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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는 공공외교다] 유럽서 느낀 일본문화

    [이제는 공공외교다] 유럽서 느낀 일본문화

    독일 남부 하이델베르크 역사에 있는 서점에 들어가면 한쪽에 일본 망가 번역본이 별도 칸에 빼곡하게 진열돼 있는 걸 볼 수 있다. 독일어로 번역된 일본 망가를 펼쳐봤다. 책 자체도 일본식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도록 편집해 놓았다. 일본 문화 대표상품인 망가의 인기는 남미의 브라질 최남단 포르투알레그레에서도 느낄 수 있다. 시내 광장 곳곳에 있는 가판대에서 포르투갈어로 번역된 일본 망가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지금도 여전히 ‘일본은 있다’. 언제부턴가 한국에서는 일본을 ‘지는 나라’ 로 취급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1990년대 ‘일본은 없다’가 도발적인 주장이었다면 2000년대엔 알게 모르게 상식처럼 돼 버렸다. 하지만 외국에서 조금만 지내 보면 그 ‘상식’이 사실은 ‘몰상식’이라는 것을 별로 힘들이지 않고 깨달을 수 있다. 문화적 자부심이 넘쳐나는 유럽에선 그것을 더욱 더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최근 들어 유럽에 상륙한 몇몇 아이돌그룹의 열풍에 온 나라가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 있는 ‘한류’에 비해 이미 19세기부터 유럽 중심부에서 열풍을 일으켰던 ‘자포니즘’, 이른바 ‘일류’(日流)는 지금도 차분하게 유럽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에서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다. ●일본어 전공자 넘쳐 취업난 헝가리에는 일본어 가이드 자격증을 가진 헝가리인이 15명이 넘는다. 최근 들어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이 늘고는 있지만 아직 한국어 가이드 자격증을 가진 헝가리인은 없다. 헝가리 최대 명문대인 엘테대 한국학과 초머 모세 교수가 “일본학과보다 한국학과가 취직에 유리하다.”면서 밝힌 이유는 중부유럽에서 일본과 한국의 문화적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일본학과 졸업생은 취직하기가 힘듭니다. 1970년대 일본학과가 생겨서 지금은 일본어를 잘하는 사람이 이미 너무 많거든요. 한국학과는 2008년 처음 생겼고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합니다. 헝가리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올해 첫 한국학과 졸업생들을 스카우트하려고 경쟁할 정도로 수요가 많습니다.” 엘테대 동아시아 도서관은 한국어 장서를 약 3만권 보유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 관련 소장도서 규모를 묻자 사서는 “각각 30만권가량”이라고 답했다. 프랑스 파리 중심가에 위치한 일본문화원에서 만난 다케우치 사와코 원장은 “이곳은 유럽과 아프리카 주재 일본문화원의 구심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일본 정부에서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문화원 전체 예산의 10%가량을 일본 재계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다케우치 원장은 “게이단렌은 회원기업들이 추렴한 돈으로 기금을 만들어 우리 문화원을 지원한다.”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라는 면도 있지만 문화외교가 결국 기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잘 이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문화의 저력은 바다 건너 남미에서도 절감할 수 있다.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이성형 HK교수는 지난해 국회입법조사처 간담회 발표를 통해 “중남미 문인들은 일본풍에 대해 약간 경이로운 시선으로 접근한다.”며 일본 문학이 차지하는 위상을 소개한 바 있다. 그는 “하이쿠(俳句·일본 전통시 양식)는 이곳 시인들이 즐겨 차용하는 시 양식이다.”면서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1968년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설국’의 모티브에 매료되어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을 쓰기도 했다.”고 말했다. 유럽에서 일본 문화가 유행한 것은 17세기 일본도자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867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차 만국박람회를 전후로 유럽에선 일본 문화 열풍이 불었다. ‘자포니즘’이란 용어까지 등장했다. 19세기 인상파 화가들인 클로드 모네, 에두아르 마네, 에드가 드가, 피에르 르누아르, 폴 고갱 등이 모두 일본 풍속화에 심취했다. 빈센트 반 고흐는 친동생에게 “내 모든 작품은 일본 미술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지금도 일본 문화는 전세계에서 사랑받는다. 망가나 게임은 물론이고 스시, 사케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일본 문학계도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두 명이나 배출했다. 일본 문화청은 문화교류사 제도를 통해 해마다 분야별로 교류사를 뽑아 해외로 내보내거나 해외에서 활동하는 문화인사들을 교류사로 임명한다. 교류사들은 활동을 마치고 경험을 보고서로 작성해 발표하는데 이는 문화청 장관이 직접 주재하는 중요행사이다. ●‘자포니즘’ 한류보다 수백년 앞서 일본 문화가 유럽에서 아무 거부반응 없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건 아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중국학과 안나 발터(여)는 일본 문화에 대한 호감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가 과거사 문제를 대하는 것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일본이 왜 과거사 청산에 소극적이고 역사왜곡을 계속하는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청산하지 못한 과거사는 아시아에선 더 예리하게 일본에 대한 근원적인 반감으로 작용한다. 1990년대 아무로 나미에 같은 아이돌이나 드라마가 아시아를 열광시키고 대형 기획사가 베트남과 베이징 등지에서 직접 오디션을 실시하는 등 한때 반짝했던 일본 대중문화가 빛을 잃어버리는 데 한 원인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 사진 부다페스트·하이델베르크 파리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잘나가던’ 조선, 왜 일본에 역전당했을까?

     ‘일본, 한국병합을 말하다’(열린책들 펴냄)는 한국인이 아니라 일본 학자들이 “일본, 도대체 왜 이래?”라는 질문을 던지는 논문집이다. 지난해 한·일병합 100년을 맞아 병합조약의 불법성을 인정했던 일본의 진보적 학자들이 낸 19편의 글이 실렸다. 일본 잡지 ‘사상’(思想)에 ‘한국병합 100년을 묻다’를 주제로 발간한 특집호와 뒤이어 열린 심포지엄 내용을 정리한 단행본을 번역한 것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논문은 미야지마 히로시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교수의 ‘일본사 인식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하여’이다. 미야지마 교수는 일본이 다른 아시아 국가와 달리 고리타분한 유교에 젖지 않아 우뚝 설 수 있었다는 ‘탈아론’(脫亞論) 자체를 겨냥한다. 미야지마 교수가 보기에 이는 거꾸로다. 유교에 젖지 않아 일본이 우뚝 설 수 있었던 게 아니라 유교 문화권이 아니어서 일본은 내내 주변부 외톨이로 지내야 했다.  미야지마 교수는 이토 히로부미가 조선통감으로서 추진한 사법개혁 작업을 한 예로 든다. 일본에 근대 민법과 상법을 도입한 법학자 우메 겐지로를 조선에 불러들였는데 그는 조선을 연구한 뒤 “소유권이라 할 수 있는 권리가 한국의 인민에게는 적어도 수백년 전부터 인정되어왔다는 점은 의심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쉽게 말해 우매한 조선에게 한 수 가르쳐주려 했더니, 조선은 이미 두세수 앞서 가고 있더라는 얘기다. 조선은 어떻게 근대적 소유권 제도를 수백년 전에 이미 확립했을까. 미야지마 교수는 “그게 바로 (일본이 끝내 거부한) 유교문명권의 특징”이라고 답한다.  1871~1873년 사이 메이지 정부가 단행한 일본의 근대 개혁 작업에 대해서도 미야지마 교수는 평가절하한다. 그때서야 일본에 도입된 호적·징병제도, 토지매매나 직업·이주의 자유, 군현제는 이미 조선에 있었다는 것이다. 미야지마 교수는 “일본이 추진했다는 근대적 개혁의 상당 부분은 조선에는 필요 없었다.”면서 “조선에 이미 있었고, 그 까닭은 유교모델을 수용한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렇다면 질문은 바뀌어야 한다. 왜 근대화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가 있던 조선이 일본에게 역전당했는가. 미야지마 교수는 “서구와 일본에서 근대에 들어 비로소 실현됐던 상당 부분이 조선에 이미 실현되어 있었다는 조건” 그 자체가 걸림돌이었다고 본다.  즉, 이미 어느 정도 그런 제도가 뿌리 내리고 있다 보니 “근대적 변혁을 실시하기 위한 과제가 무엇인지 불명확해지고, 이로 인해 서구 문명 수용이 절실하게 인식되기 곤란해졌으며, 동시에 서구문명을 상대화하려는 움직임이 필연적으로 등장하게 된다.”는 것이다.  서구문명을 접한 조선·일본 양국 지식인이 남긴 기록을 보면 일본은 ‘매료’가 분명히 드러나는 반면, 조선은 ‘비판적 수용’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봤다. 뒤집으면 워낙 밑천이 없었던 일본은 남의 것을 금세 주워 먹을 수 있었지만, 유교문명권 속에서 오랜 중앙집권적 관료제의 전통을 지닌 조선은 가진 게 워낙 많아 움직임이 굼뜰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미야지마 교수는 이 문제는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한 사례로 “일본 민중운동과 시민운동의 정체”를 들었다. 한국은 1987년 민주화 이행을 계기로 사회제도적 차원에서의 진보가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는 반면, 일본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서구적 전통을 근대화를 목표로 급속하게 수입한 것과 다소간 뒤틀림이 있고 전진과 후퇴가 있더라도 그 이전 사회역사적 경험을 토대로 수용하는 것과의 차이라는 뜻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한·중·일 작가 기억을 더듬다

    한·중·일 작가 기억을 더듬다

    한·중·일 3개국 작가들이 참여한 ‘그리움, 동아시아 현대미술전’이 오는 27일까지 서울 중구 수하동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3개국 외무장관의 합의에 따라 2007년 시작된 ‘한·중·일 문화셔틀’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나라별로 4명씩 모두 12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주제는 가장 대중적이라 할 수 있는 ‘그리움’으로 정하고 중견 작가뿐 아니라 신진 작가를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국 측 기획자인 김선희 큐레이터는 “급격한 현대화로 과거와 단절됐다는 점이 동아시아의 특수성”이라면서 “과거에 대한 회귀를 갈망하는 느낌 자체가 동아시아적인 정서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현대미술 작품임에도 파격적이고 도발적이라기보다 따뜻한 감성이 넘치는 작품들이 많다. 한국 작가 원성원은 ‘일곱살 인생’ 연작 4점을 선보인다. 이제는 기억 속에만 존재할 것 같은 산동네, 골목길, 여기저기 널린 빨래 등이 차곡차곡 얽혀 있는 작품들이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절로 미소를 짓게 할 만큼 추억을 자극한다. 일본 작가 사와다 도모코는 ‘학창 시절’을 주제로 한 사진 연작을 선보인다. 각기 다른 인물들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동일 인물이다. 작가는 여러 날 시간을 들여 400여명의 각기 다른 캐릭터를 연출해냈다고 한다. 벽돌을 찍어내는 공장 이미지로 학교를 조명하는 비판적 시선을 떠올릴 수도 있고, 말 그대로 동고동락하며 서로 닮아갔던 청소년기 아이들에 대한 은유로도 읽힌다. 중국 작가 하이보는 인물 연작 시리즈를 통해 중국의 어제와 오늘을 짚는다. 학교나 군대에서 찍은 단체사진, 가족·친구들과 찍은 빛바랜 사진 속 인물을 추적해 다시 사진에 담았다. “시간의 소중함과 생명의 유한성을 드러내 보이고 싶었다.”는 게 작가의 말이다. (02)2151-652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이제는 공공외교다] 한류 확산 못 따라가는 외국의 한국학 실태

    [이제는 공공외교다] 한류 확산 못 따라가는 외국의 한국학 실태

    세계 무대에서 한류가 확산되고 한국 기업이 약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학문적 뒷받침이 없으면 한순간의 유행에 그치기 쉽다. 중국과 일본은 유럽에서 꾸준히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노르웨이 오슬로국립대에서만 중국어와 일본어 과정 지원자가 해마다 200명이 넘는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은 정규 관리 인력을 50명이나 고용해 동아시아학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공공외교가 상대국 국민의 마음을 직접 얻는 외교라고 한다면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관점에서 상대국 국민의 ‘이해와 공감’을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학술 교류, 특히 해외에서의 한국학 발전은 공공외교의 밑돌 다지기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의 명문 옥스퍼드대에서 1994년 개설한 ‘한국학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으면서도 늘 ‘퇴출 대상 1순위’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한반도가 역사적으로 동북아시아 지역의 가교 역할을 한 덕에 이 대학의 중국학 및 일본학 전공자들은 “한국사는 동북아 역사에서 마지막 퍼즐 조각 같아서 한반도 역사를 배워야 이 지역 역사 학습을 완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대학은 2000년대 중반 재정난을 겪자 2007년부터 과정을 폐지하기로 했다. 한국학 과정은 1875년 설립된 중국학 과정이나 1960년 문을 연 일본학 과정에 비해 역사가 턱없이 짧은 데다 담당 교수도 2명뿐이어서 대학 운영자들은 문을 닫아도 큰 혼란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한국 기관 등이 급히 지원금을 보내와 가까스로 문 닫을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영국의 다른 대학에서도 폐쇄 위기를 겪는 한국학 과정이 많다.”고 전했다. 셰필드대 역시 2009년 한국학 전공자인 제임스 그레이슨 교수가 퇴임하면서 한국학 과정이 덩달아 없어질 뻔했다. 우리 정부에 따르면 해외의 한국학 과정은 가파른 확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장 상황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사정은 여전히 열악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2개국 69개 대학에 한국학 관련 교수 100명이 재직 중이고 한국학 강좌 수강생은 연간 9000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 같은 수치에도 불구하고 한국학의 위상은 불안하다. 왜일까. 현장에서는 “한국학 프로그램 운영과 학술 연구 등에 쓸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운 탓이 크다.”고 하소연한다.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 연구소 동북아시아센터 소장은 “예컨대 중국은 세계적 중요도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 내 투자자나 기관으로부터 손쉽게 연구 자금을 모을 수 있다.”면서 “한국의 경우에는 미국에서 지원금을 모으기 쉽지 않고 이 때문에 전문가 육성에도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지원자가 부족해 한국학 과정이 폐지되고, 이로 인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도 배울 곳이 마땅찮은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노르웨이 오슬로국립대는 2000년 한국어 학사과정을 개설했지만 그해 지원자가 2명에 그쳤다. 2002년 다시 학생을 선발했지만 역시 지원자는 2명뿐이었다. 2004년에 10명이 지원했지만 결국 이들이 한국어 과정을 수료한 2006년 이후로는 새로운 학생을 뽑지 않고 한국어과정 자체를 없애버렸다. 반면 중국어와 일본어 과정 지원자는 한 해에 200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대학 박노자 동방언어·문화연구과 교수는 “한국어를 신청하는 학생이 있으면 자매결연을 맺은 서울의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보내지만 그마저도 연간 한두 명에 그친다.”고 말했다. 한국어 교육 기관 운영에도 문제가 있다. 현재 해외에서의 한국어 교육은 그 대상에 따라 외국인은 세종학당(16개국 28곳), 재외동포는 한국학교(30곳)·한글학교(1885곳)·한국교육원(39곳)이 맡는다. 하지만 소관 부서가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외동포재단으로 이원화돼 있다 보니 일관성 있는 사업이 이뤄지기 힘들다.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배워야 하는 재외동포도 많아 재외동포와 외국인으로 대상을 나눈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최근 국제교류재단 주최로 서울에서 간담회를 가진 해외 한국학자들은 한국학 발전을 위한 예산 지원 강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예산 집행이나 사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학 사업의 속사정을 잘 아는 한 전문가는 “국내 기관들이 성과 위주로 연구 자금을 지원하고도 제대로 모니터링을 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면서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려면 ‘묻지 마 지원’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하이델베르크·워싱턴 강국진 유대근기자 betulo@seoul.co.kr
  • [이제는 공공외교다] 하이델베르크大 퓌스 교수 “한국학 과 개설하려 해도 가르칠 교수 없다”

    [이제는 공공외교다] 하이델베르크大 퓌스 교수 “한국학 과 개설하려 해도 가르칠 교수 없다”

    독일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하이델베르크대학의 하랄트 퓌스 일본학과 교수는 프랑스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일본학을 공부한 독일인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독일에서의 한국학 발전을 염원하면서도 현실적인 걸림돌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유럽에서의 일본학 연구 현황은. -전 세계에 박사급 일본학 연구자만 1000명이 넘는다. 일본이 경제적으로 약진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내가 프린스턴대학에서 공부할 당시 가장 인기 있는 제2외국어가 일본어였다. 지금도 일본 문화에 흥미를 느끼는 학생들이 끊임없이 일본학 전공자로 유입되고 있다. →하이델베르크대학에는 한국학과가 없는데. -하이델베르크대학에 한국학과를 만들어 일본학과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리려면 예산이 얼마나 들까 계산해봤다. 연간 350만 유로(약 52억원) 정도가 필요하다. 의지만 있으면 가능한 수준이다. 우리 대학에 한국학과가 생겨서 동아시아 지역 연구가 상호 발전하길 바란다. →한국학의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무엇이라고 보나. -가장 큰 어려움은 독일에서 한국학과를 개설하려는 곳은 많은데 가르칠 교수가 없다는 점이다. 독일인은 한국어를 못 하고 한국인은 독일어를 못 한다. 내 딸은 의대생인데 한국어 공부를 하고 싶어 하지만 한국어를 배울 방법이 없다. 한국 대학 프로그램은 미국 학생들 위주로 돼 있다. →한국에서 공부하거나 방문한 경험이 한국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까.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그게 바로 ‘소프트 파워’ 아니겠나. 10대에 일본에서 1년간 공부했던 중국학과 교수가 있는데 그는 지금도 일본어를 한다. 그건 본인과 일본 모두에 이익이다. 일본은 2개월 단기연수나 학교 간 공동 교환 학생제도 등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국도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 ‘재스민혁명’ 월드컵 예선 최대변수 되나

    아르헨티나 출신의 혁명가 체 게바라는 “축구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혁명의 무기”라고 했다. 반면 이탈리아의 소설가 움베르토 에코는 “축구 경기가 열리는 일요일에 혁명이 가능한가.”라고 물었다. 전두환 독재 시절 광주 무등구장에서 목포의 눈물을 목 놓아 불러 본 사람들, 스페인 프랑코 독재 시절 레알 마드리드를 맞이한 FC바르셀로나를 죽어라 응원했던 사람들은 누가 옳은 이야기를 한 건지 판단할 자격이 있는 걸까. ●요르단 등 중동국가들 4개조 배정 의외로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그 답을 얻을 수도 있다. 올 초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시작돼 중동으로 번져간 민주화 바람 때문이다. 이른바 ‘재스민 혁명’은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바레인, 시리아 등에도 영향을 줬다.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진 반정부 시위에 각국 정부는 약속이나 한 듯 강경대응으로 일관했다. 그런데 이들 나라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는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 진출했다. 조 배정 결과 요르단과 이라크는 중국과 함께 A조에 속했다. 시리아는 일본과 북한이 있는 C조에, 사우디아라비아는 호주가 있는 D조에, 바레인과 이란은 E조에 포함됐다. 특히 반정부 시위가 최고조에 이른 시리아에서는 홈 경기 개최 자체가 불가능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미 지난 6월 올림픽 2차 예선과 7월 월드컵 2차 예선 개최를 허가하지 않았고, 경기는 중립지인 요르단에서 열렸다. 3차 예선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민중의 민주화 요구는 폭력에 억눌려 수면 아래로 잠시 가라앉았을 뿐, 언제든 다시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수만명의 군중이 밀집하는 축구 국가 대항전은 정권 입장에서 엄청난 부담이다. 음주와 말초적 쾌락 추구를 죄악으로 여기는 이슬람 문화권에서 축구는 그야말로 ‘삶의 유일한 낙’이다. 이 때문에 이들에게 축구 경기장은 이성적 판단보다는 감성적 행동이 앞서도 되는 공간이다. 경기장 안팎에서의 작은 마찰이 불똥으로 작용, 사그라진 민주화의 불길을 다시 살릴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홈 경기 개최가 가능한 나라라도 돌발 사태를 대비해 경기장 주변에 군대와 경찰을 빼곡히 배치해 공포분위기를 조성할 것이 뻔하다. 경기를 시원하게 이긴다면 에코의 말이 맞아떨어질 공산이 크겠지만, 이기든 지든 소요가 발생한다면 게바라의 말처럼 될 것이다. 어쨌든 원정팀에는 마이너스 요소다. ●C조 3차 예선 첫 경기는 北·日 맞대결 C조는 다른 문제도 안고 있다. 북한과 일본의 맞대결이다. 일본은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독자 제재의 일환으로 북한 국적자의 입국을 금지했다. 원칙대로라면 경기를 열지 못한다. 제3국에서 해야 한다. 지난해 1월 이 같은 이유로 일본과 마찰을 빚던 북한은 여자축구 동아시아선수권대회 출전을 철회했던 전례도 있다. 공교롭게도 다음 달 2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리는 C조 3차 예선 첫 경기는 일본과 북한의 맞대결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인사]

    ■기획재정부 △신성장정책과장 김재훈 ■국회도서관 ◇파견복귀 <부이사관>△정보봉사국장 홍정순<공업부이사관>△의회정보실 의회정보심의관 강한배◇파견 <이사관>△국회사무처 최경일<부이사관>△중앙대 인문과학연구소 김광진 ■대구시 ◇3급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행정개발본부장 신경섭◇4급△의료산업팀장 홍석준△관광문화재과장 김병두△대구테크노파크 파견 이현달△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유치정책실장 안중곤 ■국가인권위원회 ◇국장급 전보 △기획조정관 안종철△정책교육국장 안석모 ■영화진흥위원회 <부장>△기획관리 이상석△경영지원 김영오△국내진흥 문봉환<센터장>△국제사업 박덕호△영화정책 김보연△기술지원 이왕호<원장>△한국영화아카데미 장현수<소장>△남양주종합촬영소 이광진<감사실>△검사역 이건상<팀장>△경영혁신TF 김종호 ■SH공사 ◇승진 △사업2본부 마곡사업단장 성용운△사업1본부 건설사업처장 이우필△도시재생본부 뉴타운사업팀장 김익성 ■KT&G ◇전보 △마케팅본부 마케팅기획부장 조남웅△전략기획본부 PMI팀장 이문봉△〃 사업관리부장 주섭종△북서울본부 마포지점장 임왕섭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본부장 이승언△기반시설연구〃 김병석△수자원·환경연구〃 김광수△건설시스템혁신연구본부장 직무대행 김진욱△기획조정처장 정문경△경영지원〃 유해운△대외협력정보처장 직무대행 백용△감사실장 이익로 ■SS미디어판 △대표이사 박정철 ■아시아투데이 △논설위원(상담역 겸임) 우승섭 ■MBC <보도국>△국제부 동경특파원 임영서△〃 파리특파원 박상권 ■성균관대 △정보통신공학부 행정실장 김재구△동아시아학술원 〃 함창훈 ■인하대 <학장>△자연과학대 최병희△사범대 조미혜<처장>△학생지원 김우성<관장>△정석학술정보 이재일△생활 김종현<부처장>△교무제2 김웅희△입학 김정호<부학장>△자연과학대 이근섭△사범대 이소영 ■고려대 △보건대학원장 최재욱 ■숙명여대 △미디어학부장 도준호△문화예술관광연구소장 김현화<센터장>△글로벌인적자원개발 최동주△영상미디어 조진희△여성질환연구 이명석<국제언어교육원>△한국어교육과정 주임교수 이홍식 ■IBK투자증권 ◇보임 △영업부장 유정섭<지점장>△일산 송돈규△타임스퀘어센터 김형도△압구정 허용견△반포 이창현 ■외환은행 △외국고객영업본부장 신현승△캐나다한국외환은행 법인장 정청원 ■LIG손해보험 △대구고객지원센터장 이현주<지역단장>△강남GS2 김동복△부산GS 김장현△창원 조원진△성남 전점식△대구 문종훈<팀장>△개인융자 김재현△마케팅전략 이영찬△장기마케팅 성열홍△GS지원 장형△대구본부지원 김지반<고객지원센터장>△강남 신용인
  • 극우세력 결집 노린 ‘정치 이벤트’

    일본 정치권의 ‘포퓰리즘 행태’가 진화하고 있다. 이번 자민당 의원 3명의 울릉도 방문 시도 역시 열악한 일본 내 정치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극우파의 ‘정치적 쇼’였다. 그동안 ‘말’로 독도에 대한 공격을 해왔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직접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우파들의 독도 영유권에 대한 공격 수위가 더욱 강하고 집요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일본의 정치상황은 집권당인 민주당의 지지도가 매우 취약한 상태다. 지난 3·11 동일본 대지진 이후 간 나오토 총리가 사퇴하지 않고 집권 기간을 연장하면서 자민당 역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민당으로서는 이번 독도 이벤트를 통해 민주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지지세력을 규합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주당 정부의 안이한 대응에 대해 비판하면서 보수 우경 세력들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있다.”면서 “의원 개인이 이름을 알리려는 의도와 정파적인 이해가 맞물린 정략적 이벤트”라고 지적했다. 특히 대지진 이후 보여준 집권 여당의 무능함에 이어 지난달 간 총리가 ‘복지 포퓰리즘’에 대해 사과한 것은 국민들의 실망감에 정점을 찍는 사건이었다. 이런 틈을 타고 벌인 ‘독도 이벤트’는 일본 내의 여론을 자극해 자민당이 영토 수호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고자 하는 의도가 숨어 있다. 익명의 한 전문가는 “외무성이 전면에 나서지 않았지만, 배후에서 자민당을 도왔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한항공을 이용하지 말라는 조치도 자민당이 압박하고 여론이 비등해지자 나온 조치였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앞으로 이 같은 ‘정치적 쇼’가 수위를 높여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일본 의원들의 방문을 굳이 막아 이슈화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신철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입국 거부를 해서 시끄럽게 보도가 되는 것보다 차라리 울릉도 방문을 허가해서 이것을 조건으로 협상을 하는 게 낫지 않았나 생각된다.”면서 “고대시대에는 부속섬의 판단 기준이 보이는지 안 보이는지의 문제였다. 울릉도에서 독도를 보여주고 성숙한 시민의식이 발동되도록 유도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정다래 평영 200m 예선 탈락… 최규웅 한국新 결승행

    ‘광저우의 신데렐라’ 정다래(20·서울시청)가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평영 200m 예선에서 탈락했다. 정다래는 28일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경기에서 2분 28초 14로 조 7위, 전체 19위에 머물러 16명이 겨루는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대회 전 허리디스크로 훈련량이 부족했고 최근 무릎 근육 이상으로 몸 상태까지 좋지 않았던 정다래는 2009년 동아시아대회 때 세운 개인 최고기록(2분 24초 90)에도 훨씬 못 미쳤다. 한편 28일 남자 평영 200m에 출전한 최규웅은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세계대회 결승 진출을 이뤘다. 이날 평영 200m 준결승에서 2분 11초 27로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다. 여자 평영 200m 백수연은 준결승에서 2분 26초 61로 1조에서 7위. 결승에 나가지 못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中 첫 항모 새달 1일 前 시험운항”

    “中 첫 항모 새달 1일 前 시험운항”

    중국의 첫번째 항공모함이 곧 대양 위에 모습을 드러낸다. 인민해방군 창설 기념일인 다음 달 1일 이전에 시험 운항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관영 중국중앙(CC)TV와 공산당 간부교육기관인 중앙당교가 발간하는 학습시보는 27일 사실상 확정적으로 중국 군의 8월 1일 이전 시험운항 계획을 보도했다. 중국 국방부도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폐기된 항모의 개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중국 최초의 항모가 될 바랴그함 개조작업을 공식확인했다. 구체적인 진수 및 시험운항 시기를 못 박지는 않았지만 겅옌성(耿雁生) 대변인은 “처음부터 바다에 있었기 때문에 진수 문제는 없고, 다만 시험운항의 구체적 시간은 (개조)공정의 진행 정도에 따라 확정될 것”이라며 시험 운항이 임박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날 송출된 폐쇄회로(CC)TV 화면 속의 바랴그함은 함교의 레이더가 정상작동하는 등 개조 작업이 거의 마무리된 모습이었다. 겅 대변인은 또 “항모 승조원, 특히 함재기 조종사 훈련이 중요하다.”면서 “현재 독자적으로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단 항모의 등장은 적지 않은 함의를 갖는다. 우선 동아시아 세력판도의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11척의 항모를 보유한 미국이 ‘힘의 우위’에서 중국 군의 대양 진출을 막을 수 있었지만 중국의 항모 보유로 사정이 달라지게 됐다. 게다가 중국이 바랴그함 외에 이미 독자기술로 항모 건조에 착수했다는 관측과 함께 2015년까지 핵항모 2척을 건조하고, 장기적으로 3~5척을 보유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당장 일본과 한국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국의 군사력 확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본의 경우, 벌써부터 ‘항모 보유론’이 고개를 드는 등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중국은 주변국의 우려를 의식한 듯 “개조 항모는 과학기술 연구와 훈련용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한발 물러서면서도 “긴 해안선과 광활한 해역을 지키는 것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신성한 책무”라며 항모 보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과 남중국해 해역의 주권을 놓고 분쟁 중인 동남아시아 각국의 군비경쟁을 촉발할 가능성도 높다. 이미 베트남이 러시아로부터 잠수함 및 전투기를 사들이고 있는 가운데 필리핀도 미국에 군사력 보강을 요청한 상태다. 중국은 우크라이나에서 1998년 2000만 달러(약 210억원)에 무기체계 및 동력장치를 해체한 바랴그함을 사들여 2000년부터 랴오닝성 다롄(大連)에서 개조작업을 벌여왔다. 중국 내에서는 “항모 껍데기만 빼고 모두 중국산”이라며 사실상 중국 자체기술로 항모를 건조했다는 자부심이 확산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날 ‘8월 1일 시험운항’을 보도한 학습시보의 예측대로 1681년 타이완을 복속시킨 청나라 장군 스랑(施琅)을 기념하기 위해 스랑함으로 개명할지, 또는 마오쩌둥함이나 베이징함 등으로 명명할지 주목된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열린세상] 평창 올림픽 관건은 지역발전 소프트웨어/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역발전연구실장

    [열린세상] 평창 올림픽 관건은 지역발전 소프트웨어/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역발전연구실장

    평창 올림픽 유치성공의 낭보가 들린 지 3주가 지나간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평창 올림픽 유치에 대해 적지 않은 담론이 있었다. 쾌거를 달성한 우리 민족의 은근과 끈기, 자부심, 그리고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달뜬 전망이 담론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그런데 마냥 샴페인 무드에 젖어 있어도 될까. 기우(杞憂)인지 몰라도 걱정이 많다. ‘성공적인 글로벌 이벤트 개최’라는 절체절명의 사명도 동시에 주어졌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림픽 유치는 끝이 아니고 또 하나의 시작이다. 하계 올림픽과 달리, 동계 올림픽은 설원과 자연 속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지역발전으로 승화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그래서 머리가 더 무겁다. 지역발전의 관점에서 동계 올림픽 성적표를 보자.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2010년 밴쿠버 대회까지 국가나 지역발전에 좋은 점수를 받은 경우는 1998년 릴레함메르를 제외하고는 손에 꼽기 어렵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평창 올림픽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 즉 ‘방법론’에 대한 진중한 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까지 여기에 대한 논의가 별로 없다. 동계 올림픽은 지역발전의 파급효과가 큰 이벤트다. 평창 올림픽은 개최지뿐 아니라 강원도의 지역발전과 재정, 국토발전이나 국가재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때문에 2018년 2월까지 추진해야 할 인프라 투자와 관련된 지역개발의 방향과 내용을 어떻게 ‘틀’로 짜느냐가 중요하다. 교통망이나 경기장 등 인프라에 투자하는 20조원이 넘는 돈은 지역발전의 ‘성과’가 아니라 ‘수단’이기 때문이다. 우선, 올림픽 ‘유치 모드’에서 올림픽 관련 ‘지역개발 모드’로 신속하게 전환해야 한다. 알펜시아와 강릉의 압축적 컨셉트는 올림픽 유치에는 유리하나, 지역발전의 파급에서는 불리하다. 모드전환의 핵심은 인프라 투자와 지역발전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기 위한 소프트웨어의 개발이다. “지역 경쟁방식으로 진행되는 올림픽 유치가 낭비적인 투자를 유발하기 쉽다.”는 지역정책 학자 데이비드 하비의 경구(警句)가 기우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개발’의 방향에서 실용적인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한다. 여기에는 합리적인 시설투자와 시설의 이용, 추진체계, 재원대책, 특별법 제정 등이 포함될 것이다. 그러나 결국 평창 올림픽의 성패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 창출’과 흑자를 위한 ‘시설 운영’에 달려 있을 것이다. 매력 형성의 으뜸은 단연 지속적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것이다. 강원의 발전 테마인 관광과 연계한 특별한 매력을 만들어야 한다. 대관령 음악제, 평창 의야지 마을, 강릉 경포대, 모래시계 촬영지, 빼어난 경관 등 문화, 환경 자원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이를 올림픽 개최지의 핵(核)으로 꼬치구이처럼 연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래야 서울과 제주가 마지노선인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 관광객을 불러들일 수 있다. 거주자의 매력 창출을 위해서는 ‘세컨드 하우스’에 대한 과감한 세제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변화하는 도시민의 라이프스타일 수요 충족, 강원의 향상된 접근성과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올림픽 이후 남게 되는 시설 운영에 대한 발상 전환도 필요하다. 동계올림픽을 치른 세계의 다수 지역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국제이벤트 개최시설의 유지관리 비용조차 내지 못하는 곳이 많다. 이 같은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시설을 설치하고, 올림픽 이후의 시설운영은 민간에 맡겨야 한다. 13개 경기장에 민간의 이름을 달아 주는 ‘공설민영’(公設民營) 방식을 통해 민간의 노하우와 전문성을 활용하여 수익창출과 지역발전을 도모하고, 지자체나 국가의 재정부담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창 올림픽은 그동안 비어 있던 국토 동측의 성장거점이 되는 형국이다. 평창 올림픽은 강원도뿐 아니라 또 하나의 국가 성장동력이 되고 국토의 균형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이를 위한 아이디어와 지혜의 결집은 빠를수록 좋다.
  • “한국형 틈새외교로 지속가능한 관계 구축”

    “한국형 틈새외교로 지속가능한 관계 구축”

    공공외교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얀 멜리센 네덜란드 앤트워프대학 외교학과 교수는 24일 본지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이 왜 공공외교에 주목해야 하는지 열정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국내에도 번역된 ‘신공공외교’로도 잘 알려진 멜리센 교수는 네덜란드 국제관계연구소 ‘클링겐델’ 외교연구 프로그램 책임자로서 유럽과 동아시아의 공공외교를 연구해 왔다. →21세기 국가전략으로서 공공외교의 중요성은. -외교는 이제 더이상 엘리트 관료들이 자기들끼리만 추는 뻣뻣하고 전통적인 ‘왈츠’가 아니다. 이제 외교는 갈수록 늘어나는 비정부 배우가 저마다 자신들의 역할을 내세우는 ‘재즈 댄스’가 됐다. 갈수록 국제화되는 현실에서는 심지어 일반인도 능력 있는 외교사절 구실을 하는 게 가능하다. 공공외교는 당연히 국가의 명성에 관한 문제다. 하지만 그것 못지않게 지역 내 발전을 도모하고 국제 현안을 해결하고자 하는 정부에 이바지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이 공공외교를 주목해야 할 이유는. -‘강소국’ 전략을 추구해야 하는 한국은 공공외교를 핵심 국가전략 차원에서 강화하는 게 좋다. 공공외교는 경제적 관점이 강한 국가브랜드나 국가 홍보에 그치지 않는다. 외교 현장의 전반적인 변화에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분단돼 있고 4대 강대국에 둘러싸인 조건 때문에 한국에선 ‘틈새외교’가 주목받는다. -한국에게 틈새외교는 다양한 영역에서 상호 경쟁하는 4강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과 연관된다. 틈새외교는 결코 틀에 박힌 개념이 아니다. 틈새외교의 힘은 개발이나 환경 같은 국제 문제 해결을 위해 내놓는 참신한 발상과 근본적이고 건설적인 기여에 대한 감탄에서 우러나온다. 틈새외교는 무엇보다도 외국 정부뿐 아니라 촘촘하게 연결된 세계의 다양한 행위자들과 지속가능한 관계를 구축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이 공공외교에서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은 뭐라고 보는가. -러시아와 중국은 권위주의적인 방법으로 외국 대중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라는 점을 자랑할 만하다. 한국은 기적 같은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 발전 덕분에 국제사회가 존경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국제 현안에 대한 한국의 관점을 더 주의 깊게 경청할 수 있다. →한국 외교통상부는 엘리트주의와 폐쇄성 등에서 많은 비판을 받는다. -적절한 비밀 유지는 예나 지금이나 효과적인 외교활동을 위한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하지만 오늘날 외교부는 점점 더 국내외에서 투명한 환경에서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시장 영역과 시민단체 등 여러 비정부 영역과 협력하지 않고 엘리트주의에 사로잡힌 폐쇄적인 조직에 머문다면 외교부는 심각한 정통성 상실에 괴로워하게 될 것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제니퍼 박 美국무 부차관보 “공공외교 첫걸음? 청년층과 소통하라”

    제니퍼 박 美국무 부차관보 “공공외교 첫걸음? 청년층과 소통하라”

    “청년층을 사로잡아라. 나를 알리고 싶은 만큼 상대국을 알려고 노력하라.” 미국은 ‘공공외교’(public diplomacy)라는 용어를 처음 만들어낸 ‘원조 국가’다. 특히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결합한 ‘스마트파워’를 위한 5개 전략 중 하나로 공공외교를 지향한다. 지난해 9월 이후 동아시아·태평양 공공외교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제니퍼 박 스타우트(박지영·35) 미 국무부 부차관보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략 계층을 정하고 그들이 배우고 싶은 한국의 장점을 알려 준다면 상대국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가의 전통적 대외 공보 전략인 프로파간다(선전)와 공공외교의 차이는 무엇인가. -공공외교란 미국의 외교 목표와 전략 등을 상대국에 투명하게 전달해 서로 ‘상생’하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미 정부가 (상대국의)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을 택한다. 반면 프로파간다는 자국 입장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공공외교와 관련해 외교관들에게 특별히 강조하는 게 있나. -클린턴 장관은 공공외교 최고의 대변인이다. 외국 방문 시 해당국 시민과 만나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타운홀 미팅을 연다. 특히 클린턴 장관은 공공외교를 모든 외교관의 업무로 생각한다. 미국이 어떤 관심을 갖고 있고, 이를 위해 추구하는 전략은 무엇인지 등을 똑바로 알려야 국가 간 믿음과 이해가 공고해진다. →최근 한국에서도 공공외교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건 상대국 정부뿐 아니라 시민들과도 소통하는 것이 진정으로 외국과 소통하는 길이라는 점을 이해했다는 뜻이다. 특히 청년층에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싶다. 청년층을 사로잡아 벽과 장애물을 무너뜨리는 것이 공공외교의 핵심이다. →미 공공외교 프로그램 가운데 한국에 추천해 주고 싶은 게 있다면. -‘풀브라이트 장학금’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권하고 싶다. 한국은 지난 60년 동안 이 제도의 주요 대상국이었다. 공공외교는 사람과 사람 간 연결 속에서 꽃핀다. (교육 교류 프로그램은) 공공외교를 막 시작할 때 특히 좋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캠벨 “남북대화 없이 북미대화 없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1일 남북대화를 건너뛰고 북·미 대화를 할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캠벨 차관보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일본 아사히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이 동의할 경우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 국무부 녹취록에 따르면 그는 “우리의 입장은 명확하다.”면서 “미국과 북한 간에 근본적인 (관계) 개선과 대화가 있고 우리가 6자회담을 다시 시작하기 이전에, 남북 간에 진지하고 효과적인 (대화) 노력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북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핵심 사안은 한국의 요구에 맞는 효과적인 남북대화라고 우리는 여전히 믿고 있다.”고 말해 기존의 ‘남북대화 우선’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 같은 언급은 일본 교도통신이 미국이 북한과의 고위급 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하는 등 일본 언론 쪽에서 북·미 대화 관련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앞서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미국과 일본 정부가 21일부터 사흘간 발리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한국 정부에 북한과의 대화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지난 19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시대를 담은 칼럼 67편 한권에

    지난날 썼던 글과 기록은 그저 당시 상황의 서술과 분석에 국한할까.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낸 ‘1800자의 시대 스케치’(오래 펴냄)는 과거의 글을 되짚어 미래를 전망하게 만드는 성찰의 칼럼집으로 눈길을 끈다. 김 교수는 국내외에서 근대 동아시아와 한반도 연구의 권위자로 인정받는 전문가이다. ‘1800자의’는 그가 지난 10년간 자신의 전문 영역인 사회·정치·북한·외교 분야와 관련해 각종 언론에 기고한 칼럼 67개를 추린 책이다. ‘21세기 국제정치’ ‘남북한 관계’ ‘한국 외교’ ‘한국 정치사회의 자화상’ 등 4개의 큰 주제로 묶어 이미 역사로 바뀐 지난 10년을 한 걸음 물러서서 차분하게 반추하게 만든다. 특히 남북 문제를 천착해 온 전문가답게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남북관계를 풀어내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책을 일관되게 관통하는 특징은 냉전과 산업화, 민주화의 격랑과 맞닥뜨려 넘을 때마다 당시 우리 사회를 지배했던 집단의 인식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성찰의 묘미다. 국내외 굵직굵직한 정치적 사건을 맞아 언론에 기고한 칼럼들에 깊이있고 전문성 짙은 해설을 다시 붙여 일반인의 이해를 돕고 있다. 문인 못지않은 문장력과 논변으로 화해와 관용, 균형의 중요성과 가치를 보게 하는 글이 태반이다. 언론에 보도된 칼럼이 대개 1800자 안팎의 짧은 글들이었던 데 비해 책에선 삭제된 원고를 살려 대부분 그대로 실었다. “21세기 초엽 우리가 살아왔던 시대에 대한 관찰과 비평, 그리고 미래를 향한 꿈꾸기를 포함하는 하나의 기록”이라고 자신의 책을 자평하는 저자는 “칼럼에 대한 평가를 독자의 몫”으로 돌리고 있다. 1만 80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클린턴 美국무, 印항구도시 첸나이 방문 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20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을 앞두고 인도 동부의 항구도시 첸나이를 방문했다. 1분 1초가 바쁜 그가 괜히 그곳에 간 것은 물론 아니었다. 중국에 맞서 동아시아의 리더 역할을 하라고 인도인들에게 촉구하는 상징적 차원에서 굳이 동해안의 도시를 찾은 것이다. 이날 첸나이 시내 ‘애나 도서관’을 쩌렁쩌렁하게 울린 클린턴 장관의 연설은 ‘인도로 중국을 치는’ 삼국지식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을 깔고 있었다. 이번 인도네시아 ARF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놓고 다른 아세안 회원국과 연대해 중국과의 일전을 벼르고 있는 미국이 인도를 중국의 대항마로 끌어당긴 것이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클린턴 장관은 연설에서 “이제 인도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래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천년 동안 인도 상인들은 이 항구도시를 통해 동남아 바다 너머 중국의 만리장성까지 오갔다.”는 말로 남중국해가 인도의 이해관계 안에 있다는 논리를 주입시켰다. 그는 중국만 쏙 뺀 채 “인도는 곧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일본, 한국 등과 경제적 파트너십을 맺을 것”이라고 ‘중국 봉쇄 라인’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인도는 이제 미국과 함께 새로운 실크로드를 개척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인도를 키워 중국에 맞서게 하는 미국의 전략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2005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민간 차원의 대(對)인도 원자력 거래를 허가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인도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에 포함시키는 방안에 지지를 표명했고, 인도·일본과의 3자 전략대화를 창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갈수록 패권주의적 성향을 드러내자 클린턴 장관도 더욱 공격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과거 미국과 인도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인도가 비동맹권의 중심축으로 반미 노선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은 인도의 앙숙인 파키스탄을 지지해 왔다. 이런 악연 탓에 인도가 미국의 기대에 부응할지는 불투명하다. 더욱이 인도 외교는 동아시아보다는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주변국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CNN 등 미 언론들은 “중국과 인도 둘 다 거인이지만, 중국은 폐쇄적 정치체제여서 미국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반면 인도는 나름대로 민주정치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와 편이 되는 게 유리하다고 미국이 판단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평화적으로 한반도 비핵화 이룰 것”

    “평화적으로 한반도 비핵화 이룰 것”

    첫 한국계 주한 대사로 지명된 성김 내정자가 21일(현지시간) 오전 열린 미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가족사에 얽힌 소회와 포부를 밝혔다. 그는 “내가 만약 대사로 인준된다면 내 경험과 전문성을 최대한 끌어내어 한·미 양국의 관계를 증진시키고 싶다.”면서 “인준이 된다면 대사로서 평화적 방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고 고통받는 북한 주민을 위해 계속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부인, 두 딸, 형 등 가족들이 뒷자리에 배석한 가운데 행한 모두발언에서 “우리 부모가 35년 전에 나를 미국으로 데려왔을 때 내가 첫 한국계 주한 미국대사로 봉사할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나에게 공직에 종사하라고 권유했으며, 내가 처음 국무부에 들어와 동아시아 특히 한국을 선택했을 때 매우 기쁘게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한국은 지난 반세기 만에 전쟁의 참화를 딛고 자유롭고 번영하는 최상급 국가로 부상했다.”면서 “이 깜짝 놀랄 만한 성취가 바로 한국인들이 수세대에 걸친 희생과 결단력, 재능의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나는 한국인이 이룬 성취를 깊이 존경하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서먼 22일 연평도 방문

    서먼 22일 연평도 방문

    제임스 서먼 신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22일 연평도를 방문해 북한 군과 우리 군의 대치 상황을 직접 확인할 계획이다. 연합사 관계자는 “서먼 사령관은 유엔군사령관 자격으로 방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전 감독권자로서의 자격을 강조한 표현이지만, 이면에는 한·미 동맹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서먼 사령관은 21일 유엔사와 연합사, 주한 미군에게 “우리의 임무는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대한민국을 방어하고 동아시아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확실하게 적의 침공을 억제하고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준비태세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항시 준비태세가 유지되려면 강한 지휘부의 지도력이 필요하고 교전에서부터 주요 갈등까지 대처하도록 훈련이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령관의 지휘중점을 구현하기 위한 세부사안으로 기강과 지도, 연합훈련 및 지도자 개발, 변혁, 준비태세 유지, 위험관리 등 7개의 핵심 사항을 주문하기도 했다. 서먼 사령관은 또 “한·미 동맹은 여전히 건실하지만 동맹이 처음 형성된 시점과 지금은 많은 것들이 변화했으며 지금도 매일 변화하고 있다.”면서도 “한 가지 바뀌지 않은 것이 있다면 ‘같이 갑시다’라는 정신이다. 나의 임기 동안 (전작권 전환 등) 계획된 일정이 성공적으로 달성되도록 조직과 기반 시설을 극대화해 동맹국에 확신을 심어 주고 2015년을 넘어 그 이후까지 적의 침략을 억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남북관계 ‘대화 돌파구’ 찾나

    동남아 10개국으로 이뤄진 아세안(ASEAN) 외교장관회의가 21~2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다. 첫날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시작으로 22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23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등 다자회의와 함께 한·미·일, 한·미, 한·중 등 양자 외교장관회담도 열린다. 이번 회의의 가장 큰 관심사는 ARF 외교장관회의에 북한 대표로 참석하는 박의춘 외무상과 우리 측 대표로 20일 출국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접촉 여부다. 남북 간 공식 별도 회담은 정해진 것이 없지만 ARF 회의를 계기로 비공식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ARF 본회의에서는 남북 간 별도 만남이 이뤄지기 어렵지만 본회의 전 소규모 회의에서는 자연스럽게 접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측 대표단이 어떤 입장을 갖고 오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최근 의장국인 인도네시아 측에 ARF 의장성명에 포함될 우리 측 입장을 제출했으며, 여기에는 지난해 11월 발생한 연평도 포격사건 등 남북문제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서울신문 7월 18일자 5면> 남북 간 양자 문제를 국제무대에서 제기했을 때 실익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경색된 남북관계가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그러나 3년째 멈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남북대화 등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방침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핵 문제는 한·미·일, 한·미,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도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며 “아세안을 비롯, 모든 참가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발리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경제성장만으로 근대화라 말할 수 없어”

    근대화론에 항상 따라붙는 의문은 경제만 성장하면 무조건 근대화인가 하는 점이다. 식민지근대화론에 대해서도 “식민지 ‘개발’이면 몰라도 식민지 ‘근대화’가 가능한 개념이냐.”는 반론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 근대화혁명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산업개발, 경제성장 정도면 몰라도 근대화라고까지 할 수 있느냐.”는 반론이 제기된다. 근대화란 단순한 경제성장이 아니라 개인의 권리와 자유의 신장이라는 측면도 포함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제 시기, 박정희 시기를 일컬어 ‘반쪽자리 근대화’ 혹은 ‘어둠의 근대화’라는 표현까지 등장한다. 21~22일 강원 춘천시 옥천동 한림대 국제회의실에서 한림대 한림과학원 주최로 열리는 국제학술회의 ‘개념사 연구의 길을 묻다’에서 발표되는 박근갑 한림대 사학과 교수의 ‘수용과 굴절: 동아시아에 건너온 국민과 민족 개념’은 이 문제를 건드린다. 국가, 민족이라는 개념 자체가 굴절된 방식으로 들어왔다는 주장이다. 박 교수는 한국 땅에서 국가, 민족 개념을 추적하다가 독일 법학자 요한 카스퍼 블룬칠리(1808~1881)의 책 ‘문명제국의 현대국제법’과 마주쳤다. 이 책은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일본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1896년 조선에서 ‘공법회통’으로 번역됐고, 당시 해외 세력들의 각축장으로 변했던 조선의 사정 때문에 고종은 신하들에게 이 책을 읽고 연구하라 명령했다. 우리나라 최초 헌법이라는 대한국국제(大韓國國制)도 이 책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박 교수가 주목하는 대목은 이 책이 어떻게 수용됐느냐이다. 박 교수는 “블룬칠리는 유기체 국가이론을 동아시아에 전파한 학자로 유명한데 민족과 국가를 구분한 뒤 민족은 하나의 문화 개념이지만 국민은 국가 속에서 온전한 신체를 갖추고 법률상 인격체가 되는 유기적 존재로 규정했다.”고 설명한다. 이는 민족은 자연적 문화이고, 국가는 인위적 문명이라는 전형적인 독일식 이분법이다. 문명 전파라는 사명감을 스스로에게 부여한 서구 제국주의의 논리이기도 하다. 블룬칠리는 “권리를 신장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국민이 민족보다 상위에 선다.”고 주장했다. 블룬칠리의 논리는 한국에서도 비슷하게 수용된다. 박 교수는 대한매일신보 1908년 7월 30일 자 논설 ‘민족과 국민의 구별’을 상기시킨다. 글은 국민의 행동과 정신을 ‘병영의 군대’로 묘사하는데 이는 “메이지 후반기 일본 국수주의자들의 관행”이라고 지적한다. 박 교수는 “번역서 자체는 대체로 원전의 의미에 충실했으나 번역 텍스트가 민권 의식 형성에 기여하기보다 국가 중심 이념과 제도 형성에 이용되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개념사 연구자들의 학술대회인 만큼 개념의 번역 문제에 집중한다. 왕훙즈 홍콩 중문대 번역학과 교수, 요하임 쿠어츠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아시아유럽연구소 교수, 헨릭 스테니어스 핀란드 헬싱키대 북유럽연구센터 소장, 핌 덴 보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유럽문화사학과장, 호아오 페레스 주니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주립대 사회정치연구소 교수 등이 나와 각국의 연구 현황에 대해 설명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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