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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임없이 떠나는 김소영 대법관…대법원 공백 사태

    후임없이 떠나는 김소영 대법관…대법원 공백 사태

    김소영 대법관이 임기만료로 퇴임하면서 대법관 자리에 공백이 생겼다. 김상환 서울중앙지법 민사수석부장판사가 후임자로 지명됐지만 여야 간 이견으로 인사청문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 1일 김 대법관은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후임 대법관이 임명되지 않은 상태여서 대법원은 당분간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하고 대법관 11인 체제로 운영된다.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 뒤 처음 발생한 대법관 공백이다. 김 대법관 역시 퇴임식에서 “후임이 아직 임명되지 않아 떠나는 발걸음이 무겁다”며 “막중한 대법원 재판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조속히 후임 대법관이 임명되기를 희망한다”며 우려했다. 대법관의 공백은 여야 이견으로 후임자인 김상환 부장판사의 임명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2일 김 대법원장은 김 부장판사를 새 대법관 후보로 제청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여 김 부장판사의 대법관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됐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인사청문특별위원을 인선하지 않아 대법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구성조차 못됐다. 대법관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고 본회의 표결을 통과해야 정식 임명된다. 대법원은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이 모두 참석하는 전원합의체에서 일부 사건을 심리하는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사건은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3개의 소부에서 심리한다. 새 대법관 인선이 끝날 때까지 소부 선고사건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대법관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당시 마지막 법원행정처장을 거쳐 2012년 11월 대법관에 임명됐다. 그가 퇴임 전 마지막으로 주심을 맡은 사건은 양승태 대법원과 박근혜 청와대의 재판거래 대상이 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재상고심’이었다. 김 대법관의 퇴임 하루 전인 지난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신일철주금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1억원씩 배상해야 한다는 선고 내렸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냉전 이데올로기’ 지적나왔지만… 한국당, 조명균 해임안 발의

    ‘냉전 이데올로기’ 지적나왔지만… 한국당, 조명균 해임안 발의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사사건건 대립했던 자유한국당이 ‘막대한 재정이 수반되는 남북경협 사업을 독단으로 처리하려 했다’는 명분으로 조명균 통일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제출하고 나섰다. 31일 자유한국당은 조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당론으로 발의된 해임건의안은 “조 장관은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을 독단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면서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국회의 동의권을 명시한 헌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적시했다. 또 “국회에 제출된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이 논의조차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이행 및 후속 조치 격인 평양선언에 대한 국무회의 의결 책임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거나 안전보장에 관한 내용이 있는 경우 국회 동의를 거치도록 한 헌법과 남북관계발전법도 위반했다”라는 주장을 내세웠다. 아울러 “남북 고위급회담 과정에서 탈북민 출신의 특정 언론사 기자의 취재를 불허했다”면서 “이는 탈북민의 인권을 침해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인 언론의 자유를 탄압한 명백한 헌법 위반, 민주주의 유린 사태”라고 비판했다. 이에 통일부는 “특별한 입장은 없다”면서도 “다만 비핵화와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구현이 뒤돌아가서도 멈춰서도 안 되고, 역사적 시대적 과제의 실현을 위해서 모두 함께 힘을 모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남북 평화·화해 분위기 속에서 한국당만 냉전 이데올로기에 의존한 부정적 메시지를 내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한국당이 지난 30일 의원총회에서 공개한 ‘한국 보수정당의 위기와 재건’ 연구용역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당의 지난 대선 패배 원인으로 ‘유연한 대북 안보 전략에 반대되는 강경 노선만을 고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靑, 새달 5일 여야정 협의체 첫 회의 추진

    한국당 참석 망설여… 개최 불투명 청와대가 다음 달 5일 여야정 협의체 첫 회의를 추진한다. 그러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참석을 망설이고 있어 협의체가 실제 열릴지는 불투명하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는 지난 8월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분기별 1회 개최하기로 하고 첫 회의 시기를 11월로 못 박았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8일 “문 대통령은 협의체 회의에 참석해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 내년도 예산안, 여야 간 최종적으로 합의가 안 된 법안에 대한 얘기를 먼저 할 것”이라며 “좀 더 실무적이고 당장 돼야 하는 일들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송희경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아직 참석 여부를 정하지 않았다”며 “제1야당을 향해 막말 씌우기 인신공격을 하는 상황에서 여야정 협의가 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정 협의체를 위해선 야당에 사과할 건 사과하고, 존중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반면 나머지 야당은 참석 의사를 밝혔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어떤 의제를 다룰지는 다른 당과 협의를 해봐야겠지만 회의에는 참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도 “물론 회의에 참석할 것이고, 협치를 위해선 한국당도 나오는 게 맞다”고 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여야정 협의체 가동은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사안이기 때문에 참석하는 게 기본”이라며 “회의에 나오지 않을 경우 국민의 시선이 차가워질 것이라는 걸 한국당은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정경두 “남북 군사합의서 비준, 적법한 절차 거쳤다”

    정경두 “남북 군사합의서 비준, 적법한 절차 거쳤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동의 없이 남북 군사합의서를 비준한 것과 관련해 26일 “정상적으로 적법하게 비준 절차를 거쳤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군사합의가) 정전협정에 위배되는 게 없다”며 “이번에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라 92년 남북기본합의서 부속서에 불가침 합의 등을 근거로 해서 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법사위 국감은 남북 군사합의서 비준과 북한의 헌법상 국가 인정 여부를 두고 여야의 공방이 지속됐다. 자유한국당은 남북 군사합의서 비준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이번 평양공동선언과 군사분야 합의서는 국가의 안전보장에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그렇다면 (북한의) 이중적 지위에서 남북 정상 간 합의는 국회 비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정부가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을 제출했고 어느정도 알 수 있는 추계를 내주면 비준동의 심사를 하겠다”며 “국회의 동의가 안 된 상태에서 후속합의에 해당하는 군사합의서를 비준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모순이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주 의원의 지적에 대해 “4·27 판문점선언은 국가와 국민에게 재정적 부담을 지울 수 있기 때문에 비준 동의가 요청된 것”이라며 “다만 군사분야 합의서는 재정적 부담이 과하게 들어가는 게 없다”고 답변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북한의 이중적 지위와 특수한 관계는 한국당에서도 누누히 인정해 온 것”이라며 “이제와 북한이 조약의 상대방으로서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내로남불’이다”고 비판했다. 정 장관은 국감에서 성주기지에 임시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는 일반환경영향평가를 거쳐 정식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사드 배치 진행 상황과 관련한 한국당 이완영 의원 질문에 “지금은 임시 배치되어 있고, 일반환경영향평가가 끝나면 정식 배치하는 절차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환경영향평가는 하고 있느냐’는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 질의에 “계획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야권 “초헌법적 국회 패싱” 반발… 靑 “남북 합의, 국가간 조약 아냐”

    한국당 비준안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바른미래 “동의 필요없다는 건 모순” 靑 “남북, 특수관계… 헌법 적용 안돼” 문재인 대통령의 전격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비준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청와대는 24일 문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를 열어 군사분야 합의서를 심의·의결하고 재가한 데 대해 보수 야권이 위헌이라고 주장하자 “근본적인 법리 오해이며 야당 논리가 오히려 위헌적”이라고 반박했다. 자유한국당은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비준안이 국회의 비준 동의 사항을 규정한 헌법 60조 1항의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에 해당한다며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국당은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기로 했다. 바른미래당도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이 국회 계류 중인 상황에서) 순서가 잘못됐다”며 비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야당 주장의 근거로 든 헌법 60조는 국회 동의가 필요한 ‘조약’의 요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조약은 문서에 의한 ‘국가’ 간 합의를 말하는데 북한은 헌법과 우리 법률체계에서 국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과 맺은 합의와 약속은 조약이 아니며 헌법이 적용될 수 없고 위헌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2005년 제정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3조 1항을 보면 ‘남북 관계는 국가 간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며 “여기에서도 조약이란 표현을 쓰지 않고 ‘남북합의서라 함은 정부와 북한 당국 간 문서 형식으로 체결된 모든 합의’(4조 3항)라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비준을 위헌이라고 하는 것은 헌법재판소 결정과 대법원 판례에 위반하는 것이며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기에 오히려 위헌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 안위에 중요한 안보적 사항을 포함하는 부속 합의를 대통령이 일방 비준하는 것은 국회를 패싱,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중요한 건 북한이 헌법상 국가냐, 반국가냐 하는 법리보다 평양선언이나 군사합의서에 포함하는 내용이 국민에게 재정적 부담을 유발하는 것”이라며 “청와대의 오만한 발상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한국당과 ‘결’은 달랐지만 비판에 가세했다.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끝까지 야당을 설득하든지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를 철회하고 독자 비준하는 떳떳함을 보였어야 한다”며 “추상적인 판문점선언은 비준 동의가 필요하고 (구체성을 띤) 평양공동선언은 동의가 불필요하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착착 이행되는 군사합의서, 판문점선언 비준 계기 돼야

    평양선언 비준 순서상 맞지 않으나남북, 비핵화 추동하는 고육의 선택 9·19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가 어제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문재인 대통령이 비준했다. 재정을 동반하거나 입법이 필요하지 않아 대통령 비준을 통해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시의적절하다. 그제는 남북과 유엔사 3자 협의체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의 세부 조치를 협의했다. JSA 지뢰 제거도 끝나 25일까지 초소, 병력, 화기가 철수되고 근무 인원의 자유왕래도 가능해진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로 조성된 JSA의 실질적인 비무장이 이뤄지게 됐다. JSA의 비무장화는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때인 9월 19일 남북의 군사최고책임자 간에 체결된 군사분야 합의서 2조에 따른 것이다. 일각에서 합의서의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을 놓고 북한에 안보를 내줬다고 주장하지만, 비난을 위한 비난이다. 내주는 게 있으면 받는 것이 있어 일방적인 양보란 있을 수 없다. 26일에는 군사긴장 완화책을 담은 합의서 이행을 점검하고 독려할 남북 군사공동위원회 구성을 협의한다. 공동위가 설립되면 남북 정상은 합의했으나 실무자급에서 다툼이 있는 북방한계선(NLL) 논란에도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군사합의서를 착실히 이행함으로써 군축의 토대를 만들어 전쟁 없는 한반도로 성큼 나아가야 할 것이다. 평양선언도 어제 국무회의에서 의결, 비준됐는데 몇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법제처 해석으로는 평양선언은 판문점선언을 이행하는 성격의 합의문에 가까운 데다 현재 국회 동의가 진행 중이라 별도의 비준을 밟을 필요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순서로는 상위에 있는 판문점선언을 비준한 뒤에 하위 개념의 평양선언을 의결, 비준하는 게 맞고 효력도 지닌다. 문 대통령은 초당적 지지 속에 판문점선언의 동의를 얻기 위해 지난달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동의안을 상정했으나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의 반대로 여태껏 계류 중이다. 비핵화와 남북 관계는 진전되고 있으나 판문점선언의 동의는 거대 야당의 어깃장으로 통과가 불투명하다. 그래서 평양선언부터 비준하겠다는 문 대통령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남북 관계 개선의 종합 결정판인 판문점선언은 정파를 초월한 지지 속에 비준돼야 한다. 국회 동의를 받지 않아 이명박 정부가 휴지 조각으로 만든 10·4 선언의 사례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와 경제공동체 건설이란 다시 오지 않을 기회를 살려야 한다. 잠시 북·미 협상이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비핵화 시간표를 만드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판문점선언 비준이 이뤄져 남북과 비핵화를 견인해야 할 것이다.
  • 靑, 남북 협력 속도 의지…‘先後 바뀐 비준’은 정치적 부담

    文 “남북관계 발전·긴장 완화 도움” 판문점선언 국회 통과 안 된 상황 ‘부속합의서’ 심의·의결 논란 일 듯 한국당 “모든 책임 현 정부가 져야” 靑 “선언적 합의 국회 비준 불필요” 두 합의서 관보 게재 후 법적 효력 정부가 23일 국무회의를 열어 지난 9월 제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평양공동선언’과 ‘군사분야 합의서 비준안’을 서둘러 심의·의결한 것은 남북 협력에 속도를 내 비핵화를 추동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로 두 합의서는 관보 게재 후 법적 효력을 갖게 됐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남북 관계의 발전과 군사적 긴장 완화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더 쉽게 만들어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남북 관계가 조금 먼저 앞서가 대북 지렛대를 확보해야 2차 북·미 정상회담 ‘속도조절론’ 등 협상 국면에 드리운 난기류를 돌파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내년 1월 1일 이후 개최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정상회담 순연이 거의 확실시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비준안을 재가해 북한을 향해 ‘한국이 촉진자 역할을 할 테니 안심하고 비핵화 조치를 서두르라’는 메시지를 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 평양공동선언 비준안 의결은 청와대로서도 정치적 부담이 큰 일이다. 우선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속 합의서 성격의 평양공동선언부터 비준한 것은 선후가 바뀌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장 자유한국당은 논평에서 “정부의 독선적인 국정 운영을 개탄하며, 향후 모든 책임은 현 정부가 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에 대한 국회 논의를 더 지켜보는 게 맞았다”고 지적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평양공동선언 등도 국회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새로운 남북의 합의가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만들 때 국회에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에 해당하는 것이지 원칙·방향·선언적 합의에 대해서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007년에도 남북총리회담 합의서 비준동의안이 국회에 계류 중일 때 후속합의서인 ‘남북경제협력 공동위원회’,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추진위원회’, ‘국방 장관 회담 합의서’ 등을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비준한 전례가 있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판문점선언 비준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평양공동선언과 군사 분야 합의서의 효력이 정지되느냐’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평양선언은 판문점 공동 선언을 이행하는 성격도 있지만 그 자체로 독자적인 성격도 있기 때문에 효력이 발생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여야, 오늘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표결

    여야 3당은 16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등 6개 국회 비상설 특위 구성과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동의안 처리 문제에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자유한국당 김성태·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합의문에서 “국회 추천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에 대한 국회 표결 절차를 17일 오후 2시에 본회의를 열어 처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회가 추천한 김기영(민주당), 이종석(한국당), 이영진(바른미래당)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은 17일 본회의에서 국회법에 따라 무기명 자유투표에 부쳐질 예정이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한국당과 통합 없다…갈 사람은 가라” 손학규, 보수 야권 통합설에 폭탄발언

    “한국당과 통합 없다…갈 사람은 가라” 손학규, 보수 야권 통합설에 폭탄발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15일 최근 자유한국당이 제기하고 있는 보수 야권 통합설에 대해 “한국당과 통합이라는 건 전혀 없다”며 “만약 우리당에서 갈 사람이 있다면 가라”고 말했다.한국당이 ‘보수 단일대오’를 외치며 바른미래당 내 보수 성향의 의원과 접촉을 선언한 데 대한 경고성 발언으로 해석된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중도우파의 새로운 통합은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이뤄지지 적폐청산 대상인 한국당으론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손 대표는 “한국당은 다음 총선에서 없어질 정당”이라며 “촛불혁명의 청산이자 적폐청산 대상이다”라고 규정했다. 손 대표의 격앙된 반응은 보수 성향의 야권 재편 논의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거론되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통합설에 이어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바른미래당 소속 인사와의 접촉을 공식화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그간 한국당 내 다른 인사와 달리 보수 야권 통합에 대해 구체적 표현을 자제했던 김 위원장은 최근 바른미래당 내 인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보수 야권 통합에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8일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을 두고 당내 분열이 공개적으로 노출되는 등 결이 다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야권발(發)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오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당시 지상욱, 김중로, 이학재 의원 등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의원 워크숍 참석을 문제 삼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뒤 “(아직은) 비대위원장 차원에서 (바른미래당과) 접촉하진 않았다”면서도 “한국당을 중심으로 하든 어디가 중심이 되든 협력해 국정을 바로잡는 게 중요하다는 맥락에서 (바른미래당과) 접촉하려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손 대표와는 만남이 없었다면서도 “(공식 접촉하면) 단순히 물리적 통합을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그 외의 협력 방안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애를 이어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손학규 대표 ““한국당 갈 사람 있으면 가라”… 격앙된 이유는?

    손학규 대표 ““한국당 갈 사람 있으면 가라”… 격앙된 이유는?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15일 최근 자유한국당이 제기하고 있는 보수 야권 통합설에 대해 “한국당과 통합이라는 건 전혀 없다”며 “만약 우리당에서 갈 사람이 있다면 가라”고 말했다. 한국당이 ‘보수 단일대오’를 외치며 바른당 내 보수 성향의 의원과 접촉을 선언한 데 대한 경고성 발언으로 해석된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중도우파의 새로운 통합은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이뤄지지 적폐청산 대상인 한국당으로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당은 다음 총선에서 없어질 정당”이라며 “촛불혁명의 청산이자 적폐청산 대상이다”라고 규정했다. 손 대표의 격앙된 반응은 보수 성향의 야권 재편 논의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거론되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통합설에 이어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바른미래당 소속 인사와의 접촉을 공식화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그간 한국당 내 다른 인사와 달리 보수 야권 통합에 대해 구체적 표현을 자제했던 김 위원장은 최근 바른미래당 내 인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보수 야권 통합에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8일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을 두고 당내 분열이 공개적으로 노출되는 등 결이 다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야권발(發)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오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당시 지상욱, 김중로, 이학재 의원 등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의원 워크숍 참석을 문제 삼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뒤 “(아직은) 비대위원장 차원에서 (바른미래당과) 접촉하진 않았다”면서도 “한국당을 중심으로 하든 어디가 중심이 되든 협력해 국정을 바로잡는 게 중요하다는 맥락에서 (바른미래당과) 접촉하려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손 대표와는 만남이 없었다면서도 “(공식 접촉하면) 단순히 물리적 통합을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그 외의 협력 방안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애를 이어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文대통령 “음주운전, 실수 아닌 살인… 초범도 강력 처벌해야”

    文대통령 “음주운전, 실수 아닌 살인… 초범도 강력 처벌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이제 음주운전을 실수로 인식하는 문화를 끝내야 할 때”라며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강화를 주문했다. 특히 초범도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음주운전 교통사고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청하는 청원이 25만명이 넘는 추천을 받았다”며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청원은 지난달 25일 휴가를 나왔다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의식불명인 군인 윤창호(22)씨의 친구들이 올린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한 해 통계를 보면 음주운전은 재범률이 45%에 가깝고 3회 이상의 재범률도 20%에 달한다”며 “이는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엄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음주운전 단속기준을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나 문 대통령은 “이것만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될 수 있을지 되짚어봐야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문 대통령은 “재범 가능성이 높은 음주운전 특성상 초범이라 할지라도 처벌을 강화하고, 사후 교육시간을 늘리는 등 재범 방지를 위한 대책을 더욱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을 상임위에 상정조차 하지 않고, 헌법재판관 후보 3명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아직도 채택하지 않아 헌법기관 마비사태를 초래한 국회를 강하게 비판하며 “국회는 헌법이 부여한 책무를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를 견제하는 잣대로 스스로 돌아보며 국회가 해야 할 기본적 책무도 다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날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대독한 제3회 장진호 전투영웅 추모식 추모사를 통해 “평화를 위한 한·미동맹의 여정은 계속될 것”이라며 “조만간 열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고 영원한 평화를 선언한다면 장진호 전투의 희생이 얼마나 가치 있는 희생이었는지 전 세계에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바른미래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 필요 없다”

    바른미래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 필요 없다”

    현 정부 조명균 통일장관 野 의총 첫 참석 일부 의원 신중론 주장하며 항의성 불참 민주·민평·정의당 조속 처리 결의문 발표바른미래당이 8일 의원 워크숍(의원총회)에서 ‘4·27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는 필요하지 않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에 대한 정부 측 설명을 듣고자 조명균 통일부 장관까지 불러 심도 있게 논의했지만 결국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 없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비준을 진행하는 것이 낫다는 제3의 의견을 내놨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 의견이 당내 다수 입장”이라고 밝혔으나 의총 참석 인원이 정족수에 미달해 당론으로 채택하지는 못했다. 잠정 결론을 내기까지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4시간가량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현직 장관이 의원들을 설득하려고 직접 야당 의총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었다.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 문제를 원만하게 처리하려면 바른미래당의 협조가 절실해 조 장관도 야당 의총 참석을 피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조 장관의 참석을 놓고 일부 의원들이 반발 끝에 퇴장하는 등 당내 노선 갈등이 불거져 의총은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김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의 입장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증명할 실질적 조치가 나와야 하고 진전 상황에 비춰서 비준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현재 상황이 어떠한지 등등에 대해 통일부 장관을 통해 정부 입장을 들어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설득했다. 손학규 대표도 “국회가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통해 제 역할을 할 때가 됐고, 바른미래도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바른정당 출신 지상욱 의원은 9월 평양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국방 합의서로 국방은 무력화됐고 유엔사 해체는 불 보듯 뻔하다”며 “향후 6개월은 지켜보고 조건을 따져 가면서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신중론을 강조했다. 지 의원은 “판문점 선언에 대한 비준은 비핵화에 대한 가시적인 조치가 나올 때까지 신중하게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출신 이학재 의원도 “조 장관이 의원총회에 참석한다는 것은 이미 바른미래당이 국회 비준을 찬성하기로 마음속으로 결정하고 형식적으로 절차를 밟는다는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통일부 장관의 참석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지 의원과 이 의원은 항의 차원에서 조 장관이 도착하기 전에 회의장을 떠났다. 조 장관은 일부 의원의 반발에도 한 시간 가까이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의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비준 동의를 한 뒤에도 국회 심사를 거쳐 예산 규모를 확정할 것이라는 등 의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몇몇 의원들은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 중진 의원은 “이미 국회의 비준 동의 없이도 이산가족 상봉 등 세부적인 내용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굳이 비준 요청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의총을 마치고 “먼저 설명하는 기회를 만들어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이날 판문점 선언의 비준 동의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결의문에 참석한 의원 수는 무소속 의원까지 152명으로 국회 재적 의원의 절반이 넘는다. 그러나 해당 상임위원회인 외교통일위원회 통과 등을 고려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협조 없이는 국회 통과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북, 남한 보수정당 우려…잘 풀어달라” 10·4 방북 뒷얘기

    “북, 남한 보수정당 우려…잘 풀어달라” 10·4 방북 뒷얘기

    10·4선언 기념식 참석차 2박3일간 평양에 다녀온 방북단은 남북 국회회담에 대한 북한의 우려 등 방북 뒷이야기를 전했다. 특히 보수정당이 국회회담에 불참해 의미가 퇴색되거나, 비준동의안 처리에 난항을 겪는 데 대한 불안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남북정치인모임에 참석한 방북단원은 “남북 정치인이 국회회담을 통해 남북교류 계기를 마련하고 문제를 풀어가는 선도적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부분은 양측이 다 동의했다”면서도 “‘남측의 여러 국내 정치 상황이 복잡하지 않으냐. 어려움이 있더라도 잘 풀어달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7일 보도했다. 북측은 비공개 모임에서 ‘보수정당의 참여 없이 회담이 이뤄져 진행되면 남측에 여러 어려움이 되지 않겠는가. 그러면 회담의 본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을 수 있다’며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불참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고 했다. 이 방북단원은 또 김영대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이 “내가 비준이 됐는지 안 됐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설마 안된 건 아니기를 바란다”고 한 말도 전했다.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처리가 국회에서 난항을 겪는 것에 대한 언급이다. 이 모임에 참석했던 다른 방북단원도 “북측 인사들이 야당이 비협조적으로 나온 것이 국회회담으로 연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뉘앙스의 얘기를 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또 다른 한 방북단원은 북측 수행원 등과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그는 “북측에서는 경제협력을 많이 생각하고 있는데 남측이 속도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면서 “철도와 같은 기간산업이 먼저 돼야 다른 문화, 산업, 경제 등이 움직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는 “의심을 이제 불식해야 할 것 같다”며 “북측 인사들은 일반 국민들 앞에서 비핵화를 선언해 아래까지 (의지가) 내려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한편 방북단원들은 이번 방문을 통해 북한의 변화상을 체감했다고 소회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김정은 위원장 체제 이후 북한이 많은 변화를 겪고 외부 세계와의 개방을 준비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북한 주민도 우리에 대해 경계나 긴장감 등을 별로 찾아보기가 어려웠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그는 “북측에도 여러 정당이 있으니 정당 간 대화가 활발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우리 측에서 전달했다”고 밝혔다.같은 당 안민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10년 만에 본 평양은 너무나 변해 상전벽해를 실감했다. 숲이 많아졌고 잔디가 유럽처럼 지천으로 깔렸고 고층건물이 많아졌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훨씬 친절해 졌고 거리엔 반미구호가 사라졌다”면서 달라진 모습을 남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통일비용 150조 vs 3100조…저성장 한국엔 ‘축복’ 될 수 있다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통일비용 150조 vs 3100조…저성장 한국엔 ‘축복’ 될 수 있다

    올 초부터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이 만연하면서 북한 경제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급물살을 타는 북·미 대화가 비핵화 합의로 마무리되면 유엔 등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가 풀리면서 북한 개발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4·27 판문점선언에 적시된 도로, 철도, 관광 등 10개 분야의 남북 경제협력도 가시화된다. 그러나 한국이 부담할 통일비용에 대한 우려도 보수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통일비용이 많게는 수천조원에 달하고, 이를 한국 재정으로 충당하면 한국 경제가 ‘늪’에 빠지게 된다는 우려다. 일부 기관들은 기존의 통일비용이 과다하게 책정됐고 상당한 비용은 민간 투자로 충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또한 분단으로 한국이 지출하는 비용을 감안하면 실제 통일비용은 그리 크지 않고, 통일이 가져다 줄 이익을 따지면 통일비용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연구기관 평균 北개발비용 700조원 안팎 통일비용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시점은 1990년대이다. 1990년 갑작스럽게 독일 통일이 이뤄지면서 우리 역시 예상치 못한 시점에 통일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햇볕정책을 추진했던 김대중·노무현 정부 이후에도 ‘통일세 등을 준비할 때가 됐다’(이명박 전 대통령)거나 ‘통일 대박’(박근혜 전 대통령) 등의 목소리가 정권 차원에서 나오면서 통일의 비용 및 효과에 대한 연구가 진전됐다. 연구기관별 통일비용 추정치는 천차만별이다. 2005년 이후 주요 연구 결과 중 최소치는 150조원(산업은행·2011년)이고 최대치는 3100조원(국회예산정책처·2015년)이다. 이는 추정 방식이나 지출 기간, 투자에 따른 목표치 등에 따라 비용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통일 시점이 늦어질수록 남북한 소득격차 확대에 따라 통일 이후 추가로 투입돼야 할 비용이 증가한다. 극단에 있는 가장 작은 추정치와 가장 큰 추정치를 제외한 통일비용 추정치의 평균은 6000억 달러(약 670조원) 안팎인 것으로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는 연구가 나온 시점과 현재의 물가 수준 등을 감안하면 2014년 금융위원회 추정치인 5000억 달러와 가장 최근 분석인 2017년 산업은행 추정치 705조 1000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산은은 경제 통합이 가능한 북한 주민의 소득 수준을 남한의 3분의 1인 1인당 1만 달러로, 이를 위해 필요한 기간을 20년으로 산정했다. 매년 35조원 정도 소요된다는 뜻이다. 올해 기준으로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1556조원)의 2%대에 해당한다. 내년 정부 예산(470조원)의 7.4% 정도이자 국방 예산(46조 7000억원)보다 조금 작은 규모다. 기존 통일비용 산정의 전제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방적인 독일식 흡수통일 방안을 상정하거나 북한이 폐쇄경제 상태로 저성장을 지속하다가 갑작스럽게 붕괴한다는 극단적인 상황을 전제로 하다 보니 비용이 터무니없이 불어난다는 것이다. 통일이 축복이 아닌 재앙이라는 우려가 팽배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유승민 삼성증권 북한투자전략팀장은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 체제를 인정하게 되는 상황에서 흡수통일에 따른 비용 산정은 비합리적”이라면서 “현실적으로 향후 한반도는 상당 기간 양국 체제가 존속한 가운데 경제 협력을 통해 경제 통일을 지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4·27 판문점선언에 따라 철도와 도로, 농업 등의 분야에 향후 103조원 정도의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는 분석이 최근 나오기도 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관련 사업전망’ 자료가 출처다. 예정처는 금융위와 국토연구원, 건설산업연구원 등이 과거에 각각 추산한 자료를 취합했다. 이를 근거로 일부에서는 ‘남북경협이 돈 먹는 하마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103조원이라는 숫자는 각 기관이 과거에 별도로 산정한 수치를 단순히 더한 규모다. 검증 등은 당연히 거치지 않았다. 예정처 역시 이런 이유로 판문점선언의 소요 비용을 추정하기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예정처 관계자는 “판문점선언 이행 비용은 2008년에 정부가 추정한 10·4 사업 이행에 따른 비용인 14조 3000억원보다는 클 것으로 예상하지만 현재로서는 추계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예정처는 경협비용은 기존 통일비용과 구분돼야 한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경협에 따른 소요 예산은 한번 지출하면 가치가 소멸하는 ‘비용’이 아닌 새로운 가치가 생산되는 ‘투자’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예정처가 보고서에서 “남북 간의 경제적 격차에 의해 향후 통일비용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경협 확대가 통일비용 절감을 위한 사전 투자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명시한 까닭이다. ●정부 재정이 아닌 민간투자가 대부분 ‘북한 경제개발 비용 등 통일비용을 우리 재정이 결국 부담하게 돼 재정 파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구 서독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가 통일 6년 만에 40%에서 62%로 22% 포인트나 급증했다는 점을 논거로 삼는다. 이를 근거로 ‘통일은 물론 경협이나 남북 화해구도 조성은 필요 없다’는 극단론도 나온다. 하지만 ‘재정을 통한 충당은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게 정부는 물론 학계와 금융권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금융위는 2014년 ‘한반도 통일과 금융의 역할 및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재원조달 방안을 이미 구체화했다. 북한개발 재원 5000억 달러 중 ▲정책금융기관 활용 2500억~3000억 달러 ▲국내외 민간투자자금 1072억~1865억 달러 ▲북한 세수·자원개발 이익 1000억 달러 등이다. 특히 정책금융기관 조달분은 국책은행 등이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재원의 절반 이상을 조달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민간을 통해 정부 출자액의 10배 정도의 자금 지원이 가능해지면서 재정 부담이 크게 완화된다. 시중은행의 한 투자은행(IB) 담당 임원은 “해외 자금을 많이 끌어들이면 당장 우리 부담은 적겠지만, 이권 유출이라는 반대급부를 지불해야 하는 데다 국제금융 상황에 따라 유치가 까다로울 수도 있다”면서 “정부가 직접 투자를 늘릴수록 향후 북한에서의 경제 주권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만큼 통일비용을 일종의 남북한 인수합병(M&A) 비용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통일비용 GDP 6%선… 분단비용 4%선 통일비용을 걱정하기에 앞서 분단이 아니었으면 치르지 않아도 될 기회비용인 ‘분단비용’을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도 학계에서 제기된다. 학계에서는 통일비용에 비해 분단비용에 대한 연구가 미흡한 편이다. 군 복무에 따른 가족 등과의 단절 비용 등 계량화할 수 없는 수치들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군사비와 체제유지비, 코리아 디스카운트 등 안보적 불안정성에 의한 불이익 등을 꼽는다. 신창민 중앙대 명예교수는 2007년 국회에 제출한 ‘통일비용 및 통일편익’ 보고서를 통해 군비와 군 병력 감축 효과 등만을 감안했을 때 분단비용을 GDP 대비 4.65%로 추정했다. 산은이나 금융위의 통일비용 추정치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최근 한 방송에서 통일비용을 GDP의 6.0~6.9%, 분단비용은 4.0~4.3%로 보고 순수 통일비용은 2%대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국방비보다 적은 돈으로 북한 경제를 활성화시킨다면 연간 11%가 넘는 경제 성장이 시작된다. 비용을 빼더라도 9%대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일은 저성장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 경제에도 축복이다. 막대한 북한 개발자금은 우리 기업들에 돌아갈 공산이 큰 데다 북한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관측이 나온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통일비용이 1000조원이지만, 통일이 되면 1000조원의 몇 배인 북한 광물이 개발되고, 한반도 내에 5300만명의 노동인구가 생기는 긍정 효과가 발생한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도 ‘정상회담에 따른 한국 증시의 잠재적 결과와 함의’ 보고서에서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국 주식시장 저평가의 주요 원인인 만큼 북한과의 관계 개선은 한국 주식시장의 가치 향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douzirl@seoul.co.kr
  • 이정미 “김정은 국회 연설 추진… 강력한 비핵화 선언될 것”

    이정미 “김정은 국회 연설 추진… 강력한 비핵화 선언될 것”

    판문점선언 남북 의회가 동시 비준 촉구 靑·공직자·국회의원 ‘자발적 1주택’ 제안 선거제도 개혁 위해 ‘반값 세비’ 주장도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 국회 연설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사상 최초로 대한민국 국회에서 연설하게 된다면 그 무엇보다 강력한 비핵화 선언이자 한반도 평화의 중대한 걸음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판문점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안 처리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남북에서 각각 동수의 적정 인원이 참가하는 실속 있는 회담을 11월에 개최해 판문점선언과 평양선언에 대한 지지를 세계에 호소하자”고 말했다. 이어 “국회 회담 후 연내에 남북 의회가 판문점선언을 동시 비준한다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은 양측의 국민대표 기관에 의해 굳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북핵 위기가 극대화된 시절에 만들어진 국방개혁 2.0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북핵 시설을 직접 겨냥한 한국형 3축 체계는 현재 시점에 재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정부와 여당이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표는 이를 위해 청와대 참모진, 공직자, 국회의원 모두 ‘자발적 1주택’을 실천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우리는 과연 부동산 문제에서 떳떳한가. 누가 뭐래도 이 자리에 있는 장관, 국회의원 다수가 국민의 눈에서는 부동산 기득권의 일원”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국민이 정책결정권자의 주장을 신뢰할 수 있겠나”라며 “자발적 1주택을 실천해서 우리 안의 기득권부터 해체해야 하며 이는 그 어떤 정책보다 가장 확실한 부동산 개혁의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연말까지 선거제도 개혁을 추진하자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 위해 의원 정수를 360석까지 확대해야 한다. ‘반값 세비’를 해서라도 국민께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 대표는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된 판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국회가 탄핵 절차에 들어가자고 제안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민주당 “고맙다 바른미래당”…판문점선언 비준 속도 내는 여당 왜

    민주당 “고맙다 바른미래당”…판문점선언 비준 속도 내는 여당 왜

    더불어민주당이 3차 남북정상회담, 한·미정상회담으로 급물살을 탄 평화 분위기에 힘입어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동의안 처리에 다시 시동을 걸면서 이 문제가 하반기 국회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여야 협상의 캐스팅보트를 쥔 바른미래당이 반대에서 ‘조건부 처리’로 입장을 바꾸면서 보수 야권에 미묘하게 다른 목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바른미래당이 판문점선언 비준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고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이미 판문점선언 비준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며 “민주당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지지하는 정당들과 함께 공동 대응과 실천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또 “세계가 한반도에 평화의 시대가 열리기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면서 “그런데 한국당과 보수언론만 냉전 시대로 되돌아가고 싶어하는 것 같다. 평양공동선언 합의를 어떻게든 왜곡하고 폄훼하려고 애쓰고 있다”며 비판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자신감을 보이는 데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대에서 70%대로 급등한 데다 무엇보다도 바른미래당이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에 전향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실질적인 비핵화의 진전이 앞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생각하고 이런 점들을 고려해 판문점선언, 평양공동선언, 남북군사합의서 등을 포괄적으로 동의 비준하는 방법에 대해 본격적으로 국회에서 의논할 시점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당내 반대 목소리를 우려한 듯 이날 회의에서는 “국회 논의를 위한 나름의 전제 조건이 있다”며 “정부의 보다 솔직한 비용추계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이 비록 조건부이지만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한국당의 지지 없이도 비준할 수 있게 됐다. 민주당 129석, 민주평화당 14석, 정의당 5석, 민중당 1석에 바른미래당 30석까지 포함하면 179석으로 과반을 훌쩍 넘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한국당을 ‘패싱’하면서까지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을 추진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 지지를 받아 남북 간 합의한 사항을 추진한다는 비준의 의미와도 어긋나는 데다 야당에 정쟁 거리를 제공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판문점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안 처리가 쉽지 않은 만큼 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평양공동선언은 별도의 비준 절차를 밟지 않을 계획이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평양선언은 판문점선언을 잇는 성격의 선언이기에 판문점선언을 국회에서 비준하는 것으로 충분히 갈음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한국당은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비준을 하면 이게 거의 법률적 지위를 갖는데 그렇다면 하다못해 돈이 얼마나 드는지라도 알아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법률적 효력을 갖는 문서를 그렇게 가볍게 우리가 동의할 수 있느냐”며 “(북한이) 핵물질을 신고하는 것조차도 안 하겠다고 하는 입장인데 그런 부분에 뭔가 변화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11년만의 데자뷔’ 김현종은 또 그자리에 있었다

    ‘11년만의 데자뷔’ 김현종은 또 그자리에 있었다

    #2007년 6월 30일, 미국 워싱턴의 하원 의사당.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수전 슈워브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역사적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에 서명을 했다. 2006년 2월 3일 김 본부장과 로버트 포트먼 당시 USTR대표가 협상 개시를 선언한 지 약 1년 4개월여 만. #2018년 9월 24일, 미국 뉴욕의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가 한·미 FTA 개정협정에 서명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FTA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봤다. 지난 1월 5일 워싱턴에서 첫 공식 회의를 가진 이래 8개월여만.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제가 이것을 두번 해야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FTA 가정교사’로 불렸고, 참여정부 당시 진보진영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던 논쟁적 이슈였던 한·미 FTA 체결을 주도했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4일(현지시간) 한·미 FTA 개정안 서명이 매듭지어진 소회를 이처럼 농담을 섞어 밝혔다. 이번 한·미 FTA 개정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고조된 미·중 무역전쟁은 물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그리고 미국과 캐나다 및 유럽연합(EU) 간 FTA 협상 등 전세계가 ‘통상 쓰나미’에 휩싸인 가운데 가장 먼저 타결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날 뉴욕 쉐라톤 타임스퀘어호텔에 한국 취재진을 위해 마련된 프레스센터에 브리핑을 위해 들어선 김 본부장은 지난 2007년 첫번째 한·미 FTA 협정 서명 당시와 꼭같은 노랑, 빨강, 보라, 녹색 등이 검정색과 사선으로 배색된 넥타이와 양복을 입고 나타났다. 그로써는 11년전 그날이 떠올랐기 때문일 터.김 본부장은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양국의 안보와 통상 모두 안정적으로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한미 FTA 개정을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각에서는 개정안에 서명하기 전에 미국의 ‘자동차 232조 조치’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국익증대 차원에서 서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정절차를 2019년 1월까지 완료되도록 합의했다. 10월 안에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며 “만약 국회에서 비준동의가 되지 않아 개정안 발효가 지연되면서 양국의 분쟁이 발생할 상황이 된다면, 서로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이후에는 미국의 자동차 232조 조치에서 한국이 제외되도록 하는 데 통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또한 “저는 첫번째(2007년)도 그랬고, 두번째도 마찬가지인데 한·미 FTA를 깰 생각을 하고 협상에 임했다”고 협상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내가 (미국 측에) 이걸 왜 깨겠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어야 했다”며 “한·미 FTA라는 것은 만병통치약이 아니고 통과의례의 하나인데, 유지하는 것이 더 유리한 것인지 깨는 것이 더 유리한 것인지 계산을 해 봤을 때 우리 민족으로서 ‘퀀텀점프’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계량화가 안 되는 차원에서도 통상 분야에서는 퀀텀점프를 할 수 있으면 그만큼 유리할 수가 있지 않을까 이런 계산을 했기 때문에 나는 깰 생각도 있다는 것을 상대방한테 설명을 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캐나다와 멕시코와는 달리 소규모, 타결 가능한 패키지로 가자. 국익·국격·국력 증대 차원에서 크게 손해 보지는 않는 것이고, 우리의 ‘레드라인’을 다 지킬 수 있었던 것 같고, 그래서 오늘 서명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개정안은 지난 3월 한·미가 공개한 합의 결과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미국이 한국산 픽업트럭을 수입할 때 붙이던 관세를 20년 더 유지해 2041년에 없애기로 했다. 양국은 독소조항으로 꼽혀온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의 소송 남용을 제한하고 정부의 정당한 정책권한을 보호하기 위한 요소를 협정문에 반영했다. 김 본부장은 김병연 전 노르웨이 대사의 아들로 미국 윌브럼 앤드 먼스 고교를 나와 컬럼비아대 로스쿨에서 법학 박사를 받은 미국통이다.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딴 뒤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 법률자문관을 지냈고, 민간인으로서 처음 통상교섭본부장에 발탁돼 참여정부 때 한·미 FTA 협상을 이끌었다. 2007~2008년에는 유엔 대사를 역임했고 2009~2011년에는 삼성전자 해외법무담당 사장을 맡아 ‘삼성맨’으로 변신했다. 2016년에는 2월 4·13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영입됐고, 인천 계양갑에 출마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부활된 통상교섭본부장(차관급)에 전격 기용되면서 또한번 주목을 받았다. “통상 책임자의 숙명은 다중인격자가 돼야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그는 협상의 달인으로 유명하다. 2007년 당시 협상 막바지 무렵 자동차와 반덤핑 분야에서 결론이 나지 않자 “짐 싸서 워싱턴으로 돌아가라”며 미국 측을 강하게 압박을 한 일화는 유명하다. 뉴욕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국회, 유남석 헌재소장 후보자 임명동의… 공백사태 피해

    국회, 유남석 헌재소장 후보자 임명동의… 공백사태 피해

    국회는 20일 본회의를 열어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총투표수 229표 중 찬성 185표, 반대 40표, 무효 4표로 가결했다. 현직 헌법재판관인 유 후보자는 지난달 29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신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지명됐다. 김기영·이영진·이종석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는 여야 이견으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날 본회의 안건에 오르지 못했다. 문 대통령이 유 후보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게 되면 헌재는 당분간 유 후보자를 포함해 조용호·서기석·이선애 등 4명의 헌법재판관 체제로 유지된다. 한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적격 의견을 담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野 회담 혹평에… ‘9월 평양선언’ 국회 비준도 가시밭길

    바른미래 박선숙, 지지결의안 발의 한국당 “北 원하는 것 용인한 꼴” 비판 4·27 판문점선언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합의한 ‘9월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안 추진이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동의안 처리가 난항인 데다 야당이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혹평하면서 국회의 동의를 얻는 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20일 2박 3일의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마친 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프레스센터를 찾아 “평양공동선언을 빠르게 시행하기 위해 범정부적 추진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면서 “국회의 초당적 협력도 다시 한번 당부한다”고 말했다. 9월 평양공동선언도 국회 비준 동의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러나 판문점선언도 수개월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어 평양공동선언의 전망도 밝진 않다. 여야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바탕으로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동의안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연내 동·서해안 철도 및 도로 연결을 명시한 9월 평양공동선언도 이행에 대한 비용 추계 등이 나오면 야당의 ‘북한 퍼주기’ 비판도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방북에 동행하지 않은 자유한국당 등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기대치 이하의 성과가 나왔다고 평가 절하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핵물질·핵탄두·핵시설 리스트 신고는 일언반구 없이 북한이 고수하는 단계적 비핵화 방안을 문 대통령이 오히려 명시적으로 용인해 준 꼴이 됐다”고 비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미국의 선(先) 종전선언과 후(後) 비핵화 후속 조치를 주장해 왔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비준 동의안 처리를 위해 야당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지가 청와대·정부·여당의 과제로 남는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장 국회가 평양공동선언을 뒷받침할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24일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협상이 진전되면 연내 종전선언까지 단숨에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국당이 언제까지 방관자, 방해자로 남을 것인지 이제는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바른미래당 박선숙 의원은 이날 의원 10명과 함께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지지결의안을 발의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박건승 칼럼] 평양의 환희가 끝난 뒤

    [박건승 칼럼] 평양의 환희가 끝난 뒤

    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아침 평양행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3당 정당대표들과 함께 활주로를 걸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함께였다. 3당 대표의 평양 동행을 최대한 예우하려는 뜻을 담았을 것이다. 정당 대표들이 남북 정상회담에 동참한 것은 처음이다. 그날 오전 10시의 평양. 그곳에서는 미처 예상치 못한 풍경이 펼쳐졌다. 조선인민군 의장대는 “‘대통령각하’를 영접합니다”라는 귀를 의심케 하는 사열신고를 했다. 이어진 21발의 예포 발사는 믿기지 않은 현실이었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 방문 때 인민군 의장대를 사열한 적이 있지만, 북측이 남측 정상에게 예포를 발사하며 영접한 것은 처음이다.평양 동행을 거부한 채 그 시간 서울 당사에서 TV로 생중계를 지켜봤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문 대통령이 앞서 각 정당 대표들에게 방북동행을 제안했지만,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북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어떤 진전도 없다”라는 이유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역시 “들러리 서는 것”이라며 거부했다. 손 대표는 “우리나라 정치의 체통도 생각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청와대가 정상회담 공식 특별수행원이 아닌 특별대표단이라고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보면 수행하는 것이어서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었다. 김 비대위원장의 논리를 뒤집어 해석하면, 비핵화에 진전이 없기 때문에 평양에 동행하는 것이 맞다. 비핵화가 잘 이행되고 있다면 제1야당 대표가 남북 정상회담차 평양에 가는 대통령과 동행할 필요가 있겠는가. 심지어 문희상 국회의장까지 방북 거부대열에 동참했다. 문 의장은 “국회의장이 (대통령이 가는) 남북 정상회담에 따라가는 건 마치 들러리로 보이기 때문”이라면서 “입법부 수장으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는 이유를 댔다. 결국 가겠다는 사람만 간 것으로 평양 동행문제는 정리됐지만 아쉬움은 진하게 남는다.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좀체 뇌리를 떠나지 않는 일이다. 이제 와서 동행 거부를 탓하거나 비난할 생각은 없다. 지금으로선 북·미 협상 진전이 최우선이지만 남북 협상 진전이 비핵화 진전의 추진동력이라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역사적 만남에 국회가 반쪽 참여하는 것은 두고두고 아쉽다. 국회의장단이나 보수야당도 할 말은 있었을 것이다. 애초 청와대가 시간을 갖고 설득하는 게 옳았다. 보수야당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만 할 것이 아니라, 직접 대화하고 확인하는 과정에 동참했어야 한다. 어제 평양 정상회담이 끝났다. 그렇지만 비핵화의 여정은 여전히 멀다. 비핵화의 추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회 협조가 필수적이다.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비준도 안갯속이다. 정부가 제출한 비준동의안 요청서가 정상회담 뒤 국회에서 논의되더라도 표결 시 상임위 통과도 쉽지 않아 보인다. 범여권 11명 대 야권 11명이 팽팽히 맞선다. 남북 정상은 어제 비핵화와 남북 적대행위 중단, 남북 경협을 아우르는 ‘9월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비핵화를 처음 입에 올리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연내 서울을 답방할 예정이다. 그러고 보면 비핵화와 종전선언의 구체적 결실을 보기 위한 물밑 협상은 연말까지, 아니 이후에도 계속될 듯하다. 여기에 ‘평양공동선언’의 국회비준 여부도 새 쟁점이 될 전망이다. 북·미 정상회담과 서울 남북 정상회담이 줄줄이 예정된 상황이다. 남북 문제나 안보 분야에서 눈치만 보고 관행만 답습하려들면 역사의 진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보수 정치권만 ‘난 모르는 일일세’하며 오불과언(吾不關焉)해선 안 된다. 여야 모두 평양 동행을 둘러싼 논란이 과연 최선이었는지 한번쯤 반추해 보기 바란다. 보수야당이라고 해서 언제까지 ‘평화의 방관자’로 남아 있을 수는 없다. 민족의 운명이 걸린 절체절명의 시기에 무엇인들 못 하겠는가. 물론 당 대표와 국회의장이 남북 정상회담에 동행한 전례는 없다. 그렇지만 전례 없다는 것을 ‘전가의 보도’로 쓰듯 해선 안 될 일이다. 비핵화와 관련한 거대 보수야당의 몫은 남아 있다. 평양 회담 이후 야당이 대승적 면모를 보여 준다면 아낌없는 박수를 받을 것이다. 최소한 남북 문제에 관해서는 남측 내부에 적은 있을 수 없다. ks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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