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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T 2분기, 기대 못미쳐…3Q 좋아질까?

    SKT 2분기, 기대 못미쳐…3Q 좋아질까?

    [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SK텔레콤은 2010년 2분기에 매출 3조886억원, 영업이익 5821억원, 당기순이익 3640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29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7%, 전분기 대비 2.3%로 소폭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마케팅 비용과 전용회선 비용을 감소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5.2%, 전 분기 대비 21.1% 다. 이번 SK텔레콤의 실적은 당초 6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던 시장 전망치에 못 미치는 수치다. 이는 KT가 아이폰을 등에 업고 2010년 1분기 무선데이터 부분 매출이 전년 동기를 대비해 20.6% 성장하는 사이 SK텔레콤은 초단위 요금체계 시행, 할인 요금제 활성화 등 감소 요인과 갤럭시S가 2분기 말에 등장했기 때문으로 업계는 풀이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3분기에는 ‘갤럭시S의 효과’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달 24일 삼성전자 ‘갤럭시S’가 SK텔레콤을 통해 출시되면서 33일만에 50만명이 가입했고 최근 17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안드로이드폰의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는 한편 아이폰4의 국내 출시가 지연되면서 이같은 호조세는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2010년 6월말 현재 누계 가입자는 전년 동기(2383만 여명) 대비 약5.5% 늘어난 총 2514만 여명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 CFO 장동현 전략기획실장은 “8월에 도입하게되는 데이터무제한 서비스 등을 통해 무선인터넷 시장을 선도하고 스마트폰 라인업 확대를 기반으로 국내 통신 산업 전반의 선순환적 에코시스템 구축은 물론 ICT산업 재도약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3분기 통신시장이 혼조세를 띠면서 SK텔레콤이 더욱 고전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KT가 9월 출시 할 것으로 예상되는 갤럭시K(가칭)의 등장과 아이폰4가 동시에 시판될 경우 SKT는 갤럭시S 이후 대항마로 내세울만한 뚜렷한 라인업이 없다.”며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고객의 편의에 부합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KT와 SK텔레콤이 3분기부터 진검승부로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현재 스마트폰의 라인업 자체가 윤곽이 드러난 상황에서 앞으로는 망의 싸움이 될 것.”이라며 “동시다발적으로 3G망을 이용할 시 농촌 소도시를 뺀 수도권의 경우 트래픽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떠오르는 대안이 와이파이 망이고 구축이 잘된 KT에 비하면 SKT는 와이파이 대결에서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와이파이 망은 형광등 갈듯이 쉽게 갈 수 있는게 아니고 트래픽조사와 인구이동 등 여러 상황적 고려를 해야 하며 구축하는데 어느 정도의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한편 SK텔레콤은 고객 편의를 확대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가입자를 늘리고 이에 따라 무선인터넷 매출도 신장 할 것으로 예상해 올해 13조원 매출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
  • 인천도시公 무리한 사업 숨고르기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지적받아온 인천도시개발공사가 검단신도시 보상·착공 시기를 늦추고 검단산업단지 2·3단계 조성사업을 무기한 연기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을 펴기로 했다. 20일 인천도개공에 따르면 전체 부채의 39%(1조 7211억원)가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검단신도시, 검단산업단지, 영종하늘도시 조성사업 등의 부지매입에 집중되면서 현금 유동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보고 이들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안을 마련해 송영길 인천시장에게 보고했다. 인천시 산하 공기업인 인천도개공은 전체 빚이 4조 4608억원으로 인천시 부채 2조 3343억원의 2배에 가까운 데다, 묻지마식 사업확장으로 “빚으로 모래성을 쌓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검단산업단지의 경우 현재 1단계 사업이 44%만 분양되는 등 저조한 분양률을 보임에 따라 내년부터 추진할 예정이었던 6.9㎢ 규모의 2단계 사업과 검단신도시와 연계된 3단계 사업은 무기한 연기된다. 산업단지 조성이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이점이 있는 반면, 조성원가로 토지를 공급해 수익성이 떨어지고 재정위기 상황에서 토지보상을 위해 공사채를 발행해야 하는 등 재정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검단신도시는 공동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의, 보상시기를 늦춰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착공시기를 1년 정도 미뤄 분양률을 높이는 방안과 아예 사업규모 자체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영종하늘도시의 미분양된 아파트는 분양가를 낮춰 재분양하고 계약이 해약된 토지는 토지리턴제 등의 대책들을 내놨으며, 이미 보상비 450억원이 투입된 송도석산 개발사업은 시의 대행사업으로 전환키로 하는 등 사실상 포기했다. 인천도개공 관계자는 “사업 구조조정의 기본방향이 정해진 만큼 조만간 외부 컨설팅 용역을 통해 세부적인 방안을 수립한 뒤 인천시 및 국토해양부와의 협의를 통해 확정짓겠다.”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수량확보 OK 속도전 NO”

    “수량확보 OK 속도전 NO”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추진 중인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 학계는 하천정비와 환경보호를 동시에 달성하는 방법도 충분히 찾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4대강 사업은 6·2지방선거 이후 “무리한 사업을 심판하겠다.”는 야권과 “근본적인 궤도수정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정부와 여권이 여전히 힘겨루기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에 학계가 제시한 의견이 비록 대표성은 없다고 하더라도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 대해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신문은 18일 공학 전문가 10명에게 ‘4대강 사업의 바람직한 대안’을 심층 질문, 모색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해법을 찾았다. 4대강 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학계에서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공학 전문가들은 ‘하천을 살리기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할 때’라는 의견에는 모두 동의했다. 다만 방법론에서는 약간씩 차이를 보였다. 이들 가운데 ▲‘4대강 사업이 수질개선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 5명이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4명은 ‘사후관리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며 유보적 입장을 취했고, 1명만 ‘효과 자체가 없다.’고 답했다. 또 ▲‘수량확보에 도움이 되느냐.’는 물음에는 8명이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생태환경 복원에 도움을 준다.’는 의견에는 5명이 찬성했다. ▲‘사업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점에는 과반수가 절차적 문제점을 인정했다. ‘강 정비와 준설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아울러 보 건설과 준설 등 대규모 공사를 원점으로 되돌릴 수 없는 만큼 이를 보완할 ‘포스트 4대강 사업’에 대해 준비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영산강 등을 우선 시범사업으로 정하자는 방안도 제시됐다. 국책사업을 이념 문제로만 보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성일 서울대 교수는 “강의 수질 복구를 위한 국가적 프로젝트에는 찬성하지만, 방법론적 수정은 필요하다.”면서 “환경영향평가 기간이 짧았던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김계현 인하대 교수는 “건물을 지을 때 기초공사가 필요하듯 수자원 확보와 수질개선, 생태계 복원은 함께 이뤄지는 것”이라고 했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모두 나쁜 것은 아닌 만큼 속도를 조절해 시범사업을 진행한 뒤 나쁜 사업은 버리고 좋은 것만 취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현재 4대강 사업의 전체 공정률은 22%다. 금강은 25.9%, 한강 23.8%, 낙동강 21.8%, 영산강 16.8%다. 전국 16개 보 설치의 평균 공정률은 43.5%다. 오상도·윤설영기자 sdoh@seoul.co.kr
  • “중앙-지방 세원 불균형이 큰 원인 지방재원 확충 재정자립도 높여야”

    지방자치단체들이 직면한 재정난이 지방자치제도 근간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정난의 원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면 다양한 대책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선 가장 큰 원인으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세원 불균형이 꼽힌다. 수입이라고 할 수 있는 세입 구조는 국세와 지방세가 8대2 비율인 반면 지출에 해당하는 세출 구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4대6 정도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중앙정부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다. 예산을 편성할 때마다 지자체장들이 지원금을 한 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각 부처 문턱이 닳도록 드나드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중앙정부가 세원을 거머쥔 채 사회복지 업무 등 재정 부담만 지방정부에 떠넘겼다는 점도 재정난을 가중시키는 원인이다. 또 경기침체에 따른 지출 증가 및 세입 감소, 청사 신축이나 행사·축제 개최와 같은 전시성 경비 증가 등도 재정난을 유발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송태수 경원대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무분별한 선심성 사업이 재정에 무리를 주는 경우가 다반사”라면서 “이는 재정 결핍으로 이어져 결국 중앙정부와 지역주민들에게 피해를 전가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강형기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의회가 정책적인 견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거버넌스의 붕괴도 재정난을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재정난 해소를 위해서는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꺼낼 필요가 있다. 송 교수는 “지방재원 확충으로 재정자립도를 높이는 한편 지역 실정에 맞는 과감한 예산 긴축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국책사업도 같은 맥락”이라고 제안했다. 강 교수는 “지자체에 권한과 자율을 주고 중앙정부가 그에 따른 책임을 묻는 구조로 지방자치제도의 구조적 틀을 바꿔야 한다.”면서 “지자체 예산 흐름과 부채 규모 등을 외부에서도 알 수 있도록 회계 방식도 교체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서영복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은 “지방자치가 지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제도 개선 외에 지역인재를 육성하고 주민학습도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돈·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글로벌 시대] 중국경제 경착륙도 고려해야/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대표

    [글로벌 시대] 중국경제 경착륙도 고려해야/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대표

    “중국경제는 해마다 성형수술을 하는 미녀와 같아요. 볼 때마다 더 활력 있는 모습으로 탈바꿈합니다.” 사업차 매년 중국을 방문하는 미국인의 감탄사다. “중국 자신은 미국과 더불어 글로벌 리더로서 G2의 자격이 없다고 사양하지만 현실적으로 중국 협조 없이 주요 국제경제 이슈를 해결하기 어렵잖아요?” 한 일본 외교관의 토로다. 중국경제에 대한 국제평가는 찬사 일색이다. 중국경제는 앞으로도 급성장해 머지않아 미국경제 규모마저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다. 그러나 정작 중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지나친 평가를 부담스러워한다. 중국의 속사정이 그렇게 녹록지 않아서다. “중국 속담에 눈 뜨고 잠잔다는 말이 있는데 제가 그렇습니다. 종전과 달리 지방 출신 농민공들의 불만소리가 부쩍 높아져서 불안해요.” 유복하게 사는 한 상하이 부동산업자의 말이다. 중국은 개혁개방의 성공 못지않게 후유증도 심각하다. 불균형 성장으로 지역 간, 계층 간 갈등이 심화되고 부동산 투기로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수출이 늘고 있으나 저가인 데다 원천 기술이 부족해 로열티를 제하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다. 최소한의 의식주가 해결되었다고 하나 환경오염으로 인간 삶이 황폐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사회가 그럭저럭 굴러갈 수 있는 까닭은 두 자릿수에 달하는 고도 경제성장으로 주민 생활수준이 지속적으로 향상돼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고민이 깊어간다고 한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국가적 도전이 밀려오고 있다. 이 도전은 경제성장 만능주의의 반작용이기도 하다. 첫째, 새롭게 사회에 진출하는 신세대의 자유분방한 사고와 행동양식이다. ‘소황제 세대’로 불리는 신세대는 한 자녀 갖기 운동의 산물로서 기성세대와 달리 탈권위주의와 자신의 권익추구 성향이 강하며, 국제사회와 소통하는 열린 세대다. 이들이 점차 중국사회의 전면에 등장하면서 강력한 변화의 주체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최근 ‘폭스콘’공장 직공의 연쇄자살로 촉발된 임금인상 문제도 신세대의 등장에 따른 파문에 해당한다. 둘째, 국민정서가 불안정하다. 오늘날 중국사회는 물질만능 풍조 등 가치관의 변화로 정신적 방황 상태에 있다. 최근 중국 각지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발생하는 묻지 마 칼부림사건은 고도성장의 뒤안길에서 곪아가는 병든 중국사회를 대변한다. 그러나 종교와 사상의 자유가 제한되어서 정신적 위안처나 도덕적 대안을 찾기가 어렵다. 일부 국민이 파룬궁(法輪功)을 통해 정신적 도피처를 모색하다 정부 당국의 철퇴를 맞았다. 셋째, 경제에 비해 정치 발전의 속도가 더디다. 중국은 정치적으로는 공산당 독재,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라는 이질적 요소가 결합한 형태다. 이 시스템이 개혁개방 초기에는 개발독재의 장점을 발휘한 면이 있다. 그러나 개혁개방이 심화될수록 정치의 경직성은 경제의 자율성을 제약하게 될 것이다. 지금 중국 공산당은 경제성장이라는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격이다. 호랑이 등에 타고 있는 한(경제 성장) 안전하다. 그러나 호랑이 등에서 떨어지면(경제 실패) 호랑이 밥이 된다. 그런데 언제까지 호랑이 등에 타고 달릴 수는 없다. 언젠가 고도성장 기대감이 사라지게 되면 잠복되어 온 문제들이 순차적, 또는 동시다발적으로 분출할지 모른다. 버블이 터지면 중국은 경제뿐 아니라 정치도 경착륙할 우려가 있다. 중국은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면에서 숙명적으로 한국의 운명과 직결된 존재다.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한반도에 대한 영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을 보는 우리의 시각도 보다 치밀하고 전방위적이어야 한다. 최근 우리 사회에 중국의 성장추세와 장래를 지나치게 긍적적으로 보고 ‘올인’하는 시각이 팽배하지는 않은지. 현시점에서는 중국의 비상(飛上)이 지속될 여지가 우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착륙을 고려해야 하는 까닭은 그만큼 우리에게 미치는 중국의 영향력이 중차대하기 때문이다.
  • 전시행정 실태와 개선 방향

    지난해 8월7일부터 10월25일까지 인천에서 열린 세계도시축전은 인천시에 의해 ‘성공한 기획’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투자유치를 활성화하고 세계 10대 명품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아 험한 꼴을 당하고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 인수위는 “1400억원이 투입된 도시축전은 정치적 목적에 의한 낭비성 행사”라는 결론을 내고 감사원에 특별감사를 요청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문제도 마찬가지다. 안상수 전 시장은 대회를 제대로 치르기 위해선 주경기장 신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주경기장 건설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그가이 낙선하자 급격히 추진동력을 잃어 기존 문학월드컵경기장을 리모델링해 활용하는 방향으로 선회되고 있다. 민선 단체장에 의해 남발되고 있는 전시성 이벤트가 얼마나 생명력이 짧은가를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지난달 감사원이 발표한 ‘지자체 축제·행사 집행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 인천시는 최근 3년간 축제 등 전시성 행사에 1916억원을 써 서울을 제외한 6대 광역시 중 가장 많은 예산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 개최 횟수로는 부산시가 1171건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서울시 역시 민선5기를 이끌 민주당 소속 구청장 21명이 오세훈 시장의 역점사업인 한강르네상스, 디자인시티 등을 전시행정으로 규정하고 전면중단을 요구함으로써 논란을 비껴가지 못하고 있다. 전시행정과 거의 동의어처럼 여겨지는 것은 국제행사 유치다. 단체장의 실적을 쌓고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 데 이만큼 효용성 있는 이벤트가 드물기 때문이다. 2014년 세계사격선수권대회, 2017년 동아시아경기대회, 2018년 겨울올림픽, 2020년 여름올림픽, 2022년 월드컵 유치가 전국 지자체들에 의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국제회의, 영화제, 엑스포, 비엔날레까지 더하면 국제행사 추진은 정확한 통계조차 잡을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지자체들이 젯밥에만 눈이 어두워 면밀한 검증도 없이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식으로 국제행사 유치에 나서면 순기능보다는 재정낭비 등 부작용 우려가 높다. 육동일 충남대 교수는 “국제행사 유치 대열에 끼지 못하면 ‘팔불출’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경제적 효과와 유치 가능성 등을 정밀하게 종합분석해 국제행사 유치 우선순위와 시기를 조정하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동화 캐릭터와 놀아요

    그림책이나 문학 속의 친근한 캐릭터들과 어린이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잔치 한마당이 열린다. 출판도시문화재단이 오는 5∼9일 경기 파주출판도시에서 개최하는 제8회 어린이 책잔치다. 올해 주제는 ‘책과 함께 캐릭터와 놀아요.’ 관심사는 단연 ‘캐릭터, 책 밖 세상으로(포스터)’라는 이름의 테마전시관. 모리스 센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 딕 브루너의 ‘미피’ 등 세계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 35종이 어린이와 가족 손님을 맞이한다. 국내 캐릭터로는 한병호의 ‘도깨비와 범벅장수’, 류재수의 ‘노란 우산’, 최숙희의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 등이 전시된다. ‘오즈의 마법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고전 작품 변천사도 볼 수 있다. 포토존이 설치돼 캐릭터들과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인형극 ‘노랑머리 앤디’, 마임 공연 ‘꿈을 그리다’, 아동극 ‘일곱 마리 눈 먼 생쥐’, 매직쇼 등 다양한 공연도 펼쳐진다. 현장에서 어린이책을 사면 깎아준다. 캐릭터 만들기, 직지인쇄 체험 등 어린이들이 직접 해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작가와의 만남이나 원화 전시 등 개별 출판사들이 직접 운영하는 행사도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031)955-0050.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이슈 Q&A] 이란, 핵제재속 中 의존도 확대 왜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는 핵 개발에 나서고 있는 이란에 대해 다양한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중국은 이란과 긴밀한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중국과 이란의 ‘특수 관계’는 어떤 배경에서 형성됐고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갈지 홍성민 중동경제연구소 소장, 박철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중동팀 전문연구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짚어봤다. Q: 이란·중국 양국교류 현황과 배경은. 홍성민: 이란으로서는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조치를 돌파하려는 의도가 강하다. 중국은 이란의 최대 수출입 상대국이 됐다. 반면 2008년 이후 유럽연합(EU)의 대 이란 교역은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특히 이란은 정유시설이 부족해 정유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데 일일 휘발유 소비량 12만배럴 가운데 3만~5만배럴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박철형: 이란에 중국은 미국을 대체할 수 있는 경제협력 동반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란의 입장을 옹호해줄 수 있다는 점도 엄청난 매력이다. 중국 입장에서도 이란은 자원과 수출시장 확보 측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란은 중동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맹주 자리를 다투고 있다. 전 세계 원유 매장량의 10%와 천연가스 매장량의 16%를 보유한 자원대국이다. 한반도보다 7.5배 넓은 영토와 7000만명에 달하는 인구 등 잠재력이 엄청나다. 중국이 이란에 정성을 쏟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할 노릇이다. 경제제재로 인한 미국과 유럽의 공백을 중국이 메우고 있다. Q: 이란에서도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에 대해 우려한다는 분석이 있는데. 홍: 그건 순전히 미국 시각일 뿐이다. 국익을 위해 동맹을 맺거나 파기하는 건 이란이나 미국이나 다를 게 없다. 이란은 경제적으로 중국이 활로가 되니까 활용할 뿐이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이란으로서는 당장 편 들어줄 나라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경제적 고립을 탈피해야 하는데 거기다 대고 (워싱턴포스트가) ‘중국 의존도가 높아진다.’고 지적하는 건 배부른 소리일 뿐이다. 박: 일각에서 중국 영향력 확대라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그런 우려 자체가 양국간 긴밀한 교류협력을 방증하는 징표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이 이란에만 구애를 하는 것도 아니다. 중국은 아프리카와 중동에 동시다발적으로 접근한다. Q: 경제제재에 대한 이란의 입장은. 홍: 제재수위가 높아지면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진다. 이란이라고 마냥 반가울 리가 없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13일 “우리 권리를 존중한다면 대화하고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는데 이란의 의중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바로 ‘평화적 핵개발’과 ‘경제발전’이다. 이란은 석유와 은행 등 국가주요산업이 국가소유이고 민간자본의 비중이 낮다. 미국 요구처럼 민영화해도 인수할 국내자본이 없기 때문에 결국 고스란히 서방 거대자본만 이득을 챙길 수밖에 없다. 특히 현지에선 미국이 이란의 석유산업을 차지하기 위해 핵개발을 문제삼는다고 의심한다. Q: 이란과 중국 관계를 전망한다면. 박: 대이란 경제제재 조치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미국은 1987년 수입금지를 시작으로 1997년까지 이란과의 모든 교역·투자를 금지했다. 유엔도 2006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제재 결의안을 채택했다. 하지만 2008년 이란의 수출규모는 1070억달러로 2003년(320억달러)보다 230% 증가했다. 물론 에너지개발 부문에서는 외국인투자를 억제하는 ‘보이콧’ 효과를 내고 있다. 경제제재가 계속될수록 이란은 더욱더 중국을 필요로 한다. 핵개발 사태에도 불구하고, 혹은 핵개발 사태 덕분에 양국간 협력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전교조위원장 13일 소환

    검찰이 전교조 핵심 간부의 소환절차에 착수하는 등 불법 정치활동 의혹을 받고 있는 전교조와 전공노 조합원들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유호근)는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과 김현주 수석부위원장, 박석균 부위원장 등 전교조 본부 소속 간부 3명에게 13일 검찰에 나와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은 정 위원장 등이 소환에 응한다면 민주노동당 가입과 당비 납부, 정치활동 의혹 등 3가지 주요 혐의의 사실 관계를 집중적으로 캐물을 계획이다. 검찰은 각 지역본부에 속한 조합원들도 다음주 중으로 관할 검찰청에서 소환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이번 조사는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전교조와 전공노 284명의 조합원 가운데 정 위원장 등 112명에게는 국가공무원법과 정당법,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으며, 양성윤 전공노 위원장 등 170명에게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나머지 2명에게는 국가공무원법, 정당법 위반 혐의가 각각 적용됐다. 검찰은 지난주 경찰에서 이 사건의 수사기록을 넘겨받아 검토작업에 나섰으며, 민노당 당원명부를 비롯해 이들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철거 대신 보존… 재개발 방식 바뀐다

    철거 대신 보존… 재개발 방식 바뀐다

    싹쓸이 철거와 고층빌딩 올리기로 대표되는 서울시내 재개발 사업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철거’에서 ‘보전’으로 사고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26일 종로구 공평동과 충무로 일대를 ‘소단위 맞춤형’으로 재개발하기 위한 도시환경정비계획 연구용역에 대해 입찰 공고했다고 밝혔다. 소단위 맞춤형 정비사업은 도심 낙후 지역의 역사적·문화적 특성은 유지하면서 공공의 지원을 받아 필요한 곳만 뜯어고치는 방식이다. 서울시가 지난 18일 ‘2020 서울시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을 확정하면서 처음 도입한 제도다. 이 기본계획은 2005년 2월에 만든 계획을 재정비한 것으로, 2020년까지 이뤄질 서울시내 재개발의 밑그림에 해당한다. 따라서 공평동·충무로 일대 정비사업은 향후 10년간 도심 재개발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공평동에는 서울시 지정 문화재인 숭동교회와 인사동길 등 수많은 역사·문화 자원이 산재해 있다. 충무로도 영상·인쇄·출판 관련 업체가 몰려 있는 특화 거리이다. 때문에 이 지역들을 기존 재개발 방식으로 정비사업을 추진할 경우 문화와 산업 등 지역 특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실제 뉴타운을 비롯한 기존 재개발은 어릴 때 모래집을 지으며 즐겨 부르던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처럼 건물을 완전히 부수고 새로 짓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월 확정된 ‘창신·숭인동 재정비촉진지구 계획안’에 포함됐던 ‘연예인 아파트’(동대문 아파트) 보존 방침이 지금까지 재개발 추진 과정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건물일 정도다. 게다가 재개발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옮겨 살 집이 모라자 전셋값 상승 등 집값 불안을 부추기는 원인으로도 작용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도심 재개발을 환경이나 특성에 대한 무분별한 파괴가 없도록 ‘전면 철거’ 방식에서 ‘최소 철거’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도로망이나 특화 산업·문화 등 기본 골격은 그대로 보전하면서 노후한 부분만 솎아내 제거하는 형태다. 공평동·충무로 일대는 시범지역에 해당하는 만큼 정비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종로3가 귀금속상가 지역 등 재개발 압력이 커지는 다른 지역으로 확대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개발 추진 기간도 상당 부분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용준 서울시 도심재개발팀장은 “기존 가로 형태는 유지하면서 단독 필지 또는 중소 규모로 공동 개발하는 정비 방식을 통해 지역별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도시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면서 “소단위 맞춤형 정비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건폐율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특파원 칼럼] 도요타의 자만과 사죄/박홍기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도요타의 자만과 사죄/박홍기 도쿄특파원

    도요타의 전쟁이다. 상대는 미국이다. 지난달 21일 도요타가 8개 차종에 대한 리콜을 발표한 이래 미국의 공세는 수그러들기는커녕 더 거세졌다. 품질·안전의 신화를 창조한 도요타가 미국으로부터 동시다발적인 공격을 받는 형세다. 1937년 창업 이후 “최대의 위기”라는 진단도 지나치지 않다. 빌미는 도요타가 제공했다. 2009년 8월 도요타에 예기치 않은 사고가 터졌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렉서스가 급발진, 4명이 숨졌다. 운전석 매트의 결함을 이유로 11월 7개 차종의 426만대에 대한 자율 수리에 들어갔다. 지난달 또다시 가속페달 문제가 밝혀져 550만대의 리콜에 나섰다. 급기야 지난 9일 자부심의 결정체인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 역시 리콜이 발표됐다. ‘최고의 품질은 도요타의 생명’이라는 모토와는 달리 부품 결함이라는 결정적인 약점을 노출시켰다. 도요다 아키오 사장의 말대로 “급속한 확장정책”에 치중하다 품질관리로 대변되는 ‘간반(看板)’을 소홀히 한 탓이다. 도요타는 명실공히 일본 제조업의 대표이다. 1980년대 이후 일본의 세계시장 진출을 상징하는 기업이다.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지난달 도요타의 점유율은 리콜 영향으로 하락했지만 14%를 차지했다. 일본 전체 차량의 미국 점유율은 무려 40%대다. 도요타는 2008년 세계 판매대수 897만대를 기록, 1931년 이래 선두를 지켜왔던 GM을 제쳤다. 1997년엔 세계 최초로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시킨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를 선보여 친환경차의 정점을 굳혔다. 도요타가 나는 사이, GM은 지난해 6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자동차의 본고장인 미국의 자존심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미국이 달가워할리가 없다. 확전도 도요타가 초래했다. 도요타는 초일류기업에 걸맞지 않게 미숙하게 대응했다. 한마디로 위기대처능력의 부재를 보였다. 도요타의 북미 법인은 현지의 심각한 분위기를 일본 본사에 통보했지만 본사는 시큰둥했다. 리콜을 발표한 지 12일이 지난 뒤에야 도요다 사장이 아닌 사사키 신이치 부사장이 첫 공식기자회견을 갖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기술적 하자가 아닌 운전자의 (둔한) 감각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되레 고객인 소비자에게 면박을 줬다. 일본과 달리 자동차가 일상화된 미국 소비자에 대한 모욕이나 마찬가지다. 뒤늦게 도요다 사장은 3차례에 걸쳐 기자회견을 갖고 머리를 조아렸지만 소비자의 원성과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미국은 확실한 기회를 잡았다. 미국 행정부, 의회, 자동차노조, 언론 등이 한목소리를 냈다. 레이 러후드 교통부장관은 “리콜 대상 차를 몰지 말라.”며 서슴지 않고 속내를 내비쳤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신속하고 결단력 있게 행동할 의무가 있다.”며 거들었다. 미 하원과 상원은 3차례의 도요타 청문회 일정을 잡아놓았다. 미 하원은 불출석 방침을 보였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의 청문회 출석도 이뤄냈다. 미국의 ‘도요타 치기’에는 정치적 색채도 농후하다. 오는 11월의 중간선거, 미 의회의 보호주의 등의 배경이 깔려 있다. 도요다 사장은 “도요타는 전능한 존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맞다. 그렇다면 더욱 소비자의 눈높이에, 반응에 귀기울여 대처했어야 옳다. ‘세계 최고 기술’이라는 자만에 빠져 ‘리콜=결함’이라는 일본의 규정에 너무 얽매인 듯싶다. 과신 탓에 늑장 대응이라는 화(禍)를 불렀다. 전쟁의 승패는 자명하다. 도요타의 패배다. 다만 전흔의 규모와 깊이가 문제일 따름이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다른 자동차회사들은 도요타의 위기에 반사이익을 챙기기보다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때다.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미국의 잣대에 걸려들 경우, 언제든 ‘전쟁’을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철저한 품질 및 안전성을 확보해야 함은 물론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회장의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말은 충분히 새겨둘 만하다. hkpark@seoul.co.kr
  • [생각나눔 NEWS] 김연아 SBS서만 보라는데…

    피겨퀸 김연아가 올림픽을 정복하는 순간을 국민들은 SBS에서만 볼 수 있다. 13일 개막하는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국내 중계권을 갖고 있는 SBS가 최근 KBS·MBC와의 공동 중계가 아닌 단독 중계를 확정했기 때문이다. 특정 방송사가 올림픽을 단독 중계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를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지상파 3사가 모두 올림픽 중계에 뛰어드는 것은 전파 낭비라는 주장과, 독점 중계권 획득을 위한 과열경쟁으로 국부 유출을 초래한다는 비판이 맞선다. KBS와 MBC는 “과다경쟁의 폐해가 커 지난 2006년 올림픽·월드컵의 협상 창구를 단일화한다고 사장단끼리 합의했으나 SBS가 이를 깨고 단독으로 중계권을 따냈다.”며 “결과적으로 높은 중계권료를 지불함으로써 국부 유출이라는 병폐를 되풀이했다.”고 비난한다. 시청자의 볼 권리(보편적 시청권)도 훼손한다고 주장한다. SBS는 “지역민방 네트워크까지 합쳐 전국 가구의 90% 이상이 가시청 범위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한다. 국부 유출 비판과 관련해서도 SBS는 “(밴쿠버올림픽에) 김연아 등의 빅이벤트가 없었어도 MBC나 KBS가 같은 문제를 제기할지 의문”이라고 냉소했다. 오히려 이번 단독 중계로 중복 편성의 폐해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하지만 거의 모든 종목을 단독으로 중계하는 과정에서 콘텐츠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지상파 3사는 올림픽과 월드컵 중계 때 ‘자율조정’에 실패, 인기 경기를 동시에 내보내 시청자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경우가 잦았다. 눈앞의 시청률에 급급한 나머지 중복 편성, 과잉 편성으로 시청자의 선택권을 외면했던 셈이다. 때문에 지상파 3사의 다툼을 보는 시청자 눈길은 곱지 않다. 논란은 계속될 수 있다. SBS가 오는 6월 남아공 월드컵부터 2016년 하계올림픽까지 중계권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계올림픽과 월드컵은 중계권료가 동계올림픽과 비교도 되지 않을뿐더러 수많은 경기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려 단독 중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관측도 있다. SBS가 “남아공 월드컵부터는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여운을 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하계올림픽이나 월드컵 등은 국가 기간 방송이자 광고가 없는 KBS 1TV 정도가 공동 중계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또 중계권을 갖고 있는 쪽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나머지 방송사의 취재 및 보도를 충분히 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전작권 주고받기식 접근 안된다

    한반도 안보체제의 변화 가능성을 담은 복잡다기한 신호들이 한·미 양국 정부 간에 오가고 있다. 지난 1일 미 국방부는 ‘4개년 국방검토(QDR) 보고서’를 통해 3~4년 뒤 주한미군을 한반도 외 비상사태 발생 지역으로 차출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이튿날엔 백악관에 제출한 탄도미사일방어(BMD) 계획 검토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BMD 참여를 적극 희망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런가 하면 그제 방한한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은 한국의 강력한 파트너로서 (전시작전권 전환에 관한 한국 내부의) 우려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해 2012년으로 예정된 미국의 전시작전권 한국 이양을 늦출 수 있음을 시사했다. 주한미군의 해외 차출과 한국의 BMD 참여,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 등은 하나하나 한반도 안보지형을 크게 바꿀 중차대한 사안들이다. 이를 미 행정부가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쏟아내는 것을 보면 이미 3~4년 뒤의 한반도 안보전략에 대해 나름의 구상을 끝내고, 한국 정부의 의사를 타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게 한다. 보다 직접적으로 말하면 전작권 전환과 주한미군 차출 가능성에 대한 한국 사회의 우려에 기대어 한국의 BMD 참여를 압박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미셸 플러노이 국방정책차관이 ‘동맹국들과의 적절한 고통분담’을 언급한 것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미 행정부의 뜻이 무엇이든 BMD 참여는 8조~10조원의 막대한 자금이 소요될뿐더러 북핵 폐기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논의와 상충할 소지가 크다. 당장 북한과 중국을 자극하게 된다는 점에서 안보 실익을 거두기가 어렵다고 본다. 주한미군 해외차출 또한 주한미군의 성격을 동맹 차원의 ‘대북 억지력 확보’에서 ‘미군의 동북아 거점기지’로 근본적으로 바꾸게 된다는 점에서 더욱 신중히 접근해야 할 사안이다. 지난해 한·미 양국 정부가 주한미군 해외 파병은 한국 정부의 동의 하에 검토할 장기과제로 삼기로 합의한 것과도 배치된다. 전작권 전환 문제는 양국 정부가 한·미 합동전력의 안보 공백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 한·미 동맹 60년사에 부응하는 차원에서라도 미 행정부는 한국 사회 일각의 안보 불안감을 이용하려 들기보다 해소하는 데 주력하기 바란다.
  • ‘등록금 자율고’ 현실로

    ‘등록금 자율고’ 현실로

    올해부터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한 한양대부고 예비학교 입학식날, 등록금 납부 안내서를 받아든 학부모 김모(43·여)씨는 깜짝 놀랐다. 1·4분기 수업료가 108만원이나 됐으며, 연간 총액도 무려 432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입학금, 분기당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 대금, 매달 지불해야 하는 급식비와 방과후학교 수업비에 교통비까지 계산해 보니 1년 동안 자녀에게 고정적으로 들어갈 돈만 700만원이 훌쩍 넘었다. “자율고 학비가 비싸다는 얘긴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학교 다양화 ‘비싼 학교’ 양산 2010년부터 문을 연 자율형사립고의 등록금이 어지간한 국공립대학 등록금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일반계 공·사립 고교보다 3배 정도 비싸다. 연간 등록금이 450만원에 달해 ‘귀족학교’로 불려 온 외국어고에 맞먹는 액수다. 게다가 정부는 이런 자율고를 2012년까지 전국에 100곳이나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내세운 고교다양화 정책이라는 게 결국 ‘비싼 학교’만 양산하는 형태일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별 개교… 사회적박탈감 우려 특히 서울의 경우 2011년에 1개 구에 자율고가 2~3곳까지 생길 가능성도 있어 생활권 내에서 접근성 높은 자율고가 동시다발적으로 개교해 지역사회에 뿌리내리면 ‘가난한 집 자녀는 가기 어려운 비싼 고등학교’가 일반화될 가능성도 높다. 더욱이 재정적인 문제가 없고,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고교들이 하나, 둘 자율고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자녀가 아무리 공부를 잘하고, 특정 학교에 진학하기를 희망해도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보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원의 20%인 사회적배려자 전형으로 선발되는 학생들은 그나마 낫다. 일반 고교 학비만 내면 차액을 정부로부터 지원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개교한 13개 자율고의 사회적배려자 전형에서 대다수의 학교가 미달사태를 빚은 데서 보듯 구색을 맞추려고 마련한 이 제도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높다. ●“돈없으면 원하는 학교도 못간다” 이경자 전국학부모연합 대표는 “사회적배려자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부모들이 보내기를 꺼려 한다.”며 “애당초 비싼 학비를 내겠다고 하는 학생만 진학하도록 한다는 게 자율고의 설치 취지였다. 사회적배려자 전형은 ‘고등학교도 돈이 있어야 보낼 수 있다.’는 사회적 비난과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구색용에 불과한다.”며 사회적배려자 전형 축소를 요구했다. 결과적으로 고등학교 교육도 돈에 따라 등급이 갈릴 수밖에 없게 됐다. 즉, ‘공부를 잘하더라도 가난한 학생’은 자율고 진학을 포기하고 일반계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곳곳에서 “돈 없으면 원하는 고등학교도 못 보내는 세상”이라는 탄식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北 NLL 해안포 발사] 사거리 12~27㎞… 서해 섬 대부분 사정권에

    27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향해 불을 뿜은 북한군의 해안포는 얼마나 위협적일까. 북한은 장산곶과 옹진반도, 강령반도의 해안가와 인근 기린도, 월래도, 대수압도 등에 900여문의 해안포를 집중 배치해 놓고 있다. 해안포는 사거리 27㎞(구경 130㎜), 사거리 12㎞(76.2㎜) 등이 대표적이다. 백령도와 연평도, 대청도 등 우리 서해 섬들은 대부분 이들 해안포의 사정권 안에 들어간다. 백령도와 장산곶의 거리는 17㎞이고, 월래도까지는 12㎞에 불과하다. 연평도와 강령반도 앞바다 섬까지 거리는 13㎞다. 평소에는 동굴 안에 숨어 있는 해안포는 5m 길이의 레일을 따라 앞뒤로 이동하면서 위장막을 걷어내고 동굴 진지의 문을 개방한 뒤 발포한다. 긴 해안선을 따라 많은 해안포가 있다 보니, 만일 북측의 해안포가 동시다발적으로 우리 섬이나 함정을 향해 발포하면 전부를 사전에 막아내긴 물리적으로 역부족이다. 27일에도 우리 군은 북측이 해안포를 쏜 직후 그 포탄의 궤적을 레이더를 통해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南 사거리40㎞ K-9자주포 대응 하지만 우리 군은 포격을 입더라도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대응할 태세를 갖춰놓고 있다.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사거리 40㎞의 K-9 자주포는 발포한 해안포의 위치를 즉각 찾아내 응사하도록 자동화돼 있다. K-9 자주포는 1분당 6발을 쏠 수 있으며 급속발사 시에는 15초에 3발을 발사할 수도 있다. ●北 수도권 겨냥 미사일 더 위험 해안포보다 무서운 것은 미사일이다. 파괴력이 큰 데다 수도권을 사정권에 두기 때문이다. 북한군은 사거리 83~95㎞에 이르는 샘릿, 실크웜 지대함 미사일을 해안가에 다수 배치해 놓고 있다. 우리 군은 레이더망과 무인항공기(UAV), 정찰기 등으로 북의 미사일 동향을 집중 감시하고 있다. 만약 미사일 발사 전 단계에서 막지 못한다면 국산 지대공 유도무기인 천마를 쏘아 잡는 방법이 있다. 천마는 20㎞ 이상 떨어진 비행체를 탐지,추적할 수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주가조작단 가족 적발

    일가 친·인척 12명 등으로 구성된 24인조 주가 조작단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전현준)는 상장사 주가조작을 통해 250억원대의 수익을 올린 정모(45)씨 등 3명을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범행에 가담한 정씨의 부인, 처남, 조카 등 18명은 불구속 또는 약식기소했다. 달아난 정씨의 셋째형 등 2명과 정씨의 큰형에 대해서는 각각 사전구속영장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이들은 2004년 6월부터 3년 동안 A바이오, B자카텍, C철강 등의 주가를 조작하는 등 1만 7088차례에 걸쳐 23개 상장사 주가를 조작해 25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2001년부터 주가조작을 주업으로 삼았고 범행을 위해 부인, 사촌동생, 조카, 처남, 사돈의 인척 등 일가친척 11명을 끌어들인 뒤 친구나 학교동문 등 친분이 있는 사람 12명을 추가로 포섭했다. 이들을 끌어들인 이유는 금융감독원의 감시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이들은 서울, 인천, 대전, 전주, 광주 등에 흩어져 살면서 동시다발적으로 주가조작을 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만약을 대비해 주식 거래 때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거나 추적이 어려운 메신저를 이용했고, 증권계좌를 몇달만에 바꾸고 돈거래도 2000만원 미만으로 여러 은행에 나눠 거래하는 등의 수법을 썼다. 검찰은 이런 치밀한 수법 때문에 정씨가 가끔 금감원에 적발되더라도 개별적인 사건에 대해서만 조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강동구 대사증후군 집중관리 나섰다

    서울 강동구가 대사증후군 환자 10만명 찾기에 나선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30세 이상 국민의 32.3%가 대사증후군에 해당한다.’는 200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다. 30세 이상 강동구 주민의 32.3%가 10만명이다. 구는 지난해에도 대사증후군 검사를 위해 구 보건소 등을 찾은 5839명 중 1092명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한 위험군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생활습관병으로 불리는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심·뇌혈관질환 위험인자가 한 사람에게 동시다발적으로 잠재해 있는 경우를 일컫는다. 3가지 이상의 위험인자가 복합적으로 발견되면 위험군으로 분류된다. 구는 대사증후군 관리를 위해 보건소를 찾는 이들에게 허리둘레, 혈압, 혈당, 중성지방, 좋은 콜레스테롤(HDL) 등을 검사해 대사증후군 여부를 알려준다. 상태에 따라 6개월 동안 식이요법, 운동, 절주와 금연상담 등을 실시한다. 지난해 9월부터는 서울통신기술, 서울도시철도공사, 고덕차량기지, 공영차고지, 체국 등 관내 4곳의 기관에서 적극적인 시범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중 참여자 호응도가 높았던 서울통신기술에선 유헬스케어기기를 도입, 자가진단까지 실시하고 있다. 또 위험군에 속한 직원 80명에게 체성분, 혈압 등 자가 측정이 가능한 USB타입의 기기를 나눠줘 자가 점검을 하도록 했다. 측정 결과는 온라인으로 전송된다. 이 밖에 구는 보건소 방문이 힘든 주민들을 위해 7개 동 주민센터에 ‘건강100세상담센터’를 설치했다. ‘토요 열린 보건소’에서도 대사증후군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특히 방문이 힘든 직장인들을 위해서는 영양사, 운동사, 간호사 등이 직장을 매주 한차례 방문해 상담과 관리를 해주는 맞춤형 서비스인 ‘찾아가는 대사증후군 관리’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기상이변 해부] “대통령직속 기후 총괄 컨트롤타워 구축해야”

    [기상이변 해부] “대통령직속 기후 총괄 컨트롤타워 구축해야”

    ‘3일 추우면 4일은 따뜻하다.’는 전통적인 삼한사온(三寒四溫)의 기온 현상이 한반도에서 사라지고 있다.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는 한파가 일주일간 계속되는가 하면 반나절 만에 25㎝가 넘는 기습 폭설이 도심 전체를 마비시키는 게릴라식 날씨가 현실이 됐다. 지구온난화로 한반도에도 하루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이상 기후가 심해지면서 날씨 예보와 방재대책을 종합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세계적인 기상 이변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적인 공조는 물론 이에 걸맞은 투자와 기초과학의 발전도 필수적이다. ●기후변화 국제공조 참여 시급 4일 103년 만의 폭설로 서울 곳곳이 몸살을 앓았다. 기상청과 방재 당국 간 엇박자로 서울시내에 뿌려진 5000여t의 염화칼슘과 소금은 힘 한번 쓰지 못했다. 기상이변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지만 예보와 방재를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타워의 부재로 예산만 낭비하는 ‘방재 허점’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이번 폭설 사태 때 기후·교통·환경·정책 전문가 등을 동시에 지휘하는 컨트롤타워를 가동하고, 재난 발생 예측 모델을 근거로 대처했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신속한 지휘를 위해 대통령 직속 상설기구로 ‘국가 재난 대책 위원회(가칭)’를 두고 싱크탱크를 구성해야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기상학회장을 역임한 오재호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컨트롤타워의 지휘를 통해 교통 통제, 관공서 휴무, 제설기계 도입 등 순서대로 종합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폭설 때는 지자체가 유관기관과 협조 없이 적설량에 따라 대응단계를 1에서 3단계로 올리는 식의 단순 대응에 그쳐 피해를 키웠다. 터키에서 일어난 바람과 중국에서 발생한 황사가 2~3일 뒤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것처럼 최근 기상이변의 형태도 전 세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 이에 대응하려면 기상 정보에 대한 국제공조를 통해 예보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최근 세계는 기후변화협약을 통해 국제적인 공조로 환경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급변하는 기후 변화에 대비해 우리의 노력은 여전히 선진국과 큰 차이를 보인다. 유럽 등 선진국들은 기상이변에 대응하고자 각국의 과학자들간 교류를 통해 고급 기상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법적 지위를 갖춰 국제 사회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변변한 국제기구조차 없다. 기후 예보에 대한 투자를 늘려 심층적인 연구와 최신 장비를 확충하는 등 실질적인 능력을 키워 세계 각국과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상학 등 기초과학 연구 투자확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은 기상 이변에 대비해 개발도상국에 대한 탄소시장 연구 등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연구를 오래전부터 진행해 오고 있다.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국제적인 기준이 정해지면 당장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에도 탄소를 줄이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정확한 기상예보능력은 정보의 축적과 충분한 시간 투자를 통해 이뤄진다. 전문가들은 현재 2500억원 수준인 기상청 예산을 늘려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기상 이변에 대응할 수 있는 선진화된 예보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 교수는 “기상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상과학에 대한 기초 연구를 강화해 기후변화 예측 능력을 갖춰야 한다.” 고 강조한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전문가들이 말하는 방재 문제점 시민의식·방재인력·예산부족… 제설기반 ‘3無’ 서울에 쏟아진 103년 만의 기록적인 폭설은 기상과 환경의 변화로 인한 재난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제도·인력·의식에 대한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갈수록 심화되는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한반도에도 집중 호우와 폭설 등 국지성 기후변화가 더욱 빈번하게 나타날 것”이라면서 “국가적 재난 재해 상황에서 인력과 장비가 더욱 신속하게 투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단순히 장비만 충원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구성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 모색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공무원 위주로 운용되는 방재 인력을 보완하는 민간 예비인력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이들을 긴급 상황에 투입하면 3교대, 4교대로 장비도 24시간 계속해서 운용할 수 있다.”면서 시스템 전환을 촉구했다. 김근영 강남대 도시건축공학과 교수는 관련 예산 확충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국가안전관리 시스템을 정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안전관리 선진국이라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지적하면서 “재난 대책 기관인 소방방재청과 행정안전부의 일상적 예방활동에 소요되는 예산이 3000억원 수준인데 대폭적인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기후변화 최일선 기관인 기상청의 예산 2500억원 안팎 가운데 인건비 등 경상비를 빼면 가용 가능 예산은 13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반드시 필요한 직원 재교육 비용은 한 푼도 없는 실정이다.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기후변화를 극복하기 위한 지원 확대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시민의식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기후변화는 더욱 극대화되고 있지만 이를 예측하는 능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면서 “재정지출로 슈퍼컴퓨터 몇 대를 도입하기보다는 지원 확대와 연구인력의 배양이 우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교수는 “선진국이 우리보다 방재시스템 수준이 높은 것은 방재에 대한 시민의식이 높기 때문”이라면서 “같은 사고가 나면 일본인들이 한국 사람들에 비해 덜 죽는다고 한다. 일본 사람들은 방재에 대한 생활상식을 숙지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뉴스&분석] 내년 ‘실권주’ 쏟아지나

    [뉴스&분석] 내년 ‘실권주’ 쏟아지나

    내년에 증권시장에 기업공개(IPO)가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신규 공급되는 물량이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우리나라 주식시장 IPO 규모인 2조~3조원의 3~4배가량 된다. 막대한 물량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면 공모가가 떨어지거나, 대량으로 실권주가 발생할 수 있다. ‘먼저 맞는 매가 나은’ 상황이라는 얘기다. ●대한생명도 상장예비심사 청구 그래서 남보다 먼저 기업공개를 하려 한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나중에 하더라도 시점을 잘 잡아야 한다.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는 곳이 생명보험사들이다. 삼성생명(4조원)과 대한생명(2조원), 미래에셋생명(5000억원, 이상 예상 공모 규모) 등 3개 생명보험사만으로도 벌써 증시가 소화해야 할 물량이 6조~7조원에 이른다. 정부의 우리금융과 대우인터내셔널 등에 대한 자산매각, 기존 상장사들의 유상증자까지 감안하면 내년 한 해 동안 증시에 신규 공급되는 물량만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생명이 상장 준비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대한생명이 18일 전격적으로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 선택이다. 생명보험업계 2위인 대한생명이 업계 1위 삼성생명 등과의 IPO 대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승부수로 볼 수 있다. 당초에는 내년 1월 중순쯤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었다. ●기업공개 빠를수록 유리? 통상 청구서가 접수된 뒤 2개월 내 상장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따라서 대한생명 상장 승인 여부는 내년 1월 말쯤 결정된다. 이어 공모 등의 절차를 거쳐 승인 이후 6개월 안에 상장이 이뤄진다. IPO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이 비슷한 시기에 공모를 진행하면 시장의 관심은 삼성생명에 쏠릴 수밖에 없고, 대한생명 입장에서는 공모가 빠르면 빠를수록 유리하다.”면서 “삼성생명이 이달 초부터 상장 준비에 나선 만큼 이미 실사를 마치고 심사까지 청구한 대한생명이 한 달 이상 앞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생명의 조기 상장은 1대 주주 한화가 2대 주주 예금보험공사를 얼마나 빨리 설득하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 대한생명 주식의 67%는 한화건설을 비롯한 한화그룹 측이, 나머지 33%는 예보가 갖고 있다. 때문에 대한생명 상장은 예보 동의를 얻어야 하는 특별결의 사항이다. 시장에서는 대한생명의 적정 공모가를 주당 7000~1만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예보로부터 주당 2000원대에 지분을 매입한 한화그룹 입장에서는 불만이 없는 가격대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예보의 대한생명에 대한 공적자금 미회수 잔액은 2조 5000억원으로, 주당 공모가가 최소한 1만원 이상은 돼야 ‘밑지는 장사’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예보 관계자는 “상장예비심사 청구는 요건이 되는지 여부만 보는 것”이라면서 “본격적으로 공모 가격 등이 논의되겠지만, 일단 지금은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장세훈 김민희기자 shjang@seoul.co.kr
  • [생각나눔 NEWS] 산은의 몸사리기 vs 특혜시비 막으려

    [생각나눔 NEWS] 산은의 몸사리기 vs 특혜시비 막으려

    #1 2008년 12월4일 이날 증시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종가는 1만 5800원. 시가총액은 3조 240억원이었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지분 50.37%를 6조 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재무적 리스크가 커지자 한화는 올해 1월 지분(50.37%) 가운데 60%를 우선 사들이는 방식의 ‘주식분할매입 계획안’을 제의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특혜시비를 탓하며 이를 거절했다. 한화가 “재무적 위험을 피하고 매수자와 매도자, 국가경제 모두가 윈-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으나 소용없었다. #2 2009년 12월4일 대우조선해양의 종가는 1만 5650원. 시가총액은 2조 9953억원으로 1년 전보다 287억원 정도 낮아졌다. 하지만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몸값은 반토막이 됐다. 몸값은 보통 매각지분(50.37%·1조 5000억원 안팎)에 경영권 프리미엄 30~50%를 더한다. 프리미엄을 30~50%로 잡으면 몸값은 2조~2조 2500억원, 프리미엄을 최대로 잡아도 3조원 안팎이다. 주가가 뛰지 않는 이상 더 많은 몸값을 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산업은행 측은 “몸값은 가격 외에도 여러 요소가 있으니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이달에 다시 매물로 나온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4일 “경쟁입찰을 통해 매각 주간사를 선정해 매각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혀 내년 상반기엔 대우조선해양의 새 주인을 찾을 전망이다. 그러나 M&A 여건은 1년 전과 천양지차다. 거론되는 인수 후보들이 예전처럼 구애하지 않는다. 기존의 몸값마저 후려치고 보자는 형국이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급한 반면 인수 후보들은 느긋하다. 조선업 시황도 어둡다. ‘수주 가뭄’이 2011년 이후에나 풀릴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또 M&A 시장에 매물이 많은 것도 제값받기가 쉽지 않은 대목이다. 대우건설, 대우인터내셔널, 하이닉스반도체, 대우조선해양의 M&A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인수 후보들이 서로 겹친다. 그러다 보니 1년 전 ‘매각 불발’이 그만큼 아쉽게 다가온다. 당시 국내외 변호인 비용으로 수백억원대의 국고만 낭비했을 뿐이다. 그래도 이를 책임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1년 전 한화는 주당 6만원에 인수하겠다고 했는데, 지금과 너무 심한 격차를 보인다.”면서 “(산업은행이 양보를 하더라도) 무조건 팔았어야 했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지분 31.26%)과 자산관리공사(19.11%)가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통해 회수해야 할 공적자금은 대략 9000억~1조원. 현재 시세로도 본전과 차익을 뽑을 수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되는 상황이어서 주인이 있는 회사라면 어떻게든 팔아서 상당한 수익을 올렸을 것”이라면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공무원적 마인드가 결국 매각 실기로 이어졌다.”고 꼬집었다. 1998년 이후 168조원이 투입된 공적자금은 현재 56%(94조원) 정도 회수됐다. 국민 혈세 74조원(44%)이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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