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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의 미학/미와 교코·진중권 지음

    성은 생명을 잉태시키고, 죽음은 성을 통해 탄생한 생명을 자연의 품으로 되돌린다. 성을 매개로 삶과 죽음은 대자연 속에서 동그라미를 그리며 영원히 순환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성의 관념은 역사적, 시대적, 종교적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면서 긍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지만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돼 억압과 금기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죽음을 부르는 죄’, 혹은 ‘생명의 맹아를 잉태하는 적극적인 힘’ 등 극과 극을 달리는 개념으로 다르게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성의 미학’(진중권·미와 교코 지음, 세종서적 펴냄)은 서양미술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성관념의 변화를 파헤친 책이다. 진보진영의 대표적 논객인 진중권씨와 부인 미와 교코가 함께 저술한 이 책은 욕망과 금기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변신을 거듭해온 성 관념이 서구의 미술사에서 어떻게 표출됐는지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있다. 남성이 기득권을 쥔 사회에서 그들에게 성적 희열을 주는 여성의 신체를 그린 그림들, 그 이면에 감춰진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공포심이나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성서나 고전의 응용회화라는 가면을 쓰고 나타나야 했던 에로티시즘, 훔쳐보기의 본능, 기존사회의 가치관으로 용납할 없었던 근친상간과 동성애, 양성구유 등 다양한 성을 파헤쳤다. 그림을 읽어내는 데 필수적인 도상학 개념들을 제시하면서 한 장의 그림을 두고 편안하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문장으로 써 내려감으로써 독자들이 쉽게 그림속으로 파고들 수 있게 했다.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서양미술사를 공부하고 있는 미와 교코가 일어로 써서 보내면 진씨가 이를 번역해 미술전문지 ‘미술세계’에 연재한 글들을 단행본으로 묶은 것이다.1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연예계 루머 너무 독해요”

    탤런트 홍석천이 21일 ‘연예계 문건 파문’과 관련,‘더 이상 (사건을)확산시키지 말고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감싸자.’는 내용의 글을 홈페이지에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동성애 커밍아웃 당시 자신의 신상에 관한 허위소문들로 고통을 겪었던 경험을 예로 들면서 “사실과 거짓을 떠나서 모든 세상사가 한 다리 건너면 소문에 소문이 더해져 별 이상한 얘기들로 변질되듯 연예계의 루머들은 정말 너무 쉽고 빠르고 독하게 변질된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이어 “연예인은 자기주장이 강하면 건방지다고 하고, 시키는 대로 하면 머리가 비었다고 하고…그냥 뭘 해도 꼬투리를 잡힌다.”면서 “누구나 허물이 있고 모자람이 있는데 그런 것을 함께 채워주고, 감싸주는 것이 사람 사는 맛 아니겠느냐. 이제 좀 진정하고 시끄럽게 떠들지 말자.”고 호소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씨줄날줄] 게이 폭탄/육철수 논설위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야 하는 게 전쟁이다. 심리전이 병력이나 화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적의 마음을 흔들어 사기를 떨어뜨리거나 공포심 유발, 또는 달콤한 유혹으로 전투력을 잃게 하는 따위가 그 핵심이다. 야비하긴 하나 처참한 살상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보면 오히려 인간적일 수 있다. 심리전은 동서고금의 전쟁을 통해 다양하고 기발한 방법으로 구사됐다. 중국 한초전(漢楚戰)에서 한나라 한신이 초나라 항우를 사면초가(四面楚歌)로 제압하는 장면은 심리전의 압권이라 할 만하다.13세기 세계를 주름잡은 칭기즈칸은 자신의 군사들에게 ‘신(神)의 군대’란 자부심을 불어넣어 용감무쌍하게 싸우도록 독려한 심리전술가로 유명하다. 태평양전쟁 때 일본이 미모의 여성 아나운서를 내세워 전쟁에 지친 미군에게 향수를 일으키도록 한 대미(對美) 영어방송 ‘도쿄로즈’는 현대판 심리전의 대표적 사례다. 남북한도 휴전 후 50년이 넘도록 고도의 심리전을 벌여왔다. 화해·협력무드를 타고 지난해 휴전선 155마일에 설치된 확성기 등 선전도구가 철거되긴 했어도 심리전이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단하긴 어렵다. 북한이 적공국(敵攻局)이란 전담기구를 두고 10여개의 심리전 부대를 운영 중이며, 판문점에 파견된 인민군 병사들이 적공국 소속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10년 전, 미국이 심리전을 전개하기 위해 ‘게이폭탄(Gay Bomb)’ 개발 계획을 세웠다는 근자의 외신보도가 화제다. 영국의 BBC 인터넷판에 따르면 게이폭탄은 적 병사들이 동성애를 느끼도록 자극하는 화학무기인데, 이 폭탄에 맞으면 병사들끼리 사랑에 빠져 군기가 문란해지고 전투 의욕을 잃게 한다는 것이다. 얼핏 상상컨대, 폭탄이 터지면 상대를 이성으로 느끼게 관능적인 냄새가 폴폴 풍기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매혹적인 향기로 이성을 끄는 헤라지일향이나 장미향·시실리향·백합향 같은 게 폭탄재료로 제격일 수도 있겠다. 교전지역에 잘못 터뜨려 피아 모두가 총을 놓고 사랑하게 된다면 그 진가는 더 발휘될 것 같다는 황당한 생각도 든다. 영화나 소설에나 있을 법한 구상이라 실행되지 못했겠지만, 인간을 그 본연보다 더 동물화하려는 발상이 처연하다.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역설을 게이폭탄에서 다시 읽는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美 게이 폭탄?

    ‘사랑’으로 적군을 무찌른다? 미국이 적군 병사들의 동성애를 유발, 규율과 사기를 떨어트리는 ‘게이 폭탄(Gay Bomb)’ 개발 계획을 추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BBC 방송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미국 생화학무기 감시단체인 ‘선샤인 프로젝트’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미군 과학자들은 1994년부터 6년 동안 750만달러를 투입,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적군을 괴롭히고 전투력을 떨어뜨릴 여러가지 무기를 고려했다. 이 가운데 ‘사랑 폭탄(Love Bomb)’으로 이름붙여진 무기는 최음제를 이용한 화학무기로 적군 병사들 사이에 동성애를 만연케 함으로써 사기와 규율을 극도로 문란케 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 말벌과 쥐의 공격성을 자극, 적군 병사들을 공격하게 만드는 무기를 구상하는가 하면 병사들의 피부가 햇빛을 견디지 못하도록 하는 화학무기도 개발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 과학자들은 적군이 민간인들 사이로 숨어들었을 때 쉽게 적발해 내기 위해 지속적이고 강력한 입냄새를 유발하는 화학약품의 개발까지도 고려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같은 무기들이 전세계 일반인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치명적 결함 때문에 과학자들은 개발을 중도 포기했다. 미 국방부의 한 관리는 “그동안 수백 건의 이같은 기발한 무기 개발 계획을 접수했으나 진짜 추진된 것은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동성애 者~ 오세요

    영국이 전통깊은 건축물과 문화를 자랑하는 관광지가 아니라 동성애자의 관광명소로 새로이 부각되고 있다. 영국관광청은 동성애자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영국을 ‘동성애자의 천국’으로 부각시키는 관광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최근 보도했다. 관광청을 대변하는 비지트브리튼(VisitBritain)은 웹사이트에서 ‘동성애자 영국’이라는 부문을 개설하고 “동성애 역사, 주변부 문화와 패션, 현란한 도시와 생동감 넘치는 밤의 유흥”을 선전하고 있다. 이 웹사이트는 커밍아웃(동성애자가 성 정체를 밝히는 행위) 같은 단어를 동원해 “이제 당신이 영국에 올(컴 아웃)때가 아닙니까.”라고 권유한다. 또 동성애자로 소문난 주디 갈란드와 마돈나를 들먹이며 “주디 갈란드가 오랜 공백기 후 어느 무대에서 공연을 재개했습니까.”,“마돈나가 재기를 다짐하고 그래미상을 받았을 때 어느 나라로 옮겼습니까.”라며 “바로 영국”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이 웹사이트는 영국에서 이미 13세기에 동성애자 왕이 나왔고, 현재 유럽에서 가장 많은 동성애자가 영국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을 방문하면 동성애 영화제, 미스터 동성애 경연대회 같은 다양한 문화행사도 즐길 수 있다고 이 웹사이트는 홍보하고 있다. 연합
  • [책꽂이]

    ●한 말씀만 하소서(박완서 지음, 세계사 펴냄) 소설가 박완서가 아들을 잃은 고통을 견뎌내는 과정을 담담하게 적은 산문집. 자식을 먼저 보낸 참척의 고통과 슬픔이 절절히 묻어나는 작가의 내면일기다.9500원. ●연어(전2권)(김하인 지음, 생각의나무 펴냄) 멜로소설 ‘국화꽃 향기’의 인기작가가 새로 펴낸 ‘그리움’과 ‘기다림’의 정서가 가득한 장편소설.33세 남자의 이루지 못한 사랑의 회한을 그렸다. 각권 7500원. ●조 신부님(토니 헨드라 지음, 이영기 옮김, 랜덤하우스중앙 펴냄) 베네딕트회 소속 수도사였던 조 신부(본명 조지프 워릴로)와의 만남을 통해 믿음과 우정, 가족을 발견해가는 과정을 그린 자전소설. 조 신부는 60여년을 맑은 영혼의 수도사로 살다간 실존인물이다. 지은이는 미국의 풍자작가.1만원. ●술탄 살라딘(타리크 알리 지음, 정영목 옮김, 미래M&B 펴냄) 십자군 전쟁의 영웅 살라딘의 행적을 통해 이슬람 역사를 되짚어본 역사소설. 중세 이슬람 궁정의 사회상과 권력투쟁, 동성애 등을 이해할 수 있다.1만 5000원. ●하룬과 이야기 바다(살만 루시디 지음, 김석희 옮김, 달리 펴냄) ‘악마의 시’로 잘 알려진 인도출신 작가 살만 루시디가 이란 정부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은 뒤 10년 동안 도피생활을 하면서 쓴 우화소설. 소설의 속성인 허구와 유머를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에 대한 풍자가 담겼다.9000원. ●밥 한 그릇의 행복 물 한 그릇의 기쁨(이철수 지음, 삼인 펴냄) ‘그림으로 시를 쓰는’ 판화가 이철수가 자연, 이웃들과 교감한 살갑고도 넉넉한 이야기.190여 통의 짧은 엽서 형식에 상념을 담아 작가는 손칼국수, 손자장면 같은 글맛을 전해준다.9800원.
  • [세상에 이런일이]♂♡♂실버타운

    |베를린 AFP 연합|동성애자 전용 실버타운이 오는 2006년 독일 베를린 서부에 들어선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한스 유에르겐 에슈 팀장은 최근 이 시설에 대해 “동성애자들이 퇴직 후 사람들과 함께 존엄성을 지키면서 살고, 능동적인 생활을 하도록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 2∼3개짜리 주거용 아파트 110가구와 의료 보조를 받을 수 있는 40가구를 갖춘 시설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설 이름은 동성애자 인권 운동가 2명의 이름을 따 ‘마그누스 히르쉬펠트 하우스’라고 지어졌으며 손님을 위한 숙박시설도 마련될 예정이다. 집세는 한달에 400∼800유로(약 56만∼112만원) 정도로 성전환자에게도 개방된다.
  • [이진의 섹스&시티]잘먹고 잘하자

    ‘복스럽게 먹는 사람이 섹스에도 열정적이다?’ 식욕과 성욕은 비례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주위를 보면 다이어트 때문에 저열량식을 고집하거나 음식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사람, 혹은 선천적으로 입이 짧은 사람은 섹스에도 소극적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식욕과 성욕, 이 두 가지 욕구의 강도가 ‘완전히’ 비례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히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수홍이는 꽃다운 23살, 혼자 자취생활을 하고 있는 대학생이죠. 섬세한 감수성의 소유자로 훤칠한 키에 배우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한마디로 ‘킹카’죠. 참 이상한 건 이 친구가 이제까지 제대로 된 여자친구를 사귀어 본 적이 없다는 겁니다. 이유는 여자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이었고요. 그래서 진지하게 자신의 성 정체성을 의심도 해보고 혹시나 해서 게이 바도 찾아봤지만 동성애자는 아니었습니다. 남자가 여자를 만나 진지한 관계로 발전하려면 눈에 ‘스파크’는 일지 않더라도 적어도 서로 밀고 당기는 성적 긴장감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수홍이는 아무리 예쁜 여자를 봐도 별 느낌이 없다고 고민하더군요.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도 잠재된 성욕을 불러일으키지 못하자 결국 ‘난 무성애자다.’라고 정의를 내려버리더라고요. 성욕이 없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전 그의 식욕에서 문제의 발단을 찾기로 했습니다. 사실 수홍이는 섭식 장애가 있거든요. 자취생이라 끼니를 거르는 것이 비일비재해 거식증이 생겨 자연스레 먹는 것에 관심이 없어진 거죠. 먹는 것이 없으니 몸의 균형이 깨져 항상 몸은 천근만근, 무기력한 상태. 그러니 여자나 사랑, 섹스에 대한 욕구가 생기지 않는 것이 당연할 것 같습니다. 만약 수홍이가 식생활을 바꾸고 식욕을 되찾으면 본인이 ‘무성애자’라는 생각은 접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먹는 것이나 섹스도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니까요. 그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취하는 자세를 식욕을 찾는 과정에서 다시 배운다면 잃어버린 성욕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수홍이를 보면서 저는 ‘나는 무엇을 먹고 싶다.’‘나는 이런 섹스를 하고 싶다.’라고 구체적으로 밝히는 사람은 정력적이고 매사에 적극적일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혈액형으로 보는 성격처럼 식욕과 성욕의 상관관계는 명확하지도 않고 사람에 따라 맞지 않는 경우도 많을 겁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을 때 혈액형을 꼭 물어보는 것처럼 식욕과 성욕은 비례한다는 말을 기억해내서 사람들의 식사습관이나 음식에 대한 탐닉정도를 관찰할 때가 있어요. 깨작거리며 먹는 사람들을 보면 ‘잠자리에서 내숭 떨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하죠. 뭐 어디까지나 제 추측입니다. 하지만 어떤 욕구든 부도덕하거나 방법이 잘못된 경우가 아니라면 당당하게 즐기는 게 필요하다는 교훈은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 뉴스위크 ‘2005년 이끌 10인’ 선정

    흑인 상원의원 당선자, 스페인어 전용 라디오 방송국 운영자, 화장품업체 여성 총수 등 10명이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12월27일자)의 ‘2005년의 주목되는 주역’으로 선정됐다. 케냐 이민자와 백인 교사 사이에서 태어난 바락 오바마(43·민주당) 상원의원 당선자를 표지모델로 내세운 뉴스위크는 그가 크게 성공할 것이라고 점치면서 청색(민주당)과 적색(공화당)의 정치적 통합을 이끌어낼 실용적 인물로 추켜세웠다. 또 “2008년 대선에서 부통령 후보로 세워야 한다는 논의가 벌써 일고 있다.”고 치솟는 그의 주가를 설명했다. 공화당 차기 대권 후보로 급부상 중인 릭 센토럼(46·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도 오바마와 함께 선정됐다. 센토럼은 32세에 하원의원,36세에 상원의원에 각각 ‘최연소’로 당선된 기록도 갖고 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낙태 및 동성애자의 결혼 인정 반대 등 확실한 보수적 입장에 서 있다. 내리막길에 있던 화장품업체 에이본의 전성시대를 다시 연 여성 최고경영자(CEO) 앤드리어 정(46), 정보기술(IT)업계의 기대주로 인터넷 게시판사이트 크레이그스리스트(www.craigslist.org)를 운영하는 크레이그 뉴마크(52)도 선정됐다. 스페인어 전용 라디오 방송국 운영자 톰 카스트로(50)는 올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존 케리 상원의원의 재정부문 부책임자로 활동하며 미국 내 가장 영향력있는 히스패닉계 인사임을 과시했다. 남성복 디자이너 톰 브라운(39), 여배우 미셸 모나건(27),MIT 최초 여성 총장 수전 호크필드(53), 에티오피아 출신 여류화가 줄리 메리투(34), 테니스선수 도널드 영(15)도 2005년에 새바람을 일으킬 주역으로 뉴스위크는 꼽았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루마니아 대통령 당선 바세스쿠

    12일 실시된 루마니아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친서방 성향의 야당(진실정의동맹·JTA) 후보 트라이안 바세스쿠(53)가 집권 여당(사회민주당·PSD) 후보인 아드레인 나스타세 총리를 물리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난달 28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나스타세에게 40.94% 대 33.92%로 뒤졌던 바세스쿠의 승리는 그가 내세운 부패 청산 공약이 중산층과 젊은 지식층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1951년 11월2일 콘스탄타에서 태어난 바세스쿠는 해양학교를 졸업,1987년 차우셰스쿠 치하에서 교통부 관리로 특채될 때까지 선원에서부터 유조선 선장까지 지낸 전형적인 뱃사람이었다.1985년 ‘훌륭한 선원’으로 꼽힌 것을 계기로 교통부에 발을 들여놓은 뒤 차우셰스쿠 숙청 이후 교통부 장관에 오르면서 특유의 뚝심으로 노조 및 국제금융기관들의 반대를 극복하고 루마니아 운송회사들의 민영화를 성공시켜 명성을 얻었다. 그는 좀처럼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 것으로도 인기가 높다.TV토론에서 동성애를 옹호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대선 투표까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10월2일 당초 JTA의 대선 후보로 유력시되던 테오도르 스톨로얀이 전격 사퇴하자, 스톨로얀의 사퇴는 과거의 정신병 치료 경력 등에 대한 폭로 위협 때문이지만 자신은 이같은 협박에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인함을 견지, 두 달여만에 대선 승리의 월척을 낚았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 구글 웃고 달러貨 울고

    |워싱턴 AFP 연합|조지 부시 대통령의 정책 보좌관 칼 로브와 인터넷 검색엔진 구글,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 사이클 선수 랜스 암스트롱 등이 올해 미국을 대표하는 ‘승리자들’로 뽑혔다. 반면 대선에서 패배한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가치 하락을 거듭한 달러화(貨),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 포로 학대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여군 린디 잉글랜드 일병은 대표적 ‘패배자’로 선정됐다. AFP통신이 13일 발표한 ‘2004년 가장 주목할 만한 승자’에 따르면 알베르토 곤살레스 법무장관과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상무장관을 배출한 미국 내 최대 소수민족 히스패닉계,‘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로 기록적 수익을 올린 멜 깁슨, 아테네 올림픽 수영 8관왕 마이클 펠프스 등이 승자 반열에 올랐다. 올해의 대표적 패자들에는 가슴 노출 파문으로 50만달러 벌금형을 받은 가수 재닛 잭슨,11개 주에서 동성 결혼 금지법이 통과됨에 따라 게이·레즈비언 결혼 합법화를 위해 싸워온 동성애자들 등이 꼽혔다.
  • [시네드라이브] 영화계 온통 ‘훔쳐보기’

    상의를 벗은 여주인공의 뒷모습과 히히덕대는 네 남자(영화 ‘귀여워’의 포스터), 가슴이 거의 드러나는 가죽끈 패션의 여전사(애니메이션 ‘신암행어사’의 춘향의 모습), 이완 맥그리거의 파격 섹스신 단독 공개(영화 ‘영 아담’의 한 인터넷 기사 제목)… 은밀한 부분이나 사생활을 훔쳐보고 싶은 욕망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 가운데 하나다. 컴컴한 공간에서 스크린을 응시하는 영화는 이같은 관음증을 충족시켜주는 대표적인 매체. 하지만 요즘 영화계는 내용은 물론이고 홍보·마케팅·매스컴까지 지나칠 정도로 말초적인 관음증을 이용하고 있다. 일찍이 로라 멀비가 논문 ‘시각적 쾌락과 내러티브 영화’(1975)에서 “여성 스타는 남성의 욕망에 찬 시선에 성적 대상으로 기능하는 수동적인 위치에 있다.”고 주장했듯이, 영화속 관음증의 대상은 여성이 많다. 최근 영화에서는 이전처럼 노골적으로 여성을 남성적 시선의 종속물로 그리진 않지만, 오히려 시각적으로는 더 은밀하고 강력한 방법으로 여성을 전시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여전사 캐릭터. 여성들의 지위 향상과 함께 액션 영웅의 자리에 여성들이 들어섰지만, 영화는 여전사들의 늘씬한 몸매가 돋보이도록 클로즈업한다.‘레지던트 이블’의 질(밀라 요보비치)은 힙라인까지 패인 새빨간 드레스를 휘날리며 발차기를 하다가, 속편에서는 배꼽이 드러나는 망사 옷으로 갈아 입었다. 스릴러 장르에서 남성을 파멸에 빠뜨리는 팜므 파탈형 여성도 관음증의 대상이다. 최근작 ‘팜므 파탈’에서는 여주인공이 망사옷을 입고 스트립쇼를 펼쳤다.‘주홍글씨’도 사진사를 유혹하는 누드모델과 여성의 동성애 장면은 관음증에서 자유롭지 않다. 홍보나 마케팅에선 내용이나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 관음증적 즐거움과는 거리가 먼 영화임에도, 포스터나 홍보 문구는 대놓고 “훔쳐보라”며 관객을 유혹한다. 직접적인 섹스신 하나 없는 ‘S다이어리’의 포스터에는 주인공이 묘한 표정을 한 채 SEX라고 쓰여진 티셔츠와 팬티차림으로 서있고,‘영 아담’의 홍보사는 이완 맥그리거의 파격 노출이 논란이 된다며 오히려 논란을 조장하고 있다. 온통 관음증을 부추기는 영화와 홍보물이 넘쳐나는 사회…. 당신은 훔쳐보고 싶지 않은가.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한국의 소수자, 실태와 전망/권태환 등 지음

    주변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보는 것은 이제 우리 일상이 되었지만 대부분은 그들의 삶에 대해 무심하다. 동성애자, 양심적 군복무거부자 등도 사회적 이슈로 잠시 떠들썩했을 뿐 우리 사회는 아직 그들의 인권에 대해 침묵하는 수준이다.‘한국의 소수자, 실태와 전망’(권태환 등 지음, 한울 아카데미 펴냄)은 이같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소수자들에게 돋보기를 들이댄 책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한국사회학회와 문화인류학회의 공동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논문을 기초로 재구성한 23편의 논문. 저자들은 최근 사회 계층, 성, 세대 격차가 커지면서 다양한 소수자 집단이 생겨나고 있다는 데 문제의식을 같이 한다. 특히 세계화, 냉전체제의 해소에 힘입어 외국인 노동자와 조선족, 고려인의 유입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IMF 이후 절대빈곤층, 불안정취업자, 정신질환자, 홈리스 등 다수의 사회적 부적응자를 생산하고 있는 현실에 주목한다. 장애인, 빈민 등 전통적인 소수자들을 넘어서며 우리 사회 ‘타자’들의 영역을 확대했을 뿐만 아니라, 치밀한 실태조사와 대안 제시를 아우르는 것이 이 책의 미덕.1부에서는 홈리스, 동성애자, 장기수, 정신병자 등 사회적 계급과 권력 관계에서 소외된 소수자 집단을,2부에서는 해외 한인과 국내 화교를,3부에서는 국제결혼, 외국인 노동자, 국제적 성매매 등 세계화의 이면에 숨겨진 소수자들을 조명한다. 인류학자와 사회학자의 공동 성과물인 만큼 거시적인 원인 분석부터 개인적 수준의 자료까지 포괄하고 있다. 우리 사회 소수자에 대한 치열한 보고서.‘더불어 사는 사회’를 꿈꾸는 독자나 정책 입안자들에게 권할 만하다.2만 3000원.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美 대선후 加이민사이트 접속 6배 증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에 실망한 적지 않은 미국 젊은이들과 민주당원 등이 미국을 떠나려 한다고 미국의 정치 웹사이트 ‘슬레이트 닷 컴’이 7일 보도했다. 분열된 국론과 상대방에 대한 혐오가 선거 뒤 누그러지기는커녕 더 커지면서 각종 후유증 등 ‘선거후 증후군’이 증폭되고 있다. ‘슬레이트 닷 컴’은 “가자 북으로, 젊은이들이여”란 기사에서 “선거 다음날 캐나다 이민사이트는 평소보다 6배가 많은 17만 9000명의 방문객이 접속했으며 대부분 미국인이었다.”며 “전과 달리 이들은 정말 심각하게 이 나라를 떠나려고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가하면 낙담한 케리 지지자들은 이 웹사이트에 부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주들과 결별하자며 연방 탈퇴까지 거론하는 글을 올려 선거 후유증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이런 반응은 선거결과 ‘전쟁광’ 부시가 재집권하게 된 데다 미국 사회가 유례없이 보수화되고 있다는 ‘절망감’때문. 특히 종교적 엄숙주의와 독선적 도덕주의의 부상으로 미국사회의 자유와 다양성이 훼손되고 ‘답답한 단세포의 나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불만이 깔려 있다. 대선과 함께 실시된 주헌법 개정안 주민투표에서 오하이오, 유타 등 11개주가 동성결혼을 금지하기로 해 동성애자들이 캐나다 등으로 이민을 준비중이라는 것이다. 케리를 지지했던 뉴욕타임스(NYT)는 6일자 사설을 통해 “선거인단 제도를 폐지하고 대통령 직선제를 채택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한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공화당이 유권자들에게 민주당이 신앙과 가족의 가치를 믿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었다면 그건 우리 잘못”이라고 민주당의 재기 노력을 강조했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호열자,조선을 습격하다/신동원 지음

    질병은 저마다 표상을 가지고 있다. 결핵은 아름다운 슬픔의 병, 두창은 두신(痘神)의 왕림, 페스트는 돌연한 습격, 에이즈는 동성애의 질병…. 그렇다면 콜레라는 무엇으로 표상될까. 공포 그 자체다.“살아서 앓지 않으면 죽어 무덤 속에서라도 앓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끔찍한 병이 콜레라다. 질병사가들은 이 콜레라의 공포에 견줄 수 있는 유일한 질병으로 페스트를 꼽는다. 우리나라에서 일찍이 콜레라를 호랑이가 살점을 찢어내는 고통을 준다는 의미에서 호역(虎疫) 또는 호열자(虎列刺)로 옮긴 데서도 콜레라의 무서움을 읽을 수 있다. ‘호열자, 조선을 습격하다’(신동원 지음, 역사비평사 펴냄)는 호열자라는 공포의 대명사를 내세워 과거 전통시대 우리 조상들이 겪었던 의료생활과 의학사를 다룬다. 동아시아 의학사를 전공한 저자(44·한국과학기술원 연구교수)는 감로탱에 나타난 전근대 사람들의 생로병사와 의료와 관련된 일상생활 모습을 찾아내고, 일제시대 보건 관련 자료 등 각종 정보를 동원해 ‘몸과 의학의 한국사’를 써냈다. 옛 조선사람들은 괴질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했을까. 동아시아 전통사회에서 괴질은 하늘이 노해 인간에게 벌을 내린 것으로 간주됐다. 전한시대 경학자 동중서가 ‘춘추번로’라는 참위서에서 제창한 천인감응설(天人感應說)은 조선 순조 때 창궐한 괴질 호열자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임금은 괴질을 천견(天譴) 즉 하늘의 꾸짖음으로 보고, 하늘을 달래기 위해 조세를 감면하고 죄수를 풀어줬으며 반찬 가짓수를 줄였다. 또 민간에서는 귀신이 무서워한다는 처용 그림을 대문에 붙이는가 하면, 사악한 기운을 몰아내는 영력이 있는 복숭아 가지를 문에 걸어두기도 했다. 전근대 우리 의료생활사의 한 풍경이다. 책은 지석영의 ‘우두법’과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한국 근대의학사에서 실제보다 과대 포장돼 신화화한 과정도 살펴 관심을 모은다.1만 7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부시 재선 美암흑시대 전주곡”

    |채플힐·더램(미 노스캐롤라이나주) 김수정특파원|“세상 사람들은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 역시 미국인들은 오만하다고 하겠지요.” 지난 3일 오후(현지시간)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승복 연설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승리 선언을 지켜본 듀크대 대학원생 수지는 자신과 같은 케리 지지자들은 “조국에 대한 자부심을 되찾기 위해 케리를 지지했다.”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미 동남부의 전형적인 보수 성향 지역이다. 케리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의 고향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선거인단 15명을 부시에게 안겨줬다. 에드워즈가 비운 자리도 공화당의 리처드 버에게 넘어갔다. 하지만 미국의 사립 명문 듀크대학이 위치한 더램과 주립 노스캐롤라이나대학(UNC)을 중심으로 한 채플힐, 이 두 도시는 진보주의 색채가 아주 강하다. 일종의 섬 같은 곳이다. 선거 전후로 공화당 지지자보다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생각을 취하도록 들을 수 있었다. 듀크대내 국제정치 및 지역, 인문 연구소인 J H 프랭클린 센터 등 대학의 연구소와 지역단체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공개 강좌는 영역을 불문하고 반(反)전-반(反)부시 이데올로기를 바탕에 깔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된 뒤 케리 지지자들은 외교적 일방주의 고수를 가장 걱정했다. 자신을 ‘열성 민주당원’이라고 밝힌 50대의 루이스 테트롤트(여·건축업)는 “세계인들로부터 더 이상 오만한 미국인으로 불려지길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20대 후반의 유치원 교사인 앤드루는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미국이 세계 경찰을 자임해도 좋지만 어디까지나 평화유지군의 역할에 그쳐야 한다.”며 부시 행정부의 강경한 대테러 정책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종교적 신념을 바탕으로 한 정책결정이 강화될 것이란 우려도 상당했다. 이미 동성애자 결혼, 낙태 허용 등 종교적 이슈를 중심으로 철저하게 분열된 미국 사회에서 부시 대통령과 그를 중심으로 한 복음주의자들이 이른바 ‘십자군’의식을 바탕으로 미국 사회를 주도해 나갈 것이란 점이다. 벤저먼 페인이라는 한 주민은 지역 방송 홈페이지에 “미국인들이 부시를 다시 선택한 것은 미국의 암흑시대 도래를 예고하는 것이며 ‘크리스천 파시즘’이 횡행할 것을 우려한다.”는 내용의 격문 광고를 내기도 했다. 반(反)부시 편에 선 미국민들이 기독교적 윤리관에 대한 보수층의 집착에 대해 갖는 반감은 미국 언론에 드러난 것보다 훨씬 심각한 듯했다. 프랭클린센터의 한 연구원은 “부시와 그를 지지하는 복음주의자들은 정책판단의 근거로 헌법보다는 성경을 우위에 두는 위험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회에 충실히 다니고 있다는 루이스는 “기독교 지상주의와 전쟁은 정당화될 수 있다는 십자군 정신으로 대중동 정책 등 외교정책을 계속 밀고 나간다면 ‘크리스천 파시즘’이란 극단적인 용어 규정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반면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NCSU) 직원인 뱅트 칼슨은 부시 대통령의 정책 전반을 찬성하진 않지만 부시에게 표를 던졌다고 했다.“미국은 전쟁이라는 강의 한복판 물살을 타고 있다. 강하구에 도착하기 전에 큰 물줄기에서 벗어나면 보트는 전복되는 것 아니냐.”는 게 그의 주장이다. crystal@seoul.co.kr
  • [부시 집권 2기] 부시 재선 성공요인 뭘까

    도덕적 가치를 옹호하며 테러의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지켜줄 수 있는 전시 사령관으로의 이미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04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요인으로 미 언론들은 두 가지를 꼽았다. ●성공한 ‘도덕적’ 도박 CBS뉴스는 3일 부시 대통령이 올 대선에서 도덕적 문제에 집착한 것은 사실상 ‘도박’에 가까웠다고 진단했다. 부시 진영은 중도 성향의 유권자에 손을 뻗치기보다는 기존 보수층의 지지를 확실히 다지며 동성애자 결혼 금지 등 전통적 가치관에 중점을 둔 선거전략을 펼쳤다. 부시 캠프는 대선과 동시에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주헌법 개정안 찬반투표를 11개주에서 실시, 이를 쟁점화시켰다. 부시의 전략은 먹혀들었고 CNN 출구조사에서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긴 것은 도덕성(22%)·경제(20%)·테러(19%) 등의 순이었다. 도덕성을 고른 유권자 중 80%가 부시를 지지했다. 전통적 가치관에 대한 논란은 ‘복음주의자’라고 불리는 보수파 기독교도들을 투표에 참여시켰다. 이들은 신앙생활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교회활동에 열심히 참여한다.CNN 출구조사에서 교회에 일주일에 두번 이상 다니는 사람은 64%, 한번 다니는 사람은 58% 등 교회에 자주 다니는 유권자일수록 부시에 대한 지지율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이번 대선의 접전지였던 오하이오주 출구조사에서는 스스로를 복음주의자로 밝힌 유권자가 24%였고 이들 중 73%가 부시를 지지했다. ●‘전쟁 중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 이번 대선은 미국이 종교 성(性) 지역 가치관 등으로는 분열돼 있지만 테러에 대한 우려에서는 하나였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워싱턴포스트가 4일 평가했다. 선거전 막바지에 등장한 오사마 빈 라덴의 비디오테이프도 부시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미국민들에게 테러와의 전쟁이 아직도 진행 중이며 부시 대통령이 전쟁 중인 군수통치권자라는 점을 각인시켰다.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4분의 3이 추가 테러 공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이라크전을 반(反)테러 정책의 하나로 인정하는 분위기도 확산됐다. 부시의 전략과 빈 라덴의 테이프는 우선적으로 ‘시큐리티 맘(아이들의 안전을 걱정하는 엄마들)’을 결집시켰다고 미 언론들이 분석했다. 여성 유권자들의 부시 지지도는 2000년보다 5%포인트 오른 48%였다. 결혼한 사람의 부시 지지도는 57%였고 아이가 있는 유권자의 경우는 59%가 부시를 찍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2004 미국의 선택] 선거전 1년 결산

    [2004 미국의 선택] 선거전 1년 결산

    슬로건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희망찬 21세기’를 내걸었고 존 케리 후보는 ‘보다 나은 미국인의 삶’으로 정했다. 그러나 9·11 이후 미국의 대내외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엇갈렸다. 양측은 세계가 위험하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이에 대처하기 위한 지도력에 180도 이견을 드러냈다. 경제나 실업률, 의료보험, 낙태, 동성애 결혼, 줄기세포 연구 등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줄곧 논란이 된 이슈는 대테러 전쟁과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지도자의 자질이었고 그 연장선에서 상호비방과 무차별적 정치광고가 난무했다. 한쪽에선 부시 대통령을 미 역사상 ‘가장 비전있는 지도자’로 평가한 반면 다른 한쪽에선 ‘가장 소모적인 패배자’로 부를 정도였다. 부시는 줄곧 ‘신념과 확신’을 내세웠다. 지난주말 막판 유세에선 “나의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조차 나의 처지와 내가 믿는 바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케리는 지도력을 ‘판단의 문제’로 규정했다. 부시가 한 가지 문제에만 매달리는 ‘단순형’이지만 대통령은 동시에 다양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 평론가인 데이비드 저겐은 “케리는 복잡한 선택에 앞서 현실을 파악하려는 ‘사실적 본능’을 가진 반면 부시는 주변 환경에 이끌리기보다 먼저 발빠르게 행동하려는 ‘직관적 본능’을 가졌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차이는 선거전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는 평가다.‘팩트체크 닷 컴’을 운영하는 브룩스 잭슨은 “부시는 군사비 지출 및 세금 문제 등과 관련된 케리의 상반된 상원활동을 체계적으로 왜곡시켰고, 케리는 경제의 어두운 면을 사실 이상으로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부시는 케리가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정책결정의 일관성이 결여됐음을 꼬집었고, 케리는 부시가 이라크전에만 몰두해 국내 문제를 소홀히 했음을 문제삼았다는 뜻이다. 감정싸움으로까지 치달아 부시의 군복무 회피와 케리의 베트남 참전영웅 왜곡 시비까지 낳았다. 당의 성향에 따라 부동표를 모으는 방식도 달랐다. 부시측이 보수층이 집중된 농촌과 중·서부지역 및 중장년의 남성층을 공략했다면 케리는 진보적인 도시와 동부지역 및 젊은 여성층을 타깃으로 삼았다. 케리가 하워드 딘의 돌풍을 일으킨 인터넷 선거를 이어받았다면 부시는 기업과 친지 등을 중심으로 한 기존 조직을 가동했다. 부시 진영은 지난해 12월부터 경합주마다 신규 공화당원 300만명을 확보하는 세 확장에 나서 막판 유세에 총동원했다. 반면 케리측은 진보적 민간단체들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았다. 정치 광고를 전담하는 WPP 그룹은 부시가 맥도널드처럼 ‘잘 알려진 선두 브랜드’라면 케리는 서브웨이처럼 ‘덜 알려진 브랜드’에 비유했다. 동성결혼과 줄기세포 연구에 부시가 반대, 케리가 부분적인 찬성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핵 해법 등 외교·안보는 국제사회를 ‘선과 악’의 대결로 규정한 ‘부시 독트린’과 이에 반대한 케리의 동맹 강화노선으로 대비된다. 케리는 시급한 현안인 북핵 문제를 이라크 전쟁 때문에 방치, 더 악화됐다며 6자회담과 양자회담의 병행을 주장한다. 그러나 표의 향방에 민감한 불법이민자 문제에는 양측 모두 합법적인 지위보장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2004 미국의 선택] 막판 흑색비방 난무… ‘혼탁 대결’

    |워싱턴 이종락특파원|숨막히는 대선 레이스를 펼쳐온 미 공화당과 민주당 양 진영은 투표 당일인 2일에도 사활을 건 막바지 표심잡기에 진력했다. 전국의 투표소에는 새벽부터 투표하러 나온 유권자들로 장사진을 이뤄 이번 선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승부처인 접전 주의 투표소들에는 양당에서 파견한 변호사와 컴퓨터 전문가, 시민감시단체 회원들이 투표과정을 철저히 감시,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오하이와 매릴랜드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선거 진행요원들의 늦장 출근과 준비소홀로 투표가 예정보다 늦게 시작됐으며,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한 투표소에서는 투표기계에 문제가 생겨 갑자기 투표방식을 변경하는 등 일부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번 투표는 2일 0시(한국시간 오후 2시) 미 북동부 뉴햄프셔주의 산간마을인 하트와 딕스빌 노치에서 첫 테이프를 끊었다. 하트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16표, 케리 후보가 14표를 각각 확보했고, 딕스빌 노치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19표, 케리 후보가 7표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마을 유권자들은 전통적으로 대선 투표 전날 마을의 한 호텔에 모인 뒤 투표일 0시를 기해 미국과 전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주권을 행사해 왔다. ●최대 접전지역으로 꼽히고 있는 플로리다, 오하이오, 뉴멕시코, 위스콘신, 아이오와 등 5개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거운동원들은 투표당일에도 전방위 선거캠페인을 펼쳤다. 선거운동원들은 부모가 투표소에 가는 동안 아기 돌보기, 투표소까지 장애인과 노약자 무료 수송, 유권자들에게 과자와 티셔츠 나눠주기 등 물량공세에도 나섰다. 대학가에서도 선거열풍이 불어 펜실베이니아의 한 대학교수는 투표한 학생들에게 보너스 학점을 주고, 뉴저지의 한 대학 여교수는 투표를 필수과정으로 정했다. ●두 후보간 경쟁이 막판까지 예측 불허의 접전 양상을 보이자 양측의 흑색 거짓 선전도 기승을 부렸다. 미시간주 랜싱과 디트로이트, 그랜드 래피즈, 플린트, 폰티액 등지 시민들은 지난달 말부터 케리 후보가 집권하면 동성 결혼을 허용할 것이라는 익명의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한 여성은 전화에서 “케리 후보가 우리 모두의 권리인 동성애자 결혼을 지지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며 “부시가 당선되면 동성 결혼을 금지할 것”이라고 역선전했다. 뉴저지주에서도 자신을 걸프전 영웅 노먼 슈워츠코프 장군이라고 밝힌 사람이 “케리는 군사력을 증강할 진정한 계획을 갖고 있으며 테러리스트들을 끝까지 추적할 것이다.” 라는 내용의 전화가 걸려왔다는 시민들의 제보가 잇따랐다. 이에 대해 슈워츠코프는 “민주당전국위원회(DNC)가 나를 사칭해 유권자들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고 비난하며 흑색 선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jrlee@seoul.co.kr
  • [美대선 D-1] 블레어, 케리에 밀사 파견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존 케리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밀사를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주도한 이라크 전쟁에 대규모 병력을 파견하며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최대 우군을 자임해온 블레어 총리의 이번 밀사 파견은 부시가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를 감안한 사전포석으로 풀이된다. 또한 블레어 총리의 부인이 최근 미국 방문 중 백악관의 정책을 비판하면서 ‘블레어 총리가 부시 대통령과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블레어 총리가 선거전문가이자 자신의 최측근인 필립 굴드 경(卿)을 최근 워싱턴에 보내 케리 후보의 선거캠프를 이끌고 있는 매리 베스 커힐과 회담을 갖게 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측은 지난 21일 워싱턴에서 비밀 접촉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밀사 파견은 블레어 총리가 클린턴 행정부 시기 미 민주당과 친밀하게 형성했던 우호 관계를 복원하려는 시도로 읽혀진다. 이와 관련, 블레어 총리 측근은 굴드 경이 케리 진영과 접촉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정부 대표로 간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순회 강연차 미국을 방문 중인 블레어 총리의 부인 체리 여사는 부시의 고향 텍사스주가 동성애 금지법 위반혐의로 동성 커플을 체포했다며, 미국의 법률이 “시대에 뒤떨어진 할아버지의 시계”라고 꼬집었다고 BBC방송 인터넷판이 30일 보도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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