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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그러지지 않는 ‘성난 佛心’

    31일 전국 전국의 사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정부의 종교편향 항의 법회에서는 스님과 불교신도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사찰에서는 목탁소리보다는 종교편향에 항의하는 피켓과 구호소리가 나왔다. 낮 12시30분부터 조계사 경내에서는 스님과 신도들은 ‘종교차별 금지 입법’,‘이명박 정부 참회’ 등 구호가 적힌 피켓을 흔들며 구호를 외쳤다. 조계사를 찾은 신도 신장옥(72·여)씨는 “범불교도대회 이후 정부가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는 것은 결국 2000만 불자를 버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면서 “무시도 이런 무시는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계사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은 법회에서 “요즘 사회는 서로 종교가 안 맞으면 (일꾼들이 서로) 품앗이도 안한다는데 이는 불행한 일”이라면서 “사회 구성원은 종교가 다르더라도 서로 존중해야 하며, 하나가 될 때 국가도 힘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스님은 “힘 있을 때 힘을 함부로 쓰지 말아야 하고, 힘 있는 사람은 힘 없는 사람을 도와야 하는 것이 바로 자비정신”이라고 지적했다. 지관 스님은 이명박 대통령이나 현 정부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종교 편향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며 정부에 일침을 가했다. 서울 삼성동 봉은사 주지인 명진 스님은 이날 오전 11시 2500여명의 스님과 신도가 참석한 가운데 법회를 열고 “부처님의 법을 무시하거나 능멸한다면 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30일 낮 12시40분쯤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안에서 강원도 오대산 상원사의 전 주지인 삼보(60) 스님이 흉기로 자해했다. 삼보 스님은 준비해 온 A4 용지에 ‘이명박 정권은 불교 탄압 중단하라.’고 혈서를 쓴 다음 흉기로 배를 세 번 자해하고 쓰러졌다. 점심을 마치고 돌아오던 조계사 종무원들과 신도에 의해 발견돼 곧바로 119 대원에게 응급 치료를 받고 경기도 일산 동국대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종에 따르면 삼보 스님은 강원도 삼척 기원정사에서 지내왔으며 이날 상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조계사 재무국장인 도문 스님은 “혹여나 스님들이 할복이나 손가락을 태워 부처님께 바치는 소지(燒指)공양을 할까 내부적으로 많이 걱정했는데 결국 우려가 현실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조계사의 한 스님은 “정부의 종교편향이 계속된다면 스님들의 할복 등 돌발 행동들이 재발될 수 있다.”면서 “종단 내부적으로 소지공양이나 할복과 같은 행동을 자제하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스님들이 현 정부에 대해 너무 크게 분노하고 있어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불교인권위원회 위원장 진관 스님도 “제2의 삼보스님이 생기지 않도록 이명박 정부는 종교 차별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현장 행정] 양천, 여성 행복지수 높이기

    [현장 행정] 양천, 여성 행복지수 높이기

    서울 자치구 최초의 ‘여성복지과’, 여성발전기금 적립 ‘1위’ 등 여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 양천구가 ‘여성이 행복한 도시 만들기’ 프로젝트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양천구는 여성의 행복지수를 끌어올리기 위한 5개 분야 83개 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수립, 시행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여기엔 여성이 겪는 일상적 불편과 불안을 없애고, 여성의 관점과 경험을 구정 전반에 반영하고자 하는 추재엽 구청장의 강한 의지가 녹아 있다. 추 구청장은 “21세기 사회 원동력은 ‘여성’의 잠재력에 숨어 있다.”면서 “구는 다양한 정책을 통해 여성들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여성 자치구’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여성의 행복지수를 100으로 양천구는 일찍이 ‘여행(女幸·여성행복)´에 눈을 떴다.2003년 25개 자치구 중 처음으로 ‘여성복지과’를 만들어 전문적인 여성복지정책을 펼쳤다. 또 1997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한 여성발전기금도 16억원을 적립했다. 이 기금에서 나오는 이자 수입은 전부 여성단체에 지원된다. 올해도 22개 여성단체에 7000여만원이 지원되는 등 다른 자치구보다 한 단계 높은 여성정책을 펼쳤다. 이번 ‘여성이 행복한 도시 만들기’ 프로젝트를 위해 5개분야 83개 사업을 준비했다. 먼저 모든 공영주차장의 20%를 여성전용 주차구역으로 운영 중이다. 여성주차구역은 신월1동 구립주차장 외 5곳으로 공영주차장을 우선 지정했으며 모두 109면에 이른다. 구는 앞으로 새로 건설되는 주차장에는 여성주차구역을 미리 확보하도록 제도를 정비해 나가는 한편, 민간주차장에도 자율적인 참여를 적극 유도하는 등 여성 우선 주차구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여성의 행복 체감지수를 높이기 위해 18개동 모든 주민센터에 모유수유실을 설치·운영하는 것뿐 아니라 자치구 중 유일하게 정책평가 투어단을 구성, 현장 확인을 통해 여성 불편사항을 해결해 나가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치구 유일 정책평가 투어단 운영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의 여성정책인 여성의 권익증진, 사회참여 등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성이 일상적 삶에서 겪는 불편과 불안을 해소하는 여성 친화적인 사회·문화·환경을 구축하는 데 있다. 대표적으로 ▲여성들이 보행 중 보도블록 사이로 하이힐이 끼여서 낭패 보는 일이 없도록 노후 보도블록 교체와 하수 맨홀 구멍 없애기 ▲지하도와 우범지대 가로등 조도 높이기 등 아기자기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임성화 여성정책팀장은 “여성의 무한한 잠재력을 이끌어내 활력있고 따뜻한 도시로 만들겠다.”면서 “앞으로 여성뿐만 아니라 아동, 청소년, 노인 등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사업을 확대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美 독도 표기 복원] ‘독도 복원’ 피말리는 외교전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윤설영기자|미국 지명위원회(BGN)의 독도 영유권 표기를 원점으로 되돌려놓기까지 일주일 동안 피말리는 외교전이 펼쳐졌다. 지난 25일 BGN이 해외지명웹사이트의 독도 영유권을 한국·공해에서 새로운 코드인 ‘주권 미지정 지역(UU)’으로 바꾼 사실을 주미대사관은 다음날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 이태식 대사는 27일 사과하고 이를 되돌리기 위한 외교전에 돌입했다. 이 대사는 28일 오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제임스 제프리 부보좌관과 네그로폰테 국무부 부장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를 잇따라 만나 유감을 표시하며 원상회복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 대사는 특히 제프리 부보좌관에게 “수십년 동안 같이 산 아내를 다른 남자가 갑자기 자기 첩이라고 우긴다면 용납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이렇게 민감한 한·일간 문제를 왜 미국이 떠안으려 나서느냐.”고 설득했다. 이 대사는 독도와 비슷한 상황인 센카쿠열도는 표기를 그대로 둔 채 독도만 바꾼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을 집요하게 제기했다.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그렇지 않아도 쇠고기 문제로 한국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독도 문제를 건드린 것은 시기상으로도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사의 설명을 들은 제프리 부보좌관은 공감을 표시한 뒤 “부시 대통령에게 그대로 보고하겠다.”고 약속했다. 네그로폰테 부장관 역시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어떤 조치가 가능한지 파악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청와대 외교안보팀도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 관계자에 여러차례 전화를 걸었고, 지리학자 2명을 급파하는 등 동시다발적인 설득작업에 나섰다. 특히 세계지리학회 사무총장인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도 미국으로 달려가 지인들을 통해 원상복귀를 요청했다고 한다. 때마침 워싱턴을 방문한 한·미의원외교협의회의 박진·김효석·김부겸·황진하·류근찬 의원 등도 30일 메릴랜드주에 있는 BGN을 직접 찾아갔다. 분수령이 된 것은 29일 낮 12시30분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연내 비준을 위한 정부·민간의 첫번째 합동 대책회의. 이 대사는 회의장에 들른 부시 대통령을 의전상 결례를 무릅쓰고 따라 나가 직접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리적인 문제지요. 잘 알고 있다.”면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문제를 검토하라고 지시했으니 국무부와 잘 협의하라.”고 말했다. 오후 1시 부시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태국 언론과의 공동회견에서 원상회복 결정을 처음 공개했다. 부시 대통령의 지시는 잠시 뒤 제프리 부보좌관을 통해 이 대사에게 통보됐다.BGN은 오후 5시쯤 웹사이트의 독도 표기를 일주일 전 상태로 되돌려놓음으로써 ‘사태’는 일단락됐다. kmkim@seoul.co.kr
  • 금융공기업 민영화 ‘속도 조절’

    정부가 금융공기업 민영화 일정에 ‘속도 조절’을 내걸었다. 경기침체로 중소기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들을 지원하는 금융공기업을 지나치게 흔들거나 동시다발적인 민영화 추진으로 헐값 매각 논란에 휩싸이는 것을 피하겠다는 포석이다. 그러나 세계 증시 침체로 투자선이 명확치 않은 데다 현 정권 임기내 완전히 민영화를 마무리짓겠다는 방침은 굽히지 않아 귀추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는 28일 국회 공기업대책특별위원회에 낸 ‘금융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 방향’을 통해 정책금융 부문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민영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 민영화 방안은 산업은행 민영화로 설립될 한국개발펀드(KDF)가 중소기업 지원 등 정책금융 분야에서 안착한 것이 확인되는 2010년 이후에나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KDF는 단계적으로 얻게 되는 산은 민영화 대금을 바탕으로 2010년쯤부터 중소기업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때문이다. 또 산은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증권·대우조선해양·현대건설·하이닉스·현대종합상사 등 9개사의 지분은 KDF 출범 전까지 제값을 받고 팔지 못하면 KDF로 넘겨 국가가 매각하도록 했다. 한국전력·도로공사 같은 공기업 지분은 아예 매각 대상에서 제외돼 KDF로 넘어간다. 금융위는 산은 민영화를 2012년까지 끝내기 위해 관련 법률 제·개정안을 9월쯤 국회에 낼 방침이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콘텐츠 생산자 창의력 먼저 키워야”

    “콘텐츠 생산자 창의력 먼저 키워야”

    방송산업구조 개편의 밑그림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한 주 동안만 해도 정부의 방송산업 정책 추진 방향을 읽을 수 있는 ‘메시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골자는 ‘미디어산업 분야 자본 진입규제 완화’와 ‘대형 미디어그룹 탄생 유도를 통한 경쟁력 강화’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현 정부가 표방해온 미디어정책의 청사진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나,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언론 전문가들은 후한 점수를 주지 않는 분위기다. 방송산업구조 개편의 일차 타깃은 지상파방송 위주의 방송 구도를 깨는 데 있다. 지상파방송에도 대기업 자본이 진출해야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시각이다. 이를 위해 방송통신위원회는 23일 자산규모 10조원 미만 대기업의 지상파방송 진출을 가능케 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지금까지는 자산규모 3조원 미만 대기업만 지상파방송에 진출할 수 있었다. 자산규모 3조원 이상 대기업 58개 가운데 10조원 미만인 대기업은 동부, 대림, 현대 등 35개에 이른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4일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상파 3사의 독과점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문화부는 같은 날 ‘방송영상산업 진흥 5개년계획’에서 월트디즈니와 뉴스코퍼레이션 같은 글로벌 복합 미디어그룹 육성 계획을 공개했다. 방통위와의 협의를 전제로 미디어 소유·겸영제한 및 대기업 투자제한 완화 등 정책 지원방침도 밝혔다.25일엔 언론재단이 대행하고 있는 정부와 공기업 광고까지 민간에 개방하겠다고 재단에 통보했다. 문화부는 민영미디어렙 설립으로 대표되는 코바코 민영화 방안과 맥을 같이하는 정책일 뿐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재단측은 박래부 이사장 퇴진 압박용 카드로 해석하고 있다. 정부의 이 같은 방송산업구조 개편 방안들은 지역·종교방송과 신문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매체들의 생존 토대를 흔들고 언론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비판이 제기돼 왔다. 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연주 KBS 사장 해임 공방과 검찰의 MBC PD수첩 수사, 공영방송 민영화 문제와 얽히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평호 단국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케이블TV와 IPTV까지 활성화되고 있는 시대에 ‘지상파방송 독과점’을 문제의 핵심으로 보는 게 과연 정확한 판단인지 의문”이라면서 “정부는 문제의 핵심을 잘못 짚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글로벌 미디어그룹이 성공하려면 인구 1억명 이상의 내수시장 기반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사실은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일반화된 이야기”라면서 “거대 미디어그룹이 아닌 콘텐츠 생산자의 창의력을 키우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사승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 콘텐츠 내용과 생산방식에 대한 철학 없이 대기업 자본의 진입규제 완화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까 방송을 시장에 맡기려 한다는 비판에 빌미만 제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디어산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해온 ‘공영방송 발전을 위한 시민연대’의 이창근(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공동대표도 “국제적 수준의 미디어그룹을 만드는 건 필요하다.”면서도 “방송의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대책을 함께 마련하지 않으면 미디어기업의 수익만 늘려주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서구적 근대만 근대화라고?”

    근대성이란 서구에서 나온 개념이다. 계몽주의적 합리성이 자본주의와 결합한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에 생겨났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종교개혁과 과학혁명이 일어난 17세기론을 펴는 학자도 있고, 르네상스와 연관지어 12∼16세기를 제안하는 학자도 있다. 그런가하면 라틴아메리카의 탈식민주의 연구자들은 서구의 근대성이란 아메리카의 ‘발견’ 및 식민지배와 더불어 시작되었다고 본다. 라틴아메리카에서 근대성 논쟁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산물이라고 한다.1980년대 치명적 경제위기의 원인을 좌우 갈등에서 찾던 사람들에게 포스트모더니즘은 이념 대립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처방으로 생각되었다는 것이다. 우파는 거대담론의 종말을 논하는 포스트모더니즘에서 이데올로기 갈등을 종식시킬 희망을 보았고, 좌파는 포스트모더니즘에서 다양성을 끌어안아 마르크스주의의 계급투쟁의 경직성을 완화시켜줄 ‘차이의 정치학’을 발견했다. 하지만 라틴아메리카에서 ‘근대 다운 근대’가 존재하지 않았는데 ‘근대 이후(포스트모더니즘)’를 논할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되었다. 근대가 무엇인지 처음부터 논의해 볼 필요가 대두될 수밖에 없었다. 근대성에 관한 논쟁은 식민시대를 겪었고, 해방 이후에는 군부독재를 경험하는 등 라틴아메리카와 여러모로 닮아 있는 한국도 피해갈 수 없었다.1990년대 식민지 근대화를 둘러싼 역사학계의 논쟁과 박정희 정권의 발전주의 담론을 근대화와 연결시킬 것인가를 두고 논쟁이 있었고, 서구화가 과연 근대화인가를 두고 지식인들 사이에 진행되었던 논쟁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라틴아메리카의 근대를 말하다’(니콜라 밀러·스티븐 하트 편저,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옮김, 그린비 펴냄)는 근대성이라는 개념을 통하여 서구중심주의에서 벗어나고자하는 지식인들의 논쟁을 담고 있다. 2005년 2월 런던의 아메리카연구소에서는 ‘라틴아메리카의 근대가 언제부터 였는가’라는 주제로 인류학, 역사학, 지리학은 물론 문학, 영화, 문화비평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인들이 참여한 워크숍이 열렸는데, 당시 모임의 성과를 담은 것이 이 책이다. 참가자들은 서구에서 만들어진 근대성 담론을 비판하면서, 서구에 의해 대상화되어 온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를 성찰하고 다양한 대안적 해석을 제시함으로써, 서구에 의해 이식된 역사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의 일단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브라질 출신으로 영국 맨체스터대학의 대서양비교연구학 교수인 주앙 세자르 데 카스트로 호샤는 동향의 작가 마샤두 지 아시스의 사례로 라틴아메리카의 문화가 서구의 복제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비판한다. 호샤는 라틴아메리카와 같은 ‘주변부’작가는 ‘중심부’인 서구의 서로 다른 역사적 시기로부터 동시다발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데, 그 결과 합리적인 연대순이나 정형화된 해석틀을 성실하게 따라가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마샤두는 바로 역사적 시간이 뒤섞이고 문학적 장르가 뒤섞이는 ‘고의적인 시대착오’ 기법으로 기존의 ‘창조’라는 개념을 허물고 새로운 독창성을 펼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시각은 런던대학 버크백 칼리지 스페인어학과 교수인 윌리엄 로우에게도 이어진다. 그는 마르크스주의 역사발전론이나 자본주의 근대화론자의 역사론이 모두 시간적 순서에 따른다고 비판하고, 페루 문학에서 근대성의 장면을 다룬 작품을 검토하면서 연속성과 순차성을 거부하고 시간성과 공간성을 함께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근대성을 새롭게 바라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가 기획한 라틴아메리카 총서 ‘트랜스라틴’의 첫권이다. 서구 지식만을 중히 여기는 국내 학계의 풍토에서 주변부를 공부한 대가로 저절로 ‘마이너리그’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국내 라틴아메리카 연구자들은 라틴아메리카를 체계적으로 소개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일대 사건’에 해당한다고 기뻐하고 있다.1만 8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참여정부 사정 태풍 오나

    참여정부 시절 장관급 인사로는 처음으로 강무현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뇌물수수혐의로 긴급체포되고 구속영장까지 청구되면서 그동안 변죽만 울렸던 참여정부에 대한 사정 수사가 본격화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검찰은 특히 해운사들이 옛 해수부 공무원들을 포함해 청와대 비서관 출신 인사들에게까지 돈을 건넨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수사 진척에 따라서는 참여정부 당시 고위직 공무원까지 이어지는 비리 게이트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靑·官고위직 연루정황… ‘게이트´로 번질수도 검찰은 해운사 W사가 강 전 장관의 부인이 만든 차명계좌에 수백만원의 돈을 입금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계좌 추적 과정에서 D사 등 다른 해운사에서도 돈이 건너간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업체 계좌 추적과 관계자 소환조사를 통해 옛 해수부 공무원들에 대한 정기적인 떡값 제공 사실까지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해수부의 전신인 항만청 고위 공무원 출신 이모(63·구속)씨가 D사의 부회장을 지내며 옛 해수부 공무원들에 대한 청탁 명목으로 회사 돈 4000여만원을 받아간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확보한 계좌 내역과 진술 등을 통해 로비 대상자들을 추려냈고, 이 중에는 지난 정부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인사들도 포함돼 있었다. ●뇌물 입증 애로·‘정치적 수사´ 지적 부담 검찰은 일단 강 전 장관이 해운사들로부터 받은 돈의 액수가 5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확인되자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수사 범위를 다른 공무원으로까지 확대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뇌물죄 입증이 까다로운 데다가 자칫 정치적인 수사로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다른 공무원들의 경우 해운사들로부터 건네졌을 것으로 보이는 돈이 고작 몇 백만원 정도고 전달자로 지목된 이씨 등이 금품제공 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면서 “뇌물죄 적용을 위해 필요한 입증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게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DJ정권 때 해수부 장관을 지낸 바 있어 이번 수사가 관료계를 비롯한 노 전 대통령 주변을 겨냥한 수사로 읽혀지는 게 검찰로선 껄끄러운 상황이다. ●‘고구마 캐기´식 수사 확대 가능성 하지만 검찰은 지난 5월부터 동시다발적인 공기업 비리 수사에 착수하면서 지위와 비리 정도에 상관없이 고질적인 부패 고리를 끊겠다고 선언한 바 있어 ‘고구마 캐기’식 수사로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요란하게 시작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공기업 길들이기 수사’라는 정치적 오해를 산 검찰이 이번 사건에서 시작은 몇 백만원에 불과했지만 관행적 비리를 끊는 ‘검찰다운 수사’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추이가 주목된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北 “朴씨 이동 3㎞ 2㎞” 피격위치 짜맞추기?

    北 “朴씨 이동 3㎞ 2㎞” 피격위치 짜맞추기?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사건과 관련해 북측이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을 통해 추가설명을 전해 왔으나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오히려 북측과 현대아산 모두 ‘잦은 말바꾸기’로 의혹만 더 증폭되고 있다. ●北 “총 맞은곳 펜스앞 200m→300m지점” 가장 큰 의문은 고 박왕자씨의 피격 장소이다. 박씨가 철제울타리를 넘자마자 총격 당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어서 그런지 북측은 말을 바꿨다. 박씨가 울타리를 넘어 북한군 초소까지 800m를 접근했다가 제지를 받고 돌아서 500m를 도주하다가 총에 맞았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총을 맞은 장소도 당초 발표와 달리 울타리 넘어 200m가 아닌,300m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숙소에서 나온 박씨의 총 이동거리는 2.2㎞라는 것이다. 윤 사장은 당초 3.3㎞에서 약 1㎞가 줄어든 데 대해 “북측 관계자들과 현대아산 직원들이 눈대중으로 가늠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유일한 현장 증거인 금강산해수욕장 부근 폐쇄회로(CC)TV를 북측이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이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북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CCTV를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朴씨 이동거리·시간 ‘동시다발´ 오차 북측 주장의 신빙성을 결정적으로 떨어뜨리는 대목은 박씨가 남측 숙소인 비치호텔을 나섰다는 시간이다. 현대아산은 당초 새벽 4시30분이라고 했다가 4시25분으로 번복한 뒤 이번에 4시18분으로 더 앞당겼다. 위성위치추적(GPS) 장치를 통해 실측해 보니 CCTV 설정시간이 실제보다 12분50초 빠르더라는 해명이다. 북측도 당초 발표했던 4시50분은 피격시간이 아니라 박씨를 최초 발견한 시간이라고 정정했다. 양측의 동시번복으로 박씨가 호텔에서 나와 총격을 당하기까지의 시간은 당초 발표됐던 ‘20분’에서 최소한 ‘30∼40분’으로 늘어났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박씨가 ‘빠른 걸음’으로 걸었을 경우, 이동거리 등을 둘러싼 의문은 어느 정도 풀리게 된다. 하지만 ‘거리’와 ‘시간’이 우연히 동시에 오차가 났다고 보기에는 작위적 냄새가 짙다는 지적이다. 남측의 논리적 문제제기에 북측과 현대아산이 다시 짜맞췄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포탄·실탄발사 횟수도 ‘왔다갔다´ 경고사격이 있었는지도 핵심의혹이다. 북측은 당초 현대아산을 통해 “공포탄을 1발 쏘고 조준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에는 조준사격을 몇 발 했는지는 언급이 없었다. 그러다 이번에 ‘공포탄 1발과 조준사격 3발’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사체에서 2발의 총격 흔적이 발견됐으니 조준사격 1발은 빗나갔다는 얘기다. 북측 주장대로라면 총 4발의 총소리가 들렸어야 하지만 당시 금강산 해수욕장에 있었던 이인복씨(경북대 사학과 2학년) 등 관광객들은 “두번 들었다.”고 일관되게 증언하고 있다. 이인복씨는 “박씨가 여유있게 천천히 걸었다.”고 증언했으나 북측은 “박씨가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북측의 주장에 신뢰가 가지않는 또 하나의 이유다. 안미현 김효섭기자 hyun@seoul.co.kr
  • 北 “朴씨 이동 3㎞ 2㎞” 피격위치 짜맞추기?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사건과 관련해 북측이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을 통해 추가설명을 전해 왔으나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오히려 북측과 현대아산 모두 ‘잦은 말바꾸기’로 의혹만 더 증폭되고 있다. ●北 “총 맞은곳 펜스앞 200m→300m지점” 가장 큰 의문은 고 박왕자씨의 피격 장소이다. 박씨가 철제울타리를 넘자마자 총격 당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어서 그런지 북측은 말을 바꿨다. 박씨가 울타리를 넘어 북한군 초소까지 800m를 접근했다가 제지를 받고 돌아서 500m를 도주하다가 총에 맞았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총을 맞은 장소도 당초 발표와 달리 울타리 넘어 200m가 아닌,300m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숙소에서 나온 박씨의 총 이동거리는 2.2㎞라는 것이다. 윤 사장은 당초 3.3㎞에서 약 1㎞가 줄어든 데 대해 “북측 관계자들과 현대아산 직원들이 눈대중으로 가늠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유일한 현장 증거인 금강산해수욕장 부근 폐쇄회로(CC)TV를 북측이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이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북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CCTV를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朴씨 이동거리·시간 ‘동시다발´ 오차 북측 주장의 신빙성을 결정적으로 떨어뜨리는 대목은 박씨가 남측 숙소인 비치호텔을 나섰다는 시간이다. 현대아산은 당초 새벽 4시30분이라고 했다가 4시25분으로 번복한 뒤 이번에 4시18분으로 더 앞당겼다. 위성위치추적(GPS) 장치를 통해 실측해 보니 CCTV 설정시간이 실제보다 12분50초 빠르더라는 해명이다. 북측도 당초 발표했던 4시50분은 피격시간이 아니라 박씨를 최초 발견한 시간이라고 정정했다. 양측의 동시번복으로 박씨가 호텔에서 나와 총격을 당하기까지의 시간은 당초 발표됐던 ‘20분’에서 최소한 ‘30∼40분’으로 늘어났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박씨가 ‘빠른 걸음’으로 걸었을 경우, 이동거리 등을 둘러싼 의문은 어느 정도 풀리게 된다. 하지만 ‘거리’와 ‘시간’이 우연히 동시에 오차가 났다고 보기에는 작위적 냄새가 짙다는 지적이다. 남측의 논리적 문제제기에 북측과 현대아산이 다시 짜맞췄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포탄·실탄발사 횟수도 ‘왔다갔다´ 경고사격이 있었는지도 핵심의혹이다. 북측은 당초 현대아산을 통해 “공포탄을 1발 쏘고 조준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에는 조준사격을 몇 발 했는지는 언급이 없었다. 그러다 이번에 ‘공포탄 1발과 조준사격 3발’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사체에서 2발의 총격 흔적이 발견됐으니 조준사격 1발은 빗나갔다는 얘기다. 북측 주장대로라면 총 4발의 총소리가 들렸어야 하지만 당시 금강산 해수욕장에 있었던 이인복씨(경북대 사학과 2학년) 등 관광객들은 “두번 들었다.”고 일관되게 증언하고 있다. 이인복씨는 “박씨가 여유있게 천천히 걸었다.”고 증언했으나 북측은 “박씨가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북측의 주장에 신뢰가 가지않는 또 하나의 이유다. 글 / 서울신문 안미현 · 김효섭기자 hyun@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글로벌 시대]매력있는 ‘관광 서울’ 만들기/ 최영민 숙명여대 문화관광학부 교수

    [글로벌 시대]매력있는 ‘관광 서울’ 만들기/ 최영민 숙명여대 문화관광학부 교수

    세계화 속에서의 문화·관광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경제·사회·문화 등 국가 전반에 걸친 산업적 파급효과가 매우 긍정적이기 때문에 많은 나라에서 관광산업을 국가발전을 위한 신(新)동력산업으로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관광시장은 과거의 자연발생적 구조에서 치열한 경쟁구조로 급변했으며 이제는 경쟁에서 남는 국가만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냉엄한 현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서울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관광의 중심지이다. 외래관광객의 80%가 서울을 경유하고 있다는 통계적 사실만으로도 서울 관광환경의 호조건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이러한 여건은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결과이기보다는 타의적 환경이 전해준 어부지리일 뿐이며, 더욱이 수혜자인 서울이 과연 이러한 대단한 혜택을 누릴 만한 수용력이 있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된다. 이런 시점에서 민선 4기 서울지방정부가 주안점을 둔 시책이 문화·관광산업 육성이라는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변화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수도라는 이유 하나로 무한한 혜택을 누리던 수동적 서울이 능동적 자세로 변화하며 관광산업 발전에 적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1000만의 거대한 문화도시 서울이 2010년까지 1200만명 관광객 시대를 열겠다는 정책목표를 설정하고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행정구조가 과감하게 바뀌고 관광관련 인프라가 재편되고 있으며 더욱이 행정구성원들의 자세가 변화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다. 서울이 문화·관광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금의 초기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서울에 대한 관광지 이미지를 일거에 정립하여 가시적 결과를 얻기보다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온돌방에 온기가 전해지듯이 천천히 달아오르도록 만들어가는 것이 옳을 듯싶다. 현재의 문제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단계적 노력을 바탕으로 관광과 관련된 법·제도, 숙박, 외식, 서비스마인드, 관광자원, 교통, 마케팅·홍보 등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동시다발적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행정의 일관성과 전문성 확보는 전제조건이다. 책임자가 바뀐다고 정책이 변한다면 시민의 부담과 혼란은 누가 책임지겠는가? 조급한 마음을 잠시 접고 서울관광의 희망을 단·중·장기로 나누어 계획을 추진하도록 하자.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각종 관광객 유치사업의 단기 결과에 희희비비하지 말자. 서울을 매력 있는 도시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장기적 목표를 갖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펼치며 노하우를 축척한다면, 서울관광 활성화를 위한 민선 4기의 정책이 5기 또는 6기에서 비로소 분명한 결실을 볼 수 있음을 확신한다. 하지만 제도적 지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관광을 바라보는 시민의 열린 마음이다. 인내를 갖고 결과를 지켜보며, 개인 또는 집단이기주의적 사고보다는 모두와 함께 미래를 열고자 하는 시민의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여가·관광 관련 인프라가 확충되고 관광도시로서 보다 쾌적한 환경이 조성되어 시민과 1200만명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의 도시 서울을 상상해 보라! 서울이 문화도시로서 관광산업과 연계되어 세계 일류 도시로 거듭난다면 실질적 수혜자는 바로 우리 시민이다. 그러나 관광객 1200만이라는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시행착오의 계절 변화를 겪어야 하고, 이 모진 세월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뿌리 깊은 시민의식과 싱싱한 정책·행정이 필수적임을 잊지 말자. 서울이 세계문화 교류의 중심지인 동시에, 신명나고 풍요로운 관광도시로 탈바꿈되기를 기대한다. 최영민 숙명여대 문화관광학부 교수
  • 용산구 넷째주 水 ‘모기박멸의 날’

    1970년대 ‘쥐잡기 날’을 연상케 하는 ‘모기 박멸의 날’이 용산구에서 운영된다. 2일 용산구에 따르면 구는 매월 넷째주 수요일을 ‘모기 박멸의 날’로 지정해 골목길과 하수구, 아파트 지하실 등 모기 발생지에 대한 집중 방역소독을 실시한다. 모기 박멸의 날엔 보건소 방역요원과 각 동의 자율방역봉사대원 등 70여명이 동별로 흩어져 동시다발적으로 모기 퇴치에 나선다. 인체 유해성 논란을 빚어온 연막소독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환경오염 피해가 적은 연무·분무소독을 실시한다. 일제 소독은 오는 9월까지 실시되며, 구는 서울시가 펼치는 ‘클린데이’와 연계해 방역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모기 퇴치를 위해서는 서식지에 대한 일제 소독만큼 효율적인 방법이 없다.”면서 “모기 박멸의 날에 맞춰 가정에서도 하수구나 지하실, 웅덩이 등에 집중 방제작업을 벌인다면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가 발생할 경우 추가로 날짜를 지정할 계획이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공기업 수장 무더기 재공모

    주요 공기업 수장(首長) 공모가 ‘인물난’과 ‘오락가락 원칙’으로 무더기 재공모 사태로 치닫고 있다. 특히 전력·가스·석유·수출보험 등 규모가 큰 지식경제부 산하 5대 공사는 모두 재공모하는 게 확실시된다. 코트라는 이미 재공모로 사장을 선임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경영 공백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0일 기획재정부와 지경부 등에 따르면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전날 인사소위원회를 열어 16개 공공기관 임원추천위원회가 복수 추천한 경영진 후보들을 심사했다. 심사 결과, 한전 사장과 석유공사 감사에 대해서는 재공모를 하기로 했다. 공공기관운영위는 한전의 경우 공모 활성화 대상 기관임에도 내부 출신들만 추천된 점을, 석유공사 감사는 응모자가 4명에 그친 점을 문제 삼았다. 석유공사 사장은 자체 임원추천위가 “추천할 만한 사람이 없다.”며 일찌감치 재공모를 확정했다. 국내 최대 공기업으로 초미의 관심사였던 한전은 애초부터 재공모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최종 5배수에 든 이원걸 전 사장과 곽진업 전 감사는 “직전에 몸담았던 곳에서 새로 임기를 시작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정권의 ‘기류’를 넘지 못했다.이같은 방침은 공모 전에 감지돼 ‘무리한 도전’이라는관측이 대두됐었다. 나머지 3명은 상대적으로 중량감이 떨어진다. 수보와 가스공사는 아직 재공모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재공모가 거의 확실시된다. 수보 임원추천위는 “3명의 사장 후보를 추천하기는 하지만 수보의 장기 발전에 도움이 안될 것 같아 재공모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단서를 달았다.L후보는 고희를 앞둔 나이가,K후보는 자질이, 또 다른 L후보는 전문성이 각각 약점으로 지적됐다. 한 관계자는 “조직의 장기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인물을 어떻게 뽑을 수 있겠느냐.”며 재공모를 시사했다. 같은 이유로 재공모에 들어간 코트라는 이번에 신임사장을 배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재공모 속출의 근본 원인은 ‘인물난’에 있다. 공모에 관여한 한 당국자는 “여러 공기업 경영진을 동시다발적으로 공모하다보니 함량이 떨어지는 인사들이 몰려든 반면 능력있는 인재들은 ‘내정자’를 놔두고 들러리 설 것을 우려, 지원하지 않는 문제점이 노출됐다.”고 털어놓았다. 정부의 오락가락 원칙도 한 이유다. 정부는 “직전 사장들도 공모에 도전할 수 있다.”고 했지만 막판에 이 방침은 뒤집혔다. 과연 이같은 잣대가 합리적이냐는 비판도 적지 않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경제학자들 ‘MB노믹스’에 쓴소리

    경제학자들 ‘MB노믹스’에 쓴소리

    국내 경제학자들이 국민과의 소통에 실패해 추진 동력을 잃은 ‘MB노믹스(이명박 경제철학)’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13일 서울대에서 한국국제경제학회 주최‘MB정부의 대외경제정책:평가와 전망’ 정책토론회에서였다. 고환율 정책, 쇠고기 개방 등 새 정부 경제정책의 강도높은 대응책을 주문했다. ■ “美선 신자유주의 타당성 잃어” 조순 “FTA에 너무 매달려”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를 지낸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는 ‘글로벌 경제와 미국경제’라는 기조강연을 통해 새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정책 기조에 대해 일갈했다. 조 명예교수는 공기업 민영화, 교육 자율화 등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정책과 관련,“미국에서도 신자유주의는 이미 정책으로서의 타당성을 잃었다.”며 미국경제가 한국의 모델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한국이 새삼 신자유주의, 금융자본주의의 모델을 그대로 들여올 경우 한국경제는 그 하중에 눌려 견디지 못할 것이고 사회는 끊임없는 내부파열에 시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은 금융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미국을 모방하면 선진국이 되는 줄 알고 있다.”면서 “한국이 선진국이 되려면 인적·물적·제도적 인프라 등 갖춰야 할 기본을 먼저 닦고 국민 생활이 도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나라가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자유무역협정(FTA)에 매달리고 있다.”면서 “한국정부가 추진하는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과의 FTA가 모두 타결되면 엄청난 부자유(不自由)에 묶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고환율정책은 물가에 치명적” 최창규 “고금리 대응책 필요” 최창규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정책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정부의 고환율 정책을 비판했다. 최 교수는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물가상승)상황에서 무리한 고환율 정책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치명적이고 내수회복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물가가 환율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의도적으로 환율을 올리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급격한 원화절하 정책은 물가 상승 뿐 아니라 내수 위축과 그에 따른 고용 악화 효과도 가져온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소규모 개방경제하에서 물가안정목표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환율의 자유로운 변동을 허용하는 것이 옳다.”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 경우 오히려 고금리정책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쇠고기 파문은 투명성 부족 탓” 이경태 “추진 배경에 의구심”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성난 민심’은 정부가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해 발생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경태 국제무역연구원 원장은 “우리나라가 동시다발적 FTA을 추진해 긍정적 효과를 얻었지만 외형적 팽창에 치중하면서 절차적 투명성, 여론 수렴 등에 소홀해 치르지 않아도 될 비용을 지불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미 FTA의 경우 공개적 논의 없이 갑자기 협상 개시를 발표해 국민들에게 추진 배경에 대한 의구심을 심어줬고 심각한 국론 분열을 초래했다.”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둘러싼 여론의 반대도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佛·獨·뉴질랜드 韓人들도 ‘촛불’

    |파리 이종수특파원·서울 박창규기자|“한국 촛불들 힘내세요.” 프랑스, 독일, 뉴질랜드의 교민과 유학생들이 1일(이하 현지시간) 동시다발적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 시위를 벌였다. 프랑스 교민·유학생 100여명은 이날 오후 5시 파리 에펠탑 맞은 편 트로카데로 인권광장에서 ‘한국의 촛불들을 지지하는 재불한인들의 모임’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광우병 쇠고기 먹고 의료 민영화로 죽거든 대운하에 뿌려다오’‘2MB OUT’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과 촛불을 들고 고시 철회와 폭력진압 중단 등을 촉구했다. 문경훈(37·파리7대)씨는 “인터넷으로 한국 촛불시위 상황을 매일 보고 있는데 강경 진압으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기영인(32·파리 4대)씨는 “이번 촛불시위가 퇴행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각성의 소리라는 점을 한국 정부가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 베를린의 브라이트샤이트 광장에서도 유학생과 교민 80여명이 모여 촛불시위를 벌였다. 참석자들은 ‘미친 소 수입 반대’ 등의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면서 한국의 촛불시위 상황을 알리는 전단을 독일인들에게 나눠 줬다. 이날 시위는 독일 한인 인터넷 신문인 ‘베를린 리포트’를 통해 이뤄졌다.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들도 많았으며, 독일인 친구와 동행한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뉴질랜드 교민과 유학생 등 200여명은 오후 5시 오클랜드 시내 아오테아 광장에서 집회를 가졌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도 2시간 동안 참석자들 대다수가 자리를 뜨지 않아 교포사회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미국과 영국의 교포 주부들은 온라인상에서 쇠고기 수입반대 운동을 벌여 눈길을 끌고 있다. 재영 교포들은 지난달 27일 ‘광우병 반대 리본’을 들고 있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vielee@seoul.co.kr
  • 산업단지 분양가 최대40% ↓

    산업단지 분양가 최대40% ↓

    경제자유구역내 사업 승인기간이 지금의 절반으로 단축된다. 구역내 외국인 학교의 내국인 문호도 확대된다. 외국인 투자기업의 세금 감면기간은 최장 7년으로 늘어난다. 산업단지 분양가격은 20∼40% 싸게 공급된다. 국유지 일부는 임대전용 산업단지로 개발된다. 정부는 23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제3차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경제자유구역 활성화 방안을 확정했다. 지식경제부와 국토해양부는 “방안별로 관련 법을 고쳐 이르면 연내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규제를 풀고 인센티브를 늘린 것이 특징이다. 우선 최장 1년 걸리던 경제자유구역내 사업승인 기간을 3∼5개월로 단축하기로 했다. 하급기관에서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하던 심의를 동시다발 형태로 바꿔 시간 낭비를 줄인다는 구상이다. 경제자유구역내 외국인 학교의 내국인 학생 비율 상한선(2%)도 없앴다. 해외에서 5년만 살다 왔으면 비율 제한 없이 내국인도 외국인 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했다. 경제자유구역내 외국인 투자기업에는 세제 혜택을 늘렸다. 법인세와 소득세를 소득발생 후 5년까지는 전액, 이후 2년까지는 절반 감면해준다. 지금은 3년간 100%,2년간 50%다. 경제자유구역 바깥의 개별 외국인 투자 기업에는 7년 감면 혜택을 주고, 정작 경제자유구역내 기업에는 5년만 주는 ‘기현상’을 바로잡은 조치다. 류찬희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검찰, 공기업 수사 본격화

    공기업의 방만 경영에 대한 전면 사정(司正)을 선언한 검찰이 14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와 한국자산관리공사를 전격 압수수색하는 등 동시다발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봉욱)는 이날 증권선물거래소 부산 본사와 서울 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독점수수료 등으로 매년 5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내면서도 공기업으로 지정되지 않은 거래소의 전·현직 경영진이 과다한 인건비 지출과 방만한 자산운용으로 거래소의 이익을 감소시킨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거래소 임원들이 골프접대비로 10억 5000만원을 지출한 부분도 확인 조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우병우)는 이날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한국자산관리공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2005년 6월 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무담보채권의 채무조정 과정에서 일부 비리 혐의가 포착된 김모 부장을 체포하고, 담당직원을 임의동행해 조사했다. 한편 산업은행의 특혜 대출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김광준)는 2002년 4월 그랜드백화점이 발행한 사모사채 1867억원어치를 인수하는 업무를 담당한 최 모 전 산업은행 팀장이 같은 시기 그랜드백화점 주식 28억원어치를 인수한 사실을 확인하고 자금의 출처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날 김만진 그랜드백화점 대표이사를 소환 조사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산불 3년연속 감소

    산불 발생건수와 피해면적이 3년째 감소하고 있다. 올들어 가뭄일수가 증가하는 등 악조건 속에서 나온 결과여서 주목된다. 산림청은 산불 진화체계 구축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데다 산불예방에 대한 국민의식 수준이 향상돼 이같은 결과를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4일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발생한 산불은 269건에 피해면적이 168㏊로 집계됐다.2006년 332건(228㏊), 지난해 371건(215.2㏊)에 이어 3년 연속 피해가 감소한 것이다. 특히 올해는 가뭄일수가 75일로 산불 발생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30㏊ 이상 대형 산불도 올 봄에 발생하지 않았다.2006년에 이어 두번째다.1일 동시다발 산불도 14건으로 지난해 21건(4월29일) 및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2002년 63건(4월5일)에 크게 못미쳤다. 산림청은 동시발생 산불 대응능력을 20건으로 추산하고 있다. 산림청은 이같은 결과가 정부와 지자체의 산불진화 능력이 3년간 크게 향상된 데 힘입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산림청은 진화헬기를 48대(4대는 초대형) 배치했고, 지자체도 42대를 임차해 투입했다. 산불위험예보시스템에 의해 항공관리소 8곳 외에 예산과 삼척, 울진 등 16개 지역에 헬기를 전진 배치해 조기 진화에 집중했다. 이에 따라 헬기 진화율이 역대 최고인 80%로 높아졌고, 진화시간도 87분으로 10년 평균(119분) 대비 32분 단축됐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68혁명 40돌] (2) 혁명은 살아있다-佛 대표적 68세대 이냐시오 라모네 교수 인터뷰

    [68혁명 40돌] (2) 혁명은 살아있다-佛 대표적 68세대 이냐시오 라모네 교수 인터뷰

    |파리 이종수특파원|“모든 종류의 권위주의와 싸웠던 68혁명의 정신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그런데 현대인들이 30주년이니 40주년 하면서 68혁명을 자꾸 ‘의례화’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프랑스의 대표적 앙가주망(현실 참여) 지식인으로 불리는 이냐시오 라모네(65) 파리7대 교수는 68혁명 40돌을 맞이한 심정이 약간 착잡한 듯했다.2일(현지시간) 파리 13구 ‘비판적 저널리즘의 상징’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건물에서 만난 그는 68혁명의 ‘계승’을 거듭 강조했다. 그래서인지 혁명 주역들의 ‘변신’을 뼈아프게 꼬집었다.“당시 학생운동 리더였던 다니엘 콘-벤디트가 녹색당의 일원으로 유럽의회에 진출한 것은 흥미로웠다. 그러나 정작 그가 한 일은 무엇인가. 현재의 그는 정치적 부르주아에 불과하다.” 68혁명 당시 마오쩌둥(毛澤東)주의자로서 비판의 칼을 빼들었던 철학자 앙들레 글뤽스만에 대한 평가는 더 혹독했다.“그는 아예 신보수주의로 돌아섰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지지하더니 지난해에는 사르코지를 공식 지지했다. 그의 모습에서 타락·부패를 연상했다. 깨끗하지 못한 ‘늙음의 형태’라고나 할까.” 인터뷰 도중 그의 휴대전화가 끊임없이 울렸다.1997년부터 10여년간 맡았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주간직을 지난 3월에 그만뒀지만 여전히 분주했다. 프랑스의 대표적 68세대로서 68혁명의 정신을 가장 잘 실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그에게 68혁명의 본질과 현대적 의미를 물어보았다. 그는 차분한 어조(이제껏 인터뷰 한 인사 가운데 가장 듣기 쉬운 프랑스어였다는 느낌이었다)로 68혁명의 어제와 오늘을 정리해줬다.“68혁명은 20세기에 가장 중요한 사건이었다. 정치적 혁명이라기보다는 ‘삶을 변화시키자.’는 문화 혁명이었다. 칼 마르크스는 ‘세계를 변혁시키자.’고 했지만 68세대는 ‘삶을 바꾸자.’고 거리로 나섰던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현대 서양사가 68혁명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어 68혁명의 현대적 계승에 대해서는 “여전히 할 일이 많다. 특히 세계화라는 거센 물결과의 싸움은 매우 중요하다. 각국의 경제 주권을 훼손시키는 국제 자본의 거대한 야망과 싸우는 것은 68혁명과 맥이 닿는다.” 그는 1990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와 인연을 맺은 뒤 세계화를 비판하는 날카로운 기고문을 남겼다. 또 세계화에 반대하는 시민운동단체 ATTAC(Association for a Taxation of financial Transactions in Assistance to the Citizens)를 세워 세계화와 싸우고 있다.ATTAC는 지난해 5월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위험등급을 결정하는 국제수역사무국(OIE) 총회장 앞에 항의 시위를 하러 왔던 한국 농민단체와 함께 지지 시위를 했다. 이어 68혁명의 현재적 의미와 관련, 최근 벌어지고 있는 고교생들의 시위를 주목했다.“교원 정원 감축에 항의하는 고교생들의 시위는 겉으로 보면 교사들의 권익을 옹호하는 것 같지만 실제는 일방적으로 감원안을 밀어붙이는 정부 입장에 반발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68혁명의 정신을 이어받은 움직임이다.”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지방 도시 보르도에서 공부하고 있어서 파리 시위 현장에는 없었다. 그러나 당시 프랑스 전역이 혁명의 열기에 휩싸였다. 보르도에서 열린 시위와 정치 논쟁에 참가했는데 ‘새 사회’의 대안으로 마오쩌둥주의, 체게바라주의자 등 다양한 이념들이 분출됐다. 당시 열기는 혁명적 낭만주의에 비유할 수 있다.” 이어 68년 5월혁명의 정점이었던 5월 ‘바리케이드의 밤’에 참여한 많은 친구들의 경험담을 들려줬다.“경찰과의 대치 속에 팽팽한 긴장이 오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시위 현장에 참여한 남녀노소가 모두 하나가 돼 갔다.”고 들려주었다. 화제는 프랑스의 현안으로 넘어갔다. 기자가 지난해 대통령선거 2차 국면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이 “프랑스가 발전하려면 68혁명의 유산을 청산해야 한다.”고 도발적인 주장을 해 거센 논란이 일었다고 환기시켰다. 그러자 라모네 교수는 즉각 냉소적 표정으로 “사르코지 대통령이 68혁명의 유산을 청산하자고 한 것은 자가당착이다.”라고 맞받았다. 구체적 이유를 묻자 “68혁명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이혼 경력이 있고 이민자 출신의 가정에서 태어난 그가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프랑스와 한국 등 최근에 일고 있는 실용주의 ‘열풍’에 대한 우려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을 네차례 방문할 정도로 한국의 시민운동에 관심이 많았다. “한국과 프랑스 대통령이 모두 ‘실용주의’를 주창하고 나섰는데 실용주의가 무엇인가. 돈이 되면 다 한다는 것 아닌가. 연대와 공동체 정신이 훼손될 가능성이 많아 걱정스럽다. 또 한 국가의 경제가 쉽게 개선될 수 있는가. 한 국가의 경제는 국제 경제와 맞물려 있다.” 그 연장선에서 자신이 비판해온 세계화가 첫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동에서 시작한 세계 금융 위기는 결국 세계화의 위기를 의미한다. 또 석유·곡물 가격의 폭등과 환경 파괴 등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맞물려 있어 국제 경제의 사이클이 달라지는 시기에 직면했다. 이와 관련 미국 대통령 선거가 주목된다.” vielee@seoul.co.kr ●이냐시오 라모네는? 프랑스에서 68혁명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대표적 지식인.1943년 스페인 레돈델라에서 출생. 기호학자 롤라 바르트의 제자로 파리 고등사회과학연구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파리7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로 임용됐다.1997년부터 지난 3월까지 국제문제 전문 월간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편집주간으로 활동. 이 신문에 실은 세계화에 대한 날카로운 기고문으로 유명하다. 피델 카스트로 쿠바 전 국가평의회장과 단독 인터뷰를 할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 한국에도 번역 출간된 ‘커뮤니케이션의 횡포’를 비롯 ‘상업의 제물, 커뮤니케이션’‘세계의 새로운 권력과 지배자’‘조용한 프로파간다-대중, 텔레비전, 영화’‘마르코스, 반역의 존엄성’ 등 다수의 책을 펴냈다.
  • 테마파크 중복투자 우려

    테마파크 중복투자 우려

    인천 송도유원지에 미국 파라마운트사의 무비(영상)테마파크 조성사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영종도, 경기도 화성 등에도 유사한 테마파크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중복투자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대우차판매(주)에 따르면 파라마운트 영화사와 합작으로 송도유원지에 올해 안에 놀이시설을 겸한 무비테마파크 조성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에에 앞서 다음달 20일에는 파라마운트사와 라이선스 계약 조인식을 갖게 된다. 내년 9월 열리는 인천세계도시축전에 맞춰 일부 놀이시설을 우선 완공해 임시 개장한다는 구체적 계획까지 잡혀 있다. 경기도도 지난해 11월 미국 유니버설스튜디오 컨소시엄과 화성시 송산그린시티에 영상 중심의 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와 함께 인천공항공사도 지난 14일 영종도 왕산 인근 150만㎡ 부지에 복합레저 및 업무단지를 갖춘 ‘MGM 테마파크’를 건립키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MGM은 파라마운트, 유니버설과 함께 미국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영화제작사여서 이곳 테마파크 역시 영상 중심의 레저단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기도 시흥시도 군자매립지에 테마파크를 건립한다는 방침 아래 현재 사업자들부터 투자의향서(LOI)를 받고 있으나 구체적인 테마파크 성격은 정하지 않은 상태다. 이처럼 테마파크 조성 붐에 대해 기대보다는 중복투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형 테마파크가 수익을 내려면 연간 방문객이 500만명 이상은 돼야 하는데, 인접지역에 3개의 대형 테마파크가 조성되면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는 테마파크 시장이 좁아 일본과 중국 등 외국 고객을 유치하지 않는 한 채산성을 맞추기 힘든 상황이다. 더구나 수도권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지자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테마파크가 조성되면 ‘윈-윈’보다는 제살깎기 경쟁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의 테마파크와 화성의 테마파크는 성격이 유사한 사업”이라며 “면밀한 검토를 통해 국가적 차원의 낭비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문화관광부 등에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흥시 관계자는 “당초 군자매립지에 영상테마파크를 구상했지만 다른 3개 지역에서 영상테마파크를 들고나와 방향을 선회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中 규탄’ 전세계 티베트인 뭉친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티베트 독립 시위를 둘러싸고 다시 지구촌이 긴장하고 있다. 전세계적인 시위가 계획돼 있고 덩달아 티베트 및 칭하이(靑海)성 등 중국 내 티베트인 집거 지역들이 술렁이고 있다.●베이징올림픽 성화 해외봉송 차질 우려 티베트 망명정부 및 관련단체들이 참여한 ‘티베트인 연대 위원회’는 오는 10일부터 사흘 동안 중국 정부의 유혈 탄압에 항의하는 집회와 시위를 전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최키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티베트 등 중국 국내 및 각 지역별로 충돌이 우려된다.1일 시작된 베이징올림픽 성화 해외 봉송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10일은 티베트 시위 유혈사태 발생 한 달째로 이를 계기로 6∼12일 전세계 티베트인들과 지지자들이 참여하는 기도회와 집회를 연다는 것이 티베트 망명정부 측의 계획이다.7일 기도회에는 참석자들의 집단 삭발식도 예정돼 있다. 티베트인 연대 위원회 위원장 펜파 체링은 “평화시위와 요구사항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계획됐다.”며 “인도 뉴델리에서 베이징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가 열리는 17일 평화적 시위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티베트 시위는 위구르족이 모여 사는 신장(新疆)자치구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망명 위구르인 조직인 ‘세계 위구르대표대회’ 대변인 딜사트 라시트는 최근 신장·위구르 자치구 허톈(和田)시에서 1000여명의 위구르족들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의 진압으로 모두 500여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으로서는 이슬람을 신봉하는 위구르족들의 움직임에 더 긴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림픽 개최전이나 개최 기간에 시위·테러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 준 군사조직인 66만명 무장경찰에 동원령을 내렸다고 인민무경보(人民武警報)가 2일 보도했다. 사태 악화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프라납 무케르지 인도 외교장관은 유례 없이 달라이 라마에게 “달라이 라마는 존경받는 손님이며 손님으로 인도에 머무는 동안 인도와 중국간 관계를 해치는 어떤 행위도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까지 내보냈다.●美의회, 부시 올림픽 참석금지 법안 추진 그럼에도 국제사회의 압력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미국 공화당 하원 정책위의장인 타데우스 매코터 의원은 중국의 티베트 시위 무력진압 등을 이유로 조지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관리들의 베이징 올림픽 참석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1일 정식으로 발의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베이징 올림픽 불참 의사를 밝힌 상태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불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아키히토 일왕 등 왕족들도 오는 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산케이신문이 2일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 4월 방일했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통해, 같은 해 1월엔 왕세자 부부를 초청했었다.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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