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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두환 형 기환씨 등 친·인척 자택 12곳 추가 압수수색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 추징금 환수에 나선 검찰이 전 전 대통령 친·인척과 아들의 지인 자택까지 범위를 넓혀 이틀째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김형준)와 ‘전두환 추징금 집행’ 전담팀은 17일 수사진 80여명을 투입, 전 전 대통령의 형 기환씨의 경기 여주군 자택을 비롯해 친·인척 등 주거지 12곳과 장남 재국씨 소유 시공사 관련 회사 1곳 등 13곳을 추가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낮 12시쯤부터 서울 10곳과 경기도 2곳에서 일제히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2004년 대검 중수부가 수사한 차남 재용씨의 조세포탈 사건에 연루된 친구인 류모(49)씨, 재용씨와 동업 관계였던 비자금 관리인 강모씨의 자택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이 친·인척 명의의 차명계좌를 개설해 비자금을 관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장남 재국씨와 관련된 회사 사무실에서는 회계자료와 금융거래 내역을 중심으로 각종 장부 및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어제 압수수색을 하면서 추가로 확인할 필요성이 생겨서 나갔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날 전 전 대통령의 서울 연희동 자택에 대한 압류절차에 나서는 한편, 일가 5명의 주거지와 관련 회사 12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고가 그림과 황동불상, 도자기 등 수백점을 확보했다. 압류·압수품은 전 전 대통령 비자금과의 연관성을 검토한 뒤 처분, 추징할 방침이다. 전 전 대통령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기소돼 1997년 대법원에서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받고 현재까지 533억원을 납부해 1672억원의 추징금이 미납된 상태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서울광장] 이제는 선택할 때, 영리병원 허용하자/안미현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제는 선택할 때, 영리병원 허용하자/안미현 논설위원

    서비스업 전도사를 자처하는 박병원(행시 17회) 은행연합회장은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온 국민이 일자리를 외치면서 정작 관광호텔 짓는다고 하면 눈을 부라린다. 자동차나 반도체 공정은 기계가 사람을 대체해도 침대보는 사람이 갈아야 한다. 그 많은 침대보를 갈아 끼우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필요하겠나.” 박 회장은 여러 단체들을 ‘꼬드겨’ 서비스산업총연합회라는 조직까지 만들었다. 그에게 ‘세뇌’당한 후배 관료들이 기획재정부에 적잖게 포진해 있는 터라 정부가 ‘서비스산업 활성화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을 때 내심 기대가 컸다. 혹시나는 역시나였다. 영리병원(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원격진료, 전문업종 간 동업 허용 등 핵심은 죄다 빠졌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영리병원에 반대하는 진영은 침묵했다.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굳이 핏대를 세울 필요가 없어서였다. 영리병원이 포함됐다면 들불처럼 일어났을 것이다. ‘따거’(큰형님)로 불리던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조차 끝내 ‘전재희(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벽’을 넘지 못한 데서 보듯 영리병원은 호락호락한 대상이 아니다.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우리 경제는 재작년 2분기부터 8분기 연속 전기 대비 0%대 성장에 머무르고 있다. 잠깐 1%대로 올라선 2011년 1분기를 빼면 2010년 3분기부터 계속이니 3년 가까이 제자리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형국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에도 제로 성장(0.3%)으로 곤두박질쳤다가 이듬해 수직 상승(6.3%)했다고? 외환위기 때도 그랬으니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근성이 이번에도 놀라운 성장 복원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안타깝게도 과거의 신화는 오롯이 자력(自力)만은 아니었다. 금융위기 때는 미국 등 선진국들이 무제한 돈을 살포해 줬고, 외환위기 때는 우리와 달리 세계 경기는 멀쩡했다. 지금은 돈 풀기도 한계에 이르렀고, 미국·유럽·일본 등 전 세계가 불황이다. 중국 경제마저도 아슬아슬하다. 바깥만 쳐다보고 있기에는 우리 경제 사정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지난해 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0.8% 포인트, 내수는 1.1% 포인트였다. 추계방식을 바꾸면 결과가 달라진다는 주장도 있으나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수출을 떠받쳤던 제조업의 취업자 수는 최근 12년간 21만명 줄었다. 같은 기간 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423만명 늘었다. 국내 고용의 70%를 책임지고 있는 게 서비스업이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서비스업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기준 60.3%다. 미국(79.4%)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70.6%)에도 한참 못 미친다. 뒤집어 보면 성장 여력이 그만큼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음식숙박업·도소매업 등 전통 서비스업은 진입장벽이 낮아 이미 포화 상태다. 그렇다면 답은 자명하다. 의료, 광고, 교육, 콘텐츠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키워야 한다. 영리병원에 반대하는 진영은 병원들이 ‘돈 되는’ 환자만 가려 받아 비급여(의료보험 미적용) 진료가 늘어나게 될 것이고, 이는 의료 공공성 훼손과 국민건강권 위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리 있는 걱정이다. 그러니 정부는 이러한 우려와 불안에 귀를 최대한 열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보완책을 강구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하여금 급여·비급여 실태를 비롯해 병원별 진료 행태를 상세히 공개토록 해 병원이 무조건 영리만 좇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시민단체도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하자. 국공립병원 등 공공의료도 강화해야 한다. 복지부 자료를 인용하더라도 우리나라의 공공의료 비중은 지난해 말 현재 기관 수 기준 5.8%, 병상 수 기준 10.0%에 불과하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이제는 선택을 해야 한다. 계속 손 놓고 앉아 일본식 20년 불황의 늪을 걱정만 할 것인지, 아니면 웅덩이가 있어도 일단 가능성이 엿보이는 길을 떠나볼 것인지. hyun@seoul.co.kr
  • [경제 브리핑]

    동양매직, KTB컨소시엄에 팔린다 동양그룹은 12일 KTB컨소시엄이 동양매직 인수의향서를 냈다며 다음 주 투자확약서를 받아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동양 측은 교원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협상을 진행했으나 가격 등에 대한 이견으로 다른 인수 후보를 찾았다. 우리은행 원스톱 금융센터 운영 우리은행은 개인금융과 기업금융을 통합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센터를 전국 48곳에서 운영한다. 원스톱 센터에서는 중견·중소기업뿐만 아니라 거래 기업의 임직원에 대한 개인금융 서비스도 제공한다. 세무·부동산 자문을 돕는 자문센터도 신설했다. LIG손보 타이어 펑크 수리 서비스 LIG손해보험은 22일 보험기간이 시작되는 계약부터 자동차보험 가입 고객에게 타이어 펑크 수리 서비스를 실시한다. 매직카 서비스 가입고객이라면 누구나 별도 수리비 부담 없이 LIG손해보험의 출동업체를 통해 현장에서 타이어 펑크 수리를 받을 수 있다.
  • 대법, 시신 없는 살인사건 징역 13년 확정

    동업하기로 한 지인을 생매장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40대가 대법원에서 징역 13년형을 확정받았다. 이 사건은 지난해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 전원이 유죄로 판단한 ‘시신 없는 살인사건’이다. 대법원 1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11일 투자금을 갚으라고 재촉하는 지인을 땅에 파묻어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구속 기소된 박모(42)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형사재판에 있어 경험칙과 논리법칙에 위반되지 않는 한 간접증거에 의해 종합적인 증명력이 인정되면 범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한 간접증거를 통해 살인죄를 인정했기 때문에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박씨의 나이, 환경, 범행동기 등 양형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해 봤을 때 징역 13년을 선고한 원심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일용직 중장비 기사로 일하면서 알게 된 조모(당시 32세)씨가 2008년 4월 “투자한 사업자금 1290만원을 돌려주지 않으면 사기죄로 고소하겠다”고 압박하자 조씨를 때려 정신을 잃게 한 뒤 땅에 파묻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경찰은 2011년 박씨의 전 동거녀의 제보로 수사에 착수했지만 시신을 찾지 못했고, 범행장소마저 밝히지 못한 채 관련자 진술 등 정황 증거만 가지고 박씨를 재판에 넘겼다. 이에 박씨는 “누명을 썼다”며 지난해 7월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당시 검찰 측은 동거녀의 진술과 박씨의 허위 진술 등을 정황 증거로 제시했다. 반면 변호인들은 동거녀가 위자료를 노리고 있다는 점 등을 문제 삼아 “증거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사흘간 진행된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 9명은 만장일치로 유죄 의견을 냈다. 1심 재판부도 “핵심 증언의 신빙성이 강력한 데다 가까운 사이인 피해자가 사라졌음에도 피고인이 찾으려 노력하지 않는 등 당시 정황을 고려하면 일부 증인의 믿기 어려운 진술을 배제해도 유죄가 인정된다”며 박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서비스업 中企 지정 받기 쉬워진다

    서비스업 中企 지정 받기 쉬워진다

    4일 정부가 발표한 서비스산업 정책 추진방향 및 대책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서비스 업체들이 되도록 많은 중소기업 혜택을 받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당장 문제가 되는 현장의 애로를 풀어 주는 것이다. 중소기업으로 인정되면 각종 세제·금융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중소기업 세금 감면액이 4조 3458억원에 달한다. 투자촉진 조세특례의 경우 법인세 감면액이 대기업은 3%, 중소기업은 7%다. 연구개발(R&D) 조세특례도 중소기업은 투자금액의 최대 25%까지 돌려받지만 대기업은 15%가 상한이다. 지금까지는 서비스업을 하면 중소기업으로 지정받기가 쉽지 않았다. 분류 기준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제조업은 상시근로자 299명까지 중소기업으로 인정되지만 교육업은 100명, 금융보험업은 200명만 넘어도 중소기업 지정이 불가능했다. 이런 차별적 제한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사업체의 규모 기준도 서비스업에 불리하게 운영됐다. 제조업은 자본금 80억원 이하면 중소기업으로 분류되지만 서비스업은 매출액(50억~300억원 이하)이 기준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매출액이 자본금의 12배 정도 되는 국내 평균치를 대입할 때 자본금 80억원 이하는 매출액으로 따지면 960억원 이하인 셈”이라면서 “기존 분류 기준은 서비스업의 중소기업 분류를 최대한 막는 차별적인 기준이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음 달 연구용역을 마치고 이르면 10월까지 서비스업에 유리하도록 분류 기준을 개편할 방침이다. 산업현장의 애로 해소 방안 중에는 한강둔치 등 도시공원 내 바비큐 시설 확대가 눈에 띈다. 오는 9월까지 관련 법령을 개정해 근린·수변·체육공원에 바비큐 시설이 조성된다. 다만 음주는 금지하고 소화시설·관리인원을 확충한다. 야구단의 야구장 운영권 보장을 위해 올해 안에 스포츠산업진흥법도 개정된다. 현재까지는 구단이 지방자치단체와 공동 투자해 야구장을 만들 때 운영권이 보장되지 않았다. 적극적인 투자를 막아 야구장이 노후화되는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번 발표에서는 대표적인 서비스업 발전 방안인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허용 ▲전문자격사 법인 간 동업 허용 ▲의료분야 종합유선방송 광고 허용 등은 일단 제외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 5년간 20차례 넘게 서비스산업 대책을 내놨지만 이해관계자들의 갈등 때문에 큰 효과를 못 냈다”면서 “그런 갈등 사안은 의견수렴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조정한 다음 점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신용불량 15년, 악몽 그 자체 아내·형까지 빚더미…이렇게라도 마음의 짐 덜어”

    “신용불량 15년, 악몽 그 자체 아내·형까지 빚더미…이렇게라도 마음의 짐 덜어”

    “환갑을 넘긴 나이에 10년을 갚아 나간다고 해도 일흔 살을 넘기겠지만 이렇게라도 오래 묵은 마음의 짐을 덜 수 있게 됐으니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드네요.” 외환위기 당시 도산한 중소기업의 연대보증을 섰다가 신용불량자가 된 11만명에 대한 채무조정 접수가 시작된 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3층 접수처에서 만난 김명수(62·가명)씨. 그는 오전 9시 접수가 시작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아내의 손을 잡고 왔다. 그에게 지난 15년은 악몽 그 자체였다. 외환위기 당시 운영하던 소규모 기업체가 자금난으로 도산하면서 대표였던 자신은 물론 아내와 형까지 연대보증의 늪에 빠져버렸다. 돈을 벌어 빚을 갚고 싶어도 부부가 신용불량자로 전락해 금융 거래는 물론 가족의 생계를 꾸려 나가는 것조차 버거웠다. 이날 시작된 외환위기 연대보증 피해자 채무조정 접수는 그에게 남은 마지막 기회였다. 채무조정안에 따르면 남은 보증채무액 약 3억원을 보증인 3명으로 나눠 최대 70% 감면을 적용해 10년간 상환할 경우 한 달에 약 25만원씩 갚아 나가면 된다. 캠코 관계자는 “외환위기 연대보증 피해자들에게 이날 채무조정 접수 개시는 절망의 구덩이 속에 내려진 구조의 사다리가 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접수 첫날인 만큼 오전에는 신청자들이 눈에 띄게 많지 않았지만 오후 들어 점점 늘어났다. 이날 오후 6시 마감된 상담 건수는 전국적으로 방문 상담 64건, 콜센터 상담 171건을 더해 모두 235건으로 집계됐다. 상기된 표정으로 접수 대기표를 들고 기다리던 이도진(59·가명)씨에게도 이날은 15년간 기다려온 날이었다. 이씨는 외환위기 때 다른 사람과 운영하던 중소기업이 도산하면서 수억원의 빚을 지게 됐다. 현재 남은 빚은 1억 6000만원이다. 동업자가 연락을 끊고 잠적, 그 빚은 모조리 이씨에게 넘겨졌다. 졸지에 신용불량자가 된 이씨는 빚도 빚이지만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워 일용직으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았다. 그는 “어떻게든 빚을 갚을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외환위기 연대보증 피해자 채무조정 접수는 캠코 본사 외에도 지점 23곳과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 16곳에서 가능하다. 신청 때 신분증과 주민등록등본, 외환위기 당시 도산기업임을 증빙하는 서류를 가져오면 된다. 문의전화 1588-3570.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문화마당] 우리에게 별일이란/백가흠 소설가

    [문화마당] 우리에게 별일이란/백가흠 소설가

    몇 년 전 파리 여행을 한 적이 있다. 5주 동안 허름한 아파트를 빌려 살았다. 낯선 도시에서 그렇게 오랜 시간을 보낸 것은 처음이었다. 때는 겨울이었는데, 우리의 겨울과는 좀 달라서 적잖이 당황했다. 영하의 기온도 아니었는데 이상하리만치 뼛속까지 추위가 파고드는 것 같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날이 계속됐다. 아침에 산책을 나가선 해질 무렵까지 걷곤 했다. 5주 동안의 무료했던 나날 중 기억에 남는 하루가 있다. 불어를 전혀 모르니 TV 볼 일이 없었는데, 그날은 사람 목소리라도 들어볼 양으로 아침부터 TV를 켜 놓았다. 무슨 큰일이 난 것처럼 뉴스가 반복되고 있었는데,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무슨 사고가 난 모양으로, 구급차가 바쁘게 움직이고 사람들을 구조하는 장면이 뉴스에 반복적으로 나왔다. 테러가 난 것은 아닐까, 인질극이 벌어진 것일까, 상상력은 날개를 펴고 날아올랐다. 하루를 참다,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는 사람이라곤 아파트를 빌려준 집주인뿐이었으므로. 집주인이 뉴스 내용을 말해줬다. 음주운전 사고가 났는데, 안타깝게도 어린아이가 목숨을 잃었다는 것. 아, 한국에서는 이런 일이 별일 아니겠죠? 집주인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근래, 언제나 그랬듯이 한국에서는 별의별 일이 다 일어나고 있는 중이다. 대한민국은 언제나 별일이 진행 중인 나라가 분명하다. 미국에 사는 한 친구와 한동안 같이 지낸 적이 있다. 어느 날 내게 무슨 일이 난 것이냐고 물었다. 우리의 뉴스를 보며 내가 겪었던 비슷한 궁금증이었을 것이다. 내용을 말해줬더니, 그가 말했던가, 한국은 정말 다이내믹한 나라 같다고. 오늘의 뉴스를 보면 이렇다. 원세훈 국장을 비롯해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의혹이 일정 부분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가 하면, 서울대생들은 이와 관련해서 시국선언을 준비하고 있다 한다. 성 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의 전 차관은 네 차례나 소환에 불응하여 경찰은 결국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하고,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물리치며 국민적 관심을 차지하는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박지성의 열애설. 오늘 아침은 왠지 박지성이 어떤 희생의 도구로만 느껴지는 참이니, 지난 정권에서 주로 써먹던 물타기 권법의 공격이 도래할 것 같은 예감은 필자의 오버인가. 무엇보다도 주말에 일어난 황당하기 그지없는 사건 하나가 언론의 동업자적인 정신으로 묻히고 있으니, 모 중앙일간지 사측이 용역을 동원하여 편집국을 탈취한 사건이 그것이다. 사측은 기자 130여명을 퇴사처리하고 편집국을 몇몇이 장악하여 문을 걸어잠근 채 신문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기자 없이 신문이 제대로 나올 리 만무함은 물론 대부분의 기사를 연합뉴스에서 받아다가 지면을 채우고 있다. 동업자 정신이라 함은 기자들의 동료애인 줄 알았겠으나, 언론사 사주들의 동업자 정신이 맘껏 발휘된 사건이라 하겠다. 이 와중에 한 보수논객은 언론사 사주와 동업자 정신을 발휘, 자기에게 맡겨주면 3년 내 1등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신문사를 장사꾼 마인드로 바라보는 몰상식의 극치인 셈이다. 사측에 맞선 기자들의 외로운 싸움이 승리하길 기원한다. 필자도 기자들을 지지하며 그 신문에 기고하던 칼럼을 잠시 멈추기로 했다. 별일이 정말 별일이 되는 사회는 정말, 우리의 미래엔 없을지도 모른다는 씁쓸함이 신문 가득 묻어나는 아침, 별일도 아니라면 별일도 아닌 아침이다.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발아래로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짙푸른 소(沼)가 기다리고 있어서 실족하면 그대로 강물 속으로 떨어져 소금은 잃어버리고 물먹은 섬거적만 남기 일쑤였다. 지난 몇 해 동안 그 벼룻길에서 굴러떨어져 열명길에 오른 차인꾼도 두 명이나 되었다. 지난겨울에는 강이 얼어 있었으므로 등빙해서 곧장 곧은재로 들어섰지만, 지금은 해토가 되어 나룻배로 건너야 했다. 분천을 건너면 바로 멧재를 넘어 내성 경내로 들어서는데, 그곳에서 곧장 검은돌 마을 주막거리와 만나게 된다. 운수가 좋다면, 검은돌 주막거리에서는 오동나무골 약수터 자리를 거쳐 기다리고 있는 강원도 태백이나 영월 행상들과 만나 소금짐을 줄일 수도 있다. 검은돌 마을에는 세 갈래 길이 있었다. 하나는 보부상들이 발견한 오동나무골 약수터를 거쳐 태백으로 가는 길이고, 또 하나는 십리 상거에 있는 내성장 가는 길, 그다음이 곧은재를 넘어 울진의 염전이나 부흥장으로 가는 길이었다. 깊은 계곡에도 잎이 나기 시작하는 4월 하순이라지만, 그동안 비가 푸짐하게 내린 적이 없어 강물은 그다지 깊지 않았다. 그러나 나귀를 몰고 대중없이 물길을 건너다가 꾀 많은 나귀들이 물에 풀썩 주저앉기라도 한다면 소금장수 볼장 다 본다는 낭패를 당하기 일쑤였다. 그래서 분천에 당도하면 일행은 등짐을 내려 나귀와 같이 거룻배를 탄다. 사공막에는 세 사람의 사공이 기거하고 있었는데, 한 사람은 오십이 넘은 노인네였고, 나머지 두 사람 삼십대와 이십대의 장정이었다. 소금 상단과는 안면을 트고 지낸 지가 오래여서 지금은 서로 형님 아우로 허교하고 지내는 사이였다. 그들 사공에게서 앞서 강을 건너간 길세만의 소식을 들었다. 염탐꾼으로 발행시킨 날짜를 따져보니 이틀 정도 늦게 강을 건넌 것이었다. 그러나 정한조는 소임을 소홀히 한 길세만의 일탈을 사공에게 내색하지 않았다. 그는 반수 권재만이 들려준 이야기를 항상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었다. 그 말 중에는 장사 때문에 큰돈을 지니고 있을 때는 먼저 안전부터 생각하라. 될 수 있는 한 등짐의 부피를 줄이고 걸음을 재촉하여 신지*에 빨리 도착하라. 장삿길을 나설 적에는 집안의 신실한 아내라 할지라도 행선지를 알려선 안 된다. 집에서 한 걸음만 나오면 귀신같이 신속히 이동하고, 거룻배를 탈 적에는 자신이 장사꾼이란 것을 사공이 알지 못하게 하라는 것이었다. 육로로 갈 경우에는 화려한 옷차림을 하지 말고 무거워 보이는 자루나 상자를 지니지 말라. 배를 타거나 말을 타고 갈 때, 뱃사공이나 마부에게 짐을 맡기지 말라. 아침에 일찍 발행하고, 아직 해가 훤할 때 숙박할 사처를 정하고, 어두워지면 마차나 배 타는 것을 경계하라. 만에 하나 길거리에서 호객하며 아양 떠는 계집 사람이 있더라도 거들떠보지 말 것이며, 우연히 길바닥에서 만난 동업자를 경계하라. 결코 우연히 만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항상 동업자의 안색과 언동을 주의 깊게 관찰하여야 크고 작은 손실을 막을 수 있다. 숙소에서 잠을 청할 때 속옷 벗는 것을 경계하라. 예측하지 못한 사태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옷을 갈아입을 때, 밥을 먹을 때도 사주경계를 게을리해선 안 된다. 그때 정한조가 물었다. “어째서 집을 나설 적에 내자에게 행선지를 발설하지 말라는 것입니까?” “두 가지 때문이겠지. 한 가지는 남편의 행선지를 알면 음탕한 내자가 내왕 행보의 짧고 긴 것을 가늠하여 외간 남자와 부정한 짓을 저지를 수 있을 것이고, 두 번째는 아녀자들이란 입이 가벼워 외간의 행선지를 함부로 말하고 쏘다니면 필경 장삿길에 손실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겠나.” *신지:목적지
  • 휴대전화 못쓰게 하는 맥주잔…“기발하네?”

    휴대전화 못쓰게 하는 맥주잔…“기발하네?”

    “친구와 맥주를 마실 때는 휴대전화를 잠시 꺼두세요.” 브라질에서 맥주를 마실 때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맥주잔이 출시돼 화제가 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이 잔은 밑바닥이 ㄱ모양으로 깊이 파여 있어, 파인 부분에 휴대전화를 두고 그 위에 잔을 올려야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따라서 휴대전화를 집어 넣지 않으면 맥주잔은 쓰러진다. 이 맥주잔은 브라질 상파울루에 있는 ‘살브 호르헤 바’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이러한 독창적인 모양의 맥주잔을 만든 것은 브라질의 광고대행사인 피셔&프렌즈(Fischer & Friends). 이 잔은 최근 스마트폰이 보급됨에 따라 맥주를 마시며 친구와 이야기하기보다는 혼자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사람이 늘어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잔으로 맥주를 마실 때에는 스마트폰 속 온라인 세상에서 벗어나자는 의미로 ‘오프라인 잔’이라고 이름 붙여졌다. 맥주잔을 휴대전화 위에 두어야만 똑바로 서기 때문에 휴대전화를 내려두고 일행과의 대화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살브 호르헤 바’를 운영하는 플라비우스 시니아라는 “좋은 음식과 시원한 맥주로 만들어진 행복한 환경 속에서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가게의 정신”이라고 밝혔다. 시니아라의 동업자인 원덜리 로마노는 “‘오프라인 잔’은 힘든 하루를 마친 사람들이 적어도 몇 시간 동안은 온라인 세계에서 빠져나와 옆에 있는 ‘진짜’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할 것이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사진=유튜브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 [데스크 시각] 맹물과 컵라면 사이/최병규 체육부 차장

    [데스크 시각] 맹물과 컵라면 사이/최병규 체육부 차장

    대한민국의 스포츠 가운데 프로야구만큼 ‘미디어 프렌들리’한 운동 종목도 없다. 밥 사고 술 사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은밀하게 자기네 종목 이익을 위해 로비를 하고, 시쳇말로 미디어를 구워삶는다는 뜻은 더더욱 아니다. 미디어의 가려운 곳을 잘 아는 게 프로야구였다. 1982년 3월 27일 동대문야구장에서 MBC 청룡과 삼성 라이온즈가 개막전을 펼친 이후 32년째 맞은 프로야구 아닌가. 그 세월 동안 프로야구는 미디어와의 관계를 정말 돈독히 구축했다. 자신들은 물론, 다른 프로 스포츠 발전을 위한 모범 답안까지 제공했다. 야구를 최고의 한국 프로 스포츠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야구인들의 열정 그리고 자신들이 담당하는 종목을 더 아끼고자 하는 미디어의 야구 사랑이 벌써 2년째 관중 700만 시대를 열고 있는 것이다. 프로야구와 미디어는 동업자이면서 동반자였다. 요즘 야구판이 시끄럽다.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불협화음이다. 승리의 기쁨을 억누르지 못한 한 선수의 치기어린 장난에 그만 미디어가 정색을 하고 버럭 화를 낸 것이다. 장난치곤 너무 심했다. 멀쩡히 방송 인터뷰 중인데도 질문하는 아나운서와 답하는 선수의 얼굴에 물벼락을 날린 건 세리머니라 하기엔 누가 봐도 위험했다. 점잖게 타이르기에는 너무 지나쳤다. 하지만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었다. 사단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란 놈이 화살처럼 실어나른 말싸움에서였다. 동료 기자가 ‘개념’과 ‘자질’ 운운하며 물벼락 세리머니의 장본인을 십자가에 매달자 프로야구선수협의회가 “야구 선수 전체를 싸잡아 비난한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사태는 해당 구단 감독이 구두 사과하고, 선수협의회가 사과 공문을 보내면서 겨우 일단락됐다. 지난 1999년 10월 20일 대구구장을 기억하실는지. 삼성과 롯데의 플레이오프 7차전은 롯데의 외국인 선수 호세가 ‘진정한 악동’으로 찍힌 경기다. 2-0으로 앞서던 삼성에 1점포를 날린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다 한 대구팬의 뜨거운 컵라면 세례를 국물째로 받고는 그만 열이 받쳤다. 방망이를 집어 몇 바퀴 빙빙 돌리더니 냅다 관중석으로 던졌다. 퇴장이 선언되자 사태는 더욱 커졌다. 그물망 사이로 롯데 선수와 코치진이 관중을 상대로 발길질하는 몸싸움이 벌어졌고, 두 팀 응원단도 자정이 넘도록 충돌했다. 그런데 희한한 건, 그때뿐이었다. 물론,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징계는 있었지만 야구장에서의 일은 야구장에서 끝났다. 그날 밤 수세(?)에 몰렸던 원정 부산팬들은 “대구 문디들! 부산 오면 두고 보제이!”라며 목청을 높였지만 ‘두고 볼’ 일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 14년의 시간차를 둔 두 사건의 차이는? 상대가 선수와 미디어라는 점, 던진 건 맹물과 컵라면 국물이라는 점뿐이다. 스포츠에서의 ‘일탈’은 야구의 백네트처럼 촘촘한 규범과 규칙의 그물망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겐 어쩌면 조미료와도 같다. 매일 반복되는 승패보다 더 신선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물벼락을 날린 선수를 두둔하려 함이 결코 아니다. 다만, 야구장의 일을 야구장 밖에서 끄집어 내다 보니까 일이 더 커져서 하는 말이다. 당사자가 선수든 미디어든, 그 밖의 다른 사람이든 마찬가지다. 더구나 지금은 14년 전과 다르다. 요망한 SNS라는 게 시시콜콜 고자질하고 있지 않은가. cbk91065@seoul.co.kr
  • ‘싸구려 급식’ 준 강남 어린이집

    ‘싸구려 급식’ 준 강남 어린이집

    자격 없는 보육 교사를 담임으로 등록하고 원아 수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수백억원의 국고보조금을 타낸 사립 어린이집 700여곳이 경찰에 적발됐다. 어린이집 원장들은 관할 구의 회계감사가 부실한 점을 노려 은행전표를 위조하거나 특별활동업체에 돈을 지급했다가 다시 개인 계좌로 돌려받는 등의 수법으로 2010년부터 3년간 모두 300억원대를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급식비를 빼돌리기 위해 집하장에 버려진 배추 시래기를 싼값에 사서 국을 끓여 먹인 파렴치한 원장도 있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수당과 급식비로 지원되는 국고보조금을 횡령한 어린이집 원장 55명과 허위 보육교사 자격증을 발급한 보육교사교육원 관계자 31명 등 86명을 각각 업무상 횡령 및 사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이 가운데 횡령 액수가 큰 어린이집 원장 정모(49·여)씨 등 3명과 보육교사교육원장 안모(50·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특별활동업체와 식자재업체의 계좌 추적 결과 횡령 등 비리 혐의가 드러난 700여곳 가운데 현재까지 조사를 받은 어린이집은 60여곳에 불과해 빼돌린 돈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송파구 석촌동 등에서 어린이집 3곳을 운영하는 정씨는 온라인상에서 내려받은 은행 전표의 입금계좌와 입·출금자 이름을 위조해 3년간 7억 3000여만원의 국고보조금을 횡령했다. 한 달에 150만원어치의 식자재를 사면서 500만원을 식자재 납품업체에 지불한 것처럼 전표를 쓰고 나머지 금액을 자신의 계좌로 돌려받는 수법을 사용했다. 5곳의 어린이집을 문어발식으로 운영해 온 송파구 의원 이모(51·여)씨는 학부모에게 태권도, 영어 등 특별활동 비용을 부풀려 받은 뒤 특별활동을 진행하는 외부업체로부터 비용의 80%를 돌려받는 수법 등으로 3년간 2억 2700만원을 빼돌렸다. 이씨는 차명계좌로 돌려받은 돈을 어린이집 확장 자금으로 이용했다. 매 학기 어린이집과 특별활동 프로그램 계약을 맺는 ‘을’의 입장인 외부업체들은 이씨의 요구를 거부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의 위탁을 받아 경남 김해에서 보육교사교육원을 운영한 안씨는 1명당 200만~300만원을 받고 16명에게 보육교사 자격증을 발급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밖에 차 안에서 우는 아이를 혼내기 위해 음악을 크게 틀어 놀라게 하거나 어린이집 방 안에서 우는 아이에게 이불을 덮어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게 방치하는 등 아동 학대를 일삼은 원장들도 적발됐다. 경찰 관계자는 “송파구의 경우 공무원 3명이 420여곳의 어린이집을 관리·감독하는 등 일손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용 부풀리기와 보조금 횡령을 관행으로 여기는 어린이집 원장이 많았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쓰레기 급식’ 주고·우는 아이엔 이불 씌우고…파렴치 어린이집

    ‘쓰레기 급식’ 주고·우는 아이엔 이불 씌우고…파렴치 어린이집

    자격 없는 보육 교사를 담임으로 등록하고 원아 수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수백억원의 국고보조금을 타낸 사립 어린이집 700여곳이 경찰에 적발됐다. 어린이집 원장들은 관할 구의 회계감사가 부실한 점을 노려 은행전표를 위조하거나 특별활동업체에 돈을 지급했다가 다시 개인 계좌로 돌려받는 등의 수법으로 2010년부터 3년간 모두 300억원대를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급식비를 빼돌리기 위해 집하장에 버려진 배추 시래기를 싼값에 사서 국을 끓여 먹인 파렴치한 원장도 있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수당과 급식비로 지원되는 국고보조금을 횡령한 어린이집 원장 55명과 허위 보육교사 자격증을 발급한 보육교사교육원 관계자 31명 등 86명을 각각 업무상 횡령 및 사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이 가운데 횡령 액수가 큰 어린이집 원장 정모(49·여)씨 등 3명과 보육교사교육원장 안모(50·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특별활동업체와 식자재업체의 계좌 추적 결과 횡령 등 비리 혐의가 드러난 700여곳 가운데 현재까지 조사를 받은 어린이집은 60여곳에 불과해 빼돌린 돈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송파구 석촌동 등에서 어린이집 3곳을 운영하는 정씨는 온라인상에서 내려받은 은행 전표의 입금계좌와 입·출금자 이름을 위조해 3년간 7억 3000여만원의 국고보조금을 횡령했다. 한 달에 150만원어치의 식자재를 사면서 500만원을 식자재 납품업체에 지불한 것처럼 전표를 쓰고 나머지 금액을 자신의 계좌로 돌려받는 수법을 사용했다.  5곳의 어린이집을 문어발식으로 운영해 온 송파구 의원 이모(51·여)씨는 학부모에게 태권도, 영어 등 특별활동 비용을 부풀려 받은 뒤 특별활동을 진행하는 외부업체로부터 비용의 80%를 돌려받는 수법 등으로 3년간 2억 2700만원을 빼돌렸다. 이씨는 차명계좌로 돌려받은 돈을 어린이집 확장 자금으로 이용했다. 매 학기 어린이집과 특별활동 프로그램 계약을 맺는 ‘을’의 입장인 외부업체들은 이씨의 요구를 거부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의 위탁을 받아 경남 김해에서 보육교사교육원을 운영한 안씨는 1명당 200만~300만원을 받고 16명에게 보육교사 자격증을 발급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밖에 차 안에서 우는 아이를 혼내기 위해 음악을 크게 틀어 놀라게 하거나 어린이집 방 안에서 우는 아이에게 이불을 덮어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게 방치하는 등 아동 학대를 일삼은 원장들도 적발됐다. 경찰 관계자는 “송파구의 경우 공무원 3명이 420여곳의 어린이집을 관리·감독하는 등 일손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용 부풀리기와 보조금 횡령을 관행으로 여기는 어린이집 원장이 많았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中企와 사업 손잡은 KT링커스 영업권 침해 혐의로 고소 당해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 횡포에 대해 정치권이 대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국내 최대 유선통신 업체인 KT의 자회사가 동업한 중소기업의 고객을 빼앗는 등 영업권을 침해한 혐의(사기)로 피소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전형근)는 KT 자회사인 KT링커스의 명모(43) 전 대표이사 등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고 23일 밝혔다. 공중전화 사업 수익 감소로 2009년 커피 사업 진출을 선언한 KT링커스는 소규모 커피용품 업체 A사와 판매대행 총판 계약을 맺고도 계약을 위반해 A사에 2억 6680여만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고소 내용을 검토해 사건을 최근 서울 서초경찰서로 내려보내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과 업계 등에 따르면 커피 사업 경험과 관련 국내 유통망이 없는 KT링커스는 2010년 3월 A사와 사업 계약을 맺었다. 계약서에 갑(甲)은 KT링커스, 을(乙)은 A사로 돼 있다. 이들은 계약을 맺으면서 상품 공급, (커피) 캡슐 배송, 상품 가격 결정 등의 판매 정책 결정과 상품 판매 관련 홍보물 제작 같은 마케팅 지원은 KT링커스가 담당하고, A사는 상품 판매와 판매 활성화를 위한 기획 및 마케팅, 콜센터 운영을 통한 고객 관리 등의 영업 행위 전반을 맡기로 했다. 또 ‘권한과 책임’ 조항을 통해 ‘갑은 을의 권익을 보호할 책임을 가지고 을은 커피 기계 및 캡슐에 대한 국내 영업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했다. A사는 계약과 별도로 커피 기계 대여 기간에 따라 대여비와 커피 캡슐 공급 가격을 조절해 판매하는 ‘약정 판매’ 방식을 개발해 가맹점 모집에 나섰다. 하지만 계약 체결 4개월 만인 같은 해 7월 KT링커스 측이 직접 영업에 나서 A사보다 저렴한 가격의 ‘약정 판매’를 시작하면서 계약을 위반했고 영업에 손실을 끼쳤다는 게 고소인 측의 주장이다. A사 관계자는 “우리의 독점권을 인정한 약정 판매 방식까지 가져가면서 우리가 유치한 고객들마저 KT링커스 측에 빼앗겼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KT링커스 관계자는 “2010년 3월 커피유통 판매 총판 계약을 A사를 포함해 4개사와 체결했으며, A사에만 판매 독점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은 계약서상 명시되지 않았다”면서 “상호 합의에 의해 A사의 유치고객 인수요청을 문서로 통보받는 등 A사의 고객을 빼앗은 일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2012년 5월과 이듬해 5월 1, 2심에서 승소판결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미국 최고가 저택 화제…과연 누가 살까?

    미국 최고가 저택 화제…과연 누가 살까?

    미국 최고가 저택이 화제다. 최근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는 ‘미국 최고가 저택’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개된 사진은 미국 코네티컷주 그리니치 해변에 있는 ‘쿠퍼 비치 팜’이라는 저택. 이 저택의 공식적인 가격은 1억 9000만 달러로 우리 돈 약 2100억원에 달한다. 12개의 침실 및 대형욕실 7개, 간편욕실 2개, 수영장, 테니스장, 일광욕실, 와인저장고, 도서관까지 갖추고 있다. 약 20만 5000㎡ 넓이의 대지에 약 1255㎡ 규모로 지어졌다. 특히 500m에 이르는 진입로를 통과해야만 겨우 집에 도착할 수 있어 거주자의 사생활 보호도 가능하다. 프랑스 르네상스 양식의 최고급 맨션으로 고풍스럽고 웅장한 외관과 상상 이상의 정원이 아름다운 전망과 어우러져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그 동안 쿠퍼 비치 팜을 거쳐간 주인은 세상에 단 2명만 알려져 있다. 그 중 한 사람인 해리어트 라우더 그린웨이는 그의 아버지가 미국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의 동업자다. 그린웨이는 1904년 이 저택을 구입해 75년간 이곳에서 살았다. 미국 최고가 저택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미국 최고가 저택, 내 월급 몇 년을 모아야 살 수 있나”, “미국 최고가 저택, 지금 과연 누가 살까?” 등의 호기심 어린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사관 휴무로 납치범 잡아둬도 ‘감금죄’

    영사관 휴무로 납치범 잡아둬도 ‘감금죄’

    중국에서 한국인 납치범을 데려오는 과정에서 그를 억류했던 조직폭력배에게 감금죄가 인정됐다. 청주지법 형사항소1부(부장 김도형)는 28일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A씨를 이틀간 억류해 공동감금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폭 이모(46)씨와 김모(35)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범행을 지시한 두목 최모(52)씨에 대해서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0년 4월 동업자 B씨가 투자를 철회하자 앙심을 품고 B씨의 친·인척을 인질로 잡아놓고 2억원을 빼앗았다. 돈을 받은 뒤에도 A씨가 친·인척을 풀어주지 않자 B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조폭 두목 최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에 최씨는 부하 이씨와 김씨를 중국으로 보냈다. 이씨 등은 중국 공안에 B씨 친·인척의 납치 사실을 알린 뒤 이들을 구했다. 이어 A씨를 한국법에 따라 처리하기 위해 한국영사관으로 데려가려 했으나 주말이어서 업무를 하지 않자 자신들의 숙소에 이틀간 A씨를 감금했다. 이후 A씨는 국내로 송환돼 인질강도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A씨가 ‘나도 감금 피해자’라며 최씨 일당을 고소했다. 검찰은 조사에 착수, 이씨 등 3명에 대해 공동감금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불구속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중국법으로 처벌될 게 두려워 이씨 등의 뜻에 따른 게 아닌가 의심되고 전화로 구호 요청을 할 수 있었는데도 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감금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무죄 판결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강압 행위가 없더라도 이전의 자유를 침해했다면 감금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열린세상] 로스쿨 살리기/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로스쿨 살리기/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두 번째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가 다음 주로 예정되어 있다. 며칠 전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지방대 로스쿨 졸업생들의 변호사 등록을 일정기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변호사 활동을 하려면 소속 지방변호사회에 등록을 하여야 한다). 아직도 로스쿨에 대한 반발이 강고하다는 느낌이다. 로스쿨 얘기가 처음 나온 것은 김영삼 정부 시절이다. 세계화추진위원회인가 뭔가 하는 데서 로스쿨을 시작하지 않으면 당장 나라가 망할 듯이 수선을 떨었다. 다양한 전공을 학습한 학부 졸업생이 미국식 로스쿨에서 법학을 공부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영원히 후진적일 수밖에 없다던 식의 독설이 기억에 생생하다. 이런 소란통에 사법시험 합격 인원이 1000명으로까지 늘어났다. 합격 인원에 숨통을 틔워 놓으니 음대 출신도, 미학과 출신도 법조인이 되었다. 신선하고 흥겨운 일이었다. 이미 로스쿨을 시행한 것과 다를 바 없었음에도 노무현 정부 말기에 로스쿨법이 통과됐다. 일본에서 로스쿨이 마구 무너지던 와중에, 일본 변호사들이 한국의 동업자들에게 ‘우리가 완전히 망가질 때까지 조금만 더 버티라’고 신호를 보내던 과정이었다. 로스쿨의 도입은 사법제도의 뼈대를 근본적으로 다시 맞추는 혁명적인 사건이다. 대한변협까지도 ‘학생수 통제’라는 애매한 조건을 달고 반대 입장을 철회하였고,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법을 만들었으니 이른바 국민적 합의도 이룬 셈이다. 이제는 불필요한 소란을 반복하기보다 이미 도입한 로스쿨을 얼마나 멋지게 다듬을지,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을 사회가 어떻게 수용하여 시민사회 전체 법치의 수준을 얼마나 올릴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전국 25개 로스쿨은 ‘상대 평가’로 성적을 처리한다. 몇 명에게 A를 주고, 몇 명을 D로 할지 미리 성적분포표가 확정되어 있다. 변리사 자격이 있는 학생이 특허법을 수강한다면, 특허 변호사를 꿈꾸는 다른 학생의 열정과 발전 가능성을 평가에 반영할 도리가 없다. 회계사, 노무사 자격이 있는 학생과 경쟁하는 다른 학생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전문성을 ‘키운다’는 로스쿨 도입 취지와는 절대적으로 무관한 평가방식이다. 안타깝게도 전국 대부분 로스쿨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에 목을 맨다. 우리가 전범(典範)으로 삼은 미국의 로스쿨과는 거꾸로인 것이다. 펜실베이니아대 로스쿨에서 공부하면서 ‘단 한번’ ‘변호사시험’이란 단어를 들었다. 지도교수와의 면담에서 “미국에서 개업할 예정이 아니라면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느니 차라리 그 기간 동안 여행을 다니는 것이 어떠냐?”는 조언을 들었을 때이다. 어느 수업에서도, 어느 교수도 ‘변호사시험’을 입에 올리지 않았고, 학교별 변호사시험 합격률 통계 따위는 들어보지도 못했다. 변호사시험은 학생들의 통과의례일 뿐이었다. 로스쿨에는 일정 비율의 ‘실무 교수’가 배치되어야 한다. 실무 교수 임용의 조건은 변호사 휴업이다. 그렇다 보니 실무교수가 담당해야 하는 ‘리걸 클리닉’(legal clinic) 수업도, 실제 운영을 외부 변호사에게 청탁해야 한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하는 고홍주 교수는 예일대 로스쿨 교수 시절 아이티 난민 사건으로 이름을 알렸다. 아이티에서 군사정변이 발생하고 아이티인들이 뗏목에 의지해 플로리다 연안으로 몰려들자 미국 해안경비대가 해상봉쇄를 하고 관타나모 해군기지에 이들을 수용했다. 고 교수가 ‘리걸 클리닉’ 학생들을 이끌고 부시 행정부, 클린턴 행정부를 상대로 제기하였던 난민 지위를 부여하라는 소송은 세계의 인권운동가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그런데, 우리 로스쿨 실무교수는 법정에 결코 서서는 안 되는 ‘휴업’ 변호사일 뿐이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로스쿨, 잘되어야 한다. 재기발랄한 젊은이들을 거침없는 법률가로 키우기에는 촌티 나는 장애가 너무나 많다. 무모한 상대평가, 과도한 변호사시험 합격인원 통제는 참으로 로스쿨답지 않은 방식이다. 실무교수의 교육 목적 법정 활동도 당연히 허용해야 한다. 멍청하거나 가학적인 제도는 빨리 걷어내는 것이 좋다.
  • “김앤장 파트너 계약서 안 가지고 있다”

    “김앤장 파트너 계약서 안 가지고 있다”

    9일 국회에서 이틀째 열린 박한철(60·사법연수원 13기)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박 후보자의 김앤장 법률사무소 근무 계약서 제출 문제로 잠시 중단되는 등 전날보다 뜨거운 공방을 이어갔다.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은 박 후보자가 서울동부지검장 퇴임 직후 김앤장에서 4개월간 2억 4500만원을 받은 것과 관련해 동업 약정서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박 후보자는 “동업자로 돼 있는 파트너와 공동계약으로 약정서를 체결했다”면서도 “사본을 갖고 있지 않고 계약서를 작성할 때 성명 옆란에 날인만 해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답해 야당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박 후보자는 이어 “김앤장 측에서 사기업의 비밀 관련 사항이 있어서 제출할 수 없다고 답변을 해 왔다. 위원들의 요청에 응해 드리지 못한 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 의원은 “5000만원짜리 계약서를 체결하는 데도 A와 B 사이에 계약서를 작성하고 사본을 하나씩 나눠 갖는데, 헌재소장이 되실 분이 계약서가 없다고 한다면 국민들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겠느냐”며 “김앤장 지분이 어떻게 되고, 배당이 어떻게 되며 책임과 업무분장 등에 대해 (알려진 내용이) 전혀 없다. 김앤장은 소유 구조가 왜곡돼 있는데 후보자는 파트너 계약을 했기 때문에 법 위반의 동조자”라고 질타했다. 박 후보자에 대해 ‘적격’ 입장을 내린 새누리당 의원들은 “후보자를 범죄자 다루듯 하는 것은 청문회의 품위에 맞지 않는다”며 박 후보자를 감쌌다. 그러나 이채익 새누리당 의원은 “작은 회사의 인턴 직원도 근무하기 전에 급여가 얼마나 되는지 등 근로계약 사항을 확인하고 계약서에 날인한다”며 “김앤장에 근무하면서 급여 체계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근무했고, 한참 지나서 동업약정서를 작성한 것에 대해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조정식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은 증인으로 출석한 유국현 김앤장 형사분야 대표변호사에게 박 후보자의 동업 약정서 제출을 요구했으나 유 변호사는 “간절히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 회사의 가장 민감한 정보가 들어 있고, 모든 구성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국회는 10일 이틀간의 청문회 내용을 정리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2011년 2월 헌법재판관에 임명된 박 후보자는 소장에 임명되더라도 소장 임기 규정 없이 ‘재판관 6년 임기’ 규정에 따라 2017년 2월까지 재임하게 된다. 이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은 퇴임을 1년 앞두고 후임 소장을 지명할 수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은행이자 못내고 집 경매 넘어가도 또 고급빌라 분양… ‘빚’ 돌려막기

    사회 지도층 인사들을 상대로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건설업자 윤모(52)씨의 행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윤씨는 자금 문제로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는 재개발 사업에 나서는가 하면 회사 부도 상황에서도 고급 빌라 등을 시공해 분양하는 등 범상치 않은 사업 수완을 보였다. 2000년대 초 수도권과 강원도 일대에서 각종 건설 사업을 시행하면서 사업 밑천을 마련한 윤씨는 2001~2002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재개발 지역에 고급 빌라를 직접 지어 분양했다. 하지만 서울신문의 취재 결과 윤씨는 무리하게 빚을 내 공사를 강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빌라는 윤씨에게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싸게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몇몇 유명 인사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분양이 되지 않아 사실상 공실 상태였다. 하도급 업체에 시공비 등을 주지 않는 대신 제공한 가구로 추정되는 집들은 잦은 가압류와 경매에 시달린 것으로 조사됐다. 한 집은 두달 새 소유주가 두번이나 바뀌기도 했다. 주민 A씨는 25일 “윤씨가 은행 이자 등을 제때 내지 못하면서 집들이 경매에 넘어갔는데도 그다음 해 보란 듯이 뚝딱 다른 건물을 지어내 모두들 신기해했다”면서 “빈집에는 사채업계의 큰손이었던 부인 K씨의 친오빠와 친오빠의 동업자들이 임의로 들어와 살았는데 집들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모두 이사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윤씨는 시공한 빌라 18가구 가운데 분양이 되지 않은 5가구를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 명의로 사들인 뒤 계속 분양을 시도했다. 하지만 늘어나는 은행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분양 전 가압류 처리되거나 경매에 넘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2가구는 윤씨 부인 K씨의 소유였고 이 중 한 곳에서는 윤씨 부부가 1년 정도 직접 거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도 윤씨의 무리한 사업 확장은 계속됐다. 윤씨는 이어 2002년 반포동에 11가구로 이뤄진 빌라 한 채를 시공한 뒤 2003년에는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 지하 6층~지상 18층의 주상복합건물을 시행해 분양하기도 했다. 윤씨는 이 과정에서 배임, 횡령 의혹 등 2010년까지 6차례나 민·형사 소송에 피소됐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결국 윤씨의 회사는 2006년 17억여원, 2007년 14억여원의 순손실을 보고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았다. 용두동 상가 분양도 마무리 짓지 못했다. 이 건물 피분양자 B씨는 “윤씨의 회사가 상가를 유치하겠다고 피분양자들에게 70억원을 걷어 갔지만 현재 빈 상가만 50%가 넘는다”면서 “윤씨 같은 사기꾼들이 노인과 부녀자들이 평생 모은 돈을 뺏고 홀연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350억 버는 미식축구 선수, 편의점서 ‘알바’ 왜?

    350억 버는 미식축구 선수, 편의점서 ‘알바’ 왜?

    무려 3100만 달러(약 350억원)에 달하는 계약서에 사인한 미국 프로 미식축구 선수가 편의점에서 일을 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 최근 NFL(북아메리카 프로 미식축구 리그) 마이애미 돌핀스의 리시버 브라이언 하트라인(26)의 이색적인 ‘투잡’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하트라인은 소속팀과 무려 3100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5년 계약을 마쳤다. 그러나 계약서에 잉크도 채 마르기 전에 비시즌을 맞아 그가 시작한 일은 바로 편의점. 그는 고향인 오하이오주에서 친구와 동업으로 편의점 사업을 시작해 직접 점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하트라인은 “사람들이 정말 편의점 일을 하느냐고 묻는데 내 일이 맞다.” 면서 “하루종일 손님을 상대하느라 너무나 바쁘다.” 고 밝혔다. 평생 놀고 먹어도 다 쓰기 힘든 돈을 벌지만 그가 편의점 일을 시작한 것은 꿈 때문이다. 바로 자기 만의 사업을 하고 싶다는 것. 하트라인은 “나의 아메리칸 드림은 필드가 아니라 이곳에 있다.” 면서 “혹시 우유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우리 가게를 찾아달라.” 며 웃었다.        인터넷뉴스팀
  • [커버스토리-협동조합 석달] 40년 된 순대공장 처분하려던 나창업씨, 협동조합서 길을 찾다

    [커버스토리-협동조합 석달] 40년 된 순대공장 처분하려던 나창업씨, 협동조합서 길을 찾다

    “이제 한계야.” 며칠 전 40년 전통의 순대 공장을 정리할 마음을 먹은 나창업(53)씨. 할머니 대부터 이어져 온 가업을 끊는다는 생각에 착잡해진 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술친구 김협조씨의 번호를 눌렀다. 몇 잔이 오가자 창업씨가 속내를 털어놨다. “벌이는 반 토막인데, 재료값과 인건비는 계속 올랐어. 평생 할 줄 알았는데 결국 공장 내놓았어.” 협조씨의 표정도 어두웠다. “나도 3년 전 회사 그만두고 차렸던 프랜차이즈를 정리하기로 했어. 툭하면 인테리어 공사 하자고 하고, 장사 좀 되는가 싶으면 물량 떠넘기고, 본사 횡포에 버틸 수가 없어서….” 각자 생각에 잠겨 몇 잔을 더 주거니 받거니 하는데, 협조씨가 무릎을 쳤다. “창업아, 공장 정리하지 말고 근처 순대 공장이랑 힘을 합쳐서 요즘 각광받는 협동조합으로 전환해 봐라. 프랜차이즈 대신 무엇을 할까 연구하다가 찾아낸 해법인데 네가 하면 되겠다.” “협동조합?” 창업씨도 협동조합법이 생겼다는 얘기를 뉴스에서 본 적이 있다. “그래. 지난해 12월부터 다섯 명만 모이면 출자금 규모나 업종에 관계없이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됐어. 공익활동을 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은 기획재정부 장관 인가를 받아야 하지만, 영리를 추구하는 보통의 협동조합은 시·도지사에게 신고만 하면 돼.” “에이, 다른 사람들과 동업했다가 의견이 틀어지면 손해만 보지 않겠어?” 창업씨는 내키지 않는 표정이었다. 협조씨의 열정적인 설명이 이어졌다. “그렇지 않아. 조합원은 출자자인 동시에 협동조합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야. 주식회사는 많이 출자한 사람이 큰소리치고 배당도 많이 받지만, 협동조합에서는 서비스 이용을 많이 하는 조합원이 그만큼 이득인 거야. 의견을 조율할 때는 각자 출자한 규모에 관계없이 1인 1표가 원칙이지. 탈퇴하게 되면 협동조합에서 출자금을 돌려주게 돼 있어.” “경영에 내 목소리가 적극 반영되는 건 매력적이네. 하지만 근본적으로 순대가 많이 팔려야 하는데 협동조합이 도깨비 방망이는 아니잖아.” 망설이는 창업씨를 보며 협조씨는 그가 얼마나 지쳐 있는지 공감했다. “만약 조합원인 다른 공장과 재료를 공동구매한다고 생각해 봐. 싸고 안정되게 구할 수 있겠지. 대기업이 순대 시장에 뛰어들려고 하면 조합원들이 한목소리로 성토할 수도 있어. 이런 장점이 있으니까 정부도 우리 같은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들에게 협동조합을 권하는 것 아니겠어.” 듣고 있던 창업씨의 표정이 갈수록 진지해졌다. “순대가 마음에 안 들면 다른 협동조합을 고민해 볼 수도 있어. 재료 공동구매가 목적이라면 소비자협동조합이고, 유통·판매를 목적으로 직원들이 모이면 직원협동조합이 되겠지. 공동판매에 중점을 둔다면 사업자협동조합이야. 이익이 나면 그 돈을 설립 목적에 맞춰 쓰면 돼.” “흠…. 그렇지만 협동조합을 한다고 적자를 보던 사업이 다시 살아날까.” 지난 몇 년간 공장을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고생한 기억 때문에 창업씨는 망설였다. “자네 선키스트 들어봤지. 다들 오렌지 주스 이름으로 알고 있는데 실은 협동조합 명칭이야. 미국의 한 협동조합에서 생산하는 주스인 거지. 몇 년 뒤 자네의 협동조합이 명품 순대를 해외에 수출하게 될지도 모르지 않나. 그러면 술 한잔 사야 하네.” “어차피 사업을 접어야 하는데 마지막으로 공장 사람들에게 제안이라도 해볼까.” 3년 전 돼지 구제역이 발생해 순대 재료인 돼지 소장 가격이 폭등했을 때 거래처에 항의하러 갔다가 마주쳤던 다른 공장 사람들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어느새 창업씨는 “얼마를 출자해야 하지”라고 묻고 있었다. 협조씨는 “얼마 이상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어. 조합원 마음대로야”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협동조합 박사가 됐나?” 한결 편해진 얼굴로 술집을 나서며 창업씨가 협조씨에게 물었다. “이번에 내가 손녀를 봤잖아. 애 부모는 직장에 나가니까 아기를 할머니가 봐야겠구나 각오했는데, 글쎄 애 엄마가 공동육아협동조합 조합원이 되더니 거기에 맡기는 거야. 회사를 차릴 수 있는 영역이라면 협동조합이 안 되는 분야가 없더군. 외국은 이미 역사가 100년이 넘었대. 물론 섣불리 뛰어들면 실패하는 것은 협동조합이고 일반 사업이고 똑같아. 뜻 맞는 사람끼리 시장조사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해.”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 기사는 2011년 설립된 한국순대산업협동조합 사례를 토대로 작성했다. 인물과 상황은 가상이다. 순대산업협동조합은 설립 첫해 대기업의 순대시장 철수라는 동반성장위원회의 결정을 이끌어 냈다. 현재 국내 순대 생산량의 70%를 공급하며, 군대와 학교에 납품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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