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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교 때 억울한 판정 겪어 심판되기로 결심했죠”

    “고교 때 억울한 판정 겪어 심판되기로 결심했죠”

    “학창시절에 농구를 하면서 억울한 판정을 받았어요. 제대로 알아야 어필할 수 있다는 생각에 관심을 갖다 보니 심판이 됐습니다.” 한국프로농구(KBL)의 장준혁(50) 심판은 KBL 유일의 원년 멤버로 비선수 출신이다. 대학교 4학년이던 1997년 심판에 데뷔해 출장하기 시작해 지난달 2일 KBL 최초로 1000경기 출장을 달성했다. 2일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장 심판은 “고등학교 때 대구협회장기와 영남대 총장기 대회에서 억울한 심판 판정을 받으면서 심판에 관심이 생겼다”면서 “대학생이 되고 나서 대한농구협회에서 진행하는 심판강습회를 몇 년 동안 들었고 동아리 경기 심판도 종종 봤다”고 했다. 이어 “체육교육을 전공해서 부산에서 교생 실습을 했는데 심판 교육에 시간 맞춰 참석하려고 비행기를 타고 다녔을 정도로 너무 재밌었다”고 밝혔다. 억울한 판정으로 인생이 바뀌었지만 장 심판은 자신의 오심으로 인해 인생이 또 한번 바뀌었다. 2004년 대구 동양과 창원 LG의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이었다. ‘실린더룰’(농구에서 림 위쪽에 들어가 있는 공은 건드릴 수 없도록 한 규정) 등을 적용하는 데 있어 오심 논란이 불거졌고, KBL은 이 경기에 나선 모든 심판들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장 심판도 자격정지 2년을 받았다. 인생에 위기가 찾아왔지만 좌절하거나 원망하지 않았다. 장 심판은 미국 프로농구(NBA) 서머리그에 연수를 갔고, 한국과 달리 위치 잡는 법부터 시작해 NBA의 세밀한 교육을 받으면서 새롭게 눈을 뜨게 됐다. 오심에 대한 정상참작이 이뤄지면서 몇 달 뒤 코트에 복귀한 그는 6차례(2008~2010·2012·2013·2015년) 심판상을 수상하는 등 KBL을 대표하는 심판으로 자리매김했다. 베테랑 심판이지만 여전히 판정이 어려운 상황이 많다는 장 심판은 “‘손이 눈보다 빠르다’는 영화 대사는 농구도 마찬가지”라며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터치아웃이 특히 분간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변명 같지만 선수들의 자유투 성공률이 100%가 아닌 것처럼 오심은 매 경기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잘한 판정보다 오심이 더 크게 부각되는 것이 심판의 숙명”이라고 했다. 오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테크놀로지가 발전하면서 심판들도 기로에 서 있다. 그러나 장 심판은 “농구는 야구처럼 로봇심판까진 아니겠지만 비디오 판독은 잘못된 판정을 바로잡으면서 신뢰성도 높이고 심판들도 경각심을 가질 수 있어 찬성”이라고 했다. 글 사진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박원순 “신도 정보 폐쇄한 신천지, 살인죄 적용 가능”

    박원순 “신도 정보 폐쇄한 신천지, 살인죄 적용 가능”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총회장 등을 살인죄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2일 박 시장의 발언은 신천지 교인 명단 등을 협조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속 조치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교인 명단 등 자료를 요구했는데도 신천지 측이 늑장을 부리다가 일주일 후인 지난달 28일에야 교육생이 포함된 명단을 줬다”면서 “자기 행위로 인해 위험 발생을 야기한 경우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만희 총회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모든 것에 협조해야 하는데 신도 정보 등을 폐쇄하고 있다”며 “적어도 미필적 고의로 인해 처벌받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전날인 1일 이 총회장과 12개 지파장을 살인죄, 상해죄, 감염병 예방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코로나 사태 확산은 대통령과 정부의 초동 대응 실패, 이후 부실 늑장 대응 때문”이라며 “그러나 박 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만희 체포, 신천지 해체를 주장하며 확산 책임을 신천지로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권경애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감염병 재난 정국에서 튀어 보려는 정치인들의 공포스러운 쇼맨십”이라면서 ‘과잉정치’라고 비판했다. 권 변호사는 “박 시장의 고발 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지자들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며 “선을 넘어도 너무 넘었다”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에 “살인죄까지 등장하고… 신천지가 도의적 책임이 있긴 하지만 의도적으로 코로나를 살포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코로나19 추경’ 6조 2000억 이상…대구·경북 별도 배정키로

    ‘코로나19 추경’ 6조 2000억 이상…대구·경북 별도 배정키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논의하면서 특히 피해가 심각한 대구·경북 지역 지원 예산을 따로 배정하기로 했다. 또 중소기업·소상공인 긴급경영안정자금을 2조원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추경예산 편성 당정협의’ 후 브리핑에서 “정부는 추경안 편성 과정에서 민주당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반영하기로 했다”며 추경안 편성 방향을 밝혔다. 중소기업·소상공인 긴급경영자금 2조 확대 우선 당정은 소상공인·중소기업 긴급경영안정자금과 소상공인 초저금리 대출을 2조원씩 확대하고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의 특례보증도 2조원 확대 지원하기로 했다. 코로나 확진자 방문으로 일시 폐쇄된 영업장의 재개를 지원하고, 온누리상품권 5천억원 규모를 추가로 발행할 방침이다. 임대인의 자발적 임대료 인하에 대한 인센티브 방안도 검토한다. 특히 해결이 시급한 대구·경북 지역에 대해 의료 인프라 구축,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긴급자금 지원,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지원예산을 별도 배정하기로 했다. 피해 지역의 경기 회복을 위해 ‘코로나19 지역고용대응 특별지원 사업’을 도입하고,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를 3조원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또 신속한 감염병 치료와 확산 방지를 위해 의료 현장에 음압병실과 음압구급차, 검사·분석 장비 확충하는 비용, 정부의 방역 조치 이행에 따른 의료기관 손실 보상과 경영 안정화를 위한 융자자금, 입원·격리자의 생활지원비를 추경에 반영할 예정이다. ‘메르스 추경’(6조 2000억원) 이상으로 편성 아울러 국민의 생활 안정을 위해 아이를 둔 부모 236만명에게는 아동양육 쿠폰을 지급한다. 위축된 소비를 다시 촉진하기 위해 저소득층에게는 소비 쿠폰을, 고령층에게는 보수의 30%를 상품권으로 수령할 경우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고효율 가전기기 구매금액 10% 환급도 대폭 확대키로 했다. 당정은 이러한 내용을 반영한 추경안을 이번 주 중 국회에 제출하고 2월 임시국회에서 조속히 처리하기로 했다. 조 정책위의장은 추경 규모에 대해 “2015년 메르스 사태 추경예산 6조 2000억원을 넘는 세출예산을 편성하게 될 것”이라며 “예비비도 대폭 보강하는 방안을 같이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협의에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 이인영 원내대표, 이춘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전해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구윤철 기재부 2차관 등이 참석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소리·빛 잃은 세상서도… 예술은 피어났다

    소리·빛 잃은 세상서도… 예술은 피어났다

    넘실대는 파도 위에 우뚝 선 나무의 잎사귀들이 무성하다. 찻잔 안에 담긴 수많은 꽃들도 제각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채색 동양화 기법으로 그린 그림들은 초현실적이면서 동화적인 감성을 담고 있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질적이고 낯선 사물들 간의 조화. 한국화를 전공한 이우주(31)가 추구하는 유토피아의 세계다. 이 작가가 조화로움과 유토피아를 작품 주제로 택하게 된 건 청각장애라는 신체적 환경의 영향이 컸다. 보청기를 빼면 진동 정도만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난청인 그는, 비장애인이 경험하지 못하는 ‘들리지 않는 세계’와 ‘들리는 세계’를 분리하지 않고 통합해서 조화로움을 보여 주는 작업에 마음이 끌렸다고 했다. “몇 년 전 일부러 보청기를 빼고 2주간 생활한 적이 있는데 처음엔 불안감이 아주 심했어요. 하지만 좀 지나고 보니 들리지 않아서 불안한 게 아니라 사람은 원래 불안한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이 경험에서 들리지 않으니까 한 부분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장점도 깨달았다고 했다. “들리는 것과 들리지 않는 것은 완전히 다른 세상의 언어가 아니며, 서로 조화를 이룰 때 유토피아가 펼쳐진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이선근(33) 작가의 회화 작품들은 톡 쏘는 듯한 강렬한 원색과 다양한 색의 조합이 특징이다. 비 오는 풍경을 그린 ‘레이니 데이’는 화폭의 절반을 초록색으로 칠했다. “어릴 때 밖에서 놀다가 비가 오면 주변 풍경이 한층 초록색으로 보이잖아요. 시력이 안 좋다 보니까 선명함의 강도가 더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는 왼쪽 눈으로만 세상을 본다. 오른쪽 시력은 선척적으로 약했다. 화가는 어릴 때부터 꿈이었다. 후천적으로 시력을 잃었다면 상황이 달랐을지 모르지만, 한쪽 눈으로 보는 게 당연했던 그에게 시각장애는 화가의 길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차이점은 있다. 시감각에 대해 사유를 많이 하고, 추상화를 그려도 형태에 대한 강박이 있다고 한다. 그는 “전장에서 총알을 모으듯 다양한 브랜드의 물감을 수집하는 데 집착하는 성향도 있다”며 웃었다.격렬하게 흔들리거나, 흔적 없이 뭉개진다. 황성원(48)의 흑백사진들은 대체로 형체를 알아보기 어렵다. 얼핏 수묵 추상회화 같다. 작품의 제목은 모두 같다. 사물과 내가 조화를 이뤄 하나가 된다는 ‘물아일체’(物我一體). 대학에서 응용회화를 전공하고 직장생활을 하던 중 희귀 질환인 강직성 척추염을 앓게 된 그는 극심한 통증으로 앉아서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되자 사진을 창작 도구로 택했다. 생활반경이 좁아진 탓에 아파트 창으로 보이는 하늘과 집 근처 주변 풍경을 촬영 대상으로 삼았다. 팔의 통증 때문에 카메라를 눈높이까지 들 수 없어 양손에 올려놓은 채 걸으면서 찍었다. 흔들리는 걸음에 따라 렌즈는 의도하지 않았던 독특한 풍경들을 포착해냈다. “피사체의 형태가 뭉개지고, 해체되지만 본질이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마치 통증이 있다가도 없어지고, 감정이 생겼다가도 사라지는 것처럼요. 그런 것들이 일맥상통하게 느껴져 제목을 물아일체로 지었죠.”신체적 한계를 창작의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 삼아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각언어를 구축하는 세 작가의 그룹전 ‘감각의 섬’이 서울 강남구 신한갤러리역삼에서 열리고 있다. 이들은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장애예술인 전문 레지던시 ‘잠실창작스튜디오’의 전·현직 입주작가들이다. 이선근 작가와 이우주 작가는 올해 입주작가이고, 황성원 작가는 2018년 레지던시에서 작업했다. 2010년 설립된 잠실창작스튜디오는 매년 15명 안팎으로 장애예술인을 선발해 작업 공간을 지원한다. 재작년부터 신한은행과 문화예술지원 협약을 맺어 매년 입주작가 전시회도 열고 있다. 심지영 신한갤러리역삼 큐레이터는 “세 작가가 매체도 다르고, 표현 방식도 다르지만 환경의 제약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의 예술세계관을 만들어냈다는 공통점이 돋보이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4월 27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공지영, 대구 강조 코로나 현황에 “투표의 중요성”…진중권 “미쳤군”

    공지영, 대구 강조 코로나 현황에 “투표의 중요성”…진중권 “미쳤군”

    공지영, SNS에 코로나 현황·지난 선거 결과 올리며 “투표 잘합시다” 대구·경북 확진자 3000명 넘겨…사망 21명6·13선거서 대구·경북만 옛 한국당 소속 당선공지영 작가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구 확진 환자와 사망자 숫자가 강조된 전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현황과 지난 지방선거 시도지사 선거 현황표를 올리며 “투표를 잘합시다”라고 언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런 공 작가의 글에 대해 “드디어 미쳤다. 저게 이 상황에서 할 소리인가”라면서 “정치적 광신도가 저렇게 무섭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1일 SNS 등에 따르면 공 작가는 지난달 28일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 대구 확진 환자와 사망자 숫자가 강조된 전국 ‘코로나19 지역별 현황’과 ‘6·1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 그래픽을 이어 붙인 사진을 올리고 “투표 잘합시다”, “투표의 중요성. 후덜덜”이라는 말을 올렸다. 공 작가가 어떤 의도에서 이런 글을 올렸는지는 알 수 없으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000명이 넘어가는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환자를 치료할 병상이 없어 사람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해 죽어가는 상황에서 이런 투표를 종용하는 글을 올린 것은 잘못됐다는 부정적 여론이 쏟아졌다.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3736명으로 이 가운데 대구와 경북이 3260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은 상태며 전체 사망자 수도 4명이 추가로 숨지면서 21명으로 늘었다. 이날에도 80대 여성이 병상이 없어 자가격리 중에 숨지는 등 4명이나 자택 격리 과정에서 숨졌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옛 자유한국당 소속 광역단체장 당선자 역시 대구와 경북 2곳에서만 배출됐다. 진중권 “이 상황에서 할 소리인가…영혼이 완전히 악령에 잡아먹힌 듯” 누리꾼 “지역시민은 두려움 떠는데 조롱하고 싶냐”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런 공 작가의 글에 대해 거세게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공 작가가 글을 올린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 공 작가의 해당 트윗을 캡처한 사진을 링크하면서 “공지영. 드디어 미쳤군. 아무리 정치에 환장을 해도 그렇지. 저게 이 상황에서 할 소리인가?”라고 비난했다. 그는 “정치적 광신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라면서 “영혼이 완전히 악령에 잡아먹힌 듯. 멀쩡하던 사람이 대체 왜 저렇게 됐나요?”라고도 지적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공 작가의 의도에 대해 찬성했지만 상당수는 “지금 상황에서 할 소리는 아니네요”, “한 지역 시민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데 이런 식의 조롱이 하고 싶으십니까”, “사람이 죽어 나가는데 이따위 소리를 하네” 등의 비판 댓글을 달았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전문] 문 대통령 “코로나19, 단합으로 위기에 강한 저력 보여주자”

    [전문] 문 대통령 “코로나19, 단합으로 위기에 강한 저력 보여주자”

    101주년 3·1절 기념사“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독립운동가 최고 예우”문재인 대통령은 1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는 잠시 우리의 삶을 위협할 수 있지만 우리의 단합과 희망을 꺾을 수는 없다”면서 “단합으로 위기에 강한 우리의 저력을 발휘하자”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배화여고에서 열린 제101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억압을 뚫고 희망으로 부활한 3·1독립운동 정신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힘이 됐듯 코로나19를 이기고 우리 경제를 활기차게 되살릴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구·경북 지역에 이어지고 있는 응원과 온정의 손길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저력”이라면서 “대구·경북은 결코 외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에도 보건 분야의 공동 협력을 강화하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사람과 가축의 감염병 확산에 남북이 함께 대응하고 접경지역의 재해재난과 한반도의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처할 때 우리 겨레의 삶이 보다 안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일제강점기 시절 항일무장투쟁에 앞장서며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의 승리를 견인한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카자흐스탄에서 봉환해 안장하게 됐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의 유해봉환이 우리에게 국가의 존재가치를 일깨우고 선열의 애국심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독립운동가 한분 한분을 기억하는 것이 우리 스스로의 긍지와 자부심을 일깨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독립운동가들의 정신과 뜻을 기리고 최고의 예우로 보답해나갈 것”이라고 거듭 역설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기념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비상한 시국에 3·1절 기념식을 열게 되었습니다. 여러모로 힘든 시기이지만 1920년 3월 1일 첫 번째 3·1절을 기념하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이곳 배화여고에서 3·1절 101주년 기념식을 열게 되어 매우 뜻깊습니다. 1919년 12월,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민주공화국의 첫 번째 달력 ‘대한민력’을 발간하면서 3월 1일을 독립기념일로 정하고 국경절로 표시했습니다. 임시정부는 3월 1일을 대한인이 부활한 성스러운 날(聖日)로 내무부 포고를 공포하며 상해에서 최초의 3·1절 기념식과 축하식을 거행했고, 배화학당을 비롯한 전국·해외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기념 만세시위가 열리는 구심 역할을 했습니다. 서대문 감옥에서는 유관순 열사와 독립운동가들이 목숨을 걸고 독립만세를 외쳤고, 동경과 블라디보스토크, 미국, 프랑스에서도 나라의 독립과 민족의 자주를 선언했습니다. 우리 겨레가 있는 곳 어디에서나 3·1독립운동 기념식은 일제강점기 내내 계속되었습니다. 일제는 특별경비와 예비검속으로 그날의 기억을 지우고 침묵시키고자 했지만, 학생들은 동맹휴학으로, 상인들은 철시로, 노동자들은 파업으로 3·1독립운동의 정신을 되살려냈습니다. 1951년 한국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외환위기가 덮쳐온 1998년에도, 지난 100년간 우리는 단 한 번도 빠짐없이 3·1독립운동을 기념하며 단결의 ‘큰 힘’을 되새겼습니다. 함께 하면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다시금 3·1독립운동으로 되새깁니다. 매년 3월 1일, 만세의 함성이 우리에게 용기를 주었습니다. 오늘의 위기도 온 국민이 함께 반드시 극복해 낼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1919년 한해에만 무려 1542회에 걸친 만세 시위운동으로 전국에서 7600여명이 사망했고 1만 6000여명이 부상했으며 4만 6000여명이 체포 구금되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일제의 탄압이 가혹했지만, 우리 겨레의 기상은 결코 꺾이지 않았습니다. 학생, 농민, 노동자, 여성이 스스로 독립과 자강, 실력양성의 주인공이 되면서 오히려 더 큰 희망을 키웠습니다. 1920년 1월 13일, 임시정부의 기관지 ‘독립신문’은 대한독립군 홍범도 의용대장의 권고문을 실어 무장투쟁의 정당성과 국토회복을 위한 각오를 다졌습니다. 1월 30일에는 서간도 신흥무관학교에서 봉오동, 청산리 전투의 주역이 될 76명의 졸업식이 열렸습니다. 민족교육운동으로 실력을 양성했고 여성의 교육과 권익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노동자들은 일제의 수탈과 억압에 저항했고 기업가들은 근대적 기업을 일구기 위해 분투했으며 국민들은 민족경제 자립운동을 펼쳤습니다. 자각한 국민들의 자강 노력이 이어지면서 1920년에만 무장항일 독립군의 국내 진공작전이 무려 1651회나 펼쳐졌습니다. 그해 6월, 우리 독립군은 일본군 ‘월강추격대’와 독립투쟁 최초로 전면전을 벌여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바로 홍범도 장군이 이끈 ‘봉오동 전투’였습니다. 임시정부는 이를 ‘독립전쟁 1차 대승리’라 불렀습니다. 1920년 3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독립군 북로군정서와 체코군 간에 무기 매수계약이 이뤄졌습니다. 9000명의 ‘인간사슬’로 연결해 운반해온 이 무기들이 10월 ‘청산리 전투’ 승리의 동반자가 되었습니다. 신식 무기로 무장하고 체계적으로 훈련된 군대와 식량과 의복을 지원한 우리 겨레 모두가 독립군이었고 승리의 주역이었습니다. 봉오동, 청산리 전투 100주년을 맞아 국민들과 함께, 3·1독립운동이 만들어낸 희망의 승리를 자랑스럽게 기억하고 싶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오늘 저는 온 국민이 기뻐할 소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의 승리를 이끈 평민 출신 위대한 독립군 대장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드디어 국내로 모셔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계봉우·황운정 지사 내외분의 유해를 모신 데 이어 ‘봉오동 전투 100주년’을 기념하며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방한과 함께 조국으로 봉환하여 안장할 것입니다. 협조해주신 카자흐스탄 정부와 크즐오르다 주 정부 관계자들, 장군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주고 묘역을 보살펴오신 고려인 동포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독립운동가 한분 한분을 기억하는 것이 우리 스스로의 긍지와 자부심을 일깨우는 일입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를 열어갈 힘을 키우는 일입니다. 정부는 독립운동가들의 정신과 뜻을 기리고 최고의 예우로 보답해나갈 것입니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봉환이 우리에게 국가의 존재가치를 일깨우고 선열의 애국심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왔습니다. 지난해 우리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목표로 ‘소재·부품·장비의 독립’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도 함께 하면 해낼 수 있다는 3·1독립운동의 정신과 국난극복의 저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쟁의 폐허 속에 우리는 단합된 힘으로 역량을 길렀습니다. 무상원조와 차관에 의존했던 경제에서 시작하여 첨단제조업 강국으로 성장했고, 드디어 정보통신산업 강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지금도 온 국민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고, 위축된 경제를 되살릴 수 있습니다. 우한의 교민을 따뜻하게 맞아주신 아산·진천·음성·이천 시민들과 서로에게 마스크를 건넨 대구와 광주 시민들, 헌혈에 동참하고 계신 국민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전주 한옥마을과 모래내시장에서 시작한 착한 임대인 운동이 전국 곳곳의 시장과 상가로 확산되고 있고, 은행과 공공기관들도 자발적으로 상가 임대료를 낮춰 고통을 분담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은 성금을 내고 중소 협력업체에 상생의 손을 내밀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방호복으로 중무장한 채 격리병동에서 분투하고 있습니다. 고통을 나누고 희망을 키워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박수를 보냅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 이어지고 있는 응원과 온정의 손길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저력입니다. 전국에서 파견된 250여명의 공중보건의뿐 아니라 자발적으로 모인 많은 의료인 자원봉사자들이 자신의 건강을 뒤로한 채 대구·경북을 지키고 많은 기업들과 개인들이 성금과 구호품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대구·경북은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 대구시와 경상북도와 함께 정부는 선별진료소와 진단검사 확대, 병상확보와 치료는 물론, 추가 확산의 차단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국민들께서 힘을 모아주실 것이라 믿으며 반드시 바이러스의 기세를 꺾는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믿습니다. 정부는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올려 전방위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비상경제 시국’이라는 인식으로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데도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소상공인·중소기업, 관광·외식업, 항공·해운업 등에 대한 업종별 맞춤형 지원을 시작했고, 보다 강력한 피해극복 지원과 함께 민생경제 안정,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전례 없는 방안을 담은 ‘코로나19 극복 민생·경제 종합대책’도 신속하게 실행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예비비를 적극 활용하고 추경 예산을 조속히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겠습니다. 국회에서도 여야를 떠나 대승적으로 협조해주시기로 했습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방역의 주체’입니다. 서로를 신뢰하며 협력하면 못해낼 것이 없습니다. 안으로는 당면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밖으로는 한반도 평화와 공동 번영을 이뤄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독립이며 새로운 독립의 완성입니다. 정부가 앞장서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단합으로, 위기에 강한 우리의 저력을 다시 한번 발휘합시다. 국민 여러분, 지금 세계는 재해와 재난, 기후변화와 감염병 확산, 국제테러와 사이버 범죄같은 비전통적 안보위협 요인들이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 국가의 능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입니다. 우리는 이번 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을 통해 초국경적인 협력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했습니다. 3·1독립선언서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통합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동아시아 평화와 인도주의를 향한 노력은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의 정신입니다. 북한은 물론 인접한 중국과 일본, 가까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해야 비전통적 안보 위협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북한과도 보건 분야의 공동협력을 바랍니다. 사람과 가축의 감염병 확산에 남북이 함께 대응하고 접경지역의 재해재난과 한반도의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처할 때 우리 겨레의 삶이 보다 안전해질 것입니다. 남북은 2년 전, ‘9·19 군사합의’라는 역사적인 성과를 일궈냈습니다. 그 합의를 준수하며 다양한 분야의 협력으로 넓혀 나갈 때 한반도의 평화도 굳건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은 언제나 가장 가까운 이웃입니다. 안중근 의사는 일본의 침략행위에 무력으로 맞섰지만, 일본에 대한 적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함께 동양평화를 이루자는 것이 본뜻임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3·1 독립운동의 정신도 같았습니다. 과거를 직시할 수 있어야 상처를 극복할 수 있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과거를 잊지 않되,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을 것입니다. 일본 또한 그런 자세를 가져주길 바랍니다. 역사를 거울삼아 함께 손잡는 것이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의 길입니다. 함께 위기를 이겨내고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위해 같이 노력합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우리는 국가적 위기와 재난을 맞이할 때마다 ‘3·1독립운동의 정신’을 되살려냈습니다. 단합된 힘으로 전쟁과 가난을 이겨냈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이뤄냈습니다. 코로나19는 잠시 우리의 삶을 위협할 수 있지만 우리의 단합과 희망을 꺾을 수는 없습니다. 억압을 뚫고 희망으로 부활한 3·1독립운동의 정신이 지난 100년, 우리에게 새로운 시대를 여는 힘이 되었듯, 우리는 반드시 코로나 19를 이기고 우리 경제를 더욱 활기차게 되살려낼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용기와 희망입니다. 우리 모두 서로를 믿고 격려하며 오늘을 이겨냅시다. 새로운 100년의 여정을 힘차게 걸어갑시다. 감사합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문 대통령, 삼일절에 “홍범도 장군 유해 국내로 모셔오게 됐다”

    문 대통령, 삼일절에 “홍범도 장군 유해 국내로 모셔오게 됐다”

    文 “독립운동가 기억은 긍지 일깨우는 일… 최고 예우로 보답” 北 평양 출신 홍범도, 항일무장투쟁 선봉 서봉오동·청산리 전투서 일본군에 대승 거둬카자흐스탄서 생 마감…文, 유해 봉환 요청문재인 대통령은 삼일절(3·1절)인 1일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의 승리를 이끈 평민 출신 위대한 독립군 대장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드디어 국내로 모셔올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북한 평양 출신의 홍 장군은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일제강점기 당시 만주와 연해주 등에서 대한독립군을 조직해 항일무장투쟁을 이끌며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에서 일본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인물이다. 광복이 되기 전인 1943년 10월 카자흐스탄에서 75세로 사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열린 제101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저는 온 국민이 기뻐할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면서 “지난해 계봉우·황운정 지사 내외분의 유해를 모신 데 이어 ‘봉오동 전투 100주년’을 기념하며,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방한과 함께 조국으로 봉환해 안장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카자흐스탄 국빈방문 당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을 만나 현지에 묻혀 있는 홍 장군의 유해봉환을 요청했었다. 문 대통령은 “독립운동가 한분 한분을 기억하는 것이 우리 스스로의 긍지와 자부심을 일깨우는 일”이라면서 “정부는 독립운동가들의 정신과 뜻을 기리고 최고의 예우로 보답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봉오동, 청산리 전투 100주년을 맞아 국민들과 함께, 3·1독립운동이 만들어낸 희망의 승리를 자랑스럽게 기억하고 싶다”면서 “홍범도 장군의 유해봉환이 우리에게 국가의 존재가치를 일깨우고 선열의 애국심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홍 장군의 항일 업적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1919년 한 해에만 무려 1542회에 걸친 만세 시위운동으로 전국에서 7600여명이 사망했고, 1만 6000여명이 부상했으며, 4만 6000여명이 체포 구금됐다”면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일제 탄압이 가혹했으나 우리 겨레의 기상은 결코 꺾이지 않았다. 학생, 농민, 노동자, 여성이 스스로 독립과 자강, 실력양성의 주인공이 되면서 오히려 더 큰 희망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이어 “자각한 국민의 자강 노력이 이어지면서 1920년 무장항일 독립군의 국내 진공작전이 무려 1651회나 펼쳐졌다”면서 “그해 6월, 우리 독립군은 일본군 ‘월강추격대’와 독립투쟁 최초로 전면전을 벌여 대승을 거뒀다. 바로 홍범도 장군이 이끈 ‘봉오동 전투’로, 임시정부는 이를 ‘독립전쟁 1차 대승리’라 불렀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1920년 3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독립군 북로군정서와 체코군 간에 무기 매수계약이 이뤄졌다. 9000명의 ‘인간사슬’로 연결해 운반해온 이 무기들이 10월 ‘청산리 전투’ 승리의 동반자가 됐다”고 말했다.文 “일본, 과거 직시해야 상처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어” “일본, 언제나 가장 가까운 이웃”문 대통령은 한때 한국을 침략해 많은 살상을 저지른 일본을 향해서도 “일본은 언제나 가장 가까운 이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안중근 의사는 일본의 침략행위에 무력으로 맞섰지만, 일본에 대한 적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함께 동양평화를 이루자는 것이 본뜻임을 분명히 밝혔다”면서 “3·1 독립운동의 정신도 같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를 직시할 수 있어야 상처를 극복할 수 있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면서 “과거를 잊지 않되,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일본 또한 그런 자세를 가져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원칙을 지키되,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도 동시에 구축한다는 기존의 ‘투트랙’ 전략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역사를 거울삼아 함께 손잡는 것이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의 길”이라면서 “함께 위기를 이겨내고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위해 같이 노력하자”고 말했다. 文 “북한, 보건 분야 공동 협력 바라…한 국가만으로 해결 어려워”문 대통령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해서 “북한과 보건분야 공동협력을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사람과 가축의 감염병 확산에 남북이 함께 대응하고 접경지역의 재해재난과 한반도의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처할 때 우리 겨레의 삶이 보다 안전해질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안으로는 당면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밖으로는 ‘한반도 평화와 공동 번영’을 이뤄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것”이라면서 “그것이 진정한 독립이며, 새로운 독립의 완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북은 2년 전, ‘9·19 군사합의’라는 역사적인 성과를 일궈냈다”면서 “그 합의를 준수하며 다양한 분야의 협력으로 넓혀 나갈 때 한반도의 평화도 굳건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문 대통령은 “지금 세계는 재해와 재난, 기후변화와 감염병 확산, 국제테러와 사이버 범죄같은 비전통적 안보위협 요인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면서 “한 국가의 능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우리는 이번 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을 통해 초국경적인 협력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물론 인접한 중국과 일본, 가까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해야 비전통적 안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고 전했다. 文 “코로나19 위기, 단합하면 반드시 함께 극복해낼 것” 文, 작년 일본 수출규제 극복 위기 언급“대구경북에 온정의 손길…외롭지 않다”“단합으로 위기에 강한 저력 보여주자”문 대통령은 이날 3·1 독립운동 정신과 여러 차례 국난 극복의 저력을 되새기며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단결’을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외환위기가 덮쳐온 1998년에도 지난 100년간 우리는 단 한 번도 빠짐 없이 3·1 독립운동을 기념하며 단결의 ‘큰 힘’을 되새겼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함께 하면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3·1 독립운동으로 되새긴다”면서 “오늘의 위기도 온 국민이 함께 반드시 극복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우리가 ‘소재·부품·장비의 독립’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도 함께하면 해낼 수 있다는 3·1 독립운동의 정신과 국난 극복의 저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일본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지난해 7월 한국의 주력수출품목인 반도체 핵심 소재 3종에 대해 수출규제를 강화하는 1차 경제 보복을 단행했다. 이후 8월에는 수출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수출 우대 국가인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명단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2차 경제 보복을 감행했다.문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고, 위축된 경제를 되살릴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한 대구·경북을 거론, “대구·경북 지역에 이어지고 있는 응원과 온정의 손길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저력이다. 대구·경북은 결코 외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한 교민을 따뜻하게 맞은 지역 주민들, 헌혈에 동참한 국민들, 착한 임대인 운동 확산, 은행·공공기관·대기업의 고통 분담, 의료진의 헌신에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더 많은 국민들께서 힘을 모아주실 것이라 믿는다”면서 “반드시 바이러스의 기세를 꺾는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올려 전방위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비상경제 시국이라는 인식으로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데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문 대통령은 “우리는 국가적 위기와 재난을 맞이할 때마다 3·1 독립운동의 정신을 되살려냈다”면서 “코로나19는 잠시 우리의 삶을 위협할 수 있지만, 우리의 단합과 희망을 꺾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반드시 코로나 19를 이기고 우리 경제를 더욱 활기차게 되살려낼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단합으로 위기에 강한 우리의 저력을 다시 한번 발휘하자”고 거듭 호소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진중권 “중국인 입국금지? 차라리 대구 봉쇄하자고 해라”

    진중권 “중국인 입국금지? 차라리 대구 봉쇄하자고 해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그렇게 봉쇄가 좋으면 차라리 대구를 봉쇄하자고 하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왜 감염사례가 확인되지 않은 중국인 탓을 하냐”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감염자의 압도적 다수가 거기서 발생했고, 다른 지역 감염자의 상당수도 대구 방문자다. 왜 감염사례가 확인되지 않은 중국인 탓을 하냐?”고 말했다. 또 진 전 교수는 “지금 미래통합당과 그 지지자들이 하는 일은 EU에서는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계하는 일이다. 중요한 시기에 방역 정책을 왜곡시킬 수가 있기 때문이다”며 영국 가디언지 보도 일부를 인용했다. 인용문에는 “걱정되는 상황이지만, 패닉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허위정보와 왜곡정보는 물론이고 인종 혐오 발언해도 주의해야 한다. 그것들은 시민들을 오도하여 공공당국의 작업을 의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그는 “‘바이러스에게는 국경이 없다’ 이게 EU의 원칙이다”며 “이탈리아는 롬바르디아를 봉쇄했다. 경찰과 군대가 아예 총 들고 도로를 차단 거주민들 나오지도, 외부인들 들어가지도 못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도 전국에 확산됐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진 전 교수는 중국 봉쇄 관련 글을 재차 올리며 “지금 유럽에 중국 관광객들이 활개 치고 다닌다. 그런데 왜 감염은 하필 중국과의 직항을 끊어버린 이탈리아에서 일어났을까. 지금 유럽 전역과 다른 대륙으로 퍼져나가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역학조사 결과 모두 이탈리아에서 퍼져나간 것으로 밝혀졌다”며 “그것도 이탈리아인이 전염시킨 게 아니라 대부분 이탈리아 여행을 갔다 온 내국인에 의한 감염이다. 내국인의 입국을 막았어야 하냐?”고 반문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한국은 이미 세계 제2위 코로나 발생국이다. 여러분들의 논리라면, 코로나 확산을 막으려면 당장 한국인의 입국부터 막아야 한다”며 “다른 나라 사람들도 다 (중국인 입국 금지를 주장하는) 여러분처럼 생각한다고 합시다. 그래서 한국인 오가는 항공편 다 끊고, 한국인의 입국을 막아버리고 기존의 입국자 중에서 14일 안 된 사람들 강제 출국시킨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한국경제는 아마 그날로 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법서라] “검사님 판사님, 체온 재고 가세요”…서초동이 코로나19에 대처하는 법

    [법서라] “검사님 판사님, 체온 재고 가세요”…서초동이 코로나19에 대처하는 법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연일 수백명씩 늘면서 검찰과 법원도 감염 예방을 위해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올린 지난 23일 대검찰청에서도 ‘코로나19 대응 TF(팀장 이정수 기획조정부장)’ 긴급 회의가 열렸습니다. 출입 점검을 강화하고 대면 업무를 최소화하겠다는 내용인데요. 이후 일주일간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서초동의 풍경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모든 출입구서 발열 체크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하여 청사 출입시 체온 측정을 실시하오니 직원 및 방문자께서는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24일 서울중앙지검 본관 1층 출입구 앞에 설치된 안내문입니다. 이날부터 마스크를 쓰고 라텍스 장갑을 낀 직원들이 출입구로 들어오는 모든 사람의 이마에 체온계를 대고 열이 없는지 확인한 뒤 출입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청사 출입자 체온 측정 및 응대 매뉴얼’에 따르면 37.5도 이상 고열자가 발견될 경우 해외 방문 이력·의심환자 접촉 여부 등 건강상태 질문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귀가 조치를 합니다. 특히 지난 23일 대구지검 서부지청의 한 수사관이 확진 판정을 받아 사무실이 폐쇄되면서 방문객 뿐만 아니라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점검도 강화한 모양입니다. 정확한 관리를 위해 일부 출입구는 폐쇄됐고, 지하주차장 출입문을 포함해 이용 가능한 모든 출입구에서 체온 측정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법 등에서도 열화상 카메라를 사용해 발열 체크를 합니다. ●소환 중단한 검찰, 재판 미룬 법원 피의자나 참고인을 검찰청으로 부르는 소환 조사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아침마다 조사를 받으러 온 사람들과 변호인들로 북적이던 서울중앙지검 1층 로비는 이번주 내내 한산했는데요. 검찰은 공소시효나 구속수사 기간 만료가 얼마 남지 않은 사건이 아니라면 사건 관계자에 대한 직접 조사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도 코로나19 국면이 잠잠해진 이후로 미루자는 상황입니다. 법원에서는 휴정을 장려하면서 주요 재판이 줄줄이 미뤄졌습니다.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지난 24일 법원 내부통신망 코트넷을 통해 “긴급을 요하는 구속, 가처분, 집행정지 등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재판기일을 휴정기에 준하게 연기·변경하고 재판 진행시 마스크 착용을 허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에 따라 각각 25일, 26일, 27일로 예정됐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52)씨 재판과 5촌 조카 조범동(37)씨 재판, 정경심(58) 동양대 교수의 재판도 모두 연기됐습니다.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조윤선(54)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에 대한 첫 재판기일은 지난 27일에서 오는 4월 2일로 변경됐습니다.‘사법농단 의혹’ 관련 재판들도 미뤄졌는데요. 재판부 기피 신청으로 중단됐다가 9개월 만에 다시 열릴 예정이었던 임종헌(61)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은 일주일 더 연기됐습니다. 양승태(72) 전 대법원장의 재판도 다음달 4일로 예정되어 있지만 변경될 가능성이 큽니다. 양 전 대법원장의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부장 박남천)는 지난 21일 공판을 진행하면서 “마스크가 있는 사람은 다 착용하라”고 안내하기도 했습니다. 법정 안에서는 모자나 마스크 착용이 금지되지만 최근 들어 피고인과 방청객은 물론 검사와 변호인도 마스크를 쓴 채 재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모임이나 행사도 자제하는 분위기입니다. 가급적 다수가 모이는 상황을 피하자는 취지인데요. 윤석열 검찰총장은 부산·광주에 이은 전국 순시 세 번째 일정이었던 27일 대구고검·지검 방문을 취소했습니다. 법원행정처는 다음달 5일 전국법원장회의를 취소하거나 온라인 화상회의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코로나19 우려가 커지면서 부서 회식도 다 취소됐다”고 했습니다. ●‘코로나19 범죄’에 칼 빼든 검찰 코로나19 범죄를 전담하는 수사팀도 생겼습니다. 앞서 대검찰청이 전국 18개 지방검찰청에 코로나19 대응팀 구성을 지시하면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4일 이정현 1차장검사를 본부장으로 한 코로나19 대응본부를 꾸렸습니다. 본부 산하의 사건대응팀은 식품·의료범죄 전담부서인 형사2부 이창수 부장검사가 지휘하는데요. 보건범죄대책반, 가짜뉴스대책반, 집회대책반으로 조직이 구성됐습니다. 검찰이 중점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힌 5대 범죄가 있습니다. ▲역학조사 거부 ▲입원 또는 격리조치 거부 ▲관공서 상대 감염사실 허위신고 ▲가짜뉴스 유포 ▲집회 관련 불법행위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최근 마스크 사재기가 또 하나의 문제로 떠오르자 대검찰청에서 일선 청에 마스크 유통교란 사범 등 보건용품 관련 범행에도 엄정 대처를 당부하는 ‘코로나19 관련 사건 엄단 지시 및 사건 처리기준 등 전파’ 공문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조직적·의도적으로 정부 방역정책을 방해하는 코로나19 사범의 경우 구속수사를 벌이고 상황의 엄중함을 고려해 가중처벌할 방침입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동양인 할아버지 인종차별 하며 괴롭힌 美 흑인 남성 논란 (영상)

    동양인 할아버지 인종차별 하며 괴롭힌 美 흑인 남성 논란 (영상)

    68세 동양인 할아버지를 향해 인종 차별적인 집단 괴롭힘을 한 흑인들 중 한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미국 NBC뉴스가 27일 보도했다. 지난 24일 (이하 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다수의 흑인들에게 집단적으로 인종차별를 당하는 동양인 할아버지의 충격적인 영상이 올라왔다. 2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 뷰의 한 거리에서 촬영된 동영상에는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68세 동양인 할아버지가 재활용품들을 수거해 가다가 다수의 흑인들에게 짐 보따리를 빼앗기고 위협을 당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덩치가 큰 한 흑인은 빗자루를 들고 이 할아버지를 위협하고 할아버지가 수거한 재활용품을 뺏기도 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남성은 위협을 당하는 할아버지를 놀리고, 울음을 터뜨리는 할아버지의 얼굴을 클로즈업 하며 촬영했다. 이 동영상에는 공포에 떠는 할아버지를 놀리고 즐기는 흑인들의 웃음소리와 "난 동양인이 싫어"라고 외치는 인종 차별적인 대화들이 난무한다. 해당 동영상은 370만 번이 재생되고 SNS에 퍼져나가며 이들 가해 흑인들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다. 트위터에 해당 동영상을 공유한 한 사용자는 "이 동영상은 빈인륜적이고 구역질이 난다"며 "경찰은 가해자들을 당장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가해 흑인들에 대한 비난은 동양인 사회 뿐 만 아니라 같은 흑인 사회에서도 올라왔다. 결국 27일 윌리엄 스콧 샌프란시스코 경찰 서장은 해당 동영상을 촬영한 드웨인 그레이손(20) 이라는 흑인 남성을 구속했다. 이 남성은 동영상을 촬영하며 벌인 강도, 노인 학대, 인종차별로 인한 증오범죄로 기소됐다. 경찰은 동영상 속에서 빗자루를 들고 할아버지를 위협한 또 다른 흑인 남성의 신원을 파악해 체포할 예정이다. 흑인이기도 한 스콧 경찰서장은 "우리 지역사회에서 이러한 노인 학대와 인종차별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2018년 흑인 여성 최초로 샌프란시스코 시장에 임명된 런던 브리드 시장은 "나의 할머니가 이런 인종차별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더욱 이러한 행동은 용서 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김경태 해외통신원 tvbodaga@gmail.com
  • 조폐공사, ‘유관순 열사 서거 100주년’ 추념메달 선착순 예약접수

    조폐공사, ‘유관순 열사 서거 100주년’ 추념메달 선착순 예약접수

    풍산화동양행은 유관순 열사 서거 100주년을 맞아 한국조폐공사와 함께 ‘유관순 열사 서거 100주년 추념메달’과 싱가포르 조폐국의 ‘무궁화 입체 기념은화’를 선보인다고 28일 밝혔다. 한국조폐공사의 추념메달은 대한의 자주(自主)와 독립(獨立)을 염원하며 3∙1 운동으로 인해 1920년 18세 꽃다운 나이에 감옥에서 순국한 유관순 열사의 ‘의지’와 ‘항거’를 기억하고 그 뜻을 기리고자 하는 의도로 기획했다. ‘추념금메달 I’(金 99.9%, 31.1g, 40mm, 소장용 프루프급, 500장 한정)은 3∙1운동 당시 유관순 열사가 일제에 항거하던 ‘아우내 장터’를 소재로 하고 있고 이를 태극과 무궁화가 감싸 안은 형태로 디자인했다. 우측 하단에는 각도에 따라 ‘태극문양’과 ‘100’이 보이는 잠상이미지를 배치했다. ‘추념금메달 II’(金 99.9%, 15.55g, 28mm, 소장용 프루프급, 500장 한정)는 태극기를 들고 있는 단아한 유관순 열사의 모습과, 그 배경에 순국한 서대문 형무소를 배치했고 태극과 무궁화가 이를 감싸 안은 모습을 하고 있다. ‘태극’과 ‘100’이 보이는 잠상이미지는 상단 우측에 배치했다. ‘추념은메달’(銀 99.9%, 31.1g, 40mm, 소장용 프루프급, 2000장 한정)은 앞면에 ‘추념금메달 I’과 같은 디자인에 무궁화 부분을 컬러로 처리했다. 추념메달의 공통 뒷면은 100년의 시간이 흘러 무궁화로 꽃을 핀 유관순 열사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무궁화가 숫자 ‘100’에 걸쳐 있고, 유관순 열사의 유언 중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 만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입니다”란 문구가 발췌되어 각인됐다. ‘무궁화 입체 기념은화’(銀 99.9%, 31.1g, 43.55x43.47mm, 프루프라이크, 니우에, 전 세계 5000장 한정)는 싱가포르 조폐국에서 이번 유관순 열사 서거 100주년 추념메달 출시와 특별히 일정을 맞춰 발행한다. ‘무궁화 기념주화’는 싱가포르 조폐국의 각국 ‘국화(國花)’를 주제로 하는 ‘매혹적인 세계의 국화’ 기념주화 시리즈 중 하나로 발행된다. 이번 무궁화 기념주화는 일반적인 원형의 형태가 아닌 입체적으로 무궁화의 모습을 심도 있게 재현했다. 싱가포르 조폐국은 2000장을 한국에 특별 배정했다. 예약접수는 다음달 2일부터 13일까지 기업은행, 농협은행, 우리은행, 우체국 전국 지점, 한국조폐공사, GS샵, 현대백화점 온라인몰, 풍산화동양행에서 선착순으로 받는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우리 좋은 날/이영지 · 동행/윤석진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우리 좋은 날/이영지 · 동행/윤석진

    우리 좋은 날 /이영지 60×60cm, 장지에 분채, 2017 한국화가. 성신여대 대학원 동양학과 석사. 개인전·그룹전 다수 동행 /윤석진 저기, 저 비행하는 새들을 보아라 저들이 대열을 이루는 것은 외로워서가 아니다 길을 몰라서도 아니다 함께했던 고단한 수만 리의 시간들 저들은 몸으로 기억한다 기나긴 여로, 같은 운명을 선두를 다투지 않는 누가 낙오하는 것도 원치 않는 저 새들, 날아가다 지치면 맨 뒤로 자리 바꿔 동료들이 만든 상승기류에 날개를 얹는다 천적이 나타나면 제 살길 찾아 도망치지 않고 오히려 더 견고하게 대열을 짓는 천년만년 한가지로 변함이 없는 더 빨리 더 오래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는 저들의 비행 보아라 내 사랑이여 내가 사는 강변 마을에서 시오리 걸으면 바다가 나온다. 이십 년 전에는 동무들과 술 한잔하고 새벽녘에 걸어서 그 바다에 이르곤 했다. 갈대밭이 우거진 바다는 철새들의 천국이다. 재두루미나 고니 같은 아름다운 새들도 볼 수 있다. 저물 무렵 철새들은 군무를 춘다. 송이눈이 내릴 때의 군무는 신비하다. 어느 아침 이어폰을 낀 한 서양 할머니를 만났다. 뭐 하시오? 물으니 작년에 만난 재두루미 한 마리가 철새들 속에 있다 했다. 그 두루미를 만나려고 미국에서 왔다 한다. 트럼프만 미국 사람인 것은 아니다. 곽재구 시인
  • 유관순 열사 순국 100주년 추념 메달

    유관순 열사 순국 100주년 추념 메달

    27일 모델들이 화폐 전문기업인 풍산화동양행과 한국조폐공사가 함께 제작한 ‘유관순 열사 순국 100주년 추념 메달’, 싱가포르 조폐국의 ‘무궁화 입체 기념 은화’를 소개하고 있다. 추념 메달 판매 수익금 일부는 유관순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올바른 역사관 이해하기 사업에 기부된다. 풍산화동양행 제공
  • 유관순 열사 순국 100주년 추념 메달

    유관순 열사 순국 100주년 추념 메달

    27일 모델들이 화폐 전문기업인 풍산화동양행과 한국조폐공사가 함께 제작한 ‘유관순 열사 순국 100주년 추념 메달’, 싱가포르 조폐국의 ‘무궁화 입체 기념 은화’를 소개하고 있다. 추념 메달 판매 수익금 일부는 유관순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올바른 역사관 이해하기 사업에 기부된다. 풍산화동양행 제공
  • 손흥민 동료 알리, 코로나19 관련 ‘동양인 비하’ 동영상으로 징계 받을 듯

    손흥민 동료 알리, 코로나19 관련 ‘동양인 비하’ 동영상으로 징계 받을 듯

    잉글랜드축구협회, 알리에 대한 징계 착수1경기 출장 정지도 토트넘에게는 큰 타격주포 해리 케인과 손흥민이 부상으로 연달아 이탈하고 크리스티안 에릭센 마저 떠나 버린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가 또 다른 악재에 직면했다. 델레 알리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해 동양인을 비하하는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일로 잉글랜드축구협회(FA)로부터 징계를 받을 위기에 놓인 것이다.영국 BBC와 데일리메일 등은 27일 FA가 알리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FA는 “리그 품위를 손상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과 인종·피부색·국적에 대해 차별적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위반했다”고 징계 착수 배경을 설명했다. 알리는 이달 초 리그 휴식기에 친구들과 여행을 가려고 히스로공항 라운지에서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던 중 중국인으로 보이는 한 아시아인과 손 세정제를 보여주며 자막으로 코로나19를 언급하는 영상을 만들어 SNS에 게시했다. 인종차별적인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자 알리는 곧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를 했다. 리그에서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놓고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토트넘에게는 한 경기라도 알리가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을 경우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서는 경기장에서의 인종차별 행위는 최대 6경기 징계를 받을 수 있지만, 알리의 경우 경기장에서 문제를 일으킨 게 아니기 때문에 그보다 낮은 수위의 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맨체스터 시티의 베르나르두 실바가 팀 동료인 뱅자뱅 멘디를 ‘초콜릿’에 비유하는 게시물을 SNS에 올렸다가 1경기 출전 정지에 벌금 5만 파운드(7600만원)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새벽 6시 다른 구 등교하는 흑석동 학생들… “고교 세워 주세요”

    새벽 6시 다른 구 등교하는 흑석동 학생들… “고교 세워 주세요”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는 1997년 중앙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가 강남구 도곡동으로 이전한 이후 고등학교가 단 한 곳도 없다. 중대부고가 떠난 자리에는 중앙대병원이 들어섰고, 20년 넘게 고등학교가 없다. 흑석동은 물론 인접한 상도동, 노량진동도 일반계 고등학교가 전혀 없어 교육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작구 서쪽 지역인 대방동에 성남고, 숭의여고 등 학교가 쏠려 있다. 구의 동쪽에 치우친 흑석동에 사는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용산구, 관악구, 서초구의 학교를 가야 한다. 구는 2008년 흑석재정비촉진지구 내 학교 용지를 지정하면서 고등학교 유치를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10년 넘게 끌어온 노력이 올해 결실을 맺기를 바라고 있다. 최근 종로구 행촌동에 있는 대신고 부지를 활용할 방안을 찾는 용역이 발주됐는데, 교육계에서는 대신고가 흑석뉴타운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대신고 부지 활용구상(안) 연구용역’을 발주했는데, 연구 목적은 대신고가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상황을 전제로 1만 3000㎡ 부지를 활용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고등학교 안 들어오면 흑석동 전체 난리 나” 지난 17일 흑석동에서 만난 주민 정경애(42·여)씨는 흑석동 토박이다. 20여년 전인 고등학교 3학년 당시 정씨가 다니던 중대부고가 도곡동으로 이사 가는 바람에 10㎞가 넘는 거리를 통학했다. 각각 초등학교 5학년, 3학년으로 올라가는 두 자녀를 둔 정씨는 “애들만큼은 장거리 통학의 고통을 겪지 않게 하고 싶다”며 흑석동에 고등학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씨는 “동네 고교생들이 새벽 6시에 일어나 통학버스를 대절해 다른 구로 학교를 다니고 있다”며 “요즘 시대에 근처에 고교가 전혀 없어 다른 구로 다니는 게 말이 되느냐”고 호소했다. 중대부중 인근에서 만난 또 다른 주민 A씨(55)는 “학부모들이 같은 지역에서 초·중·고를 보내고 싶어하는 것은 학군 문제를 떠나 안전이나 친구 관계를 고려하면 당연지사”라며 “같은 동작구인 성남고에 배정돼도 교통편이 좋지 않아 40분 정도 소요된다”고 말했다.동작구의 일반고등학교 상황은 흑석동을 제외해도 열악하다. 동작구 내 일반고는 5곳으로 서울 자치구 가운데 금천구(3곳)를 제외하면 최하위다. 학급당 학생수도 26.9명으로 서울시 평균 25.1명보다 많다. 자치구 가운데 마포구, 성북구 다음으로 과밀 학급이다. 지난해 동작구 전체 중학교 졸업생 중 동작구 밖으로 진학한 비율은 51.4%에 달한다. 흑석동에 위치한 중대부중과 동양중이 다른 구로 진학하는 비율은 62.9%, 61.7%다. 중대부중과 동양중 학생들의 절반 이상은 용산구에 있는 용산고나 배문고, 관악구 문영여고, 서초구 동덕여고나 세화여고로 진학한다. 흑석동에서 가장 먼 배문고나 동덕여고는 대중교통으로 45분 정도 걸린다. ●동작구, 이창우 구청장 취임 이후 유치 노력 흑석4·9재정비구역 내 흑석동 고등학교 부지는 1만 4047㎡로 학년마다 8학급씩 총 24학급 규모로 준비해 놨다. 고등학교 용지가 포함된 흑석9구역은 지난해 10월 관리처분계획을 인가·고시했으며 2023년 1536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구는 내년에 학교 공사를 시작해 흑석9구역 입주에 맞춰 고등학교를 개교하는 것이 목표다. 흑석뉴타운은 2011년 5구역, 2012년 4구역과 6구역, 2018년 7구역과 8구역 등 1만 가구가 유입하면서 학생수가 급증했다. 이창우 구청장은 2014년 취임하자마자 서울시교육감을 면담하고 학교설립을 요청했다. 구에서는 교육청, 서울시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70여 차례 협의를 진행했고, 교육청에 공식적으로 공문을 접수했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교육감을 만나 흑석동 주민들의 서명부를 전달하기도 했다. 학부모 모임을 결성해 주기적으로 모여 고등학교 문제도 논의했다. 이 구청장은 “흑석동 고등학교 유치는 지역 주민들의 숙원”이라며 “빠른 시일 안에 학교가 들어와 자녀들의 교육 때문에 떠나는 도시가 아닌, 이사 오고 싶은 동작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2015년 고등학교 유치 서명운동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온라인에서 유치 서명 운동을 벌였다. 지난해에는 서울시교육청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수차례 진행된 서명운동에 동작구 주민 3만여명이 참여했다. 주민 대다수는 당연히 고등학교가 들어오리라 믿고 있다. 중대부중 인근에서 만난 B씨(49)는 “고교 문제 때문에 이사 가는 주민이 있을 정도”라면서 “학교 부지가 있는 흑석9구역뿐 아니라 흑석동 주민 전체가 당연히 고교가 들어오리라 믿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명문고를 세워달라는 게 아니라 그냥 고등학교가 들어와 달라고 하는 거라 ‘지역이기주의’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뉴타운 정비가 완성돼 주민이 더 불어나면 고교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코로나19 사태에 유재석·이병헌·신민아 등 1억씩 기부 행렬

    코로나19 사태에 유재석·이병헌·신민아 등 1억씩 기부 행렬

    유재석·이병헌·신민아 1억원씩 쾌척앞서 박서준·김고은 등도 기부 나서 코로나19 확산으로 대구·경북 주민들을 비롯해 온 국민이 시름과 불안에 빠진 가운데 유재석, 이병헌, 박서준 등 연예계 스타들이 힘을 모으는 데 나섰다. 25일 연예계에 따르면 ‘국민 MC’ 유재석씨는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1억원을 기부했다. 이 기부금은 코로나19 예방 활동에 필요한 보건용 마스크, 손 소독제 등을 구매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배우 이병헌씨와 신민아씨는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각각 성금 1억원을 기탁했다. 이들의 기부금 또한 코로나19 방역과 취약계층 구호 활동에 쓰일 계획이다. 가수 이승환씨와 방송인 이혜영씨는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각각 3000만원, 1000만원을 기탁했다. 조수빈 채널A 주말뉴스 앵커는 아동양육시설 약 10여곳에 손 소독제 6000개를 지원했다. 앞서 드라마 ‘도깨비’의 배우 김고은씨는 저소득층을 위한 마스크 구입 비용 1억원을 굿네이버스에 기탁했다. 또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배우 박서준씨가 1억원, 배우 이영애씨와 방송인 장성규씨가 각각 5000만원을, 드라마 ‘스카이캐슬’ 배우 윤세아씨가 1000만원을 대구시에 전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성염 전 주교황청대사 “베네딕토 16세는 원칙주의자, 프란치스코는 공감능력자”

    성염 전 주교황청대사 “베네딕토 16세는 원칙주의자, 프란치스코는 공감능력자”

    지난해 12월 개봉한 영화 ‘두 교황’이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교황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영화에서 진보적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추기경 시절 보수적인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만나 종교·사회적 이슈를 두고 대립하지만, 끝내 두 교황은 신 앞에서 서로 이해하고 개인적 신뢰와 우정을 쌓는다는 이야기는 비가톨릭 신자들에게도 깊은 감동과 사색을 안겼다. 베네딕토 16세와 직전 교황인 요한 바오르 2세 재임 기간에 주교황청 한국대사를 지냈고 프란치스코 교황도 두 차례 알현해 한국에서 세 교황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인물인 성염(78) 전 대사를 지난 18일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만나 세 교황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교한다면. “요한 바오로 2세는 연극인이다. 연설이나 표정에 연극인다운 제스처가 있었다. 베네딕토 16세는 원칙주의적 학자였고, 교황청 내 검찰청 격인 신앙교리성에서 수십년간 근무해 표정이 딱딱했다. 교회 문제에서도 진중한 스타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회 신부이자 교구장으로서 계속 사람을 상대하고 사귀어 온 분이다. 내가 만났을 때 이야기를 하면 그는 나의 눈을 쳐다보며 경청하고 공감하는 공감능력자였다. 교회와 신도들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항상 생각하고 같이 고민해 온 개방적인 분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화하면 영화처럼 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배우의 연기가 대단했다.” -영화에서 진보주의자로 표현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실제로도 가톨릭 개혁에 주력하고 있는데. “가톨릭 내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는 이슈 중 하나는 이혼이다. 가톨릭 신자 간 결혼에 대해선 이혼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혼한 신자가 교회를 찾아오면 다른 신자들은 그들을 낮춰 보며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런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혼이 교리에 어긋나는지 아닌지의 논쟁을 넘어 이미 이혼한 신자를 파문자 취급은 하지 말자고 말했다. 그들도 교회의 자녀이고 상처 입은 사람이니 교회를 찾아오면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이미 재혼하고 자녀까지 낳은 그들에게 이혼은 교리에 어긋나니 헤어지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결국 교황은 즉위 후 5년간 노력해서 이 문제를 풀었다.” -보수파가 반발하지는 않았나. “가톨릭 교회 안에 여전히 율법주의 전통이 존재하기에 교황이 개혁적 행보를 하면 보수파는 책을 내서 공개적으로 교황을 비난하는 등의 일이 허다하다. 보수파는 이혼 문제와 관련 ‘자비가 계명을 면제해주지 않는다’며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동성애에 반대하고 깨끗한 결혼생활을 유지해야 하지만,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이혼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지금처럼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이유로 그들을 사람 취급하지 않는 것은 더 큰 죄라는 입장이다. 교황은 즉위하자마자 ‘가엾어서 택하노니’라는 표어를 택했다. 하느님은 사람을 불쌍해서 부르지 선량해서 부르는 게 아니다. 가엾은 사람에게 가서 교회로 오게 하자는 것이다.” -세 교황은 한반도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들었다. “2003년 주교황청 대사로 부임해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게 신임장을 제정할 때 30분 정도 요담을 나눴다. 교황은 각국에서 새로 부임한 대사가 신임장 제정사를 하면 답을 하는데, 이를 통해 그 국가의 국민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당시 북핵 위기였는데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북핵 문제는 철저하고 검증 가능하게, 그러면서도 공평하게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동시에 미국의 핵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부활절이나 성탄절 계기에 한반도와 북핵 문제를 이야기했다. 국제사회에 북핵 문제를 무력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을 호소하고 대북 지원에서 인도주의 원칙을 강조했다. 대북 지원을 북핵 협상의 조건으로 삼지 말라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한 후 전임 교황이 계획한 해외 순방지 외에 첫 순방지로 한국을 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부터 남북 대화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열 번 이상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대사께서는 김희중 대주교와 함께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특사단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했다. 당시 북미 대립이 격화되며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이었는데 교황이 한반도 문제를 언급했나. “특사단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황과 회담하기 하루 전이었다. 우리는 교황을 예방하기 앞서 총리 격인 국무원장과 대화를 했다. ‘문 대통령께서 교황님의 많은 지도와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했다’고 전달했더니 국무원장이 ‘우리가 내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데 우리에게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닌가’라고 물었다.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메시지는 없느냐는 뜻인 것 같았다. 우리는 ‘북핵 문제 해법은 북미가 직접 회담으로 풀어야 하고, 북미가 회담을 하려면 정기적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하지 않는 게 방법’이라고 했다. 이튿날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대화를 했는지 모르겠다. 다만 이후 바티칸 외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교황께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러분이 바라는 바를 다 전달했다’고 하더라.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1년 후 한미 연합훈련은 유예되고 북미 회담이 이뤄지지 않았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10월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방북 요청을 사실상 수용했다. 하지만 2019년 북미·남북 관계가 교착되면서 교황의 방북 가능성은 낮아진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는가. “‘교황’은 라틴어로 ‘폰티펙스’(pontifex)다. ‘폰티’는 ‘다리’, ‘펙스’는 ‘만드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교황은 즉위 직후 바티칸 주재 외교관들을 만나 ‘제가 하는 일은 다리를 놓는 일이다. 사람을 만나게 하고 화해하게 하고 격려하게 하는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되면 제가 한다’고 했다. 교황도 국가원수라 상대국의 공식 초청이 없으면 움직이기 어렵지만, 교황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볼 때 평화에 기여한다면 어디나 기꺼이 찾아갈 분이다. 교황이 인권을 탄압하는 북한에 가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기독교를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탄’으로 재정의했다. 인간 존엄성이란 인권이다. 다만 바티칸은 민족자결주의, 즉 한 국가가 왕정이든 민주정이든, 공산주의든 자본주의든 선택할 수 있는 권리도 중시한다. 그래서 교황은 쿠바든 북한이든 어디든 가서 인간 존엄성을 호소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소박한 행보로도 화제를 모았는데. “소박한 행보 또한 ‘기독교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탄’임을 실천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인 비서가 들려준 이야기인데, 교황이 즉위한 지 3일 후 이 비서가 교황에게 구두를 닦아 주겠다며 달라고 하자 교황은 ‘평생 내 손으로 구두를 닦았는데, 평생 해온 나의 직업을 뺏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위트 있게 거부했다고 한다. 교황의 소박한 행보는 ‘가난한 자에 대한 우선적 선택, 신자유주의는 우상숭배’라는 그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교황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상·하원 의장의 만찬 초대에 대해 선약이 있다고 불참한 뒤 현지 교회에서 마련한 노숙자와의 파티에 참석한 적이 있다. 당시 교황과의 만찬을 기대했던 정·재계 인사들은 ‘있는 놈들도 천국 가자’라고 비아냥댔지만, 교황은 ‘가난한 사람을 만져 보면 그리스도의 살결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성 전 대사는 세 교황과 한국을 연결하며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외교관이기도 하지만, 교부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 등을 라틴어 원전에서 번역하는 신학자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에는 고립된 광주의 상황을 서울에 알리고 광주민주화운동의 주모자로 수배된 투사를 숨겨주기도 했다. 그리고 가톨릭 교회의 역사적 과오를 비판하고 사회에 정의 구현을 외치는 종교·사회 개혁가로 활동해 왔다. 80년 가까이 숨 가쁘게 달려온 그의 일생을 들어보았다. -가톨릭을 어떻게 접하게 됐는지. “할아버지 적부터 개신교를 믿었다. 다만 집안이 가난해 학비는 물론 숙식까지 해결되는 가톨릭 미션스쿨 광주 살레시오중학교에 들어갔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안 돼 가톨릭 입교를 준비하시던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어머니의 종교적 유산도 있고, 가톨릭계 학교의 은덕도 있어 자연스럽게 가톨릭 신자가 됐다.” -가톨릭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사제를 준비하다가 포기했는데. “살레시오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살레시오 수도회 수사신부들이 가난하고 불우한 청소년들을 보살피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나도 그들처럼 되겠다는 생각에 가톨릭대 신학과에 입학하고 10년간 사제가 되는 길을 걸었다. 그런데 1972년 어느 날 가톨릭과 개신교, 불교, 천도교, 원불교, 유교 청년 대표들이 모이는 ‘종교제’에 나갔는데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첫눈에 반했다. 두 갈래 길에서 고민했지만 사제를 포기하고 결혼을 택했다. 지금까지도 후회는 없다. 이 길을 걸어온 게 아주 행복하다. 잘 걸어왔다.” -동양인 최초로 교황립 살레시안대학교 라틴어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자의 길을 택한 이유는. “그리스도교는 그리스·로마문화와 합류해 4세기쯤 중세와 근현대의 유럽 문화를 형성한다. 그 지점에 교부라고 불리는 학자들, 대표적으로 아우구스티누스가 있었다. 이들이 그리스도교와 그리스·로마문화를 어떻게 통합시키고 새로운 문화를 창출했는지 연구하고 싶었고, 그래서 이들의 저작을 번역하고자 라틴어를 배우고자 했다. 처음에는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자 했는데 한국에 돌아오니 한국외대에서 중세철학과 라틴어를 공부해 아우구스티누스와 토마스 아퀴나스를 강의할 사람을 찾았고, 나를 뽑았다. 이후 서강대에서 중세철학을 가르치시던 정의채 교수가 은퇴하자 나를 초빙했다.” -가톨릭 내 대표적 진보단체인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에서도 활동했는데. “내가 태어난 곳이 전남 장성인데 1948년 제주민 토벌에 파병되기를 거부한 군인들이 주도한 소위 여순사건이 있었다. 당시 우리 마을 삼서 소룡리도 여수·순천 인근이라 초토화됐다. 그러니 나는 지독한 반공주의자가 됐어야 했다. 그런데 어릴 적 성당에서 주일학교 선생님이 교리를 가르치면서 아이들을 모아 놓고 우익 계열인 서북청년단에서 활동했던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늘어놓았다. 여자 빨치산을 잡아 어떻게 난자해 죽이는지를 아이들에게 자세하게 이야기하더라. 나는 ‘가톨릭 신자인데 사람을 저렇게 죽여서 되겠는가’라고 생각하며 트라우마가 생겼다. 이후 1970년대 해방신학을 접하고,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으며 크리스천의 양심, 의무를 갖고 사회문제에 투신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광주민주화운동의 ‘마지막 수배자’였던 윤한봉 씨를 자택에 숨겨주고 망명을 도왔다고 들었다. “당시 서울에 있었는데 아무도 광주에서 일어나는 일을 몰랐다. 나를 비롯해 교회 내 동료들은 교회 조직을 통해 간간이 소식을 듣고 있었다. 크리스천으로서 진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교회에 나오는 신자들이 모두 읽는 주보에 광주 소식을 실었다. 그러던 중 동료들이 윤한봉 씨를 숨겨달라고 부탁해 집에 잠시 숨겨줬다가 여의치 않아 안전한 장소를 구해 옮겨줬다. 윤 씨는 군부 세력에 의해 광주민주화운동의 ‘원흉’으로 몰렸으니 잡혔으면 재판도 없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대사님을 교회에서 사회로 나오게 했던 크리스천의 양심, 의무란 무엇인가. “1960년대 가톨릭은 크리스천이 정의 구현을 복음선포의 사명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사회가 정의와 평화, 화해, 공평과 같은 가치 위에서 정화되도록 하는 게 신앙인으로서 크리스천의 사명이라는 가르침이다. 크리스천의 의무는 아우구스티누스가 논변하기도 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신국론’에서 팔이 안으로만 굽는 사사로운 사랑은 지상의 나라에 속해 구원의 범위에서 벗어나지만, 이해관계와 이념을 넘어 타인들을 품어주는 사회적 사랑은 하느님의 나라에 속한다고 설파했다. 인간은 사회적 사랑으로 구원받는 것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사회적 사랑이란 다름 아닌 정치적 사랑을 가리킨다고 했다. 가난하고 약한 자를 위한 정의를 세우고, 이를 위해 정치에 참여하고 선거권을 행사하는 것이 정치적 사랑이다.” -가톨릭 내에서도 보수·진보 간 갈등이 존재하나. “일부 교회에선 신부가 정치 이야기를 하면 보수적인 신자들이 일어나 ‘정치 이야기를 하지 말라’며 소리친다고 한다 신부가 ‘이는 정치 문제가 아니라 복음 문제다’라고 하면 그들은 ‘누가 당신에게 월급 주냐. 우리가 헌금해서 주지 않느냐’는 반박까지 나온다고 한다. 신부들도 지역감정이나 정치적 이념에 따라 갈리곤 한다. 어떤 분은 ‘박근혜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했냐’고 강변하고, 어떤 분은 세월호 참사 이후 팽목항에 가서 산다. 주교들도 마찬가지다. 가톨릭 교회 내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 운동이 벌어졌을 때 주교들에게 서명을 요청하니 둘로 갈리더라. 마치 선거에서 영호남이 갈리듯이. 그런데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감사하다는 뜻으로 한국 주교단이 바티칸에 갔는데, 교황이 주교들에게 ‘세월호는 어떻게 됐는가’라고 물었다. 주교들이 모두 충격을 받았는지 이후, 적어도 가톨릭 모든 교회에서는 4월 16일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미사가 있었다.” -최근 보수 개신교 일부가 보수 정치 세력과 결합하면서 점차 극단적, 배타적으로 흘러간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등 진보적 종교 단체가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한 반감도 존재한다. 종교인의 정치 참여 어떻게 봐야하나. “결국 사회정의를 세우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성경 마태복음 25장에는 인류 전체가 운명을 판가름 받는 최후의 심판이 그려진다. 인간을 멸망과 구원 두 패로 나누는데, 내 옆에서 누군가 배고플 때 먹을 것을 주고 헐벗을 때 입을 것을 주고 감옥에 갔을 때 찾아가는 자들을 구원한다고 설명한다. 예수를 믿어서 천국에 가는 게 아니다. 인간과 인간이 관계를 맺는 것을 통해 하느님과의 관계가 결정되는 것이다.” -일반 신자들은 어떤 믿음을 갖고 정치에 참여해야 하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야기한 바가 있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비밀투표를 한다. 이는 모세의 장막과 비슷하다. 모세는 자신의 백성을 거느리고 이집트를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장막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하느님과 만났다. 하느님과 독대하는 자리인 것이다. 투표소에서도 하느님과 일대일로 마주한다. 당신이 누구에게 투표하는지는 하느님만 안다. 하느님의 가르침대로만 투표하면 된다. 가난하고 약하고 소외받는 사람을 위해 한 표를 던지는 것이 하느님의 가르침이다. 이 외에는 이기심일 뿐이다. 다른 종교 신자도 마찬가지다. 불자라면 부처님의 대자비에 따라서 투표하면 된다.” -대사님께서는 지금도 아우구스티누스 라틴어 원전을 번역하시고 출간해오고 계신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인지. “2007년 대사직에서 물러나고 조용히 산을 보며 번역 작업을 하고자 경남 함양의 지리산 자락에 집을 마련했다. 이후 서울에는 한 달에 한두 번 일이 있을 때만 오고 나머지는 함양에 머문다. 지리산에서 좋은 공기를 마시며 자연의 혜택을 받으니 건강한 것 같다. 그리고 위대한 사상가의 책을 읽고 천착하면 정신 건강은 유지되는 것 같다. 특히 아우구스티누스의 저작을 읽으면 인류의 역사는 인간의 착오로 저질러지는 게 아니라 신의 의지와 인간의 의지가 함께 만들어내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우리가 실수를 해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역사관에는 인간의 사회적 사랑이 자리한다. 정의구현이 곧 복음선포라는 가르침이 자리한다. 신앙을 가진 지성인으로서 올바른 정신을 갖고 똑바로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지성인으로서의 건강이라고 할 수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시론] 인간으로 살아가기/성전 스님 천흥사 한주

    [시론] 인간으로 살아가기/성전 스님 천흥사 한주

    이른 아침 천안역에서 지인을 만났다. 우리는 마스크를 쓰고 인사를 나누었다. 나는 말했다. “마스크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나보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써야죠. 스님도 기차 안에서 마스크 벗지 말고 쓰세요.” 기차 안에서는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마스크를 쓰는 것이 마치 예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는 좌석을 찾아가 앉았다. 내 옆자리에는 나보다 더 늙어 뵈는 어른이 앉아 계셨다. 그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이따금 연이어 얕은 기침을 했다. 평상시 같았으면 대수롭지 않았을 기침이 유독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이내 마음의 불안을 지웠다. 그의 기침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와는 상관이 없는 기침일 뿐이라고 자위했다. 내 자위의 근거에는 우리나라의 방역체계에 대한 믿음도 한몫을 했다. 확진환자가 한 사람씩 완치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기쁘기도 했지만, 중국 우한에서 죽어 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함께 떠올랐다. 우리에게는 아직 코로나19가 대응이 가능한 병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우한의 사정은 우리와 다르기 때문이다. 부족한 의료시설 그리고 허술한 방역체계. 내가 우한에 있지 않고 지금 이곳에 있다는 것을 단순히 다행으로만 받아들일 수만은 없었다. 어제는 우한에 처음 이 병을 알린 의사 리원량(李文亮)의 글을 읽었다. 눈물이 핑 돌았다. “동이 트지 않았지만 나는 갑니다. 가야 할 시간, 나루터는 아직 어둡고 배웅하는 이 없이 눈가에 눈송이만 떨어집니다.… 삶은 참 좋지만 나는 갑니다. 나는 다시는 가족의 얼굴을 쓰다듬을 수가 없습니다. 아이와 함께 우한 동호로 봄나들이하러 갈 수가 없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우한대학 벚꽃놀이를 할 수도 없습니다. 나는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아이와 만나기를 꿈꿨습니다. 아들일지 딸일지 태어나면 뜨거운 눈물을 머금고 사람들의 물결 속에서 나를 찾을 겁니다. 미안하다. 아이야….” ‘삶은 참 좋은 것이고 새로 태어날 아이는 나를 찾겠지만 나는 없다’는 이 부재의 절규 앞에서 나는 같은 인간으로서의 슬픔을 공감했다. 전쟁과 기아와 질병이라는 인간을 소외시키는 이 위험 앞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가 없다. 전쟁의 위험은 상존해 있고, 질병은 주기적으로 우리를 찾아와 우리들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지구촌 전체의 생산량이 남아돌아 감에도 한편에서는 기아로 죽어 가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아니라고, 우리나라가 아니라고 말하기에는 그런 전 세계적 위험들은 너무나 가까이 있다. 부정하고 폐쇄적일수록 그 위험들은 더욱 빠른 속도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유럽에서는 동양인에 대한 혐오가 도를 넘고 있다. 동양인이 다가오면 바이러스가 온다고 말하는 정도라고 한다. 바이러스로 인해 인종차별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인간으로서의 품격과 덕성을 잃어버리고 동물적 이기심에 지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차별과 편견의 저변에는 이기심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염에 대한 공포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질병 극복을 위한 아름다운 전형을 보여 주었다. 우한 교민들이 격리돼 있던 아산과 진천의 마음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은 두려움을 극복한 것이고 함께하겠다는 성숙한 마음의 승리이기도 하다. 격리가 해제된 우한 교민들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피어 있다. 그 웃음을 보면 우리가 이 두려운 시간 속에서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답이 보이는 것만 같다. 우한에서 폐렴으로 죽어 가는 모든 사람의 목소리와 마음이 ‘리원량’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슬픔으로 굽이치는 그 소리가 내게 메아리로 다가온다. 누군들 사랑하는 가족들과 햇살이 눈부신 세상과 이별하고 싶겠는가. 그 슬픔에 대한 공감이 없다면 우리가 무엇으로 인간이라 할 수가 있겠는가. 사람은 모두 같다. 고통을 싫어하고 행복을 좋아하고 언젠가는 죽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타인은 나와 같은 또 다른 나일 뿐이다. 인류의 재앙 앞에서 우리가 마음을 모으고 함께 슬픔을 나누어야 하는 이유다. 그것이 인간으로 살아가는 바른 존재 방식이기도 하다. 아직 코로나19는 진행 중이다. 세계 곳곳에서도 산발적으로 전염 소식이 들린다. ‘리원량’의 슬픔은 봄이 와도 그치지 않을 것만 같다. 가족을 두고 떠나는 사람들의 절규가 눈발이 돼 날린다. 이 슬픈 눈발의 분분한 날림은 언제나 그치려나. 봄이 와도 봄이 아닐 것만 같은 슬픈 예감이 든다.
  • 동양생명, 보장성 보험 늘린 동양생명… 순익 218.3%↑

    동양생명, 보장성 보험 늘린 동양생명… 순익 218.3%↑

    동양생명은 지난해 뛰어난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이 1495억원으로 전년 대비 218.3% 성장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도 매출액 6조 2540억원, 영업이익 1115억원, 당기순이익 113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1%, 66.9%, 124.5% 증가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보장성 중심의 영업전략으로 보험이익이 안정적으로 늘면서 주요 영업지표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5조 4720억원어치의 수입 보험료를 거뒀고 이 중 보장성은 2조 1722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늘었다. 총자산도 33조 9480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자산운용수익률은 전년 대비 0.5% 포인트 상승한 3.46%, 지급여력비율(RBC)은 216.2%로 전년 동기 대비 10.8% 포인트 상승했다. 동양생명은 올해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확대’를 목표로 세우고 3억 달러 규모의 해외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한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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