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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공항 운영’ 쿠웨이트공항 4터미널 정식 개장

    ‘인천공항 운영’ 쿠웨이트공항 4터미널 정식 개장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운영하는 쿠웨이트 공항 제4터미널이 정식 운영을 시작했다. 공항공사는 위탁 운영을 맡은 쿠웨이트 공항 제4터미널이 현지시간 9일부터 정식으로 운영을 시작했다고 11일 밝혔다. 쿠웨이트 국제공항은 쿠웨이트 정부가 지분 100%를 보유한 국영공항으로 지난해 여객 1200만명을 처리한 중동의 대표 공항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4월 지명경쟁 입찰을 거쳐 이 공항의 제4터미널의 위탁 운영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쿠웨이트에서 외국 운영사가 공항을 운영하는 것은 인천공항공사가 처음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5월 이후 분야별 전문가 30명을 현지에 파견해 개장을 준비해왔다. 특히 4터미널 개장을 한 달 앞둔 지난달 14일에는 현지에 24시간 동안 약 100㎜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져 터미널 연결도로가 유실되는 등 운영이 전면 중지되기도 했으나 1주일 만에 공항 운영을 정상화하기도 했다.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앞으로 인천공항과 동일한 수준의 무결점 공항 운영을 쿠웨이트 공항에서 선보이고 중동, 동유럽 등 해외 사업 영역을 세계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김균미의 글로벌 이슈] 정치적 탄압·살해 위협·가난 피해 고난의 길… 소수만 ‘새 삶’

    [김균미의 글로벌 이슈] 정치적 탄압·살해 위협·가난 피해 고난의 길… 소수만 ‘새 삶’

    미국과의 접경지역인 멕시코 티후아나의 국경장벽 너머로 미국 국경순찰대가 쏜 최루가스에 놀라 5살 쌍둥이 두 딸의 손을 잡고 겁에 질려 뛰어가는 온두라스 여성. 아이들은 티셔츠에 기저귀를 차고 있고 한 아이는 맨발이었다. 로이터통신의 한국인 사진기자가 찍은 이 사진은 자유와 더 나은 삶을 위해 수천㎞를 걸어온 중미 이민자(캐러밴)들의 절박함을 담고 있다. 미·멕시코 국경으로 향하는 도로를 가득 메우고 걸어가는 수천명의 모습과 함께 중미 캐러밴을 상징하는 장면이 됐다. 이들 너머로 3년 전 유럽으로 향하던 100만명이 넘는 시리아 등 중동 난민들 모습이 겹친다. 또 그 너머로 난민선을 타고 지중해를 건너다 익사한 아기의 모습도.난민 문제가 지구촌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난민 문제는 어제오늘 급작스럽게 부상한 현안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경제적 불균형과 이념적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사회적 갈등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난민과 불법 이민이 정치쟁점화하면서 반(反)이민, 반(反)난민 정서가 확산하고 있다. 한국도 제주에서 예멘 난민들의 망명 허용 여부를 놓고 찬반 여론이 갈린 것에서 보듯 난민 문제는 더이상 남의 얘기가 아니다. 난민 하면 흔히 정치적 망명을 떠올리는데 최근에는 빈곤을 피해 고국을 등지는 ‘경제적 난민’이 늘고 있다. 경제상황이 좋을 때는 그나마 낫지만, 일자리 등 경제사정이 나빠지면 종교·인종·문화적 차이가 통합과 사회적 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이라는 편견이 부각돼 포용의 문화를 밀어내고 있다. ●생존 위해 ‘위험’ 선택한 중미 캐러밴 지난 10월 13일 온두라스의 산페드로술라를 출발한 중미 이주민은 한 달 만인 11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맞닿아 있는 멕시코의 티후아나에 도착했다. 4000여㎞를 걸어서 왔다. 출발할 때 160여명이던 대열은 6000~7000명으로 불어났다. 대다수는 중미의 온두라스 출신이고 일부 엘살바도르와 과테말라 출신도 포함돼 있다. 범죄조직과 마약조직으로부터의 살해 위협과 가난, 정치적 탄압 등을 피해 고향을 등진 사람들이다. 멕시코 당국과 미국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티후아나 지역에 약 6200명, 그리고 멕시칼리에 3000명 등 1만여명이 모여 있다. 티후아나에 운집한 6200여명 중 1000여명이 어린이라고 유니세프는 밝혔다. 국경 근처 스포츠 단지에 대형 임시텐트를 치고 겨우 비만 피하고 있다. 수용 가능한 인원의 2배 이상이 몰려 노숙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 어린이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미 캐러밴의 목표는 미국에 가서 일자리를 잡고 보다 안전하고 나은 삶을 사는 것이다. 중미는 세계에서 살인사건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현지 마약과 범죄조직에 협조하지 않으면 납치되거나 신체적 위협에 상시 노출돼 있다. 상당수는 하루 5달러도 벌지 못해 생존을 위해 위험을 선택했다. 이들이 굳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캐러밴을 꾸려 미국행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의 주장처럼 정치 쟁점화하려는 의도도 배제할 수 없겠지만, 그보다는 안전이 가장 큰 이유다. 소규모로 이동하면 범죄조직의 납치 등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이다. 미국 땅이 코앞이지만 이들이 걸어온 수천㎞보다 더 멀게만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월경을 막기 위해 5800명의 군대와 방위군을 배치하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국경선을 따라 세워진 6m 높이의 철제 울타리 주위에 가시철망을 설치하고 월경을 시도하는 이들을 향해 최루가스를 쏘며 대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국토안보부 장관 등은 이들 중에 범죄자들이 섞여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상당수는 정치적 망명을 신청할 계획이지만 심사를 받으려면 수주에서 수개월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이들 앞에 이미 3000여명의 신청서류가 쌓여 있고 미국 국경검문소에서는 하루에 100건 정도만 처리하는 실정이다. 정치적 망명심사 순서를 기다리기보다 불법 월경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느는 이유다. 불법 월경을 시도하다 체포돼 추방된 사람도 수백명에 이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치고 절망한 사람 중에 고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450명이 고국으로 떠났고, 300여명이 추가로 돌아갈 의향을 밝혔다. 중미 이주민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무엇일까. 먼저 정치적 망명이 인정돼 미국에서 살게 되는 것인데, 가능성은 극히 낮다. 다음은 미국 대신 멕시코에 정착하는 방안이다. 멕시코에서는 이들에게 미국보다 훨씬 쉽게 망명 비자를 내줘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든지 추방될 수 있고 갱단의 손질이 미쳐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일부는 캐나다 이주도 희망하지만 역시 가능성은 크지 않다. 불법 월경을 하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방안이 있다.●유럽 ‘관용적 난민정책’ 갈등 증폭 유럽은 2015년 7년째 내전을 겪는 시리아 등의 중동 난민들이 몰려들면서 난민 위기를 겪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등록된 시리아 난민은 630만명으로 가장 많다. 터키 등 육로와 지중해를 통한 대규모 중동 난민의 유입은 반난민 정서를 불러일으키며 유럽의 정치 지형을 뒤흔들어 놓았다. 2015년 한 해에만 100만명 이상의 중동 난민이 유럽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반난민, 반이슬람 정서가 확산하면서 극우정당들이 독일과 스웨덴, 헝가리, 이탈리아에서 약진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난민과 불법 이민 증가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촉발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다. 독일의 관용적 난민 정책은 보수층 이탈로 이어졌고 결국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하면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로 하여금 3년 뒤 정계 퇴진이라는 결단을 내리게 한 주요 이유가 됐다. 유럽에서는 난민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놓고 회원국 간에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다. 극우정당이 정권을 차지한 국가들, 특히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은 EU가 할당한 난민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그런가 하면 2억 5000만명에 이르는 이주자 문제를 다루기 위해 오는 10~11일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는 세계난민대책회의에 불참하거나 정식 채택될 예정인 유엔의 이주에 관한 국제협약에 불참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미국은 일찌감치 국제이주협약 초안에 대해 보이콧을 선언했고,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폴란드, 이스라엘, 호주도 주권 침해적 요소가 있다며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립국인 스위스도 의회 결정을 따르겠다며 협약 가입을 유보했다. 이탈리아도 회의 불참을 발표했다. 국제협약은 체류 조건과 관계없는 이주자 권리의 보호, 노동 시장에 차별 없는 접근 허용 등을 핵심 내용으로 삼고 있어 일부 국가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달 연방하원 연설에서 “취업 이민과 난민을 위한 조건을 개선하는 것은 국가적 이익”이며 “글로벌 문제에 대한 해법을 여러 국가가 함께 찾아가는 시도”라고 유엔 국제이주협약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독일 정치권 일각에서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권국가로서 국경을 지키는 것은 당연하고 중요하다. 그렇다고 정치적·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등지고 도움을 청하는 난민들을 내칠 수만도 없다. 난민들로 인해 일자리가 줄고 사회적 불안이 야기될 수 있다는 여론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국경 경비를 강화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 난민이 발생한 국가들에 대한 국제적 지원을 늘려 자기 나라를 떠나지 않아도 되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사회의 연대를 이끌어낼 강력한 지도력이 절실한 지금, 메르켈 총리의 퇴진 예고는 그래서 더 안타깝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아버지 부시 타계] 냉전 종식·걸프전 승리 ‘슈퍼 미국’ 문 열다

    [아버지 부시 타계] 냉전 종식·걸프전 승리 ‘슈퍼 미국’ 문 열다

    18살에 자원 입대… 日에 격추 뒤 구사일생 고르바초프와 ‘몰타 회담’서 미소 냉전 끝 1991년 걸프전 승리했지만 재선엔 실패 2000년 아들 부시 당선으로 ‘父子 대통령’ 퇴임 후 정적 클린턴과 초당적 모금 활동 북방외교 지원·국회 연설 한국과도 인연“냉전 종식은 모든 인류의 승리다.” 인류를 핵전쟁의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던 냉전을 해체하고 걸프전을 승리로 이끌어 ‘팍스 아메리카나’의 문을 열어젖힌 ‘아버지 부시’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별세했다. 94세.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저녁 10시 10분 텍사스주 휴스턴의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파킨슨병으로 투병해 온 부시는 73년간 해로해 온 부인 바버라를 지난 4월 먼저 떠나보낸 뒤 7개월 만에 뒤따라 갔다. 역대 미 대통령으로서 최장수 기록을 세웠다. 1924년 6월 미 매사추세츠주 밀턴에서 태어난 부시는 2차대전이 터지자 예일대 입학을 앞두고 18살에 자원 입대해 최연소 해군 파일럿으로 종군했다. 일본 오가사와라 해역에서 일본군에 격추된 그는 미 잠수함에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바버라와 1945년 결혼한 부시는 1966년 텍사스주 하원의원 당선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두 차례 하원의원을 지낸 뒤 유엔 주재 미대사, 미·중 수교 전 베이징 주재 미연락사무소장,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을 역임했다. 1980년 로널드 레이건과 겨룬 당내 대선 경선에서 패한 그는 8년간 부통령으로 레이건 정부를 떠받쳤다. 1988년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민주당 마이클 듀카키스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꺾고 당선됐다.레이건의 뒤를 이어 부시가 1989년 1월 대통령에 취임하자 냉전 체제가 요동쳤다. 시대의 흐름을 읽은 그는 취임연설에서 ’강한 미국’을 내건 레이건과 달리 “세계에 좀더 따뜻하고 배려 있는 미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해 7월 동유럽을 방문해 “자유롭고 하나가 된 유럽”을 호소했고, 비 내리는 부다페스트 광장에선 준비된 원고를 버리고 “마음으로 뜻을 전하고 싶다”고 즉흥연설을 했다. 4개월 뒤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12월에는 조건 없이 미·소 정상이 지중해 몰타섬에서 머리를 맞댔다.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1990년부터 소련 대통령 겸직)은 “평화로 가득 찬 새 시대”를 얘기했고, 부시는 “그것이 우리가 만들기로 한 미래의 모습”이라고 화답했다. 그렇게 냉전 체제는 평화롭게 무너졌다. 냉전의 공백을 틈타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다. 1991년 쿠웨이트를 해방한다는 명분으로 시작한 ‘걸프전’에 43만명의 대군을 파병해 승리를 거둔 것은 부시의 치적으로 평가된다. ‘사막의 폭풍’이라는 작전명으로 진행된 걸프전에는 33개국 12만명의 다국적군이 참전했다. 1차 걸프전을 압도적 승리로 이끈 그의 지지도는 90% 가까이 치솟았지만, 경제 부진을 이기지 못하고 “바보야 문제는 바로 경제야”라는 구호를 내건 40대 빌 클린턴에게 백악관을 내줬다.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노태우 정권 당시 ‘북방외교’를 촉진하는 숨은 지원자 역할을 해 줬다. 노태우 정부는 1990년 옛 소련과 1992년 중국과 잇따라 수교했다. 1991년 9월에는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이 이뤄졌다. 그는 대통령 재직 기간 두 차례 한국 국회 연설을 했다. 1989년 2월 첫 방한해 국회에서 북한에 평화적인 메시지를 연설했고, 1992년 국빈 방한 기간에는 북한이 핵시설 사찰을 수용하고 의무를 이행하면 한·미 팀스피릿 군사훈련을 중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시의 진가는 퇴임한 뒤 빛을 발했다. 그는 자신을 이기고 대통령이 된 클린턴과 당파를 떠나 친하게 지냈으며 2005년에는 클린턴과 동남아 쓰나미 피해 복구를 위한 모금 활동에 함께 참여하며 초당적인 국가원로의 모범적 역할을 보여 줬다. 2000년 대선에서 맏아들 조지 W 부시가 백악관 입성에 성공하면서 2대 대통령 존 애덤스에 이어 두 번째 ‘부자(父子) 대통령’의 기록을 세웠고, 둘째아들 젭도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내는 등 케네디가(家) 못지않은 정치 명문가로 자리매김했다. 세상을 떠나던 날 오전 오랜 동료이자 냉전 해체라는 역사의 물결을 함께 헤쳐 간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이 부시를 찾았다. 기력이 쇠해 밥조차 거르며 잠들었던 그가 눈을 떴다. “베이크, 우린 어디로 가고 있나.” “천국으로 가죠.” “내가 가고 싶은 곳이야.”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함정 나포, 웃는 자는 누구인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함정 나포, 웃는 자는 누구인가

    푸틴 지지율 상승 및 우크라이나 압박용 포로셴코 내년 3월 대선 앞두고 승부수 미국은 나토와 관계 개선 및 무기 팔 생각러시아 해군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함정을 나포한 사건을 둘러싸고 각국이 주판알을 튕기느라 분주하다. 28일 가디언 등은 일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면전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디언은 “러시아가 첨단 미사일 방어체계 S400을 크림반도에 추가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얼핏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에 대비하려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거기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서 “러시아는 이미 크림반도에 S400 3대대를 배치했다. 거기에 4번째 대대가 추가된 것이다. 환영할 만한 뉴스는 아니지만, 전쟁의 전주곡도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의 속내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먼저 대우크라이나 강경책으로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와 연금개혁, 경제난으로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과거 푸틴 대통령이 크림반도를 침략해 병합했을 때 그의 지지율은 30%에서 80%대로 급등했었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의 영광을 재현하려 하는 것일 수 있다. 단순 국내정치용이 아니라, 러시아의 대우크라이나 정책의 ‘큰 그림’이라는 해석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군함을 나포하기 전부터 아조프해와 흑해를 연결하는 케르치해협을 통제해 우크라이나 경제를 압박해 왔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러시아가 방해한 이후 우크라이나 주요 항구의 교역량이 줄어들었다. 우크라이나 베르디얀스크는 최근 10개월간 물동량 21%가, 마리우폴은 7%가 감소했다. 장기적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경제를 옥좨 반군 분리주의 활동이 활발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과 인접한 도시들에 사회적 불안을 조성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케르치 해협 압박은 또한 아조프 해군기지를 새로 건설하려는 우크라이나의 계획을 방해하는 효과도 가진다. 이에 대해 가디언은 “이는 결국 모두 나토를 흑해 지역에서 몰아내기 위한 장기 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회원국이 아니지만, 아조프 해군기지를 완공하면 유사시 나토 해군이 이곳을 거점으로 흑해에서 군사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에 비하면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동기는 비교적 명확하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최근 “크림반도 국경에 러시아 탱크 배치가 늘었다”면서 “전면전이 임박했다”며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이에 대해 가디언은 “러시아는 4년 전부터 우크라이나 일대 군 병력을 재배치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러시아의 실질적 군사력 확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새로운 상황은 아니다”라며 포로셴코 대통령이 위기를 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포로셴코 대통령의 지지율은 8%대다. 그가 오는 3월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반(反)포로셴코 대통령 세력은 포르셴코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안보적 위험을 강조하고 계엄령을 내려 대선의 민주적 절차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는 3월 선거에서 패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론자들은 우크라이나의 위험에 처한 안보와 계엄령을 강조하는 것이 민주적 절차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 야당 의원인 세르히 레슈첸코는 “포로셴코 대통령의 재선은 언어(우크라이나어 공식 언어 인정), 종교, 군대라는 민족주의적 삼 요소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서방의 계산도 의심스럽다는 것이 가디언의 시각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토에 대한 지지를 강화하기를 바라는 미 국방부 매파에게 우크라이나 함정 나포 사건은 그 바람을 이룰 좋은 기회다. 동유럽, 발트해, 발칸반도 등에서의 세력 확장을 노리는 푸틴 대통령을 부각해 그 반작용으로 미국과 나토의 관계를 다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나토는 방위비 분담금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뿐만 아니라 미국산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판매할 수도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문 대통령, 프라하에서 청산리대첩 ‘소환’한 까닭은?

    문 대통령, 프라하에서 청산리대첩 ‘소환’한 까닭은?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이자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의 의미 깊은 해다. 체코는 독립운동과도 아주 깊은 인연이 있다. 1919년 극동지역에서 볼셰비키 전투 중에 있던 체코슬로바키아 군대가 우리 임정 대표들과 여러 차례 교류했다. 1차 세계대전을 마치고 체코로 돌아갈 때 그들이 가진 무기를 우리 독립군들에게 매도를 해줬다. 그때 한국 독립군이 체코 군대로부터 매입한 무기를 사용해 크게 이긴게 청산리 대첩(1920년)이다.” 고교 시절부터 역사학도를 꿈꿀 만큼 남다른 관심을 지닌 문재인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체코 동포·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이처럼 체코와 청산리대첩의 남다른 인연을 끌어냈다. 1920년 10월 청산리대첩에서 독립군이 10여 회의 전투 끝에 일본군 연대장을 포함 1200여 명을 사살하는 등 빛나는 승리를 거둔 이면에는 체코 무기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프라하 힐튼호텔에서 열린 동포·기업인 간담회에서 “청산리대첩이라는 항일운동에서 가장 유명한 그 승리도 체코 무기의 우수성에 도움을 받은 바가 크다. 그런 사실이 청산리전투 참여했던 이범석 장군의 ‘우둥불’이라는 회고록에 기록돼 있다”고 설명하자 참석했던 20명의 교민은 ‘그런 사실이 있었냐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문 대통령은 이어 “3·1운동도 여기 체코 신문에 아주 크게 보도가 돼서 중유럽과 동유럽에 3·1 독립운동을 알리는 아주 큰 역할을 했다”며 “정부는 내년에 3·1 독립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남북이 공동으로 하는 온겨레의 축제로 준비하고 있다”며 재외 동포들의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에서 “원래 역사를 전공하고 싶었다…처음 변호사 할 때 ‘나중에 돈 버는 일에서 해방되면 아마추어 역사학자가 되리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고 말할 만큼 해박한 역사 지식을 지닌 것으로 유명하다. 문 대통령은 또한 “체코는 아시아 국가 중에 최초로 우리하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며 “그런 만큼 체코는 우리에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대단히 중요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체코는 한국전 이후에 ‘중립국감독위원회’의 위원국으로 이렇게 참여한 인연도 있어서 한반도 상황에 대해서도 아주 관심을 가지고 있고 또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문 대통령은 동포간담회와 별도로 현지 기업인과도 만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간담회에 기업인들을 초청해 한꺼번에 행사를 진행했다. 간담회에는 체코한인회 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위원, 체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 주재원, 태권도 품새 국가대표 감독, 체코국립극장과 국립발레단 단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동포 20명이 참석했다. 양동환 현대자동차 체코 법인장, 박현철 두산 인프라코어 유럽 법인장 등 체코에 진출한 우리 기업인 등 경제인들도 함께했다. 최춘정 세계한인경제인협회 프라하지회 부회장은 “중유럽 문화의 중심지인 체코에 한국 기업들이 대대적으로 진출했다“며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어, k-pop, 한국 영화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며 체코인들에게 한국 문화, 역사, 예술을 알리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한섭 프라하 한글학교 교장은 “교민 자녀들이 한-체코 간 소통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우리 문화.역사와 한국어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프라하 국립극장에서 합창단원으로 활약 중인 조원배 테너는 문 대통령 내외를 환영하는 마음을 담아 ‘벚꽃엔딩’과 ‘희망의 나라로’를 부르기도 했다. 프라하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에르도안 비난에 소로스재단 터키서 활동 중단

    에르도안 비난에 소로스재단 터키서 활동 중단

    헝가리에서 정권과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의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의 ‘열린사회재단’(이하 재단)이 터키에서도 당국의 수사 등 압박을 이유로 사회사업을 접기로 했다. 열린사회재단은 26일(현지시간) “재단 해산 신청을 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재단을 겨냥한 근거없는 비방과 편파적인 의혹 제기가 늘어나 사업을 지속하기가 불가능해졌다고 판단해 해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소로스의 열린사회재단의 터키 활동 종료 선언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소로스를 공개 비난한 지 닷새 만에 나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21일 소로스를 “유명한 헝가리 유대인”이라 지칭하며, “소로스는 각국을 분열시켜 찢어 놓으려 한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소로스가 터키에서 ‘테러조직’에 재정 지원을 한 혐의로 투옥된 금융인 오스만 카왈라를 지지하고 있다고 문제 삼았다. 터키 당국이 말하는 ‘테러조직’은 2013년 당시 에르도안 총리를 최대 정치적 위기로 몰아간 대규모 반정부 시위의 ‘배후’를 가리킨다. 소로스 재단은 터키 수사당국이 2013년 반정부 시위와 재단을 연결지으려고 한다면서 “이런 시도는 전에도 있었으며 완전히 허위”라고 강조했다. 각국에서 교육과 의료 등 사회사업과 시민사회 지원사업을 펼치는 소로스의 재단은 헝가리 등에서 민족주의 우파 지지자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그가 동유럽 옛 사회주의 국가에 민주주의 이념을 전파하고 있는 것에 대해 권위주의체제로 회귀하고 있는 헝가리 등 동구권국가들과 갈등을 일으킨 것이다. 소로스는 모국 헝가리에서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정적이 돼 압박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열린사회재단은 본부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베를린으로 이전했고, 부다페스트에 있는 중앙유럽대학(CEU)을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전할 계획도 짜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러 우주공사 사장 “미국 달착륙 확인해봐야” 뼈 있는 농담

    러 우주공사 사장 “미국 달착륙 확인해봐야” 뼈 있는 농담

    러시아 우주정책을 총괄하는 인사가 미국이 50년 전 실제 달에 착륙했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농담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대부분이지만 미국의 달 착륙 음모설에 무게를 싣는 뼈 있는 농담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로스코스모스(연방우주공사) 사장은 지난 24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Rogozin)에 동유럽 소국 몰도바의 이고리 도돈 대통령과 만나서 대화한 동영상을 올렸다. 로고진 사장은 “도돈 대통령으로부터 미국인들이 실제 달에 갔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우리는 그곳에 가서 그들(미국 우주인)이 갔었는지 확인하는 것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로고진 사장은 얼굴에 웃음기를 띤 채 어깨를 으쓱하는 등 농담하는 것이 분명해 보였지만 러시아 우주 기구 수장이 던진 말인 데다 이를 트위터에까지 올리는 바람에 농담으로만 받아들여 지는 분위기는 아니다. 러시아의 전신인 옛 소련은 냉전 시대에 미국과 달 탐사 경쟁을 벌이다 1969년 7월 20일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아폴로 11호를 타고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하면서 미국에 선수를 뺏겼다. 옛 소련은 이후 1970년대에 달을 향해 쏘아 올린 로켓이 4차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달 탐사 프로그램을 접었다. 냉전 시대 두 강대국의 달 탐사 경쟁은 미국의 승리로 끝났지만, 달착륙 당시 영상이나 사진의 그림자 방향 등 미심쩍은 부분을 지적하며 NASA 우주인이 달에 가지 않고 착륙한 것처럼 연출한 것이라는 음모론이 끊이지 않았다. 로고진 사장은 이런 상황에서 질문을 받고 농담으로 받아넘겼지만, AP통신과 폭스뉴스 등 몇몇 언론들은 뼈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B급의 유쾌함, 참을 수 없는 클래식의 무거움 내려놓다

    B급의 유쾌함, 참을 수 없는 클래식의 무거움 내려놓다

    SNS에 ‘싼티’ 자랑하는 콘텐츠 가득 저화질 고깃집 영상에 궁서체 자막 등장 기획사들, 젊고 힙한 인턴·알바 채용도세계 정상급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은 이달 초 핼러윈데이에 맞춰 인스타그램에 가발을 쓰고 ‘해피 핼러윈’ 메시지를 전했다.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흐 유령’이라고 소개한 그의 인스타그램 댓글에는 “최고의 분장”과 같은 댓글이 올라왔다. 힐러리 한의 다음달 내한공연을 주최한 공연기획사는 페이스북에 “(힐러리 한은) 자나깨나 바흐 생각”이라는 개구진 표현으로 이를 소개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아티스트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대중과 소통하는 모습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이는 방탄소년단으로 대표되는 대중문화계뿐 아니라 클래식계도 마찬가지다. SNS에 단순히 자신의 공연 일정이나 사진을 올리는 수준을 넘어 ‘B급 정서’를 담은 콘텐츠로 무게감을 내려놓은 사례를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고깃집 찾아 “한 표 부탁합니다” 무대 위에서 냉철한 연주를 선보이는 힐러리 한이지만, SNS상에서는 한없이 친근하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계정인 ‘바이올린케이스’는 그의 연주여행에 늘 함께하는 바이올린 케이스가 ‘화자’(話者)가 되는 엉뚱한 설정으로 팬들을 즐겁게 한다. 원전연주 단체인 독일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가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에는 서울 송파구의 한 유명 고깃집이 등장한다. 식당 아주머니가 메뉴판을 보는 오케스트라 단원을 보더니 “그라모폰 어워드 후보지요? 내가 투표해 줄게요”라고 어색하게 말한다. 이 영상은 올해 그라모폰 뮤직 어워드 후보로 오른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가 한국인들에게 온라인 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당부하는 내용이다. 출시한 지 한참 지난 스마트폰으로 찍은 듯한 화질의 영상 말미에 나오는 ‘저희에게 한 표 부탁드립니다’라는 궁서체의 한국어 자막은 권위를 자랑하는 음악상에 도전하는 이 단체의 유명세와는 거리가 먼 ‘싼티’를 자랑(?)한다. 이들과 같은 ‘코믹 코드’의 SNS 게시물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웬만한 티켓파워를 가진 연주자가 아니라면 어떤 식으로든 대중과 소통하고, 관심을 끌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이제는 단순히 공연정보를 올리는 정도로는 대중의 눈길 한번 받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해외 기획사들도 연주자를 선택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가 SNS의 인기도다. 무대에 오르기로 한 연주자가 갑자기 공연을 취소할 때 기획사들은 과거 만났던 연주자의 SNS나 ‘좋아요’ 등 팬들의 반응을 참조해 대체자를 물색하기도 한다. ●대중에 낯선 작품, 별나게 홍보 공연장과 기획사들도 SNS시대에 맞춰 더 ‘튀는’ 홍보방식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동유럽의 한 교향악단을 초청한 모 기획사는 내한 지휘자의 인사말을 담은 영상을 페이스북에 소개하며 통역을 생략했다. 대신 “해석을 해 보려고 했으나 유러피안의 영어발음은 참 어렵군요, 여러분 도와주세요. 해석해 주시는 분들에 한해 추첨해서 초대권 2장을 드립니다”라며 응모 이벤트 소식을 알렸다. 글 아래에는 “신개념 페북지기인가, 웰케(왜 이렇게) 웃기지”라는 댓글이 달렸다. 예전에는 당연히 들어갔을 지휘자나 연주자의 얼굴을 생략하고 홍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울시향의 번스타인 오페레타 ‘캔디드’ 포스터에는 지휘자나 작곡가의 얼굴 대신 ‘어서 와, 캔디드는 처음이지’라는 홍보문구가 삽입됐다. 한국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라 흥행을 걱정하던 차에 아예 대중에게 낯선 작품임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공연을 알린 것이다. 공연계 관계자는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을 활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되면서 요즘 트렌드가 된 SNS용 짧은 영상클립 촬영 등도 일반화되고 있다”면서 “요즘 일부 기관이나 기획사들은 아예 SNS를 잘하는 학생들을 인턴이나 아르바이트생으로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루마니아서 10세 소년·8세 소녀 결혼 논란…집시 조혼 여전

    루마니아서 10세 소년·8세 소녀 결혼 논란…집시 조혼 여전

    집시의 조혼 악습이 여전히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루마니아의 한 집시 공동체에서 10살 소년과 8살 소녀가 결혼식을 올린 사실이 영상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SNS상에 루마니아 지역가수 알렉스 데라 카라칼은 한 집시 공동체의 결혼식에서 자신이 축가를 부르는 모습을 직접 촬영한 영상을 공유해 네티즌들이 분노하고 있다. 공개된 영상에는 집시 하객으로 가득찬 장소에서 8살 소녀에게 가족들이 성인용 웨딩드레스를 입히느라 분주한 모습이 담겼다. 그 사이 가수는 축가를 불렀고 하객들은 음악에 맞춰 손뼉을 쳤다. 그리고 소녀의 신랑이 되는 10살 소년도 음악에 맞춰 춤추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이 가수는 이 꼬마 신랑에게 “이제 장난감들은 내버려 둬라. 오늘 넌 신부와 결혼했다”고 농담 어린 말을 건네기도 했다.잠시 뒤 소녀는 가족들의 도움으로 의자 위에 올라섰다. 이는 하객들에게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이 같은 영상이 공유되자 일부 네티즌이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루마니아에서는 미성년자 간의 결혼이 불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른바 ‘로마’로 불리는 유럽의 집시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조혼 악습이 만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집시 공동체나 당국에서는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4년 전 로마 공동체의 지도자인 도린 시아바는 미성년자와 결혼하는 집시들을 경찰에 넘길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집시로 추정되는 돈 보친이라는 한 네티즌은 이 행사는 정식 결혼식이 아니라 두 아이가 서로 미래를 약속하는 데 동의하는 의식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나이가 들었을 때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1년에도 비슷한 일이 루마니아 동부 몰다비아의 갈라티에서 일어났다. 당시 신랑, 신부는 8살과 7살이었고 누가 봐도 결혼식으로 보인 이 행사는 경찰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수사 이후 경찰은 해당 결혼은 법적으로 등록되지 않았으므로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집시는 주로 루마니아 등 동유럽을 비롯한 유럽, 서아시아 등지에 거주하는 유랑민족을 지칭하는 말이다. 집시 약 600만 명이 유럽에 거주하고 있으며, 나머지 400만∼600만 명은 유럽 이외의 지역에 흩어져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헝가리에서 탄압받는 소로스, 빈으로 대학 이전 추진

    헝가리에서 탄압받는 소로스, 빈으로 대학 이전 추진

    헝가리의 권위주의 정부에 탄압을 받고 있는 미국인 부호 조지 소로스가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자신의 대학인 중앙유럽대학(CEU)을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전할 계획을 짜고 있다. 소로스는 자신의 모국인 헝가리에 기반을 두고 동유럽 옛 사회주의 국가에 민주주의 이념을 전파해 왔다. 그러나 최근 헝가리를 비롯해 동유럽국가들이 우경화로 넘어가고, 총리 등 실권자들과 갈등이 커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소로스는 특히 모국 헝가리에서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정적이 돼 압박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현지 APA통신 등을 인용해 소로스가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를 만나 빈에 CEU 캠퍼스를 개설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우파 민족주의 성향의 오르반 총리는 선거 운동 기간 내내 소로스가 헝가리에 난민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비판하며 그와 관련된 단체들을 전방위로 압박했다. 결국 소로스가 지원해온 열린사회재단은 본부를 부다페스트에서 베를린으로 이전했다. 소로스가 1991년 설립한 CEU도 폐교 위기까지 내몰렸다. 본국에 캠퍼스가 없으면 헝가리에서 대학을 운영할 수 없다는 고등교육법 조항을 만들어 당장 미국에 본부가 없는 CEU가 표적이 됐다. 한편 오스트리아의 쿠르츠 총리는 18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소로스를 만났다고 밝히면서 부다페스트에 있는 CEU의 일부를 빈으로 옮기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공개했다. 소로스는 19일 오스트리아 과학부 장관 등을 만나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CEU는 헝가리에서 유일하게 미국식 경영대학원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학 평가에서도 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대학이다. 헝가리 정부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반발을 의식해 법 집행은 미루고 있지만 CEU 측은 다음달 1일까지 헝가리 정부가 학문의 자유를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내년 석박사 과정 일부를 빈에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다시 이슬람국가 방문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다시 이슬람국가 방문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년 3월에 북아프리카 모로코를 방문한다. 그렉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년 3월 30∼31일 이틀에 걸쳐 모로코 카사블랑카와 라바트를 가기로 결정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버크 대변인은 “교황이 모로코 국왕 모함마드 6세와 모로코 가톨릭 주교들의 초청을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가톨릭의 수장인 교황이 이슬람 신자가 대다수인 모로코를 찾는 것은 1985년 교황 요한바오로 2세에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두 번째가 된다. 모로코에는 기독교 인구는 1%도 채 안 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내년 모로코 방문은 기독교와 이슬람이라는 서로 다른 두 종교 신자들 사이의 관계 증진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전망된다. 종교 간의 화해와 대화를 역대 어느 교황보다 강조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미 즉위 이듬 해인 2014년 터키, 2016년 아제르바이잔, 2017년 이집트 등 이슬람 국가를 찾았었다. 교황이 특히 이민자를 따뜻하게 환대하라는 일관적 입장을 견지해 왔다는 점에서 유럽행 난민의 주요 출발지 가운데 하나인 모로코에서 전 세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이민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내년 1월 하순에 가톨릭청년대회 참석을 위해 파나마를 방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어느 해보다 많은 해외 순방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내년에 아프리카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와 일본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유럽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아프리카 모잠비크 등도 교황의 내년 방문 후보지로 꼽힌다. 교황은 한해 평균 3∼4차례 가량 해외 순방을 하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송성환 전북도의장 금품수수혐의 부인

    여행업체로부터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송성환 전북도의회 의장이 12일 경찰 추가 조사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쯤 송 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시간 동안 사건 경위를 조사했다. 송 의장은 “여행사 부탁으로 연수에서 빠진 인솔자를 대신해 현지 가이드에게 500만원이 든 봉투를 전달했다”며 “따로 돈을 챙긴 사실은 없다”고 혐의 일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송 의장은) 지난 조사와 마찬가지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며 “관련 증거와 진술을 확인하는 수사 마무리 단계였기 때문에 조사를 일찍 끝냈다”고 설명했다. 송 의장은 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이었던 2016년 9월 동유럽 해외연수 과정에서 여행업체로부터 수백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송 의장을 비롯한 도의원 6명과 도의회 직원 5명 등 11명은 당시 체코와 오스트리아 등 동유럽 연수를 다녀왔다. 여행경비는 1인당 350만원으로 250만원은 도의회가 지원했고, 나머지 100만원 중 50만원을 송 의장이 대납했다. 경비대납이 불거지자 송 의장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경찰은 경비를 여행사가 지원한 것으로 판단하고 최근까지 여행사 관계자와 연수 참가자 등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했다. 경찰은 이번 주 안에 조사를 마무리하고 송 의장의 기소 여부를 판단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짠내투어’ 1주년 맞이 체코 프라하 여행..박나래 vs 김종민 대결

    ‘짠내투어’ 1주년 맞이 체코 프라하 여행..박나래 vs 김종민 대결

    ‘짠내투어’가 방송 1주년을 맞아 낭만의 도시 체코 프라하로 떠난다. 10일 방송되는 tvN ‘짠내투어’에는 첫 동유럽 여행의 설렘을 배가시킬 특별한 설계자와 평가자가 함께해 역대급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짠내투어’ 1주년 맞이 첫 동유럽 여행! 프라하와 부다페스트로 향한다! tvN ‘짠내투어’는 정해진 예산 안에서 여행하며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를 함께 체험해보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1월 25일 처음 시청자를 찾은 ‘짠내투어’는 고정멤버 박명수, 박나래, 정준영, 문세윤, 허경환과 매회 달라지는 게스트들이 다양한 여행지에서 최소 비용으로 최대 만족을 이끌어내는 투어를 선보이고 있다. 투어의 설계자와 평가자가 존재하는 이색 틀과 솔직한 여행지 후기, 책에도 안나오는 정보, 멤버들의 케미 등이 풍성한 즐거움을 선사하며 호평을 얻고 있다. 1주년을 맞은 ‘짠내투어’는 처음으로 동유럽으로 떠나 프라하와 부다페스트로 향한다. 아름다운 풍광 속 가성비 최고의 ‘짠내투어’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별한 설계자들끼리의 정면 승부! 프로 설계자 박나래 VS 게스트 설계자 김종민 1대1 대결 프라하 편에서는 2명의 설계자가 1대1 대결을 펼친다. ‘프로 설계자’ 박나래와 ‘게스트 설계자’ 김종민은 각자의 방식으로 개성 넘치는 투어를 이끄는 것. “설계자를 하다 보면 멘탈이 자주 붕괴된다”고 조언하는 박나래를 향해 김종민은 “고생한 여행이 추억에 남는다. 자극적인 일정을 준비하겠다”고 맞받아쳐 이들의 대결에 더욱 관심이 모인다. 특히 ‘국내여행 절대강자’로 불리는 김종민이 ‘짠내투어’와 만나 어떤 활약을 펼칠지, 그가 준비한 비장의 히든카드는 무엇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프라하 여행 첫 날을 이끌게 된 ‘초보 설계자’ 김종민은 설계에 획을 긋는 신선한 모습으로 폭소를 자아낸다. 휴대폰 대신 종이 지도에 의존하는 아날로그식 길찾기는 물론, 비행기에서도 주경야독하는 철저한 사전 준비에도 멤버들 앞에만 서면 과부하에 걸려 아무말 대잔치를 이어가 애잔함을 안긴다고. 김종민의 짠내나는 고군분투기는 이날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라하 투어에만 있는 색다른 평가요소+반가운 얼굴과 함께하는 평가자 군단 프라하 투어에는 색다른 평가 요소가 더해진다. 기존의 관광, 음식, 숙소 외에 설계자가 직접 자신 있는 항목을 선택하는 것. 김종민은 ‘추억’을 자신에게 유리한 평가 요소로 설정, 멤버들에게 추억을 남기는 여행을 계획한다. 박명수, 정준영, 문세윤, 허경환, 하니가 평가자 군단으로 나서 네 항목을 꼼꼼히 판단한다. 지난 대만 여행에서 특유의 유쾌함과 섬세함을 자랑했던 하니는 프라하에서도 설계자들을 독려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는 것이 제작진의 전언. ‘짠내투어’ 첫 여행을 함께했던 여회현은 부다페스트 편에 게스트로 합류, 금의환향한 면모로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연출을 맡은 손창우PD는 “1주년 특집으로 진행되는 프라하-부다페스트 편은 다채로운 볼거리가 넘쳐나는 여행이다. 처음 설계에 도전하는 김종민 특유의 순수한 감성이 로맨틱한 체코와 어우러져 새로운 재미를 안길 것”이라면서 “시청자들이 기다렸던 반가운 게스트 하니, 여회현이 특별 평가자로 함께한다. 고정 멤버들과 이들의 꿀케미도 기대해달라”고 전해 관심을 더한다. 한편, tvN ‘짠내투어’ 체코 프라하 편은 10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사진제공=tvN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SK호크스맨’ 된 동유럽 다크호스

    ‘SK호크스맨’ 된 동유럽 다크호스

    SK 구단, 핸드볼 위상 제고하려 영입 루마니아 리그 뛰는 아내 조언에 합류 코트선 거친 피벗·밖에선 천생 신사 “나는 큰 싸움꾼·좋은 선수·좋은 사람”핸드볼리그 1호 외국인 선수인 부크 라조비치(30·몬테네그로·세르비아)는 동료들로부터 좋은 사람이란 평가를 받는다. 다른 종목의 일부 외국인이 이따금 거만한 모습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데 라조비치는 다르다. 코트 위에서는 승부에 목숨을 건 ‘거친 사내’지만 코트 밖에서는 이내 ‘사람 좋은 선수’의 면모를 보인다. 황보성일 SK호크스 감독도 “솔선수범하고 성격도 좋아서 여러모로 우리 팀에 잘 어울린다”고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했다.7일 충북 청주시에 있는 SK호크스 훈련장에서 만난 라조비치는 “첫 외국인 선수라 관심이 집중되는 것 같다. 하지만 난 그냥 여러 선수 중 한 명일 뿐”이라며 “개인 타이틀을 따내는 것보단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두산이 남자 핸드볼 최강이라고 들었지만 우리 팀도 못지않다. 해볼 만하다”며 “난 파워 넘치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내가 왔으니 SK호크스가 창단 첫 우승을 이뤄낼 것이다. 루마니아 리그에서 핸드볼 선수로 뛰고 있는 아내의 소속 팀도 챔피언에 올랐으니 이번엔 우리 팀이 우승해야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2011년 출범한 핸드볼 코리아리그에선 팀당 2명씩 외국인 선수를 둘 수 있지만 여태껏 유명무실했다. 연봉을 많이 줘야 하고, 통역까지 붙여야 해서 구단 살림에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우리 선수들의 경쟁력이 어느 정도 보장돼 국내 선수들만으로도 꾸려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남자 국가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연거푸 아쉬운 성적을 거둔 데다 핸드볼 인기도 예전만 못해 대한핸드볼협회 회장사인 SK에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황보 감독은 “첫 외국인 선수다 보니 영입할 때 실력은 물론이고 외모까지도 살짝 감안했다”고 귀띔했다. 라조비치는 “사실 팀에 합류하기 전에는 한국 핸드볼에 대해 잘 몰랐다. 하지만 아내가 ‘한국 여자 핸드볼은 매우 강하다’고 귀띔해 용기를 냈다”며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가 빠른 편인데 적응해야 할 것 같다. 나도 몸집이 큰 선수가 맡는 피벗(농구의 센터와 비슷한 역할) 포지션치곤 스피드가 제법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전까지 한국을 잘 몰랐지만 ‘강남스타일’이란 노래는 알고 있었다”며 “팀이 우승하면 세리머니로 말춤을 추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국 음식으로는 갈비탕과 김치를 좋아한다. 건강한 음식이다. 김치가 꼭 있어야 밥을 먹는다”며 “가족과 떨어져 있는 게 아쉽지만 틈날 때마다 영상통화를 한다. 조금 있으면 아내와 아들이 한국에 올 예정이다. 그들에게 멋진 플레이를 보여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말미에 ‘훗날 한국 핸드볼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으냐’고 묻자 그는 세 가지 짤막한 영어 표현으로 답을 대신했다. “대단한 싸움꾼(big fighter), 좋은 선수(good player), 그리고 좋은 사람(good man).” 글 사진 청주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핸드볼 1호 외국인 선수’ 라조비치 “제가 왔으니 SK가 창단 첫 우승할 거에요.”

    ‘핸드볼 1호 외국인 선수’ 라조비치 “제가 왔으니 SK가 창단 첫 우승할 거에요.”

    핸드볼리그 ‘1호 외국인 선수’인 부크 라조비치(30·몬테네그로·세르비아 이중국적)는 팀 동료들로부터 ‘좋은 사람’이란 평가를 받는다. 다른 종목의 일부 용병 선수는 가끔 거만한 모습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데 라조비치는 다르다. 코트 위에서는 승부에 목숨을 건 ‘거친 사나이’지만 코트 밖에서는 곧장 ‘좋은 사람’으로 변신한다. 올해 2월 루마니아 리그에서 뛰던 라조비치를 구단과 함께 스카웃했던 황보성일 SK호크스 감독도 “솔선수범을 잘하고 성격도 좋아서 여러모로 우리 팀에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7일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SK호크스의 훈련장에서 만난 라조비치는 “첫 외국인 선수라 관심이 집중되는 것 같다. 하지만 난 그냥 여러 선수 중 한 명일 뿐”이라며 “개인 타이틀을 따내거나 득점을 많이 올리는 것보다도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두산이 남자 핸드볼의 최강팀이라고 들었지만 우리 팀도 못지 않다고 생각한다. 해볼 만하다”며 “나는 파워 넘치는 플레이이가 가능하다. 내가 왔으니 SK호크스가 우승할 수 있을 것이다. 루마니아 리그에서 핸드볼 선수로 뛰고 있는 아내의 소속팀도 챔피언에 올랐으니 이번엔 우리팀이 우승을 해야겠다”고 강조했다. 2011년 시작된 핸드볼 코리아리그에는 각 팀당 2명씩 외국인 선수를 둘 수 있는 규정이 있지만 그동안 유명무실했다.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면 연봉을 많이 줘야하고, 통역까지 붙어야 해서 비용이 증대되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한국 핸드볼 수준도 높은 편이여서 국내 선수들만으로도 경쟁력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남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이 국제 대회에서 계속해 아쉬운 성적을 거둔 데다가 핸드볼의 인기도 침체 일로라서 대한핸드볼협회 회장사인 SK에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라조비치는 “동유럽에 비해 한국이 선진국이다는 이미지는 있었으나 팀에 합류하기 전에는 한국 핸드볼에 대해 잘 몰랐다”며 “하지만 아내가 ‘한국 여자 핸드볼은 매우 강팀이다’며 옆에서 조언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음식 중에는 갈비탕과 김치가 좋다. 건강한 음식이다. 식사 때마다 김치가 꼭 있어야 밥을 먹는다”며 “가족과 떨어져 있는 게 아쉽지만 틈날 때마다 영상통화를 한다. 조금 있으면 아내와 초등학생 아들이 한국에 올 예정이다.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가 빠른 편인데 적응해나가야 할 것 같다. 나는 파워에 있어서는 자신이 있기 때문에 피봇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하며 팀의 창단 첫 우승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말미에 ‘훗날 한국 핸드볼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냐’고 묻자 그는 세 단어로 대답을 대신했다. “대단한 싸움꾼(big fighter), 뛰어난 핸드볼 선수(good player) 그리고 좋은 사람(good man).” 글·사진 청주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反유대’ 무차별 총격… 혐오범죄로 얼룩진 美 중간선거

    ‘反유대’ 무차별 총격… 혐오범죄로 얼룩진 美 중간선거

    “모든 유대인 죽어야 한다” 총기 난사 안식일 예배 중 11명 사망 ‘최악 참사’ 민주당 총기 규제 목소리에 힘실릴 듯 백악관, 경찰배치·조기게양 신속 대응“미국이 증오로 가득 찬 한 주를 보냈다.” 백인우월주의를 신봉하는 40대의 ‘네오나치’ 남성이 27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의 시너고그(유대교 회당)에서 안식일 예배를 보던 유대인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11명이 숨지고 경찰 등 6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경찰과 대치 끝에 총상을 입고 체포된 총격범 로버트 바우어스(46)는 극우 성향이 짙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갭’에 활발하게 글을 써 온 반(反)유대주의자로 알려졌다. 이번 총기 난사는 다음달 6일 중간선거를 목전에 두고 발생한 데다, 미국 내에서도 역대 반유대주의 범죄 가운데서도 인명 피해가 가장 커 파장이 일고 있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우어스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유대인 밀집 지역인 앨러게이니 카운티의 ‘트리 오브 라이프’ 시너고그에 AR15 자동소총 1정과 권총 세 자루를 들고 난입했다. 평소 문이 잠겨져 있는 시너고그가 유대교 안식일인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45분 예배를 위해 미리 문을 열어 놓는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그는 건물 옆문으로 들어가 “모든 유대인은 죽어야 한다”고 외치며 수분 동안 총기 난사를 자행했다. 당시 현장에는 최소 60명의 유대인이 최근 태어난 아이의 명명식을 하고 있었다. 불과 20분 만에 11명을 살해한 바우어스는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뒤 체포됐다.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은 이날 저녁 “범인을 증오 범죄와 총기법 위반 등 29개 혐의로 기소했다”면서 “인종 증오 범죄는 최고 사형에 처할 수 있다. 엄중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우어스는 본인 명의로 총기 21정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나 전과는 없었다. 그는 범행 전 소셜미디어에 “‘히브리 이민자 지원협회’(HIAS)는 우리 국민을 죽이는 침략자들을 들여오길 좋아한다. 나는 가만히 앉아서 내 국민이 살육당하는 걸 지켜볼 수 없다”면서 “나는 들어간다”고 적었다. HIAS는 1881년 러시아와 동유럽을 탈출한 유대인을 돕기 위해 설립된 단체로 현재 전 세계 난민의 미국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또 바우어스의 ‘갭’ 계정에는 “유대인은 사탄의 자식들”이라는 글과 함께 ‘1488’이라고 적힌 속도측정기 사진도 게시돼 있다. 백인우월주의 슬로건 단어 수를 가리키는 ‘14’와 네오나치를 상징하는 숫자 ‘88’을 조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내 최대 유대인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의 대표는 이날 성명을 내 “유대인 커뮤니티를 겨냥한 미국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공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CNN은 “2016년 반유대주의 사건은 684건으로 다른 종교 증오범죄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았다”고 강조했다. 거칠고 공격적인 언사를 서슴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갈등과 분열을 조장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번 사건이 유대인 사회를 자극할 뿐 아니라, 총기 규제에 적극적인 민주당이 여론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이 사악한 반(反)유대주의 공격은 인류에 대한 공격”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며,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백악관 등 미국 공공기관에 오는 31일까지 성조기를 조기 게양하라고 지시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아시나요, 北전쟁고아 키워 준 폴란드 교사들을”

    “아시나요, 北전쟁고아 키워 준 폴란드 교사들을”

    오는 31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한국전쟁 중 폴란드에 보내졌다가 다시 북한으로 송환된 전쟁고아와 이 아이들을 돌본 폴란드 교사들의 자취를 좇는다. 국내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 이야기는 배우이자 단편 영화 두 편을 연출한 추상미(45) 감독에 의해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우연한 계기로 알게 된 ‘잊혀진 역사’를 세상에 꼭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들었다는 추상미.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그는 “북한과 미국이 서로 으르렁거릴 때만 해도 이 작품이 세상에 못 나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최근 시국이 기적적으로 바뀌면서 전 국민 중 가장 기뻐한 사람이 나였을 것”이라며 웃었다.추상미는 4년 전 지인이 일하는 출판사에 갔다가 누군가 말해 주지 않았더라면 끝내 몰랐을 이야기에 마음이 사로잡혔다. 1951년 북한이 한국전쟁 중 고아가 늘어나자 동유럽 국가에 아이들을 돌봐 줄 것을 요청했고, 그중 1500명이 폴란드 남서부의 작은 마을 프와코비체의 한 양육원에 보내졌다. 아이들 몸에서 발견된 기생충 서식지를 조사한 결과 1500명 중 절반은 남한 출신이었다. 전쟁 중 전선이 이동할 때마다 북한이 수시로 점령 지역의 고아들을 데려갔기 때문이다. 생김새도 쓰는 말도 달랐지만 양육원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헌신적인 사랑으로 돌봤다. 아이들 역시 새로운 가족의 정을 느끼며 새 삶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8년 뒤인 1959년 교사들과 아이들은 갑작스럽게 이별한다. 북한이 경제 발전 운동인 ‘천리마운동’을 본격화하면서 노동력을 충당하기 위해 이 아이들에 대한 송환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추상미는 이를 소재로 한 폴란드 소설 ‘천사의 날개’와 폴란드 국영방송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김귀덕’, 관련 논문 등을 보며 조사를 시작했다. 폴란드 전쟁고아 중 희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북한 소녀 김귀덕을 소재로 한 장편 영화 ‘그루터기들’을 만들기로 결심한 추상미는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2016년 폴란드로 떠났다. 준비 과정 중 당시 아이들을 돌본 교사 300여명 가운데 살아 있는 사람은 단 10여명이고 생존 교사들의 나이도 80~90대라는 소식을 접한 추상미는 그들의 육성과 증언이 담긴 다큐멘터리를 먼저 선보이게 됐다.“유제프 보로비에츠 양육원 원장님이 제게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난생 처음 보는 까만 머리, 까만 눈의 동양 아이들인데도 그 아이들이 자신의 유년시절의 일부 같았다’고요. 실제로 당시 양육원 교사 중 상당수가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고아 출신이더군요. 교사들은 선행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유년 시절을 회복하기 위해 혈육의 정을 나눈 거죠. 이분들의 상처가 다른 나라 아이들을 사랑하는 데 선하게 쓰였던 반면 우리는 증오의 프레임을 만들고 이데올로기를 견고하게 만드는 데 사용한 것 같아요. 이 작품을 통해 우리의 상처를 새로운 관점에서 조명하고 싶었어요.”추상미는 ‘그루터기들’의 배우로 캐스팅한 탈북민 출신 배우 지망생 이송씨와 함께 폴란드로 갔다. 평소 적극적이고 활발하지만 자신의 상처나 북한에 대해 이야기하길 꺼리던 이씨는 폴란드에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송이는 평소에 ‘북한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어요. 그런 송이가 폴란드 교사들을 만나면서 마음의 빗장을 풀더라고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폴란드 선생님들이 자신을 꼭 안아 주니까 어찌나 울던지요. 남한에선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하고 이상하게 쳐다봐서 북한에서 왔다는 이야기를 안 했대요. 폴란드에서 처음으로 북한에서 태어난 사실에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을 때 참 인상 깊었어요.” 2009년 드라마 ‘시티홀’ 이후 한동안 연기를 쉬었던 추상미는 “오래되고 낡은 꿈”이었던 연출을 하면서 배우 이상의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유년 시절 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셔서 상처가 컸어요. 그래서인지 전 늘 상처에 관심이 많았죠. 감독이 되니 개인의 상처가 사회의 상처나 문제로 확장되더라고요. 전쟁고아들을 돌본 선생님들처럼 모성이 사회의 분열과 상처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세상을 치유할 수 있는 모성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고 싶습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피플인 월드] ‘北 개혁개방 아이콘’ 양빈 16년 만에 활동 재개

    [피플인 월드] ‘北 개혁개방 아이콘’ 양빈 16년 만에 활동 재개

    中서 탈세혐의 체포 후 14년간 수감 경제인사와 회동… 신의주 개발 촉각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북한 개혁·개방 아이콘이었던 양빈(楊斌·55) 전 신의주 행정장관이 대만의 유력 인사와 만나 북한 경제개발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빈과일보는 지난 1일 김 위원장의 양아들로 행세했던 양빈이 타이베이의 한 고급식당에서 류타이잉(劉泰英) 전 중화개발금융공사 이사장, 한국 롯데그룹 관계자 등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중국 장쑤성 난징 출신인 양빈은 1990년 유라시아 그룹을 설립해 중국 방직품을 동유럽에 수출하면서 한때 중국 제2의 갑부로 불렸다. 1998년 중국 선양에 네덜란드 마을(화란촌)을 세워 화훼산업을 벌였고 2002년 9월 북한이 신의주를 경제특구로 공식 지정하면서 초대 행정장관에 임명됐다. 하지만 행정장관 임명 발표 일주일 뒤 양빈은 중국 당국에 탈세 혐의로 체포돼 14년간 수감생활을 하다 2년 전 풀려났다. 북한은 당시 신의주 시내에 대만의 절반에 이르는 132㎢ 면적을 홍콩과 유사한 성격의 특별행정구로 지정하고 네덜란드 국적의 양빈을 홍콩 행정장관과 비슷한 성격의 신의주 행정장관에 임명했다. 양빈은 중국이 신의주 개발에 적극적이지 않자 남북이 협력한 개성공단을 사례로 들면서 중국 참여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가 14년 동안 수감된 걸 두고 북한 개발 참여가 중국 당국의 분노를 샀다는 등 여러 음모론이 제기됐었다. 이날 양빈과 회동한 류 전 이사장은 “정부가 간섭할 필요 없이 대만처럼 노동자가 부족하고 돈이 갈 길 없는 나라가 북한의 값싼 노동자와 토지를 잘 활용하면 국제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중국에서 여의치 않은 임업 기지를 신의주로 이전할 수 있으며, 대만 기업들이 중간재를 제공하고 북한의 의료업, 서비스업, 관광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양빈의 활동 재개와 관련해 중국이 이미 북한의 동의를 얻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지난 6월에도 류 전 이사장을 대만에서 만나 신의주 개발 의사를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7월 북·중 접경지대의 신의주 공장 등을 시찰하며 현대화를 강조한 바 있다. 양빈과의 회동에 참석한 셰진허(謝金河) 비즈니스투데이 발행인은 “구체적인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신의주가 아시아에서 가장 ‘뜨거운’ 투자처로 북한의 경제 개방 시 대만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질 곳”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문화마당] 예술의 힘은 어디서 오나/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예술의 힘은 어디서 오나/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세계 평화와 인류애를 담은 걸작인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 교향곡’은 서양 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여겨지는 곡 가운데 하나다.실러의 시 ‘환희의 송가’를 가사로 인용해 고난과 역경을 이겨 내고 정신적 승리와 환희에 도달하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선사한다. 그렇기 때문에 평화음악회나 송년음악회의 단골 프로그램이기도 하며 누구나 이 곡을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빈에서 활동하던 독일 출신 작곡가 베토벤의 역작인 합창교향곡의 마무리가 터키행진곡으로 끝나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는 못하다. 모차르트도 작곡한 바로 그 터키풍 행진곡 말이다. 오스만튀르크제국은 전성기 때 동유럽과 북아프리카에 걸쳐 영토를 확장하고 위상을 떨쳤다. 서유럽의 가장 동쪽에 위치한 ‘동쪽의 왕국’이라는 이름을 가진 오스트리아는 오스만튀르크와 맞닿아 있었고, 수도였던 빈은 여러 차례 오스만튀르크에 공격을 당했다. 역사적으로 군사적·종교적 충돌은 아이러니하게도 반드시 문화적 교류를 가져다준다고 적국의 존재였던 오스만튀르크의 의상, 커피, 음악 등의 문화는 결국 서유럽에서 급속도로 유행을 하게 된다. 서양음악 역사의 한 획을 긋고 영원히 인류 문명과 함께할 대표적인 클래식 작품, 한 시간에 가까운 큰 규모의 곡 말미가 터키행진곡이라는 것은 어쩌다 이루어진 우연이 아니다. 작곡가 중에는 손가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수필 쓰듯 즉흥적으로 끄적여도 끝없이 영감이 솟아나는 유형이 있고, 치밀하고 완벽하게 한 음 한 음을 가지고 오랫동안 심사숙고해 맘에 들 때까지 수없이 뜯어고쳐 곡을 완성하는 유형이 있다. 모차르트나 쇼팽이 전자에 가깝고, 후자가 바로 베토벤이다. 실러의 시에 곡조를 붙여야겠다는 생각을 한 이후 곡이 완성되기까지는 무려 30년이 걸렸다. 그러한 그가 합창교향곡의 코다(종지)를 터키행진곡으로 한 까닭은 ‘환희의 송가’의 구절 “백만인이여, 안기어라! 전 세계의 입맞춤을 받으라”(Seid Umschlungen, Millionen! Diesen Kuß der ganzen Welt!)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였으리라고 확신한다. 덕분에 우리는 전혀 알지도 못했고 관심 갖지 않았던 동양의 행진곡 리듬을 순수 서양음악의 위대한 걸작이라고 믿고 듣고 있었다. 또한 얼핏 봐선 신을 찬양하는 듯한 ‘환희의 송가’에 베토벤이 이슬람 군대 행진곡을 삽입함으로써 실러의 시도 결국은 맹목적인 유일 신앙이 아니라 범신론적인 인본주의와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시였음을 더욱 강하게 믿을 수 있도록 해 준다. 베토벤은 신을 부정하지는 않았지만 신보다 예술의 힘을 더 믿었다. 그가 신이 아닌 예술을 통해 자신을 구원하고 장애를 극복하려고 했음을 그의 하일리겐슈타트 유서에서 볼 수 있다. 베토벤은 이 곡을 통해서 모든 국경과 종교를 초월하여 화합하고, 인류에 대한 사랑과 선을 이루고자 했다. 합창교향곡에 이슬람 군대 행진곡이라니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느낌이 들 수도 있다.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리라”(Alle Menschen werden Br※der)라는 베토벤의 바람과 달리 국경전쟁과 종교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그의 음악을 들을 때만큼은 가슴 벅찬 감동을 느끼고, 만인을 안아 줄 수 있는 포용력과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불굴의 의지를 얻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 “여성 6000명과 성관계” 주장한 63세 男 결국 사망

    “여성 6000명과 성관계” 주장한 63세 男 결국 사망

    지금까지 무려 6000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해 온 유명 이탈리아 남성이 63세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숨을 거두기 직전에도 여성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지 메트로 등 해외 언론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리미니의 로미오’(Romeo of Rimini)라는 별칭을 가진 이 남성의 본명은 마우리지오 잔판티(63)로, 17살 때부터 이탈리아의 유명 휴양지인 리미니의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면서 ‘명성’을 떨쳤다. 그는 수많은 여성들에게 호감을 사 자신이 일하는 지역인 리미니 및 나이트클럽을 찾게 만들었고, 이 과정에서 수 천 명에 달하는 여성들과 잠자리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6년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나는 100개의 관광청(관광을 유치하는 기관)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리미니에 오게 만들었다”며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다. 잔판티는 지금까지 자신과 성관계를 맺은 여성이 6000명에 달한다고 주장해 왔으며, 이러한 주장 덕분에 이탈리아와 일대에서 유명세를 얻기도 했다. 지난 겨울에는 스칸디나비아에 있는 한 여행사에서 일했고, 당시 그가 일한 스웨덴 마을에는 그를 본 따 만든 밀랍동상이 서기도 했다. 하지만 현지시간으로 지난 25일, 그는 리미니를 찾은 동유럽 출신의 여성 관광객과 성관계를 갖던 중 심장마비를 일으키면서 생을 마감했다. 당시 함께 있었던 여성이 급히 구조대에 연락했지만,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은 “그것(그가 마지막까지 여성과 함께 있다 사망한 것)은 잔판티가 진정 원했던 (생을 마감하는) 방식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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