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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형택씨 로비·주가조작 개입 수사

    ‘이용호 게이트’를 수사중인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팀은 22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인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 이형택(李亨澤)씨가 오모씨가 추진하던 보물인양사업에 5000만원을 투자하고 수익 지분의 15%를 보장받은 사실을 확인,보물인양사업 추진과정에서 이 전 전무의역할에 대해 조사했다. 또 지난해 2월 이씨가 오씨의 동업자로 보물인양사업에참가하게 되면서 수익분배 문제를 두고 협정서를 체결,오씨가 50%,이씨가 40%,투자상담사 허옥석(許玉錫·수감중)씨가 10%씩 나누기로 계약했다.계약 당시인 2000년 11월에는 오씨가 75%,이씨가 15%를 갖고 보물인양 동업자인 최모·양모씨가 나머지 10%의 지분을 갖기로 돼 있었으나 지난해 2월 새로 계약한 것으로 드러났다.이와 관련,오씨와 최모씨 등 보물 발굴업자들을 이날 소환,이 전 전무가 보물인양사업에 참가하게 된 경위를 조사했다.국가정보원 전경제단장 김형윤(金亨允·수감중)씨도 불러 국정원이 보물인양사업에 관여한 경위를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씨가 보물 발굴을 소재로 발굴 시행업체인 삼애인더스의 주가를 올려 단기간에 154억원의 시세차익을챙긴 점을 중시,이 전 전무가 주가조작에 관여했는지와 정·관계에 로비를 했는지를 캐고 있다.특검팀은 이 전 전무를 이르면 24일쯤 소환,국정원 등에 지원을 요청하겠다는말과 함께 지분을 받은 사실이 입증되면 알선수재 혐의로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발굴사업자 오씨는 이 전 전무측으로부터 억대의 자금을 투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오씨는 동료발굴업자 최모씨를 통해 투자자금을 받았기 때문에 이 전전무의 정확한 투자 액수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이용호씨가 신승환(愼承煥·구속)씨를 내세워지난해 검찰수사를 무마하려했다는 의혹과 관련,서면조사장을 받은 검사들이 답변서를 제출함에 따라 특검팀은 23일 이들 가운데 2∼3명에게 출두하도록 통보할 방침이다. 또 지난 2000년 서울지검 특수2부장 이덕선(李德善)씨가이씨를 석방한 직후 C은행 자신의 계좌에 현금 1000만원을직접 입금한 사실을 밝혀내고 출처를 수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22일 이형택(李亨澤)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가이용호 게이트 연루 의혹과 관련, “지난해 9월 국회 재경위에서 ‘보물선 사업자와 이용호씨를 소개만 해 주었을뿐’이라고 거짓말을 했다.”며 “이씨를 위증혐의로 고발하는 것을 검토키로 했다.”고 밝혔다. 조태성기자 cho1904@
  • 패스21 설립과정 의혹/ 윤태식씨 中企기술 갈취 들통

    패스21 대주주 윤태식씨는 지문인식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한 벤처기업의 기술을 사실상 가로챈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동안 중학교 중퇴 학력에다 정보통신(IT) 분야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윤씨가 고급 기술을 기반으로 한 벤처기업을 창업하게 된 경위에 대해 의혹이 제기됐었다.또 별다른 재산이 없던 것으로 알려진 윤씨가 창업 자금을 마련한 배경도 궁금증을 낳았다. 윤씨가 지문인식 기술을 접하게 된 것은 지난 98년 지문인식 기술을 막 도입,보유하고 있었던 B사와 인연을 맺으면서부터였다.당시 B사 사장 김모씨는 회사 운영이 어려워지자동업자를 찾았고 윤씨는 자금지원과 홍보,판촉 등 역할을 맡기로 하고 같은 해 8월 B사 지분 50%를 받고 대주주가 됐다. 자금을 출자할 능력이 없던 윤씨는 모 경제신문 사장 K씨의 부인 Y씨의 지원을 받았다. 윤씨의 지분 인수 자금은 Y씨가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결국 윤씨는 Y씨 덕에 대주주가 될 수 있었고 Y씨 역시 15%의지분을 소유했다.그러나 이 사실을 B사 관계자들은 알지 못했다.B사 사장 김씨는검찰 수사에서 ‘당시에는 윤씨가 직접 투자한 것으로 알았다’고 진술했다. 98년 9월 간판만 바꿔단 채 패스21이 출범했다.인력과 기술도 사실상 B사의 것 그대로였다.설립 당시 윤씨의 지분은 60%로,Y씨의 지분도 16%로 증가하고 감사로 영입된 김현규 전의원이 10% 지분을 소유한 새로운 대주주로 등장했다.그러나 김씨의 지분은 30%에서 10%로 떨어졌다. 그 뒤 윤씨는 회사 경영을 놓고 김씨와 충돌했고 김씨는 99년 말쯤 다시 독립했으나 윤씨를 사기 혐의 등으로 고소하는 등 갈등을 빚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양측은 화해했다. 이 때문에 검찰 주변에서는 패스21의 사실상 소유주가 Y씨이고 윤씨는 기술을 빼내는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설까지 나오고 있다.실제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윤씨는 산업스파이”라고 말하는 등 윤씨를 극심한 적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검찰은 K씨와 김 전 의원을 소환,Y씨가 실제로 자금을 지원하고도 윤씨에게 훨씬 많은 지분을 갖도록 용인한 배경과 김 전 의원이 이 회사 창립 과정에 참여하게 된 경위 등을 밝혀낼 계획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
  • ‘패스21’ 주식 대가성 취득 정통부국장 영장

    패스21 대주주 윤태식(尹泰植)씨의 로비 의혹을 수사중인서울지검 특수3부(부장 車東旻)는 8일 윤씨로부터 액면가(5,000원)에 주식 200주를 받은 정보통신부 노모 국장(48)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또 주식을 받고 우호적인 기사를 써준 모 경제신문 이모 전 기자(35)를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했다. 노 국장은 99년 9월 자신이 소장으로 있던 정통부 전산관리소의 출입통제시스템으로 패스21 제품을 도입키로 하고 다음해 1월 윤씨로부터 액면가에 주식 200주를 매입,3,900만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윤씨는 정통부에 제품을 납품하는 것 자체가 홍보효과가 크다고 판단,시가 2억원의 제품을 무상으로 설치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2000년 1월말 윤씨로부터 홍보 기사를 잘 써달라는청탁과 함께 액면가에 주식 400주를 받고,다음해 2월 같은취지의 청탁과 함께 1,000주를 무상으로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이씨는 2000년 12월 유상증자에 참여,주당 6만원씩 400주를 더 매입한 뒤 윤씨로부터 1,200만원을 돌려받았으며모두 24차례에 걸쳐 홍보성 기사를 써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날 윤씨가 패스21을 설립하기전 동업자로 참여했던 B사의 증자 과정에 금융기관 임직원들이 금품을 받고 투자한 단서를 포착,모 국책은행의 벤처 관련 팀장과 과장 등2명을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윤씨가 패스21 설립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투자 자금을 모 경제신문 사장 K씨의 부인 윤모씨가 대준 사실을 밝혀내고 정확한 경위를 캐고 있다. 검찰은 이번주중 패스21 감사인 김현규(金鉉圭) 전 의원을소환,조사하고 다음주 초 K씨를 불러 조사키로 했다. 특히 전날 소환한 정통부 신모 과장에 대한 조사에서 99년12월 K씨가 윤태식씨와 함께 남궁석(南宮晳·현 민주당 의원) 당시 정통부장관을 방문,패스21 관련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토록 청탁한 내용이 드러남에 따라 정통부측의 조치내용 등을 캐고 있다. 검찰은 김 전의원과 K씨에 대한 조사 결과를 검토,고문료를 받는 대신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받기로 한 김성남(金聖男) 전 부패방지위원장과 패스21 사무실을 직접방문한남궁 의원도 조사할 방침이다. 박홍환 장택동기자 stinger@
  • 대한매일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 내마음의 삼류극장-최원종(2)

    실버:(치마를 올리며)저 … 선생님,머리가.머리 아아파요.(치마를 내리려다가,깜짝 놀라며 다시 걷어올리며)생리통이심하단 말이에요.(담임 선생님의 그림자가,실버의 종아리를때린다.때리는 소리가 점점 커진다.맞을 때마다 숫자를 세는 실버의 목소리도 커진다.조금씩 몸이 빳빳해지고 들썩이더니 이내,발작을 일으킨다.무대 서서히 밝아진다) 재롱:그래서,그래서 그 담임새끼를 가만 뒀단 말이야? 도대체 왜 그렇게 많이 틀린 거야? 실버:침 흘렸거든. 형,재롱:침!? 실버:OMR카드에 침 흘렸어.졸았거든.그래서 잉크가 번졌어. … 그 애 앞에서 치마를 걷어올리고 점점 빨갛게 부어오르는 내 다리를 상상하는 게 무섭고 창피했어.죽고싶었어.소리 지르고 싶었어.일주일 뒤에,학교에 갔더니,그 애가 다른 데 앉아있는 거야.그래서 그 애를 의자로 찍어버리고 학교를그만뒀어. 재롱:의자로 …. 형:(어색한 분위기를 바꾸려고) 이 커피 맛 괜찮은데.각설탕 두 개 넣는 것도.맛이 좋아. 재롱:실버가,형 이름 쓰면서 저어줬으니까,그런 거겠지. 실버:내 정신 좀 봐.면접 보러 가야되는데.오빠,생일 언제야? 형:지났어.3월 달에. 재롱:6개월 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거잖아.다음 달이면 5개월 앞으로 다가오는 거구.하여튼 하루하루가 갈수록 다가오고 있는 거라구. 실버:야! 너,각설탕 두 개,지금 까서 넣고 내 이름 쓰면서저어. 재롱:몇 번이나? 실버:내가 면접보고 올 때까지,알았어!(실버가 형이 마시던 아이스커피를 빼앗아 단숨에 들이킨다) 실버:캬아아아.어쨌든 오빠 생일 축하!. 형:(나가려는 실버에게) 올해 12월 31일에 뭘 할 꺼야? 계획 같은 거 있니?그때도 일 나가니? 실버:12월 31일? ….뭐 ,춤이나 추고 있겠지.단숨에 남아있는 내 인생도 원샷 하면서 … 카아아아.크윽윽(트림 흉내내는 소리) 재롱:정말,원샷,하는 거야.캬아아,크으윽. 실버:(뜬금없이)이번엔 국립묘지나 가볼까. 형:국립묘지? 실버:거기 가면 뭔가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뭐 서울대를 산책하던가. 형:남자하곤 같이 있고 싶지 않니? 실버:빌게이츠나 스필버그면 모를까.근데 오빠 오늘 이상하네.얼굴도 빨그레 족족 한 게,낮 술 먹은 것도 아니고.여자그리운 거 아냐.(모두 조용해진다) 재롱:(분위기를 바꾸려고)그럼,크리스마스 땐 뭘 할 건데?설마 아 캬아아아.크윽윽윽 크으으윽,아니겠지? 실버:아마 … 아마도 변기에 쪼그리고 앉아서 훌쩍이고 있겠지.뭐. 재롱:변기에? 실버:정말로 내가 혼자라는 걸 알 수 있을 테니까.거기서뭉크처럼 그림 그릴 꺼야. 재롱:이번 크리스마스 땐 형도 좀 끼워 줘라.그림도 같이그리고.그래야 형도 그 맛 알 꺼 아냐. 실버:오빠 저 이만 가봐도 되죠?커피 먹으라고 자주 소리쳐요!!(실버,나간다) 재롱: … 형,왜 그런 걸 물어봐?남자와 같이 있고 싶지 않느냐,하는 거 말이야.(형은 대답을 하지 않고 섹스용품 가판대를 정리한다.그때 아줌마가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쩔뚝이며 극장 안으로 뛰어 들어온다) 재롱:어? 아줌마! 얼굴이,얼굴이 왜 이래요? 어떻게 된 거예요? 왜 쩔뚝거려요? 아줌마:으응, … 급하게 … 뛰어오다가,너넘어졌어. 재롱:아까 그 변태새끼가 그랬죠? 그 대머리 새끼 말이에요.맞죠? 어디봐요?어,코피도 나네.그 대머리 변태새끼 어딨어요?지금 어딨냐구요!(형,잠시 아줌마를 쳐다보고는,다시 가판대 정리를 계속한다) 아줌마:아니야.그 사람 잘못한 거 없어.내가 그 사람 화나게 한 거야.맞을 짓을 한 거지.그 사람 불쌍해.(그때,한 손에 혁대를 들고 와이셔츠를 풀어헤친 채 아까 그 대머리 남자가 극장 안으로 들어온다) 대머리 남자:야,야.사발면이나 파는 주제에.쌍년,너 이리못와.2500원 줬잖아.2500원.그럼,마저 하던 거나 하고 가야될 꺼 아냐.재수가 없으려니까,누굴 별 참새똥 처럼 알아!야,표 값 어떡할 꺼야.나 절대 환불 안 한다.(아줌마에게 점점 접근해오는 대머리 남자를 보고,간판대를 묵묵히 정리하던형이,갑자기 튀어나와서 날라 이단 옆차기로 사내의 가슴을가격한다.그리고 정권 주먹으로 대머리의 콧잔등을 날린다. 대머리 남자,이리저리 끌려 다니며,당구의 스리쿠션처럼 맞다가 도망간다.잠시 후,경찰 두 명과 함께 대머리 남자 등장.경찰이 형을 연행해 간다) 아줌마:이를 어째.화정 총각 잘못이 없어.내가 바보짓 했어.내 잘못이야. 재롱:아줌만 잘못 없어요.아줌마! 형이 날라서 이단 옆차기하는 거 봤죠?통쾌했어요.형은 정의로운 일을 한 거라구요. 형은 처음으로 일류 같은 행동을 보여준 거라구요.이 극장에서요. 아줌마:정말 바보짓 했어.화정 총각,아파.허리가 많이 아파.매일 진통제 먹어가며 일했어.정말 바보짓 한 거야. 재롱:도대체 누가 바보짓 했다는 거예요!! 지금,형이 바보짓 했다는 거예요?형이 처음으로 일류 같은 행동을 보여준거라구요.방금 여기에서요. 아줌마:여관에 있었어.나,그 남자를 때렸어.눈물이 날만큼마구 때렸어.처음엔 그 남자 머리만 쓰다듬어 줬어.애처로워 보였어.정말이지,찔끌찔끔 눈이 시렸어.근데 그 남자가 허리에서 혁대를 풀었어.내 손에 쥐어주면서 자기 엉덩이를 때려 달랬어.난 그저 그 남자가 하라는 대로 하고 싶었어.좋은 시간이 됐으면 했어.때렸어.그 남자! 좋아했어.정말이지 좋은 표정을 짓고 있었어.나,더 세게.더 세게,힘껏 때렸어.그사람이 즐겁게 신음소릴 냈어.나,기뻐서 눈물이 날만큼,온몸에 땀이 흘러내릴 만큼 마구때렸어.신이 났어.목 안에 걸려있던 눈깔사탕이 쑤욱,하고 배속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어 ….갑자기 나,그 남자 엉덩일 껴안고,살려달라고,죽지 않게 해달라고,제발 죽지 말라고 애걸복걸했어.광견병에 걸려죽어 가는,아버지 신음소리가 여관방에 진동하고 있었어. (암전)(미야자키 히야오의 영화가 스크린에 비춰지고 있다.한 쪽구석에 실버가 쪼그리고 앉아 스크린 쪽을 바라보고 있다.조명이 잠시 어두워졌다 켜지면 병실 안.형이 누워있다) 재롱:(베트남 모자를 씌워주며) 실버가,형한테 어울릴 거라면서.정글 속에서 베트남 전사들이 썼던 모자래. 형: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알았지? 재롱:아줌마가 형이 구치소 안가고 여기 있어서 다행이래. 척추분리증 병력도 꽤 쓸모가 있네.헤헤. 형:뭐 하러 왔냐?아줌마나 도와드리지 않고.쓸데없이. 재롱:형한테 꼭 할 말이 있어서 찾아왔어.꼭 말이야. 형:나한테? 재롱:형! 형이 극장에서 했던 행동은 정말이지 일류다운 행동이었다고 생각해.형은 쌈마이가 아니었어.형이 날라서 이단 옆차기 할 때,나 눈물이 쏟아질뻔했어.그 극장에서 …내가 봤던 영화들 중에 형의 액션이 가장 스펙터클했어.짜릿했어.헤헤.형이 처음으로 일류처럼 보였어.멋졌어.형. 형:시끄러. 재롱:나,형 주려고 뭐 갖고 왔는지 알아? 형:또 뭔데? 재롱:광어회 사갔고 왔어,참이슬 하고. 형:이런 짓 좀 하지마. 재롱:왜에? 형:비위 상해.그리고,나 회 못 먹는 거 알잖아. 재롱:이거 내가 형 면회 간다니까,실버가 사 준 거야. 형: …. 재롱:그 애 원래 쫌생인 거 알지.이번엔 미대 간다고,등록금까지 모았었나봐.등록금 빼서 산 거야,이거. 형:… 미대에 간대? 재롱:걔 화장실에서 울면서 그림 그리잖아. 형:농담인줄 알았는데 … 뭉크라는 사람 그림이지? 재롱:기억하고 있었네 … 어젠 술 먹고 토하길래,방에다 눕혀놨거든.옥탑방에 다시 올라가 봤더니,화장실에 쪼그리고앉아서 샤워기 틀어놓고 잠들어 있는 거야. 형:감기 안 걸렸어? 재롱:감기?내가 샤워기 꺼줬지.근데 그림이 엉망이 됐어.토했지,물에 젖었지 … 하긴 그림은 원래 엉망이다.… 감기?헤헤. 형:왜 웃어? 재롱:형,실버 좋아해?형:면접은 어떻게 됐대?나이트 일 그만 뒀다면서. 재롱:그래봤자,삐낀 걸 뭐.여의치 않으면 또 하겠지.근데정말 좋아해?형 퇴원하면 내가 삐끼 노릇 한 번 확실히 한다.부킹,내가 확실히 책임져.실버 옥탑방까지! 형:면접 어떻게 됐대?재롱:회집에 면접 보러 갔다가,사장을 의자로 찍었대. 형:뭐,의자!재롱:사장이,자기애를 유치원에서 데려 오라고 시켰나봐.(광어회를 펼치며) 이거 늦게 먹으면,맛 없어져.먹자.(둘은 광어회를 먹기 시작한다) 재롱:허리는 어떻게 다친 거야? 원래 그런 거야?형 태권도가 3단이나 된다면서.척추분리증 환자가 태권도 3단이라 …. 형한테 잘못 개겼다간,그 대머리처럼 될 뻔했네. 형:허리는 나중에 다쳤어.아버지가 태권도 사범이셨지. 재롱:형네 아버지가 태권도 사범이었어?학원비는 안 들었겠다. 형:아버진,나를 강하게 키우고 싶어하셨어.늘상 내게 말하곤 했지.남들 보다 더 강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뭐,그런 신물나는 얘기.어렸을 때부터 맞으면서 배웠어.아버지가 정해준 목표량을 해내지 못하면,야구방망이로 맞았지.그래서 야구를 좋아하지 않아. 재롱:야구중계 보는 거 좋아했잖아. 형:혼자 술 마시는 이유 치고 괜찮으니까. 재롱:여름,야구 시즌이 돌아오면,형 항상 취해있겠군. 형:난 여름 야군 안 봐.겨울 야구를 봐.동네에서 꼬마 놈들이 하는,동네야구 말이야.맥주를 마시면서 관람하지. 재롱:형도 실버하구 비슷한 구석이 있어.혼자 화장실에서그림 그리는 거나,맥주 마시면서 동네 야구 보는 거나. 형:실버,그 애 보면,자물쇠 채워진 방에 두고 온 엄마 생각이 나. 재롱:...엄마? 형:아버진,나를 시범경기에 출전시켰어.심사위원이 아버지였지.겨루기를 할 때쯤,아버지가 내 상대를,정하는 것을 봤어.몸집이 내 두 배만한 녀석이었어.아버지가 선택한 상대. 난 그 녀석을 꺾고 싶었어.그건 아버지를 꺾는 거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했거든.선제 공격이 내게 유리하다고 생각했지. 그 녀석 목 부위를 가격해 숨통을 조여놓으려고 했는데.날라서 이단 옆차기로 경기를 제압하려고 했는데 ….그 녀석이내 발목을 낚아채서 집어던져 버렸어.한참동안 누워 있었다고 생각했는데,그래서 다시 경기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일어날 수가 없었어.가만히 누워서 생각했지 ….날라서 이단 옆차기,아버지의 재능.왜 하필 그 많고 많은 태권도동작 중에 날라서 이단 옆차기만을 사용하셨던 것일까,엄마한테.(웃는다) 몸통 때리고 명치 …. 재롱:몸통 때리고 명치 찌르고 목날치고,턱 날리고.이런 여자한테 써먹을 수 있는 것들도 많은데 말이야. 형:너 어떻게 그런 걸 알고있지? 재롱:아줌마가 형 얘기를 해줬어. 형: … 아마 고 2때였지.더 이상 방에 누워있을 수가 없었어.집을 나왔어.허리가 아파서 걷다가 울다가 걸었지.그러다 잠시 쉬러 들어간 게 여기야.마지막회 영화를 봤는데,영화가 끝나고 직원이 다가와서 ,청소해야 되니까 나가달라고 하잖아.그때 막 눈물이 나더라.처음엔 허리 때문인 줄 알았는데,갈 데가 없더라구. 재롱:그 직원이 아줌마지? 형한테 사발면도 끓어주고. 형:그래.하나를 먹고,두 개,세 개 … 몇 개인지도 모르게먹고 나니까 아줌마가,너무 늦었다고 돌아가라고 하더라.…가슴속에서 뭔가가 솟구쳐 올라오는 게느껴졌어.아줌마 발아래다 토했지,뭐.내 꼬락서니가 너무 우스워서 웃음을 참으면서 내내 토했지. 재롱:근데,왜 실버가 형 엄마를 떠올리게 해? 형:자물쇠가 채워진 방에,혼자서 잠들어 있는 엄마 옆모습이 떠올라.아버지한테 맞고 쓰러져 잠든 엄마의 침흘리는 모습,경련을 일으키고 발작해서 상처투성인 몸이 …(광어회를먹는 둘의 모습.암전)(극장 로비.매표소에 앉아있는 아줌마와 섹스 용품 가판대에서 재고파악을 하는 분주한 재롱.상영관에서 빠져나가는 백수처럼 보이는 사람 몇.동성연애자처럼 보이는 남자.중년의대머리 남자들.섹스용품 가판대에서 용품을 사고 나간다.재롱의 환호성이 들린다.) 재롱:아줌마,아줌마,믿어지지가 않아요.오늘 얼마 번지 아세요?물건값 제하고 이십만원이에요. 아줌마:제법 장사가 잘 됐나봐? 재롱:이 돈으로 뭘 할 수 있죠? 용돈 받으러 엄마가 하는노점에 앉아있지 않아도 되고요,자취방도 구할 수 있어요.실버한테 줄 비디오 10편도 거뜬하구요. 아줌마:화정총각은 좀 어때? 재롱:형은 문제없어요.이제 봤더니,형 순 알부자네.형이 병원에서 퇴원하면,동업하자고 해야겠어요.헤헤헤.(술 취한 실버가 극장 안으로 들어온다) 버:너 여기서 뭐해?학생이 공부는 안하고. 롱:(웃는다) 버:뭐 좋은 일 있어?오빠 퇴원한 거야? 롱:나 말이야.돈 벌었어.이십만원. 버:돈? 무슨 돈?재 :이걸로 너,미야자키 비디오 원판 구해줄 께.10편 정도는 거뜬해. 버:니가 무슨 돈 벌어? 롱:돈이 좀 모이면,빌 게이츠하구 티븐 스필버그가 있는시애틀이나,위싱턴,뉴욕에 가는 거야.거기서 야자수 열매를먹는 거야.도시의 야자수.나한텐 거기가 와이키키 해변이야. 버:뭐 당첨됐어? 롱:굉장했어.내가 오늘 물건 얼마치 판지 알아? 버:언제부터,언제부터 이런 거 팔았어?언제부터,언제부터야.너 공부 안 해? 학원 안 가? 재수생 아니야!(가판대를 부수기 시작한다) 재롱:술 먹었어? 실버:니가 전에 들고 다니던,책들은 그럼 뭐냐구? 요즘 학원에선 이런 거나 가르치나보지.너 잘 나가겠구나.돈도 벌면서. 재롱:무슨 소리야? 실버:나하고 약속한 거 잊었지? 재롱:약속? 무슨 …. 실버:하긴 잊어버렸겠지.잊어버리지 않고선 이 따위 멍청한 짓거린 하지 않았겠지. 재롱:내가 너하고 뭐 약속한 거 있어?미안해,잘 기억이 않나. 실버:개자식!! 재롱:너 또 면접에 떨어진 거야? 실버:너 대학 들어가면,나하고 배낭 여행 간다고 했어,안했어?전국에 있는 대학 캠퍼스 찾아다니면서 밥도 사먹고,도서관에도 가고.너,파부르 알아? 몰라?곤충 관찰해서 위인전에 나오는 사람.나,그 사람처럼 돌아다니면서 관찰 했다구. 내가 어디에 살고 싶은지,어떻게 살고 싶은지,내가 누군지,니가 누구인지 ….알아듣겠어!넌 내 옆에 앉기 싫어서 다른데 앉은 새끼하고 똑같애.(재롱이를 의자로 찍으려 하다가,그냥 나간다.재롱이가 서서히 스크린 옆에 선다.무대 조금어두워진다) 실버(소리):안녕하세요.저는 실법니다.생리통 때문에 당분간은 연락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음성을 남겨주세요.연락을곧 드리겠습니다.(재롱의 그림자,수화기를 들고 있다) 재롱:만나고 싶어.너하구 같이 있고 싶어.연락해 줘.(사이,무대 밝아지면) 아줌마:아직도 연락 안 되는 거야.일주일째 안 들어왔다면서.옥탑방도 잠겨있고. 재롱:벌써 일주일이 지났는데.(아줌마에게로 중년의 대머리 남자가 다가온다.재롱은 극장 영화 포스터들을 새 포스터로 교체한다.섹스용품 가판대를 다시 만들기 시작한다) 아줌마:어서오세요.이천오백원입니다.좋은 시간 되세요.(표를 받은,중년의 대머리 남자가 상영관 안으로 들어가려다,아줌마에게로 가서 다시 말을 건다.아줌마는 대머리 남자와 숙덕숙덕 이야기를 나누더니 함께 극장을 나간다) (청소를 마친 재롱은 작업복에서 양복으로 갈아입는다.머리에 무스를 바르고,실버에게 줄 선물을 확인한다.KFC 닭다리봉지와 피자 한 상자,1.5리터 콜라 그리고 미야지키 하야오의 원판 비디오들을 확인한다.그것들을 양손에 들고 무대를나간다.조명이 어두워지면,스크린에 미야자키 하야오의 서정적인 풍경들이 보인다.실버는 한쪽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스크린을 바라보고 있다.그러나 불안하고 긴장되어 보인다.몸을 떨기도 한다.재롱은 그녀에게 다가가며 이름을 부른다.) 재롱:실버,실버.(실버는 여전히 그대로의 모습으로 앉아있다)실버,나 왔어. 실버:(혼잣말처럼)국립묘지로 껴져버려.(그녀,몸을 심하게떨며 바닥에 쓰러진다.발작증세를 보인다.재롱은 그녀에게다가가 이불로 그녀를 감싼다.그리고 꼭 안는다)(암전)
  • 또 진승현식 금융사고

    신용금고에 출자한 뒤 거액을 불법대출받은 ‘이용호·진승현·정현준’식 사건이 또다시 적발됐다. 서울지검 특수2부(부장 朴用錫)는 26일 서울 한신금고의전·현 대주주가 467억여원의 출자자 불법대출을 한 사실을 확인,현 대주주이자 회장인 송모씨(56)와 부회장 장모씨(52),사장 신모씨(46),전 소유주 C사 전 대표 박모씨(55),전 한신금고 사장 황모씨(57) 등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배임 등 혐의로 구속했다.송씨는 지난 6월 부도 위기에 처한 C사로부터 주당 1원씩 670만원에 한신금고 주식 전량을 인수한 후 장씨,신씨 등과 공모해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7차례에 걸쳐 194억원을 불법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송씨 등은 또 사채업자 김모씨(수배중)에게 인삼제품 전문수출업체인 K사 발행 어음을 할인해 주는 형식으로 50억여원을 불법 대출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50억원을 대출받은 김씨는 G&G그룹 이용호(李容湖·수감중)씨와 지난해 6월과 11월 제주 K금고와 경기도 안양의 D금고를 함께 인수하는 등 ‘이용호 게이트’의 숨은몸통(대한매일 9월28일자 1면)으로 알려져 있다.김씨는 지난해 말부터 K사에 70억을 투입해 경영권을 쥔 뒤 이용호씨와 주가조작에 들어가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는 한편 K사 명의로 어음을 마구 발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김씨는 지난해 8월 이씨가 구속되기 직전 이씨와 동업관계를 청산한 뒤 잠적했다.전 소유주였던 박씨는 98년 2월부터 지난 3월까지 12차례에 걸쳐 223억4,000여만원을 불법대출한 혐의다. 검찰은 ▲장기간에 걸쳐 불법대출이 대규모로 이뤄지고▲주당 1원에 금고가 매각됐고 ▲불법 대출금 중 179억여원이 아직까지 변제되지 않은 점 등을 중시,정·관계에 대한 로비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대출금의 사용처를 추적하고 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4대게이트 들여다보면/ 벤처·정치권 ‘공생공사’

    지난해 정현준·진승현 게이트에 이어 올해 이용호·윤태식 게이트에 이르기까지 모두 국정원과 정치권의 연루 흔적이 잇따라 포착됐다. 이에 따라 이른바 4대 게이트가 사실은 '국정원 게이트'가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또한 벤처기업과 관련한 각종 비리사건마다 정치권과 벤처의 검은 뒷거래 의혹이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다. 벤처기업들이 기업가치를 과대포장하거나 문제가 생길 때 바람막이용으로 정치권이나 힘있는 ‘기관’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유착관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과 벤처] 이용호·진승현·정현준 게이트 등에서 드러났듯, 이들은 ‘권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무리한 사업확장을 시도했고, 어려움이 있을 때 그들을 방패막이로 삼으려 했다. 정치인은 이 과정에서 부풀대로 부풀려진 벤처를 통해 손쉽게 정치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공생’의 관계가형성되는 것이다. 실재로 정치권에는 상당수 인사들이 벤처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거나 동업 형태로 참여하고 있는 현실이다. 정치인들이 당시 ‘신흥시장’이었던 벤처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은 기존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경영난으로 자금조달이 원활치 않았던 데다 전 정권에서 ‘한보사건’ 등을 통해 정치자금원으로서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경험했던 때문으로 분석된다. [벤처와 국정원] 일부에서는 지난해 국정원 내에 김은성 2차장-김형윤 경제단장-정성홍 경제과장으로 연결되는 이른바 ‘김은성 사단’이 경제파트를 실질적으로 장악하면서 벤처붐을 이용,정치자금 조성·전달이나 개인적인 치부를 위해 벤처기업을 움직인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윤태식 게이트’의 경우 별다른 기술이나 자금줄이 없던 윤씨가 어떻게 98년 9월 생체인식 보안관련 벤처기업 패스21을 설립할 수 있었는지부터가 의문이다. 윤씨는 현 정부 초기 경제부처 장관을 지낸 이모씨를 회장으로 영입하고, 지난 98년말 이 회사 감사인 김현규 전 의원을 통해 남궁석 당시 정통부장관에게 지원을 요청하는 등 정·관계 인사들과도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지 김 살해 혐의로 최근 기소된 윤씨는 지난 87년 당시 안기부에서 조사를 받은 뒤 91년부터는 윤씨를 출국금지 조치하는 등 줄곧 관리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98년 10월 윤씨가 국정원에서 보안시스템 납품 설명회를 갖게 해주는 등 국정원 일부 세력이 윤씨의 사업을 지원해 주고 모종의 대가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지운 장택동기자 taecks@
  • 어둠의 시대 헤쳐온 두 시인의 관조

    어두운 70년대의 고민을 시로써 끌어안고 살아온 중진·원로시인이 나란히 시집을 내 눈길을 끈다. 민영 시인의 ‘해지기 전의 사랑’(시와시학사)에는 ‘문득’ 칠순을 바라보게된 노시인의 심경이 곳곳에 배어난다. 구체적으로 그 모습은 후회로 채색된다.예컨대 “최류탄에작살난 젊은이들의/청춘이 허공으로 날아가고,/유서를 써놓고 투신한 소녀의/창백한 얼굴이 낡은 필름되어 얼보일 때” 시인은 “잘못 살았구나”라는 탄식하고(시 ‘손톱자국’)“요행히도 나는 그것을 헤치고/늙은 표범처럼 살아남았다”는 죄의식을 토로한다. 이런 결벽증에 가까운 시인의 몸가짐은 후배 시인들을 그리는 대목에서 절정에 이른다. “…그대가 목숨을 걸고 싸울 때/등뒤에 숨어서 늑장을 부리며/달아나기에만 바빴던 이 비겁한 동업자가,/그대가 떠난 뒤에도 꽃 한 송이 꽂지 못하고/무사 안일하게 살아온 자본주의의 패졸이/이제서야 찾아왔네.(시 ‘김남주 시인의 무덤 앞에서’) 시인의 미덕은 이런 회한이 패배의식이나 무기력의 늪에 빠지지 않는 데 있다.오히려 자신과 삶에 대한 엄격함과 꼿꼿함으로 승화시킨다.“그대와 나 사이에/모래톱이 솟을지라도/즈믄해의 사랑 그 꽃잎에/입술 대이려 찾아가리”라고 다짐할 때 우리는 한 원칙주의자와 만날 수 있다. 한편 이성부 시인의 ‘너를 보내고’(책만드는집)는 고교시절 쓴 무공해의 시를 비롯 이제껏 펴낸 7권의 시집 가운데사랑을 주제로 한 것만을 뽑은 앤솔로지(선집)다. 70년대를 뜨겁게 살아온 시인이어서일까.사랑이라고 해서공허한 관념 타령에 머물지 않는다.‘국토’의 고 조태일 시인이 소주에 밥 말아먹으며 70년대의 울분을 달랬다면 이성부 시인은 런닝 셔츠가 찢어질 정도로 몸부대끼며 그 시대를 헤쳐왔다.이번 시집에도 더운 김나는 열정이 오롯이 녹아있다. 해서 시인의 사랑은 “여기저기 남겨져서 피를 흘리고”있거나 “눈이 내리는/어딘가,/진리보다도 더 희고 깊어버린사랑”이다.나아가 묵묵히 국토의 일부가 되어 역사를 보듬어 온 자연에 대한 사랑(‘백제’‘전라도’)으로 그려진다. 이종수기자 vielee@
  • [매체비평] 반언론적 행위와 내부민주화

    언론관련 토론회가 자주 열린다.올들어 언론이 한국사회의 중심문제로 떠오른 탓일 게다.지난 20일 서강대에서 열린언론관련 토론회에서 나온 토론자의 발언을 24일 경향신문이 정리하여 보도했다.토론회에서 동아일보의 전진우 논설위원은 조선일보가 지나치게 시대역행적이고 보수적이며,왜곡을 마다하지 않는 보도를 일삼고 있다고 동업자를 비판했다.그리고 세무조사와 관련해서 영남시장 확보를 위해 DJ비판기사를 경쟁적으로 과장,확대,왜곡해서 써온 3개 신문사에 정부가 괘씸죄를 적용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조선일보가 앞장서서 DJ 비판기사를 마구 쓰고,그것이 경상도지역에서 잘 먹혀 들어가고 있으므로,동아일보도 뒤따라서경쟁적으로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데 목적을 둔 기사를 썼다는 고백이라고 해석된다.시장 확대를 위해서 말이다. MBC 최한수 해설위원의 발언도 주목할 만하다.‘MBC 내부에서 여론수렴과정이 협소해 사내 민주화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한다.정권이 바뀔 때 주요 보직을 특정지역 출신이 차지함으로써 사내 여론수렴장치가 마비된다는 말은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다.이 발언들은 의도된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일종의 내부자고발에 해당한다.언론사 중견간부가 보도의 배경을 폭로하고,인사실태를 고발한 것이다. 고발은 암암리에 대안의 모색을 요구한다.특정한 이해관계에 기반한 기사의 왜곡을 방지할 필요가 있고,정권의 출신지역에 따라 언론사 인사가 농단되는 일도 없어야 한다는점은 그 당연한 귀결이다. 신문판매부수를 늘리기 위해서나,수익성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나,자신과 일치하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지닌 정치세력이 요구하거나,아니면 본인이 스스로 그렇게 생각한다 해서 지역감정과 지역갈등을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기사를 만들어내는 일은 정말이지 언론이 나아갈 올바른 방향이 결코 아니다.그것은 국민의 의식과 정신에 테러를 가하는범죄적 행위이며,국민의식을 썩게 만드는 탄저균 같은 것이다.이러한 반언론적 작태는 상당부분 언론자본이 언론사와지면을 사유화하는 데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지면은 사유화되어서는 안된다.사적 자본이 관리하고 있더라도 그 지면은 공익실현에 적합한 방식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더군다나 허위사실까지 마구 만들어내면서 장삿속으로또는 정치적 음모에 따라 지면을 농단하는 일이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된다.그 일을 막는 것은 언론사 내부의 현장언론인들이 가장 적절히 감당할 수 있다.그러나 개별 기자들은 흐름에 저항할 힘이 없다.기자 스스로 그같은 분위기에 편승하여 최소한의 양심을 저버리는 일도 허다하다. 양심이 있다 해도 그 양심을 보호해 줄 장치가 언론사 내부에는 없다.꽉 짜여진 봉건적 분위기는 기자의 양심을 능멸하고 기자와 그의 양심을 왕따시킨다.사주나 경영진이 무언가를 요구해도 그에 대항하여 사회가 기자에게 부여해 준 양심의 권력에 따라 기사를 쓰거나 강요된 기사를 쓰지 않을 수 있는 힘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이것이 바로 언론사 내부 민주화요,편집의 독립성이다.그것을 실현하는 핵심요소는 언론사 내부 구성원들의 자각과 행동이다. 이번 토론회에서 나왔던 몇몇 발언은 언론사 내에 여전히양심을 지키고자 하는 힘들이 존재하고있음을 증명해주고있다.그 힘은 앞으로 한국언론의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러한 에너지가 반성에만 그치거나 개별 분산적으로,또는 술자리 안주감으로 표출되는 단계를 뛰어넘어 집단적 조직적으로 표출되고 실천될 수 있도록 언론인들의 각성과 조직적 행동이 필요하다. 류한호 광주대교수언론학
  • 농산물 가공공장 제구실 못해

    수백억원을 들인 농산물 가공공장 및 수출 전문단지가 겉돌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전남도가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도가 523억원을 들여 특산물인 녹차와 김치 등 98개 농산물 가공공장을 세웠으나 지난해 이들 업체의 평균 가동률은 64%에 그쳐 도내 중소기업 평균 가동률 71%를 밑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동업체 중 46%인 45개 업체는 판로가 막혀 판매가부진했으며,33%인 32개 업체는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또 6개 업체는 가동중단,3개는 휴업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산물 가공업체의 평균 투자비는 5억3,300만원이나지난해 평균 매출액은 535만원으로 투자비 대비 매출액이 1%선에 머물렀다. 이밖에 이들 98개 업체 중 15.3%인 15개는 명인지정이나전통식품 품질인증을 받았으나 자체 품질검사가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으며 42%인 31개는 회계처리가 명확하지 않은것으로 지적됐다. 또한 전남도가 130억여원을 투자해 도내 31곳에 세운 농산물 수출전문단지 중 가동중인 28곳의 지난해 평균 수출액은 전체 매출액 가운데 35.8%에 그쳐 이들 전문단지가 수출보다는 판매가 쉬운 내수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언론계 첫 여성 편집국장·사회부장을 만나다

    요즘 사회 각 부문에서 여성의 활약이 두드러진다.그러나아직 많은 직장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훨씬 ‘도전적인’자세로 사회와 가정생활을 꾸려야 한다.더욱이 드센 언론계에서 여성으로서 남성과 동등한 ‘대접’을 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이런 언론계에 최근 여풍(女風)이 거세게 불어눈길을 끈다. 1999년 한국일보 장명수 기자가 종합일간지 첫 여성사장에오른데 이어, 지난해 대한매일 임영숙 기자가 첫 논설실장에 임명됐다.올 4월에는 한겨레 권태선 기자가 일간지 첫사회부장에,지난 12일에는 일간스포츠 김경희 기자가 스포츠지 첫 편집국장에 임명됐다. 겉보기와는 달리 보수적인 언론계에서 편집국장과 사회부장에 오른 김경희 국장과 권태선 부장을 만나 남성사회 속의 ‘생존’ 노하우와 성공법을 들어본다. ■언론계에서 여성 성공주자로 나선 소감은. ▲김경희 국장:결혼도 안할 정도로 그저 일이 재미 있어 열심히 했을 뿐인데 여기까지 왔다.주위의 기대에 부응해 파격적이고 젊은 신문으로 답하겠다. ▲권태선 부장:‘성공’이라는 말은 부담스럽다.동업자로부터취재를 당하는 것도 쑥스럽고(웃음).일과 가정을 병행하며사실 일이 벅차 “못 견디겠어”라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차오를 때도 있지만 “여자라고 못할 것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버텼다. ■남성중심적인 언론사에서 생존한 비결이 있다면. ▲김 국장:여성들은 남자보다 조직생활에 약한 측면이 있다. 한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자기일보다 조직의 이익을 앞세우는 기본자세를 갖춰야 한다. ▲권 부장:파리특파원 때는 남편(연세대 교수)은 국내에 남겨두고 딸 둘을 데리고 갔다.우리 딸들이 이 다음에 좀더 일하기 편한 환경을 마련해 주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일했다. ■차별에 따른 에피소드는. ▲권 부장:사소하게 서운한 점은 있었지만 큰 기억은 별로 없다.일과 가정을 병행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국제부를 택했고기혼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파리특파원도 지냈다. ▲김 국장:3년전이다. 4년아래 후배가 직속팀장으로 온 적이있다.출근도 안하고 사표를 낼까 고민하다가 3일만에 돌아왔다.‘이대로 그만두기에는 너무 억울해’하면서. ■승진,부서배치 등에서 억울한 일을 당할 때는 어떻게 하나. ▲권 부장:방법상의 지혜가 필요하지만 문제가 있을때 제 목소리를 낼 필요는 있다.남성들은 어떤 때는 자신들이 차별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기 때문이다.주의할 것은 사적인대응을 일삼으면 ‘불평분자’로 찍힐 소지가 있고 전체 여성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우리 신문은 여기자회라는 공식적인 창구를 만들어 공동대응을 한다. ▲김 국장:항의한 뒤 일단 납득할 수 없더라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받아들이면 불평하거나 태업하지 말라. ■술실력이 승진에 한몫했나. ▲김 국장:사실 오래,많이 먹는다(웃음).술자리에서는 동료들,부원들간에 훨씬 솔직하고 깊은 이야기들이 오가기 때문에좋다. 설사 술을 잘 못하더라도 동석해 일에 대한 고민을공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권 부장:예전에는 많이 먹었는데 요즘은 건강이 안좋아 잘못한다.주로 점심을 이용해 부원들과 문제를 푼다. ■후배 여기자들을 바라보는 눈은. ▲김 국장:여자후배와 함께 일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연예부장으로 있을 때는 (다른팀에서 기피하면) 내 밑으로 다 불러서 쓰곤했다.앞으로도 남녀 구별없이 동등하게 기회를 주겠다. ▲권 부장:같은 여자이기에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눈에잘 띄는 것 같다.달리기시합에서 한참 뒤쳐져 있으면서 따라잡으려는 노력도 않는 여자 후배를 보면 안타깝다. ■직장에서 수적으로 소수인 여성들이 오히려 여성들과의생활에서 자주 어려움을 겪는데. ▲권 부장:남성과 동등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만심에 자신들이 여성문제와 상관없다는 착각을 하는 것 같다.한 개인만 뛰어나면 된다는 생각은 틀린 것이다.여성의 지위를 올리려면 함께 연대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국장: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은 남자들이 흘린 마타도어(흑색선전)이다.흔들리지 말라(웃음). ■우리나라 여성취업환경에 대해. ▲권 부장: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기본환경이 너무 열악하다. 대졸여성의 사회참여율,의사결정집단의 참가율이 선진국보다 한참 뒤떨어졌다.여성활용장치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다. ▲김 국장:나는 권선배처럼 애까지 딸렸으면 아마 이자리에못왔을거다.남녀가 함께 벌어야만 살 수 있는 사회적 환경에서 여성 취업 인프라는 부족하다. ■남성적인 언론사 문화에 너무 순응한 것은 아닌가. ▲권 부장:조직에 잘 적응하는 것도 문화를 바꿔나가는 방법중 하나다.적응도 못하고 외톨이가 되면 발휘할 힘이 없다. 가부장 사회에 맞서 싸우는 데는 여러가지 전투방식이 있다.전면전,우회전,각개전 등등…. 1시간30분에 걸친 인터뷰동안 두 사람은 조직에 대한 책임감과 유연한 대응능력을 강조했다.그들은 ‘성공한’ 여기자라는 점에서는 같았으나 다른 점도 눈에 띄었다.권부장은차분한 스타일인 반면,김 국장은 여걸형이었다. 한편 장명수 사장은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언론사 ‘여풍’은 아직 멀었다”고 잘라 말했다.여기자들의 수가 최근 많아졌다고 하지만 남성중심의 보도논조와 시각을 변화시키려면 여기자가 전체기자의 30%정도는 차지해야한다는지적이다. 장 사장은 또 “여성직장인들의 육아문제 등은 사회적 차원에서 배려해야 한다”면서,힘들어하는 여성직장인들에게“인생은 결국장거리 경주다.직업에 대한 진지한 자세로죽어라 뛰다보면 언젠가 눈에 띈다는 말을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 프로필. ▲권태선부장은 78년 서울대 영어교육과 졸업후 한국일보입사,80년 해직뒤 김&장 법률사무소를 거쳐 88년 한겨레에입사했다.파리 특파원,국제부장을 지냈다. ▲김경희국장은 80년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졸업후 한국일보 입사,일간스포츠 연예부,한국일보 문화부,일간스포츠 연예부장 등을 지냈다. 허윤주기자 rara@
  • 2001 길섶에서 / 떡장수의 착각

    구한말,왕실에서 충북 괴산으로 시집온 부인이 있었다.왕실 사돈댁인지라 그 양반댁은 잡인의 출입을 금했고 왕실 따님인 그 부인도 바깥 세상을 모르고 갇혀 사는 셈이었다.그런데 그 마을에 입담 좋고 손 맛 좋은 떡장수 노파가 있었다. 어느날 부인이 입도 심심하고 귀도 심심했던지 떡장수 노파를 불러 들였다. 떡이야 팔든 못 팔든 구중궁궐 같은 왕실 사돈댁 한번 들어가 보기라도 했으면 원이 없던 차에 기별을 받은 노파는 치맛자락에서 휘파람 소리가 나게 달려 갔다.노파가 도착하자안방 문이 스르르 열렸다. 그런데 떡장수 노파가 벌에 쏘인 사람처럼 내 빼는 것이었다.어리둥절한 부인이 노파를 불러 까닭을 물었다. “먼저 온 떡장수가 있잖어유” 부인의 안방에는 왕실에서 하사 받은 거울이 있었는데 생전 처음 거울을 본 노파가 거울에 비친 자기를 동업자로 착각한 것이다.이처럼 사람들은 자기를 투사해서 상대방을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이 이야기는 실화다. 김재성 논설위원
  • 패션계 거장 진태옥씨와 딸 노승은씨

    “리허설 때도 커튼을 닫고 어머니께 보여드리지 않아요.아직도 어머니는 저에게 거대한 산과 같은 분이세요.”지난 25일 서울 신사동에서 패션쇼를 마친 디자이너 노승은씨의 얼굴에 땀이 송글송글하다.유난히 더운 날씨 탓도 있겠지만 진태옥이라는 패션계 거장을 어머니로 둔 그는 어머니가 지켜보는 패션쇼가 여전히 부담스럽다. “딸의 디자인을 보고 지적하거나 조언하지 않습니다.그러면 오히려 혼란스러워해요.스스로 자기만의 것을 찾도록 가만히 지켜볼 예정입니다.” 긴장으로 얼굴이 붉어은 딸 옆을 지키는 진태옥씨는 평범한 어머니들처럼 조용히 손님을 맞았다.그는 가급적 딸의 옷에 대한 평가를 삼가했다. “어렸을 때 어머니를 따라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생각을 전혀 한 적이 없어요.” 패션쇼가 끝나고 잠깐 가진 인터뷰에서 노승은씨의 대답은뜻밖이다. “디자이너는 단지 엄마의 직업이라고 생각했어요.어머니가 만들어주는 예쁜 옷이 좋았지만 저는 치과의사가 되고 싶었어요.그래서 반대를 뿌리치고 미국 하와이대에서 의대과정에 입학했습니다.” 이때부터 진태옥·노승은 모녀의 줄다리기는 시작된다. 진태옥씨는 “뉴욕에 있는 패션학교에 보내기위해 2년동안실랑이를 했습니다.아무리 설득해도 고집을 안 꺽는 거예요. 억지로 뉴욕으로 데리고 와서 이곳저곳 백화점을 데리고 다니면서 다양한 종류의 옷을 보여주었습니다.단순히 디자이너가 옷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문화를 선도하는 직업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면서 어려웠던 설득과정을 털어놨다. 세련되고 아름다운 뉴욕의 패션에 넋을 빼긴 노승은씨는 하와이대를 그만두고 뉴욕의 FIT 패션학교에 입학했다.학교를졸업한 뒤에는 ‘진태옥’ 뉴욕지사에 입사해 수련을 쌓았다. “지금 생각하면 어머니가 제 적성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볼 수 있는 디자이너의 직업이 너무 재미있어요” 이제 어느정도 연륜이 쌓인 그에게 치과의사가 되겠다고 고집을 부렸던 지난날은 단순한 추억일 뿐이다. “어머니가 패션계 거장이었던 것이 제게 도움이 안됐다고말하면 거짓말이지요.반면에 항상 어머니에게 누가 되는 것은 아닐까? 진태옥 딸이 잘못한다고 손가락질 당하는 것은아닐까?하고 고민했던 것도 사실이예요.이제 어머니의 그늘을 벗고 당당하게 일하고 싶어요.” 노씨는 지난 96년 ‘노승은’ 브랜드를 선보이면 홀로서기를 시작했다.진씨는 딸의 홀로서기가 다소 아쉬웠다.‘진태옥’브랜드의 대를 잇는 디자이너로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이있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자신만의 특별한 패션세계를 구축해가는 딸을 보면서 날개를 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겠다고 느꼈다. 진태옥씨는 “‘진태옥’이라는 브랜드로 딸을 압박하고 싶지 않다”면서 “딸과 당당한 경쟁자이자 동업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잘나가는 모녀 디자이너들. 이신우·박윤정,이영희·이정우,김행자·박지원 등은 모두 모녀 디자이너이다. 우리나라에는 이들같이 모녀관계 디자이너가 유난히 많다. 딸이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아 자연스레디자이너의 길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디자이너 2세들은 디자인 전문학교인뉴욕의 ‘FIT’,‘퍼슨스’ 또는 파리의 ‘S모드’에서 디자인을 배운다. 그들은 어머니의 영향력이 디자이너로서 헤쳐나갈 길을쉽게 만들어주고 가장 중요한 고급 인맥을 쉽게 형성할 수있게 해주기 때문에 다소 쉬운 길을 걷는다. 그러나 딸이 어머니의 브랜드를 잇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어머니 회사에서 어느정도 수련을 쌓은 뒤 자신만의 독립된 브랜드를 갖는다. 패션계 관계자는 “어머니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한 반동이 크기 때문에 패션 스타일이 많이 달라진다”면서 “어머니의 일에 대한 지나친 참견때문에 일에 관한한 사이가 아주 안 좋은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모녀 디자이너들은 패션쇼를 하기전 새로운 의상스타일이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에 자기 어머니나 딸의안부를 물어봐도 대답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아 궁금증을자아내기도 한다. 그러나 반대로 서로를 잘 활용하는 모녀 디자이너도 있다. 김행자·박지원 모녀는 같이 패션쇼를 열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도한다. 서로의 패션에 조언을 아끼지 않고 서로를 홍보에 활용해좋은 사이를 과시하는 모녀가 이들이다. 이송하기자
  • 재건축 이대론 안된다/ (하)””일단 따고보자”” 진흙탕 수주전

    주택업체들의 재건축 수주전은 가히 전쟁을 방불케 한다. 같은 업종에 종사한다는 동업의식은 찾아볼 수 없다. 상호비방전은 보통이고 도가 지나쳐 공정거래위원회로 가거나 법정싸움으로 비화되기 일쑤다.또 손익은 생각하지 않고 실현불가능한 조건을 제시하는 등 ‘따고보자식’ 수주관행이 만연하고 있다.턱없이 높은 용적률 제시 등이 그 예이다. 그러나 주택업체들은 사업추진 과정에서 갖가지 이유를 들어 공사비를 높이는 방법으로 챙길 것은 다 챙긴다.계약서에 조건을 달았기 때문이다.그것도 아니면 조합원 부담은그대로 둔채 일반분양가를 턱없이 높여 손실만회에 나서기도 한다.재건축이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비난을 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업체 이전투구= 6월말 시공사가 선정된 경기도 수원 신매탄주공아파트의 경우 수주전에 참여했던 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경쟁을 벌였던 두산건설·코오롱건설 컨소시엄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이유는 두산·코오롱 컨소시엄이 ‘망할 회사에 여러분의재산을 맡기겠습니까’ 등의 비방 문구를 사용한데다 수주과정에서 제안서를 바꾸는 등 불공정거래행위를 했다는 것이었다. 당시 현대건설은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검찰에 고발하는방안을 강구하기도 했다.결국 시공권은 두산·코오롱 컨소시엄에 돌아갔지만 양 컨소시엄 사이의 앙금은 아직도 가시지않고 있다. 또 수주전이 치열해지면서 주민들마저 둘로 나뉘어져 조합설립인가도 받지 못한채 비상대책위원회가 만들어지는 등차질을 빚고 있다. ■무턱대고 수주해 손해보기도= 서울시내 재건축에 불이 붙기 시작했던 지난 90년대 후반 강남 재건축을 두고 큰 건설업체간에 한판 싸움이 붙었다.특히 삼성물산과 동아건설의싸움은 격전을 방불케했다.이 때 재건축 이주비가 1억원을처음으로 돌파하는 등 출혈경쟁이 빚어졌다.무리한 수주전결과 동아건설은 수익성 악화와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인한수주제한이 겹쳐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물론 삼성물산도엄청난 타격을 받아 주택부문을 없애는 방안을 검토하기도했다. 최근 일감이 줄면서 당시의 과당·출혈경쟁이 재연되고 있다.재건축 시장의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롯데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된 잠원동 설악아파트 2차도 그 사례 가운데 하나다. 수주과정에서 당초 제시됐던 용적률은 299%대.그러나 구청과 협의과정에서 시설녹지조성문제로 용적률이 280%(원대지면적 기준)대로 떨어졌다.이로 인해 당초 제시했던 평형이나 분담액이 달라지게 돼 조합원들의 반발이 예상되자 롯데건설은 95억원의 자금을 투입,설악2차 아파트 22채를 조합명의로 사들여 없앴다.조합원수를 줄여 용적률을 맞춘 것이다. 서초구청에서 녹지비로 편입된 땅값을 받기로 했지만 금융비용 등을 감안하면 상당한 손실이 발생했다는 것이 롯데건설 관계자의 얘기다. ■수요자만 봉= 무리한 조건을 제시하고 사업을 수주한 건설업체들은 대부분 사업추진과정에서 조합원 분담금을 높이거나 아니면 일반분양가를 높여서 손실만회에 나선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분양가가 올라 집값이 뛴다는 점이다. 분양가가 자율화된 점을 악용,턱없이 높게 일반분양을 하는것이다. 내집마련정보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97년 서초·강남·송파등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일반분양가는 평당 평균735만원에 불과했다. 이같은 일반분양가는 98년 763만원,99년 924만원,2000년 994만원,올들어서는 994만원으로 무려 35.2%나 올랐다.피해자는 일반수요자만이 아니다.조합원들도 사업추진과정에서추가분담금 등으로 고통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또 당초 제시했던 마감재 수준이 떨어져 갈등을 빚는 경우도 많다.건설업체들이 수주전을 벌일 때는 많은 약속을 하지만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좋은 제도가 본뜻을 살리지 못하고 부작용과 피해자만 양산하는 재건축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주택업계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고침/본보 25일자 12면 ‘재건축 이대로는 안된다’ 기사에서‘개포 주공 13평형 3억5,000여만원에 달한다’는 ‘도곡주공’이기에 바로잡습니다. ■전문가 진단/ 재건축사업 도시정비차원 관리를.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가격이 20% 정도 오르면서 최근의 주택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주체로서 확인되고 있다. 여기에다지난해의 지구단위계획수립의무화조치 및 최근의 ‘주거환경 정비법’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법 시행이전에 사업을 추진하려는 단지가 늘고 있다. 서울시가 매년 공급하고 있는 주택은 많아야 9만호 정도다.사업승인시기를 조절한다고 해도 재건축에 따른 주변지역의 전세난은 불가피 할 것이다.또 무작정 사업승인을 미룰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뒤늦은 후회 같지만, 서울시의 도시재정비에 대한 준비가좀 더 일찍 이뤄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재건축 사업은 어떻게 해 나가야 할까. 지금이라도 서울시는 서울시내의 재건축대상 후보단지에 대한 정확한 실사를 해야 한다.용적률,개발이후의 주변시세등을 고려해 자력으로 재건축 사업이 가능한 단지는 어느정도인지,또 안전진단 차원에서 재건축이 불가피한 지역은어디인지,아직 미흡하기는 하지만 리모델링의 방법으로 향후 10년 정도는 수명연장 가능한 지역이 얼마나 되는지 등이러한 기초적인 실사를 바탕으로 향후 재건축 사업을 도시정비의 차원에서 관리하고 이끌어 나가야 한다. 재건축 대상지역의 기반시설에 대한 시차원의 지원책도 고려해야 한다.바람직한 공공행정의 방향은 장래에 대해 예측가능성을 부여하는 행정의 투명성과 공개성이다. 무조건 20년이 넘으면 재건축을 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에서 진정 살만한 주거공간을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김현아 건설산업硏 책임연구원
  • ‘신라의 달밤’ 제작 김미희 대표·김상진 감독

    ‘신라의 달밤’을 만든 좋은영화의 김미희 대표(37)와 김상진 감독(34)은 ‘한방’을 쓴다.영화사의 공동대표란 이유로 한 사무실에다 책상을 나란히 뒀다.그런데 둘 사이가보통 재미있는 게 아니다.툭툭 한마디씩 주고받는 얘기들은 ‘이 사람들,동업자 맞아?’ 싶을 정도다. 김대표가 톡 쏘며 선수를 친다.“김 감독,교만이 하늘을찔러.조심해야겠어.” 넉살좋기로 소문난 김감독이 가만있을 리 없다.“아∼ 관객이 좀 많아야 말이지.” 그래놓고는 마주보고 또 한참을 웃는다. ‘신라의 달밤’이 잘 나가는 덕분에 두사람은 요즘 구름위를 걷는 기분이다.지난달 23일 개봉된 영화는 8일만에 전국 관객 100만명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했다.5일 현재 전국관객은 140만명.제작비 32억원은 벌써 뽑아냈다.기대를 넘는 흥행속도다.큰소리 뻥뻥 치며 간판을 걸었지만 실은 위험천만이었다.‘친구’가 한국영화의 잠재관객을 있는대로뽑아간 직후인데다 으름장을 놓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한두편이었나. “그런데요,내심 ‘주유소 습격사건’보다는 자신이 더 있었어요.김혜수,차승원,이성재라는 톱스타 트로이카 캐스팅이 듬직했다고나 할까요.거기다 ‘주유소…’때와는 다르게 언론의 평들도 기대 이상으로 좋았구요.” 김감독이 정색하고 하는 말이다.“코미디 영화가 동원해낼 수 있는 관객한계치가 서울 100만이라고들 하는데,그보다는 훨씬 높은성적을 내줄 것같다”며 조심스럽게 전망도 해본다. ‘신라의 달밤’은 두사람이 공동대표로 영화사를 차리고3번째 만든 영화다. 지난 99년의 ‘주유소 습격사건’이 첫 작품.생각지도 않게 대박이 터졌고 다시 가슴조이며 만든 멜로 ‘선물’도흥행했다.김대표는 “불안할 정도로 운이 좋다”고 말한다. 세번째 작품에까지 흥행운이 이어져줄까 노심초사한 통에이번에도 병원신세를 질 뻔했다.“한국영화에서 대박의 첫조건은 운이지 싶어요.그 다음이 작품의 충실도인 것같고. ” 김대표의 겸사에 김감독은 좀더 살을 붙인다.“흥행의 조건은 굉장히 복합적입니다.제목짓기부터 배급까지 뭣하나삐걱대서는 힘들어요.결정적으로 흥행에 가속이 붙는데는사회적 분위기가 받쳐줘야하구요.” 그가 코믹액션을 고집해온 이유도 거기에 있다.웃기고 부수는 액션장르를 잘만 개척하면 얼마든 관객몰이할 수 있다는 자신이 확고하다.스스럼없이 자신을 “쌈마이(3류) 감독”이라고 부른다.자신감의 표현이다. “김감독은 5년쯤 더 코믹액션을 하겠대요.그런데 코믹액션을 저사람만큼 잘 만들 이는 없어요.만화적 발상을 액션에 연결시키는 데 귀신이에요.촬영현장에서는 닭살돋게 유치하다 싶었는데 영화를 보면 전혀 다른 느낌이 나거든요. ”(김대표) 인터뷰 끄트머리에 의미심장한 말을 쓱 꺼낸다.“소문 들었죠? 우리 쪼개지기로 했는데.”(김대표) “흥행할 때 홀로서기 해보라고 ‘오야붕’(강우석 감독)이 지령을 내려서요.조만간 제작자로도 변신합니다.(웃음)”(김감독) 거짓말같지만 사실이다.‘신라의 달밤’을 마지막으로 이들은 동업을 끝낸다.두 사람이 모두 강우석 감독의 ‘우산’밑에서 영화일을 시작한 건 다 아는 사실.전략상 딴살림을 차려서 각자 1년에 두세편씩 튼실한 물건을 만들어내기로 한 셈이다. 그냥 헤어지기 서운한지,김감독이 농반진반으로 한마디를보탠다.“김대표님,가져나간 돈 다 까먹고나면 돌아올 건데그땐 다시 받아줄 거죠?”황수정기자 sjh@
  • 여천NCC 파업 한화·대림에 불똥

    여천NCC 노조의 파업사태 수습을 놓고 한화와 대림산업이내홍을 겪고 있다. 여천NCC는 99년 12월 정부의 자율구조조정 정책에 따라 NCC(나프타분해공장)부문을 분리해 50대 50의 비율로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국내 에틸렌 생산량의 25%(연산 135만t)를 공급하고 있다.최근 파업사태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바있다. [사태] 양사는 지난달 초부터 시작된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하자 지난 19일을 D데이로 잡고 정부측에 공권력 투입을요청했었다.이 과정에서 이준용(李埈鎔) 회장의 개입이 화근이 됐다. 이 회장은 공권력이 투입되기 하루 전인 18일노조측과 만나 업무정상화를 종용했고,노조는 일단 업무에복귀하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한화측에서 이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공권력을투입하기로 결정했는데 왜 중간에 나서 사태를 어정쩡하게만드냐”고 따졌다. 이 회장의 ‘이면합의’의혹도 제기했다. [감정대립으로 비화] 수세에 몰린 이 회장은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면합의가 없었는데도 저쪽(한화)에서 믿지않고 좋지 않은 소리를 하고 다닌다”며 불쾌해 했다. 당시 언쟁을 담은 전화내용을 자료로 배포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공문을 보내 원칙을 지킬 것을 나한테 요구했는데 이로 인해 심기가 불편하다”면서 “노조에서 공장가동을 하겠다고 한 시점에 왜 무노동무임금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경총에 대해서도 못마땅해 했다. [파문 가라앉을까] 이 회장이 작심하고 나선 마당에 쉽사리 감정이 풀릴 것 같지 않다.표류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러나 한화의 입장은 다르다.“동업을 하다보면 서로 다른 시각이 있을 수 있고,싸울 수도 있는 것”이라며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생각이다.‘갈라서는’극단적인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임태순기자 stslim@
  • 언론개혁 100인 모임 토론회

    언론계에 미디어비평이 ‘붐’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미디어비평 담당 현직기자가 자사를 포함,국내언론의 미디어비평 실상에 대해 신랄한 비판과 대안을 내놓아 주목을 끌고있다. 지난 7일 ‘언론개혁을 위한 100인모임’(100인모임·대표 박인규)이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재단 12층 연수센터에서개최한 ‘매체비평의 현황과 과제’토론회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이희용 연합뉴스 여론매체부 차장은 “자사이기주의적 보도태도를 비평해야 할 매체비평이 오히려 자사이기주의 성향을 띠고 있다”고 지적했다.이 차장은 ‘신문과방송’ 5월호에서 중앙언론사 미디어 담당기사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7%가 ‘기사선택에 자유롭다’고 답해놓고도미디어보도의 아쉬운 점으로 자사이기주의를 첫 손가락에꼽은 점은 “미디어담당 기자들의 의식구조에 이중성이 숨어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각 사별 미디어면과 관련,한겨레는 ‘빅3’의 왜곡보도 행태 비판에 집중돼 있으며,대한매일은 한겨레와 논조는 비슷하나 안티조선운동에 대한 기사가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두 신문의 이같은 매체비평 태도는 점진적·자율적개혁론자들로부터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도 있으며,또판매나 광고시장의 점유율을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언론개혁 논의가 본격화된 지난 2월 미디어면을 신설한 조선일보의 경우 고정면을 두지는 않고 있는데 이는 미디어비평을 공격과 방어의 무기로 적절히 활용하려는 의도로 비쳐진다고 말했다.또 중앙일보의 경우 매체비평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만 조선과는 일정부분 거리를 두고 있으며,경향신문은 언론개혁은 지지하나 ‘빅3’을 집중 겨냥하지 않는,또다른 차별성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MBC·KBS의 경우 파격적인 자사보도 비평 등 전체적으로‘순항’하고 있으나 발굴성 기사나 참신한 기획,다각적인취재 등이 아직 부족하다고 평가했다.또 연합뉴스의 매체비평과 관련,“비평대상인 신문·방송사가 대주주여서 제약요소가 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시청률·판매경쟁이나 광고주의 압력에서 자유로워 비교적 균형보도가 가능한 편”이라고 밝혔다.보도태도와 관련,이 차장은 “‘이중잣대’를 들이대며 특정사를 빼거나 반대로 한쪽만을 집중공격하는 것은 또다른 사실왜곡”이라고 지적하고 “성역 가운데하나인 종교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매체비평 정착방안으로 이 차장은 ▲자사이기주의적 관점 탈피 ▲언론사간 동업자에서 동반자 관계 전환 ▲회사내 공감대 형성 ▲자사보도 비평 활성화 ▲언론사간 상호취재 적극 협조 등을 들었다. 이어 열린 토론에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는 “미디어면이 주류언론에 편중돼 있을 뿐더러 뉴스성 기사가 부족해긴장감이 부족하다”면서 “이슈보다는 인물 중심의 기사와 다양한 소재발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김주언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언론사 경영문제나 경영진·고위간부 인사,언론사 주주 구성·변동상황 등도 독자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제시했다.김현주 MBC ‘미디어비평’팀 차장은 “한국 언론은 이미 그 자체로 ‘성역’이어서 반론권제공 차원에서 인터뷰를 요청해도 응하는 언론사가 단 한군데도 없다”고 털어 놓았다.방청객으로 참석한 김승수 전북대 신방과 교수는 “MBC는 ‘미디어비평’프로의 지속성과 정치적 독립성을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온-오프 ‘벽’을 향해 겨눠 총!

    사이버 논객들은 어디로 가는가? 불과 5년 전만 해도 사이버 논객들의 주무대는 PC통신 게시판이었다. 천리안,하이텔 등에서 내로라하는 논객들이 ‘나도 한마디’나 ‘플라자’등의 큰 게시판에서 사회 현안을 둘러싼 공방을 벌여 심심찮게 지면에도 소개되는 등 화제가 됐다. PC통신 게시판에서 뜬 스타 논객들은 천리안에선 AD74(김용민),DONGOP(김동업),OUJOON(김어준) 등이 있다.또 하이텔과 나우누리 등에선 임욱,신정모라, 김상훈, 유정길씨 등이게시판 논쟁을 촉발시켰다. 사이버 논객들은 인터넷인구가 폭발하면서 주무대를 인터넷으로 옮겼다.딴지일보(www.ddanzi.com)의 인터넷 ‘이적’을 신호탄으로 웹진 창간 붐이 있었고, 여기에 논객들이주요 필자로 참여하기 시작했다.특히 90년대 중반 이후 대자보 발행인 이창은씨,더럽지(www.therob.co.kr) 발행인 민명기씨 등의 경우처럼 온라인 저널로 자리를 굳히는 경우도나왔다. 인터넷 칼럼니스트인 김동렬씨는 “온라인 토론은 즉시 쌍방향 토론이 가능한 반면 지면 매체는 이를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면서,“스스로 화두를 던지고 자기 발전의 계기로삼는 논객이 사이버공간에서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사이버 논객들은 우리모두(www.urimodu.com) 같은 안티 사이트나 창작과비평사 등 문예지 사이트들을 중심으로논쟁을 벌이고 있다.또 포털 사이트에 개설된 토론실이나카페의 필자,오마이뉴스(www.ohmynews.com)나 닷컴 언론사의 인터넷 기자들로 그 활동영역을 바꾸고 있는 추세다.특히 지난해부터는 문화평론가 진중권씨나 김정란 상지대교수등과 같이 오프라인 지식인들이 온라인 게시판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도 특징으로 꼽힌다. 한편 사이버 논객들은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데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네티즌 언론 활동을 경력으로쳐주는 경우는 영화 잡지가 고작이고 대우도 좋지 못한 편이다.일부 닷컴 언론사의 네티즌 기자들이 올해 초 원고료와 관련,집단 항의를 한 것도 같은 맥락에 있다. 사이버 논객들은 기성 지식인들의 틀에 박은 고답적인 논쟁은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지면을 독점하는 권력을 가진기득권이라고비판하고 있다.대자보 발행인 이창은씨는 “기존의 경계와 질서가 중요하지 않은 만큼 논객은 방향성과내용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사이버 논객의 역할론을 제시한다. 최진순 kdaily.com기자 soon69@
  • [사설] 전문직 소득 투명도 높여야

    국민연금 지역가입자로 등록된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 중 상당수가 봉급생활자 수준에도 못 미치는 소득액을 신고하고,일부는 최저 생계비를 밑도는 소득액을 신고했다고 한다.전문직 3만4,535명 중 36.3%인 1만2,548명이 대기업 과장급 사원의 표준소득월액(40등급)인 287만원이하로신고됐다.또 전체 대상자의 2.7%인 938명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최저생계비(96만원)에도 못 미치는 88만5,000원이하를 신고했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개업하고 있는 한 변호사는 월소득을 34만원으로,경기와 충북에서 개업하고 있는 의사는 월소득을 22만원으로 신고하기도 했다.개인별 특수사정이 있을 수 있지만 상식선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일부 전문직 자영업자들의 소득 축소 신고는 국민연금이라는 사회보험의 국민복지적 성격이나 사회정의 실현 측면에서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무엇보다 소득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직장가입자들과의 형평성에 있어서도 큰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먼저 전문직 종사자들이 성실하게 신고하도록 하는제도적 장치가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국민연금은 일반 보험과는달리 노후 국민생활 안정이라는 소득재분배의 성격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자발적 신고에만 의존해서는 안될 것이다.물론 국민연금관리공단은 매년 국세청으로부터 납세자의 전년도 과세자료를 넘겨 받아 가입자들의 소득 신고시 참작을한다고는 하지만 크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연금관리공단측은 국세청 등 관계기관과 협조하여 지역별·직종별·개인별 표준소득 신고 모델을 개발해서 소득액을 턱없이 낮게 신고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실사권을 최대로 발휘,수정토록 해야 할 것이다. 또 전문직 종사자 협회나 동업자단체를 통해서라도 성실신고 분위기를 자발적으로 조성해나가도록 유도해야한다.비단 국민연금뿐만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투명도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제도와 법률을 고쳐나가야 한다.
  • [김삼웅 칼럼] 또 색깔론, 한겨레죽이기

    수구냉전 세력과 족벌언론이 ‘한겨레(신문)죽이기’에작심한 것 같다.재독학자 송두율 교수의 ‘한겨레’ 기고를 트집잡아 전면적인 색깔공세를 펴고있다.동업 ‘한겨레’는 건국 이래 최초로 국민주 형태로 태어난 국민의 신문이다.6월 민주항쟁의 결과 당시 야당과 재야는 분열해 군사독재 3기정권을 허용했지만 유일한 ‘소득’은 국민주신문인 ‘한겨레’ 창간이었다. 당시 3김씨가 대권을 앞두고 각기 ‘마이 웨이’와 ‘못먹어도 고’의 행태에서 노태우 정권을 불러왔을 때,여기에 실망한 재야 양심세력과 동아·조선 80년 해직기자들이중심이 돼 ‘한겨레’ 창간의 산파역을 맡았던 것이다. 여기서 잠시 개인사정을 덧붙이겠다.나는 당시 모종의 시국사건으로 피신하면서 ‘변절자’란 저서의 인세 전액 100만원을 집사람(장인숙) 명의로 ‘한겨레’ 기금으로 투척했다.당시 우리집 형편으로는 거액이었다.이런 사정은 신문 창간에 돈을 낸 대부분의 주주가 비슷했을 것이다. 이렇게 하여 ‘한겨레’가 창간되고 그동안 반독재·반부패·반지역감정·민중생존권투쟁·평화통일운동에 앞장서온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그리고 최근 ‘언론권력’화된 족벌언론의 각종 비리와 추악한 과거에 대해 샅샅이폭로함으로써 사회정의와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정론지의 역할을 하고 있다. ‘보수로 위장한 수구 정치세력’과‘언론권력’화된 족벌언론에게는 자신들의 기득권에 도전하고 치부를 파헤치는 ‘한겨레’가 눈엣가시처럼 증오의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그래서 덫을 놓고 찾다가걸린 것이 재독 송두율 교수 기고사건이다. 그동안 냉전세력과 수구언론이 민주인사와 통일운동가들에게 들씌운 용공좌경의 색깔공세는 민족 분단사와 궤를같이한다. 소매치기에게는 소란한 곳이 적격이듯이 냉전세력과 수구언론에게는 남북대결과 지역갈등 등 ‘소란’이 정치생명유지와 사세확장에 적격이다.적절한 위기감과 긴장조성이기득권 유지와 언론권력 행사에 유리하다고 인식해온 것이다. 미흡하나마 김대중 정부의 개혁이 정치·사회적 이슈가되고 남북 사이에 긴장이 완화되면서 수구냉전 세력은 불안을 느끼게 됐다.여기에 언론사 세무조사와 신문고시 부활로 족벌언론도‘만수무강’에 위협을 느끼고 이들은 ‘동병상련’의 처지가 되면서 개혁의 발목잡기와 반정부 지면으로 도배질하기에 이르렀다. ‘한겨레’가 창간정신으로 남북화해와 언론개혁의 기치를 들고 냉전세력과 족벌언론을 매섭게 비판하자 ‘처첩발언’ 등 음해가 따르더니 마침내 사상공세에 나섰다.수구세력은 수세에 몰리면 어김없이 색깔론을 편다. 냉전세력과 수구언론이 색깔론으로 ‘한겨레 죽이기’에나선 배경은 복합적이다. 첫째, 부시 정권 출범 이후 미국의 대북정책에 변화의 기미가 보이자 그 틈새를 이용해 남북관계를 비틀려는 전략이다.남북화해를 국민이 지지하고 이것이 향후 대권경쟁에 불리하다는 판단일 것이다. 둘째, “냉전적 사고에 찌들고 민족문제에 투철하지 않은”(김원웅 의원) 한나라당 지도부의 노선을 비판하는 개혁성향 의원들의 움직임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작용했을 터이다. 셋째,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반부패기본법 등 개혁입법과 보안법 개정의 발목을 잡으려는 노림수라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한겨레’로부터 비판받는 족벌언론의 편을들어줌으로써 내년 대선에서 이들의 지원을 받으려는 선거전략이란 분석이다. 이런 것이 진짜 ‘언론탄압’이다. 족벌언론이 조금이라도 양식이 있다면 합법적인 세무조사와 합리적인 신문고시부활을 언론탄압이라고 떠들 것이 아니라 특정 신문에 붉은색을 칠하려는 냉전세력의 음해를 비판하는 것이 정직한언론활동이다. 송두율 교수의 ‘노동당 정치국원’ 진위 여부는 재판에서 밝혀질 것이고, 이미 그의 많은 저서가 국내에서 출판됐다.또한 다른 신문에도 기고문이 실렸으며 족벌언론들도그의 귀국을 종용했다.그리고 한겨레 기고문에 이적성이없다는 것이 관계당국의 설명이다. 그런데 유독 ‘한겨레’에만 붉은색을 칠하고자 든다. 건국 이래 최초의 국민주 신문을 색깔론으로 매도하는 것은 바로 국민을 용공으로 모는 매카시즘의 발작이다. 역사에 대한 도전이고 정의에 대한 협박이다. “한겨레 너마저 타락하면 이민 갈 거야.” 공휴일 북한산 등산길에서 만난 학생들의 소곤거림이었다. 언젠가 듣던 비슷한 소리 아닌가. 김삼웅 주필 kimsu@
  • [매체비평] 일부 신문 미디어면 운용을 보고

    미디어면의 대거 등장과 미디어간의 상호비평은 2001년들어 한국 언론계에 나타난 두드러진 현상 중의 하나다.수년 전 한겨레가 미디어비평을 시작한 이후 1999년 대한매일이 시작했고,최근에는 연합뉴스와 조선일보, 중앙일보가매체비평 또는 미디어면을 신설했으며,경향신문이 다른 신문들과 차별화한 미디어면을 신설하겠다고 나섰다.한편 미디어면을 통해서 신문과 방송 사이의 교차비평도 상당히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언론의 기본적 임무 중의 하나가 다양한 사회현상에 대한비판이며,이 과정에서 성역과 금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자유언론·민주언론의 기본적 요구조건이다.그러나 세상만사에 대한 비판자인 언론매체들은 그동안 자신에 대한 타자의 비판을 용납하지 않았다.그들끼리도 상호비판을 자제하는,흔히 동업자 봐주기라고 말하는 무언의 신사협정을실천함으로써 자기얼굴에 흙칠하지 않고 고상한 얼굴을 유지해 왔다.신선한 물이 공급되지 않는 작은 연못에 고인물은 썩게 마련이다.언론매체와 언론인들을 긴장시키는 언론비평과 언론비판이 없었던 만큼 언론은 스스로 자기수정능력을 상실해 왔다.비판받지 않는 비판자는 결국 오만과편견에 사로잡힌 무책임한 권력으로 변환되고 말았다.그러던 차에 미디어면을 신설하여 자신을 되돌아보고 남의 장점과 허물을 되짚어보는 일을 시작한 것은 언론문화 발전의 계기가 될 만하다. 그러나 미디어면의 신설과정과 그 이후 행적을 보면 너무도 석연치 않다. 몇몇 매체들의 미디어면은 불행하게도 미디어비평의 중요성에 대한 자체적인 판단에 의해서라기보다 언론사에 대한세무조사나 불공정거래 조사가 시작된 이후 급조되었다는심증을 피할 수 없다. 해당 일간지들은 미디어면을 통해세무조사와 불공정거래조사,신문고시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공격하고,몇몇 매체들을 자사와 갈등관계에 있는 것으로 규정하며 그 매체들의 약점을 캐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자사를 홍보할 만한 자료가 있으면 그것을 뽑아내 과장보도함으로써 사실과 다른 이미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려 하기도 했다. 가령 한겨레의 ‘언론권력’ 시리즈는 특정사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언론역사바로세우기라는 좀더 큰 담론을 목표로 삼고 전개되고 있음이 분명하다.그러나 이 시리즈에서 주로 언급된 신문사들은 그 시리즈를 자사에 대한 부당한 공격으로 규정하고 즉물적 대응만 일삼고 있다. 법인세납부와 관련하여 자기 회사는 세금을 잘 내고, 다른 몇개신문사는 마치 탈세를 일삼은 것 같은 뉘앙스의 기사도 있었다.이 기사는 기자나 신문사의 실수가 아니라 자사 홍보와 상대방 흠집내기라는 목적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정보를 의도적으로 왜곡해석한 결과라고 볼 수밖에 없다. 몇몇 신문들은 미디어면을 이용하여 정부의 언론관련 정책을 자사에 대한 공세적 비판을 무력화시키고, 상대방을음해하거나 공격하며,자사의 실적을 과장홍보하고,일그러진 과거의 역사를 다시 한번 왜곡하는 모습을 보였다. 모처럼 신설한 미디어비평이 결국 자사이기주의의 표현수단이나 싸움의 상대방에 대한 공격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은미디어비평의 존재 자체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미디어비평은 신문사의 영업전략이나 싸움의 수단이 아니라 독자들에게 미디어에관한 다양하고 깊이 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라야 한다.미디어면의 주인은 신문사가 아니라 독자이다. 미디어비평은 엄정해야 한다.동종업계에 대한 비판은 말하기 껄끄럽지만 할 필요가 있으며, 바로 그 때문에 다른어떠한 정보보다 더 엄밀하게 접근해야 한다.경쟁사로부터 되돌아오는 부메랑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시민들이 혹시나 언론매체에 대하여 왜곡된 인식을 하게 되지 않을까를두려워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디어면이 충실한 내용으로 언론발전의 초석이 되고 독자의 사랑을 받으면서 그 존재가치를 인정받길 바란다. 류한호 광주대 교수·언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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