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동양
    2026-01-07
    검색기록 지우기
  • 피서
    2026-01-07
    검색기록 지우기
  • 철거
    2026-01-07
    검색기록 지우기
  • 연어
    2026-01-07
    검색기록 지우기
  • 게임
    2026-01-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545
  • 관훈클럽 신임 총무에 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관훈클럽 신임 총무에 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관훈클럽은 9일 제 71대 총무로 이우탁(사진) 연합뉴스 국제뉴스1부 선임기자를 선출했다. 이 신임 총무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연합뉴스에 입사해 상하이·워싱턴 특파원, 통일언론연구소 부소장, 콘텐츠책무실장, 연합뉴스TV 사회부장·정치부장 등을 지냈다. 임기는 오는 11일부터 1년이다. 또 관훈클럽 감사로는 김경태 MBC 저널리즘책무실 국장, 이제교 문화일보 정치부장이 선출됐다.
  • 성신여대, 2024 정시 원서접수 마감… 최종 경쟁률 6.28대1

    성신여대, 2024 정시 원서접수 마감… 최종 경쟁률 6.28대1

    성신여자대학교는 지난 6일 2024학년도 신입학 정시모집 원서접수 결과 총 708명 모집(정원 내)에 4446명이 지원해 최종 경쟁률 6.28대1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일반학생전형의 모집군별 경쟁률을 살펴보면 가군 324명 모집에 2368명이 지원해 7.3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나군은 344명 모집에 1636명이 지원해 4.76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모집인원이 가장 적은 다군은 40명 모집에 442명이 지원해 11.05대1을 기록했다. 올해 처음 실시한 모집단위 광역화에 따른 계열선발에 따라 가군에서 93명을 모집하는 인문융합예술계열에는 382명이 지원해 4.1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나군 사회과학계열은 141명 모집에 533명이 지원하여 3.7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정시모집 전체 모집단위 중 최고 경쟁률을 보인 학과는 미디어영상연기학과로 6명 모집에 382명이 지원해 총 63.6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외 계열별 최고 경쟁률 학과는 ▲인문계 유아교육과(7.43대1), 한문교육과(6.67대1) ▲자연계 수리통계데이터사이언스학부 통계학·빅데이터사이언스(7.71대1), 바이오헬스융합학부(6.89대1) ▲예체능계 미디어영상연기학과(63.67대1), 현대실용음악학과(보컬)(49.29대1) 순으로 각각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원서접수 이후 정시모집 실기고사 주요 일정을 살펴보면 오는 10~12일에 체육, 음악, 미디어영상연기, 현대실용음악 실기가 진행되며 오는 16일에 미술(동양·서양·조소) 실기, 19일에 무용예술 실기, 23일에 미술(뷰티산업·공예) 실기. 25일에 디자인과 실기고사가 각각 진행된다. 일반전형의 최종합격자(가·나·다군 전체)는 다음달 6일 오전 10시에 성신여대 입학 안내 홈페이지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 ‘천재 보더’ 최가온·‘제2 김연아’ 신지아… 한국 겨울 스포츠의 샛별들 ‘반짝’

    ‘천재 보더’ 최가온·‘제2 김연아’ 신지아… 한국 겨울 스포츠의 샛별들 ‘반짝’

    ‘천재 스노보더’ 최가온(세화여중)과 ‘리틀 김연아’ 신지아(영동중)가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 한국 겨울 스포츠의 장밋빛 미래를 그린다. 최가온은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를 2연패한 클로이 김(미국)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손꼽힌다. 2022년 3월 국제스키연맹(FIS)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하프파이프를 제패하고 지난해 1월 미국의 익스트림 대회 X게임 슈퍼파이프에서 역대 최연소로 정상을 밟으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지난달에는 자신의 스노보드 월드컵 데뷔 무대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달성했다. 한국 선수가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우승한 것은 2021년 12월 남자 알파인 평행 대회전 1위를 차지한 이상호(넥센)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남자 스노보드 이채운(수리고)도 기대주다. 지난해 3월 FIS 스노보드 세계선수권 하프파이프에서 우승하며 한국 스키·스노보드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따낸 이채운은 빅에어와 하프파이프 2관왕을 노린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신지아는 ‘피겨 여왕’ 김연아(은퇴) 이후 동계올림픽 금메달에 가장 가까운 한국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깔끔한 기술과 예술성이 돋보이는 연기가 강점인 신지아는 2022년 4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국제 무대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한국 선수의 주니어 세계선수권 입상은 김연아 이후 16년 만이었다. 최근 두 시즌 동안 ISU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를 따낸 신지아는 지난달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2위를 차지하며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은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한국 선수의 2년 연속 입상 역시 김연아 이후 18년 만이다. 연령 제한 규정으로 시니어 대회에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동계올림픽엔 출전할 수 있어 벌써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니어 선수에겐 고난도인 트리플악셀을 뛰는 남자 싱글 김현겸(한광고)과 여자 싱글 김유성(평촌중)도 메달 후보다. 한국 피겨는 남녀 싱글에 더해 아이스댄스 김지니-이나무 조가 함께하는 단체전에서도 메달에 도전한다. ‘효자종목’ 쇼트트랙에서는 강민지(인천동양중), 정재희(한강중·이상 여자), 김유성(한광고), 주재희(한광고·이상 남자) 등을 앞세워 전체 7개 금메달 가운데 4개 이상을 노린다. 스피드스케이팅 정희단(선사고)과 임리원(의정부여고)은 각각 여자 단거리와 장거리에서, 봅슬레이 소재환(상지대관령고)은 모노봅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 댄서와 시장이 만나 ‘안양’을 춤추게 하다

    댄서와 시장이 만나 ‘안양’을 춤추게 하다

    댄서와 시장이 ‘춤’으로 세계적인 축제를 만들어 보자고 의기투합했다. 경기도 안양시와 K팝 댄스 레이블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축제 실험이 시작된 순간이다. 안양시는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자체 제작한 K댄스 콘텐츠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했다. 원밀리언의 전문 댄서와 시민들이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를 커버하는 댄스 챌린지 영상이 화제가 됐다. 팬데믹 기간 안양시는 춤과 관련한 온라인 콘텐츠로 3년 연속(2020~22) 대한민국 축제콘텐츠 대상을 받았다. 안양시축제추진위원회가 지난해 7월 축제 공식 명칭을 ‘안양춤축제’(영어명 안양댄스페스티벌)로 바꾸며 ‘춤의 도시’ 브랜드에 시동을 걸었다. 주역은 리아킴(40·김혜랑)과 최대호(66) 시장. 리아킴은 선미, 소녀시대, 박재범 등 국내 유명 가수들의 안무를 기획한 댄서로 해외 K팝 팬들이 ‘K댄스 성지’로 찾는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현재 원밀리언 유튜브 구독자 규모는 2620만명, 90%가 외국인으로 누적 조회수 79억회에 달한다. 지난 4일 서울 성동구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에서 리아킴과 최 시장을 만났다. 리아킴은 중학교 3학년 때 안양시가 운영하던 청소년수련관의 댄스 동아리에서 처음 방송댄스를 배웠다. 그 인연이 리아킴과 안양시가 축제 프로그램을 공동 기획하는 아이디어로 이어졌다. 최 시장은 수도권 자치단체장으로서의 현실적 고민이 깊다고 했다. 그는 “1957년 동양 최대의 영화 촬영소가 세워지고 ‘연산군’ 등 한국 영화의 산실이 됐던 안양이 문화적 유산을 지켜내지 못했다”며 “매년 관성적으로 열리는 축제를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주목한 테마가 춤이라는 장르였다. 축제의 기폭제는 K팝 댄스다. 지난해 9월 열린 닷새간의 축제는 재작년 대비 3만명 늘어난 17만 2000명이 관람했다. 유명 연예인 초청 없이 이뤄낸 결실이다. 최 시장은 “기존 유명 가수들을 초청하는 트로트 위주의 축제는 관람 연령대가 50·60대로 한정됐다면 이제는 10·20대의 참여도와 가족 관람객이 크게 늘면서 전 세대가 즐기는 축제가 됐다”고 자평했다. 최근 종영한 여성 댄스 크루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2’에서 인기몰이를 한 리아킴은 K팝 댄서들의 위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포털의 공식 프로필에 댄서가 정식 직업으로 추가됐고, 댄서들의 활동 무대가 전 세계로 넓어졌어요. K팝의 글로벌 인기와 함께 이제 K댄스가 주목받고 있죠.” 최 시장은 “미국 LA 댄스페스티벌이나 브라질 리우 카니발을 벤치마킹해 세계적 축제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며 “춤 관련 콘텐츠 제작과 스튜디오 구축 등으로 ‘춤의 도시’ 안양 브랜드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 ‘K댄스’로 의기투합한 댄서와 시장 “도시를 춤추게 했죠”

    ‘K댄스’로 의기투합한 댄서와 시장 “도시를 춤추게 했죠”

    댄서와 시장이 의기투합했다. ‘춤’으로 세계적인 축제를 만들어 보자고. 경기도 안양시와 K팝 댄스레이블 원밀리언 댄스스튜디오의 축제 실험이 시작된 순간이다. 안양시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자 오프라인 축제를 대신해 자체 제작한 K댄스 콘텐츠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했다. 원밀리언의 전문 댄서와 시민들이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를 커버하는 댄스챌린지 영상이 화제가 됐다. 코로나로 국내 축제가 중단되거나 취소됐지만 안양시는 온라인 춤 콘텐츠로 3년 연속(2020~2022) 대한민국 축제콘텐츠 대상을 받았다. 안양시축제추진위원회가 지난해 7월 축제 공식 명칭을 ‘안양춤축제’(영어명 안양댄스페스티발)로 변경하며 ‘춤의 도시’ 브랜드에 시동을 걸었다. K팝 댄스를 축제로 브랜딩한 주역은 리아킴(40·김혜랑)과 최대호(66) 시장. 리아킴은 선미, 소녀시대, 박재범 등 국내 유명 가수들의 안무를 기획한 정상급 안무가. 그는 해외 K팝 팬들이 ‘K댄스 성지’로 찾는 원밀리언 댄스스튜디오를 설립했다. 현재 원밀리언 유튜브 구독자 규모는 2620만명, 90%가 외국인으로 누적 조회수가 79억회에 달한다. 지난 4일 서울 성동구 원밀리언 댄스스튜디오에서 리아킴과 최 시장을 만났다. 안양에서 초·중·고교를 마친 리아킴은 중학교 3학년 때 마이클 잭슨 영상을 보고 댄서의 꿈을 키웠다. 당시 안양 청소년수련관의 댄스동아리에서 처음 방송 댄스를 배우면서 스트릿 댄서의 세계에 입문했다. 그 인연이 리아킴과 축제 프로그램을 공동 기획하는 제안으로 이어졌다. 최 시장은 수도권 자치단체장의 현실적 고민이 깊었다고 했다. 그는 “1957년 동양 최대의 영화 촬영소가 세워지고 연산군 등 한국 영화의 산실이 됐던 안양이 문화적 유산을 지켜내지 못했다”며 “관광자원이나 지역을 대표할 문화 콘텐츠가 없이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쇠락하는 안양을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주목한 테마가 세대·국적을 떠나 글로벌하게 통할 수 있는 ‘춤이라는 장르였다. 변화의 기폭제는 K팝 댄스다. 지난해 9월 열린 닷새간의 축제는 재작년 대비 3만명이 늘어난 17만 2000명(통신사 빅데이터 집계)이 관람했고, 타시도민의 주말 방문율이 축제 기간 50% 가까이 치솟았다. 축제 만족도 조사에서 재방문 의사가 98%나 됐다. 유명 연예인 초청없이 이뤄낸 결실이다. 안양시가 주최하는 K팝 댄스대회는 2년 만에 최대 규모의 전국대회로 발돋움했다. 2021년 엠넷의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의 준우승자 아이키가 리더인 댄스크루 ‘훅’이 참여한 스트릿 배틀 공연이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도심 곳곳이 K팝 리듬을 타고 즉석에서 춤을 추는 랜덤 플레이댄스와 댄스버스킹으로 댄서와 10대 팬들의 놀이터가 됐다. 최 시장은 “기존 유명 가수들을 초청하는 트로트 위주의 축제로는 관람 연령대가 50·60대로 한정됐다면 이제는 10·20대의 참여도와 가족 관람객이 크게 늘면서 전 세대가 즐기는 축제가 됐다”고 자평했다. 최근 종영한 ‘스우파2’에서 원밀리언 리더로 인기몰이를 한 리아킴은 K팝 댄서들의 위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포털의 공식 프로필에 댄서가 정식 직업으로 추가됐고, 댄서들의 활동 무대가 전 세계로 넓어졌어요. K팝의 글로벌 인기와 함께 이제 K댄스가 주목받고 있죠.” 최 시장은 “미국 LA 댄스페스티벌이나 브라질 리우 카니발을 벤치마킹해 세계적 축제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면서 “춤 관련 콘텐츠의 제작과 스튜디오 구축 등으로 ‘춤의 도시’ 안양 브랜드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했다.
  • 돈가스와 단팥빵에 숨겨진 역사적 사실들 [한ZOOM]

    돈가스와 단팥빵에 숨겨진 역사적 사실들 [한ZOOM]

    일본 제40대 천황 덴무(631~686)는 상징적 존재를 넘어 실질적인 정치권력을 행사였던 천황이었다. 그는 일본(日本)이라는 국호와 천황(天皇)이라는 호칭을 도입했다. 그리고 천황이 되기 전 승려였던 경험을 살려 불교를 국교로 삼았다. 덴무는 오늘 이야기의 시작이 되는 ‘육식금지령’을 내렸다. 5가지 짐승(소, 말, 개, 원숭이, 닭)의 고기를 먹지 못하도록 하는 덴무 천황의 육식금지령(675년)부터 메이지 천황의 육식금지령 해제(1872년)까지 약 1200년 동안 일본은 고기를 먹지 않았다. 일본인들에게 고기를 먹이기 위해 등장한 돈가스 1867년 메이지 유신을 시작으로 일본은 서구식 근대화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도층에게는 여전 히 고민이 남아 있었다. 서양인들에 비해 일본인들의 체형이 너무 작고 왜소했던 것이다. 그 해결책으로 찾은 것이 바로 육식이었다. 하지만 약 1200년 동안 육식을 하지 않은 일본인들에게 고기를 먹이는 일은 쉽지 않았다. 천황까지 직접 고기 먹는 모습을 보여주며 육식을 장려했다. 하지만 고기를 먹었다는 이유로 자식과 인연을 끊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로 일본인들의 육식에 대한 거부감은 여전했다.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돈가스(とんかつ)’였다. 육식 장려를 위해서는 고기 특유의 비린내를 잡는 동시에 고기로 만든 음식이 아닌 것처럼 보여야 했다. 돼지고기에 두꺼운 빵가루를 묻혀 튀긴 돈가스는 그런 의미에서 최적의 대안이었다. 돈가스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영국 커틀릿에서 유래했다는 것이 가장 널리 인정된다고 한다. ‘커틀릿’(Cutlet)은 얇은 고기에 빵가루를 묻혀 굽거나 튀긴 서양식 음식이다. 일본은 돼지고기로 커틀릿을 만들어 돼지고기 커틀릿(Pork Cutlet), 일본식 표현으로는 ‘포크가쓰레쓰(ポークカツレツ)’라는 이름으로 팔기 시작했다. 이 음식은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다가 1959년 이후 돈가스로 정착되었다고 한다.  호빵맨이 아니라 단팥빵맨(앙팡맨) 서구식 음식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빵이다. 동양 사람들의 주식이 밥이라면 서양 사람들의 주식은 빵이다. 빵이라는 이름은 포르투갈어 ‘팡(pão)’이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생긴 것이다. 커틀릿과 함께 서양음식인 빵 역시 일본인들 사이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서양식 딱딱한 빵은 일본인들 사이에서 쉽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1869년 하급무사 출신 키무라 야스베에(木村安兵衛)가 네덜란드 유학생 출신 요리사 ‘우메키치(梅吉)’로부터 제빵기술을 전수받아 도쿄에 빵집을 차렸다. 하지만 이 가게는 두 번의 화재로 불타버렸다. 마지막으로 키무라는 수익금과 대출금을 합쳐 벽돌식 신식건물에 세 번째 빵집을 차렸다. 1874년 키무라는 서양식 빵에 일본식 팥소를 결합한 단팥빵을 만들어 냈다. 그는 효모 대신에 술누룩을 이용해 부드러운 새로운 빵을 만들었고, 단팥빵은 서양식 딱딱한 빵에 거부감이 있었던 일본인들 사이에서 엄청난 히트를 쳤다. 여담이지만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애니메이션 ‘호빵맨’은 사실 호빵맨이 아니라 단팥빵을 모티브로 만든 캐릭터다. 일본 이름도 단팥빵을 의미하는 앙팡맨(アンパンマン, Anpanman)이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빵집, 군산 이성당 1906년 아들의 군복무를 피해 우리나라로 넘어온 히로세 야스타로가 전북 군산에 ‘이즈모야’(出雲屋)라는 빵집을 열었다. 당시 군산은 호남지역에서 생산한 쌀을 수탈하여 군산항에서 일본으로 옮기던 도시였다. 그래서 군산에는 수많은 일본인들이 살고 있었다. 이즈모야 빵집을 차린 히로세는 당시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단팥빵을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일본인들에게 팔았다. 히로세는 단팥빵으로 엄청난 수익을 거두었고 군산에서 유력 인사로 자리를 잡았다. 1945년 광복 이후 히로세 가족은 모든 제빵장비를 버리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이후 이석우씨가 이 곳을 불하받고 '이(李)씨 성을 가진 사람이 번성(盛)하는 집(堂)'이라는 의미를 담아 이성당(李盛堂)이라는 이름의 빵집을 열었다. 현재 이성당은 대한민국에서 현재까지 운영하는 가장 오래된 빵집이다. 현재 이성당은 군산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들려야 하는 핫 플레이스이자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성지로 인정받고 있다. 이성당 입구에는 매일 단팥빵과 야채빵을 사려는 사람들로 길게 줄을 서있고, 가게 안에는 발을 디딜 틈이 없을 만큼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제는 흔한 음식이 되어버린 돈가스와 단팥빵에 이런 웃지 못할 숨겨진 역사가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게만 느껴진다. 
  • 박다솜 작가 ‘건강을 위한 정화, 조화 형상 연구’ 展, visaza에서 1월 5일까지 연장

    박다솜 작가 ‘건강을 위한 정화, 조화 형상 연구’ 展, visaza에서 1월 5일까지 연장

    visaza에서 개관전으로 열린 박다솜 작가의 ‘건강을 위한 정화, 조화 형상 연구’가 휴식 및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 후 5일까지 연장된다. 전시 공간인 visaza는 작가가 작업하는 실험실이자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다. 해당 전시는 지난해 봄 이화여자대학교 잔디밭에서 열렸던 박다솜 작가의 ‘치유의 문자, 스텔레토 힐, 즐거움의 소리’의 후속 전시다. 전시 관계자는 “흙을 함께 배치하여 자연의 향을 실제로 맡을 수 있는 ‘發芽’ 5점은 흙에서 솓아 오르는 생명의 에너지를 표현했다. 발아의 과정에는 공기, 적당한 빛과 온도, 습도가 필요하며, 호흡 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난다. 작업은 이 모든 것들이 이루어지는 공간에서 전시된다. 작가가 마치 작품이 실제로 발아하기라도 하듯 작품이 존재하는 공간을 정성껏 닦고 가꾸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박다솜 작가는 꾸준하게 문자도 시리즈를 작업해 왔다. 이번에는 새롭게 무지개를 표현한 작품 ‘守心正氣 Rainbow’와 ‘치유 힐’(Healing Heel) 시리즈, ‘Catharsis Circle’, 그리고 시간성과 주파수의 조화를 표현하는 ‘안아주고 싶은, 오래된 건축’, ‘The Happy Sound Collection’을 전시한다. 또 오랜 시간의 기억이 축적된 작가의 유년 시절 방 안 사물들과 작가가 4살부터 직접 연주하던 바이올린들을 오브제로 전시한다. 해당 전시는 5일까지 연장돼 마무리된다. 한편, 박다솜 작가는 치유문자, 스텔레토 힐, 오래된 것, 즐거움의 소리를 통하여 건강을 위한 정화와 조화의 형상을 표현한다. 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 후 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다음은 작가의 전시 전문. 인간의 단단하고 자유로운 내면은 맑은 안색과 긴밀하다. 생기 있고 또렷한 눈빛은 건강한 정신에 기인한다. 세계 보건 기구는 1948년 헌장에서 건강에 대해 “단순히 질병이나 허약함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한 안녕 상태”라고 규정하였다. 몸과 마음이 튼튼하고 안녕한 나날들 만이 계속된다면 얼마나 좋을 까. 그러나 완전한 인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불완전함의 표면에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인간은 자신만의 연고를 바르게 된다. 연고로는 낫지 않는 상흔도 있다. 육체와 정신이 모두 무너지는 순간이 있다. 회복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그저 상처를 계속 지니고 함께 살아가는 것뿐임을 깨닫는다. 어떻게 하면 몸과 마음을 탄탄히 다시 쌓을 수 있을 까. 처음부터 다시금 찬찬히 생각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이 모든 것이 정화되고 몸과 마음이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나의 작업은 인간의 내면과 외면을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치유 혹은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찰과 위 물음에 대한 방법을 크게 ‘정화’와 ‘조화’로 나눈 후 이를 조형적 언어로 풀어나가는 과정이다. 활자 언어를 통한 내면 정화의 경험은 본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첫 지점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마음을 지키고 기운을 바르게 하는 守心正氣는 단순하게 글자 그 자체의 의미로서 삶과 작업의 동력이 되었다. 수천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동양의 養生에서도 마음을 보호하고 좋은 기운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은 건강에 이르는 방법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양의 오래된 의학서인 『황제내경』에서는 “정신이 안에서 지키면 병이 어디로 들어오겠는가.”라고 했다. 정화와 조화의 표현은 나의 마음을 지켜주고 정신을 고요히 만드는 데에 기여한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며 스마트 기기로 인한 더 빠르고 스마트해진 세상은 아날로그 시대에서의 인간 중심적이고 촉각적인 경험의 부재를 가져왔다. 건강에 있어서는 스크린을 보는 시간이 더 길어지면서 몸의 움직임은 줄어들었고 스트레스와 불안, 집중력 저하, 뇌 기능 저하 등 신체 · 정신적 건강 측면의 스마트하지 않음을 초래했다. 정신이 고요해지기보다는 마주하는 정보가 많아지고 세상이 더 빠르게 변화하면서 인간의 마음은 더 산만하고 복잡해졌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정화와 조화의 표현이 사람들의 마음을 깨끗이 하면서 좋은 기운을 서로가 평화롭게 받아들이며 나눌 수 있게 하고 그리하여 마음의 건강이 몸의 건강으로까지 이르게 하는 매개체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 스마트 기기가 없던 시대를 쉽게 상상하지 못할 현재 태어나는 세대는 보다 건강과 스트레스에 취약하며 마음을 정화하거나 조화를 살필 여유가 부족하다. 건강을 위한 정화와 조화의 표현을 통해 예술의 방식으로 다른 이들과 이후의 세대들이 치유를 받을 수 있다면 그것이 내가 작업하는 것의 목적이다. 치유의 문자, 스텔레토 힐, 오래된 것, 즐거움의 소리를 통한 정화와 조화의 표현이 부드러운 연고로서 기능하여 누군가의 아픔이 조금이나마 경감되는 데에 기여가 될 수 있다면 혹은 상흔의 회복에 있어 작은 씨앗이 되어 건강의 열매를 꿈꿀 수 있게 한다면 그것이 나의 작업과 논문의 의의이다.
  • 75세 가수 데뷔 고학찬 전 예술의전당 사장 별세

    75세 가수 데뷔 고학찬 전 예술의전당 사장 별세

    공연 영상화를 이끌며 예술 대중화에 기여한 고학찬 전 예술의전당 사장이 별세했다. 77세. 예술의전당은 예술의전당 14·15대 사장을 지낸 고학찬 전 사장이 지난 4일 별세했다고 5일 밝혔다. 제주도 출신인 고인은 한양대 연극영학과를 졸업하고, 1970년 동양방송(TBC)에 PD로 입사했다. TBC에서 코미디 프로그램 ‘좋았군 좋았어’, 오락 프로그램 ‘장수만세’ 등을 연출했다. 1980년 언론 통폐합 이후 미국으로 이주한 고인은 뉴욕 KABS-TV 편성제작국장으로 활동하자 귀국해 강남 신사동의 소극장 윤당아트홀을 운영하며 다양한 연극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고 전 사장은 예당 역사상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예술 대중화 사업을 벌였다. 특히 국내 처음으로 우수 레퍼토리 공연을 영상화해 국내외에 상영하는 사업으로 예술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직접 기획한 ‘예술의전당 가곡의 밤’도 60회 넘게 진행을 맡았다. 그는 예당 사장 이후 2019년 유튜브 채널 ‘고학찬의 비긴어게인’를 시작하며 75세의 늦깍이 가수로 데뷔해 공연도 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시니어 패션’ 피팅 모델을 하는 등 다채로운 활동을 펼쳤다. 빈소는 한양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7일 오후 1시.
  • 광주시, 한부모가족·청소년부모 아동 양육비 지원 확대

    광주시, 한부모가족·청소년부모 아동 양육비 지원 확대

    경기 광주시는 한부모가족 지원 기준을 완화하고,아동 양육비 지원 대상은 확대한다고 4일 밝혔다. 올해부터 한부모가족 증명서 발급 및 아동 양육비 지원을 위한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 60% 이하에서 63%이하로 상향돼 2인 가구 기준 소득인정액은 약 207만원에서 232만원으로 완화됐다. 또한 만 18세 미만인 자녀에게만 지원되던 한부모가족 아동 양육비는 자녀가 고교에 재학 중인 경우 고교 3학년에 다니는 해의 12월까지 지원이 가능해져 지원 기간이 최대 11개월까지 늘어났다. 아동 양육비 지원금액도 자녀 1인당 기존 월 20만원에서 월 21만원으로 1만원 인상된다. 24세 이하 청소년한부모(중위65%)는 자녀가 0~1세 영아인 경우, 아동 양육비 지원 금액을 기존 월 35만원에서 월 40만원으로 인상한다. 이외에도 어린 나이에 부모가 돼 자녀 양육과 학업·취업 등을 병행하는 청소년부모의 양육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청소년부모 아동 양육비 지원사업을 추진중이다.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가 모두 청소년(24세 이하)이면서 기준 중위소득이 60% 이하인 청소년부모 가구에 자녀 1명당 월 20만원의 아동양육비를 지원하고 있으나 올해부터 기준 중위소득 63% 이하 청소년부모 자녀 1명당 월 25만원을 지원한다. 지원을 희망하는 청소년부모는 신분증,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소득금액증명(또는 사실증명서), 통장사본 등을 준비해 거주지를 관할하는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신청하면 된다. 방세환 시장은 “저소득 한부모가족, 청소년부모 아동 양육비 지원 제도를 몰라서 지원받지 못하는 가구가 없도록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주민자치위원회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고우석 MLB행

    고우석 MLB행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마무리 투수 고우석(26)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다. 고우석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계약을 마무리하면 동갑내기 ‘처남’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에서 ‘가문의 대결’을 펼친다. LG 구단은 3일 “고우석이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절차에 따라 최근 MLB 구단으로부터 영입에 대한 오퍼를 받았다. LG는 선수의 의사를 존중해 오퍼를 보내온 팀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우석은 오늘 메디컬 테스트를 포함한 계약 진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뉴욕포스트의 존 헤이먼 기자는 소셜미디어(SNS)에 “고우석과 샌디에이고의 계약이 임박했다. 아마 마무리 투수를 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헤이먼은 앞서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행을 가장 먼저 전하는 등 대표적 MLB 소식통이다. 2023시즌 마무리를 맡았던 조시 헤이더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으면서 불펜 전력이 약해진 샌디에이고는 최근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활약했던 왼손 마무리 마쓰이 유키(5년 총액 2800만 달러·약 366억원)와 계약을 맺으며 불펜 강화에 나섰다. 그러나 불펜이 충분히 보강되지 않았다고 느낀 샌디에이고가 오른손 마무리인 고우석 영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고우석의 협상 기한은 한국시간으로 4일 오전 7시까지다. 하지만 메디컬 테스트를 받는 자체가 사실상 계약이 성사됐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샌디에이고가 제시한 몸값은 당초 설정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했지만, LG는 빅리그 진출을 향한 고우석의 간절함에 이적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이 확정되면 고우석은 김하성(29)과 한솥밥을 먹는다. 김하성은 지난해 동양인 내야수 최초로 MLB 포지션별 최고 수비수에게 주어지는 골드글러브(유틸리티)를 수상할 만큼 맹활약을 펼쳤다. 김하성이 트레이드되지 않는다면 고우석은 김하성과 함께 3월 20~21일 고척돔에서 열리는 2024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개막전에서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상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또 다저스와 샌디에이고는 개막 시리즈를 앞두고 수도권 연고팀과 연습경기도 펼칠 계획인데 고우석이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LG 타자를 상대하는 모습 또한 기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MLB 미국 개막 뒤에는 고우석과 이정후의 ‘매제 대 처남’ 대결도 펼쳐진다. 샌디에이고와 샌프란시스코, 다저스는 콜로라도 로키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함께 NL 서부지구에 속해 2024시즌 각각 13번의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 “중국 혈통 늘리자”…80년 뒤 인구 5억명 돼도 아이 안낳아

    “중국 혈통 늘리자”…80년 뒤 인구 5억명 돼도 아이 안낳아

    2014년 장이란 이름의 중국 여성은 둘째 아이를 낳았다가 1300만원에 이르는 고액의 벌금을 내야만 했다. 둘째를 낳느라 친척 집에 도피했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공무원들의 강요에 자궁 내 피임장치까지 삽입해야 했다. 몇달 뒤 중국은 한 자녀 정책을 폐기했고, 이제 장은 아이를 더 낳으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가파른 출산율 감소에 가임여성을 압박하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중국의 상황을 집중조명했다. 2022년 중국의 신생아 수는 956만명으로 마오쩌둥 초대 주석이 ‘신중국’을 건립한 1949년 이후 처음으로 연 10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중국의 합계출산율은 2020년 1.30명에서 2022년 1.09명으로 하락했다. 인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합계출산율 2.1보다 훨씬 낮다. 펑슈졘 호주 빅토리아대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인구 감소세가 가속하면 현재 약 14억명의 인구가 2100년엔 5억8700만명으로 급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중국 정부는 2015년 35년 동안 유지하던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베이비붐’을 예상했지만, 출산율은 더 떨어졌다. 지난해 중국은 인도에 ‘세계 1위 인구대국’의 자리를 뺏겼다. 2023년 중국의 신생아 숫자는 900만명 아래로 줄어든 반면, 인도는 2300만명의 아기가 태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미국의 신생아 숫자는 370만명이다. 중국 각 지방정부의 공무원들은 고육지책을 짜내고 있다. 시안에서는 동양의 밸런타인데이로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음력 7월 7일에 “적절한 나이에 달콤한 사랑과 결혼을 기원합니다. 중국의 혈통을 늘리자”란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주민들에게 보냈다. 문자를 받은 네티즌은 “시어머니도 나에게 둘째 아이를 가지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저장성의 한 현에서는 25세 이전에 결혼하는 모든 커플에게 약 17만원의 현금 보너스를 제공한다. 아예 시 정부가 빅데이터를 이용해 미혼 남녀 짝짓기를 돕기도 한다. 왕펑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의 사회학 교수는 “중국 사회에는 두 가지 상충하는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여성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것과 더불어 점점 더 가부장적인 정책도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25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 공산당의 최고 결정기관인 정치국 위원 24명 가운데 여성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2013년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중국은 세계경제포럼(WEF)의 글로벌 성별 격차 보고서에서 38계단 하락해 2023년 146개국 가운데 107위를 기록했다. 중국의 인터넷 감시기관은 지난 12월 “결혼에 대한 잘못된 견해를 퍼뜨리는” 콘텐츠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페미니즘을 외국 세력의 지원을 받는 사악한 이데올로기로 보고 여성 권리 운동가들을 구금하고 그들의 소셜 미디어(SNS) 계정을 삭제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중국 정부의 출산장려정책은 오히려 여성들의 반발만 키우고 있다고 WSJ는 비판했다.
  • ‘매제’ 고우석 VS ‘처남’ 이정후···MLB에서 ‘가문의 대결’ 개봉박두

    ‘매제’ 고우석 VS ‘처남’ 이정후···MLB에서 ‘가문의 대결’ 개봉박두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마무리투수 고우석(25)이 미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다. ‘매제’ 고우석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을 마무리하면 동갑내기 ‘처남’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에서 ‘가문의 대결’을 펼친다.LG 구단은 3일 “고우석은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절차에 따라 최근 MLB 구단으로부터 영입에 대한 오퍼를 받았다. LG는 선수의 의사를 존중해 오퍼를 보내온 팀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우석은 오늘 메디컬 테스트를 포함한 계약 진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 기자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에 “고우석과 파드리스의 계약이 임박했다. 아마 마무리 투수를 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존은 앞서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행을 가장 먼저 전하는 등 대표적 MLB 소식통이다. 2023시즌 마무리를 맡았던 조시 헤이더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으면서 불펜 전력이 약해진 샌디에이고는 최근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활약했던 왼손 마무리 투수 마쓰이 유키(5년 총액 2800만 달러)와 계약을 맺으며 불펜 강화에 나섰다. 그러나 불펜이 충분히 보강되지 않았다고 느낀 샌디에이고는 오른손 마무리인 고우석 영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고우석의 협상 기한은 한국시간으로 4일 오전 7시까지다. 하지만 사실상 계약이 성사됐다고 볼 수 있다. 당초 몸값을 보고 빅 리그 진출 여부를 정하겠다고 밝혔던 LG가 이날 고우석의 미국행을 허락한 만큼 샌디에이고는 상당한 규모의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계약이 확정되면 고우석은 김하성(28)과 한솥밥을 먹는다. 김하성은 지난해 동양인 내야수 최초로 MLB 포지션별 최고 수비수에게 주어지는 골드글러브(유틸리티)를 수상할 만큼 맹활약을 펼쳤다. 김하성이 트레이드되지 않는다면 고우석은 김하성과 함께 3월 20~21일 고척돔에서 열리는 2024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개막전에서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상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또 다저스와 샌디에이고는 개막 시리즈를 앞두고 수도권 연고 팀과 연습경기도 펼칠 계획인데, 고우석이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LG 타자를 상대하는 모습 또한 기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MLB 미국 개막 뒤에는 고우석과 이정후의 ‘매제 대 처남’의 대결도 펼쳐진다. 샌디에이고와 샌프란시스코, 다저스는 콜로라도 로키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함께 NL 서부지구에 속해 2024시즌 각각 13번의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 [인사]

    ■매경미디어그룹 ◇매일경제TV△대표 겸 미래전략연구원장 정인철△총괄국장 황형규 ◇매일경제신문사△편집국 국차장·디지털전환팀장 겸 컨슈머마켓부장 김대영 ■한경미디어그룹 ◇한국경제신문 승진 및 전보△논설위원실 부국장대우 논설위원 주용석△편집국 부국장 겸 글로벌포럼사무국장 강동균△〃부국장 겸 비즈니스&마켓부문 에디터 서정환△〃편집부장 남정혜△〃경제부장 이상열△〃금융부장 장창민△〃증권부장 고경봉△〃유통산업부장 류시훈△〃문화부장 김동윤△〃테크&사이언스부장 송형석△〃오피니언부장 김동욱 ◇전보 논설위원실 논설위원 김정태△편집국 부국장 겸 아그로플러스 대표 이관우△〃편집부 편집위원 김규한△〃산업부장 오상헌△〃중소기업부장 이정호△〃국제부장 임도원△독자서비스국 수도권독자부장 겸 한경마케팅센터 대표 최홍균△문화전시사업국 전시사업부장 김우정△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양준영 ◇한경닷컴△뉴스국장 송종현 ◇한경마케팅센터△한경센터마케팅부장 이강준 ■셀트리온 ◇승진△부회장 서정수(비서실장)△사장 이상준(데이터사이언스연구소장) 신민철(관리부문장)△수석부사장 권기성(연구개발부문장) 이혁재(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 이수영(신약연구본부장) 김재현(글로벌얼라이언스본부장) 김호웅(JAL본부장) 이한기(글로벌사업관리부문장)△전무 양성욱(생산센터장) 강석환(제조부문장) 박재휘(제품개발부문장) 김본중(미국법인) 최지훈(글로벌컴플라이언스지원실장) 최병서(마케팅본부장) 양현주(관리본부장) 신경하(법무본부장) 이호섭(재무관리본부장)△상무 임병필(공정&밸리데이션담당장) 강귀만(케미컬제품개발본부장) 김영식(생산기술본부장) 길성민(경영지원실장) 김성현(의학본부장) 최세호(재무회계본부장)△이사 이지헌(분석 3팀장) 이경진(2공장 DS담당장) 권수진(기술QA담당장) 김용숙(품질보증본부장) 박선영(케미컬임상담당장) 정안나(완제생산본부장) 전민경(허가본부장) 박주철(글로벌재무담당장) 배준환(미국법인 팀장) 이봉준(안전경영담당장) ■셀트리온제약 ◇승진△사장 유영호(대표이사)△상무 홍범선(케미컬영업본부장) 문병관(운영지원본부장) 박성준(관리본부장)△이사 김태곤(바이오생산담당장) 서준영(공급지원담당장) 조경진(조직관리담당장) ■셀트리온홀딩스 ◇승진△이사 김태욱(관리본부장) ■셀트리온스킨큐어 ◇승진△이사 이한민(사업본부장) ■종근당 ◇승진△상무 구성준 최동혁 이윤석△이사 신상철 황영하 강성권 이창식 ■경보제약 ◇승진△이사 이태경 ■종근당건강 ◇승진△상무 박조현 ■종근당산업 ◇승진△이사 조준환 ■한국금융연구원 ◇승진△연구위원 권흥진 ■현대자산운용 ◇부사장△AM부문 대표 박선택 ◇전무△MIB부문 대표 직무대행 이정남 △AM부문 Marketing Group 마케팅그룹장 겸 마케팅본부장 정승문 ◇이사△MIB부문 MIB본부장 최승학 ◇이사 승진△Back Office Group 인사총무팀장 김기우 ■동양생명 ◇임원 승진△FC본부장 이사대우 박판용 ■한양증권 ◇본부장 겸임△경영지원· FICC·CS본부장 배성수△부동산금융·프로젝트금융본부장 오세원 ◇부문장 승진△FM부문장 정진욱 ◇본부장 승진△구조화금융본부장 김완진△CM본부장 박권수△채권시장본부장 김태연 ◇실·센터장 승진△CM센터장 김현임△금융솔루션센터장 강주용△BM실장 송치호△구조화금융센터장 이성일△기업금융센터장 유문성△특수IB센터장 김승범△SF사업실장 박준우 ◇부서장 승진△채권시장2부장 신인식△채권금융부장 정성민△부동산PF부장 김현승△기업투자1부장 김진규△프로젝트금융3부장 이상훈 ◇부문장 신임△부동산투자부문장 안재우 ◇본부장 신임△부동산투자본부장 김성작 ◇실·센터장 신임△AI운용센터장 장유진 ◇부서장 신임△주식파생2부장 민동욱△PF사업1부장 이병석 ■NH투자증권 ◇상무△인프라투자본부장 윤혜영 ■한양 △에너지부문 대표 이왕재△건설부문 영업본부장 이종태 ■중흥건설 ◇상무이사 대우 승진△경리부 정태현 ■중흥토건 ◇상무이사 대우 승진△토목부 송귀범 ■제너시스BBQ그룹 △커뮤니케이션실 실장(전무) 이동영 ■교촌에프앤비△커뮤니케이션부문 혁신리더(사장) 강창동 ■보령 ◇상무 승진△박중호(전략기획본부장), 임태헌(전략지원본부장), 박장희(안산품질그룹장) ■보령컨슈머헬스케어 ◇상무 승진△정창훈(OTC마케팅본부장)
  • 순교자들의 피 묻은 돌 위에 세워진 성지, 전주 전동성당 [한ZOOM]

    순교자들의 피 묻은 돌 위에 세워진 성지, 전주 전동성당 [한ZOOM]

    1656년 교황 알렉산데르 7세(1599~1667)는 “동양의 전통의식인 제사는 우상숭배라고 볼 수 없다”라고 선언했다. 그런데 1715년 클레멘스 11세(1649~1721)가 기존 교황청의 입장을 뒤집고 제사를 우상숭배라고 선언하면서 엄청난 혼란이 일어났다. 이 혼란은 1939년 비오 12세(1876~1958)가 제사를 우상숭배가 아니라고 선언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1791년 전라북도 진산에 살고 있는 양반 윤지충(尹持忠, 1759~ 1791)이 어머니 제사를 천주교식으로 치르고, 신주(神主·죽은 사람의 위패)를 불태우는 사건이 일어났다. 종친들이 격렬히 반대했지만, 같은 천주교인이었던 외사촌 권상연(權尙然, 1751~1791)까지 윤지충의 편을 들면서 일은 점점 커져갔다. 결국 윤지충과 권상연은 구속되었고, 두 사람은 유교적 사회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죄로 참형에 처해졌다.  역사는 이 사건을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박해사건인 ‘신해박해(辛亥迫害)’로 기록하고 있다. 내가 왕이 될 상...아니 여기가 왕이 될 땅인가. 전주(全州)는 삼국시대부터 전라도의 중심도시였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왕의 성(姓)이 ‘전주 이씨’였기 때문에 전주는 그 어느 도시보다도 신성한 곳으로 여겨졌다. 해방 후 남북의 초대 지도자였던 이승만(전주 이씨)과 김일성(전주 김씨) 모두 본관이 전주로 알려져 있으며, 견훤(甄萱, 867~936) 역시 전주를 수도로 후백제를 세웠으니, 지금 밟고 있는 이 땅의 기운이 영험하긴 한 것 같다.  전주 남부시장에서 콩나물국밥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이제 겨우 11살인 아들이 고개까지 박은 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역시 전주는 발 닿는 모든 곳이 맛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한옥마을 방향으로 걷다가 전주성 남문, ‘풍남문(豐南門)’을 만났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전주성은 원래 한양 사대문을 모티브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전주성의 남문인 풍남문을 보면 한양의 남문 ‘숭례문(남대문)’의 동생처럼 보이기도 했다. 풍남문이라는 이름은 영조가 화재로 불탄 전주성 남문을 재건하면서 붙인 이름이다. 풍남문이라는 이름은 ‘풍패(豊沛)의 남쪽(南)’이라는 뜻인데, 여기서 풍패는 한나라를 세운 고조 유방의 고향이다. 정리하면 조선 태조 이성계 선조의 고향 ‘전주’를 한나라 고조 유방의 고향 ‘풍패’로 비유한 것이다.  1900년대 초 일본 통감부는 조선의 문화유산을 파괴하고, 일본인들이 살 집을 짓기 위해 전국의 모든 성(城)을 허무는 ‘폐성령(廢城令)’을 내렸다. 이후 전국 수많은 성들이 허물어졌고, 성벽의 돌들은 집과 도로를 만드는데 쓰였다. 이때 전주성이 무너졌고 풍남문 역시 크게 훼손되었다. 다행히 1970년대 후반 복원공사를 통해 지금의 모습을 되찾게 되었다. 순교자의 피 묻은 돌로 지어진 성당 풍남문을 지나 길을 건너면 전주 한옥마을 입구가 나온다. 한옥마을 입구 바로 오른쪽에는 전라도 최초의 서양식 건물인 ‘전동성당(殿洞聖堂)’이 있다. 전동성당은 1791년 유교식 전통을 거부하고 천주교식 장례를 치른 윤지충과 권상연이 참형을 당한 바로 그 자리에 서있다.  두 사람이 참형을 당한 날로부터 100년이 지난 1891년, 프랑스인 보두네(Baudounet) 신부가 이 땅을 사들이고 성당을 지었다. 성당의 설계는 서울 명동성당을 완공한 경험이 있는 프와넬(Poisnel) 신부가 맡았다. 당시 일제가 폐성령에 따라 전주성을 허물던 시기였기 때문에 전주성에서 나온 흙으로 벽돌을 굽고, 성벽에서 나온 돌로 주춧돌을 세웠다. 전주성의 흙과 돌로 성당을 지은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윤지충과 권상면 외에도 이 자리에서 수많은 천주교인들이 참형을 당했다. 그들의 목은 백성들에게 경고하기 위해 전주성 성벽에 매달렸고, 순교자들의 목에서 흘러내린 피가 성벽 안으로 새어 들어갔다. 그들의 희생으로 조선에서 천주교가 지켜졌으니, 그들의 피가 묻은 돌을 발판으로 이 땅에 천주교를 일으키기 위한 성전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았던 것이다. 전동성당을 떠나며 전동성당 입구와 마당에는 평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행복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저 아래 순교자들의 피가 묻은 돌이 이 성당을 받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저렇게 웃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짧은 생각이었다. 순교자들도, 순교자들이 피를 뿌린 땅에 성당을 지은 신부들도 사람들이 이 곳에서 고통의 역사를 느끼기 보다는,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되찾기를 바랐을 것이다.
  • 북바인딩 수업/이지혜 [서울신문 2024 신춘문예 - 단편소설]

    북바인딩 수업/이지혜 [서울신문 2024 신춘문예 - 단편소설]

    책방 안에 희미하게 레몬빛이 돌았다. 창문에는 아이보리색 커튼이 드리워졌고, 형광등과 보조등에서 퍼져나온 빛이 커튼 위로 어우러져 따듯하면서도 산뜻했다. 윤재는 사람들과 함께 반대편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내 기척을 느낀 몇 사람이 얼굴을 돌렸고 윤재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나는 줄지어 선 책장을 지나쳐 테이블 쪽으로 걸었다. 중앙에 자리 잡은 매대 위에는 윤재가 만든 책들이 놓여 있었다. 여기 있어요, 오래된 자리, 쓰고 만듦. 이모의 환갑을 열흘 앞두고 윤재는 나에게 다시 연락해왔다. 휴대폰 액정에 윤재에게 온 메시지 알림이 떴을 때 나는 윤재가 환갑잔치 일정을 알려주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메시지에 이모 이야기는 없었다. 윤재는 내가 사는 곳 근처 책방에서 북바인딩 수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날짜는 이틀 뒤였다. - 민정아, 와줄 수 있어? 나는 답장하길 망설였다. 윤재와는 한동안 거리를 두며 소원하게 지내고 있었다. 반년 만에 온 윤재의 연락이 반갑기보다는 어색했다. 윤재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느꼈다. 여섯 살 때 아빠가 돌아가신 뒤 엄마는 나를 이모에게 부탁했다. 동생만 외할머니 집에 데려가 함께 살면서 식당에서 종일 일하며 돈을 벌었다. 아빠가 남긴 유산은 없고 병원비와 빚만 쌓여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훗날 엄마는 설명해 주었다. 일이 년 돈을 모아서 방이라도 얻을 수 있게 되면 나를 데리러 올 예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엄마의 결정과 계획을 당시에는 알지 못한 채로 나는 이모네 집에 들어갔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사촌인 윤재와 함께 자랐다. 윤재가 한 살 많았지만 나는 어느 순간부터 윤재를 오빠라고 부르지 않았다. 윤재의 형인 윤석을 꼬박꼬박 오빠라고 부른 것과 달리 윤재는 이름으로 부르며 친구처럼 대했다. - 이모 환갑은 어떻게 할 거야? 내가 되묻자 윤재는 만나서 얘기하자고 답장했다.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말을 우리는 반년 전에도 나눴다. 당시 그렇게 말한 건 나였고 윤재는 알겠다고 우선 만나자고 선뜻 대답했다. 그때 윤재도 속으로는 내키지 않았을지 모르겠다. 윤재에게 답장을 보내 책방으로 가겠다고 말해 놓고도 나는 마음이 불편했다. 오늘 점심을 먹으면서도 올까 말까 망설였다. 이런 마음을 모르는 윤재는 웃으면서 나에게 손짓했다. 유난히 하얗고 마디가 굵은 윤재의 손. 어린 시절엔 지금보다 훨씬 작은 손으로 윤재가 내 등을 쓸어내렸던 적도 있었다. 처음 이모네 집에 들어갔을 때 나는 잘 웃지 않았다. 울거나 떼를 쓰지도 않았다. 엄마가 나를 데리러 오지 않을까 봐 걱정했고, 괜히 말썽을 부렸다가 이모네 집에서 쫓겨나게 될까 봐 불안해했다. 이모나 이모부가 나에게 눈치를 줬거나 윤재나 윤석과 사이가 나빴던 것도 아니었는데. 이모부는 이 년 동안 나를 거두어 키우면서도 싫은 기색을 비치지 않았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아이를 돕는 일은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 같다. 하지만 윤재와 윤석을 대할 때는 태도가 엄격했고, 자녀의 교육과 생활 지도에 대한 자기만의 기준이 확고했다. 거기 어긋나거나 미치지 못하면 납득이 될 때까지, 원하는 말을 들을 때까지 사람을 몰아세웠다. 왜 그렇게 했니. 말해봐, 왜. 앞으로는 어떻게 할 거야. 왜 말을 못 해. 어떻게 할 거냐니까. 윤석은 공부나 생활 면에서 이모부의 기대만큼 해내는 편이었고 이런 말을 듣는 건 대체로 윤재였다. 이모네 집에 들어간 지 세 달쯤 지났을 때 윤재가 이모부에게 크게 혼났다. 그날은 이모부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높았다. 도중에 이모부가 윤재를 때리려고 해 이모가 말리는 소리도 들려왔다. 공부방으로 들어온 윤재가 테이블 앞에 주저앉았다. 윤재 눈에서 눈물이 한두 방울 떨어지는가 싶더니 줄줄 흘러내렸다. 소리 없이 우는 윤재를 보다가 나도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왜 그랬는지 윤재가 하는 것처럼 숨죽여 울었다. 한번 터진 울음은 쉽게 멈춰지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누군가 내 등을 다독이는 게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자 윤재가 테이블 앞으로 몸을 숙인 채 내 등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윤재의 눈에서도 계속 눈물이 흘렀다. 간식을 들고 온 이모가 우리 둘 사이에서 눈가를 훔치는 모습을 나는 봤다. 와달라는 윤재의 요청을 끝내 거절하지 못한 것, 머뭇거리면서도 뒤돌아 책방에서 나가지 못한 것, 이게 다 그 순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날 이후 나는 자주 울었고 또 웃기도 했으니까. 단지 그것뿐이라고 속으로 되뇌며 윤재에게 손을 흔들었다. 모두 여섯 사람이 색지와 실, 송곳 등이 놓인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모서리가 둥근 사각 테이블은 밝은 갈색의 원목 상판과 흰색과 검은색이 섞인 철제 다리로 이루어져 있었다. 벽면 스크린 앞에 서 있던 윤재가 목을 가다듬었다. “저는 책 만드는 박윤재예요. 제 목소리가 좀 작은 편이죠? 혹시 안 들리시면 바로 말씀해 주세요.” 빔 프로젝트 화면을 넘기자 윤재가 만든 세 권의 책이 스크린에 올라왔다. “그동안 이 책들을 만들었고요. 여러 책방에서 북바인딩 수업을 진행해 왔어요. 첫 번째 책을 만든 게 벌써 칠 년 전이네요.” 윤재는 책들을 소개했다. 무엇을 말하고 싶었고, 어떤 상황에서 만들었으며, 독립출판으로 책을 만들고 판매하는 어려움은 또 어떻게 해결했는지, 하는 내용을 하나씩 이야기했다. 낮고 느린 목소리에서 나름대로 강약이 느껴졌다. 가끔 참여자들이 소리 내어 웃기도 했는데 사람들 앞에서 술술 이야기하는 윤재가 나는 좀 낯설었다. 윤재는 참여자들에게도 자기소개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첫 번째 참여자는 프랑스어를 전공하는 학생이었다. 곧 어학연수에 갈 예정이라며 거기서 보고 느낀 것들을 책으로 펴낼 거라고 했다. 두 번째 참여자는 입을 열기 전, 옆에 앉은 세 번째 참여자를 잠깐 봤다. 알고 보니 두 사람은 사내 커플이었다. 퇴근 후 함께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는 걸 즐긴다고 했다. “우리가 같이 보낼 시간을 책에 기록하고 싶어요.” 두 번째 참여자가 말하자 세 번째 참여자가 잘 부탁드린다며 인사했다. 다른 사람들은 웃으며 박수했고 윤재도 따라서 손뼉을 쳤다. 나는 타이밍을 놓쳐 고개만 끄덕거렸다. 속없이 웃는 윤재가 내심 못마땅했다. 내 차례가 왔을 때 나는 나를 뭐라고 소개해야 할지 몰라 말문이 막혔다. “저는 호텔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일하던 호텔에서는 팬데믹 시기에 나와야 했고, 요즘 다른 호텔에서 아르바이트한다는 말을 덧붙일 순 없었다. 윤재의 사촌이라는 것은 밝히지 않았다. 그렇게 간단히 설명할 수 있는 관계도 아니었다. 그 후 대화가 어떻게 이어졌는지 제대로 듣지 못했다. 마지막 참여자가 평소에 책을 좋아해서 신청했다고 말하는 것만 귀에 들어왔다. 내가 처음 호텔에서 일하기 시작한 때는 윤재가 첫 번째 책을 만들 무렵이었다. 당시 나는 인턴으로, 정확하게는 프리인턴으로 호텔에 입사했다. 육 개월간의 프리인턴 과정을 통과한 사람만 일 년제 인턴이 될 수 있었다. 처음에는 호텔이라는 공간이 꽤 그럴싸해 보였고 그 안에서 유니폼을 맞춰 입고 구성원이 되면 든든한 소속감을 느끼게 될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반년이 지나가고 인턴 전환 시험이 다가왔다. 개별 면담과 지필 시험, 조별 면접까지 마치고 며칠간 결과를 기다렸다. 어느 날 쉬는 시간, 직원 로커룸에서 친한 동기가 가방을 꾸리고 있었다. 내가 뭐 하냐고 묻자 동기는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나 집에 가.” 오후 세 시가 되기도 전에 동기는 양손 가득 짐을 들고 로커룸을 나갔다. 다음 날 나는 인턴이 되어 출근했고 평소처럼 유니폼을 입은 채 일했지만 호텔이라는 공간, 특히 매일 지나는 길고 어두운 직원 통로가 좀 무서워졌다. 나는 이런 일들을 그때그때 윤재에게 알렸다.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엄마는 이모네 집 가까이에 셋집을 얻었다. 윤재와 따로 살면서도 같이 밥을 먹고 숙제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나는 이미 엄마보다는 이모를, 동생보다는 윤재를 더 친밀하게 느끼고 있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윤재와 가깝게 지냈고,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윤재에게 연락했다. 내 친구들이 윤재와 내가 연인 같다고 놀린 적도 있었지만, 처음에는 그런 말에 신경 쓰지 않았다. 나는 호텔에서 있었던 일들을, 윤재는 책 만드는 작업을 주로 이야기했다. 내가 인턴으로 전환되었다는 사실을 알리자 윤재도 첫 번째 작업에 대해 소식을 전해왔다. 윤재가 처음으로 만든 책 <여기 있어요>는 서울아트시네마가 많은 사람의 후원과 노력에도 낙원상가에서 철수하고 서울극장 삼 층에 단일 상영관으로 축소되어 자리 잡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었다. 윤재는 일이 벌어지는 과정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위치를 옮긴 서울아트시네마가 오픈하던 날부터 백 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그곳에 갔다. 많은 사람이 거기 서울아트시네마가 들어섰다는 데 신경도 쓰지 않았다. 하지만 그곳에선 여전히 특별기획 프로그램이 진행됐고 새로운 독립영화가 상영됐고 또 누군가는 계속 극장을 찾았다. 나는 윤재의 책을 통해서 그런 일들을 알게 되었다. 당시 윤재는 대학교 사 학년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윤재가 색지를 테이블 가운데로 옮겨서 색깔별로 펼쳤다. “이 두꺼운 색지는 여러분이 만들 책의 표지가 될 거예요. 좋아하는 색으로 두 장씩 골라주세요.” 같은 크기로 잘린 흰 종이도 색지 옆에 꺼내두었다. “눈에 띄는 색이 없으실까 봐 걱정인데요. 그러면 흰 종이에 색연필이나 펜으로 표지를 꾸미셔도 좋을 것 같아요.” 마음에 드는 표지를 만드실 수 있으면 좋겠네요. 윤재가 혼잣말하듯 덧붙이고 뒤통수를 긁적였다. 여러 색의 색지들은 다 손바닥만 한 크기로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진달래색 표지 두 장을 손에 들었다. 조금 촌스러운가 생각했지만 그대로 내 앞에 가져왔다. 진달래색 색지는 묘하게 기시감이 들었는데 생각해 보니까 내 매니큐어 색깔과 비슷했다. 며칠 전 나는 발톱에 짙은 분홍색 매니큐어를 발랐다. 꽃잎을 그려 넣듯 하나하나 두 번씩 덧칠했다. 매니큐어가 마른 발을 보면서 색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고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손을 보며 조금 씁쓸했다. 이제 정직원도 아닌데 적당히 넘어가도 되는 규정을 철저히 지키는 내가 답답하기도 했다. “이 얇은 종이들도 열 장씩 가져가세요. 이건 책의 내용을 담을 내지가 될 거예요.” 윤재는 표지와 같은 크기인 흰색 종이들도 테이블 위에 죽 늘어놓았다. 어차피 내지는 다 똑같은 흰 종이라 열 장씩 나눠줘도 될 텐데 한 장 한 장 직접 골라서 가져가라고 했다. 참여자들은 테이블 중앙에 세 줄로 놓인 종이들을 훑어보다가 한 장씩 집었다. 옆 사람이 고르기를 기다렸다가 가져가기도 했고 앞 사람과 손가락이 부딪히기도 했다. 그 과정이 나는 좀 번거로웠는데 옆에 앉은 연인 참가자들은 서로 종이를 골라주며 재미있어했다. 나는 윤재를 흘끔 봤다. 윤재는 테이블 반대쪽에서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윤재가 나를 왜 이곳에 불렀는지 알 수 없었다. 이모 환갑잔치 일정은 전화로도 충분히 알려줄 수 있는 내용이라서 나는 윤재가 그걸 핑계로 나에게 연락해 관계를 회복하려는 게 아닌가 짐작했다. 그런데 막상 와 보니 윤재는 나에게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다 하셨으면 이렇게 표지 사이에 내지를 넣어 보세요. 벌써 책 같은 모양이 됐죠?” 다들 윤재가 말한 대로 표지 사이에 내지를 넣어서 앞뒤로 살폈다. 나도 앞에 놓인 종이들을 한 손에 잡고 어떤 책이 완성될지 가늠해 보았다. 잘 그려지지 않았다. 윤재가 실뭉치와 송곳 두 개를 테이블 가운데로 가져오더니 이제 구멍을 뚫을 차례라고 말했다. 이미 묶어둔 견본을 펼쳐서 우리에게 보여줬다. “구멍을 잘 뚫는 게 중요해요. 그 구멍으로….” 그때 책방 문이 열리고 세 사람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들의 대화 소리가 커서 윤재의 말이 끊겼다. 책방 직원이 다가가 수업 중이니 목소리를 낮춰달라고 말했다. “수업이요? 무슨?” 한 사람이 이쪽을 건너다보며 물었다. “책 만드는 수업을 하고 있어요.” 책방 직원이 목소리를 낮춰가며 대답했고 세 사람은 한 마디씩 말을 보탰다. 책이요? 그래, 책을 만든대. 그런 수업도 하는구나. “그걸 어떻게 만드는데?” 셋 중 한 사람이 물었고 실내가 조용해졌다. 세 사람은 서가 앞에 서서 이쪽을 들여다보더니 테이블 위를 둘러보고 윤재와 참가자들도 훑어봤다. “저렇게 만드는가 보네.” 그런가 보다고 몇 마디를 더 주고받고는 책방 직원을 향해 그러면 다음에 오겠다고 말했다. 문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세 사람이 나간 뒤 닫힌 문 너머로 목소리가 들렸다. “근데 저걸 왜 만들지.” 발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윤재는 서너 차례 목을 가다듬었다. 잠깐 내 눈치를 살피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곧 견본을 손에 잡고 테이블 앞으로 내밀었다. “구멍을 잘 뚫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죠? 그 구멍으로 한 장 한 장의 낱장들이 모이고 묶여야 책이 되는 거니까요.” 목소리가 조금 흔들리는가 싶었지만 윤재는 막힘없이 말을 마무리했다. 당황하는 기색은 없었고 마음이 상한 듯해 보이지도 않았다. 당황하고 마음이 흔들린 쪽은 오히려 나라는 것을 깨닫고 있을 때 윤재는 표지를 자세히 보라며 견본을 들어 올렸다. 구멍 사이의 간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모두 다섯 개의 구멍을 뚫어야 했다. 모든 구멍은 왼쪽 끝을 기준으로 가로 0.5cm를 띄워놓아야 했으며, 첫 번째 구멍은 왼쪽 끝 윗면에서 세로 1cm의 간격을 둬야 했고, 두 번째 구멍부터는 세로 2.5cm의 거리가 필요했다. 그렇게 간격을 유지하다 보면 마지막 다섯 번째 구멍은 자연스럽게 네 번째 구멍과는 세로 2.5cm, 종이의 아랫면과는 첫 번째 구멍과 마찬가지로 세로 1cm의 거리가 생겼다. 표지에 윤재가 알려준 간격대로 점을 찍어 두었다. 송곳이 나에게 넘어오길 기다리면서 다른 사람들이 책 만드는 모습을 둘러봤다. 옆에 앉은 커플은 알맞은 위치에 점을 잘 찍었는지 서로 확인하는가 싶더니 책을 바꿔 상대방의 책에 구멍을 뚫어주고 있었다. “제일 끝에 있는 구멍은 잘 안 되는데? 잘못했다간 종이 찢어질 것 같아.” “이리 줘. 내가 해볼게.” 여자가 마지막 구멍을 뚫어서 남자에게 건넨 뒤 나에게 송곳을 전해줬다. 여자가 몸을 돌렸고 두 사람은 테이블에 놓인 하늘색 표지 위로 손을 포갰다. 나는 내 앞에 놓인 송곳을 잡았는데 무언가에 찔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벼려진 바늘 끝으로 오래된 흉터를 짓누르는 기분. 송곳을 고쳐 쥐었다. 진달래색 표지와 흰색 내지들을 모아서 왼손에 잡고 오른손으로 송곳을 들어 첫 번째 구멍으로 가져갔다. 종이 위에 찍어 둔 점을 송곳으로 누른 뒤 힘을 줬지만 종이는 뚫리지 않았다. 테이블 위에 종이를 내려놓고 왼손 손바닥으로 고정한 채 송곳을 좌우로 돌렸다. 손의 힘이 풀려 낱장들이 자꾸 흩어졌다. 윤재가 내 쪽으로 다가오더니 손을 내밀었다. 윤재는 앞 장 표지만 가져가 송곳을 살살 돌려가며 구멍을 뚫었다. 뾰족한 송곳 끝이 표지 반대편으로 빠져나오자 내지를 서너 장씩 집어서 같은 위치에 구멍을 만들었다. 송곳을 돌리는 윤재의 손. 가까이서 보니까 작은 흉터가 많았다. 윤재가 종이를 다시 내게 건넸다. 가지런히 뚫린 다섯 개의 구멍이 흠집 같았고 그 자체로 고리 같아 보이기도 했다. 윤재는 사람들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살펴보며 테이블을 한 바퀴 돌았다. 송곳 두 개를 한쪽에 모아놓고 실뭉치를 풀었다. 미리 준비해 둔 실을 손에 잡고 그 길이에 맞춰서 한 줄씩 잘라나갔다. “이제 구멍 사이에 실을 넣어서 책으로 엮어 볼게요. 실 한쪽 끝에 매듭을 만들어 주세요. 구멍에 매듭이 고정될 수 있도록이요.” 참여자들이 그 말에 따라 매듭을 묶고 있을 때 윤재 앞에 놓인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윤재는 한동안 테이블을 내려보다가 빠르게 말했다. “급한 전화라 잠깐 받고 올게요.” 테이블에서 조금 떨어져 통화를 시작하는가 싶더니 곧 몸을 돌려 책방 서가를 가로질렀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윤재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닌지 걱정됐다. 반년간 왕래 없이 지내는 동안 윤재에게도 많은 일이 생겼을 것이다. 그전엔 윤재와 이렇게 오래 연락이 끊긴 적이 없었다. 윤재는 만들고 싶은 책이 떠오르면 나에게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며 작업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나갔고, 책이 나오면 나에게 제일 먼저 보여줬다. 그런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는 윤재도 나도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돌이켜 보면 함께 있는 게 그저 좋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어쩌면 내가 느끼지 못한 동안 윤재와의 거리가 점점 벌어지고 있었던 것인지도 몰랐다. 대학을 졸업한 뒤 윤재는 내가 어디냐고 물을 때마다 대개 카페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나도 한 번은 윤재를 만나러 도서관에 갔다. 윤재는 열람실에서 책을 읽다가 나를 만나러 밖으로 나왔다. 어디로 가지, 우선 나갈까? 내가 묻자 윤재는 여기에도 식당이 있다며 내려가 보자고 했다. 우리는 도서관 지하 식당에서 라면과 김밥을 사 먹었다. 내가 내려고 하는 걸 여기까지 왔는데 그럴 수 없다며 윤재가 막아섰다. 내가 한 번 더 나서자 윤재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이럴 땐 좀.” 식사 후에는 자판기에서 뽑은 커피를 마시며 일 층 만남의 광장에서 조용조용 얘기를 나눴다. 윤재는 당시 구상 중이던 책에 대해 계속 이야기했다. 내가 딴생각을 하지 않는지 가끔 눈치를 살피면서도 말을 멈추지 않았다. 아마 멈추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질문을 부지런히 삼켰다. 그때는 내가 정규직이 된 지 육 개월쯤 지난 시기였다. 인턴 때에 비하면 생활이 조금 나아졌고 해고에 대한 불안감은 없어졌다. 하지만 유니폼이 마치 내 일부인 듯 익숙해지면서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았다. 나는 뭘 놓치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은 채 애꿎은 매니큐어만 사서 모으고 있었다. 남들이 하는 것처럼 립스틱이나 아이섀도 같은 값이 더 나가는 것은 사지 못했고 가끔 퇴근길에 매니큐어를 샀다. 화장대 위에 올려둔 매니큐어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더니 두세 달이 지나자 두 줄 세 줄로 길어졌다. 업무 규정 때문에 손톱에는 바를 수 없어서 나는 발톱에만 매니큐어를 발랐다. 그날 도서관에서 윤재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도 화장품 가게에 들러 매니큐어를 하나 더 샀다. 일하지 않은 날 매니큐어를 산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내가 윤재를 사랑하는 마음이 발톱에만 바를 수 있는 매니큐어 같다는 생각도 그날 처음으로 했다. 이런 시간이 윤재와 나 사이에 난 구멍처럼, 적당하지 못한 간격처럼 느껴졌다. 구멍을 뚫는 건 종이에 손상을 주는 일인데도 그 구멍을 통과해야 낱장들이 하나로 묶여서 책이 된다는 윤재의 말을 곱씹었다. 지난 반년 새 우리 사이에는 확실히 거리가 생긴 것 같았다. 나는 윤재에게 호텔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지내는 근황을 알리지 못했고 어쩌면 윤재도 나한테 전하지 못한 일들이 있을 것이다. 전화를 받으러 나간 윤재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불만을 내비치는 사람은 없었지만 하나둘씩 핸드폰을 꺼내기 시작했다. 십 분쯤 지났을 때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장실에 가는 척하며 밖으로 나왔다. 복도는 어두웠고 아무도 없었다. 계단을 내려가려는데 층계참에서 방향을 꺾고 뛰어 올라오는 윤재가 보였다. “미안, 많이 늦었지?” 윤재가 숨을 고르며 말했다. 방금 들은 말과 계단을 뛰어 올라오는 윤재의 모습이 어디선가 본 듯 낯익었다. “아니야, 다들 신경 안 써. 무슨 일이야?” 윤재는 발을 멈추고 주저하다가 그게, 하면서 입을 열었다. 나무라는 사람은 없었지만 윤재는 참여자들에게 여러 차례 사과했다. “일이 생겨서 시간이 지체됐어요. 죄송합니다.” “그럴 수도 있죠. 괜찮아요. 근데, 괜찮으신 거예요?” “그래요. 작가님 별일 없으면 됐어요.” 참여자들에게서 괜찮다는 반응과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이어졌다. 윤재는 고맙다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거듭 시간을 확인했다. “매듭을 만드는 데까지 했죠? 이어서 나가볼까요?” 윤재가 테이블을 훑더니 작업하던 것을 위로 올렸다. “이제 표지 뒷장 두 번째 구멍에 바늘을 넣어서 매듭으로 고정해 주세요.” 두 번째 구멍에서 나온 실로 책등을 한 바퀴 돌려서 묶고 두 번째 구멍으로 다시 돌아왔다. 세 번째 구멍으로 이동해서 또 책등을 한 바퀴 돌리고 한 번 더 옆으로 바늘을 움직였다. 윤재의 손을 따라서 나도 구멍 안으로 바늘을 넣었다. 낱장의 종이들을 묶으려고 하니까 표지와 내지가 모이는가 싶다가도 금방 실이 풀려 흩어지고 말았다. “헐거워지지 않도록 적당한 힘으로 당겨주는 게 중요해요.” 윤재의 말을 듣고 손에 더 힘을 줬다. 다시 옆으로 바늘을 돌려 책등을 만들고 아래로 이동해 나가며 종이를 엮었다. “이걸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옆에 앉은 사람이 혼잣말했다. 여러 방향을 오가며 구멍에 바늘을 넣었다가 빼야 하는 과정이라 헷갈려 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시간이 지체된 것 때문인지 윤재는 윤재대로 조급해 하는 것 같았다. 어쩌면 통화 내용이나 나와 나눈 이야기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졌을지도 몰랐다. 윤재는 사람들 사이를 분주하게 오갔는데 일의 진도는 빨라지지 않았다. 내 옆에 앉은 사람도 같은 자리에서 바늘을 넣었다가 빼기만 계속 반복하고 있었다. “도와드릴까요? 순서가 바뀐 것 같아요.” 내가 손을 내밀자 그는 나에게 자신의 책을 건넸다. 오렌지색 표지 끝부분에 자리 잡은 구멍으로 실을 빼내고 윤재가 알려줬던 순서로 다시 바늘을 넣었다가 뺐다. 다른 사람의 책을 들고 있다는 게 왠지 긴장돼서 조심히 손을 움직였다. 복도에서 윤재에게 들은 얘기가 떠오를 때마다 심호흡하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맞은편에 앉은 사람도 나에게 도움을 청했다. 우선 느슨해진 매듭을 꽉 묶어두고 바늘로 구멍과 구멍을 옮겨가며 그의 책을 엮었다. 팽팽히 묶인 책을 건네고 나자 반대쪽 테이블에서 참여자들을 도와주던 윤재가 고개를 들었다. 몸을 세우며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방식은 동양식 바인딩이라고 말한 뒤 이쪽으로 다가왔다. 옆을 지날 때 윤재가 내 어깨에 잠깐 손을 올렸다. 두 시간 전에 고른 열두 장의 종이가 제법 책의 틀을 갖췄다. 단단하고 부드러운 표지를 만지작거리고 있을 때 윤재가 입을 열었다. “이제 여러분 책에 내용을 채워 보도록 할 건데요. 책의 제목은 <북바인딩 수업>이라고 정해볼게요. 이 시간 동안에 여러분께 생긴 일, 느낀 감정, 떠오른 생각 등을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윤재는 내지 첫 장에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책을 옆으로 돌려서 그 내용에 대해 각자 하고 싶은 말을 적어주는 것으로 책 속 내용을 채워 나가자고 제안했다. “우리가 여기서 함께 시간을 보낸 건 맞지만, 다 같은 시간을 보낸 건 아닌 것 같거든요. 이 수업에 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으니 솔직하게 써볼까요.” 참여자들은 손에 색색의 책을 한 권씩 들고 있었다. 색연필을 나눠준 뒤 윤재는 내 맞은편에 와서 앉았다. 옆에 놓인 책장을 곁눈질로 가리켰는데 거기엔 윤재의 세 번째 책이 진열되어 있었다. 윤재가 나에게 색연필을 건넸다. 글씨 쓰기 편하도록 끝이 뾰족하게 깎여 있었다. 윤재는 나를 향해 살짝 웃더니 몸을 돌렸다. 앞에 놓인 책의 표지를 넘기고 하얀 바탕을 채워 나가기 시작했다. 세 번째 책으로 윤재는 독립출판 작가들의 인터뷰집을 만들었다. 다섯 작가의 인터뷰를 싣고 마지막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 책을 만들기 직전, 윤재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윤재는 카페 아르바이트 휴무일에 물류 창고 일을 하러 갔다가 허리를 다쳐 원래 하던 아르바이트도 못 하게 됐다. 당시 나는 정규직 사 년 차로 호텔의 중식 레스토랑과 베이커리를 거쳐 연회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각종 포럼이나 세미나를 위해 준비해야 했고, 결혼식이 주말마다 하루에도 두세 번씩 열렸다. 나는 손님들에게 웃으며 인사하다가 또 상사에게 웃으며 고개 끄덕이길 반복했다. 정신이 없을 땐 명찰을 착용하는 것도 잊었다. 내가 호텔 얘기를 하면 이모는 그만둬도 괜찮다고 말했다. 이모가 윤재에게도 같은 말을 했다는 건 나중에 전해 들었다. 뭘 선택해도 길은 있을 거라고. 하지만 나는 우리가 어떤 길을 선택했든 윤재도 나도 마음껏 살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였을까. 윤재가 마지막 통원 치료를 받았다며 전화를 걸어와 독립출판 작가들을 인터뷰해서 책을 만들 거라고 얘기했을 때 나는 윤재가 답답하다고 느꼈다. 윤재가 책을 만들수록 윤재와 함께할 수 있는 미래가 멀어지는 것 같았다. 애초에 쉬운 관계도 아닌데. 불쑥 눈물이 나왔다. 이번에는 참을 수 없었다. “그걸 왜 만드는데?” 윤재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나도 잘 모르겠어.” 윤재가 다시 입을 닫았고 나도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냥, 그냥 내가 남았어.” 윤재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처음에는 이런저런 이유가 있었지. 근데 지금 와서 보니까, 그냥 책을 만드는 내가 남았어. 나는 책이 남는 건 줄 알았지.” 윤재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테이블 위에는 손바닥만 한 책이 아홉 권 놓여 있었다. “다 적으셨으면 다른 사람의 책을 같이 완성해 봐요.” 책들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윤재 앞에 오른쪽에서 넘어온 책이 놓였고 나도 옆 사람이 만든 책을 건네받았다. 내 앞에 차례로 전해지는 책들은 이 시간에 대한 서로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어떤 책에는 책방 공간에 대한 묘사와 거기서 얻은 느낌들이 적혀 있었고, 다른 책에는 책 만드는 과정과 재미있었던 점이 쓰여 있었다. 참여자들과 겪은 에피소드를 적어둔 페이지에서 나에 관한 내용을 읽었을 때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어느새 윤재의 책이 내 앞에 도착했다. 나는 민트색 표지를 넘겼다. 막상 쓰려고 하니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그냥 솔직하게 써봤어요.) 앞으로 북바인딩 수업을 쉬려고 했거든요. 책 만드는 것도 그만하려고 했고요. 엄마가 아프셔요. 큰 병은 아니지만 수술을 받고 잘 관리해야 한대요. 엄마 컨디션 때문에 일정이 당겨져서 오늘 수술을 받으셨는데 다행히 경과가 좋다고 연락이 왔어요. 한동안 엄마 옆에 있으려고 해요. 그래도 북바인딩 수업은 계속해야 할 것 같아요. 오늘 서툴게 진행한 부분이 있어서 이번 참여자분들은 다음 수업에 한 번 더 오실 수 있도록 할게요. (그만 사과하라고 하셨지만 정말 죄송해요.) 책, 책이요. 책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또 솔직하게 써보자면) 어영부영 책 만든다고 놓치고 산 게 많아요. 우선 옆에 있는 사람들을 돌보고 싶어요. 못 본 척해 온 것을 이젠 제대로 보고 싶고요. (더 솔직하게는) 할 수 있는 한 마음껏 사랑하며 살아보고 싶어요. 오늘 끝까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모가 아프다는 말은 복도에서 들었지만 윤재가 그런 생각을 하는 줄은 몰랐다. 오늘로 북바인딩 수업을 그만하려는 줄은. 그래서 나에게 와달라고 한 건가. 예전에 윤재에게 책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그 말을 윤재가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다. 책 만드는 걸 쉬겠다는 윤재의 말도 뜻밖이었다. 페이지를 넘기자 참여자들이 남긴 메시지가 이어졌다. 어머님 쾌차하실 거예요, 작가님 팬인데 책도 계속 만들어 주세요. 다음에 또 뵐 수 있다니 좋네요, 같은 말들이 페이지 가득 적혀 있었다. 내가 윤재에게 어떤 말을 남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 병원에 있을 이모가 걱정됐다. 아까 복도에서 윤재가 한 말이 떠올랐다. “수술 전에 엄마가 괜히 겁을 내면서 나한테 당부하더라고. 너를 잘 챙기라고.” 이모는 어째서 윤재에게 나를 부탁했을까. 어째서 윤재에게 다른 사람도 아닌 나를. 어째서 엄마나 동생이 아닌 윤재에게 나를. 그래도 우선은 수술이 잘 끝난 게 다행이었다. 얼마 전 엄마가 두 번 연달아 전화를 걸어왔는데 아마 이모 소식을 전하려던 것 같았다. 호텔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뒤로 나는 엄마의 전화를 피하고 있었다. 그날도 일이 바쁘니 다음에 전화하겠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답장은 없었다. 선뜻 색연필을 들지 못하다가 윤재의 글을 다시 읽어봤다. 아까는 급하게 읽느라 놓친 것인지 이번에 유독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윤재는 못 본 척해 온 것을 이젠 제대로 보고 싶다고 썼다. 나는 윤재가 어떤 일을 말하는지 알 것 같았다. 반년 전 그날은 이른 장마가 끝난 직후라 여름 한복판에 들어선 듯 무더웠다. 나는 아침에 윤재에게 불쑥 전화해 만나자고 했다. 윤재가 무슨 일이냐고 물어와도 만나서 얘기하자고 대답했다. 그동안 만나왔던 루트를 벗어나 윤재와 새로운 곳에 가보면 좋을 것 같았다. 처음 가는 곳에서 윤재와의 관계를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 우리는 우선 경복궁역에서 만나 같이 버스를 타기로 했다. 윤재가 잠깐 도서관에 들러 책을 반납한 뒤 오겠다고 해서 나는 십 분 정도를 더 계산해 집을 나섰다. 십 분 정도 늦게 나가면 시간이 딱 맞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한 시간이 지나서도 윤재는 오지 않았다. 경복궁역 앞 잡화점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밖으로 나와 다시 십여 분을 기다렸다. 윤재는 일이 좀 꼬인다며 금방 온다고만 말했다. 금방 온다고 하지 않았다면 어디 카페에라도 가서 기다렸을 텐데 윤재는 곧 도착할 것 같다고 했고 나는 윤재와 새로운 곳에 가려고 했으므로 땡볕을 참았다. 원래 약속했던 시간보다 삼십여 분이 지나서야 윤재가 지하철 역사 안쪽에서 뛰어 올라왔다. 내 얼굴을 보자마자 미안하다고 했는데 왜 늦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나는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느꼈다. 아니, 윤재가 정말 미안해하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이미 기분이 상해서 윤재가 사과할수록 서운함만 더 커졌다. “뭐 하느라 늦었어?” “미안해.” “왜 늦었는데?” 진짜 궁금한 건 그게 아니었다. 윤재는 대답이 없다가 한참 만에 입을 열었다. “그게 버스 때문에.” “버스?” “딴생각하다가 정거장을 놓쳐서. 괜히 좀 돌아오느라. 생각보다 오래 걸렸어.” 윤재의 답은 계속 늘어졌고 종종 끊겼다. 둘러댈 말을 찾는 것 같기도 했다. “너 지하철로 왔잖아.” 내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그래도 왔잖아.” 윤재는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고개를 숙였다. “중간에 갈아탔어. 너무 오래 걸려서.” 말을 마치자마자 입을 다물었고 나를 앞질러서 걸어 나갔다. 윤재가 입은 파란색 티셔츠 위에 등을 따라 흐른 땀자국이 남아 있었다. 우리는 그날 가려고 했던 새로운 곳에 가지 않았고 나는 하려던 말을 하지 않았다. 근처 프랜차이즈 카페에 가서 늘 마시던 아메리카노를 시켜 놓고 마주 앉았다. 윤재는 유독 말이 없었고 내가 나서서 평소에 하던 얘기라도 해보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잘되지 않아 곧 일어났다. 그 후로 한동안 윤재와 연락하지 않았다. 뜸하게 업데이트되는 윤재의 SNS 피드를 보며 나는 혼잣말했다. 그냥, 나를 보듯 너를 보며 살아야 했을까. 그날 내가 하려던 말이 무엇인지 윤재는 모를 거라고 생각했다. 윤재의 글을 한 번 더 읽었다. 색연필을 손에 잡고 새로운 페이지를 열었다. 하얀 종이 위에 윤재의 이름을 썼다. 윤재를 부르고 나니까 쌓여 있던 말들이 술술 풀려 나왔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쓸 수 있는 대로 모두 적었다. 나만 너무 길게 쓰는 게 아닌지, 내용이 너무 튀는 게 아닌지, 윤재를 난처하게 할 만한 말은 없는지, 신경을 쓰느라 자주 주저했지만 멈췄다가도 다시 적어나갔다. 그동안 못한 이야기들을 모두 적고 나서 추신을 남겼다. - 너의 다음 책이 또 뭘 남길지 궁금해. 색연필을 내려놓고 앞을 봤다. 윤재도 조금씩 손을 움직여 가며 누군가의 책에 메시지를 적고 있었다. 윤재가 잠깐 고개를 들었을 때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내가 어떤 책에 답글을 적고 있는지 윤재가 볼 수 있도록 앞에 놓인 윤재의 책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윤재가 쓰던 것을 멈추고 책을 덮었다. 나는 윤재의 책을 두 손으로 잡았다가 내려놓고 민트색 표지 위에 내 손을 포개어 올렸다. 나를 바라보던 윤재의 눈매가 조금씩 휘었다. 윤재의 입술이 살짝 열렸다. 우리가 함께 만든 첫 번째 책이야,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 2세 이하 자녀 가구에 아파트 특별공급… ‘천원 아침밥’ 전국으로 [새해 이렇게 달라집니다]

    2세 이하 자녀 가구에 아파트 특별공급… ‘천원 아침밥’ 전국으로 [새해 이렇게 달라집니다]

    올해 태아를 포함해 2세 이하의 자녀가 있는 가구는 7만호의 아파트 특별공급을 받을 자격을 얻게 된다. 2년 이내 출산한 연소득 1억 3000만원 이하 무주택 가구는 최저 1.6% 금리로 최대 5억원의 주택 구입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 결혼·출산을 한 부부는 부모에게서 양가 합산 최대 3억원까지 물려받아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 청년에게 힘이 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전국 모든 대학교로 확대되고, 7급 이상 공무원 시험 응시 연령은 20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두 살 내려간다. 성·마약범죄자 등 중대범죄자의 ‘머그샷’(모자·마스크 없는 얼굴 사진)이 처음 공개된다. 새롭게 도입되는 제도들을 살펴본다.보건·복지·고용 ‘생계급여’ 4인 가구 183만원으로 인상 ●최저임금 인상 시간당 최저임금이 9860원으로 인상된다. 8시간 기준 7만 8880원, 주 40시간 기준 월 환산액은 206만 740원이다. 상여금, 식비·숙박비·교통비 등 복리후생비는 모두 최저임금에 산입된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 지원 확대 지난해 월 162만 1000원이었던 생계급여(4인 가구)가 183만 4000원으로 21만 3000원 오른다. ●첫만남 이용권 다자녀 가구 확대 첫째 아이 출생 시 200만원을 주던 첫만남이용권 바우처가 둘째 아이부터 300만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확대된다. 1월 1일 이후 출생아부터 적용된다. ●부모급여 지원금액 확대 0~1세를 대상으로 하는 부모급여가 0세 아동은 월 7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1세 아동은 월 35만원에서 50만원으로 확대된다. 올해 출생아부터 적용된다. ●6+6 부모육아휴직제 시행 출생 18개월 이내 자녀의 부모가 동시 혹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첫 6개월에 부모 각각의 육아휴직 급여가 최대 월 450만원(통상임금의 100%)까지 지원된다. ●영아반 인센티브 시행 출생아 감소에 영향을 받는 민간·가정 어린이집 영아반의 안정적 운영을 돕기 위해 인원이 정원의 50% 이상일 때 부족한 만큼 보육료가 지원된다. ●국가기술자격시험 응시료 50% 지원 34세 이하 청년이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시행하는 국가기술자격 시험에 응시하면 1인당 연 3회까지 응시료의 50%가 지원된다. ●국민 마음건강 돌봄 서비스 실시 우울·불안 등으로 심리상담이 필요하거나 자살 고위험군 등에 해당하는 8만명을 대상으로 하반기부터 심리상담이 제공된다. 회당 최대 60분, 평균 8회 이뤄진다. ●청소년 마약 예방교육 확대 유아, 초중고생 등 청소년 196만명과 군인·경찰 등 성인 6만명 등 연간 202만명 대상으로 맞춤형 마약류 예방 교육이 실시된다. 조세·재정 혼인·출산 증여세 면제 최대 3억 ●혼인·출산 증여재산 공제 혼인신고일 전후 각 2년 이내(4년간) 또는 자녀의 출생일로부터 2년 이내에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은 최대 1억원까지 증여세가 면제된다. 기본공제 5000만원과는 별도다. 양가 합산 최대 3억원까지 가능하다. ●상장주식 양도세 과세 기준 상향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기준이 종목당 보유금액 10억원 이상에서 50억원 이상으로 상향된다. 지난 12월 말 기준 보유액이 50억원 미만이면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를 하지 않는다.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 휘발유·경유·액화석유가스(LPG) 부탄에 대한 교통·에너지·환경세와 개별소비세 탄력세율이 2월 말까지 적용된다. ●맥주·탁주 종량세 개선 맥주·탁주의 종량세에 대해 매년 물가에 따라 세율을 조정하는 물가연동제가 폐지되고, 정부가 탄력세율 방식으로 세율을 조정한다. ●글로벌 최저한세 제도 시행 다국적기업이 외국에서 15% 미만(가령 10%)의 법인세를 냈다면, 차액분(가령 5%)을 국내에 추가로 내는 최저한세 제도가 시행된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200~300곳의 기업이 대상이다. ●가업승계 증여세 특례 확대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 특례의 10% 저율 과세 구간이 6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확대된다. 연부연납 기간은 5년에서 15년으로 확대된다. ●고액 기부 공제율 한시 상향 3000만원 초과 기부금에 대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공제율을 30%에서 40%로 상향한다. 1000만원 이하의 경우 공제율 15%, 1000만~3000만원은 30%다. ●출산·보육수당 비과세 한도 상향 출산·양육을 지원하고 저출산 극복을 위해 출산·보육수당 비과세 한도가 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된다. ●여행자 휴대 향수 면세 한도 상향 여행자가 반입하는 휴대품 중 향수의 면세 한도가 1979년 이후 45년 만에 60㎖에서 100㎖로 상향된다. 교육·보육·가족 초등생 늘봄학교 2학기 전국으로 ●늘봄학교 본격 도입 초등학생 방과후 학교와 돌봄을 통합한 늘봄학교가 1학기에 전국 2000개 초등학교에서 운영되고 2학기부터 전국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된다. ●유치원·어린이집 관리체계 일원화 연속성 있는 교육·돌봄 정책 추진을 위해 보건복지부와 시도·시군구에서 담당하는 영유아 보육 업무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으로 넘어간다. ●악성민원 피해교원 보호 강화 보호자 악성민원이 3월 28일부터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지정된다. 피해교원 요청 없이도 형사 고발이 가능해진다. ●한부모가족 지원 확대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 지원금이 월 20만원에서 21만원으로 오르고 지원 자녀 나이도 18세 미만에서 고교 재학생으로 확대된다. ●저소득 다문화 자녀 교육활동비 지원 중위소득 50% 초과, 100% 이하 다문화가족 자녀에게 교육비가 지원된다. 초중고생에게 연 40만원, 50만원, 60만원씩이다. ●청소년부모 양육비 지원 확대 부모 나이가 모두 24세 이하인 부모에 대한 양육비 지원액이 자녀 1인당 월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인상된다. ●스토킹 피해자 주거지원 사업 확대 스토킹 피해자에게 최대 30일간 원룸·오피스텔을 지원하는 긴급 주거지원 사업이 하반기 전국으로 확대 실시된다. ●고립·은둔 청소년 심리 지원 고립·은둔 청소년 가정방문 상담, 방문 학습·치유 지원 등 맞춤형 서비스가 3월에 도입된다. 서비스가 끝나면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와 연계한 지원이 이뤄진다. 문화·환경 ‘문화재’ 명칭 이젠 ‘국가유산’으로 ●문화재, 국가유산으로 변경 5월 17일부터 재화적 성격이 강한 ‘문화재’란 명칭이 과거·현재·미래가치를 포함하는 ‘국가유산’으로 변경된다. ●공연관람권 암표 매매 금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티켓을 예매하고 부정 판매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 3월 22일부터 확률형 아이템을 제공하는 모든 게임물 홈페이지와 광고·홍보물에 확률형 아이템 종류와 확률 정보가 공개된다. ●통합문화이용권 지원금 인상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6세 이상 차상위계층 258만명을 대상으로 한 통합문화이용권 1인당 지원금이 연 11만원에서 13만원으로 18% 인상된다. ●인공지능 홍수예보체계 도입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홍수예보 기술이 5월 도입된다. 전국 75개였던 홍수특보 지점은 223개 지점으로 확대된다.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 대구·경북 팔공산 도립공원이 23번째 국립공원으로 승격된다. 산업·통신 4만원대 중반 5G 요금제 3만원대로 ●K드론 배송 사업 본격 시행 3월부터 섬·공원·항만 등에서 3㎏ 이하 일반 택배나 치킨 등을 주문하면 드론으로 받을 수 있다. 비용은 섬 5000원, 공원 3000원. ●통신비 부담 완화 상반기 4만원대 중반 5G 요금제가 3만원대로 인하된다. 선택권이 제한적인 30GB 이하 구간 요금제도 세분화된다. ●GTX A 수서~동탄 개통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 수서~동탄 구간이 3월 개통한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이자 경감 제2금융권에서 5% 초과 7% 미만 금리로 대출받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납부한 이자 중 일부를 환급받을 수 있다. ●소상공인 전기요금 특별지원 영세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고자 전기요금 지원 사업이 한시적으로 신설된다. ●상표 공존 동의제 시행 5월부터 먼저 등록·출원된 상표와 같거나 비슷해도 선권리자가 동의하면 등록이 가능하다. 부동산·금융 최소 월 2만원 불입 청년 청약통장 출시 ●출산가구 ‘특공’ 도입 저출산 극복을 위해 3월 25일 이후 입주자 모집 공고일을 기준으로 2세 이하(태아 포함) 자녀가 있는 가구를 대상으로 연간 7만호의 주택이 특별(우선) 공급된다. ●신생아 특례 대출 도입 5월부터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내 출산한 연소득 1억 3000만원 이하 무주택 가구는 주택 구입을 위해 연 1.6~3.3% 금리로 최대 5억원(주택 가격 9억원 이하)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 출시 19~34세 무주택자 중 직전 과세 기간 총급여액이 5000만원 이하인 근로소득자가 월 2만~100만원 이하로 납입하는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이 2월 출시된다. ●주택청약저축 소득공제 납입 한도 상향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공제율 40%)를 위한 납입액 한도는 연 24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저축 지원 금융상품 가입 대상 확대 비과세 소득인 육아휴직 급여만 받을 때도 청년도약계좌 등 저축 지원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개인 투자용 국채 도입 상반기부터 개인 투자용 국채가 발행된다. 10년물과 20년물 두 가지이며 연간 최소 10만원부터 최대 1억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청년도약계좌 가입 지원 강화 국세청이 매년 7월 전년도 소득을 확정하기 전에는 전전년도 소득기준으로도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할 수 있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10월 25일부터는 보험금 청구 서류를 병의원, 약국 등에서 일일이 받아 서면으로 보험사에 제출하지 않아도 전산으로 처리하게 된다. 행정·안전·질서 공무원 5·7급 응시 ‘18세 이상’으로 ●중대범죄자 ‘머그샷’ 공개 기존 특정강력범죄자와 성폭력범죄자 외에 중상해·특수상해 범죄자,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조직·마약범죄자의 신상과 ‘머그샷’ 공개가 가능해진다. ●스토킹 가해자 위치 추적 장치 부착 올해부터 스토킹 가해자의 위치를 실시간 감시할 수 있다. 피해자는 국선변호사를 통해 법률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공무원 7급 시험 응시 연령 하향 청년 인재의 공직 진출 기회를 확대하고자 국가공무원 5·7급 공채시험 응시 연령이 ‘20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내려간다. ●법령상 인력의 학력 기준 완화 학력 제한에 따른 고용 기회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4년제 대학 졸업자’ 등으로 제한됐던 학력 기준이 ‘전문대학 또는 특성화고교 졸업자’로 완화된다. ●허위 전입신고 원천 차단 ‘나 몰래 전입신고’를 차단하기 위해 전입자 확인이 의무화된다. 전입자는 신분증 원본을 제시해야 한다. 단 신고자의 배우자 또는 직계혈족이면 제시하지 않아도 된다. ●교통위반 신고 안전신문고로 일원화 경찰청 교통법규 위반 신고 시스템 ‘스마트국민제보’가 1분기부터 ‘안전신문고’로 하나로 통합 운영된다. ●공익신고 신고 포상금 상향 공익신고·보조금에 대한 부정한 청구 신고 포상금 지급 한도액이 최대 2억원에서 최대 5억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국방·병무 상병 월급 8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병 봉급 인상 병장 봉급이 월 100만원에서 125만원으로 오른다. 상병은 8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일병은 68만원에서 80만원으로 인상된다. ●장병 내일준비적금 지원금 인상 전역 시 장병내일준비적금의 정부 지원금이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오른다. ●초급간부 단기복무 장려금 인상 단기 복무 초급장교에 대한 장려금이 9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단기복무 부사관 장려수당이 75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오른다. ●병사 대상 플리스형 스웨터 보급 간부에게만 보급되던 플리스형 스웨터가 입대 병사들에게까지 보급된다. ●병역면탈 조장 글 처벌 신설 5월 1일부터 온라인에서 병역 면탈을 조장하는 글을 게시하거나 유통한 사람은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육군 사이버작전병 신설 육군의 사이버전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사이버 위협 식별·예방, 해킹 대응 기술 개발 등을 수행하는 전문특기병인 사이버작전병이 생긴다. 농림·수산·식품 농촌소멸 대응 500억 규모 펀드 조성 ●‘천원의 아침밥’ 확대 결식률이 높은 대학생에게 양질의 식사를 값싸게 지원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전국 대학교로 확대된다. 지원 규모는 233만명에서 397만명으로 늘어난다. ●농촌 왕진버스 도입 농촌 주민의 질병 예방과 관리를 위해 양·한방 의료, 치과·안과 검진 등을 제공하는 농촌 왕진버스가 3월 도입된다. ●반려동물 행동지도사 국가자격 시행 4월 27일 이후 반려동물 행동지도사 국가자격 시험이 처음 시행된다. 1차 필기, 2차 실기시험으로 치러진다. ●진료비 게시 동물병원 확대 진료비를 사전 게시해야 하는 동물병원 기준이 현행 수의사 2명 이상 동물병원에서 모든 동물병원으로 확대된다. ●농촌 소멸 대응 펀드 조성 정부·지방자치단체·민간이 공동 출자해 비수도권 지역 농식품 기업에 중점적으로 투자하게 되는 500억원 규모 지역경제 활성화 펀드가 하반기 조성된다.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첫 유치 미식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행사가 3월 24~26일 서울에서 열린다. 아시아 지역 최고 레스토랑 50곳의 순위를 발표하는 행사다. ●K미식벨트 조성 국내 특색 있는 향토 음식을 관광 상품과 연계한 K미식벨트가 올해 1곳, 2032년까지 전국에 30곳 들어선다.
  • 둘째 이상 낳으면 300만원… 신생아 특공에 최저 1.6% 특례대출 도입

    둘째 이상 낳으면 300만원… 신생아 특공에 최저 1.6% 특례대출 도입

    올해 태아를 포함해 2세 이하의 자녀가 있는 가구는 7만호의 아파트 특별공급을 받을 자격을 얻게 된다. 2년 이내 출산한 연소득 1억 3000만원 이하 무주택 가구는 최저 1.6% 금리로 최대 5억원의 주택 구입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 결혼·출산을 한 부부는 부모에게서 양가 합산 최대 3억원까지 물려받아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 청년에게 힘이 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전국 모든 대학교로 확대되고, 7급 이상 공무원 시험 응시 연령은 20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두 살 내려간다. 성·마약범죄자 등 중대범죄자의 ‘머그샷’(모자·마스크 없는 얼굴 사진)이 처음 공개된다. 새롭게 도입되는 제도들을 살펴본다. 조세·재정 [혼인·출산 증여재산 공제] 혼인신고일 전후 각 2년 이내(4년간) 또는 자녀의 출생일로부터 2년 이내에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은 최대 1억원까지 증여세가 면제된다. 기본공제 5000만원과는 별도다. 양가 합산 최대 3억원까지 가능하다. [상장주식 양도세 과세 기준 상향]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기준이 종목당 보유금액 10억원 이상에서 50억원 이상으로 상향된다. 지난 12월 말 기준 보유액이 50억원 미만이면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를 하지 않는다.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 휘발유·경유·액화석유가스(LPG) 부탄에 대한 교통·에너지·환경세와 개별소비세 탄력세율이 2월 말까지 적용된다. [맥주·탁주 종량세 개선] 맥주·탁주의 종량세에 대해 매년 물가에 따라 세율을 조정하는 물가연동제가 폐지되고, 정부가 탄력세율 방식으로 세율을 조정한다. [글로벌 최저한세 제도 시행] 다국적기업이 외국에서 15% 미만(가령 10%)의 법인세를 냈다면, 차액분(가령 5%)을 국내에 추가로 내는 최저한세 제도가 시행된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200~300곳의 기업이 대상이다. [가업승계 증여세 특례 확대]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 특례의 10% 저율 과세 구간이 6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확대된다. 연부연납 기간은 5년에서 15년으로 확대된다. [고액 기부 공제율 한시 상향] 3000만원 초과 기부금에 대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공제율을 30%에서 40%로 상향한다. 1000만원 이하는 공제율 15%, 1000만~3000만원은 30%다. [출산·보육수당 비과세 한도 상향] 출산·양육을 지원하고 저출산 극복을 위해 출산·보육수당 비과세 한도가 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된다. [여행자 휴대 향수 면세 한도 상향] 여행자가 반입하는 휴대품 중 향수의 면세 한도가 1979년 이후 45년 만에 60㎖에서 100㎖로 상향된다. 부동산·금융 [출산가구 ‘특공’ 도입] 저출산 극복을 위해 3월 25일 이후 입주자 모집 공고일을 기준으로 2세 이하(태아 포함) 자녀가 있는 가구를 대상으로 연간 7만호의 주택이 특별(우선) 공급된다. [신생아 특례 대출 도입] 5월부터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내 출산한 연소득 1억 3000만원 이하 무주택 가구는 주택 구입을 위해 연 1.6~3.3% 금리로 최대 5억원(주택 가격 9억원 이하)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 출시] 19~34세 무주택자 중 직전 과세 기간 총급여액이 5000만원 이하인 근로소득자가 월 2만~100만원 이하로 납입하는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이 2월 출시된다. [주택청약저축 소득공제 납입 한도 상향]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공제율 40%)를 위한 납입액 한도는 연 24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저축 지원 금융상품 가입 대상 확대] 비과세 소득인 육아휴직 급여만 받을 때도 청년도약계좌 등 저축 지원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개인 투자용 국채 도입] 상반기부터 개인 투자용 국채가 발행된다. 10년물과 20년물 두 가지이며 연간 최소 10만원부터 최대 1억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청년도약계좌 가입 지원 강화] 국세청이 매년 7월 전년도 소득을 확정하기 전에는 전전년도 소득기준으로도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할 수 있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10월 25일부터 보험금 청구 서류를 병의원, 약국 등에서 일일이 받아 서면으로 보험사에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교육·보육·가족 [늘봄학교 본격 도입] 초등학생 방과후 학교와 돌봄을 통합한 늘봄학교가 1학기에 전국 2000개 초등학교에서 운영되고 2학기부터 전국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된다. [유치원·어린이집 관리체계 일원화] 연속성 있는 교육·돌봄 정책 추진을 위해 보건복지부와 시도·시군구에서 담당하는 영유아 보육 업무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으로 넘어간다. [악성민원 피해교원 보호 강화] 보호자 악성민원이 3월 28일부터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지정된다. 피해교원 요청 없이도 형사 고발이 가능해진다. [한부모가족 지원 확대]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 지원금이 월 20만원에서 21만원으로 오르고 지원 자녀 나이도 18세 미만에서 고교 재학생으로 확대된다. [저소득 다문화 자녀 교육활동비 지원] 중위소득 50% 초과, 100% 이하 다문화가족 자녀에게 교육비가 지원된다. 초중고생에게 연 40만원, 50만원, 60만원씩이다. [청소년부모 양육비 지원 확대] 부모 나이가 모두 24세 이하인 부모에 대한 양육비 지원액이 자녀 1인당 월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인상된다. [스토킹 피해자 주거지원 사업 확대] 스토킹 피해자에게 최대 30일간 원룸·오피스텔을 지원하는 긴급 주거지원 사업이 하반기 전국으로 확대 실시된다. [고립·은둔 청소년 심리 지원] 고립·은둔 청소년 가정방문 상담, 방문 학습·치유 지원 등 맞춤형 서비스가 3월에 도입된다. 서비스가 끝나면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와 연계한 지원이 이뤄진다. 보건·복지·고용 [최저임금 인상] 시간당 최저임금이 9860원으로 인상된다. 8시간 기준 7만 8880원, 주 40시간 기준 월 환산액은 206만 740원이다. 상여금, 식비·숙박비·교통비 등 복리후생비는 모두 최저임금에 산입된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 지원 확대] 지난해 월 162만 1000원이었던 생계급여(4인 가구)가 183만 4000원으로 21만 3000원 오른다. [첫만남 이용권 다자녀 가구 확대] 첫째 아이 출생 시 200만원을 주던 첫만남이용권 바우처가 둘째 아이부터 300만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확대된다. 1월 1일 이후 출생아부터 적용된다. [부모급여 지원금액 확대] 0~1세를 대상으로 하는 부모급여가 0세 아동은 월 7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1세 아동은 월 35만원에서 50만원으로 확대된다. 올해 출생아부터 적용된다. [6+6 부모육아휴직제 시행] 출생 18개월 이내 자녀의 부모가 동시 혹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첫 6개월에 부모 각각의 육아휴직 급여가 최대 월 450만원(통상임금의 100%)까지 지원된다. [영아반 인센티브 시행] 출생아 감소에 영향을 받는 민간·가정 어린이집 영아반의 안정적 운영을 돕기 위해 인원이 정원의 50% 이상일 때 부족한 만큼 보육료가 지원된다. [국가기술자격시험 응시료 50% 지원] 34세 이하 청년이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시행하는 국가기술자격 시험에 응시하면 1인당 연 3회까지 응시료의 50%가 지원된다. [국민 마음건강 돌봄 서비스 실시] 우울·불안 등으로 심리상담이 필요하거나 자살 고위험군 등에 해당하는 8만명을 대상으로 하반기부터 심리상담이 제공된다. 회당 최대 60분, 평균 8회 이뤄진다. [청소년 마약 예방교육 확대] 유아, 초중고생 등 청소년 196만명과 군인·경찰 등 성인 6만명 등 연간 202만명 대상으로 맞춤형 마약류 예방 교육이 실시된다. 문화·환경 [문화재, 국가유산으로 변경] 5월 17일부터 재화적 성격이 강한 ‘문화재’란 명칭이 과거·현재·미래가치를 포함하는 ‘국가유산’으로 변경된다. [공연관람권 암표 매매 금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티켓을 예매하고 부정 판매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 3월 22일부터 확률형 아이템을 제공하는 모든 게임물 홈페이지와 광고·홍보물에 확률형 아이템 종류와 확률 정보가 공개된다. [통합문화이용권 지원금 인상]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6세 이상 차상위계층 258만명을 대상으로 한 통합문화이용권 1인당 지원금이 연 11만원에서 13만원으로 18% 인상된다. [인공지능 홍수예보체계 도입]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홍수예보 기술이 5월에 도입된다. 지난해 전국 75개였던 홍수특보 지점은 223개 지점으로 확대된다.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 대구·경북 팔공산 도립공원이 23번째 국립공원으로 승격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이어 국정과제로 채택된 사항이다. 2016년 태백산 국립공원 승격 이후 8년 만이다. 산업·교통·에너지 [K드론 배송 사업 본격 시행] 3월부터 섬·공원·항만 등에서 3㎏ 이하 일반 택배나 치킨 등을 주문하면 드론으로 받을 수 있다. 비용은 섬 5000원, 공원 3000원. [통신비 부담 완화] 상반기 4만원대 중반 5G 요금제가 3만원대로 인하된다. 선택권이 제한적인 30GB 이하 구간 요금제도 데이터 제공량이 세분화된다. 30만~80만원대 중저가 단말기 3~4종이 상반기 출시된다. [GTX A 수서~동탄 개통]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 수서~동탄 구간이 3월 개통한다. 버스나 지하철로 70분 이상 걸리던 거리를 약 19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이자 경감] 제2금융권에서 5% 초과 7% 미만 금리로 대출받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납부한 이자 중 일부를 환급받을 수 있다. [소상공인 전기요금 특별지원] 에너지 요금 인상에 취약한 영세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고자 전기요금 특별지원 사업이 한시적으로 신설된다. 2520억원이 투입된다. [상표 공존 동의제 시행] 5월부터 먼저 등록·출원된 상표와 같거나 비슷해도 선권리자가 동의하면 등록이 가능하다. 농림·수산·식품 [‘천원의 아침밥’ 확대] 결식률이 높은 대학생에게 양질의 식사를 값싸게 지원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전국 대학교로 확대된다. 지원 규모는 233만명에서 397만명으로 늘어난다. [농촌 왕진버스 도입] 농촌 주민의 질병 예방과 관리를 위해 양·한방 의료, 치과·안과 검진 등을 제공하는 농촌 왕진버스가 3월 도입된다. [반려동물 행동지도사 국가자격 시행] 4월 27일 이후 반려동물 행동지도사 국가자격 시험이 처음 시행된다. 1차 필기, 2차 실기시험으로 치러진다. [진료비 게시 동물병원 확대] 진료비를 사전 게시해야 하는 동물병원 기준이 현행 수의사 2명 이상 동물병원에서 모든 동물병원으로 확대된다. [농촌 소멸 대응 펀드 조성] 정부·지방자치단체·민간이 공동 출자해 비수도권 지역 농식품 기업에 중점 투자하는 500억원 규모 지역경제 활성화 펀드가 하반기 조성된다.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첫 유치] 미식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행사가 3월 24~26일 서울에서 열린다. 아시아 지역 최고 레스토랑 50곳의 순위를 발표하는 행사다. [K미식벨트 조성] 국내 특색 있는 향토 음식을 관광 상품과 연계한 K미식벨트가 올해 1곳, 2032년까지 전국에 30곳 들어선다. 국방·병무 [병 봉급 인상] 병장 봉급이 월 100만원에서 125만원으로 오른다. 상병은 8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일병은 68만원에서 80만원으로, 이병은 60만원에서 64만원으로 인상된다. [장병 내일준비적금 지원금 인상] 전역 시 목돈 마련을 위한 장병내일준비적금의 정부 지원금이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오른다. [초급간부 단기복무 장려금 인상] 단기 복무 초급장교에 대한 장려금이 9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단기복무 부사관 장려수당이 75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오른다. [병사 대상 플리스형 스웨터 보급] 겨울철 복무 여건 향상을 위해 간부에게만 보급되던 플리스형 스웨터가 입대 병사들에게까지 보급된다. [병역면탈 조장 글 처벌 신설] 5월 1일부터 온라인에서 병역 면탈을 조장하는 글을 게시하거나 유통한 사람은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육군 사이버작전병 신설] 육군의 사이버전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사이버 위협 식별·예방, 해킹 대응 기술 개발 등을 수행하는 전문특기병인 사이버작전병이 생긴다. 행정·안전·질서 [중대범죄자 ‘머그샷’ 공개] 기존 특정강력범죄자와 성폭력범죄자 외에 중상해·특수상해 범죄자,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조직·마약범죄자의 신상과 ‘머그샷’ 공개가 가능해진다. [스토킹 가해자 위치 추적 장치 부착] 올해부터 스토킹 가해자의 위치를 실시간 감시할 수 있다. 피해자는 국선변호사를 통해 법률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공무원 7급 시험 응시 연령 하향] 청년 인재의 공직 진출 기회를 확대하고자 국가공무원 5·7급 공채시험 응시 연령이 ‘20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내려간다. [법령상 인력의 학력 기준 완화] 학력 제한에 따른 고용 기회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4년제 대학 졸업자’ 등으로 제한됐던 학력 기준이 ‘전문대학 또는 특성화고교 졸업자’로 완화된다. [허위 전입신고 원천 차단] ‘나 몰래 전입신고’를 차단하기 위해 전입자 확인이 의무화된다. 전입자는 신분증 원본을 제시해야 한다. 단 신고자의 배우자 또는 직계혈족이면 제시하지 않아도 된다. [교통위반 신고 안전신문고로 일원화] 경찰청 교통법규 위반 신고 시스템 ‘스마트국민제보’가 1분기부터 ‘안전신문고’로 통합된다. [공익신고 신고 포상금 상향] 공익신고·보조금에 대한 부정 청구 신고 포상금 지급 한도액이 최대 2억원에서 최대 5억원으로 늘어난다.
  • 청룡 기운 받고 행복하세龍[조현석기자의 투어노트]

    청룡 기운 받고 행복하세龍[조현석기자의 투어노트]

    ‘용’(龍)은 열두 띠 동물 중 유일하게 세상에 없는 상상 속 동물이다. 초자연적 힘을 가진 신령스러운 영물로 인식되면서 동양 문화권에서는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예로부터 특별한 곳에는 용 문양을 사용했다. 임금이 입는 곤룡포(龍袍)와 임금의 앉는 용상(龍牀) 등 왕실을 상징하는 문양으로 쓰였다. 불교계에서는 불법을 지키는 수호자로 인식되면서 사찰 건축에 사용됐다. 민간에서는 귀한 옷과 그림, 도자기, 가구 등에 용 문양을 활용했다.2024년은 청룡을 상징하는 갑진년(甲辰年)이다. 용은 입신양명, 성공, 재물, 출세 등을 상징한다. 청룡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국내 명소들을 소개한다. 살아 숨쉬는 듯한 화려한 용 문양을 볼 수 있는 곳은 궁궐이다. 용은 왕권과 권력, 수신, 풍요를 상징하는 동물로 왕실을 제외하고 일반인들이 화려한 용 문양을 함부로 사용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경복궁 용조각·근정전 칠조룡 조선 시대의 정궁(正宮)인 경복궁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동물은 용이다. 정문인 광화문 중앙에 용 조각이 새겨져 있고 근정문 앞에 있는 영제교에도 용이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조각상이 서 있다. 왕이 연회를 베풀었던 경회루 연못에서는 화재를 방지하기 위해 청동으로 만든 용 2마리를 넣었다고 한다. 청동룡은 1997년 출토돼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다.경복궁의 중심인 근정전 천장 중앙에는 금박을 입힌 ‘칠조룡’(七爪龍) 한 쌍이 있다. 근정전은 임금이 문무백관의 조하를 받거나 국가 의식을 거행하고, 외국 사신을 접견하던 곳이다. 현존하는 한국 최대의 목조 건축물로 국보 223호로 지정돼 있다. 근정전 옥좌 바로 위에 새겨진 용 조각의 발톱이 7개에 이른다. 용의 발톱 수는 대체로 용의 격을 나타내는데 통상적으로 5개의 발톱을 가진 ‘오조룡’(五爪龍)은 황제만 사용할 수 있었고 제후국의 왕은 4개의 발톱을 가진 ‘사조룡’(四爪龍) 문양을 사용했다. 근정전에 칠조룡이 있는 것은 1867년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우리나라의 자주와 자존의 염원을 담은 것이라고 전해진다. 덕수궁 중화전 천장에도 쌍룡 대한제국의 황궁인 덕수궁 중화전 천장에도 쌍룡이 그려져 있다. 한 마리는 사조룡, 다른 한 마리는 오조룡으로 각각 조선과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한다. 봉황이 새겨진 다른 궁궐과 달리 왕이 다니던 중화전 계단에도 두 마리의 용이 새겨져 있다. 국내에는 용에 대한 전설이 전해지는 사찰이 많이 있다. 불교에서 용은 부처님과 불법을 지키고 중생을 극락의 세계로 인도하는 수호신으로 여겨졌다. 참된 지혜와 깨달음을 얻은 중생이 극락정토로 가기 위해서는 용의 형상을 한 배인 ‘반야용선’(般若龍船)을 타고 건너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사찰에서는 불전의 기둥이나 외벽 등에서 용 문양을 볼 수 있고 범종의 고리 역할을 하는 종뉴(鐘紐)에 사용되고 있다.‘해돋이 맛집’ 부산 해동용궁사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로 꼽히는 부산 해동용궁사(海東龍宮寺)는 한 가지 소원을 꼭 이뤄 준다는 ‘관음성지’ 중 한 곳이다. 시원스레 펼쳐진 바다와 기암절벽을 마주한 해동용궁사는 이름처럼 곳곳에서 용 기운이 느껴진다. 임진왜란 당시 소실됐다가 1930년 통도사 운강 스님이 보문사라는 이름으로 중창했고 1974년 정암 스님이 관음도량으로 복원했다. 정암 스님이 백일기도를 하다 꿈에 흰옷을 입은 관세음보살이 용을 타고 승천하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해동용궁사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해동용궁사는 해돋이 명소로 아침 일찍 방문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정조가 용꿈 꾼 화성 용주사 경기 화성의 용주사(龍珠寺)는 1790년 조선 정조가 비명에 숨진 아버지 사도세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세운 사찰이다. 인근에 사도세자의 무덤인 융릉과 정조의 무덤인 건릉이 있다. 낙성식 전날에 정조가 ‘용이 입에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올라가는 꿈을 꾸었다’고 해서 용주사라는 이름을 얻었다. 용주사에는 고려시대 초기에 만들어진 동종(銅鍾·국보 120호)이 있다. 한국 전통 양식을 충실하게 갖춘 종으로 종의 고리 역할을 하는 용뉴에는 여의주를 문 용이 두 발로 종 꼭대기 판을 딛고 전체를 들어 올리는 형상을 하고 있다. 아홉 마리 용이 살던 원주 구룡사 강원 원주 치악산 구룡사(龜龍寺)는 668년 신라 문무왕 때 의상 대사가 창건한 절로 원래 절터에 아홉 마리의 용이 살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국내에는 용과 관련된 지명은 물론 폭포, 바위, 섬 등이 적지 않다. 국토지리정보원 통계에 따르면 ‘십이지’(十二支) 동물과 관련된 지명 중 용 관련 지명이 1261개로 가장 많다. 서울 용산(龍山), 경기 용인(龍仁) 등 행정지명을 비롯해 용천(龍川), 용소(龍沼), 용추(龍湫), 용암(龍岩) 등 용을 닮은 지형과 전설에서 유래한 지명들도 많다.용머리 닮은 제주 용두암 제주도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용두암(龍頭岩)은 갑진년을 맞아 우정사업본부에서 최근 발행한 연하 엽서에 등장했다. 용두암을 배경으로 떠오르는 일출 그림엽서로 희망이 가득한 새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다고 한다. 용두암은 화산폭발로 생긴 용암이 파도에 침식돼 형성된 높이 10m가량의 화산암이다. 바위의 모습이 용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용두암으로 불린다. 한라산 신령의 옥구슬을 훔쳐 승천하려던 용이 한라산 신령이 쏜 화살에 맞아 떨어져서 돌로 굳어졌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인근에는 용이 놀던 연못이라는 전설이 전해져 오는 용연(龍淵)이 있다. 용두암에서 도두항으로 바닷길을 따라 이어지는 용담~도두 해안도로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드라이브 코스이기도 하다.용이 승천했다는 고흥 용바위 전남 고흥의 용바위(龍巖)는 용이 암벽을 타고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다. 고흥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용바위는 바다와 맞닿은 120m 높이의 바위산으로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충남 홍성의 용봉산(龍鳳山)은 ‘제2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아름다운 산세가 거침없이 나아가는 용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다. 속초 비룡폭포·예천 회룡포 강원 속초의 비룡폭포(飛龍瀑布)는 설악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폭포로 네 발 달린 용에게 처녀를 바쳐 용을 하늘로 올려보냄으로써 심한 가뭄을 해결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경북 예천의 회룡포(回龍浦)는 용이 날아오르면서 크게 한 바퀴 돌아간 자리에 강물이 흘러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한편 서울 종로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은 용의 해를 맞아 내년 3월 3일까지 용에 얽힌 다양한 문화적 상징과 의미를 소개하는 특별전 ‘용(龍), 날아오르다’를 연다. 전시회에는 신앙, 설화, 놀이, 그림, 건축, 복식, 풍수 등 한국 민속문화 속 용의 다채로운 모습과 상징을 총망라했다.
  • [신년사] 강성삼 하남시의회 의장 “견제의 칼날은 더 매섭게 세우고, 지방시대 주역으로 바로 설 것”

    [신년사] 강성삼 하남시의회 의장 “견제의 칼날은 더 매섭게 세우고, 지방시대 주역으로 바로 설 것”

    강성삼 하남시의회 의장이 2024년 갑진년을 맞이해 미리 배포한 신년사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다음은 강성삼 하남시의회 의장 신년사 전문 2024년 갑진년(甲辰年) 신년사 존경하는 하남시민 여러분!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가 주는 가장 큰 선물은 희망일 것입니다. 지난해의 고단함은 다 비워 내시고 그 자리에 새해가 주는 꿈과 희망을 가득 채워 나가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시민 여러분의 성원과 기대 속에 지난 2022년 7월 출범한 제9대 하남시의회가 출범한 지 어느덧 1년 반이 지났습니다. 10명의 하남시의회 의원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생활 정치, 그 숙명의 현장에서 하루를 분 단위로 쪼개가며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사랑하는 33만 하남시민 여러분! 불안한 국제 정세와 세계 경제 위기로 인한 불확실성과 위험 속에 새해를 맞이하게 되어 마음이 아주 무겁습니다. 올해 경기 전망은 더 어둡고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모두가 비장한 각오로 임해야 합니다. 집행부의 감시와 견제는 기본이고 정책의 기틀이 되는 조례를 만들고 정책의 동력이 되는 예산을 심의하는 지방의회야말로 정책의 알파와 오메가를 주관하는 ‘최종 결정권자’입니다. 하남시의회는 대의민주주의를 실현해나가는 기관으로서 기본에 충실한 한 해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첫째, 하남시의회는 우리 지역사회 곳곳에 널린 걸림돌은 걷어내고, 발전의 주춧돌은 깔고, 상생과 협력의 디딤돌을 놓는데 모든 의정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면서 정책을 세밀하게 가다듬고 시민의 시각에서 격려와 질정(質正)을 하는 의회로 거듭나겠습니다. 둘째, 시민 여러분들이 부여하신 엄중한 민의를 마음속에 굳게 새기고 자율성·전문성·책임감을 갖추고 오로지 시민의 편에 서서 집행부에 대한 견제·감시 기능을 충실히 하겠습니다. 견제의 칼날을 더 매섭게 세워 시정을 깊고, 자세하게 들여다보겠습니다. 특히 재난‧재해가 일상화된 지금, 안전에 마침표는 없습니다. 안전과 직결된 위기대응에 허점은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셋째,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행동양식이 필요합니다. 지방시대를 선두에서 이끌 지방의회는 여전히 조직권‧예산편성권이 없는‘반쪽 자치’의 현실 위에 놓여 있습니다. 국회에는 국회법이 있지만, 지방의회에는 지방의회법이 없습니다. 지방의회법 제정을 통해 집행부의 부속기관으로 치부되던 과거와 결별하고 지방시대의 주역으로 바로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33만 하남시민 여러분! 조병화 시인은 시‘해마다 봄이 되면’에서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라고 노래했습니다. 2024년 하남시의회는 봄처럼 부지런하고 봄처럼 새로운 대의기관으로 거듭나 시민 여러분께 꿈과 희망을 선사하겠습니다. 올 한 해도 하남시의회를 많이 응원해주시고 적극적인 고견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시길 당부드리겠습니다. 갑진년(甲辰年) 새해를 맞아 시민 여러분께서 용처럼 하늘 높이 멀리 도약하여 뜻한 목표를 달성하시고, 힘찬 기운으로 시작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4년 1월 1일 새해 아침 하남시의회 의장 강성삼
  • 8개월 아기가 숨진 그날, 엄마는 모텔에 있었다 [사건파일]

    8개월 아기가 숨진 그날, 엄마는 모텔에 있었다 [사건파일]

    분윳값도, 기저귓값도 없었다. 우편함에는 ‘연체금을 포함한 건강보험료 16만 1740원을 납부하라’는 독촉장이 꽂혀 있었다. 성매매로 임신해 아이 아빠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홀로 1.87㎏ 아이를 낳아 기른 A(37)씨에게 도움을 주는 이는 없었다. 가족과는 연락을 끊었고, 지능이 낮아 업무처리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공장에서도, 옷가게에서도 쫓겨나기 일쑤였다. 정부에서 기초생계급여와 한부모 아동양육비로 다달이 주는 돈은 137만원. 월세, 기저귀, 분유, 난방비, 전기, 수도, 통신요금, 밥값, 옷값, 병원비 등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공과금은 밀렸고, 당장 아이를 먹일 분윳값을 벌러 나가야 했다. A씨는 그렇게 성매매를 직업으로 삼게 됐고, 미숙아였던 아이는 또래 아이 평균의 발육으로 커가고 있었다. 2022년 5월 21일. ‘5시간에 35만원.’ A씨는 그날이 아이를 보는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 배가 고파 우는 아이 입에 젖병을 물리고, 긴 베개를 올려 고정했다. 성매수남한테 돈을 받아 모텔에 있던 A씨는 가끔 아이를 돌봐주던 지인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당장은 돌봐줄 수 없다’는 답을 받았다. 집을 비운 지 두 시간이 지나 아이를 보러 간 지인은 아기가 긴 베개에 얼굴이 깔린 채 숨을 쉬지 않는 것을 발견했고, A씨에게 전화해 알렸다. “밖에 나갔다 왔는데, 아기가 숨을 쉬지 않아요.” A씨는 112에 신고했고, 성매매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취약계층을 보호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실제로 그녀는 정부가 지원하는 각종 복지제도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검찰도 항소를 포기해 재판은 1심으로 종결됐다. 1심 재판부는 “취약계층을 적절히 보호하지 못한 우리 사회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애정을 갖고 피해자를 보호·양육해 왔다. 단지 범행의 결과를 놓고 전적으로 피고인만을 사회적으로 강도 높게 비난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지적 능력 및 업무수행 능력, 경제적 형편 등 여러 사정을 봤을 때 우리 사회에서 상대적 열위에 놓여 있는 사회적 보호 대상이라고 볼 여지가 크고, 정상적인 다른 직업을 얻어 필요한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대한민국 헌법 제36조 2항에는 ‘국가는 모성의 보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피고인에 대한 일부 재정적 지원만으로는 자활 수단이 충분하게 마련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