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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품으로 존재 이유 말하는 남산예술센터

    작품으로 존재 이유 말하는 남산예술센터

    부동산 계약 문제로 운영 위기 놓여 예년보다 3~5편 줄여 9월까지 편성 5·18 민주화운동·성소수자 등 소재 작품성·사회성 짙은 연극 무대 올려“제가 연극이라는 것을 접한 이후로 가장 많이 드나든 극장이 이곳이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곳도 이곳이죠. 이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데 젊은 창작자들에게 공간을 내줬다는 것도, 또 여기서 많은 창작자가 나왔다는 것 또한 이 극장이 존재하는 이유를 말해줍니다.”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를 만든 임성현 연출은 굳은 표정으로 남산예술센터를 반추했다. 해마다 1월이면 공연계는 그해 1년간 공연할 프로그램을 공개하는 행사로 분주하다. ‘시즌 프로그램 발표회’로 불리는 이 행사는 단순히 어떤 단체가 어떤 공연을 한다는 성격을 넘어, 해당 예술단체가 추구하는 예술관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축제의 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열린 남산예술센터의 2020시즌 프로그램 발표회는 웃음기 없이 시종일관 비장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한국 창작 연극의 산실이면서도 부동산 임대차 계약 문제로 당장 올 연말 극장 존폐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남산예술센터는 한국전쟁 후 냉전시대 한미 양국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현 서울예술대학교 학교법인 동랑예술원 소유로 1964년 4월 개관했다. 서울시는 2009년부터 극장을 동랑예술원으로부터 임대해 공공극장으로 활용해왔는데, 동랑예술원 측은 올해 12월을 끝으로 서울시에 임대차 계약 종료를 통보한 상태다. 이런 탓에 당장 올해 시즌 프로그램은 8~10편이던 예년보다 준 5편으로 구성됐다. 4월 창작 신작 ‘왕서개 이야기’(4월 15~26일)를 시작으로 한강 소설가의 ‘소년이 온다’를 원작으로 한 ‘휴먼 푸가’(5월 13~24일)와 폴란드 극단의 ‘더 보이 이즈 커밍’(5월 29~31일), ‘아카시아와, 아카시아를 삼키는 것’(6월 24일~7월 5일),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9월 2~13일)를 올린다.우연 극장장은 다섯 작품을 소개하면서 “올해 12월 모든 부동산 계약이 종료됨에도 현재까지 연장과 관련한 어떠한 답신도 받지 못했다”면서 “창작자에게 불안정한 환경에서 작품 올리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에 우선 공연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는 9월까지 5편만 올리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남산예술센터는 극장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올해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큰 테마를 ‘1980년 5월 광주, 그리고 그 이후의 세대들’로 잡았다. 작품 면면을 살펴보면 극장 존폐가 자본 논리에 내몰린 가운데 작품성과 사회성 짙은 작품으로 극장의 가치와 존재 이유를 보여주겠다는 강한 의지가 묻어난다. 배요섭 연출의 ‘휴먼 푸가’와 폴란드 스타리 국립극장의 ‘더 보이 이즈 커밍’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시대의 아픔을 기억하는 작품으로 나란히 5월 남산 무대에 오른다. 김도영 작가와 이준우 연출은 1950년대 일본에서 사는 중국인 왕서개의 삶을 담은 ‘왕서개 이야기’를 통해 역사의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진실을 묻는 여정을 보여준다.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는 이질적으로 보이는 기독교와 동성애라는 키워드를 도발적으로 다룬다. 임 연출은 작품에서 교회 예배라는 형식을 빌려 주류 기독교가 배척해온 성소수자에 대한 포용을 그릴 예정이다. 스스로를 ‘독실한 현직 크리스천’이라고 소개한 그는 “타락한 기독교의 부활을 위해 이 연극을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남산예술센터는 젊은 창작자에게 많은 기회를 준 곳입니다. 제 작품이 이 극장을 주제로 한 것은 아니지만, 극장의 대부흥을 다시 이뤘으면 좋겠다는 염원도 담고 있습니다. 사라지지 않고 계속 부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말입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인구이동 47년만에 가장 뜸했다

    인구이동 47년만에 가장 뜸했다

    지난해 읍면동 너머로 거주지를 옮기는 인구이동이 1972년 이후 47년 만에 가장 뜸해졌다. 급격한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 구조가 바뀌면서 상대적으로 이동이 활발한 젊은층이 줄었기 때문이다. 정부의 계속된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거래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풀이된다. 29일 통계청의 ‘2019년 국내 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이동자는 전년보다 2.6%(19만 3000명) 줄어든 710만 4000명으로 집계됐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뜻하는 인구이동률은 13.8%로 전년 대비 0.4% 포인트 감소했다. 1972년(11.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인구이동률은 통계를 처음 작성한 1970년부터 1974년까지 11~14% 수준에 머물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본격화된 1975년 25.5%로 급격히 상승했다. 하지만 1988년(23.7%)을 기점으로 꾸준히 떨어졌고, 최근 들어 산업화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이동성향이 높은 연령대인 20~30대 인구는 감소세인 반면 이동성향이 낮은 60대 인구는 늘어나는 추세”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는 60대 이상(22.8%)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50대(16.7%), 40대(16.2%), 30대(13.6%), 20대(13.1%) 등 연령이 낮을수록 비중이 줄어드는 역피라미드 형태다. 경제성장률이 둔화된 것도 인구이동률이 떨어진 한 원인이다. 이직 등 직업적 이유로 인한 이동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KTX나 수도권 전철 추가 개통 등 교통이 발달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교통이 불편한 과거엔 학교나 직장 근처로 거주지를 옮겨야 했지만, 지금은 원거리 통학·통근이 가능하다. 재작년 발표된 ‘9·13 대책’ 등 정부가 잇따라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것도 한몫했다.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고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면서 지난해 주택매매 거래량은 85만 6000건에 그쳤는데,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하면 20%나 적은 것이다. 이런 여파로 지난해 주택을 사유로 이동한 인구수는 전년보다 16만 3000명이나 감소했다. 통계청이 분류하는 7가지 이동 사유 중 가장 감소자가 많았다. 지난해 연말부턴 15억원 초과 주택의 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12·16 대책’까지 시행돼 주택 거래는 한층 위축될 전망이다. 하지만 수도권 집중 현상은 완화되지 않았다. 서울에선 급등한 집값 등의 여파로 5만명이 순유출(전입<전출)됐지만, 경기 인구는 13만 5000명이나 순유입(전입>전출)됐다. 이에 따라 인천까지 합친 수도권은 8만 3000명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 밖에 세종(2만 4000명)과 제주·충북(각 3000명), 강원(2000명) 등도 인구가 순유입됐다. 특히 세종은 인구 대비로 따져 보면 7.3%의 높은 순유입률을 기록해 경기(1.0%), 제주(0.4%) 등을 압도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증권사들 “알펜루트 외 자금 회수 없다”… 한숨 돌린 환매 사태

    증권사들 “알펜루트 외 자금 회수 없다”… 한숨 돌린 환매 사태

    환매 중단 부른 TRS 대출금 1조9000억 펀드 운용사 유동성 도미노 위기 막아금융당국 “재발 땐 자금 회수 제한 검토”증권사들이 알펜루트자산운용 외 사모펀드 운용사로부터 총수익스와프(TRS) 대출금을 회수하지 않기로 했다. 당분간 TRS발(發)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같은 상황이 재발하면 TRS 대출금 회수 제한과 표준계약서 마련을 포함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9일 “전날 6개 증권사와 가진 긴급 회의에서 (증권사들이) 알펜루트 외에 추가로 TRS 자금을 회수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현재 미래에셋대우증권과 NH투자증권, KB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가 사모펀드 운용사 19곳과 TRS 계약을 맺고 총 1조 9000억원을 대출해 줬다. TRS는 증권사가 운용사에 펀드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계약이다. 펀드의 수익과 손실은 모두 운용사의 몫이고 증권사는 짭짤한 수수료를 챙긴다. 자금력이 부족한 운용사는 대출금으로 펀드 자금 규모를 두세 배로 키워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문제는 증권사가 TRS 대출금을 갑자기 회수할 때다. 알펜루트 환매 중단 사태도 그래서 터졌다. 지난 22~23일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등이 알펜루트에 460억원 규모의 TRS 대출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날 나머지 TRS 대출금 150억원에 대해서도 상환을 요구했다.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TRS 대출금을 돌려받지 못한 것을 감안해 위험 관리 차원에서 대출금 회수에 나선 것이다. 유동성에 문제가 생긴 알펜루트는 펀드 환매를 중단했고 개인투자자들도 제때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라임 사태 이후 증권사들이 TRS 대출금을 조기에 회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다른 운용사들도 유동성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특히 TRS 계약은 증권사가 펀드 자산을 담보로 대출하는 형식이어서 질권이 형성된다. 증권사가 대출금을 받을 권리가 일반 투자자가 투자금을 받을 권리보다 앞선다. 전문가들은 TRS 계약이 증권사와 운용사 간 사적 계약이지만 개인투자자의 피해를 막을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기식 전 금감원장은 “금융사는 펀드를 팔아 수수료를 챙기고 투자자들만 손실을 떠안는 구조”라면서 “정부가 사모펀드 자산운용 규제를 대폭 풀어 주면서 사후 감독 권한이 없어 대처를 잘못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앞으로 증권사들이 일반 투자자에게 피해를 줄 정도로 TRS 대출금 회수에 나서면 회수 제한 방안을 비롯해 제도 개선을 검토할 것”이라며 “표준계약서를 만들어 업계 영업 관행을 바로잡고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우한 여행객 태운 日운전사 이어 안내원도 신종 코로나 확진

    우한 여행객 태운 日운전사 이어 안내원도 신종 코로나 확진

    전세기 귀환 日국민 2명 폐렴 증상…검사 중중국 우한에서 온 여행객을 태우고 운전한 버스 기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감염된 데 이어 동승했던 안내원(가이드)도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우한에서 온 여행객을 태운 버스에 동승했던 40대 여성 안내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고 후생노동성이 이날 발표했다. 후생노동성은 우한에서 온 여행객을 태운 버스를 운전했던 60대 일본인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동승했던 여성 안내원도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 여성은 일본 오사카부에 살고 있다. 이 운전사는 우한 방문 이력이 없어 일본에서 발생한 2차 감염 첫 사례로 분석됐다. 이어 하루 만에 동승한 안내원까지 감염된 것이 확인돼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이와 별도로 중국 우한에 머물다 이날 일본 정부 전세기를 타고 일본으로 돌아온 일본인 가운데 2명이 폐렴 진단을 받았다. 다만 이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폐렴 증상이 나타난 건지는 바이러스 검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만약 폐렴 진단을 받은 2명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날 경우 일본에서 확인된 신종 코로나 환자는 10명으로 늘어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인니 미혼 여성 공개 태형…처음으로 여성이 직접 ‘채찍질’

    인니 미혼 여성 공개 태형…처음으로 여성이 직접 ‘채찍질’

    인도네시아의 특별행정구역인 아체에서 샤리아법을 위반한 한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태형이 집행됐다. 지난 2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아체 지방에서 가족이 아닌 남자와 함께 호텔 방에 있던 미혼 여성에게 태형이 집행됐다고 보도했다. 종종 이같은 태형이 집행되는 아체에서 언론이 이번 사례에 유독 주목한 이유는 채찍질하는 집행자가 처음으로 여성이었기 때문이다.보도에 따르면 샤리아(이슬람 율법) 경찰 측은 최근 총 8명의 여성을 선발해 샤리아 법을 위반하는 여성을 체벌하는 일종의 여성 태형 팀을 창설했다. 미혼 여성을 상대로한 체벌이 이들의 첫번째 임무였던 것. 아체 샤리아 경찰서장은 "그녀(여성 태형 경찰)의 채찍질 기술이 매우 훌륭했다"면서 "적절하게 매질을 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훈련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신의 법을 어긴 자들에게는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체는 동남아에서 가장 먼저 이슬람이 퍼진 지역으로, 2003년 이슬람율법인 샤리아를 합법화했다. 샤리아법은 음주, 도박, 동성애, 간음, 공공장소에서의 애정행각 등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처음으로 동성애자에게도 공개 태형을 선고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잔혹한 형벌이라며 규탄하고 있지만 아체주는 계속해서 샤리아법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대해 아체 지방 정부 측은 “이슬람의 샤리아법이 서구에서는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라고 비판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관대하고 인간적인 율법”이라고 반박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나브라틸로바와 매켄로 호주오픈 시위 “경기장 이름 굴라공으로”

    나브라틸로바와 매켄로 호주오픈 시위 “경기장 이름 굴라공으로”

    왕년의 철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64 체코)가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도중 손수 만든 플래카드를 펼쳐 보여 호주테니스협회가 발끈했다. 알 만한 사람이 더 그러느냐는 것이다. 나브라틸로바는 28일(현지시간) 멜버른의 마거릿 코트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의 이벤트 게임인 레전드 매치의 엄파이어석에 앉아 심판을 본 뒤 몇 명 안되는 관중들 속의 존 매켄로(61 미국)를 찾아 코트에 나오게 한 뒤 플래카드를 펼쳐 보였다. 이 경기장 이름을 이본느 굴라공 아레나로 바꾸자는 취지였다. 그녀는 문방구점에서 사온 캔버스와 펜을 이용해 묵고 있던 호텔 객실에서 호주 원주민들의 애보리진 스타일로 플래카드를 손수 만들었다고 털어놓았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굴라공은 네 차례나 호주오픈을 우승했고 일곱 차례 그랜드슬램 대회 단식을 제패한 애보리진 레전드다. 나브라틸로바는 18차례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에다 세 차례나 호주오픈 단식을 제패했다. 매켄로는 일곱 차례 메이저 단식을 우승했다. 마거릿 코트가 2003년에 24번째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직후 마거릿 코트 아레나로 명명됐는데 코트가 대놓고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성 전환자)를 공격하는 발언을 해와 경기장 이름을 다시 정해야 한다고 나브라틸로바는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3년 전에는 코트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일간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실어 굴라공은 단순한 우승 이력을 뛰어넘는 가치를 지닌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나브라틸로바는 BBC 인터뷰를 통해 “(경기장 이름을 바꾸자는) 논란이 딱 그친 것처럼 느껴져” 논란에 다시 불을 지피려고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켄로도 일전에 유로 스포트 인터뷰를 통해 코트의 “공격적이고 동성애 무섬증” 견해를 비판했다.나브라틸로바는 “몇년 전에 끝냈어야 할 일”이라며 “호주테니스협회도 빅토리아주 정부도 뭔가를 했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마거릿은 동성애 커뮤니티를 공격을 곱절은 늘렸다”며 “우리 마눌 율리아도 내게 ‘당신이 이태껏 불평해왔는데 앞으로 무얼 할 수 있겠나’라고 물어본다. 할 수 있는 건 다했다. 편지도 썼고 핵심을 찔러 발언도 했다. 그리고 여기 도착해 코트에 들어서니 (다른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늘 테니스계의 변화에 관심도 많고 목소리를 내온 매켄로가 눈에 띄어 불러냈다며 “논란을 다시 일으키고 싶었다. 내가 옳은 일을 했다는 것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2012년 영국 선수 로라 롭슨은 이 경기장에서 뛰면서 무지개 머리 밴드를 썼다. 널리 알려진 대로 무지개는 성적 소수자(LGBTQ) 존중을 상징한다. 2017년 코트가 호주 국적 항공사 콴타스를 겨냥해 “동성 결혼을 주선하는 프로모터”라고 비난했을 때도 한바탕 격론이 벌어졌다. 기독교 목사가 된 코트는 한 기독교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테니스 판이 레즈비언들과 트랜스젠더 아이들이 득시글대는 악마의 작업장으로 전락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마침 27일은 코트의 4대 메이저 우승을 모두 차지한 지 5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호주테니스협회는 기념식까지 성대히 열어 축하했다. 나브라틸로바 역시 “어떤 식으로든 코트의 성취를 훼손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건물이든 공항이든, 거리든 삶의 일부만 반영하고 나머지를 무시하면 안된다. 난 참석하지 않음으로써 항거한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우승을 존중하는 옳은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주테니스협회는 28일 “두 높은(high-profile) 손님들”이 프로토콜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그 전부터 여러 차례 코트의 개인적 견해에 찬동하지 않으며 “평등과 다양성, 포용”을 지향하는 가치에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의견이 다르다고 이렇게 프로토콜을 벗어난 행동을 눈감아줄 수는 없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둘과 협력하겠다고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알펜루트 펀드 1108억 환매 중단… ‘제2 라임’ 사태 우려

    알펜루트 펀드 1108억 환매 중단… ‘제2 라임’ 사태 우려

    증권사 자금 회수에 운용사 유동성 위기 금감원 “투자자 보호 위해 사전 협의를 ”알펜루트자산운용(알펜루트)이 28일 1108억원 규모의 3개 개방형 펀드에 대한 환매를 연기하기로 했다. 대규모 사모펀드의 환매 연기는 지난해 10월 라임자산운용 사태 이후 두 번째다. 증권사들이 ‘라임 사태’가 터진 뒤 ‘총수익 스와프’(TRS) 계약을 통해 운용사에 빌려줬던 자금을 회수하면서 운용사들이 유동성 도미노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알펜루트는 이날 ‘알펜루트 에이트리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에이트리)와 ‘알펜루트 비트리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비트리), ‘알펜루트 공모주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2호’(공모주) 등 3개 펀드의 환매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각 펀드의 설정액은 에이트리 567억원, 비트리 493억원, 공모주 48억원으로 총 1108억원 규모다. 알펜루트는 “환매 연기를 예정하고 있는 펀드는 알펜루트가 보유한 개방형 펀드로 총자산 대비 19.5% 수준”이라며 “극단적인 최댓값을 가정할 때 다음달 말까지 환매 연기 가능 펀드는 26개 펀드이고 규모는 총 1817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중도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 펀드 26개의 총설정액은 2300억원 규모로 알려졌는데, 회사 고유 자금과 임직원 자금 447억원을 제외하면 1800억원대라는 게 알펜루트의 설명이다. 알펜루트는 “이번에 환매를 결정한 펀드 외의 개방형 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변경이 있을 수 있어 시간을 두고 환매 연기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환매 연기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알펜루트는 환매 연기 결정에 앞서 개방형 펀드 전체 자산 대비 10% 이상의 대규모 환매 청구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대규모 환매 청구의 원인은 증권사들의 TRS 대출액 회수 요구로 알려졌다. 라임자산운용에 TRS 대출을 해줬다가 환매 중단으로 회수할 수 없게 되자 알펜루트에 빌려준 돈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선제적 회수로 결정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등은 지난 22~23일 총 460억원 규모의 TRS 대출금 회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알펜루트는 “자사의 사정은 ‘L사’(라임자산운용)와 다르다”며 “개방형 펀드에 사모사채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자산을 거의 보유하지 않고 있으며 무역금융이나 부동산금융 상품도 다루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6개 증권사 담당 임원과 긴급 회의를 갖고 “불가피한 사유가 아니라면 시장 혼란 방지와 투자자 보호 등을 위해 TRS 계약의 조기 종료 전에 관련 운용사들과 긴밀한 사전 협의를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일본인 귀국용 전세기 우한으로 출발…이례적 감염자 나와

    일본인 귀국용 전세기 우한으로 출발…이례적 감염자 나와

    일본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이른바 ‘우한 폐렴’으로 인해 중국 우한에 고립된 일본인을 귀국시키기 위해 28일 오후 전세기를 우한으로 보냈다. 이날 오후 8시 30분이 조금 지나 우한으로 향하는 전세기가 도쿄 하네다공항을 출발했다고 NHK는 보도했다. 전세기는 우한에서 약 200명을 태우고 29일 오전 하네다 공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전세기에는 의사 1명, 간호사 2명, 검역관 1명, 외무성 직원 6명이 동승했다. 전세기 탑승 후에는 기내 검역이 이뤄진다. 일본 정부는 탑승자 전원에게서 증상을 비롯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귀국 후에도 건강 상태에 관해 당국에 보고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귀국을 희망하는 일본인은 약 650명가량인 것으로 외무성은 파악하고 있다. 한편 일본에서는 우한시에 머문 적이 없는 일본인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처음 확인됐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일본 나라현에 거주하는 60대 일본인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점점 기억잃는 5살 꼬마…시한부 ‘아동치매’ 어린이의 사연

    점점 기억잃는 5살 꼬마…시한부 ‘아동치매’ 어린이의 사연

    “다섯살 난 딸에게 마지막으로 엄마 소리를 들어본 게 언제였는지 모르겠어요.” 영국 잉글랜드 스태퍼드셔주에 살고 있는 밀스 씨 부부의 막내딸 페니 밀스(5)는 최근 1년 사이 말수가 급격하게 줄었다. 가족의 얼굴도 잘 알아보지 못하고, 움직이는 것조차 뜻대로 하지 못한다. 데일리메일은 27일(현지시간) 이른바 ‘아동치매’라 불리는 ‘산필리포증후군’(Sanfilippo syndrome)을 앓고 있는 꼬마의 사연을 소개했다. 페니가 앓고 있는 ‘산필리포증후군’은 뮤코다당증이라는 유전성 희귀질환의 한 유형으로, 5세부터 정신장애와 지능저하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10대를 넘기지 못하고 사망하는 것이 특징이다. 걷고 말하고 먹는 모든 일상이 서서히 정지되는 등 알츠하이머와 증상이 비슷해 아동 치매라고도 불린다. 처음에는 그저 또래보다 느린 줄로만 알았다. 옹알이도 늦었고 용변도 가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살 무렵에는 자폐 증세가 나타났고, 세 살 때는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해 보청기를 끼고 살아야 했다. 원인을 찾아 헤매다 2018년 9월 유전자 검사에서 산필리포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어머니 켈리 밀스(40)는 “그날 딸을 학교에 바래다 주고 쓰러져 오열했다. 사산 후 얻은 귀한 딸이었기에 슬픔은 더 컸다”라고 말했다. 진단 이후 1년 사이 페니가 사용할 수 있는 어휘는 150단어에서 10단어까지 줄었다. 치즈, 초콜릿, 비스킷처럼 재잘거리던 단어들은 물론 형제의 이름도 잊어버렸다. 지난해부터는 손으로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아빠, 댄스라는 단어를 반복해서 말하지만 무슨 의미인지는 전혀 알 수 없다. 어머니는 “돼지저금통에 동전을 넣는 법, 퍼즐 게임을 하는 법, 양말 신는 법 등 모든 걸 잊어버렸다. 반복해서 알려줘도 다음날이면 또 잊는다. 딸이 마지막으로 엄마라고 불러준 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슬퍼했다. 딸의 기억에서 가족들이 사라지는 것이 두려운 어머니는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을 모은 사진첩을 딸에게 매일같이 보여주고 있다.산필리포증후군은 보통 3단계를 거쳐 점점 악화된다. 학습 지연 증상이 가장 처음 나타나며 그 다음에는 주의력결핍과 과잉행동장애(ADHD)를 보인다. 점차 이동성을 잃고 스스로 음식조차 삼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종국에는 앞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치닫는다. 평균수명은 15세 정도지만 이보다 더 빨리 세상을 떠나는 아이들도 있다. 페니 역시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받아들일 수 없는 슬픈 현실이지만, 가족들은 가능한 많은 추억을 만드는데 시간을 쏟기로 했다. 어머니는 “언젠가 딸과의 마지막 순간이 왔을 때 걱정만 가득했던 과거를 떠올리고 싶지 않다”면서 “최대한 좋은 기억을 만들고 싶다”라는 뜻을 내비쳤다. 이어 “기억이 점점 희미해지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도 줄어들고 있지만 딸은 언제나 밝은 미소로 집안 분위기를 이끈다”면서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 어린 딸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산필리포증후군’으로 대표되는 뮤코다당증은 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해 생기는 질병으로, 축적된 당이 각 기관의 기능을 마비시키면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총 7가지의 유형으로 나뉘며 부족한 효소에 따라 감각장애, 심장기능 장애, 관절 이상이 동반된다. 만성으로 진행될수록 여러 장기에 문제가 생긴다. 완치제는 없으며 유일한 치료법은 효소주사로 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뿐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4%가 이 질병을 가지고 있으며, 국내에는 약 70여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홍남기 “‘우한 폐렴’ 예산 208억원 집행”…“전세기 파견 준비”

    홍남기 “‘우한 폐렴’ 예산 208억원 집행”…“전세기 파견 준비”

    “예산 추가 소요 발생 시 예비비 지원”“내수 영향 제한적…시나리오별 점검·분석”“실물경제 부정적 영향 최소화에 주력”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으로 인한 이른바 ‘우한 폐렴’과 관련해 “총 208억원의 방역대응 예산을 신속히 집행해 선제 방역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방역예산지원 및 경제 영향 최소화 점검을 위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이 전했다. 특히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전세기 파견 예산 10억원도 이미 예산에 반영된 만큼 전세기 파견 결정 시 즉시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올해 예산에 반영된 방역대응체계 구축운영비 67억원, 검역·진단비 52억원, 격리치료비 29억원 등 총 208억원의 방역대응 예산을 신속 집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향후 이미 확보된 예산으로 부족하거나 추가 소요가 발생할 경우 올해 예산에 편성된 목적 예비비 2조원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 확산이 실물 경제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중국 내 확산이 중국 소비 및 생산활동에 미치는 영향과 글로벌 경제, 우리 수출 등에 가져올 파급 효과 등을 면밀히 점검 중”이라며 “내수 등 국내 경제활동의 경우 아직은 그 영향이 제한적이고 향후 전개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확산 정도,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따라 부정적 효과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2003년 사스, 2015년 메르스 등 과거 사례를 참고해 관광·서비스업 등 내수 경기에 미치는 영향 등을 시나리오별로 철저히 점검·분석하고 필요한 조치를 사전에 준비해 시행하겠다”고 했다. 대내외 금융시장 상황 역시 모니터링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홍 부총리는 “국내 금융시장의 경우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면서도 “우리 금융시장의 복원력과 탄탄한 대외건전성 등을 고려할 때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날 회의에는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최윤희 외교부 2차관 등이 참석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사설] 전염병 확산, 금융시장 혼란 등 대비하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금융시장을 비롯한 경제에도 적잖은 충격이 우려된다. 감염증의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등에 대한 봉쇄령이 내려진 지난 24일 이후 오늘 처음으로 열리는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중국의 춘제 연휴 전날인 지난 23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5% 급락했다. 이어 미국 뉴욕 증시에서 24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0.58%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경제 당국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어제 예정에 없던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은 시의적절했다. 이번 감염증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현재로선 예단하기 쉽지 않다. 감염증 확산을 얼마나 빠르게 차단하느냐에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당분간은 경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가까스로 2%에 턱걸이하는 등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한국 경제로서는 부담스런 대목이다. 과거 유사 사례를 통해 유추해 보면 경제적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파력이 지난 2003년 발생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는 낮지만 2015년에 불거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는 높다고 봤다. 사스와 메르스 사태가 각각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을 0.25% 포인트, 0.20% 포인트 감소시킨 점을 감안할 때 우리 경제에 ‘전염병 충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 정부가 제시한 ‘2.4% 성장’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우선 금융시장에서 불안감이 확산하는 현상부터 적극 차단해야 한다. 외환보유고의 지속적 확충과 대외채무의 안정적 관리 등 대외건전성도 강화해야 한다. 여행·관광·유통·음식료업계 등 일시적 경영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지원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또 민간 소비심리가 움츠러들지 않도록, 정부는 필요하다면 적극적인 경기부양 대책도 제시해야 한다.
  • 알펜루트, 제2 라임사태 되나… 펀드 2300억 환매 중단 검토

    사모펀드 운용사 알펜루트자산운용이 2300억원 규모의 펀드들에 대한 환매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알펜루트에 돈을 빌려준 증권사들이 갑자기 대출금 회수 요청을 하자 유동성 위기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터진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펀드 환매 연기 사태에 이어 또다시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하자 다른 펀드들로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알펜루트는 27일 몽블랑4807 등 26개 펀드에 대한 환매 중단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펀드들은 가입과 환매가 자유로운 개방형으로 전체 자산은 2296억원이다. 알펜루트 측 자금(479억원)을 빼면 개인투자자 투자액이 1381억원, 증권사 대출액이 436억원이다. 증권사 중에는 한국투자증권(130억원)과 미래에셋대우(270억원), 신한금융투자(36억원)가 대출해 줬다. 일단 알펜루트는 이 중 28일 환매 기한이 도래한 20억원 규모의 펀드에 대한 환매 연기 여부를 결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다음 환매는 다음달 16일인데 환매 중단 규모가 커질 수 있다. 환매 중단은 한투증권이 지난 23일 총수익스와프(TRS) 대출액 회수를 요청하며 시작됐다. 다른 증권사들도 잇따라 대출금 회수를 요구해 알펜루트가 유동성 문제에 부딪혔다. 증권사가 요구하면 운용사는 3거래일 안에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라임 사태가 커지자 증권사들이 펀드 운용사 대출을 회수하고 있다”며 “증권사 입장에선 선제적 대응이지만 ‘펀드런’(대량 환매)으로 번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알펜루트 관계자는 “펀드 투자 자산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고객에게 자산 현금화 일정도 공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한국경제에 악재… 금융시장 24시간 모니터링

    한국경제에 악재… 금융시장 24시간 모니터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지면서 회복 기미를 보이던 우리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긴급 간부회의를 열었다. 홍 부총리는 방역을 위한 신속한 예산 지원을 지시하고, 부족하면 예비비 편성 등을 통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보건 당국과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 동향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했다. 금융위원회도 이날 은성수 위원장 주재로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과 향후 필요 조치를 논의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경계감을 갖고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연구기관의 보고서를 보면 감염력이 강한 바이러스가 ‘팬데믹’(대유행) 수준으로 번질 경우 세계 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입었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는 국내에서만 38명의 목숨을 앗아 갔고, 연 경제성장률을 0.2% 포인트 하락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2009년 신종플루(H1N1)가 퍼졌을 땐 성장률이 0.1~0.3% 포인트,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는 0.25% 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차별에 맞선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그녀의 싸움이 길이 되려면

    차별에 맞선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그녀의 싸움이 길이 되려면

    “저의 성별 정체성을 떠나, 제가 이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변희수 전 육군 하사는 지난 22일 자신의 이름과 얼굴, 그리고 성별 정체성을 공개했다. 커밍아웃을 통해 육군의 결정에 맞서는 길을 선택했다. 전차조종이 주특기인 변 전 하사는 2017년 부사관으로 임관했다. 청소년기부터 젠더 디스포리아(신체적으로 드러나는 성별과 본인이 인식하는 성별의 불일치에서 오는 혼란)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다가 지난해 8월 성전환 수술을 했다. 소속 부대와 상급 부대는 변 전 하사가 성전환 수술 이후에도 군 복무를 계속 하길 원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육군본부에 전달했다고 한다. 그러나 육군본부는 지난 22일 변 전 하사를 강제로 전역시켰다. 변 전 하사가 남성의 성기를 절제한 것이 군에 계속 복무할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변 전 하사는 같은 날 시민단체 ‘군인권센터’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를 포함해 모든 성소수자 군인들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에서 각자 임무와 사명을 수행할 수 있었으면 한다”면서 “저는 비록 미약한 한 개인이겠으나 이 변화에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는 가정, 학교, 직장 등 사회 여러 영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번 사건이 변 전 하사 개인의 일로 그칠 수 없는 이유다.■“사람들은 날 어떻게 생각할까”…‘다르다’는 두려움 변 전 하사는 “줄곧 마음 깊이 가지고 있던 성 정체성에 대한 혼란한 마음을 줄곧 억누르고 또 억눌렀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자 하는 마음 하나로 힘들었던 고등학교 시절 남성들과의 기숙사 생활도 이겨 넘겼다”고 말했다. 청소년기부터 성소수자들은 ‘진짜 자신’을 숨기고 세상을 속여야 하는 괴로움과 외로움을 일상적으로 경험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7년 공개한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성소수자 응답자의 92.2%가 오프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성소수자 비율은 98.0%에 달했다. 이런 환경에서 성소수자들은 자신의 정체성이 알려지면 차별과 괴롭힘을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의 정민석 대표는 2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성소수자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삶의 조건들이 형성돼 있지 않은 환경에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기는 일은 하나의 생존 전략”이라면서 “비난할 일도 아니고, 당사자가 스스로 거짓말을 했다면서 자책할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환경에서 ‘커밍아웃’은 큰 용기를 발휘한 행동이다. 정 대표는 “커밍아웃은 물질적 자원이 있다고 해서, 또는 분노만 있다고 가능한 일이 아니다. 일상을 찾기 위한 용기이고, 성소수자도 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도록 하는 의미 있는 행동”이라면서 “하지만 사회는 그 용기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성소수자의 커밍아웃이 갖는 의미를 충분히 공감하고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밝혔다.■이분법적 성별 구조 여전…계속되는 혐오 성소수자 중에서 트랜스젠더(신체적으로 드러나는 성별과 본인이 깊이 느끼고 있는 성별이 다른 사람)는 성별 불일치 때문에 성적 지향(이성, 동성 혹은 양성 모두에게 감정적, 호의적, 성적으로 깊이 끌릴 수 있는 개개인의 가능성)으로 고민하는 사람들보다 더 힘들다고 한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의 박한희 변호사는 “이를테면 자신의 성별 정체성은 여성인데 법적 성별은 여전히 남성인 성소수자는 은행 방문, 여권 발급, 주택 임대차 계약, 선거 투표 참여 등 주민등록증을 제시하거나 주민등록번호를 서류에 적는 모든 일상적 용무에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화장실이나 수영장, 헬스장 등의 공간이 여성용, 남성용으로만 구분된 상황에서 트랜스젠더 성소수자들은 본인이 어떤 공간을 들어가야 할지 혼란스러워한다. 이것은 공간 설계가 사람의 성별은 당연히 여성과 남성으로만 구분되고 성별이 변하지 않는다고 전제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권위가 지난해 공개한 ‘혐오차별 국민인식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77.2%는 성소수자가 차별받고 있다는 사실에 동의했다. 하지만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표현과 사회적 배제, 차별은 여전하다. 박 변호사는 “지난 2017년 6월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서 발표한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직장 동료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밝혀져 직장에서 해고된다면 이것이 타당한 조치인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약 81%가 ‘타당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런 결과를 보면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은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된다”면서도 “성소수자 차별은 당위적으로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내 주변에 없는 사람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차별과 혐오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표현이 난무해도 정치권에서는 이것을 바로잡으려는 해결하려는 모습이 없고, 오히려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면서 “혐오표현과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범정부적인 노력이 필요할 때다. 정부는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변희수 하사의 싸움이 갖는 사회적 의미 박 변호사와 정 대표는 변 전 하사의 싸움을 단순히 개인의 싸움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비록 육군본부는 변 전 하사에 대한 강제 전역 결정이 그의 성전환 수술과는 무관하며, 현행 규정에 근거해 성기 절제를 이유로 그런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지만 그 규정 자체가 트랜스젠더 존재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규정이다. 그렇다면 트랜스젠더를 배제한 기존 규정을 무리하게 적용할 것이 아니라 충분히 검토해서 결정을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만큼 그동안 성소수자를 배제했던 사회 각 영역의 여러 제도들, 여러 규정들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 대표도 “군에서만 차별이 있는 것이 아니다. 무엇이 성소수자들의 취업 기회를 박탈하고 학교에 다니는 것을 포기하게 만드는지, 무엇이 차별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꾸준히 필요하다”면서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누구나 각자의 삶의 조건 안에서 차별을 당할 수 있고, 그런 차별이 발생했을 때 개선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법이 필요하다. ‘차별금지법’을 하루 빨리 제정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군인권센터는 시민사회단체에 공동대책위원회 구성을 제안하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23일 각 시민단체에 가칭 ‘한국군 최초 성별 정정 트랜스젠더(MTF) 군인 지원을 위한 시민사회 공동대책위원회’ 참여를 제안하는 문서를 보냈다. 이 제안서에서 군인권센터는 “해당 사건은 비단 변 하사만의 사건이 아니다. 군에는 아직 커밍아웃하지 않은 트랜스젠더 군인 다수가 복무 중이며, 일부는 성별 정정 과정을 거치고 있다”면서 “이런 점에서 이번 사안은 현재 군에서 복무 중이거나 향후 군에서의 복무를 희망하는 모든 성소수자 군인에 대한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성소수자 군인들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에서 각자의 임무와 사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시민사회 모두의 힘이 필요할 때”라고 호소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서울보라매병원 등 전담병원 지정…전국 우한폐렴과의 전쟁 선포

    서울보라매병원 등 전담병원 지정…전국 우한폐렴과의 전쟁 선포

    속칭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네번째 확진 환자가 국내에서 발생하는 등 불안이 커지면서 보건당국뿐 아니라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각 지자체는 저마다 24시간 대응체계를 가동하면서 총력 방어에 나섰다.서울시는 27일 동작구 서울보라매병원과 중랑구 서울의료원 등 병원 2곳과 각 자치구 보건소의 선별진료소 25곳을 우한 폐렴에 대응하기 위한 선별의료기관으로 지정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정세균 국무총리,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함께 서울보라매병원 직접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기도 했다. 시는 국내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난 20일부터 방역대책반을 만들어 24시간 대응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에는 이미 보건당국이 지정한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 5곳(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중랑구 서울의료원, 동작구 중앙대학교병원, 도봉구 한일병원)과 시에서 지정한 지역별 거점병원 6곳(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 동대문구 삼육서울병원, 구로구 고려대 구로병원, 중구 인제대 서울백병원, 영등포구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노원구 인제대 상계백병원) 등이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등의 감염병에 대응하는 전담 의료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현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별도의 전담 의료기관을 추가 지정해 적극 대처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박 시장은 하루 전날인 26일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감염병은 선제대응이 중요하기 때문에 늑장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는 게 평소 소신”이라면서 “메르스 사태 때처럼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화상감시카메라를 확대 설치하고 손 소독기를 공공장소 곳곳에 배치하는 등의 조치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는 국내 세번째 확진 환자(54세 남성, 한국인)가 지난 20일 입국 이후 25일 격리 수용되기 전까지 관내 호텔, 성형외과 등 11곳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하고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방역소독 작업에 나섰다. 세번째 확진 환자는 지난 20일 귀국 당시에는 증상을 보이지 않다가 22일부터 열감, 오한 등의 증상이 시작돼 25일 보건소 신고 후 유증상자로 분류됐다. 귀국 후 24일 저녁 경기도 일산에 있는 모친의 자택에서 머무르기 전까지 강남구 일대에서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확진자의 진술과 폐쇄회로(CC)TV, 신용카드 사용처를 추적해 동선 파악에 나선 결과, 압구정동 소재 글로비성형외과와 역삼동 소재 호텔뉴브, 음식점, 약국, 편의점 등 관내 11곳을 확진자가 방문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 중 8곳의 현장과 밀접접촉자 61명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으며, 연휴 휴업 중인 나머지 3곳은 이날 오후까지 현장 역학조사와 밀접접촉자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구는 접촉자 61명 중 관내 거주자 7명에 대해 14일 동안 능동감시를 실시하는 한편, 다른 지역 거주자 54명에 대해 주소지 관할 보건소에 명단을 이첩했다. 또 호텔뉴브 직원 1명을 유증상자로 파악해 서울대병원 격리병상으로 긴급 이송, 정밀 진단을 벌인 결과 음성으로 최종 판정돼 격리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국내 세번째와 네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경기도는 심층 역학조사 상황실을 운영하고 경찰에 인력 파견을 요청하는 등 지역사회 전파 차단을 위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경기도의료원 6개 병원에 선별진료소와 격리병실을 설치했으며 환자 폭증에 대비해 격리병실 등 관련 시설을 추가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중 세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고양시는 비상대책본부를 이재준 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해 24시간 대처하기로 했다. 노인종합복지관 등 노약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은 28일부터 4∼5일간 임시휴관하고 중국을 여행하거나 경유한 공직자에 대해서도 일정 기간 휴무한 뒤 출근하도록 했다. 인천국제공항, 김포공항 등과 인접한 지역적 특수성을 반영해 외국인과 해외여행객에 대한 검역 활동 강화는 물론 마스크, 체온계, 손 세정제 등을 최대한 확보해 어린이집과 유치원, 버스·전철 등 대중교통수단, 영화관·공연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에 전면 배치할 계획이다. 이날 오후 네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경기 평택시는 관내 어린이집 423곳을 대상으로 28일부터 31일까지 4일 동안 임시 휴원령을 결정했다. 다만 맞벌이가정 자녀 등 보육 희망자에 한해서는 등원할 수 있도록 했다. 접촉자가 확인된 강원지역에도 비상이 걸렸다. 두번째 강원도내 접촉자는 강릉시에 거주하는 남성으로, 확진자와 지난 22일 우한에서 출발해 상하이를 경유하는 비행기를 함께 탑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강릉시는 첫 번째 확진자와 지난 19일 같은 항공기에 탑승한 여성이 강릉지역 거주 접촉자로 분류돼 보건소가 능동감시에 착수했다. 도내 접촉자 두 명은 모두 발열과 호흡기 이상 등의 증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도내에 거주하는 확진자는 없다. 강릉시보건소는 이번 접촉자에 대해 6일까지 전화상으로 능동감시를 진행하기로 했다. 충남도는 최근 유치한 중국 단체관광객 3000여명의 방문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당초 산동성, 상해, 길림성 등 우한 지역과 인접하지 않은 지역의 단체 관광객이 다음달까지 충남을 방문하기로 했으나,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완전히 소멸될 때까지 중국관광객 유치를 보류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시도 그동안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진원지인 중국 우한 지역에서 방문하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방역 검사를 오는 28일부터는 중국 전 지역에서 오는 여행객으로 확대해 김해공항 등 출입국에서 방역검사 등 전수 조사를 펴기로 했다. 시는 회의 및 관광 등을 위해 현재 부산을 찾는 중국 단체 관광객은 없는 것으로 파악 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시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대책으로 관내 보건소와 의료기관 일부를 포함하는 선별 진료체계를 구축하고 24시간 대응하는 의심환자 감시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또 일부 대학교에서 우한시와 교환 교류프로그램을 실시·예정 중인 것과 관련 학교 측에 프로그램을 연기할 것을 요청하고 중앙부처에도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했다. 시는 현재 국내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2명과 우한시를 방문한 후 증상이 발생한 1명 등 모두 8명에 대해 1대1 담당자를 지정, 매발열·호흡기 증상 등을 모니터링 중이다. 또 복지건강국장을 반장으로 하는 ‘중국 우한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비 비상 방역대책반’을 구성·운영하는 등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책반은 매일 오후 8시까지 비상근무를 실시하고, 24시간 비상연락체계를 구축해 진행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17일부터 복지건강국장을 단장으로 한 5개 팀 37명으로 구성된 시 방역대책반을 운영하며 환자 발생 및 조치, 역학조사, 진료병원 지정, 격리병상 관리, 환자 검사 및 진단 등 비상방역근무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보건소, 보건환경연구원, 의료기관 등에 대응 매뉴얼을 배포하고,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2곳 12병상) 재정비 등을 통한 지역사회 환자 감시와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가 의료기관에 방문할 경우 건강보험수신자조회 및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를 통해 우한시 방문 여부를 확인하고, 의심환자는 신속히 신고토록 했다. 설 연휴 기간 내내 24시간 비상방역대응체계를 운영해 감염병 발생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전북도는 위기 경보가 이날 오후 ‘주의’ 에서 ‘경계’로 격상되기 이전부터 경계 단계에 준하는 대응체계로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도내 14개 시·군 보건소와 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하고 환자감시와 관리에 나섰다. 전남도와 대구시 등도 24시간 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한반도 문 앞에 배치된 중국 최신예 미사일 ‘둥펑-26’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한반도 문 앞에 배치된 중국 최신예 미사일 ‘둥펑-26’

    둥펑-26(東風-26)은 중국이 자체 개발한 최신예 중거리탄도미사일이다. 중거리탄도미사일이란 전략적 목적에 사용되는 1,000∼5,000km 내외의 사정거리를 가진 탄도미사일을 가리킨다. 2015년 9월 3일 중국 인민 항일 및 반파시즘 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에서 최초 공개된 둥펑-26 미사일은 최근 한반도와 매우 가까운 중국 산둥성(山東省)에 배치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미 과학자 연맹은 1월 21일(현지시각) 상업위성으로 촬영한 중국 산둥성 칭저우(靑州) 남쪽에 위치한 둥펑-26 미사일 부대 사진을 블로그에 전격 공개했다. 구글이 만든 지도 프로그램인 구글어스를 통해서도 해당 미사일 부대를 확인 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구글어스가 촬영한 사진을 보면 차량호에서 나와 있는 6대의 둥펑-26 미사일 발사차량과 지원차량을 확인 할 수 있다. 촬영된 부대는 중국군 로켓군 소속 제69기지 예하의 미사일 여단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군 로켓군 제65기지 밑에는 6개 미사일 여단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산둥성 칭저우와 서울은 거리가 750km에 불과하다. 사실상 한반도 문 앞에 중국의 최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이 배치된 것이다.미군의 주요 기지가 위치한 괌 타격용으로 개발되었다고 알려진 둥펑-26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4,000~5,000km에 달한다. 이 때문에 '괌 익스프레스' 혹은 '괌 킬러'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개발이 시작된 둥펑-26 미사일은 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가 미사일 및 발사차량을 만들었으며 최대속도는 마하 18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3t의 중량을 가진 둥펑-26 미사일의 탄두는 MARV(MAneuverable Reentry Vehicle) 즉 기동탄두 재진입체로 알려져 있다. 기동탄두 재진입체는 일반적인 탄도미사일 탄두와 달리 보조수평날개를 장착하고 있어, 종말단계 즉 목표지점에 떨어질 때 상하좌우 기동이 가능하다. 고 기동성을 자랑하는 기동탄두 재진입체는 높은 명중률을 자랑하며 항공모함과 같은 대형 전투함을 노리는 대함탄도미사일에 많이 사용된다.일부에서는 빠른 속도 때문에 둥펑-26 미사일의 탄두를,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회피할 수 있는 극초음속비행체로 보기도 한다. 2018년부터 중국군 로켓군 전력화된 둥펑-26 미사일은 지난해 1월 발사장면이 중국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돼 외신의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둥펑-26 미사일에 주목해야 하는 것은 핵과 재래식 탄두를 선택해서 사용한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군 로켓군에서 중거리탄도미사일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전략무기로 분류된다. 따라서 산둥성 칭저우에 배치된 둥펑-26 미사일은 핵탄두를 장착하고 있을 가능성도 결코 배제 할 수 없다. 이밖에 높은 명중률을 자랑하는 둥펑-26 미사일은 재래식 정밀 타격이나 항모킬러로 사용될 수 있어 미군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중국서 온 40대 여행객, 日 두 번째 우한 폐렴 환자 ‘국내는?’

    중국서 온 40대 여행객, 日 두 번째 우한 폐렴 환자 ‘국내는?’

    일본에서 두 번째 우한 폐렴 환자가 나타났다. 중국 우한시에 거주하다 최근 일본에 여행 온 40대 남성 여행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폐렴을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다고 일본 후생노동성이 24일 발표했다. 일본에서 우한 폐렴 환자가 발견된 건 두 번째다. 앞서 우한을 방문하고 일본으로 돌아간 가나가와(神奈川)현 거주 30대 중국인 남성이 이달 15일 확진 받았다. 국내 확진 환자는 24일 오전 2명으로 확인됐다. 우한 폐렴이 확산하면서 질병관리본부는 역학조사관을 중국 현지 공관에 파견해 교민 보호 활동을 하고 현지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기로 했다. 우한 폐렴은 중국 우한(武漢)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말한다. 우한은 중국 후베이(湖北)성의 중심 도시로 인구는 1100만 명이며, 유학생을 포함해 한국 교민도 1000여 명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총독인가 동반자인가’… 주한 미국대사 70년사

    ‘총독인가 동반자인가’… 주한 미국대사 70년사

    해리스 대사, 호르무즈파병 압박 등으로 ‘총독’ 비난받아역대 23명 대사 중 유일 직업군인 출신, 국민에게 낯설어결례 논란 전임 대사도 자유롭지 않아…현대사에 영향력미국대사 과거 막후 외교관이었지만 지금은 공공 외교관변화된 역할 조정 과정서 시행착오 겪으며 논란 불거져 ●한국민에게 낯선 미국대사, 해리스 “해리스 대사는 한국 총독처럼 행세하지 않느냐. 자기가 무슨 총독인 줄 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7일 공개된 재단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해리스 대사가 지난 7일 KBS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그곳에(호르무즈해협)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며 정부에 파병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총독 행세’라고 비판한 것이다.해리스 대사가 16일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같은 날 신년기자회견에서 남북 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하면서 당정청은 일제히 반발했다. 다음 날 “의견 표명은 좋지만 우리가 대사가 한 말대로 따라 한다면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내정간섭 같은 발언은 동맹 관계에도 도움이 안 된다”(민주당 설훈 최고위원), “대북정책은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통일부 이상민 대변인),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한 부분은 대단히 부적절하다”(청와대 관계자)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호르무즈해협 파병과 남북 협력 사업뿐만 아니라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과 관련 미국 정부의 입장을 직설적으로 표명하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해 11월 당시 국회 정보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을 관저로 불러 방위비분담금을 50억 달러 내라는 요구만 20번 정도 반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교적 결례라는 비난을 받았다. 해리스 대사는 같은 달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데 대해 “한국이 한일 과거사 문제를 안보 영역으로 확대한 데 대해 실망했다”며 종료 결정을 번복할 것을 압박했다. 해리스 대사를 둘러싼 논란은 우선 대사의 개인적 성향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해리스 대사는 첫 직업군인 출신 주한 미국대사다. 1949년 부임한 1대 존 무초 대사부터 해리스 대사까지 23명 대사 중 6명을 제외하면 모두 직업 외교관 출신이다. 비외교관 출신 6명 중 해리스 대사를 제외하고는 외교를 전공한 교수이거나 한국과 인연이 깊은 목사, 외교에 익숙한 중앙정보부(CIA) 출신 요원, 국회와 국방부에서 외교를 담당한 정치인이었다. 군인 출신으로 외교적 수사보다 직설 화법에 익숙한 해리스 대사가 한국민에겐 ‘낯선 대사’라는 것이다.외교 소식통은 “한국어에 능숙한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와 한국민과 스킨십을 즐겼던 마크 리퍼트 대사에 익숙했던 한국민에게 4성 장군으로 태평양사령관을 역임한 해리스 대사의 야전군 사령관 스타일이 낯설어 보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주한 미국대사의 행보와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승만 정권 당시 윌리엄 레이시 대사는 한미 관계 현안에 대해 이승만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불만을 표출하는 등 거만한 태도를 보여 이 대통령의 반감을 샀다. 박정희 정권에 베트남 파병을 압박했던 윈스럽 브라운 대사는 카운터파트인 이동원 외무부 장관을 ‘패싱’하고 정일권 국무총리, 박정희 대통령과 직접 담판을 짓는 오만함을 보이기도 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는 진보적인 노무현 정부와 보수적인 조지 W 부시 정부가 마찰을 빚던 당시 노무현 정부의 남북 화해협력 정책과 어긋나는 발언을 해 정부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의 총독’이라는 논란은 한국 현대사에서 미국 정부와 그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한 미국대사가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불거졌다는 해석이다. 미국대사는 한국 현대사의 분기점마다 주·조연으로 등장하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데 영향을 미쳤다. 미국대사는 한국 현대사와 한국 정치에서 한복판에 서 있을 수밖에 없는 존재다. ●국가원수급 대우 받은 초대 미국대사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첫 주한 미국대사는 존 무초 대사다. 무초 대사는 1948년 8월 13일 주한 최고대표로 임명돼 사흘 후 부임했다. 미국은 이듬해 1월 1일 한국을 정부로 승인하고 4월 7일 무초 최고대표를 주한 미국대사로 임명했다.1년 전 남북에 각각 단독정부가 수립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지원이 절실했던 이승만 대통령은 무초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을 ‘장엄하게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1949년 4월 20일 무초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에는 이 대통령과 이시영 부통령, 이범석 국무총리, 신익희 국회의장, 김병로 대법원장 등 삼부 요인이 모두 참석했고, 무초 대사는 중앙청에 육해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며 입장했다. 국가원수급 대우를 받은 무초 대사는 1950년 이 대통령과 6·25 전쟁 첫 2년을 함께 겪었다. 무초 대사는 전쟁 발발 직전인 6월 초 미국 의회에 북한의 침공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전쟁 당일인 25일 워싱턴 국무부에 “북한군의 전면 공격이 시작됐다”고 보고했고 이 대통령의 관저인 경무대로 들어갔다. 무초 대사는 피난가겠다는 이 대통령을 말렸지만, 이 대통령은 무초 대사에게 알리지 않고 27일 서울을 떠나 수원으로 갔다. 무초 대사는 이 대통령의 행동에 분노했지만 이후 한국 정부를 따라 수원·대전·대구·부산으로 피난가던 도중 이 대통령을 자신의 차에 태워 피신시키기도 했다. ●이승만 하야 작전의 선봉장? 이 대통령은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독립운동을 한 친미주의자였지만, 집권기에는 미국과 갈등을 빚었다. 이 대통령은 6·25 전쟁 기간 휴전 반대, 반공포로 석방 등으로 휴전을 원하던 미국과 틀어지기 시작했다. 전쟁 후에 미국은 냉전 전략의 일환으로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라고 요구했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뿌리쳤고, 미국의 우려에도 독재의 길을 걸어가면서 양측의 갈등은 악화됐다. 미국 정부는 이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각에서는 미국대사들이 야당 인사들과 접촉하며 최전선에서 하야 계획을 수행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당연히 미국대사와의 관계도 좋지 않았다. 1955년 5월 취임한 3대 윌리엄 레이시 대사는 재한 미국인 상사에 세금을 물리는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 정부와 충돌하자 이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불만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반감을 느껴 이례적으로 미국 정부에 대사 교체를 요청했고, 취임 다섯 달 만에 레이시 대사는 사임했다. 후임인 4대 월터 다울링 대사는 진보당 사건, 보안법 파동 등 이승만 정권의 정치 탄압을 두고 이 대통령과 부딪쳤다. 다울링 대사는 이승만 정권이 1958년 야당 진보당의 조봉암 당수 등을 간첩 혐의로 체포해 사형을 구형하자 정권 2인자인 이기붕 국회의장을 두 차례 만나 조봉암을 구명하려 했으나 조봉암은 1년 후 사형당한다. 1958년 12월에는 이승만 정권이 야당과 언론을 탄압하기 위한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일방 통과시키자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다울링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며 항의의 뜻을 표했다.1959년 12월 부임한 5대 월터 매카너기 대사는 이승만 정권의 종말에 일조했다. 매카너기 대사는 1960년 4·19 혁명 당일 “시위자들과 당국이 폭력을 자제하고 법과 질서를 되찾아 정당한 불만이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시위대에 우호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19일과 21일 경무대에 이 대통령을 찾아가 미국 정부의 우려를 전달했다. 26일 서울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리자 매카너기 대사는 “전국적으로 퍼진 정당한 국민의 불만 표시에 한국 정부는 즉각적인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미봉책을 취할 시기가 아니다”며 이 대통령의 하야 요구를 시사하는 성명을 냈다. 직후 경무대로 가 이 대통령으로부터 하야 의사를 전달 받았다. 경무대 앞에 있던 시위대는 매카너기 대사의 차가 경무대에서 나오자 그가 이 대통령의 하야를 이끌어냈다고 생각하며 ‘매카너기 만세’, ‘미국 만세’를 외쳤다고 한다. ●박정희 인정하되 미국 요구 관철시킨 대사들 박정희·전두환 독재 정권 하에서 미국대사들은 미국의 국익을 위해 반공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이들을 돕기도 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미국의 가치에 반하는 이들을 견제하기도 했으며, 국익과 가치의 딜레마에서 이들의 독재를 방관하기도 했다. 1961년 5·16 쿠데타가 발발하고 한 달여 후 취임한 6대 새뮤얼 버거 대사는 박정희의 쿠데타 세력을 사실상 인정하되 미국의 정책을 따르도록 설득하는 전략을 취했다. 쿠데타 발발 당일 마셜 그린 주한 미국대사대리와 카터 매그루더 주한미군사령관이 쿠데타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을 뒤집은 것이다. 버거 대사는 박정희에게 민정 이양을 위한 선거를 실시하고 한일 국교정상화를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박정희는 전역하고 1963년 10월 대선에서 승리했으며, 2년 후 한일 국교정상화를 위한 한일기본조약 등을 체결했다.7대 윈스럽 브라운 대사는 박정희 정권에 미국이 수행하던 베트남전 참전을 압박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4년 미국이 베트남전에 본격 개입하자 그 해 9월 베트남에 의무 요원과 태권도 교관을 파견했는데, 브라운 대사는 12월 박정희 대통령에게 증파를 요청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5년 10월부터 전투부대를 파병하기 시작했고, 브라운 대사는 이듬해 3월 한국의 추가 파병에 대한 미국의 보상을 담은 ‘브라운 각서’를 전달했다. 브라운 각서와 월남 특수로 한국은 경제·군사적 성장을 이루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지만, 국군 장병의 피를 돈을 받고 팔았다는 비난도 제기됐다. ●유신 정권과 대립했던 대사들 1970년대 미국에 닉슨·포드·카터 정부가 차례로 들어서고, 박정희 정권이 1972년 유신헌법 개정으로 독재의 길을 걸으며 양국은 충돌하기 시작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69년 냉전 완화(데탕트)를 이유로 아시아에서의 개입을 줄이고 아시아 국가들의 자력 방위를 요구하는 ‘닉슨 독트린’을 발표했다. 닉슨 독트린에 따라 8대 윌리엄 포터 대사는 1970년 박 대통령에게 주한미군을 6만 명에서 4만 명으로 감축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박 대통령이 감축에 불만을 갖고 미국의 주한미군 주둔비용 지원 요구를 거부하자 포터 대사는 “(박 대통령은) 엉클 샘(미국)의 큰 젖통에 달라붙어서 떨어지질 않으려 한다”며 독설을 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동맹국이 미국을 벗겨 먹는다며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인상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주한미군 감축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 셈이다.1971년 10월 취임한 9대 필립 하비브 대사는 ‘미국 당대의 가장 걸출한 전문 외교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내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을 구명한 인물로 유명하다. 하비브 대사는 1973년 8월 박정희 정권이 야권 정치인 김대중을 납치하자 조용하지만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했다. 하비브 대사는 박 대통령에게 “김대중 납치 사실을 알고 있으며 김대중이 죽는다면 미국과 한국의 관계는 끝장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CIA) 서울지부장이자 후일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하는 도널드 그레그가 회고했다. 김대중은 납치 닷새 후 서울 자택에서 풀려났다. 후임 10대 리처드 스나이더 대사는 박정희 정권이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을 추진한 사실을 알아채고 박정희 정권에 경고해 핵무기 개발 계획을 무마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독재 정권의 견제자인가 방관자인가 11대 윌리엄 글라이스틴 대사는 1978년 7월 취임, 이듬해 10·26 사태와 12·12 쿠데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등 한국사의 주요 변곡점을 겪은 인물이다. 1977년 출범한 카터 정부는 도덕주의 외교 노선을 앞세우며 박정희 정권의 독재 정치를 비판하고 주한미군 철군을 추진함에 따라 한미 관계가 악화됐다. 이 과정에서 글라이스틴 대사는 카터 대통령을 설득해 주한미군 철군 계획을 철회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정희 정권이 1979년 10월 국회에서 여당 공화당과 유신정우회를 동원해 야당 신민당의 김영삼 총재를 의원직에서 제명하자 카터 정부는 항의의 뜻으로 글라이스틴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도 했다.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1979년 12·12 쿠데타를 일으키고 이듬해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탄압할 당시 글라이스틴 대사와 미국 정부는 이를 묵인하거나 최소 방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전두환과 그의 참모들을 만나 광주에서의 군사 작전을 항의하기도 했으나,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이 전남도청 진압작전을 수행하기 하루 전 글라이스틴 대사는 ‘(신군부에) 군사작전을 포기하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백악관에 보고한 것으로 기밀해제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신군부의 진압작전을 묵인했다고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1999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신군부의 행동에 미국이 공모자는 아니었으나 무력했던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12대 리처드 워커 대사는 1981년 8월부터 1989년 1월까지 약 7년 5개월간 재임해 현재까지 최장수 대사 기록을 갖고 있다. 1대 무초 대사부터 11대 글라이스틴 대사까지 모두 직업 외교관이었으나, 워커 대사는 학자로서 첫 비외교관 출신 주한 미국대사이기도 하다. 워커 대사는 1980년 7월 내란음모죄로 사형 선고를 받은 김대중을 석방시키는 데 역할을 했지만, 김대중 석방 대가로 전두환 대통령의 조기 방미를 성사시켜 12·12 쿠데타와 광주 학살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에 정통성을 부여하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민주화 이행기의 CIA 출신 대사들 13대 제임스 릴리 대사와 14대 도널드 그레그 대사는 CIA 요원 출신으로, 1987년 6·10 항쟁과 대통령 직선제 개헌, 1993년 문민정부 출범까지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목격했으며 민주화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의 광주 학살 개입, 방조 의혹으로 반미 정서가 고조됐던 1980년대 말 부임했던 릴리 대사와 그레그 대사는 한국민의 거센 반감에 직면해야 했다. 릴리 대사는 반미 시위대로부터 수차례 인형 화형식을 당했으며, 그레그 대사는 시위대의 관저 침입을 겪기도 했다. 특히 릴리 대사의 후임으로 연이어 CIA 출신인 그레그 대사가 미국대사로 임명되자 야당과 언론은 ‘미국이 한국을 외교 대상이 아닌 정보·공작 대상으로 본다’며 반발하기도 했다.하지만 1987년 6·10 항쟁 당시 전두환 정권이 명동성당에 강제 진입해 학생들을 연행하려 하자 릴리 대사는 13일 최광수 외무부 장관을 만나 “전 세계가 떠들썩해질 것”이라며 진입을 저지했다. 그는 전두환 정권이 계엄령을 검토하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시위를 평화롭게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의 친서를 요청해 받았다. 릴리 대사는 전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으나 청와대는 18일 거절 의사를 밝혔다. 릴리 대사는 결국 다음 날 전 대통령을 찾아가 친서를 전달하고 “무력을 절대 사용하지 마라”고 경고했으며 전두환 정권은 계엄령 선포 계획을 백지화했다. 그레그 대사는 취임 약 4개월 후인 1990년 1월 광주를 찾아 미국의 광주 학살 개입 책임을 묻는광주민주화운동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레이건 대통령이 전 대통령을 취임 후 첫 외국 정상으로 초청한 것은 김대중을 사형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기 때문”이라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레그 대사는 노태우 정권의 남북화해정책과 북방정책을 지지했으며 미군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철수를 추진하며 1992년 남북 한반도비핵화선언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레그 대사는 1992년 남북화해를 위해 한미연합훈련인 팀스피리트 훈련을 취소하도록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한미 정부는 그레그 대사와 상의 없이 훈련을 재개하면서 북한은 준선시상태를 선언했고 핵확산방지조약(NPT)에서 탈퇴했다. 그레그 대사는 2015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내가 대사로 봉직하던 기간 중에 미국이 결정한 유일한 최악의 실수”라고 했다. ●북핵 전문 외교관 전성시대 1993년 북한의 NPT 탈퇴로 1차 북핵 위기가 촉발되자 미국의 대한국 외교는 물론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도 북핵 문제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1993년 11월 취임한 15대 제임스 레이니 대사는 목사 출신으로 직업 외교관은 아니었으나, 1947~1950년 서울에서 정보장교로 근무했고 1959~1964년 연세대에서 신학을 가르친 ‘지한파’였다. 레이니 대사는 1994년 북한이 영변의 핵연료봉 추출을 강행하고 미국은 영변 핵시설 정밀 타격을 시행하려 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오르자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나 대북 특사로 방북해 중재할 것을 요청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그 해 6월 김일성 주석을 만나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냈으나, 7월 김 주석이 사망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은 무산됐다. 하지만 북미는 9월 제네바합의를 타결하며 1차 북핵 위기를 종식시켰다.레이니 대사의 후임인 16대 스티븐 보즈워스 대사, 17대 토머스 허버드 대사, 18대 크리스토퍼 힐 대사는 모두 북핵 전문 외교관이다. 보즈워스 대사는 1995~1997년 제네바합의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북한에 경수로를 건설하는 역할을 맡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주한 미국대사로 자리를 옮겼다. 보즈워스 대사는 2001년 주한 미국대사에서 퇴임한 이후에도 2009~2011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대북특별대표를 맡아 북미 협상을 총괄했다. 그는 미국 대북 협상파의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허버드 대사 역시 1994년 북미 제네바협상에 실무급으로 참여한 대북 협상 전문가다. 2001년 9월 취임한 허버드 대사는 이듬해 2차 북핵 위기를 맞게 된다. 아울러 2002년 6월 주한미군 장갑차의 여중생 압사 사건, 이듬해 정부의 이라크 파병 결정, 2004년 주한미군 기지 평택 이전 반대 시위 등으로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한미 동맹의 균열 우려가 심화되자 이를 해결하는 데 임기를 보냈다.후임인 힐 대사는 2004년 9월 취임해 이듬해 2월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로 지명됐으며, 두 달 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에 취임하면서 대사직을 내려놓았다. 힐 대사는 인터넷을 통해 한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반미 감정을 누그러트리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힐 대사는 2005년 9월 6자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의 이정표로 평가받는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냈다. ●‘리코드 브레이커’ 대사들의 명과 암 19대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부터 23대 해리 해리스 대사까지 다섯 명의 대사는 주한 미국대사 역사의 ‘신기록 보유자’들이다. 버시바우 대사는 직전에 주러시아 미국대사를 역임하고 주한 미국대사 중 역대 최고위급 인사로 부임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는 최초의 여성이자 최초의 한국어 구사 대사, 성 김 대사는 최초의 한국계 대사였으며 마크 리퍼트 대사는 현재까지 최연소 대사 기록을 갖고 있다. 해리스 대사도 최초의 직업군인 출신 대사 기록을 세웠다. 2005년 10월 취임한 버시바우 대사는 역대 주한 미국대사 중 최고위급 인사로 부임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버시바우 대사는 부임 초기 북한의 인권과 위조지폐 문제를 거론하고 김정일 정권을 ‘범죄 정권’이라고 칭하며 대북 강경 기조를 보였고 당시 노무현 정부는 버시바우 대사에게 북한 비난을 자제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버시바우 대사는 2008년 5월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에 반대하는 촛불 시위가 한창이던 때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실망스럽다”고 해 외교적 결례 논란을 빚었다. 버시바우 대사는 손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주장한 데 대해 “과학적 근거도 없이 불안을 야기한 것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했으며, 민주당 측은 이를 공개하며 반발했다. 다만 버시바우 대사는 힐 대사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을 통해 한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을 상대로 한 공공 외교를 이어나갔다. 스티븐스 대사는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 국민과 접촉면을 늘리면서 공공 외교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대사로 평가받는다. 스티븐스 대사는 미국 평화봉사단에 들어가 한국 복무를 자원, 1975~1977년 충남 예산군 예산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심은경’이라는 한국 이름을 지었다. 그는 1978년 국무부에 입부한 후 1983~1989년 한국에 다시 와 서울 대사관과 부산 영사관에서 근무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2008년 10월 취임하자마자 33년 전 봉사한 예산중학교를 방문, “예산은 내가 외교관으로 필요한 자질을 배웠던 곳”이라며 한국 국민의 마음을 샀으며, 블로그도 개설해 글을 연재하며 ‘파워 블로거’로서의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후임 성 김 대사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6자회담 특별대표를 역임하다 그 해 11월 주한 미국대사로 취임했다. 김 대사는 2017년 주필리핀 미국대사로 자리를 옮겼으나 이듬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에서 최선희 당시 외무성 부상과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실무협상을 했다. ●‘같이 갑시다’ 한미 동맹 캐치프레이즈 만든 리퍼트 리퍼트 대사는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보좌관을 지내다 2008년 오바마 정부 인수팀에 합류했다. 정부 출범 후 국방장관 수석보좌관,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국방장관 비서실장을 역임하고 2014년 11월 주한 미국대사로 취임했다. 이전 직업 외교관 출신 대사들이 ‘늘공’(늘 공무원)이었다면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 참모로서 관직을 맡은 ‘어공’(어쩌다 공무원)인 셈이었다.리퍼트 대사는 2015년 3월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김기종 씨에 의해 습격을 당했을 때 의연하게 대처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미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나아가 한미 동맹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습격 소식이 전해지자 리퍼트 대사의 수술은 물론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의 여론이 높아졌다. 리퍼트 대사는 사건 당일 수술을 마치고 트위터에 “한미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복귀합시다. 같이 갑시다!”라고 올리며 우려의 여론을 신속히 잠재울 수 있었다. 이후 ‘같이 갑시다’(Go together)는 한미 동맹의 캐치프레이즈가 돼 한미 동맹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인사말이나 건배사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구가 됐다. 리퍼트 대사는 대사 부임 전 한국과 인연이 별로 없었지만, 부임 후 빠르게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익히며 한국민과의 거리를 좁혀나갔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 부임 후 갖게 된 첫째 아들에게 ‘세준’이라는 한국식 이름을 미들 네임으로 줬고, 딸에게도 ‘세희’라는 미들 네임을 붙였다. 야구팀 두산 베어스의 팬으로 유명한 리퍼트 대사는 대사 재임 기간은 물론 퇴임 후에도 야구장을 찾아 두산을 응원하면서 ‘야구 외교’를 선보이고 있다. ●막후 외교서 공공 외교로 대사의 역할 변화했지만 해리스 대사는 2018년 2월 주호주 미국대사로 지명됐다가 세 달 후 주한 미국대사로 재지명된 뒤 7월 취임했다. 전임 리퍼트 대사가 퇴임하고 1년 6개월여 만에 공석을 메운 터라 기대도 높았던 반면, 그가 대북·대중 강경파라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교차했다. 하지만 해리스 대사는 2018년 6월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실제 협상에 진지한지 가늠하는 차원에서 주요 (한미연합)훈련을 일시 중단할 필요가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대북 협상 기조에 보조를 맞췄다. 해리스 대사가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우려를 표하고 문 대통령의 남북 협력 사업 추진에 한미 협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개인의 신념이라기보다 트럼프 정부의 기조를 대변한 것이다. 해리스 대사뿐만 아니라 전임 대사들도 한국 정부와 이견이 있는 이슈에서 항상 미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버시바우 대사도 재임 기간 당시 조지 W 부시 정부의 기조대로 ‘남북 경제협력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해 해리스 대사처럼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을 받았다. 스티븐스 대사도 2010년 한미의 핵심 현안이자 2000년대 한국 내 반미 정서의 주요인이었던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한국의) 시장이 완전히 개방되기를 바라지만 이 사안의 민감성을 잘 알고 있다”며 비록 정제된 톤이었지만 미국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그럼에도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트럼프 정부가 방위비분담협상 등 한미 관계의 현안에 대해 한국 정부를 전례 없이 강하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공교롭게 한일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는 중에 해리스 대사가 부임하고, 그의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계속해서 밀어붙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가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해리스 대사에게는 ‘고압적인 미국 외교관’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졌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한미 관계가 과도기를 겪는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 모두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을 변화한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같은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립하는 냉전 구도가 해체되고 한국의 국력이 급성장하면서 한미 관계가 상호 호혜적 관계로 재조정되는 가운데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도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닌 대국민 공공 외교를 통해 한미 관계를 증진시키는 것으로 변화할 필요가 생겼다. 하지만 과거 미국대사의 한 마디에 한국 정부의 기조가 흔들렸던 경험을 겪었던 한국민은 미국대사의 발언을 정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간주하며 의심의 눈초리로 볼 수밖에 없다. 미국대사들도 한국과 미국이 불평등한 관계에 있었던 역사와 한국민의 의심을 고려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발언함으로써 오해를 자초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1990년대 초반까지 주한 미국대사는 주한미군사령관과 함께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었지만, 냉전 이후 한국의 국력이 강화되면서 미국대사는 한미 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역할로 변화했다”고 했다. 이어 “해리스 대사를 둘러싼 논란은 대사 개인의 성향에 기인한 것도 있겠지만, 한미 정부가 변화된 양자 관계 속에서 이견을 조율하고 자신의 입장을 정제된 톤으로 발표하는 데 서툰 모습을 보이는 탓도 있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미스 USA 본선에 사상 첫 양성애자 커밍아웃 출전자 나선다

    미스 USA 본선에 사상 첫 양성애자 커밍아웃 출전자 나선다

    2020년 봄 미스 USA 본선에 사상 처음으로 양성애자임을 커밍아웃한 출전자가 나선다. 화제의 주인공은 주초 미스 유타로 뽑힌 레이철 슬로슨(25)이다. 그는 며칠 전 소셜미디어에 “퀴어가 된다고 플랫폼이 되지는 않는다”며 “내가 성적 소수자(LGBT+)임을 커밍아웃하지 않고 오랫 동안 기다려온 이유는 내가 사랑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이 날 규정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야후! 라이프스타일이 23일 전했다. 그는 “인생은 짧고 난 답해지는 것보다 훨씬 많은 질문을 갖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사랑하려고 이 자리에 왔다는 것”이라며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이 날 퀴어라거나 양성애자라고 인정해준다면 자랑스럽겠다. LGBTQ는 날 레이철로 만들어주는 여러 가지 중 하나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커밍아웃한 것은 미스 유타 대회를 며칠 앞두고였다. 물론 1952년 처음 대회가 열린 이후 사상 처음 양성애자 출전자다. 아울러 그는 자신의 얘기가 정신건강 이슈에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이 다섯 번째 도전이었는데 지난 번 마지막 좌절 때 그는 극단적 선택을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정신병원에도 몇 번 다녀왔고 양극성 장애(Bipolar Disorder) 진단도 받았다. 일년 전 그 밤은 살고 싶지 않았고, 오늘 밤은 이미 커밍아웃을 한 상태란 점만 다르다”고 말했다. 슬로슨은 “왕관을 씌워줘 대단히 고맙다. 난 유타인으로서 올바르게 행동할 것을 약속하고 올해는 내 진실을 공유하는 데 바칠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 9년 동안 계속해왔던 질문인 ‘내가 왜 여기 있지?’에 대한 답은 아니다”라면서 “내가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물론 슬로슨이 미인 대회의 통념을 깬 첫 여성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미스 미얀마 스웨 진 흐텟이 미스 유니버스 사상 처음으로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하고 출전했다. 2016년에 미스 미주리로 뽑힌 에린 오플래허티는 미스 아메리카 대회에 첫 동성애자 커밍아웃 출전자로 이름을 올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속보] 호주 산불 진화에 투입된 항공기 추락해 미국인 셋 희생

    [속보] 호주 산불 진화에 투입된 항공기 추락해 미국인 셋 희생

     호주 산불 진화에 투입된 미국인 3명이 항공기가 추락하는 바람에 희생됐다.  뉴사우스웨일즈(NSW)주 의용소방대 소속 C130 허큘리스 수송기가 23일 오후 1시 30분(한국시간 오전 11시 30분) 스노위 모나로 상공에서 교신이 두절됐는데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추락 원인과 희생자 신원은 곧바로 알려지지 않았다. 추락 지점은 수도 캔버라에서 남쪽으로 2시간 떨어진 곳이었다.  캔버라 공항은 갑자기 번진 산불 위협 때문에 폐쇄됐다. 도심에서 자동차로 20분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공항 근처까지 불길이 번진 데다 섭씨 40도 안팎의 무더위가 겹쳐서다.  NSW 주에서만 80건 이상의 산불이 발화했다. 캔버라 시 관리들은 비상경계령을 발령해 두 건의 산불이 근처를 위협하는 공항 근처에 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전날부터 시작한 산불이 이날 걷잡을 수 없어졌다. 시드니와 멜버른 사이에 자리한 캔버라는 지난 몇 주 내내 산불에 시달려왔다.  호주 동남부를 휩쓴 산불 때문에 적어도 33명이 목숨을 잃었고, 잉글랜드 만한 1100만 ㏊가 산불에 그을렸다. 며칠 전까지 간헐적으로 이어진 비와 폭풍우 덕에 산불이 소강 상태를 보였지만 그 뒤 다시 폭염이 덮쳐 산불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날 시드니 기온은 40도까지 치솟았다. 이날 정오 무렵만 해도 6건의 산불이 호주 남해안에 비상령을 발동케 했다고 BBC는 전했다.  한편 산불로 신음하는 호주 동부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맹독성 대형 거미 ‘주의보’까지 내려졌다고 미국 CNN 방송이 보도했다. NSW주 소재 ‘호주 파충류 공원’은 최근 며칠 새 대형 독거미류의 활동성이 증가했다고 22일 밝혔다. 호주 파충류 공원 대변인 대니얼 럼지는 “최근 내린 비와 고온으로 인해 ‘깔때기거미가 활동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깔때기거미는 사람을 물었을 때 가장 치명적인 거미류에 속한다”고 경고했다.  호주 공영 ABC 방송에 따르면, 전날 밤 빅토리아주 북부에서 발생한 먼지 폭풍의 먼지들이 강풍을 타고 남하하는 바람에 멜버른 각지에 흙이 섞인 비가 내렸다. 리처드 칼런 호주 기상청 (BOM) 선임 예보관은 “멜버른 시내 여기저기서 ‘갈색 비’가 내린다는 제보를 많이 받았다”면서 “처음에는 우량이 적어 흙비가 내렸지만, 곧 많이 오면서 흙이 씻겨 내려갔다”고 말했다.  멜버른 남쪽 브라이턴에 사는 쇼나 맥알파인은 “집 수영장이 연못이나 진흙 스파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비에 섞여 내린 흙으로 혼탁해진 야외 수영장들은 23일 하루 아예 폐장했다. 멜버른 동부에 위치한 보룽다라 시는 “시청이 관리하는 수영장의 물을 정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면서 “정확한 재개장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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