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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동시다발 대화 제의] 南사장·北직원 “한솥밥 식군데” 얼싸안아

    지난 4월 3일 북한이 우리 측 인원의 개성공단 출입을 일방적으로 통제한 지 98일 만인 10일 오전, 우리 측 회담 대표단과 입주기업 관계자, 공동취재단이 방문한 개성공단은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멈춘 채 고요했다. 공단 내 신호등은 모두 꺼져 있었고 편의점과 주유소, 기업 사무실 등은 굳게 닫혀 있었다. 인도와 야외휴게소 등은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잡초가 무성했다. 개성공단 59개 입주사 기업인 등을 포함한 96명도 설비 점검을 위해 개성공단을 방문했다. 기업인들은 장기간 멈춰 선 기계설비가 궁금한 듯 잰걸음으로 공장을 둘러봤다. 방북 기업인 명단을 북측에 미리 통보했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북측 직장장(종업원 대표) 등이 나와 이들을 맞았다. 한 기업인은 “몇 년 동안 한솥밥을 먹고 지냈기 때문에 너무 반가운 나머지 자연스럽게 서로 껴안게 되더라”고 전했다. 입주기업의 한 관계자는 “북쪽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원·부자재와 기계설비 반출에 신경을 쓰고 우려했다”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줬다”고 소개했다. 다른 기업의 김모 대표도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에서 나온 한 담당자는 북측 근로자 5만 3000명이 다른 곳에 가지 않고 재가동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북한이 절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육안으로 점검했지만, 설비 등은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섬유·봉제업체의 한 법인장은 “북한 총국에서 봉인을 재차 하고 공단 안에 사람을 출입시키지 않았다고 한다”면서 “우리가 떠나기 전 개성공단관리위에서 발행한 봉인 용지가 그대로 붙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마 탓에 누수가 있었고, 녹슨 기계도 눈에 띈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정밀기기의 센서 부분은 녹이 슬고 습기가 스며들어 공장을 정상 가동하려면 상당한 보수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주방기구 업체 대표는 “업체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재가동을 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재가동 적기는 이미 지났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인도 “보수관리팀이 와서 길게는 한 달 정도 손상된 부품 등을 교체·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완제품과 원·부자재 반출에 대한 생각은 엇갈렸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5월 철수할 때만 해도 완제품 반출이 절실했지만, 지금 보니 거의 쓸모가 없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반면, 또 다른 기업인은 “개성공단이 폐쇄된다면 모를까 원·부자재를 반출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北, 금강산 관광·이산상봉 회담 제안

    北, 금강산 관광·이산상봉 회담 제안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10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 당국 간 2차 실무회담이 합의문 없이 7시간 만에 종료됐다. 남북은 오는 15일 개성공단에서 3차 실무회담을 열고 후속 협의를 하기로 했다. 북한은 이날 회담과는 별개로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17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 19일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위한 남북 적십자 간 실무회담을 금강산 또는 개성에서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이산가족 관련 실무회담을 열되 장소는 판문점 우리 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하자고 수정 제의하고, 금강산 관광 실무회담은 개성공단 실무회담이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 결정하자고 보류했다. 이 밖에 북한은 폭우로 인해 황해도 예성강 수위가 높아져 이날 자정 예성강 발전소 수문을 열겠다고 우리 측에 통보해 왔다.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동시다발적 대화 공세에 나서는 모양새여서 주목된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대화에 임하는 북한의 진정성 여부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우리 측은 이날 회담에서도 개성공단 사태 재발 방지에 대한 확실한 보장을 요구했지만 북측은 개성공단의 조속한 재가동만 주장해 접점을 찾지 못했다. 북측은 외국 기업 유치 등을 통해 개성공단을 국제화해야 한다는 우리 측 제안에 대해서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개성공단을 유지, 발전시켜야 한다는 데는 남북이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3차 협의에서는 더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 측은 북한이 최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존엄 훼손’ 운운하며 대남 비난 공세를 편 데 대해서도 “우리에게도 우리 체제의 최고 존엄이 있다”고 강하게 불쾌감을 표시했다. 한편 개성공단 입주 기업 59개사 대표와 개성공단관리위원회, KT, 한국전력 관계자 등 96명도 이날 방북해 공장 설비 등을 점검한 뒤 귀환했다. 공단 가동이 중단된 지 석 달여 만에 공장을 둘러본 입주 기업인들은 “생각보다 상태가 괜찮다”며 안도했다. 또 “하루빨리 공장이 재가동되길 바란다”며 남북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개성공동취재단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北 동시다발 대화 제의] 개성공단·금강산 ‘패키지’ 전략… 고립 탈피·경제 실리 복합 작용

    [北 동시다발 대화 제의] 개성공단·금강산 ‘패키지’ 전략… 고립 탈피·경제 실리 복합 작용

    북한이 10일 ‘금강산 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회담’을 ‘패키지’로 제안한 것은 현재의 남북 대화 국면을 발판 삼아 북·미 고위급 대화까지 밀어붙일 동력을 얻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남북관계 개선 없이는 중국과 러시아, 미국 등 유관국과의 관계 개선과 대화도 원만히 이뤄질 수 없고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제재에서 벗어나기도 쉽지 않은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동시다발적 대화 제의로 남북 관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착시 효과’를 노렸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이 우리 국민의 감성을 자극해 남북 대화에 대한 열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패키지 제의에 끼워 넣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금강산 관광 재개 실무회담은 보류됐지만 북한이 오는 15일 개성공단, 17일 금강산, 19일 이산가족 상봉 실무회담 식으로 날짜를 바투 잡아 제안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18일에는 북한 여자축구팀이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 대회 참가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금강산 관광 실무회담이 성사됐다면 남북 간 화해·평화 무드를 대외에 과시할 수 있는 ‘황금주간’이 완성되는 셈이다. 7·27 정전협정 60주년 이전에 국면의 대대적인 전환을 꾀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15일 개성공단 3차 실무회담에서 전향적 자세를 취한 뒤 여세를 몰아 징검다리식으로 전기를 마련하려 했을 것”이라며 “이달 안에 3개 사안에서 진전을 이룩하려는 나름의 전략적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또 이날 오후 7시께 보낸 전통문에서 집중호우로 예성강 지역의 수위가 높아 자정에 예성강 발전소의 수문을 열어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내용을 우리 측에 통보했다. 황강댐 방류 사전 통보는 박근혜 대통령이 2002년 유럽-코리아 재단 이사 자격으로 방북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제안한 것을 계기로 시작한 사업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선(先) 남북 대화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립 국면을 벗어나려면 대화밖에 답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위해 대화 가능한 모든 채널을 가동해 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측과의 관계를 풀지 않으면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이 어려운 데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경제적 실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일단 이산가족들의 정서를 고려해 북한의 정치적 의도에도 불구하고 상봉 관련 실무회담만은 받아들이기로 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의 제의에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입장을 밝히지는 않겠다”면서 “북한이 대한민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신뢰받는 대화 상대방이자 책임 있는 성원으로 변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北 동시다발 대화 제의] 후속회담 합의문 실패 왜

    [北 동시다발 대화 제의] 후속회담 합의문 실패 왜

    남북이 10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2차 실무회담에서 합의문 도출에 실패함에 따라 향후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 합의까지 험난한 여정이 예고되고 있다. 이날 실무회담에서 개성공단 정상화 방안과 관련해 남북이 보여준 입장 차가 워낙 뚜렷해 오는 15일 예정된 후속 3차 실무회담에서도 양측 간 줄다리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측은 전체회의에서 북측에 공단 가동 중단 사태에 대한 책임있는 입장 표명을 요구하면서 재발방지에 대한 분명한 약속과 가시적 조치를 촉구했다. 또 개성공단 국제화 방안 등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한 우리 측 구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은 개성공단의 조속한 재가동을 촉구하면서 우리 측 제안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회의를 포함해 총 5차례의 접촉을 갖는 동안 양측은 개성공단을 유지·발전시켜야 한다는 대(大)원칙 외에 별다른 접점을 찾지 못했다. 7시간 동안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한 것이다. 여기에다 우리 측은 “북한도 말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존엄’은 그쪽(북한)에만 있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에게도 있다”는 이날 오후 박근혜 대통령의 언급을 북측에 그대로 전하며 강하게 유감을 표시했다. 남북이 최소한의 절충점도 찾지 못했던 것은 인식의 간극 차가 큰 탓도 있지만, 이같이 개성공단 외적인 문제로 강하게 맞붙은 정황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정부가 북한과 강대 강으로 맞붙은 데에는 어떤 요구를 해도 곤궁한 처지에 놓인 북측이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북한은 실무회담이 성과 없이 끝났는데도 이날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위한 실무회담을 연달아 제기하며 ‘대화 공세’를 폈다. 그러나 이것만 갖고 개성공단 실무회담의 전망을 밝게 보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일 열린 개성공단 실무회담 첫 만남에서는 남북 수석대표가 서로를 ‘회담 전문가’라고 치켜세우며 덕담을 주고받았지만, 이번 만남에서는 서로 “잘 지내셨습니까?”(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 “네네”(박철수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 등의 간단한 인사말만 주고받았다. 이어진 자리에서도 양측은 개성공단 발전 방안에 대한 인식 차를 드러냈다. 서 단장이 “남과 북이 합의를 하고 준수하는 게 신뢰의 첫걸음이다. 오늘 그런 협력 속에서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해 좋은 의견을 나눴으면 좋겠다”고 운을 떼자, 박 부총국장은 “비가 많이 오는데 기업 설비·자재 상황 걱정이 크다”고 조속한 공단 재가동을 촉구하는 듯한 발언을 해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양측 수석대표들은 환담 내내 굳은 표정을 풀지 않는 등 이번 회담은 남북 간 입장 차가 뚜렷한 의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만큼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개성공동취재단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정전협정 60년] 현재진행형 비극 (상)민간인 학살 경산코발트광산 르포

    [정전협정 60년] 현재진행형 비극 (상)민간인 학살 경산코발트광산 르포

    장맛비가 퍼붓던 지난 4일, 경북 경산시 평산동의 폐(廢)코발트광산. 일제가 군사용 코발트를 확보하려고 1930년대 채광을 시작해 1942년 폐광된 동굴 입구는 냉동 창고 문이라도 열어 놓은 듯 한기를 쏟아냈다. 안전모를 쓴 채 몸을 잔뜩 웅크리고 들어선 갱도 바닥에는 광산 내부에서 흘러나온 물이 고여 있었다. 조심스럽게 발자국을 옮길 때마다 물이 첨벙거리는 소리가 귀에 거슬렸고 침침한 전구 불빛에 언뜻언뜻 드러나는 붉은색의 갱도 옆 벽면이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꼭 온도 때문만은 아닌 듯했다. 100여m를 더 들어가자 수직으로 뚫린 또 하나의 굴과 연결됐다. 동행한 경산코발트광산유족회 박의원 대표가 말문을 열었다. “수직 동굴 저 위쪽에서 6·25전쟁 당시 군인과 경찰들이 사람들을 줄줄이 묶은 채 총으로 쏴 떨어뜨렸다고 합니다. 수직 동굴 높이가 50m 정도인데 시체로 가득 차 더는 못 떨어뜨리게 되니까 나중에는 골짜기 이곳저곳에 시체들을 묻었다고 해요. 동굴에서 기관총 탄피나 수류탄 흔적도 발견됐어요. 산 채로 떨어진 사람들을 확실하게 처리했던 모양이에요.” 1950년 7~8월, 이곳에서 민간인 3500명이 군경에 의해 집단 사살된 것으로 추정된다. 희생자들은 경산, 청도 등지의 국민보도연맹원 1000여명, 대구형무소 수감자 2500여명 등이다. 앞서 1949년 이승만 정부는 좌익에 전향 기회를 주겠다는 명분으로 보도연맹을 만들었다. 1년 만에 보도연맹원 숫자는 30만명을 웃돌았다. 지역 할당제가 떨어지자 빨치산의 짐을 날라 주고 밥을 해 주고 심부름을 해 줬던 이들까지 보도연맹원으로 엮어 넣은 탓이다. 하지만 전쟁이 터지자 이승만 정부는 보도연맹원이 인민군과 동조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동시다발적으로 집단 학살에 나섰다. 1950년 여름, 남한 전역 수십여 곳에서 벌어진 학살 중 대전 산내 골령골과 더불어 가장 희생자가 많은 곳이 바로 경산이다. 1990년대부터 경산코발트광산 사건 규명에 천착해 온 최승호 경산신문 대표는 “정말 논매고 밭매다 붙들려 간 억울한 분들도 있겠지만 희생자 대부분이 보도연맹원인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살아남으려고 어쩔 수 없이 단순 부역을 했던 분들이다. 전쟁 중이라고 해도 법적 근거 없이 죽임을 당할 죄는 결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1960년 4·19혁명 이후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면서 국회는 진상 규명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듬해 5·16쿠데타가 일어나면서 ‘없던 일’이 됐다. 유족들은 군사정권의 서슬에 ‘빨갱이’로 몰릴까 봐 숨을 죽였다. 2000년대 들어 유족회와 시민단체 등이 유해 발굴에 나섰지만 정부와 경산시는 뒷짐만 졌다. 2005년 비로소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이 제정되면서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발굴에 나서 420여구를 수습했다. 이전까지 유족회가 발굴한 유골이 80여구다. 그동안 이곳에는 골프장과 노인요양병원이 들어섰다. 하지만 수십~수백m 떨어진 폐광과 골짜기에는 여전히 3000여구의 유골이 방치된 상황이다. 2010년 특별법 종료와 함께 발굴은 중단됐고, 그나마 유족들이 발굴한 80여구마저 임시 컨테이너에서 조금씩 부식되고 있다. 2010년 진실화해위 보고서는 ‘5·16 이후 유족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받으며 현재까지 사회적 약자로 살아오고 있으며, 특히 연좌제로 인한 사회적 차별로 정상적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유가족 300여명은 지난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121억여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국가의 항소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남편을 잃은 10여명의 부인들을 비롯한 유족들은 정전 60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진행형’의 비극을 겪고 있다. 나정태 유족회 부회장은 “3000여구의 유골도 수습해야겠지만 시급한 건 컨테이너에 보관된 탓에 빠르게 훼손되고 있는 80여구를 처리하는 문제”라면서 “충북대에 보관 중인 420여구도 내년까진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군 유해 발굴 사업처럼 하기를 기대하지는 않지만 우리도 똑같은 국민”이라면서 “유골을 모아 합동 화장을 하고 제사를 지낼 수 있는 장소와 작은 기념관 정도는 세울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산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동시다발 건설 부작용… 시위 격화 안될 듯

    동시다발 건설 부작용… 시위 격화 안될 듯

    브라질 전문가인 임소라(36) 한국외국어대 포르투갈어과 교수는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을 현 브라질 정부의 ‘월드컵 올인’ 정책에서 찾았다. 2007년 당시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2014년 월드컵을 유치한 뒤 곧바로 경기장 건설과 도로망 구축 등에 나섰어야 했지만 각종 뇌물 스캔들에 연루돼 시간을 허비하면서 때를 놓쳤다. 월드컵을 코앞에 둔 최근에서야 정부가 인프라 구축에 나서면서 단기간에 막대한 돈을 투입했고 이 때문에 1~2년 새 체감 물가가 두 배가량 뛰었다. 모자란 재원을 보건, 교육, 복지, 치안 예산에서 무리하게 끌어다 쓰면서 사회 안전망이 무너지는 등 부작용도 커졌다는 설명이다. 임 교수는 “가뜩이나 물가 폭등으로 서민들의 고통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시 당국이 시내버스 요금마저 올리겠다고 밝히면서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폭발했다”고 말했다. 다만 임 교수는 이번 상황이 정권 교체 요구나 폭력 시위 등 극단적인 양상으로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브라질은 남미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경제가 안정되고 부정 부패가 덜한 지역”이라면서 “현 대통령도 노동자당 출신이어서 시민들의 의견을 중시하고 있고 상파울루시 등의 주요 지자체들도 시내버스 요금을 내리겠다고 밝히고 있어 시위가 격화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통상정책 국내 산업계 활성화로 ‘새판’

    통상정책 국내 산업계 활성화로 ‘새판’

    정부가 성과 중심이 아니라 국내 산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통상정책의 새판을 짰다. 지금까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는 데만 치중해 왔다면 산업과 통상의 연계를 강화해 앞으로는 FTA가 국내 산업계를 활성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새 정부에서 통상 교섭·이행, 국내 대책 마련을 산업통상자원부가 전담함에 따라 통상정책의 실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 정부의 신(新)통상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은 ▲국제 통상질서 재편에 선제 대응 ▲산업·자원 협력과 연계 ▲국내정책과의 연계 강화로 성과의 국내 공유 확대 ▲소통과 협업을 통한 통상정책 추진 기반 확충 등 4가지 핵심 과제를 담았다. 우선 기존의 개방형 통상정책 기조는 유지하되 산업과 통상의 연계를 강화한다. 지금까지 한국은 동시다발적 FTA를 추진한 결과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0%에 해당하는 지역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교섭 성과에 치중한 나머지 해외 판로 등 실질적인 도움을 줄 만한 후속 조치가 미흡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FTA가 체결됐지만 정작 수출 중소기업은 활용할 방도를 찾지 못해 수출 전선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청년과 퇴직 인력이 해외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또한 대외 통상정책 변화에 대응해 동아시아 지역경제 통합에 있어서 핵심 축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중국·아세안 주도의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에 임하는 동시에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한다는 다자 협정 대응 전략을 짰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신임 해외공관장 ‘셰프 스카우트 전쟁’

    신임 해외공관장 ‘셰프 스카우트 전쟁’

    세계 각 지역의 새 공관장으로 나가는 신임 대사와 총영사 등은 지난 한 달여간 치열한 구인 전쟁을 벌였다. 일명 ‘셰프’(요리사) 전쟁이다. 주재국 정부의 동의(아그레망)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함께 부임하는 ‘관저 요리사’들을 선발하느라 신임 공관장들은 첩보전까지 불사했다. 외교부의 전 세계 공관마다 요리사 1명씩 파견된다. 대사 관저에서의 만찬 행사는 주요 외교 의전이고, 최근 한식 세계화 바람이 불면서 상대국 외빈을 초대한 만찬의 주요리가 한식으로 통일됐다. 이에 따라 공관장들마다 요리사를 구해 모셔 가고 있다. 해외 주재 경력이 많고, 실력이 검증된 요리사들은 여러 대사들로부터 동시다발적으로 ‘스카우트’ 제안을 받는다. 요리 실력과 성품이 출중한 요리사들은 미주 지역이나 유럽 등 인기 공관에 입도선매되기도 한다. 올해 처음으로 공관장이 된 A 대사의 경우 요리사를 구하는 데 적지 않게 애를 먹었다. 5월 초부터 5~6차례 면접을 본 끝에 겨우 적임자를 찾았다. A 대사의 부임지가 치안이 나쁜 위험 지역으로 분류돼 요리사 구하기가 쉽지 않았던 탓이다. 그렇다면 관저 요리사의 선발 과정과 처우는 어떨까. 외교부에는 해외 근무를 원하는 ‘요리사 명단’이 있다. 한식조리사 자격증만 있으면 누구나 산업인력관리공단과 한식세계화재단이 실시하는 면접 및 실기 시험을 거쳐 외교부의 ‘셰프 풀’에 등록할 수 있다. 요리사 200여명이 등록돼 있는 가운데 현재까지 해외 공관에 채용된 국내 요리사는 160명에 이른다. 여성이 122명으로, 남성(38명)의 3.2배다. 최근에는 관저 요리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상당수 요리사들이 한식뿐 아니라 중식·양식, 제과·제빵 자격증 등을 보유할 정도로 스펙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신임 해외공관장 ‘셰프 스카우트 전쟁’

    신임 해외공관장 ‘셰프 스카우트 전쟁’

    세계 각 지역의 새 공관장으로 나가는 신임 대사와 총영사 등은 지난 한 달여간 치열한 구인 전쟁을 벌였다. 일명 ‘셰프’(요리사) 전쟁이다. 주재국 정부의 동의(아그레망)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함께 부임하는 ‘관저 요리사’들을 선발하느라 신임 공관장들은 첩보전까지 불사했다. 외교부의 전 세계 공관마다 요리사 1명씩 파견된다. 대사 관저에서의 만찬 행사는 주요 외교 의전이고, 최근 한식 세계화 바람이 불면서 상대국 외빈을 초대한 만찬의 주요리가 한식으로 통일됐다. 이에 따라 공관장들마다 요리사를 구해 모셔 가고 있다. 해외 주재 경력이 많고, 실력이 검증된 요리사들은 여러 대사들로부터 동시다발적으로 ‘스카우트’ 제안을 받는다. 요리 실력과 성품이 출중한 요리사들은 미주 지역이나 유럽 등 인기 공관에 입도선매되기도 한다. 올해 처음으로 공관장이 된 A 대사의 경우 요리사를 구하는 데 적지 않게 애를 먹었다. 5월 초부터 5~6차례 면접을 본 끝에 겨우 적임자를 찾았다. A 대사의 부임지가 치안이 나쁜 위험 지역으로 분류돼 요리사 구하기가 쉽지 않았던 탓이다. 그렇다면 관저 요리사의 선발 과정과 처우는 어떨까. 외교부에는 해외 근무를 원하는 ‘요리사 명단’이 있다. 한식조리사 자격증만 있으면 누구나 산업인력관리공단과 한식세계화재단이 실시하는 면접 및 실기 시험을 거쳐 외교부의 ‘셰프 풀’에 등록할 수 있다. 요리사 200여명이 등록돼 있는 가운데 현재까지 해외 공관에 채용된 국내 요리사는 160명에 이른다. 여성이 122명으로, 남성(38명)의 3.2배다. 최근에는 관저 요리사 직업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상당수 요리사들이 한식뿐 아니라 중식·양식, 제과·제빵 자격증 등을 보유할 정도로 스펙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외교부에 등재된 최연소 요리사는 22살 여성, 최연장자는 올해 만 80세 여성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미혼이고 초임 요리사일수록 미주 및 유럽 지역 공관을, 나이가 많을수록 특수지로 불리는 험지 공관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관저 요리사의 평균 급여는 월 3000달러(약 330만원) 안팎이지만 이른바 특수지 가급으로 분류되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예멘 공관의 경우 월 600달러, 중남미·아프리카 등 특수지 나급은 월 400달러의 위험수당이 별도로 지급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관저 요리사는 가족을 동반할 수 없어 홀로 부임하지만 공관 근무를 계속 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해외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데다 한국을 대표하는 요리사라는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북이 사흘간 쏜 발사체 정체도 몰라서야

    18일부터 20일까지 북한이 쏴 올린 ‘단거리 발사체’는 북한의 의도는 제쳐두고라도 또 다른 심각한 의문점을 남겨 놓았다. 바로 우리의 대응 능력이다. 북한이 사흘간 6차례에 걸쳐 ‘단거리 발사체’를 동해로 쐈건만 한·미 연합전력은 지금껏 이 발사체가 무엇인지 제대로 답하지 못하고 있다. 미사일인지, 아니면 포탄인지, 사거리와 파괴력은 얼마나 되는지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는 당초 18일 오전과 오후 북한이 세 차례 발사했을 때만 해도 단거리 미사일 KN02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다 슬그머니 100㎞ 이상의 사거리를 지닌 신형 300㎜ 방사포일 가능성을 제기하더니 그제부터는 이도저도 아닌 ‘발사체’란 표현을 끄집어냈다. 한·미 양국 군의 정보분석 차이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으나 어찌됐건 지금의 상황은 우리의 안위를 위협하는 북의 발사체는 실체조차 불분명한 반면 우리 군의 대북 정찰능력의 한계는 명확하게 드러났다는 말로 정리될 것이다. 북의 이번 발사체는 발사 준비에 5~10분밖에 걸리지 않고, 비행시간도 수십 초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한·미 정보당국이 영상정보를 미처 확보하지 못했고, 뒤늦게 레이더와 대북 감청장비 등을 활용한 사후 분석에 매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이 현실인 이상 더 걱정되는 것은 우리 군의 대응 능력이다. 우리 군 당국은 지난 2월 북의 3차 핵실험 이후 선제타격 구상을 세우고 북이 핵이나 미사일로 공격할 징후를 보일 경우 30분 안에 탐지에서부터 타격까지 완료하는, 이른바 킬 체인(Kill Chain) 시스템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시스템(KAMD)의 기본틀을 연내에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번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서 보듯 북이 수백개의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해 수시로 장소를 옮겨가며 단거리 미사일과 장거리 방사포를 동시다발적으로 쏴댄다면 이를 선제적으로 제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발사 징후 포착, 발사 장소 파악, 발사된 미사일 요격 등 무엇 하나 제대로 이뤄내기가 어렵다. 답이 따로 있을 수 없다. 대북 정찰능력의 대폭적인 강화가 시급하다. 군은 2021년까지 고해상도 군사용 정찰위성을 전력화하겠다고 밝혔으나 킬 체인 시스템을 사후약방문으로 만들지 않으려면 시기를 당겨야 한다. 10㎞ 상공에서 북한 지역을 감시할 무인 전술비행선 도입도 서둘러야 한다. 군 전력 강화 방안을 다시금 정비하기 바란다.
  • WSJ 1면에 송일국 모델 막걸리 광고

    WSJ 1면에 송일국 모델 막걸리 광고

    미국 유력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1면에 ‘막걸리’ 광고가 실렸다. 21일자에 실린 이 광고는 하얀 한복을 입은 배우 송일국이 막걸리 한 사발을 두 손으로 공손히 권하는 사진에 ‘MAKGEOLLI?’(막걸리)라는 제목을 달았다. 제목 아래에는 ‘막걸리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술이며, 쌀로 만들어져 몸에 좋고 특히 김치와 함께 먹으면 더 맛이 난다. 가까운 코리아타운에서 한번 즐겨보세요’라는 영어 설명이 붙었다. 이 광고는 ‘한국 홍보 전문가’로 나선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기획하고, 송일국이 모델료를 재능기부해 만들었다. 광고 비용은 서 교수와 송씨를 비롯해 국내 네티즌의 모금 운동으로 조성됐다. 일본, 홍콩 등지의 ‘송일국 팬클럽’ 외국인 회원들도 힘을 모았다. 서 교수는 광고 게재 배경에 대해 “외국인들에게 막걸리를 친숙하게 소개하고 한복을 세계에 동시다발적으로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지난해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막걸리 영상광고를 올렸다. 올해 초부터는 MBC TV ‘무한도전’팀과 함께 제작한 비빔밥 영상광고를 세계 주요 도시 메인 전광판에 올리는 ‘비빔밥 월드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檢 “건설사 기초 조사 끝났다” 비자금·정관계 로비 정조준

    검찰이 ‘4대강 사업’ 전반에 대해 총체적으로 수사에 나선 것은 건설·설계업체의 입찰 담합, 비자금 조성, 공공기관 로비 등 그동안 제기된 모든 의혹을 샅샅이 규명해 실체를 밝히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검찰이 표면적으로 내세운 입찰 담합 의혹 규명에만 그치지 않고 수사를 확대할 공산이 커 이명박 정부의 최대 국책 사업이 ‘비리 종합 세트’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16일 “4대강 수사는 갑자기 시작된 게 아니다. 전부터 많은 자료를 축적해 왔고 조사도 상당 부분 이뤄졌다”면서 “동시다발적 수사 시점만 기다려 왔을 뿐”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가 지난해 6월부터 1년 남짓 건설·설계업체들의 입찰 담합 의혹을 수사하면서 4대강 사업 전반에 대한 기초 조사는 끝났다는 의미다. 사전정지 작업을 끝낸 만큼 검찰 수사는 입찰 담합 의혹, 비자금 조성 및 정·관계 로비 의혹 등에 대해 파상공세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형사7부 관계자도 “입찰 담합 의혹 등에 대해 관련 자료를 모두 훑었고 피고발인을 제외한 고발인, 참고인 조사도 완료했다”면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상태에서 인력 부족 문제로 특수1부로 통합하게 됐다”고 전했다. 전·현직 건설사 대표들의 소환도 비교적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대형 건설사뿐 아니라 설계사의 협력업체까지 샅샅이 훑고 있다. ‘원청·하청·재하청’ 과정에서의 공사비 횡령, 비자금 조성 규모를 파헤치겠다는 것이다. 과거 검찰 수사를 통해 건설업계는 공사대금을 부풀려 지급한 다음 차액을 돌려받거나 하청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챙기는 방식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검찰이 설계업체 9곳의 설계 변경 과정을 들여다보는 것도 주목된다. 설계업체는 건설사들의 비자금 조성 창구로 통하는 데다 설계 변경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다는 것은 업계 내에선 공공연한 비밀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일단 건설·설계업체에 대해 형법상 입찰방해 및 건설산업기본법상 입찰 가격 조작 혐의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형법상 입찰방해는 위계의 방법으로 경매 또는 입찰의 공정을 해쳤을 경우를 말하며 건설법 위반은 미리 조작한 가격으로 입찰한 경우에 해당한다”면서 “고발 내용이 이런 혐의에 해당하는지 조사해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이 수사의 ‘실탄’을 충분히 확보한 만큼 향후 수사는 ‘횡령·비자금 조성 규모 파악→출처·용처 파악→정·관계 등 로비 대상 확인’ 수순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4대강 비리’ 건설업체 30여곳 전격 압수수색

    검찰이 이명박 정부의 최대 국책 사업인 ‘4대강 사업’ 비리와 관련해 30여개 업체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전국 최대 화력을 자랑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상황에 따라 ‘전담팀’을 구성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어서 추이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여환섭)는 15일 현대·GS·SK·포스코·대우건설, 삼성물산을 포함한 16개 건설사 및 현대건설과 함께 일했던 도화엔지니어링을 포함한 9개 설계사 등에 검사와 수사관 200여명을 보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펼쳤다. 서울, 인천·경기, 대전, 경북 포항, 전남 나주 등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됐다. 검찰은 컴퓨터 하드디스크, 재무·회계 자료, 4대강 사업 관련 내부 문건 등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현대건설과 관련해 김중겸 전 사장을 피의자로 특정해 수사하고 있어 주목된다. 압수 목록 교부서엔 ‘피의자 김중겸 등에 대한 피의 사건에 관해 압수했다’고 적혀 있다. 검찰 관계자는 “4대강 입찰 담합 혐의 입증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현대건설 전·현직 임원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4대강 1, 2차 공사 과정에서 건설사들의 입찰 담합 의혹 등 6건을 수사하고 있다. 입찰 담합 의혹에 대해서는 중앙지검 형사7부에서 지난해 6월부터 수사해 왔다. 검찰 관계자는 “중앙지검 특수1부를 필두로 특수부에서 사건을 전담할 것”이라며 “규모 등을 봤을 때 형사부로선 감당이 안 돼 인지부서인 특수부에서 집중적으로 신속히 수사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朴정부 ‘미니 중수부’ 첫 타깃은 ‘MB 4대강’… 대형 게이트 조짐

    朴정부 ‘미니 중수부’ 첫 타깃은 ‘MB 4대강’… 대형 게이트 조짐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해 온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축소판으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4대강 비리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건설사들의 입찰 담합 의혹이 수사 초점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정·관·재계 비리 등 대형 게이트로 비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첫 국무회의에서 ‘4대강 사업의 철저 점검’을 주문한 점도 검찰 수사가 전 정권에 대한 본격 사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검찰은 15일 현대·GS·SK·포스코건설, 삼성물산 등 건설·설계업체 30여곳을 전격 압수수색하며 4대강 비리 수사의 포문을 열었다. 검찰은 압수물을 분석하는 한편 이르면 다음 주부터 관련자들을 소환할 방침이어서 국정감사 불출석 혐의로 고발됐던 유통 재벌 2세들의 줄소환에 이어 건설사 대표들도 잇따라 소환되는 진풍경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일단 수사 목표를 ‘입찰 담합 의혹’이라고 못 박고 있다. 검찰은 “담합 의혹의 사안이 커 먼저 수사하는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자료가 확보되면 새롭게 수사 착수 여부를 검토할 것이지만 현재는 담합 입증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 내에서조차 ‘대형 게이트’로 번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특수부가 나선 만큼 입찰 담합 의혹 수사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비자금 조성 경위, 출처, 용처 등을 수사하면서 정·재계 연루 등 대형 커넥션을 파헤치는 게 최종 목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찰도 “압수물을 분석하면서 돈의 흐름도 차분히 볼 것이다. 향후 수사 대상이나 사안이 커지면 전담팀을 꾸릴 수도 있다”고 밝혀 수사 과정에서 건설사들의 횡령, 비자금의 출처·용처가 드러나면 정·관·재계 등에 메가톤급 태풍이 몰아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입찰 담합 의혹은 이미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조사를 한 만큼 비자금 수사가 본령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건설업계에서는 공사 대금을 과다하게 책정한 뒤 전액 집행하지 않고 일부를 빼돌리거나 하청에 다시 재하청을 주는 구조를 통해 하청 업체들에 부풀린 공사 대금을 지급하고 현금으로 되돌려받는 방식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현대건설은 4대강 사업을 하며 한강6공구에서만 50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우건설은 칠곡보 공사 과정에서 하도급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아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대검 중수부 1, 2과장이었던 여환섭 특수1부장, 윤대진 특수2부장이 수사를 맡은 점도 심상치 않다. 두 사람은 중수1, 2과장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차관 등 권력 실세들을 줄줄이 구속하는 등 권력 비리 수사에 강점을 보여 왔다. 한 재경지검 관계자는 “중수부 폐지 뒤 중수부 핵심 인사들이 중앙지검 특수부로 그대로 옮겨 왔다”면서 “특수부가 중수부 기능을 대체하게 되는 만큼 향후 4대강 관련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검찰이 30여곳에 이르는 업체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한 점도 이례적이다. 한 검찰 인사는 “그동안 계좌 추적, 자료 분석 등을 통해 담합 의혹 외에 ‘다른 카드’를 확보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꿀벌, 왜 사라지고 있나

    꿀벌, 왜 사라지고 있나

    지구촌 환경운동의 대모로 불리는 레이첼 카슨의 명저 ‘침묵의 봄’은 봄이 와도 들리지 않는 새소리에서 시작한다. 인간이 만든 환경오염이 결국 인간을 위협으로 이끌 수 있다는 섬뜩한 한마디였다. 카슨의 경고는 2006년 급기야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북미 지역에서만 꿀벌이 1년 만에 22개주에서 무려 25~40%나 사라졌다. ‘군집붕괴현상’이라 불리는 꿀벌의 실종은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졌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06년 40만 군(벌통 하나 분량의 벌떼)에 이르던 한국의 꿀벌은 지난해 10%를 조금 웃도는 4만 5000군으로 줄었다. 꿀을 찾으러 나간 벌이 돌아오지 않거나 벌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일도 되풀이됐다. 꿀벌의 실종이 위협적인 것은 꿀벌이 자연 활동을 원활하게 돌아가는 윤활유의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상의 식물 상당수는 꿀벌에 번식을 의존한다. 꿀을 찾는 과정에서 식물의 수정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꿀벌이 사라지면 그만큼 식물이 열매를 맺을 확률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특히 농가에서는 아몬드와 딸기, 콩 등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작물에서 꿀벌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세계 각국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섰고, 살충제와 이상기후 등 수많은 요소들이 꿀벌 실종의 원인으로 추정돼 왔다. 특히 유럽정부는 살충제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고, 일부 살충제의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하지만 미국 농무부는 최근 “꿀벌의 감소는 복합적인 문제가 한꺼번에 발현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발표했다. 꿀벌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질병과 기생충, 살충제, 먹이의 부족, 종 다양성 부족 등 모든 게 꿀벌의 생존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농무부 측은 “어느 하나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총체적 난국”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일리노이대 연구진은 죽은 벌에서 100가지가 넘는 살충제 및 화학약품 성분, 기생충을 발견했다. 미국 일리노이대 메이 버렌마움 교수는 “한두 가지의 살충제를 규제하는 것으로 문제를 풀어낼 수 없다”면서 “모든 살충제와 화학약품을 한번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할 수 없는 만큼 꿀벌 문제를 단시일에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명확해졌다”고 분명히 했다. 뉴욕타임스는 “벌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생충은 소각로에서 비롯되는데, 이런 요소들을 규제하려면 사회 각계각층이 참여해 구조를 개편하는 수준의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檢 ‘국정원 댓글’ 의심 진보·보수 사이트 10곳 수사

    국가정보원의 대선·정치 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국정원 직원들이 댓글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국내 정치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진보·보수 성향 인터넷 사이트 10여개를 동시다발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원세훈(62) 전 국정원장을 정점으로 한 국정원의 대선 및 정치 개입을 입증하는 데 이들 사이트와 국정원 직원들의 연루 여부를 파악하는 게 관건이라고 보고 댓글·게시글 분석과 작성자 추적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3일 ‘오늘의 유머’, ‘보배드림’, ‘뽐뿌’ 등 경찰에서 수사한 진보 성향의 기존 3개 사이트 외에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과 보수 성향의 D, I 등 7~8개 사이트를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국정원 직원들이 직접 댓글 작업을 했거나 이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주민등록번호, 수백 개의 전화번호, 600∼700개의 이메일 주소 등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 직원들이 댓글을 달거나 정치에 개입한 정황을 많이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인터넷 사이트 조사가 제일 중요하다”고 밝혔다. ‘대북심리전의 고유 활동’이라는 국정원 측 논리를 깨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인터넷 사이트의 댓글·게시글 분석을 통해 국정원 직원들의 대선 후보 지지·비방이나 정권 홍보 물증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한편 검찰은 이날 이번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며 김기용 전 경찰청장 등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한 ‘부정선거 진상규명 시민모임’ 관계자를 소환, 고발 경위 등을 조사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한·중 외교 핫라인 개설… 北 추가도발 방지 협력하기로

    한·중 외교 핫라인 개설… 北 추가도발 방지 협력하기로

    한국과 미국, 중국 간 외교적 협의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북핵 문제 ‘출구 전략’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한국과 중국의 ‘외교사령탑’은 24일 양국의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만나 한반도 위기 타개 방안을 논의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오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회담을 갖고 북한의 긴장 고조 행위에 대해 양국이 긴밀히 공조해 추가 도발을 방지하는 한편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이를 위해 두 나라 외교장관 간 핫라인을 개설하기로 했다. 윤 장관은 이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를 예방했다. 리 총리는 “중·한 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비핵화 실현을 위한 양국 간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리 총리는 또 “중국은 시종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노력해 왔고 이에 반대되는 행동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23일(현지시간) 웬디 셔먼 정무차관과 조지프 윤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 대니얼 러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선임보좌관 등을 잇따라 만났다. 패트릭 벤트렐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미·중 양국은 북한의 행동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을 방문 중인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지난 23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나 북한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뎀프시 합참의장은 24일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지도부가 북한의 핵과 탄도 미사일 추구에 대해 우리만큼 걱정한다는 믿음을 갖고 이곳을 떠난다”며 “중국은 우리가 그렇듯이 북한을 설득하고 있다는 확신을 줬다”고 말했다. 뎀프시 의장은 또 “북한 지도부가 추가 도발에서 한발 물러설 수 있는 시간이 여전히 있다고 생각하며 그들이 그렇게 할 기회가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뉴스 분석] 北 메시지 핵심은 ‘대화 명분’ 달라

    [뉴스 분석] 北 메시지 핵심은 ‘대화 명분’ 달라

    북한이 원하는 것은 대화일까, 도발일까. 우리 정부가 지난 11일 공식적으로 대화를 제의한 이후 북한이 내놓은 반응들은 수십년간 대북 문제를 다뤄 온 당국자나 전문가들조차도 섣불리 판단을 내리지 못할 정도로 모호성을 띠고 있다. 하나의 입장 발표문에 대화와 도발이란 상반된 입장이 매번 담겼기 때문이다. 한 손에는 도발 카드를, 다른 한 손에는 대화 카드를 쥐고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분위기를 살피며 저울질에 들어간 모습이다. 북한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문답(14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최후통첩장’과 외무성 대변인 담화(16일) 등 세 차례의 입장문에서 대화 제의를 ‘교활한 술책’, ‘기만의 극치’라고 비난하면서도 ‘대화 여부는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렸다’, ‘대화에 반대하지는 않지만’이란 말로 항상 여지를 남겼다. 심지어 자신들의 ‘최고 존엄’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사진을 불태운 국내 보수단체와 이를 방조한 당국에 보복하겠다면서도 ‘대화를 원한다면’이라고 나름의 출구 전략까지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실제로 도발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결국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명분을 마련해 달라는 메시지일 것이라는 데 무게를 뒀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7일 “겉으로는 강하게 해도 밑으로는 대화를 하려는 게 북한의 전략전술”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대화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남한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낮추려고 고심한 흔적도 묻어난다. 개성공단을 담당하는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16일 발표한 비망록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역도’라고 비난하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을 지칭할 때는 ‘청와대 안방주인’이란 표현만 사용했다. 이번에 발표된 최고사령부 ‘최후통첩장’도 최고지도자 ‘모독행위’에 대한 이전의 반응과 비교하면 수위가 낮다. 지난해 2월 말 인천의 한 군부대가 내무반에 “때려잡자! 김정일, 쳐 죽이자! 김정은”이란 원색적 구호를 붙이자 북한은 전 지역에서 동시다발 규탄궐기대회까지 열었다. 최고사령부는 이 전 대통령에게 욕설과 비난을 퍼부으며 “불이 번쩍 나게 초토화해 버리게 될 것”이라고 위협을 가했다. 당시 최고사령부의 통고문에 ‘대화’에 대한 언급은 아예 없었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북한이 대화에 전제조건을 달고 있지만, 막상 대화에 나서면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며 “사과해야 대화하겠다는 원칙적 주장은 충분히 타협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커버스토리-삼성·애플 특허소송 2년 빛과 그림자] 美·EU 등 9개국으로 글로벌 전선 확대…업계 “특허전 최대 수혜자는 삼성전자”

    [커버스토리-삼성·애플 특허소송 2년 빛과 그림자] 美·EU 등 9개국으로 글로벌 전선 확대…업계 “특허전 최대 수혜자는 삼성전자”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가장 큰 이슈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쟁’이 이제 2년을 맞았다. 모바일 운영체제(OS)의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구글과 애플의 헤게모니 싸움에서 시작한 소송은 이제 삼성과 애플이라는 두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각국 법원, 특허청, 무역기구들의 각축전으로 번져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의 특허전쟁은 2011년 4월 15일(현지시간)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법원에 “삼성이 자신들의 디자인을 모방했다”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삼성은 곧바로 한국과 독일, 일본 등에 소송을 내며 역공에 나섰다. ‘애플과의 부품 공급 관계를 감안해 조용히 처리할 것’이라던 당시 업계의 예상을 깬 것이었다. 앞서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을 ‘카피캣’(모방꾼)으로 비난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데다, 당시 전 세계 주요 IT 업체들을 상대로 동시다발적인 소송을 진행하던 애플의 스타일을 고려할 때 삼성이 통신특허로 ‘맞불’을 놓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소송 초반에는 특허침해 대상이 디자인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수준에 머물렀지만 두 회사의 싸움이 본격화되면서 점차 서비스 관련 특허로 전선이 확대됐다. 지난해 말 삼성은 애플의 영상통화 서비스인 ‘페이스타임’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미국 법원에 추가 제소했다. 소송 국가도 9개국(한국, 미국, 일본, 호주,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으로 늘었다. 업계 일부에서는 두 회사의 소송이 특허 제도의 취지와 달리 ‘변호사 놀음’으로 혁신을 방해한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두 회사의 법정 다툼은 최종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항소에 항소를 거듭하며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법조계에서는 양사 간 글로벌 특허전쟁 판세를 백중세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는 애플이 우위를 점했지만 삼성도 한국과 영국, 독일 등에서 “애플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이끌어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지난 8월 배심원 평결에서 삼성이 애플에 약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1500억원)를 배상하라고 명령했지만 판사의 최종 판결에서 5억 9950만 달러(약 6500억원)로 낮아졌다. 애플의 숙원이던 삼성 제품의 미국 내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도 기각되면서 삼성에 유리한 쪽으로 반전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EU 집행위원회가 현재 삼성이 3세대 통신 기술과 관련된 표준특허권을 남용하지 않았는지 조사하고 있어 삼성으로선 안심하기 이르다. 애플과의 소송에서 표준특허를 무기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 빌미가 됐다. 만약 삼성이 표준 특허를 남용한 것으로 결론나면 관련 연매출의 10%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애플과의 특허 소송에서도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 소송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다른 공룡기업을 비롯해 EU 집행위원회, 미국 상무부, 미 국제무역위원회(ITC) 등 이해관계가 상반된 여러 기관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는 점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병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가마다 관심사나 문화가 다른 데다 특허법에는 속지주의 원칙이 적용되고 있어 특허분쟁에 대한 판결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의 상황만 놓고 볼 때 이번 특허전의 최대 수혜자가 삼성전자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애플이 삼성에 디자인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던 2011년만 해도 애플은 시장점유율과 브랜드 경쟁력 등에서 절대 우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본안 소송이 ‘세기의 재판’으로 회자되면서 삼성은 스마트폰 분야에서 애플과 라이벌 구도를 이루는 경쟁자로 각인됐고 점유율도 높아졌다. 이를 반영하듯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과 피처폰(일반 휴대전화)을 합해 4억 700만대를 판매, 노키아(3억 3560만대)를 큰 폭으로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삼성은 스마트폰 판매량에서도 2억 1580만대를 판매해 애플(1억 3680만대)을 ‘더블 스코어’로 앞섰다. 애플과의 특허전에 ‘갤럭시 시리즈’의 성공이 더해져 삼성전자는 이제 ‘애플의 유일한 경쟁자’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지금까지는 선두 업체의 제품을 모방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내놓는 ‘캐치업 전략’만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지만, 이번 특허소송을 계기로 세계 최고 IT 업체라는 이름에 걸맞게 시장 선도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는 과제도 안게 됐다. 독일의 유명 로펌 ‘뵈메르트&뵈메르트’의 하인츠 고다 변리사는 “자동차와 항공기 등 중요한 발명이 등장할 때마다 기업 간 특허 분쟁이 뒤따르곤 했다”면서 “두 회사의 분쟁도 신제품의 정의를 둘러싼 영역 싸움에 해당되는 만큼 (역설적으로) 갈등 속에서 해법을 찾아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北 사이버전에 선제 대응 서두르길

    지난달 20일 발생한 방송사·금융기관에 대한 대규모 해킹은 그동안의 사이버 공격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났다. 정부가 그제 발표한 ‘3·20 해킹’ 내용에 따르면, 북한은 8개월 전부터 우회접속 경로를 통해 이들 기관의 전산망에 악성코드를 심은 뒤 공격을 감행했다. 이전보다 더 치밀하게 대비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미사일 발사 징후, 개성공단 폐쇄 등 북한의 잇단 위협과 맞물려 사이버 도발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3·20 해킹’ 합동대응팀이 공격 주체로 지목한 북한의 정찰총국 산하에는 1만 2000여명의 해커가 있고, 이 중 1000여명은 중국 등 해외에서 암약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그간 4만 8000여건의 국내 사이트를 공격했다. 국내 전산망을 풀방구리에 쥐 드나들듯 자유자재로 유린한 셈이다. 이처럼 어느 나라보다 촘촘히 연결된 우리의 인터넷망은 사이버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 북한은 심각한 경제적 궁핍 속에서도 2000년대 중반부터 돈은 덜 들고 공격 효과가 큰 사이버 인력 양성에 주력해 왔다. 이른바 ‘사이버 전사들’이다. 이들은 군사적인 목적 외에도 기업체 해킹을 통한 외화벌이에도 투입된다고 한다. 2009년 디도스 공격과 2011~12년 농협 및 언론사 전산망 마비 사태에서도 우리는 북한의 지능화한 사이버 공격 수법을 여실히 보았다. 이번 사태는 총체적인 사이버 안전망이 하루속히 구축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특히 악성코드에 대한 보안대책으로 마련한 기업의 배포 서버가 해킹의 도구로 악용돼 민·관·군의 합동 대응만이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서버들이 전산망을 마비시키는 ‘숙주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다. 또한 해외 서버를 활용한 공격 경유지도 다양해져 만일 주요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동시다발적 사이버 공격이 이뤄진다면 사회적 대혼란을 겪을 수 있음을 확인케 했다. 사이버 방어는 휴전선 철책을 지키는 일 못지않게 중요해졌다. 숭숭 뚫린 사이버망을 방치했다간 제2의 사이버 테러는 언제든지 발생한다. 우리는 사이버 공격이 발생할 때마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우라고 주문한 바 있다. 정부는 미국과 중국이 사이버 공격을 새로운 유형의 전쟁으로 간주하고 예산 증액에 잇따라 나서고 있는 사례를 본보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국민들도 일상 생활에서 사이버 안보의식을 가져야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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