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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웨덴 방송, 중국인 싸잡아 “개 잡아 먹고 길에서 볼일 본다”

    스웨덴 방송, 중국인 싸잡아 “개 잡아 먹고 길에서 볼일 본다”

    스웨덴과 중국의 외교 갈등이 갈수록 악화돼 정말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고 영국 BBC가 26일 전했다. 이달 초 중국 관광객들이 스톡홀름의 한 호텔에서 내쫓기는 장면이 생생하게 폭로되면서 시작됐다. 한 남성과 그의 부모는 체크인 시간이 아닌 한밤중 도착해 로비에 있게 해달라고 사정했는데 호텔측이 경찰을 불러 자신들을 내쫓았다고 절규했다. 그 남성은 드라마틱하게 넘어진 뒤 영어로 “이건 살인이야. 이건 살인이야”라고 외쳤고 그의 어머니는 오열하며 중국어로 “도와달라”고 외쳤으나 경찰관들은 지켜보기만 했다. 몇 시간 뒤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오르자 엇갈린 댓글이 달렸다. 스웨덴의 거친 대응을 꾸짖는 이들도 있었지만 중국인 가족이 지나치게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려 했다는 점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다. 해당 호텔 매니저는 이들 가족은 다른 날짜에 예약해놓고는 떠나달라는 호텔의 요구를 거절해 경찰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스웨덴 주재 중국 대사관이 스웨덴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지난 3주 동안 조용히 넘어가는 듯했다. 그런데 스웨덴 국영방송 SVT의 시사풍자 쇼 ‘스벤스카 니헤터’가 지난 21일 중국인 관광객들을 싸잡아 개를 잡아 먹고 길에다 아무렇게나 대변을 해결한다고 조롱하면서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이 방송은 중국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쿠(Youku)에 삽화가 담긴 동영상을 올려 놓았다. 삽화는 뭘 먹으면서 대변을 보는 중국인을 그려놓고 한자로 ‘금지대변’이라고 적었다. 여성 진행자는 “만약 거리에서 개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을 본다면 점심 거리를 챙겨왔을 뿐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놀려댔다. 또 중국인들은 인종주의자지만 스웨덴은 아랍계이건 유대인이건, 심지어 동성애자들조차 환대하고 있다고 한 뒤 “스웨덴이기 때문에 우리는 보편적인 인간의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을 신봉하고 있지만 이런 원칙이 중국인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녀는 중국 관광객들을 환영하겠지만 잘못하면 매질을 해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중국 누리꾼들이 얼마나 흥분했을지, 얼마나 많은 댓글을 쏟아냈을지는 굳이 옮기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중국 당국은 “상스러운 언어”를 동원했으며 “차별과 편견, 도발로 가득차 있었다”고 반박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마저 공식 논평을 낼 정도였다. 스웨덴 방송은 “스웨덴어를 쓰는 사람들에게 들려준 얘기”라며 “코미디였을 뿐”이라고 대꾸했다가 나중에 제작 책임자가 “공격의 의도가 있었던 것을 인정한다.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BBC는 겉으로 드러난 중국 관광객과 스웨덴 TV의 공방만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이달 초 스웨덴을 방문한 것이 두 나라 갈등의 근본적인 도화선이 됐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관영 매체는 일단 달라이 라마와 관련된 것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더 멀리는 지난 1월 중국 동부 닝보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체포된 중국계 스웨덴인 복권업자인 귀민하이 체포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당시 그는 두 스웨덴 외교관, 동업자와 동행해 스웨덴 의사에게 진단을 받기 위해 베이징으로 가고 있었는데 귀민하이가 국가 기밀을 넘기려 했다고 죄를 뒤집어 씌웠다는 것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태째 한가윗날 달리는 강명구씨 “할아버지 뵈러 갑니다”

    이태째 한가윗날 달리는 강명구씨 “할아버지 뵈러 갑니다”

    아마도 세상에서 한가위를 가장 특별하게 보내는 이들 가운데 한 명일 것 같다. ‘유라시아에서 들려주는 사랑과 모험, 평화이야기?120번째’를 들려주는 강명구(62) 평화 마라토너 얘기다. 120번째는 ‘세상에서 가장 먼 성묘 길’이란 제목을 달았다. 지난해 9월 1일 네덜란드 헤이그를 출발해 지난 24일 한가윗날 중국 랴오닝성 진저우 지역을 달리고 있다. 매일 40㎞씩 달려 다음달 초순 단둥에 도착해 북한 땅에 들어설 요량을 세우고 있다. 내처 평양에서 한바탕 신명나는 축제를 즐긴 뒤 판문점을 거쳐 경기도 파주부터 서울 광화문까지 이어 달릴 비원을 품고 있다. 아직 남북 어느 쪽도 신의주 관문을, 휴전선을 열어주겠다는 확답을 주지 않고 있지만 그는 오늘도 달리고 있다. 그가 한가위를 맞고 보내는 감회를 담은 글을 담담히 적어 여기 옮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중국의 시 중에 ‘달은 고향의 것이 더 밝네.’라는 시가 있다. “모든 사람들은 고향이 있고, 고향마다 달이 있지만 사람들이 고향의 달만 사랑한다.” 지금은 랴오닝 성의 진저우 지역을 달리고 있다. 중국의 하늘에도 달이 휘영청 떠오르는데 고향의 달이 그립다. 작년 추석에 이어 올 추석도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는 마음이 애틋하다. 그러나 지금 마음속에 보름달처럼 꽉 차오르는 꿈을 안고 달리는 발걸음엔 힘이 붙는다. 좀 늦어지겠지만 이 길은 난생처음 할아버지 산소에 성묘를 하러 가는 세상에서 가장 먼 성묘 길이다. 나는 1만 5000㎞를 달려서 성묘하러 가는 길이다. 유라시아 대륙의 어느 나라도 추석과 비슷한 명절은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각별한 추석은 없다.그 속에 유교적인 전통이 어우러진 조상과 가족, 마을 공동체, 고향의 끈끈한 연이 녹아 있다. 그 추석날 모두들 즐거워하지만 마음이 아파오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실향민들이다. 나는 할머니와 아버지, 작은아버지들의 아픔을 지켜보면서 자라며 슬픔을 물려받았다. 잠시 이별인줄 알았던 핏줄을 영영 보지 못하는 아픔을 안 당해본 사람들이 어찌 알겠는가? 이산가족 대부분이 고령인 점을 고려하면 늦었지만 남북 모두의 큰 결단이 절실하다. 중국의 중추절은 단오절, 청명절, 춘절과 함께 4대 전통명절이다. 월요일이지만 공휴일이라 아침의 거리는 한산하고 공원에는 모여서 기공 체조하는 사람들과 수십명의 아주머니들이 무지갯빛 부채를 들고 군무를 추는 모습과 둥그렇게 둘러서서 제기차기 모습이 정겹다. 자주 보는 모습이지만 이 사람들 제기 차는 발기술이 대단하다. 발을 앞발 뒷발 다 사용해서 제기를 차는 모습이 마치 무술영화의 신공 같기도 하다. 이렇게 발재주들이 좋은 사람들이 왜 축구에서는 공한증에 떠는지 이해가 안 갈 정도이다. 추석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우리나라에 송편이 있다면 중국에는 월병이 있다.영어로는 Moon cake라고 부르는 것이다.보름달 모양으로 둥근 빵에 돼지기름, 설탕, 달걀, 호도, 밤 등 견과류를 넣어서 만들어 중추절이 되면 보름달에 이 빵을 바쳐 가족의 행운과 안녕을 비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월병은 중추절에 가장 많이 주고받는 선물이고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한다. 월병의 역사는 은나라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다 장건이 비단길을 열고 서역으로부터 호두와 깨가 들어오면서 그것을 월병 소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호두로 만든 월병을 호병(胡餠)이라고 불렀다. 중추절 밤 당 현종이 달을 보며 양귀비와 호병을 먹다가 호병의 호자가 오랑캐 호자를 연상시킨다고 투덜거린다. 휘영청 밝은 달을 바라보며 보름달의 정취에 젖어있던 양귀비는 자신도 모르게 ‘월병’이란 말을 내뱉었다. 호병이 월병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중국의 중추절은 달구경이나 가을잔치의 개념이지만 우리의 추석은 대동제의 성격이 강하다. 월병은 꽉 찬 보름달과 같고 송편은 반달과 같다. 보름달은 기울어갈 것이고 반달은 차츰 커져서 만월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음식을 먹으면서도 미래지향적이었다. 이제 그리도 오랜 세월 꽉 찬 보름달이 되고픈 우리가 바야흐로 통일을 이루어 꽉 찬 보름달 같은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 세계를 향한 대동제를 신명나게 펼쳐나갈 때이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추석을 맞아 한국의 극장가에서는 ‘안시성’이라는 영화가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하는 것 같다. 안시성은 내가 지금 지나는 후루다오와 진저우를 조금 더 가면 랴오닝성 하이청(海城)의 동남쪽에 있는 영성자산성(英城子山城)으로 추정하는 견해가 가장 유력하다.당나라군은 안시성을 공격하기 전 개모성, 요동성, 백암성을 함락했다. 당군은 이제 안시성을 함락하기 위해 총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성과가 없자 당 태종 이세민은 안시성보다 높은 토산을 쌓아 성으로 쉽게 넘어가려 했다. 60여일 만에 토산이 완성되었는데 갑자기 토산이 무너지고 안시성 성주 양만춘과 병사들이 새벽에 기습 공격해 토산을 점령해 버렸다. 설상가상으로 당나라 보급을 맡은 수군이 풍랑을 만나 몰살당하는 상황에 이르자 88일 만에 이세민은 전군에 철수 명령을 내렸다. 이때 양만춘 장군이 추격하다가 당 태종의 눈에 화살을 정확하게 박았다. 이 지역이 옛 고구려의 땅이었거니 생각을 하며 주위를 둘러보니 이 부근에는 석유시추공이 수없이 보인다. 갑자기 배가 아파진다. 668년에 고구려가 멸망하자 이곳은 요동지역에서의 고구려 부흥운동의 중심지가 되었다. 신채호는 그의 <조선사 연구초>에서 하이청 부근을 고평양(古平壤), 즉 고조선의 옛 수도라고 지목했다. 고평양이니 고조선이니 하는 말 앞에 ‘고(古)’자가 붙은 것은 후의 평양, 조선과 구별하기 위해 학자들이 붙인 말일 것이니 이곳에 진짜 우리의 평양이 있었고 조선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이 일대가 고구려의 중심지였다. 나는 가끔 내 안에 광개토대왕 유전자가 있어 ‘만주벌판을 달리는 꿈을 꾸었나!’하고 생각해본 적이 있다. 나는 지금 그의 위엄에는 비할 바가 아니지만 그의 땀과 그의 말의 땀방울이 떨어졌을 이 땅 위에 나의 땀을 섞으며 할아버지 묘소에 성묘하러 가고 있다. 개인적인 성묘 길에 ‘남북평화통일’이니 ‘세계평화’니 하는 거창한 표어를 내걸어서 미안한 생각이 든다. 다시 한 번 고백하지만 나는 통일열사로 교육받거나 거창한 사상이나 이념 같은 것 없다. 더군다나 평화운동가로 내 인생의 목표를 삼은 적도 없었다. 내 체력이란 것도 그리 대단한 것이 못되어 시작할 때 나는 내 자신도 이렇게까지 거뜬하게 달려올지 의심했었다. 그러니 나를 열사니 초인이니 이런 말로 오글거리지 않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70여 년간 남북 무장군인 백만여 명이 철통같이 지켜낸, 안시성보다 더 견고한 저 삼팔선을 뚫고서 성묘 갈 길은 도저히 없었다. 그래서 1만 5000㎞나 되는 우회로를 생각해냈다. 그것만으로도 나의 성묘 길을 보장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남북평화통일’이니‘세계 평화’란 간판을 도용했다.그러니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면 죗값을 단단히 치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게 먼 길을 오는 동안 기적 같이 평화가 내 길동무를 해주었다. 평화가 내 발걸음에 보조를 맞추어 행진하여주었다. 내가 성묘를 다녀오고 또 누군가가 성묘를 다녀올 수 있다면, 추석 하루만이라도 성묘 길을 열어준다면. 그 길은 성묘 길이 되고, 그 길은 수학여행 길이 되고, 또 신혼 여행길이었다가 자유왕래길이 될 것이니 내가 ‘남북평화통일’이니 ‘세계 평화’란 간판을 도용한 것을 나무라지 말고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수 있게 허락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평화운동가로 행세를 하더라도 크게 나무라지 말고 용기를 주었으면 좋겠다.다만 열사니 초인이니 이런 말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으니 피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중국의 동해안 길을 따라 달리는 길에 가을바람이 넉넉해서 달리기에 더없이 좋다.
  • ‘비핵화 초침’ 재가동시킨 文… 한·미 “2차회담 날짜·장소 심도깊게 논의”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멈춰 섰던 ‘북·미 비핵화 시계’의 초침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가진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두 번째 정상회담을 몇 주 안에 가질 것”이라며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뉴욕에 설치된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종전선언과 2차 미·북 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에 대해서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정상은 대북제재를 계속하는 한편, 북한이 비핵화를 이룰 경우 얻을 수 있는 밝은 미래를 보여줌으로써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지속적으로 견인하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3차 남북정상회담(18~20일)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비핵화 대화를 본궤도에 다시 올려놓겠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도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굴곡은 적지 않겠지만,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로드맵이 구체화한다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체제의 ‘입구’에 해당하는 종전선언을 연내 매듭짓겠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미 그들(북한)과 계속 연락하고 있었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회담 장소가 어디인지 발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둘 다 서로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전에 만났던 것과 비슷한 형식으로 만나겠지만 아마 장소는 (싱가포르가 아닌)다른 곳일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하지만 조만간 발표될 것이며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예정을 20여분 가까이 넘겨 85분간 지속한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방북 기간 김 위원장이 비공개로 전달한 ‘구두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세하게 전달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큰 열정을 가지고 이 딜을 성사시키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도 이에 따른 반응으로 해석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서두를 이유가 전혀 없다”며 “저번 회담에서 돌아온지 3개월이 됐고, 솔직히 그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큰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에게 엄청난 경제적 잠재성이 있다고 생각하며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의 국민들이 그 잠재성이 실제로 일어나기를 원한다고 믿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그것을 이룰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북한을 향한 긍정적 ‘시그널’을 보냈다. 남북관계의 진전을 바탕으로 북·미관계의 선순환을 끌어내는 모멘텀을 마련한 것은 ‘수석협상가‘로써 문 대통령이 수일새 평양과 뉴욕을 오가며 두 나라 정상의 진의를 전달한 결과로 해석된다. 앞서 북·미는 선(先) 종전선언과 선 비핵화리스트 제출을 놓고 팽팽히 맞선 채 공식 협상테이블을 사실상 거둬들인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3차 남북정상회담의 산물인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 폐기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 정신에 따라 상응 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 표명 등 전향적인 비핵화 메시지를 끌어냈다. 특히, ‘9월 평양공동선언’에 담기지 않은 김 위원장의 ‘비공개 메시지’가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결정적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가시적 성과가 담보되지 않은 2차 북·미회담의 공식화 자체가 부담이기 때문이다. 한·미 정상회담 전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의 조건으로 ‘올바른 여건’을 언급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기정사실화한 것은 문 대통령이 전달한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 마음이 움직인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북한 역시 반대급부가 있어야 비핵화 협상의 진전에 동참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북제재 완화 등 북측이 미국에 요구 중인 ‘비핵화 상응조치’를 두고 문 대통령의 중재안이 통했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기존 북·미간 비핵화 대화가 벽에 부딪힌 것은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양측이 단계적·횡적 접근을 했기 때문인데, 문 대통령의 중재안은 기존 패러다임을 바꿔 입체적·종적 접근을 거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측이 ‘9월 평양선언’에서 미측의 상응조치에 따른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북·미 협상의 최대 난관인 핵 리스트 신고 여부와 관련, 북한의 구체적 약속을 받아내고 이를 토대로 종전선언에 소극적이었던 미국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 북한의 약속 이행을 보증하는 ‘빅딜’이 이루어졌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11년만의 데자뷔’ 김현종은 또 그자리에 있었다

    ‘11년만의 데자뷔’ 김현종은 또 그자리에 있었다

    #2007년 6월 30일, 미국 워싱턴의 하원 의사당.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수전 슈워브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역사적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에 서명을 했다. 2006년 2월 3일 김 본부장과 로버트 포트먼 당시 USTR대표가 협상 개시를 선언한 지 약 1년 4개월여 만. #2018년 9월 24일, 미국 뉴욕의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가 한·미 FTA 개정협정에 서명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FTA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봤다. 지난 1월 5일 워싱턴에서 첫 공식 회의를 가진 이래 8개월여만.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제가 이것을 두번 해야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FTA 가정교사’로 불렸고, 참여정부 당시 진보진영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던 논쟁적 이슈였던 한·미 FTA 체결을 주도했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4일(현지시간) 한·미 FTA 개정안 서명이 매듭지어진 소회를 이처럼 농담을 섞어 밝혔다. 이번 한·미 FTA 개정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고조된 미·중 무역전쟁은 물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그리고 미국과 캐나다 및 유럽연합(EU) 간 FTA 협상 등 전세계가 ‘통상 쓰나미’에 휩싸인 가운데 가장 먼저 타결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날 뉴욕 쉐라톤 타임스퀘어호텔에 한국 취재진을 위해 마련된 프레스센터에 브리핑을 위해 들어선 김 본부장은 지난 2007년 첫번째 한·미 FTA 협정 서명 당시와 꼭같은 노랑, 빨강, 보라, 녹색 등이 검정색과 사선으로 배색된 넥타이와 양복을 입고 나타났다. 그로써는 11년전 그날이 떠올랐기 때문일 터.김 본부장은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양국의 안보와 통상 모두 안정적으로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한미 FTA 개정을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각에서는 개정안에 서명하기 전에 미국의 ‘자동차 232조 조치’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국익증대 차원에서 서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정절차를 2019년 1월까지 완료되도록 합의했다. 10월 안에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며 “만약 국회에서 비준동의가 되지 않아 개정안 발효가 지연되면서 양국의 분쟁이 발생할 상황이 된다면, 서로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이후에는 미국의 자동차 232조 조치에서 한국이 제외되도록 하는 데 통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또한 “저는 첫번째(2007년)도 그랬고, 두번째도 마찬가지인데 한·미 FTA를 깰 생각을 하고 협상에 임했다”고 협상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내가 (미국 측에) 이걸 왜 깨겠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어야 했다”며 “한·미 FTA라는 것은 만병통치약이 아니고 통과의례의 하나인데, 유지하는 것이 더 유리한 것인지 깨는 것이 더 유리한 것인지 계산을 해 봤을 때 우리 민족으로서 ‘퀀텀점프’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계량화가 안 되는 차원에서도 통상 분야에서는 퀀텀점프를 할 수 있으면 그만큼 유리할 수가 있지 않을까 이런 계산을 했기 때문에 나는 깰 생각도 있다는 것을 상대방한테 설명을 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캐나다와 멕시코와는 달리 소규모, 타결 가능한 패키지로 가자. 국익·국격·국력 증대 차원에서 크게 손해 보지는 않는 것이고, 우리의 ‘레드라인’을 다 지킬 수 있었던 것 같고, 그래서 오늘 서명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개정안은 지난 3월 한·미가 공개한 합의 결과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미국이 한국산 픽업트럭을 수입할 때 붙이던 관세를 20년 더 유지해 2041년에 없애기로 했다. 양국은 독소조항으로 꼽혀온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의 소송 남용을 제한하고 정부의 정당한 정책권한을 보호하기 위한 요소를 협정문에 반영했다. 김 본부장은 김병연 전 노르웨이 대사의 아들로 미국 윌브럼 앤드 먼스 고교를 나와 컬럼비아대 로스쿨에서 법학 박사를 받은 미국통이다.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딴 뒤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 법률자문관을 지냈고, 민간인으로서 처음 통상교섭본부장에 발탁돼 참여정부 때 한·미 FTA 협상을 이끌었다. 2007~2008년에는 유엔 대사를 역임했고 2009~2011년에는 삼성전자 해외법무담당 사장을 맡아 ‘삼성맨’으로 변신했다. 2016년에는 2월 4·13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영입됐고, 인천 계양갑에 출마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부활된 통상교섭본부장(차관급)에 전격 기용되면서 또한번 주목을 받았다. “통상 책임자의 숙명은 다중인격자가 돼야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그는 협상의 달인으로 유명하다. 2007년 당시 협상 막바지 무렵 자동차와 반덤핑 분야에서 결론이 나지 않자 “짐 싸서 워싱턴으로 돌아가라”며 미국 측을 강하게 압박을 한 일화는 유명하다. 뉴욕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문 대통령 내일 뉴욕행…트럼프에게 전할 ‘김정은 메시지’ 주목

    문 대통령 내일 뉴욕행…트럼프에게 전할 ‘김정은 메시지’ 주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세 번째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23일부터 27일까지 3박5일 간의 출장길에 오른다. 이번 일정의 하이라이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에 담지 못한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24일(현지시간)에 열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최근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평양공동선언의 의의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하고,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확약했음을 강조하며 이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남북 정상은 지난 19일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다’는 합의 내용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평양에서 돌아온 지난 20일 ‘대국민 보고’에서 북한의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언급에 대해 “중요한 큰 걸음”이라고 평가하며 “그런 조치들이 북한과 미국 사이에 서로 균형 있게 취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미국이 이와 같은 북한의 의지와 입장을 역지사지하며 북한과의 대화를 조기에 재개할 것을 희망한다”고 말해 두 번째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시키는 데 역량을 쏟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대국민 보고에서 “(김 위원장과) 논의한 내용 가운데 합의문에 담지 않은 내용도 있다”면서 “그런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서 상세한 내용을 전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출장에서 미국뿐 아니라 다른 정상들로부터 한반도 비핵화 노력에 대한 지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미국 국제문제 전문가 모임 연설이나 26일로 예정된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이 주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인 21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대해 “‘제재를 위한 제재’가 아닌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제재가 돼야 한다”면서 “비핵화의 구체적 조치가 실현돼 남북관계의 장애요소가 되는 제재에 긍정적 영향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출장에서 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회담하고, 칠레·스페인 등 정상과의 양자회담 등을 소화할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고기 안 먹으면 민폐?…“채식, 제가 한번 해봤습니다”

    고기 안 먹으면 민폐?…“채식, 제가 한번 해봤습니다”

    “왜 풀만 먹어? 다이어트 해?” 늘 우리 곁에 있지만 그 존재가 인식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채식주의자도 그 중 하나다. 채식주의자들은 우리 사회에서 민폐를 끼치는 자로 여겨진다. 손가락질을 당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 또한 사회적 차별로 인식된다. 이런 생각을 바꾸고자 대학생들이 나섰다. 홍익대 성인권위원회는 지난 13일부터 채식 체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꽃동(21·이하 모두 가명), 두팔(20), 병건(19), 빡빡이(21) 등 4명이 3일 동안 직접 채식주의자로 살았다.채식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가장 극단적인 것은 ‘프루테리언’(fruitarian)이다. 육식은 물론 채식도 하지 않고 땅에 떨어진 열매만 먹는 방식이다. 그 아래 단계인 ‘비건’(vegan)은 과일과 채소 등 식물성 식품만 먹는 것을 말한다.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lacto-ovo vegetarian)은 우유와 달걀까지 먹는 사람을 의미한다. ‘락토 베지테리언’은 달걀을 안 먹는 대신 우유를 먹고, ‘오보 베지테리언’은 우유는 먹지 않지만 달걀은 먹는다.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 vegetarian)은 생선 먹는 것을 허용한다. 소·돼지고기는 먹지 않지만 조류(닭)나 생선까지 먹는 ‘폴로 베지테리언’(pollo vegetarian)도 있다. 병건과 빡빡이는 비건, 두팔은 락토 오보, 꽃동은 락토 베지테리언으로 각각 설정하고 체험에 나섰다.●DAY 1: “여기에 고기가 들었다고요? 잠시만요, 주문 취소할게요!” 채식 첫날, 늦은 아침 식사를 하러 편의점에 들른 병건은 막막해졌다. 에그 마요, 참치 마요, 불닭, 고추장불고기 등 거의 모든 음식에 육류나 어류가 들었기 때문이다. 비건을 위한 음식은 없었다. 병건이 겨우 찾은 건 고추장 나물 비빔밥. 그런데 소스에는 육류 성분이 제대로 표시돼 있지 않았고, 비빔밥 속 고사리는 수수깡을 씹는 질감에 질기기까지 했다. 병건은 “그 많은 음식 중에 비건이 먹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는 게 너무 슬펐어요”라고 토로했다. 빡빡이는 이번 채식 체험을 통해 평소에 먹는 음식 대부분에 육류가 포함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일본식 청국장인 낫토와 같이 포장된 소스는 쇠고기 조미 소스였다. 집에 있는 모든 간장에는 가다랑어포나 멸치 가루가 들어가 있어 먹는 것을 포기해야 했다. 심지어 비스킷 등 과자에 육류가 들어간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채식하는 자신을 향해 ‘불쌍하다’며 친구가 건네준 과자에는 쇠고기 성분이 들어 있었다. 빡빡이는 눈물을 머금고 과자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DAY 2 : ‘고기 권하는 사회’ 한국에서 채식주의자로 살아남기 일반 식당에서는 채식주의자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극히 제한적이다. 삼겹살집, 치킨집 등 고깃집이 아니더라도 식당 대부분이 육류나 어류 베이스의 국물과 소스를 쓰기 때문이다. 또 어떤 음식에 어떤 성분이 들어가는지 성분 표시를 세세하게 하는 경우도 드물다. 그렇다고 식당 직원에게 “이 음식에 고기 성분이 들어가느냐”고 일일이 묻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당이 별도로 있고, 일반 식당에도 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가 별도로 마련돼 있는 외국 선진국들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꽃동은 “외국 여행을 하면서 콩고기로 만든 소시지, 두부 스테이크 등 채식주의자를 위한 요리들을 먹었던 적이 있다. 고기가 들지 않은 음식도 꽤 맛있다는 것을 그때 알게 됐다”면서 “그런데 한국에 돌아오니 채식주의자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은 ‘풀떼기’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평소 고기가 없으면 밥을 못 먹는다고 공언한 두팔은 체험 3일 동안 샌드위치나 비빔밥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을 선택해 우유와 달걀을 먹을 수 있어서 견디기 쉬울 것이란 생각은 이내 착각임을 깨닫게 됐다. 끼니때마다 식당을 찾는 것이 난관이었다. 학교 근처에서 채식 식당을 찾긴 했지만 가격대가 높아 대학생의 호주머니 사정으로는 선뜻 들어갈 수 없었다. 두팔은 “채식을 하는 동안 뭘 먹을지 고민하고 따져봐야 하는 게 너무 큰 스트레스였다”고 말했다. ●DAY 3 : “채식은 민폐가 아닙니다. ‘취향’입니다”사람들이 채식을 선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비윤리적인 축산 시스템에 반대하며 실천하는 사람, 육류가 몸에 맞지 않는 등 건강상의 이유로 선택하는 사람, 그저 고기가 싫어서 채소만 먹는 사람도 있다. 체험자들에게 채식하는 동안 가장 어려웠던 점을 물었더니 이구동성으로 “채식을 존중하지 않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첫 번째로 꼽았다. 꽃동은 “채식을 하겠다고 하니 가장 먼저 돌아온 반응이 ‘왜 하느냐’였다”면서 “고기만 먹는다고 했으면 그런 반응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어쩌면 육식을 강요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빡빡이는 “채식을 하면서 식당에 가면 매번 ‘달걀이나 우유가 안 들어간 식품이 있느냐’고 물어봐야 했다”면서 “많은 식당에서 음식에 든 성분을 메뉴에 표시하는 등 채식주의자의 존재를 인식하고 배려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병건은 “고기만 먹는다고 하면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채식한다고 하면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일종의 식생활 적폐”라면서 “식당에 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가 몇 개라도 생기면 주위 인식도 자연스럽게 바뀔 것 같다. 누군가 육류를 선호하는 것처럼 채식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유가 10%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는 최대 0.15% 올라

    유가 10%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는 최대 0.15% 올라

    국제유가가 10% 상승하면 국내 소비자물가는 2개월 후부터 상승해 5개월 뒤에는 최대 0.15%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유가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높은 품목들에 대해 물가안정 노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22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물가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오르면 국내의 수입물가, 생산자물가, 소비자물가가 15개월에 걸쳐 모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가 10% 상승하면 수입물가는 2개월 후 최대 6.5% 상승, 생산자물가는 1개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5개월 후 0.62%까지 상승, 소비자물가는 2개월부터 상승해 5개월 후 최대 0.15%까지 상승했다. 예정처는 “품목별 영향 분석 결과 석유류 제품, 교통, 주택·수도·전기 및 연료 부문의 순으로 유가충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예정처에 따르면 국제유가 전망기관들은 2018~2019년 국제유가가 70달러 내외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EIA)는 2018년 세계경제성장률이 2012년 이후 최고치에 달해 수요가 증가하고 이란제재, 베네수엘라 대선 등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석유공급 감소로 유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유 수요 증가와 공급 감소 현상 역시 유가 상승 압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정처는 “2014년 하반기부터 지속된 저유가로 인한 원유의 탐사·개발·생산 등 상류부문(upstream)에 대한 투자감소가 시차를 두고 글로벌 원유생산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최근 수요증가·공급감소 등으로 원유의 초과공급 상태가 해소되면서 원유재고가 감소하고 있는 점은 향후 유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예정처는 “다만 미국의 셰일오일을 중심으로 한 비전통 원유생산 증가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신흥국 경기둔화 우려 등은 국제유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국내물가 상승을 통해 국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원유와 관련품목의 안정적 수급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정처는 “최근의 유가 등 에너지가격 오름세에 따라 공급측 요인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실질수요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격변동성이 높은 공급측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이 지속된다면 내수심리 위축, 소비와 투자 부진 등을 유발해 국내경기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유가변화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높은 품목에 대한 물가안정 노력을 강화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해외자원 개발 확대, 수입선 다변화, 효율적인 원유 비축 계획 수립 등을 통해 원유 수급의 안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인류 첫 우주 살인미수 사건?…‘마녀 사냥’ 비화된 우주정거장 ‘구멍 미스터리’

    인류 첫 우주 살인미수 사건?…‘마녀 사냥’ 비화된 우주정거장 ‘구멍 미스터리’

    지난 8월 28일 다국적 우주인 6명이 체류하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6월 도킹해 ISS와 연결돼 있던 러시아 우주선 ‘소유스 MS-09’ 내부에 직경 2㎜ 크기의 구멍 2개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우주인들은 ISS 내부의 압력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현상을 포착하고 원인 규명에 나섰다. 6명의 우주인이 ISS 내부의 산소 유출지점을 수색하다 도킹된 우주선에서 작은 구멍들을 찾아냈다. ISS 내부 공기는 그 구멍으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처음 구멍을 발견한 우주인이 재빨리 손가락으로 막았다. 영국 가디언은 문제의 구멍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ISS 내부 산소 수치가 수십일 내 급격히 떨어지면서 우주인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고 전했다.러시아 매체 스푸트닉 인터내셔널은 최근 “이 미스터리한 구멍에서 어떤 침입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은 소유스 러시아 우주인 2명이 오는 11월 5일 우주 공간으로 나가 우주선의 외벽 차단 덮개를 열고 구멍을 직접 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멍이 발견된 초기에는 소형 유성체에서 떨어져 나온 운석 충돌로 인한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내부에서 구멍이 뚤렸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러 양국 지상관제소가 정밀한 원인 규명을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연방우주공사 사장 드리트리 로고진은 지난 3일 외부 영향 가능성을 배제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주선 내부에서 영향이 가해진 사실이 명백하다”며 “구멍의 내부 표면에 드릴이 비켜간 흔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외부 충돌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 확정되면서 구멍의 원인은 두 가지로 좁혀졌다. 첫 번째는 누군가 고의로 구멍을 뚫어 선체를 훼손했을 가능성이고, 두 번째는 지구에서 우주선이 조립 제작되는 과정에서 작업 실수로 구멍이 발생했을 가능성이다. 구멍 발견 후 ISS 우주인들 간 낯을 붉히는 사태도 벌어졌다. 러시아 우주인들이 ISS 사령관을 맡고 있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인 앤드루 퓨스텔이 반대하는 데도 밀폐접착제와 덕트 테이프 등으로 구멍을 때워 버린 것이다. 현재 ISS에 머물고 있는 우주인들의 국적은 러시아 2명, 미국 3명, 독일 1명이다. 러시아 우주인들이 일종의 항명 행위를 한 것으로도 볼수 있지만 임시적인 봉합 조치로 공기 유출은 일단 차단됐다. 하지만 이 사태는 지구에서 미국과 러시아 간 마찰로 비화됐다. 자국 우주선이 훼손된 상황에 처한 러시아 당국은 미 우주인들이 고의로 구멍을 냈을 가능성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을 자국 언론에 흘렸다.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12일 러시아연방우주공사 특별위원회가 미 우주인들이 질환으로 상태가 좋지 않은 동료 우주인을 지구로 조기에 귀환시키기 위해 드릴로 구멍을 냈다는 추측을 유력한 가설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주선에 난 구멍이 지구에 귀환하는 과정에서 대기권에 진입하면 증거가 남지 않는 ‘완전범죄’가 된다는 설명까지 곁들여졌다. 러시아 매체 기사는 일파만파의 파장을 낳았다. 드디어 범인을 찾기 위한 우주에서의 ‘마녀사냥’이 시작됐다는 말이 나돌았고, 우주 공간에서 우호적으로 협력해온 미·러 관계가 결정적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러시아 부총리가 “성급한 결론은 위험하다”고 급히 진화에 나섰고, 러시아연방우주공사도 해당 보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ISS 내부에서 함께 생활해온 우주인들은 곤혹스러운 상황을 넘어 서로를 의심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ISS 사령관 앤드루 퓨스텔은 미 ABC방송과의 우주 인터뷰에서 “우리 승무원은 (이번 구멍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러시아측 주장은) 완전히 모욕적이고 상당히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퓨스텔 사령관은 미·러 양국이 지상관제소에서 하루 빨리 원인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밀폐된 우주선 내부에서 누군가 고의로 구멍을 뚫었을지 모른다는 의심은 우주인들에게는 그 자체로 치명적인 위협이었고, 엄청난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정신적 육체적 시련이었다. 더구나 구멍이 발견된 소유스 우주선은 2011년 나사 우주왕복선 ‘스페이스 셔틀’이 퇴역한 후 유일하게 남은 우주인들의 지구 귀환선이었다. 우주선 구멍 의혹이 범죄 사건으로 비화되자 미·러 양국 우주 수장이 직접 봉합에 나섰다. 짐 브라이든스틴 나사 국장과 드리트리 로고진 러시아연방우주공사 사장은 “최종 결론이 날 때까지 어떤 예단이나 설명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14일에는 우주선 벽 내부에서 또 다른 드릴 흔적이 발견됐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릴 흔적은 우주선의 거주 캡슐 내부 벽뿐 아니라 외부에서 우주선을 감싸는 선체 벽 중간의 운석 방어막에서도 천공이 발견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구멍이 새로운 흔적이 아닌 앞서 발견된 구멍이 벽 중간에서 뚫리다 멈춘 ‘내부 천공’의 흔적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 흔적으로 볼 때 ‘소유스 MS-09’가 지상에서 조립·제작 또는 시험·점검되는 과정에서 구멍이 발생했고 밀폐제가 우주에서 녹으면서 공기 유출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다. 우주인 가운데 누군가 고의로 구멍을 뚫었다면 ISS 내부 공기가 급속히 유출되는 게 논리적인데 실제로는 내부 압력 강하가 서서히 진행됐다는 점에서 우주 공간에서 뚫어진 ‘고의적 구멍’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그럼에도 수집되는 증거만으로는 결론이 쉽게 나지 않는 상황이다. 소유스를 제작한 러시아 우주개발기업 에네르기아 측은 최근 우주선 제작 과정에서 ‘내부 시스템 오류’들이나 결함이 발견됐다는 보고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에네르기아 측은 “어떤 이유로 구멍이 발생한 것인지, 혹은 누가 만든 것인지 전혀 판정할 수 없다”는 보고서를 러시아 우주당국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러 우주 수장은 공동성명에서 “모든 우주인들은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ISS와 이에 도킹한 우주선의 안전한 운영에 헌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정한다”고 밝혔다. 양국 우주 당국은 최종 결론을 발표할 때까지는 정밀 조사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ISS에 탑승한 우주인 누군가에 의한 의도적인 선체 훼손, 즉 범죄 가능성도 여전히 ‘경우의 수’로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수소차 경쟁, 승용차에서 상용차로 … 현대차 vs 도요타 수소전지트럭 주도권 쟁탈전

    수소차 경쟁, 승용차에서 상용차로 … 현대차 vs 도요타 수소전지트럭 주도권 쟁탈전

    ‘궁극의 친환경차’라 불리는 수소연료전지차(FCEV) 시장에서 경쟁 중인 현대자동차와 도요타가 승용차에 이어 상용차 분야에서도 격돌하게 됐다. 양사는 내년 차세대 수소전기트럭을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친환경 상용차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2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최근 스위스의 수소 에너지 전문기업 H2Energy(H2E)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유럽 시장에서 내년부터 5년간 총 1000대에 달하는 수소전기트럭을 보급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개발 중인 수소전기트럭은 기존 대형 트럭 모델인 엑시언트를 기반으로 190㎾급 수소연료전지시스템과 고성능 모터, 고효율 배터리 등 수소전기차 전용 부품 및 대형 수소탱크 8개를 장착한다. 1회 충전으로 약 400㎞를 주행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현대차와 손잡은 H2E는 지속 가능한 이동성 확보와 전국 수소 충전 네트워크 구축 등을 목표로 올해 5월 출범한 H2네트워크협회의 사업 개발 및 수행을 맡고 있다. 현대차는 수소전기 대형 냉장밴용 및 일반밴용 트럭을 H2E에 납품하고, H2E는 주유소 업체 4곳과 식료품 체인 3곳을 대상으로 현대차의 수소전기 트럭을 리스 방식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수소전기트럭을 들고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최근 유럽에서 수소차 및 친환경 상용차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수소경제 로드맵을 세우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유럽은 수소 충전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잘 갖춰져 있고 수소차 및 친환경차에 대한 보조금과 세제 혜택으로 보급 확대를 장려하고 있다. 현대차가 수소전기트럭을 공급하는 스위스는 수소전기트럭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수소전기 및 배터리전기 트럭에 대해 화물차에 부과되는 도로통행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현대차의 수소차에 맞불을 놓고 있는 도요타는 지난해부터 일본과 미국에서 수소전기트럭을 실증 테스트에 투입해왔다. 일본에서는 편의점 프랜차이즈 세븐일레븐과 손잡고 세븐일레븐의 냉장식품을 수송하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지난 6월 일본에서 공개한 소형 수소전기트럭은 도요타의 수소 승용차 ‘미라이’와 같은 연료전지를 탑재했으며 한번 충전으로 200여㎞를 주행할 수 있다. 수소연료전지에서 만들어진 전기를 화물칸의 냉장에도 활용한다. 도요타는 내년 봄 수도권에 수소전기트럭 2대를 투입해 세븐일레븐의 냉장식품 수송에 활용할 계획이다. 또 미국에서는 LA의 항만에서 실증 테스트를 거쳐 지난 7월 대형 수소전기트럭을 공개했다. 항속거리가 480km에 달하는 트럭은 캘리포니아주 항만에서 진행되는 화물 운송 시험에 투입된다. 도요타 역시 이들 트럭을 내년 본격적으로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가 도요타가 수소 승용차에 이어 상용차에도 뛰어든 것은 수소전기차 중에서도 상용차 분야가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13년 글로벌 완성차업계 최초로 수소전기 승용차 ‘투싼ix’를 내놓자 도요타는 1년 뒤 ‘미라이’로 추격에 나섰고, 현대차는 지난해 2세대 수소차인 ‘넥쏘’로 한발 앞서갔다. 그러나 비교적 고가인데다 수소 충전 인프라의 부족으로 보급 속도가 다소 더디다. 그러나 버스나 트럭 등 상용차 시장은 승용차 시장에 비해 수소차의 보급 속도가 빠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전기차의 경우 충전 시간이 길고 배터리의 무게와 부피가 상당해 화물차나 버스에 보급되기 쉽지 않다. 그러나 화물차와 버스는 정해진 코스를 주행하기 때문에 충전 인프라 구축이 용이하다. 또 물류업계나 지방자치단체 등 승용차보다 확실한 수요처가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적재량 및 탑승인원이 상대적으로 적게 필요한 중소형 트럭과 버스는 배터리 전기,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적재량 및 탑승인원이 비교적 많이 필요한 대형 트럭과 버스는 수소전기 기반으로 시장을 양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미국 기업 채용에 ‘AI 면접관’ 등장…평가 공정성 우려도

    미국 기업 채용에 ‘AI 면접관’ 등장…평가 공정성 우려도

    인공지능(AI)이 취업 준비생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 미 경제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미국 500대 기업 가운데 대부분은 이미 채용 과정에 자동화 기능을 도입했다. 앞으로는 점점 더 많은 기업이 AI를 활용해 지원자를 평가할 준비도 하고 있다. 기업들의 AI 채용을 지원하는 자문회사까지 등장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채용 컨설팅회사 딥센스는 AI로 지원자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스캔해 성격 특성을 도출해내고, 이 특성을 협동성·행동 성향·태도 등 각 항목에 따라 평가해 기업들에 제공한다. 또 다른 회사 하이어뷰는 유니레버, 힐튼호텔 등 50개 이상 기업에 ‘AI 면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원자는 면접관이 아닌 컴퓨터 앞에서 주어진 질문에 대답하고, 기록된 면접 영상은 사람이 아닌 AI가 평가한다. AI는 그 과정에서 지원자의 목소리 톤, 자주 사용하는 단어, 미세한 표정을 분석해 이미 그 기업에서 높은 성과를 내고 있는 사람들과 비교한다. 하이어뷰의 케빈 파커 CEO는 이를 통해 채용 과정에서 작용하는 인간의 편향성을 배제할 수 있다며 “AI가 지원자들이 제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공정한 경기장’을 마련해 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원자의 이력서와 역량이 아니라 성격에 기반한 AI의 평가가 과연 유효한 것이냐는 지적도 나온다. 코넬대 사회학 및 법학 교수인 이포마 아준와는 “어떤 직업에 어떤 표정이 적합한지 명확히 확립된 양식이 없다”고 말했다. 공정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아준와 교수는 AI 알고리즘도 편향성을 가질 수 있다며, 채용 자동화 시스템의 규모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잘못된 알고리즘은 편향된 인간 담당자 1명보다 훨씬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준와 교수는 이어 채용 자동화 과정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며 알고리즘의 공정성과 투명성 및 정확성에 대해 더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AI가 취업의 당락을 결정하고, 또 이 같은 결정에 불복해, AI 변호사를 사서 소송을 벌이고, AI 판사가 판단을 하는 그런 시대도 멀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AI의 장점과 함께 단점도 커다란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윤종규 KB금융 회장 “2위와 20~30% 격차 유지해야”

    윤종규 KB금융 회장 “2위와 20~30% 격차 유지해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지속가능한 리딩금융그룹으로 확고히 자리매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21일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1등 금융그룹의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가장 먼저 선택받는 확고한 리딩금융그룹이 돼야 한다”면서 “2위와 재무적으로 20~30% 격차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29일 창립 10주년을 맞는 KB금융은 신한금융지주와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계열사 본연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도 주문했다. 윤 회장은 “은행은 압도적인 1위가 되고 증권, 손해보험,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들은 1위에 근접하는 확실한 2위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금산분리 정책의 변화와 공정거래법 개정, 저출산과 고령화, 경기불황, 가계부채 문제 등 국내 경제의 불안요소가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과 신흥국 금융위기에 따른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인터넷 전문은행, 핀테크 업체의 공세도 계속 커져 갈 것”이라면서 “앞으로 맞이하게 될 대내외 금융환경 변화와 경쟁은 KB금융이 겪은 10년보다 훨씬 더 빠르고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트럼프 “김정은 곧 만날 것”…북·미, 뉴욕·빈서 투트랙 협상

    트럼프 “김정은 곧 만날 것”…북·미, 뉴욕·빈서 투트랙 협상

    트럼프, 2차 북·미정상회담 시사 폼페이오·리용호 뉴욕회담 추진 오스트리아 빈에선 실무급 회담 美 “2021년 1월까지 비핵화 완성”평양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과 2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불과 이틀 전까지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함구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은 동창리 미사일발사장과 영변 핵시설의 폐쇄·참관 등을 골자로 하는 평양 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되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것’이라고 화답했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북한과 뉴욕 및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나자며 ‘투트랙’ 협상을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김 위원장과 곧 만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그럴 것”이라며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그들(남북 정상)은 만났고 우리는 아주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평양 북·미 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김 위원장에게 엄청난 서한을 받았다. 여러분 아시다시피 그것은 3일 전에 배달됐다”며 “우리는 북한과 관련해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김 위원장의 친서가 백악관이 지난 10일 공개한 ‘2차 북·미 정상회담 요청’ 친서의 전달 시기를 잘못 말한 것인지, 추가적으로 별도 친서가 있었다는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도 이날 성명에서 다음주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하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의 만남을, 또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실무회담을 제안하는 등 고위급과 실무급의 투트랙 회담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을 본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미국과 IAEA 사찰단의 참관을 통해 영변의 모든 핵시설을 영구히 해체하는 것을 포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재확인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이런 중요한 약속들에 기반해 미국은 북·미의 개선을 위한 협상에 즉각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오늘 아침 카운터파트인 리 외무상을 다음주 뉴욕에서 만나자고 초청했다. 나와 리 외무상 모두 이미 유엔총회에 참석하기로 돼 있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이 협상 파트너였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대신 형식적인 카운터파트인 리 외무상을 대화 상대로 고른 것은 최고급에서 이뤄졌던 북·미 협상을 한 단계 낮춰 빠른 성과 위주로 끌고 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북한 카운터파트 간 비핵화 협상을 빈에서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하자”고 제안한 것은 이와 맥을 같이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북한의 비핵화 시기를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로 거듭 못박았다. 그는 “신속한 협상은 2021년 1월까지 완성될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 과정을 통해 북·미 관계를 변화시키고,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오는 24일로 예정된 뉴욕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뉴욕과 빈에서 투트랙 북·미 투트랙 협상 등이 성과를 낸다면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 전에 2차 북·미 정상회담과 종전선언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한국당 의원, 진선미 여가부 후보자에 “동성애자인가” 황당

    한국당 의원, 진선미 여가부 후보자에 “동성애자인가” 황당

    20일 여성가족부 장관 국회 인사청문회에 나선 진선미 후보자가 야당 의원들이 동성애 옹호 이력을 문제삼자 “성소수자 문제는 누군가에게 차별을 하지 말자는 것이지, 그것을 옹호하거나 권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맞받아쳤다. 이날 청문회에서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동성애 처벌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변론, 퀴어축제 참석, 군대 동성애 처벌 조항 폐지안 발의 등을 거론하며 “후보자 개인으로서는 상관없으나 여가부 장관으로 중용하는 것이 마땅한가”라고 물었다. 이에 진 후보자는 ‘차별에 대한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어린 시절에 아버지를 여의고 차별적인 상황에 노출됐기 때문에 성소수자 차별에 더 공감하는 것”이라며 “여가부 장관은 반대하는 분들도 대변해야 하는 역할이라는 점을 자각하고 있다. 고민을 하고 중심을 잘 잡겠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의 질문 공세 중 이종명 한국당 의원은 진 후보자에게 “동성애에 확고한 입장이 있는데 동성애자는 아니시죠”라는 황당한 질문을 던져 비난을 불렀다. 야당 측은 진 후보자의 주식 보유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공격했다. 진 후보자가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직무관련성이 있는 주식을 위법하게 보유했다는 지적이다. 진 후보자는 예결위원을 맡고 7개월간 넵코어스·한양네비콤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가 2017년 2월 직무관련성 심사 청구를 내 ‘직무관련성 있음’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6월 재심에서 ‘직무관련성 없음’ 판정이 나왔다. 넵코어스와 한양네비콤은 진 후보자의 남편과 관련된 회사이다. 전희경 한국당 의원은 “직무관련성 심사와 청와대가 보낸 인사청문안에 예결위원 경력이 빠져있다”면서 “그때로 돌아가면 예결위나 주식 중 무엇을 택하겠느냐”고 물었다. 같은 당 유민봉 의원도 진 후보자가 넵코어스 주식을 보유하고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활동해 오해를 부를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진 후보자는 “1990년대부터 수많은 일을 겪었고 고통과 어려움 속에서 개인적인 이익보다는 회사와 직원들의 삶을 유지하는 데 더 노력했던 저와 같이 사는 남자의 흔적이어서 지금은 넵코어스 주식을 포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직무관련성 심사를 제때 받지 못하고 예결위 경력 기재가 빠진 것은 맞지만 고의는 아니다”라며 “단언컨대 사적으로 주식에 대해 의식을 하면서 의정활동을 한 적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반도평화본부장 “미국 상응조치가 핵심…잃어버릴 수 없는 기회”

    한반도평화본부장 “미국 상응조치가 핵심…잃어버릴 수 없는 기회”

    북한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언급한 ‘9월 평양공동선언’이 향후 북미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진지한 협상 속에서 북미 양측이 원하는 것에 대한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이 시기는 절대 잃어버릴 수 없는 중대한 기회”라고 평가했다. 이 본부장은 20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일단 내주 한미정상회담이 있을 것이고, 유엔총회 때 장관급 협의가 이뤄질 수 있다”면서 “북미가 만나 협상하면 아주 좋은 진전이 이뤄질 것이고, 그것을 기초로 북미정상회담까지 이뤄지면 금상첨화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폐기 등을 얘기한 만큼 이제는 외교적 협상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의논할 때가 됐다”면서 “모든 것이 책상에 올라왔다. 여러 요소, 추가로 각자 원하는 요소에 대해 서로 만나 미국과 북한이 구체적으로 협상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남북미 정상이 큰 틀에서 갈 길을 정했다면 이제 그 속의 내용을 채우는 것은 협상단이 하는 것이고, 합의되면 다시 올라가서 정상 간에 동의해주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이번 평양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 정부와 미국 측은 아주 긴밀히 협의해왔다”면서 “앞으로 속도감을 갖고 나아가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9일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북한은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다. 이 본부장은 북한이 바라는 ‘상응조치’가 무엇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복잡하다. 상응조치야말로 핵심사항”이라면서 “진지한 협상 속에서 북미 양측이 원하는 것에 대한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또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미국 측 반응에 대해서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환영 성명을 거론하며 “전반적으로 기류가 잘 흘러가는 것이 역력하게 드러난다”면서 “큰 그림 속에서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종전선언 논의가 발전될 가능성에 대해 “그동안 교착 상태에 있었는데 이번에 비핵화 관련 진전이 있기 때문에 종전선언을 추진할 여건은 매우 좋아졌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다른 외교부 당국자도 종전선언 관련 “폼페이오 장관의 신호를 의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며 “‘비핵화에 진전이 있다면’이라는 조건이 붙겠지만,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같이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으로 저는 보인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번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남북관계 진전이 북미 간 진전을 가져오는데 밑받침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방증한 것”이라면서 “이런 식으로 성과를 만들어내고 다시 미국한테 넘겨주는 우리 역할이 분명히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세상에 우주를 보여준 ‘망원경 성자’ 존 돕슨 이야기

    [이광식의 천문학+] 세상에 우주를 보여준 ‘망원경 성자’ 존 돕슨 이야기

    “이리 와서 망원경으로 토성 고리를 한번 보세요.” “목성 줄무늬와 4대 위성 한번 보실래요?” 밤의 길거리 한 모퉁이에서 이런 말로 호객하는 사람을 만나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더욱이 입성은 허름하고 흰머리를 뒤통수에다 질끈 맨 노인이 그런다면? 그 옆에 서 있는 사람 키만한 망원경 역시 주인을 닮아선지 값싼 페인트칠이 여기저기 벗겨지고 긁힌 자국이 뒤덮고 있어 영 볼품이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망원경으로 우주를 보여주겠다는 유혹을 쉽게 뿌리치기 어렵다. 하나 둘 망원경 주위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토성 고리와 목성 줄무늬를 보며 감탄하는 사람의 귀에 노인은 우주에 관한 지식을 열심히 속삭인다 . 미국 샌프란시스코 거리와 국립공원들을 다니며 사람들에게 열정적으로 우주를 보여주고 있는 이 노인이 바로 돕슨식 망원경의 발명자 존 돕슨이다. 그는 평생을 자신이 디자인한 돕슨식 망원경 한 대를 가지고 떠돌면서 세상 사람들에게 우주를 보여주는 일을 자신의 과업으로 삼았다. ​ 돕소니언이라고 불리는 이 망원경은 아이작 뉴턴이 발명한 반사 망원경을 더욱 단순한 설계방식으로 개량한 것으로, 경통 아래쪽에는 별빛을 모으는 오목거울이 앉아 있고, 위쪽에는 그 빛을 측면의 접안렌즈로 보내는 작은 평면거울이 비스듬히 달려 있다. 이 망원경의 장점은 아주 값싸고 쉽게 만들 수 있어 일반 소형 반사 망원경을 살 돈이면 대형 돕슨식 망원경을 만들거나 살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존 돕슨은 이 망원경을 특허등록하지 않았다. 누구나 쉽게 만들어 우주를 보게 하기 위해서였다. 망원경에 관한 그의 소신은 “많은 사람이 보는 망원경이 가장 좋은 망원경이다”라고 일찍이 밝힌 바 있었다. 값싸고 기동성이 있는 이 망원경의 등장은 천체관측을 돕소니언 이전과 이후를 가를 만큼 획기적이었다. 이 디자인은 합판, 호마이카, PVC 옷장 플랜지, 골판지 건축 튜브, 재활용 현창 유리, 카펫과 같은 일반적인 소재를 사용하여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 뉴턴식 망원경이다. 이 유형의 단순한 경위대 마운트는 일반적으로 아마추어 천문계에서 ‘돕소니언 마운트’라고도 한다. 이로써 전에 없는 대구경 망원경이 출현하게 되어 천체관측에 일대 혁명을 일으켰다. 돕소니언은 제작과 조작의 단순함으로 인해 오늘날 특히 아마추어 천문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디자인이다. 워싱턴 DC의 스미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은 박물관의 관측대에서 다른 태양 망원경과 함께 돕소니언 망원경을 사용한다. 존 돕슨, 어떤 사람인가? 돕슨은 원래 수도승 출신이었다. 이 유니크한 인물의 생애를 간략히 더터보면, 그는 1915년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났다. 그의 외할아버지는 베이징 대학을 설립했고, 어머니는 음악가였으며, 아버지는 동물학 교수였다. 돕슨과 그의 부모님은 1927년에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로 이사했다. 돕슨은 대학 연구실에서 근무한 1943년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분교에서 화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돕슨은 우주와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점차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런 돕슨에게 하나의 전기가 찾아왔다. 1944년 그는 힌두교의 한 교파인 베단탄 스와미(Vedantan swami) 강연에 참석했다. 돕슨은 “내가 본 적이 없는 세계를 보여주었다”고 회고했다. 같은 해 그는 샌프란시스코의 베단타 공동체 수도원에 합류하여 청빈서약을 하고 라마크리슈나 수도회의 스님이 되었다. “수도원에서 돕슨의 책임 중 하나는 천문학과 베단타 철학을 조화시키는 것이었다. 그 직분은 그에게 망원경 제작에 눈을 돌리게 했다. 그는 망원경에 바퀴를 달아 수도원 바깥으로 끌고 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그러나 망원경 제작과 수도 생활을 병행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렸고, 1967년 그는 23년간 몸담았던 수도회를 떠나게 되었다. 수도회를 떠난 돕슨은 이듬해인 1968년 브루스 샘스, 제프리 롤로프와 함께 천문학의 대중화를 위한 조직 ‘샌프란시스코 길거리 천문학회(San Francisco Sidewalk Astronomers)’를 창립했다. 그리고 망원경 제작과 천문학 대중화, 우주론 강연 여행으로 생애의 대부분을 보냈다. 그의 강연 중 가장 유명한 것은 1987년 7월 25일 미국 버몬트주 스프링필드 부근 산꼭대기에서 한 것이 전설로 남아 있다. 그 산 정상은 스텔라파네(별들의 성지)라는 이름의 관측지로서, 쟁쟁한 아마추어 망원경 제작자, 별지기들이 모인 가운데 돕슨은 이렇게 우주와 인간에 관한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저는 망원경의 크기가 얼마이고, 광학장비가 얼마나 정교하고, 얼마나 아름다운 사진을 찍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은 그리 중요하게 생각지 않습니다. 이 광대한 세계에서 여러분보다 혜택을 덜 누리는 사람들이 함께 망원경을 들여다보고 우주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야말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입니다. 저를 줄곧 앞으로 나아가도록 추동하는 유일한 신념은 바로 이것입니다.“ 이 같은 존 돕슨의 철학에 따라 세계 곳곳에서 자신의 망원경을 내놓고 사람들에게 우주를 보여주는 별지기들이 적지 않다. 서울 청계천 같은 곳에서도 가끔 그런 별지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그들에게 존 돕슨은 영원한 사표이다. 존 돕슨의 삶과 아이디어는 2005년 다큐멘터리 ‘길거리 천문학자(A Walkway Astronomer)’로 제작되었다. 그는 PBS 시리즈 ‘천문학자들(The Astronomers)'에도 출연했으며, 자니 카슨의 '투나잇 쇼'에도 두 차례 출연했다. ​2004년 크레이터 레이크 연구소(The Crater Lake Institute)는 돕슨에게 천문학의 대중화에 대한 업적을 기려 그해의 공로상을 수여했다. 또한 2005년 스미소니언 연감은 우리 시대의 사람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35인 중 한 사람으로 선정했다. 2014년 1월 15일 캘리포니아 버뱅크에 있는 성요셉병원에서 영면. 향년 98세였다.​ 사람들에게 우주를 보여주고자 하는 열정으로 평생을 떠돈 '망원경 성자' 존 돕슨은 한마디로 '사람들이 우주를 많이 볼수록 세상이 아름다워질 것이라고 믿었던 낭만주의자'였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14년째 나눔사랑 작은실천” 부천 중3동 자치위 ‘사랑의 쌀독’ 행사

    “14년째 나눔사랑 작은실천” 부천 중3동 자치위 ‘사랑의 쌀독’ 행사

    경기 부천의 한 동 주민자치위원회가 한가위를 앞두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의 쌀 지원행사를 14년째 이어오고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부천시 중3동 주민자치위원회는 19일 오후 2시 덕유복지관 앞에서 ‘찾아가는 사랑의 물품’ 전달식을 가졌다고 20일 밝혔다. ‘나눔사랑 작은실천’을 슬로건으로 나눌수록 커지는 사랑의 기적을 실천하는 중3동 주민자치위원회의 이날 행사는 조병순 주민자치위 부위원장 사회로 진행됐다. 사랑물품 전달식에는 안치완 중3동장을 비롯해 조연희 주민자치위원장, 김경문 순복음중동교회 담임목사, 천종수 대청마루 대표, 김영찬 굿모닝차이나 대표, 양경미 주민자치위 고문, 지역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2005년 관내 아파트단지와 학교 등에 쌀독 120개를 설치한 이후 해마다 훈훈한 사랑의 물품이 모아졌다. 14년째인 올해 기록적인 폭염에도 아파트단지 1087㎏, 학교에서 138㎏을 전달했다. 또 순복음교회 중동성전과 하나저축은행 상동지점에서 1000㎏씩, 반석사회교육센터와 덕유사회복지관 200㎏씩, 강서실업에서 100㎏ 등 쌀 3905㎏, 라면 20박스가 지원됐다. 아이스피부과와 예수마을교회 등에서 총 888만원의 성금도 들어왔다. 지난해에 이어 지원물품은 쌀과 라면 등 생필품으로 나누어 수혜자들 요구에 맞춰 지원할 예정이다. 이날 전달식이 끝난 뒤 어려운 658가구에 사랑의 물품을 주민자치위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전달했다. 행사를 주관한 조연희 위원장은 “어려운 경제 여건속에서도 어려운 이웃에게 이렇게 따뜻한 온정을 나눠 준 주민들과 모금에 협조해준 주민자치위원 등 자생단체원들이 너무 고맙다”며, “앞으로도 주위의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는 틈새계층에게 희망의 디딤돌이 돼 달라”고 전했다. 이어 안치완 동장은 “순복음교회를 비롯해 지역병원, 학교, 아파트주민 등 관내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시어 감사드리고 한가위가 바로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데 훈훈한 정을 나누는 추석명절이 되기 바란다‘고 말하고, “우리 중3동이 이웃들과 함께 정답게 살아가는 살맛나는 지역이며, 이번 사랑의 쌀모으기행사로 주민들 간 깊은 배려와 관심이 많다는 게 입증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폼페이오 “북미협상 곧바로 할 준비…오스트리아 빈서 회담”

    폼페이오 “북미협상 곧바로 할 준비…오스트리아 빈서 회담”

    미국이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축하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2021년 1월) 내 비핵화 완성을 목표로 북미 협상을 곧바로 할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을 통해 “미국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에게 평양에서의 성공적 회담 결과에 대해 축하의 뜻을 전한다”면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 카운터파트 간 비핵화 협상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될 수 있는 한 빨리 시작하자고 북측에 제안했다. 남북 정상의 공동기자회견 및 ‘9월 평양 공동선언’ 발표 1시간 만인 이날 오전 0시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사찰(Nuclear inspections)을 허용하는 데 합의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환영 트윗과 함께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북한과 관련해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 뒤 북미 협상을 총괄하고 있는 폼페이오 장관이 최근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의 재개를 공식화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미국과 IAEA 사찰단의 참관 아래 영변의 모든 시설을 영구히 해체하는 것을 포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싱가포르 공동 성명을 재확인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김 위원장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향한 조치 차원에서 이미 발표한 대로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을 미국과 국제적 사찰단의 참관 속에서 영구히 폐기하는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결정을 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FFVD가 김 위원장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한 내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성명에서 “이 같은 중요한 약속들에 기반해 미국은 북미 관계를 전환하기 위한 협상에 즉각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오늘 아침 카운터파트인 리용호 외무상을 다음주 뉴욕에서 만나자고 초청했다. 나와 리 외무상 모두 이미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하기로 돼 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특히 “우리는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가능한 한 빨리 만날 것을 북한의 대표자들에게 요청했다”면서 IAEA 본부가 위치한 상징성이 있는 빈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실무협상을 진행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번에 새롭게 가동될 ‘빈 채널’과 관련해 “이는 2021년 1월까지 완성될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 과정을 통해 북미 관계를 변화시키는 한편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협상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인 2021년 1월까지 비핵화를 완성한다는 시간표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이 약속한 내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달초 방북한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 비핵화’ 시간표를 언급했다고 특사단이 발표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은 단순히 협상이 재개되는 차원을 넘어서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의 합의사항을 구체화함으로써 70년간의 북미간 적대 관계 청산을 종착지로 비핵화와 평화체제 프로세스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지난달 24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불투명한 논의 진전 전망 속에서 무산됐던 이후 부침을 겪어온 북미 간 대화가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 방북과 평양 남북정상회담 등을 통해 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셈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언급한 ‘비핵화’와 ‘북미 관계 변화’, ‘평화체제 구축’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합의 사항인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 ▲4·27 판문점 선언 재확인 및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일치하는 것이기도 하다. 북미 간 대화 국면 급전환과 맞물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문제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과 곧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럴 것(We will be)”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백악관은 지난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4차 친서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요청했고, 백악관은 이에 대해 조율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2차 북미정상회담 추진을 기정사실화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미간 2차 정상회담이 10월 개최 방안을 포함, 조기에 가시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월드 Zoom in] “남편과 다른 姓 쓰고 싶어요” 日 ‘부부별성’ 목소리 커진다

    [월드 Zoom in] “남편과 다른 姓 쓰고 싶어요” 日 ‘부부별성’ 목소리 커진다

    결혼을 하면 남편이나 아내 쪽으로 성(姓)을 통일시키는 ‘부부동성’ 제도가 가장 철저하게 지켜지는 나라가 일본이다. 지역에 따라 다르거나 선택권이 부여되는 미국·유럽 등과 달리 일본에서는 부부의 성을 일치시키지 않으면 혼인신고 자체가 안 된다. 민법 750조에서 ‘부부는 남편 또는 아내의 성을 (반드시)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내가 남편 쪽 성을 따르는 경우가 96%로 대부분이다. “시대가 어느 때인데…”라는 반발이 안 나올 리 없다. 하지만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는 2015년 “민법의 부부동성 규정은 합헌”이라며 반대 움직임에 쐐기를 박았다.●日 최고재판소 “부부동성 합헌” 쐐기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부부가 각자의 성을 따로 쓰지 못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가에 손해배상 등을 청구하는 움직임이 최근 들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유명 영화감독이자 극작가인 소다 가즈히로(48)는 지난 6월 “나와 아내가 호적에 부부로 기재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가를 상대로 혼인관계 확인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부부동성 부당’ 국가 상대 손배청구 확산 정보기술(IT) 기업 대표인 아오노 요시히사(47)도 최근 부부동성 규정 때문에 큰 손해와 불편을 겪고 있다며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혼인신고는 아내의 성으로 했지만, 경영활동은 원래의 성(아오노)으로 하고 있는 그는 현실과 호적상 괴리 때문에 불필요한 수고와 경제적 지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5월에는 도쿄와 히로시마에 사는 ‘사실혼’ 상태 남녀 7명이 “부부별성을 원한다는 이유로 법률혼이 거부되는 것은 헌법에 규정된 ‘법 아래의 평등’에 위배된다”며 소송을 냈다. “국가가 부부별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의 민법 개정을 게을리하고 있다”며 최근 소송을 제기한 데구치 히로키 변호사는 “이렇게 계속 소송을 제기하면 결국에는 굳게 닫힌 문이 열리지 않겠느냐”고 니혼게이자이에 말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 2월 공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선택적 부부별성 도입에 찬성하는 사람은 43%로 반대(29%) 의견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30대 이하는 찬성률이 50%를 넘어 젊은 세대일수록 부부의 독립적인 성에 대한 희망이 강했다. ●여론조사서 “부부별성 찬성” 압도적 일본에서 부부동성이 제도화된 것은 19세기 메이지 시대부터다. 그 이전에는 사무라이 등 일정 수준 이상의 신분에만 허용됐던 성이 보편화되면서 부부동성이 자연스럽게 굳어졌다. 법률상으로는 엄격하지만 직장 등에서는 원래의 성이 용인되는 경우가 많다. 일본 정부의 2016년 조사에 따르면 종업원 1000명 이상인 기업의 67%가 직장에서 원래의 성을 쓰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특히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20여년 전 부부별성을 도입하는 방안이 국가적으로 추진된 적이 있었지만 현실화되지는 않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김정은 ‘비핵화’ 육성 메시지 전세계 생중계

    北의 비핵화 의지 증명할 자료로 남아 ‘金 서울 방문’ 발표하자 기자단 탄성도 문재인 대통령이 담담한 표정으로 19일 오전 11시 20분쯤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곧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던 문 대통령과 눈을 마주치고는 밝은 표정으로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 왼쪽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조명균 통일부, 강경화 외교부, 송영무 국방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 남측 인사가 벽 쪽에 일렬로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른쪽에는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로광철 인민무력상,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 등이 도열해 대기하고 있었다. 두 정상은 11시 23분쯤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 김여정 제1부부장으로부터 선언문과 펜을 건네받아 각자의 선언문에 사인했다. 생중계로 진행된 이날 공동선언 발표는 김 위원장이 자신의 육성으로 ‘비핵화’를 언급했다는 점이 의미 있게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적대의 역사를 끝장내기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를 채택했다”면서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고자 적극 노력해 나아가기로 확약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서명한 4·27 남북 정상회담의 판문점선언과 6·12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도 ‘완전한 비핵화’가 명문화돼 있긴 했지만 생중계되는 화면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육성으로 비핵화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그간 명문화됐던 비핵화와 다른 의미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로 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생중계로 기자회견문을 발표했기 때문에 반응도 실시간으로 전달됐다. 두 정상이 기자회견문을 읽는 동안 백화원 현장에서는 모두 10번의 박수가 나왔다. 특히 김 위원장이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며 방한 계획을 처음 밝힐 때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기자단 사이에서 탄성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평양공동취재단·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9월 평양공동선언 전문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진행하였다.  양 정상은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후 남북 당국 간 긴밀한 대화와 소통, 다방면적 민간교류와 협력이 진행되고,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획기적인 조치들이 취해지는 등 훌륭한 성과들이 있었다고 평가하였다.  양 정상은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의 원칙을 재확인하고, 남북관계를 민족적 화해와 협력, 확고한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으며, 현재의 남북관계 발전을 통일로 이어 갈 것을 바라는 온 겨레의 지향과 여망을 정책적으로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양 정상은 판문점선언을 철저히 이행하여 남북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진전시켜 나가기 위한 제반 문제들과 실천적 대책들을 허심탄회하고 심도 있게 논의하였으며, 이번 평양 정상회담이 중요한 역사적 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1. 남과 북은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로 이어 나가기로 하였다.  ① 남과 북은 이번 평양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한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를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로 채택하고 이를 철저히 준수하고 성실히 이행하며, 한반도를 항구적인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실천적 조치들을 적극 취해 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조속히 가동하여 군사분야 합의서의 이행실태를 점검하고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를 위한 상시적 소통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2. 남과 북은 상호호혜와 공리공영의 바탕위에서 교류와 협력을 더욱 증대시키고,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들을 강구해 나가기로 하였다.  ① 남과 북은 금년 내 동, 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고,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하는 문제를 협의해 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자연생태계의 보호 및 복원을 위한 남북 환경협력을 적극 추진하기로 하였으며, 우선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산림분야 협력의 실천적 성과를 위해 노력하기로 하였다.  ④ 남과 북은 전염성 질병의 유입 및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조치를 비롯한 방역 및 보건ㆍ의료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3. 남과 북은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인도적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  ① 남과 북은 금강산 지역의 이산가족 상설면회소를 빠른 시일 내 개소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해 면회소 시설을 조속히 복구하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적십자 회담을 통해 이산가족의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4. 남과 북은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우리 민족의 기개를 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적극 추진하기로 하였다.  ① 남과 북은 문화 및 예술분야의 교류를 더욱 증진시켜 나가기로 하였으며, 우선적으로 10월 중에 평양예술단의 서울공연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2020년 하계올림픽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적극 진출하며,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를 유치하는 데 협력하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10·4 선언 11주년을 뜻깊게 기념하기 위한 행사들을 의의 있게 개최하며, 3·1운동 100주년을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하기로 하고, 그를 위한 실무적인 방안을 협의해 나가기로 하였다.    5. 남과 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루어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였다.   ①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하였다.   ②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 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였다.  ③ 남과 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함께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6.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로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2018년 9월 19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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