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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불 스파이 액션 ‘아토믹 블론드‘ 메인 예고편

    청불 스파이 액션 ‘아토믹 블론드‘ 메인 예고편

    스파이 액션 블록버스터 ‘아토믹 블론드’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영화 ‘아토믹 블론드’는 미국·영국·프랑스·독일·러시아 각국의 스파이가 모인 베를린에서 MI6 최고의 비밀요원 ‘로레인’이 전 세계 스파이 명단과 이중 스파이를 찾는 과정을 그렸다. 샤를리즈 테론을 비롯해 제임스 맥어보이, 소피아 부텔라 등이 출연한다. 공개된 예고편은 감각적인 스타일의 스파이 액션 블록버스터의 탄생을 알린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서 섹시한 여전사 면모를 선보인 샤를리즈 테론은 MI6 최고의 비밀 요원 ‘로레인’ 역을 맡아 100% 리얼 액션을 선보인다. 모든 액션 장면을 직접 소화한 샤를리즈 테론은 촬영 전부터 매일 다섯 시간이 넘는 거친 훈련과 30개가 넘는 싸움 동작을 익혀 사실적인 액션을 완성했다. 또 극중 샤를리즈 테론의 화려한 패션 스타일도 눈여겨 봐야 할 중요 포인트이다. 냉혹한 미녀 스파이를 강조하기 위해 금발, 검은 선글라스, 롱코트 등으로 시크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제임스 맥어보이는 MI6 베를린 지부장 ‘퍼시벌’ 역으로 등장해 베를린으로 급파된 로레인의 임시 파트너로 활약한다. 그러나 “날 벌집으로 들여보내다니… 알면서 보낸 거지?”라는 로레인의 질문처럼 아군인지 적군인지 불분명한 모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소피아 부텔라는 프랑스 스파이 ‘라살’ 역을 맡아 열연한다. 전 세계를 열광시킨 그래픽 노블(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 ‘콜디스트 시티’를 원작으로 한 ‘아토믹 블론드’는 최근 ‘데드풀2’의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된 데이빗 레이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한편,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아토믹 블론드’에 대해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신체 노출과 여성 동성애 등이 묘사되고, 육체 폭력과 흉기 살상, 헤드샷 등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장면들이 자극적으로 표현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영화는 오는 8월 30일 개봉한다. 114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제 2회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 다음달 7일 부터 나흘간 펼쳐져

    제 2회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 다음달 7일 부터 나흘간 펼쳐져

    ‘푸른 꿈이 탐난多! 영화가 신난多!’  제 2회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가 평존중앙공원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다음달 7일 부터 나흘간 롯데시네마 평촌, 안양아트센터 등 안양시 일원에서 열린다. 개막식은 포토월 행사, 상영작 및 프로그램 소개, 개막공연, 개막작 상영 등이 진행된다. 이번 영화제는 청소년과 시민이 주체인 영화제로 꾸며질 예정이다. 시민참여위원회, 청소년심사위원단, 청소년 청중평가단을 구성 영화제를 운영하고 상영작의 평가도 한다. 부분경쟁을 도입한 비경쟁 영화제로 23개국 59편(장편15편, 단편 44편)이 상영된다.  작가이자 감독인 미국 몬태나 출신의 쌍둥이 형제 알렉스와 앤드류 두 사람이 공동으로 집필하고 연출한 ‘워킹 아웃’ 개막작으로 상영된다. 생태 저술가인 데이비드 쾀멘의 유명 단편 소설을 각색했다. 2017년 선댄스영화제 드라마틱 경쟁부문에서 상영됐다. 이병헌이 출현헀던 영화 ‘매그니피센트7’의 배우 맷 보머가 아버지 역으로 나온다. 깊은 숲속으로 맹수 사냥을 떠나 부자가 겨울철 혹한의 야생에서 힘든일 겪으며 소원해진 관계의 절벽을 넘어 가, 결국 서로 부둥켜 안게 되는 두 부자의 얘기를 그린다. 새로 신설된 국제경쟁부문은 총 16작품이 선정됐다. 동성애, 난민·왕따 문제등 청소년 시기에 국한하지 않고 국제적 이슈를 다룬 작품도 선보인다. 론 야거 감독의 루카스(독일), 제르마이어스 바얄 감독의 도어 투 프리덤(오스트리아), 에네오스 차르카 감독의 시티 오브 월(알바니아) 등 16작품이다.  국내경제부문은 극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청소년의 고민과 갈등을 담아낸다. 19세 이하(만13~18세), 24세 이하(만19~24), 만 24세 이하 세부문으로 나뉜다. 권해빈의 ‘동생’, 박신우·허지혜의 ‘어항 밖 물고기’, 한정길의 ‘고래사냥’, 허지예의 ‘파란 불이 들어오면’ 등 24작품이 선정됐다  영화 비평가이자 작가인 달시 파켓, 다큐멘터리 프로듀서 한선희, 영화 감독 전계수가 심사를 맡는다. 홍보대사로는 에이프릴 채경과 프로듀스 101 시즌2의 타카다 켄타가 위촉됐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접촉, 사랑의 혁명

    접촉, 사랑의 혁명

    터칭/애슐리 몬터규 지음/최로미 옮김/글항아리/620쪽/2만8000원흔히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고 한다. 수도사와 출가승들의 뼈를 깎는 고행을 통한 깨달음과 해탈도 같은 맥락에서 정신의 우위를 지향한다. 실제로 인류의 사상사, 특히 서구 사상사에선 정신에 대한 육체의 하위개념이 오래도록 지배적이었고 그 근본적인 경향은 큰 변함이 없다. 영국 출신의 미국 인류학자 애슐리 몬터규(1905~1999)가 반세기 전인 1971년 펴낸 이 책은 그런 정신 우위의 인식을 깨면서 육체에 관한 선지적 일깨움을 전해 도드라진다. ‘정신은 육체를 통해 형성된다’는 일관된 주장이 새삼스럽다.육체적 고통의 경험은 육체뿐 아니라 결국 정신적 가학을 낳는다는 사실은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된다. 아동학대 가해자의 대부분이 어린 시절 부모 등으로부터 학대받은 경험을 갖고 있다는 사회과학적 발견은 대표적인 예다. 저자가 끈질기게 주장하는 핵심은 바로 ‘사랑을 받아본 사람이 사랑을 할 줄도 안다’는 것이다. 사랑을 만지고, 쓰다듬고, 껴안는 체감을 수반한 ‘행동하는 애정’으로 본다. 그러면서 동·서양, 대륙권과 해양권, 문명권과 비문명권, 여성과 남성, 계층 간 스킨십 문화를 비교해 사회적으로 학습되는 촉각 경험에 따라 인간이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무려 620쪽에 걸쳐 펼쳐보인다. 64만개의 감각수용기가 포진한 매체인 사람의 피부는 체내 보호나 체온 조절, 호흡 보조 같은 역할을 하는 물리적 기관이다. 하지만 피부에 대한 저자의 시선은 단순히 생체적 기능에 머물지 않은 채 사랑을 존속시키는 ‘정신의 기관’으로 치닫는다. “촉각에서 인간애가 싹튼다”는 저자는 미각, 후각, 촉각 같은 ‘근접 감각’을 이탈해 시각, 청각 같은 ‘원격감각’에 길들여지는 세계를 우려한다. ‘사람이 마땅히 익혀야 하는 친절’이라는 인간애야말로 온기를 직접 주고받는 접촉의 순간에 생긴다고 보기 때문이다.무엇보다 저자는 영·유아기 촉각 경험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특히 어머니와 어린아이의 피부 접촉을 중시한다. 모유 수유는 단순히 갓난아기의 몸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일 이상이라는 것이다. 이때 일어나는 신체 접촉을 통해 아기와 어머니가 누리는 혜택은 막대하다고 한다. 아이가 엄마의 젖을 빠는 과정을 통해 구강과 인두 구조 훈련을 자연히 경험하게 된다. 호흡의 물꼬를 트는 데 주효한 역할을 하며 발화(發話)의 테크닉을 익히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그래서 신생아는 가능한 한 언제든 엄마 품에 놓아 줘야 마땅하다고 역설한다. “유모차 대신 아기는 중국의 포대기나 에스키모의 파카와 동등한 무언가에 싸여 엄마나 아빠 가슴에 안기거나 등에 업혀 다녀야 한다”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피부 자극의 영향과 효과는 성장의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출생 직후 시각과 청력을 모두 상실하고도 피부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익힌 헬렌 켈러의 사례가 눈에 띈다. 노인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노인의 욕구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도 등한시되고 있는 게 바로 촉각 자극 욕구라고 한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 “나이 든 사람들이 애무와 포옹, 손을 다독이거나 꼭 잡아 주는 행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만 봐도 이러한 경험이 이들의 행복에 얼마나 결정적인지를 이해할 수 있다.” 접촉 결핍을 모든 인간 관계에서 생기는 문제의 큰 원인으로 지목하는 등 요즘 상식으론 선뜻 이해하기 힘든 주장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이를테면 접촉 결핍이 동성애 문제의 원인일 수도 있다는 주장은 대표적인 예이다. 동성애가 정신질환이 아니라는 사실은 1974년 이래 미국 정신의학회의 공식입장이다. 그런 흠결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사례나 과학적 성과에 기대어 요즘 디지털 시대에 던진 촉각의 가치와 중요성은 신선하다. 책 서문에 붙인 미국 시인 니키 지오바니의 일갈이 저자의 주장을 함축하는 듯하다. “접촉은 과거에도 그랬거니와 현재에도 그렇듯, 미래에도 단연 진정한 혁명으로 자리매김될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이기적 유전자’ 도킨스 “UC 버클리 강연 취소 말도 안된다”

    ‘이기적 유전자’ 도킨스 “UC 버클리 강연 취소 말도 안된다”

    지난주 영국왕립재단으로부터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 저서로 선정된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 ’의 저자이며 진화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76·영국)가 다음달 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 캠퍼스에서 예정됐던 강연이 취소된 데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도킨스를 초청했던 버클리 지역 라디오 방송국인 KPFA는 그가 이슬람을 겨냥해 지나치게 많은 많은 발언을 쏟아낸 것이 강연을 취소하게 된 이유가 됐다고 설명했다고 영국 BBC가 25일 전했다. 이 방송국은 티켓을 구입한 이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우리는 그의 빼어난 과학 저서에 근거해서 이 강연을 확정했는데 그때는 트윗과 이슬람에 대한 다른 언급들을 통해 그가 그렇게나 많은 이들을 공격하고 상처줬는지를 몰랐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립대와 아무 관련이 없는 이 방송국은 “상처 투성이이고 권리를 유린하는 강연을 지지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도킨스의 견해를 폭넓게 파악하지 못한 실수에 대해 사과한다”고 덧붙였다.베이 에이리어 매체들은 2013년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을 펴내 반종교 색채를 분명히 드러낸 도킨스가 트위터에 “이슬람은 오늘날 세계의 악에 가장 강력한 군대”라고 적어 적지 않은 버클리 주민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도킨스 교수는 온라인을 통해 강연 주최측에 서한을 띄워 “이슬람을 겨냥해 유린하는 강연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과거에 자신이 했던 거친 표현들은 모두 “정치적인 목적으로 종교를 이용하는 이슬람국가(IS) 전사들을 겨냥한 것이었지 신앙에 내재된 것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슬람의 소름끼치는 여성혐오와 동성애 혐오를 비판한 것이다. 배교자를 어떤 다른 범죄자보다 잔인하게 처형하는 것을 비판한 것”이며 “내가 종종 기독교에 비판적이지만 그것 때문에 일탈하지도 않았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버클리에서 지내는 2년 동안 거의 매일 이 방송을 들었다며 “항상 출처를 밝히는 이 방송의 전통을 특별히 존경했다. 그런데 내가 유린하는 강연을 했다고 비난할 때는 출처를 의심스럽게도 인용하지 않았다. 왜 팩트를 체크하지 않은 거냐, 적어도 강연을 취소하기 전에 알려주고 함께 확인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1960년대 표현의 자유 운동의 메카로 알려진 버클리는 최근에는 극좌파 학생들이 자신과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강연 연사나 학문 분파를 침묵시키려 한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보수 인사로 분류되는 앤 쿨터와 밀로 이아노풀로스는 대학 당국이 공공의 안전을 빌미로 일방적으로 강연을 취소하자 당국과 충돌하기도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카사노 아내까지 끌어들여 2주새 두 차례 은퇴 선언

    카사노 아내까지 끌어들여 2주새 두 차례 은퇴 선언

    원래 악동이라지만 은퇴를 둘러싸고도 이렇게 갈피를 못 잡을 수 있을까 싶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AS 로마와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공격수로 뛰었던 안토니오 카사노(35·이탈리아)가 결국 선수 생활을 접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2주 동안 그의 행보를 보면 언제 다시 손바닥 뒤집듯 바뀔지 모를 일이다. 아내 카롤리나 마르시알리스를 끌어들여 일을 뒤엉키게 만든 측면도 부정할 수 없다.그는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세리에A 헬라스 베로나와 입단 계약한 지 여드레 만에 은퇴하겠다고 공언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리고 몇 시간 되지 않아 마음이 바뀌었다며 팀에 잔류하겠다고 했다. 기자회견을 자청한 그는 “너무 지치고 약해진 순간에 감독님과 다른 사람들을 만나 은퇴하고 싶다고 말해 버렸다”며 “가족들이 너무 그리웠는데 구단이 가족을 불러줬고, 가족들의 말에 마음을 바꿨다”며 은퇴 선언을 번복했다. 아내와 아이들이 베로나에서 300㎞나 떨어진 제노바에서 지내고 있어 향수병에 걸렸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마음이 바뀌었다고 털어놓은 그는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솟아나며 미친 시즌을 보낼 것”이란 달뜬 표현까지 동원하며 팀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고는 엿새가 흘러 24일, 새 팀에서 두 차례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치른 뒤에 그는 다시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아내 마르시알리스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남편이 베로나 구단을 떠나는 것은 맞지만 은퇴하겠다는 뜻은 아니며 다른 구단을 찾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카사노는 몇 시간 뒤 은퇴하겠다는 뜻이 분명히 한다고 바로잡았다. 그는 성명을 내 “아내의 공식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글과 정반대로 내 미래를 깨끗이 정리하고 싶다”고 밝힌 뒤 “카롤리나가 잘못 적었다. 여러 차례 생각하고 돌아본 결과 난 더 이상 축구를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베로나 시와 모든 팬들, 마우리시오 세티 대통령, 필리포 푸스코 스포츠국장, 파비오 페치아 감독, 동료나 의료진, 코칭스태프들에게 사과 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35세 남자에게 삶을 이끌 등불, 그리고 이 순간 내가 최우선 순위로 여기는것은 아이들과 아내 곁에 머무르겠다는 것”이라고 멋진 표현까지 썼다. 하지만 입단을 발표한 지 불과 2주 만에 은퇴와 번복, 구단 이탈과 또 한번의 은퇴 선언을 오간 것은 적지 않은 실망을 안겨줬다. 고향의 클럽 바리에서 데뷔한 뒤 ‘축구 신동’으로 불려 당시 10대 선수 최고 이적료로 2001년 AS로마에 입단했던 카사노는 잇단 기행으로 제 기량을 충분히 펴지 못한 선수로 통한다. 118경기에 나와 39득점을 기록한 AS로마 이후 레알 마드리드와 AC밀란, 인터밀란 등을 거치고, 대표팀에서도 39경기에 출전해 10골을 넣었지만 지난해 5월 이후 세리에A 정규리그 단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하다 지난 1월 삼프도리아에서 방출됐다. 훈련에 자주 빠지고 구단주나 감독, 동료들과 충돌하는가 하면 39경기나 출전한 국가대표팀에 동성애자 선수가 출전하면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2에 나서지 않겠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던 그는 축구 경력의 마지막도 아름답게 접지 못하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지금, 이 영화] ‘불온한 당신’, 소수자·약자는 불온한가…‘권력의 낙인’을 고발하다

    [지금, 이 영화] ‘불온한 당신’, 소수자·약자는 불온한가…‘권력의 낙인’을 고발하다

    다큐멘터리 영화 ‘불온한 당신’의 제목은 중의적으로 해석된다. 먼저 불온한 당신은 1945년생 ‘바지씨’(레즈비언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전, 여성 동성애자를 뜻하던 은어) 이묵을 가리킨다. 그는 여자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한 번도 자신을 여자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70대가 된 지금까지 이묵은 남자의 정체성으로 여자를 사랑했다. 자기 신체와 자기 인식이 어긋난 그는 사회 통념에 반하는 인물이다. 또 다른 불온한 당신은 동성애를 죄악시하고, 동성애자를 혐오하는 사람들이다. 거기에 더해, 그들은 애국이라는 미명하에 세월호 유가족의 존재도 같이 부정했다. 이를 온당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혐오의 프레임 안에서 성소수자들은 ‘종북 게이’가, 자식을 잃은 유가족들은 ‘불온한 세력’이 되어 갔다.” 이영 감독이 밝힌 연출의 변이다. 그는 이묵 외에 일본 레즈비언 커플(논과 텐)과 세월호 유가족을 동일한 범주에 놓았다. 이들이 사실상 한 무리에 의해 일방적으로 매도당해서다. 국가나 신 같은 절대성을 지닌 ‘대문자 질서’를 경배하는 사람들. 그들은 성소수자와 세월호 유가족의 목소리를 정상 상태를 어지럽히는 ‘불온한 소문자’로 규정한다. 이때 이영 감독은 묻는다. “세상에 불안과 혼돈을 심어 흔드는 진짜 ‘불온한’ 이들은 과연 누구인가.” 그리고 그는 영화에서 분명한 답을 내린다.불온은 조선 시대부터 사용된, 긴 역사를 지닌 단어다. 이후 식민지 시기와 군사정권을 거치면서 불온은 마구 남용됐다. 여기에서 한 가지 알아 둘 점이 있다. 불온함의 여부는 당시 최고 권력 기관의 자의적 판단으로 결정됐다는 사실이다. 정말 불온해서 불온한 것이 아니라, 통치자가 불온하다는 딱지를 붙여서 그것은 불온해졌다. 그러니까 불온은 우리가 그에게서 적극적으로 탈환해야 하는 개념어다. 그렇게 하려고, 이영 감독은 화면 밖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화면 안으로 들어와 상황에 개입한다. 이묵 및 논과 텐의 집에서 함께 밥을 먹기도 하고, ‘동성애 반대(알다시피 동성애는 찬반을 가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집회’ 모습을 찍으며 그들과 승강이를 벌이기도 한다. 한마디로 이 영화는 편파적이다. 하지만 그런 치우침은 정당하다. 예컨대 일본 우익의 관점에서 식민 지배로부터 벗어나려는 독립운동가의 투쟁은 편향된 정치활동으로 보였을 것이다. 반면 상식을 가진 사람은 독립운동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구체적 방법에서야 이견이 있을지 몰라도, 빼앗긴 주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대의는 올바르기 때문이다. ‘불온한 당신’의 계몽은 거칠다. 그렇지만 많이 보라고 주변에 권해야 하는 영화다. 약자를 없는 사람 취급하는 오늘날 한국을 조금이라도 바꾸기 위해서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 이런 의지의 불꽃을 점화하는 것이 원래 다큐멘터리 영화의 역할 중 하나다. 20일 개봉. 15세 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현실 속 삼국지] 제자들 서로 욕 시켰다면 훈육이라도 정서적 학대

    한 초등학교 교사가 욕하는 나쁜 버릇을 고치겠다며 학생들에게 상황극을 시켰다. 자주 욕을 하는 학생 2명을 교단으로 불러내 서로에게 욕을 하라고 한 것이다. 성교육 과정에서는 동성애 사진을 보여 주며 동성끼리의 성관계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또 다른 어린이집 교사는 점심시간에 자신이 먹던 음식을 어린이들의 식판에 부었다. 어린이들을 교실 안에 혼자 놓은 채 나가 버리기도 했다. 두 교사 모두 신체적인 폭력을 가한 것은 아니지만, 정서적인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서 아동학대에 해당한다.
  • [현장] 제18회 퀴어문화축제…동성혼 합법화 목소리

    [현장] 제18회 퀴어문화축제…동성혼 합법화 목소리

    지난 15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성소수자들의 축제 ‘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올해로 18회째를 맞은 이 축제는 2014년까지 홍대와 신촌 일대에서 개최되다가 이후 서울광장으로 영역을 넓혔다. 서울시가 서울광장을 내준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퀴어축제’가 추구하는 바는 매년 바뀌는 슬로건에 여실히 반영된다. 지난해 ‘퀴어 아이 엠(QUEER I AM), 우리 존재 파이팅!’으로 ‘성소수자의 존재’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면, 올해는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라는 슬로건으로 동성혼의 합법화를 요구하는 분위기였다.원내 정당의 대표로서는 처음으로 ‘퀴어축제’에 참석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우리 사회 다양한 가족 제도를 인정하는 동반자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면서 “(한국을)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동성혼을 법제화하는 국가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동성애와 동성혼은 국민 정서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게 현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중요한 것은 국민의 눈높이가 아니라,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고 시대의 변화를 따르는 제도의 개선”이라며 “많은 분이 국민 눈높이를 이야기하는데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인권과 부합하지 않는 인권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국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국가인권위원회도 참석했다. 인권위 신홍주 소통협력팀장은 “국가인권위원회가 퀴어축제에 참가한다는 자체가 상당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고, 아직까지 성소수자 문제에 있어서 개방적이지 않은 사회 분위기에서 국가기관이 참석하는 것에 논란이 있었다”며 “그러함에도 국가인권위원회가 차별 시정 기구로서 성소수자 문제에 차별을 해소하고자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서울광장에는 미국·영국·호주 등 13개국 대사관과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 인권재단 사람·성소수자부모모임 등 인권 단체가 마련한 총 101개 부스가 설치됐다. 또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무지개예수 등 진보 성향 개신교 단체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 종교계 부스도 눈에 띄었다. 그동안 퀴어축제의 참가자들이 주로 10대, 20대 젊은층의 퀴어였다면, 올해는 30대 이상의 연령층뿐만 아니라 남녀커플,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부모들도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11살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온 송영덕(46)씨는 “아들에게도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성소수자들도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다양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이번 퀴어축제에는 다양한 참가자들이 함께했지만, 언론 취재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축제에 비판적인 매체(국민일보, 크리스천투데이, KhTV)는 취재를 거부당했고, 기자들에게 프레스카드를 발급하며 서약서를 받았다. 서약서에는 성소수자들을 근접 촬영할 때는 촬영 가능 여부를 당사자에게 물어볼 것, 한국기자협회 인권보도준칙 제8장 성적소수자 인권조항을 지킬 것 등이 명시됐다. 한국기자협회 제8장 성적 소수자 인권에 관한 조항은 △성적 소수자를 비하하는 표현이나 진실을 왜곡하는 내용, ‘성적 취향’ 등 잘못된 개념 용어 사용주의 △성적 소수자가 잘못되고 타락한 것이라는 뉘앙스를 담지 않음 △혐오 표현 사용 금지 △성 정체성을 정신 질환이나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묘사하는 표현에 주의 △에이즈 등 특정 질환이나 성매매, 마약 등 사회병리 현상과 연결 짓지 않음 등의 주의사항이 포함돼 있다. 한편 이날 서울광장 맞은편에서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개신교의 목소리도 컸다. 최낙중 서울 해오름교회 목사는 “동성애자는 에이즈 매독 곤지름 등 성병에 쉽게 노출돼 있어 평균 수명이 짧다”면서 “자연의 섭리를 거슬러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의 성적 결합을 장려하고 부추긴다면 하나님을 거역하는 죄를 저지르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종승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 총회장도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회의원, 정부 관료, 서울시장이 인권을 보호한다면서 정작 (성소수자들이) 어기는 법과 윤리 도덕 문제에 침묵하고 있다”면서 “동성애와 동성 결혼 문제는 한국 사회의 미래와 직결돼 있으므로 죄는 밉지만, 사람을 미워해선 안 된다는 자세로 사랑으로 저들을 품자”고 강조했다. 경찰은 서울광장 주변을 펜스로 둘러싸고 광장 인근에 경력을 배치하는 등 양측의 접촉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충돌은 없었다고 했지만, 양측 참가자들이 만나는 지하철 통로에서는 일부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이번 퀴어문화축제는 주최 측 추산 7만명(경찰 추산 9000명)의 역대 최다 인원이 참여했다. 서울 도심서 열린 축제의 끝은 서울광장을 출발해 을지로와 종로, 한국은행 앞 등을 거쳐 다시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는 퍼레이드로 마무리 됐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퀴어축제 참가자들과 개신교인들에게 ‘사랑’에 대해 물었다. 같은 대답이 나왔다. 하지만 분명 달랐다. 그들은 사랑을 둘러싼 ‘동상이몽’을 꾸고 있었다.
  • 아들과 손잡고 나온 아버지…무지갯빛만큼 다양했던 퀴어 축제 참가자들

    아들과 손잡고 나온 아버지…무지갯빛만큼 다양했던 퀴어 축제 참가자들

    “초등학생 아들에게 사랑은 다양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15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시청광장에서 열린 ‘퀴어 축제’에 11살인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온 송영덕(46)씨가 말했다. 송씨는 “아들이 성에 눈을 뜨기 시작한 나이가 되었다”며 아들을 데리고 나온 이유를 설명했다. 올해로 18회를 맞은 성소수자들의 축제가 시청광장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퀴어 축제 조직위원회는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를 슬로건으로 이날 오전 11시부터 부스행사를 시작해 오후 7시까지 축제를 진행했다.퀴어 축제를 찾은 사람들은 다양했다. 남자친구와 함께 이번 행사에 참여한 김인경(27·여)씨는 “애인과 내가 퀴어는 아니지만 발길이 자연스럽게 여기로 닿았다”면서 “한국 사회에서 억압받는 퀴어들에게는 일 년 중 단 하루밖에 없는 축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자친구 이홍재(28)씨는 “이전에 퍼레이드하는 걸 봤을 때 너무 신나 보여서 함께 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 재밌다”며 처음 퀴어 축제에 참여한 소회를 밝혔다. 시청역 5번 출구를 나오면서 울컥했다는 대학생 문예린(22·여)씨는 “올라오자마자 일부 기독교 신자들이 동성애를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었다”며 “너무나 당연한 우리의 인권이 누군가에게 반대당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랑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문씨는 “사랑은 지금 여기에 있다, 우리의 사랑은 나중으로 미뤄질 수 없다”고 답했다. 자신을 청소년이자 퀴어라고 소개한 활동명 기린(20)씨는 “퀴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함께 연대해주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기린씨는 동성애 반대 집회에 나온 어린 아이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정체성이랑 (성적)지향성은 커가면서 깨달아가는 것”인데도 “아이들 중 일부는 그 과정을 겪지 못한 채 (동성애)반대 집회에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동성애를 혐오하는 부모를 둔 그이기에 아이들을 더 염려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퀴어축제에는 미국·영국·호주 등 13개국 대사관, 구글, 러쉬와 같은 일반 기업과 인권재단 사람·성소수자부모모임 등 인권단체 등을 포함해 모두 101개의 부스가 설치됐다. 차별없는세상을위안기독인연대나 무지개예수 등 진보 성향 개신교 단체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 종교계도 부스를 마련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기관 중에 처음으로 퀴어축제에 참여했다. 신홍주 인권위 홍보협력과 소통협력팀장은 “그동안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인권위가 미흡하다는 의견이 안팎으로 있어왔다”며 “참가자들이 인권위 참여를 신기하게 보며 아주 좋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기민도 수습기자 key5088@seoul.co.kr민나리 수습기자 mnin1082@seoul.co.kr
  • “차별없는 세상, 나중은 없어요” 빗속에서도 열린 퀴어 축제

    “차별없는 세상, 나중은 없어요” 빗속에서도 열린 퀴어 축제

    성소수자들의 인권 신장과 권익 보호를 위한 퀴어(Queer) 문화축제가 15일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주최 측은 이번 행사에만 약 8만 5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전날 ‘퀴어 야행(夜行), 한여름 밤의 유혹’이라는 주제로 개막식을 열였다. 그로부터 하루가 지난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제18회 퀴어문화축제의 부스 행사가 시작됐다. 이 행사는 오후 4시 퀴어 퍼레이드 시작 전까지 이어졌다.“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는 구호 아래 열린 이번 축제에는 미국·영국·호주 등 13개국 대사관과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은 물론 인권재단 사람·성소수자부모모임 등 인권 단체, 성공회대·서울여대·서강대·연세대 등 주요 대학의 성소수자 동아리를 포함해 모두 101개 부스가 설치됐다.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무지개예수 등 진보 성향의 개신교 단체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 종교계 부스도 한 편에 마련됐다. 불교계가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효록 스님은 “종단이 성소수자 인권 문제에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는 상황에서 조계종 노동위원회가 부스를 마련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불교 내 성소수자들이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더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특히 이번 축제에는 국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참가했다. 인권위의 신홍주 소통협력팀장은 “그동안 인권위가 성소수자와 관련해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안팎의 지적이 있었다”면서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인권위가 국가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퀴어축제에 참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인권위가 설치한 게시판에는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등의 글이 적힌 포스트잇이 붙었다. 신 팀장은 “쪽지를 통해 많은 참가자들이 하고 싶은 말을 인권위에 전달했다”면서 “인권위의 퀴어축제 참가를 긍정적으로 생각해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원내 정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퀴어 축제에 참가해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족제도를 인정하는 동반자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고,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동성혼을 합법화하는 국가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해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이날 오후 4시부터는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퀴어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퀴어 퍼레이드’는 서울광장을 출발해 을지로와 종로, 한국은행 앞 등을 거쳐 다시 서울광장으로 되돌아오는 경로로 진행됐다. 퍼레이드는 무대와 스피커를 장착한 트럭 9대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이동하고 각 트럭 뒤로 인파가 따라가는 형태로 펼쳐졌다. 서울광장 옆에서 트럭들이 처음 출발할 때 축제 반대자로 보이는 한 명이 트럭 앞을 막아서서 경찰이 이를 저지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출발 지점인 재능교육 건물 앞에서는 보수 개신교계로 보이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트럭 위에 올라타서 “속죄하라” 등 구호를 외쳤지만, 경찰이 퀴어 퍼레이드 행렬과 이 트럭을 갈라놔서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퍼레이드 중에도 인도에서 산발적으로 대형 십자가를 들고 “동성애 반대”를 외치는 이들이 있었으나 행렬에 지장을 주지는 않았다.퀴어 퍼레이드 행렬은 종각에서 종로2가로 이어지는 4개 차로를 이용했다. 반대 방향으로 가는 운전자들은 교통이 정체되자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창문을 내리고 퍼레이드를 구경하거나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기도 했다. 화려한 복장으로 트럭 위 무대에 오른 사람들은 음악에 맞춰 쉴 새 없이 몸을 흔들었고, 트럭을 뒤따르는 참가자들은 무지개색 우산과 부채, 머리띠, 깃발 등을 흔들고 춤을 추며 걸어갔다. 퍼레이드는 2시간 쯤 뒤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며 끝났다. 참가자들은 이날 저녁 용산구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퀴어문화축제를 마무리하는 파티를 연다. 행사장 인근에서는 개신교계 등 보수단체의 맞불 집회와 기도회도 열렸다.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 준비위원회는 낮 12시 30분부터 퀴어축제가 열리는 서울광장 맞은편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공연을 마친 뒤 오후 4시에는 행진에 나섰다. 다만 이들의 행진은 대한문 앞에서 서울경찰청과 경복궁을 돌아 다시 대한문으로 되돌아오는 경로로 진행돼 퀴어축제 참가자들과 마주치지는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퀴어축제 무지개 깃발 vs 개신교는 반대 팻말… 둘로 갈라진 서울도심

    퀴어축제 무지개 깃발 vs 개신교는 반대 팻말… 둘로 갈라진 서울도심

    14일 저녁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 개막식에서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위). 비슷한 시간 광장 반대편 대한문 앞에서는 개신교 단체들의 동성애·동성혼 반대 행사가 열렸다(아래). 이날 밤 경찰 바리케이드를 두고 둘로 쪼개진 서울광장은 퀴어문화축제에서 흘러나오는 흥겨운 노랫소리와 개신교 단체들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뒤섞였다. 참석자 규모는 퀴어축제 500여명, 반대 집회 100여명 수준으로,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연합뉴스
  • 퀴어축제 오늘 개막…개신교 단체와 충돌 우려

    퀴어축제 오늘 개막…개신교 단체와 충돌 우려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퀴어문화축제’가 14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개막한다.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이날 오후 7시30분 서울광장에서 올해로 18회째를 맞은 ‘퀴어 야행(夜行), 한여름 밤의 유혹’이라는 주제로 퀴어문화축제(14∼23일) 개막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개막식은 퀴어축제 파티기획단장인 이든씨와 트랜스젠더 가수인 차세빈씨가 사회를 맡고 싱어송라이터 신승은, 프로젝트 그룹 MYQ 등이 공연을 한다. 성소수자 관련 단체와 서울시 인권위원회, 각국 주한대사관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주한미국대사관도 퀴어축제를 지지하는 뜻으로 대사관 건물에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내걸었다. 조직위는 이날 개막식을 치른 뒤 15일에는 서울광장 부스행사와 도심 행진 ‘퀴어퍼레이드’를 벌이고, 20∼23일에는 서울 강남구 롯데시네마 브로드웨이 신사에서 퀴어영화제를 여는 등 축제 일정을 이어간다. 조직위는 시민공모·투표를 통해 올해 퀴어축제의 슬로건은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로 정했다. 조직위 측은 해당 슬로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한 행사에서 ‘나는 동성애자인데 내 인권을 반으로 자를 수 있겠는가’ 하는 질문을 받고 ‘나중에 말할 기회를 주겠다’며 발언을 제지한 데 대한 문제 제기이자 답변이라고 소개했다. 퀴어문화축제는 2000년부터 매년 여름 개최하고 있다. 초기에는 신촌·홍대 일대에서 열리다가 2015년부터 서울광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개막식 전후로는 개신교 단체를 중심으로 한 성소수자 반대단체의 행사·기도회도 인근에서 열려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예수재단, 샬롬선교회, 핑크드림 등 개신교 계열 단체들은 이날 서울시청 인근에서 탈동성애를 위한 기도회를 연다. 개신교단체 홀리라이프(탈동성애인권포럼)는 이날 오후 1시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탈동성애인권포럼을 시작으로 15∼17일에도 성소수자 전도대회, 거리행진, 문화제를 여는 등 퀴어축제에 대응한 ‘홀리축제’를 연다. 홀리라이프는 인권포럼에서 전직 모델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미국인 토니 포나바이오(52)씨를 초청해 게이로 생활하다 동성애에서 벗어난 경험에 대한 간증을 들을 예정이다. 경찰은 퀴어축제 개막식 참가자들과 이에 반대하는 개신교단체 사이를 차단해 충돌을 막을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월드피플+] 암 투병하던 시한부 판사 아빠의 ‘마지막 판결’

    [월드피플+] 암 투병하던 시한부 판사 아빠의 ‘마지막 판결’

    판사로 재직했던 60대 남성이 죽기 전 마지막 힘을 다해 읽어낸 판결문은 어떤 내용이었을까? 미국 폭스뉴스 등 현지 언론의 12일자 보도에 따르면 일리노이주 중서부 먼마우스 제1심 법정에서 판사로 재직했던 폴 카팔코(62)는 6년 전인 2011년 유암종 진단을 받았다. 카르시노이드라고보 불리는 이 병은 위장관이나 폐의 점막에서 서서히 자라는 신경내분비 종양의 일종이다. 의료진은 그에게 시한부 5년이라는 안타까운 선고를 내렸고, 소식을 접한 그의 딸 케이시(27)와 케이시의 동생이 아버지의 병간호를 시작했다. 그러던 지난해, 동성애자였던 케이시에게 그동안 꿈꿔왔던 연인이 생겼고 두 사람은 올해 11월에 결혼식을 올리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아버지인 폴의 상태가 갈수록 악화됐고, 케이시와 그녀의 동성 연인인 스테파니는 결혼식을 앞당기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지난 4월 어느 날 아침, 폴은 사랑하는 딸 케이시와 딸의 연인을 부부로 인정하기 위한 마지막 ‘판결’을 시작했다. 침대에 누운 폴 곁에 마스크를 낀 케이시와 연인이 섰고, 폴은 두 사람을 위해 마지막 ‘판결문’을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그는 “뉴저지 주가 제게 준 권한에 의거해 이 의식을 목격했으며 이제는 두 사람은 결혼한 부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라면서 “당신은 이제 신부에게 키스하세요”라고 말했다. 딸의 파트너가 딸에게 결혼반지를 끼워 줄 때에는 “원은 영원한 생명을 상징한다. 원에는 시작도, 끝도 없다”면서 “케이시의 손가락에 원(반지)을 끼워줄 때, 너는 남은 네 삶과 명예를 소중하게 간직하겠다는 맹세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버지이자 판사로서 마지막 판결문을 읽은 그는 딸의 결혼식이 있은 지 12일 뒤인 4월 27일,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의 가족은 딸의 행복을 바라는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사진들은 공개했으며, 이 사진들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상식의 줄다리기/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상식의 줄다리기/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서울 도심 한복판이 또 술렁댄다. 이번엔 퀴어(Queer)축제다. 14~15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성소수자 문화제 말이다. 퀴어축제라면 반세기 전부터 있어 온 문화제다. 1970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돼 세계 각지로 번져 온 그 문화제엔 성소수자와 지지자 말고도 시민단체들이 부스를 차려 인권의 가치를 공유한다. 한국에선 2000년 시작됐으며 지난해 6월 서울광장 행사엔 주한 미 대사관도 이름표를 붙였다. 그런데 그 행사를 놓고 여전히 찬반의 대립이 첨예하다. 그 반대의 진영엔 항상 보수 개신교 단체들이 선봉에 선다. 이번에도 퀴어축제가 열리는 15일 행사장 바로 옆 대한문광장에서 ‘국민대회’ 이름의 맞불 행사를 연다고 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를 비롯해 8개 보수 개신교단체가 단단히 벼르고 있다. 그 결집의 표어는 ‘동성애 반대’와 ‘차별금지법 반대’다. 에이즈 확산 방지 캠페인도 곁들여진다. 보수 개신교계가 퀴어축제를 바라보는 잣대는 성경이다. 실제로 신·구약 성경엔 동성애를 죄악시하는 구절이 곳곳에 등장한다. 문제는 해석의 입장이다. 잘 알려졌듯이 우리 보수 개신교는 성경을 한 치 어긋남 없이 그대로 믿고 실천한다는 ‘문자주의’와 ‘성경무오설’을 따른다. 하지만 오염되지 않는 ‘절대 신봉’의 대상이라는 성경 해석과 실천은 이미 다양하게 뒤집히는 추세다. 미국 성공회는 2003년 뉴햄프셔 교구에 동성애자 사제를 주교로 임명했다. 영국 성공회도 동성애자를 위한 성찬식 진행을 허용할 태세다. 지난 4월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장에 취임한 이경호 주교는 “어느 누구도 하느님의 사랑에서 예외일 수 없고, 차별받아선 안 된다”며 동성애 문제에 전향적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진보적 교단 연합 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보수 개신교계와는 사뭇 다른 입장이다. 2015년 ‘동성애를 공론의 장에 내놓고 대화해 보자’며 교회 입장을 정리한 가이드북 ‘우리들의 차이에 직면하다’를 펴내기도 했다. ‘이상한’ ‘색다른’이란 뜻의 퀴어는 영어권에서 오랫동안 위조술과 남성 동성애의 상징처럼 쓰였다. 하지만 이제 성소수자들이 드러내 놓고 자신들을 표현하는 사회적 언어로 바뀌었다. 상식의 전도인 셈이다.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는 그 상식의 줄다리기는 이제 절대적 믿음의 영역인 종교에서도 가시적으로 번지는 느낌이다. 지난해 8월 인도 다람살라에서 달라이 라마가 구름처럼 몰려든 청중에게 던진 역발상의 사자후가 인상적이다. “평평한 사각의 세계 한가운데 수미산이 있다는 우주관은 이미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입증한 과학과 배치돼 나도 믿을 수 없다.” 불교의 대표 세계관인 수미산 우주론의 부정이니 충격 아닌가. 상식이란 내 집단만의 철학과 이데올로기가 아닌, 많은 이들이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의 옹호와 실천일 때 빛나지 않을까. 퀴어축제를 둘러싼 서울광장과 대한문광장의 대치가 안타깝다. 더 큰 가치의 나눔과 이해가 확산됐으면 한다. 굳이 “아프고 소외된 이들 속에서 사랑하고 나누라”는 예수님 말씀과 실천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kimus@seoul.co.kr
  • 영국 대법원 “게이도 ‘배우자 연금’ 받을 자격 있다”

    영국 대법원 “게이도 ‘배우자 연금’ 받을 자격 있다”

    동성애 남성(게이)도 이성 커플과 똑같이 배우자 직업연금의 수급 자격이 있다고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BBC 등 영국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영국 대법원이 12일(현지시간) 게이 존 워커(66)씨가 제기한 직업연금 관련 소송에서 워커씨가 사망하면 그의 배우자 남성이 ‘배우자 연금’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판결했다. 워커씨는 1980년부터 23년간 A화학업체에서 일했다. 그는 회사에 다니면서 이성 커플 동료들과 똑같은 조건으로 퇴직연금에 기여했다. 그는 2006년 1월 지금의 ‘남편’과 ‘시빌 파트너십’(civil partnership·동성간에 인정된 혼인 관계)에 들어갔다. 나중에 시빌 파트너십은 결혼으로 인정됐다. 하지만 회사 측은 워커씨의 재직이 시빌 파트너십이 합법화한 2005년 12월 이전 시작됐다는 이유를 들어 ‘배우자 연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이에 워커씨가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선 이겼지만 항소심에서 패소해 대법원 결정을 구한 것이다. 영국의 직업연금은 사측과 근로자가 각각 기여금을 낸다. 이번 판결로 워커씨의 50대 남성 배우자는 연간 약 4만 5000파운드(약 6520만원)의 ‘배우자 연금’을 받게 된다. 법무법인 리버티의 변호사 엠마 노튼은 “이번 판결은 유럽연합(EU) 법에 따른 것으로, EU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권리 보호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방인… 노숙자… 소외된 아픔을 들춰내다

    이방인… 노숙자… 소외된 아픔을 들춰내다

    “아이를 지켜주지 못해 너무 미안해요.…나는 무식한 아줌마여서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었어요. …제발, 사람이 소중한 나라, 사람 목숨이 소중한 나라가 됐으면 좋겠습니다.”아들이 입고 뛰었던 운동복을 든 여인은 북받치는 울음을 삼키며 가슴속에 맺힌 한을 털어놓는다. 백범 선생의 좌상을 본뜬 거대한 조형물에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를 비롯해 탈북 예술가, 해고 노동자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귀화한 영화배우, 동성애 인권운동가, 20대 청년 등이 각자의 소원을 말하는 모습이 투사된다. 한결같이 억압과 차별을 견뎌 온 사람들, 심리적 외상과 박탈감에 고통받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어두운 공간을 가득 메우며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인전을 갖는 폴란드 출신의 공공미술 거장 크지슈토프 보디츠코(74)의 신작 ‘나의 소원’이다. 자주적인 문화대국을 꿈꿨던 백범의 ‘나의 소원’에서 강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이다. 지난해 5월부터 약 1년간의 조사를 거쳐 백범을 상징적인 인물로 선정한 데 대해 그는 “김구 선생은 ‘나의 소원’에서 통일된 한국에 대한 비전을 기쁨의 국가,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교환되는 민주적인 국가, 제국주의가 아니라 건강하고 아름다운, 문화에 초점을 맞춘 그런 국가를 꿈꿨다”면서 “이상적인 사회, 특히 민주주의를 향한 기대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결코 타인의 고통의 깊이에 가 닿을 수는 없지만 타인의 고통에 대해 귀 기울일 수 있으며 또한 귀 기울여야 하는 의무가 있다”면서 “심리적 외상을 겪은 사람들이 사회의 모순을 극복하고 변화를 이끌어 내는 주체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예술가도 사회의 고통과 문제를 극복하도록 예술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1943년 바르샤바에서 태어난 보디츠코는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1968년부터 현미경을 디자인하는 산업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업무 이외의 시간에는 실험적인 예술인과 지식인들이 운영하던 대안공간(갤러리 포크살)을 중심으로 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1977년 캐나다의 레지던시에 참여하면서 캐나다로 이주한 그는 1980년대 들어 미국 뉴욕과 독일 슈투트가르트와 카셀 등 여러 도시에서 사회비판적,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는 야외 프로젝션 작품을 잇달아 발표했다. 특히 그는 세계 각지에서 난민, 외국인, 노숙자, 가정폭력 희생자 등 상처받고 억압된 사람들이 공적인 공간에서 발언할 기회를 만들어 주는 공공 프로젝션과 디자인 작품을 선보여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이번 전시는 ‘크지슈토프 보디츠코: 기구, 기념비, 프로젝션’이라는 제목으로 196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의 주요 작품 80여점이 총망라된다.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사회의 주요 담론을 선도해 온 보디츠코의 아시아 최초의 대규모 회고전이다. 회고전 형식의 5전시실은 모두 4개 파트로 구성됐다. 폴란드에서의 초기작으로 최초의 퍼포먼스 작품인 ‘개인적 도구’와 바삐 움직이는 공공장소에서 혼자 느린 속도로 걸을 수 있도록 디자인된 ‘수레’, 사방으로 감시당하고 막막한 상황을 표현한 ‘자화상’ 등 사회주의 국가에서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억압 간의 긴장을 다룬 작품들이 소개된다. 디자인의 사회적 역할을 논의할 때 자주 언급되는 대표작 ‘노숙자 수레’도 눈길을 끈다. 추운 겨울 길거리에서 폐타이어를 태운 열로 몸을 녹이는 노숙자, 쇼핑카트에 빈 캔을 모아 파는 노숙인들의 모습을 본 그가 쇼핑카트를 개조해 만든 복합기능의 수레는 사람들이 길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도록 내몰린 상황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다. 90년대 초에 발표한 ‘외국인 지팡이’와 마우스피스 모양의 ‘대변인’은 거리에 들고 나가면 누구라도 쳐다볼 기이한 모양이다. 보는 사람들이 말을 걸게 만듦으로써 발언과 소통의 기회를 내포한 작품들을 작가는 ‘문화적 보철기구’라고 부른다. 공공장소에서 건물 외벽 등을 스크린 삼아 영상작업을 투사하는 공공 프로젝션에서는 세계 각국의 도시에서 현지 공동체와 함께 진행한 작품들이 소개된다. 치료에서 차별을 받은 재일조선인 등 원폭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담긴 ‘히로시마 프로젝션’(1999), 가정폭력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은 ‘티후아나 프로젝션’(2001) 등 10점의 영상이 소개된다. 보디츠코는 “프로젝션 프로젝트의 목표 중 하나가 많은 사람의 목소리와 경험을 다른 곳으로 확장하는 것”이라면서 “대규모 집회나 시위를 통해 공공장소가 활기를 띠곤 하지만 이런 프로젝트를 공공장소에서 보여 준다면 시위나 집회가 일어날 이유와 조건이 조금은 줄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시의 하이라이트 ‘나의 소원’은 7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는 10월 4일까지.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보수 개신교, 퀴어축제 맞불행사 연다

    오는 14, 15일 서울광장에서 성소수자 문화제인 퀴어문화축제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보수 개신교계가 맞불 행사를 연다고 밝혀 마찰이 예상된다. 특히 국가인권위원회가 국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퀴어문화축제 참가를 공표한 만큼 보수 개신교계의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등 8개 개신교 연합기관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15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퀴어문화축제 행사장 인근 대한문광장에서 퀴어축제에 반대하는 국민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퀴어문화축제뿐만 아니라 동성애 문제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퀴어 축제는 1970년 미국 뉴욕시에서 시작돼 지금은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성적소수자들의 권리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는 행사. 성소수자뿐 아니라 다양한 시민사회단체 등이 홍보부스를 설치해 참가한다. 올해 축제의 슬로건은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로 선정됐고 15일 퀴어퍼레이드에 이어 20~23일 영화제로 진행된다. 국가인권위는 퀴어문화축제 홍보부스에서 인권위 홍보물을 전시하고 홍보 영상 등을 상영할 예정이다. 그동안 외국 공관들이 퀴어문화축제에서 홍보부스를 운영한 적은 있지만 한국의 국가기관이 부스를 운영하기는 처음이다. 개신교 보수단체들은 “서울광장에서 개최될 퀴어축제는 서구의 타락한 성문화인 동성애 옹호 행사”라고 규정했다. 국민대회 대회장 김선규(예장합동 총회장) 목사는 “전 세계적으로 동성애를 찬성하는 국가나 교회가 무너져 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가 위기의식을 갖고 퀴어문화축제 반대 국민대회를 연다”면서 “국민이 동성애 문제에 대해 바른 관점을 갖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교회 연합예배 및 기도회, 국민대회에 이어 대한문광장~서울시청~광화문~청와대를 잇는 퍼레이드도 진행될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유영민 후보자…‘진화론’에 한때 애매모호한 입장표명

    유영민 후보자…‘진화론’에 한때 애매모호한 입장표명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인사청문회에서 진화론에 관한 입장을 밝히라는 요청에 입장표명을 거부하다가 이후 번복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유 후보자는 진화론 등 현대 과학을 부정하는 ‘창조과학’을 믿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에 대해 부인하고 나섰다. 그러나 진화론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보여 과학 담당 장관으로서 자질이 의심스럽다는 비판을 받았다. ‘창조과학’은 일부 근본주의 개신교 계통 단체들의 주장으로 현대 과학의 진화론·지질론·우주론 등에 반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성경의 ‘6일간 우주 창조’, ‘신에 의한 모든 생물종 창조’, ‘노아의 대홍수’ 등이 과학적·역사적 사실로 입증됐다는 주장이다. 과학계나 주류 기독교 신학계에서는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유 후보자는 이날 국민의당 최명길 의원이 창조과학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하자 “창조과학은 비과학, 반과학적이라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히고 “창조과학 모임이나 단체에 참석하거나 가입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서울대 자연과학대 학장을 지낸 국민의당 오세정 의원이 “창조과학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럼 진화론에 대한 입장은 어떠냐”고 묻자 유 후보자가 모호한 태도를 고집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유 후보자는 “여러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장관 후보자로서 입장을 밝히는게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마치 ‘진화 부정론’에 일리가 있다고 보는 듯한 답변을 내놨다. 이에 오 의원이 “다른 부 장관이면 모르겠지만 미래부 장관은 과학기술을 책임지는 자리”라며 재차 답변을 요구했으나 유 후보자는 “미래부 장관 후보로서 답변을 하는 게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답변 거부’ 입장을 고수했다. 오 의원은 “교과서에도 진화론이 실려 있는데 가르치면 안 되는 거냐”며 “과학기술을 책임지는 부처의 장관이 이런 답변을 한 것은 굉장히 의외”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은 “진화론에 대한 답변 내용은 과학 부처를 담당할 적격자인지 심각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는 대응이었다. 신상·정책 문제와도 차원이 다르다”며 유 후보자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그러자 유 후보자는 “(오 의원 질문 당시에) ‘진화론과 창조론 중 어느 것을 믿느냐’고 질문 내용을 오해했다. 종교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굉장히 예민한 문제여서 그렇게 답한 것”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유 후보자는 “진화론(에 대한 입장)만 질문하신다고 하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를 한다”며 “교과서에 실리는 것에 반대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답변이었기 때문이다. 김성수 의원은 “동성애에 대해 질문한 것도 아니고 진화론을 인정하느냐고 질문한 것인데 답변을 할 수 없다고 하시니까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며 “너무 소심하게 답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유 후보자는 추가질의 시간에 최명길 의원에게 “진화론은 과학적인 근거 기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반대하지 않는다. 교과서에 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최 의원은 “그 부분은 (의혹이) 해소가 됐다고 믿겠다”고 해명을 받아들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17세 살인범 김모양의 ‘J’/진경호 논설위원

    [씨줄날줄] 17세 살인범 김모양의 ‘J’/진경호 논설위원

    ‘아서’라는 인격이 지배하면 수학, 물리학, 의학을 전문가 수준으로 뽐낸다. ‘레이건’일 때는 크로아티아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1970년대 중반 미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다중인격 범죄자 빌리 밀리건(1955~2014) 얘기다. 영화 ‘23 아이덴티티’의 실제 모델인 밀리건은 무려 24개의 ‘자아’를 지닌 인물이었다. 이 ‘자아’들 가운데는 22세의 영국인 ‘아서’ 말고도 18살짜리 사기꾼 ‘앨런’, 브루클린 출신 폭력배 ‘필립’도 있다. ‘숀’은 4살짜리 귀머거리고, ‘아달라나’라는 19살 동성애자 여성은 밀리건이 여대생 3명을 성폭행할 때 그의 머릿속을 지배했던 ‘자아’였다. 강간 등의 혐의로 체포된 밀리건의 다중인격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앞다퉈 튀어나와 주위를 놀라게 했고, 이후 숱한 정신감정이 이어진 끝에 그가 ‘해리성 분열 장애’를 앓고 있다는 결론에 다다르면서 그는 무죄로 풀려났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를 잔혹하게 살해한 17세 소녀 김모양이 최근 재판에서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언급했다. 지난달 26일 첫 재판에서 “내 속에 나 말고 ‘J’라는 인격체가 있다. 이 J를 친구(박모양)가 자꾸 일깨웠고, J가 아이를 죽이라고 시켰다”고 주장한 것이다. 경찰은 일단 김양의 주장을 형을 감면받으려는 거짓 진술로 보는 듯하다. 다만 김양이 자폐성 장애의 일종인 ‘아스퍼거증후군’을 앓고 있을 가능성은 크다는 판단이다. 김양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 채 인육을 먹는 등의 잔혹한 내용을 담은 미국 드라마를 즐겨 봤고 의사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인체해부도를 직접 따라 그리기도 했다는 증언도 속속 등장하는 모양이다. 김양의 다중인격 여부는 좀더 면밀한 검사로 실체가 가려지겠으나 정작 안타까운 건 김양 어머니가 했다는 말이다. “우리 딸은 그런 아이가 아니다. 친구를 잘못 만난 것 같다.” 자식의 비행을 접하는 대다수 부모의 대표적인 첫 반응으로, “그만큼 자식을 몰랐다는 고백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양만 해도 오랜 시간 SNS상에서 ‘인육파티’에 몰입해 있었다는데 이를 부모가 알았을 법하지 않다. 어쩌면 김양 머릿속 ‘J’의 실체는 ‘결핍’이 아닐까 싶다. 사춘기 세세한 마음앓이를 챙겨 주지 못하는 바쁜 부모, 조금만 다른 듯해도 ‘왕따’부터 시키고 보는 학교 친구들 속에서 김양은 관심과 애정의 결핍을 ‘J’라는 가공의 자아로 메웠는지 모른다. 인천 초등생을 살해한 ‘범인’은 생각보다 훨씬 많을 듯하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마크롱 암살 모의한 20대 남성 체포 “사회 소수자 테러하고 싶다” 진술

    마크롱 암살 모의한 20대 남성 체포 “사회 소수자 테러하고 싶다” 진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암살을 모의한 혐의로 2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연합뉴스는 RMC 방송을 인용해 프랑스 경찰이 오는 14일 대혁명 기념일에 샹젤리제 대로의 군사 퍼레이드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암살하려고 모의한 혐의로 파리 근교 아르장테이유에 거주하는 23세 남성을 최근 체포했다고 전했다. 현재 무직인 용의자는 인터넷 게임의 채팅방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러시아 칼라시니코프사(社)의 기관총을 구입하고 싶다고 언급했다가 네티즌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체포 당시 용의자는 흉기를 들고 저항했으며,그의 승용차 안에선 다른 흉기들도 다량 발견됐다. 용의자는 과거 극우 민족주의를 추종하고 테러리즘을 옹호한 전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경찰 진술에서 자신을 ‘극우 이념을 충실히 따르는 민족주의자’로 규정했으며,작년에는 지난 2002년 신(新)나치 추종자가 당시 자크 시라크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던 사건과 관련해 테러행위를 옹호하다가 입건되기도 했다.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태인 용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대통령 암살 모의뿐 아니라 흑인,아랍인,유대인,동성애자들도 테러 대상으로 삼으려 했다고 진술했다고 RMC 방송은 전했다. 경찰은 그가 어떤 목적으로 프랑스 최대 국경일인 대혁명 기념일에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는지 등 범행 동기를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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