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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폰커닝’ 중계 대학생들 정체는

    휴대전화를 이용한 수능 부정행위에 관여한 대학생 숫자가 3명에서 8명으로 늘고 20여명이라는 또 다른 주장이 제기되면서 ‘대학생 도우미’를 둘러싼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애당초 수사초점에서 벗어나 있던 이들의 가담배경은 ▲지난해 수능 부정행위의 혜택자 ▲동아리 차원의 대물림 ▲둘 다 해당 등 세가지 의혹을 받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경찰조사를 받고 나온 한 수험생은 “고시원에서 정답을 보내준 도우미 가운데는 대학생들이 20명 가량이고 이들 중 상당수는 지난해 수능에서 ‘선배선수’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위험을 무릅쓰고 중계 도우미로 나서려면 ‘보은’ 혹은 ‘의리’라는 단단한 고리로 서로 엮여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부정행위에 개입한 대학생 8명 모두 지난해 수능을 치른 대학 1년생들이고 1년을 쉬는 바람에 올 수험생이 된 J고 C모(18·3년)군의 친구라는 점도 의심을 짙게 한다. 당초 경찰은 지난 19일 부정행위에 가담한 대학생은 3명이라고 밝혔다. 역할도 단지 친구 부탁으로 휴대전화를 사도록 이름과 신분증을 빌려준 것이라고 못박았다. 수사 엿새째인 지난 21일까지도 대학생들의 역할은 그 정도로 치부됐다. 그러나 23일 경찰은 대학생 관련자가 8명이고 이 중 중계 도우미조로 나선 대학생이 7명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들 대학생의 역할이 정말 중계도우미로 그쳤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 대목이다. 여기다 일부 가담자들은 “선수와 도우미 중에는 싸움도 공부도 잘하는 소위 ‘힘쓰는 선배’의 협박에 못이겨 부정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이른바 ‘일진회’의 선·후배 사이라는 개연성의 방증이다. 이번 사건에 관련된 광주시내 6개 고교(K·S고 각 4명,J고 8명, 또다른 J고 3명,D고 2명,M고 1명) 가운데 일부에서 실제로 일진회 회원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모집과 동원, 자금갹출 등에서 비밀유지가 잘 이뤄졌다는 점도 궁금증을 사기에 충분하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하나와 앨리스’ 이와이 슌지 감독

    ‘하나와 앨리스’ 이와이 슌지 감독

    이 남자의 감성 연령은 나이를 먹지 않는 것일까. 첫사랑의 애틋함과 설렘을 아름다운 영상에 담아낸 ‘러브레터’‘4월 이야기’의 일본 영화감독 이와이 슌지(41). 지난 17일 국내 개봉한 신작 ‘하나와 앨리스’에서도 10대 사춘기 소녀의 감수성 묘사에 탁월한 그의 장기를 다시 한번 발휘했다. 개봉 하루전 앨리스역의 배우 아오이 유(19)와 함께 서울에 온 그를 만났다.“지난번 부산영화제에 왔을 때 서울 개봉때도 방문하고 싶다는 부탁을 했다.”고 소감을 밝힌 그는 “2년 동안 내 영혼의 모든 것을 담아낸다는 생각으로 만든 작품인 만큼 관객의 가슴속에 오래 남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나와 앨리스’는 소꿉친구인 열일곱살 동갑내기 하나(스즈키 안)와 앨리스의 일상에 카메라 렌즈를 들이댔다. 기억상실증이라는 깜찍한 거짓말로 점찍어뒀던 선배를 남자친구로 만드는데 성공한 하나. 거짓말을 믿게 하려고 끌어들인 앨리스가 선배를 좋아하면서 뜻하지 않은 삼각관계에 휘말린다. 하지만 이들의 삼각 로맨스가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된 갈등 구조이기는 하나 궁극적으로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아니다. 그보다는 하나와 앨리스 또래의 사춘기 소녀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어떤 고민을 하는지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와이 슌지는 “이 영화를 찍기 위해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학교생활에 동아리활동, 연애 고민에 가정문제까지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더 바쁘게 살아가더라는 것. 영화에는 아이들의 이런 분주한 일상이 섬세한 터치로 그려진다. 10대 소녀들의 이야기에 집착하는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글로 쓰는 모든 것이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여러 세대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공교롭게도 청춘물을 연달아 촬영하게 됐다. 내 관심사는 다양한 사람들이 삶에서 경험하는 신비로움과 신기함이다. 앞으로도 이런 점들을 영화로 만들고 싶다.” ‘하나와 앨리스’는 지난해 인터넷사이트에서만 볼 수 있는 ‘네트무비’용 단편영화로 선보였다가 300만명 접속이라는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장편으로 완성됐다. 이와이 슌지는 감독, 각본, 편집, 음악까지 1인4역을 소화해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학교소식]

    [학교소식]

    ●71개 실업계고서 직업교육박람회 제1회 서울직업교육박람회가 22일(월)∼26일(금) 5일 동안 경기기계공고·서울공고·경기상고 등 서울시내 71개 실업계 고교에서 열린다. 이 박람회는 실업계고교생의 실습 작품을 전시해 학생들의 자신감을 북돋우고 중학교 학생들의 진로체험 학습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덕수정산고·삼일공고 등 총 79개 실업계고교가 참여하며 행사 중에는 중학생 기술·가정 교과 관련 실습 및 정보·컴퓨터 관련 경진대회도 열린다. ●풍물동아리 세계민속음악제 참가 서울 청룡초등학교(chungryong.es.kr)풍물동아리 ‘굴렁쇠’는 다음달 7일(화)∼15일(수)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세계민속 음악축제’에 참가한다. 유네스코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은 ‘굴렁쇠’는 이번 축제에서 모둠북·사물놀이·판굿·설장구 등 신명난 우리 소리를 선보일 예정이다.4∼6학년 17명의 어린이로 구성된 ‘굴렁쇠’는 다음달 7일(화) 마닐라로 출국한다. ●희귀·멸종위기 우리꽃 사진전시회 초·중·고 교사들로 구성된 한국교사식물연구회는 ‘사라져 가는 아름다운 우리꽃’을 주제로 식물 사진전시회를 연다.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식물인 암매와 보호야생식물인 고란초·황근·기생꽃·솔나리·세뿔투구꽃 등의 사진이 전시된다. 또 최근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주걱댕강나무, 큰잎쓴풀, 태백바람꽃, 들통발, 좁은잎덩굴용담 등 50여점의 희귀식물 사진도 전시된다. 사진전은 19일(금)∼23일(화) 5일 동안 강남구민회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연말 창단 뮤지컬단원 모집 서울 양재고등학교(www.yangjae.hs.kr)는 교내 뮤지컬 단원을 모집한다. 지원서와 학부모 동의서를 제출한 학생 중에 사전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다. 선발된 뮤지컬 단원들은 학교 축제와 각종 행사 개막식에 참여하며 교외대회 출전 및 학교 홍보대사 역할을 담당한다. 양재고는 예·체능 분야에 소질 있고 연극·영화 분야 진출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미리 발굴하며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육성할 목적으로 연말 중으로 뮤지컬단을 창단할 예정이다. ●50평규모 자체 양궁장 문열어 인천 선인고등학교(www.sunin.hs.kr)는 지난 8일 나근형 인천시교육감과 각급학교장, 체육계 인사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양궁장 개관식을 가졌다. 선인고는 시교육청으로부터 1억 4000만원을 지원받아 본교에서 200m 떨어진 남구 도화2동에 660여평의 대지를 마련,50여평 규모의 양궁장을 준공했다. 지난 1976년 창단돼 고등부 양궁 1위를 꾸준히 지켜온 선인고는 그동안 자체 양궁장이 없어 훈련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3학년생 2명 볼쇼이발레학교 합격 인천 연화중학교(yhm.ms.kr) 김정하(16·3학년)·김가빈(16·3학년)양이 세계 최고 수준의 모스크바 볼쇼이 발레학교에 최근 합격했다. 이들은 2005학년도 볼쇼이 발레학교 아시아권 학생 선발대회의 오디션을 무난히 통과해 입학허가를 받았다. 정하양과 가빈양은 내년 1월20일 출국해 볼쇼이 발레 학교 8년 과정 중 5학년 2학기로 편입하게 된다.
  • [마니아] 사륜구동 오프로드 동호회

    [마니아] 사륜구동 오프로드 동호회

    “현재시간 11월14일 오후 5시40분.(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울대리) 송추계곡에서 지프 한대가 전복되는 불상사가 있었습니다. 도움이 필요합니다. 윈칭(자동차를 수렁 등으로부터 끌어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지프 한대로는 힘이 모자라 스네치블럭(자동차를 견인할 때 방향을 맘대로 바꿀 수 있도록 만든 도르레 비슷한 장비)을 갖춘 차량이 있어야 한답니다.” 남이 가지 않는 곳을 자동차로 돌아다니며 스릴을 즐기는 마니아 사이에서 심심찮게 벌어지는, 사고현장에서 무전기를 통해 황급하게 전해진 사고 속보다. ●빠져보지 않으면 모른다 진흙탕을 넘어 자갈밭 지나 바위들 틈새를 가르고….‘길 아닌 길’을 달리는 이들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오프로드(Off-road) 동호회. 자동차 인구가 급격하게 늘고, 주5일제 등 사회여건 변화로 레저 등 생활의 여유를 찾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생긴 모임이다. 힘이 센 ‘사륜구동’ 지프를 몰고 다닌다는 점이 이들의 닮음꼴이다. 인디스(인천 디스커버리) 오프로드클럽 이명수(37·대한지적공사 인천시 중구·옹진군지사 팀장) 회장은 “우리는 ‘폼생폼사’(폼에 살고 폼에 죽는다라는 의미)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소개로 말문을 열었다. 디스커버리(Discovery)라는 동아리 이름에도 신천지 개척의 뜻이 담겼다. 언뜻 생각하기에 ‘폼생폼사’라는 말엔 부정적인 의미도 다소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들 동아리 회원들의 대답은 ‘천만에’다. 이준상(40·학원 운영·인천시 계양구 계산2동) 총무는 “누가 보아도 자동차를 멋지게 꾸밀 수밖에 없어 부러움을 산다.”면서도 “진짜 마니아라면, 흔히 생각하듯 도심을 떼지어 누비며 소음을 내는 사람들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어려움을 알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을 배려할 줄도 알지요. 예컨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사고가 난 차량을 보고 그냥 지나친 적이 없습니다.” 보통 승용차로는 엄두도 못낼 언덕배기 등 험난한 길을 오르내리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조난을 당할지 모른다. 따라서 구난용 장비 구비는 필수적이다. 언제나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밤낮 가리지 않는 이들에게 무전기는 필수품이다. 험로를 달리기 때문에 자동차에는 특수한 장치가 필요하다. 우선 바퀴가 보통과 다르다. 쉽게 말해 경운기 바퀴처럼 홈이 깊게 파였다. 승용차의 경우 지름이 26인치(66.04㎝)이지만 오프로드 차량은 32∼35인치짜리를 많이 쓴다. 큰 것은 1m 넘기도 한다고 이 회장은 귀띔했다. 또 차체를 높여야 하는 까닭에 특수 스프링을 단다. 하지만 보통 생각하는 것처럼 특이한 자동차를 가진 사람들이 꼭 마니아가 된다는 건 아니다. 지프가 적당하기는 하지만 험로라 하더라도 웬만한 곳은 오를 수 있으며, 자동차가 크게 상할 것이라는 염려도 붙들어 매라고 말한다. 이 회장은 자신의 지프를 가리키며 “97년부터 벌써 7년째 이 놈을 몰고 다니지만 보다시피 이렇게 깨끗하지 않습니까”라고 웃었다. ●삶에 있어서는 ‘길이 아닌 길’을 가지 않는다 그와 이 총무가 우연찮게 만나 인디스를 발족시킨 사연도 흥미 넘치는 오프로드의 세계를 엿보게 한다. 인천시내에 직장을 갖고 있던 이들은 평소 시내를 오가며 서로가 보기에도 오프로드 마니아라는 사실을 금방 알아차릴 정도로 안팎을 꾸며놓은 상대방의 지프를 눈여겨 보게 됐다. 그러다가 우연히 나란히 신호를 기다리는 터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내려서 얘기 좀 하자.”고 제안했다.1999년 여름 어느날 중부고속도로 인근 계산동 사거리에서였다. 당시 이 회장은 다음(Daum)카페의 온라인 동호회 ‘링스’(Lynx=스라소니를 뜻하는 영어단어.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간다는 뜻으로 지은 이름)에서, 이 총무는 인터넷 모임 ‘포휠러스’(Four-wheelers)를 통해 오프로드를 즐기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 알고 지내던 인근 마니아들을 소개해 정보를 주고 받았다. 정보란 ‘뛸 마당’이 어디 있으며 어디가 좋더라, 자동차 장비는 어디가 값이 싸더라는 등등…. 아직은 오프로드가 그리 활성화되지 않은 데다, 아무래도 남들이 보기에는 엽기적(?)인 취미여서 자동차를 끌고 스릴을 만끽할 만한 장소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리고 두어달 흐른 뒤 이들에게는 하나의 획기적인 사건이 일어난다. 인천 영종도에 국제공항을 건설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다. 그런데 산악을 깎으며 파진 터가 비를 맞고 바람이 스쳐간 사이에 자연스레 진흙길이 됐고 원래 있던 바위와 어울려 오프로드에 안성마춤인 연습장이 생겼다. 마니아들은 이 ‘길 아닌 길’을 우연히, 그러나 너무나 반갑게도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나타났다고 해서 ‘나그네길’이라고 불렀다. 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멀리서 찾지 말고 이곳을 메카로 해 동아리를 따로 만들자.”는 제안이 나와 인천에 사는 마니아 8명이 뭉쳤고, 나중에 7명이 가세해 회원 15명의 당당한 동아리가 됐다. 연령은 28세부터 62세까지 고루 포진해 있다. 비록 적은 인원이지만 인디스 회원들이 갖는 자부심은 대단하다.“아무리 흔해졌다고는 하지만 자동차와 관계된 취미라 큰 비용이 들고, 따라서 돈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착각”이란다. 원래 카센터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주축이었던 오프로드 마니아의 세계는 상업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하면서 달라지고 있다고 이들은 한목소리로 말했다. 직업도 토목공사에서 폭파를 전문으로 하는 닉네임 ‘발파’와 포클레인 기사 등 변변찮은(?) 사람들이 소박하게 모였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 역시 “우리나라의 경우 산지를 측량하는 표준지점이 꼭대기에 있어 자동차를 몰고 고생고생 하며 오르다보니 취미가 이 쪽으로 따라왔다.”고 했다. 이들은 오토바이 폭주족과 ‘동급’으로 치는 사회인식을 바꾸고 취미에서 나오는 ‘특기’를 활용해 무언가 좋은 일을 해보자는 데 뜻을 모아 재난구조와 자원봉사에 나섰다.2000년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에 ‘인디스 봉사회’의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인천시 서구 신현동 등 보통 차량이 오르기 힘든 고지대에 쌀 등 각종 구호품을 실어나른 일은 가슴 뿌듯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2001년 여름 수해 때에는 부평구 부평4동 침수피해 지역을 찾아가 재해복구를 돕기도 했다고 뽐낸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뒤집힐듯 덜컹덜컹 “높은 산을 오르다보면 거의 눕다시피 해서 운전을 합니다. 내려올 땐 그 반대이지요” 인디스 회원들은 해마다 주로 여름에는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사자평’과 지리산을, 겨울이면 강원도 인제·홍천으로 오프로드 투어를 떠난다. 이 회장은 “자동차판 크로스컨트리라 할 오프로드에 맛들이기는 10여년 됐는데 처음에는 아내와 아이들이 싫어하더라.”면서 “그러나 99년 여름 강원도 인제군 방태산에 간 뒤부터는 언제 갈 거냐고 조르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숲과 개울을 헤치고 해발 1383m인 구룡덕봉 정상에 올라서니 쏟아질 듯 별들이 닿을락 말락 가까워진 풍경에 푹 빠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2002년 여름에는 셋째아이가 태어난 지 채 두달이 안 됐는데, 떨어져 지내기는 싫고, 정상에 오르고 싶은 마음에 몸이 근질근질해져 부인과 동행했다고 자랑 아닌 자랑을 늘어놨다. 이 총무는 99년 여름 경기도 양주시 장흥으로 갔을 때의 경험을 들려줬다. 진흙과 잡초가 범벅이 된 길을 가다가 수렁에 빠졌다. 다른 지프가 3대 되돌아와 밧줄을 연결,1시간반 만에 겨우 빠져나왔다고 한다. 어려움 속에서 의지하는 사이에 우정은 절로 싹튼다고도 했다. 그해 겨울에는 인제 소뿔산(1127m)으로 갔다. 눈이 허리 높이까지 쌓였는데 ‘땅을 지지는’(이들은 오프로드로 달리는 일을 이렇게 부른다) 데 4시간 걸려 정상을 밟았다.“신을 신지 않았다.”고 말하고는 금방 “지형을 살펴보니 체인을 걸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체인을 신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그들에게는 자동차가 자신의 분신이다. 그는 “언젠가 장흥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줄 모르고 지지다가 군인들이 빨간 깃발을 흔들며 ‘대포 쏜다.’고 해 혼비백산한 적도 있다.”면서 “그러나 전후좌우로 시시각각 출렁대는 가운데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다이어트에도 좋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많은 종류의 마니아들이 있지만 잠시도 한눈을 팔면 안되기 때문에 오히려 덜 위험하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이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다.“10년 넘도록 (오프로드를) 해도 두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안전하면서도 진짜 스릴을 느끼지요.”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일왕의 35세 큰딸 결혼한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아키히토 일왕의 큰딸 노리노미야(35) 공주가 둘째오빠 아키시노미야의 가쿠슈인대 동창생인 도쿄도 직원 구로다 요시키(39)와 결혼한다고 일본 언론들이 14일 보도했다. 결혼식은 내년 봄에 올릴 예정이다. 왕실 전범에 따라 노리노미야 공주는 결혼 후 왕족의 지위를 잃는다. 구로다는 가쿠슈인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키시노미야와 친구 사이로 지내면서 왕실 자손 거처인 동궁을 드나들어 일왕 부부나 노리노미야 공주와도 알고 지냈다. 대학 시절에는 동아리 ‘자연문화연구회’에서 아키시노미야와 연구여행 등 활동을 함께 했다. 대학졸업 후에도 아키시노미야와 연락을 계속해 왔다. 구로다는 아키시노미야의 집을 방문했을 때 노리노미야 공주와 오랜만에 재회, 편지나 전화로 교제해오다 올 여름에 결혼의사를 굳혔다고 한다. 구로다는 자동차 회사에 근무했던 아버지(대학 재학 중 사망)의 장남으로 태어났다.1988년 가쿠슈인대 법학부를 졸업한 뒤 미쓰이은행(당시)에 입사, 외환 등의 업무를 담당하다 97년 도쿄도청에 경력직으로 전직, 현재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도시정비국 건설업무과 주임으로 근무하고 있다. 노리노미야 공주는 92년에 가쿠슈인대 국문학과를 졸업. 현재 지바현내 한 조류연구소의 비상근 연구원으로 조류 연구와 보호활동을 하고 있다. 복지활동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사람의 약혼 사실은 지난 9일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니가타 지진과 태풍 등 재해로 고생하는 국민들을 고려, 발표를 늦추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케타 신고 궁내청 차장은 “정식 발표는 12월 하순쯤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taein@seoul.co.kr
  • 관광버스 추락 유가족돕기 ‘구민愛’ 후끈

    관광버스 추락 유가족돕기 ‘구민愛’ 후끈

    “우리 구민이 한꺼번에 열명이나 참변을 당했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나요?” 서울 송파구가 관내 63만 주민들의 도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지난달 20일 단풍놀이 관광버스 추락사고로 숨진 15명 가운데 송파구에 사는 주민이 10명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부터다. ●지난달 20일 참변… 대부분 송파구민 이유택(65) 구청장은 “불의의 사고로 사랑하는 피붙이를 잃고 슬픔에 잠긴 유가족들을 위해 구민 모금운동을 실시하기로 했다.”면서 “우선 1400여명의 직원들이 맨앞에 서자.”고 제안했다. 희생자들은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속사리 신약수 인근 국도에서 버스가 제동장치의 고장으로 15m 아래로 굴러 떨어지면서 ‘날벼락’을 맞았다. 승객 33명은 송파구 배드민턴 동아리 ‘상록회’ 회원들이다. 다른 자치구로 이사를 갔더라도 여전히 회원으로 남아 남다른 이웃사랑을 보여주던 터여서 더욱 안타깝게 했다. 특히 부상을 감안하면 피해를 입은 시민은 현재 송파구 거주자만 26명이었다. 이날 사고로 사망자 외에 김수만(79·송파구 방이2동)·조정숙(78·여·송파구 석촌동)씨 등 나머지 1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실상 모두 송파구민이라는 사실을 언론보도로 알게 된 이 구청장의 제안으로 직원들은 보름 남짓한 사이에 1000여만원을 모았다. 선거법 관련 등의 문제 때문에 직접 전달하지는 못하지만 곧 서울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한다리 건너 유족들에게 전해질 예정이다. 구민 모금운동의 목표는 일단 2억원으로 잡아놓고 있다. 희생자은 거의가 그다지 넉넉잖은 살림이지만 지역화합을 위해 애써 왔다는 점에서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더구나 회혼(回婚·결혼일로부터 61년이 되는 환갑결혼일)을 맞은 최고령 회원인 고 이종윤(82·송파1동)옹은 부인 이영렬(76)씨와 생사가 엇갈려 눈시울을 적셨다. 이씨는 아직도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희생자들 지역화합에 온힘 다같이 60대이면서도 잉꼬 부부로 소문난 이운휴(64·방이1동)·오귀례(60)씨 부부는 나란히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남편 이씨는 지난 3년 동안 회장을 역임하는 등 부부가 동호회 대소사를 챙겨왔다. 특히 이씨는 지난 16일 중국 상하이(上海)에 신축하는 한 호텔의 인테리어작업 수주를 위해 출장가방을 싸놓고도 회원들과의 단합대회를 겸한 단풍구경 때문에 출장을 미뤘다고 한다. 동호회원들은 관광에 나서기 하루 전인 지난달 19일 오후 이씨 부부의 집에 모여 홍어무침과 떡을 포함해 관광 도중에 먹을 도시락 등 음식을 장만했다고 입을 모았다. 막내아들 이병종(31)씨는 “모임에 대한 아버지의 애정이 너무 깊었다.”면서 “예정대로 중국 출장에 나섰다면 봉변을 피할 수 있었을 텐데….”라며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1998년 민선2기 구청장으로 부임한 뒤 2002년 재선한 이 구청장은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깨우치게 됐다.”면서 “앞으로 관내 전 지역을 안전지대로 만드는 데 행정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마니아] 강서봉사단 네일아트 동아리 ‘아이리스’

    [마니아] 강서봉사단 네일아트 동아리 ‘아이리스’

    아리 이름인 ‘아이리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무지개 여신(女神)입니다. 사랑과 변덕을 뜻하는데 유행에 민감한 네일아트를 통해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자는 희망이 담겨 있죠.”(사회복지사 김혜진) 고교를 졸업한 뒤 취업하려는 고교 2·3학년을 위해 강서청소년자활지원관이 매주 월·수요일 무료 네일아트 과정을 동아리 형태로 만들었다. 지난 2002년 9월 개설된 이 강좌에는 지금까지 10여명이 거쳤으며 현재 6명이 활동하고 있다. 수강생들은 수동적으로 교육만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올 초부터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에는 강서구 화곡동 천사양로원을 찾아 봉사에 나선다. 배운 만큼 사회에 환원한다는 취지에서 노인들의 손·발을 관리해 주며 말동무를 해 주고 있다. 복지사 김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조기에 사회 진출을 하려는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이 과정을 설치했다.”면서 “꼭 이 쪽으로 취업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에게 동아리 활동은 좋은 경험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일아트 전문가 두명이 자원봉사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올 초부터 자원봉사에 참여한 김용미(17)양은 “화려한 네일아트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어울리지 않아 대신 말동무를 하거나 손·발 안마, 굳은살 제거를 해 드리고 있다.”면서 “손주처럼 귀여워해 주셔서 봉사를 하는 저희들도 보람되고 좋다.”고 털어놨다. 네일아트 전문가를 꿈꾸는 김현례(18)양은 “취업을 목적으로 지난 6월부터 시작했으며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자원봉사도 계속하고 싶다.”면서 “간혹 할머니들께 네일아트를 해 드리면 은근히 빨강이나 브라운계열의 섹시한 색깔을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네일아트 동아리 ‘아이리스’는 1014개팀 3만 6972명이 활동하는 강서자원봉사단 가운데 한 팀이다. 국내 최대 봉사단체인 이 단체는 현재 진행 중인 프로그램만도 886개에 이른다. 수화통역을 비롯, 호스피스·집수리·차량지원·노인교통안내 등 웬만한 봉사활동 영역은 모두 포함하고 있다. 강서봉사단의 최대 장점은 지원자의 능력과 특성, 가능한 시간대, 거주지 등 제반사항을 모두 고려해 ‘맞춤 봉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봉사를 거창하게 생각하는 시민들에게 편한 시간에 잠시 짬을 내 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봉사단의 임무도 자원봉사를 희망하는 사람과 수요처를 단순하게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자원봉사자가 체계적으로 활동하도록 기본교육이나 봉사자 리더십교육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일반기업이나 단체에서 봉사교육을 신청하면 출장교육도 가능하다. 방학기간중에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봉사아카데미를 비롯, 봉사캠프, 가족봉사학교 등을 마련하고 있다. 봉사를 희망하는 사람이나 자원봉사자를 원하는 곳은 국번없이 1365나 인터넷(www.gangseovc.or.kr)을 통해 접수하면 된다. 글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정보뱅크] 쪽지통신

    ●고려학력평가연구소 수능시험 전 최종 전국 단위 모의평가를 12일(금) 실시한다. 서울 노량진 한샘학원 등 전국 시험장에서 치러지며 응시를 원하는 학생은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 응시료는 1만 2000원.(02)825-2451∼2. ●온라인 전문 교육기업 이투스(www.etoos.com) 지난 5일부터 내신 대비 강좌인 ‘기말고사 속전속결 특강’을 제공하고 있다. 언어와 수리, 외국어, 사회탐구, 과학탐구 등 모두 30여개 강의로 이뤄졌으며 각 강의마다 진단평가를 실시한다. 과목별로 꼭 알고 넘어가야 할 공식과 중요 사항들을 정리한 ‘핵심암기노트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자신만의 효율적인 내신 공부법과 노하우를 공개하는 ‘내신공부 비법공개 이벤트’도 개최한다. 이달 30일까지 회원들의 추천을 많이 받은 학생들에게는 MP3플레이어와 장학금 등을 준다. ●인천시교육청(www.ice.go.kr) 2004학년도 중학생 영어캠프 지도교사를 모집한다. 인천의 중·고교에 재직 중인 영어교사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시교육청 홈페이지에서 지원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뒤 고교 교사는 시교육청 중등과에, 중학교 교사는 지역교육청 중등과에 9일(화)까지 접수하면 된다. 영어캠프는 내년 1월5∼18일,1월20일 ∼2월2일 두차례에 나누어 진행된다. 캠프 장소는 영종도 인천광역시교육연수원이다. 참여 교사들은 원어민 강사와 협력해 수업을 진행하거나 기타 캠프활동을 지원하게 된다.(032)420-8288. ●인터넷초등학습지 와이즈캠프(www.wisecamp.com)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13일(토)까지 인터넷 수학경시대회를 실시하고 있다. 초등학교 1∼5학년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전국 단위 순위를 알 수 있어 수학 실력을 점검할 수 있다. 특강은 18일(목)까지 진행되며 아무 때나 홈페이지에 접속해 들을 수 있다. 경시대회는 13일까지 홈페이지에 접속해 문제를 풀면 된다. 특강과 경시대회에 참여하려면 유료 또는 무료로 회원에 가입해야 한다. 무료회원은 2주 동안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다. ●한동대 올 겨울방학을 맞아 내년 1월10∼29일 3주 동안 호서대 천안캠퍼스에서 ‘한동 패로스 영어캠프’(www.pharos camp.co.kr)를 개최한다. 레벨 테스트를 거쳐 11개반을 편성한 뒤 수준에 맞는 교재로 강의한다. 학생들은 읽기·쓰기·듣기·말하기 등 전반적인 영어 능력을 익히게 된다. 영어소설책과 영어성경 읽기, 영어 드라마 만들기, 미술과 음악활동, 외국 문화와 매너 배우기, 동아리 활동, 컴퓨터로 영어 배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날마다 하루 일과가 끝나면 영어일기를 쓰며 숙제도 내준다.35명의 외국인 강사가 강의를 하며,35명의 재외국민 스태프들이 학습·생활 도우미로 참여한다. 대상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3까지이다. 초등학교 1·2학년은 상담을 거쳐 참가할 수 있다. 모집 인원은 408명이며 참가비는 195만원이다. 접수 마감은 다음달 20일(월)까지 인터넷으로 접수하면 된다.(054)261-2124,260-1962.
  • 이태원서 3國 전통한마당

    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관광특구 내 이태원로 거리에서 ‘한·중·일 문화교류 거리 퍼레이드’가 열린다. 이번 행사에서는 숙명여대 풍물동아리 ‘숙풍회’와 이태원동 부녀자풍물패의 풍물놀이, 일본의 전통 가마행렬, 중국의 사자놀이·용놀이 등 한·중·일 3국의 전통 놀이팀이 대거 참가할 예정이다. 특히 일본 전통 가마행렬을 공연할 ‘미코시 마쓰리’팀은 300명에 가까운 대규모. 이들은 오는 6일 오후 1시 대형 가마 미코시를 어깨에 메고 지하철6호선 녹사평역에서 한강진역까지 갔다 되돌아오는 일본 전통 축제를 선보인다. 일본인들은 통상 마쓰리때 미코시 가마를 메고 흥을 돋우면서 그 해의 풍년과 무병 등을 기원한다. 한·일수교 40주년을 맞아 처음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일본 미코시 협회 마쓰리 동호회원들이 회비를 갹출해 참가하는 것으로,80여명이 힘을 합쳐야 들 수 있는 1.5t의 대형 가마가 서울로 공수된다. 행사를 기획한 차명석 세중여행 사업본부장은 “우리나라에 자신들의 고유한 축제를 알리고 싶다는 마쓰리 동호회원들의 바람을 전해듣고 행사를 기획했다.”며 “순수 전통문화의 민간교류를 통해 한·일 양국이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김유태 용산구 문화체육과장은 “올해 첫 행사를 지켜본 뒤 내년부터는 정기적으로 열리는 ‘이태원지구촌 축제’에 정규 프로그램으로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굴뚝산업도 ‘지식경영’ 바람

    굴뚝산업도 ‘지식경영’ 바람

    철강과 조선 등 ‘굴뚝산업계’가 경영혁신 차원에서 각종 학습모임을 지원하고 지식경진대회를 여는 등 ‘지식경영’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재육성이 중요하고, 이런 지식 활동이 업무향상 등 경영혁신의 토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6시그마’등 회사의 경영혁신 활동을 지원하는 핵심 인프라로서 지식경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최근 직원들이 자발적인 학습을 위해 결성한 동아리가 200개를 넘어섰다. 참가 직원수도 3000명을 웃돌고 있다. 학습동아리는 ▲지식종합화 학습동아리▲정보교류 학습동아리▲역량강화 학습동아리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지식종합화 학습동아리는 분야별로 산재된 핵심지식을 종합하고, 경험지식과 성공·실패사례를 추가해 업무활용도가 높게 체계화하고 있다. 정보교류 학습동아리는 업무 노하우와 전문지식을 공유하고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업무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역량강화 학습동아리는 유사직무 수행자간에 체계적인 학습활동을 강화하고 직무역량을 상향 평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포스코의 사내 지식경영관련 시스템에는 매일 400여건의 새로운 지식이 등록되고 있으며 하루 접속자수도 8000명에 달하는 등 지식경영에 대한 직원들의 참여가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지식 등록건수도 우수지식을 중심으로 매일 400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측에서도 ‘지식 사냥대회’를 주 1회 열어 직원들의 흥미와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학습동아리에 대해 매달 활동비도 지급하고 있다. 지식경영은 업무의 생산성을 높이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직원들의 지식경영 관련 활동이 활성화되면서 포스코는 최근 1750건의 작업표준을 새로 만들거나 개정하는 등 실제 업무에 이를 반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현대하이스코도 2002년 본격적인 지식경영 활동을 시작하며 사내 인트라넷을 이용한 지식경영 시스템을 구축, 마일리지제도 및 각종 인센티브제도를 운영하며 임직원들의 지식경영 참여를 독려해 왔다. 최근 지식경영 참여 활성화를 위해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제1회 지식경진대회를 열고 우수발표자를 선정해 시상하는 행사를 갖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지식경영시스템과 자원관리 등을 통합한 경영혁신(PI)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조선업계도 지식경영의 작업에 가담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임직원의 의식변화 및 지식개발”이라면서 “굴뚝산업도 예외는 아니다.”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공직문화를 바꾸자]④칸막이를 부숴라

    [공직문화를 바꾸자]④칸막이를 부숴라

    지난달 27일 과천청사 재정경제부 건물. 직원들의 학습동아리 대토론회가 열렸다. 금융, 거시경제, 세제 등 주제별로 공부한 내용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주제별로 뭉쳐서인지, 같은 과 직원들이 동아리도 같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토론회에 대한 평가는 기대 이하였다. 재경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전부 해당 과의 얘기만 일방적으로 말하면 어떡하느냐. 다른 국·과는 물론 다른 부처 사람들도 참여시켜 연구해야지, 이래서야 ‘부처이기주의’라는 말밖에 더 나오겠느냐.”고 화를 냈다. 자발적 모임이었던 만큼 이런 질책에 대한 반발도 있었지만, 공무원 사회에 ‘칸막이문화’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부처끼리 높은 담장을 쌓아두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같은 부 내에서도 국·과별로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다. 일부 하위 직원들은 신문이나 방송을 보고서야 자기 부에서 하는 일을 뒤늦게 알 수 있을 정도다. 지난 9월 ‘국무총리실이 망한다.’는 극단적인 가상시나리오를 짜놓고 총리실 과장급 이상 간부들이 가진 워크숍에서도 ‘칸막이식 조직운영’은 타파돼야 할 악습 중의 하나로 꼽혔다. ‘끼리끼리’문화는 통·폐합을 겪은 부처일수록 심각하다. 재경부 관리들의 조직이기주의를 나타내는 ‘모피아’(옛 재무부의 영문약자와 ‘마피아’를 합한 말)라는 말이 대표적인 예다. 재경부 직원 중에서도 과거 재무부 출신들은 자기들끼리 유독 끈끈한 단결력을 보였고, 파워도 막강했다. 공무원을 그만둬도 산하기관의 고위직에 ‘낙하산’으로 내려가는 일이 공식처럼 됐고, 지금도 그런 관행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다른 부처는 물론 같은 부처 내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다. 재경부 내에서는 세제실 역시 대표적인 ‘폐쇄조직’으로 꼽힌다. 인사 때만 되면 “이번에 세제실장은 ○○○씨고, 세제총괄심의관은 △△△씨 차례”라는 식의 하마평이 무성하고 결과도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때문에 재경부 내 다른 국에서조차 “안으로만 꼭꼭 문을 걸어잠그고 있는 세제실의 인력운용방식은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총무처와 내무부가 합쳐 탄생한 행정자치부도 사정은 비슷하다. 통합 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구 총무처 출신’과 ‘구 내무부 출신’으로 구성원들이 갈린다. 고위직 인사 때면 ‘총무처 출신이냐, 내무부 출신이냐’가 중요한 잣대다.“차관이 ○○출신이면 차관보는 △△출신이어야 되는 것 아니냐.” “지난 번에 ○○출신이 승진했으니 이번엔 △△출신 차례”라는 말이 직원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떠돈다. 이처럼 ‘출신’에 따라 근무하다보니 같은 행자부에 근무하더라도 총무처 출신은 지방업무를, 내무부 출신은 총무처 업무를 잘 모르는 병폐도 생겼다. 올해 중앙인사위원회가 통합 인사행정기관으로 출범해 과거 총무처 업무의 상당부분이 떨어져 나갔으나 여전히 행자부 내에선 이런 기류가 남아 있다. 행자부의 고위 관계자는 “구 내무부와 총무처 출신간의 벽은 당장은 허물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 “현재 계장급들이 국장이 될 때면 없어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각 부처의 업무를 조율하는 국무조정실도 다르지 않다. 국무조정실의 규제개혁기획단과 심사평가조정관실, 각 조정관실에서는 정부 부처를 맡는 각각의 담당자가 있는데, 올 초까지만 해도 이들간의 정보교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같은 사안의 자료를 세 곳에서 동시에 한 부처에 요구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내부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규제개혁단의 환경규제 담당자와 심평의 환경부 담당자, 사회수석조정관실의 환경심의관실에서 각각 환경부에 동일한 자료를 요청한 것이다. 국조실의 한 사무관은 “올 6월부터 내부정보공유 활성화를 위해 KMS(지식관리시스템)를 도입, 이같은 문제점은 많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건설교통부는 부처 통합 이후 10년 동안 인사교류를 통해 건설-교통부간의 칸막이를 상당부분 부쉈다. 행정직이 차지했던 공보관 자리에 기술직을 임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승진인사 등에서는 아직도 행정직과 기술직을 따지는 경우가 많다. 국장급 인사 때는 애써 행정직과 기술직을 안배하고 있다. 부동산 문제는 처음부터 주택·도시·토지국이 함께 움직여야 하지만 따로따로 움직이는 경향도 여전하다. 사회 부처의 한 과장은 “국장 맞교환 등의 고육책까지 나왔지만, 이런 조치들이 공직사회에 만연한 ‘조직이기주의’를 없애는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김성수 조현석기자 sskim@seoul.co.kr ■국장급 교류인사로 ‘벽허물기’ 부처간 인사교류로 지난 2월 경제부처에서 사회부처로 자리를 옮긴 A국장은 “칸막이 문화가 이렇게 심한 줄 몰랐다.”며 혀를 찼다.24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많은 공무원들과 친분을 쌓았지만 막상 부처간 이해를 놓고 회의하면 아주 친한 사람들도 부처이익 앞에 ‘안면몰수’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분위기는 장·차관 등 기관장의 의식이 바뀌어야 개선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기관장들은 은연중 다른 부처와 관련된 회의에 참가할 땐 싸워서 이기고 돌아오기를 바라고, 이런 사람을 유능한 사람으로 보며, 대다수 공무원들도 이런 분위기에 매몰돼 ‘우물안 개구리식’으로 처신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관은 국무위원이고 국가 전체의 이익을 고려해야 하는데 부처 이익 앞에 국가이익은 늘 뒷전”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부처간 국장급 교류와 고위공무원단 제도는 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정부들어 공직 내 벽 허물기에 안간힘이다. 과거에도 이런 노력이 있었지만, 현정부들어 훨씬 탄력을 받고 있다. 칸막이 문화가 공직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정책결정에도 영향을 준다고 보고 있다. 중앙인사위원회 관계자는 “직급·직렬·계급 등으로 이뤄지는 현행 공무원제도가 칸막이를 형성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라면서 “정부가 1∼3급에 대해 고위공무원단 제도를 도입하고, 기술직과 행정직 등 직급·직렬 폐지를 추진하는 것도 결국 촘촘한 조직 내 칸막이를 없애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6년부터 1∼3급의 계급과 직렬·소속을 없애고 현재 부처소속으로 돼 있는 신분을 정부소속으로 하는 고위공무원단 제도를 도입한다. 앞서 지난 2월 중앙부처 국장급 22개 직위에 대해 부처간 교류인사를 했다. 직위에 가장 적합한 인물을 앉히는 ‘직위공모제’ 도입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의 정부 때 66개 직위, 참여정부들어 지난 7월까지 432개 직위가 각각 직위공모제로 채워졌다. 민간에서 전문가를 수혈하는 개방형 제도 역시 고시 위주의 공직 내 인맥을 허물겠다는 것이다. 각 부처들도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동원하고 있다. 행자부는 지난 7월 사무실을 재배치하면서 과(課) 사무실간 칸막이를 모두 없앴다. 칸막이가 실제로 직원간의 의사소통이나 정보교환을 차단하는 ‘벽’으로 작용한다고 본 것이다.5∼6개의 과 사무실 칸막이가 모두 없어지면서 이웃 사무실간 자유로운 이동과 옆 사무실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도 대충 알 수 있게 됐다. 행자부 이석환 총무과장은 “처음 칸막이를 허물 때는 직원들 사이에 과별로 감추고 싶은 것이 모두 드러나 꺼리는 분위기도 있었으나 막상 몇개월 지나고 나니 장점이 더 많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중앙인사위원회는 통합인사행정기관으로 출범하면서 직원들이 여러 부처에서 모였기 때문에 ‘이질적 문화’와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고 보고 4일 벽 허물기를 위한 생맥주 파티를 계획하고 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민간경영 벤치마킹 ‘지식공유’유도 ‘칸막이 문화’의 대표적인 병폐는 높은 벽으로 인해 조직간·조직원간 정보나 지식의 공유가 제대로 안 되고 효율적인 업무처리가 가로막혀 있다는 점이다. 최근 공직 내에서 시도되고 있는 ‘지식관리(공유)’ 움직임은 그래서 관심거리다. 몇년 전부터 ‘축적된 지식을 공유해 업무효율을 높이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민간에서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는 ‘지식경영’ 기류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정부차원에서 지식관리센터까지 만들어 지식공유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운동은 오랜 칸막이 문화 탓인지, 아니면 지식을 공유하지 않으려는 ‘본성’ 때문인지 반응이 영 시원치 않다. 행정자치부가 지난 6월 28개 행정기관 공무원 132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설문조사는 지식공유에 대한 공무원의 의식을 개략적으로나마 파악할 수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많은 공무원들이 업무와 관련된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싶지만 이런 노하우는 개개인이 머릿속에 가지고 있다가 필요한 사람에게 이메일이나 전화로 알려주는 형태가 많다. 상당수 공무원들은 ‘칸막이 문화’ 때문에 정보공유를 못하고 있다고 본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지식활동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37.05%가 ‘지식에 투자할 시간부족’을 들었다. 다음으로 31.59%가 ‘부서이기주의 등 칸막이식 조직문화’를 꼽았다. 이어 ‘지식관리에 대한 인식부족’(27.12%),‘지식관리 담당부서의 추진력 미흡’(2.35%),‘정부지식관리시스템 미흡’(1.89%)을 지적했다. ‘직무에 관련된 경험과 지식을 어느 정도 공유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70%가 ‘필요할 경우에 공유한다’고 했다.17.50%가 ‘마지못해 공유한다.’고 했고,‘적극적으로 공유한다.’는 응답은 7.12%에 불과했다.5.38%는 ‘공유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어떤 형태로 정보를 얻느냐.’는 질문에는 ‘당사자간 대화로 얻는다(전화·이메일 포함)’가 43.94%로 가장 많았다. 보고서 등 자료를 통하는 경우는 38.33%로 의외로 적었다. 정부가 시행 중인 ‘정부지식관리시스템’을 이용하는 경우는 14%에 불과했다. 지식관리시스템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지식에 대해서는 ‘업무 관련 경험이나 노하우’가 38.9%로 가장 많았다. 지식관리시스템에 등록해주길 바라는 지식 역시 58.86%가 업무와 관련된 노하우를 꼽았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정보 뱅크]쪽지 통신

    ●서울시교육청(www.sen.go.kr) 1일(월)∼4일(목) 과천 서울랜드와 명동 서울YWCA, 서초구 방배동 서울시교육연수원에서 ‘2004 가을 서울학생 동아리한마당’을 개최한다. 지역교육청 예선을 거친 초·중·고교 우수동아리 850여개 1만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한다. 동아리 한마당 관람학생들을 위해 18가지 무료 체험교실도 운영한다. 전통한지공예체험, 도자기만들기체험, 도전노래마당, 글라이더 체험, 인체탐험,DNA 나선모형 만들기 등 과학분야 체험 8마당이 마련된다. 또 페이스 페인팅(Face Painting), 네일 아트(Nail Art), 로봇체험 등 이색 체험마당도 열린다. ●한국철학회(www.hanchul.org) 제2회 대한민국 철학의 날을 맞아 오는 20일(토) 오후 2시 성균관대 퇴계인문관에서 제13회 국제철학올림피아드 국내 예선을 개최한다. 철학적 문제에 관심이 있고 외국어로 논술할 수 있는 고교생이면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참가할 수 있다. 철학올림피아드 홈페이지(philosopiad.org/kpo)에서 지원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뒤 13일(토)까지 서울 종로구 명륜동 3가 성균관대 호암관 808호 ‘철학의 날’행사 담당자 앞으로 접수하면 된다. 서류 전형 통과 학생은 15일(월)에 개별 통보한다. 본선은 내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다. ●인천시교육청(www.ice.go.kr) 내년부터 2008년까지 인천시내 초·중·고교 104개 신설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경제자유구역인 송도지구와 영종지구, 검단 구획정리지구내 주거단지 등에 초등학교 43곳, 중학교 35곳, 고교 26곳이 만들어진다. 내년에는 초등학교 9곳, 중학교 8곳, 고교 2곳 등 19개 학교가 문을 연다.2006년에는 초등학교 10곳, 중학교 7곳, 고교 9곳 등 26개 학교가, 2007년에는 초등학교 16곳, 중학교 12곳, 고교 6곳 등 34개 학교가 문을 연다.2008년에는 25개 학교가 신설된다. ●한국청소년교육연구회 제3회 청소년 흡연예방 및 지도사례를 공모한다.13∼18세 학생이나 교사, 학부모 등이 효과적인 청소년기 흡연 예방법 및 금연과 관련한 경험담을 A4용지 3∼4장 안팎의 분량으로 보내면 된다.12월3일(금)까지 서울시 서초구 우면동 142 한국교육삼락회총연합회 내 한국청소년교육연구회 담당자 앞으로 응모하면 된다. 우수 사례로 선정된 수기는 한국 청소년 교육연구회 ‘교육연구 모범사례집’으로 발간된다. 또 한국청소년교육연구회는 최근 청소년흡연예방 전문 웹사이트 (www.ilovei.com)와 싸이월드 미니 홈페이지(www.cyworld.com/iloveiysp)를 선보였다. ●온라인교육 전문사이트 비타에듀(vitaedu.com) 고교 전학년 과정의 수능·내신과 논·구술을 담당할 강사를 모집한다. 전·현직 고교 교사와 학원 강사, 온라인 교육에 관심있는 사람이면 지원할 수 있다. 강사는 필요에 따라 수시채용한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양식을 비타에듀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아 작성한 뒤 e메일 recruit@vitaedu.com로 접수하면 된다.(02)816-5555.
  • 재경부 최연소과장의 ‘쓴소리’

    “스스로를 저평가하는 냉소적인 분위기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재정경제부 최연소 과장인 국세심판원 서정호(35) 제5조사관이 재경부 공무원들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서 과장은 지난 27일 재경부 학습동아리가 주최한 ‘정책대토론회’에 발표자로 참석, 주제발표에 이어 공직사회를 떠나 밖에서 활동하면서 느꼈던 재경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서 과장은 1994년 행정고시(38회)에 합격한 뒤 부산지방국세청 등에서 일하다가 2000년 사법시험에 합격, 공직을 떠났었다. 지난 2년간 유명 법무법인에서 일하다가 국세심판원 조사관 공모에 응시, 발탁돼 이달부터 일하고 있다. 재경부내 행시 38회가 과장이 된 첫 사례로,‘최연소 꼬리표’를 달았다. 서 과장은 “밖에서 외국 금융기관 등과 같이 일해 보니 재경부가 정책입안자로서 외부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 이상으로 크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LG카드 문제 등에 대한 정부 정책의 ‘시그널’이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도 재경부 공무원들은 스스로가 전문성이 떨어지거나 냉소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고 꼬집었다.“예전에 나 스스로도 그랬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서 과장은 “민간인들은 공무원을 불신하지만 경제관료에 대해서는 상당한 신뢰와 희망을 갖는 등 이중적인 모습이 있다.”면서 “우리 스스로가 저평가를 많이 하는데 이를 극복하려면 민간 전문가들과 토론을 벌이고 지식을 공유하는 등 피드백을 나눠야 좋은 조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마니아] 마술동아리 바람

    [마니아] 마술동아리 바람

    수많은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상자 속에 갇혔던 미녀가 사라진다. 관객들이 눈을 비비는 순간, 누군가 다시 빚어낸 듯 손을 흔들며 나타난다. 칼에 깊숙이 찔렸던 미녀가 “속았지롱∼”하며 비웃 듯 입가엔 음흉(?)한 미소를 띠고 멀쩡하게 걸어 나온다. ●비밀 알아내는 순간 당신은 마술의 ‘포로’ 2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만난 대학마술동호회 고문 서기원(27·회사원)씨는 골프공 다섯개를 공기놀이하듯 빙빙 돌리거나 손가락 사이로 끼었다 뺏다가를 되풀이했다. 항공대 2학년 때 동아리를 만들어 아직도 틈틈이 후배들을 지도하러 다닌다. “잠시라도 마술을 하지 않으면 몸이 근질근질한 모양이죠?”라고 물었다. 그는 씩 웃으며 “100% 손으로 하는 기술인데, 근육이 굳으면 안되기 때문에 풀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마술을 즐기는 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그 인기는 곧 하늘을 찌를 기세라고 해도 그다지 틀린 말이 아니다. 마술 동호회원은 서울시내에 1만여명 된다. 서울대 등 웬만한 대학교에는 하나둘씩 있다. 각 학교 회원은 50∼100명 정도다. 서커스 쯤으로 인식돼온 마술이 즐길거리로 거듭났다는 사실을 뚜렷이 보여주는 대목이다. 빨랫줄, 고무줄, 카드에서부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 속 물건들이 모두 장비라고 할 정도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특장점이다. 서씨는 다른 이에겐 재미난 에피소드이지만 마니아에겐 뼈아픈 얘기 한가지를 가라앉은 목소리로 들려줬다. 어느 날 서울시내에서 공연을 하다 우연찮게도 관객들 가운데 연인 한 쌍이 나누는 대화가 귀에 들어왔다. “자기야 자기야, 저 사람 오른손을 잘 지켜봐. 난 왼손 볼 테니….” 한때 큰 인기를 모았던 프로레슬링처럼 마술도 관객들 눈에 사기(詐欺)로 비쳐지는 순간 환상은 깨지게 마련이다. 손해는 그 관객에게 돌아간다.‘즐거운 사기’를 즐길 줄 알아야 진짜 현대인인데 그러지 않아서다. 서씨는 동료들과 돌아가며 매주 금요일 청와대 근처에 있는 종로구 신교동 청각장애인 시설 서울농학교를 방문한다. 그들에게 마술을 통해 좌절않고 꿈을 갖도록 한다는 뜻이 담겼다. “몰입하는 정도가 비장애인을 훨씬 뛰어넘는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따라서 보람도 더 크지요.” 그는 까진(?) 비장애 아이들보다 청각장애인들이 감각이 뛰어난 이유는 해맑은 마음씨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려는 게 아니라 어떻게 눈속임을 하는지 캐내려는 생각으로 덤비는 이들도 있어요.‘어차피 조작’이라는 생각을 가지면 누가 제대로 즐길 수 있겠습니까.” 그는 “이러한 사람에게는 절대 기술을 가르쳐주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한가지를 배우면 요술에 걸린 듯 빠져들기 쉽다고 한다.마술을 본 상대방의 반응에 도취되고, 더 높은 단계로 올라서려는 심리 때문이란다. 서씨는 느닷없이 텅 비어 있는 봉투를 보여줬다. 그러더니 몇 차례 흔들었고, 그 무엇에 홀린 느낌이 드는가 했더니 봉투에서 맥주병이 나왔다. ●“여기에 발 담그면 당신의 운명이 바뀐다” 간단한 마술로 그야말로 마술처럼 일이 술술 풀릴 수도 있다. 명함을 그냥 건네는 게 아니라 마술로 갑자기 공중에서 나타난 것처럼 꾸며 눈길을 모으는 식이다. 회갑잔치, 학예발표회 등 각종 모임이나 프로포즈 때 마술로 깊은 인상을 남기고 초등학교 반장·회장 선거에서 표를 몰아오기도 한다. “창의적인 생각, 연기력, 쇼맨십에 화술(話術)까지 갖춰야 합니다. 남들의 시선을 붙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뜯어보면 주로 잘 생긴 사람들이 마술을 하는데 이같은 맥락이지요.” 조정래(26)씨의 경우 마술의 매력에 빠져 3개월 전 마술 이벤트 업체인 ‘매직나인’으로 일터를 바꾸는 모험까지 벌였다. 요즈음 턱시도 차림으로 무대에 등장하는 관례(?)에서 벗어나 중국집 배달원 복장으로 ‘철가방’을 들고 마술 이벤트를 벌이는 등 특이한 기술에 매달리고 있다. 아역 탤런트 김지호(8·서울 신사초등 2년)군은 어머니 손에 이끌려 한달째 서씨로부터 기술을 물려받고 있다. 방송국 카메라 앞에 서본 ‘끼’ 때문인지 진도가 빠르다고 한다. 경기도 양주시 봉암리에 사는 조영순(75)씨의 경우처럼 어린이 교통예절 교육에 마술을 접목해 효과를 높이는 등 밝은 사회 만들기에도 한몫 거들고 있어 동호인들을 기쁘게 한다. 예컨대 아이들에게 “신호등이 어떤 색깔일 때 길을 건너죠?”라고 물은 뒤 “파란색요.”라는 대답이 나오면 파란 도화지를 갑자기 나타나게 하고, 빈 손에 빨간색 사탕이 나오도록 해 나눠주기도 한다. 그냥 주입하는 것보다 아이들의 관심은 당연히 높아진다. 그러나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고, 마술 동호인에게 실수도 있다. 물건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속임수가 들통날 위기에서 마치 마술의 한줄기인 듯 능청맞게 넘어갈 줄 아느냐는 경험 차이에서 나온다. 무대에 오를 예정이라면, 아무리 특기를 선보이더라도 적어도 하루를 예습하고 나선다. “완벽한 기술은 있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한번 보인 마술은 이어서 또 하지 않는 게 철칙입니다.” 서씨는 언젠가는 비밀이 벗겨지게 마련이며, 거꾸로 보면 외국에 나가 촬영한 비디오를 분석해 고급 기술을 얻는 것도 그 덕분이라고 웃었다. 서울엔 마술학원이 6개 있다. 한달 강의료는 주2회에 25만원이며, 간단한 기술을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익히려면 석달쯤 배우면 된다. 기초적인 장비 세트는 4만∼5만원대에서 2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데이비드 카퍼필드와 같은 유명 마술사들은 값이 수억원이나 되는 도구를 갖고 다닌다고 한다. 글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마술의 역사와 종류 마술은 크게 8개 형태로 나뉜다. 우선 물체를 사라지게 하는 배니싱(Vanishing), 나타내는 어피어런스(Appearance), 바꿔치기 하는 체인지(Change), 크게 하는 매그니파이(Magnify)가 있다. 그 다음은 물체를 작게 만드는 드윈들(Dwindle), 양을 감소시키는 디크리즈(Decrease), 증가시키는 인크리즈(Increase), 환원하는 리턴(Return)이다. 미녀를 세 토막으로 잘랐다가 살려내는 마술은 세부 용어로 ‘3단 분리 일루션(Illusion)’이다. 국내에 없는 나무로 만든 장비여서 값이 600만∼700만원에 이른다. 마술은 문명의 발상과 역사를 같이한다.5000여년 됐다고 보면 된다. 기원전 1700년 이집트 파피루스에는 밀랍으로 만든 악어를 산 악어로 둔갑시키는 마술이 선보였다는 기록이 나온다. 소 머리를 잘랐다가 원래대로 붙여놓는 기술도 이 때 나왔다. 고대 인도의 경전 우파니샤드에도 소년을 상자에 넣고 칼로 사방·팔방에서 찌르는 마술이 보인다. 인간사의 영원한 주제인 죽음과 삶을 극적으로 연출해야 볼거리라고 여긴 점은 동서고금이 다르지 않다는 점을 일러준다. 19세기 들어서는 사람을 공중으로 떠 있게 하는 환상적인 마술 등이 눈부신 과학발전에 힘입어 등장했다. ‘매직나인’ 김영석 매니저는 “마술사는 물건 숨길 곳이 많아야 해 턱시도를 입는데, 여름철이면 전문 마술사들은 고역을 치른다.”고 말했다. 주로 좋은 체격을 갖춘 것도 손이 크면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글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만화영화축제 열기, 춘천 달군다

    만화영화축제 열기, 춘천 달군다

    제8회 춘천 애니타운페스티벌(CAF 2004)이 30일부터 새달 3일까지 춘천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닷새간의 일정에 들어간다. 춘천시가 주최하고 춘천문화산업진흥재단(이사장 한승수)과 강원정보영상진흥원(이사장 박흥수)이 공동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애니타운을 세계속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다. 1997년 제1회 춘천만화축제를 시작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애니메이션 축제로 자리잡은 춘천 애니타운 페스티벌에서는 영화제 말고도 콘퍼런스, 전시회, 공모전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영화제에서는 7개국 30여편의 작품이 소개되고, 특히 개막작으로는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아키모토 오사무 원작의 장편 애니메이션 ‘고치카메’가 선정됐다. 이외에도 극장판 일본 애니메이션 ‘시티헌터’ 시리즈와 ‘페트레이버’ 1·2편,‘애플시드’ 등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된다. 폐막작으로는 프랑스 공상과학애니메이션 ‘휴머노이즈의 대반격’이 상영될 예정이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해외 애니메이션 작가, 제작자, 컨설턴트 등이 직접 진행하는 콘퍼런스, 워크숍, 공개강의 등이 총 10차례에 걸쳐 강원정보영상진흥원에서 열린다. 또 세계적 애니메이션 작가 및 제작자들의 작품과 제작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스토리보드, 원화, 레이아웃, 콘티 등 풍성한 내용의 전시회가 마련돼 애니메이션 관계자들과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친필 서명이 담긴 ‘이웃집 토토로’ 원화와 최근 개봉작인 ‘스쿠비 두’의 제작과정에서 사용된 각종 물품도 기대되는 전시물. 신인작가 등용문인 공모전에서는 단편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 3개 부문에서 문화관광부장관상을 비롯한 24명의 수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올해 공모전에는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역대 최다인 130여편이 접수됐다. 최종 수상작은 행사기간 중 결정되며, 시상식은 폐막식에서 진행된다. 이밖에 부대행사로 애니메이션 캐릭터 만들기, 애니콘서트, 캐릭터를 판매·전시하는 벼룩시장과 100여명의 전국만화동아리연합회 회원들이 참가하는 코스프레 경진대회 등이 열릴 예정이다.www.caf21.org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여성위한 좋은 기획 5개 선정

    성폭력 피해자들이 공개적으로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는 ‘아주 특별한 용기를 위한 여행’이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좋은 프로그램에 뽑혔다. 서울시 산하 재단법인 ‘서울여성’은 여성 및 사회교육 단체들이 실시한 프로그램 가운데 우수작 5개를 선정,20일 사례 발표회를 가졌다. 창조적 아이디어로 사업 내용을 알차게 하고, 주제의식이 뚜렷한 부문에 주어지는 ‘이끎상’에는 한국여성폭력상담소의 ‘아주 특별한‘과 여성민우회의 ‘내 몸의 주인은 나’, 서울북부여성발전센터의 ‘사랑의 제과교실’이 각각 선정됐다. 여성단체 및 기관의 조직역량 강화와 지역사회 욕구를 반영한 사업으로, 여성단체 운영에 도움을 주는 ‘펼침상’에는 서울 강북·도봉·노원구 지역 ‘녹색 삶을 위한 여성들의 모임’이 실시한 ‘학습동아리 활성화를 통한 지역여성의 성장 및 사회적 역할강화 프로그램’과 여성환경연대의 ‘여성생태안내자 양성 프로그램’이 뽑혔다. ‘아주 특별한‘은 상담가, 가족, 친구 등 13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들의 경험담을 들려줌으로써 좌절하지 않고 살아가도록 돕고, 또 다른 피해자 발생을 줄이도록 하자는 뜻에서 마련됐다. 직접 표현하기 마땅찮은 내용은 퍼포먼스, 그림 등으로 전달하도록 해 눈길을 끌었다. ‘내 몸은‘은 성 평등과 건전한 성문화 정착을 위한 것이다. 자원활동가를 모집, 이들이 능동적으로 대학 및 대중집회 장소에서 거리 캠페인을 열어 성교육 마당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제과교실’은 장애아와 함께하는 직업교육으로 직업기술을 통한 더불어 사는 사회 만들기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서울여성측은 지자체나 여성단체가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곧 사례집과 매뉴얼로 엮어낼 계획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20일 TV 하이라이트]

    ●오픈 스튜디오(SBS 오후 4시10분) 요즘 젊은이들은 노인을 여성도 남성도 아닌 어중간한 중성적 개체로 여기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노인도 아름답게 보이고자 하는 욕구를 가진 여성이며 남성이다. 젊은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노인들의 패션, 그 속에 담긴 노인들만의 숨은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사이언스+(YTN 오전 8시30분)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한다는 가정을 현실화한 영화 ‘아마겟돈’. 도시 하나쯤 가볍게 날려버릴 것 같은 폭발장면 등 특수효과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장면들의 제작과정을 살펴본다. 실제로 체험하는 듯한 생생한 화면으로 관객들을 압도하는 ‘아마겟돈’의 촬영 뒷이야기를 들어본다.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어떤 어머니가 좋은 어머니이고, 어떤 양육방식이 좋은 양육방식인가? 누군가는 자유롭게, 다른 누군가는 반대로 키워서 세간의 주목을 받는다. 자신의 성격 경향을 최대한 활용해서 강점과 갈등요소를 알고, 자기 성격에 맞는 양육법을 찾기 위한 전략을 알아본다. ●인생극장〈오 마이 갓〉(iTV 오후 10시50분) 싹싹하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 영미씨에게도 엄청난 스트레스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직장 상사 이과장이다. 늘 영미씨의 소지품들을 탐내며 하나씩, 하나씩 챙겨가는 이 과장. 그러던 어느 날, 영미씨는 좋은 꿈을 꾸고 복권을 사고, 과장으로부터의 복권사수작전을 시작한다. ●논스톱5(MBC 오후 6시50분) 어려서부터 감투란 감투는 놓쳐본 적이 없는 진구. 하지만 논스톱시네마 동아리 회장 자리를 지우에게 빼앗긴 후 의기소침해 있다. 그런 진구를 위해 진우는 부회장 자리를 제안하지만, 아이들의 열렬한 추천으로 진우가 도리어 부회장을 맡게 된다. 진구를 위해 진우는 눈물겨운 노력을 하는데…. ●두번째 프러포즈(KBS2 오후 9시50분) 자신이 결혼식을 하기로 한 호텔에서 미영이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민석은 마음이 괴롭지만 연정에게 비밀로 하고 계획대로 식을 강행한다. 미영의 기분을 눈치챈 경수는 미영을 회식자리로 부르고, 취한 미영과 경수는 다음날 미영의 방에서 함께 일어나 비명을 지른다. ●환경스페셜(KBS1 오후 10시) 산호는 바다 속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수많은 해양 생물의 서식지 역할을 하는 바다의 숲이다. 하지만 서귀포 항구의 방파제 확장 공사로 인해 제주 연산호 군락은 훼손의 위기에 처해 있다. 제주 바다 속의 신비로운 모습과 위기에 처한 연산호 군락의 미래를 점검한다.
  • [에듀 in]명문 실업계 부상 ‘신진과기고’

    [에듀 in]명문 실업계 부상 ‘신진과기고’

    ‘Face toward the world’ 서울 은평구 응암동 신진과학기술고등학교(이사장 김용식)에 들어서자 ‘눈을 크게 뜨고 세계를 직시하라.’라는 영문이 첫 눈에 들어온다.1970년 신진자동차공업주식회사가 우리나라 자동차 기술자를 양성하기 위해 세운 신진공업고는 올해 신진과기고로 교명을 바꾸고 실업계 고교의 변화를 꿈꾸고 있다.자동차과·컴퓨터응용기계과·건설정보과·전자기계과·인터넷과 등 5개 학과에서 세계인과 경쟁할 기술자 양성을 목표로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는 신진의 교육 현장을 찾았다. 지난달 22일 푸른 잔디구장이 시원하게 보이는 신진과기고 운동장에서 미래의 공학도를 꿈꾸는 건설정보과 이여주(17·2학년)양이 측량수업에 나섰다.이양은 15분 안에 학교 곳곳에 세워둔 말뚝 13개의 높이를 측정하는 과제를 가뿐히 마무리한다.이양은 “전공 공부하기가 어렵긴 하지만 실습 중심의 수업이 유익한 것 같다.”며 활짝 웃는다. 인터넷반 정만기(18·3학년)군은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 ‘마야’로 비행기를 만들어본다.비행기의 모형을 열심히 다듬어 보지만 마음에 드는 모형을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았다.정군은 “취업을 하든 진학을 하든 전공을 살려 영화 또는 영상물 제작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하대 생명과학공학부 수시 1학기에 합격한 기계과 김지만(18·3학년)군은 요즘 영어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대학에 진학해 전공을 깊이 있게 공부한 뒤에는 세계 무대에 설 수 있는 CEO가 되는 것이 꿈이기 때문이다. 자동차과 한용운(16·1학년)군은 “고교 진학을 앞두고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신진을 택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며 “무엇보다 외국인 선생님과 함께 매일 영어를 공부하면서 영어에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고교 입학 후 달라진 점”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자동차 기술자 양성 교육의 메카’ 신진과기고가 올해부터 세계를 향해 뻗어가는 기술자 양성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변화를 꿈꾸고 있다.실업계고 진학 기피 현상에도 불구하고 신진과기고는 매해 신입생 원서 접수 하루 만에 모집 정원을 채울 정도로 실업계 고교의 명문임을 자부해왔다. 신진과기고가 세계 무대에 당당히 설 수 있는 신진인 양성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영어교육과 IT(정보통신)분야의 특성화다.890여명의 신진 재학생들은 날마다 영어회화 수업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3년 전부터 미국·캐나다·영국의 원어민 교사 3명을 채용해 살아있는 영어교육이 가능하도록 했다.매일 아침 원어민 교사들은 1∼3학년 3개 반의 교실 수업을 진행한다.이 중 한반의 수업을 학교 TV로 생중계해 전교생이 함께 영어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지난해부터는 학교 내 모든 장소의 명칭도 영어로 바꾸었다.매점은 Student cafeteria,체력단련실은 Health training room, 도서관은 Library, 펌프·드럼 등 전자오락기를 설치한 놀이공간은 Techno activities room으로 명명해 학생들이 영어를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자동차과 황정현(16·1학년)군은 “처음 외국인을 봤을 때는 말 한마디 건네기가 무서웠는데 지금은 영어를 잘 못해도 친근하게 먼저 다가설 수 있다.”고 말했다. IT분야의 특성화를 지향하는 신진은 지난 2001년 처음으로 인터넷과 한반을 개설해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운영체제 등을 실습 중심으로 가르치고 있다.또 동아리 인터넷 방송반을 운영해 학교내 인터넷과 학생들이 수업의 연장선에서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이들은 학교 행사를 직접 촬영하고 컴퓨터로 편집까지 소화해내며 이 콘텐츠를 학교 인터넷 방송을 통해서 공개한다. 신진이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학생들이 신진인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다.중학교 내신 성적 65∼80%대의 학생들이 신진과기고에 입학하고 있다.이들의 다수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일찌감치 취업의 길을 택했거나 열등생 또는 문제아로 취급받았던 경험이 있다.정광삼 교장은 이들에게 해마다 5월 스승의 날에 전교생 은사 찾아뵙기 행사를 실시해 그 소감을 적어내도록 한다.정 교장은 “학생들이 공부도 못했고 말썽만 부렸던 자신을 과연 선생님이 기억해줄까라는 걱정으로 은사를 찾아가지만 의젓하게 자란 모습에 기뻐하는 선생님을 보고는 자신감을 얻고 돌아온다.”고 말했다. 신진에서 다부지게 3년을 보낸 학생들의 진로도 역시 밝다.취업율은 해마다 100%를 기록한다.자동차과를 졸업하면 2급 정비사 자격증을 취득해 졸업과 동시에 카센터를 차릴 수 있다.BMW,벤츠,폴크스바겐 등 외국계 기업에 높은 연봉을 받고 취업이 되기도 한다.컴퓨터응용기계과 졸업생은 중공업,제철,자동차,항공 등 기계관련 업체에 주로 취업하며 건설정보과와 전자기계과 학생들은 건설관련 기술직,주택공사 등에 일자리를 얻는다.인터넷과의 경우는 웹 디자인,소프트웨어 산업분야에 진출할 수 있다. 진학률도 상당하다.8월 24일 현재수시 1학기 합격자만 17명이다.4년제·2년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2004년 2월 졸업생의 49%가 대학에 갔다.이 중 12명은 한양대,중앙대,숙명여대,인하대 등 수도권 소재 4년제 대학에 진학했다. 정광삼 교장은 “중학교 시절에 성적이 우수했던 학생이 명문대에 진학하고 좋은 일자리를 얻는 것은 당연하지만 성적이 하위권에 있던 학생들이 신진학교에서 공부하고 이 사회 곳곳에서 자리잡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면서 “실업계고의 특성화를 이루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신진’ 통해본 현대사 2題 ‘신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자동차’와 ‘탁구’다. 신진과기고는 신진자동차주식회사가 자동차 기술 인력을 키워내기 위해 1970년에 세운 학교다.현 GM대우자동차의 전신인 신진자동차는 65년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새나라자동차를 인수하면서 완성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새나라자동차는 62년 연간 6000대의 자동차 생산 능력을 지닌 부평 공장을 만들어 근대적 자동차 생산 시설을 갖추게 된다.일본 닛산 자동차의 61년식 블루버드 부품을 조립해 출시한 ‘새나라’자동차는 그때까지 인기를 독차지 했던 우리나라 ‘시발’자동차의 몰락을 가져왔다. 당시 서울시내 택시 2700여대 중 1050대가 새나라 택시였을 정도로 새나라자동차가 국내 자동차공업 발전에 끼친 영향은 컸다.그러나 63년 민주공화당 ‘4대 의혹사건’에 휘말리면서 회사 사정이 악화,결국 신진자동차에 인수됐다. 신진은 탁구와도 인연이 깊다.신진학원 이사장이었던 신진자동차 김창원 사장이 69∼74년 5년간 대한탁구협회장을 맡았었기 때문이다. 71년 건립된 건평 504평 규모의 현대적 시설을 갖춘 신진학원 체육관은 당시 탁구 국가대표팀의 연습장소로 사용됐다.73년 사라예보 세계탁구 선수권 대회에서 우리나라 구기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를 제패한 대표팀도 신진 체육관에서 연습했다.당시 신진공고 탁구부 10여명은 이에리사 선수를 비롯한 여자 대표선수들의 연습 파트너라는 중책을 맡아 맹훈련을 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신진’ 출신 사람들 신진에서 고교 3년을 보낸 사람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34년 동안 신진이 배출한 졸업생은 2만1000여명으로 이들은 사회 곳곳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서울시의회에서 모범적인 의정 활동을 펼치고 있는 윤학권(45·도봉구)의원은 신진 6회 졸업생이다.그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선정한 2003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최우수의원,시민일보가 제정한 시민의정대상을 수상하는 등 시민 단체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 75년 기계과에 입학했다.당시 신진자동차,한국중공업 등 20여 기업체에서 졸업생을 모셔간다는 명성을 듣고 신진을 택했다. 기술교육의 최고를 자랑하는 신진학원에서 그는 자부심을 갖고 학교 생활을 했으며 졸업 후에는 국민대 기계설비학과에 입학했다.대학을 마친 뒤 개인 사업을 하다가 2002년 6월 서울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됐다.현재는 서울의 교통·환경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의정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자동차와 함께 30년을 살아온 김병규(49) 쌍용자동차 정비 담당 이사도 신진 졸업생이다.어려서부터 자동차에 관심이 많아 71년 자동차학과에 입학했고 졸업 후에는 GM코리아에 입사했다.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자동차 설계 기술이 없던 시절에 김 이사가 담당했던 업무는 외국 자동차 도면을 그대로 모사하는 것이었다. 그는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욕심에 79년에는 홍익대 기계과에 진학했다.86년에는 쌍용자동차 정비 교육 담당 과장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에 이르고 있다. 신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탁구.2004년 아테네 장애인 올릭픽 탁구 감독을 맡았던 이일규(48)교사도 이 학교 졸업생이다.이 교사는 현재 모교 체육 교사로 재직 중이며 12년째 장애인 올림픽 탁구 감독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 72년 탁구 특기자로 운수관리과에 입학했다.이 교사는 73년 사라예보에서 우리나라 구기사상 첫 세계 제패를 이룬 이에리사 선수와 함께 신진학교 체육관에서 연습 파트너로 뛰기도 했다.75년 명지대 체육교육과에 진학,81년에는 모교 체육교사로 돌아왔다. 이번 장애인 올림픽에서는 한국 선수단이 딴 총 11개 금메달 중 탁구에서만 금메달 5개를 거둬들이는 성과를 올렸다.88년 서울 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이자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탁구 대표팀 현정화 코치의 남편 김석만씨도 이 학교 출신.이일규 교사의 제자이기도 한 김석만씨는 현 코치의 연습 파트너로 함께 운동하다 현 코치와 정이 들어 후에 결혼하게 됐다.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김완 선수도 이 학교 출신이다. 신진의 첫 여성 졸업생 이경희(20)씨는 현재 숙명여대 정보과학부 1학년이다.신진에서 여학생을 처음 선발한 2001년 인터넷과에 입학했다. 3년 동안 컴퓨터 기본 운영체제와 플래시,포토숍,자바 등 기초적인 컴퓨터 응용 프로그램을 익히면서 진학반에서 영어·수학 공부를 함께 했다.재학시절 줄곧 전교 1∼2등을 다투었고 2004년 숙대 실업계 특별전형에 응시,당당히 합격했다.졸업 후에는 전공을 살려 해외에 취업하는 것이 이씨의 희망이다. 이외에도 조병덕 ㈜현대 모비스 이사(73년 졸업),김동진 ㈜한진건설 상무이사(74년 졸업),윤영순 청도한의원장(74년 졸업),홍백파 한국계량계측협회 이사장(75년 졸업),전절환 서울정보기능대 교수(80년 졸업) 등이 이 학교 졸업생이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논술비타민] 사오정 강의하다

    그동안 고3 수험생들의 관심을 모았던 논술비타민과 심층비타민이 12일자를 끝으로 연재를 마감합니다.독자분들께서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드리며 19일자부터는 더욱 알차고 흥미로운 콘텐츠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뵙겠습니다. 1.대학생 사오정과 저팔계,후배들을 만나다 사오정과 저팔계가 대학에 입학한 지 1년이 지났다.사오정과 저팔계는 부지런히 노력한 결과 자신들이 원하는 대학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했다.입학한 지 1년 째 되는 오늘 사오정과 저팔계는 오랜만에 삼장 선생을 찾아뵙기로 했다. “야! 팔계야! 반갑다.그간 잘 지냈어?” 각기 다른 대학에 입학했기 때문에 둘은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터였다.“어! 정말 오랜만이다.그나저나 드디어 개강이구나! 후배들 빨리 만나고 싶다.” 2학년이 되어 처음 후배를 맞이하는 탓인지 저팔계는 설렘이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후배 들어오는 건 좋은데,밥값이 걱정이다.” 사오정의 말에 저팔계는 웃으면서 말했다.“사실 나도 그건 좀 걱정이야.하하하!” “어쨌거나 얼른 가자.삼장 선생님 기다리시겠다.” 사오정과 저팔계는 삼장 선생의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삼장 선생의 집 문 앞에 도착하니 대문이 반쯤 열려 있었다.문틈으로 마당을 서성이고 있는 삼장 선생이 보인다.사오정과 저팔계가 논술 지도를 받았던 마루에는 학생들이 부지런히 논술 답안을 작성하고 있었다. 삼장 선생은 마당을 서성이다가 가끔씩 하늘을 물끄러미 바라보곤 했다. “선생님!” 사오정과 저팔계는 반가운 마음에 문을 힘껏 밀치고 마당에 들어섰다.뒤를 돌아본 삼장 선생은 반가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소리쳤다.“아니! 이게 누구니? 사오정과 저팔계 아니냐? 정말 오랜만에 보는구나.잘들 지냈느냐!” “네! 선생님도 건강하시죠? 죄송해요. 자주 찾아뵙지 못해서….” “괜찮다.새로운 대학생활에 적응하느라고 얼마나 바쁘겠느냐.너희들만 잘 지내면 그것으로 됐다.자! 얼른 안으로 들어가자꾸나.” 삼장 선생은 학생들이 있는 곳으로 사오정과 저팔계를 데리고 갔다. 학생들은 삼장 선생과 함께 들어온 사오정과 저팔계를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았다.“삼장 선생님! 누구예요?” 한 학생이 궁금증을 견디기 힘든 듯 급하게 물었다.“자! 얘들아! 주목하렴.여기 사오정과 저팔계를 소개해 주마.둘은 너희들의 선배다.1년 전에 너희들처럼 여기에서 논술 공부를 하던 학생들이란다.열심히 노력해서 ○○대학과 □□대학에 입학해 자신의 꿈을 펼쳐가고 있단다.1년 전에 너희들과 똑같은 입장이었기 때문에 서로 얘기를 나누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내가 한번 와 달라고 했단다.논술과 관련된 내용이나 대학생활 아무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물어보고 서로 얘기들 나누려무나.사오정과 저팔계는 여기 앉으려무나!”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한 학생이 “논술 준비를 해야 할 때 가장 중요한 게 뭐예요?” 사오정이 먼저 독서를 많이 하라는 등의 얘기를 하고,이어서 저팔계는 논술 준비는 철저한 계획 아래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한번 질문이 나오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질문들이 터져 나왔다. 논술과 관련된 얘기는 물론이고 대학생활에 관한 궁금증,심지어는 삼장 선생에 관한 질문까지 다양한 내용의 질문들이 쏟아졌다.사오정과 저팔계는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농담을 섞어가며 재미있는 시간을 이어갔다. 2.사오정 멋지게 강의하다 “1학년 때 성적이 어땠어요?” 한 학생의 짓궂은 질문에 사오정과 저팔계는 잠시 당황하는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 보았다.“얼른 말해 주세요.” 질문한 학생의 재촉에 사오정이 먼저 말문을 꺼냈다.“갑작스러운 질문이어서 잠시 당황했습니다.대학 생활에서 성적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텐데요.어떻든 저는 1학년 1학기와 2학기 모두 과에서 수석을 차지했습니다.” “와! 대단하다!” 학생들의 경탄이 이어졌다.학생들이 시선이 이번에는 저팔계를 향했다. 저팔계는 잠시 얼굴이 빨개지더니 “우연치고는 정말 이상한 우연이라는 생각도 드는군요.사실 저도 1,2학기 모두 1등을 차지했습니다.” 사오정과 저팔계의 얼굴에서는 서로도 놀랍다는 표정을 읽어낼 수 있었다.“와! 대단한 선배님들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정말로 노력파들이신가 보다!” 옆에 있던 삼장 선생도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너희들 장하구나.대학에 입학하고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구나.정말로 장하다!” 사오정은 잠시 쑥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갑자기 정색을 하며 말을 이었다.“사실 오늘 여러분에게 제일 해주고 싶은 얘기는 논술 능력이 대학 입학 과정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까 우리보고 ‘노력파’라고 말씀하셨는데,노력보다도 사실은 논술 능력이 상당히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대학에 입학하고 보니까 학업과 관련된 대부분의 활동이 다 논술 능력과 깊은 연관 관계에 있었습니다.가령 시험을 보면,대학에서의 시험은 대부분 서술형입니다.어떤 내용에 대해 설명하거나 주장을 펴야 하는 시험이 대부분입니다.사지선다형이나 단답형 시험은 몇 개의 특정 과목을 빼고는 없습니다.따라서 동일한 지식을 갖고 있더라도 논술 능력에 따라 그 성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과제물도 마찬가지입니다.중,고등학교 때처럼 어떤 내용을 단순히 베끼거나 발췌하는 과제는 없습니다.일정한 내용을 요약 정리하거나 종합적으로 이해해서 설명해야 합니다.거기에 자신의 입장이나 주관적인 해석도 곁들여야 하고 자신의 주장이나 입장을 증명하기 위해 논리적인 근거도 제시해야 합니다.이 모두가 논술에서 요구되었던 능력들입니다.수업 시간이나 동아리 활동 등에서 각종 토론이나 발표가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이것들도 궁극적으로 잘 구성된 논술 내용에 기반하여 토론하거나 발표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면 됩니다. 궁극적으로 대학생활에서는 논술 능력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능력임을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저팔계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생각되는데요.제가 1학년 대학생활에서 수석의 자리를 차지한 것은 암기식 공부에 의한 것이 아니라 논술 능력에 크게 힘입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여러분이 지금은 논술 준비하는 것이 귀찮고 짜증이 나서 ‘이런 거 뭐하러 해?’라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그러나 논술 능력은 앞으로 여러분이 대학 입학 과정에서만이 아니라 대학 생활 내내 아주 긴요하게 필요한 능력임을 절대로 잊지 말기를 당부드립니다.” 사오정의 말이 끝나자 저팔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도 사오정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대학교 1학년 생활을 하면서 사실 삼장 선생님이 가장 고맙게 느껴졌습니다.여러분도 1년 후에는 여러분의 후배에게 저희들과 똑같은 얘기를 하게 될 것입니다.말이 나온 김에 사오정은 대학 생활에서 논술 능력이 상당히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했으니 저는 그 이후의 삶에서도 논술 능력은 요긴하다는 점을 말해 볼까 합니다. 가령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한 경우에 좋은 기획을 했다고 칩시다.직장 상사에게 기획안의 내용을 설명하고 그 기획안을 채택해 달라고 설득해야겠지요? 기획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도 논술문 쓰기 능력은 필요하고 더 나아가 직장 상사를 설득하는 데에는 논술문 쓰기 능력이 요구됩니다.삶을 살아가다가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해결하는 데에는 논술식의 사고 방식이나 접근 방식이 요구됩니다.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이해 관계가 얽히고 설켜서 문제 해결에 어려움이 생기는 경우들이 많습니다.그런 경우를 해결하는 데에도 논술식의 해결 방법이 필요합니다.하다못해 나중에 결혼을 한 후에 부부싸움을 한 경우에도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논술식의 화해 과정이 필요한 법입니다.나중에 자녀들을 낳고 교육을 시킬 때에도 논술식의 접근 방법을 택하지 않으면 아이들로부터 존경을 받기 어렵습니다.여러분들은 여러분의 부모님들이 자신의 생각을 강요할 때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부모님들이 논술식의 접근 방식을 외면한 탓입니다.좋은 논술문을 쓰듯이 상대방에게 자신의 입장을 잘 설명하고 설득해 나갔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삶의 과정은 문제 해결의 연속이라고 일컬어집니다.삶을 살아가다 보면 끊임없이 각종 문제들이 생기고 지속적으로 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만 보람찬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이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에 논술 능력이 크게 도움을 준다는 것입니다.논술 능력은 곧 문제 해결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논술 능력은 인간의 삶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능력이라는 점을 명심해 주기 바랍니다. 3.‘배후 세력’과 ‘난 모른다 선생님’ 사오정과 저팔계의 말을 경청하는 학생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뭔가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듯한 표정이다.“야! 너희들 나보다 더 잘 가르치는구나.나는 이제 은퇴해야겠다.너희들이 이제 가르쳐라!” 정적을 깨는 삼장 선생의 목소리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여러분! 삼장 선생님 별명이 뭔지 알아요?” 사오정의 물음에 학생들은 궁금한 표정으로 “뭔데요?”하며 다가 앉았다.사오정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저희들 가르칠 때 삼장 선생님의 별명은 ‘배후세력’이었어요.” “왜요?” 학생들의 질문에 저팔계가 답을 했다.“자신이 먼저 가르치지 않고 맨날 ‘너희들이 먼저 문제가 뭔지를 찾아 봐라.해결 방안이 무엇인지 먼저 제시해 봐라.’ 이런 식으로 우리한테 먼저 시키잖아요.그래서 별명이 ‘배후세력’이에요.” 저팔계의 말을 들은 학생들은 박장대소했다.“맞아요! 지금도 ‘맨날 너희들끼리 의논해 봐라.문제가 무엇인지 찾아봐라.’ 그러세요.하하하! 그래서 우리는 삼장 선생님을 ‘난 모른다 선생님’이라고 불러요!” 옆에서 듣던 삼장 선생은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허허! 이 녀석들이 어떻게 하면 좀더 논술을 잘 할 수 있나 하는 데는 관심이 없고 선생님 흉보는 데에만 관심이 있구나.” 노병곤 문학박사 ‘글과생각’송파캠퍼스 원장. 전 광운대 교수
  • [주민 주치의 보건소] 서울 동작구

    [주민 주치의 보건소] 서울 동작구

    “누가 언제 어디에서 갑자기 쓰러질지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평소 훈련을 통해 간단한 동작에 익숙하면 꺼져가는 목숨을 살릴 수 있습니다.” 권선진(49·여) 서울 동작구 보건소장은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전 주민들의 참여를 목표로 실시하고 있는 심폐소생술 교육이 지니는 ‘작지만,큰 의미’에 대해 이렇게 힘주어 말했다. ●바로 옆에서 불행 지켜볼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이 없게 이런 장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 데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김우중 구청장이 갑자기 쓰러진 부하 직원을 수백명이 지켜보면서도 손 한번 뾰족히 제대로 못썼다는 소식을 접하고 대책마련을 지시한 뒤부터다.지난해 열린 서울시내 자치단체별 직원 축구대회에서 동작구 지적과 팀장이 갑자기 고통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실려간 뒤 아직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식물인간’으로 남아 있다. 동작보건소는 이미 지난해 1200여명의 직원들에게,올 들어서도 각 직능단체 간부 등 관내 오피니언리더 1600여명에게 심폐소생술 교육을 마쳤다.교육을 받았더라도 실제 상황에 맞닥뜨리면 당황하기 쉽기 때문에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건강 지킴이’라는 카드도 나눠주고 있다. 가능한 한 많은 주민들이 참여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인력문제가 따라 격주로 강의한다.하루 50명씩,2∼3시간 기초강의와 실습을 한다.‘가족사랑,5분의 응급처치요령으로 지킬 수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123쪽짜리 안내책자도 만들어 배포했다. ●저소득층 어린이들에 꿈 심기 동작보건소가 뽐내는 프로그램으로는 ‘나의 미래 만들기’가 꼽힌다.아동기 때의 자기 존중심은 인격 형성에 매우 중요할 뿐 아니라 커서도 대인관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서 마련된 또 하나의 장기 프로그램이다. 올 7월 관내 기초생활수급권자 자녀 가운데 3∼6학년과,정서적으로 또는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시작했다.8월 한달간 화·목요일 하루 두 차례에 걸쳐 또래끼리 모여 가족갈등을 주제로 한 그림 그리기 등 프로그램을 실시했다.앞서 방문간호사가 부모와 상담을 하고 간염,당뇨,혈액검사 등 일반 건강검진과 인성·자아가치관 검사를 비롯한 성격 검사 등 ‘전방위 진단’을 거쳤다.교육 뒤에도 가족단위 모임을 통해 개선방안에 대해 꾸준히 상담하고,문제점이 발견되면 보건소내 정신보건센터에서 보라매병원 등 외래 전문의와 방문간호사에 의해 지속적인 보살핌을 받도록 했다. ●“남 돕자면 나부터 자신감 넘쳐야” 자원봉사자 건강관리 동작구는 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의학정보 영상 시스템’(PACS=Picture Archiving and Communication System))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보건소에 한 대 3억원짜리 첨단장비를 갖추고 진료 전 과정을 자동화했다. X선 촬영으로 생긴 필름 대신 영상을 컴퓨터에 저장,진료 뒤 이 병원 저 병원으로 들고다녀야 하는 불편을 없앴다.또 그동안 의료진이 진료 소견을 손으로 써넣음으로써 의료기관,각종 보험회사 등 다른 기관에서 진단서의 허위기재 여부를 둘러싸고 간혹 빚어지곤 했던 부작용도 말끔히 털어내는 등 효과가 그만이다.주민들의 입장에서는 X선을 촬영한 뒤 최소한 5일이나 기다려야 했던 불편이 사라졌다. 이에 따라 사회 안전망 구축의 최일선에 나선 자원봉사자에 대한 건강관리를 도맡았다.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밝은 사회 만들기에 앞장선 이들이 건강해야 하고,일종의 인센티브도 부여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지난해 하반기 시작한 이 사업에서는 기초의학 검사 60개 항목과 골밀도 측정 등 13개 항목을 진단하고 운동처방 및 상담으로 자신의 체력에 맞는 처방을 통해 건강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활동에 활기를 불어넣도록 이끌고 있다. 전 주민의 비만도를 잰 뒤 동아리 결성과 전문가 강좌,걷기대회 개최 등을 통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도록 돕는 ‘비만탈출,1080’ 프로그램과 내년까지 1∼2개월 유아 가운데 45% 이상 실적을 목표로 한 모유수유 운동도 눈길을 모으는 프로그램이다. 권 소장은 “일과성을 띠기 쉬운 집단별 사업에서 벗어나,사회특성과 맞물렸으면서도 개별단위인 프로그램을 통해 각 개인에 맞는 다방면의 처방을 내려 사회 전체를 밝게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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