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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국사교육 정상화의 길/조광 고려대 한국사학 명예교수

    [열린세상] 국사교육 정상화의 길/조광 고려대 한국사학 명예교수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고등학교 과정에서 국사를 필수 교과로 제도화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비록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번의 제도화를 통해서 국사는 지속적·안정적으로 교육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되었다. 이로써 학생들이 고등학교 과정에서 국사를 단 한 시간도 듣지 않고도 졸업할 수 있었던 파행적 상황을 피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도 불구하고 현행 국사 교육은 수업시수를 비롯하여 많은 문제점을 여전히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국사가 필수화되었다 하더라도 그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인 수업시수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이웃 나라들에서는 자국사 교육에 충분한 시간을 배정하여 질 높은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의 개혁을 통해서도 우리나라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배정된 수업시수는 빈약하기 이를 데 없다. 일본 도쿄의 명문고인 히비야 고교에서는 일본사가 3년간 385시간에 걸쳐 교육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에도 우리나라의 고등학교에 해당되는 고급중학교에서는 3년 동안 최소한 216시간에 걸쳐 자신의 역사를 필수적으로 배우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겨우 85시간의 필수화를 이제 막 시작하려 한다. 이처럼 우리와 역사분쟁을 진행하고 있는 이웃 나라는 고등학교 과정에서 우리나라보다 몇배나 많은 시간을 배정하여 자국사를 교육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이웃 일본 고교에서 수행하는 자국사 교육시간의 22%, 중국의 39%에 불과한 짧은 시간 내에 ‘유구한 반만년 역사’를 과연 다 배울 수 있겠는가? 이 점을 생각해 보면 이번 필수화 작업은 자칫 국사교육이 형식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는 위험을 안고 있다. 일본이나 중국과는 비교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우리 역사를 효율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교사란 있을 수 없다. 그 제한된 시간 안에 이웃 나라의 학생들이 자국사를 이해하고 있는 정도로 우리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우리 고등학교 학생들이 과연 몇명이나 될 것인가? 그렇기 때문에 국사교육의 형식적 필수화를 탈피하고 내실을 기하기 위해서는 수업시수의 확대가 절대적으로 요청된다. 국사 교육의 정상화를 기하기 위해서는 ‘역사’ 교과의 독립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국사과목은 ‘사회(역사포함)·도덕 교과군’의 일부로 되어 있다. 즉, 역사는 도덕·지리·일반사회 등 네 영역 가운데 하나로 규정되어 있고, 그 역사과목은 다시 국사와 동아시아사·세계사 등으로 나뉘어 있다. 이러한 체제에서 국사 교육 내지 역사 교육의 정상화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면서도 역사 교육 내지 국사 교육의 정상화를 주장하면 ‘타 영역과의 형평성을 무시한 교과이기주의’로 매도해 왔다. 거듭 말하거니와 역사 교육의 정상화를 기하기 위해서는 ‘역사교과군’을 사회 과목 등과는 구별되는 독립된 별개의 교과군으로 설정해야 한다. 역사가 독립교과로 설정되면 국사는 동아시아사와 세계사 등과 연계하여 더욱 효율적인 교육이 가능할 것이다. 물론 역사가 독립교과군으로 설정되기 위해서는 다른 교과군의 수업시수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 이때 사회탐구영역에 속하는 지리나 일반사회 혹은 도덕의 시간수를 줄여서는 결코 안 된다. 이 과목들도 학생들의 인성과 지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른바 중등학교 교육에서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영어나 수학과목에 과다하게 배분된 시간에서 일부를 양보받아 재조정하는 수밖에 없다. 타성화된 영어와 수학 중심의 틀을 바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손보지 않고서는 우리나라에서 교육의 정상화나 올바른 국사교육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작업은 국가의 미래를 내다보는 통치철학 및 인간의 진로를 고민하는 역사철학에 직결되는 문제이다. 올바른 철학을 가진 통치자와 교육행정가를 우리는 대망한다. 이제 우리는 국사 교육 내지 역사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출발점에 서 있다. 국사 교육의 정상화는 우리나라 공교육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이기도 하다.
  • 한반도 상륙 태풍 갈수록 강해진다

    한반도 상륙 태풍 갈수록 강해진다

    우리나라에 상륙하는 태풍이 갈수록 강하고 끈질기게 바뀌고 있다. 전문가들은 2000년 이후 한반도를 강타한 매미·루사·나니 같은 독한 태풍의 발생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올해 우리나라는 3.75개의 태풍이 영향을 미치고 이중 1.4개가 직접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1일 기상청과 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반도에 상륙하는 태풍의 강도와 지속시간이 갈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 12시간 이상 영향을 미친 태풍의 숫자는 1977~88년 27개였던데 비해 1997~2008년에는 46개로 77% 이상 늘었다. 태풍의 영향을 받는 총시간도 증가하고 있다. 1977~88년 우리나라가 태풍의 영향을 받은 총 시간은 약 38시간이었는데 1997~2008년에는 46시간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더 강해진 태풍이 한반도 인근에 더 오래 머문다는 뜻이다. 허창회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12시간 이상 영향을 미치는 태풍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한반도 주변의 기후변화로 태풍의 생명력이 그만큼 질겨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태풍 강도도 세지고 있다. 태풍의 강도를 나타내는 열대성저기압 강도지수(PDI)를 측정한 그래프를 보면 1975년 이후 파동의 진폭이 커져 현재는 2배 이상 증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태풍의 위력이 강해지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한반도의 경우 그 정도가 더 심하다는 것이 문제.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장은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 주변 해수온도가 1도 정도 올랐는데, 이는 세계 평균의 2배”라면서 “온도가 1도 상승하면 머금는 수증기량은 7%가 늘어나는데, 이는 태풍이 그만큼 커진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급속한 산업화가 이뤄진 동아시아지역의 해수온도가 다른 지역보다 높이 상승해 태풍의 강도를 더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제트기류의 상층과 하층 간 속도차가 줄어들어 태풍의 소멸이 더뎌지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태풍은 세로로 길다란 모양인데, 상·하층 간 속도차가 크면 그만큼 빨리 태풍의 위·아래가 분리되고 소멸도 빨라진다. 1997~2008년의 제트기류 상·하층 속도차는 1977~88년보다 3㎧가 줄었다. 허 교수는 “온난화의 영향으로 중국과 우리나라 상공의 제트기류 상·하층 간 속도차가 줄고 있다.”면서 “이것이 해수면 온도 상승과 맞물려 태풍의 생명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올해 태풍에 대한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국가태풍센터는 올해부터 3일 전에 하던 태풍 예보를 5일전부터 하기로 했다. 김태룡 기상청 국가태풍센터 센터장은 “2007년이후 대형 태풍이 상륙한 적은 없지만 언제든 매미나 나니급의 태풍이 올 수 있어 대비 차원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시론] 어린이를 위한 선물, 전곡선사박물관/황규호 언론인

    [시론] 어린이를 위한 선물, 전곡선사박물관/황규호 언론인

    어느 해 겨울 이야기다. 정월 초순이었으나, 겨울은 분명했다. 서울을 떠나 파리를 경유하고 나서, 고깔 모양의 아이스크림 껍데기를 거꾸로 박아 놓은 듯한 니스 공항에 내렸다. 겨울은 오간 데가 없고, 따사로운 볕이 마치 봄날 같은 지중해 연안 남프랑스의 겨울이 정겨웠다. 여기서부터 서남프랑스에 이르는 지역의 구석기시대 유적을 거의 훑어본 추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가 말하는 구석기시대 유적은 인류가 먼 옛날에 남긴 삶의 자리다. 타임머신을 타고 1만년이 넘는 세월을 뒷걸음쳐야 구석기시대 끝자락을 겨우 만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줄잡아도 100만년 전부터 시작한 구석기시대는 선뜻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역사의 뒤안으로 까마득히 멀다. 그해 겨울 여행에서, 마주친 서남프랑스는 구석기시대 문화가 아주 함초롬한 유서 깊은 땅이었다. 비제르 강이 도르도뉴 강으로 흘러드는 넓고도 긴 물길을 가운데 두고, 양안(兩岸)의 석회암 벼랑마다 유적이 촘촘히 들어앉았다. 가히 후기 구석기 문화의 보고였다. 소설 북회귀선의 작가 헨리 무어는 이 물길을 가리켜 “사람의 영혼을 살찌게 한 꿈이 살아 숨 쉬는 도르도뉴”라는 말로 예찬한 적이 있다. 이 물길 상류인 비제르 강가의 레저지 드 다야크 마을에는 유명한 아브리 파토 등 여러 유적이 자리했다. 이른바 ‘마담 파토’로 일컫는 젊디젊은 여인네 인골이 나온 유적이 아브리 파토다. 유적은 19세기 말에 발견되었으나, 본격적인 발굴은 20세기 중반 미국 하버드대학 교수 할렘 모비우스 손에서 이루어졌다. 서남프랑스 외진 산골로 달려와 꽤 이름을 날렸던 고고학자 모비우스의 체취를 느껴야 했던 감회가 남달랐다. 그는 후기 구석기시대를 거꾸로 껑충 뛰어넘은 전기 구석기시대 유물 주먹도끼 분포 지역을 유럽과 인도 북쪽으로 좁게 들여다보았던 근시안적 인물이다. 유럽의 문화 우월주의를 애써 강조했던 이른바 ‘모비우스 라인’은 뒷날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를 뒤엎은 중심에는 경기도 연천읍 전곡리 유적이 버티고 있다. 지난 1979년 첫 발굴 이후 아슐리안 문화를 대표하는 전기 구석기시대 돌연모 주먹도끼가 쏟아져 나온 데가 바로 전곡리 유적이었던 것이다. 오늘날 전곡리는 동아시아 전기구석기 문화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그런데 경기도가 최근에 지은 전곡선사박물관(全谷先史博物館)이 오는 25일, 마침내 문을 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제야 속에 담아 두었던 응어리 하나가 풀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프랑스를 여행하는 동안 니스 라자레 동굴 유적과 파리 교외 숲 속의 선사박물관 일 드 프랑스에서 만났던 한 무리의 초등학생들을 잊을 수 없다. 이미테이션 유물을 장난감 삼아 즐겁게 노는 이들 초등학생이 부러웠다. 그리고 자연사박물관을 들렀을 때, 온갖 동물의 미니어처 표본을 호기심 어린 눈망울로 바라보던 아이들의 행복한 표정도 무척 부러웠던 터라, 여태 지우지 못한 프랑스 여행의 응어리로 남았다. 그래서 마무리 치장이 한창인 전곡선사박물관을 엉겁결에 미리 찾았다. 용이 똬리를 튼 것처럼 기묘한 모양새로 지은 박물관 2층 상설전시관 문을 열면서, 깜짝 놀랐다. 이게 웬일인가, 털북숭이 투마이로부터 현생 인류로 접근한 막달레니안에 이르는 14개 그룹의 인류가 어정어정 걸어나왔다. 그리고 진화의 시간표에 따라 인류와 더불어 진화한 매머드 따위의 고생동물이 끼어들어 전시관 풍경은 스펙터클한 감흥으로 다가왔다. 추가령구조곡(楸哥嶺構造谷)을 따라 이루어진 제4기 지질시대의 한탄강가 용암대지(鎔巖臺地)도 한눈에 잡혔다. 헨리 무어가 살아서 전곡리를 보았더라면, 무슨 말로 찬탄했을지 궁금하다. 어떻든 어린이날이 들어간 5월이 곧 다가온다. 전곡선사박물관은 인간의 심성을 보듬는 인문학의 산실일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린이를 위한 세계적 문화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어린이는 꿈을 먹고 산다는 얘기는 무한한 가능성을 말하지 않는가.
  • 오세훈 시장 하버드대 강의차 방미

    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부터 7박 8일 일정으로 미국 보스턴과 볼티모어·워싱턴 방문길에 올랐다. 오 시장은 이 기간에 하버드 대학에서 도시경영 전략을 강의하고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등과 외교·안보 문제를 논의한다.
  • [열린세상] 조그만 싹에서 열매를 보다/오영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열린세상] 조그만 싹에서 열매를 보다/오영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곤경에 빠진 사람을 도왔다가 무안을 당하는 경우는 드물다. 무안이 아니라 면박을 받는다면 황당할 뿐이다. 하지만 이런 일이 개인도 아닌 국가 사이에 일어나고 있다. 한국을 대하는 일본의 태도가 그렇다. 대지진과 원전사고로 고통을 겪는 일본을 위로하기 위해 많은 한국인이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지갑을 열고 저금통을 깼으며, 기업은 거액을 쾌척했다. 바로 이때 일본 정부는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기한 중학교 교과서 검정결과를 발표했다. 미증유의 재난에 처한 이웃이기에 역사의 고통도 잊고 성심껏 위로를 건넸더니 뒤통수를 친 격이다. 일본 정부가 한국인들의 온정에 그런 대답을 내놨으리라고는 보지 않는다. 시점이 우연히 겹쳤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예정된 사안이라 해도 일본 정부의 몰염치와 무신경은 도를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고, 그 즈음부터 한국인의 태도도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잇단 지진과 원전사고 확대 소식이 날아들고 있지만 사태를 냉정하게 보려는 사람이 많아졌다. 문제는 일본이 싫다고 떼어낼 수 있는 국가가 아니라는 점이다. 방사능비가 내렸을 때 너도나도 우산을 받쳐들고 종종걸음을 쳤던 엊그제를 떠올리면 한·일 관계는 숙명적으로 얽힐 수밖에 없다는 생각마저 든다. 역사적으로 이웃 나라들은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다. 독일과 프랑스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그랬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싱가포르·말레이시아가 번번이 갈등을 빚곤 했다. 침략과 방어로 점철된 한·일 관계는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고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은 아니며,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두어서도 안 된다. 비슷해 보여도 매번 닥치는 상황은 새로울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이전과는 다른 해법을 찾게 된다. 오늘이 어제의 재판이라면 새삼 고민할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일본의 대재앙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시선은 여전히 걱정스럽다. 거의 모든 한국인들은 일본이 하루빨리 재기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많은 일본인들 역시 한국인의 진심에 고마워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천재지변이 한·일 관계를 새롭게 세울 기회를 가져다 준 것이다. 이런 때 공식 입장밖에 견지할 수 없는 정부 관계보다 민간 사이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일 국민 사이에 생긴 공통 감각을 승화시켜 상생과 공존의 제도화로 연결해야 한다. 사회·문화적인 교류를 강화하는 것과는 별도로 경제적 차원에서 협력방안을 모색함으로써 무형의 공감대를 실체를 가진 현실로 구체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중국의 부상도 양국 간 협력 필요성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일본을 누르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된 중국은 동북아에서 꾸준히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한·일 간 경제적 상호 의존도가 약화된 상황에서 한·중, 일·중 관계가 심화되면서 동북아 경제의 중심이 중국으로 옮겨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중국과 미국·유럽 사이에서 고달픈 줄타기를 해야 하는 신세다. 유럽연합(EU),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아세안 등 지역 공동체가 활발하게 가동되거나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는 현실도 외면할 수 없다. 한·일 관계가 발전해 동북아, 동아시아 공동체로 가려면 단연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의 협력적 리더십이 긴요하다. 이번 대지진 때 가장 먼저 도움의 손길을 건넸던 것처럼 한·일 관계의 새로운 국면도 우리가 열어야 한다.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이 20년으로 길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양국 관계를 견인할 추진력이 많이 약해졌다. 따라서 우리가, 보다 구체적으로는 기업이 나서서 민간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두 나라는 고령화, 양극화, 고용불안, 대외 의존성 등 고민거리도 비슷해 머리를 맞댈 여지가 많고 신흥시장 진출과 환경·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얼마든지 협력할 수 있다. 일본 대지진은 두 나라에 뜻하지 않은 재앙과 불안을 불러왔지만, 이를 계기로 여리지만 소중한 신뢰의 싹이 피기 시작했다. 두 나라 기업이 신뢰의 땅을 다지고 교류·협력의 물꼬를 주도할 때 그 싹은 깊이 뿌리를 내리고 힘차게 가지를 뻗어 장차 공동 번영의 열매를 맺을 것이다.
  • “공감대 형성 후 점진 개혁을”

    “공감대 형성 후 점진 개혁을”

    “개혁을 하더라도 많은 토론을 거쳐 점진적으로 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미국 명문 예일대의 동아시아 어문학과 최승자(59) 교수는 11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서남표식 카이스트 개혁’과 관련, 전 과목 영어 강의에 대해서는 점진적인 적용을 조언했고, 징벌적 등록금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최 교수는 연세대에서 영문학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30여년 전 예일대로 유학와 언어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는 최근 카이스트 학생이 4명이나 자살했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다면서 놀라워했다. →카이스트 학생들의 학습 강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예일대는 학생들에게 공부를 어느 정도 시키나. -대부분 4~5시간씩, 많아도 6~7시간 자면서 공부한다. 숙제가 엄청나게 많고 거의 매주 시험이라 부담도 엄청나다. 대신 주말에는 파티도 하고 열심히 놀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미국 명문대생들도 자살하는 경우가 많나. -5~6년에 한번꼴로 자살 소식이 있는 것 같다. 지난해 박사과정을 밟던 한국 유학생이 예일대에서 자살한 사건도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대부분 자살 원인을 학업보다는 우울증으로 보는 편이다. 예일대에 입학할 정도면 학업 부담을 따라갈 수 있는 학생이라고 본다. →특히 카이스트가 도입한 전 과목 영어 강의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데. -점진적으로 할 수 없는지 아쉽다. 예컨대 영어 강의를 1학년 때는 30%만 하고, 2학년 때는 40% 하고, 4학년 때쯤 80%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한다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카이스트의 징벌적 등록금 제도도 논란인데. -예일대는 성적과 돈을 연결짓지 않는다. 장학금은 학생의 집안형편에 따라 지급한다. 학생을 뽑을 때는 집안형편을 보지 않고 순전히 성적만 본다. 하지만 입학한 뒤에는 집안이 어려운 학생한테 장학금을 우선 지급한다. 부모의 연소득이 약 18만 달러를 넘는 부유층은 장학금을 받지 못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지방시대] 방사성 물질 유입된 지역의 우려/이지훈 지역희망디자인센터 상임이사

    [지방시대] 방사성 물질 유입된 지역의 우려/이지훈 지역희망디자인센터 상임이사

    며칠 전 오후 농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하우스 설치 공사 인부들에게 “내일은 날씨가 좋아도 일하지 마시라.”고 했다. 다음 날 강력한 방사성물질이 우리나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니 바람 방향이 벌써 동남풍으로 바뀌었다. 서둘러 서울에 있는 아들에게도 조심하라는 문자를 보내면서도 이내 마음이 무거워진다. 지난 식목일 세화오일장에서 배추 모종을 사서 정성껏 심었는데, 이 녀석들이 어찌될 것인지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초보 농사꾼 주제에 유기농사를 한다고 하여 걱정반 놀림반 식의 시선을 받아온 터다. 그래도 열심히 노력하면 작은 결실이라도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 속에 농사를 지어 왔지만, 이건 도무지 불가항력이다. 그렇게 어렵게 친환경 농사를 지으면 뭐하나. 이렇게 대책 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면. 구제역도 비켜간, 대한민국의 청정지역이라 자부하는 제주도도 방사능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면서 원자력의 심각성을 새삼 자각한다. 더 화가 나는 것은, 방사성물질이 우리나라를 덮쳐도 이를 감수하며 일해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농민들이거나 건설노동자를 비롯한 비정규직 노동자 등 서민들일 것이라는 생각이 스치기 때문이다. 필자도 “인체에 위험이 없다.”는 정부의 발표를 믿고 싶다. 그러나 믿음과 현실은 같지만은 않은 법. 설령 백 퍼센트 믿는다 하더라도 이처럼 자주 노출됐을 때 영향이 없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주민은 물론 관광객의 안전까지 보장해야 할 책임이 있는 제주도와 정부는 방사성물질의 유입에 대비한 안전조치를 강구하는 게 우선이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 지금이라도 제주도는 물론 정부가 나서서 국민들의 안전 조치를 강구해 주기 바란다. 이참에 원전정책의 재검토도 필요하다. 20년 뒤 중국의 원전은 228기, 일본은 69기로 국내 원전을 빼더라도 300여기에 달하는 원전이 ‘핵 고리’(Ring of Nuclear)를 이루며 한반도를 둘러싸게 된다고 한다. 지금 “그나마 중국에서 사고가 안 나 다행”이라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지만, 이번 사고가 중국보다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일본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강 건너 불구경’ 식은 통하지 않게 됐다는 말이다. 새삼 ‘지구촌’, ‘동아시아공동체’라는 표현이 절감되는 요즘이다. 실제 일본발 방사능 공포에 지구촌이 벌벌 떨고 있지 않은가? 그동안 대부분의 민족과 나라들은 자국중심주의에 따라 발전을 도모해 왔으며, 경쟁과 전쟁도 불사해 왔다. 그러다 보니 지구촌 한마을이라는 개념보다는 대립과 경쟁, 증오의 관계를 발전시켜 온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 사회와 국가 모두 심각하게 병들어 고통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모든 생명의 텃밭인 지구 생태계 자체가 매우 위태로운 상황 속에 놓여 있다. 이제 우리 자연을 병들게 하는 인간 중심의 이기적 삶을 버려야 한다. 내 나라 중심의 이기적 생각도 버리고 이웃 나라를 내 나라처럼 대해야 한다. 모든 나라가 지구촌 한마을 한가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평화와 공존을 위한 공동행동에 나서야 한다. 이것이 금번 원전사태가 주는 소중한 교훈이다.
  • 4·27 재보선 후보등록 시작…분당을 여야 캠프 가보니

    4·27 재보선 후보등록 시작…분당을 여야 캠프 가보니

    4·27 재·보선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12일 후보자 등록을 시작한다. 이날 김해을의 야권 연합후보도 결정되면서 주요 지역의 여야 선거 대진표도 확정된다. 공식 선거운동은 14일부터 시작된다. 여야가 총력을 기울이는 선거전이 한껏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은 4·27 재·보선 주요 후보의 선거 캠프를 탐방했다. ■한나라 강재섭후보 캠프…‘브레인 3인방’ 전략 총지휘 11일 낮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정자역 3번 출구 옆 G빌딩 3층에는 때아닌 대기줄이 늘어서 있었다.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한나라당 후보로 나선 강재섭 전 대표의 선거캠프로 들어가기 위한 행렬이다. 캠프 관계자는 “하루 평균 500명 이상이 찾아 참모들이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라면서 “강 전 대표와의 친분을 내세우거나 선거 과정에서 도울 일이 없느냐고 묻는 등 사연도 가지가지”라고 말했다. 이 건물 4층에 위치한 기존 132㎡(약 40평) 크기의 사무실 외에 3층에 같은 규모의 손님 접대용 공간을 지난 6일부터 추가로 마련한 이유이다. 이렇듯 14일부터 시작되는 공식 선거운동을 앞두고 강 전 대표의 캠프는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4층과 3층 문 앞에는 각각 안상수 대표와 홍준표 최고위원이 보낸 화환이 자리잡고 있다. 당초 안 대표와 홍 최고위원은 강 전 대표 공천을 탐탁잖게 여긴 것으로 알려졌지만, 화환을 통해 달라진 당내 분위기도 증명하고 있다. 이번 선거전을 치를 참모들의 진용도 빠르게 갖춰지고 있다. 박장혁 전 보좌관과 김병욱 전 비서관 등 대표 시절 함께했던 참모들이 캠프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박 전 보좌관은 치밀한 일처리와 원만한 대인관계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벌써 10년 넘게 강 전 대표의 곁을 지키고 있다. 김 전 비서관은 강 전 대표의 의중을 꿰뚫고 있는 데다 문장력이 뛰어나 연설문 등을 도맡아 작성한다. 선거 전략을 세우는 핵심 브레인은 이명규 의원실의 손강호 보좌관이다. 강 전 대표가 원내대표였을 당시 이 의원이 원내부대표를 맡으면서 쌓아온 인연으로 참모들까지 내려오고 있다. 지난달 13일 캠프가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이들 3인방을 주축으로 선거 전략이 실행돼 왔다. 대표적인 아이디어는 캠프가 위치한 건물 외벽에 ‘15년 분당 사람’이란 큼지막한 현수막을 내건 것이다. 지난달 분당으로 주소를 옮긴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차별화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지난 4일 강 전 대표에 대한 공천이 확정된 이후에는 강 전 대표와 개인적 친분이 있는 이종구·김성조·최경희·박보환·배영식·유일호 의원 등도 각각 자신의 보좌진을 캠프에 보내 측면 지원하고 있다. 유명렬 당 정책위 수석전문위원을 비롯한 10여명의 당직자들까지 속속 합류하면서 캠프가 활기를 띠고 있다. 이에 따라 선거전 초반에 내세웠던 ‘토박이론’ 대신 ‘힘있는 여당 후보론’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모양새다. ‘대한민국, 분당에 길을 묻다’라는 문구를 새 홍보물에 새겨 넣었고, ‘대한민국의 자존심, 분당이 지켜갑니다’라는 현수막도 제작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민주당 손학규 후보 캠프…탈계파·지역 ‘연합군’ 포진 유인태·이강철 전 청와대 수석, 김효석·김부겸·정장선·신학용·서종표 의원, 김태년 전 의원…. 다들 민주당을 둥지 삼고 있지만 공약수가 선뜻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다. 손학규(얼굴) 대표의 재·보선 출마가 이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했다. 민주당 분당을 예비후보 손학규 캠프의 인적 구성만 보면 ‘다국적연합군’이라고 할 만하다. 4·27 재·보선 후보자 등록을 하루 앞둔 1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역 근처의 10층짜리 한 건물. 두 개로 나눠진 사무실 곳곳에선 대책회의가 열리고 있었고 끊임없이 찾아오는 사람들과 전화 벨소리로 분주했다. ‘행복한 중산층이 많은 세상! 먼저, 분당에서 시작합니다’라는 대형 플래카드가, 한나라당 심장부에서 민주당 명의로 나부끼는 모습은 실로 낯선 풍경이었다. 흔히 지역구 선거를 치르는 캠프라면 조직도가 걸려 있고 선거대책본부 체계에서 움직이게 마련이다. 하지만 손 대표 캠프는 여러 모로 일상적인 틀을 비켜나 있었다. 선거대책본부가 없다. 뚜렷한 직책도 없다. 다들 자원봉사자라고 부른다. 이인영 최고위원이 좌장 역할을 맡아 전략기획과 홍보, 조직, 총무, 일정, 메시지팀 등에서 일하는 상주 실무자 30여명을 이끌고 있다. 손 대표는 거의 관여하지 않고 보고만 받는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의사 결정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김영근 캠프 대변인은 “후보의 권위가 캠프를 끌고 간다.”고 설명했다. 계파와 지역을 뛰어넘는 진용을 갖췄다. 당 소속 의원들의 보좌진 30여명이 상임위별로 파견됐다. 대표 출마가 갖는 정치적 무게를 실감나게 하는 대목이다. 이철희·이남재·강훈식 등 핵심 최측근이 전략을 세운다. 최근 김주한 전 부대변인이 미국에서 급거 귀국해 거들고 있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전 소장과 미국 주요 선거에 참여했던 정치컨설턴트인 김윤재 변호사도 힘을 보탠다. 김태승·손광현 교수 등 동아시아 미래재단 소속의 학자그룹도 지근거리에서 정책을 보좌한다. 김 변호사는 “강재섭 전 대표나 손 대표 모두 중산층 바로 세우기를 내걸고 있지만 결국 이 문제를 한나라당 개혁으로 이룰 것인지, 민주당을 선택해 새로운 변화를 만들 것인지가 선택의 기준”이라고 내다봤다. 후보 등록을 앞두고 손 대표 캠프는 연고자 찾기 운동에 집중하고 있다. 통상적인 직능 조직, 지역 단체를 중심으로 유권자를 엮어가는 분위기가 없다. 당원 2000여명의 열악한 지역세 탓도 있지만 거창한 이벤트보다 밑바닥 장악을 중시하는 손 대표의 스타일이 고려된 듯도 하다. 이철희 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은 “중산층 변화를 양극화 해결, 통합의 화두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온라인거래제 실효성 의문”

    정부가 6일 ‘석유가격 태스크포스(TF)’가 마련한 석유시장 투명성 제고 및 경쟁 촉진방안을 내놓으면서 기름값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 효과가 없다면 좋은 대안이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나 기름값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의 기름값 인하에 이어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가 뒤따르고, 하반기 국제 유가 안정세와 맞물리면 기름값도 고개를 숙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TF 방안은 정부가 설명한 대로 더 많은 논의와 상당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전문가들도 유가 TF 방안 자체의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김화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정유사 제품 섞어 팔기의 경우 국내 기업들의 생산 비용이 거의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품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은 편”이라면서 “석유제품 온라인 거래시장 역시 동아시아 금융허브 형성이라는 큰 틀에서 접근하지 않으면 거래는 잘 안 이뤄지는 이름뿐인 시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접근 방식에는 동의하지만 실효성은 높지 않은 만큼 당장 유가 인하로 연결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주유소 가격 정보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방안은 앞으로의 기름값 안정에 바로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유가 TF에 민간위원으로 참여한 한 전문가는 “현행 오피넷을 확대 개편, 일반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등으로 더욱 자세한 주유소 판매 가격 등을 접할 수 있다면 기름값 안정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유업체들의 휘발유 등 가격 인하는 3개월 시한부로 진행된다. 오는 7월 초부터는 다시 기름값이 올라 국민의 체감 기름값은 ℓ당 100원이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하반기 이후에는 유가가 안정되고, 유류세 인하 가능성도 열린 만큼 서민들이 느끼는 기름값 고통은 점차 사그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동 불안 요인도 내성이 생겨서 하반기로 갈수록 유가가 소폭 하락할 것”이라면서 “여기에 업계의 인하 조치가 끝나는 7월 이후에는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단행할 여지가 있어 기름값이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유업계는 정부의 석유가격 방안에 대해 일단 환영한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속내는 좀 다르다. TF 방안들이 대부분 실효성이 떨어지거나 그동안 내놓았던 정책을 반복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또 다른 정유업체 관계자는 “TF가 내놓은 혼합판매는 과거 사회적으로 문제가 돼 오히려 폐기됐던 방안”이라면서 “다른 안들도 실효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GS칼텍스는 7일 0시부터 3개월간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ℓ당 100원 할인한 가격으로 각 주유소에 공급한다고 6일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부고]

    ●구자갑(골든브릿지자산운용 대표이사)씨 부친상 5일 전주 예수병원, 발인 7일 오전 (063)285-1009 ●정기백(전 시사통신 편집국장)씨 별세 도현(유한ENP 대표이사)국현(전북대 생물학과 교수)운현(MBC 드라마국 피디)씨 부친상 김길남(사업)김운섭(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씨 장인상 5일 강북삼성병원, 발인 7일 오전 7시 (02)2001-1093 ●김영태(전 경제기획원 국장·전 대우 임원)씨 별세 혜연(제주대 교수)씨 부친상 이승하(파마트로닉 대표)박재홍(창영기업 대표)곽재훈(일심 대표)씨 장인상 4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7일 오전 7시 30분 (02)2227-7580 ●박재수(광주 서구청 건축담당)씨 별세 5일 조선대병원, 발인 7일 오전 10시 (062)220-3352 ●김재종(전 우정건설 현장소장)재민(의정부시민교회 담임목사)재현(SK브로드밴드 서부네트워크본부장)씨 모친상 이일화(전 KBS 보도본부장)이인관(HIS손해보험중개 고문)씨 장모상 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30분 (02)3410-6916 ●이칠용(현대광학 사장)씨 부인상 종언(삼성탈레스 전문연구원)상혁(헤펠레코리아 대리)씨 모친상 황수연(헤펠레코리아 주임)씨 시모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2)3010-2292 ●장정영(롯데월드 계장)세영(서울 축산농협 과장대리)씨 부친상 박현정(모여라어린이집 원장)김인숙(서울축산농협 계장)씨 시부상 김경원(인터헬스케어 대표이사)씨 장인상 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7시 (02)3010-2291 ●손의섭(매그너스의료재단 이사장)광섭(송현고 교장·전 연천교육청 학무과장)씨 모친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5시 (02)3010-2265 ●임충호(노벨리스코리아 상무)씨 모친상 최강호(올라이트라이프 대표)김근식(에스아이씨 〃)씨 장모상 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2)3410-6901 ●박찬표(국립목포대 교수)박춘호(신한은행 역삼2동지점장)배상근(한국오라클 부장)씨 장인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5시 (02)3010-2232 ●조홍건(옛날한의원 원장)홍민(탑플럭스 이사)씨 모친상 최승신(리스코리아 대표)이종림(삼성중공업 상무)씨 장모상 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2)3410-6903 ●이승용(현대자동차 과장)씨 부친상 5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7일 오전 10시 (02)2227-7569 ●이병도(신한은행 지점장)병숙(계명대 간호대학장)씨 모친상 이학해(마산 대학치과 원장)씨 장모상 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30분 (02)3410-6917 ●김호수(경북도민일보 부사장 겸 편집국장)씨 장모상 5일 경남 창녕 공설장례식장, 발인 7일 오전 8시 (055)533-8510 ●황한규(전 위니아만도 회장)원규(전 아시아네트 이사)씨 모친상 윤정용(전 금융통화위원)씨 장모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9시 30분 (02)3010-2295 ●이명재(오산시청 공무원)경훈(CJ오쇼핑 상품기획팀 차장)동원(뉴시스 사진영상부 〃)씨 부친상 심명용(학원 운영)씨 장인상 5일 경기 오산장례식장, 발인 7일 오전 8시 (031)372-2921 ●강성석(하이닉스 상무)주석(대우건설 부장)명석(케이원정보통신 〃)씨 부친상 박제완(엑소바 테스팅 엔지니어)김형진(청솔학원·아름다운학원 영어강사)씨 장인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7시 (02)3010-2293 ●허순석(서울메트로 강남역장)씨 부인상 정은(을지대 교직원)씨 모친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5시 (02)3010-2263 ●이경식(현대해상 인사부장)씨 모친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10시 (02)3010-2238 ●김원태(전 동아여중 교감)씨 별세 범진(송원모터스 대표)씨 부친상 안호석(더존 중국청도 지점장)씨 장인상 5일 광주 천지장례식장, 발인 7일 오전 (062)527-1000 ●이정욱(전 디지털타임스 대표)정찬(사우디 산업은행 동아시아 대표)기형(사업)씨 부친상 박내순(전 조흥은행 부행장)이한영(전 KBS 해설위원)우광성(영남대 토목공학과 교수)씨 장인상 5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30분 (02)2650-2751
  • 日 교과서 역사왜곡, 독도만이 아니다

    日 교과서 역사왜곡, 독도만이 아니다

    대담하게도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일본 중학교 교과서를 두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워낙 자주 분기탱천하다 보니 ‘실효적 지배’ 같은 어려운 단어가 별스럽지 않게 쓰여질 정도다. 그런데 문제는 독도만이 아니란 것이다. 때문에 역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독도에 다른 문제가 파묻히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애초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출판사는 이쿠호샤와 지유샤. 이 두 출판사는 1997년 출범한 우익단체 ‘새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에 뿌리를 두고 있다. 두 교과서가 애초부터 주목받은 이유려니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교과서 가운데 하나’쯤으로 치부하기 곤란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고대사 깎아내리기 여전 기본적으로 한국 고대사 깎아내리기는 여전하다. 가령 한사군 이후 2세기에나 들어서야 한국에 고대국가가 들어서기 시작한 것처럼 묘사한다. 고조선은 신화에 불과하고 중국의 영향을 받아서 겨우겨우 국가를 세우기 시작한다는, 국내에서 혹독한 비판을 받는 식민사관이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일본에 문화를 전파한 도래인의 존재에 대해서는 모두가 인정했다. 그러나 미묘한 차이도 눈에 띈다. 다른 출판사들은 도래인이 존재했고 이들이 일본으로 넘어와 문화 전반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는 식으로 서술돼 있는 반면 이쿠호샤는 도래인 대신 ‘귀화인’이란 용어를 앞세웠다. 이는 지유샤의 서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이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보다 일본이 알아서 이들을 잘 포용했다는 점을 강조한 서술이다. ●임나일본부 기정사실화 여기에다 임나일본부 서술도 강화됐다. 다른 교과서들은 ‘임나 지역에 일본이 진출했다는 주장이 있다.’는 수준에 그친 반면 이쿠호샤와 지유샤는 임나일본부를 기정사실화했을 뿐 아니라 지유샤의 경우 ‘5세기 동아시아’ 지도를 통해 임나가 한반도 남부 전역이라 표시까지 해 뒀다. 왜구의 구성도 논란거리다. 지유샤는 왜구에 대해 “일본인 외에 조선인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고 서술했다. 정재정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은 “왜구는 일본의 잔학상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사례로 국제 학계에 통용된다.”면서 “그런 비판적 인식을 피하기 위해 왜구의 활동 책임을 한국으로 떠넘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조선의 건국을 서술하면서 조선이란 국호 대신 굳이 ‘이씨 왕조’라는 표현을 강조하는 것도 이들 두 교과서다. 임진왜란 서술도 마찬가지다. 다른 교과서들은 일본이 전쟁을 일으켜 조선인들이 많은 피해를 봤다는 식의 건조한 서술을 선보인다. 그러나 이쿠호샤와 지유샤는 전국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의기충천을 강조한다. 특히 지유샤는 도요토미가 중국을 넘어 인도까지 공략하는 장대한 스케일의 구상을 품고 있었다고 서술하고 있다. 정한론에 대한 서술도 두 교과서는 유독 편파적이다. 다른 교과서들에는 조선이 일본의 과도한 요구를 수용하지 않자 조선을 정벌하자는 의견이 대두됐고, 이 의견은 일본 내에서 크게 받아들여지지 않아 정한론을 주장했던 이들이 실각했다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다. 그러나 유독 이들 두 교과서만큼은 조선의 폐쇄적인 정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정한론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만 서술해 뒀다. 1910년 강제병합에 이르기까지의 과정도 이들 두 교과서는 “어쩔 수 없이 했다.”는 데 강조점을 찍는다. 다른 교과서들은 일본이 외교권을 박탈하고, 내정권을 틀어쥐어 이 과정에서 많은 저항이 있었다고 서술하고 있다. 반면 이쿠호샤는 “일본도 인접한 조선이 러시아 등 구미열강의 세력에 놓이게 되면 자국의 안전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강해졌다.”고 서술했다. 일본으로서는 선택할 카드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지유샤는 아예 한술 더 떠서 “러일전쟁 뒤 일본은 한국통감부를 두고 근대화를 추진했다.”고 썼다. ●3·1운동 폄하… 종군위안부 서술 없애 이는 자연스레 3·1운동에 대한 폄하로 이어진다. 다른 교과서들은 윌슨 미국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로부터 대규모 시위로 이어지는 과정을 서술하고 있지만, 이쿠호샤는 시위 사진 1장으로 대체해 버렸고 지유샤는 ‘초기엔 비폭력, 나중엔 충돌로 사상자 발생’ 정도로만 간략히 언급하고 만다. 일본의 식민지 정책에 대해서도 다른 교과서에는 창씨개명, 황국신민화 같은 용어들이 등장하지만, 이쿠호샤와 지유샤는 교묘하게 이를 비튼다. 가령 종군위안부에 대한 서술은 사라졌고 창씨개명의 강제성과 저항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한다. 여기에다 지유샤는 “미혼 여성은 여자정신대로서 공장에서 일하게 됐다.”고까지 해 뒀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피플 인 스포츠] ‘농구코트 손예진’ 신한銀 강영숙

    [피플 인 스포츠] ‘농구코트 손예진’ 신한銀 강영숙

    배우 손예진은 무명시절이 없었다. 19세에 출연한 미니시리즈 ‘맛있는 청혼’(2001년)을 시작으로 단번에 톱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농구코트의 손예진’은 달랐다. 프로입단부터 줄곧 조연이었다. 스포트라이트는 항상 다른 선수 몫이었다. 프로생활 12년째, 사람들이 드디어 진가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서른에 처음 ‘주연’을 거머쥔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의 강영숙 얘기다. “언론에서만 못 알아주셨지, 팀에서는 항상 인정해 주셨어요.” 주목받지 못한 게 아쉽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강영숙의 쿨한(!) 대답. 기자가 머쓱해진다. 핑계는 있다. ‘호화군단’ 신한은행에는 정선민·하은주·전주원·최윤아·김단비 등 입이 떡 벌어지는 선수들이 모여 있다. 강영숙은 스타가 스타일 수 있도록 궂은일을 맡아 온 특급 도우미. “5명의 역할분담이 필요하잖아요. 제 역할이 수비·리바운드·스크린같이 티 나지 않는 일이었을 뿐인걸요.” 강영숙은 강산이 변하는 동안 한결같이 코트를 누볐고, 드디어 통합우승 5연패 ‘레알 신한’의 중심에 섰다. “MVP시상식 날 메이크업 신경 써야죠” ‘신한왕조’의 전성기 내내 주전 센터로 활약한 강영숙이지만 올 시즌처럼 돋보인 적은 없었다. 평균 29분 출전에 11.31점, 7.16리바운드, 2.19어시스트. 임달식 감독과 하은주·김단비가 대표팀에 차출돼 자리를 비웠고, 정선민·최윤아가 부상으로 골골대는 동안 강영숙이 중심을 잘 잡았다. ‘캡틴’의 책임감과 카리스마까지 더해졌다. 임 감독은 “강영숙이 없었으면 우승 못했다. 우리 팀 최우수선수(MVP).”라고 칭찬했다. 강영숙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통합 5연패는 어떤 종목이든 앞으로 절대 안 나올걸요? 결혼해서 아기를 낳으면 ‘엄마가 저 때 주장이었다’고 으쓱할 것 같아요.” 오는 11일 WKBL 시상식에서 발표될 정규리그 MVP도 강영숙이 유력하다. ‘놀랍게도’ 강영숙이 받은 상은 2005퓨처스리그 때 블록상이 전부. “스타플레이어도 아니고, 득점을 많이 하지도 않잖아요. MVP 후보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영광이에요.”라고 몸을 사리면서도 “MVP 라이벌 (김)단비도 절 밀어주던데 고맙고 미안하죠. 그런데 단비는 앞으로 기회가 무궁무진하잖아요.”라고 욕심을 감추지 않는다. “매년 축하하러 가다가 올해 후보로 거론되니까 좀 들떠요. 시상식 날 메이크업에 신경 써야겠어요. 머리도 풀고.”라고 설레어한다. 임달식 감독 만나 자신감 회복… 나이 서른에 빛봐 모든 조연들이 그렇듯 강영숙의 농구인생도 굴곡져 있다. 강영숙은 동주여상 1학년 때 실업팀에서 억대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대어’다. 1년 선배 변연하(KB국민은행)가 외곽에서, 강영숙이 포스트에서 버티며 고교농구계를 주름잡았다. 하지만 IMF 사태가 터져 실업팀이 줄줄이 해체한 데다, 드래프트 1기라 이런저런 변수가 겹쳐 강영숙은 2라운드 10순위로 간신히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억대 베팅을 받았던 터라 연봉 2000만원이 하찮게 느껴졌다. 몇몇 선배가 그랬듯 타이완 리그로 떠날까 고민도 많았다. 그러나 우리은행 지도자들의 ‘애정공세’로 겨우 마음을 잡았다. 2004년 말 신한은행으로 트레이드된 뒤 또 방황했다. 벤치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2007년 임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강영숙에게 ‘쨍’하고 해가 떴다. 근성 있고 수비력이 좋은 강영숙이 ‘물 만난 고기’처럼 코트를 누볐다. 출전시간이 늘었고, 자신감이 생겼고, 공격본능마저 폭발했다. “나이 서른에 겨우 빛을 봤어요. 농구를 한 날보다 할 날이 얼마 안 남았는데…. 막판에라도 빛나게 해준 존재가 임 감독님이에요. 이 얘기 꼭 써주세요.”라고 눈을 빛냈다. 남자친구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7년을 사귀었지만 자주 못 만나서 항상 애틋하다나. “지금까지 제가 운동을 할 수 있는 게 자기가 잘 보좌(?)해서 그런 거라는데, 저는 절대 아니라면서 매일 투닥거리거든요. 제 성격이 보통이 아닌데 잘 맞춰 주는 거 고맙다고 전하고 싶어요.” 하고 싶은 말도, 해야 할 말도 많은 강영숙이었다. 글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강영숙은 ▲생년월일 1981년 9월 16일 ▲학력 사하초-동주여중-동주여상 ▲키·포지션 187㎝ 센터 ▲2010~11시즌 성적 평균 11.31점 7.16리바운드 2.19어시스트 경력 ▲우리은행·신한은행 ▲2005퓨처스리그 블록상 ▲2010체코세계선수권·2006도하아시안게임 ·2006브라질세계선수권·2001동아시아경기대회·1998아시아청소년선수권 출전
  • ‘동아시아 민족주의·영토분쟁’ 포럼

    한국학술연구원(이사장 박상은 의원)은 8일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재단 19층 기자회견장에서 ‘동아시아 민족주의와 영토분쟁: 함의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제13차 코리아포럼을 개최한다. 포럼에서는 센카쿠 제도와 쿠릴열도, 독도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사례와 민족주의에 대한 주제 발표 및 토론이 이어진다.
  • [열린세상] 재스민 혁명의 교훈/서재진 통일연구원장

    [열린세상] 재스민 혁명의 교훈/서재진 통일연구원장

    작년 12월 17일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 시위의 불길이 이웃 나라 이집트를 거쳐 리비아로 옮겨붙었다. 리비아의 42년 독재자 카다피가 용병까지 고용하여 민주화 시위대에 군사력으로 강경 대응하자 재스민 혁명의 불길이 주춤하는가 했더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의한 연합군의 군사 개입 이후 재스민 혁명의 불꽃은 북아프리카를 넘어 중동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시리아, 쿠웨이트, 예멘, 바레인, 요르단과 중앙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까지 불꽃이 튀었다. 가장 오랜 기간 정권을 잡은 카다피는 끈질기게 정권을 지키기 위하여 대포, 비행기, 미사일까지 동원하여 자국민을 살상하고 있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방치할 수 없어 유엔이 군사개입을 하기에 이르렀다. 유엔 헌장은 기본적으로 내정불간섭이다. 그런데 1990년대 보스니아 내전 및 르완다 내전 시 대규모 집단학살에도 국제사회가 이를 막아 내지 못한 데 대한 반성이 제기되자, 유엔이 군사적 내정개입의 가능성을 열었다. 2005년 유엔 총회 결의 형식으로 채택된 세계정상회의 결과에 의하면 집단학살, 전쟁범죄, 인도에 반한 죄 등으로부터 국가가 자신의 거주민들을 보호할 책임을 방기하거나 실패한 경우 유엔은 헌장 제7장에 근거하여 시의적절하고 단호하게 집단적 강제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보호책임 (responsibility to protect, R2P)을 규정하였다. 리비아에 대한 연합군의 군사개입은 이러한 유엔의 보호책임 규정에 의한 것이다. 유엔은 2월 26일 유엔 안보리 결의 1970을 통해 해외자산동결, 무기금수조치, 카다피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 회부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 그럼에도 카다피가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자, 3월 17일 유엔 헌장 7장에 근거하여 비행금지구역 설정 및 회원국 무력사용 허가의 내용을 담은 안보리 결의 1973을 채택하여 군사적 개입을 결의하였다. 이 결의에 따라 프랑스, 영국,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등 10여개국이 즉시 카다피 군대에 대한 공습을 시작하였다. 보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카다피 정부군의 군사력은 거의 궤멸되었고, 리비아 사태도 이제 끝내기 수순에 들어간 듯하다. 카다피 독재권력의 최측근이었던 무사 쿠사 외무부장관 등 수명이 영국과 국외로 망명하였고, 카다피 아들의 최측근은 영국을 방문하여 출구전략을 둘러싸고 한창 협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의 국제관계연구원장이 서울에서 한 말이다. 동아시아에서 재스민 혁명이 일어나는 것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어디인지는 분명하다고. 재스민 혁명이 우리에게 주는 몇 가지 교훈을 진지하게 생각해 볼 만하다. 우선, 북한 주민에게 주는 파장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북한 주민들은 불만은 팽배해 있지만 정치·사회적 의식으로 각성되지는 않고 있다. 귀를 막고 눈을 막고 입을 막는 우민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데다 체제저항에 대한 처벌이 더 없이 엄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의 재스민 혁명의 파고가 워낙 세계사적이고 장기적이기 때문에 북한에 미칠 영향이 없을 수 없다. 외부 소식이 전달되고 인식의 각성이 일어나는 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재스민 혁명이 가장 필요한 곳은 북한이라는 인식이 높아질 것이며, 특히 리비아 사태는 북한주민에게는 혼자가 아니라 국제사회가 함께 있다는 점을 깨닫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재스민 혁명의 영향은 한국에도 강하게 미치고 있다. 우리 국민이 북한을 보는 시각을 바꾸고 있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독재정권들이 국민의 저항에 스러지는 것을 보면서 재스민혁명이 가장 필요한 곳이 북한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북한 주민이 재스민 혁명을 주도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북아프리카의 재스민 혁명만큼 우리의 대북정책의 방향을 명백하게 시사해 주는 사례도 없을 것이다. 우리 국민은 지금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우왕좌왕하면서 분열되어 있는 상황이다. 재스민 혁명의 교훈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 “美, 北식량난 실태 독자조사 계획”

    미국이 대북 식량지원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북한의 식량난 실태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31일 전했다. RFA는 지난 28일 미국을 방문한 한나라당 홍일표 의원의 말을 인용해 “미 국무부의 커트 캠벨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가 북한 식량난 실태에 대한 미국의 독자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세계식량계획(WFP)의 보고서를 전적으로 믿을 수 없다고 인식한 데에서 나온 것으로, 이와 함께 분배 투명성도 더 철저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RFA는 전했다. 홍 의원은 이어 “(대북식량지원에 대해) 한국 정부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게 판단할 것”이라면서 “북한의 식량 부족 상황을 어떻게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느냐는 부분에서 한·미 간에 어느 정도 의견 일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미국의 단독 조사에 대해) 들은 바 없다.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美 외교축 아시아에서 중동으로?

    미국의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이 사임하고 후임에 윌리엄 번즈 차관(부장관 바로 아래 직책)이 승진 임명될 것이라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스타인버그는 국무부를 떠나 시라큐스대 맥스웰스쿨 학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 출신인 스타인버그는 서열로는 국무부 내 2인자이면서도 힐러리 장관과 사이가 좋지 않아 정책 결정 과정에서 소외돼 왔다는 관측이 있었고, 지난해 말부터는 외교가를 중심으로 사임설이 꾸준히 나돌았다. 뉴욕타임스는 “스타인버그가 학계로 돌아가고 싶어 했고,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하고도 힐러리와 가깝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스타인버그가 떠나더라도 한반도 관련 정책의 근간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커트 캠벨 차관보가 장관과 사이가 안 좋은 스타인버그를 대신해 아시아 정책의 실무 총책역할을 이미 해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반도 문제가 미 정부의 관심대상에서 오그라들고 중동문제가 주요 메뉴로 자리잡을 공산이 커졌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 등 동아시아 문제에 정통한 스타인버그 대신 중동통(通)인 번즈를 기용한 것은 중동사태에 거의 전념하겠다는 의중이라는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직업 외교관 출신인 번즈는 이란의 핵개발 저지를 위한 외교적 노력과 아랍권 반정부 시위 문제 등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번즈는 아랍어와 프랑스어, 러시아어에 능통하며 러시아 대사와 요르단 대사를 역임했다. 그는 상원 인준 절차를 거쳐 부장관으로 정식 임명될 예정이다. 한편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대사 후임으로 조 도노번 동아태 담당 수석 부차관보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 인사를 보내기 위해 인물을 물색 중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부산에 국내 최대 ‘말 테마파크’ 생겼다

    부산에 국내 최대 ‘말 테마파크’ 생겼다

    부산·경남 경마공원이 6년여 만에 숙원사업인 말 테마파크를 준공해 1일 개장식과 함께 운영에 들어간다. 개장하는 국내 최대의 말 테마파크는 보고, 즐기고, 체험하는 6개 권역의 종합 ‘에듀테인먼트’ 공간을 내세우고 있다. 경마공원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곳은 ‘호스토리랜드’다. 공원의 역할뿐만 아니라 역사 학습을 병행할 수 있도록 체험과 전시, 놀이시설 등을 갖췄다. 입구에 들어서면 동아시아관과 근대 한국관, 영국관, 그리스관, 미국관 등이 아기자기하게 조성돼 있어 각국의 마(馬)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일명 ‘황야의 무법자’로 불리는 2D 특수영상관은 어른과 아이를 떠나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체험공간으로 활용되며, ‘볼 대포’와 ‘승마 시뮬레이터’도 경마공원이 자랑하는 시설이다. ‘에코랜드’는 숲과 말을 테마로 하는 휴식공간이다. ‘에코 올레길’과 생활체육 공간, 말을 테마로 하는 다양한 정원을 꾸몄다. 이 외에도 ‘스레드힐’과 조랑말 승마 등의 시설과 프로그램이 있는 ‘더비랜드’, ‘포니랜드’가 있고 가족과 연인의 사랑 이야기를 테마로 한 ‘호스아일랜드’도 경마공원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 전망이다. 경마공원은 오는 3일 테마파크 개장식을 갖고 사이버로봇 매직쇼, 캐릭터 쇼, 코스프레 행사, 군악대 축하공연 등 다양한 행사를 열 예정이다. 경마공원 관계자는 “6년여 만에 조성된 말 테마파크는 국내 최대 규모로 부산·경남 지역의 어린이들이 직접 말 문화와 놀이시설을 체험할 수 있는 공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독도문제에 너무 몰입하면 민족주의 광풍에 휩쓸릴 것…日 학습지도요령 깨부숴야”

    “독도문제에 너무 몰입하면 민족주의 광풍에 휩쓸릴 것…日 학습지도요령 깨부숴야”

    일본 교과서 문제가 불거지면서 다시 바빠진 곳이 있다.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다.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가 불거지자 학계·시민단체 전문가들이 2001년 ‘일본교과서바로잡기운동본부’로 출범시킨 단체다. 중국의 ‘동북공정’ 문제까지 터지자 지금의 형태로 확대 개편됐다. 이번에도 민간 차원에서 일본 교과서 왜곡에 대한 심층 분석과 대응방안을 모색한다. 교과서 분석 작업을 총괄지휘하는 이신철(46) 공동운영위원장(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수석연구원)을 30일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연구실에서 만났다. →일본 교과서 왜곡의 대명사는 후소샤(扶桑社) 출판사였다. 이번엔 지유샤(自由社)와 이쿠호샤(育鵬社)다. 어떤 차이가 있나. -일란성 쌍둥이다. 종군위안부 문제를 서술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1997년 출범한 극우단체가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었다. 이들은 2001년 후소샤를 통해 교과서를 냈다. 그 뒤 계속 교과서를 냈지만 채택률이 1%에도 못 미치는 등 지리멸렬하자 내분이 일어나면서 새역모가 두개로 쪼개졌다. 이때 생겨난 ‘교육재생기구’라는 단체가 후소샤의 자회사인 이쿠호샤와 손잡았다. →이쿠호샤는 후소샤의 실패가 투박한 서술 때문이었다면서 조금 더 세련되게 접근하겠다고 공언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독도 영유권 주장을 비롯해 서술이 개악된 이유가 뭔가. -조금 복잡한 사정이 있다. 후소샤는 자신들이 교과서 문제로 너무 표적이 되어 있으니 자회사로 이쿠호샤를 만들었고, 이게 교육재생기구와 손잡았다. 기존의 새역모는 지유샤로 갈아탔다. 지유샤의 경우 일본 국내법적으로 교과서를 낼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교과서를 내는 출판사 자격 요건 가운데 전문가를 5명 이상 보유하고 교과서 출간 6개월 전에 회사가 설립되어야 한다는 등의 제한 규정이 있다. 그런데 지유샤는 고작 사장 1명과 직원 3명에 불과한 급조된 회사다. 그런데도 교과서 검정 신청을 했는데 받아들여졌다는 게 무척 의외다. 이쿠호샤의 세련된 서술이란 것도 잘못 알려진 대목이다. 2006년 교과서 채택 과정에서 일본내 반대 운동 진영이 쓴 전술 가운데 하나가 끊임없이 흠집 잡기였다. 요코하마에서 이 전술이 특히 먹혀들었다. 후소샤 교과서를 갖다놓고 일본사 서술이 잘못된 부분을 집요하게 문제제기했다. 그러다 보니 교육청에서 수정 공문을 내려보낼 수밖에 없었고, 이게 쌓이다 보니 결국 후소샤에서 틀린 부분을 통째로 들어내는 삽지 작업까지 했다. 이쿠호샤가 세련되게 서술하겠다고 한 것은 이렇게 꼬투리 잡힐 짓을 안 하겠다는 뜻이지, 극우 논리를 완화하거나 정교하게 다듬겠다는 얘기가 아니다. →일본 교과서에 등장한 독도 문제 왜곡이 어느 정도인가. -예전에도 독도 문제를 거론한 교과서들이 있었다. 차이라면 예전에는 한·일 양국 간 영유권 문제가 있다는 식의 비교적 건조한 서술방식이었던 데 반해 지금은 아예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고 못 박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역사학계에서도 한국이 독도를 불법점유하고 있다는 주장은 안 나온다. 아예 한국땅이라고 인정하거나, 우익쪽 학자라 해도 양국 간 다툼이 있다는 수준에 그친다. 그런데 교과서에 ‘불법점거’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이다. 이는 일본 문부성의 요구사항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다만 독도 문제에만 너무 초점이 맞춰지면 한·일 양국의 내셔널리즘(민족주의)만 강화시킬 우려가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독도 문제에 너무 몰입하면 일본 우익의 손에 놀아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 같은 주장이 전형적인 한국 외교관료들의 논리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교과서 문제에 초점을 맞추자는 게 우리 태도다. 독도 문제는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고, 강력 항의할 수도 있다. 그런데 너무 지나치면 애국주의 물결에 휩쓸릴 수 있다. 일본은 일본대로, 한국은 한국대로 내셔널리즘 광풍이 불어닥치면 그 다음 행보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가장 본질적으로 다뤄야 할 문제는 아베 정권 당시 만들어진 학습지도 요령을 어떻게 깨부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를 위해 전반적인 역사 인식 자체를 문제삼아야 하고, 그래야 다른 나라들과 연대해 움직이는 데 도움이 된다. →독도 외에 다른 대목은 어떻게 교과서에 서술됐는가. -가장 중요한 게 사실 그 부분이다. 식민지, 전쟁 미화 등의 내용이 들어가 있다. 일제의 식민지배가 한국에 도움이 됐고, 위안부 문제는 아예 취업을 위해 공장에 간 것처럼 쓰여져 있다. 대동아전쟁은 아시아해방전쟁으로 미화했다. 2차대전 당시 미국과 치른 오키나와 전쟁에 대해 자신들의 침략전쟁은 쏙 빼버리고 미군이 침범해와서 많은 일본인들이 피해를 봤다는 식으로 서술했다. 결국 무라야마 담화, 간 나오토 담화 등 한·일 우호적인 내용의 담화를 깡그리 무시해버린 것이다. 이는 아시아 평화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독도 영유권 문제보다 장기적으로 더 위험한 대목들이다. 한마디로 애국심 고취를 위해 자신들에게 불리한 대목은 전부 빼버렸다. →그 대목에서는 우리나라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다. 2008년 뉴라이트 진영의 대공세로 금성사 교과서가 문제되면서 집필자였던 김한종 한국교원대 교수가 교육과학부를 상대로 소송을 내기도 했다. -옳은 지적이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2008년 교육안을 다시 만들었고, 교과서도 수정됐다. 대한민국 정체성과 애국심을 고취하는 대목이 강화됐고 북한 인권 문제도 거론했다. (교과서가) 정치 논리에 휘둘리기는 한국이나 일본이나 매한가지다. →교과서가 나오기 직전 일본을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제까지 우리는 (교과서) 검정채택 결과가 나오면 그에 맞춰 대응했다. 그런데 검정 과정에 이미 일본 정부가 깊숙히 개입한 이상 결과가 나온 뒤에 대응하면 늦다는 반성이 나왔다. 그래서 관련 일본 단체들과 힘을 합쳐 미리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두루 만나고 왔다. →일본 시민단체들의 분위기는. -2001년에는 왜곡 교과서 채택률이 0.039%에 그쳤다. 그런데 최근에는 1.7%까지 올라갔다. 미미하지만 계속 올라가는 추세다. 채택률 상승 못지 않게 중요한 점은 이런 왜곡 교과서들이 다른 출판사의 서술방향에까지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일본 시민단체들의 위기의식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교과서 채택 저지 운동은 어디에 집중되나. -아무래도 교토와 요코하마다. 도쿄의 경우 우리로 치자면 구(區) 단위로 교과서가 채택된다. 그런데 교토와 요코하마처럼 우익 정치인들의 영향력이 큰 곳은 좀 더 광역화돼 시(市) 단위로 채택된다. 그래서 이들 지역을 우선 타깃으로 삼았다.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멸종위기 ‘탐라란’ 제주에 자생지 복원

    멸종위기 ‘탐라란’ 제주에 자생지 복원

    제주도는 국립수목원과 함께 멸종위기에 처한 세계적인 희귀식물인 ‘탐라란’ 자생지에 대한 복원사업을 벌인다고 28일 밝혔다. 탐라란은 전세계에서 제주도와 일본 남부, 오키나와, 타이완 등에만 분포하는 난으로 상록활엽수 줄기에 붙어 자라는 동아시아 특산식물이다. 주로 습한 지역에서 자생하며 1년에 0.2~0.3㎝밖에 자라지 않는다. 국내 탐라란 자생지는 1994년 제주도에서 처음 발견됐으나, 희소가치와 관상가치가 높아 무분별하게 채취되면서 현재 제주도 자생지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국립수목원은 ‘희귀·특산식물 보전 및 복원 인프라 구축’ 연구과제의 일환으로 지난 2007년 2월 탐라란 열매를 입수해 2008년부터 파종을 시작했다. 이후 4년에 걸쳐 개체를 증식, 제주 한라수목원, 바보난농원과 함께 제주지역 자생지에 300여 개체를 복원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탐라란은 요즘 일본과 타이완에서도 찾기 어렵다.”며 “지속적으로 탐라란을 자생지에 복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서울광장] 리더십의 세계화/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리더십의 세계화/최광숙 논설위원

    지난 2009년 9월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객원연구원으로 있을 때다. 미국의 대표적인 동아시아 전문가인 이 대학 제럴드 커티스 교수의 ‘일본 현대정치’ 강의를 관심을 갖고 들었다. 그는 아소 다로 전 일본 총리의 내정 소식을 전하며 “총리를 할 만한 인물이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일본 내각평을 듣고 다소 놀랐다. 그가 일본통이라고는 해도 일본 정치, 아니 일본 정치인 개개인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어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아소 전 총리는 취임 후 1년이 채 안 돼 중도퇴진했다. 그것도 중의원 선거에 패배해 54년 만에 자민당의 간판을 내리게 하고 정권을 내주는 수모를 당했다. 태평양 건너 멀리 미국에서도 정확한 정보만 있으면 일본 정치인의 리더십을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커티스 교수처럼 미리 알수 있느냐 하는 차이는 있을 수 있다. 대부분은 대통령·총리 같은 최고 권력의 자리에 올라서야 리더십의 진면목을 알 수 있게 된다. 그것도 성군(聖君)은 태평성대 같은 호시절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법이다. 위기에 처했을 때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지도자의 리더십이다. 백척간두 같은 엄청난 위기에는 말할 것도 없이 자잘한 위기에도 한방에 가는 이가 나오기 마련이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그렇다. 일본 대지진 참사를 겪으면서 그의 허약한 리더십을 전 세계가 알게 됐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시 그가 보인 위기 대응 능력은 아마추어 그 자체다. 문제는 이제 한 나라 지도자의 리더십이 그 나라에만 영향을 주는 시대가 아니라는 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금융 자본이 국경을 넘나들 듯 한 나라 지도자의 리더십이 국경을 뛰어넘는 ‘리더십의 세계화’ 시대에 접어들었다. 환경 문제 이상으로 각국 지도자들의 리더십이 지구촌 사람들을 급속히 하나의 운명체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웃 나라 총리의 원전사태에 대한 부실한 대응이 우리 식탁에 오르던 일본산 명태와 같은 먹거리를 사라지게 한다. 각종 부품과 소재 품귀로 공장의 생산라인이 중단될 수도 있다. 저 멀리 카다피의 독재권력이 촉발한 리비아 사태도 일본 참사와 함께 가뜩이나 불안정한 원자재 가격을 올려 세계 경제를 휘청이게 하고 있다. 중동의 한 국가가 민주화되느냐 않느냐는 그 나라 국민만의 문제를 떠나 당장 우리에게 불똥이 튀고 있는 것이다. 모름지기 최고의 리더라면 위기시 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결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쿠바 미사일의 위기를 넘긴 미국 케네디 전 대통령을 보라. 그가 1962년 10월 16일 소련의 쿠바 미사일 기지 건설을 알고 난 뒤 소련의 미사일 철수 선언을 이끌어내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13일이다.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라는 절박한 상황에서 자신을 정점으로 행정부의 정책 결정 시스템을 긴박하게 움직인 결과였다. 그는 해상봉쇄령부터 시작해 소련 흐루쇼프와의 비밀협상 등 ‘Presidential Resource’(대통령이 동원할 수 있는 자원)를 모두 활용했다. 그의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이 여차하면 제3차 세계대전으로 비화할 수 있는 사태를 막은 것이다. 내년에 대선이 있다. 박근혜·오세훈·김문수·손학규·유시민 등 거론되는 대권 후보들이 경제·안보·재난 등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할 인물인지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지, 작은 위기에도 맥없이 무너질지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 큰일이 터졌을 때 정보체계를 장악하고 독자적인 정책판단을 내릴 수 있는 인물을 가려내야 한다. 특히 한반도의 특수상황을 감안하면 국제관계까지 챙길 수 있는 글로벌 역량을 갖춰야 한다. 남북문제를 잘못 다뤘다가는 자칫 동북아 정세를 불안하게 할 수 있다. 경제는 말할 것도 없다. 동반성장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옮기고, 선진국 반열에 올릴 비전도 제시해야 한다. 우리의 지도자에 머물지 않고 동북아의 리더, 세계를 움직이는 리더가 될 만한 인물을 바란다면 과욕인가.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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