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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 기대감 속 역풍 우려 표정관리

    경제 활성화를 위해 경제인 가석방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흘러나오자 해당 기업들이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가석방 논의가 반갑기는 하지만 자칫 속내를 드러냈다가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구속 중인 기업인 중 법정 형기의 3분의1을 채워야 하는 가석방 요건을 충족시킨 기업인은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이다. 하지만 법무부가 지금까지 가석방을 허가했던 기준에 따르면 형기의 80% 이상을 채워야 한다. 최 회장은 지난해 1월 자금 횡령 혐의로 징역 4년형을 받고 절반 가까이 복역 중이다. 동생인 최 부회장도 징역 3년 6개월을 받아 수감 중이며 형기의 3분의1 이상을 채웠다. 2012년 기업어음(CP) 사기 발행 혐의로 징역 4년을 확정받은 구 전 부회장도 조만간 가석방 대상이 된다. SK와 LIG 측은 “회사 차원에서 가석방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밝히기가 난처한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단 오너의 공백으로 인한 대규모 투자 등에 어려움이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SK 관계자는 “오너가 구속된 후 대형 인수·합병(M&A) 실적 등이 전무한 상태”라면서 “최근 김승연 회장의 복귀 후 삼성 4개 계열사 빅딜을 성공한 한화그룹을 보며 부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SK는 최 회장 구속 전인 2011년 그룹 투자 금액이 6조 606억원에 달했지만 올 들어서는 4조 9283억원으로 줄었다. 오너의 형기가 확정되지 않은 기업들은 그나마 SK나 LIG처럼 희망이 있다는 것 자체가 부러울 뿐이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경우 징역 3년을 선고한 2심 판결에 불복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불구속 기소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을 비롯해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역시 형기 미확정으로 가석방 대상이 아니다. 대통령 특별사면도 형이 확정돼야 대상이 될 수 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2014년 미술계 ‘한숨과 환호’

    2014년 미술계 ‘한숨과 환호’

    2014년은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진 국내 미술계에 그나마 한 가닥 숨통이 트인 한 해였다.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에서 한국관이 사상 처음 ‘황금사자상’을 거머쥐었고, 한국의 독창적인 단색화(모노크롬)가 국내외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 미술시장의 경기는 아직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회복되지 못했다. 사건 사고도 많았다.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이 학예사 채용 비리로 검찰 조사를 받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고,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은 현직 대통령을 풍자한 걸개그림 전시가 유보되면서 대표가 사퇴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단색화의 재조명 1세대 이우환 작가, 한국인 첫 파리 베르사유궁서 개인전 작가 6명 美서 작품 소개도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던 단색화가 국내외에서 새롭게 조명받았다. 단색화는 1970년대 시작된 한국 고유의 화풍으로, 여러 색채 대신 한 가지 색채나 그와 비슷한 색채로 구성하는 회화 양식이다. 1세대 단색화 작가들의 작품이 국내외 경매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대표 작가는 이우환이다. 1976년 작 ‘선으로부터’가 지난 11월 열린 미국 소더비경매에서 추정가를 두배 이상 넘어서는 216만 5000달러(약 23억 7000만원)에 팔렸다. 이우환은 지난 6월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궁에서 개인전을 여는 등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블룸앤드포갤러리에서 열린 ‘다방면에서:단색화와 추상’전에는 권영우, 박서보, 윤형근, 이우환, 정상화, 하종현 등 단색화 대표 작가 6인의 작품 40여점이 소개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도 단색화를 중심으로 한국 문화의 깊이를 소개하는 ‘텅 빈 충만-한국 현대미술의 물성과 정신성’전을 기획해 해외 23개국에 있는 한국문화원에서 순회전을 열고 있다. 비엔날레의 민낯 광주·부산 등 국내 비엔날레 파행·혹평 베니스 국제건축전서 한국관 황금사장상은 쾌거 지난 6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제14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서 한국관이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예술과 건축의 경계를 넘나드는 건축가 조민석이 커미셔너를 맡은 한국관은 분단이라는 특수성을 바탕으로 남북한의 건축 100년을 조망한 전시 ‘한반도 오감도’를 선보여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짝수해를 맞아 9월부터 광주비엔날레를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서 비엔날레 행사가 열렸다. 올해로 창설 20주년을 맞은 제10회 광주비엔날레는 제시카 모건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큐레이터가 총감독을 맡아 ‘터전을 불태우라’라는 주제로 전시를 열었다. 본 행사 기획은 호평을 받았지만 앞서 개막한 특별전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홍성담 작가의 걸개그림 전시가 유보되면서 작가들의 참여 철회가 잇따르는 등 파행이 계속되다 끝내 이용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의 사퇴로까지 이어졌다. 부산비엔날레는 전시감독 선정 등을 놓고 잡음이 계속된 데 이어 프랑스 출신 올리비에 케플랭 감독이 밋밋한 전시를 내놔 혹평을 받았다. 미디어 작가 박찬경이 예술감독을 맡은 ‘미디어시티서울 2014’가 ‘귀신, 간첩, 할머니’를 주제로 열린 데 이어 ‘달그림자’를 주제로 한 창원조각비엔날레가, 대구에서는 ‘사진의 기억’을 주제로 한 사진비엔날레, 충남 공주 금강 쌍신공원에서 금강자연비엔날레가 잇따라 열렸다. 하지만 이벤트성 연례행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현대미술관 잡음 정형민 관장, 면접시험 개입 등 제자 부당 채용 개관 첫 개인 비리로 검찰 수사 ‘미술계 충격’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자신의 제자와 전 부하 직원을 학예연구사로 부당 채용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돼 10월 직위 해제됐다. 정 관장은 지인 2명의 서류전형 채점 결과를 조작하도록 부당하게 지시하고 면접위원도 아니면서 면접시험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년 1월 19일까지가 임기인 정 관장은 2개월 정직 처분을 받아 사실상 임기가 종료됐다. 1969년 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한 이래 관장이 개인 비리로 직위 해제되고 검찰 수사까지 받은 것은 처음이어서 미술계의 충격은 컸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서울관을 개관했으나 특정 대학 출신으로 편중된 개관전 작가 선정을 놓고 갈등이 불거졌고 정 관장의 채용 비리로 압수수색을 받는 등 홍역을 치렀다. 그 와중에 서울관은 2013년 11월 13일 개관 후 총누계로는 102만 281명이 찾아 도심 미술관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는 동양그룹이 빼돌린 미술품을 대신 팔아 주고 이 중 일부 판매 대금을 넘겨주지 않은 혐의로 지난 9월 구속됐다. 추상과 구상의 조화를 추구하는 ‘하모니즘’ 창시자인 원로화가 김흥수 화백이 6월 9일 95세의 나이로 별세했고, 대한민국예술원이 여류화가 천경자에 대한 월 수당 지급을 중단하면서 천 작가의 생사를 둘러싸고 가족과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 현재현 징역 12년 중형… 재벌 총수로 ‘최고 형량’

    현재현 징역 12년 중형… 재벌 총수로 ‘최고 형량’

    1조 3000억원대의 사기성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발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현재현(65) 동양그룹 회장에게 징역 12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위현석)는 1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현 회장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피해자가 4만명에 달하고 피해 금액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대규모 기업 경제 범죄를 저질러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앞서 검찰은 징역 15년을 구형했었다. 재벌총수로서는, 1997년 ‘한보사태’로 징역 15년이 확정됐던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무거운 실형이다. 20조원대 분식회계 혐의 등을 받았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2006년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재판부는 사기성 CP와 회사채 발행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CP 발행 당시부터 자력 만기상환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그룹 재무 사정을 적극 은폐해 일반 투자자를 속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배구조에 집착한 나머지 경영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다수의 피해자가 막대한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입었는데도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피해 회복 노력도 하지 않아 중형을 선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 회장은 141억원의 개인 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 판단을 받았으나 주가 조작으로 수백억원대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와 6000억원 상당의 계열사 간 부당 지원 및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무죄가 인정됐다. 함께 기소된 정진석 전 동양증권 사장은 징역 5년, 김철 전 동양네트웍스 대표는 징역 4년, 이상화 전 동양인터내셔널 대표는 징역 3년 6개월을 각각 선고받았다.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의 이대순 변호사는 “동양 사태가 조직적 사기 범죄였다는 사실을 밝히는 의미 있는 판결”이라면서 “피해자 전체가 배상받는 길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돈 앞에선 40년 우정도 없었다

    동양그룹 사태 직후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수백점에 달하는 미술품을 빼돌린 ‘40년 지기’가 나란히 법정에 서게 됐다. 대학 동문인 이혜경(62) 동양그룹 부회장과 홍송원(61) 갤러리서미 대표는 학창 시절 함께 테니스를 치며 친분을 쌓았다. 1990년대 초반 홍 대표가 미술품 거래를 시작할 즈음 이 부회장은 그를 통해 미술품을 구입하기도 했다. 한동안 소원하게 지내던 이들은 지난해 동양그룹 사태로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이 부회장은 121억원에 이르는 개인 채무로 서울 성북구 성북동 자택에 이어 소장 미술품까지 가압류당할 처지에 놓였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이 부회장 자택과 동양증권 사옥 등에서 그림과 조각, 고가구 등 400여점을 반출해 갤러리서미 등에 숨겼다. 이 중 13점은 47억 9000만원에 국내외에 매각했다. 웨인 티보의 ‘캔디 스틱스’가 7억원에, 데이미언 허스트의 작품 두 점이 3억 50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시가 1억원으로 추정되는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작품은 미처 팔지 못하고 검찰에 압수되기도 했다. 우정보다 돈이 우선이었을까. 홍 대표는 애니시 커푸어와 알리기에로 보에티의 작품을 170만 달러에 판 뒤 수수료를 제하고 받은 15억원을 이 부회장에게 주지 않고 대금을 받지 못한 것처럼 꾸미기도 했다. 홍 대표 역시 개인 채무와 법인세 체납 등으로 갤러리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선봉)는 강제집행면탈 혐의로 이 부회장을 불구속 기소하고, 홍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 홍 대표는 15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빼돌린 미술품 가운데 재산 가치가 큰 107점에 대해서만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동양그룹 사태 피해자를 위해 법원 파산부와 협의해 압수물, 현금 전부를 가압류했다”며 “이 부회장은 소유권 포기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한국 기업 비상구 찾아라] (6) 증권

    [한국 기업 비상구 찾아라] (6) 증권

    25일 국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걷힌 증권거래세는 3조 15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2조 7546억원 이후 가장 적다. 증권거래세는 2009년과 2010년 3조원을 넘었고 2011년에는 4조 3363억원을 기록했으나 2012년 3조 5013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는 3조원에 턱걸이했다. 증권거래세율의 경우 상장주식은 투자액의 0.3%, 비상장주식은 0.5%가 적용된다. 주식이 거래될 때 내는 세금이 1년 사이에 14.3%(4998억원)나 줄어들 정도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조 9934억원으로 2011년 6조 8631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거래가 활발하지 않기는 올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올 4∼6월(2분기) 주식거래대금은 331조 200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398조 6000억원)에 비해 16.9%가 줄어들었다. 거래대금 감소는 수익 감소로 이어졌다. 2013년 한 해 동안 증권업계가 거둔 순이익은 2592억원이다. 2012년 한 해 동안 거둔 순익 1조 3041억원의 6분의1 수준이다. 또 신한금융이 올 2분기, 즉 3개월 동안 번 5776억원의 절반에 그친다. 그렇다 보니 증권업계는 혹독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지난 6월 말 현재 증권사 직원은 3만 7723명으로 지난해 6월 말(4만 1687명)과 비교해 1년 사이에 3964명이 줄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3만 9000명)보다 적다. 지점 수는 1565개에서 1343개로 줄었다. 그러나 증권업종의 구조조정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이후에도 현대증권에서 400명, HMC투자증권에서 200명이 회사를 떠났거나 떠날 예정이다. 문제는 직원 수만 줄었지 회사 수는 거의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증권사는 현재 61개다.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36개사에서 자본시장을 발전시킨다는 논리하에 인허가 규제가 완화되면서 우후죽순으로 증권사가 생겨 62개까지 늘어났었다. 기존 증권사가 주인이 바뀌면서 이름이 바뀌기도 여러 번이라 전신이 어느 증권사인지는 증권업 종사자조차 헷갈린다. 지난해 애플투자증권이 10년 만에 자진 청산을 신청해 61개로 줄었다. 우리나라의 경제나 주식시장 규모에 비춰 증권사 수는 30~40개면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의 추산이다. 증권사는 많지만 업무 영역은 비슷비슷하다. 증권사의 크기와 상관없이 대부분의 증권사가 주식 매매나 펀드 판매 수수료로 연명하는 수익 모델은 지난 10년간 큰 변화가 없다. 채권 발행이나 상장(IPO) 등의 이벤트가 가끔 있지만 대부분 계열사 증권사에서 담당하는 구조다. 자본시장연구원이 2012년 기준 증권사 규모별 수익 구조 현황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자본 기준 1~10위인 중대형 증권사의 수익 구조는 위탁 매매(52%), 자기 매매(24%), 상품 판매(12%), 투자 은행(8%) 순이다. 중소형 증권사도 위탁 매매(45%), 자기 매매(36%), 투자 은행(10%), 상품 판매(8%) 순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성과가 좋은 편도 아니다. 국내 증권사의 1인당 당기순익은 1100만원으로 일본계 투자은행(IB)인 노무라(4300만원)의 4분의1 수준이다. 탁월한 위험(리스크) 관리로 많은 수익을 거둔다고 평가받는 세계적 IB인 골드만삭스(2억 5800만원)에 견줘 보면 23분의1에 그친다. 자본력 자체가 이들과 비교해서 작기 때문이다. 자기자본에서 국내 1위인 KDB대우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 6월 말 기준 4조 207억원이다. 하지만 골드만삭스 757억 달러(78조 6900억원), 노무라 621억 달러(64조 5530억원)에 비하면 매우 초라한 수준이다. 리스크 관리에 서툰 실력은 해외 진출 성과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증권사가 진출한 14개 지역 중에서 이익을 내는 곳은 홍콩,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3곳에 불과하다. 2000년대 초반 한때 호기롭게 나갔던 해외에서 철수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신뢰 상실이다. 증권은 금융업인지라 투자자의 신뢰가 기본이다. 그러나 동양그룹이 계열사인 동양증권을 통해 다른 계열사의 회사채를 판매해 투자자들에게 1조원이 넘는 피해를 안겼다. 고객의 이익을 무시하고 회사를 살리려 한 행태로, 증권업 전체에 투자자 신뢰 하락이라는 치명적인 오명을 남겼다. 미래 전망도 밝지 않다. 고성장 시대와 달리 중간 수준의 성장, 때로는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는데 인구구조마저 고령화되고 있다. 만 14세 이하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을 뜻하는 고령화지수는 현재 12%로 고령화사회를 지나 고령사회로 진행 중이다. 고령화 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빠른 편이라 그 영향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인구가 고령화될수록 위험자산인 주식 투자에서 멀어진다는 경험치만 나와 있다. 또 직접 투자보다는 펀드 등 간접 투자 방식을 선호하게 된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수수료를 더 낮춰 줘야 하는 기관투자가가 더 중요한 고객이 된다는 뜻이다. 수수료가 아닌 자산 운용 서비스의 차별화나 금융투자상품의 수익성 개선이 더욱 중요해진 시기가 도래함을 의미한다. 증권사의 변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 구속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선봉)는 16일 가압류 대상인 동양그룹 임원 소유 미술품을 빼돌린 홍송원(61) 서미갤러리 대표를 강제집행면탈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구속했다. 홍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엄상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소명되는 범죄혐의가 중대하고,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홍 대표는 법원이 가압류 절차를 밟기 직전 이혜경(61) 동양그룹 부회장이 빼돌린 미술품 수십 점을 대신 팔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일부 무죄에도 ‘재벌 비리 무관용’ 재확인

    일부 무죄에도 ‘재벌 비리 무관용’ 재확인

    1600억원대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54) CJ그룹 회장이 12일 비자금 조성 자체를 횡령으로 본 공소 사실 상당 부분을 무죄로 인정받아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그럼에도 범행 액수가 여전히 많아 결국 실형을 면치 못했다. 재벌 비리에 대한 법원의 무관용 원칙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다. 이 회장 측은 상고해 대법원 판단을 받기로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비자금 중 상당 부분을 회사 임직원들을 위해 사용했다는 이 회장 측 주장을 받아들여 횡령 인정 액수를 크게 줄였다.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착복할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비자금 조성 자체만을 가지고 유죄를 선고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이 과정에서 1심에서 인정한 횡령액 719억원 중 603억원이 줄었다. 나머지 115억원은 해외 계열사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한 것처럼 가장해 횡령한 것으로 유죄가 인정됐다. 조세포탈과 배임 부분도 이 회장 측 주장이 일부 받아들여져 탈세는 260억원에서 251억원으로, 배임은 363억원에서 309억원으로 감액됐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250억원을 초과하는 거액의 조세포탈은 일반 국민의 납세 의식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사안이 중대하고, 횡령과 배임 범죄도 시장 경제의 근간이 되는 회사 제도의 취지를 몰락시키는 것으로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실형 선고를 유지했다. 신장 이식 후유증으로 건강이 악화돼 구속집행정지 중인 이 회장은 이날 환자복에 링거를 꽂은 채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들어섰다. 공판 내내 마스크를 쓰고 눈을 찌푸린 채 앉아 있던 그는 실형이 선고되자 고개를 좌우로 흔들기도 했다. 선고 뒤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곧바로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이 회장의 구속집행정지 기한은 11월 21일 오후 6시까지다. 변론을 맡고 있는 안정호 변호사는 “수감 생활을 감당할 수 없는 건강 상태임에도 실형이 선고돼 안타깝다”면서 “조만간 상고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항소심에서 또다시 실형을 선고받음에 따라 재벌 비리에 대한 법원의 엄중 처벌 기조가 다시 확인됐다. 2012년 초 경제민주화가 사회적 화두로 등장하면서 재벌 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도 변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2월 법원은 “경제 발전 기여도를 양형상 유리한 요소로 과도하게 반영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에게 징역 4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같은 해 8월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며 법정 구속했다. ‘회장님’들이 건강 악화, 경영 공백 우려, 경제발전 기여 감안 등을 이유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받고 풀려나는 ‘3·5 법칙’이 깨지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초 김 회장과 LIG그룹 구자원 회장이 각각 파기환송심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형을 받아 ‘3·5 법칙’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SK그룹 최태원 회장, 최재원 부회장 형제가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되며 논란은 잦아들었다. 현재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1심 재판을,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최근 분위기상 재벌 회장들의 실형이 확정될 경우 특별사면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특별사면권을 엄격히 제한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재계 비리 수사 때마다 … 또 홍송원

    재계 비리 수사 때마다 … 또 홍송원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선봉)는 11일 가압류 대상인 동양그룹 고위 임원 소유의 미술품을 빼돌리고 판매 대금을 횡령한 혐의로 서미갤러리 대표 홍송원(61)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홍씨는 동양그룹에 대한 법원의 가압류 절차가 진행되기 직전인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이혜경(61) 부회장이 빼돌린 미술품 수십 점을 대신 팔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미술품 2점을 15억여원에 매각하고 판매 대금을 주지 않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동양그룹의 사기성 기업어음 발행 사건 등을 수사하던 중 이들의 수상한 자금 거래 정황을 포착, 이 부회장의 미술품 창고와 서미갤러리에서 국내외 유명 예술가의 작품을 압수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은 남편인 현재현(65) 회장이 구속 재판 중인 점을 고려해 불구속 기소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씨는 재계 수사 때마다 이름이 오르내렸다. 2008년 삼성 특검 때 비자금 투입 의혹이 제기된 로이 리히텐슈타인 작품 ‘행복한 눈물’의 유통 경로로 지목됐다. 2011년에는 오리온그룹 비자금 세탁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해 CJ그룹 수사 때는 법인세 30억원을 탈루한 혐의가 드러나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사기성 어음 발행’ 현재현 회장 징역 15년 구형

    ‘사기성 어음 발행’ 현재현 회장 징역 15년 구형

    검찰이 사기성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발행해 개인 투자자 4만여명에게 1조 3000억원대의 피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현재현(65) 동양그룹 회장에 대해 징역 15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위현석) 심리로 2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권을 가진 회장으로 회사가 부도에 이르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손해를 피하는 선택을 할 수도 있었다”며 “하지만 그런 선택을 하지 않고 회사의 손해를 떠넘겼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집중돼 한두 푼 아껴 마련한 이들의 투자금이 오너 일가의 이익을 위해 이용됐다”고 강조했다. 간간이 긴 한숨을 내쉬던 현 회장은 최후 진술에서 “동양파워와 동양매직을 조기 매각했다면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구조조정 시기를 놓친 것은 통한의 실책”이라고 말했다. 또 “제가 부족한 탓에 벌어진 일”이라며 “피해를 입게 된 분들, 함께 재판을 받게 된 (전) 계열사 대표들에게도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사기성 CP 발행을 공모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진석(56) 전 동양증권 사장과 이상화(49) 전 동양시멘트 대표에게는 각각 징역 10년과 8년을, 계열사 부당 지원을 공모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김철(38) 전 동양네트웍스 대표에게는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5분까지 진행된 재판에는 피해자를 비롯한 방청객 200여명이 몰려 대법정 내 좌석 150개와 통로를 가득 메웠다. 검찰이 구형하자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선고 공판은 오는 10월 10일 오후 2시에 열린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사설] 동양 사태 키운 금융감독체계 확 바꿔라

    감사원이 그제 대규모 투자자가 피해를 본 ‘동양 사태’의 원인을 감독기관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직무유기에 따른 것으로 결론지었다. 이 사고로 4만명이 동양그룹의 부실한 기업어음(CP)과 회사채에 투자해 1조 7000억원대의 손실을 보았다. 금감원은 “검사 과정에서 재무·상품 건전성을 제대로 안 본 것”이란 감사원의 지적에 “관련 조항들을 못 봤다”며 발뺌했다고 한다. 변명에 불과하다. 동양 사태의 요체는 동양그룹이 운영 자금 등을 조달하기 위해 부실한 CP와 회사채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친 것이다. 감사원은 “금융 당국이 지난해 말 동양 사태 발생 전인 2008년부터 투기등급인 동양증권 회사채의 불완전판매 정황을 확인하는 등 사고를 막을 기회가 여러 번 있었으나 이를 놓쳤다”고 밝혔다. 더욱이 금융기관에 대한 공동검사권을 갖고 있는 예금보험공사에서 ‘동양증권의 회사채가 부실해 투자자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내용의 공문까지 금감원에 보냈지만 이를 도외시했다. 또 금융과 산업, 즉 ‘금산 분리’를 철저히 적용해야 했지만 계열 금융기관을 이용해 계열사를 도왔다. 금감원은 “회사채 현황은 공시를 통해 투자자가 알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 또한 면피성으로 들린다. 동양의 금융 상품은 이미 부실했고, 개인투자자들은 이를 제대로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동안 금감원의 업무 태만은 일과성에 머물지 않았다. 불과 1년 동안 일어난 금융기관의 해킹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과 KT ENS 협력업체 대출 사기, KB금융 카드사태 등에서 지도·감독 기능은 한결같이 작동되지 않았다. 금융사고는 터지면 그 규모가 크고, 개인투자자의 피해 등으로 파장이 상당하다.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무소불위에 가까운 ‘갑질’만 하다 보니 조직의 감각이 무뎌졌다는 방증이다. 세간의 말처럼 동양과 이들 기관 간에 ‘특정 학맥’이 간여됐다면 더더욱 그렇다. 감사원은 ‘동양 사태’의 원인을 고질적인 감독 소홀이라고 판단했다. 부원장이 책임 사퇴하고 담당 국장이 문책을 받는 선에서 끝날 일은 아니다. 이 사태는 ‘루비콘 강’을 건넌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두 기관에 피해배상을 요구하고 있고, 소송도 잇따를 전망이다. 분쟁 조정 신청자가 2만명에 이른다. 선의의 투자자를 보호해야 할 기본적인 의무를 저버린 자업자득이다. 금융 당국은 감독 기능을 속히 되찾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 조직의 존립 가치가 훼손되면 존폐의 문제로 번지게 된다.
  • 동부 등 부실기업 구조조정 “네 탓” 공방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놓고 금융당국과 채권단 간 책임 공방이 뜨겁다. 당국이 STX그룹 및 동부그룹 구조조정과 관련해 주채권은행에도 부실기업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나서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채권단은 기업의 사전 부실을 차단하지 못했던 금융당국에도 책임 소재가 있다며 맞서고 있다. 이 와중에 감사원은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동양그룹 회사채 불완전판매 행위에 대한 지도와 검사업무를 게을리한 탓에 동양사태의 피해를 키웠다는 감사 결과를 공개해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STX그룹과 관련,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대해서도 관리·감독 소홀에 따른 제재에 착수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앞서 종합검사와 특별검사 결과 산업은행의 STX그룹 여신심사와 사후관리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STX 관련 대출 손실만 1조원이 넘는다. 최근 동부그룹 구조조정 역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상황이 이 지경까지 왔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산업은행이 동부제철의 인천공장·당진발전 패키지 매각을 고집했으나, 유일한 인수 후보자인 포스코가 등을 돌려 결국 자율협약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채권단은 금융당국의 책임론 제기에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업부실을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던 당국이 일이 터지자 채권은행 탓만 하고 있다는 반박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동부는 괜찮다’는 게 당국의 일관된 견해였다”면서 “사태가 벌어지니 채권단의 책임을 거론하는 게 온당하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동양사태’를 계기로 당국은 위기설이 나돈 현대·두산·한진·동부그룹의 재무 현황을 점검했지만 모두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일부에서는 ‘국가경제를 살려야 한다’면서 채권단에만 과도한 짐을 떠맡겨 놓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STX와 STX다롄에 대한 유동성 지원은 정부 차원에서 독려하고 강조해서 지원했다”면서 “이걸 문제 삼는 건 금융당국이 할 말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STX그룹과 쌍용건설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은 수시로 채권은행 임원들을 소집해 지원을 압박했다. 당시 쌍용건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한계 기업임을 알면서도 당국 등쌀에 떠밀려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불만을 토로했었다. 쌍용건설은 채권단이 신규자금과 출자전환으로 6550억원을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지난해 12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감사원 “금융당국 태만이 동양사태 원인”

    감사원이 ‘동양 사태’의 원인을 금융당국의 고질적인 업무 태만으로 진단했다. 감사원이 금융당국의 책임을 지적한 만큼 이달 말 시작되는 동양 사태 피해자 구제를 위한 분쟁 조정에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동양 사태는 투자자 4만여명이 사기성 기업어음(CP)과 회사채에 투자해 1조 7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입은 초대형 금융 사고다. 감사원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3개 시민단체의 공익감사 청구에 따라 지난 1∼2월 동양증권과 관련 제도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 감독 실태를 감사한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감사원 측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포함한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동양그룹 사태가 발생하기 훨씬 전부터 불완전판매 정황 등을 확인했지만 이를 방지할 기회를 여러 번 허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지도·검사업무를 태만히 했다는 이유로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 담당 국장과 팀장을 문책하도록 금감원장에게 요구했다. 금감원은 2008년부터 동양증권의 투기등급 회사채 불완전판매 등을 수차례 확인했지만 2011년 11월 종합검사에서는 관련 사항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올해도 동부 해결 못하면 ‘폭탄급’

    동양그룹 회사채 사태로 개인투자자가 큰 손해를 보면서 지난해 금융당국에 접수된 분쟁 조정건수가 4만건을 돌파했다. 올해도 동부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면 분쟁조정 ‘폭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금감원 분쟁조정국에 접수된 분쟁 조정은 4만 4804건이다. 2012년 2만 8556건에 비해 56.9%나 늘었다. 이 중 동양증권이 계열사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판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있었다고 제기된 분쟁조정 신청은 1만건을 넘어섰다. 동양사태 여파로 금감원의 분쟁 조정신청 건수가 급격히 증가한 셈이다. 금융 분쟁 조정은 금융사와 갈등을 빚고 있는 금융소비자가 금감원에 조정 신청을 제기할 경우 이뤄진다. 금감원은 합리적인 분쟁해결 방안이나 조정 의견을 제시해 합의를 유도한다. 지난해 금융분쟁조정 접수는 은행·중소서민 분야의 경우 6163건으로 전년보다 11.4% 줄었다. 보험은 2만 247건으로 전년보다 4.8%가 감소했다. 금융투자 분야는 2012년 442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만 8394건이었다. 금융투자 분야의 민원이 무려 40배나 급증한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동양 사태라는 큰 사회적 이슈가 있어 금융투자 부문 분쟁 조정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다”고 밝혔다. 금융분쟁처리 현황은 지난해 2만 9350건으로 지난해(2만 9173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금융당국은 올해도 분쟁조정 신청이 폭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동부그룹 위기에 따른 계열사 회사채 및 기업어음 투자자의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또 올 초에는 1억여건 규모의 카드사 고객 정보가 유출돼 집단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김준기 동부회장 일가 상장주식 1조 넘었다

    김준기(70) 동부그룹 회장 가족의 상장 주식 자산이 지난 5년여간 곱절로 불어 1조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김 회장 일가는 유동성 위기에 빠진 계열사로부터 1000억원에 가까운 배당금도 받았다. 3일 재벌닷컴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 부부와 장남 남호씨(39·동부제철 부장), 장녀 주원(41)씨 등 일가가 보유한 상장 계열사의 주식 가치(종가 기준)는 1조원 안팎으로 추산됐다. 2009년 1월 2일(4589억원)과 비교하면 주식 가치가 두 배 이상 뛰었다. 주식 자산은 장남 남호씨가 55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김 회장과 딸 주원씨가 각각 3300억원, 1500억원이었다. 김 회장 일가는 또 2009∼13년 상장 계열사로부터 주식 배당금 988억원을 챙겼다. 장남 남호씨가 받은 배당금이 52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김 회장도 계열사로부터 310억원을 받았다. 이 기간은 김 회장의 무리한 인수·합병(M&A)과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동부그룹이 자금난에 허덕이던 시기였다. 주식 배당은 동부제철과 동부건설, 동부증권, 동부CNI 등 계열사들이 골고루 했지만, 지난해는 동부화재만 배당금을 지급했다. 동부 측은 “최근 동부화재 주가가 뛰면서 김 회장 일가의 보유 주식 가치가 늘어났을 뿐이지 자산을 일부러 늘린 건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유동성 위기에 빠진 동부그룹이 일반 투자자의 대규모 사기 피해를 야기한 동양그룹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20여개 외국계 금융사 최고경영자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동부와 동양그룹은 (케이스가) 다르며, (동부는) 시장성 채무가 많지 않다”면서 “동부는 5개 계열사 회사채의 일반 개인투자자를 다 합쳐봤자 3400억원 정도로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동부그룹 구조조정과 관련해 “동부제철은 자율협약에 들어갔고, 시장의 불안 요인이 되지 않도록 채권금융기관이 잘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동부제철 자율협약 가닥… 급한 불 껐다

    동부제철 자율협약 가닥… 급한 불 껐다

    주요 계열사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과 법정관리 가능성이 높았던 동부그룹이 일단 발등에 떨어진 급한 불을 끄게 됐다. 워크아웃 돌입 직전까지 갔던 동부제철이 자율협약을 신청하면서 채권단의 공동관리를 받는 형태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동부CNI는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인 법정관리는 피할 전망이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일가의 사재 출연을 두고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김 회장 측은 1일쯤 자구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동부제철 채권단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자율협약 체결을 위한 사전 협의를 진행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채권단은 신용보증기금(신보)의 협조를 얻어 워크아웃이 아닌 자율협약 방식으로 동부제철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자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자율협약을 전제로 회의가 진행됐다”고 말해 워크아웃 돌입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뜻을 밝혔다. 동부그룹도 이날 오후 주채권은행인 산은에 동부제철 자율협약 신청서를 제출했다. 산은은 1일 다른 채권은행에 동부제철 자율협의회 개최를 통보하고 자율협약 안건에 대한 동의서를 받을 계획이다. 채권단이 모두 동의하면 통상 일주일 뒤에 자율협약 절차가 시작된다. 채권단이 이날 자율협약 체결에 의견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신보가 ‘우선변제권’을 갖는 조건으로 자율협약과 회사채 신속 인수제에 찬성했기 때문이다. 신보는 동부제철의 차환발행에 찬성해 당장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게 해주는 대신 추후 동부제철로부터 가장 먼저 채무를 상환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겠다는 입장이다. 신보 관계자는 “동부제철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협약이 체결돼 회사채 신속 인수제가 시작되면 오는 7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700억원 가운데 산은이 인수한 200억원을 제외한 500억원은 신보(60%), 산은(30%), 금융투자업계(10%)가 나눠서 인수하게 된다. 당장 급한 불은 끄고 채권단의 신규자금 지원이나 출자전환 등 방안을 찾을 시간을 벌 수 있다. 법정관리 가능성이 거론되던 동부CNI도 7월 중 돌아오는 회사채 500억원의 만기를 막기 위해 일부 사업부문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 입장에서도 동부CNI의 법정관리는 부담이 커 최악의 상황은 막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동양그룹 사태를 겪은 당국과 채권단이 회사채 개인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법정관리까지 가게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제철과 동부CNI 모두 당장 큰 고비는 넘기게 됐지만 동부그룹 일가에 대한 당국과 채권단의 압박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한 채권은행의 관계자는 “당장 7월 만기 회사채는 뒤로 미루더라도 하반기에만 4200억원이 넘는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면서 “김 회장 일가의 동부화재 지분 등 사재를 내놓고 해결 의지를 보이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금융권 중징계에 금융당국 책임론 ‘고개’

    금융권 중징계에 금융당국 책임론 ‘고개’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징계 결정 ‘유보’이후 최종 징계 수위는 어떻게 될까.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현재 분위기는 사전 통보된 중징계보다는 ‘감경’ 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여전히 ‘중징계’ 의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감지된다. 감사원도 금융당국의 유권해석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금감원이 사전 관리·감독 부실에 대한 스스로의 책임은 회피한 채 오로지 사후 금융사 징계에만 급급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감사원의 문제 제기로 KB금융에 대한 제재 결정이 좀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기존 중징계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국민카드 분사 시 국민은행 고객 정보가 카드사로 이관되면서 올 초 국민카드 고객정보 5000만건이 유출될 때 은행 고객 정보가 함께 빠져나간 책임을 임 회장에 물어 중징계를 사전 통보했다. 금융위의 유권해석에 따른 결정이다. 그러나 감사원이 뒤늦게 금융위의 유권 해석에 대해 질의를 해오면서 임 회장에 대한 징계가 감경 또는 무혐의 처분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임 회장은 개인정보 유출을 제외하고도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건으로도 중징계를 사전 통보받은 상태라 피해 나가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전산기 교체를 놓고도 여전히 공방이 뜨겁다. 금감원은 특별검사를 통해 KB금융지주가 은행 전산교체 의사결정에 부당하게 개입, 보고서를 왜곡했다며 임 회장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KB금융 측은 그러나 “이는 규정상 보장된 업무 협의 절차였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전산교체와 관련된 금감원의 징계가 너무 성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전산서버 교체 건은 특별검사 종료 3~4일 만에 징계 수위가 통보됐다. 금감원 조사 뒤 이처럼 급하게 징계가 통보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 26일 열린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도 일부 위원이 “중징계에 대한 법리적 근거를 좀 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며 이견을 드러냈다. 중징계를 강행하면 행정소송 등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당국의 책임론도 강하게 제기된다. 올 초 카드3사의 고객정보 1억건이 유출되며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감원장에게 관리·감독 부실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자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한껏 몸을 낮췄지만, 결국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불거진 동양그룹 회사채 사태와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은 금융당국의 감독 부실 책임이 명확하지만 (금융당국이) 금융사 제재에만 매달리며 모든 책임을 금융사로 떠넘기고 있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동부제철 같은 기업 또 나올라” 채권은행 건전성도 ‘불안불안’

    동부제철이 채권단 주도의 공동관리(자율협약)를 받게 될 처지에 놓이면서 부실 징후를 보이고 있는 다른 일부 대기업에 대한 채권단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미 동부제철과의 자율협약 체결로 수천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채권은행들은 지난해 STX그룹과 동양그룹이 무너질 당시 큰 부담으로 작용했던 ‘충당금 리스크’가 이번에도 은행 건전성 악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투기 등급으로 신용도가 강등된 동부그룹 계열사들은 유동성 위기가 심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1662개 기업의 올해 1분기 말 부채비율은 97.2%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1.7% 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들의 차입금 의존도 역시 같은 기간 25.4%에서 25.5%로 0.1% 포인트 올랐다. 기업들이 금융권 대출이나 회사채, 어음 발행 등으로 빚을 져 기업을 꾸려 나가는 경향이 커졌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동부제철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해 채권은행 주도의 강도 높은 재무 구조조정에 들어가게 되면서 금융권에서는 동부제철에서 시작된 기업 부실 위험이 동부그룹의 다른 계열사 또는 다른 대기업 계열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부그룹 내 다른 비금융 계열사들이 잇따라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부그룹의 제조업 부문 지주회사인 동부CNI 역시 다음달 초 2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막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있다. 동부제철 채권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STX 경우에도 상호지분이나 채권채무로 얽힌 계열사들이 줄줄이 무너진 사례가 있어 다른 동부 계열사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이날 동부제철·동부건설·동부CNI·동부메탈의 무보증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각각 ‘BBB-’에서 ‘BB+’로 한 단계씩 내렸다. 대기업 집단 소속 증권사는 계열사의 투기등급 회사채를 팔지 못한다는 규정 때문에 동부증권이 계열사 회사채를 판매할 수 없게 되면서 그룹의 유동성 위기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채권단 주도의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강도 높게 이어지면서 여파는 채권은행의 건전성 위협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STX그룹 등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1조 62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은 이후 1조 4000억원대의 적자를 낸 산업은행은 동부제철과 자율협약으로 최대 수천억원의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세월호 영향으로 기업이 어려운 상황이라 하반기에는 은행들이 여신 관리를 밀도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뉴스 플러스] ‘옥중 소송’ 현재현 회장 패소

    1조 9000억원대 기업 비리로 구속 기소된 현재현(65) 동양그룹 회장이 그룹 출자 구조의 핵심 고리를 유지하기 위해 옥중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 김재호)는 현 회장과 부인 이혜경(62)씨가 “티와이머니대부 주식을 처분하지 말라”며 동양파이낸셜대부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각하했다고 10일 밝혔다. 현 회장 부부는 지난해 2월 티와이머니 주식 16만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동양파이낸셜로부터 78억 8000만원을 빌렸다. 이들이 정해진 기간에 돈을 갚지 못하자 동양파이낸셜은 현 회장 부부가 맡긴 티와이머니 주식을 전량 인수했다.
  • [기본을 지키자] 금융 신뢰 상실의 시대

    [기본을 지키자] 금융 신뢰 상실의 시대

    2011년 이후 금융업계는 신뢰 상실의 시대다. 회사채의 위험성을 고객들에게 정확하게 알리지 않고 팔아 수만명의 피해자가 나왔다. 마케팅을 위해 고객의 개인 정보를 잔뜩 수집은 했지만 보관은 부실해 1억건이 넘는 고객 정보를 유출시켰다. 2차 유출은 없다던 장관들의 장담은 허언에 그쳤다. ‘내 돈’이라면 있을 수 없는, 부실한 검사가 횡행하면서 사기 대출 사건도 터졌다. 국민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금융기관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소비자의 재산을 보호하는 신의성실이나 적합성의 의무를 망각한 채 소비자를 이익 추구 대상으로 삼은 결과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1년 1월 4일 삼화저축은행부터 지난달 2일 해솔저축은행까지 2011년 이후 영업 정지된 저축은행은 총 30개다. 이 중 후순위 회사채를 발행한 저축은행이 25개로 여기에 2만 3838명이 8271억원을 투자했다. 토마토저축은행(4391명), 솔로몬저축은행(4029명), 한국저축은행(2731명), 경기저축은행(2181명) 등 4개 저축은행 피해자가 절반 이상(55.9%)을 차지한다. 가장 최근에 영업 정지된 해솔저축은행의 후순위 회사채 투자자도 955명이다. 후순위 회사채를 발행한 저축은행 중 대영저축은행만 유일하게 자체 정상화에 성공해 투자자 231명이 손실을 면했다. 후순위 회사채는 담보 없이 발행사의 신용만 보고 발행되는 채권으로, 부도가 나면 회사가 진 빚 중 돌려받는 순서가 가장 뒤로 밀린다. 자금이 넉넉한 회사가 부도날 가능성은 적으니 회사 부도 시 손실이 불가피하다. 손해를 볼 위험성이 큰 대신 예상 수익률은 높은 고위험 고수익 상품이다. 하지만 투자자 일부는 안전한 ‘은행’이 발행한 회사채라고 생각하거나 ‘설마’ 하는 생각에 여기에 투자했다. 금융감독원이 금융사의 불완전판매로 인정하거나 감사를 담당한 회계법인의 책임이 민사소송에서 인정된 경우 투자자들이 일부 금액을 돌려받기는 했다. 그러나 정신적 충격과 경제적 손실을 수년에 걸쳐 겪은 뒤다. 자금난에 시달리던 동양그룹은 2012년 상반기부터 동양증권을 통해 동양시멘트 등 계열사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대거 팔았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으로 자산 관리에서 나름대로 명성이 있던 터라 고객들은 동양증권의 계열사 채권 판매에 별 의심 없이 채권을 샀다. 당시 일부 직원들이 채권의 위험성을 인지해 판매에 소극적이자 회사 차원의 압박도 가해졌다. 금감원은 2012년 검사에서 불완전판매를 발견했으나 적극적인 진화에 나서지 않았다. 지난해 9월 동양 계열사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회사채와 CP 투자자들의 피해는 불가피해졌다. 투자 고객 수는 4만 1000여명에 1조 6000억원으로 저축은행 피해 규모를 뛰어넘는다. 이 중 지난 3월 말까지 금감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한 사람은 2만 1260명으로 투자 고객 수의 절반을 조금 넘는다. 분쟁 조정을 신청한 피해자들 중 69.8%가 여성이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이 24.4%다. 40대가 25.2%, 50대가 24.9% 등이다.이와 별도로 동양 피해자 2000여명은 집단 소송을 위한 서류를 제출한 상태다.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와 법무법인 정률은 오는 10일 증권 관련 집단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동양증권이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는 고객들과 사이가 좋았던 편이고 직원들의 친인척 등 지인 자금도 섞여 있는 상태라 피해자들이 사태의 추이를 관망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올 초 발생한 카드사들의 고객 정보 유출 건수는 1억 400만건이다. 일부 계층에 국한되던 피해 규모가 전 국민으로 확대됐다. 이 사태는 금융감독당국이나 해당 금융사가 검찰의 발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무기력함을 보여줬다. 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와 2차 유출까지 확인되면서 고객 정보가 공공재가 돼 버린 현실을 확인해 줬다. 금융사들이 자사 마케팅을 위해 고객들로부터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모아 놓고는 정보 폐기 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도 드러났다. 정보 유출 사태 이후 기금 마련이나 소비자 피해에 대한 보상책 등에서는 신용카드사들이 굼뜬 모습을 보였다. KT ENS 사기 대출 사건은 일반 소비자에게는 지나칠 정도로 깐깐한 은행들이 기업들에는 허술하게 돈을 빌려준다는 것을 증명했다. KT ENS의 사기 대출 금액은 2800억원이다. KT ENS가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돈을 빌려준 은행들은 KT의 꼬리 자르기라며 반발했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이익집단화되기 힘든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정책 수단이 필요하다”면서 “부처 중심이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 여러 부처를 아우를 수 있는 조직 형태를 고려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웅기 상명대 금융경제학과 교수는 “금융 제도와 감독 자체는 잘 갖춰져 있는데 과도한 밀착, 안일한 인식 등으로 실천되지 않고 있다”면서 “구두에 그친 소비자보호를 강제할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동양파워 인수 우선협상자 포스코에너지 선정

    동양파워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포스코에너지가 선정됐다. 동양시멘트는 자회사인 동양파워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포스코에너지를 선정했다고 5일 공시했다. 차순위협상대상자는 삼탄-대림건설 컨소시엄이다. 포스코에너지와 삼탄-대림건설 컨소시엄, SK가스-대우건설 컨소시엄 등 세 곳은 동양그룹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물로 내놓은 동양파워 인수전에 참가했다. 이 가운데 포스코에너지는 인수 참가사들 가운데 가장 높은 약 4000억원의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동양파워 매각은 이달 안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동양시멘트가 지분 55%를 보유한 동양파워는 지난해 동양시멘트의 강원 삼척 폐광산 부지에 2000㎿ 규모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 운영하는 사업권을 따낸 바 있다.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동양시멘트는 지난 2월 법원의 허가를 받아 동양파워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포스코는 동양파워 인수에 성공할 경우 그룹 내 건설, 플랜트 분야와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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