사에 대한 재기 넘치는 평을 내린다. 1만 4000원. ●뉴욕의 상뻬 (장 자크 상페 지음, 허지은 옮김, 미메시스 펴냄) 섬세하고 유머가 넘치는 화풍으로 사랑받는 프랑스 그림작가 장 자끄 상페의 작품집. 1978~2009년 ‘뉴요커’지 표지를 장식했던 그의 그림 150여점을 수록했다. 함께 담긴 마르크 르카르팡티에 ‘텔레라마’ 전 편집장과 나눈 인터뷰에서 그의 삶과 그림 이야기를 들여다볼 수 있다. 2만 4000원. ●국제인권법원론 (한희원 지음, 삼영사 펴냄) 검사,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국장을 거쳐 현재 동국대 법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저자가 그간의 경험을 살려 국제인권법에 대한 논의를 정리했다. 저자는 인권은 반박, 항변, 데모로 이뤄지기보다 민주주의 확립과 경제력 확보를 통해 이뤄진다는 신념을 내비친다. 3만 2000원. ●그래도 원자력이다 (이정훈 지음, 북쏠레 펴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자력을 폐기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원자력 폐기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다. 원자력 축소는 화석연료 확대를 낳고, 이는 오히려 환경에 부정적이라는 반론이 대표적이다. 해서 원자력이 위험하다는 말은 아무나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원자력이 필요하다는 말은 정말 꺼내기 어렵다. 저자는 이 말을 꺼낸다. 1만 2800원.
  • [저자와 차 한 잔] 동일본 대지진 취재일기 ‘일본의 눈물’ 김대홍

    [저자와 차 한 잔] 동일본 대지진 취재일기 ‘일본의 눈물’ 김대홍

    우리는 지진을 어떻게 생각할까. 어쩌면 남의 나라 일로 여기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언젠가는 닥칠 일로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웃 나라 일본의 예를 들어보자. 11일이면 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1년이 된다. 쓰나미와 원전 폭발로 생활터전을 잃은 수만명의 이재민들은 하루하루 힘든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동북지역에서 방사능을 피해 외지로 대피한 주민은 3만여명이고, 5만 가구의 쓰나미 피해 주민들이 임시 주택에서 생활하면서 기약 없이 또 다른 세월을 맞고 있다. 하루하루 눈물겨운 삶인 것이다. 말 그대로 ‘일본의 눈물’을 여전히 흘리고 있는 셈이다. 동일본 대지진 1년을 맞아 ‘일본의 눈물’(김대홍 지음, 올림 펴냄)이 최근 책으로 나왔다. 저자가 직접 대지진 현장을 취재했던 방송 기자여서 눈길을 끈다. 지진 당시 심각했던 상황도 그림을 보듯 생생하다. 책머리 부분에 나오는 인용글을 보자. ‘복도를 나서는 순간, 갑자기 꽝 하는 소리와 함께 건물이 심하게 흔들렸다. 그냥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30m쯤 되는 긴 복도가 마치 동물의 내장처럼 이리저리 뒤틀리는 것 같았다. 복도 밖으로 NHK 직원들이 뛰쳐나왔다. 50대 중년 여성은 복도에 주저앉아 울고 있었다. 공포에 질린 신음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나왔다. NHK 동관 7층 복도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다.’ “도쿄 특파원 시절, 무엇보다 잊을 수 없는 것은 지난해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취재 현장이었습니다. 규모 9.0의 대지진보다 무서운 것은 20m가 넘는 초대형 쓰나미였고 그 쓰나미보다 무서운 것은 방사능 공포였습니다. 대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방사능이라는 3가지 대재앙이 한꺼번에 일본 열도에 불어닥친 것을 상상해 보세요. 사망자만 1만 5000여명, 실종자가 3000여명에 달합니다.” 저자 김대홍씨는 3년 동안 KBS도쿄 특파원으로 지내면서 대지진이 발생한 일본 동북부지역에 직접 달려가 몸소 그 현장을 취재하면서 국내에 시시각각 알렸다. 이번에 발간된 ‘일본의 눈물’은 저자의 목숨 건 취재일기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대지진 이후 일본 사회의 변화를 추적한 현장 보고서라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3·11대지진은 경제대국 일본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지요. 천문학적인 경제적 손실보다 더 큰 문제는 일본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공동체가 무너졌다는 것입니다. 서방 언론들은 대재앙 속에서도 침착한 일본인들이라고 했지만 현장에서 목격한 일본인들의 모습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하늘을 원망하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정부를 비판했지요.” 저자는 또 일본 기자들의 말을 빌리면서 ‘진실을 알리는 것보다 국가 질서를 지키면서 국민들이 놀라지 않게 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고 지적한다. 일본 언론들도 많은 사실을 숨겼다는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은 현재 일본의 사회상을 가감 없이 전달한다. 일본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우리 사회의 지도자들에게도 유용한 해답을 던져 주고 있다. 글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日, 공무원 급여 이어 퇴직금도 삭감

    일본 정부가 지난달 동일본 대지진 복구비 조달을 위한 예산 절감 차원에서 공무원 급여를 향후 2년간 7.8% 삭감한 데 이어 퇴직금 삭감도 추진한다. 8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민간 기업의 근로자보다 많은 공무원의 퇴직금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사원이 20년 이상 근무하고 2010년에 퇴직한 공무원과 민간 기업 근로자의 퇴직금을 조사한 결과 국가 공무원의 퇴직금(장래에 받을 연금 상승분 포함)은 약 2950만엔(약 4억 1000만원)이었다. 이는 민간 기업 근로자에 비해 약 403만엔(약 5600만원) 많다. 인사원은 정부에 공무원 퇴직금을 민간 기업 수준에 맞게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노다 요시히코 내각은 연내 공무원 퇴직금 감액을 위한 공무원퇴직수당법 개정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공무원의 급여와 퇴직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을 사실상 65세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민간 기업과 마찬가지로 공무원에 대해서도 정년퇴직자 중 희망자는 의무적으로 전원 재고용하겠다는 취지다. 일본 공무원들은 현재 60세에 정년퇴직을 하지만 2013년부터는 퇴직하더라도 연금을 바로 받지 못하게 된다. 3년마다 1년씩 뒤로 미뤄져 2025년에는 65세가 돼야 연금 수령이 가능하다. 현행대로라면 60세 퇴직 후 5년간은 소득 없이 생활을 지탱해야 한다. 이를 감안해 60세에 퇴직한 공무원 중 희망자 전원을 재고용해 연금 개시 시점인 65세까지 근무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실상 정년 연장의 효과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7일 ‘동일본 대지진 교훈’ 포럼

    대한지질학회(회장 유강민 연세대 교수)는 7일 오후 3시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삼성컨벤션센터에서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공동으로 ‘한반도 지진활동과 동일본 대지진의 교훈’을 주제로 지진포럼을 갖는다.
  • 일본 지진연구의 현주소와 대비책

    일본 지진연구의 현주소와 대비책

    7일부터 11일까지 오후 11시 10분 EBS ‘다큐10+’에서는 ‘공포의 대지진’ 4부작을 방영한다. 지난해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파괴력은 놀라웠다. 규모는 9.0에 이르렀고 대지진으로 인한 쓰나미는 2만명에 가까운 사망·실종자를 만들어 냈다. 여기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언제 복구 작업이 끝날지 아직도 모르고, 일본 경제는 여전히 휘청대고 있다. 어쩌면 가장 놀라운 점은 늘 지진과 함께 살아왔고, 그래서 지진에 대한 대비가 완벽하다는 일본이 지진에 무릎을 꿇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지구 자체가 움직이기도 하지만, 도시의 확장과 발달이 지진과 쓰나미 피해를 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한 지 40여년에 이르는 지진 연구의 현주소와 지진 대비법, 피해 최소화법 등을 알아본다. 1편 ‘땅 밑에 숨은 괴물을 찾아서’는 지진 발생 메커니즘을 알아본다. 최근 연구결과들을 총정리하면서 지진 발생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 살펴본다. 또 더 정확한 지진 예측을 위해 어떤 첨단 기술이 활용되고 있는지, 일본에서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가 자주 일어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짚는다. 2편 ‘15초의 진동, 고베를 무너뜨리다’는 1995년 1월 17일 발생했던 한신아와지대지진(고베 대지진)을 집중 분석한다. 현대적 대도시를 파괴하고 6000여명의 인명피해를 일으킨 일본 지진 연구의 전환점으로 꼽힌다. 이 지진의 진동은 단 15초간 이어졌었다. 이 15초간의 진동이 그토록 많은 피해를 준 이유는 무엇일까. 3편 ‘고층건물을 위협하는 장주기 지진동’은 어떤 진동이 현대 도시의 고층빌딩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히는지 알아본다. 여러 실험 결과 ‘장주기 지진동’(Troubling Tremors Menace Megacities)으로 드러난다. 주기가 긴 진동이 장시간 지속되는 이 진동은 어떤 경우에 발생하고, 현대 도시에 특별히 위험한 까닭을 분석한다. 특히 일본 지진학자들은 도쿄를 장주기 지진동에 가장 약한 지역으로 꼽는데, 이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본다. 4편 ‘쓰나미가 대도시를 덮칠 때’에서는 지진으로 인한 해일, 쓰나미가 현대 대도시에 끼치는 위협을 알아본다. 이 부분은 최근 들어 더욱 집중적으로 연구되고 있는데 제작팀은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일본 고치와 오사카를 사례로 들어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 봤다. 얼마나 큰 피해가 우려되고, 어떤 대비책이 필요한지 분석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日정부, 원전 노심용해 두달간 숨겼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초기 노심 용융(멜트다운)을 파악하고도 이를 은폐하다가 2개월 후에야 이를 인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가 노심 용융 사실을 즉시 공표했다면 원전 주변 주민을 신속하게 피난시키고 보다 적절하게 사고에 대응했을 것이라는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경제산업성 원자력안전보안원의 ‘정보대응 분석평가팀’은 동일본 대지진 발생 1주 후인 지난해 3월 18일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에서 모두 노심 용융이 일어났다고 판단했다. 노심 용융은 원자로의 냉각장치가 정지돼 연료인 우라늄을 용해함으로써 원자로의 노심부가 녹아버리는 현상이다. 정보대응 분석평가팀은 도쿄전력으로부터 24시간 들어오는 원자로의 냉각수 수위와 압력 데이터, 원자로 격납용기 내 방사선량을 측정하는 모니터(CAMS) 수치 등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파악했으며 3월 15일 1, 2호기의 방사선량이 급격하게 상승해 격납 용기 아랫부분에 핵연료가 녹아 밑바닥으로 흘러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다른 데이터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오자 3월 18일 오후 2시 45분 1∼3호기에 노심 용융이 일어났다고 판단한 문서를 남겼다. 문서에는 “녹아 내리는 연료는 밑바닥에 쌓여 물에 담겨 있어서 외부로부터 물을 계속 투입하는 한 안정된 상태를 지속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정보대응 분석평가팀은 기존의 분석 부서가 긴급 대응에 쫓기는 상황에서 경제산업성과 원자력 안전기구 등에서 10여명을 차출, 급조한 잠정 조직이라는 이유로 분석 결과가 정식으로 보고되지 않고 사장됐다. 이런 사실은 아사히신문이 정보공개 청구로 확보한 문서에서 뒤늦게 확인됐다. 보안원도 이른 시기에 노심 내 상황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조직의 은폐 체질로 인해 이런 사실을 공표하지 않았다. 도쿄전력이 컴퓨터 분석 결과를 밝히며 1호기의 노심용해를 인정한 것은 무려 두 달이 지난 5월 15일, 2·3호기는 같은 달 24일이었다. 정부의 은폐사실은 지난달 28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 독립검증위원회’의 발표에서도 드러났다. 검증위는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이 3월 11일 사고가 발생한 뒤 2주일 동안 기자회견에서 “(방사성물질 방출은) 즉각적으로 인체와 건강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말을 적어도 10차례 했다며 국민들 사이에 정보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감이 퍼졌다고 진단했다. 또 간 나오토 총리 관저는 당시의 심각함을 알고 도쿄까지 대피 권역에 넣는 시나리오를 만들었지만 끝내 정확한 상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에 대한 국민과 외국의 불신은 노다 요시히코 총리 체제에서도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노다 총리는 지난 3일 일부 외신과의 공동 인터뷰에서 “(대지진) 재해 지역의 사회기반시설이나 경제가 착실히 복구되고 있고 제조업의 공급망은 완전 부활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해지역에서의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일본 기업은 해외 이전을 서두르고 있는 실정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日 대지진 그 후 1년] 송두리째 흔들린 日경제… 엔苦·뒷걸음질 성장 ‘여진은 계속’

    [日 대지진 그 후 1년] 송두리째 흔들린 日경제… 엔苦·뒷걸음질 성장 ‘여진은 계속’

    동일본 대지진은 일본 경제를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에서 벗어난 지 20년 만에 눈부신 경제성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하지만 거품 경기 이후인 1991년부터 극심한 경기침체에 시달리는 ‘잃어버린 20년’을 겪는 도중 대지진이 발생해 산업계 전반에 엄청난 타격을 입혔다.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인한 일본 경제의 타격은 수치로도 입증된다. 지난해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0.9%였다. 대지진이 일어난 3월 11일 일본 닛케이 평균 주가지수는 1만 254포인트였지만 1년 뒤인 지난 2일에는 9777포인트로 장을 마쳐 무려 4.74%가 하락했다. 지난 1년 동안 일본 경제는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엔고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해 10월 31일 2차 대전 이후 최저인 달러당 75.35엔까지 하락했다. 3일 현재 81.78엔까지 치솟아 올랐지만 엔고의 쓰나미는 일본 경제를 순식간에 코너로 몰았다. 엔고 탓에 지난해 일본의 연간 무역수지는 2차 석유 위기를 겪은 1980년 이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대지진과 원전 사고로 인한 생산설비 마비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일본 대표기업들은 엔고까지 겹쳐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 대표적 전자업체인 소니는 2200억엔, 파나소닉은 적자 폭이 역대 최악이었던 2001년보다 훨씬 많은 7000억엔의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자동차도 세후 순익이 2000억엔으로 전년도보다 5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3위의 D램 반도체업체인 엘피다메모리는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도산했다. 대지진 이후 잦아진 여진 등을 피해 해외로 생산기반을 옮기려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생산거점이 붕괴되면서 노동비가 저렴하고 성장력이 높은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해외 이전은 산업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업난으로 이어져 사회 전반에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일본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근로자들의 총현금수입은 전년과 비교해 0.2% 줄었고 연말 보너스도 0.3% 감소했다. 전자업체 NEC는 1만명의 직원을 감원하고 전자부품업체 TDK는 1만 1000명의 인력을 감축하기로 했다. 일본 노동연구원은 앞으로 10년간 제조업에서 4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건물과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SOC), 산업시설 피해는 모두 16조 9000억엔에 달했다. 대지진의 여파로 510개 기업이 도산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의 여파로 전국의 원전이 속속 가동을 중단하면서 심각한 전력 부족에도 시달리고 있다. 일본 전역의 54개 원전 중 52개가 가동을 중단한 상태이며 4월까지 나머지 2개의 원전도 가동을 중단할 것으로 보여 산업계에 충격이 우려된다. 정부는 지난달 원자로 가동의 전면 중단에 대비해 기업용 전기료를 17%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5년간 복구 비용으로 16조 2000억엔, 10년간 23조엔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가부채 규모가 GDP 대비 211.7%로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으로선 진퇴양난에 빠진 셈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日 대지진 그 후 1년] 후쿠시마 지역 업체 70% 휴·폐업

    [日 대지진 그 후 1년] 후쿠시마 지역 업체 70% 휴·폐업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1년이 거의 다 되가지만 피해지역의 경제난은 더욱 가중되고 있고, 일자리와 사람도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조사회사인 ‘데이코쿠 데이터 뱅크’가 최근 동일본 대지진으로 피해를 본 후쿠시마·이와테·미야기 등 3개 현내 기업 5000개사를 조사한 결과 30%에 해당하는 약 1500개 회사가 휴·폐업을 하고 있거나 영업 불능 상태에 빠져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지진 3개월 뒤인 지난해 6월 약 1000개 회사가 생산과 영업재개를 선언했지만 1년이 지난 현재는 오히려 상황이 더 나빠졌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가 있는 후쿠시마현은 더욱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 조사 대상 1205개 회사 중 약 70%인 828개 회사가 영업 활동을 멈춘 상태다.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 부품 개발과 생산을 담당한 한 공장도 쓰나미로 생산시설이 파괴되자 이 지역에 공장을 재건하기보다는 중국 공장을 대폭 확대했다. 지난해 말 베트남 공장도 생산을 늘려 해외 생산비율이 90%에 이르렀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20㎞ 떨어진 히로노마치 단지에 있는 한 전자부품 공장. 원전 사고로 공장 지역이 긴급 피난 준비구역으로 지정되자 총무부를 오사카 등 간사이 지역으로 옮겼다. 걸려 오는 전화통화를 자동전송할 수 있도록 자동전화기만 덩그러니 남겨 놓았다. 이 공장은 대지진 직후 부품 부족을 염려한 거래사들로부터 주문이 쏟아져 지난해 5월 수주량이 예년의 3배에 이르렀다. 하지만 히로노마치 공장설비를 동남아시아 공장으로 이전해 해외에서 거의 대부분의 제품을 만들고 있다. 히로노마치 공장의 종업원은 80여명이었지만 대지진 직후 60여명이 해고됐다. 나머지 20명은 일본 국내의 나머지 공장과 지점으로 옮겼다. 이 회사의 사례처럼 피해지역에는 일감만 줄고 있는 게 아니다. 3개현 내 이재민들 중 약 7100명이 이달 말부터 실업수당을 받지 못하게 된다. 정부가 이 지역들에 유예기간을 둬 이재민들이 취업수당을 최대한 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지만 회사가 문을 닫은 상황에서 취업이 쉬운 일이 아니다. 방사능 오염 우려가 다소 덜한 미야기현과 이와테현에서는건설 수요가 점차 늘고 있지만 일부 건설업자와 근로자만 혜택을 누리고 있다. 후쿠시마현 내 이와키시로 이전한 히로노마치 출장소는 지난 1일 다시 돌아와 업무를 재개했지만 주민의 95%가 마을 밖에 피난해 있다. 휴업 중인 식품회사 사장은 “재해지역으로 다시 돌아오고 싶어도 종업원을 모으기가 힘들어 후쿠시마에 공장을 재가동하는 것은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센다이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日 대지진 그 후 1년] 한국경제 영향은

    [日 대지진 그 후 1년] 한국경제 영향은

    동일본 대지진 1년을 정리해 달라는 요청에 국내 경제 전문가들이 보인 공통된 반응이다. 대지진으로 일본은 생산시설의 상당 부분이 파괴됐다. 그 여파로 소니(IT) 등 일본의 간판 회사들이 휘청거렸다. 이는 경쟁 관계인 한국 제품의 수요 증대로 이어졌다. 지식경제부가 집계한 올 2월 실적만 놓고 봐도 자동차(60.2%), 철강(44.4%), 석유제품(41.9%) 등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급증세를 보였다. 엘피다의 파산으로 삼성전자는 연일 최고 주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충격에서 벗어난 일본이 본격적인 시설 복구에 나서면서 원자재 등의 수입을 늘린 것도 국내 기업의 수출 신장세에 한몫했다. 지난달 일본으로의 수출은 35억 5000만 달러(잠정치)로 전년동월 대비 30% 증가했다. 안병화 지경부 수출입과장은 “일본의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이 붕괴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이 촉진된 측면이 있다.”면서 “일본 기업들이 아예 우리나라에 생산시설을 지으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전했다. 김영배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예상치(272억 달러)를 웃도는 흑자(276억 5000만 달러)를 낸 데는 일본 지진의 영향도 컸다.”고 분석했다. 수출 호조로 경상흑자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작년 수출액은 5565억 1000만 달러(통관 기준)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3.6% 경제 성장으로 이어졌다. 물가에 미친 영향도 당초 우려와 달리 크지 않았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이재랑 한은 물가분석팀장은 “지진 직후 일시적으로 일부 품목의 가격이 올랐지만 연간으로는 별 영향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식탁문화에는 변화를 가져왔다. 밥상에서 생태탕을 찾아보기 어려워진 것이다. 우리나라는 생태를 일본에서 전량 수입해 왔다. 수산물값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것도 지진 여파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수산물 가격은 전년동월 대비 1.8%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제 경제적인 득실보다는 일본이 지진에서 얻은 교훈 쪽으로 관심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장은 “일본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분산투자하고 재고 관리에 들어가는 등 과거와는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진이 가져다 준 변화라며 국내 기업들도 이 같은 교훈을 배우고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황 실장은 강조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특파원 칼럼] 한류가 위험하다/이종락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한류가 위험하다/이종락 도쿄특파원

    얼마 전 한국 탤런트의 일본 팬클럽 회원 몇 명이 기자의 도쿄 사무실을 찾아왔다. 지난 2010년 도쿄에서 일본 팬클럽 행사를 성대하게 치렀다는 팬클럽 간부들이다. 이들은 얼굴이 발갛게 상기돼 한국 언론이 영리만을 추구하는 일부 한국 연예인 매니저먼트의 행태를 비판해 주길 요청했다. 이들의 주장은 이랬다. 이 탤런트는 군인으로 복역하면서 전역을 며칠 앞두고 있었는데 소속 매니지먼트 회사가 CD와 DVD 세트를 만들어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것이다. 관련 자료를 내놓은 이들은 주일본 한국대사관에도 자신들의 뜻을 전하겠다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이에 대해 매니지먼트 회사는 “소속 연예인이 군 전역 이전에 판매한 적이 없다.”며 “공식 회원 팬들도 아닌 사람들이 잘못된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하지만 최근들어 한류 스타들을 둘러싼 이런저런 잡음이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5~10년 전에 일본에 근무하다가 다시 일본을 찾은 주재원들은 최근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류 현상을 두고 ‘혁명적인 상황’이라고까지 한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관계에서 지금처럼 일본인이 한국의 음악과 드라마, 음식에 흠뻑 빠진 적은 유사 이래 처음인 것 같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하지만 최근에 벌어지는 몇 가지 상황을 두고 한류가 일본 땅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실제로 한류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최근 한인타운인 신오쿠보에서 한류 관련 물건을 파는 업주가 판매액 가운데 약 4000만엔(약 5억 5000만원)을 탈세한 혐의로 도쿄지검에 고발됐다. 일본에서 막걸리가 인기 있다 보니 한국에서 생산되는 거의 모든 막걸리들이 수입된다. 지난해 일본에 수출된 막걸리는 4842만 달러(약 540억원)로 전체 수출액 5276만 달러(약 594억원)의 92%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들 막걸리 중에는 통관 기간을 감안해 유통기한을 속이는 수법으로 상한 막걸리를 파는 모습도 종종 목격된다. 한국 음식에 신뢰를 보내기 시작한 일본인들이 이런 막걸리를 몇 번 마시게 되면 한국 음식 전체를 불신할 것이라는 사실은 너무나 자명하다. 보수성향의 요미우리신문과 산케이신문은 최근 신오쿠보 거리의 무질서를 비난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한국 음식점 부근의 보도에는 쓰레기봉투가 30~40개씩 쌓여 있다고 보도했다. 몰려드는 관광객들도 고성방가를 하는 등 매너가 나빠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는 소식도 전했다. 밤늦게 술에 취한 한국 남성에게 안긴 일본 여성들도 볼 수 있다며 다소 자극적인 표현을 썼다. 동일본 대지진 1년 기획 기사를 취재하는 길에 미야기현에서 만난 중국기자는 한류가 일본에서 사랑받는 게 너무나 부럽다고 했다. 이 중국기자도 드라마 ‘아이리스’를 좋아해 촬영지인 아키타현 다자와 호수와 쓰루노유 온천을 가족들과 다녀왔다고 한다. 기자도 인사치레로 2~3년 뒤에는 중국 노래와 드라마도 일본인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을 것이라는 답례를 했다. 하지만 이 기자는 20~30년이 지나도 중국 대중문화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기는 힘들 것이라며 한국 문화의 힘에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이런 예상과 달리 한류의 부정적인 면들이 부각되면 팬들의 외면을 받는 홍콩 누아르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실제로 신오쿠보에서 한류 기념품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 업주는 한류 열풍이 조만간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가게를 확장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한류로 해외로부터 벌어들인 개인·문화·오락서비스 수입이 7억 9400만 달러(약 8900억원)를 기록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10억 달러 이상의 수입을 거두려면 정부와 연예 관련 종사자들이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지금 한류는 재도약이냐 몰락이냐는 중대 기로에 서 있기 때문이다. jrlee@seoul.co.kr
  • [커버스토리] 아직도 절망 그 속의 희망

    [커버스토리] 아직도 절망 그 속의 희망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지 11일로 1주년을 맞는다. 일본은 2일 현재 1만 5854명이 숨지고, 3276명이 실종되고 17조엔(약 238조원)에 이르는 재산 피해를 낸 전대미문의 대지진과 쓰나미, 원전 사고를 겪었다. 지금도 피해 지역인 이와테, 미야기, 후쿠시마현에서는 34만 3935명의 주민이 집을 잃었거나 피난 생활을 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대기에 방출된 방사성 세슘의 총량이 최대 약 4경(京·조의 1만배) 베크렐(㏃)이라는 어림잡기 힘든 추산도 최근 공개됐다. 후쿠시마현 내에서는 여전히 높은 수치의 방사능으로 엄혹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원전에서 100여㎞ 떨어진 미야기현에서는 방사능 수치가 시간당 0.050마이크로시버트(μS)로, 지난해 원전 사고 전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지난 1년간 남쪽 후쿠시마 원전에서 불어온 방사능이 토양과 물에 얼마나 쌓여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재앙과 위기 속에도 온기와 희망이 움트고 있었다. 지난달 29일과 지난 1일 미야기현을 1년 만에 다시 찾은 기자는 절망에서도 희망을 찾는 사람들의 눈빛과 맞닥뜨릴 수 있었다. ●폐허속 위령소엔 추모 꽃… 향… 센다이공항에 인접한 나토리시에는 수마가 핥고 간 잔해가 여전했다. 공항 내륙 지역은 대지진 전만 해도 해안림과 채소 재배지로 유명했다. 하지만 눈발이 흩날리던 이날 드넓은 벌판에 남아 있는 것이라곤 복구 작업을 하다 멈춘 불도저와 쓰나미의 거센 공격을 견뎌낸 흑소나무 십수 그루뿐이었다. 그래도 사람들 표정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의외였다. 나토리시 기타가미에 사는 모리 기요(57)는 새로 빌린 농토에 비닐하우스를 세워 겨우내 시금치 재배에 빠져 있었다. 그는 “모든 것이 사라졌지만 무서움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아무것도 없는 마이너스 출발이어서 마음이 홀가분합니다. 반드시 다시 일어서겠습니다.”라며 위로의 말을 건네던 기자를 오히려 머쓱하게 했다. 센다이를 거쳐 북쪽으로 45번 국도를 타고 이시노마키시 쪽으로 가다 보니 재해의 참상은 더욱 뚜렷했다. 해안가에 바로 인접해 있어 쓰나미의 먹이가 돼 버린 기타가미 출장소 건물은 철골 구조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다. 출장소 앞에는 쓰나미가 닥칠 당시 주민들의 대피를 독려하느라 피하지 못한 공무원 20명을 위로하는 위령소가 설치돼 있었다. 차를 타고 20분 정도 더 북쪽으로 올라가니 오자시마치가 들어왔다. 쓰나미로 10척의 배가 파손됐다. 그중의 한 척은 동네 마을 한가운데까지 떠밀려 들어와 방치돼 있었다. ●“반드시 다시 일어서겠다” 미역을 자르는 작업에 한창이던 가쓰야 사와고(53)는 “산 사람이라도 살아야지요.”라는 말로 재기의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최근 남편과 함께 해발 40m에 세워진 현대식 부흥 주택에 입주해 가족들과 다시 만날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시노마키·나토리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日 대지진 그후 1년] 희망 ‘한땀’ 재기 ‘월척’ 미래 ‘한그루’… 다시 시작합니다

    [日 대지진 그후 1년] 희망 ‘한땀’ 재기 ‘월척’ 미래 ‘한그루’… 다시 시작합니다

    ■ 뜨개질로 희망 한땀… 서로 돕는 이웃들 “하트모양 브로치 등 악세서리 만들어 국내외 수출… 함께 슬픔 극복 했다” 지난 1일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 가설주택단지에 들어선 기자는 난데없이 들려오는 웃음소리에 순간 당황했다. 6개월전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와 후쿠시마시 마쓰가와 가설주택단지를 찾아 고달픈 이재민들의 생활을 취재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일본인들이지만 엄청난 피해 앞에 슬픔과 불안, 분노가 한데 어우러진 표정을 지었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하지만 이시노마키 가설주택단지 맨 앞에 위치한 공동 주택에는 생동감마저 느껴졌다. 이곳에는 대지진과 쓰나미의 피해를 본 20여명의 여성들이 모여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다양한 색깔의 하트 모양 브로치 등 액세서리를 만들고 있다. 일본 전역은 물론 외국에도 수출하고 있다. 이곳을 포함해 이와테현의 리쿠젠다카다시 등 피해지역 5곳에서 1만점을 공동생산해 지난해 11월까지 1100만엔(약 1억 5000만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아키야 마리카(47)는 “뜨개질이 없었다면 슬픔과 외로움을 이기기가 힘들었을 거예요.”라며 활짝 웃는다. 엔진 기술자인 남편이 대지진 이후 간사이 지방으로 떠난 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뜨개질을 시작했다는 그는 “돈도 벌지만 아픔을 당한 이재민들이 공동작업을 통해 서로 위로받을 수 있는 점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 매일 10개 정도의 액세서리 세트를 만들면 4000엔(약 5만 5000원)을 손에 쥘 수 있다. 아이들도 없고 남편이 직업이 있어 생활이 궁핍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손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자랑스럽다고 한다. 이 프로젝트는 2006년부터 ‘공정무역’ 사업을 하고 있는 다카쓰 다마에 ㈜후쿠이치 대표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그는 “재해 이전에 알지 못하던 사람들과 가설주택에 생활하는 이재민들이 공동작업을 통해 이웃이 됐다는 사실을 느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부흥주택서 재기 월척… 어부 가쓰야 가족 “친척집 전전하다 8개월만에 거처…모든 가족들 모여 살 수 있었으면…” 동일본 대지진으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은 2일 현재 34만 3935명에 달한다. 대부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마련한 가설주택에서 지낸다. 하루속히 번듯한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지역마다 3~4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런 가운데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 교외인 시라하마에서는 1년 만에 항구적인 부흥주택이 지어져 주목을 끌고 있다. 서구풍으로 지어진 11개동의 주택단지는 태평양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해발 40m의 언덕 위에 지어졌다. 지난달 8일 이 주택단지로 이사한 가쓰야 사사키(55).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 오자시마치에서 주로 미역을 채취하는 배를 소유한 선주다. 인근 고도마리에서 상당히 넓은 집에 살았지만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 뒤 친척집을 전전해야 했다. 그는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고지대 주거계획이 몇년이 걸릴 지 몰라 부흥주택 입주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매달 2만엔(약 27만 4000원)~2만 7000엔(약 37만원) 정도의 월세를 내면 생활할 수 있는 이 주택은 입주민이 원하면 몇년이라도 거주할 수 있다. 또한 입주민이 임대 뿐 아니라 매매도 할 수 있다. ‘항구적인 부흥 주택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이 주택 건설사업은 도쿄 고가쿠인 대학의 고토 오사무 건축학부 교수와 구마가이 아키오 구마가이산업 대표 등이 힘을 합쳐 이뤄졌다. 정부의 지원에 의지하지 않고 민간으로부터 기부를 받아 아름다운 목조 주택을 완성했다. 대지진이 발생한 지 불과 8개월만에 입주가 시작돼 최근 11개동이 완성됐다. 이 마을의 관리 운영은 시민단체가 맡는다. 가쓰야는 “저희 가족도 그렇지만 뿔뿔이 흩어져 사는 사람들이 아직 많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서둘러 이재민들을 위한 주택을 지어 모든 가족들이 모여 살 수 있는 날이 하루속히 오길 기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해안림 조성 미래 한그루… 요시다 도시미치 “숲이 있던 지역 그나마 피해 적어… 남은 인생 후손위해 소나무 심겠다” 미야기현 나토리시에 위치한 센다이공항은 쓰나미의 직접적인 피해를 본 곳이다. 쓰나미 피해를 입기 전에는 흑소나무와 야채 재배단지로 유명했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거대한 쓰나미는 태평양 연안의 해안숲을 전부 삼켜버렸다. 미야기현내 피해를 입은 해안숲 지역은 무려 1753㏊에 이른다. 400년전부터 정비된 센다이 일대 해안숲은 바다염분, 높은 파도, 강풍, 모래바람 등으로부터 시민들의 생활을 지켜왔다. 지난해 대지진때도 해안숲이 쓰나미의 흐름을 막아 주택지로 밀려드는 시간을 늦춰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센다이공항 일대 숲 지대를 다시 살리려는 사람들이 있다. 공익재단법인 OISCA를 중심으로 주민들은 미야기현 나토리시 연안에서 이달 말부터 50만 그루의 흑송 묘목의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지금은 흑소나무가 사라진 허허벌판이지만 10년을 내다보고 다시 숲을 일군다. 해안림 재생 프로젝트를 지휘하고 있는 요시다 도시미치는 “지금까지 해안에 숲이 있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며 “하지만 막상 해안숲이 사라지고 나니 우리 모두가 이 소나무 덕분에 안전하게 생활해 올 수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해안숲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묘목 사업은 이달부터 잔해물 더미와 콘크리트를 분류해 바닥에 까는 바닥 정리작업부터 시작한다. 그 위에다 다른 곳에서 가져온 흙을 2~3m 정도 쌓아 올린다. 단지 삼림사업 차원이 아니라 재해민들이 주도적으로 식목사업을 맡아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농가의 생계 지원에도 연결된다. 나토리시 기타가마에서 태어나 평생 거주하다 쓰나미 피해를 당한 스즈키 에이지(71)는 “여생을 이 사업에 진력하는 것은 물론 내가 죽더라도 후손들에게 해안숲을 다시 일구도록 당부하겠다.”며 대지진 이전의 풍성한 숲 모습을 담은 사진을 가리키며 눈시울을 붉혔다. 글 사진 이시노마키·나토리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후쿠시마현 등 피해 지역 현금 습득물 700억원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난해 3월 이후 후쿠시마현에서 습득물로 경찰에 신고된 현금이 약 166억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돈을 은행에 저축하기보다 집에 쌓아두는 일본인의 특성으로 집에 보관된 현금 대부분이 쓰나미로 쓸려간 잔해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후쿠시마현 경찰 당국에 따르면 쓰나미로 파손된 집 등의 잔해에서 습득한 현금으로 12억 11만엔이 신고됐다. 이는 평상시인 2010년 1억 5700만엔의 7.6배에 이른다. 현금은 대부분 흙투성이인 금고나 배낭 등에 보관돼 있었고, 86%는 이미 주인에게 반환됐다. 현내 6개 경찰서는 821개의 금고를 습득물로 보관했고 이 중 631개는 주인의 품에 안겼다. 100만엔(1399만원) 이상의 현금이 들어있던 금고는 모두 128개였다. 이와키시에서 발견된 한 금고에서는 6000만엔이 나왔다. 대지진이 발생한 직후 후쿠시마현을 비롯해 미야기·이와테현 등 피해 지역에서는 모두 50억엔(700억원) 정도의 현금이 발견됐지만 이를 습득한 주민 대부분이 경찰에 신고하는 사례가 잇따라 외신으로부터 ‘정직한 일본인’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트리플 악재 비상구 없나] 산업계 맴도는 ‘세 마녀’…자동차 등 타격 불가피

    [트리플 악재 비상구 없나] 산업계 맴도는 ‘세 마녀’…자동차 등 타격 불가피

    최근 우리 산업계에 ‘세 마녀’(트리플 위칭)가 맴돌고 있다. 주인공은 고유가와 엔저, 중국 경기 경착륙이다. 원유를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고,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 비중이 52%에 달하는 우리 경제의 구조를 감안했을 때 외부의 세 가지 악재가 겹쳐지면 글로벌 금융위기 못지않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유럽, 미국 등 선진국 경기 침체에 더해 해운·항공 등 위기가 이미 현실화된 업종은 물론 자동차 등도 실적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6일 산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기업에 가장 심각한 위협은 연일 고공행진하는 유가다. 우리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24일 배럴당 121.57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유통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 역시 132.87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런 여파로 국내 주유소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이날 오후 9시 기준 전날 대비 ℓ당 1.41원 상승한 1999.76원을 기록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경제성장률은 0.15% 포인트 하락한다. 엔화 가치 하락 역시 새로운 위협 요소다. 지난 25일 기준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81.20엔으로 지난 1일(76.11엔) 이후 6.7%나 급등했다. 일본이 지난달 사상 최대인 1조 4750억엔의 무역적자를 기록한 데다 지난 14일 일본중앙은행(BOJ)이 10조엔 규모의 유동성을 푸는 양적완화 정책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우리 무역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경제 상황 역시 심상찮다. 중국의 지난해 수출 증가율은 20.3%에 그쳐 전년(31.3%)에 크게 못 미쳤다.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잠정치는 최근 4개월 연속 기준치인 50을 밑돌았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지난해와 달리 최근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데 대해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유가 상승과 엔화 하락 등 동반 악재에 직면한 상태다. 실제로 현대자동차의 1월 국내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8.5% 감소한 4만 5186대에 그쳤다.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실적 부진을 겪었던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빠르게 체력을 회복하고 있다. 토요타는 지난달 전 세계적으로 80만 9630대를 생산, 지난해 1월 대비 17.6%의 증가세를 보였다.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빅3’ 자동차 업체는 엔·달러 환율이 1엔씩 올라가면 670억엔의 영업이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유가 상승은 연료비가 전체 경영비용에서 30% 이상을 차지하는 항공업계에도 치명타다. 운항에서 기름이 차지하는 비용이 20% 수준인 해운업계는 급유 지역을 바꾸는 등 연료 절감에 ‘올인’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진해운·현대상선 등 대형 선사들을 중심으로 다음 달 1일부터 운임을 큰 폭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자 및 정보기술(IT) 업계의 경우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등은 일본 업체들을 현격한 차이로 따돌리고 있어 환율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지만 TV 부문에서는 일본 업체들과의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 다만 정유업계는 최근 ‘표정 관리’에 들어간 분위기다. 유가 상승에 따라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오르면 정제 이윤이 커지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역시 고유가가 호재에 해당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유럽 경기 침체로 선박 수주 자체는 줄었지만 액화천연가스(LNG)선과 해양 원유·가스 등 개발을 위한 해양플랜트 수주가 증가하면서 플러스 요인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이두걸기자·산업부 종합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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