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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 안 낳는 젊은세대 타박만 해서 될 일인가… 사회부터 변화해야”

    “애 안 낳는 젊은세대 타박만 해서 될 일인가… 사회부터 변화해야”

    맞벌이하며 두 명의 아이를 키우는 처지에서 보면 저출산은 특별한 문제가 아니라 경제·사회적 압력에 대한 개인과 가족의 합리적인 대응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선뜻 누구에게 아이를 키우는 기쁨에 대해 이야기하고, 아이를 가질 것을 권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대한민국의 저출산은 극복해야 할 과제인가. 아니면 사회가 저출산 현상에 적응해야 하는가. 저출산의 현실을 인정하지 않은 채 아이를 낳지 않는 젊은 세대를 타박하며 사회적 압력을 더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일자리 등 인간적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주지 못하는 사회가 저출산을 걱정할 자격이 있을까. 저출산과 관련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차분한 검토가 우선되어야 한다.●한국, 세계 최저 출산율 0.98명 기록 2018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98명을 기록하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개국 가운데 합계출산율 0명대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1971년 100만명이 넘는 신생아가 태어났으나, 2018년에는 32만 7000명에 그쳤다. 50년도 안 되어 3분의1 토막이 난 셈이다. 2020년대 중반부터는 출생아가 사망자보다 적어지면서 인구 자연 감소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1] 출산율 하락의 원인은 가임여성의 감소, 출산연령 상향, 혼인 감소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주 출산 연령인 만 30~34세 여성 인구는 2017년 16만 9000명에서 2018년 15만 6000명으로 5% 감소하였다. 여기에 평균 출산연령은 32.8세로 2017년에 비해 0.2세 높아졌으며, 혼인건수는 2012년 이후 매해 감소하고 있다. 20~49세 여성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9%는 독신이다. 2000년 29.6%이던 여성 독신자 비율은 2016년 49%로 높아진 것이다. 최근에는 결혼 적령기 남성의 결혼 감소세도 가팔라지고 있다. 남성 결혼 적령기로 분류되는 만 30~34세 남성의 결혼건수는 2017년에 2016년에 비해 10.3% 감소하였다. 출산율이 높아질 어떠한 희망도 보이지 않는 것이 2019년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그림 2] 정부는 2006년부터 저출산 대책을 수립 시행하면서 지금까지 150조원의 예산을 쏟아부었다. 문재인 정부도 저출산 대책 명목으로 집행된 예산이 60조원이다. 출생아 한 명당 투입된 예산은 2006년 465만원에서 2018년에는 6669만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그렇지만 저출산 기조가 바뀌기는커녕 더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합계출산율 2명은 돼야 현재 인구 유지 가능 합계출산율 2명은 현재의 인구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간주된다. 우리나라에서 합계출산율 2명선이 무너진 것은 언제일까? 1970년 4.53명을 기록하였던 합계출산율은 13년 후인 1983년 2.06명을 기록하며 급속히 낮아졌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 시기부터 인구관리정책이 시행되어야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1983년 7월 29일 인구시계가 4000만명을 넘어서자 신문들은 ‘핵폭탄보다 더 무서운 인구폭탄’이라는 기사를 쏟아냈다. 전두환 대통령은 40명의 가족계획 유공 의사를 초청해 인구정책을 거국적으로 추진할 것을 강조하였으며, 가족계획협회는 인구 증가 억제를 위해 2자녀 영세민을 대상으로 임신중절을 확대할 것을 정부에 건의하였다. 출산 억제에 초점을 맞춘 인구정책은 그 이후에도 한참 유지되다가 1996년에야 산아제한정책이 폐지되었다. 정책의 관성이 현실의 판단을 불가능하게 한 것이다. 권위주의 정부의 정책 집행력을 감안할 때 만약 1980년대 중반 인구정책을 전환했다면 다른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21세기를 맞이한 2001년과 2002년 우리 사회는 다시 급격한 출생아 감소라는 충격을 경험하였다. 2001년 마이너스 14.35%의 가장 큰 출생아 감소와 더불어 연간 신생아 60만명 선이 무너졌다. 2002년에는 출생률 마이너스 12.76%의 감소와 더불어 출생아 수가 40만명대가 되었다. 1983년과는 달리 당시 참여정부는 2005년 저출산고령화기본법 제정, 2006년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였으나 추세를 되돌리기에는 이미 늦었다. 이후 20015년까지 43만~45만명을 유지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던 출생아 수는 2016년 40만명을 턱걸이한 후 결국 2017년 35만 7000명, 2018년 32만 6000명을 기록하면서 2000년대 초반과 유사한 급속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출생아 수의 감소는 지속적인 흐름이 아니라 계단형으로 급격하게 추락하기 때문에 미리 대응하는 것이 힘들다.[그림 3] ●비혼 관계의 출산 꺼리는 문화적 배경도 한 몫 저출산의 원인에 대해서는 육아시설 부족, 양육비용 부담 등 보육환경이 문제라는 인식이 보편적이다. 육아와 관련된 제도를 정비하고, 출산 및 양육과 관련한 더 많은 복지제도가 시행된다면 저출산 추세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폴란드의 경우 자국 내 합계출산율은 1.4명 수준인데 비해 복지수준이 양호한 영국이나 독일에 거주하는 폴란드인들은 2.1명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의 국민은 출산·양육 및 복지제도가 우리나라보다 더 잘 갖춰진 나라에 가더라도 여전히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2017년 미국에서 여성 1000명당 신생아 수를 인종별로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인의 경우 1.597명으로 평균 1.765명보다 낮음은 물론 백인, 히스패닉 등 모든 인종을 통틀어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였다. 캐나다에서도 이민 1세대와 이민 2세대는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인들의 출산율은 0.79~0.87명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 결과의 원인에는 비혼 관계의 출산을 극도로 꺼리는 문화적 배경이 있다. OECD 평균 혼외출산율은 39.9%를 기록하는 데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1.9%에 불과하다. 프랑스,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등은 혼외출산율이 50%를 넘어서고 있으며, 이러한 높은 혼외출산율이 안정적인 출생률 유지에 큰 도움을 준다. 한국의 사회·문화적 환경을 고려해봤을 때 이러한 높은 혼외출생률을 기대하기 힘든 만큼 단순한 출산 및 양육환경의 개선을 통해 저출산 현상을 극복하겠다는 목표는 가까운 미래에 달성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마카오 등 동아시아 국가들 모두 ‘골머리’ 시야를 넓혀 우리 주변의 동아시아 국가들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저출산으로 고민하고 있다. 인구밀도가 높은 마카오(0.95명), 싱가포르(0.83명), 대만(1.12명)이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1.6명) 역시 계속 낮아지는 출산율로 고민하고 있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많은 인구에 기반한 저렴한 인건비, 높은 인구밀도를 통한 효율성의 극대화를 통해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어왔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대도시 주택가격 상승과 과도한 교육열로 극심한 경쟁과 스트레스를 유발하였다. 이러한 경쟁에서 낙오한 다수가 발생하였으며, 결국 이는 경제적 양극화, 그리고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의지를 상실하게 해 저출산을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 청년들에 대한 일자리 공급마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이 세대들은 결혼과 출산으로 이어지는 경쟁에 출전하는 대신 경기장을 떠나기로 암묵적으로 합의한 것이다. [그림 4] 노동자가 파업을 통해 사용자에게 자신의 요구와 의지를 받아들여 줄 것을 요구하는 것처럼, 동아시아의 청년세대들 역시 ‘출산과 결혼 파업’을 통해 기존 체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저출산은 우리 사회를 무너뜨릴 시한폭탄 같은 존재로 간주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서 저성장, 저소비, 저고용이 가속화되면서 경제활력이 감소하고, 군 병력이 부족해지고, 국민연금을 비롯한 사회보장체계가 붕괴할 것이라는 공포스러운 전망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과연 그럴까? 한국 경제는 세계적으로 높은 대외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국민총소득(GNI) 대비 수출입 비율은 84%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높은 대외의존도는 반대로 국내 소비에 기반한 내수의존도가 낮은 효과를 거둔다. 인구의 감소가 발생해도 경제적 위축은 우리나라의 경제구조상 크지 않으며, 대외교역의 비중 확대 등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 국민연금도 피라미드형 인구구조와 제조업 위주의 완전고용을 전제로 한 역사적으로 매우 드문 상황을 기본으로 간주한 복지체제로서 인구 및 고용형태의 변화를 감안해 보았을 때 지속 가능성은 높지 않다. 후속세대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않는 복지체계를 마련한다면 저출산은 결코 복지사회를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다. 다소 냉소적일 수 있지만, 더 근본적으로 한국사회의 청년 실업, 임금 불평등, 주택가격 상승, 환경오염 등의 문제는 인구감소로 해결될 수 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등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발전은 일차적으로 인간을 노동에서 배제하는 쪽으로 흘러가며, 이후 새로운 직업과 시장을 만들어내면서 새로운 고용이 필요한 흐름을 보여온 것이 산업혁명 이후 기술진보의 일관된 흐름이다. AI와 로봇기술의 발전은 인간이 담당하고 있던 노동의 영역을 급속히 대처한다. 독일 아디다스의 스피드팩토리는 기존 인력의 60분의1 수준인 10명으로 연간 50만 켤레의 신발을 생산한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내 800개 직업의 2000개 작업 가운데 45%(2조 달러 규모)는 자동화가 가능한 것으로 분류된다. 가까운 미래에 일자리의 감소된다는 의미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모두 AI와 로봇기술의 발전에 힘쓰며 동시에 인간의 일자리 보호를 고민한다. 일자리 감소보다 더 빠른 출생의 감소는 오히려 기술발전 탓에 발생할 갈등을 최소화해 더 빠른 변화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저출산은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미래의 부담을 덜어주는 긍정적 요소라 할 수 있다. ●결혼 제도에 기대지 않아도 평등한 삶 살도록 북유럽 등 비교적 높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산업국가의 공통점은 사람을 귀중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지금의 저출산 흐름은 내가 겪고 있는 고통과 어려움을 다음 세대에 넘겨주지 않으려는 집단적 인식의 결과이다. 단순히 어린이집이 더 많아지고, 학교에서 더 늦게 아이들을 봐준다고 해서 아이를 낳고 키울 만한 사회가 되는 것은 아니다. 더 안전하고 쾌적하게 삶을 살 수 있고, 타의에 의해 경쟁에 내몰리지 않으며, 결혼이라는 제도에 기대지 않아도 평등하게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 남을 밟고 올라서지 않아도 존중받으며 살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일 것이다.
  • 울산서 한국·일본·대만 전통 숲 보전 심포지엄 개최

    울산시는 21일 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전통 숲 보전과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한 한국·일본·대만 국제심포지엄을 열었다. 행사는 울산시 주최, 울산생명의숲·동아시아전통숲문화보전회 주관으로 열렸다. 이춘자 고베여대 박사는 기조 강연을 통해 “마을숲, 해안림, 강변림 등의 형태로 조성된 전통 숲은 보편적인 동아시아 전통문화로 지역민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각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또 강원대 명예교수이자 숲과 문화연구회 회장인 박봉우 교수는 강원도 춘천의 마을숲 보전과 개발 갈등, 생태자원으로 발전시킨 사례를 들어 전통 마을숲 보전 필요성을 발표했다. 일본 후쿠오카 수목의사협회 모리 요이치 회장은 일본 해안 소나무숲 재선충을 비롯한 병해충을 극복하고 숲의 건강성을 회복한 사례와 벚꽃 노거수 건강성을 회복해 생태관광 명소로 발전시킨 사례를 언급했다. 대만 임업연구소 푸츈수 박사는 대만 유구송 재선충을 비롯한 병해충을 극복한 사례와 숲 보존을 통한 생태관광 자원화에 대해 말했다. 이날 국제심포지엄 참가자들은 북구 활만송, 대왕암공원, 태화강 십리대숲, 울산대공원 등을 둘러보고 숲 생육상태와 관리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역사단체들 “‘반민특위 망언’ 나경원 등 징계하라” 규탄 성명

    역사단체들 “‘반민특위 망언’ 나경원 등 징계하라” 규탄 성명

    역사단체들이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활동으로 국론이 분열됐다”고 말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5·18 망언’ 3인방(김순례·김진태·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을 국회가 징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한국근현대사학회, 한국역사연구회, 한국여성사학회, 역사문제연구소 등 29개 역사단체는 19일 공동성명을 통해 “5·18과 반민특위에 대한 망언은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라면서 “우리 역사학자들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여 정쟁의 도구로 삼고자 하는 일부 정치인들의 행태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우리가 누리는 자유, 평화, 민주주의, 어느 하나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시민의 희생에 빚지지 않은 것이 없다. 5·18이 “폭동”이며 그 유공자가 “괴물집단”이라고 주장하는 자의 비루한 ‘표현의 자유’조차 5·18 광주로부터 말미암은 것”이라면서 “5·18을 부인하는 것은 곧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승만 정권의 방해로 반민특위가 좌초되고 반민족행위자 처벌이 무산된 것을 국민 대다수는 한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친일 부역자들이 오래도록 권력자로 군림하며 우리 사회를 민주적 공동체로 다시 세우려는 노력을 욕보였기 때문”이라면서 “그런데 반민특위가 국민을 분열시켰다고 주장하는 자가 속한 나라는 과연 어디란 말인가. 반민특위를 부인하는 것은 곧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단체들은 “민주주의를 부정한 정치인은 국민에게 사과하라”면서 “국회는 망언을 내뱉은 정치인을 징계하라”고 촉구했다.아래는 성명 전문. “역사의 진실을 부정하는 정치인”에 대한 역사학계의 규탄 성명 5·18과 반민특위에 대한 망언은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다 우리 역사학자들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여 정쟁의 도구로 삼고자 하는 일부 정치인들의 행태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얼마 전 자유한국당의 공식 행사에서 몇몇 의원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폭동”이고 5·18 유공자가 “괴물집단”이라고 매도하였다. 그뿐인가. 이번에는 해방 후 반민특위가 국민을 분열시켰다고 한다.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민주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한 공적 발언이라는 점이 우리를 아연실색케 한다. 공공선에 봉사해야 할 정치인들이 자신의 정략을 추구하기 위해 민주적 공동체의 근간을 부정하는 발언을 일삼는 상황에 참담함을 느낀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무엇인가. 전두환과 신군부의 5·17 쿠데타에 반대하여 피로써 민주주의를 지킨 광주 시민의 일대 항쟁이었다. 2011년 5·18 관련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한 유네스코는 5·18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인권의 전환점이었을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국가들의 민주화를 이루는 데 기여하였으며, 나아가 냉전 체제를 종식시키는 데 일조하였다고 평가하였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 평화, 민주주의, 어느 하나 광주 시민의 희생에 빚지지 않은 것이 없다. 5·18이 “폭동”이며 그 유공자가 “괴물집단”이라고 주장하는 자의 비루한 ‘표현의 자유’조차 5·18 광주로부터 말미암은 것이다. 5·18을 부인하는 것은 곧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다.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는 무엇인가. 제헌의회가 일제강점기에 벌어진 반민족행위를 조사·처벌하기 위해 만든 헌법 기구이다.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 지배에 부역하고 우리 민족의 독립과 평화를 위한 노력을 저버린 행위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고 죄를 묻기 위한 기구였다. 이승만 정권의 방해로 반민특위가 좌초되고 반민족행위자 처벌이 무산된 것을 국민 대다수는 한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친일 부역자들이 오래도록 권력자로 군림하며 우리 사회를 민주적 공동체로 다시 세우려는 노력을 욕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반민특위가 국민을 분열시켰다고 주장하는 자가 속한 나라는 과연 어디란 말인가. 반민특위를 부인하는 것은 곧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다. 우리 역사학자들은 정치인들의 망언을 가만히 지켜볼 수 없어 민주적 공동체의 이름으로 이를 규탄한다. 5·18의 의의와 반민특위의 노력에 대한 부인은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며, 우리 사회의 역사적 경험을 소중하게 기억하고 정확하게 기록하여 민주적 공동체의 자산으로 삼고자 하는 역사학의 존립 근거를 허무는 일이다.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다. 가장 어두웠던 시절에도 우리 민족은 두려움 없이 독립과 민주주의를 외쳤다. 정치인들은 정략에 눈먼 망발을 거두고 역사 앞에 겸손해져야 한다.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자들이여, 100년 전 전국을 가득 메웠던 만세 소리가 두렵지 않은가! 모두가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세상을 밝힌 수백만 촛불이 두렵지 않은가! 우리 역사학자들은 온갖 고난을 헤쳐내고 희망의 역사를 열어온 우리 사회의 힘을 믿으며 정치인의 대오각성을 촉구한다. 1.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거나 부정하지 말라1. 민주주의를 부정한 정치인은 국민에게 사과하라.1. 국회는 망언을 내뱉은 정치인을 징계하라. 2019년 3월 19일 경제사학회, 고구려발해학회, 고려사학회, 대구사학회, 도시사학회, 민족문제연구소, 백제학회, 부산경남사학회, 역사교육연구회, 역사문제연구소, 역사학연구소, 일본사학회, 전국역사교사모임, 한국고고학회, 한국고대사학회, 한국교육사학회, 한국근현대사학회, 한국미술사학회, 한국민족운동사학회, 한국사연구회, 한국사학사학회, 한국상고사학회, 한국서양사학회, 한국여성사학회, 한국역사교육학회, 한국역사민속학회, 한국역사연구회, 한국중세사학회, 호남사학회(가나다순)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미래를 그리는 SF소설 더이상 공상이 아니다

    미래를 그리는 SF소설 더이상 공상이 아니다

    #SF 전문 출판사 아작의 박동준 마케터는 신간이 나올 때마다 언론사를 직접 찾아다닌다. 출판 담당 기자를 만나 책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언론사에서 SF소설, 장르소설은 소개를 잘 안 했거든요. 직접 가면 측은지심에서라도 한 줄 써주실 거 같아서….”‘공상과학’, ‘장르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설움받던 한국 SF소설의 위상이 달라졌다. 주요 작가들의 단편선이 쏟아지는 한편 지난달 출간된 ‘토피아 단편선’(전 2권·요다)은 한국 SF소설 사상 처음으로 대형 서점 사이트(알라딘)의 소설 분야 주간 종합 1위를 차지했다. 1990년대 PC통신이 주 무대였던 시절부터 쌓아온 역량이 발화함과 동시에 SF 친화적인 사회 분위기가 한몫했다는 평가다. 토피아 단편선은 출간 일주일 만에 1500세트(3000부)가 판매됐다. 평균 1쇄에 500부쯤 찍는 출판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과학전공 작가 중심의 SF 단편집을 표방하는 토피아 단편선은 10명의 SF 작가가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중 하나의 세계관을 택해 다가올 미래 사회를 그렸다. ‘한국 괴물 백과’를 펴낸 곽재식, 주물공장에서 일한 경력으로 관심을 모았던 김동식, 생화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김초엽 작가 등이 참여했다. 도은숙 요다 편집팀장은 “난도 높은 과학 소재를 깊이 있게 다룸으로써 허황된 이야기를 뜻하는 ‘공상과학소설’이라는 용어가 틀렸으며, 실은 있을 법하고 충분히 가능한 미래를 그린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SF·판타지·추리물을 주로 다루는 환상문학웹진 ‘거울’의 대표 중단편선도 지난달 말 단행본으로 출간됐다(‘아직은 끝이 아니야’·아작). 2003년 창간 이후 ‘거울’은 문집을 자체적으로 발간했지만, 출판사를 통해 정식 출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비슷한 시기 국내 최초 SF 평론집인 ‘SF는 공상하지 않는다’(은행나무)도 나왔다.이러한 붐에 대해 전문가들은 장르문학 진영에서 쌓아 왔던 역량이 지난해와 올해를 지나며 폭발한 결과라고 말한다. 1990년대 PC통신 시절부터 활약했던 작가들은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하며 웹소설을 넘어 지면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SF 작가 및 영화평론가로 잘 알려진 듀나, 2004~2006년 한국과학문예재단 주관의 과학기술창작문예 공모전을 통해 배출된 김창규·김보영·배명훈 작가 등이 1세대 작가군을 이룬다. 전체 출판 시장은 하향세인 반면 SF 쪽에서는 3~5년 새 그래비티북스, 아작, 동아시아의 허블 등 전문 출판사들이 생겨나 이들의 글을 부지런히 지면에 옮겼다. 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 이후 달라진 사회적 관심도 한몫했다. SF 연구자인 이지용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대국 이후 정부와 관계 기관에서는 ‘인공지능에 관한 이야기가 SF에 있지 않을까’라는 문의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SF가 더이상 공상이 아니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 이후 부천판타스틱영화제 등에 SF 작가들이 서기도 하고 관련 세미나도 자주 열렸다. ‘부산행’, ‘마블 시리즈’ 같은 국내외 SF 영화의 흥행이 독자층을 넓히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이어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한국SF협회 같은 단체들이 창립돼 작가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세계인에게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한국 SF소설의 전망은 밝다.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제작 중인 ‘보건교사 안은영’처럼 만화·영화 등 다른 장르로의 변주도 용이하다. 정소연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대표는 “과학소설은 자연과학뿐 아니라 사회과학도 모두 포괄한다”며 “페미니즘 같은 이슈들에 대해 사회과학적 담론이 이미 반영이 돼 있기 때문에 독자들 입장에서 불편하지 않은 소설, 올바른 소설로 더욱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장르문학 간 위계 구분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SF는 공상하지 않는다’를 쓴 복도훈 서울과학기술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젊은 세대로 내려올수록 박민규·윤이형·정세랑 작가처럼 장르·본격 나누지 않고 쓰는 작가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위계 구분을 없애 본격문학 쪽에서도 SF 작품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비평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생존율 30% 미만의 전이성 위암 원인 알고보니…

    생존율 30% 미만의 전이성 위암 원인 알고보니…

    한국과 몽골,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 중 하나가 바로 위암이다. 지난해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국내 암 발병률과 사망률 예측보고에 따르면 폐암에 이어 위암은 2번째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이성 위암은 5년 생존률이 30% 미만으로 예후가 좋지 않은 악성 암이다.다른 암들과 함께 위암 역시 암조직을 잘라내는 외과수술과 함께 화학약물이나 표적치료제, 방사선치료 같은 항암요법이 많이 쓰이고 있지만 전이성 위암은 생존률과 치료율을 높이기 위해 표적을 찾고 있으나 쉽지 않다. 국내 연구진이 위암 전이를 일으키는 유전자 기능을 밝혀내고 이를 활용한 새로운 전이성 위암 치료법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울산대 의대 최경철 교수, 연세대 의대 윤호근, 정재호 교수 공동연구팀은 위암 전이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알려진 ‘EPB41L5’ 유전자 기능을 규명하고 EPB41L5 항체를 이용한 위암 치료법을 제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종양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클리니컬 캔서 리서치‘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암 환자 생존률을 분석하는 ‘카플란-마이어 분석’과 DNA 분석법의 일종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마이크로어레이’를 통해 EPB41L5 유전자 발현이 전이성 위암환자의 낮은 생존율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암의 성장과 전이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형질전환성장인자가 EPB41L5 유전자를 증가시키고 EPB41L5 유전자는 상피세포에서 간엽줄기세포로 전환되는 ‘상피-중배엽 전이’ 과정에 관여해 위암세포의 확산과 침윤성을 증가시킨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EPB41L5 유전자를 과발현시키고 형질전환성장인자를 조작해 전이성 위암을 유발시킨 생쥐에게 EPB41L5 유전자의 활성도를 떨어뜨리는 항체를 투여한 결과 위암 조직이 전이되는 것이 차단되고 생존율도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정재호 연세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그동안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던 전이성 위암의 표적인자를 찾아내고 핵심 기능을 규명했다는데 의미가 크며 이를 통해 새로운 위암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금요칼럼] 역사의 정원사/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금요칼럼] 역사의 정원사/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봄이 온다. 싹이 움트기 시작한 나의 정원을 바라보다가 체코 작가 차페크를 떠올렸다. 그는 정원사들의 일상을 빌려 인간의 가슴속에 살아 있는 불멸의 낙관주의를 노래했다. 정원사의 꿈을 노래한 것이다. 이 장미가 내년에 꽃을 피우면 얼마나 멋질까를 생각하고, 10년 정도 지나면 저 가문비나무의 묘목이 얼마나 무성할까를 기대하는 것. 차페크는 정원사의 이런 마음으로, ‘초록 숲 정원’이 인간의 희망이라 주장했다. 한 사람의 역사가로서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한다. 역사가 인간의 희망이라고 말하고 싶다. 비록 구겨지고 초췌해진 역사라도 그것은 미래에 대한 우리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른바 인간이란 무엇이고 역사란 또 무엇일까. 인간의 특성에 관해서는 진즉부터 여러 가지 말이 있지마는, 무엇보다도 인간은 ‘역사적 존재’이다. 나의 삶은 내 아버지의 삶의 연장선상에 있다. 같은 논리로, 그것은 내 아버지의 아버지의 삶이기도 하고, 내 아들의 삶, 아들의 아들의 삶과도 무관하지 않다. 과거란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사라지고 마는 허무한 것이 아니다. 긍정과 부정, 어떤 의미로든 우리는 역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역사의 이러한 힘을 실감한 나머지, 그것을 독점하기 위해 온갖 술책을 구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정치가들이 대표적이다. 때로 그들은 국가권력을 동원해서 역사를 왜곡하고 조작한다. 역사를 움켜쥐면 현실을 쉽게 장악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아마도 현대의 일본 정부일 것이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독도에 대한 자국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명백한 역사 조작이다. 19세기 말까지 일본에서 제작된 30개가량의 동아시아 지도에는 울릉도 일대가 한국 영토로 정확히 표기돼 있다. 1920년대 중반에 간행된 일본지도에서조차 ‘동해’는 여전히 ‘조선해’(朝鮮海)라고 표기될 정도였다. 요컨대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이란 아예 처음부터 어불성설이었다. 독도는 역사적으로 한국 땅인 것이 명명백백하다.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일본 정부는 역사적 사실을 철저히 외면한 채 독도가 자국 소유라는 주장을 그치지 않는다. 큰 틀에서 보면, 역사 왜곡 문제가 독도에 한정되지도 않는다. 하필 일본이란 나라에 국한된 일도 아니다. 국내에도 비슷한 경우가 적지 않다. 억울하기 짝이 없는 ‘제주 4·3 사건’도 그러하고,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바라보는 비뚤어진 시각도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요즘에는 ‘촛불시민혁명’을 왜곡하거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한 당국의 노력조차 가차 없이 왜곡하는 정치세력이 횡행한다. ‘역사적 존재’로서 우리는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러하지 못하면 이기적인 정치집단이 조작한 거짓 역사가 사회적 분위기를 지배해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역사란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위력을 가진다. 경계할 일이다. “지나간 시간을 오늘의 삶을 위해 부활시키고, 이미 일어난 사건을 기초로 역사를 만드는 힘. 그 힘에 의해 인간은 비로소 인간이 된다.”(니체, ‘반시대적 고찰’) 니체의 이러한 주장에 나는 십분 공감한다. 과거와 현재는 사물과 그 그림자에 해당한다. 표현을 달리하면, 그것은 곧 씨앗과 열매의 관계이기도 하다. 역사는 현재와 미래의 삶을 역동적으로 만드는 일이므로, 봄을 가꾸는 정원사의 일과 다를 바 없다. 차페크의 정원사에게는 겨울을 이기고 피어날 꽃과 나무가 미래의 희망이었다. 역사적 존재인 인간에게는 내일의 역사가 바로 희망이다. 아픈 기억이라도 외면하지 말자. 역사에 대한 깊은 성찰은, 과거를 멋대로 점령하려는 세력들이 꾸민 음모의 산등성이 너머에 여전히 한 줄기 빛이 존재함을 증명한다.
  • 혼다 전 美하원의원 “아베, 과거사 솔직히 사죄해야”

    혼다 전 美하원의원 “아베, 과거사 솔직히 사죄해야”

    진선미 “김복동 할머니 안 외로우실듯”“아베 총리가 이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진솔하게 사죄해야 합니다.” 2007년 미국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주도한 마이크 혼다(78) 전 의원이 13일(현지시간)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과 함께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해켄섹의 위안부 기림비를 참배한 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과거사 인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진 장관은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 연례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이다. 해켄섹 기림비는 2013년 버겐카운티 법원 앞 ‘메모리얼 아일랜드’에 세워졌으며 미국 자치정부가 건립한 첫 위안부 기림비다. 미 노예제도로 희생된 흑인, 나치에 학살된 유대인, 아일랜드 대기근 희생자, 아르메니아 학살 피해자 등을 추모하는 기림비들이 나란히 세워져 있다. 혼다 전 의원은 이날 “위안부 이슈는 동아시아만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후세대에 역사를 가르쳐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투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일본은 모든 것을 요구하고, 한국은 많은 것을 내준 불평등한 합의였다”면서 “무엇보다 그 합의에는 할머니들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만약 내 할머니가 그런 치욕을 느꼈다면 외교 무대에서 지금과 같은 예의를 잠시 옆으로 치워두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2015년 합의가 피해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배려없이 이뤄졌으며 일본 정부가 진실한 사죄 없이 배상금 몇 푼으로 역사를 지우려 했다는 뼈아픈 지적이다. 이어 혼다 전 의원은 “그(아베 총리)에게 사과는 자신의 할아버지와 모든 이들이 잘못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과 같다”면서 “그의 역사 부정은 미국에 노예가 없었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사죄를 촉구했다. 또 그는 “아주 많은 일본인은 이 사실을 잘 알고 마음 아파하지만 그들의 목소리가 없다”면서 “언론이 더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진 장관은 “김복동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오늘 이 자리에 이렇게 다 함께하면서 외롭지 않으시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화답했다. 혼다 전 의원은 미 정계에서 일본의 과거사 인식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온 일본계 3세 정치인이다. 2001년부터 17년간 민주당 소속 하원 의원으로 활동하다 이후에는 위안부 문제 등 인권 운동에 참여해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美 8월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재개…32년 만에 INF 협정 역사 속으로

    미국이 오는 8월부터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에서 금지하는 중·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30여년 만에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조약 당사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이행 중단’을 선포한 데 이어 미사일 시험까지 재개되면 냉전 종식을 상징하는 INF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동아시아를 둘러싼 군비 경쟁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청한 미 국방부 관리는 이날 “우리는 8월에 지상발사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것”이라며 “이 미사일의 사거리는 약 1000㎞로 18개월 안에 배치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신형 순항미사일에 이어 오는 11월에는 이보다 속도가 빠른 약 3000∼4000㎞ 사거리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도 적극 검토 중이다. 미 국방부는 11월 시험 예정인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5년 내로 배치될 것 같지는 않지만, 중국, 러시아 등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미국령 괌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이 미사일이 핵무기 투발 수단이 아니라 재래식 무기라고 강조했다지만 사실상 중·러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지난달 1일 러시아의 조약 위반을 이유로 미국과 옛 소련(러시아)이 1987년 체결한 INF 이행 중단을 선언했고,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도 조약 이행 중단을 선언하는 등 벼랑 끝 대치에 나섰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쾌감과 좌절감 사이…가려졌던 北 만나다

    쾌감과 좌절감 사이…가려졌던 北 만나다

    북한★여행/뤼디거 프랑크 지음/안인희 옮김/한겨레출판/436쪽/2만원 ‘보여 주려는 데가 아닌, 그 이면에서 더 많은 걸 볼 수 있는 곳.’ 북한을 여행해 본 이들이 한결같이 털어놓는 소감이다. 이동과 접촉의 엄격한 통제에 따른 제한적 방문과 목격에 대한 불만일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서양인들은 북한 방문을 원한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 이후 그 욕구는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KDB 미래전략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북한은 원산·금강산을 비롯한 6개 관광개발구와 압록강·만포 등 5개 관광산업 관련 경제개발구를 지정했다. 북한 지역의 관광 기회가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이 책은 북한 지역의 가려진 모습을 냉정한 시선으로 보여 줘 눈길을 끈다. 저자는 30년간 북한 곳곳을 다닌 오스트리아 빈대학교 ‘동아시아 경제와 사회’ 교수. 1991년 평양 김일성종합대학에 유학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5월까지 매년 북한을 드나들며 이면의 실상을 추적해 왔다. 책은 그 끊임없는 발품의 결산이다. 북한 전문가 자격으로, 때로는 여행객으로 찾아가 드러낸 북한 9도 16개 대표도시의 이면이 생생하다. 중국이나 서해안에서 들어와 평양으로 가는 물품들이 전국으로 흩어지는 평성, 진짜 시장을 방문할 수 있는 라선, 전통 기와지붕과 꼬불꼬불한 골목길이 그대로 보존된 그림 같은 개성…. 그곳들을 밟아 본 저자의 소감 역시 일반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북한 여행은 감정적으로 매우 도발적이고 절묘한 줄타기이다. 방문객들은 쾌감과 좌절감 사이에서 정서적 롤러코스터를 탄다.” 그 소회대로 저자가 조심조심 훑어 낸 실상은 기존 지식에 비춰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전통 방식이 여전히 통용되는 쇼핑이 대표적이다. 구매자가 판매원에게 원하는 물건을 말하면 판매원은 종이쪽지를 구매자에게 주고 구매자는 쪽지를 들고 따로 떨어져 있는 계산대로 간다. 계산대에 돈을 내면 종이에 도장을 찍어 주는데 이 종이를 들고 판매원에게 돌아오면 이미 포장을 마친 상품을 종이와 바꿔 준다.평양에 퍼져 있다는 게릴라 식당도 눈길을 끈다. 눈에 띄지 않는 주택가의 게릴라 식당은 북한 사람들로 바글거렸고 음식은 전에 맛본 어떤 한국 음식보다 훌륭했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 “그냥 먹는 것이 아니라 잘 먹는 것이 중요한 사람들이 평양에 충분히 많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렵게 찾아간 찻집 인상기도 눈에 띈다. “주인이 있는 동안에는 모든 게 다 잘 돌아간다. 하지만 주인이 집을 비우고 가게 운영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 서비스의 질과 기업가 정신은 사회주의 게으름에 자리를 내주고 이따금 뭔가가 없어지기도 한다.” 초코파이 이야기도 있다. 초코파이 한 개가 암시장에서 10달러에 팔린다는 소문은 서양의 미디어가 북한에만 존재하는 외화원(외환 계산을 위한 원)의 작동 원리를 몰랐기 때문에 일어난 사건임을 지적한다. 실제로 초코파이는 시장에서 대략 1200원(약 0.15달러)에 팔렸다고 한다. 그 숨은 이야기들은 어찌 보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을 수 있을 만큼 크게 놀랄 만한 것들이 아닐 수 있다. 그보다는 감춰진 장소와 그곳 사람들에 대한 냉정한 시선과 평가가 돋보인다. 이를테면 당창건기념탑을 방문하곤 이렇게 쓰고 있다. “다른 사회주의 국가처럼 북한에서 체제에 순응하지 않는 지식인은 가혹한 박해를 받았다. 하지만 중국의 문화혁명처럼 지식인 전체에 대한 무차별 박해는 없었다. 완전히 획일화되어 국가 노선을 따르는 예술계와 학계의 풍경을 보면 김일성과 투쟁 동지들은 지식인을 공공연히 배제하기보다는 통합할 만큼 영리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지난해부터 저자의 북한 방문이 막힌 이유는 이 책 때문이라고 한다. “머지않은 시기에 이 책이 한 시대의 기록물로만 남기를 바란다”는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 뼈 있는 말을 남겼다. “북한은 분명 낙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지옥도 아니다. 일면적인 관찰은 불공평할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도 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잊혀지지 않는 한국인 이미륵

    잊혀지지 않는 한국인 이미륵

    독립운동가로, 독일에서 작가와 교육자로 활동했던 이미륵(본명 이의경)을 기념하는 추모식 및 강연회가 독일 현지에서 열린다. 미륵은 그의 필명이다. 독일 뮌헨 이미륵기념사업회는 오는 23일 이미륵 추모식 및 기념강연을 연다고 12일 밝혔다. 추모식은 이미륵이 안장된 그라펠핑 시 프리드호프 묘역에서 열린다. 강연회는 뮌헨 이미륵한국문화공간에서 그의 삶과 휴머니즘에 기반한 작가 활동을 주제로 열린다. 1899년 3월 8일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난 이미륵은 경성의학전문학교를 다니다 1919년 3·1운동에 참가한 뒤 일본 경찰에 ?긴다. 그 뒤 그는 압록강을 건너 중국과 프랑스를 거쳐 1920년 독일에 정착했다. 당시 이미륵은 상해 임시정부 산하 비밀운동단체 대한청년외교단 편집부장을 맡고 있었다. 이미륵은 뮌헨대학에서 이학박사를 받은 뒤 같은 대학 동양학부에서 한국어와 동아시아문학, 동양철학 등을 강의했다. 1931년 소설 ‘하늘의 천사’라는 작품으로 독일 문단에 데뷔했고, 한국에 관련된 이야기 및 단편 ‘수암과 미륵’ 등을 발표했다. 1946년에는 자전적인 소설 ‘압록강은 흐른다’라는 독일어 소설을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독일 문단에서 주목받는 작가가 됐다. 이 작품은 독일 교과서에도 수록됐고, 전쟁 직후 피폐했던 독일인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치유해준 글로서 사랑을 받았다. 또 작품이 아름다운 독일어로 쓰였다는 평도 받았다. 당시 대부분 독일인들은 그의 작품을 통해 한국을 알게 됐고 한국에 대한 친근감을 느끼게 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1950년 위암으로 타계한 그는 1963년 대통령표창(독립운동공로),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 등을 받았다. 기념사업회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그의 생애를 조망하는 행사를 준비해 왔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유엔 “대기오염 연간 조기 사망자 전 세계 700만명…220만명 중국 등 서태평양 거주”

    유엔 “대기오염 연간 조기 사망자 전 세계 700만명…220만명 중국 등 서태평양 거주”

    유엔이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지역의 대기오염 수준이 매우 심각하다며 경고했다. 데이비드 보이드 유엔 인권·환경특별보고관은 5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이사회 상호 대화 세션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한 연간 조기 사망자가 세계적으로 700만명이고 이중 220만명이 중국을 포함한 서태평양 지역에 거주한다고 밝혔다. 보이드 보고관은 세계보건기구(WHO)가 2018년 5월 내놓은 통계을 인용해 이같이 밝히고, 특히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가 해당하는 서태평양 지역과 인도가 포함된 동남아시아 지역의 대기오염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이날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20쪽 보고서에서 ‘중국’을 11차례나 언급했다. 동남아 지역은 대기오염에 따른 연간 조기 사망자 수가 240만명에 이른다. 서태평양과 동남아 지역을 합치면사망자 수는 460만명으로 전체 조기 사망자 수의 65%를 차지한다. 아프리카(100만명), 유럽(50만명), 동지중해(50만명), 미주(30만명) 등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대기오염의 심각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보이드 보고관은 “고체 연료, 석유를 사용하고 실내에서 불을 피워 조리하는 것으로 인한 공기오염은 말라리아나 결핵, 후천성면역결핍증(AIDS)보다 더 큰 조기 사망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체 조기 사망자의 22%는 국제 교역과 관련이 있다며 “서유럽과 미국 등으로 수출되는 상품의 제조 과정에서 중국에서는 매년 10만명이 대기오염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인도처럼 대기오염이 심각한 국가들이 최근 몇 년간 공기 질 관측소를 수백, 수천 곳 설치했지만 저렴한 센서의 신뢰성·지속성 문제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보이드 보고관은 두 나라를 포함해 많은 선진국이 오염원 측정 방법을 설계해왔으나 비공식적인 영역에서 배출되는 오염원에 대해서는 측정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중국이 공기 질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노르웨이의 경우 판매되는 신차의 60%가 전기차인 반면 중국은 2%에 불과하다며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정책적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홍석경의 문화읽기] 한류의 인종주의적 위험

    [홍석경의 문화읽기] 한류의 인종주의적 위험

    3만 달러 소득 시대에 접어든 2019년의 한국. 대한민국 국민은 여러 분야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한국의 위상 변화를 매일의 뉴스로 접하며 살게 됐다. 청년 소득이 최저임금과 연동되는 현실이라 일인당 연간 3000만원 이상이라는 한국의 부를 피부로 느낄 수는 없더라도 세계 속 한국의 위상 변화를 극적으로 느끼게 해 주는 것이 바로 한류다. 외국에 가지 않더라도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한국 대중문화의 힘은 자칫 어깨가 들썩할 수준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유튜브에는 한국어를 놀랍도록 잘하는 외국인들의 한국 관련 영상이 넘쳐나고, 방탄소년단은 퀸의 전설적 콘서트 장소 웸블리 스태디엄의 공연 티켓 판매를 단시간에 마감시켜 버리지 않는가. 명동 거리에서는 한국어가 소수 언어가 됐고, 정부는 공공외교의 중요한 개념으로 대중문화의 힘에 의지하는 소프트파워를 앞세우는 시절이 도래했다. 한국인과 한국산 문화의 세계 속 전진과 더불어 한국인의 미숙한 인종적 감수성도 아슬아슬하게 드러나고 있다. 한국은 빠른 경제발전 속에서 계급과 세대의 문제를 전면적으로 마주하지 않을 수 없었고, 최근엔 미투 운동을 통해 한국 사회의 기울어진 젠더의 지형이 비로소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또한 이주노동과 결혼이주 등으로 한국은 이미 다문화사회로 들어섰는데, 길거리와 노동 현장, 가족 내 인종차별과 갈등에 대한 보고가 있을지언정 아직 서구가 겪었던 인종문제의 심각함이 일상에서 터져 나오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인종문제는 가장 덜 의심했던 곳에서 응어리지고 있다. 바로 한국의 뷰티산업과 뷰티산업이 크게 영향을 준 엔터테인먼트산업이 세계의 수용자를 만나는 과정에서다. 한국은 세계에서 성형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지만 뭐니뭐니 해도 K뷰티의 특징은 수출액의 증가가 말해 주는 피부 관리와 미백 라인에 있다. 성형의 기준이나 아름다운 한류 스타들의 외모가 얼마나 서구적인 것인가의 논의를 차치하더라도 미백의 문제는 인종주의적 함의를 피해 갈 수 없다. 하얀 피부가 무노동의 표지이기에 얻게 된 보편적인 함의를 넘어 자연적 피부색을 더 하얗게 보정하는 화장과 사진술, 조명기술은 한류의 특징이 돼 온라인에서 세계의 수용자들과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화이트워싱’이라고 칭하는 아이돌 얼굴 사진의 과도한 미백 보정과 세계의 수용자들이 이것을 다시 원색 또는 더 진한 색으로 재보정하는 ‘옐로워싱’이 충돌하고, 이 중 어떤 것이 더 인종주의적인가를 두고 논쟁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언뜻 팬들 사이의 과도한 감정적 충돌로 보이는 이러한 사건들은 SNS가 펼쳐 놓은 대대적인 세계와의 인터페이스 속에서 더 큰 이슈와 만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한국 스타들의 아름다움이 세계인을 매혹하고 있다는 현실이 역사 속에서 피폐했던 한국인의 자존감과 자부심을 되찾게 하는 데 이바지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순간 한국인의 우월한 신체조건과 지적 능력 담론, 짧은 기간에 이룬 민주적 성과에 대한 찬사와 맞물리며, 온라인에서 당당하게 한국인 우월론으로 나가는 것을 종종 관찰할 수 있다. 이 3종 세트, 어디서 본 듯하지 않나. 유럽인들이 소스라치는 역사적 괴물. 이러한 걱정이 기우이기를 빈다. 그러나 발전주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한국이 아직 젠더와 인종문제에 미숙하다는 증거는 여러 곳에서 드러나고 있기에, 그리고 활발하기 그지없는 대중문화의 생산과 소비 속에서 이러한 미숙함이 첨예하게 관찰된다는 점에서 걱정을 지울 수 없다. 이미 기획사들은 많은 외국인 멤버를 도입했고 한국인 없는 케이팝 그룹까지 만들고 있는데, 일부 수용자들은 이들에 대해 외모에 기반한 인종적 혐오 발언을 발설한다. 소프트파워는 힘이 아닌 매력으로 세계에 영향을 미치자는 전략이고, 모든 영향은 책임을 동반한다. 굳이 방탄이 말하는 “선한 영향력”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경제 가치를 넘는 한류의 지속성은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력을 형성하는가에 달려 있다. 동아시아 외부에서 한류 스타들이 갖는 긍정적 힘의 기반이 반인종주의적 메시지임을 감안할 때, 다문화사회 한국이 한류의 종주국으로서 있는 힘을 다해 자정하고 피해야 할 위험이 인종주의다.
  • ‘무심서가 춘강 서정건 선생 초대전’

    ‘무심서가 춘강 서정건 선생 초대전’

    한자 성경을 붓글씨로 옮겨 쓴 춘강 서정건(82)의 첫 전시회 ‘무심서가 춘강 서정건 선생 초대전’이 6~12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국미술관 2층에서 열린다. 춘강이 1992년 캐나다로 이민 간 후 27년간 공들여 쓴 2000여점 가운데 300점을 추려 선보인다. 특히 성경을 한문으로 다시 쓴 한자 성경이 이채롭다. 작가는 “4년 남짓, 5000여 시간에 걸쳐 130만 자의 한자 성경을 모두 옮겨 썼다”고 밝혔다. 하영휘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교수는 “춘강의 글씨쓰기는 책을 통째 베껴 공부하는 조선시대 책서(冊書) 전통에 닿아 있다”며 “책서로 필력을 얻은 춘강체는 글과 글씨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 난삽한 곳이 없다”고 평했다. 작가와의 만남은 9일 오후 3시부터 열린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DMZ 관광·北과 농업 협력생산… 양구, 남북교류 전초기지로”

    “DMZ 관광·北과 농업 협력생산… 양구, 남북교류 전초기지로”

    인구 2만 4000여명, 면적 706.55㎢의 초미니 자치단체 강원 양구군이 남북교류시대의 전초기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됐지만 언젠가는 교류협력시대가 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대학 등과 협력해 비무장지대(DMZ) 평화 생태관광 활성화, 내금강 육로관광, 통일 도자기 제조, 트레킹 코스 개발, 숲치유마을 조성 등 다양한 남북협력사업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특히 북한과 기후 여건이 비슷한 장점을 살려 북한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남북협력농업생산전초기지’를 추진 중이다. 또 철책선 안쪽에 있어 민간인 접근이 어려운 문등리의 역사와 문화자료를 조사 발굴하는 ‘민통선 북방 마을 복원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양구군 남북교류협력 조례’까지 제정했다. 4일 조인묵(60) 양구군수를 만나 남북교류협력시대를 겨냥한 양구군의 청사진을 들었다.북한과 마주하며 중동부전선 험준한 산속에 있는 양구군은 수십년 동안 군사지역으로 자리잡았다. 6·25전쟁 때는 스탈린고지 등 북한의 주요 군사지역과 마주하며 도솔산 전투 등 치열한 고지전을 펼쳤고, 금강산 1만 2000봉 가운데 마지막 봉우리인 가칠봉(해발 1242m)을 간직한 곳이다. 이런 양구군이 최근 남북교류협력시대를 내다보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종 규제와 군사지역으로 남아 겪는 설움을 해결할 절호의 기회를 맞았기 때문이다. 내금강 육로관광, 농업전초기지, 도예마을 조성 등 다양한 시책을 기획하며 남북교류시대 역할을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조 군수는 “평화(접경)지역으로 2~3중의 각종 규제와 도심지 헬기부대 증설 등 각종 군사시설로 주민들이 고통을 겪으며 어려움이 많았는데 남북이 교류협력을 추진하면서 양구군도 새로운 희망의 돌파구 마련에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체육의 고장’ 명성답게 당장 하반기 중 남북클럽친선역도경기대회와 지도자 세미나를 추진한다. 조 군수가 한국실업역도연맹 회장이고, 오는 9~11월 대전에서 동아시아역도대회에 북한 측이 참가하는 기회를 맞아 성사가 가능할 전망이다. 남북협력 농업생산 전초기지도 추진한다. 한반도 정중앙의 양구군이 북위 38도에 있고, 평균 해발 600~700m 고산지에 있어 감자, 옥수수 등 북한지역 날씨에 적응해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작물을 시험 생산하며 대량 생산의 길을 틀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해안면이 있는 통일농업시험장에 연구시범포를 설치하면 언제든 가능하다. 인근 친환경 유기질 비료 생산업체 2곳과 협력하면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아울러 농업에 필요한 일손을 북한주민들을 끌어들여 해결하는 방안도 조심스레 구상 중이다. 큰 일교차로 과일 당도가 높아 전국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수박, 멜론, 사과와 시래기 농사를 대규모로 지으며 일손이 부족한 어려움을 해결하겠다는 복안에서다. ‘민통선 북방마을 복원 프로젝트’도 눈길을 끈다. 철책선 안쪽에 있어 지금은 갈 수 없는 수입면 문등리의 자원을 조사,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곳에는 유리질의 광물로 알루미늄 제조 용제로 쓰이거나 렌즈의 원자재로 사용되는 형석 광산이 있던 곳으로 유명하다. 마을의 자원과 역사, 문화적 가치를 남북이 공동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종국에는 남북 공동 북방마을로 복원시키겠다는 취지다. 조선시대 백자 원료로 유명했던 양구 백토와 북한 해주, 봉산, 회령 등에서 나는 북한산 백토를 합토해 통일도자기를 만드는 사업도 구상한다. 금강산 가는 길(국도 31번) 복원사업도 펼친다. 양구 동면 월운리~북한 금강 청송을 잇는 길로 군사 남방한계선까지 11.5㎞ 구간을 개설할 계획이다. 최근 남양주~춘천 간 제2경춘국도 건설이 구체화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내금강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원주지방국토관리청과 협의하고 있다. 오는 17일쯤 용역 결과가 나와 사업이 구체화되면 남북 육로 연결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최동호 기획조정실 기획담당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남북교류협력위원회를 구성하고 기금 조성에 나섰다”면서 “지난달 제정한 ‘양구군 남북교류협력 조례’에 의해 사업 추진 명분과 근거까지 마련했다”고 말했다. 안보관광지도 새롭게 단장된다. 30년 이상 된 해안면 펀치볼지대의 을지전망대가 새로 지어지고, 제4땅굴~을지전망대를 잇는 곤돌라 하늘길 조성사업도 추진된다. 사람들 손길이 닿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전쟁의 상흔이 남은 펀치볼지구를 새롭고 특색 있는 관광자원으로 개발해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복안에서다. 국비 등 20억원을 들여 내년까지 추진하는 을지전망대 신축사업은 산림청이 소유한 부지 이용을 협의 중이다. 제4땅굴~을지전망대 간 ‘금강산 가는 펀치볼 하늘길’ 곤돌라(1~1.6㎞) 사업은 2024년까지 국비 등 290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하늘길이 열리면 평소에는 안보체험관광지로, 겨울철 결빙기에는 군사시설 보급품 공급에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조 군수는 “남북 화해시대를 맞아 대학, 관계 기관들과 평화지역 교류협력을 위한 다양한 업무협약을 맺고 차근차근 준비에 나서고 있다”며 “치열한 남북 대치 시대를 겪어 온 양구군이 화해와 협력의 전초기지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양구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조인묵 양구군수는 7급 공무원 출신 행정요직 잔뼈 굵어 양구군에서 7급 공무원으로 출발해 내무부 기획예산담당관, 행정안전부 자치행정과, 대통령 직속 지방행정체제개편지원단, 정선부군수, 강원도 인재개발원장, 녹색국장,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청 행정개발본부장, 강원테크노파크 정책협력관을 거쳐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지방선거에 출마해 양구군수에 당선됐다. 강원대 농학과를 나와 고려대 행정학 석사와 숭실대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 트럼프, 핵담판처럼 미중 무역협상도 뒤집나...中에 경고

    트럼프, 핵담판처럼 미중 무역협상도 뒤집나...中에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미중 무역협상도 판을 깰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중국의 역할이 커졌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라 중국을 견제하는 차원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는 협상에서 걸어 나오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중국과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에 만족스러운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처럼 중국과의 무역협상도 중단시킬 수 있음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압박한 것이다. 미국 현지 언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판’을 깨면서 미중 무역협상에 고삐를 잡았다고 분석했다. 동아시아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이날 폭스뉴스에 “나는 이것(하노이 회담 결렬)이 중국과의 협상을 재평가하는 순간이라고 본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창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도 언제든 ‘나쁜 합의’를 박차고 나올 수 있음을 주저하지 않는다는 점을 중국 측에 확실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또 CNBC는 익명의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중국 내에서 이번 북미회담을 미국과의 (무역 협상)의 시험대로 보는 이들이 있었다”면서 “미국이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북한에 많은 것을 양보했더라면, 중국의 (무역) 협상단은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미국의) 비합리적 요구라 생각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대담하게 행동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의 판을 뒤집은 것이 중국에 대한 경고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중국의 ‘입김’이 더욱 커지면서, 오히려 미중 무역협상에서 미국의 입지가 줄어들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일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은 중국의 승리’라고 해석했다. 중국은 북미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미국과 북한 모두 중국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북미협상의 교착국면을 해결하기 위해 북한에 가장 영향력이 있는 중국의 도움이 절실하다. 또 북한도 대미 협상 재개를 위해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문 없이 끝난 것에 대해 ‘북한과 미국이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 대화를 이어가길 바란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발표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북미 관계가 너무 빨리 개선되는 것이 중국 입장에서는 좋을 것이 없다”면서 “앞으로 중국은 북한 카드를 이용해 미중 무역협상의 마무리를 좀 더 유리하게 이끌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현대글로비스, 전세계 64개 거점 운영… 글로벌 물류 영토 확대

    현대글로비스, 전세계 64개 거점 운영… 글로벌 물류 영토 확대

    현대글로비스가 적극적인 글로벌 물류 영토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신흥시장에 지속해서 신규 거점을 설립하며 현지 신흥 물류시장에 진출, 미래 성장을 담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해외법인, 지사, 사무소 등 유기적으로 연결된 64개의 해외 거점을 운영하며 촘촘한 조직망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7월에 싱가포르 지사를, 올해 1월에는 중국 선전(深) 지사를 신규 거점으로 설립했다. 잠재력이 높은 아시아 국가에 주요 거점을 설립해 점차적으로 글로벌 물류 영토를 늘려나가겠다는 복안이다. 먼저 싱가포르 지사는 해운 벌크선 사업을 비롯해 육상 및 해상 물류와 연계한 트레이딩 사업을 수행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싱가포르 지사를 통해 460억 달러(약 52조 원)에 이르는 아시아·태평양 이머징마켓 3자 물류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중국 광둥성의 무역 중심지인 선전시에 설립된 현대글로비스 선전 지사 또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러시아에도 신규 거점을 마련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사무소를 설립하고 극동 교두보를 확보했다. TSR을 활용하는 기존 화물의 운송 안정성을 높이는 한편 동아시아 지역 영업을 강화해 새로운 화주를 발굴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3·1운동 100년]베이징서 활동 독립운동가 253명 발굴… 유적지 지도로 제작 답사

    [3·1운동 100년]베이징서 활동 독립운동가 253명 발굴… 유적지 지도로 제작 답사

    작년 재중화북항일역사기념사업회 조직 손정도 선생 조선어 설교한 충원먼교회 고려기독교청년회 독립운동 근거지로 김산 전기소설 ‘아리랑’ 쓴 스노 부인 집 ‘중안빈관’에 아리랑 한글 안내판 걸기로 홍성림 회장 “우리의 역사 스스로 찾아야”중국에는 여덟 곳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를 비롯해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흔적이 남아 있다. 경제 개발에 밀려 독립운동 유적지들이 제대로 조명조차 받지 못하고 사라지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던 한국인들은 지난해 3·1절을 계기로 ‘재중화북항일역사기념사업회’라는 시민단체를 조직했다. 아직 회원이 채 100명이 되지 않는 작은 조직이지만 4년 전부터 이어 온 역사 연구에 대한 열정과 내공만은 상당하다. 재중화북항일역사기념사업회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열리는 3·1절 기념식에 참석한 뒤 3월 한 달 동안 베이징에서 활약한 독립운동가들의 행적을 따라 밟는 답사를 세 차례 진행할 예정이다. 베이징에서 열리는 독립운동가 루트 답사에는 대구 지역의 항일 역사 연구단체도 참가한다. 지난 2일 진행된 답사에서는 베이징에서 가장 오래된 감리교회인 충원먼교회(崇文門堂)를 찾았다. 여기서 1911년 기독교계 독립운동가의 대표적인 인물인 손정도 선생이 전도사 시절 중국인과 조선인들을 위해 설교를 시작했다. 손 선생이 나라 잃은 조선인을 모아 모국어로 설교한 이래 조선어 설교의 역사는 108년 동안 이어졌으며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교회는 손 선생뿐 아니라 1920년 도산 안창호 선생이 ‘감리교회 동아시아 대표총회’에 조선 대표로 참석했을 당시의 모습 그대로 잘 보존돼 있다. 이 회의 이후 고려기독교청년회가 설립돼 베이징 항일독립운동 활동의 근간이 됐다. 올해는 마오쩌둥 주석이 중화인민공화국(신중국) 수립을 선포한 지 70주년이 되는 해로 ‘중국의 붉은 별’이라는 책을 통해 공산당을 서방 세계에 알린 에드거 스노 부부의 베이징 거주지에는 기념관이 건립됐다. 스노 부부가 1935~37년 살았던 중안빈관(中安賓館)은 2008년 중국 언론 북경만보에 실린 기사를 토대로 이곳이 스노 부부의 옛 집터란 사실이 밝혀졌고, 2011년에는 호텔 한편에 전시 공간이 마련됐다. 하지만 스노의 부인인 님 웨일스가 한국의 독립운동가 김산을 만나 쓴 전기소설 ‘아리랑’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다. 재중화북항일역사기념사업회는 앞으로 한국어와 중국어로 웨일스와 김산, 그리고 아리랑에 대한 안내판을 만들어 벽에 걸기로 중안빈관 측과 협의했다. 사업회가 그동안 발굴한 베이징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들은 모두 253명에 이른다. 단재 신채호 선생의 행적지 31곳을 포함해 베이징의 독립운동 유적지는 지도로 제작됐으며 현재도 계속 정보가 새롭게 추가되고 있다. 홍성림(52) 재중화북항일역사기념사업회장은 27일 “우리의 역사를 스스로 찾지 않으면 누가 돌아보겠는가”라며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올해는 왜 선조들이 독립운동에 헌신했는가와 같은 근본적인 주제에 대해 접근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독립운동에 대한 연구나 답사가 개별적인 인물이나 사건 중심으로 이뤄진 것 같다”면서 “역사를 단편적으로 이해하기보다는 흐름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日, 세계 평화주의 흐름 오판해 동아시아를 수렁에 몰아”

    “日, 세계 평화주의 흐름 오판해 동아시아를 수렁에 몰아”

    진보적 언론으로서도 이례적 보도 평가 아베 개헌 추진·군비 확장에 경종 의미 “조선 전역서 비폭력으로 日군경에 맞서 독립선언서는 아시아의 미래도 통찰” 마이니치신문도 “日에 저항한 독립운동”‘3·1운동에 대한 일본 군경의 탄압은 극도로 가혹했다. 강덕상(재일사학자)의 ‘현대사 자료 조선2편’에 따르면 ‘3분간 사격에 51명 즉사’라는 내용이 군 보고서에 적히기도 했다.’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7일 1개면을 할애해 100년 전 한국에서 일어났던 3·1운동의 역사와 의미, 당시 일본의 무자비한 탄압 등을 다룬 특집기사를 실었다. 아사히는 ‘기로의 1919년…동아시아 100년의 그림자’라는 제목의 기획기사를 통해 1919년 1차 세계대전의 전화를 딛고 세계에는 평화주의 바람이 불고 있었지만, 일본은 이 흐름을 잘못 파악해 오판을 함으로써 동아시아를 수렁으로 몰아넣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가 상대적으로 진보적 색채가 강하다고는 해도 일본 언론으로서는 이례적인 보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헌법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방향으로 개헌을 추진하고 막대한 방위비를 지출하며 군비 확장을 꾀하고 있는 아베 신조 정권에 대한 경종의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잘못된 길로 접어들었던 100년 전을 상기시킴으로써 아베 정권에 반성과 각성을 촉구한다는 것이다. 아사히는 “1910년 한일합병 이후 조선 민중은 언론, 출판, 집회의 자유를 빼앗긴 채 헌병의 감시 아래 침묵을 강요당했다”며 “이에 1919년 3월 1일 서울 중심부 파고다 공원에서 독립선언서가 낭독됐고 수십만명이 거리에 나와 ‘독립만세’를 외쳤다”고 전했다. 이어 “독립운동은 조선 전역으로 확산됐고 민중들은 비폭력 정신을 내걸고 일본 군경에 맞섰다”고 소개했다. 그럼에도 일본은 무자비한 탄압에 나서 그해 5월 말까지 3개월 동안 희생자는 사망 7509명, 부상 1만 5961명에 달했다고 박은식 선생의 ‘조선독립운동지혈사’를 인용해 전했다. 아사히는 독립선언서를 일본 정치인과 학자에게 보낸 독립운동가 임규(1867~1948) 선생에 대해서도 다뤘다. 임규 선생은 3·1운동 당일 밤 자신이 일본어로 번역한 독립선언서를 들고 도쿄역에 도착한 뒤 이를 200통 복사해 당시 총리 등 정치인, 학자, 언론사, 대학 등에 보냈다. 아사히는 독립선언서 내용 중 ‘2000만 조선인을 힘으로 억누르는 것은 동양의 평화를 보장하는 길이 아니다. 4억 중국인들이 일본을 더욱 두려워하고 미워하게 하여 결국 동양 전체를 함께 망하는 비극으로 이끌 것이 분명하다’는 대목을 들며 “독립선언서는 아시아의 미래도 통찰하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아사히는 “그러나 조선의 이런 외침이 일본 사회에 퍼지지는 못했다”며 ‘역사평론’이라는 잡지가 독립선언서를 게재해 일본의 독자들에게 알린 것은 패전 후인 1948년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사히는 동아시아를 전화에 빠뜨린 일본의 책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1차 세계대전 후 전 세계에 민족자결주의 원칙이 고양되고 ‘부전(不戰)조약에 의해 전쟁을 불법화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었지만, 일본은 이러한 신조류를 잘못 읽었고 결국 그것이 동아시아를 불행에 빠뜨렸다”고 썼다. 마이니치신문도 이날 문답형 기사를 통해 “한국의 3·1운동은 일본의 한반도 지배에 저항해 전국적으로 퍼진 독립운동”이라고 설명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3·1운동 100년] “3·1독립운동 정신은 아베가 명심해야 할 지향점”

    [3·1운동 100년] “3·1독립운동 정신은 아베가 명심해야 할 지향점”

    “3·1독립운동 정신이야말로 또다시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일본의 틀을 개조하려는 아베 신조 총리가 명심해야 할 평화의 이념이자 지향점입니다.” 야노 히데키(68) ‘조선인 강제노동 피해자 보상 입법을 위한 일한공동행동’ 사무국장은 “3·1운동 100주년은 한국뿐 아니라 오늘날 일본에 있어서도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과거도 현재도 역사에 냉담” ‘강제연행·기업책임 추궁 재판 전국네트워크’, ‘식민지 역사박물관과 일본을 잇는 모임’ 등에 몸담으며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반성과 사죄 및 배상을 촉구해 온 그는 3·1운동의 뜻과 이상을 기리고 이를 자국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 왔다. 다양한 3·1절 100주년 기념행사 및 집회가 그의 아이디어로 기획됐다. 지난 20일 도쿄 지요다구의 도쿄구정회관 사무실에서 야노 사무국장을 만났다. 그는 “일본에서 3·1독립운동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게 사실”이라며 “교육당국이 근현대사 중 한국 식민지배 등 침략에 관련된 부분은 입시문제로 일절 다루지 않는 등 수법을 통해 교육현장에서 배제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야노 사무국장은 “군사적 대치가 초래한 엄혹한 사회구조를 강요당했던 남북한이 이제 그것을 바로잡아 동아시아에 평화를 실현하려 하고 있는데, 일본은 과거도 현재도 되돌아보지 않은 채 역사에 냉담한 태도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3·1운동은 잘못된 정부 바로 잡을 희망·의지” ‘3·1운동이 일본에서 반드시 기억돼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그에게 묻자 2가지로 요약했다. “첫 번째는 잘못된 정부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희망과 의지입니다. 2016~2017년 연인원 2000만명에 가까운 한국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여 박근혜 정권을 종식시켰습니다. 저도 ‘촛불혁명’을 현장에서 직접 지켜보았습니다.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헌법1조가 노래가 되고 함성이 되는 것을 보니 가슴이 벅차오르더군요. 잘못된 위정자에 대한 단죄를 국민들의 힘으로 이뤄 내는 것을 보면서 그것의 원점이 3·1운동이었음을 확인했습니다. 오늘날 일본에 반드시 필요한 가치입니다.” 두 번째는 ‘평화의 이념’이라고 했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의 화합을 시작으로 4월 판문점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을 통해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이 없을 것임을 남북이 분명히 했습니다. 아시아 평화 정착의 디딤돌이 놓여진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은 북한을 적대시하고 있고, 한국과의 관계도 나쁘게 몰아 가고 있습니다. 중국, 러시아와도 좋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군사력은 계속 강화하고 있습니다. 사실상의 항공모함 보유를 선언한 게 대표적입니다. 3·1선언은 ‘동양평화의 실현’이라는 시대의 요구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일본은 100년 전 그때와 유사한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3·1절 100주년 행사 이후 변화 기대” 그는 “3·1절 100주년 행사를 통해 많은 것이 한 번에 성취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의 양심세력에 대한 우익의 위협이 한층 거세질 것도 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나 “변화는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니가타의 한 대학에서 조선인 강제동원 문제 등에 대해 강연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학생들로부터 감상문을 받았는데 ‘강제동원 같은 문제를 전혀 몰랐다가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됐다’, ‘우리가 이웃나라에 이렇게까지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 상상도 못했다’, ‘당시 피해자들에게 이제라도 꼭 보상을 해 줘야 한다’, ‘왜 일본의 매스컴은 이런 걸 보도하지 않는가’ 등 반응들이 나왔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희망의 메시지들이었습니다.” 글 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문 대통령·모디 총리 정상회담…4차산업·국방 협력 강화

    문 대통령·모디 총리 정상회담…4차산업·국방 협력 강화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한국을 국빈 방문 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한·인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양 정상은 한국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인도의 신동방정책을 조화롭게 접목해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내실화하기로 뜻을 모았고, 특히 4차 산업혁명 대응이나 국방·방산 분야 등에서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양 정상은 인공지능, 로보틱스, 정보통신기술(ICT) 등의 분야에서 연구 및 상용화 협력과 헬스케어, 전기차 등 분야에서의 연구개발에 공동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미 구성을 합의한 ‘한·인도 미래비전전략그룹’과 올해 뉴델리에 설립을 추진 중인 ‘한·인도 연구혁신협력센터’가 양국 연구개발 협력의 거점이 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또 올해 인도 구르가온에 설치 예정인 ‘코리아 스타트업센터’와 작년 벵갈루루 지역에 개소한 ‘ICT 부트캠프’를 통해 한국 스타트업 기업의 인도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우주 분야로 확대해 공동 달탐사 등 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고, 미래 에너지원인 태양광의 보급 확대를 위한 국제기구인 ‘국제태양광동맹’(ISA)에서도 서로 협력키로 했다. 아울러 국방·방산 분야에서도 상호 ‘윈윈’하는 구체적인 협력 성과를 만들어나가기로 했으며, 테러, 사이버 범죄 등 초국가 범죄에 대한 협력도 강화키로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최근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에서 발생한 테러로 인해 인도 국민이 희생된 데 대해 위로와 애도의 뜻을 표했고, 한국 정부는 테러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반문명적·반인륜적 범죄행위로서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는 입장 아래 인도 등 국제사회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모디 총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의 뜻을 표명했으며, 문 대통령은 “인도 측의 확고한 지지가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우리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나아가 양 정상은 한반도 및 역내를 넘어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계속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청와대에서 국빈 자격으로 한국을 찾은 모디 총리를 위한 공식환영식을 개최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현관에서 모디 총리를 직접 맞이했으며 이어서 모디 총리는 현관 계단에서 어린이 환영단과 인사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어 양 정상은 전통 기수단을 통과하여 대정원에 마련된 단상에 올랐고 ▲ 양국 국가 연주 ▲ 의장대 사열 ▲ 한국 측 환영인사 및 인도 측 공식수행원간 인사교환 순으로 행사가 진행됐다. 대정원 행사 종료 후 군악대가 퇴장곡을 연주하는 가운데 양 정상은 본관에 입장했다. 모디 총리는 문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본관 1층 로비에서 방명록에 서명했고, 양 정상은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날 확대회담에는 인도 측에서는 비제이 케샤브 고케일 수석차관, 비제이 타쿠르 싱 동아시아차관, A.K. 샤르마 총리 비서실장, 고팔 바글레이 총리 비서관, 파라네이 쿠마르 베르마 동아시아국장, 스리프리야 란가나탄 주한 인도대사 등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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