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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들 “대한항공 등 항공사 1분기 대규모 적자 불가피”

    증권사들 “대한항공 등 항공사 1분기 대규모 적자 불가피”

    대한항공을 비롯한 국내 항공사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올 1분기에 대규모 적자를 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주요 국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입국 제한 조치를 시행하면서 항공사들이 매출 급감으로 자금 경색을 겪고 있어서다. 항공사 자구책만으로는 올 상반기를 버티기도 힘들어 정부의 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14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올 1분기 대한항공의 매출액이 2조 358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4.9%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2074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제주항공의 경우 1분기 매출액이 1824억원으로 같은 기간 53.6% 급감하고 556억원의 영업손실을 봤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업종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며 “코로나19가 항공산업에 준 타격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당시보다 훨씬 크고 중국, 동아시아, 유럽·미주 순으로 순차적인 전파가 발생해 장기화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들도 세계 주요국의 입국 제한으로 관광 수요뿐 아니라 출장 등 상용 수요까지 모두 차단된 탓에 여객 수송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0% 넘게 급감해 고정비도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단기적으로 이번 사태를 극복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항공사들이 매출 급감에 따른 자금경색을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운휴, 근로시간 단축, 임직원 급여 삭감, 무급휴직, 희망퇴직, 권고 사직, 추가 자금 조달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김 연구원은 “정부가 공항 관련 비용 납부 유예와 3000억원 규모의 저비용항공사(LCC) 금융지원을 발표했지만 항공사들의 최소 운영자금을 감안할 때 1~2개월 더 버틸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현재의 비정상적인 운휴 상황을 고려해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을 통해 항공사의 자금경색을 완화할 수 있는 정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NH투자증권도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 항공 여객이 지난해보다 39%(국제선 42%, 국내선 32%) 감소해 항공업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올 4분기는 돼야 정상적인 운항이 가능할 것”이라며 “대한항공과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4개 항공사를 기준으로 올해 연간 합산 매출(화물 제외)이 42% 감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확진자 발생 초기 발빠르게 대응… 피해 업소 재산세 감면 검토”

    “확진자 발생 초기 발빠르게 대응… 피해 업소 재산세 감면 검토”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나온 이후의 후속 조치가 아니라 선제 조치로 코로나19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지금까지 강남 자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감염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의 목소리엔 묵직한 힘이 묻어났다. 강남구 인구는 57만여명, 하루 유동인구는 100만여명, 이동차량은 200만여대다. 회사만 해도 7만곳이 넘는다. 말 그대로 경제 활동 중심지로, 강남이 뚫리면 전국이 다 뚫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강남구 감염병을 총괄하는 정 구청장의 책임이 막중할 수밖에 없다. 지난 1월 26일 코로나19 국내 세 번째 확진환자가 강남 지역 음식점·호텔·병원 등을 다녀간 사실이 알려진 이후 두 달째인 26일, 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정 구청장에게선 코로나19를 막을 수 있다는 확신이 느껴졌다. 정 구청장은 국내 세 번째 확진환자가 강남을 다녀간 것으로 드러난 당일 현장대응반을 꾸리고 비상체제에 돌입, 이날까지 61일째 휴일도 반납한 채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오전 9시 구청 대책회의부터 오후 1시 보건소 점검, 저녁 6시 상황 점검, 밤 10시 보건소 선별진료소 근무 교대 시간 맞춰 마감 점검까지 대책회의와 점검만 하루 4번 한다. -강남구의 코로나19 대응은. “확진환자가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강남을 다녀가면서 일찍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리고 비상근무 체제로 들어가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었다. 2월 26일 관내 첫 확진환자가 나온 이후 지금까지 27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전부 국내외 다른 지역에서 감염됐지 강남 내 지역 감염은 없다.” -지난 1월 말 국내 세 번째 확진환자의 강남 내 동선과 관련한 가짜뉴스를 경찰에 고발했는데, 그 이후 상황은. “사실과 다른 특정 업소를 거명하는 가짜뉴스가 나돌아 경찰에 고발했는데 고발 이후 온라인상에서 나돌던 허위 내용들이 삭제되고, 가짜뉴스를 유포하던 사람들이 자취를 감췄다. 경찰은 가짜뉴스를 유포시킨 20대를 검거해 형사 조치했다. 발 빠른 조치가 없었다면 관내 업소들 피해가 엄청났을 거다.” -경기 침체로 전국 곳곳에서 힘들다는 하소연이 쏟아지는데 강남은 어떤가. “관내 관광호텔·숙박업소 150여곳의 수익이 평소 10분의1로 줄었고, 식품접객업소는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확진환자 동선에 포함됐다고 알려진 업소는 아예 손님들이 찾지를 않는다. 강남엔 연간 700여만명의 해외 관광객들이 찾아와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됐는데 이들 발길이 끊겨 타격이 크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면서 죽어가는 지역 경제도 살려야 한다.” -지역 경제 활성화 대책은. “중앙정부에서 지원책을 내놓고 있는데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가동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려 한다. 숙박 등 피해업소는 재산세 징수를 유예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법적 검토를 거쳐 일부 감면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고 일상생활을 되찾으면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거리·동네 단위 축제들을 동시다발적으로 개최, 지역 경제 활성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패키지 관광 상품’을 새로 만들고, 직원들에게 격려금을 지역상품권으로 줘 관내 식당에서 사용토록 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려 한다.” -강남의 코로나19 대응책은 어떤 기준으로 수립했나. “전문가들 자문을 들어보면, 당초 지난 1월 20일 최초 확진환자가 나온 이후 3월 10일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로 돌아서는 변곡점을 맞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3월 9일 구로 콜센터 집단 감염이 터지면서 변곡점이 3월 20일로 열흘 정도 늦춰졌다고 한다. 초중고교 개학이 연기된 4월 5일까지 잔불 정리를 잘하면 정상적인 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고 본다. 강남은 이 수순에 따라 감염 확산 저지 조치와 지역 경제 활성화 대책을 세웠다.” -강남 건물주들의 임대료 인하도 눈에 띈다. “지난달 21일부터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관내 건물주들을 대상으로 ‘착한 임대료 릴레이’ 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상가·전통시장 319곳의 건물주들이 동참, 3억 1000여만원의 임대료를 인하했다.” -지자체마다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강남구는 어떻게 마스크를 확보하고 있나. “직원들이 용인 등 경기 일대 제조업체를 직접 찾아가 구매하고 있다. 중개업자를 통해 중국에서도 들여오고 있다. 이렇게 구입한 마스크 100만장을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과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 3~10세 아동 등에게 지급했다.” -전주시 등 지방정부 차원에서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있는데 강남구는 어떤가. “재난기본소득,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서울시 지원 대상에서 소외된 계층이 있는지 파악, 틈새 계층이 확인되면 추경을 편성하거나 구 재난기금 123억원으로 지원하는 방안 등을 강구하고 있다. 강남이 부자동네라고 하지만 기초생활수급자가 서울 25개 자치구 중 열한 번째로 많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비상상황에서 지방정부 역할은. “중앙정부는 큰 틀에서 방역이나 지원 등을 총괄하고, 세부적인 건 지방정부가 담당해야 한다. 방역, 마스크 지급 등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실질적으로 막는 건 지방정부 역할이 중요하다. 주민 생활과 맞닿아 있는 지방정부가 가장 적절한 조치를 신속하게 취할 수 있다. 각 지방정부가 경쟁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선제적으로 대응한 게 코로나19 발생 이후 조기에 변곡점을 맞고, 두 달여 만에 하향 안정세로 접어든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글로벌 증시 극심한 변동성…다우 87년 만의 최대 상승

    글로벌 증시 극심한 변동성…다우 87년 만의 최대 상승

    美 경기부양책 기대감에 ‘급반등’ 성공 미국 뉴욕증시가 이번엔 폭등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지만, 천문학적인 규모의 경기부양책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번지면서 급반등에 성공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면서 실물경제 타격이 서서히 현실화하는 흐름을 감안하면 ‘바닥을 쳤다’는 해석보다는 오히려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을 반영한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112.98포인트(11.37%) 상승한 20704.91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가 11% 이상 치솟은 것은 1933년 이후 처음이라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CNBC 방송은 “다우지수가 87년 만에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고 전했다. 이는 다우지수 120년 역사상 역대 5번째로 큰 상승 폭이다. 다우지수는 1920~30년대 대공황 당시 ‘역대급’ 급등락을 되풀이했고, 1933년 3월 15일에는 15% 이상 치솟으면서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뉴욕 증시 전반을 실질적으로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09.93포인트(9.38%) 오른 2447.33에 마감했다. 지난 13일 상승률(9.29%)을 소폭 웃돌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이후로 11년여 만의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57.18포인트(8.12%) 오른 7417.86에 장을 마쳤다. 유럽증시도 기록적인 상승폭을 나타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9.35% 오른 5460.75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1.49% 오른 9745.25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8.39% 오른 4242.70으로 장을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600 지수는 8.4% 치솟으면서 2008년 이후로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트럼프 대통령도 ‘이른 정상화’ 강조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호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나온 것이 급반등의 원인으로 꼽힌다. 미 상원은 최대 2조 달러(약 25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 패키지 법안’을 조만간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무제한 양적완화’를 비롯한 각종 유동성 지원책을 쏟아낸 상황에서 행정부의 재정지출에도 청신호가 커지면서 비로소 투자자들이 반응했다는 것이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전화 회의를 통해 과감한 대응을 약속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G7은 공동성명에서 “일자리와 기업, 금융 시스템을 보호하고 경제 성장과 심리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이른 정상화’를 강조하면서 힘을 보탰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부활절(4월 12일)까지는 이 나라가 다시 시작하도록 열고 싶다”고 말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흙과 돌 틈, 자연 그대로의 삶이 오롯이… ‘토지’ 생명력처럼 강인하고 든든한 품

    흙과 돌 틈, 자연 그대로의 삶이 오롯이… ‘토지’ 생명력처럼 강인하고 든든한 품

    ‘작가의 땅’(작.땅)은 온 생을 다해 글을 쓴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주소다. ‘작.땅’은 치열한 창작의 공간이자 문장으로 대들보를 세운 장소들을 따라간다. 작가들이 글을 쓰는 뒷모습과 곡진한 삶의 희비를 엿보는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책 바깥의 여행이다. 그곳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강원 원주 매지리에 있는 토지문화관은 내게 멧돼지 떼가 창궐하던 한여름 밤의 옥수수밭으로 남아 있다. 재작년 여름, 두 번째 소설집의 교정지와 가을호 계간지 마감이 겹쳐서 얼마간은 저돌적인 상태로 토지문화관 문인 창작실에 입소했다. 만두 찜기의 뚜껑을 연 것 같던 하오가 지나도 청쾌한 바람은 쉽게 산골에 스미지 않았다. 창작실에서 식당으로 가는 길목에 나 있던 산짐승 발자국이 멧돼지의 것이라는 사실은 먼저 입소해 소설을 연재하고 있던 전성태 소설가가 알려주었다. 그날 밤부터 나는 창작실의 베란다 창문을 뚫고 들어오는 벌레 소리들을 배경음악 삼아 원고 작업에만 매달렸다. 일상에서 오는 잡념들을 접어둔 채 오로지 창작에만 매달릴 수 있는 환경이 더할 나위 없었지만 작업은 진척이 없었다. 자정을 넘기고서야 겨우 숨이 좀 가라앉을 만한 바람이 내려왔다. 그리고 바람을 따라 산골의 멧돼지도 왔다.창밖의 기척이 심상찮아서 밖을 내다보던 중이었다. 하늘보다 더 어두운 옥수수밭 한가운데에 분명 어떤 움직임이 있었다. 만일 나에게 귀신을 보는 눈이 트였다면, 헛것에게라도 어떻게든 빌어 보고 싶던 시기였기에 내 눈은 어둠 속의 움직임에 집중돼 있었다. 그 밤 내내 일사불란하게 옥수숫대 사이를 누비는 소리를 들으며 간신히 새벽을 맞았다. 다음날 남들이 점심 먹을 때쯤 일어나 식당으로 가다 보니 옥수수밭 한가운데가 우주선이 앉았다 간 모양으로 둥그렇게 파헤쳐져 있었다. 식당에서는 어젯밤에 내려온 멧돼지들 이야기가 한창이었다. 옥수수와 고구마밭이 점점 더 크게 헤쳐진다는 사실도 덧붙여 들려왔다.덕분에 아침마다 밭의 안부를 확인하는 것도 내 또 다른 일과가 됐다. 엄밀히 따지자면 산짐승의 공간을 우리가 침범한 셈이기도 했으니 잘못은 이쪽에 있었지만 말이다. 그곳에서 나는 원고가 풀리지 않을 때마다 박경리 선생이 손수 일구시던 밭과 장독대에 다녀왔다. 선생의 거처를 지키고 있는 거위 떼들이 꽉꽉 우는 곳이었다. 그 소리를 따라 창작실과 선생의 울 안까지 오가는 길이 내가 부릴 수 있는 최대치의 여유였다. 정갈한 장독대와 두둑하게 북이 오른 밭이랑을 볼 때마다 직접 농사를 지어 수확한 작물들로 하루에 한 끼는 꼭 직접 반찬을 만들어 후배 작가들의 식사를 챙겼다는 선생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졌다.그곳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산짐승의 울음도, 더위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자연의 모든 것들은 우리가 후대에게 잠시 빌려 쓰는 것일 뿐”이라는 선생의 말씀에 따라 자연 친화적으로 지어진 문화관의 모습과 인위적인 것을 최대한 배제하며 살아가고자 했던 그분의 뜻이 곳곳에 배어 있는 자리였다. 생의 마지막까지 밭둑의 흙을 돋우며 생활하셨던 선생답게 남겨진 것들은 매우 소박하기 그지없었다. 선생이 손수 지은 옷들과 밀짚모자, 호미와 낫 같은 농기구들이 생전 그대로 놓여 있었다. 허울 좋은 건물의 이름 크게 쓴 문학관보다는 문인 창작실을 지어 후배 작가들의 작업을 응원했던 그 정신 그대로 오로지 작가들의 복지만을 추구하고 당신께서는 직접 흙과 돌 틈에서 최대한 자연 그대로의 삶을 사셨다. 그러는 동안에도 창작에 대한 열의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는 이야기가 떠오를 때마다 이렇게 앉아 게으름을 피우는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소리가 들리지는 않지만 게으른 후배에 대한 정갈한 꾸짖음, 그렇지만 응원과 격려를 한꺼번에 전해 받는 듯한 그 감각은 오로지 선생의 울타리 안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좋은 기회에 선생이 사용하던 모든 물건이 고스란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거처에도 들어가 보았다. 방 한쪽에 은은한 분위기를 풍기던 장은 예전에 선생이 어느 글에서 썼던 그 나비장이었다. 6·25전쟁 당시에 피란을 가기 위해 이불에 싼 나비장을 마른 우물에 던져 넣고 떠났다가 천신만고 끝에 다시 돌아온 뒤에 건져냈다고 했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애지중지하며 아꼈던 장과 필기구, 오래된 살림살이들, 태우시던 담배 보루까지도 여전한 그곳은 선생이 곧 문을 열고 들어올 것처럼 무척 현실적인 공간이기도 했다.작가 중에서 토지문화관을 모르거나 거쳐 가지 않은 사람이 드물 정도로 이곳은 창작하는 사람들에게는 고요한 꿈의 공간, 선생의 창작열을 느낄 수 있는 산실이다. 누구도 선뜻 문인들의 복지를 이야기하지 않았던 시절에 사재를 기꺼이 헌사해 지은 이 공간을 선생은 무척 아끼고 사랑하셨다고 전해진다. 매지리 안쪽 산기슭에 자리했지만 제주도와 경상도, 전라도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작가들이 몰려들었고 급기야 해외 작가들도 한 번쯤 다녀가고 싶은 공간으로 손꼽히는 장소가 됐다. 중견과 신진을 가리지 않고 고루 지원하는 문화관의 정책도 여전했다. 국내 지원을 넘어서 해외 레지던스까지도 교류를 넓힌 상태였다. 매년 봄이면 새로운 작가들이 입주해 60일 동안 혹은 길게는 90일 정도 이곳에 머물다 간다. 올해도 봄이 시작됐으니 창작실도 새 주인을 맞이했겠다.올해 토지문화관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박경리 선생의 딸 김영주 이사장이 숙환으로 별세한 후 그의 둘째 아들 김세희 관장이 취임했다. 선생의 유지를 이어 작가들의 창작을 지원하고 소설 ‘토지’의 삶과 생명 그리고 환경보호의 정신을 잇는 일이 손자 대로 넘어온 셈이었다. 토지의 생명력처럼이나 강인하고도 든든한 바통 터치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박경리 선생과 관련된 공간은 하동 악양면 평사리의 최 참판 댁 한옥문화관, 통영 박경리기념관 그리고 원주의 박경리 문학공원과 ‘토지’를 완성하고 선생이 말년을 보낸 공간인 이곳 흥업면 매지리 토지문화관까지 모두 네 군데다. 선생이 17년 동안 사신 원주시 단구동 자택이 택지지구가 되면서 그 자리가 없어질 위기에 처하자 많은 문인이 마음을 모았다. 여기에 택지지구 보상금과 토지개발공사 기부금을 합쳐 토지문화재단과 토지문화관이 들어섰다. 토지문화관 개관식에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참석해 선생의 소설과 후배들을 지원하고자 하는 마음을 기렸다. 그로부터 20여년이 흘렀지만 창작실에는 여전히 문인들의 입주 신청이 쇄도하고 매일 관람객들이 찾아와 문전성시를 이룬다. 김세희 관장은 위에 언급한 네 군데의 장소들을 보다 유기적이고도 조직적으로 연계해 ‘토지’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더불어 소설 ‘토지’의 콘텐츠들을 보다 현대적이고도 접근성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제반 사업들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도 덧붙였다. 선생의 유훈과 창작 업적을 기리기 위해 숙고 끝에 세워진, 한국 최초의 세계문학상인 ‘박경리 문학상’을 국내외 독자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작업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박경리 문학상 수상자들이 토지문화관에서 진행하는 강연 또한 국내에서 다시 듣기 어려운 기회로 명성을 얻기 시작한 터였다. 최인훈, 베른하르트 슐링크, 응구기 와 티옹오, 이스마일 카다레 등이 이 상의 역대 수상자였으며 이들의 강연은 창작실에 입주한 작가들을 비롯해 전국에서 찾아든 독자들로 인해 매년 성황리에 개최됐다. 아울러 여러 문화 행사들과 관련된 장소 대관과 숙박을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을 대여하는 일도 동시에 이루어지는 바쁜 문화관이라는 관장의 말을 듣고 있자니 소설 ‘토지’의 북적이는 평사리 장터의 여러 장면들이 떠올랐다. 선생이 일구었던 환경과 삶 그리고 창작의 힘을 후대에도 변함없이 이어 가겠다는 새 관장의 목소리에 자못 힘이 실려 있었다. 끊임없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중에도 문화관 한켠에 위치한 창작실에서 여러 명의 작가가 각자의 작업에 몰두하는 이곳이야말로 진정한 문화의 산실이 아닌가.코로나19 탓에 여러 나라의 국경이 닫혔다. 새싹과 꽃이 피는 길을 따라 걷던 발걸음도 사라졌다. 그러나 곧 감염병은 잠잠해질 것이며(그러리라 믿고!) 우리는 다시 길 위에 두 발을 얹어둘 것이다. 봄꽃은 남도에서부터 피어 온다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봄꽃을 따라 통영에서 하동을 거쳐 원주에서 그 여정의 정점을 찍는 일명 ‘박경리 토지 로드’를 돌아보시기를 추천해 드린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난 시간에 문학과 대문호의 발걸음을 따라 걷는 시간이 길 위의 사람들에게 보다 의미 있는 여정이 돼 주리라 확신한다. 토지문화관을 돌아보고, 선생의 자취를 밟으며 하룻밤 토지문화관에서 묵어가는 일정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꿈꿨던 작가의 삶을 조금은 엿볼 기회가 되지 않을까. 올봄의 여정은 ‘토지’의 길을 따라 문학적인 시간 속으로 들어가 보시기를, 그곳에 다녀가면 분명 이 ‘다음’을 살아갈 새로운 용기가 생겨 있을 것이니. 참, 나는 그해 여름에 멧돼지 옥수수 갉아먹는 소리를 들으며 작업했던 두 번째 소설집 ‘유빙의 숲’을 출간했고, 단편소설 마감 역시도 무사히 마쳤다. 선생의 응원이 분명 그곳에 실려 있다고 아직도 믿고 있다. 그 시간을 지켜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어디에 해야 할지 몰라 이곳에 적는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소설가 이은선
  • “한국의 신속·대량검사, 코로나19 해법될 수도…미·중·일과 대조”

    “한국의 신속·대량검사, 코로나19 해법될 수도…미·중·일과 대조”

    블룸버그통신, ‘드라이브스루’ 등 한국 코로나19 대응 평가 한국이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까지 동원해 코로나19 의심환자에 대해 대대적인 진단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이 새로운 질병에 대한 해법을 찾는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5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의 높은 전염성에 세계가 신음하고 있지만, 유행 억제에 대해서라면 검사에 전념한 한 국가가 그 암호를 풀 수 있을 것을 보인다”면서 한국이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수십만명을 검사하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환자 초기 발견 치료…치사율 다른 나라보다 낮아” 블룸버그는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중국 외에 가장 많은 확진자가 한국에서 나왔지만 중국과 달리 한국은 국민들의 자국 내 이동을 제한하는 ‘봉쇄 방식’을 쓰는 대신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를 비롯해 전국 어디서든 진료소를 통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새로 출현한 질병과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현재까지 13만명 이상이 정확도가 95% 이상인 검사를 받았고, 초기 발견에 따른 치료가 발 빠르게 이뤄지면서 코로나19 치사율이 다른 나라보다 낮은 1% 아래라고 평가했다. 또 광범위한 검사로 한국은 코로나19가 퍼져 나가는 온상이 어디인지 파악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지금까지는 확진자의 대다수가 발생한 대구 외 지역을 잘 통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메르스 사태 교훈삼아 진단키트 조기 개발‘ 블룸버그는 한국의 이 같은 동시다발적, 신속한 검진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진단 키트 부족으로 환자들이 검진을 받기 위해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다 메르스가 더욱 확산됐던 것을 반면교사로 삼은 덕이라고 분석했다.한국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하자 지난달 중순 중국으로부터 넘겨받은 이 바이러스의 유전자 서열에 근거해 4곳의 생명공학기업들과 손잡고 진단 키트를 발 빠르게 만들었고 관련 행정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했다는 것이다. 보통 새로운 질병에 대한 진단 키트가 상용화되고 대량 생산되기까지는 대개 1년이 걸리는데 한국에서는 불과 몇 주 내에 모든 절차가 끝났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미국 확진자 수, 검사 충분히 안 해서 적을 가능성” 그러면서 “이는 중국은 물론이고 일본, 미국과도 극명하게 대조를 이룬다”며 “이들 나라에서는 신뢰할 수 없고 불충분한 검사로 인해 코로나19에 감염된 수천명의 환자가 너무 늦어질 때까지 격리되지 않는 사태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에서 지금까지 확진자가 129명, 사망자가 11명에 불과한 것은 미국이 충분한 검사를 진행하지 않은 탓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면서, 환자가 많이 나온 이란이나 이탈리아에도 비슷한 의혹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상황이 코로나19 사태의 종식을 막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국에 대한 국경 봉쇄를 단행하지 않은 점, 확진자 급증에 따른 병상 부족과 마스크 대란 등에 대한 비판 여론 역시 한국에서 크다고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美 “고위험 국가發 입국 때도 의료 검사”… 韓 “美 전 노선 발열검사”

    美 “고위험 국가發 입국 때도 의료 검사”… 韓 “美 전 노선 발열검사”

    “탑승전 검사와 병행” 이중으로 방역 강화 국토부 “모든 국적기·美 항공사 오늘부터” 몰디브, 서울 일대 출발 땐 입국 허용키로 사우디, 전면금지→취업·사업비자는 허용 터키 대사대리 불러 운항 중단 유감 표명 英외무, 康장관 안 만난 이유는 ‘자가격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관련해 고위험 국가와 지역에서 들어오는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해당 국가에서 미국 입국 시에도 의료검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우리 국토교통부는 미국 노선에 대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시행하고 있는 탑승 전 발열검사를 3일 0시 이후 출발편부터 모든 국적 항공사와 미국 항공사로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고위험 국가) 여행자들에 대해 탑승 전 의료검사를 실시하는 것에 더해 미국에 도착했을 때 역시 의료검사를 받게 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는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전날 한국의 대구와 이탈리아 일부 지역의 여행경보를 4단계 ‘여행 금지’로 격상한 뒤 나온 발언으로, 한국과 이탈리아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한국 자체에는 3단계 ‘여행 재고’를 유지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방법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중 의료검사’를 통해 방역을 강화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는 일단 입국 제한 조치는 아니라는 입장이나 한국의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입국 절차 강화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국토부는 탑승 전 발열검사 결과 체온이 37.5도를 넘으면 항공사가 탑승 거부와 환불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한국과 미국 간 항공편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델타, 유나이티드 등 9개 항공사가 로스앤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 뉴욕, 시애틀, 시카고, 보스턴, 애틀랜타, 댈러스, 워싱턴, 라스베이거스, 호놀룰루, 디트로이트, 괌, 사이판 등 15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국토부는 “우리나라 비즈니스 핵심 항공 노선인 한미 노선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2일 오후 7시 기준 한국발 방문객 입국 제한 국가는 모두 82곳으로, 전날 집계보다 1곳 늘었다. 입국 금지 국가는 36곳이고 입국 절차 강화 국가는 금지 국가에 중복 게재됐던 앙골라가 빠지고 러시아, 뉴질랜드가 추가된 46곳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캐나다, 몰디브 외교부 장관 등과 통화하는 등 동시다발적 입국 제한 상황 대응에 나섰다. 이에 당초 전면 입국 금지를 예정했던 몰디브는 서울에서 출발하는 경우에 한해 입국을 허용하기로 변경했다. 입국 금지국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취업비자나 사업비자를 가진 국민의 입국을 허용했다. 외교부는 이날 외메르 주한터키대사대리를 초치하고 예고 없는 한국행 여객기 운항 중단에 유감을 표명했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한국 주요 수출 대상국 30위 중에서 홍콩과 터키에서 입국을 금지하고 있고, 중국과 베트남에서 입국 절차를 강화했다”며 “경제적, 인적 교류가 많은 국가 중심으로 교섭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회항과 강제 격리 사태가 속출하면서 외교력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이날 입국 금지 조치에 대한 대응이 미숙하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강 장관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한편 지난달 강 장관과의 회담을 갑자기 취소한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코로나19 우려에 따른 자가격리 중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전문] 문 대통령 “코로나19, 단합으로 위기에 강한 저력 보여주자”

    [전문] 문 대통령 “코로나19, 단합으로 위기에 강한 저력 보여주자”

    101주년 3·1절 기념사“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독립운동가 최고 예우”문재인 대통령은 1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는 잠시 우리의 삶을 위협할 수 있지만 우리의 단합과 희망을 꺾을 수는 없다”면서 “단합으로 위기에 강한 우리의 저력을 발휘하자”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배화여고에서 열린 제101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억압을 뚫고 희망으로 부활한 3·1독립운동 정신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힘이 됐듯 코로나19를 이기고 우리 경제를 활기차게 되살릴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구·경북 지역에 이어지고 있는 응원과 온정의 손길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저력”이라면서 “대구·경북은 결코 외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에도 보건 분야의 공동 협력을 강화하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사람과 가축의 감염병 확산에 남북이 함께 대응하고 접경지역의 재해재난과 한반도의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처할 때 우리 겨레의 삶이 보다 안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일제강점기 시절 항일무장투쟁에 앞장서며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의 승리를 견인한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카자흐스탄에서 봉환해 안장하게 됐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의 유해봉환이 우리에게 국가의 존재가치를 일깨우고 선열의 애국심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독립운동가 한분 한분을 기억하는 것이 우리 스스로의 긍지와 자부심을 일깨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독립운동가들의 정신과 뜻을 기리고 최고의 예우로 보답해나갈 것”이라고 거듭 역설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기념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비상한 시국에 3·1절 기념식을 열게 되었습니다. 여러모로 힘든 시기이지만 1920년 3월 1일 첫 번째 3·1절을 기념하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이곳 배화여고에서 3·1절 101주년 기념식을 열게 되어 매우 뜻깊습니다. 1919년 12월,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민주공화국의 첫 번째 달력 ‘대한민력’을 발간하면서 3월 1일을 독립기념일로 정하고 국경절로 표시했습니다. 임시정부는 3월 1일을 대한인이 부활한 성스러운 날(聖日)로 내무부 포고를 공포하며 상해에서 최초의 3·1절 기념식과 축하식을 거행했고, 배화학당을 비롯한 전국·해외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기념 만세시위가 열리는 구심 역할을 했습니다. 서대문 감옥에서는 유관순 열사와 독립운동가들이 목숨을 걸고 독립만세를 외쳤고, 동경과 블라디보스토크, 미국, 프랑스에서도 나라의 독립과 민족의 자주를 선언했습니다. 우리 겨레가 있는 곳 어디에서나 3·1독립운동 기념식은 일제강점기 내내 계속되었습니다. 일제는 특별경비와 예비검속으로 그날의 기억을 지우고 침묵시키고자 했지만, 학생들은 동맹휴학으로, 상인들은 철시로, 노동자들은 파업으로 3·1독립운동의 정신을 되살려냈습니다. 1951년 한국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외환위기가 덮쳐온 1998년에도, 지난 100년간 우리는 단 한 번도 빠짐없이 3·1독립운동을 기념하며 단결의 ‘큰 힘’을 되새겼습니다. 함께 하면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다시금 3·1독립운동으로 되새깁니다. 매년 3월 1일, 만세의 함성이 우리에게 용기를 주었습니다. 오늘의 위기도 온 국민이 함께 반드시 극복해 낼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1919년 한해에만 무려 1542회에 걸친 만세 시위운동으로 전국에서 7600여명이 사망했고 1만 6000여명이 부상했으며 4만 6000여명이 체포 구금되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일제의 탄압이 가혹했지만, 우리 겨레의 기상은 결코 꺾이지 않았습니다. 학생, 농민, 노동자, 여성이 스스로 독립과 자강, 실력양성의 주인공이 되면서 오히려 더 큰 희망을 키웠습니다. 1920년 1월 13일, 임시정부의 기관지 ‘독립신문’은 대한독립군 홍범도 의용대장의 권고문을 실어 무장투쟁의 정당성과 국토회복을 위한 각오를 다졌습니다. 1월 30일에는 서간도 신흥무관학교에서 봉오동, 청산리 전투의 주역이 될 76명의 졸업식이 열렸습니다. 민족교육운동으로 실력을 양성했고 여성의 교육과 권익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노동자들은 일제의 수탈과 억압에 저항했고 기업가들은 근대적 기업을 일구기 위해 분투했으며 국민들은 민족경제 자립운동을 펼쳤습니다. 자각한 국민들의 자강 노력이 이어지면서 1920년에만 무장항일 독립군의 국내 진공작전이 무려 1651회나 펼쳐졌습니다. 그해 6월, 우리 독립군은 일본군 ‘월강추격대’와 독립투쟁 최초로 전면전을 벌여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바로 홍범도 장군이 이끈 ‘봉오동 전투’였습니다. 임시정부는 이를 ‘독립전쟁 1차 대승리’라 불렀습니다. 1920년 3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독립군 북로군정서와 체코군 간에 무기 매수계약이 이뤄졌습니다. 9000명의 ‘인간사슬’로 연결해 운반해온 이 무기들이 10월 ‘청산리 전투’ 승리의 동반자가 되었습니다. 신식 무기로 무장하고 체계적으로 훈련된 군대와 식량과 의복을 지원한 우리 겨레 모두가 독립군이었고 승리의 주역이었습니다. 봉오동, 청산리 전투 100주년을 맞아 국민들과 함께, 3·1독립운동이 만들어낸 희망의 승리를 자랑스럽게 기억하고 싶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오늘 저는 온 국민이 기뻐할 소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의 승리를 이끈 평민 출신 위대한 독립군 대장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드디어 국내로 모셔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계봉우·황운정 지사 내외분의 유해를 모신 데 이어 ‘봉오동 전투 100주년’을 기념하며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방한과 함께 조국으로 봉환하여 안장할 것입니다. 협조해주신 카자흐스탄 정부와 크즐오르다 주 정부 관계자들, 장군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주고 묘역을 보살펴오신 고려인 동포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독립운동가 한분 한분을 기억하는 것이 우리 스스로의 긍지와 자부심을 일깨우는 일입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를 열어갈 힘을 키우는 일입니다. 정부는 독립운동가들의 정신과 뜻을 기리고 최고의 예우로 보답해나갈 것입니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봉환이 우리에게 국가의 존재가치를 일깨우고 선열의 애국심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왔습니다. 지난해 우리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목표로 ‘소재·부품·장비의 독립’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도 함께 하면 해낼 수 있다는 3·1독립운동의 정신과 국난극복의 저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쟁의 폐허 속에 우리는 단합된 힘으로 역량을 길렀습니다. 무상원조와 차관에 의존했던 경제에서 시작하여 첨단제조업 강국으로 성장했고, 드디어 정보통신산업 강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지금도 온 국민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고, 위축된 경제를 되살릴 수 있습니다. 우한의 교민을 따뜻하게 맞아주신 아산·진천·음성·이천 시민들과 서로에게 마스크를 건넨 대구와 광주 시민들, 헌혈에 동참하고 계신 국민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전주 한옥마을과 모래내시장에서 시작한 착한 임대인 운동이 전국 곳곳의 시장과 상가로 확산되고 있고, 은행과 공공기관들도 자발적으로 상가 임대료를 낮춰 고통을 분담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은 성금을 내고 중소 협력업체에 상생의 손을 내밀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방호복으로 중무장한 채 격리병동에서 분투하고 있습니다. 고통을 나누고 희망을 키워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박수를 보냅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 이어지고 있는 응원과 온정의 손길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저력입니다. 전국에서 파견된 250여명의 공중보건의뿐 아니라 자발적으로 모인 많은 의료인 자원봉사자들이 자신의 건강을 뒤로한 채 대구·경북을 지키고 많은 기업들과 개인들이 성금과 구호품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대구·경북은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 대구시와 경상북도와 함께 정부는 선별진료소와 진단검사 확대, 병상확보와 치료는 물론, 추가 확산의 차단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국민들께서 힘을 모아주실 것이라 믿으며 반드시 바이러스의 기세를 꺾는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믿습니다. 정부는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올려 전방위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비상경제 시국’이라는 인식으로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데도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소상공인·중소기업, 관광·외식업, 항공·해운업 등에 대한 업종별 맞춤형 지원을 시작했고, 보다 강력한 피해극복 지원과 함께 민생경제 안정,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전례 없는 방안을 담은 ‘코로나19 극복 민생·경제 종합대책’도 신속하게 실행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예비비를 적극 활용하고 추경 예산을 조속히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겠습니다. 국회에서도 여야를 떠나 대승적으로 협조해주시기로 했습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방역의 주체’입니다. 서로를 신뢰하며 협력하면 못해낼 것이 없습니다. 안으로는 당면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밖으로는 한반도 평화와 공동 번영을 이뤄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독립이며 새로운 독립의 완성입니다. 정부가 앞장서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단합으로, 위기에 강한 우리의 저력을 다시 한번 발휘합시다. 국민 여러분, 지금 세계는 재해와 재난, 기후변화와 감염병 확산, 국제테러와 사이버 범죄같은 비전통적 안보위협 요인들이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 국가의 능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입니다. 우리는 이번 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을 통해 초국경적인 협력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했습니다. 3·1독립선언서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통합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동아시아 평화와 인도주의를 향한 노력은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의 정신입니다. 북한은 물론 인접한 중국과 일본, 가까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해야 비전통적 안보 위협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북한과도 보건 분야의 공동협력을 바랍니다. 사람과 가축의 감염병 확산에 남북이 함께 대응하고 접경지역의 재해재난과 한반도의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처할 때 우리 겨레의 삶이 보다 안전해질 것입니다. 남북은 2년 전, ‘9·19 군사합의’라는 역사적인 성과를 일궈냈습니다. 그 합의를 준수하며 다양한 분야의 협력으로 넓혀 나갈 때 한반도의 평화도 굳건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은 언제나 가장 가까운 이웃입니다. 안중근 의사는 일본의 침략행위에 무력으로 맞섰지만, 일본에 대한 적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함께 동양평화를 이루자는 것이 본뜻임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3·1 독립운동의 정신도 같았습니다. 과거를 직시할 수 있어야 상처를 극복할 수 있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과거를 잊지 않되,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을 것입니다. 일본 또한 그런 자세를 가져주길 바랍니다. 역사를 거울삼아 함께 손잡는 것이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의 길입니다. 함께 위기를 이겨내고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위해 같이 노력합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우리는 국가적 위기와 재난을 맞이할 때마다 ‘3·1독립운동의 정신’을 되살려냈습니다. 단합된 힘으로 전쟁과 가난을 이겨냈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이뤄냈습니다. 코로나19는 잠시 우리의 삶을 위협할 수 있지만 우리의 단합과 희망을 꺾을 수는 없습니다. 억압을 뚫고 희망으로 부활한 3·1독립운동의 정신이 지난 100년, 우리에게 새로운 시대를 여는 힘이 되었듯, 우리는 반드시 코로나 19를 이기고 우리 경제를 더욱 활기차게 되살려낼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용기와 희망입니다. 우리 모두 서로를 믿고 격려하며 오늘을 이겨냅시다. 새로운 100년의 여정을 힘차게 걸어갑시다. 감사합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코로나에 재선충병·구제역까지… ‘유행병과의 전쟁’ 나선 경북

    코로나에 재선충병·구제역까지… ‘유행병과의 전쟁’ 나선 경북

    경상북도가 각종 유행병과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급격히 확산되는 가운데 소나무재선충병, 구제역 등 사람은 물론 동식물을 위협하는 각종 유행병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거나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들 유행병은 초기 방역작업을 완벽하게 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퍼지기 때문에 도는 대대적인 방역·방제 전쟁에 나섰다. ●버스터미널 등 다중이용시설 집중 소독 경북도는 최근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빠르게 전염되는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확진환자 격리·치료에 도 전체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도내 코로나19 확진환자는 지난 19일 영천, 청도에서 5명이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불과 5일 만인 이날 오후 4시 현재 200명으로 많이 증가했다. 23개 시군 가운데 16곳에서 확진환자가 발생, 지역사회로 전파되고 있다. 따라서 도는 정부로부터 코로나19 확진환자를 격리·치료할 수 있도록 포항·안동·김천 도립의료원 3곳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받았다. 오는 28일까지 의료원 전체를 소개해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해 치료할 계획이다. 또 코로나19 확진환자가 급증한 청도 대남병원을 확진환자 격리치료병원으로 전환, 국립정신건강센터 의료진과 호흡기내과 전문의 등을 투입해 코로나19를 진료한다. 대남병원에서는 이날 오후 4시 현재 총 111명의 확진환자가 나왔다. 이와 함께 도는 코로나19 방역에 예비비 등 150억원을 우선 투입하기로 했다. 시군도 최대한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도내에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청도군은 지난 21일부터 대남병원 및 인근 지역을 집중 방역하고 있으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경로당을 비롯한 공공시설물 대부분을 폐쇄했다. 청도역과 군청에 열감지 카메라를 설치했고, 버스터미널 등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곳에는 방역·소독을 강화하고 있다. 다른 시군도 확진환자가 방문한 시설물을 잠정 폐쇄하는 한편 공공시설물을 긴급 방역하고, 담당 마을별 직원을 동원해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외출 자제 등을 전화로 안내하고 있다.경북도는 ‘소나무 에이즈’라고도 불리는 재선충병과의 전쟁도 치르고 있다. 재선충병은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의 의해 빠르게 확산되고, 감염된 소나무는 치료약이 없어 100% 말라 죽는다. 도내 소나무재선충병은 2001년 구미시 오태동에서 처음 발생한 뒤 현재 18개 시군으로 확산됐으며, 감염 피해목만도 10만 6000여 그루에 달한다. 도는 재선충특별대책팀을 설치하는 등 적극 대응하고 있다. 우선 하루 1300여명의 방제인력을 투입, 매개충이 유충상태로 월동하는 다음달까지 피해 고사목 제거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피해가 심각한 포항·경주·안동·구미시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1차 방제를 했고, 다음달까지 2, 3차례 반복 방제해 피해 고사목을 완전히 제거할 계획이다. 김택동 경북도 재선충특별대책팀장은 “4월부터는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이미 나무를 탈출하기 시작한 뒤라서 고사목을 치우는 방제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또 문화재구역 등 주요 소나무림 1128㏊에는 예방나무주사 사업을 하고, 7522㏊에서는 항공 및 지상방제를 한다. 재선충병 감염목의 무단 이동 차단을 위해 주요 도로변에 단속초소 14곳도 운영된다. 아울러 시군 산림공무원과 산림병해충 예찰방제단을 총동원해 소나무류 반출금지구역 내 목재 취급업체 및 난방용 화목 사용 농가를 수시 점검한다. 단속되면 관련 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재선충은 선충이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몸에 기생하다가 성충으로 자란 솔수염하늘소가 소나무 잎을 갉아먹을 때 나무 속에 침입해 소나무를 말라 죽게 하는 병이다. 도는 가축방역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구제역,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전염병이 기승을 부릴 수 있기 때문이다. ASF는 지난해 9월 파주에서 첫 발생한 이후 전국으로 확산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강원 화천군 간동면의 광역 울타리 밖에서 포획된 야생 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처음 검출되면서 양돈 농가로의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광역 울타리는 야생 멧돼지의 남하를 통한 ASF 확산을 막기 위해 경기 파주부터 강원 고성까지 접경지역의 동서를 가로질러 설치한 울타리다.●돼지열병 남하 대비 거점 소독시설 운영 이에 전국 3위 규모의 양돈지역인 경북도는 지난해 9월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울릉을 제외한 22개 시군에 거점소독시설을 운영해 축산차량이 오갈 때 소독하도록 하고 양돈농가가 밀집한 단지 입구에는 통제초소를 설치했다. 도내 양돈 농가 740여곳에는 담당관을 지정해 전화 예찰을 강화하고 24시간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농가 자체 방역도 강화하고 취약 농가에는 소독을 지원하는 한편 다른 시도의 분뇨 도내 반입을 금지했다. 이와 함께 ASF의 매개체로 알려진 야생 멧돼지의 농장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엽사 759명으로 포획단을 구성해 집중 포획하고 있다. 김규섭 경북도 동물방역과장은 “ASF는 치사율 100%인 바이러스 출혈성 돼지 전염병이지만 구제역과 달리 예방 백신이 없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구제역 유입 방지를 위해 특별방역 대책도 추진한다. 중국과 미얀마 등 인접 국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데다 최근 인천 강화 소 사육농장에서 구제역 감염(NSP) 항체가 잇따라 검출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는 지역의 모든 소와 염소에 백신접종을 하는 등 방역대책을 강화했다. 도축장과 가축분뇨, 사료공장 등 축산시설도 매달 환경검사를 한다. 축산농가들에 모임과 구제역 발생 국가 방문을 자제하고 축산물 불법 반입을 금지하는 등 예방 대책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소, 돼지, 양, 염소, 순록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우제류 가축에 발생하는 급성전염병으로, 일단 감염되면 고열증상을 보이다 증세가 심해지면 죽는다. 도는 전국에서 AI 항원 검출이 잇따라 철새도래지 차단 방역도 강화했다. 구미 해평, 포항 형산강, 김천 감천, 안동 낙동강, 영천 자호천, 경산 금호강 남하교·하양교 등 철새도래지에 대해 방역 차량을 총동원해 매일 소독하고 있다. 철새도래지 인근 농가 예찰과 방역에도 힘을 쏟고 있다.●철새도래지 AI 차단 방역도 대폭 강화 축산농가뿐만 아니라 축산차량 출입으로 오염 가능성이 높은 도계장, 거점 소독시설, 통제초소, 계란 유통센터 등 관련 시설도 소독하고 있다. 경북에서는 경산시 금호강을 비롯해 도내 철새도래지 278곳에서 야생조류 분변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모두 저병원성 AI로 확진됐다. 그렇다고 철새가 돌아가는 시기인 다음달 중순에서 하순까지 절대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도내에서 각종 유행병의 확산 및 유입 차단을 위한 전선이 확대되면서 갈수록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피해 최소화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으나, 지역민들의 각별한 협조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요청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의 이동이 병의 확산 요인이 되는 만큼 관계 당국의 통제 및 행동요령 준수 등에 적극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대구 못 막으면 전국 확산”…‘감기 증상’ 대구시민 전수조사

    “대구 못 막으면 전국 확산”…‘감기 증상’ 대구시민 전수조사

    정부가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한 가운데 대구 내 코로나19의 발생 속도를 조기에 통제하지 못할 경우, 전국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4주 안에 대구 지역 내 코로나19 상황을 안정화한다는 목표로 향후 2주간 대구에서 감기 증상을 보이는 시민 2만 8000명을 전수조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대구에서 확진환자의 발생 규모가 커서 이 지역의 지역사회 전파를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한다면 향후 전국적인 확산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외 유입 차단·접촉자 격리 등 봉쇄정책 유지 정부의 방역 체계에 대해 김 부본부장은 “주된 방향은 코로나19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여 최대한 경증 상태로 찾아내 이를 통해 감염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며, 두 번째로는 중증도에 맞는 진료체계, 즉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적용하는 의료전달단계를 만들어 환자들을 잘 치료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와 무관한 다른 환자들의 치료를 보장해서 이들에게 필요한 의료가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집중하였던 해외 유입 차단, 역학조사를 통한 접촉자 격리 등의 봉쇄정책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코로나19의 전파 양상이 그 규모는 크지만, 일부 지역 또는 집단에 의한 전파가 주된 원인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역학조사와 접촉자 격리를 중심으로 하는 방역 봉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조기 안정화 위해 ‘감기 증상’ 대구시민 전수조사 특히 정부는 범정부적인 신천지대구교회에서 시작된 환자 폭증 사태를 관리할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4주 안에 사태를 안정화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김 부본부장은 “대구지역에서 가능하면 4주 이내에 (상황을) 조기 안정화하겠다”면서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대구시민들의 협조와 의료인의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조기 안정화 방안으로는 감기 증상을 보이는 대구시민을 전수조사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앞으로 2주간 코로나19 초기 증상과 비슷한 기침, 콧물 등 감기 증상을 보이는 대구시민 2만 8000명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해 경증 환자를 조기에 발견해 격리하겠다는 것이다. 전국 공공병원,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총 763명이다. 이 중 7명이 사망했다. 확진자 가운데 신천지대구교회와 청도대남병원 관련자가 대다수다. 확진자는 전국 17개 시도 전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역사회 확산이 대구·경북을 넘어 다른 지역에서 본격화될 경우를 대비해 전국 시도 공공병원을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또 부족한 음압병상을 늘리기 위해 이동형 음압기를 확보하고 있으며 선별진료소와 감염병전담병원에서 근무할 의료 인력 모집에도 나섰다. 아울러 중앙임상TF를 중앙임상위원회로 개편해 적합한 치료 방안을 찾기로 했다. 한편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중국인 입국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정치권과 의료계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현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 등을 고려한 판단으로 보인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정부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 시작”…위기경보는 ‘경계’ 유지

    정부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 시작”…위기경보는 ‘경계’ 유지

    “위기경보 ‘심각’ 준하는 상태로 대응”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방역망의 통제범위를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확산하기 시작했다고 판단했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서 “금주 발생한 확진환자들에 대한 역학조사가 완료되지는 않았으나 현재까지의 조사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의 감염진행이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본부장은 “감염 원인과 경로에 대한 확인이 어려운 감염사례가 서울, 대구 등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는 해외에서 유입되던 코로나19가 제한된 범위 내에서 지역사회 감염으로 전파되기 시작한 단계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판단하에 정부는 방역대응체계를 이에 맞게 변화하고 있는 중”이라며 “지금은 지역사회의 감염전파가 동시에 시작되고 있는 초기 단계로 판단되는 만큼 검역을 중심으로 한 해외유입의 차단과 조기발견 노력은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확진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대구시에 선별진료소 8개를 추가해 총 22개를 운영할 계획이며, 공중보건의사 24명을 추가 배치한다고 밝혔다. 또 신천지교단의 협조를 받아 교인들이 자가격리하고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공식적으로 집계한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82명이다. 전날 오후 4시 이후에 파악된 확진자만 해도 31명이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신천지대구교회를 중심으로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도 최소 12명이다. 정부는 다만 현재 ‘경계’ 수준인 감염병 위기 경보는 유지한다고 밝혔다. 김 부본부장은 “현재 감염병예방법(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역적인 전파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현 단계와 같은 ‘경계’ 유지가 맞다”고 설명했다.감염병 위기 경보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4단계로 구분된다. 정부는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나오자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올렸고, 일주일 뒤 ‘경계’ 수준으로 한 단계 더 상향 조정한 바 있다. 김 부본부장은 “정부로서는 일찍이 ‘경계’ 수준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심각’ 수준에 준하는 상태로 감염병 대응에 임하고 있다”면서 범부처 차원에서 방역작업에 나선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심각’ 단계로 올리는 것과 무관하게 정부로서는 매우 엄중하게 대처하고 있다”면서 “질환의 위험도 평가, 지역 사회에서의 발생 양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격상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신창현, 정재호 다음엔 누구? 민주당 ‘컷오프’에 떨고 있는 현역들

    신창현, 정재호 다음엔 누구? 민주당 ‘컷오프’에 떨고 있는 현역들

    민병두·오제세 등 현역 의원 지역구 9곳 미정 더불어민주당의 4·15총선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아직 경선 지역이 발표되지 않은 현역 의원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훈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이 된 정재호 의원은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결정에 불복하며 재심을 신청했다.19일 현재 경선 지역이 발표되지 않은 현역 의원 지역구는 서울 광진갑(전혜숙)·동대문을(민병두)·금천(이훈)·강남을(전현희)·송파병(남인순), 경기 부천소사(김상희)·시흥을(조정식), 충북 청주서원(오제세), 충남 천안병(윤일규) 등 9곳이다. 이훈 의원, 심사 앞두고 서울 금천 불출마 선언 이 가운데 이훈 의원은 이날 불출마를 선언했다. 공천 심사 이후 첫 불출마 선언으로, 컷오프가 예상되자 스스로 물러나는 쪽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그동안 저를 응원해 주신 금천 주민들께 머리 숙여 깊이 감사드리며 더 이상 기대를 받들 수 없게 되어 한없이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의원은 사생활 문제 논란으로 공관위 정밀심사 대상에 올랐다. 이에 컷오프가 예상되자 스스로 물러나는 쪽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신창현 의원(경기 의왕과천)에 이어 지역구가 전략공천 지역으로 결정되면서 두번째 컷오프 명단에 오른 정재호 의원(경기 고양을)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불편한 신체를 문제 삼아 공천을 배제하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며 “강령과 당헌을 위배한 당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재심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2018년 9월 의정활동 중 과로로 인한 뇌출혈로 쓰러진 적이 있으며, 지난해 5월 의정활동에 복귀했다. 현재는 팔 등 오른쪽 신체를 움직이는 데에 불편함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선 발표를 기다리는 의원들은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다. 한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동료 의원과 지인들에게 자신의 컷오프와 관련한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동시다발적으로 보내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되는 등 초조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해찬 “현역 20% 이상 총선 합류 안 할 것”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 민주당은 문희상 국회의장 등 불출마가 20명이 좀 넘고, 몇 분 더 용단을 내려주실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최소 20%가 넘는 의원들이 이번 총선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 불출마 의원이 더 나올 것을 암시했다. 한편 민주당은 20일 4·15 총선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총선 체제로 돌입한다. 이해찬 대표와 서울 종로에 나선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으며, 권역별로는 경기 김진표 의원, 호남 이개호 의원, 충청 박병석 의원, 인천 송영길 의원, 강원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총선을 이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르브론도 사인훔치기 작심 비판… 휴스턴 추가징계 나올까

    르브론도 사인훔치기 작심 비판… 휴스턴 추가징계 나올까

    르브론 제임스 19일 트위터 통해 의견 밝혀스프링캠프 참가한 MLB선수들도 연일 비판맨프레드 커미셔너 우승 트로피 폄하 발언도일부 팬들 휴스턴 상대 소송까지… 일파만파개막 한 달여를 앞둔 미국 프로야구(MLB)에서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사인훔치기 파문이 시간이 지날수록 진화는 커녕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다른 구단 선수들도 연일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는 데다 다른 종목 선수도 비판에 가세했고. 일부 팬은 소송에 나서기까지 했다. 직접적인 당사자임에도 구단주나 감독과 달리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은 선수들에 대해 MLB 사무국이 추가 조치를 내릴지도 주목되는 상황이다. 미국 프로농구(NBA)의 독보적인 스타 ‘킹’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가 19일(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강도 높게 휴스턴의 사인훔치기 사태를 비판했다. 제임스는 “나는 야구를 하지 않지만 스포츠인으로서 누군가 나를 속이고 승리를 가져간다면 굉장히 화가 날 것”이라며 “MLB 커미셔너는 선수들이 사인 훔치기 사태에 대해 얼마나 역겨워하고, 격분하고, 마음이 상했는지 알고 스포츠를 위해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종목이지만 모든 스포츠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인 공정성을 무너뜨린 데 대해 저격하고 나선 것이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을 비롯해 MLB 선수들도 스프링 트레이닝이 시작되고 휴스턴 사태와 관련한 언론의 질문이 이어지자 동시다발적으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날 스프링캠프 기자회견에 나선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역시 “역겨움을 느낀다. 휴스턴의 우승이 가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선수 주도로 이뤄진 행위이기 때문에 선수가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2017년 호세 알투베(휴스턴)에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경쟁에서 밀린 저지는 MLB 사무국이 사인 훔치기 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알투베에게 남겼던 MVP 수상 축하 메시지를 삭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여기에 MLB 사무국 수장인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사태의 심각성을 무시한 채 실언을 하며 선수와 팬들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 맨프레드는 지난 17일 ESPN과의 인터뷰에서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금속 조각’(piece of metal)이라고 지칭하며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선수들의 노력을 폄하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맨프레드는 결국 이날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월드시리즈 트로피에 대해 무례한 발언을 했다”며 사과했다. LA타임즈는 19일 휴스턴 시즌 티켓을 소유한 애덤 왈라흐가 ‘휴스턴 구단이 규정에 위배되는 사인 훔치기를 한 것은 팬들에게 결함이 있는 상품을 몰래 판 것이나 다름없다’는 주장을 펼치며 시즌 티켓 소유자들에게 과다 청구된 금액 만큼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휴스턴 지역지인 휴스턴 크로니클에 따르면 텍사스 법률회사들이 온라인 광고를 통해 왈라흐와 비슷한 소송을 제기할 팬들을 모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낭만닥터 김사부2’ 한석규 업은 안효섭 ‘돌담병원 운명은?’

    ‘낭만닥터 김사부2’ 한석규 업은 안효섭 ‘돌담병원 운명은?’

    ‘낭만닥터 김사부 2’ 한석규가 혼절한 채 안효섭에게 들쳐 업힌 ‘어부바 질주’가 포착돼 위기감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10일 방송되는 SBS ‘낭만닥터 김사부2’ 11회분에서는 한석규가 안효섭에게 업힌 상태로 응급실로 실려 가는, 절체절명 상황이 포착됐다. 극중 의식이 없는 김사부를 등에 업은 채 서우진이 응급실을 향해 내달리는 장면. 서우진 옆으로 놀란 배문정(신동욱)과 울컥한 장기태(임원희)가 같이 달려가는 가운데, 김사부가 쓰러져 있는 광경을 목격한 오명심(진경)은 충격을 받은 듯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뒤따르고 있다. 심각하게 축 늘어져 서우진에게 업힌 김사부의 모습이 긴장감을 고조시키면서, 과연 김사부와 돌담병원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쓰러진 김사부 그 후’ 장면은 지난 1월 경기도 용인 세트장에서 촬영이 이뤄졌다. 이 장면은 한석규를 비롯해 안효섭-진경-임원희-신동욱 등 여러 배우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연기를 펼쳐야 했던 만큼, 배우들의 연기합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상태. 리허설에서 머리를 맞대고 각각 자신들의 동선을 꼼꼼하게 체크한 배우들은 똑같은 장면을 몇 번 동안 반복했음에도 불구, 전혀 흔들림 없이 집중하며 연기에 임하는 모습으로 현장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특히 한석규는 자신을 업고 달려야하는 안효섭을 연신 다독이면서 배려를 아끼지 않는 모습으로 훈훈함을 자아냈다.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에 혼신을 쏟아낸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합이 시너지를 이루면서 완성도 높은 장면이 만들어졌다. 제작사 삼화네트웍스 측은 “지난 10회에서 펼쳐진 ‘김사부 혼절 엔딩’이 안방극장을 충격으로 휘감았다”라며 “오른팔의 마비와 통증, 그리고 사고에서의 충격으로 극한의 고통에 사로잡혔던 김사부의 상태는 어떤 것인지, 심장 떨리는 반전이 터질 10일(오늘) 방송분을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한편,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2’ 11회는 10일(오늘) 밤 9시 40분에 방송된다. 사진=삼화네트웍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WHO “신종코로나, 아직 대유행 아니다…제2의 후베이성 없어”

    WHO “신종코로나, 아직 대유행 아니다…제2의 후베이성 없어”

    중국 내 다른 지역선 산발적으로 전염“신종 코로나는 ‘안정적인 바이러스’” 세계보건기구(WHO)가 4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 “아직 대유행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실비 브라이언드 WHO 글로벌 감염위험 대응국 국장은 “우리는 현재 전염병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단계에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발병지인 중국 우한과 후베이성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중국 내 다른 지역에서는 주로 산발적으로 전염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다른 지역과 중국 외 다른 국가에서는 “전염을 막는 것이 현재의 전략”이라면서 “우리는 제2의 후베이성 같은 시나리오는 없다는 것을 확실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브라이언드 국장은 현재까지 총 19개 국가가 WHO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제한 조처를 공식적으로 통보해왔으며, 이에 대해 WHO는 각국에 해명을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안정적인 바이러스”라면서 WHO는 중국에서 자국민을 탈출하는 국가들이 이런 정책을 “재조정”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브라이언드 국장은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침이나 재채기 때 나오는 비말을 통해 전염되며, 감염된 사람이나 그들이 만진 물건을 직접 만졌을 때도 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바이러스가 해당 물건에 얼마나 오랫동안 남아 있는지는 불확실하다면서 예방책으로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을 조언했다. 이어 마스크를 착용하더라도 손을 씻지 않으면 100% 보호할 수 없다면서 다른 예방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것은 도전적이라면서 “그것이 쉽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것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라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하루 373건 ‘사이버 사기’

    하루 373건 ‘사이버 사기’

    직거래·쇼핑몰·피싱·게임 등 4곳 대상 사이버 전문수사팀 신설… 신속 수사지난해 발생한 사이버 사기가 13만 6000여건으로 1년 전보다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거래 사이트와 맘카페 등의 사기가 급증한 결과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3일부터 6월 말까지 직거래·쇼핑몰·피싱·게임 사기 등 4대 사이버 사기 범죄에 대한 특별 단속에 들어가기로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2일 “온라인 거래 활성화에 따라 국민이 자주 이용하는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서 사이버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며 특별 단속에 나선 배경을 전했다. 지난해 사이버 사기는 13만 6074건(일 평균 372.8건)으로 전년(11만 2000건)보다 21.5% 증가했다. 사이버 사기로 검거된 인원도 3만 1331명으로 1년 전(2만 8757명)보다 9.0% 늘었다.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는 한 30대는 골드바 등 현금화가 가능한 물품을 시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동 구매해 주겠다고 속여 359명으로부터 104억원을 가로챘다가 구속됐다. 경찰은 사이버 사기 근절을 위해 동일 피의자에 의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피해가 발생하는 사건에 대해서는 책임수사관서를 지정해 피의자를 신속 검거할 예정이다. 아울러 올 상반기 지방경찰청에 사이버금융범죄 전문수사팀을 신설해 조직적인 사이버 사기 범죄에 대응할 방침이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피해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소액심판 청구 절차 등도 안내할 계획이다. 가짜 온라인 쇼핑몰이나 사기 도박 사이트 등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차단·삭제를 요청할 방침이다. 경찰청은 ‘사이버캅’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인터넷 사기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방탄소년단과 현대미술의 만남 어떤 모습일까…서울 전시 개막

    방탄소년단과 현대미술의 만남 어떤 모습일까…서울 전시 개막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3월 20일까지강이연 작가 ‘비욘드 더 신’ 등 선보여방탄소년단의 글로벌 현대미술 프로젝트 ‘커넥트, BTS’의 서울 전시가 28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배움터에서 개막했다. ‘커넥트, BTS’는 다양성에 대한 긍정, 주변부에 존재하는 작은 것들에 대한 소망 등 방탄소년단의 철학과 메시지를 현대미술 영역으로 확장한 시도로, 안토니 곰리 등 세계적인 미술가 22인이 참여해 전세계 5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을 시작으로 독일 베를린(15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21일)에서 차례로 막을 올린 데 이어 다음달 4일 미국 뉴욕에서 마지막 베일을 벗는다. 서울 전시는 영국 출신 앤 베르니카 얀센스의 대규모 설치 작품 ‘그린, 옐로, 핑크’와 ‘로즈’, 런던에서 활동하는 강이연 작가의 프로젝션 매핑 영상 ‘비욘드 더 신’(Beyond the scene), 그리고 다른 4개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드로잉과 사진 작업 등을 모은 아카이브 전시로 구성됐다.‘커넥트, BTS’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유일한 한국 작가인 강이연은 “참여를 제안받았을 때 방탄소년단의 팬이 아니어서 사전 조사를 많이 했다. 런던에 거주하는 다양한 인종, 성별, 연령대의 아미(팬클럽)들을 만나서 방탄소년단으로 인해 그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목격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면서 “이 경험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비욘드 더 신’은 7명의 퍼포머가 방탄소년단의 파워풀한 안무를 재해석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영상을 네 개의 벽에 투사하는 프로젝션 매핑 작업이다.총괄 기획자이자 서울 전시를 담당한 이대형 아트디렉터는 “강이연 작가만 방탄소년단에게서 영감을 받아 작업했고, 다른 해외 작가들은 자기 색깔과 정체성을 유지했다. 다양성과 포용성이라는 방탄소년단의 철학과 메시지에 공감한 작가들을 선정했지만, 그들의 작업에 간섭하지 않고 오리지널리티를 존중한 것이 이번 협업의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혼자보다는 둘, 둘 보다는 여럿이 연대할 때 현명한 판단을 하게 된다”면서 “연대는 다양성과 소통이라는 순기능도 있지만 한편으론 배타성을 띠기도 하는데 그러한 초연결성의 부작용 대신 주변을 배려하며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 공연 등 해외 일정으로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BTS는 영상으로 전한 인사에서 “저희가 많은 분께 응원과 사랑을 받은 만큼 ‘커넥트, BTS’를 통해 아미와 관객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보답할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음악과 미술의 만남뿐만 아니라 다양한 언어, 문화, 경험들이 서로 연결돼 함께 긍정의 메시지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폭력 마주한 은희, 굴레 갇힌 여성…누구도 외면 않는 목소리 만들 것”

    “폭력 마주한 은희, 굴레 갇힌 여성…누구도 외면 않는 목소리 만들 것”

    ‘원더키디’ 방영 30년 후 상영된 이 영화에서 주인공 ‘키디’는 소년이 아닌 소녀다. 우주 탐사선의 선장이었던 ‘원더’한 아버지 대신 서울 대치동의 미도상가에서 떡방앗간을 하는 현실의 아버지가 있다. 국내외 영화제에서 35관왕에 등극한 영화 ‘벌새’의 김보라(39) 감독이 직조한 1994년의 한국이다.첫 장편 입봉에 거둔 놀라운 성과. 소감이 어떨까. 새해 벽두,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 감독은 영화 관련 행사에 불려 다니느라 자신의 마음을 차분히 들여다볼 새가 없었다고 했다. “영화가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했고요. 주변에서 되게 좋아하셨어요. 오래 뭘 하던 사람이 잘되면 기쁜가 봐요.” 이 원더한 키디의 탄생에 지인들이 더욱 감격한 까닭은 그의 오랜 노력을 알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구상을 하던 2012년부터 영화를 완성하기까지 6년, 독립영화치고도 긴 기간이었다. 더욱 완벽해야 상영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나리오를 고치고 또 고쳤다. “여성 감독들의 영화가 구성 단계에서 절반가량 틀어지니까요. 학교(동국대 영화영상학과) 다닐 때 재능 있던 여성 감독들이 데뷔하지 못한 경우를 많이 봤고요. 영화판이라는 게 남성 중심이라 여성 롤모델이 없고, 창작자로서 자기 검열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면서 시간이 더욱 오래 걸렸어요.” ‘벌새’는 15세 소녀 은희에게 가해지는 세상의 폭력들을 미세하게 포착, 14만 관객들의 공감을 얻었다. 성적으로 아이들을 줄 세우고 ‘날라리’를 적어 내라는 학교, 집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오빠의 폭력, 사랑하는 이를 앗아 가는 성수대교 참사 등이다. 최근에 김 감독을 놀라게 하는 것은 “중년의 남성 의사가 은희를 진찰할 때 아이를 강간할까 봐 불안했다”는 후기들이다. “여태까지 한국 영화에서 얼마나 강간 신이 자주 재현됐으면 그런 공포를 주는지 충격을 받았어요. 여성 관객들이 마음 편히 영화조차 못 봤겠다 싶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영화를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김 감독 생각에 그런 신들은 윤리적 문제와 함께, 적지 않은 영화에서 똑같은 장면을 반복재생한다는 점에서 미학적으로도 ‘직무태만’이다. 은희부터 한문학원 선생님 영지, 은희의 엄마에 이르기까지 세필로 그린 듯한 ‘벌새’의 여성 서사는, 그가 20대 초반 페미니즘 공동체에서 생활한 게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그렇다고 그의 영화에서 남성은 무조건적인 악, 화해할 수 없는 적이 아니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일견 가해자로 보이는 남성들조차도 사랑으로 그리려고 노력했습니다. 뒤틀린 권력을 쥔 사람은 행복할 수가 없거든요.” ‘벌새’에서 가족들 위에 군림하던 아빠가 딸의 수술 소식에는 오열하고, 의사는 오빠의 폭력에 고막이 찢어진 은희에게 ‘진단서 끊어줄까?’ 묻는다. 새내기 감독에게 배우와 스태프들이 감독의 OK 사인 하나만 바라보는 촬영 현장은 아직도 버겁지만, 몇 프레임 차이로 뉘앙스가 바뀌는 편집의 리듬은 조금씩 체화하는 중이다. 직업적 굴레였던 여성이라는 정체성도, 지금은 축복으로 여긴다. “소수자로 살아간다는 건 분명 힘들지만, 그만큼 많은 이들과 연대할 수 있는 장이 열린 겁니다.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팔짱 끼고 구경하지 않게 되는 거죠. 관객들이 영화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는 목소리를 만들어 가고 싶어요.”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여기는 호주] 산불에 타죽은 코알라 사진에 호주 국민들 눈물

    [여기는 호주] 산불에 타죽은 코알라 사진에 호주 국민들 눈물

    지난 10월부터 시작해 3개월 이상 불타고 있는 호주 산불로 인하여 타죽은 코알라 사진이 호주 언론에 보도되어 많은 호주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호주판 데일리 메일과 호주 야휴뉴스는 퀸즈랜드 주 화마가 지나간 자리에 남겨진 코알라 사진을 보도했다. 산불 진압에 참가하고 있는 호주 방재청 소속 의용소방대원 피터 루커는 지난주 퀸즈랜드 주 펀베일에서 발생한 산불을 진압하다 사망한 코알라를 발견했다. 루커는 “불에 타죽은 코알라의 불쌍한 모습에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고 말했다. 코알라는 산불을 피하기 위해 숲을 가로질러 물가 쪽으로 탈출을 시도하려다 죽은 것으로 보여졌다. 루커는 “큰 나무 하나를 순식간에 태워버리는 불길 속에서 걸음이 느린 코알라에게는 아무런 선택이 없었을 것”이라며 마음 아파 했다. 이어 루커는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코알라가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 알아 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지난 10월부터 시작된 호주 산불은 3개월 동안 뉴사우스웨일스 주와 퀸즈랜드 주 동부를 태우고 남호주와 서호주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타올라 코알라 생태공원이 위치한 포트 맥쿼리 지역내에서만 350여마리가 불에 타 죽었고, 호주 전체로는 약 2000여 마리가 죽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망한 코알라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온라인에는 산불로 사망한 코알라를 비롯한 야생 동물의 비극을 아파하는 시민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산불로 피해를 입은 코알라 구조 모금 운동에는 당초 2만 5000 호주달러 (약 2000만원) 목표액을 훌쩍 뛰어넘어 210만 호주달러 (약 17억원)이 모금되고 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42℃ 폭염에 지친 호주 캥거루, 가정집 수영장에 출몰

    42℃ 폭염에 지친 호주 캥거루, 가정집 수영장에 출몰

    폭염에 지친 야생 캥거루 한 마리가 한 가정집 야외 수영장까지 찾아와 열을 식히는 안타까운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22일 데일리메일 호주판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기온이 섭씨 42도까지 치솟은 지난 20일 뉴사우스웨일스주 메리와(Merriwa)의 한 주택에서 집주인 샤론 그레이디는 뒷마당에 있는 수영장 물속에 언제 왔는지 야생 캥거루 한 마리가 들어가서 쉬고 있는 모습을 보고 그 모습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메리와는 이달 초 인근 골번강국립공원의 남서쪽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 초토화됐던 피해 지역으로, 최근 기온이 섭씨 35도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일 뉴사우스웨일스주 산불방재청(RFS)은 트위터를 통해 “만일 당신이 메리와의 남서쪽에 있고 산불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당장 메리와에서 떠나라”는 경고문을 게시하기도 했었다.해당 영상은 지역라디오 방송인 98.1 파워FM이 지난 21일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처음 공유한 것으로, 이 방송은 “어제(20일) 극심한 폭염 속에 이 캥거루는 열을 식히기 위해 메리와에 있는 한 수영장을 찾아냈었다!”고 설명했다.지금까지 조회 수가 17만 회를 넘어선 이 영상을 보면 수영장 물 속에서 이 캥거루는 무언가를 먹고 있는지 입을 오물거리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그냥 캥거루가 수영장에 있게 놔둬라”, “우리 지역 댐에서도 똑같이 물 속에 들어간 캥거루들을 봤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 밖에도 한 네티즌은 “가뭄과 화재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캥거루들이 사는 환경을 엉망으로 만들었다”면서 “그나마 이 친구가 더위를 식힐 곳을 찾은 모습을 보니 기쁘다”고 말했다. 캥거루는 빠르게 달릴 수 있어 산불을 피해 달아날 수 있지만, 최근에는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 탓에 일부 캥거루가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희생된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약 60㎞ 떨어진 호주 워커바웃 야생공원에는 캥거루를 비롯한 야생동물 수백 마리가 산불로 화상을 입은 채 구조돼 치료를 받으러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98.1 파워FM/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상주-영천고속도로 ‘블랙아이스’에 대형 추돌사고…7명 사망

    상주-영천고속도로 ‘블랙아이스’에 대형 추돌사고…7명 사망

    상·하행선 2곳서 각각 다중추돌…차 8대 화재양방향 모두 사고나면서 구조차량 접근 애먹어13시간여 만에 사고 수습…양방향 통행 재개 주말 새벽 살짝 내렸던 비가 살얼음을 만들면서 생긴 ‘블랙 아이스’(Black Ice)로 인해 상주-영천고속도로 상·하행선에서 다중 추돌사고가 동시에 발생해 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 사고로 양방향 통행이 마비되면서 고속도로는 13시간이 지나서야 정상 운행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4일 오전 4시 41분쯤 경북 군위군 소보면 달산리 상주-영천고속도로 영천 방향 상행선(상주 기점 26㎞)에서 화물 트럭 등 차 10대가 연쇄 추돌했다. 이어 뒤이어 오던 차들 역시 사고 지점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잇따라 추돌하면서 사고 차량은 순식간에 20여대로 늘었다. 이 사고로 운전자 등 6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여기에 차량 추돌 사고로 화재가 발생해 차 8대에 불이 붙으면서 사고 현장이 더욱 아수라장이 됐다. 불은 소방당국이 2시간여 만인 오전 7시쯤 완전히 껐다. 비슷한 시각 사고 지점에서 2㎞ 떨어진 하행선에서도 20여대가 연쇄 추돌해 1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2곳 합쳐 트럭과 승용차 등 차 50대가 불에 타거나 파손되는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 화물 트레일러 등 대형 차량 사이에서 추돌 사고에 휘말린 소형 승용차들이 심하게 찌그러져 큰 피해를 입은 모습이 포착됐다. 고속도로 상·하행 양방향 모두 사고가 나면서 소방차와 구급차 등이 접근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고 수습이 지연됐다. 경찰 관계자는 “많은 차에 불이 붙어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부상자가 섞여 분류가 어렵고 더 늘어날 수 있어 피해 상황은 유동적이다”고 말했다. 사고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화재까지 나면서 사망자의 신원 파악에도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사망자는 상주 성모병원과 적십자병원, 구미 차병원 등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오후 7시 현재까지 50대 남자 3명, 40대 여자 1명 신원을 파악했으나 불에 탄 3명은 성인이라는 점만 확인했다. 부상자들은 구미, 상주, 의성, 영천, 대구 등 10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새벽 이 일대에는 0.7∼0.8㎜ 비가 내렸다. 추운 날씨에 얼어붙은 도로에서 차들이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사고 지점 2곳은 교량이 시작되거나 인근에 교량이 있어 평소 바람이 강해 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 위 암살자’로 불리는 블랙 아이스는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면서 녹았던 눈이나 비가 얇은 빙판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경찰과 소방당국은 크레인 등 장비 44대와 인력 100여명을 투입해 대형트럭과 자동차, 구조물 등 잔해를 치우는 등 수습에 총력을 기울여 상행선은 오후 5시 20분, 하행선은 4시 40분께 통행을 재개했다. 경찰은 현장 수습을 마칠 때까지 사고 지점 부근 중앙분리대를 개방해 밀려드는 차를 돌려보냈다. 경찰은 일단 블랙 아이스 현상으로 인해 사고가 났을 것으로 보지만 다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정확한 원인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원인은 모든 상황을 두고 확인한다”며 “아직 확인이 안 된 일부 사망자 신원부터 파악한 뒤 본격 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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