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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국회서 장관 인사청문 하자

    교육부총리 사퇴 파문은 노무현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청와대 핵심참모들의 대거 사의표명에까지 이르렀다. 부적절했던 인사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과하고, 보좌진이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는 바람직하다. 인사문제로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등 보좌진이 6명이나 사의를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일이 이 지경이 됐으니 대통령을 잘못 보좌한 책임을 묻는 문책인사는 당연하다. 그 전에 책임의 경중을 가리는 일도 있어야 한다. 노 대통령은 “인사 시스템을 다시 한번 점검해 개선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또 주요 공직자 후보에 대해서는 재산문제에 대한 사전동의서를 받아 검증하는 방법이나, 국무위원의 경우는 관련 국회상임위에서 하루 정도 인사청문을 받는 방법도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노 대통령의 지시는 대통령의 인사권을 제약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인사의 투명성과 도덕성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고 평가한다. 교육부총리 사퇴 파문은 인사 시스템의 허점도 문제였지만 이를 운용하는 사람의 문제도 적지 않음을 드러냈다. 추천과정에서 몇 곳에서 흠결이 지적됐지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바로 그것이다. 인사 담당자의 기준과 국민정서상 기준이 달랐던 때문이다. 국민 대다수는 불투명한 국적이나 군 문제, 부동산 투기와 부적절한 금전문제를 공직 부적격 사유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인사 담당자의 기준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본 것이 문제였다. 이제부터의 공직인사는 일부 계층이나 인사권자의 기준에 맞출 것이 아니라 ‘국민 평균감정’에 맞춰야 한다. 이런 점에서 대통령의 지시가 아니더라도 국무위원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은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할 것이다. 국민 대표인 국회의원들의 인사청문은 바로 국민 정서를 그 기준으로 하게 돼 있다. 또 청문과정을 통해 현재의 흠집 찾아내기식 인사검증을 장·단점 모두를 계량함으로써 사람에 대한 평가를 더 합리적으로 하게 하는 제도가 되리라 본다.
  •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청진기/박만호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청진기/박만호

    (무대) 원룸 아파트 아래 위층,301호와 401호 (등장인물) 남:소리감별사 여:빨간 구두의 여인 의뢰인1:50대 초반 의뢰인2:30대 중반 의뢰인3:30대 초반 할머니:꿈속의 환영 딸:중학생 (소리에 대해) 소리는 하나의 등장인물처럼 연기한다. 극의 흐름을 이끌고 가는 극적 요소로 기능하는 것이다. 이 소리를 측정하는 청진기는 ‘호른’의 유려한 곡선 음관을 부착한 특별한 도구이다. ●제1장 어둠 속에서 “영호야- 영호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원룸 아파트 아래 위층인 301호와 401호가 서서히 드러난다. 스탠드만 침침하게 켜져 있는 아래층 301호는 실내가구들이 어렴풋이 보인다. 그 위층 401호는 아직 어둠 속에 싸여있다. “우웅 우웅-”하는 진동음이 들리자, 침대에서 부스스 일어나 귀마개를 벗고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남자.“새로운 메시지가 없습니다.”라는 안내음이 들린다. 이어 아파트의 여러 생활소음들이 와글와글 들려온다. 다시 귀마개를 하고 눕는 남자. 이때 다급한 뾰족구두 소리. 쫓기듯 달려와 위층 401호로 올라간다. 문을 닫고 구두를 벗고 룸으로 들어서는 여자. 외투를 벗고 침대 위로 무너지듯 쓰러진다. 아래층 침대에 누웠던 남자가 슬며시 몸을 일으킨다. 플래시를 켜서 천장을 비춰본다. 위층 여인의 숨소리가 평정을 되찾는다.“끼리리리-”하며 냉장고 가동 소음이 시작된다. 냉장고를 비추는 플래시. 새벽 4시를 알리는 괘종시계 소리와 함께 암전된다. 무대 밝아지면, 아래층 301호의 실내가 드러난다. 침대와 평범한 실내가구들. 구석 쓰레기통에는 호른 나팔과 야구방망이가 처박혀 있다. 탁자에서 남자에게 소리 감별을 받고 있는 의뢰인들. 호른을 닮은 청진기로 손목시계들을 검진하던 남자가 고개를 끄덕인다. 소리:(손목시계) “째각 째각 째각 째각-” 남자:이게 불량입니다. 태엽이 긁히는 소리가 나는군요. 의뢰인1:계측기로는 아무 이상이 없었는데. 남자:0.5데시벨의 소음이군요. 계측기는 보통 플러스 마이너스 1데시벨의 오차를 가지고 있지요. 다음 분. 의뢰인2:(믹서기 3개를 탁자에 놓고) 동방가전에서 출시한 신제품입니다. 모델별 소음의 차이를 알고 싶습니다. 소비자에게 주는 청각적 영향 말이죠.(뚜껑을 살피는 남자에게) 저... 뚜껑이 아니라 작동시의 소음만 분석해 주시면. 남자:모든 소리를 다 분석해야죠. 의뢰인2:우리가 필요한 건. 남자:다시 말하지만, 소리는 복합적입니다. 의뢰인1:감별사님을 믿고 따르세요. 남자:G-1800, Q-300, A-7, 이 세가지 모델의 소리 중에서 A-7이 가장 우수합니다. 의뢰인2:그럴리가요.A-7이 가장 구형인데. 남자:신제품이 G-1800이죠? 이건 실패작입니다.110데시벨의 고주파 파동 현상이 발생합니다. 여기에 무방비로 노출되면 고객만족도가 어찌 될까요? 다음 분이오. 의뢰인3:역시 탁월한 분석이십니다.(포도주 2병을 내밀며) 적포도주와 백포도주입니다. 소리:(뾰족구두) “또각 또각 또각 또각-” (포도주 병을 살펴보다가, 뾰족구두 소리에 눈길을 돌리는 남자. 초인종 소리. 남자가 청진기를 벗고 문을 연다. 복숭아 접시를 들고 들어오는 이층 여자) 여자:안녕하세요? 저는…. 남자:위층 401호 분이시죠? 여자:어머나, 어떻게 아셨죠? 남자:(여인의 빨간색 뾰족구두를 보며) 내 추측이 맞았군요. 빨간색일 거라 생각했죠. 어젯밤에 구두 소리를 들었어요. 여자:어머나, 새벽 4시가 넘어 들어왔는데. 남자:새벽엔 더 잘 들리죠. 여자:한데 색깔까지 어떻게 아셨나요? 남자:검은색 구두였다면 소리가 더 낮게 깔리거든요. 낡은 가죽이라 세월의 나이가 느껴지던데요.15년 된 캥거루 가죽입니다! 여자:호호호- 점쟁이신가봐! 어제 이사왔어요. 인사도 드릴 겸 복숭아 좀 드시라고요.(남자에게 복숭아 접시를 건네며) 어머나, 손님들이 많이 계시군요. 남자:제 의뢰인들입니다. 여자:무얼 의뢰 받으시는데요? 남자:소리요. 의뢰인1:제품의 소리를 감별해 주시는 거죠. 의뢰인2:그 느낌까지요. 의뢰인3:감별사님은 기계보다 정확하시죠. 여자:우리 아파트에 대단한 명인이 살고 계시는군요. 저…이것도 감별이 되나요?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소리가 잘 안 들리거든요. 남자:(휴대전화를 검진하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소리가 작게 설정된 거 외엔.(진동음을 조정하고) 들어보세요. 소리:(휴대전화 진동음) “우웅 우웅 우웅…” 남자:커졌죠? (휴대전화를 여자에게 주며) 이웃사촌이니 감별비는 받지 않겠습니다. 여자:아유, 고마워요. 남자:소리를 놓치면 후회가 크답니다. 여자:맞아요. 일년 전에 정말 중요한 연락을 놓친 적이 있어요. 샤워 중이었거든요. 제 인생이 걸린 중요한 기회였는데….30분 늦게 연락하는 바람에 바이 바이! 근데 감별사님은 소리를 어떻게 분석하시나요? 남자:기억되어 있는 소리들 때문에 분석이 되는 겁니다. 여자:이 세상 소리를 전부 기억하고 계세요? 남자:한 번 들으면. 의뢰인2:스리쿠션 때린 당구공처럼요? 의뢰인3:구구 팔십일 구구단처럼요? 여자: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처럼? 남자:망각이 안돼요. 모두:오!…. (다시 포도주 병을 검진하는 남자. 가만히 주시하는 사람들) 소리:(포도주) “출렁 출렁 출렁 출렁-” 남자:아르마냑 17년산이군요. 의뢰인3:네! 맞습니다. 남자:색깔도 소리를 냅니다. 적포도주는 백포도주보다 0.3데시벨 정도 고음을 지닙니다. 잔에 따를 때, 잔을 부딪칠 때, 적포도주는 유혹의 소리를 발산하지요. 좋은 술은 좋은 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모두:우와!…. 의뢰인2:선생님. 그 차이를 일반인도 인식할 수 있나요? 남자:그들도 분명 듣습니다. 말로는 표현하진 않지만, 마켓에서 돈으로 표현하죠. 의뢰인들:(박수치며)니즈는 욕망이다! 여자:전 들을 수 없거든요! 색깔이 소리를 낸다고요? 그런 황당한 말을 어떻게 믿으라는 거죠? 왜들 무조건 믿는다고만 하시죠? 남자:이걸 쓰고 한번 들어보세요. (여자에게 청진기를 건네는 남자) 여자:이건 호른의 음관이잖아요! 남자:제가 특별히 제작한 청진기입니다. 여자:(쓰레기통에 처박힌 호른의 나팔부분을 발견하고) 저기서 떼어내 만드셨나요? 남자:네. 난 새로운 악기가 필요하거든요. 여자:이 청진기가 악기라고요? 남자:그럼요. 혼자만 들을 수 있는 악기죠. 여자:혼자만 듣는 게 어떻게 악기가 되죠? (청진기를 던지며) 이건 장난감에 불과해요. 남자:진정하세요. 이 세상은 소리로 가득차 있습니다. 소리를 외면하지 마세요. 제발…. 이리 오셔서 들어보세요. 호른 소리를 음미할 수 있어야 진정한 호른 주자가 될 수 있듯이, 이 청진기는 들을 수 없는 소리를 듣게 해 줍니다. 이 세상이 얼마나 수많은 소리로 가득 차 있는가를 가르쳐 주는 거죠.(청진기를 여자에게 씌워주고 백포도주를 흔든다.) 들리나요? 눈을 감고 들어 보세요. 소리:(백포도주) “출렁 출렁 출렁 출렁-” 여자:들려요. 남자:이번엔 적포도주입니다. 소리:(적포도주) “출렁 출렁 출렁 출렁-” 남자:안단테 칸타빌레로 사라지는 아련한 고음의 잔상이 왼쪽 귓전을 스치죠? 여자:(청진기를 벗으며) 들려요…. 하지만 차이는 모르겠어요. 의뢰인1:허허허- 소리 감별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지요. 의뢰인2:그래서 우린 의뢰를 하러 오고요. 의뢰인3:기계보다 정확하시니까요. 여자:흥, 정말로 듣지 못하는 소리가 하나도 없어요? 남자:듣지 못하는 소리라…. 있죠. 잠들었을 때. 여자:밤에도 안 자고 전부 듣는다면서요. 새벽 4시에 제 구두소리도 듣고. 남자:낮에 자나보죠? 여자:농담하세요? 어째 좋은 이웃이 되기는 힘들 것 같군요. (휭하니 나가버리는 여자. 의뢰인들도 일어선다.) 의뢰인1:허허허. 성질도 급하시네. 오늘도 좋은 감별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의뢰인2,3:최상의 분석이었어요.(박수치며) 엑설런트! (모두 나가면 하품하는 남자. 위층 402호로 들어서는 여자. 소리를 읊조린다.) 여자:“우리 아기 예쁜 배, 할미 손은 약손, 쓱쓱 만져 주면, 뭐든지 다 낫는다. 우리 아기 동그란 배, 할미 손은 약손. 궁글궁글 쓸어 주면, 뭐든지 다 낫는다.” (남자, 위층의 소리를 의식하며 침대 밑에서 박스 하나를 꺼낸다. 박스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꺼내 물끄러미 바라보는 남자. 스케이트 신발의 줄을 풀렀다가 다시 매더니 하품하며 드러눕는다. 조명 분위기가 바뀐다.) (탁자 위에서 남자의 휴대전화가 진동한다. 코를 고는 남자. 이어 부르는 소리) 소리:“우웅 우웅 우웅- 영호야. 영호야-” 남자:(몸을 뒤채며) 순이니…. 인라인 스케이트 사놨다. 어여 신어봐….(부스스 얼굴을 들고) 엥! 내가 자고 있었나. 순이니? 순이 왔니? 날 저물었는데 얘는 뭐하고 안 들어오나. 어휴, 말을 말아야지. 세상 좋아졌다. 맨땅에서 스케이트를 다 타고.(보호장구와 헬멧을 착용해보며) 돈 쓰게 만드는 기술도 가지가지여. 앉아서 이런 거만 연구하는 놈들 천지니. 어뗘. 순이야. 아빠도 멋져 보이냐? 아빠도 소싯적에 얼음지치기 한가닥 했다. 외날 썰매 모르지? 우선 중심을 잘 잡고…. 긴 꼬챙이 하나를 다리 사이로 넣고 얼음을 팍팍 찍으면서 달리는 거여. 대가미 방죽에선 아빠가 일등했다. 니 이렇게 차려입고 씽씽 달리면 동네 남학생들이 줄줄 따르것다. 순이야, 얼른 들어온나. 인제 호른을 필요로 하는 나이트클럽은 없다. 그러니 아빠는 내일이면 배 타러 가야헌다. 한동안 못 보니까 얼른 와. (시계를 흘낏 보다) 아니 근데 이누무 지지배가 아직도 들어올 생각을 안 하고 어딜 싸돌아 다니는 거여. 내 이년을….(휴대전화 메시지를 발견하고) 얼래, 이게 뭐여.“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그려 근데.“아빠. 로데오광장 빨리….” 20분전에 온 거네. 로데오 광장? 하하- 요것이 눈치 하난 빨라요. 거기서 스케이트 타고 싶다 이거지? 다른 애들처럼. 오냐. 아빠가 가마. 근데 얘가 스케이트 사논 걸 어떻게 알았지? 돈 없다고 등짝을 후려패서 학교 보내 놨더니…. 하여튼 귀신이여 귀신. (박스를 옆구리에 끼고 달려 나가는 남자. 그 열린 문으로 여자가 은밀하게 들어와, 가구들 뒤에 무엇인가를 붙여 놓는다. 감별사의 청진기를 보고 자기 심장에 대본다.) 소리:(심장박동) “쿵 쿵 쿵 쿵-” (남자가 돌아오는 기척. 얼른 복숭아 가져왔던 접시를 드는 여자. 남자가 힘없이 들어선다.) 여자:어머! 오셨네요. 문이 열려 있기에 접시를 가져가려고요. 아깐 제가 너무 흥분했었나 봐요. 어디 산책 다녀오세요? 남자:근처 로데오 광장에 갔었습니다. 아이들이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있더군요. 가만히 보고 있으면 나도 즐거워지거든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었지요. 웬 처녀가 글쎄 나한테 “아빠”라고 부르는 겁니다. 여자:어머나, 그래서요. 남자:후후후. 당황스러워 혼났습니다. 여자:그 아가씨 아빠가 감별사님과 비슷한가 보죠. 남자:하긴…. 그 아가씨도 우리 딸애와 비슷하긴 했어요. 여자:따님이 있으세요? 남자:……. 여자:참, 그거 잘 타세요? 스케이트요. 남자:내 스케이트가 아닙니다. 여자:누구한테 선물하시려나 보죠? 남자:……. 여자:호호- 말씀하기 싫으신가 봐요.(문으로 가며) 그럼 또 뵙겠습니다. 남자:일년 전, 휴대전화 소리 때문에 인생이 달라졌다고 했죠? 소리는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금방 사라지거든요. 여자:감별사님. 좋은 이웃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여자 나가면, 남자는 박스를 옆에 낀 채 홀로 서성인다. 조명 분위기 다시 바뀐다.) 남자:어휴! 몇 분 차이로 이게 뭐여. 속 터져. 쬐금만 더 기다리지 않고선.(박스를 놓고 휴대전화 메시지를 확인하며) 이누무 기지배는 대체 어딜 간 거여. 소리:“삐- 삐- 새 메시지는 없습니다.” 남자:아! 눈부시다. 눈부셔. 왜 이리 눈이 부시지? 불을 끌 수도 없고. 순이야, 어여 연락 좀 해라. 아빠 이러다가 죽는다잉. 일주일째 이러고 잠 한숨 못 잤다.(침대에 드러누우며) 이러다 아빠 죽겠다. 순이야. 순이야…. 소리:(진동소음) “우웅 우웅 우웅 우웅-” 남자:(벌떡 일어나 휴대전화 확인하며) 아니잖아. 어디지? 아래층 201호여! 죽겠네. (문을 열고 아래층으로 뛰어가는 남자. 문을 다급히 두드리는 소리) 남자(E):여보세요,201호 아저씨! 전화 왔어요- 얼른 휴대전화 좀 받아 봐요. 201호(E):돌겠네! 안 받으려던 건데. 알았다니까- (휴대전화 진동소리 겨우 멈춘다. 다시 들어오는 남자) 남자:싸가지 없는 놈. 끝까지 안 받네. 매너들 없어. 소리:(TV 끝나는 소리)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치이-” 남자:302호 미친놈. 오늘도 저 모양이야. 꺼라. 제발 좀 꺼라. 바로 옆방에서 이러면 어떡하냐.(앞쪽 베란다로 나와서) 302호- 텔레비전 좀 끄쇼. 시끄러워 살 수가 있나. 이웃들(E):조용히 좀 해요. 남자:302호, 조용히 하라잖아요∼ 이웃들(E):301호, 당신이 조용히 해∼ 당신 때문에 못자. 아저씨 날마다 이게 뭐예요. 남자:이런 우라질. 귓구멍이 거꾸로 뚫렸나. 나는 니들 때문에 못자- 아! 눈이 터질 것 같네. 그래도 안 끈다 이거지. 니기미! 대한사람 살아야 길이 보전도 된다. (야구방망이 들고 나가는 남자.302호 문 부서지는 소리. 비명소리. 순찰차 사이렌 소리) (위층 401호 여자는 나지막이 뭔가를 읊조린다.) 여자:“쓱쓱 만져 주면…뭐든지 다 낫는다…궁글궁글 쓸어 주면…뭐든지 다 낫는다….” 무대 서서히 어두워진다. 암전. ●제2장 무대 밝아지면, 아래층 301호 침대에 우울하게 앉아있는 남자. 얼굴에 수건을 두르고 귀마개를 하고 있다. 말씨가 점차로 사투리 운율로 변해간다. 남자:백두산이 다 닳기 전에, 대한사람 살고 보자는데 웬 말들이 많은 겨.(수건을 풀며) 돌아와 보니 문은 닫혀있고 불은 꺼져 컴컴하고…. 아무도 없는 거여. 그냥 빈집이여. 빈집.(귀마개를 벗으며) 기껏해야 한 삼일이면 됐지. 왜 삼일이 열흘 되고 달포 되고 한달 되느냔 말이여. 왜 삼일이 석달 되고 석삼년 되느냔 말이지. 이상타. 참말 이상한 일이다. 어무이는 금가락지 끼워주면 훨훨 날아간다 허지, 딸년은 스케이트 있어야 씽씽 달려간다 하지. 아! 나도 편지 한 장 달랑 써 놓고 부산으로 가서 외항선 탔다 했지? 석달 열흘만 꾹 참고 다녀오자. 어무이도 없지. 딸자식도 없지. 여편네도 없지∼ 허참, 귀신이 곡할 노릇인 거여, 시방 이것이. 태평양 넘어 동지나해 건너 알류산 열도 거쳐 부산항에 도착, 광복동 시장에서 딸년 인라인스케이트하고 어무이 서돈짜리 금가락지 서둘러 해가지고 와보이, 종적이 묘연한 것이여. 여편네 줄려고 야들야들한 속곳 둘둘 말아 끼고 왔는디, 입을 사람이 없는 거여. 세상 참 얄궂네. 인생 허망타. 어무이도 없지, 딸자식도 없지. 여편네도 없지∼ 소리:(진동음) “우웅 우웅 우웅 우웅-” (얼른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남자.“새로운 메시지가 없습니다.”라는 안내음. 실망하는 남자. 이때 문을 노크하는 소리. 남자가 문을 여니 의뢰인들이 의뢰품들을 들고 들어온다.) 의뢰인들:좋은 아침입니다. 의뢰인1:(전자레인지를 탁자에 놓고) 부품 교체를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남자:(청진기로 검진하다 고개를 갸웃거린다.) 흠…흠… 소리:(전자레인지) “위이이잉-” 남자 : 모터가 낡았으니 교체하세요. 다음. 의뢰인2:(책들을 놓으며) 신나라출판사의 기획 시리즈 견본품인데요. 남자:(책장 넘기며) 책도 소리를 가집니다. 종이 지질에 따라서 소리는 천차만별입니다. 소리:(종이) “펄렁 펄렁… 팔랑 팔랑… 풀렁 풀렁…” 남자:이건 모조지, 이건 아트지, 이건 하드보드에 코팅까지. 아트지는 반짝 반짝! 모조지는 서글 서글! 3데시벨의 편차가 있네요.(표지를 보며) “세계의 미스터리”라…. 이 제목에는 모조지보단 아트지가 어울립니다. 미스터리는 반짝반짝해야죠. (여자가 문을 살짝 열고 들어와 몰래 엿본다.) 의뢰인3:(돌멩이 2개를 놓으며) 심산인테리어에서 의뢰한 겁니다. 남자:(돌을 살피며) 흥미 있는 소재이군요. 돌의 소리는 가장 심원한 소리입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재질이니까요. 돌의 소리는 음악의 근본입니다. 돌로 만든 악기인 편경의 소리는 국악의 표준 음정이죠.(돌을 부딪쳐 본다.) 오만년의 역사를 간직한 소리입니다. 소리:(돌) “딱 딱 딱 딱-” 의뢰인들:정말 탁견이십니다. 남자:저 전자레인지는 전에도 감별해 드린 건데요. 저를 시험하시나요? 의뢰인1:예? 오해십니다. 남자:칠일 전에도 해드렸고, 한 달 전에도 했습니다. 의뢰인1:청진기가 착오를 일으킬 수도 있지 않습니까? 남자:기계든 인간이든 자기만의 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리는 살아있는 생명체죠. 청진기는 거짓을 모릅니다. 여자:(앞으로 나서며) 감별사님의 판단을 믿지 못하시나요? 의뢰인1:음…. 출고담당 직원의 미스인가 봅니다. 확인해 보죠. 여자:(모두 자신을 쳐다보자) 어머나! 안녕하세요. 호호호- 문이 열려있지 뭐예요. 의뢰인1:소리 감별은 회사의 일급 기밀입니다. 여자:한심한 출고담당 재교육도 중요하죠. 의뢰인1:(전자레인지 들고 나가며) 성질도 급하시고 변덕도 심하시군요. 흠, 흠. 여자:오늘의 분석은 어땠나요? 의뢰인2:출판사가 관심을 가질 것 같습니다. (의뢰인2,3도 나간다. 남자가 문을 잠그더니, 얼른 여자를 데리고 구석으로 간다.) 남자:혹시 이 아파트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 못하셨나요? 여자:글쎄요? 남자:이사 온 뒤로 다른 주민들 보신 적 있나요? 여자:네… 봤죠. 남자:이상하지 않던가요? 여자:네. 남자:언제부터인가 이 아파트 주민들이 잠만 자고 있어요. 모든 활동이 중지된 겁니다.201호는 휴대전화를 안 받는 버릇이 있고,302호는 지가 무슨 애국시민이라고 날마다 애국가를 시청하더니 모두 조용해 진 겁니다. 여자:에이, 고급 아파트는 원래 조용하잖아요. 남자:(눈치를 보더니 말소리를 죽이며) 나는 저 의뢰인들을 믿지 않습니다. 여자:(놀라며) 네? 무슨 말씀이세요? 남자:뭔가 수상쩍은 음모가 있어요. 의뢰 물품이 변하지 않고 있어요. 여자:날마다 똑같아요? 남자:일주일 주기로 반복되고 있어요. 예전엔 한달 주기였죠. 점점 짧아지고 있어요. 나는 새로운 소리를 원합니다. 여자:좋아하는 음악은 자꾸 듣기도 하잖아요. 가령 호른 연주는 어때요? 남자:모차르트 호른협주곡 3번 2악장 로만자… 호른은 같은 곡을 연주하더라도 날마다 다릅니다.(청진기 곡선음관을 어루만지며) 호른을 통해서 들어야 세상은 아름다워집니다. 하지만 누가 날마다 같은 구름을 보고 싶겠소. 누가 날마다 같은 바람을 맞고 싶겠소. 출고담당 직원의 미스라고 둘러대지만 실수가 아닙니다. 치밀하게 반복되는 순환시스템이죠. 소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이 세상이 죽어가는 것처럼. 저들이 소리를 뺐어가는 겁니다. 아…. 이러다가는 당신의 잠꼬대마저 뺐어갈지도 몰라요. 여자:어젯밤에 제가 잠꼬대했나요? 남자:(흉내 낸다.) “쓱쓱 만져 주면… 궁글궁글 쓸어 주면…” 여자:어머, 어머! 저를 너무 속속들이 아시네. 호호호- 내 정신 좀 봐. 가야겠어요. 남자:어젯밤에 당신의 잠꼬대 소리를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아세요? 제발 가지 마세요. 여자:네? 남자:잠꼬대 소린 정말 너무 오랜만에 들어 봤어요. 지금 이 아파트에서 당신만이 유일하게 살아있는 사람이에요. 지금 가버린다면 당신도 잃어버릴 것만 같아요. 여기 계세요. 여긴 안전하니까. 여자:(남자를 경계하며)감별사님은 소리를 정말 좋아하시나 봐요. 남자:사실은 소리가 무서워요. 여자:왜요? 남자:너무 진실하니까. (이때 어디선가 소리가 들려온다. 점점 고조되는 온갖 소리들. 서로 뒤섞여 아비규환의 아우성처럼 난무한다.) 소리:“찌르르르… 출렁출렁… 저벅저벅… 쿵쾅쿵쾅… 우웅우웅… 영호야∼영호야∼” 여자:이게 뭐야? 어디서 들리는 소리지? 남자:(귀를 막으며) 아! 아! 저리가. 듣기 싫어. 씨끄러. 듣기 싫어. 아아악- (남자 귀를 막으며 고통스러워한다. 나가려 하지만 열리지 않는 문. 야구방망이로 치고 머리로 들이받으며 발광하다가 쓰러진다. 여자는 놀라서 남자를 부둥켜안는다. 소리들이 그친다.) 여자:여보… 여보! (병원 가운을 입은 의뢰인들이 나타난다. 바닥에 쓰러져 있던 남자를 침대에 뉘고 벨트로 사지를 결박한다. 남자를 청진기로 진단하는 의뢰인1) 여자:아… 어떻게 된 거죠. 무서워요. 무슨 소리였죠? 그이는 괜찮은가요? 의뢰인2:안심하세요. 본 특병동의 소리치료 시스템입니다. 일종의 충격요법이죠. 의뢰인1:상태가 좋지 않아.2단계 프로그램도 실패야. 발작 증세가 멎지를 않네. 더 이상 늦출 수 없어. 내일 수술 일정 잡도록 해. 의뢰인3:근데 보호자께서 동의서에 아직 서명을…. 의뢰인1:그깟 동의서 하나를 여태 못 받아? (여자에게) 똑바로 들으세요. 내일도 서명하지 않으면 조치를 취할 겁니다.(의뢰인2에게) 자네 수련의가 왜 그 모양이야. 그럴 거면 딴 병원으로 가. 내가 이젠 환자한테 훈계까지 받아야 돼? 내가 저를 시험한다고? 미친놈이 입만 살아서. 한데… 어떻게 알았지? 의뢰인2:환자는 지각능력이 있는 게 확실합니다. 자신에게 의미있는 것에만 몰두하는 주의력 증가 기제가 너무 왕성해서 그렇습니다. 환자의 소리 분석은 정상입니다. 의뢰인1:믹서기 회사에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했잖아. 의뢰인2:그건 생산부장의 말이고요. 오늘 아침에 마케팅팀장과 통화했는데 좋은 지적이라고 반기더군요.2차 분석도 의뢰하겠답니다. 일시적인 “해리성 황홀경”입니다. 의뢰인1:속단하지 말라고 했지? 자네의 진단은 정서적인 판단이 앞서고 있어. 의뢰인2:“뇌손상에 의한 퇴행성 기억장애”란 과장님의 진단은 측두엽의 손상만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 거 아닙니까? (쓰레기통에서 부서진 호른 나팔을 꺼내서 안고 있던 여자가 나선다.) 여자:선생님, 우리 그이는 미치지 않았습니다. 의뢰인1:미치겠네 정말. 아까 발작하는 거 못 봤어요? 가족도 몰라보잖아요. 여자:예전에 연주하던 곡 이름을 정확히 기억해 냈단 말이에요. 의뢰인1:단편적인 기억 정도는 모든 환자들이 다 가지고 있어요.(부적뭉치를 던지며) 이게 뭡니까? 이런 식으로 맘대로 행동하면 퇴거조치시킬 겁니다. 여자:이 부적에 어떤 힘이 있다고 믿으세요? 미신에 불과하다면서요? 의뢰인1:그게 아니고…. 의사의 치료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 아닙니까. 협조요. 협조! 여자:협조했잖아요. 가구며 소지품들 가져다가 집안처럼 꾸며놓고… 순이더러 로데오 광장에서 아빠를 기다리라고 해서 그렇게 했잖아요. 근데 별 이상도 없는 이가 왜 딸을 몰라보나요? 왜 아내도 몰라보나요? 그저 지쳐서 그런 걸 거예요. 집에 가서 잘 요양하면… 고요한 호숫가를 찾아서 호른도 불면서 푹 쉬면 나아질 거예요. 의뢰인1:흥, 호른 분다고 치료가 되면 병원이 뭐하러 있어요! 도대체 의사를 뭘로 보는 거요? 기물을 파손하고 상해를 입힌 환자는 완치되기 전엔 퇴원할 수 없습니다. 내일까지 수술 동의서에 서명하세요.(의뢰인3에게) 진정제 5밀리그램…. 아니 7밀리그램 준비하고, 면회는 금지시켜. (의뢰인1,3 나간다. 흐느끼며 부적을 줍는 여자. 창문으로 복도에서 담배 피우는 의뢰인1이 보인다.) 여자:흑흑흑…. 날더러 어떡하라고요. 기다려라. 기다려라…. 벌써 세 달이 됐어요. 의뢰인2:왜 그토록 소리에 집착하는지 그 압제의 요인을 찾아야 하는데…. 기억 과잉이 문제입니다. 뇌의 측두엽에 너무 많은 소리의 기억들이 축적되어서, 컴퓨터가 다운되듯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주치의께선 손상된 부위를 제거하지 않으면 발작이 계속된다고 보십니다. 삭제키를 눌러야 리소스 부족에서 해방되니까요. 여자:그러면 과거의 모든 기억이 사라진다면서요. 의뢰인2:대신 새 기억은 지킬 수 있습니다. 여자:그토록 찾던 딸이 눈앞에 나타나도 못 알아보는데, 앞으론 영원히 그렇게 되겠죠? 이 빨간 구두요… 15년 된 캥거루가죽 맞아요. 저이가 나이트밴드 아르바이트 뛰어서 첫 월급으로 사준 우리 결혼 선물이죠. 이거 신고 난생 처음 비행기 타고 제주도로 신혼여행 갔어요. 이 호른은 방직공장 월급 일년을 꼬박 모아서 제가 사준 거예요.(호른을 쓰다듬는 여자. 창가에서 귀 기울이는 의뢰인1) 서귀포 밤바다는 그날 따라 왜 그렇게 고요했는지, 저이가 부는 호른 소리가 수평선 끝까지 울려 퍼졌어요. 모차르트 호른 협주곡 3번 2악장 알레그로. 그게 저이가 아는 유일한 연주곡이죠. 순이를 낳게 되어서 사범대학을 그만뒀으니… 이 모든 걸 다 잊어버리겠죠? 의뢰인2:아마 그렇게 되겠죠. 여자:그렇게 되면, 우린 이 세상 안 산 거나 같네요. 시골 고등학교 밴드부 남학생이 부는 호른 소리에 바람나 쫓아다니다가…. 외아들 사범학교 나와 선상님이 평생소원이던 홀어머니 가슴에 못질하고, 남자 앞길 망쳤다고 원망들은 촌년이… 저승 가서 어머니까지 못 알아보는 산송장 만들어 놨다는 소린 죽어두 들을 순 없네유. 차라리 청진기 쓰고 세상의 소리에 미쳐서 사는 게 나아요. 저인 소리를 사랑했으니까. 저이 어머니도 소리를 벗삼아 사셨으니 하늘나라에선 서로 알아보겠지요. 의뢰인2:사모님…. 여자:선생님도 저이가 미쳤다고 보세요? 의뢰인2:의사가 해서는 안 되는 말이 하나 있지요. 알 수 없습니다…. (의뢰인3이 주사기 가지고 들어온다. 의뢰인2가 여자를 부축해 나간다. 의뢰인3이 주사할 준비를 하는데, 창문에서 지켜보던 의뢰인1이 들어와서 부서진 호른을 들어본다.) 의뢰인1:아까 몇 밀리그램이라 했지? (쳐다보는 의뢰인3) 3밀리그램만 투여해. 의뢰인3:3밀리요? 네…. (주사기 용량을 조절해서 남자의 팔에 주사 놓고 나가는 의뢰인3) 의뢰인1:길영호씨. 지금 혼자서 호숫가를 거닐고 있소? (입으로 모차르트 호른협주곡 3번을 불며 빠져든다.) 빠밤 빠바바밤 바밤바 빠바밤- 빠밤 빠바바밤 바밤바 빠바밤- (이층 401호로 힘없이 들어서는 여자. 부적 뭉치를 탁자에 놓다가 세어본다.) 여자:하나, 둘, 셋, 넷…. 분명 다섯장을 붙였는데. 한 장이 살아있어! (암전) (무대 밝아지면, 병실 분위기가 나는 아래층 301호. 환자복이 입혀진 남자가 침대 벨트에 묶여있고, 의뢰인2를 따라 여자와 딸이 들어선다.) 의뢰인2:휴, 제가 미친 거 같네요. 주치의가 회진오시기 전에 끝내셔야 합니다. 여자:고맙습니다. 순이야, 어서. 딸:아빠! 제가 왔어요. 어째 잠만 자는 거야. 흑흑흑…. 아빠 일어나세요. 눈떠- 아빠- 여자:여보! 순이가 돌아왔어요. 이제 일어나세요. 다 잘되었어요. 저도 직장 잡아 돈벌이해요. 지난 일은 잊고, 정신 좀 차리세요. (여자와 딸이 벨트를 풀고, 사력을 다해 남자를 일으켜 세운다. 아무리 흔들어도 눈을 뜨지 못하고 무너져 태아처럼 웅크리는 남자) 딸:흑흑흑…. 엄만 대체 무얼 한 거야! 아빠가 저리 되도록. 여자:엄만 안 해본 거 없다. 귀신 쫓는다는 복숭아도 들이고, 부적도 붙여보고, 약손으로 아픈 데 쓸어주시던 할머니 소리도 해보고…. 너는 뭘 하고 있었어. 이년아, 니 아빠 이리된 것 다 너 때문이다. 나가버릴 거면 그냥 나가지 메시지는 왜 남겨! 딸:난 그냥…. 아빠가 기다릴 것 같아서…. 여자:그걸 아는 년이 세 달이나 안 들어와! 니 메시지 못 들었다고, 또 올지도 모르니까 지켜봐야 한다고, 휴대전화에서 눈도 못 떼고 일주일을 뜬눈으로 지새우셨다. 그러다 결국 쓰러지신 겨. 산송장 되신 겨. 집으로 가요, 여보. (남자의 환자복 윗도리를 벗기고 몸을 쓸어주며 사복으로 갈아입히는 여자와 딸. 자연스럽게 할머니의 소리를 하게 된다.) 여자:“우리 아기 예쁜 배, 할미 손은 약손, 쓱쓱 만져 주면, 뭐든지 다 낫는다.” 할머니:“우리 아기 동그란 배, 할미 손은 약손. 궁글궁글 쓸어 주면, 뭐든지 다 낫는다.” (소리를 받아 부르는 할머니의 환영. 문으로 들어와 부엌에서 요리를 한다.) 할머니:어여 일어나거라. 영호야. 된장찌개에 밥 말아먹고 어여 핵교 가야지. 온나 온나. 어여…(미소 짓는 남자) 우리 외동이, 온나 온나. 딸:엄마! 아빠가 웃어. 여자:어디? 정말! 여보, 어디 좋은 곳 유람이라두 하는 게유? 할머니:아유, 찌린내. 요 녀석 바짝 섰네. 쯧쯧쯧. 이부자리는 한강이구. 늦게까지 숙제하더니 곤했던 게여. 그려 됐다. 옷 갈아입자. 아부지 모르시게 저리 치워놨다. 인나렴. (여자와 딸이 남자의 아랫도리도 사복으로 갈아입힌다. 할머니는 싱크대로 가서 도마를 꺼내 칼자루 끝동으로 마늘을 다진다.) 소리:(마늘 다지는) “쫑 쫑 쫑 쫑-” 여자:여보,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눈을 떠요. 딸:아빠. 눈 떠. 제가 잘못했어요. 흑흑흑. 아빠. 제발! 남자:불…. 불이여…. 딸:뭔 불이 나? 남자:집에 불났다. 어쪄 어무이. 할머니:간밤에 어매가 호롱불 꺼놨다. 걱정 말그라, 불 안 났으니. 밥 다됐다. 소리:(찌개 끓는) “보글 보글 보글 보글….” (마침내 힘없이 눈 뜨는 남자) 할머니:됐다. 눈 떴다! 딸:아빠! 여자:여보! 할머니:어매는 좀 쉴란다. (이젠 할머니가 기력이 다한 듯 눕는다. 중얼거리며 그 옆으로 다시 무너지는 남자) 남자:왜 이리 자꾸 졸리지. 어무이 괜찮으셔유? 주무시는가베. 순이야, 엄마는 일 나갔니? 밥은 먹었니? 그래 아빠 잠깐 눈 좀 붙였다 일어날 테니 뭔 일 있으면 깨우렴. 아주 잠깐이다…. 아빠가 일어나서 떡볶이 해줄게. 설탕도 넣고 달달하게…. (모로 쓰러진 남자 어느새 코를 곤다. 할머니가 부스스 일어나 아들과 손녀를 보더니 천천히 문으로 걸어 나가며 아들을 부른다.) 할머니:애비야…. 영호야! 영호야…. (놀라서 벌떡 일어나는 남자) 남자:어무이! 딸:아빠. 꿈에 할머니 봤어? 남자:순이야. 혹시 할머니가 뭐라 하셨니? 딸:언제요? 남자:돌아가시기 전에. 딸:(할머니 목소리로) “애비야…. 영호야! 영호야….” 남자:그래… 맞았어. 어무이가 날 부르는 소리였어.(딸을 안으며) 순이야. 할머니가 아빠를 불러주셨구나. 아빠는 할머니가 한마디도 안 하고 그냥 가신 줄 알았다. 여보, 어무이가 나를 불러 주셨대. 날 용서하신 거여. 여자:여보, 흑흑흑…. 딸:내가 아빠를 얼마나 깨웠는 줄 알어? 남자:기특한 것. 아빠가 잘못했다. 어무이, 지가 죽일 놈입니다. 여자:아니에요. 지가 죽일 년이에요. 남자:어무이 손은 약손이여. 암…. 그렇구 말구. 딸:할머니 손이 약손? 남자:니 여섯 살 때, 맹장염을 앓았단다. 할머니가 밤새 순이 배를 문질러 주셨대. 할머니 약손으로. 니가 잠이 들어서 새벽이 됐는데, 아빠가 나이트 일 마치고 와보니 이미 혼수상태인 거라. 그래 아빠가 들쳐 업고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은 거여. 딸:애게, 약손이면 맹장도 고쳐야지. 남자:아픈 걸 잊게 해주셨잖니. 그러니 약손이지. 이렇게 배를 쓸어주시면서…. (약손 소리를 함께 부르는 가족. 할머니가 밖에서 창문을 열고 함께 부른다.) 가족:“우리 아기 예쁜 배, 엄마 손은 약손, 쓱쓱 만져 주면 뭐든지 다 낫는다.” 할머니:“우리 아기 동그란 배” 가족:“엄마 손은 약손” 할머니:“궁글 궁글 쓸어 주면…” (노래하다가 침울하게 그치는 할머니) 할머니:인자 이 손 약발도 다 떨어졌는가부다. 이 손으로 아범 뺐어가려던 저승사자들 다 쫓아 버렸는데 이젠 안 되는가부다. 내 다시는 약손 안 할란다. 남자:어무이, 이참에 그 달랑무 소리도 그만 두세요. 동네 애들이 벌써 순이를 놀린대요. 할머니:내 그리하마…. 달랑무 소리두 안 할란다. (창문을 닫는 할머니. 의뢰인1이 방으로 들어선다. 긴장하는 의뢰인2) 의뢰인2:선생님, 환자가 깨어났습니다. 어제 2단계 프로그램의 효과인 것 같습니다. 옷은 환자가 갈아입고 싶다고 해서…. 의뢰인1:음…. 잘했구만. 길영호씨. 이제 환청이 들리지 않습니까? 남자:네, 사라졌습니다. 의뢰인님. 의뢰인1:허허허…. 잊으세요. 불필요한 소리들을. 불필요한 기억들을. (의뢰인3이 호른 케이스를 하나 들고 들어온다.) 의뢰인3:지금 도착했습니다. 의뢰인1:(케이스를 남자에게 주며) 퇴원하게 되면 이게 필요하실 겁니다. 여자:호른이잖아요? 의뢰인1:제가 30년간 가지고 있던 겁니다. 주인을 잘못 만나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었죠. 한적한 호숫가를 찾게 되거든 연락 한번 주세요.(나가며) 한번 들으러 가고 싶군요. 의뢰인2:선생님! 의뢰인1:자네가 “알 수 없습니다.” 하는 순간, 나도 알 수 없어 졌다네. 의사는 신이 아니지 않은가. 남자:선생님. 신은 이 수많은 세상의 소리를 어찌 다 들을까요. 의뢰인1:허허허- 다 듣다간 신도 입원해야지요. (마주보고 씩 웃는 그들. 의뢰인들 나간다.) 남자:어머니더러 달랑무 못 파시게 한 그것이 내내 걸리는 거여. 바깥출입도 안 하시구 말수도 적어지더니 그냥 가신 거여. 여자:제 잘못이에요. 동네 푼수들 말만 듣고…. 남자:어무이는 소리 힘으로 사신 겨. 그게 어무이 약손이여. (문이 열린 채다. 그 문으로 겨울바람이 불어온다. 어머니가 다시 들어와 서성이며 누군가를 기다린다. 뭔가 바람에 날려 쿵- 엎어지는 소리) 할머니:영호니? 영호야- 야가 삼일씩이나 어딜 간 거여. 저게 누구여. 영호지. 어여 어여 온나. 세상에! 야가 못 먹어서 눈이 십리는 들어갔네. 집 놔두구 어딜 갔다 이제 오는 겨. 들어가 밥 묵자. 엄매가 된장국 끓여놨다.(흰 고무신을 주며) 봐라. 흰 고무신 사놨다. 따습지? 어여 신어봐. (흰 고무신을 받아 침대 머리맡에 놓았다가, 가슴에 끌어안고 웅크리는 남자) 소리:(소년) 흰 고무신 때 타면 어쩐대유. 소리:(할머니) 영호야 자니? 엄매는 그깟 금가락지 없어도 된다. 영호만 있으면 된다. 소리:(소년) 어무이. 흰 고무신… 내 눈 내리면 신을란다. 소리:(눈 밟는) “뽀작 뽀작 뽀작 뽀작” 할머니:멋지다. 헌헌장부 났다. 남자:남학생들이 줄줄 따르것다잉. 손이 얼은 것 좀 봐. 요리로 들어와. 어여. (어느새 인라인 스케이트 신고 헬멧 쓰고 서있는 딸. 아빠 엄마 있는 침대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 간다. 문가에서 고개 끄덕이던 할머니, 달랑무 팔러 가신다.) 할머니:달랑무∼ 있어. 푸성귀나∼ 달랑무∼ 있어. 무대 서서히 어두워지며 암전. ■ 희곡 당선소감 게으른 며느리에게 시켜야 할 일은 두부 만드는 일이랍니다. 느긋하게 일해야 맛있는 두부가 만들어진다죠. 군대 지휘관도 게으른 사람이 좋답니다. 게으른 천재여야지 괜히 아랫사람 생고생 시키지 않는다는 건데…. 요건 사실 게으른 아랫사람들의 소망이죠. 부지런한 천재 즉 이순신 같은 양반 만났다간 그저 죽었구나 하고 뛰는 수밖에 별다른 도리는 없지요. 안 뛰면 바로 곤장 맞지요. 난중일기 쬐금 보니까, 임진왜란 발발 전에 이 어른 매일 하는 일이 순찰 나가서 하급지휘관 곤장 치는 게 주업무이시더군요. 그렇게 만반의 준비를 다 하셨으니 백전백승의 신화를 창조하셨던 게죠. 선친께서 제 원래 이름자에 늦을 만(晩)자 하나를 넣어주신 덕택에 이렇게 느즈막히 입문하게 되었나 봅니다. 작은 상 하나를 펴놓으시고 늘 만년필로 원고지에 글을 쓰셨던 아버님께서는 교단 은퇴 후에 스스로 책 몇 권을 출간하셨죠. 그러곤 집안잔치가 있으면 친구 분들께 그 책을 선물하던 낙으로 사셨습니다. 평생 글을 쓰시던 열정은 정말 프로작가 못지않으셨지요. 이제부턴 저도 작심하고 자세 가다듬어 열심히 쓰겠습니다. 작은 상 앞이 아니라 PC 앞이 되겠네요. 축하해주는 벗님들, 사랑하는 영두와 영소, 그리고 가족들. 더불어 삶의 위안과 기쁨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서. 아울러 미흡한 글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들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약력 1959년 충북 제천 출생 중앙대 교육대학원 무용 석사과정 ■ 심사평 세상이 어수선한 탓인지 응모작들 중에서도 투신자살, 노숙자, 입시부정, 로또복권 등 세상살이의 고달픔을 담은 작품들이 유난히 많았다. 인터넷과 휴대전화의 문자메시지, 그리고 각종 드라마 매체에 많이 노출된 탓인지 대화체의 이야기 구사에는 능숙해졌으나 막상 연극이라는 무대예술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는 작품은 드물었다. 최종적으로 심사자들의 손에 남은 희곡들은 박만호의 ‘청진기’, 김성제의 ‘바다로 가는 성북행’, 그리고 류세균의 ‘달 속의 그늘’이었다. 공사판의 살인사건을 그린 ‘달 속의 그늘’은 밑바닥 인생들의 성격설정이나 대사구사에 능숙했으나 극 구성이 너무 평이하고 결말 부분을 배영감의 감상적인 인생고백으로 가져간 점이 지적되었다. 지하철 승강장을 배경으로 해서 사회적으로, 성적으로 상처받고 억압된 두 모자의 아픈 일상을 포착해낸 ‘바다로 가는 성북행’은 살아있는 독특한 정서가 심사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남편에게 맞고 사는 식당 파출부인 엄마와, 성전환 수술을 위해 일본으로 돈벌러 가는 여성적 아들의 아픔을 과장되지 않은 일상적 대사 속에 담아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극적 상황과 행동을 충분히 연극적으로 객관화시키지 못했고 극이 아직 작가의 주관적인 관점 안에 갇혀있다는 느낌이 있다. 현대생활을 지배하는 각종 소음과 어린 날에 듣던 정겨운 소리들을 대비시킨 ‘청진기’는 ‘소리’를 극적으로 전경화시킨다는 아이디어나, 신경증환자인 남편을 아내가 의료진과 공모해서 연극적으로 치유한다는 설정 등이 충분히 연극적이며 대사나 극 전개 기법도 상당히 감각적이었다. 그러나 ‘문명의 비인간성/어린 시절의 순수함’이라는 대비가 도식적이며, 극전개의 생략과 비약이 과도한 점에서 어느 기성작가를 연상시킨다는 점이 다소 걸렸다. 결국 각각 장단점을 갖춘 ‘청진기’와 ‘바다‘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다가 그 나름의 완성도와 무대적 상상력을 높이 사 ‘청진기’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김철리(연출가)·김방옥(평론가)
  • [쌀 개방협상 타결] “재고쌀 北지원등 모색”

    정부가 쌀 관세화(쌀시장 완전개방)를 10년간 더 미루기로 미국·중국 등 9개국과 합의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쌀 시장을 기존 10년(1995∼2004년)에 더해 총 20년 동안 완전 개방하지 않은 유일한 나라가 됐다. 현재 우리나라와 함께 쌀 관세화를 유예받고 있는 필리핀은 유예를 연장할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상대국들로부터 많은 양보를 얻어냈다는 게 이번 협상결과에 대한 정부의 자평(自評)이다.2014년에 기준연도(88∼90년) 쌀 평균 소비량의 7.96%(연간 40만 8700t)까지 의무수입량을 확대하기로 최종 결론이 났지만 당초 대부분 협상국들은 기준연도 대비 15%(80만t) 수준의 증량을 요구했다.20%(100만t)선을 요구한 나라도 있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대부분 협상국들이 9% 안팎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정부는 의무수입물량을 7.4%까지만 늘려줄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협상 막판까지 집요하게 협상국들을 설득해 수입량을 7.96%로 늘리기로 하는 합의안을 도출했다. 특히 일본과 대만이 각각 쌀 관세화 유예를 받는 대가로 의무수입물량을 6년간 8%,1년간 8%까지 늘리기로 합의한 전례와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는 무려 20년 동안 유예를 받으면서 7.96% 수준만 허용했다는 것은 꽤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수입쌀을 북한 등 제3국으로 재수출할 수 있는 길을 공식적으로 터놓지는 않았지만, 정부는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일이라고 밝히고 있어 늘어나는 쌀 재고를 해결할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이다. 올해의 경우 전체 쌀 재고량은 710만섬으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권고량인 600만섬을 훨씬 웃돌고 있다. 특히 수입쌀 재고량이 전체의 47.9%인 340만섬에 달하고 있어 쌀 재고량 급증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 실정이다. 농민 설득은 차치하더라도 WTO 검증과정 통과, 개별국가와의 양자간 협상, 국회 비준 등 아직 세부적인 과제는 많이 남아 있다. 정부가 쌀협상 결과 발표와 함께 이행계획서를 WTO에 제출했지만, 검증 과정에서 돌발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부는 또 WTO의 검증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국회에 비준 동의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지만, 이 과정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여야의원 76명은 이달초 쌀협상 전면 재협상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정부에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옹진 바닷모래 채취 재개키로 환경단체·주민 반발

    인천시 옹진군은 주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발로 지난 6월부터 전면 중단됐던 바닷모래 채취를 재개키로 했다. 옹진군은 10일 “세원감소와 수도권 골재수급 차질 등을 고려해 수개월에 걸친 덕적·자월면 주민을 설득해 해사채취를 재개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군은 인천·경기지역 16개 업체로부터 골재채취 허가 신청서를 접수받아 인천 지방해양수산청에 해역이용 협의를 요청했다. 군은 협의를 마치는 대로 채취중단 이전 허가량 중 잔여량 20만㎥와 올해 계획량 가운데 234만㎥ 등 모두 254만㎥의 바닷모래 채취에 대한 허가장을 업체들에 발송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번 해사채취 재개 결정에 대해 환경단체 및 해사채취에 동의하지 않은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덕적도 주민대책위원장 김의기씨는 “군이 사안을 잘 모르는 노인들을 찾아다니며 ‘해사채취에 동의하지 않으면 지역개발 이익이 없다.’며 반강제로 백지위임 동의서를 받아냈다.”며 “일방적인 해사채취 강행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옹진군 바닷모래 채취 전면중단 5개월…수도권 골재 수급 큰 차질

    인천시 옹진군에서의 바닷모래 채취가 주민들의 반대로 지난 6월부터 5개월이 넘도록 전면 중단돼 수도권 골재 수급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24일 옹진군에 따르면 지난 6월 자월·덕적면 주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발로 바닷모래 채취가 전면중단된 이후 해사 채취 재개를 위해 주민들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벌여왔으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자월면의 경우 421가구 가운데 84%가 모래 채취 재개를 위한 동의서에 서명해 이날 군에 제출했다. 그러나 덕적면 주민들은 동의서 제출을 거부한 채, 연간 2000만㎥의 바닷모래를 채취할 경우 발생하는 점용·사용료 수익 500억원 중 공유수면관리법상 피해지역 지원사업비로 써야 하는 250억원(50%) 가운데 일부인 150억원을 주민들이 설립할 복지재단에 출연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덕적도해사대책위’ 김의기(55) 위원장은 “해사 채취에 따른 어자원 고갈로 어업이 부진한 상황이어서 주민복지재단을 설립해 어민들이 금융권보다 쉽게 생활안정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측은 점용·사용료 수입은 수산자원 피해복구에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주장하는 복지재단 출연 요구는 법에 저촉되는 것으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올해 허가한 해사채취량은 1600만㎥로 이에 대한 점용·사용료를 모두 받는다 하더라도 세수입은 138억원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주민들의 반발로 올해들어 채취된 바닷모래는 1·4분기 220만㎥로 지금까지 확보된 수입은 19억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수도권 전체 모래공급량의 70% 가량을 공급해온 옹진군의 바닷모래 채취가 중단되자 수도권 건설현장에서 심각한 골재 수급난을 겪고 있다. 가격도 지난 5월 ㎥당 9000원 하던 것이 1만 5000원으로 올랐다. 골재협회 인천지부 조철수 사무국장은 “건설경기가 침체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현재는 건설현장에서 필요한 골재량의 30% 정도만 충당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옹진군과 함께 바닷모래 채취 대상인 충남 태안군은 지난 8월부터 주민들의 반대로 해사채취가 중단됐으나 주민들과 합의를 마치고 다음달부터 해사 채취(올해 허가량 1300만㎥)를 재개한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학교소식]

    [학교소식]

    ●71개 실업계고서 직업교육박람회 제1회 서울직업교육박람회가 22일(월)∼26일(금) 5일 동안 경기기계공고·서울공고·경기상고 등 서울시내 71개 실업계 고교에서 열린다. 이 박람회는 실업계고교생의 실습 작품을 전시해 학생들의 자신감을 북돋우고 중학교 학생들의 진로체험 학습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덕수정산고·삼일공고 등 총 79개 실업계고교가 참여하며 행사 중에는 중학생 기술·가정 교과 관련 실습 및 정보·컴퓨터 관련 경진대회도 열린다. ●풍물동아리 세계민속음악제 참가 서울 청룡초등학교(chungryong.es.kr)풍물동아리 ‘굴렁쇠’는 다음달 7일(화)∼15일(수)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세계민속 음악축제’에 참가한다. 유네스코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은 ‘굴렁쇠’는 이번 축제에서 모둠북·사물놀이·판굿·설장구 등 신명난 우리 소리를 선보일 예정이다.4∼6학년 17명의 어린이로 구성된 ‘굴렁쇠’는 다음달 7일(화) 마닐라로 출국한다. ●희귀·멸종위기 우리꽃 사진전시회 초·중·고 교사들로 구성된 한국교사식물연구회는 ‘사라져 가는 아름다운 우리꽃’을 주제로 식물 사진전시회를 연다.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식물인 암매와 보호야생식물인 고란초·황근·기생꽃·솔나리·세뿔투구꽃 등의 사진이 전시된다. 또 최근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주걱댕강나무, 큰잎쓴풀, 태백바람꽃, 들통발, 좁은잎덩굴용담 등 50여점의 희귀식물 사진도 전시된다. 사진전은 19일(금)∼23일(화) 5일 동안 강남구민회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연말 창단 뮤지컬단원 모집 서울 양재고등학교(www.yangjae.hs.kr)는 교내 뮤지컬 단원을 모집한다. 지원서와 학부모 동의서를 제출한 학생 중에 사전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다. 선발된 뮤지컬 단원들은 학교 축제와 각종 행사 개막식에 참여하며 교외대회 출전 및 학교 홍보대사 역할을 담당한다. 양재고는 예·체능 분야에 소질 있고 연극·영화 분야 진출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미리 발굴하며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육성할 목적으로 연말 중으로 뮤지컬단을 창단할 예정이다. ●50평규모 자체 양궁장 문열어 인천 선인고등학교(www.sunin.hs.kr)는 지난 8일 나근형 인천시교육감과 각급학교장, 체육계 인사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양궁장 개관식을 가졌다. 선인고는 시교육청으로부터 1억 4000만원을 지원받아 본교에서 200m 떨어진 남구 도화2동에 660여평의 대지를 마련,50여평 규모의 양궁장을 준공했다. 지난 1976년 창단돼 고등부 양궁 1위를 꾸준히 지켜온 선인고는 그동안 자체 양궁장이 없어 훈련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3학년생 2명 볼쇼이발레학교 합격 인천 연화중학교(yhm.ms.kr) 김정하(16·3학년)·김가빈(16·3학년)양이 세계 최고 수준의 모스크바 볼쇼이 발레학교에 최근 합격했다. 이들은 2005학년도 볼쇼이 발레학교 아시아권 학생 선발대회의 오디션을 무난히 통과해 입학허가를 받았다. 정하양과 가빈양은 내년 1월20일 출국해 볼쇼이 발레 학교 8년 과정 중 5학년 2학기로 편입하게 된다.
  • [부동산in] 리모델링 울다 웃다

    [부동산in] 리모델링 울다 웃다

    정부가 리모델링 아파트 면적을 최대 9평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하면서 서울시내 노후 아파트들이 속속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정부가 당초 리모델링 증축 한도를 7.56평으로 묶었을 때만 해도 리모델링을 포기했던 단지들도 리모델링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리모델링 단지들은 서울 등 수도권 집값 상승에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부분 집값이 오른 단지들이 리모델링을 추진했던 곳이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에 따라 투자자나 노후아파트 소유자 모두 리모델링과 재건축 사이에서 갈등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으로 리모델링 대상이 되는 아파트는 11만 9000여가구이다. 이 가운데 서울이 4만 9000가구에 달하고, 인천·경기는 2만 6000여가구이다. 특히 서울에 있는 단지들 가운데 20여개 단지 6000여가구는 이미 추진위원회가 결성됐거나 시공사가 정해진 상태다. 이들 아파트는 이번 결정으로 사업추진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서울 20여곳 추진위 결성·시공사 선정 강남구 도곡동 동신1,2,3차 아파트는 쌍용건설로 시공사가 정해졌다. 또 강남구 신사동 삼지아파트와 압구정동 구현대5차는 삼성물산이 시공한다. 압구정동 한양1차는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이 시공사로 정해졌다. 일원동 개포한신도 포스코건설이 시공한다. 강북에서는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아파트가 추진위가 결성됐고, 용산구 이촌동 현대아파트는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재건축과 리모델링 사이를 오가던 도곡동 동신아파트의 경우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틀었다. 정용기 리모델링 조합장은 “이번 조치로 23평형은 3.5평,54평형은 9평 정도가 늘어나게 됐다.”며 “주민 반발없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안도했다. 압구정동 한양1차아파트도 리모델링 쪽으로 기울다가 지난 9월 리모델링 증축한도가 7.56평으로 나오자 재건축 목소리가 높았으나 이번 조치로 리모델링으로 다시 방향을 바꿨다. 잠실 주공5단지도 최소 45평형의 분양면적을 만들 수 있어 리모델링으로 주민 동의서를 받는 데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는 20일 주민 설명회를 열어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인 방배동 신동아아파트는 30%,9평 증축이면 사업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리모델링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가격상승 견인할 듯 지난해 리모델링을 추진했던 아파트는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광장동 워커힐아파트 67평형은 1년 동안 2억 2500만원이나 올랐다. 그러나 지난 9월 리모델링 증축 한도 규제 이후 대부분의 리모델링 단지들은 가격이 약세를 보였다. 도곡동 동신 아파트 29평형은 9월 초 5억원대였다. 규제 조치 이후인 지난달에는 4억 8000만원선으로 가격이 떨어졌으나 이번주 들어서는 매물이 들어가고 가격도 상승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으로 한동안 주택시장의 테마는 리모델링이 되겠지만 일부 한강변 아파트는 가격이 오를 만큼 올라 차익을 기대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면서 “철저히 실수요 위주로 매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알바’청소년 18% “체임·폭행 경험”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중·고등학생 10명 중 2명이 임금체불과 폭행, 성적피해 등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 쉼터나 성폭력 피해시설 등에 있는 시설이용청소년 10명 중 2명은 청소년 취업금지업소인 유흥업소나 숙박업소에 취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무총리실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지난 7∼9월 전국 15개 시·도에서 13∼19세 일반 청소년 2931명과 시설이용 청소년 1002명 등 모두 3933명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 실태조사를 한 결과, 이 같이 조사됐다고 14일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일반 청소년의 18.2%가 임금 체불이나 삭감, 폭행, 성적피해 등 한 가지 이상의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중에는 임금체불이 9.9%로 가장 높았다. 임금삭감 9.5%, 폭행피해 2.8%, 성적피해 0.4%의 순이었다. 특히 임금체불 피해 청소년 36.1%가 피해를 당하고도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시설청소년의 경우 24.7%가 취업금지업소인 유흥·숙박업소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51.5%는 취업시 부모동의서 등을 요구하지 않는 등 업주들의 준법정신이 매우 취약했다. 임선희 청소년보호위원장은 “앞으로 건전한 청소년 일자리 확대와 근로관계법 교육, 관계기관의 근로감독 강화 등을 통해 청소년 아르바이트 피해를 줄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이름을 바꾸면 아파트가 뜬다

    이름을 바꾸면 아파트가 뜬다

    2000년대 이후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양천구 목동 ‘하이페리온’ 등 아파트 이름에 유명 브랜드 바람이 불면서 기존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도 이름을 바꾸기 위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특히 임대아파트와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일반 분양아파트 주민들의 개명(改名) 작업이 두드러지고 있다.이유는 단 하나.아파트 이름을 바꿔 재산가치를 높이겠다는 것.그러나 아파트 거주자가 아닌 실제 소유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에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재산가치를 높이기 위한 의도로 아파트 이름에 유명 브랜드를 사용하려는 시도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마포구 용강동 ‘용강래미안아파트’ 주민 430가구는 아파트 이름을 ‘용강삼성래미안아파트’로 변경하기 위한 서명작업을 벌이고 있다.현재 200여세대의 동의를 이끌어 냈으며,2∼3개월 안에 90% 이상의 주민이 서명에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입주자 대표회의 연규형(46) 회장은 “주민들은 아파트 이름에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추가하면 재산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라면서 “지난달에는 마포구청장이 주민들의 민원을 직접 청취하는 ‘금요사랑방’에서 아파트 개명 문제를 정식 건의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브랜드가치를 높여라 구청측은 아파트 소유자 100%의 동의를 얻으면 언제든지 개명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구청 관계자는 “현행 법상 공동주택 명칭 변경에 대한 규정은 없는 상태”라면서 “일반적으로 건물 명칭을 바꿀 경우 소유자가 직접 명칭 변경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관련규정을 적용하면 아파트도 소유자의 100%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실제 아파트 소유자가 전세를 주고 해외에 나가 있는 경우는 물론,파악 자체가 안되는 경우도 있어 규정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연씨는 “소유자 100% 동의는 무리한 조건이며,소유자가 아닌 거주자로부터의 동의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강서구 화곡동 ‘대우그랜드월드아파트’ 주민들은 이름을 ‘화곡푸르지오아파트’로 바꿨다.아파트 주민들은 2002년 10월 입주를 시작했지만,시공사인 대우건설이 지난해부터 ‘푸르지오’(PRUGEO)라는 브랜드를 사용하면서 새 아파트임에도 오래된 듯한 이미지를 풍기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임대아파트가 아니예요” 일반아파트지만 인근의 임대아파트와 같은 이름을 사용,차별화를 위해 아파트 개명작업에 나서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강북구 미아6동 ‘미아풍림아이원아파트’ 주민들은 이름을 ‘삼각산아이원아파트’로 바꾸기 위한 서명작업에 착수했다.입주자 대표회의 박기준(57) 회장은 “‘미아’는 미아리 텍사스촌 등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미아리의 원조는 미아동이 아닌 길음동과 하월곡동 일대이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면서 “구청과도 소유자 80% 이상의 동의만 얻으면 협조해 주기로 합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이곳은 일반아파트 20개동 1300여가구,임대아파트 2개동 800여가구로 구성돼 있다.개명이 확정되면 일반아파트는 ‘삼각산아이원아파트’,임대아파트는 ‘미아풍림아이원아파트’라는 이름을 각각 사용하게 된다.다만 시공사인 풍림건설이 아파트명에서 회사명을 제외하는 부분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노원구 상계1동 ‘수락파크빌아파트’는 지난 2002년 ‘은빛5단지아파트’에서,노원구 월계3동 ‘성원아파트’는 지난 98년 ‘사슴아파트’에서 각각 현재의 이름을 바꿨다. 이밖에 강북구 번3동 ‘쌍방울아파트’ 주민들은 이름이 촌스럽다는 이유를 들어 ‘청솔그린아파트’로 개명을 추진하고 있다. ●중도포기 사례도 속출 이같은 성공 사례에도 불구하고 까다로운 절차 등을 이유로 개명작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금천구 시흥동 ‘벽산3단지아파트’ 주민들의 경우가 대표적이다.1·2·3·5·6단지로 구성된 벽산아파트는 3단지를 제외하면 동 호수 첫 자리는 단지 번호와 일치한다.예를 들어 1단지는 101동부터,6단지는 601동부터 시작되는 식이다. 그러나 3단지는 동 호수가 301동이 아닌 101동부터 시작돼 1단지와 혼선이 빚어진다는 것.3단지 주민들은 “우편물이 뒤바뀌는 등 불편이 잦다.”면서 “하지만 이같은 불편보다 소유자 100% 동의를 얻어야 하는 개명 절차가 더 까다로워 중도에 그만뒀다.”고 입을 모았다. 또 영등포구 영등포동 ‘대우드림타운아파트’ 주민들도 최근 ‘푸르지오아파트’로 개명하는 방안을 논의하다 복잡한 절차(소유자 100% 동의)와 비용 부담(가구당 6만∼7만원) 등의 문제 때문에 추진이 어렵다는 잠정결론을 내린 상태다. 장세훈 이유종 김기용기자 shjang@seoul.co.kr ■ 명문규정 미비… 주민동의 꼭 필요 임의로 사용하면 민사상 불이익 아파트 이름을 바꾸기 위해서는 우선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주택법과 그 시행령 등에 따르면 공동주택의 명칭을 바꿀 경우 입주자 대표회의는 시·군·구청장과 사업주체에게 신고 또는 통지해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즉 아파트 개명 절차와 방법 등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는 셈이다.때문에 아파트 이름을 바꾸기 위한 주민 동의 비율이 지역에 따라 50∼100%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자치구에서는 아파트 개명 이후의 후유증 등을 우려해 거주자가 아닌 소유자 기준으로 80% 이상의 동의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반면 지난 5월 ‘대우그랜드월드아파트’를 ‘화곡푸르지오아파트’로 바꿔준 강서구의 경우 소유자 50% 이상의 동의만 얻도록 했다. 강서구 관계자는 “관계법령을 검토한 뒤 주민들의 필요와 요청에 따라 아파트 이름을 바꿀 경우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근거로 이뤄진 결정”이라면서 “상표 도용 등의 문제만 없다면 시공사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이 아파트 개명 신청서와 사유서,동의서 등 관련서류를 구청 주택과에 제출하면 이같은 내용은 지적과와 동사무소에 통보된다. 지적과에서는 건축물대장에,동사무소에서는 주민등록증 등 관련서류에 표기될 아파트 명칭을 각각 변경하게 된다.또 주민들은 건축물대장에서 아파트 이름이 바뀌면 등기부등본상의 명칭도 직접 바꿔야 한다. 구 관계자들은 “건축물대장과 등기부등본상의 명칭만 바꾸면 아파트 매매 등 재산권 행사과정에서 불이익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면서 “다만 주민들이 직접 동사무소를 찾아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 기재내용을 바꿔야 하고,주소를 활용하는 각종 기관 등에도 변경 내용을 통보해야 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아파트 이름 변경사실을 알려야 할 관련기관은 은행,전화국,학교,상수도본부 등 수백개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아파트 이름을 바꿔 사용한다면 민사상의 불이익이 발생했을 경우 법적인 보장을 받을 수 없다. 또 준공 허가가 나지 않은 아파트는 건축물대장에 등재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입주(예정)자들이 당초 시공사가 정한 이름을 바꾸기가 훨씬 수월할 수 있다.이는 이름을 바꾸는 것이 아닌 새롭게 짓는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삼성동 영동AID아파트 재건축 결의 무효판결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영동AID아파트의 재건축 결의가 무효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30개동 1680가구가 살던 이 아파트는 철거작업을 대부분 마치고 조합원 이주도 마쳤지만 재건축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 김상균)는 30일 영동AID아파트 22평형 주민 126명이 재건축조합을 상대로 낸 총회결의 등 무효확인 소송에서 “건물철거 및 비용 분담 등을 결정하지 않아 재건축 결의는 무효”라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재건축 건물의 철거 및 비용 분담 문제는 조합원들이 재건축 참가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기에 재건축 결의를 할 때 구체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은 재건축 결의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재판부는 “15평형에 비해 22평형 조합원에게 불리하게 신축건물 귀속면적을 정한 것도 구분소유자간 형평을 유지토록 한 집합건물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동AID아파트 재건축조합은 2001년 5월까지 전체 5분의 4 이상의 소유자로부터 재건축결의 동의서를 받고 같은 해 7월 재건축 변경결의를 했다. 원고들은 “15평형 조합원에게 33평형을 배정하면서 22평형 조합원에게 43평형을 주는 것은 비례원칙상 형평에 어긋난다.”며 설계변경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한보철강 매각 ‘7년만에 매듭’

    한보철강 매각을 위한 정리계획안이 마침내 가결됐다. 서울중앙지법 파산5부는 24일 “한보철강 채권관계인 집회에서 정리담보권자의 99.65%,정리채권자의 87.13%가 정리계획 변경안에 찬성해 가결 요건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한보철강 채권단은 지난 16일 채권관계인 집회 연기 이후 수차례 회의를 열어 AK캐피탈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비한 유보금 3874억원 중 432억원은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법원 소송에 대비해 유보하고,나머지 3442억원은 채권단이 분배하되 자산관리공사에 반환동의서를 제출하기로 정리계획안을 수정했다. 이로써 지난 7년여간 표류해 왔던 한보철강의 매각작업이 우여곡절 끝에 모두 완료됐다. 비록 이번 매각도 기업결합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과 막판 우발채무 처리방안을 둘러싼 채권단의 이견 등으로 진통을 겪기는 했지만,매각 절차가 최종 마무리됨으로써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이 결실을 보게 됐다. 인수자인 INI스틸 컨소시엄은 다음달 초 한보철강 인수합병식을 갖고 본격적인 당진공장 시대의 개막을 선언할 예정이다. /*** 철강업계는 한보철강의 매각 완료로 부실 업체의 처리 문제가 매듭돼 향후 당진제철소의 정상화가 본격 추진됨은 물론 이를 통해 철강재의 공급부족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또 그동안 포스코의 열연강판 독점 체제가 붕괴되면서 열연강판 생산시장이 경쟁체제로 돌입하게 되는 등 적지 않은 지각변동이 예고된다.현대차의 입장에서도 강판재의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됐다. INI스틸은 한보철강 인수로 조강생산량이 기존 770만t에서 1270만t으로 500만t(철근 120만t,열연 380만t)이 늘어나 세계 24위에서 15위 수준으로 도약하게 됐다. /***/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씨줄날줄] CCTV 방범/신연숙 논설위원

    서울의 부촌이며 성낙원 등 명소가 많은 성북2동 길을 혼자 걷게 되더라도 예전처럼 내적 여유를 만끽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이곳에 무려 27대의 방범용 CCTV카메라가 설치돼 지나는 이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서울 강남지역에 방범용 CCTV카메라 272대가 처음 설치된 이후 CCTV 방범이 급속히 확산될 조짐이다.성북2동은 주민들이 자비를 들여 도입한 사례지만 최근 열린 서울시 구청장협의회에서는 구청장 과반수가 도입에 찬성,예산 확보 방안까지 논의했다는 것이다.물론 경찰 관계자들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CCTV 방범이 이처럼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범죄 예방과 범인 검거에 효과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실제로 서울 강남에서는 설치 며칠만에 주택가 절도 현장범을 잡아내는 전과를 올렸다.이 장면은 TV뉴스에 공개돼 CCTV의 위력을 널리 알렸다.강남구는 이에 앞서 CCTV 시범운용 결과 강도 등 주요 범죄가 30%이상 감소했다는 자료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CCTV의 방범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론도 많다.이를테면 CCTV가 설치된 지역의 범죄율은 낮아졌더라도 범죄가 이웃 다른 지역으로 옮아가 전체 사회의 범죄율에는 별 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이른바 풍선효과다.또한 일단 그 지역의 범죄율이 내려갔다고 하더라도 조사 시기나,다른 지역의 추이와 비교했을 때 별 의미가 없는 내용인 것도 많았다는 것이다.이 때문에 영국에서는 CCTV효과가 가로등 하나를 추가로 설치하는 것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보고도 있었다. 무엇보다 CCTV 방범의 큰 문제점은 모든 사람을 예비범죄자로 보고 정보를 수집하는 인권침해적 측면에 있다.성북2동의 경우 이런 시비에 대비해 모든 가구로부터 카메라 설치 동의서를 받았다지만,불특정 다수의 행인으로부터도 촬영 동의를 받은 것은 아니다.촬영 내용의 이용,관리,폐기 등에 대한 구체적인 법률 근거가 없는 것도 개인에게 불리한 요소다.감시카메라는 유동인구가 많아야 하는 상업지역에 사람의 접근을 가로막는 역작용도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유리알 감시’가 만능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CCTV 방범을 확대하기 전 체계적인 효과 분석과 법률 정비가 선행돼야 할 이유다. 신연숙 논설위원 yshin@seoul.co.kr
  • 현대차 주5일제 차등적용 논란

    현대차가 주 5일제 실시 등과 관련,비조합원인 과장급 이상에 대해 임단협 내용과 관계없이 개정된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기로 함에 따라 조합원과 비조합원간에 ‘이중잣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휴일·휴가,임금,퇴직 등을 담은 과장급 이상의 간부사원 취업규칙을 제정,7월1일자로 소급적용키로 하고 해당 종업원 전체로부터 동의서를 받았다. 간부사원 취업규칙은 간부사원의 경우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맞춰 월차(연간 12일)를 폐지하고,생리휴가도 무급화했다.연차 유급휴가의 경우 80% 이상 출근자를 대상으로 입사후 1년 개근시 15일을 준 뒤 2년 근속시마다 1일씩 추가로 가산 유급휴가를 주되,연차 한도는 25일로 제한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단체협약을 위반했다며 다음주 법적 대응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근로기준법에도 취업규칙은 단협에 반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LG정유노조 개별 복귀키로

    회사측의 개별복귀 방침과 노조의 집단복귀 요구로 고비를 맞았던 LG칼텍스 정유가 11일 노조의 개별복귀 결정으로 정상화 가닥이 잡혔다.이 회사 노조는 이날 “지역여론과 사회 분위기 등을 고려해 11일 오후 3시를 기해 노조원들에게 개별복귀 동의서를 내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체 노조원 1095명 가운데 파업에 참가했던 노조원은 827명으로 현재 498명이 복귀했다. 지난 6일 노조의 전면복귀 선언 이후 사측은 개별복귀 신청서를 받아 심사·면접을 통해 선별구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노조는 이에 반발해 집단복귀로 사흘 동안 출근시위를 벌였다. 여수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아파트이름 바꾸니 집값이 쑥쑥

    아파트이름 바꾸니 집값이 쑥쑥

    요즘에야 덜하지만 예전엔 촌스러운 이름 때문에 개명하려는 여성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그런데 이름을 바꾸니 집값도 뛰었다는 아파트가 있어서 화제다. 서울시 노원구 상계1동 1269에 위치한 ‘수락파크빌’ 아파트는 원래 ‘은빛 5단지’ 아파트였다.서울시 도시개발공사가 지어 지난 2001년 6월 입주를 시작한 이 아파트는 도시개발 상계 2지구로 지정돼 개발된 다른 아파트들과 함께 ‘은빛’이라는 이름을 썼다. ●“임대아파트가 아닙니다.” 그런데 문제는 서민 임대아파트로 지어진 다른 단지와는 달리 5단지는 처음부터 일반분양 아파트로 지어졌다는 것.분양평형도 33평과 44평으로 일반 건설회사가 지은 아파트와 견줘 손색이 없었다.그럼에도 ‘은빛’이라는 이름 때문에 재개발 아파트라는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었다. 2001년 10월 동 대표회의가 구성된 직후부터 개명문제가 본격 논의되기 시작했다.제1대 동대표회장으로 선출된 원제현(65)씨를 비롯,10여명의 동대표들은 아파트 이름은 그대로 두고 도색만 하는 방안과 개명하는 방안 두 가지를 놓고 고민하다 개명하는 쪽을 선택했다.여러 차례 입주자회의를 통해 대부분의 주민들이 ‘이름을 바꾸자.’는 의견을 내자 동 대표회의는 바로 개명작업에 착수했다. 개명을 하려면 아파트 소유자 전원의 동의서가 필요했다.원 회장은 “당시 절반에 가까운 입주자들이 세입자들이어서 실소유자를 수소문해 동의서를 받기가 가장 어려웠다.”며 “500여 가구 모두의 동의서를 받는 데만 꼬박 6개월이 걸렸다.”고 말했다.2002년 3월 모든 가구의 등기부 등본과 주민등록등본을 받아 구청과 법원에 제출한 후 ‘은빛5단지’는 ‘수락파크빌’로 재탄생하게 됐다.개명작업에 드는 모든 비용은 아파트 내 광고수입과 부대시설 임대수입으로 충당했다. ●매매가 3000만~4000만원 올라 이름을 바꾼 후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이름을 바꾸기 전까지만 해도 미분양으로 비어있던 50여 가구가 바로 분양됐다.2개월이 지나면서부터는 평당 100여만원씩 올라 매매가가 3000만∼4000만원 인상됐다.인근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장운용(44·노원구 상계1동)씨는 “로열층의 경우 이름을 바꾼 직후 다른 상승요인 없이 1억여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고 설명했다.1억 5000만원에 분양된 33평형은 현재 두 배가 넘는 3억 6000여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입주민들이 아파트 가격 상승도 상승이지만 이미지가 달라진 것에 크게 만족해하고 있다.김순희(48·여·506동)씨는 “이름을 바꾼 뒤 멀리서 바라볼 때마다 고급 아파트에 사는 느낌이 든다.”며 흡족해했다. 고금석기자 이병숙시민기자 kskoh@seoul.co.kr
  • 中동포 무더기 모발채취 물의

    경찰이 살인사건의 용의자를 찾는다며 중국동포들의 머리카락과 구강세포를 채취,인권침해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중국동포 김모(39)씨 살해사건을 수사하면서 “용의자의 DNA가 필요하다.”면서 중국동포들의 머리카락과 구강세포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냈다고 9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5월13일 오전 2시30분쯤 자신이 운영하던 서울 대림동 중국음식점 화장실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은 최근 현장 주변의 중국동포 남성 164여명의 머리카락을 뽑고,면봉으로 18명의 구강세포 표본을 채취했으며,11명으로부터 담배꽁초도 수거했다. 경찰은 논란이 빚어지자 범행 현장에서 범인이 피웠을 것으로 추정되는 타액이 묻은 담배꽁초가 발견됐고,범인이 중국동포의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피해자의 주변인물 및 관련자들을 상대로 DNA를 얻기 위한 절차였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객관적인 사실을 확보,담배꽁초의 DNA와 대조하기 위하여 채취에 앞서 중국동포들에게 확인서 및 동의서를 받았다.”면서 “중국동포들은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협조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아직 국과수로부터 DNA가 일치된다는 회신을 받지 못했다. 경찰이 해명과정에서 공개한 중국동포의 ‘모발채취 확인서’에는 채취 일시·장소·방법·수량을 비롯,피채취자와 채취 확인자까지 기록돼 있다.채취방법은 ‘본인이 직접,채취수량은 ‘모발 20수 이상’이라고 적혀있었다. 경찰의 이같은 저인망식 수사는 사회적 약자인 중국동포을 무작정 용의자로 지목,신체의 일부를 채취하는 고통을 주었다는 점에서 인권 침해의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독자의 소리] 여름방학 강제 보충수업 단속을/우정렬(교사·부산 중구 보수동)

    7월 중순에 실시될 여름방학을 앞두고 각 인문고에서는 방학중 보충학습 계획을 짜고 있다.그런데 아직도 학생들을 강제로,획일적으로 동원하는 경우가 많아 교육부와 교육청의 행정지도와 단속이 철저히 요망된다. 보충학습은 학습부진아·지진아 스스로 부족한 교과목을 신청해 실시하는 학습임에도 현재 대부분의 인문고에서는 과목선택권도 없이 수능과목을 세트로 묶어놓고 모든 학생들에게 일률적으로 수강을 강요한다.최소한 과목과 강사에 대한 선택권은 주어져야 함에도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짠 일정에 맞추어 보충학습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심지어 담임교사가 학부모 동의서를 배부한 뒤 그 자리에서 부모의 사인까지 대신 하라고 강요하는 방법까지 동원하는 실정이다. 가장 올바르고 순수해야 할 학교에서 이런 비교육적인 방법을 동원한다면 어린 학생들이 무엇을 배우겠는가.교육부와 교육청의 각별한 행정지도와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정렬(교사·부산 중구 보수동)˝
  • 예배거부 1인시위 고교생 강제전학

    학교에서의 기독교 예배를 거부하며 1인시위를 벌였던 서울 대광고 3학년 강의석(18)군이 사실상 강제 전학됐다.강군과 가족은 전학 동의서에 서명하고 학교에서 발급받은 전학서류를 서울시교육청에 제출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학교측은 “건학 이념을 부정하고 다른 학생을 선동하는 등 교칙을 위반해 전학에 동의하지 않으면 제적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학교측은 “징계사유는 종교의 자유를 요구했기 때문이 아니라 요구 과정에서 정상적인 건의 절차를 밟지 않고 학생들을 선동하고 학교 명예를 실추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너도나도 싫다던 방폐장 이젠 유치경쟁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알려진 원전수거물 관리시설을 유치하려는 주민들의 청원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자치단체들에 따르면 전남 완도군 등 전국 5개군 8개면 주민들이 원전센터 유치 청원을 하기 위해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원전센터 유치전은 이미 예비신청이 접수된 전북 부안군 위도 등 전국 9개 지역이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경북 울진군 근남면과 기성면 주민들은 27일 오후 3시 산업자원부에 원전센터 유치 청원서를 각각 제출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지난 1일부터 서명을 받기 시작해 근남면의 경우 20세 이상 주민 3052명 가운데 1300명,기성면은 3135명 가운데 1400명이 원전센터 유치에 찬성의사를 표시했다. 전북 고창군 해리면 주민들도 지난 1일부터 원전센터 유치서명 운동에 들어가 20세 이상 전체 주민 3323명 가운데 1300여명으로부터 동의서를 받았다. 전북 군산시 소룡동 주민들도 비응도 일대에 원전센터를 유치키로 하고 지난 19일 ‘소룡동 발전협의회’를 구성,서명작업을 시작했다.주민대표 조현창 위원장은 “25일 현재 2000여명으로부터 동의서를 받았고,오는 30일까지 소룡동 전체 유권자 1만 1000여명의 3분의 1이 넘는 4000명으로부터 동의서를 받아 청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안군 위도는 위도 주민들이 위도지역만의 주민투표를 실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찬성단체들이 점차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어 주목된다. 전남 영광군 홍농읍과 완도군 생일면 및 군외면 주민들도 원전센터 유치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어 금명간 청원서를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황우석교수 난자 출처 밝혀라”

    한국생명윤리학회는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의 인간배아 줄기세포 복제연구와 관련,23일 공개질의서를 통해 “연구에 사용된 242개 난자의 출처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학회가 던진 주요 질문내용은 △연구에 참여한 여성 연구원으로부터 난자를 채취했는지 △난자 기증자들의 동의서를 왜 공개하지 않는지 △한양대병원 윤리위원회(IRB)의 심사 및 승인이 적절했는지 △연구비의 출처 등이다. 안미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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