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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토, 러시아에 ‘강경대응’

    “폴란드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전체 나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될 것이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 “나토는 러시아에 선전포고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힌 것이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나토가 9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동유럽 국가에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규모의 파병을 결정했다. 나토가 유럽에서 러시아 포위망을 강화하면서 서구와 러시아의 갈등이 신냉전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28개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가진 이틀간의 회의에서 폴란드,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4개국에 4000여명 즉 4개 대대 규모의 병력을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이는 26년 만에 최대 규모이며, 미국이 폴란드에 1000명을 파병한다. 정상들은 또 회원국이 자국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합의했다. 국방비에 미국은 GDP 대비 3.6%를 쓰며, 영국과 폴란드는 2%를 넘게 지출하지만 프랑스는 1.8%, 독일은 1.2%만 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며 각국에 국방비 증액을 요구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이 유럽에 배치한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의 통제권을 나토가 갖는 방안을 승인했다. 앞서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합병하고 우크라이나 내전에 개입하면서 미국 등 서구와 갈등을 빚어 왔다. 유럽연합(EU)은 즉각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단행하며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고통을 겪는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입혔다. 나토는 동유럽에서 공세를 강화하는 러시아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초 폴란드에서 24개국 3만 1000명의 병력이 참가하는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규모의 ‘아나콘다’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미국 등 서구가 이번 나토 정상회의 결정으로 대(對)러시아 견제를 강화하자 러시아는 강력 반발하는 모습이다. 알렉산더 그루시코 나토 주재 러시아 대사는 BBC에 “이번 결정은 새로운 철의 장막을 세우는 것”이라며 “대립의 소용돌이를 부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콘스탄틴 코사초프 러시아 상원 외교위원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나토의 결정은 베를린 장벽 이후 두 번째 장벽을 세운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정몽구 “브렉시트 타격 최소화”

    정몽구 “브렉시트 타격 최소화”

    모니터링 강화하며 사태 주시 일각선 엔고로 반사이익 전망 “위기를 기회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7일 서울 서초구 현대·기아차 양재동 사옥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현대·기아차 판매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면밀히 점검하고 그 타격을 최소화하라”고 강도 높게 주문했다. 회의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도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은 브렉시트 사태 이후 동유럽 생산본부를 거점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오히려 판매량을 늘리며 세계 완성체 업체 ‘빅5’로 거듭난 만큼 이번 위기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자동차는 엔고 현상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이기 때문이다. 엔고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타격을 입게 되면 북미 등 주요 시장에서 일본 차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반사이익을 누리게 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일본의 엔고, 현대차가 강점을 가진 중소형 차종에 대한 수요 집중 등의 요인으로 현대·기아차는 2010년 글로벌 완성차 ‘빅5’에 들었다. 2013년 일본의 양적완화로 엔저 현상이 심화되면서 현대차그룹 판매는 2014년부터 저성장 시대를 맞게 됐다. 정 회장은 위기 때마다 반전카드를 내세우며 새 시장을 창출하는 저력도 보여 줬다. 현대차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소비가 위축된 미국 시장에서 소비자가 차를 구매한 지 1년 이내에 실직하면 차를 무상으로 반납할 수 있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경쟁사들은 이 프로그램이 현대차에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으나 차를 반납한 고객은 거의 없었다. 2009년 미국 신차 판매량은 2008년 대비 21.4% 감소하며 30여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현대차는 이미지 개선 효과를 누리며 판매가 8.3%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브렉시트 소식 이후 주식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이날 현대차와 기아차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각각 1.43%와 0.68% 오르며 장을 마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韓·EU FTA 효과 빗나간 예측…4년 동안 무역적자 282억 달러

    韓·EU FTA 효과 빗나간 예측…4년 동안 무역적자 282억 달러

    정부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경제 효과를 잘못 예측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한·EU FTA는 다음달 1일이면 발효 5주년을 맞지만, 향후 15년간 연평균 3억 6000만 달러 이상의 추가 무역흑자를 낼 것이라는 정부의 장밋빛 청사진은 공염불이 됐다. 되레 FTA 협정 체결 전에는 140억 달러 이상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던 것이 2012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의 ‘대(對)EU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 4년간 한·EU FTA 무역 적자 규모는 282억 3000만 달러(약 33조원)로 집계됐다. FTA 발효 전인 2009년에는 143억 8000만 달러, 2010년에는 147억 90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발효 1년차인 2011년 무역 흑자 규모는 83억 달러로 전년 대비 43.9%가량 떨어졌다. 2012년에는 10억 달러의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2013년 73억 7000만 달러, 2014년 107억 4000만 달러, 지난해는 91억 2000만 달러의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2010년 정부가 발표한 ‘한·EU FTA 경제효과 분석’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당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산업연구원 등 10개 국책연구기관들은 한·EU FTA 이행으로 향후 15년간 해마다 3억 6000만 달러의 추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제조업은 관세 철폐와 생산성 향상으로 연평균 흑자 규모가 3억 9500만 달러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5.6% 증가하고, 일자리도 25만개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에서 수요 급감이 이어지고, 선박·석유화학 등 우리 주력 산업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된 점을 잘못된 예측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란 경제제재로 인한 영국 북해산유 대체수입, 프랑스산 항공기 등 FTA무관 품목의 수입 증가도 변수로 작용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FTA 발효 직후인 2011~2012년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 재정 위기로 유럽의 경기 침체가 가속되면서 유럽의 수입 수요가 크게 줄었다”면서 “반면 우리는 관세 인하로 기계류를 포함한 중간재와 자동차, 화장품, 의약품 등 소비재 수입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우태희 산업부 2차관은 “EU는 성숙한 시장으로 현지 진출이 쉽지 않다”면서 “그동안 소홀히 했던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남유럽 시장의 명품 소비재 수출에 초점을 맞추고, 가전과 자동차 등은 동유럽권의 현지 생산을 통해 수출을 늘려 가겠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브렉시트 거센 후폭풍] “이젠 우리가 떠난다”… 각국 기업 ‘런던 엑소더스’ 현실화

    [브렉시트 거센 후폭풍] “이젠 우리가 떠난다”… 각국 기업 ‘런던 엑소더스’ 현실화

    브렉시트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각국 기업들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26일 코트라(KOTRA)가 브렉시트 결정 직후 각국 무역관을 통해 긴급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 유럽의 주요 기업은 경영전략회의에 돌입하는 등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가장 촉각을 세우고 있는 곳은 자동차업계다. 포드와 닛산, 도요타 등 영국에서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기업들은 유럽 지역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포드는 브렉시트 직후 “파운드화 가치 하락과 수요 감소에 대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공장 생산물량의 70~80%를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는 일본 닛산과 도요타는 브렉시트로 새로 생길 수입관세 등에 직접 영향을 받게 된다. 유럽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는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영국 웨일스의 생산공장을 프랑스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이미 밝혔다. 2014년 영국 런던으로 본사를 옮긴 이탈리아 피아트도 본사를 유럽연합(EU) 역내로 다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코트라가 이달 중순 유럽의 주요 바이어 103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49%가 ‘브렉시트는 비즈니스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고, 이들 중 80%는 관세율 인상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를 우려했다. 반면 우리 기업들은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런던에 유럽본부를 두고 있는 삼성전자는 본부를 옮길지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생산거점이 폴란드와 헝가리, 슬로바키아에 있어 영향이 크지는 않다”면서도 “경제적 불확실성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유럽에 생산시설을 가진 현대차도 유럽·영국에 있는 현지법인 담당자가 모니터링을 하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유럽본부를 런던에서 독일 뒤셀도르프로 이미 옮겼다. 최근 구조조정이 한창인 조선업과 해운업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반응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선박 발주가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수주산업의 특성상 결국 부족했던 발주 물량을 채워야 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결국 버티는 곳이 승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등 수출에 인허가가 필요한 산업도 바빠졌다. 이전에는 유럽 수출을 위해 신약 승인을 유럽의약국(EMA)과 EU로부터 한 번만 받으면 됐지만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추가 승인이 필요해진다. 윤원석 코트라 정보통상지원본부장은 “현재 드러난 금융시장의 불안이 실물경제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우리 기업은 차분하지만 신속하게 위기 대응에 나서면서 시장 여건이나 환율 변동에 따른 틈새 수요를 파고드는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영국 EU 탈퇴] EU, 유로화 포기 허용 등 결속용 ‘당근’ 내놓을지 주목

    [영국 EU 탈퇴] EU, 유로화 포기 허용 등 결속용 ‘당근’ 내놓을지 주목

    주권 제한하고 분담 비용은 늘려 난민 문제 겹쳐 반대 세력 세 불려 남·북유럽 갈등도 풀어야 할 과제 영국이 24일 유럽연합(EU) 탈퇴를 선택하면서 ‘EU연방’을 꿈꾸던 EU로서는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됐다. EU 회원국이 국방과 외교 정책을 함께 수립하는 EU연방이 아니라 경제정책만을 공조하는 현재 체제에서조차 회원국이 탈퇴하는 냉정한 현실이 이번 영국 국민투표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영국의 탈퇴로 EU 회원국은 27개국으로 줄어들게 됐다. EU가 분열된 근본 원인은 회원국의 주권을 제한하고 분담 비용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난민 문제를 악화시키고 극우세력 부상이라는 부작용을 부추겼다. 영국의 EU 탈퇴 결정으로 1993년 마스트리흐트 조약 체결과 함께 EU 체제를 유지하던 세 가지 축인 국경 이동의 자유, 유로화 사용, EU 회원국 가입 확장 등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U로서는 우선 영국의 탈퇴가 다른 국가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을 막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영국은 그동안 EU에서도 국가 주권을 중시하며 낮은 단계의 통합을 선호했다. 이번 국민투표에 동조하는 다른 국가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적 결속을 강화한 EU를 넘어 외교, 안보에서도 하나의 유럽을 꿈꾸던 EU연방의 꿈은 냉정한 현실에 부딪혔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EU의 미래가 불확실하더라도 EU 27개 회원국은 통합된 상태로 남아 있을 것”이라면서 “27개 회원국으로서 공동체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장도 “영국의 EU 탈퇴 결정이 EU 종말의 서곡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EU의 더 강한 통합을 추구하는 프랑스, 독일과 영국의 입장을 지지하는 북유럽 국가 등으로 EU가 쪼개질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EU는 우선 내부 결속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09년 EU를 강타한 유로존 경제 위기로 독일을 중심으로 한 북유럽과 그리스를 중심으로 한 남유럽 간에 생긴 갈등을 풀어야 하는 것도 EU의 숙제다. 아프리카나 시리아 출신 불법 이민자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유럽에 진출하는 관문인 그리스는 EU에 대해 이 문제 해결을 촉구했지만 이렇다 할 도움을 받지 못하자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었다. 그리스는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가혹한 긴축정책을 주도한 독일에 대해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유로존 안정화를 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EU 회원국 중 일부가 유로화 사용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안보적 측면에서 EU의 영향력 쇠퇴를 어떻게 만회할지도 과제다. 크림반도 강제 병합 과정에서 러시아에 경제 제재만 가하고 군사력을 동원하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끌려다닌 EU는 그나마 가장 강력한 군대를 보유한 영국이 빠져나가면서 영향력도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EU 탈퇴의 가장 큰 안보 수혜자는 러시아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강력한 EU 통합을 주장하는 프랑스와 독일을 중심으로 이에 동조하는 그리스와 포르투갈, 스페인 같은 남유럽과 폴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 헝가리 등 동유럽이 포함된 강력한 통합체로 EU가 바뀔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영국 EU 탈퇴] 일자리 줄고 복지비 늘고 테러 위협… 反이민정서 ‘폭발’

    [영국 EU 탈퇴] 일자리 줄고 복지비 늘고 테러 위협… 反이민정서 ‘폭발’

    EU 회원국 국적자 비중 4.6% 최고 학교·주택난 등 사회적 문제로 비화EU 내 낮은 위상·분담금도 ‘반감’ 영국이 브렉시트를 선택한 배경으로는 ▲유럽 통합에 회의적인 여론 ▲유럽연합(EU) 내 낮은 위상 ▲EU 분담금 부담 및 과도한 규제 ▲이민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이 꼽힌다. 역사적으로 영국은 대륙의 유럽과는 다르다는 의식도 강하게 작용한 데다 최근 경제적으로 독일에, 정치적 영향력은 프랑스에 밀리는 것도 요인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영국이 43년 만에 EU 탈퇴를 결정하게 한 가장 강력한 동인은 이민 문제다. 극우정당 영국독립당(UKIP)이 EU 탈퇴 지지를 이끌어 내려고 제작한 포스터만 봐도 알 수 있다. 난민 행렬 사진에 ‘한계점’이라는 문구를 적은 선정적 포스터로 반(反)이민 정서를 노골적으로 자극했다. 영국에선 이민자 급증으로 일자리 경쟁이 심화하고 복지 지출이 확대되면서 불만이 커졌다. 이뿐만 아니라 난민·이민자로 위장한 테러범이 일으킨 파리, 브뤼셀 등지의 연쇄 테러로 이민자 배척 분위기가 팽배해졌다. 투표 하루 전날인 지난 22일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과 사디크 칸 현 런던시장 등 찬반 진영 측 인사들이 참여한 BBC방송의 공개 토론회에서도 최대 이슈는 이민이었다. 이날 두 진영은 터키의 EU 가입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찬성 측은 인구 7600만명의 이슬람 국가 터키가 EU에 가입하면 영국이 ‘이민자 천국’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2004년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를 포함한 13개국이 새로 EU에 가입한 뒤 자국 내 EU 회원국 출생자 수가 급증하는 경험을 한 영국인들로서는 흘려들을 수 없는 주장이다. 영국의 EU 회원국 출생자는 2004년 149만명에서 지난해 313만명으로 껑충 뛰었다. 총인구에 대비하면 EU 회원국 국적자 비중은 4.6%로 EU 주요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자리 관련 목적으로 이민을 선택한 인구도 2012년 17만 3000명에서 지난해 9월 29만명으로 뛰었다. 전체 취업자 수(3월 말 현재 3150만명) 가운데 520만명이 영국 외 출신이고, 이 중 220만명이 EU 출신이다. 투표에 앞선 여론조사에서 영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이슈로 46%가 이민 문제를 꼽았고, 이민이 영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부정적 응답이 45%로 긍정적 응답(29%)을 크게 상회했다. 영국에서 이민은 사회적 문제로도 비화했다. 일자리를 뺏고 임금을 하락시킨다는 불만뿐 아니라 학교가 부족하고 주택난으로 집값이 치솟는 것도 모두 이민자 탓으로 돌리는 분위기다. 경제난과 이민 문제 심화에 대한 불만은 결국 정치권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졌다. 24일 런던 킹스크로스역에서 만난 조너선 테일러(43·엔지니어)는 “EU가 아니라 영국 기성 정치에 대한 반감으로 탈퇴 찬성에 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그는 양극화를 언급하며 “런던, 케임브리지 등 일부 남부 도시만 부유하고 나머지는 아니다. 이 때문에 나머지 지역 사람들은 브렉시트가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여겼다”고 밝혔다. 런던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서울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동방정교회, 962년 만에 시노드… 러시아 불참

    동방정교회, 962년 만에 시노드… 러시아 불참

    로마 가톨릭 및 개신교와 함께 세계 기독교의 3대 종파로 꼽히는 동방 정교회의 각 분파 수장들이 19일(현지시간) 962년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하지만 서방과 갈등을 빚고 있는 러시아를 비롯해 일부 분파가 불참해 역사적 만남의 의미가 퇴색됐다. 전 세계 동방 정교회는 성령 강림절인 이날 그리스 크레타섬 헤라클리온에서 역사적인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를 개막했다고 AP 등이 보도했다. 동방 정교회 14개 분파 가운데 10개 분파의 수장들은 오는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시노드를 통해 화합 및 다른 종교와의 관계 설정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다. 회의 사무국은 1229년 만에 회의가 열린다고 밝혔다. 동방 정교회가 시노드를 연 것은 로마 가톨릭과 동방 정교회가 로마 교황의 위상에 대한 이견 등을 이유로 갈라서게 된 1054년 ‘교회 대분열’ 이후 962년 만이다. 일각에서는 동방 정교회의 마지막 시노드가 787년 개최됐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정교회는 로마 교황을 정점으로 한 가톨릭과는 달리 한 국가에 한 교회를 원칙으로 한다. 동방 정교회는 비잔틴 제국의 수도인 콘스탄티노플(현 터키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중세 동유럽에서 번성했다. 하지만 1453년 비잔틴 제국이 이슬람 국가인 오스만 투르크(현 터키)에 멸망된 이후 러시아를 제외하고는 쇠락했다. 19세기 들어 그리스, 세르비아 등이 터키로부터 독립했지만 동방 정교회는 지역별로 독립된 분파를 유지하며 통일된 조직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최고 영적 수장으로 꼽히는 콘스탄티노플 대주교도 로마 교황과 같은 통제력을 갖지 못한다. 특히 전 세계 동방 정교회 신도 2억 5000여만명 가운데 절반이 넘은 1억 3000여만명을 차지하는 러시아의 키릴 총 대주교와 안티오크 총대주교, 불가리아와 조지아의 총대주교 등 4개 분파 수장들은 콘스탄티노플 대주교 바르톨로뮤 1세 등의 간곡한 설득에도 이번 시노드에 끝내 불참했다. 러시아 정교회 측은 타 지역 분파들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비판적이고 가톨릭과 관계 정상화를 지지하는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정교회 측은 “각 교회들 간 의견 차가 해소된 이후로 시노드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터키 출신인 바르톨로뮤 1세 총대주교는 “지난 1월 합의한 것”이라며 이를 묵살하는 등 정교회 내부의 기싸움 양상도 나타났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난민 급증은 거짓말” “극단주의 사라질 것”

    “난민 급증은 거짓말” “극단주의 사라질 것”

    “처칠처럼 유럽 위해 싸우기 원해” TV출연 캐머런 ‘EU 잔류’ 호소 탈퇴 진영 패라지 英 독립당 당수 “이민자 대한 증오들 실제 일어나” 조 콕스 노동당 하원의원 피살 직후 중단했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캠페인이 19일(현지시간) 재개되면서 찬반 진영이 막바지 지지세력 결집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런던 시내 곳곳에서는 영국 국기와 아웃(OUT), 유럽연합(EU)기와 인(IN) 등을 새긴 손팻말을 든 사람들이 지나다녔다. 이날 런던 하이드파크에서는 얼굴에 영국 국기와 EU기를 그린 사람들이 입맞춤을 하는가 하면 의회광장에서 EU 잔류자 240명이 나란히 서서 옆사람에게 입 맞추는 ‘키스체인’으로 영국과 EU가 하나임을 보여줬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BBC 브렉시트 특집편 ‘퀘스천 타임’에 출연해 한 청중으로부터 “종이 한 장을 흔들며 ‘내가 이 약속을 받아냈다’고 외치는 ‘21세기 네빌 체임벌린’”이라고 노골적인 비판을 받았다. 체임벌린 전 총리는 아돌프 히틀러로부터 협정문을 받아와 “우리 시대의 평화를 지켰다”고 주장했으나 결국 2차 대전을 막지 못했다. 캐머런 총리가 EU와의 협상에서 국민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도 EU 잔류를 고집하는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이에 대해 캐머런은 히틀러의 전체주의에 맞서 유럽의 공동 대응을 주도했던 윈스턴 처칠 전 총리를 언급하며 반박했다. 그는 “처칠은 고립되기를 원하지 않았고 프랑스, 폴란드와 함께 싸우기를 원했다. 그는 유럽과 유럽 민주주의를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오늘 이런 것들을 위해 싸우길 원한다. 우리는 싸우며 그것이 우리가 이기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캐머런은 이어 “EU 탈퇴 진영이 완전히 거짓인 3가지 주장에 근거해 브렉시트를 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브렉시트 찬성 진영은 ‘터키가 EU에 가입하면 영국으로 넘어오는 이민자 수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날 것’이라고 말하지만 서기 3000년이 돼도 터키가 EU에 가입할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EU 탈퇴 진영의 대표 주자인 보리스 존스 전 런던시장은 일간지 ‘더선’과의 인터뷰에서 “EU 탈퇴만이 극단주의자들이 총을 드는 일을 막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EU 탈퇴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극단적 브렉시트 지지자인 나이절 패라지 영국 독립당 당수는 유럽 입성을 위해 줄지어 선 난민 수백명의 모습과 함께 ‘한계점’이라고 쓰인 포스터를 공개해 인종주의 논란을 일으켰다. 패라지는 ITV에 출연해 이민자들에 대한 증오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에 대해 “이 포스터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사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장 아셀보른 룩셈부르크 외교부 장관은 영국의 EU 탈퇴가 동유럽에 도미노 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면서 “(캐머런이) 브렉시트를 국민투표에 부친 것은 역사적 실수”라고 평가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오바마에 맞불… 시진핑, 세르비아 美오폭 현장 방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7일부터 일주일 동안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중국 편을 들어줄 ‘동유럽 우군’을 확보하기 위해 세르비아, 폴란드, 우즈베키스탄을 차례로 방문하고 있다. 시 주석이 이번 순방 중 처음으로 찾아간 곳은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 있는 옛 중국대사관이었다. 유고연방 시절 중국대사관이었던 이곳은 17년 전 미군의 오폭으로 신화통신 기자 등 3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친 현장이다. 시 주석이 주관한 추모행사에는 토미슬라브 니콜리치 대통령과 알렉산다르 부시치 총리를 비롯해 세르비아 각료가 모두 참석했다. 당시 세르비아를 공습하던 미군이 대사관을 폭격하자 중국에서는 연일 반미 시위가 벌어졌다. 베오그라드 시정부는 2009년 5월 중국의 지지에 감사한다는 뜻에서 기념비를 세웠다. 시 주석의 미군 오폭 현장 방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현장을 방문한 직후 이루어진 것이어서 미국을 겨냥한 행보로 읽힌다.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 방문을 통해 대중국 포위 전략을 강화한 것에 맞불을 놓기 위해 미국의 패권주의 폐해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현장을 찾은 셈이다. 시 주석은 “우리의 우의는 피와 목숨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양국은 평화를 사랑하며 패권국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다분히 미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시 주석의 우군 확보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시 주석은 18일 니콜리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양국 정상은 특히 공동성명을 통해 “남중국해 문제는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 행동선언’(DOC)의 규정에 근거해 직접 당사국의 협상으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측 주장이 그대로 투영된 성명이다.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공동으로 건설하기 위한 협력 강화에도 합의했다. 2002년 유고슬라비아 해체에 따라 독립한 세르비아는 외부 투자가 절실한 상황인데, 니콜리치 대통령은 중국에 ‘올인’하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독자의 소리] 관광버스의 공회전 철저히 단속하라/최성용 서울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요즘 황사먼지, 미세먼지 주의보 등이 자주 발령되고 있다. 한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들을 태운 관광버스들에서 뿜어 내는 시커먼 매연에서 미세먼지는 기승을 부린다. 경유 사용 관광버스들이 엔진의 시동을 끄지 않고 공회전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2003년 8월 동유럽 5개국 여행 때 경험한 일이다. 그해 유럽 지역에는 수십 년 이래 최고의 폭염이 엄습했다.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영국 등을 차례로 관광버스를 타고 다녔다. 여기서 발견하게 된 사실은 운전기사들이 아주 짧은 시간의 정차 시에도 예외 없이 엔진의 시동을 끄고 대기하는 것이었다. 섭씨 40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관광을 해야 했기 때문에 특히 잠깐 동안의 하차 시에는 엔진을 끄지 않고 에어컨을 켜 두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지만 그들은 엔진 시동을 껐다. 가이드의 말로는 정차 시 엔진의 공회전을 금지하는 교통법규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의 경우 지나치게 외국 관광객 편의 위주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생각에서인 듯하다. 하지만 대기 질 악화를 초래함으로써 모두에게 나쁜 공기를 마시게 하는 아주 잘못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우리 모두가 미세먼지의 피해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아까운 기름을 한 방울이라도 절약한다는 차원에서 경유 사용 관광버스 기사들이 엔진의 공회전을 삼가야 하고 동시에 철저한 단속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최성용 서울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 [커버스토리] “韓, 작년 對英수출 74억弗… 브렉시트 땐 年 4억~7억弗 감소”

    [커버스토리] “韓, 작년 對英수출 74억弗… 브렉시트 땐 年 4억~7억弗 감소”

    옥스퍼드 사전에나 있는 단어로 여겨졌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공포가 갑자기 전 세계를 덮친 건 지난 9일 여론조사 업체 ORB의 조사 결과 찬성(55%)이 반대(45%)보다 10% 포인트나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싱크탱크인 ‘영국이 생각하는 것’이 13일 기준으로 6개 여론조사의 평균치를 낸 결과에서도 찬성(52%)이 반대(48%)를 앞서는 등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브렉시트가 어떻게 불거졌고 세계는 왜 공포에 떠는지를 문답 형식으로 풀어 봤다. Q.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어떻게 실시하게 됐나. A.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EU는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피그스’(PIGS·돼지들이라는 경멸의 뜻도 담고 있음) 국가들의 연쇄 부도를 막기 위해 막대한 구제금융 자금을 쏟아부었다. 이 돈 상당부분이 ‘부자나라’인 독일과 영국 국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왔다. 이때부터 영국인들 사이에서 “EU에 엄청난 세금을 내면서도 우리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뭐냐”는 ‘EU 회의론’이 생겨났다. 특히 최근 중동 지역 난민과 동유럽 출신 이주민들의 영국 쏠림 현상이 심해지자 “우리 일자리도 없는데 다른 나라 국민들의 복지까지 챙겨야 하느냐”는 비판이 커졌다. 결국 2013년 1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Q. 국민투표 관전 포인트는. A. 영국 여론은 계층에 따라 명확하게 갈린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장년층과 저소득층은 브렉시트 찬성 비중이 각각 48%와 46%로 반대 35%, 34%를 웃돌았다. 반면 청년층과 고소득층에선 반대가 46%와 47%로 찬성 29%와 35%를 앞섰다. 그러나 “모르겠다”고 답한 부동층이 14~15%에 달해 결국 이들의 표심이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6일 EU 잔류를 지지하는 조 콕스 하원의원이 브렉시트를 주장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하면서 여론의 방향이 달라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와 달리 도박사들은 ‘부결 60%, 가결 40%’ 정도로 보고 있다. Q. 브렉시트 찬성 진영 입장은. A. 이들은 EU가 경제적·사회적 차이가 큰 나라들을 무리하게 하나로 묶다 보니 역내 불안정이 심화되고 대량 실업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대표적 찬성론자인 마이클 고브 영국 법무장관은 “EU 회원국이다 보니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법률 하나도 우리 마음대로 고칠 수 없다”고 토로한다. 집권 보수당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도 “게으른 남유럽 나라들을 위해 우리가 얼마나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느냐”며 EU 탈퇴를 외친다. 찬성론자들의 속내에는 EU가 역내 1위 경제 대국인 독일에 끌려다니다 보니 2위인 영국이 늘 피해를 본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 Q. 반대 진영 입장은. A. 캐머런 총리는 EU가 독일 중심으로 운영돼 영국 국민들이 막대한 분담금을 낸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유럽 대륙과의 통합으로 영국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손실보다는 훨씬 크다”고 주장한다. 또 반대론자들은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런던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들 중 상당수는 독일 등 EU 지역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영국 수출의 절반 가까이가 EU 역내 국가에서 이뤄져 탈퇴가 무역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한다. 브렉시트가 단행되면 당장은 독일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겠지만 대신 영국은 고립된 섬나라가 돼 글로벌 영향력도 줄어들게 된다는 생각이다. Q. 콕스 의원 사망이 반전의 계기 될까. A. 콕스 의원 사망은 영국을 큰 충격에 빠뜨렸다. 특히 콕스 의원이 국제구호단체인 옥스팜에서 10년 넘게 일한 인권운동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국은 물론 전 세계가 애도의 뜻을 보냈다. 영국 정치권은 이번 주말까지 브렉시트 찬반 캠페인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브렉시트를 다룰 예정이었던 정치 해설 프로그램 ‘퀘스천 타임’과 ‘디스 위크’ 방송을 취소했고 여론조사 기관 BMG도 최신 결과 발표를 하루 연기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브렉시트가 영국에 미칠 영향에 대한 보고서 발표를 미뤘다. 일각에선 국민투표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브렉시트 우려가 완화됐다는 시각에 주가가 상승했다. Q. 가결 시 향후 절차는. A. 영국은 EU의 헌법인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 2년 내에 27개 다른 회원국과 탈퇴 조건 협상을 마쳐야 한다. 하지만 2년 안에 협상이 마무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1982년 그린란드가 유럽공동체(EC)에서 탈퇴할 때도 3년이 소요됐다. 회원국이 기간 연장에 동의하지 않는 한 영국은 시간에 쫓기는 매우 불리한 조건에서 협상에 임할 수밖에 없다. 기간 내 협상에 실패하면 EU 국가들과 맺은 모든 협약의 효력이 중지되기 때문이다. EU와 완전히 관계를 단절할 수 없는 영국은 탈퇴 절차가 끝나기 전 다른 형태의 관계를 맺어야만 한다. 무역 장벽과 관세 부담을 덜 수 있는 유럽경제지역(EEA) 회원국이 되는 길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EEA 회원국도 EU의 규정을 적용받고 분담금도 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브렉시트 단행의 실익이 없다. 자유무역협정(FTA)이나 관세 동맹을 맺는 방법이 있지만 심사가 뒤틀어진 독일, 프랑스 등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 Q. EU 붕괴 가능성은. A.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가장 우려되는 건 EU 회원국의 도미노 이탈이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가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폴란드, 벨기에, 헝가리, 스웨덴 등 10개국 국민 1만 491명을 대상으로 EU 호감도를 물은 결과 비호감이 47%에 달했다. 특히 그리스(71%)와 프랑스(61%), 스페인(49%)은 영국(48%)보다 EU에 대한 반감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의 영국이 분열될 가능성도 있다. 스코틀랜드 의회는 영국의 EU 탈퇴 시 2014년에 이어 또다시 독립 주민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북아일랜드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영국에서 벗어나 아일랜드와 재결합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Q. 브렉시트에 따른 경제 충격은. A. 영국 재무부는 브렉시트 이후 15년간 국내총생산(GDP)이 3.8~7.5% 감소하고 1인당 GDP는 1100~2100파운드(약 182만~348만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영국의 충격은 EU 국가를 넘어 유럽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과 아시아로까지 확산될 전망이다. 영국과 밀접한 경제적 관계인 한국도 충격이 불가피하다. 한국의 지난해 대영 수출은 73억 9000만 달러로 영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EU 제외) 중에선 노르웨이, 스위스, 터키 다음으로 많았다. LG경제연구원은 브렉시트 발생 시 2020년까지 대영 수출이 연간 4억~7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영국계 자금 유출도 우려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영국이 보유한 우리나라 상장주식은 36조 4770억원어치다. 미국(172조 82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증권가에선 코스피가 1800선까지 밀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용어 클릭] ■브렉시트란 영국(Britain)과 탈퇴(Exit)의 합성어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신조어.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를 일컫는 그렉시트(Grexit)에서 따온 말이다.
  • 동방 정교회, 그리스서 1000년 만의 시노드(주교대의원대회) 열려

    동방 정교회, 그리스서 1000년 만의 시노드(주교대의원대회) 열려

    동방 정교회 각 분파 수장들이 1000년 만에 머리를 맞대고 통합을 타진한다. 다만 정교회 최대 인구를 자랑하는 러시아의 불참으로 역사적 의미가 퇴색할 것이라는 아쉬움도 나온다. 전 세계 동방 정교회는 오는 19일 그리스 크레타섬에서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의 막을 올린다. 동방 정교회가 시노드를 개최하는 것은 1054년 가톨릭과 동방 정교회로 갈라진 교회 대분열 이후 약 1000년 만이다.  1주일 간 이어지는 이번 만남은 동방 정교회 14개 분파 수장이 지난 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동해 동방 정교회의 역할과 내부 통합, 다른 종교와의 관계 등 교회 현안을 논의하는 시노드를 열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 정교회가 최근 “동방 정교회 내 각 교회들 사이의 의견차가 해소된 뒤로 시노드를 연기해야 한다”며 불가리아, 조지아 정교회 등과 함께 불참을 선언했다. 정교회 통합을 명분으로 열리는 이번 시노드의 타격이 예상된다.  이번 시노드에는 카타르 성직자 임명을 둘러싸고 이스라엘과 이견을 보이고 있는 안티옥(현 터키 안타키아) 총대주교도 불참하고,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세르비아도 옵서버 자격으로만 참석한다. 러시아 측이 내세우는 교회 내부의 이견은 대다수 동방 정교회 분파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동방 정교회 내에서 최고 영적 지도자로 인식되는 콘스탄티노플(현 터키 이스탄불) 대주교의 바르톨로뮤 1세 총대주교와 러시아 정교회를 이끄는 키릴 총대주교 간 기 싸움도 시노드 불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동방 정교회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동방 정교회는 로마 가톨릭과 결별한 뒤 동유럽과 러시아 등지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현재 그리스 정교회와 러시아 정교회 등 14개의 지역별 종파로 나뉘어 있다. 이 가운데 러시아 정교회 신도 수는 전 세계 동방 정교회 신도 2억 5000만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억 3000만명을 차지해 세력이 가장 크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씨줄날줄] 자원부국의 역설/구본영 논설고문

    [씨줄날줄] 자원부국의 역설/구본영 논설고문

    석유 부국 베네수엘라의 경제사정이 요즘 말이 아니다. 수도 카라카스의 시장이 “시민들이 배를 채우려 광장에서 개와 고양이를 사냥하고 있다”는 소식을 트위터에 올렸을 정도다. 외신에 따르면 극심한 생필품난으로 베네수엘라 정부가 ‘기초식품 배급제’ 카드를 꺼냈다고 한다. 하지만 시민들은 동유럽 공산국가들도 포기한 이 정책을 현 정부가 실행할 능력이 있다고 믿지 않는 모양이다. 석유 매장량 세계 1위인 베네수엘라는 한때 남미 제일의 부국이었다. 그러나 좌파인 전임 우고 차베스 대통령 시절 과도한 무상 복지 시책으로 내리막길을 걷던 경제는 국제 유가가 급락하자 주저앉아 버렸다. 외화 고갈로 생필품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국가 파산 위기에 내몰린 건 자원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이 돌지 않아서다. 기업으로 말하면 흑자 도산 상태다. 남미의 또 다른 자원 부국 아르헨티나가 겪었던 전철이다. 아르헨티나는 1920년대 세계 5위권 부국이었다. 하지만 1943년 후안 페론 전 대통령 집권 이래 최근까지 몇 차례나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겪었다. 광활한 팜파 대초원의 밀과 소떼, 천연가스가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었다. 자원에 안주하느라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지 않은 결과였다. 같은 석유 부국이지만 중동 국가들의 경제 상황은 베네수엘라보다는 낫다. 미국발 ‘셰일 혁명’ 이후 국제 유가 하락으로 중동 산유국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경제는 응급 수술이 불가피해 보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통원 치료가 가능한 단계다. 사우디도 오일 머니로 국민에게 무상교육과 높은 임금의 일자리를 보장해 왔지만, 관광·금융·물류 등 비(非)석유 부문을 개발해 수입원을 다각화하려는 노력도 기울여 왔다. 언젠가 야마니 전 사우디 석유상은 “석기시대는 돌이 부족해서 끝난 게 아니다”고 했다. 그의 말의 함의를 살려 사우디는 석유가 남아돌지만 태양광 사업에 투자해 전기 수출까지 계획 중이다. 지난해 국가 부도 위기를 겪은 그리스는 늘 자원이 빈약했다. 다만 인접 문명을 흡수하고 해운업을 일으켜 부족함을 메웠을 때는 문화도 경제도 융성했다. 유럽의 부자 나라였던 그리스가 몰락한 건 국민이 게을러서가 아니다. 디폴트 직전까지도 국민들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위였다. 부패하기 쉬운 공공부문만 마구 늘리는 포퓰리즘이 경제를 거덜낸 것이다. 국가 경제의 성쇠는 자원의 풍족 여부가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고 국민과 함께 이를 대비하는 리더가 있느냐에 달려 있을 법하다. ‘풍랑이 잔잔하면 돛을 수리하고 비 오기 전에 우산을 고쳐야 한다’ 서양 격언이다. 표만 의식해 인기영합 정책에 골몰하느라 미래를 준비하는 데 게을러 보이는 우리 정치권 인사들이 유념해야 할 경구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총 대신 해킹… 노트북으로 956억원 터는 ‘21세기 은행 강도’

    [글로벌 인사이트] 총 대신 해킹… 노트북으로 956억원 터는 ‘21세기 은행 강도’

    1890년대 미국 서부 은행강도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내일을 향해 쏴라’(1969년)에서 주인공 부치 캐시디(폴 뉴먼)와 선댄스 키드(로버트 레드퍼드)는 복면과 권총으로 은행을 턴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쇼생크 탈출’(1994년)에서는 복역수인 앤디 듀프레인(팀 로빈스)이 교도소를 탈출한 뒤 정장 차림으로 은행에 들어가 위조 서류를 내밀어 현금을 챙겨 온다. 두 영화는 ‘19세기 은행강도’에게는 복면과 권총이, ‘20세기 은행 강도’에게는 위조 문서와 두둑한 배짱이 필수라는 걸 알게 해 준다. 세상의 변화에 맞춰 은행강도도 진화한다. 21세기 은행강도들에게는 더이상 권총이나 위조 서류 같은 건 필요 없다. 무선 인터넷이 되는 노트북 한 대만 있으면 된다. 은행 주변에 숨어 밤이 오기만을 기다리거나 수표를 원본과 똑같이 위조해 줄 장인을 찾아 전국을 헤매던 은행강도들은 이제 최신 정보기술(IT)로 무장한 지능범으로 환골탈태했다. ●1차적 책임은 방글라데시… 美도 면책 힘들어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이버 은행강도’들은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던 첨단 소프트웨어들로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의 ‘약한 고리’를 찾아내 정밀하게 침투한다. 상대적으로 첨단 보안 시스템을 구축할 자금이 모자라는 동남아시아 지역 은행 등이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지난 2월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명의로 35건의 계좌 이체 요청이 접수됐다. 금액은 9억 5100만 달러(약 1조 2200억원). 뉴욕 연은은 별다른 의심 없이 이체를 진행시켰다. 하지만 스리랑카은행으로 2000만 달러(약 236억원)를 보내는 과정에서 직원이 자금 수령인 철자가 잘못된 것을 발견하고 스리랑카 측에 정확한 이름을 되묻는 과정에서 불법 인출 사실이 드러나 거래를 중단시켰다. 그때까지 이체된 자금이 8100만 달러(약 956억원). 이 정도만 해도 역대 은행강도 역사상 최대 규모 범죄로 기록될 수준이다. 당시 사태에 대해 미국과 방글라데시는 서로의 잘못이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수사를 통해 지금까지 밝혀진 것은 해커들이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네트워크에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계좌 정보를 빼내 이체에 활용했다는 것이다. SWIFT는 전 세계 은행들끼리 저렴한 비용으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만든 국제 네트워크를 말한다. 해커들은 범행 전 방글라데시 은행 네트워크에 멀웨어(정보를 캐기 위해 심어둔 악성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SWIFT 정보를 얻어낼 수 있었다. 어찌 됐건 1차적인 책임은 자신들의 계좌 보안을 소홀히 한 방글라데시 측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미국 또한 책임이 적다고 말하긴 어렵다. 당시 해커들이 돈을 보내려 했던 곳들은 대부분 개인 또는 민간업체들이었고, 뉴욕 연은이나 방글라데시 은행 등과 단 한 차례도 거래가 없던 곳들이었기 때문이다. 1조원이 넘는 거액을 이체할 만한 수령처들이 아니었기에 미국 측이 사전에 반드시 알아챘어야 했다. 전 세계 대부분 중앙은행의 달러를 맡아 관리해 ‘세계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뉴욕 연은이라면 이 정도 감지 시스템은 당연히 갖췄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크다. ●첨단 보안 무용지물… 직원 성실이 추가 피해 막아 이번 범죄를 발견한 건 엄청난 돈을 들여 설치한 보안 시스템이 아니라 범죄자들이 저지른 아주 사소한 철자 실수를 찾아낸 은행 직원의 성실함이었다. 만약 수령인 철자가 틀리지 않았다면 두 나라 은행은 지금까지도 조(兆) 단위 현금이 사라진 사실 자체도 모르고 있을 수 있다. 안타깝지만 현 보안 시스템으로는 ‘21세기 은행강도’들을 완벽히 막아내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번 범죄에 세 개의 해커그룹이 관여했고 이 가운데 둘은 파키스탄과 북한 소속이라는 것 말고는 아직까지도 확인된 게 거의 없다. 이체된 자금 8100만 달러는 돈세탁 목적으로 카지노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돌려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블룸버그는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에 앞서 베트남 시중은행에도 이번 사건과 유사한 사이버 공격이 나타났다”면서 “은행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두고 전 세계 금융기관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베트남 은행을 공격하는 데 사용된 멀웨어에 중국 4대 은행 가운데 하나인 공상은행,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도쿄UFJ은행, 이탈리아 최대 은행 유니크레디트의 SWIFT 정보가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의 KB국민은행도 포함됐다. 해커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세계 유수의 은행들 금고도 열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해커 조직 글로벌화… 인터폴도 검거 어려워 고트프라이드 라이브랜트 SWIFT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사례들을 보면 해커들은 단순한 자료 빼내기 수준을 넘어 은행들의 해외 자산에까지 손을 대는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앞으로 해커들의 사이버 공격이 계속될 것이고 이 가운데 몇 가지는 분명 성공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전 세계 모든 PC들이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되면서 ‘중국 출신 해커가 아프리카에 서버를 두고 동남아시아의 한 휴양지에서 노트북으로 전 세계 은행들을 해킹해 돈을 훔치는’ 시대가 됐다는 게 IT 보안업계의 설명이다. 어렵사리 정보 당국이 용의자를 찾아내도 인터폴과 협의해 해당 국가에 도움을 요청할 때엔 그는 이미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현 범죄인 인도 방식으로 ‘21세기 은행강도’를 잡아내기란 매우 어렵다.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해커들이 1~2명 단위로 은밀히 일하다 보니 해커들을 ‘나홀로 움직이는’ 존재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해커들은 대부분 마피아나 삼합회처럼 전 세계에 걸친 글로벌 네트워크 조직의 일원으로 활동한다. 해커 집단들은 크게 세 가지 사업 모델로 수익을 낸다. 우선 해킹을 원하는 일반인들에게 자신들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팔거나 해킹 기술을 전수한다. 해커 조직들은 인터넷에서 ‘범죄 서비스’(Caas)라는 이름으로 고객을 끌어모으며 은행 계좌 로그인 정보를 빼낼 수 있는 악성 프로그램도 판매한다. 실력이 부족한 초보 해커들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도 해 준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전 세계에서 1억 달러(약 1180억원)가 넘는 금융 피해를 입힌 전설적 해킹 프로그램 ‘제우스’는 한 개에 3000달러(약 350만원)에 팔려 동유럽 해커 조직에 자금줄 역할을 하기도 했다. ●돈 받고 대리 해킹 성행… 피해 숨기는 기업도 두 번째로 이들은 금융기관 해킹을 원하는 개인이나 조직을 대신해 일해 주고 사례금을 받는다. 일종의 ‘해킹 아웃소싱’인데 계약을 따내기 위한 글로벌 해커 조직들의 ‘수주전’은 상상을 초월한다. 세 번째로 자신들이 직접 ‘은행강도’를 기획하고 기관 정보를 빼내 돈을 갈취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기업 운영에 불법적 요소가 많은 곳들은 해킹 자체보다도 사건이 알려져 당국의 조사를 받는 게 더 골치 아플 수 있다. 이 때문에 해킹 사실 자체를 덮고 넘어가는 기업들도 태반이다. 해커 조직들도 이런 ‘사회공학적 배경’까지 염두에 두고 전 세계의 ‘약한 고리’들을 찾아 다니며 대담하게 활동한다. 한국의 대표적 IT 전문가 가운데 한 사람인 김홍선 전 안랩 대표는 “해커들은 목표 기업의 구체적인 운영방식이나 CEO의 인간관계 등 우리 생각보다 훨씬 깊고 수준 높은 지식을 갖고 접근한다”면서 “이런 지식들은 내부자 정보나 해킹, 또는 이 두 가지 모두를 통해 얻어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그리스 손잡은 푸틴…EU 흔들고 美엔 경고

    그리스 손잡은 푸틴…EU 흔들고 美엔 경고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연장을 논의하기 위한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얼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EU 회원국인 그리스를 방문해 경제 협력을 약속하면서 우군 확보에 나섰다. 아울러 러시아 인근에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려는 미국과 동유럽 국가에 대해서는 보복 공격에 나설 수도 있다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루마니아와 폴란드가 미사일방어체계를 도입한다면 “러시아의 안보를 위해 특정 수단을 쓸 수밖에 없다”며 “우리 인근 지역에 로켓이 보이면 바로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보복 공격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앞서 미군은 지난 12일 루마니아에서 미사일방어체계를 본격 가동시켰으며, 다음날 폴란드에서는 2018년 완공을 목표로 미사일방어체계 착공식을 했다. 미국은 동유럽에 구축하고 있는 미사일방어체계가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자신들이 타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과 치프라스 총리는 무역 및 투자 확대 등 경제 분야 협력을 포함한 8건의 문서에 서명했다. 두 정상은 EU의 대러시아 경제 제재로 급격히 줄어든 양국의 교역을 복원하는 문제와 러시아에서 지중해를 거쳐 그리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유럽 국가로 연결되는 가스 공급 파이프라인 ‘사우스 스트림’ 건설 재개 방안도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이 올해 들어 첫 EU 회원국 방문지로 그리스를 선택한 배경에는 EU의 러시아 반대 노선을 약화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와 그리스는 정교회라는 같은 종교·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어 예로부터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그리스는 긴축재정 해소를 위해 채권단인 EU 외에 러시아에 꾸준히 구애를 해왔고, 푸틴은 이번 방문을 통해 어느 정도 이 같은 요구에 부응했다. 이는 오는 7월 대러시아 제재 연장을 논의하는 EU 정상회담에 앞서 그리스를 비롯해 이탈리아, 헝가리 등 친러시아 국가들과의 접촉을 늘려 EU를 흔들려는 것이다. 유럽정치 전문가 다라그 맥도웰은 CNBC에 “푸틴 대통령의 방문은 EU 국가 간 분열과 불화를 조장해 러시아 경제 제재 합의 가능성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26년 만에 태극마크 단 아파치, 한국 상륙!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26년 만에 태극마크 단 아파치, 한국 상륙!

    아파치(Apache). 원래는 북미 대륙 인디언의 이름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단어를 들으면 인디언보다는 헬리콥터를 떠올릴 것이다. 1990년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영화가 흥행하기도 했고, 비슷한 시기 걸프전에서 아파치의 눈부신 승전보가 연일 매스컴을 통해 보도되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영화와 게임, 장난감 등을 통해 너무도 친숙한 이름이 되었기 때문이다. 전쟁과 영화를 통해 그 유명세를 톡톡히 치른 이 아파치 헬기는 단숨에 세계 각국 군대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되어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우리 육군도 1990년대 초반부터 아파치 헬기를 도입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육군은 아파치 공격헬기 소요를 제기한지 26년 만에 드디어 아파치 공격헬기의 최신 버전인 AH-64E 아파치 가디언(Apache Guardian)을 인도받게 됐다. 도대체 무슨 우여곡절이 있었기에 소요제기부터 인도까지 26년이나 걸렸을까? 아파치를 향한 일편단심 우리 군이 공격헬기라는 물건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말 베트남전에 참전해 미군의 헬리본(Heliborne) 작전을 지켜보면서부터였다. 대부분의 국토가 울창한 열대우림이었던 베트남에는 전차와 장갑차가 움직일 수 있는 도로가 많지 않았다. 정찰기가 숲 속을 이동하는 베트콩을 발견하더라도 숲에서는 전차나 장갑차로 속도를 낼 수 없어 놓치기 일쑤였고,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제시된 대안이 바로 헬리콥터였다. 헬기는 전차나 장갑차와 달리 3차원 공간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었다. 헬리본 작전은 바로 이러한 헬기의 3차원 고속 기동 능력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헬리본 작전은 일명 건쉽(Gunship)과 슬릭(Slick)의 콤비로 이루어졌다. 밀림 상공을 비행하던 편대가 숲 속의 적을 발견하면 즉시 개틀링 기관포와 로켓탄, 중기관총 등으로 중무장한 건쉽이 날아가 지상을 초토화시킨다. 뒤이어 병력을 태운 슬릭이 날아가 지상에 전투병력을 내려 잔적을 소탕하는 개념이 일반적인 헬리본 작전의 유형이었다. 이 헬리본 작전에서 화력지원을 담당하던 건쉽 헬기는 좀 더 많은 무장을 싣고 적의 사격에도 견딜 수 있는 방탄 소재를 갖추는 개량을 거듭하며 최초의 공격헬기 AH-1 코브라(Cobra)로 발전했고, 코브라 헬기는 베트남전이 끝날 때까지 밀림 상공을 종횡무진 휘저으며 위력을 발휘했다. 베트남전이 끝난 후 공격헬기의 상대는 베트콩에서 바르샤바조약기구(WTO)군의 전차부대로 옮겨갔다. 냉전이 한창이던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권 국가들의 동맹기구인 바르샤바조약기구는 동유럽 지역에 무려 8만여 대의 전차를 배치하고 서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위협했다. 당시 NATO의 전차 전력은 3만여 대에 불과했기 때문에 2.6배나 차이나는 공산권과의 전차 전력 격차를 줄여줄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그 해결책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공격헬기였다. 기관포와 미사일, 로켓탄 등의 무장을 갖춘 공격헬기는 NATO의 시뮬레이션 결과 1대가 추락할 때까지 16~18대 이상의 전차를 파괴할 수 있다고 평가됐다. 그러나 1982년 이스라엘이 AH-1S 공격헬기를 이용, 1대의 공격헬기가 추락할 때까지 무려 80대의 전차와 장갑차를 격파한 기록이 공개되면서 세계 각국은 경쟁적으로 공격헬기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6.25 전쟁 당시 북한군의 T-34 전차에 짓밟힌 아픈 기억이 있고, 항상 북한에 비해 전차 전력이 열세였던 우리나라에게 공격헬기라는 무기는 반드시 가져야 하는 무기였다. 남베트남의 패망과 주한미군 7사단의 철수 등으로 안보 정국이 불안해진 상황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AH-1 공격헬기를 판매해줄 것을 미국에 강력히 요구했고, 1978년 AH-1J 씨-코브라(Sea Cobra) 공격헬기 8대를 도입, 극비리에 운용을 개시했으며, 1988년부터 AH-1S/F 기종 70여 대가 추가로 도입됐다. 그러나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1991년 걸프전에서 이라크군이 아파치 등 공격헬기 전력에 큰 피해를 입은 것을 심각하게 인식한 북한이 보병 휴대용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과 대공포 전력을 급속도로 증강하기 시작한 것이다. 1990년대에 집중 배치된 일명 ‘화승총’ 보병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은 유효 사정거리 4.5km 수준의 적외선 추적 방식 미사일인데, AH-1S 공격헬기가 운용하는 주력 무장인 토우(TOW) 대전차 미사일보다 사정거리가 길었다. 즉, 공격헬기가 표적에 접근하기 전에 미사일 공격을 받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숲속에 숨어 갑자기 발사하면 공격당하는 입장에서는 대처할 방법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우리 군 공격헬기 부대의 생존성이 크게 취약해지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군 내부에서는 신형 공격헬기 도입 사업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가장 먼저 물망에 오른 것이 아파치였다. 걸프전에서 아파치는 이라크군의 밀집 방공망을 휘저으며 1000여 대의 전차와 장갑차는 물론 야포와 대공포 진지 150개소 이상을 초토화시키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으며, 종종 한국에 전개되어 연합훈련을 통해 한국군 관계자들을 매료시켰다. 그러나 문제는 가격이었다. 1988년부터 도입된 AH-1S 공격헬기의 가격은 대당 110억 원 수준이었지만, 1990년대 초반 AH-64A 공격헬기의 대당 가격은 옵션에 따라 AH-1S의 2~3배 이상을 호가했다. 더욱이 1990년대 중반에는 노후화가 심각한 500MD 헬기의 대체를 위한 한국형 경헬기사업(KLH)에 모든 예산이 집중되었던 시기였고, 설상가상으로 1997년 IMF 구제금융 사태가 터지면서 육군은 아파치 도입의 꿈을 접어야 했다. 아파치여야 하는 이유 육군은 지난 30여 년간 아파치를 원했고, 다른 여러 대안을 제시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각고의 노력 끝에 결국 아파치를 손에 넣게 되었다. 그렇다면 아파치의 그 무엇이 육군을 이렇게도 집착하게 만들었을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아파치의 압도적인 성능을 꼽는다. 아파치 36대가 도입되면 서부전선의 전장 판도 자체를 바꿔버릴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AH-64E 공격헬기의 메인로터 위에는 초코파이(?)처럼 생긴 둥근 물체가 설치되어 있다. 이것이 일명 롱보우 레이더(Longbow Radar)라고 불리는 AN/APG-78 레이더이다. 이 레이더를 갖춤으로써 AH-64E는 공격헬기를 뛰어 넘어 ‘미니 조기경보기’ 수준의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이 레이더를 갖춘 아파치 헬기는 반경 8km 내의 지상 및 공중 표적 1000개를 탐지, 이 가운데 256개의 표적을 추적하여 가장 위협도가 높다고 식별된 16개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또한 이 레이더를 통해 탐지한 표적 정보를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아군에게 전파해줄 수 있다. 즉, 전장 상공에 롱보우 레이더를 탑재한 AH-64E 1대만 떠 있으면 인접한 아군은 강력한 공중 화력 지원은 물론 적이 어느 건물, 어느 바위 뒤에 숨어 있는지 정보를 제공 받으며 일방적인 전투를 할 수 있다. 혹자는 이를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지도 전체를 볼 수 있는 불법 프로그램인 맵핵(Map hack)에 비교하기도 할 정도다. 옵션으로 선택해야 하는 사항이지만, AH-64E는 무인기와의 연동 작전 능력도 가지고 있다. 적의 대공포 위협 정도가 심각한 지역은 직접 들어가서 전투하는 대신 2~4기의 무인기를 직접 통제해 정찰 및 공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고, 필요할 경우 2~4대의 공격헬기와 8~16대의 무인기를 하나의 공격편대군으로 묶어 목표물에 막대한 화력을 퍼붓는 공습 작전 수행도 가능하다. 하지만 AH-64E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성능은 역시 다른 경쟁 기종들을 압도하는 강력한 공격 능력이다. AH-64E는 현존하는 모든 전차나 장갑차량을 파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건물과 벙커 등에 대해서도 강력한 파괴 효과를 갖는 대형 대전차 미사일인 헬파이어(Hellfire) 미사일을 무려 16발이나 탑재할 수 있다. 이것은 AH-1Z나 타이거, T-129 등 경쟁 기종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AH-64E는 이 미사일을 이용해 8~12km 떨어진 표적 16개를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헬파이어 미사일 외에도 북한군이 보유한 대부분의 전차를 파괴할 수 있는 30mm 체인건과 광역 제압이 가능한 2.75인치 로켓 발사기, 적 헬기를 요격할 수 있는 스팅어 공대공 미사일도 운용 가능해 경쟁 모델들과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강력한 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GFAS(Ground Fire Acquisition System)라는 장비다. 이 장비는 360도 전 방향을 감시하며 헬기에 위협이 되는 대공포나 지대공 미사일, 심지어 소총과 기관총의 발사 화염까지 탐지한다. 발사 화염이 감지되면 어느 지점에서 어떤 무기가 헬기를 위협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조종사 헬멧의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계기판에 표시해주고, 필요할 경우 채프나 플레어를 발사해 헬기를 보호한다. 또한 탐지된 발사 원점을 향해 자동으로 기관포탑과 미사일 조준장치를 락온(Lock-on)시켜 놓는다. 조종사는 방아쇠만 당기면 된다. 적의 공격과 거의 동시에 반격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능력을 갖춘 공격헬기는 전술적인 의미를 넘어 전장의 판도 자체를 바꿔버릴 수 있는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이번에 도입되는 36대의 AH-64E 아파치 가디언은 2개 대대분에 불과하지만, 북한군 1개 기계화군단 이상의 전력 효과를 냄으로써 서부전선에서의 전차 전력 열세를 일거에 역전시킬 수 있다. 또한 그동안 취약점으로 지적되어 오던 서해 해안을 통한 공기부양정 파상 공격도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 바로 이러한 능력 때문에 육군은 그토록 아파치를 원했던 것이다. 우여곡절의 도입과정 하지만 육군에게 있어 아파치는 쉽게 손에 넣을 수 없는 물건이었다. 1990년대 초반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형 공격헬기 도입 소요를 제기하고 실제로 몇 차례 입찰공고까지 냈지만 언제나 예산이 발목을 잡았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경쟁자도 여러 차례 세웠다. 우리 군도 대량으로 운용하고 있는 UH-60 헬기의 공격헬기 개조 버전인 AUH-60 암드 블랙호크(Armed Black hawk), 미 해병대가 사용하고 있는 AH-1Z 바이퍼(Viper), 터키의 T-129 ATAK, 유럽의 EC-665 타이거(Tiger), 심지어 남아공의 AH-2 루이벌크(Rooivalk)와 러시아의 Ka-52 엘리게이터(Alligator)까지 경쟁에 참여했다. 각 제조사들은 한국육군의 아파치에 대한 일편단심의 열망이 얼마나 대단한지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파격적인 조건들을 제시했다. 한국 내 공장에서의 면허생산이나 기술이전, 절충교역 등에서 한국의 구미가 당길만한 미끼들이 던져졌는데 특히 루이벌크를 제시한 남아공의 데넬(Denel)의 제시 조건은 파격을 넘어 충격적이었다. 아파치 헬기의 반값에 기체는 물론 부품과 생산라인, 관련 기술의 지적재산권까지 넘기겠다고 나온 것이다. 그러나 이 루이벌크는 기술적 신뢰도와 후속 군수지원 등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고, 후보 기종에서 탈락했다. 가장 마지막까지 후보로 살아남았던 기종은 미 해병대가 사용하는 AH-1Z 바이퍼와 터키의 T-129 ATAK이었다. 2012년 경쟁 당시 아파치의 최신 개량형 AH-64E와 경쟁했던 이들 두 기종은 아파치보다 싼 가격을 메리트로 적극적인 구애를 벌였다. 대당 1억 달러(약 1180억원)를 호가하던 AH-64E와 달리 AH-1Z의 가격은 대당 7200만 달러(약 850억원), T-129의 가격은 대당 약 3800만 달러(약 448억원)였기 때문에 최저가 낙찰 방식을 적용하면 T-129의 선정이 유력해보였다. 특히 터키는 당시 이명박 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던 약 20조원 규모의 터키 원전 사업을 미끼로 T-129 기종 선정을 강하게 요구했다. T-129은 저렴하기는 했지만 육군의 작전요구능력에 미치지 못하는 소형 공격헬기였기 때문에 T-129 도입이 유력해지자 군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2012년 말에 기적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육군이 도입을 추진하던 AH-64D 블록 3(Block III)가 AH-64E로 새롭게 명명되어 미 육군의 대량구입이 결정되고, 대만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도입을 결정하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여기에 주한미군 아파치 대대 철수에 따른 대체 전력 요구 등 우리 군이 협상을 유리하게 주도하면서 최초 제시 가격의 절반 수준까지 가격을 떨어뜨리는데 성공했다. 아파치의 일반적인 해외 판매 가격이 700억~1000억원을 호가하고 바다 건너 일본이 구형인 AH-64D 블록 2 기종을 대당 1800억 원이 넘는 가격에 구입한 것을 감안하면 제조사 보잉(Boeing)이 제시한 대당 500억 원은 그야말로 파격적인 가격이었다. 이렇게 되자 각 후보기종들의 대당 가격은 AH-64E 약 500억 원, AH-1Z 약 600억 원, T-129 약 400억 원 수준에서 형성되었고, 다른 두 후보기종보다 압도적인 성능 우위에 있는 AH-64E가 최종 선정되면서 육군은 오랜 숙원이던 아파치 도입에 성공했다. 하지만 아파치의 핵심 장비라 할 수 있는 롱보우 레이더를 장착한 기체는 전체 도입 물량 가운데 1/6에 불과해 레이더 추가 도입을 위한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6년 만에 태극마크를 다는데 성공한 AH-64E 아파치 가디언은 이번에 첫 번째 기체가 육군에 인도되는 것을 시작으로 오는 2018년까지 육군항공작전사령부에 36대가 배치되어 그동안 지적되던 전략적 취약점들을 상당부분 커버하는 히든카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열린세상] 새로운 국회를 기다리며/이공현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

    [열린세상] 새로운 국회를 기다리며/이공현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

    영국 정치인이자 역사가인 액턴경은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을 남겼다. 동서양의 역사를 보면 국가의 권력이 왕이나 군주에게 집중됐을 때 통치자의 의사에 따라 권력이 자주 남용됐다. 그리고 이러한 권력의 남용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고 결국 국가의 분열과 멸망을 가져왔다. 그런데 국가권력을 제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왕이나 군주에게 독점된 국가권력을 나누어 다른 사람이나 조직에 넘기는 것이었다. 현대에 와서도 히틀러나 동유럽의 구 공산주의 국가들에서 통합된 권력의 위험성은 명확히 드러났다. 결국 인간의 지성과 이성이 아니라 ‘힘의 분할’과 ‘힘에 대한 힘의 견제’만이 바람직한 길인 셈이다. 오늘날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모든 국가에서는 국가권력을 기능에 따라 나누고, 이를 각각 다른 기관에 맡기는 권력 분립을 채택하고 있다. 5월 말이면 제20대 국회가 출범한다. 4·13 총선에서 우리 국민은 어느 당에도 과반을 주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새누리당이나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당과 힘을 합치는 것만으로는 국회선진화법이 정한 단독 법안 통과 정족수인 5분의3을 채울 수 없게 됐다. 국민의 뜻은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국회가 운영되는 것을 보고 싶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자기 당만이 옳다는 주장은 적어도 입법 과정에서는 더는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앞으로 국회답게 운영되려면 깊이 생각하고 충분히 논의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대통령중심제에서는 여소야대가 되면 대통령과 국회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우리 국민은 새로운 국회의 출발을 바라보면서 앞으로 국회 운영에서 발생할 문제점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 헌법은 권력 분립을 채택하고 있어 대통령이나 행정부에 대해서는 국회의 견제가 당연히 예정돼 있다. 즉 국가 권력기관 간의 통제는 권력 분립의 본질적 요소이기에 일사불란한 입법 과정이란 어설픈 욕심이거나 헛된 꿈일 뿐이다. 우리 사회에서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것은 당연하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보장, 사회질서와 공공이익이라는 입법 목적은 각자의 의견이 조화를 이루고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찾아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과정에서 어떠한 결정이 이루어졌을 때에는 비록 그 결정을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그 결정이 입법 목적에 부합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4·13 총선에서 보듯이 다음 선거에서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보장돼 있기 때문이다. 수 세기 동안 권력 분립의 이론과 제도를 발전시켜 온 서구 민주국가들과는 달리 해방 이후 짧은 기간 권력 분립에 따라 국가를 운영해 온 우리나라는 성숙도에서 아직 많은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제에서는 선진국들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발전했지만, 정치·사회 분야에서는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할 여지가 많다. 성숙한 민주국가로 발전하는 데 부족한 점은 상대방이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고, 다수의 의견에 승복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을 관철하려고 여당 의원과 야당 의원을 가리지 않고 만나 설득하기도 하고 타협점을 찾기도 한다. 필요하면 마을 간담회에서 지역 주민이나 이해관계자를 만나 정책을 설명하고 자유롭게 의사를 교환한다. 정말 부럽다. 4·13 총선 결과는 먼저 우리나라에서 어느 당이나 국가기관에 권력이 집중되기보다 권력이 서로 통제되고 입법부와 행정부가 견제와 균형을 이루어 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리고 국회에서도 대화와 설득, 타협을 거쳐 국회의 의사가 결정될 수밖에 없는 구도가 생겼다. 제20대 국회의 운영에 대한 우리 국민의 우려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국회의 구도가 아니면 성숙한 민주국가를 만들어 갈 소중한 기회가 언제 우리에게 올 것인가. 인내심을 가지고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한층 무르익은 민주주의로 나가기 위한 단련의 때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든 국민이 깨어서 지켜보아야겠다.
  • 나토, 구소련 지역 에스토니아서 대규모 군사훈련

    나토, 구소련 지역 에스토니아서 대규모 군사훈련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발트해 연안국 에스토니아(지도)에서 2일(현지시간)부터 대규모 군사훈련을 시작한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에스토니아 국방부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약 6000명의 병력이 참가할 이번 훈련이 이달 19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봄 폭풍’(Spring storm)으로 이름 붙여진 훈련에는 미국과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 10개 나토 회원국 군인들이 참여한다. 기동 훈련은 러시아와 접경한 에스토니아 동부 필바마아, 타르투마아, 비루마아 등의 지역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훈련에는 미국의 F-15 전투기와 치누크(CH)-47 수송용 헬기, 폴란드의 수호이(Su)-22 전폭기 등 공군기들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인접한 발트3국에서의 나토 훈련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나토 간 긴장이 여전한 가운데 러시아를 향한 무력시위 성격을 띠고 있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병합한 뒤부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나토는 러시아와 심각한 갈등을 빚어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군사력을 늘려 군사훈련을 펼치는 데 맞대응해 나토도 동유럽 지역에 군사력을 증강 배치하고 군사훈련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나토는 러시아의 군사활동 강화에 맞서 폴란드와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에 4개 대대 병력 약 4000명을 배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발트 3국은 1940년 소련에 병합됐다가 곧바로 나치 독일에 점령된 뒤 1944년 소련에 재병합돼 50여년 동안 소비에트 연방의 일원으로 남아있었다. 하지만 1991년 소련이 붕괴되면서 독립한 뒤 2004년 나토와 유럽연합(EU)에 가입해 친서방 노선을 걷고 있다.  3국은 러시아가 언젠가는 다시 침공해 병합할 것으로 보고 나토군 상주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오히려 나토가 국경 지역에 군사력을 증강시키며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아플때 먹으면 좋은 세계의 ‘힐링푸드’ 15가지

    아플때 먹으면 좋은 세계의 ‘힐링푸드’ 15가지

    감기에 걸렸을 때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혹은 식욕이 없을 때 무엇을 먹어야 할까? 이런 음식은 이른바 ‘힐링 푸드’로 불리는데 집집마다 다르고 나라별로도 다양하다. 최근 미국 여행정보 사이트 웬온어스닷넷(whenonearth.net)에는 아플 때 먹으면 좋은 세계 위안음식(comfort food) 15가지가 공개됐다. 우리가 주로 먹는 죽과 비슷한 음식부터 그 나라 고유의 전통 음식까지 다양한 것들이 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한 번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1. 키츠디(Khichdi) - 인도, 파키스탄 쌀과 렌틸콩을 끓인 일종의 죽으로, 기(ghee)라는 정제 버터나 커드(curd)라는 응고시킨 우유를 첨가해 먹기도 한다. 2. 마마이트 토스트(Marmite on toast) - 남아프리카공화국 마마이트는 맥주 효모인 이스트를 원료로한 검은색 잼 같은 발효 식품이다. 비타민 B를 필두로 풍부한 비타민과 영양소를 포함한다. 3. 파스티나(Pastina) - 이탈리아 파스티나는 파스타의 일종으로 면의 크기가 아주 작으며 형태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부로스(부용, 서양식 죽)에 익힌 파스티나를 넣어 먹는다. 4. 탕미엔(汤面, Noodle soup) - 중국 탕미엔은 국물에 면을 넣은 국수를 총칭한다. 영양분이 듬뿍 들어있는 국물에 면과 채소, 삶은 달걀을 넣어먹으면 좋다. 5. 피시 포리지(Fish porridge) - 싱가포르 피시 포리지는 얇게 썬 흰살 생선과 생강을 넣은 어죽으로 간장과 후추, 파, 튀김 양파 등을 첨가하기도 한다. 6. 로우로우(Rourou) - 피지 토란 잎(로우로우)를 코코넛유나 물에 넣고 끓인 수프다. 토란 잎과 같은 녹색잎채소는 몸에 부족한 필수 영양분을 보충해준다. 7. 오카유(Okayu) - 일본 오카유는 쌀과 물로만 만든 일본식 죽으로, 일본에서는 기본적인 환자식이다. 양념으로 매실을 올리기도 한다. 8. 아로스 칼도(Arroz Caldo) - 필리핀 닭고기와 생강, 마늘, 양파 등을 넣고 끓인 필리핀식 닭죽이다. 우리나라의 삼계탕이나 닭죽과 비슷해보이지만 집집마다 첨가하는 양념이 달라 맛은 천차만별이다. 9. 빌베리(Bilberry) - 핀란드 핀란드의 산림에는 월귤나무가 군생하고 있어 전통적으로 모든 질병의 치료에 그 열매인 빌베리가 사용돼 왔다. 심장질환과 대장암, 소화기계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 콜리플라워 수프(Cauliflower soup) - 노르웨이 꽃양배추로도 알려진 콜리플라워는 비타민C와 베타카로틴, 식이섬유, 항산화물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특히 양배추 속 비타민C는 가열에 의한 손실이 적어 수프로 만들기에 안성맞춤이다. 11. 치킨 누들 수프(Chicken noodle soup) - 미국 국수를 넣은 닭고기 수프로 미국인들은 감기에 걸렸을 때나 몸 상태가 나쁠 때는 이 음식을 주로 먹는다. 12. 진저에일(Ginger ale) - 미국, 캐나다 생강을 첨가한 탄산음료로 알코올 성분은 없다. 생강은 몸을 따뜻하게 해 소화 기능을 높이는 작용이 있으며, 배탈이나 인후염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 보르쉬(Borscht) - 러시아, 동유럽 국가 선명한 빨간색이나 보라색을 띠는 채소 비트를 주원료로 한 조림 수프다.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마그네슘과 칼륨도 들어 있다. 14. 베지마이트 토스트(Vegemite on toast) - 호주 베지마이트는 소금, 채소즙, 이스트추출물로 만드는 크림타입의 스프레드다. 호주에서 인기 있는 이 발효식품은 감기 등 아플 때 주로 많이 먹는다. 15. 메누도(Menudo) - 멕시코 부로스(부용, 서양식 죽)에 칠리고추를 기반으로 한 국물에 소고기와 내장을 넣고 끓인 수프다. 일종의 해장국으로 숙취 해소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웬온어스닷넷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지치고 아픈 당신을 위로해줄 세계 건강식 15가지

    지치고 아픈 당신을 위로해줄 세계 건강식 15가지

    감기에 걸렸을 때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혹은 식욕이 없을 때 무엇을 먹어야 할까? 이런 음식은 이른바 ‘힐링 푸드’로 불리는데 집집마다 다르고 나라별로도 다양하다. 최근 미국 여행정보 사이트 웬온어스닷넷(whenonearth.net)에는 아플 때 먹으면 좋은 세계 위안음식(comfort food) 15가지가 공개됐다. 우리가 주로 먹는 죽과 비슷한 음식부터 그 나라 고유의 전통 음식까지 다양한 것들이 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한 번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1. 키츠디(Khichdi) - 인도, 파키스탄 쌀과 렌틸콩을 끓인 일종의 죽으로, 기(ghee)라는 정제 버터나 커드(curd)라는 응고시킨 우유를 첨가해 먹기도 한다. 2. 마마이트 토스트(Marmite on toast) - 남아프리카공화국 마마이트는 맥주 효모인 이스트를 원료로한 검은색 잼 같은 발효 식품이다. 비타민 B를 필두로 풍부한 비타민과 영양소를 포함한다. 3. 파스티나(Pastina) - 이탈리아 파스티나는 파스타의 일종으로 면의 크기가 아주 작으며 형태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부로스(부용, 서양식 죽)에 익힌 파스티나를 넣어 먹는다. 4. 탕미엔(汤面, Noodle soup) - 중국 탕미엔은 국물에 면을 넣은 국수를 총칭한다. 영양분이 듬뿍 들어있는 국물에 면과 채소, 삶은 달걀을 넣어먹으면 좋다. 5. 피시 포리지(Fish porridge) - 싱가포르 피시 포리지는 얇게 썬 흰살 생선과 생강을 넣은 어죽으로 간장과 후추, 파, 튀김 양파 등을 첨가하기도 한다. 6. 로우로우(Rourou) - 피지 토란 잎(로우로우)를 코코넛유나 물에 넣고 끓인 수프다. 토란 잎과 같은 녹색잎채소는 몸에 부족한 필수 영양분을 보충해준다. 7. 오카유(Okayu) - 일본 오카유는 쌀과 물로만 만든 일본식 죽으로, 일본에서는 기본적인 환자식이다. 양념으로 매실을 올리기도 한다. 8. 아로스 칼도(Arroz Caldo) - 필리핀 닭고기와 생강, 마늘, 양파 등을 넣고 끓인 필리핀식 닭죽이다. 우리나라의 삼계탕이나 닭죽과 비슷해보이지만 집집마다 첨가하는 양념이 달라 맛은 천차만별이다. 9. 빌베리(Bilberry) - 핀란드 핀란드의 산림에는 월귤나무가 군생하고 있어 전통적으로 모든 질병의 치료에 그 열매인 빌베리가 사용돼 왔다. 심장질환과 대장암, 소화기계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 콜리플라워 수프(Cauliflower soup) - 노르웨이 꽃양배추로도 알려진 콜리플라워는 비타민C와 베타카로틴, 식이섬유, 항산화물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특히 양배추 속 비타민C는 가열에 의한 손실이 적어 수프로 만들기에 안성맞춤이다. 11. 치킨 누들 수프(Chicken noodle soup) - 미국 국수를 넣은 닭고기 수프로 미국인들은 감기에 걸렸을 때나 몸 상태가 나쁠 때는 이 음식을 주로 먹는다. 12. 진저에일(Ginger ale) - 미국, 캐나다 생강을 첨가한 탄산음료로 알코올 성분은 없다. 생강은 몸을 따뜻하게 해 소화 기능을 높이는 작용이 있으며, 배탈이나 인후염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 보르쉬(Borscht) - 러시아, 동유럽 국가 선명한 빨간색이나 보라색을 띠는 채소 비트를 주원료로 한 조림 수프다.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마그네슘과 칼륨도 들어 있다. 14. 베지마이트 토스트(Vegemite on toast) - 호주 베지마이트는 소금, 채소즙, 이스트추출물로 만드는 크림타입의 스프레드다. 호주에서 인기 있는 이 발효식품은 감기 등 아플 때 주로 많이 먹는다. 15. 메누도(Menudo) - 멕시코 부로스(부용, 서양식 죽)에 칠리고추를 기반으로 한 국물에 소고기와 내장을 넣고 끓인 수프다. 일종의 해장국으로 숙취 해소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웬온어스닷넷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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