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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임 해외공관장 ‘셰프 스카우트 전쟁’

    신임 해외공관장 ‘셰프 스카우트 전쟁’

    세계 각 지역의 새 공관장으로 나가는 신임 대사와 총영사 등은 지난 한 달여간 치열한 구인 전쟁을 벌였다. 일명 ‘셰프’(요리사) 전쟁이다. 주재국 정부의 동의(아그레망)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함께 부임하는 ‘관저 요리사’들을 선발하느라 신임 공관장들은 첩보전까지 불사했다. 외교부의 전 세계 공관마다 요리사 1명씩 파견된다. 대사 관저에서의 만찬 행사는 주요 외교 의전이고, 최근 한식 세계화 바람이 불면서 상대국 외빈을 초대한 만찬의 주요리가 한식으로 통일됐다. 이에 따라 공관장들마다 요리사를 구해 모셔 가고 있다. 해외 주재 경력이 많고, 실력이 검증된 요리사들은 여러 대사들로부터 동시다발적으로 ‘스카우트’ 제안을 받는다. 요리 실력과 성품이 출중한 요리사들은 미주 지역이나 유럽 등 인기 공관에 입도선매되기도 한다. 올해 처음으로 공관장이 된 A 대사의 경우 요리사를 구하는 데 적지 않게 애를 먹었다. 5월 초부터 5~6차례 면접을 본 끝에 겨우 적임자를 찾았다. A 대사의 부임지가 치안이 나쁜 위험 지역으로 분류돼 요리사 구하기가 쉽지 않았던 탓이다. 그렇다면 관저 요리사의 선발 과정과 처우는 어떨까. 외교부에는 해외 근무를 원하는 ‘요리사 명단’이 있다. 한식조리사 자격증만 있으면 누구나 산업인력관리공단과 한식세계화재단이 실시하는 면접 및 실기 시험을 거쳐 외교부의 ‘셰프 풀’에 등록할 수 있다. 요리사 200여명이 등록돼 있는 가운데 현재까지 해외 공관에 채용된 국내 요리사는 160명에 이른다. 여성이 122명으로, 남성(38명)의 3.2배다. 최근에는 관저 요리사 직업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상당수 요리사들이 한식뿐 아니라 중식·양식, 제과·제빵 자격증 등을 보유할 정도로 스펙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외교부에 등재된 최연소 요리사는 22살 여성, 최연장자는 올해 만 80세 여성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미혼이고 초임 요리사일수록 미주 및 유럽 지역 공관을, 나이가 많을수록 특수지로 불리는 험지 공관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관저 요리사의 평균 급여는 월 3000달러(약 330만원) 안팎이지만 이른바 특수지 가급으로 분류되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예멘 공관의 경우 월 600달러, 중남미·아프리카 등 특수지 나급은 월 400달러의 위험수당이 별도로 지급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관저 요리사는 가족을 동반할 수 없어 홀로 부임하지만 공관 근무를 계속 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해외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데다 한국을 대표하는 요리사라는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북이 사흘간 쏜 발사체 정체도 몰라서야

    18일부터 20일까지 북한이 쏴 올린 ‘단거리 발사체’는 북한의 의도는 제쳐두고라도 또 다른 심각한 의문점을 남겨 놓았다. 바로 우리의 대응 능력이다. 북한이 사흘간 6차례에 걸쳐 ‘단거리 발사체’를 동해로 쐈건만 한·미 연합전력은 지금껏 이 발사체가 무엇인지 제대로 답하지 못하고 있다. 미사일인지, 아니면 포탄인지, 사거리와 파괴력은 얼마나 되는지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는 당초 18일 오전과 오후 북한이 세 차례 발사했을 때만 해도 단거리 미사일 KN02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다 슬그머니 100㎞ 이상의 사거리를 지닌 신형 300㎜ 방사포일 가능성을 제기하더니 그제부터는 이도저도 아닌 ‘발사체’란 표현을 끄집어냈다. 한·미 양국 군의 정보분석 차이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으나 어찌됐건 지금의 상황은 우리의 안위를 위협하는 북의 발사체는 실체조차 불분명한 반면 우리 군의 대북 정찰능력의 한계는 명확하게 드러났다는 말로 정리될 것이다. 북의 이번 발사체는 발사 준비에 5~10분밖에 걸리지 않고, 비행시간도 수십 초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한·미 정보당국이 영상정보를 미처 확보하지 못했고, 뒤늦게 레이더와 대북 감청장비 등을 활용한 사후 분석에 매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이 현실인 이상 더 걱정되는 것은 우리 군의 대응 능력이다. 우리 군 당국은 지난 2월 북의 3차 핵실험 이후 선제타격 구상을 세우고 북이 핵이나 미사일로 공격할 징후를 보일 경우 30분 안에 탐지에서부터 타격까지 완료하는, 이른바 킬 체인(Kill Chain) 시스템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시스템(KAMD)의 기본틀을 연내에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번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서 보듯 북이 수백개의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해 수시로 장소를 옮겨가며 단거리 미사일과 장거리 방사포를 동시다발적으로 쏴댄다면 이를 선제적으로 제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발사 징후 포착, 발사 장소 파악, 발사된 미사일 요격 등 무엇 하나 제대로 이뤄내기가 어렵다. 답이 따로 있을 수 없다. 대북 정찰능력의 대폭적인 강화가 시급하다. 군은 2021년까지 고해상도 군사용 정찰위성을 전력화하겠다고 밝혔으나 킬 체인 시스템을 사후약방문으로 만들지 않으려면 시기를 당겨야 한다. 10㎞ 상공에서 북한 지역을 감시할 무인 전술비행선 도입도 서둘러야 한다. 군 전력 강화 방안을 다시금 정비하기 바란다.
  • WSJ 1면에 송일국 모델 막걸리 광고

    WSJ 1면에 송일국 모델 막걸리 광고

    미국 유력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1면에 ‘막걸리’ 광고가 실렸다. 21일자에 실린 이 광고는 하얀 한복을 입은 배우 송일국이 막걸리 한 사발을 두 손으로 공손히 권하는 사진에 ‘MAKGEOLLI?’(막걸리)라는 제목을 달았다. 제목 아래에는 ‘막걸리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술이며, 쌀로 만들어져 몸에 좋고 특히 김치와 함께 먹으면 더 맛이 난다. 가까운 코리아타운에서 한번 즐겨보세요’라는 영어 설명이 붙었다. 이 광고는 ‘한국 홍보 전문가’로 나선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기획하고, 송일국이 모델료를 재능기부해 만들었다. 광고 비용은 서 교수와 송씨를 비롯해 국내 네티즌의 모금 운동으로 조성됐다. 일본, 홍콩 등지의 ‘송일국 팬클럽’ 외국인 회원들도 힘을 모았다. 서 교수는 광고 게재 배경에 대해 “외국인들에게 막걸리를 친숙하게 소개하고 한복을 세계에 동시다발적으로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지난해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막걸리 영상광고를 올렸다. 올해 초부터는 MBC TV ‘무한도전’팀과 함께 제작한 비빔밥 영상광고를 세계 주요 도시 메인 전광판에 올리는 ‘비빔밥 월드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檢 “건설사 기초 조사 끝났다” 비자금·정관계 로비 정조준

    검찰이 ‘4대강 사업’ 전반에 대해 총체적으로 수사에 나선 것은 건설·설계업체의 입찰 담합, 비자금 조성, 공공기관 로비 등 그동안 제기된 모든 의혹을 샅샅이 규명해 실체를 밝히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검찰이 표면적으로 내세운 입찰 담합 의혹 규명에만 그치지 않고 수사를 확대할 공산이 커 이명박 정부의 최대 국책 사업이 ‘비리 종합 세트’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16일 “4대강 수사는 갑자기 시작된 게 아니다. 전부터 많은 자료를 축적해 왔고 조사도 상당 부분 이뤄졌다”면서 “동시다발적 수사 시점만 기다려 왔을 뿐”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가 지난해 6월부터 1년 남짓 건설·설계업체들의 입찰 담합 의혹을 수사하면서 4대강 사업 전반에 대한 기초 조사는 끝났다는 의미다. 사전정지 작업을 끝낸 만큼 검찰 수사는 입찰 담합 의혹, 비자금 조성 및 정·관계 로비 의혹 등에 대해 파상공세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형사7부 관계자도 “입찰 담합 의혹 등에 대해 관련 자료를 모두 훑었고 피고발인을 제외한 고발인, 참고인 조사도 완료했다”면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상태에서 인력 부족 문제로 특수1부로 통합하게 됐다”고 전했다. 전·현직 건설사 대표들의 소환도 비교적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대형 건설사뿐 아니라 설계사의 협력업체까지 샅샅이 훑고 있다. ‘원청·하청·재하청’ 과정에서의 공사비 횡령, 비자금 조성 규모를 파헤치겠다는 것이다. 과거 검찰 수사를 통해 건설업계는 공사대금을 부풀려 지급한 다음 차액을 돌려받거나 하청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챙기는 방식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검찰이 설계업체 9곳의 설계 변경 과정을 들여다보는 것도 주목된다. 설계업체는 건설사들의 비자금 조성 창구로 통하는 데다 설계 변경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다는 것은 업계 내에선 공공연한 비밀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일단 건설·설계업체에 대해 형법상 입찰방해 및 건설산업기본법상 입찰 가격 조작 혐의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형법상 입찰방해는 위계의 방법으로 경매 또는 입찰의 공정을 해쳤을 경우를 말하며 건설법 위반은 미리 조작한 가격으로 입찰한 경우에 해당한다”면서 “고발 내용이 이런 혐의에 해당하는지 조사해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이 수사의 ‘실탄’을 충분히 확보한 만큼 향후 수사는 ‘횡령·비자금 조성 규모 파악→출처·용처 파악→정·관계 등 로비 대상 확인’ 수순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朴정부 ‘미니 중수부’ 첫 타깃은 ‘MB 4대강’… 대형 게이트 조짐

    朴정부 ‘미니 중수부’ 첫 타깃은 ‘MB 4대강’… 대형 게이트 조짐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해 온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축소판으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4대강 비리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건설사들의 입찰 담합 의혹이 수사 초점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정·관·재계 비리 등 대형 게이트로 비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첫 국무회의에서 ‘4대강 사업의 철저 점검’을 주문한 점도 검찰 수사가 전 정권에 대한 본격 사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검찰은 15일 현대·GS·SK·포스코건설, 삼성물산 등 건설·설계업체 30여곳을 전격 압수수색하며 4대강 비리 수사의 포문을 열었다. 검찰은 압수물을 분석하는 한편 이르면 다음 주부터 관련자들을 소환할 방침이어서 국정감사 불출석 혐의로 고발됐던 유통 재벌 2세들의 줄소환에 이어 건설사 대표들도 잇따라 소환되는 진풍경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일단 수사 목표를 ‘입찰 담합 의혹’이라고 못 박고 있다. 검찰은 “담합 의혹의 사안이 커 먼저 수사하는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자료가 확보되면 새롭게 수사 착수 여부를 검토할 것이지만 현재는 담합 입증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 내에서조차 ‘대형 게이트’로 번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특수부가 나선 만큼 입찰 담합 의혹 수사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비자금 조성 경위, 출처, 용처 등을 수사하면서 정·재계 연루 등 대형 커넥션을 파헤치는 게 최종 목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찰도 “압수물을 분석하면서 돈의 흐름도 차분히 볼 것이다. 향후 수사 대상이나 사안이 커지면 전담팀을 꾸릴 수도 있다”고 밝혀 수사 과정에서 건설사들의 횡령, 비자금의 출처·용처가 드러나면 정·관·재계 등에 메가톤급 태풍이 몰아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입찰 담합 의혹은 이미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조사를 한 만큼 비자금 수사가 본령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건설업계에서는 공사 대금을 과다하게 책정한 뒤 전액 집행하지 않고 일부를 빼돌리거나 하청에 다시 재하청을 주는 구조를 통해 하청 업체들에 부풀린 공사 대금을 지급하고 현금으로 되돌려받는 방식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현대건설은 4대강 사업을 하며 한강6공구에서만 50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우건설은 칠곡보 공사 과정에서 하도급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아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대검 중수부 1, 2과장이었던 여환섭 특수1부장, 윤대진 특수2부장이 수사를 맡은 점도 심상치 않다. 두 사람은 중수1, 2과장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차관 등 권력 실세들을 줄줄이 구속하는 등 권력 비리 수사에 강점을 보여 왔다. 한 재경지검 관계자는 “중수부 폐지 뒤 중수부 핵심 인사들이 중앙지검 특수부로 그대로 옮겨 왔다”면서 “특수부가 중수부 기능을 대체하게 되는 만큼 향후 4대강 관련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검찰이 30여곳에 이르는 업체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한 점도 이례적이다. 한 검찰 인사는 “그동안 계좌 추적, 자료 분석 등을 통해 담합 의혹 외에 ‘다른 카드’를 확보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4대강 비리’ 건설업체 30여곳 전격 압수수색

    검찰이 이명박 정부의 최대 국책 사업인 ‘4대강 사업’ 비리와 관련해 30여개 업체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전국 최대 화력을 자랑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상황에 따라 ‘전담팀’을 구성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어서 추이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여환섭)는 15일 현대·GS·SK·포스코·대우건설, 삼성물산을 포함한 16개 건설사 및 현대건설과 함께 일했던 도화엔지니어링을 포함한 9개 설계사 등에 검사와 수사관 200여명을 보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펼쳤다. 서울, 인천·경기, 대전, 경북 포항, 전남 나주 등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됐다. 검찰은 컴퓨터 하드디스크, 재무·회계 자료, 4대강 사업 관련 내부 문건 등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현대건설과 관련해 김중겸 전 사장을 피의자로 특정해 수사하고 있어 주목된다. 압수 목록 교부서엔 ‘피의자 김중겸 등에 대한 피의 사건에 관해 압수했다’고 적혀 있다. 검찰 관계자는 “4대강 입찰 담합 혐의 입증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현대건설 전·현직 임원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4대강 1, 2차 공사 과정에서 건설사들의 입찰 담합 의혹 등 6건을 수사하고 있다. 입찰 담합 의혹에 대해서는 중앙지검 형사7부에서 지난해 6월부터 수사해 왔다. 검찰 관계자는 “중앙지검 특수1부를 필두로 특수부에서 사건을 전담할 것”이라며 “규모 등을 봤을 때 형사부로선 감당이 안 돼 인지부서인 특수부에서 집중적으로 신속히 수사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꿀벌, 왜 사라지고 있나

    꿀벌, 왜 사라지고 있나

    지구촌 환경운동의 대모로 불리는 레이첼 카슨의 명저 ‘침묵의 봄’은 봄이 와도 들리지 않는 새소리에서 시작한다. 인간이 만든 환경오염이 결국 인간을 위협으로 이끌 수 있다는 섬뜩한 한마디였다. 카슨의 경고는 2006년 급기야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북미 지역에서만 꿀벌이 1년 만에 22개주에서 무려 25~40%나 사라졌다. ‘군집붕괴현상’이라 불리는 꿀벌의 실종은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졌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06년 40만 군(벌통 하나 분량의 벌떼)에 이르던 한국의 꿀벌은 지난해 10%를 조금 웃도는 4만 5000군으로 줄었다. 꿀을 찾으러 나간 벌이 돌아오지 않거나 벌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일도 되풀이됐다. 꿀벌의 실종이 위협적인 것은 꿀벌이 자연 활동을 원활하게 돌아가는 윤활유의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상의 식물 상당수는 꿀벌에 번식을 의존한다. 꿀을 찾는 과정에서 식물의 수정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꿀벌이 사라지면 그만큼 식물이 열매를 맺을 확률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특히 농가에서는 아몬드와 딸기, 콩 등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작물에서 꿀벌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세계 각국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섰고, 살충제와 이상기후 등 수많은 요소들이 꿀벌 실종의 원인으로 추정돼 왔다. 특히 유럽정부는 살충제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고, 일부 살충제의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하지만 미국 농무부는 최근 “꿀벌의 감소는 복합적인 문제가 한꺼번에 발현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발표했다. 꿀벌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질병과 기생충, 살충제, 먹이의 부족, 종 다양성 부족 등 모든 게 꿀벌의 생존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농무부 측은 “어느 하나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총체적 난국”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일리노이대 연구진은 죽은 벌에서 100가지가 넘는 살충제 및 화학약품 성분, 기생충을 발견했다. 미국 일리노이대 메이 버렌마움 교수는 “한두 가지의 살충제를 규제하는 것으로 문제를 풀어낼 수 없다”면서 “모든 살충제와 화학약품을 한번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할 수 없는 만큼 꿀벌 문제를 단시일에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명확해졌다”고 분명히 했다. 뉴욕타임스는 “벌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생충은 소각로에서 비롯되는데, 이런 요소들을 규제하려면 사회 각계각층이 참여해 구조를 개편하는 수준의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檢 ‘국정원 댓글’ 의심 진보·보수 사이트 10곳 수사

    국가정보원의 대선·정치 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국정원 직원들이 댓글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국내 정치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진보·보수 성향 인터넷 사이트 10여개를 동시다발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원세훈(62) 전 국정원장을 정점으로 한 국정원의 대선 및 정치 개입을 입증하는 데 이들 사이트와 국정원 직원들의 연루 여부를 파악하는 게 관건이라고 보고 댓글·게시글 분석과 작성자 추적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3일 ‘오늘의 유머’, ‘보배드림’, ‘뽐뿌’ 등 경찰에서 수사한 진보 성향의 기존 3개 사이트 외에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과 보수 성향의 D, I 등 7~8개 사이트를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국정원 직원들이 직접 댓글 작업을 했거나 이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주민등록번호, 수백 개의 전화번호, 600∼700개의 이메일 주소 등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 직원들이 댓글을 달거나 정치에 개입한 정황을 많이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인터넷 사이트 조사가 제일 중요하다”고 밝혔다. ‘대북심리전의 고유 활동’이라는 국정원 측 논리를 깨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인터넷 사이트의 댓글·게시글 분석을 통해 국정원 직원들의 대선 후보 지지·비방이나 정권 홍보 물증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한편 검찰은 이날 이번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며 김기용 전 경찰청장 등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한 ‘부정선거 진상규명 시민모임’ 관계자를 소환, 고발 경위 등을 조사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한·중 외교 핫라인 개설… 北 추가도발 방지 협력하기로

    한·중 외교 핫라인 개설… 北 추가도발 방지 협력하기로

    한국과 미국, 중국 간 외교적 협의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북핵 문제 ‘출구 전략’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한국과 중국의 ‘외교사령탑’은 24일 양국의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만나 한반도 위기 타개 방안을 논의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오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회담을 갖고 북한의 긴장 고조 행위에 대해 양국이 긴밀히 공조해 추가 도발을 방지하는 한편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이를 위해 두 나라 외교장관 간 핫라인을 개설하기로 했다. 윤 장관은 이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를 예방했다. 리 총리는 “중·한 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비핵화 실현을 위한 양국 간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리 총리는 또 “중국은 시종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노력해 왔고 이에 반대되는 행동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23일(현지시간) 웬디 셔먼 정무차관과 조지프 윤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 대니얼 러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선임보좌관 등을 잇따라 만났다. 패트릭 벤트렐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미·중 양국은 북한의 행동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을 방문 중인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지난 23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나 북한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뎀프시 합참의장은 24일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지도부가 북한의 핵과 탄도 미사일 추구에 대해 우리만큼 걱정한다는 믿음을 갖고 이곳을 떠난다”며 “중국은 우리가 그렇듯이 북한을 설득하고 있다는 확신을 줬다”고 말했다. 뎀프시 의장은 또 “북한 지도부가 추가 도발에서 한발 물러설 수 있는 시간이 여전히 있다고 생각하며 그들이 그렇게 할 기회가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뉴스 분석] 北 메시지 핵심은 ‘대화 명분’ 달라

    [뉴스 분석] 北 메시지 핵심은 ‘대화 명분’ 달라

    북한이 원하는 것은 대화일까, 도발일까. 우리 정부가 지난 11일 공식적으로 대화를 제의한 이후 북한이 내놓은 반응들은 수십년간 대북 문제를 다뤄 온 당국자나 전문가들조차도 섣불리 판단을 내리지 못할 정도로 모호성을 띠고 있다. 하나의 입장 발표문에 대화와 도발이란 상반된 입장이 매번 담겼기 때문이다. 한 손에는 도발 카드를, 다른 한 손에는 대화 카드를 쥐고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분위기를 살피며 저울질에 들어간 모습이다. 북한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문답(14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최후통첩장’과 외무성 대변인 담화(16일) 등 세 차례의 입장문에서 대화 제의를 ‘교활한 술책’, ‘기만의 극치’라고 비난하면서도 ‘대화 여부는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렸다’, ‘대화에 반대하지는 않지만’이란 말로 항상 여지를 남겼다. 심지어 자신들의 ‘최고 존엄’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사진을 불태운 국내 보수단체와 이를 방조한 당국에 보복하겠다면서도 ‘대화를 원한다면’이라고 나름의 출구 전략까지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실제로 도발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결국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명분을 마련해 달라는 메시지일 것이라는 데 무게를 뒀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7일 “겉으로는 강하게 해도 밑으로는 대화를 하려는 게 북한의 전략전술”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대화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남한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낮추려고 고심한 흔적도 묻어난다. 개성공단을 담당하는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16일 발표한 비망록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역도’라고 비난하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을 지칭할 때는 ‘청와대 안방주인’이란 표현만 사용했다. 이번에 발표된 최고사령부 ‘최후통첩장’도 최고지도자 ‘모독행위’에 대한 이전의 반응과 비교하면 수위가 낮다. 지난해 2월 말 인천의 한 군부대가 내무반에 “때려잡자! 김정일, 쳐 죽이자! 김정은”이란 원색적 구호를 붙이자 북한은 전 지역에서 동시다발 규탄궐기대회까지 열었다. 최고사령부는 이 전 대통령에게 욕설과 비난을 퍼부으며 “불이 번쩍 나게 초토화해 버리게 될 것”이라고 위협을 가했다. 당시 최고사령부의 통고문에 ‘대화’에 대한 언급은 아예 없었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북한이 대화에 전제조건을 달고 있지만, 막상 대화에 나서면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며 “사과해야 대화하겠다는 원칙적 주장은 충분히 타협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커버스토리-삼성·애플 특허소송 2년 빛과 그림자] 美·EU 등 9개국으로 글로벌 전선 확대…업계 “특허전 최대 수혜자는 삼성전자”

    [커버스토리-삼성·애플 특허소송 2년 빛과 그림자] 美·EU 등 9개국으로 글로벌 전선 확대…업계 “특허전 최대 수혜자는 삼성전자”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가장 큰 이슈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쟁’이 이제 2년을 맞았다. 모바일 운영체제(OS)의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구글과 애플의 헤게모니 싸움에서 시작한 소송은 이제 삼성과 애플이라는 두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각국 법원, 특허청, 무역기구들의 각축전으로 번져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의 특허전쟁은 2011년 4월 15일(현지시간)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법원에 “삼성이 자신들의 디자인을 모방했다”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삼성은 곧바로 한국과 독일, 일본 등에 소송을 내며 역공에 나섰다. ‘애플과의 부품 공급 관계를 감안해 조용히 처리할 것’이라던 당시 업계의 예상을 깬 것이었다. 앞서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을 ‘카피캣’(모방꾼)으로 비난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데다, 당시 전 세계 주요 IT 업체들을 상대로 동시다발적인 소송을 진행하던 애플의 스타일을 고려할 때 삼성이 통신특허로 ‘맞불’을 놓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소송 초반에는 특허침해 대상이 디자인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수준에 머물렀지만 두 회사의 싸움이 본격화되면서 점차 서비스 관련 특허로 전선이 확대됐다. 지난해 말 삼성은 애플의 영상통화 서비스인 ‘페이스타임’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미국 법원에 추가 제소했다. 소송 국가도 9개국(한국, 미국, 일본, 호주,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으로 늘었다. 업계 일부에서는 두 회사의 소송이 특허 제도의 취지와 달리 ‘변호사 놀음’으로 혁신을 방해한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두 회사의 법정 다툼은 최종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항소에 항소를 거듭하며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법조계에서는 양사 간 글로벌 특허전쟁 판세를 백중세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는 애플이 우위를 점했지만 삼성도 한국과 영국, 독일 등에서 “애플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이끌어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지난 8월 배심원 평결에서 삼성이 애플에 약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1500억원)를 배상하라고 명령했지만 판사의 최종 판결에서 5억 9950만 달러(약 6500억원)로 낮아졌다. 애플의 숙원이던 삼성 제품의 미국 내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도 기각되면서 삼성에 유리한 쪽으로 반전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EU 집행위원회가 현재 삼성이 3세대 통신 기술과 관련된 표준특허권을 남용하지 않았는지 조사하고 있어 삼성으로선 안심하기 이르다. 애플과의 소송에서 표준특허를 무기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 빌미가 됐다. 만약 삼성이 표준 특허를 남용한 것으로 결론나면 관련 연매출의 10%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애플과의 특허 소송에서도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 소송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다른 공룡기업을 비롯해 EU 집행위원회, 미국 상무부, 미 국제무역위원회(ITC) 등 이해관계가 상반된 여러 기관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는 점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병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가마다 관심사나 문화가 다른 데다 특허법에는 속지주의 원칙이 적용되고 있어 특허분쟁에 대한 판결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의 상황만 놓고 볼 때 이번 특허전의 최대 수혜자가 삼성전자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애플이 삼성에 디자인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던 2011년만 해도 애플은 시장점유율과 브랜드 경쟁력 등에서 절대 우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본안 소송이 ‘세기의 재판’으로 회자되면서 삼성은 스마트폰 분야에서 애플과 라이벌 구도를 이루는 경쟁자로 각인됐고 점유율도 높아졌다. 이를 반영하듯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과 피처폰(일반 휴대전화)을 합해 4억 700만대를 판매, 노키아(3억 3560만대)를 큰 폭으로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삼성은 스마트폰 판매량에서도 2억 1580만대를 판매해 애플(1억 3680만대)을 ‘더블 스코어’로 앞섰다. 애플과의 특허전에 ‘갤럭시 시리즈’의 성공이 더해져 삼성전자는 이제 ‘애플의 유일한 경쟁자’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지금까지는 선두 업체의 제품을 모방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내놓는 ‘캐치업 전략’만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지만, 이번 특허소송을 계기로 세계 최고 IT 업체라는 이름에 걸맞게 시장 선도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는 과제도 안게 됐다. 독일의 유명 로펌 ‘뵈메르트&뵈메르트’의 하인츠 고다 변리사는 “자동차와 항공기 등 중요한 발명이 등장할 때마다 기업 간 특허 분쟁이 뒤따르곤 했다”면서 “두 회사의 분쟁도 신제품의 정의를 둘러싼 영역 싸움에 해당되는 만큼 (역설적으로) 갈등 속에서 해법을 찾아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北 사이버전에 선제 대응 서두르길

    지난달 20일 발생한 방송사·금융기관에 대한 대규모 해킹은 그동안의 사이버 공격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났다. 정부가 그제 발표한 ‘3·20 해킹’ 내용에 따르면, 북한은 8개월 전부터 우회접속 경로를 통해 이들 기관의 전산망에 악성코드를 심은 뒤 공격을 감행했다. 이전보다 더 치밀하게 대비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미사일 발사 징후, 개성공단 폐쇄 등 북한의 잇단 위협과 맞물려 사이버 도발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3·20 해킹’ 합동대응팀이 공격 주체로 지목한 북한의 정찰총국 산하에는 1만 2000여명의 해커가 있고, 이 중 1000여명은 중국 등 해외에서 암약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그간 4만 8000여건의 국내 사이트를 공격했다. 국내 전산망을 풀방구리에 쥐 드나들듯 자유자재로 유린한 셈이다. 이처럼 어느 나라보다 촘촘히 연결된 우리의 인터넷망은 사이버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 북한은 심각한 경제적 궁핍 속에서도 2000년대 중반부터 돈은 덜 들고 공격 효과가 큰 사이버 인력 양성에 주력해 왔다. 이른바 ‘사이버 전사들’이다. 이들은 군사적인 목적 외에도 기업체 해킹을 통한 외화벌이에도 투입된다고 한다. 2009년 디도스 공격과 2011~12년 농협 및 언론사 전산망 마비 사태에서도 우리는 북한의 지능화한 사이버 공격 수법을 여실히 보았다. 이번 사태는 총체적인 사이버 안전망이 하루속히 구축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특히 악성코드에 대한 보안대책으로 마련한 기업의 배포 서버가 해킹의 도구로 악용돼 민·관·군의 합동 대응만이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서버들이 전산망을 마비시키는 ‘숙주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다. 또한 해외 서버를 활용한 공격 경유지도 다양해져 만일 주요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동시다발적 사이버 공격이 이뤄진다면 사회적 대혼란을 겪을 수 있음을 확인케 했다. 사이버 방어는 휴전선 철책을 지키는 일 못지않게 중요해졌다. 숭숭 뚫린 사이버망을 방치했다간 제2의 사이버 테러는 언제든지 발생한다. 우리는 사이버 공격이 발생할 때마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우라고 주문한 바 있다. 정부는 미국과 중국이 사이버 공격을 새로운 유형의 전쟁으로 간주하고 예산 증액에 잇따라 나서고 있는 사례를 본보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국민들도 일상 생활에서 사이버 안보의식을 가져야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다.
  • 軍 “北 무수단, 우리 상공 통과 가능성”

    軍 “北 무수단, 우리 상공 통과 가능성”

    북한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가운데 군 당국은 대북정보 감시태세인 ‘워치콘’을 상향조정하고 북한이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종류의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군은 북한이 남쪽으로 사거리 3000~4000㎞의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하면 우리 상공을 통과할 것으로 보고 이 같은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군은 특히 북한이 새벽이나 밤 사이 미사일을 기습 발사할 것에 대비해 야간 감시·추적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10일 “한·미연합군사령부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비해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한 단계 높였다”면서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일본 영공을 통과하는 동해 쪽이나 남쪽으로 발사할 가능성이 있어 이를 추적하기 위해 동·서해에 각각 이지스 구축함을 2척과 1척 배치했다”고 밝혔다. 워치콘 2단계는 국가안보에 현저한 위험이 일어날 징후가 보일 때 발령되며, 이 경우 정보 전력과 요원이 증강된다. 3단계는 중대한 위협이 초래될 우려가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북한이 무수단과 스커드, 노동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할 것으로 보이는 구체적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강원도 원산지역의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 2기뿐 아니라 함경남도와 강원도에 걸쳐 있는 동한만(원산만) 일대에서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 발사 장비로 보이는 이동식 미사일 발사차량(TEL) 4~5대가 추가 식별됐다”면서 “북한이 미사일에 액체연료를 이미 주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면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2087호와 2094호 위반이 돼 곧바로 안보리가 소집된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3·20 사이버테러’ 북한 소행] 3·20 北 해킹 공격 관련 일지

    ▲3월 20일 오후 2시쯤 KBS·MBC·YTN 등 3개 방송사와 신한·농협·제주 등 3개 은행, NH생명·NH손해 등 2개 보험사 전산망에서 동시다발 장애 발생, PC 4만 8000여대 손상 ▲3월 21일 합동대응팀 “악성코드, 중국서 유입” 발표 ▲3월 22일 합동대응팀 “중국 아닌 국내에서 전파” 발표 ▲3월 25일 ‘날씨닷컴’ 홈페이지 통한 악성코드 유포 ▲3월 26일 지방자치단체 통합전산센터, 기획재정부 홈페이지, YTN 및 계열사 홈페이지, 탈북자 단체인 ‘자유북한방송’과 대북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NK’ 홈페이지 등에 동시다발 전산 마비 ▲4월 3일 합동대응팀, 피해 서버에서 악성코드 60종 확인 ▲4월 10일 정부, ‘북한 정찰총국 소행’ 결론
  • [긴장의 한반도] 남쪽으로 발사 땐 제주 동쪽·규슈 통과… 日요격 피하려 항행금지구역 통보 안해

    북한이 사거리 3000~4000㎞의 무수단 미사일과 스커드·노동 미사일을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하고 이 가운데 무수단 미사일은 남쪽으로 향할 수 있기 때문에 군 당국은 모든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앞서 선박과 항공기의 안전을 위한 항행금지구역을 설정하지 않아 미국과 일본의 요격 가능성에 대비해 궤적을 추적당하지 않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는 10일 “북한이 일본에 부담을 덜 주기 위해 무수단을 일본 홋카이도와 혼슈(일본 본토) 사이의 해협을 통과하도록 발사할 수 있으나 남쪽으로 발사해 이 미사일이 제주도 동쪽과 일본 규슈 사이를 통과하고 필리핀 동쪽 해역에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무수단이 남쪽 방향으로 향하면 우리 영공을 지나갈 것으로 보이나 현재 우리 군의 전력으로는 이를 요격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 관계자는 “무수단이 우리 영공을 통과할 때는 고도 100㎞ 이상 상공을 지나가기 때문에 상승 한도가 30㎞ 이내인 우리 패트리엇 미사일(PAC2)로는 요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오는 7월까지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제(KAMD)구축을 완료할 군 당국은 이지스함에 탑재한 해상발사 대공미사일 SM2를 상승 고도 160㎞ 이상인 SM3로 개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현재 미사일 발사 움직임은 보이고 있으나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발사 당시와는 달리 항행금지구역을 설정해 이를 국제해사기구에 통보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북한이 항행금지구역을 설정하면 추진체와 탄두가 떨어지는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 궤적을 알려주는 셈”이라면서 “일본에서 이를 요격하겠다는 방침이 나온 만큼 이에 대비해 혼선을 주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북한 평양 인근 미림비행장에서는 열병식을 위한 병력과 미사일 등이 포착돼 북한이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을 앞두고 대규모 행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내부에서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 조치에 따라 장마당에서 거래되던 남한상품 가격이 대폭 올라 주민들의 불만이 속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전문매체 열린북한방송은 신의주 등지의 소식통을 인용해 “남한상품 가격이 대폭 올라 북한 돈으로 종전에 400~700원 수준이던 초코파이 한 개당 가격이 지금은 1500원 수준”이라면서 “일부 상인들은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며 아예 장마당에 상품을 공급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북 도발보다 남남갈등 더 경계해야

    북한이 남한에서 혼란과 불안감을 부추기는 흔적이 확인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KBS 등 방송사와 은행 6곳의 전산망이 동시다발적으로 마비돼 우리 사회를 큰 혼란에 빠뜨렸던 사이버테러가 북한 소행이라는 민·관·군 합동조사팀의 조사결과가 어제 나왔다. 사이버테러의 배후세력으로 추정된 북한 정찰총국은 대남·해외 공작업무를 총괄하는 기구이자, 연평도 포격사건을 주도한 기관 아닌가. 사이버테러가 대남 도발의 연장선상에서 자행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북한은 남한 사회에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데 사이버테러가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여겼을 법하다. 북한의 도발 위협이 고조되면서 정치권에서는 대북 특사를 파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사 파견을 놓고 여야가 찬반 논란을 벌이고 있고, 여당은 물론 야당 내에서도 이견이 빚어지고 있다.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되면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한반도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특사를 파견해야 한다는 주장을 연일 쏟아내면서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새누리당 일부에서도 특사 필요성이 제기된다. 북한 도발 위협이 자칫 행동으로 옮겨져서도 안 되고 북한 리스크가 더 이상 커져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대화 해결의 당위성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지금이 대북 특사 파견의 적절한 타이밍인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선행돼야 마땅하다고 본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실효성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없는 상황에서 현재로서는 특사 파견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시기상조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장관을 지냈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도 특사 파견은 신뢰가 구축돼야 가능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북한 도발을 코앞에 두고 우리가 특사 파견을 놓고 갑론을박하며 소모적 논쟁을 벌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런 모습은 남한 내에서 불안과 혼란을 조장하려는 북한의 남남갈등 전략에 말릴 소지가 다분하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예고하면서 주한 외국인들의 신변안전과 소개대책을 마련하라고 공언하는 것도 우리 내부의 불안과 갈등을 야기하려는 전술과 무관치 않다고 할 것이다. 잇따른 도발 위협에 우리 사회가 불안에 떨고 혼란에 빠지는 것이야말로 북한 강경파가 노리는 심리전의 목표일 것이다. 북한의 도발보다도 더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철통 같은 안보태세 못지않게 국민들의 차분한 대응 자세가 요구된다. 북의 의도적 위협에도 우리 국민이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성숙해졌다는 방증이다. 지금은 북한의 도발에 국제사회와 함께 의연한 대응을 하겠다는, 일치된 메시지를 보내야 할 때다.
  • 아베天下 100일…지지율 70% 돌파 했지만 축배 아직 이르다

    아베天下 100일…지지율 70% 돌파 했지만 축배 아직 이르다

    일본의 아베 신조 정권이 4일로 출범 100일을 맞았다. 아베 총리는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로 대표되는 대담한 경제정책과 치고 빠지는 대외정책을 앞세워 70% 전후의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2007년 집권 1기의 참담한 실패 요인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각종 정책 아이디어를 다듬은 ‘오답 노트’를 만들어 와신상담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아베 정권이 이처럼 탄탄대로를 내닫는 이유는 우선 아베노믹스가 꼽힌다. ‘윤전기를 돌려서라도 돈을 풀겠다’는 대담한 금융완화 정책으로 인해 주가는 40% 오르고,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20% 가까이 하락했다. 엔저를 통해 경제의 숨통을 틔우겠다는 1차적 목표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13조 1000억엔(약 153조 6500억원)의 추가경정 예산 편성 등 정부 지출을 통한 경기부양과 대담한 금융완화 정책을 강격히 밀어붙여 시장에 기대심리가 일면서 엔저와 주가 상승으로 연결됐다. 아베노믹스의 신봉자인 구로다 하루히코를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총재로 앉혀 더욱 강력한 금융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3일부터 이틀간 취임후 처음으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과감한 금융완화 방안을 협의중이다. 아베 정권은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유럽연합(EU)과의 경제동반자협정(EPA),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등 무역장벽 철폐 협상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자신감도 내비치고 있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는 오는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도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의 낙승이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의석수 480석중 294석을 획득, 압승을 거둔 아베 정권이 참의원 선거도 승리하면 평화헌법 개정과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우경화 행보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실제 아베 총리는 최근 유엔군 참여를 위해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거나 도쿄 전범재판이 ‘승자의 재판’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외교 측면에서도 중국을 상대로 좀처럼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 수역에서 중국 군함이 일본 자위대 헬기와 함정에 사격 통제용 레이더를 비춘 사실에 대해 집요하게 외교 공세를 벌이는 한편 동남아시아, 미국, 몽골 등을 순방하며 중국 포위 외교를 공식화했다. 지난 2월 취임후 첫 해외순방국으로 미국을 방문, 견고한 동맹관계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아직 아베 총리의 성공을 속단하기엔 일러 보인다. 우선 아베노믹스의 대표 정책인 과감한 양적완화가 가계 소득 향상과 실수요 창출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지가 관심이다. 또 1차 내각 때 그의 발목을 잡은 건강 문제(궤양성 대장염)도 여전히 변수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아베시대 100일 지지율 70% 돌파… 축배, 아직 이르다

    아베시대 100일 지지율 70% 돌파… 축배, 아직 이르다

    일본의 아베 신조 정권이 4일로 출범 100일을 맞았다. 아베 총리는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로 대표되는 대담한 경제정책과 치고 빠지는 대외정책을 앞세워 70% 전후의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2007년 집권 1기의 참담한 실패 요인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각종 정책 아이디어를 다듬은 ‘오답 노트’를 만들어 와신상담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아베 정권이 이처럼 탄탄대로를 내닫는 이유는 우선 아베노믹스가 꼽힌다. ‘윤전기를 돌려서라도 돈을 풀겠다’는 대담한 금융완화 정책으로 인해 주가는 40% 오르고,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20% 가까이 하락했다. 엔저를 통해 경제의 숨통을 틔우겠다는 1차적 목표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13조 1000억엔(약 153조 6500억원)의 추가경정 예산 편성 등 정부 지출을 통한 경기부양과 대담한 금융완화 정책을 강격히 밀어붙여 시장에 기대심리가 일면서 엔저와 주가 상승으로 연결됐다. 아베노믹스의 신봉자인 구로다 하루히코를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총재로 앉혀 더욱 강력한 금융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3일부터 이틀간 취임후 처음으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과감한 금융완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아베 정권은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유럽연합(EU)과의 경제동반자협정(EPA),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등 무역장벽 철폐 협상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자신감도 내비치고 있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는 오는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도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의 낙승이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의석수 480석 중 294석을 획득, 압승을 거둔 아베 정권이 참의원 선거도 승리하면 평화헌법 개정과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우경화 행보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실제 아베 총리는 최근 유엔군 참여를 위해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거나 도쿄 전범재판이 ‘승자의 재판’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외교 측면에서도 중국을 상대로 좀처럼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 수역에서 중국 군함이 일본 자위대 헬기와 함정에 사격 통제용 레이더를 비춘 사실에 대해 집요하게 외교 공세를 벌이는 한편 동남아시아, 미국, 몽골 등을 순방하며 중국 포위 외교를 공식화했다. 지난 2월 취임후 첫 해외순방국으로 미국을 방문, 견고한 동맹관계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아직 아베 총리의 성공을 속단하기엔 일러 보인다. 우선 아베노믹스의 대표 정책인 과감한 양적완화가 가계 소득 향상과 실수요 창출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지가 관심이다. 또 1차 내각 때 그의 발목을 잡은 건강 문제(궤양성 대장염)도 여전히 변수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경제 정말 밑바닥인가, 추경 위한 밑밥인가

    경제 정말 밑바닥인가, 추경 위한 밑밥인가

    29일 청와대와 정부의 ‘재정절벽’ 언급은 매우 이례적이다. 경제 불안을 달래야 할 정부가 되레 ‘한국판 재정절벽’이라는 다소 과격한 표현까지 스스로 꺼내들며 동시다발 경고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올 하반기에는 경기 침체 등으로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아 ‘나라 곳간’이 비게 되고, 결국 쓸 돈이 부족해 경제가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게 핵심내용이다.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관철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차라리 경기 대응 잘못을 솔직히 시인하고 감세 정책 재검토 등을 통해 추경 재원을 마련하라고 조언한다.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분석에 따르면 올해 세입 부족분은 12조원 정도다. 지난해 성장률이 당초 정부 예산안 편성의 전제였던 3.3%에서 2.0%로 하락함에 따라 올해 4조 5000억원의 법인세와 소득세가 덜 걷힐 전망이다. 법인세와 소득세는 그해 실적에 따라 이듬해에 납부한다. 올해 성장률도 2.3%에 그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부가가치세 수입이 1조 5000억원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세외(稅外) 수입으로 잡아놓았던 기업은행(5조 1000억원)과 산업은행(2조 6000억원) 주식 매각 대금 7조 7000억원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 애초부터 매각 가능성이 희박했던 수입을 예산안에 반영한 탓이다. 정부는 산은 매각은 철회하고, 기은은 50%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만 매각하기로 했다.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은 “산은 지분 매각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추진하지 않고, 기은은 박근혜 정부의 화두인 중소기업 지원을 충실히 하도록 경영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수 펑크’는 지난해 9월 예산안 편성 때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장밋빛’ 성장률에 맞춰 세수를 산정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당초 예상보다 3조 2000억원 정도의 세금이 덜 걷혔다. 기은과 산은 주식 매각 공염불도 ‘불가능하다’는 시장의 우려를 외면한 채 정부가 ‘문제없다’며 밀어붙였다가 자초한 결과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부가 불과 6개월 전까지 과도한 수준의 성장률을 제시하더니 이제는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추경을 하기 위해 과도하게 공포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심각한 재정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의 재정절벽)과 상황이 다르다”며 청와대와 정부의 위기론에 선을 그었다. 강 교수는 이어 “세수 감소를 불러온 주된 요인인 (이명박 정권의) 감세 정책부터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경제 프리즘] 산재 줄었다?… 5~49인 사업장은 늘어

    [경제 프리즘] 산재 줄었다?… 5~49인 사업장은 늘어

    최근 각종 산업현장에서 화재·폭발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고용노동부가 25일 ‘2012년 산업재해 발생현황’(요양 승인 기준) 자료를 내놓았다. 고용부는 전체 산재율이 줄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재해를 당한 근로자 수는 9만 2256명으로 전년보다 1036명(1.1%) 감소했다. 산재율은 0.59%로 전년 대비 0.06% 포인트 떨어졌다. 재해로 인한 사망자 수는 1864명으로 전년보다 4명 늘었지만 사망만인율(사망자 수의 1만배를 전체 근로자 수로 나눈 값)은 1.20으로 전년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전체 산재율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5~49인 사업장의 산재율이 오히려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이들 사업장의 산재율은 ▲2008년 46.1% ▲2009년 45.2% ▲2010년 47.8% ▲2011년 48.2% ▲2012년 49.1%로 2009년을 빼고는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전체 산재율이 2008년 0.71%에서 2012년 0.59%로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는 고용부의 설명을 ‘편하게’ 들을 수 없는 이유다. 올해만 해도 벌써 9건의 대형 안전사고가 터졌다. 지난 1월 삼성전자 화성공장 불산 누출사고, 지난 14일 여수 대림산업 화학공장 폭발사고에 이어 22일에는 청주산업단지 내 SK반도체 공장의 염소가스 누출, 경북 포항 포스코 파이넥스1공장 폭발사고, 경북 구미 LG실트론 구미 2공장 불산혼합액 누출사고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5~49인 사업장은 중소기업체로 볼 수 있는데 이들 기업의 산재율이 높아지는 것은 의외”라면서 “내년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이 산업재해예방 활동을 하게 되면 산재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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