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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수수께끼 피아노맨 실토 “자살 시도하다 사기극”

    |런던·베를린 외신|4개월 전 영국 남동부 켄트 해안에서 흠뻑 젖은 정장 차림으로 발견됐던 수수께끼의 인물 피아노 맨은 20살의 독일인이라고 독일 외무부가 22일 확인했다.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피아노 맨은 지난 19일 간호사에게 “나는 독일인이다.프랑스 파리에서 일하다 직장을 잃었으며 기차를 타고 영국에 왔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자살을 시도하다 경찰에 발견됐으며 병원에 도착했을 때 피아노가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올라 피아노를 그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밝혔다. 프로급으로 알려진 피아노 솜씨도 건반 하나를 반복적으로 두드리는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병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피아노 맨은 20일 비행기편으로 아버지와 두 여동생이 있는 독일로 돌아갔다. 180㎝가 넘는 훤칠한 키에 우수에 가득 찬 표정을 한 피아노 맨은 그동안 말과 기억을 모두 상실한 인물 행세를 해 영국민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었다.
  • [국제플러스] 中저장성 동성애조직 첫인정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동부의 저장성(浙江省) 위생청이 처음으로 민간 동성애 조직을 승인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16일 보도했다. 동성애 지원자들로 구성된 ‘저장동지애심공작조’(浙江同志愛心工作組)는 지난 14일 출범, 앞으로 동성애자들에게 에이즈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전화 핫라인을 통해 동성애자들을 도와 준다고 저장청년일보가 전했다.
  •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5) 성적소수자의 권리(네덜란드)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5) 성적소수자의 권리(네덜란드)

    흔히 네덜란드를 ‘성적소수자의 천국’이라 부른다. 세계 최초로 동성간 결혼을 인정해 동성애자들도 드러내 놓고 떳떳한 삶을 살 수 있는 곳이 네덜란드다. 성전환자에 대한 의료 지원도 철저하다. 성(性)에 대한 정체성이 다르다는 것을 이유로 차별을 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이 오랜 과정을 거쳐 법과 제도로 반영된 결과다. 네덜란드 성적소수자들의 생활을 현지 취재로 생생히 살펴본다. ■ 세계 첫번째 레즈비언 부부의 삶 |암스테르담(네덜란드) 이효용특파원|암스테르담 중심가에서 서쪽으로 20㎞ 떨어진 한적한 동네의 한 아담한 복층 아파트. 곳곳에 걸린 가족사진이 따뜻한 느낌을 주는 집 안으로 들어서자 지극히 평범한 두 ‘아줌마’가 기자를 맞았다. 지난 2001년 ‘세계 최초의 합법적 동성부부’로 외신을 장식했던 헬레네 파센(38)과 안느-마리 튀스(36) 부부다. ●두 아이 낳고 완벽한 가족으로 “이쪽은 우리 엄마고요, 이쪽도 우리 엄마고요, 얘는 내 동생이에요.” 2층에서 쪼르르 뛰어 내려와 조잘조잘 가족을 소개하던 나탄(5)이 수줍은 듯 헬레네 뒤로 숨는다. 나탄은 이들이 인공수정을 통해 얻은 아들이다. 헬레네와 마리는 1998년 12월 친구들의 소개로 만나 한눈에 서로 ‘인생의 동반자’라고 느꼈다.1주일 만에 가족들에게 소개하고 동거에 들어갔다.2001년 4월1일, 세계 최초로 네덜란드에서 동성커플의 결혼을 허용하는 법이 시행되던 날 0시를 기해 결혼식을 올렸다. 나탄에 이어 딸 미르틀러(3)를 낳고 ‘완벽한’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다. 헬레네는 사실 마리를 만나기 전까지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몰랐었다. 명문 프리예대학 법대를 졸업하고 공증인으로 일하던 그는 공부와 일에 바빠 31살이 되도록 연애 한번 해본 적이 없었다. 그는 “마리를 처음 본 순간 ‘운명적인 사랑’을 느꼈으며, 그것은 동성이건 이성이건 상관없는 사랑 자체였다.”고 말했다.15세 무렵 성 정체성의 고민을 시작한 마리는 19세 때 동성애자임을 알았다고 한다. 다행히 둘 다 가족의 반대는 별로 없었다. 그러나 아이 문제는 녹록지 않았다. 레즈비언(여성 동성애자) 부부가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입양과 인공수정 두가지. 마리가 아이를 낳고 싶어 했기 때문에 정자를 기증받아 인공수정으로 2000년 첫 아들 나탄을 낳았다. 생모인 마리는 출산과 동시에 부모의 자격을 얻었지만, 헬레네가 나탄의 부모로 인정받기까지는 3년이 걸렸다. 네덜란드 현행법은 출산이든 입양이든 일단 한명만 부모로 인정하고, 동성 배우자는 3년이 지나야 ‘입양’ 형식으로 부모가 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둘째 미르틀러까지 모두 입양 절차를 마쳤다. 여느 부모와 다른 상황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할지도 고민스러웠다. 아이가 물으면 “너는 아빠가 없고 엄마가 둘이다.”라고 말해줬다. 혹여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편부모나 미혼모와 마찬가지로 조금 다른 형태의 가족일 뿐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둘 다에게 엄마라고 부르는 남매는 구김살 없이 자라고 있다. ‘행복해 보인다.’는 기자의 말에 “가족이니 행복한 게 당연하죠.”라며 활짝 웃던 헬레네는 “네덜란드에서도 불과 30∼40년 전에는 동성 커플이 가족을 이루고 산다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면서 “이성애와 동성애가 적어도 법적으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성적 정체성 인정 후 편견 극복을” 암스테르담에 있는 국제동성애정보자료실에서 책과 뉴스 수집을 담당하는 김혜진(21)씨는 3개월에 한번씩 진료와 호르몬 치료를 위해 프리예 대학병원을 찾는다. 벨기에 입양아인 김씨는 남성으로 태어났으나 성 정체성이 여성이며, 성적 지향 또한 여성인 트랜스젠더 레즈비언이다. 성적으로 소수자 중의 소수자인 셈이다. 어릴 때부터 인형놀이를 좋아하던 김씨는 자신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늘 헷갈렸고, 부모는 그를 게이(남성동성애자)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여성이 되고 싶으면서도 자꾸 여성에게 끌렸다. 트랜스젠더들을 만나면서 자신이 트랜스젠더 레즈비언임을 깨달았다.“입양이 실패했다.”며 냉랭하게 등을 돌린 양부모를 떠나 2002년 암스테르담에 와서 동성애 자료실에 일자리를 구했다. 다행히 네덜란드는 성전환을 치료의 대상으로 보고 수술 및 평생 해야하는 호르몬 치료까지 모두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었다. 물론 까다로운 신체검사와 심리검사를 통과해야 한다.18세부터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김씨는 내년 10월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동양인이며 트랜스젠더에 레즈비언이라는 3중의 핸디캡과 싸워온 김씨는 “특히 소수자에게 인권은 결코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면서 “우선 솔직하게 자기 정체성을 인정하고, 그 다음 편견과 싸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를 위한 15년의 노력 네덜란드는 ‘모든 종류의 차별을 금지한다.’는 헌법 1조에 따라 단계적으로 성적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장치를 갖춰 왔다.1980∼90년대에 유명 연예인들과 몇몇 정치인들이 커밍아웃하면서 꾸준히 이슈를 만들어 나갔다.1991년 동성애자였던 당시 내무장관이 기반이 되는 법안을 만들었고,1998년 동성간 ‘등록 파트너제’가 합법화된 데 이어 2001년 동성간 결혼과 동성부부의 입양이 허용됐다. 스작 얀슨 법무부 법률고문은 “성적 정체성이 다름을 이유로 차별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법의 기본 정신”이라면서 “올 가을 동성부부의 입양 때 한쪽이 3년 뒤에야 입양할 수 있도록 하는 제약을 수정하는 법안이 상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최대의 동성애 운동 단체인 COC의 아르요스 벤드리그(30)는 “지난 4월 ‘여왕의 날’ 행사를 취재하던 미국인 동성애 운동가이자 기자인 크리스 캐인이 집단 폭행을 당하는 등 아직 차별이 남아 있다.”면서 “법적으로 보장됐다 하더라도 예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려면 지속적으로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utility@seoul.co.kr ■ 동성애자 정치인 디트리시|암스테르담(네덜란드) 이효용특파원|“동성애자니 이성애자니 하는 성 정체성을 문제삼을 것이 아니라 결국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개성과 능력입니다.” 네덜란드 연립 여당 가운데 하나인 D66의 당대표 보리스 디트리시(50)는 잘 알려진 동성애자 정치인이다. 암스테르담 한 노천카페에서 만난 그는 “한국 상황에 대해서는 코멘트할 수 없다.”고 예의 정치인다운 첫마디를 날리면서도 “결국 동성애자들 스스로 적극적으로 권리를 찾아 나가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1955년 유트레흐트에서 태어난 그는 명문 레이든 대학에서 법학 석사를 받은 뒤 1981년 중도진보 성향의 D66에 입당했다. 그의 아버지는 유고연방에서 망명해 레이든대에서 동유럽학을 가르친 교수였다.20세를 전후해 자신의 성 정체성을 알게 된 그는 1981년부터 25년째 한 남성과 함께 살고 있다. 부모는 처음엔 놀라고 슬퍼했지만 언젠가부터 파트너를 가족으로 받아들였다. 정치인인 그가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것은 1993년 처음 국회의원에 출마해 선거운동을 할 때였다. 평가가 엇갈렸지만 “본인에게 솔직하다면 국민에게도 솔직할 것”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로 무난히 당선됐다. 국회의원으로는 첫 커밍아웃이었다.1993년 동성결혼허용 법안을 제안했고,2003년 당 대표가 됐다.151석 가운데 6석을 차지, 제1·2당인 CDA·VVD와 연립여당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보수 성향 정치인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었다.1996년 기독연합당 대표가 한 잡지 인터뷰에서 “보리스가 사는 방식은 제대로 된 방식이 아니며 동성애는 이성애보다 열등하다.”라고 비난했다. 일부 의원들이 “정당의 대표가 공개적으로 차별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했다.”며 소송을 걸었지만, 항소와 상고를 거듭한 끝에 결국 ‘의사표현의 자유’라고 결론났다. 그는 “수치심과 모욕을 느꼈던 순간이지만 결코 커밍아웃한 것을 후회하거나 불편하게 느낀 적은 없었다.”면서 “오히려 누가 뭐라고 하든 정치인으로서, 한 개인으로서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성 정체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개인의 권리나 능력이 억압받아서는 안된다.”면서 “동성애운동단체, 언론, 정치인 등이 꾸준히 동성애 문제를 소수자에 대한 차별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utility@seoul.co.kr
  • “종교초월한 봉사기쁨 나눠요”

    “종교초월한 봉사기쁨 나눠요”

    “교무님과 신부님, 목사님, 수녀님, 스님 모두 이웃을 위해 봉사와 나눔을 함께 실천하는 좋은 친구랍니다.” 원불교 라디오방송 ‘원음방송’(FM 89.7MHz)에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다. 매일 오후 4시부터 1시간동안 방송되는 ‘둥근 소리 둥근 이야기’는 이웃 종교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하는 국내 유일의 종교협력 프로그램이다. 서울에서 전파를 탄 지 다음달이면 4주년을 맞는다. 원음방송에서 최장수, 최고 수준의 청취율을 자랑한다. 이 프로그램의 프로듀서이자 작가,DJ로서 ‘1인3역’을 맡고 있는 송지은(36) 교무는 각종 신문과 인터넷 등을 통해 다른 종교 소식을 꼼꼼히 읽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4년 전 프로그램을 맡은 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이웃 종교의 새로운 소식과 성직자들의 훈훈한 나눔활동을 소개해왔다.“그동안 스튜디오로 초대한 이웃 종교의 성직자분들만 해도 200명쯤 됩니다. 이와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하는 종교단체들도 150∼160개 정도 소개했지요. 다른 종교 성직자들과 친해질 수 있다는 것은 저에게 큰 행운이자 행복입니다.” 종교간 대화를 통해 교리적·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소외된 이웃에 같이 눈을 돌리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인 만큼 각 종교마다 사회현장 등에서 활동하는 성직자들을 만나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그동안 강원용 목사, 박청수 교무, 법륜 스님, 김성수 주교, 최일도 목사 등 유명인사들뿐 아니라 드러나지 않지만 사회 구석구석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평범한 성직자들의 가슴 따뜻한 사연들이 많이 소개됐다. “노숙인 무료급식, 암환자·장애인 돌보기, 빈민촌 봉사, 수재민 돕기 등에 헌신하는 목사님과 신부님, 스님 등을 만나 베푸는 삶이 무엇인지 배우고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동성애, 환경, 성폭력문제 등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각 종교단체 관계자들을 한자리에 초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함께 풀어가는 방법을 모색하기도 합니다.” 이와 함께 요일별로 각 종교의 경전과 상식, 뉴스 등을 소개하고, 종교계 행사와 문화공연 등을 직접 취재해 전달하는 등 모든 종교의 다양한 정보와 소식을 한꺼번에 들을 수 있다. 또 종교가 없는 일반인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마련한 ‘함께 하는 기도’코너는 청취자들의 고민거리나 기도사연을 받아 각 종교의 절대자 호칭을 함께 사용해 기도를 해줘 인기가 높다. 송 교무는 “종교계가 이기적으로 자기 종교만 챙기거나 봉사와 나눔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는 상황에서 이웃 종교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함께 봉사를 실천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교리를 많이 알고 기도에 전념해도 실천하지 않으면 참된 종교인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종교계가 연합해서 결식아동, 난치병어린이 돕기 등을 꾸준히 펼쳐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높은 청취율과 종교계 안팎의 높은 관심에 힘입어 프로그램 개편이 이뤄지는 9월부터 방송시간이 오전 10시로 바뀐다. 송 교무는 “다음달부터 종교별 봉사활동·행사뿐 아니라 개별 사찰과 성당, 교회 등을 찾아 성직자들을 소개하고 예배와 법회, 미사 등 의식에 대한 정보를 알리는 새로운 코너를 진행할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글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색다른 더위탈출 공포연극

    한여름 밤의 무더위를 잊는 데는 오싹한 납량호러물이 제격이다.TV, 스크린에 비해 공포물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연극무대에도 공포연극의 바람이 솔솔 불고 있다. 블록버스터 영화에서처럼 특수효과나 반전에서 오는 섬뜩한 공포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지하 소극장과 라이브 무대라는 연극의 특성상 작은 충격요법으로도 내면의 잠재된 공포심리를 이끌어내는 색다른 매력이 있다. 파파프로덕션의 ‘악녀 신데렐라’(20일∼9월4일, 대학로 행복한극장)는 ‘고딕 호러’를 표방한 창작극이다. 이 연극에서 권선징악을 전하는 아름다운 동화는 혐오감을 자아내는 끔찍한 악담으로 돌변한다. 성인용품 판매로 부를 축적하는 아버지, 성형중독에 걸린 계모와 이복언니,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왕자로 키워진 공주 등 뒤틀리고 비정상적인 인물들이 끌어가는 연극은 욕망과 추함, 악으로 가득찬 세상을 조롱하면서 묘하게 신경을 건드리는 심리적 공포를 안긴다. 창작페스티벌 희곡공모전의 당선작으로 이해제가 연출을 맡았다.(02)747-2070. 극단 옐로우룸의 ‘하녀들’(8월21일까지, 대안극장 옐로우룸)은 장 주네의 원작이 지닌 인간의 악마적 본성을 긴장감있게 보여줌으로써 관객의 공포감을 유발한다. 프랑스에서 일어난 실제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하녀들’은 마님 몰래 동성애를 즐기던 두 하녀가 이 사실이 들통나자 살인을 저지른다는 충격적인 내용의 작품이다.(02)3672-1677. 아예 밤 11시에 공연하는 심야공포연극도 있다. 다섯명의 남녀가 벌이는 기괴한 제의식을 다룬 프로젝트그룹 여름사냥의 ‘엠 에볼’은 열대야로 잠 못이루는 올빼미 관객들을 타깃으로 삼았다.8월15일까지 대학로 두레소극장에서 공연된다.1544-155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딴여자 사귄다” 동성애 상대 집단린치

    동성연애자 여성 8명이 함께 동거하던 여성이 자신들 외에 다른 여성과 사귄다는 이유로 한달여간 감금, 집단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금품을 빼앗은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대구 달서경찰서는 12일 인터넷 친구만들기 사이트에서 만난 조모(21·무직)씨가 외도를 한다는 이유로 자취방에 감금하고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손모(18·대학 1년)양 등 여성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최모(16·고교 2년)양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3개월 전쯤 모 인터넷 사이트에서 만나 대구 달서구 호산동에 자취방을 얻어 합숙을 하던 중 조씨가 정조를 지키지 않고 다른 여성을 사귄다는 이유로 지난달 2일부터 지난 5일까지 33일 동안 조씨를 감금한 뒤 폭력을 휘둘러 전치 12주의 상처를 입히고 현금 63만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청소년과 동성애 문제 이번 사건에 10대 여고생과 여대생이 끼어 있을 정도로 동성애는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또 하나의 고민거리다. 지난 2003년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6.3%가 ‘나는 동성애자가 아닐까.’라는 고민을 했을 정도다. 문제는 청소년 동성애자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고민이나 배려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동성애를 터부시하는 사회 분위기속에서 이들은 동성애자임을 강요당하는 아우팅과 따돌림 등으로 괴로워하다 자퇴와 가출, 음주·흡연 등에 빠진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사회가 학교 성교육 등으로 동성애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이들의 실체를 인정하고, 인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대구 황경근·이두걸기자 khwang@seoul.co.kr
  • [송두율칼럼] 추방된 자를 위한 변명

    [송두율칼럼] 추방된 자를 위한 변명

    필자가 꼭 아홉 달 동안 갇혀 있었던 서울 구치소를 찾은 두 아들이 면회시간에 나에게 독거감방의 구조며 하루의 생활일정에 대해서 종종 물었다. 독일에서 낳고 자랐기 때문에 한국의 생활풍습도 낯설기도 했지만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 속에서 긴장된 시간을 특수한 공간 속에서 보내고 있는 아버지의 생활환경이 더욱 궁금했을 것이다. ‘감옥의 탄생’이라는 부제가 붙은 ‘감시와 처벌’이라는 저술을 통해 근대에 있어서 앎과 힘이 어떻게 결합되었는지를 파헤친 미셸 푸코(M Foucault)조차도 프랑스의 감옥 안을 직접 들여다볼 수 없었다.1970년대 중반에 들어서서 처음으로 그는 미국 인디애나주의 아티카시에 있는 감옥의 내부를 직접 들여다볼 수 있었다. 사회학에서 이른바 ‘총체적 제도’라고 불리는 이러한 공간은 구치소나 교도소외에도 병원 특히 정신병원, 병영, 학교 등을 의미한다. 이 모든 제도들이 안고 있는 문제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심각하다는 사실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졌다. 법률위반행위나 그에 대한 혐의로 구속된 사람, 병자나 정신이상자, 군복무자, 학생들을 일반사회로부터 격리시켜 엄격한 규율을 통해서 통제하는 과정 중에는 인권유린사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이는 내부로부터 또 다른 반항적인 폭력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로 인해 가끔 세간을 놀라게 하는 엄청난 사건도 발생한다. 한국에서는 남미처럼 재소자의 대대적인 폭동은 없지만 군대나 학교 또는 재활원 같은 곳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건은 많다. 특히 규율과 통제는 기본적으로 몸을 매개로 해서 이루어지는데 고문과 체벌은 그의 대표적 예이다. 군사정권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여러 가지로 재소자를 위한 조건들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구치소에는 아직도 징벌방이 따로 있다. 구치소내의 규정을 어기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재소자를 일정기간동안 이 방 속에 가두어 놓고 면회와 운동시간도 제한한다. 인적이나 물적으로 열악한 조건에서 교도관이 너무나 많은 재소자를 상대하다 보니 재소자 매 개인이 안고 있는 사연에 관심을 갖고 대화라도 나눌 수 있는 여유는 전혀 없다. 사회로부터 일단 배제되고 또 격리된 집단을 배려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상황이 어렵다고 하지만, 이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들에 대한 사회적 통념이다. 범죄자와 정신병자는 대개 ‘비정상’이나 ‘비이성적’ 존재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사람들이 사는 사회로부터 격리 수용되는 것은 정당하며, 때로는 이들을 영원히 추방시켜도 된다는 주장이 있다. 이렇게 정상과 비정상, 이성적인 것과 비이성적인 것으로 나누어보는 이분법적 시각은 동성애자, 외국노동자 등에게도 적용된다. 특히 냉전적 사고구조 속에서 이른바 ‘빨갱이’를 죽여도 죄가 될 수 없다는 논리도 이러한 시각에서만 성립 가능하다. 이렇게 조건반사처럼 작동하는 선별과 배제의 논리는 주로 집단적 기억과 관습에 의존한다. 그러나 ‘정상’과 ‘비정상’을 구별하고 이를 학문적으로 뒷받침하는 법학이나 임상심리학과 같은 지식체계 없이는 그러한 배제의 구조도 견고하게 유지될 수 없다. 그러한 지식체계를 또 대중화시키는 정보매체가 지배하는 오늘날 그러한 배제에 대한 저항은 저항가요를 반복해서 부르는 식으로는 성공될 수 없다. 때로는 싸우는 대상이 하도 한심하기 때문에 싸우는 자신마저도 초라하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전투적 자세를 취하지 않고서는 가령 감옥과 정신병원의 비인간적이며 폭력적인 구조와 싸울 수 없었다고 푸코는 술회한 적이 있다. 그는 또 진리라는 이름 밑에서 법이나 관습이 어떤 선을 그어 그 선을 넘어서서는 안 된다고 항상 우리에게 경고를 보내고 또 우리를 처벌하지만 그의 진정한 의도는 기존의 권력체계 유지에 있다고 고발한다. 생산적인 것은 어느 한 곳에 정착한 사람들의 것이 아니라 유목민의 것이다. 흐르는 물이 썩지 않는 것처럼 이제는 우리 자신도 과거의 관습과 법이 정한 테두리 밖으로 나와 오늘의 세계가 필요로 하는 보편적인 사회적 약속이 어떤 것인지를 우리 모두 생각해야 한다.
  • [황장석기자의 아시아 창] 양지로 나오는 동성애 담론

    아시아의 동성애 커뮤니티 및 문화 연구가 본격화되고 있다. 오는 7일 방콕 앰배서더호텔에서 3일 간의 일정으로 열리는 제 1회 ‘아시아 퀴어(동성애)연구 콘퍼런스’는 아시아 동성애 연구의 본격화를 알리는 행사다. 아시아의 동성애를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최초의 국제회의인 셈이다. 호주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하는 아시아태평양퀴어네트워크(APQN) 등이 공동주최한 이번 회의는 아시아 각국에서 온 동성애자들과 학자들, 인권단체 활동가, 동성애 영화 제작자와 예술가 등 220여명이 한 자리에 모인다. 참가자들은 아시아 동성애자 현황 파악 작업이 진척되길 기대하고 있다. 회의 공동 기획자인 호주국립대학(ANU) 피터 잭슨 교수는 “아시아의 동성애자들을 돕기 위해 실제 그들의 커뮤니티 현황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고 동성애 포털사이트 ‘프리대’는 전했다. 아시아의 동성애자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지난해 열린 제15회 국제에이즈콘퍼런스의 ‘개발도상국의 남성 동성애’ 세미나 자료에 따르면,2002년 방글라데시의 트럭 운전기사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22%가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파키스탄의 경우 트럭 운전기사의 72%가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보고서가 1996년 발표되기도 했다. 아시아에서 동성애자들이 권익을 주장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로 일본과 태국, 필리핀 등에서 움직임이 시작됐다. 이어 1980년대에는 에이즈 문제가 불거지면서 다른 여러 국가들에서도 동성애 단체들이 조직되기 시작했다. 주최측이 첫번째 회의 개최지로 방콕을 선정한 것은 동성애에 대해 우호적인 사회 분위기에 높은 점수를 줬기 때문이라고 한다. 베트남 전쟁 이후 섹스관광국가로 악명을 떨친 태국은 성매매업종사자의 상당수가 게이라고 알려져 있다. surono@seoul.co.kr
  • [낮은 소리] 차별·협박·폭력속의 레즈비언들

    ‘레즈비언’(여성 동성애자)은 우리 사회에서 이중으로 고통을 겪는다.‘동성애자’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이 “아니, 여자가?”라는 편견과 맞물리면서 더욱 냉혹하게 증폭된다. 최근 레즈비언들이 따로 내던 목소리를 하나로 합쳤다. 지난달 국내 최초의 레즈비언 인권운동단체 연합체인 ‘한국레즈비언권리운동연대’가 발족됐다. 앞서 4월에는 ‘한국레즈비언상담소’가 문을 열였다. 레즈비언들은 “레즈비언 인권운동의 첫 단추를 끼웠다.”고 말한다. 인권 비하로 고통받는 레즈비언들의 현실을 살펴본다. 레즈비언은 사회적 차별과 편견 외에도 높은 범죄위험에 노출돼 있다. 동성애자 폭로를 빌미로 갖은 협박에 시달리고 성폭행을 당하기까지 한다.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지 않는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레즈비언들의 인권은 사회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 ●동성애 폭로 협박에 성폭행까지 4년 전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알게 된 대학생 김민정(가명)씨. 그는 지난해 다른 대학에 다니는 동갑내기와 사귀었고, 같은 과 남자 선배가 이를 알게 됐다. 김씨는 “그 선배가 학생수첩을 내밀며 ‘여기 나와 있는 너희 집에 전화해 네가 동성애자임을 알리겠다.’고 협박했다.”면서 “그 후 1년간 선배에게 강간을 당하고 있다.”고 상담소에 도움을 요청했다. ‘한국 레즈비언상담소’의 전신인 ‘여성 성적소수자 인권운동모임 끼리끼리’에 지난해 4월까지 접수된 상담사례를 보면 레즈비언의 4%가량이 폭력 등 범죄에 시달리고 있다. 동성애자임을 폭로하는 ‘아웃팅’ 협박이나 물리적 폭력은 레즈비언만 겪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협박의 수단이다. 지난해 인천에서는 기간제 교사 출신 김모(33)씨가 프리랜서 기자를 사칭해 10대 레즈비언들을 찾아낸 뒤 ‘주변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성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김씨로부터 피해를 당한 여고생은 모두 4명이었다. 이 사건은 피해 여고생이 상담소에 적극적인 도움을 청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상담소에 하소연을 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상담소 관계자는 “동성애자가 아니어도 성폭행당한 사실을 신고하기는 쉽지 않은 것 아니냐.”면서 “여기에다 수사 과정에서 원하지 않게 동성애자임이 밝혀지는 게 두려워 그냥 참고 견디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실종된 10대 레즈비언의 인권 레즈비언 가운데 10대의 인권 문제는 특히 심각하다. 남학생과 달리 여학생들은 성 정체성과 관계없이 그룹을 지어 다니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쉽게 동성애자임이 드러난다. 이를 두고 학교측은 ‘풍기문란’ 등 이유를 들어 태도 점수를 깎거나 심지어 전학을 보내버리기도 한다. 상담소측은 “2002년 서울 D여고는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한 학생을 강제 전학시켰다.”면서 “하지만 표면상으로는 학생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고 전했다. 또 친구들 사이에서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해도 학교에서 보호해주지 않는다. 지난해 서울 S여고에서 한 학생이 레즈비언인 친구의 사진을 찍어 전교 학급 게시판에 붙여 아웃팅한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그 학생은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지난달 20∼26일 열린 제9회 인권영화제에 국내 최초 레즈비언 인권영화인 ‘이반 검열’을 출품한 이영 감독은 “학교 내에서 레즈비언을 색출하고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것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면서 “학교에서 10대 레즈비언의 인권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현재 동성애자 인권운동을 하는 한 대학생의 경우 고3 발표 수업시간에 레즈비언임을 커밍아웃한 뒤 교무실 앞에서 친구들에게 집단 린치를 당했다.”면서 “하지만 교사들은 이를 못 본 척하는게 현실이다.”고 전했다. 영화 ‘이반 검열’은 실제로 현재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한 레즈비언의 생활을 담은 ‘셀프카메라’ 형식의 다큐멘터리다. ●가족의 폭력에서도 자유롭지 못해 레즈비언들은 가족에게 커밍아웃을 했을 때에도 무력하다. 게이에 비해 물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힘이 부족해 가족들의 강압적인 행동을 그대로 참을 수밖에 없다. 동성 애인과 교제하는 사실을 부모에게 발각당한 한 상담자는 “부모님이 애인의 집에 찾아가 협박하고 심지어 때리기까지 했다.”면서 “헤어지지 않으면 유학을 보내겠다는 것이 부모님 생각”이라고 하소연했다. 레즈비언 상담소 김김찬영 소장은 “2002년에는 딸이 동성 애인을 데려오자 애인을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을 만큼 레즈비언 중 가족한테 감금·폭력을 당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면서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한국레즈비언상담소 대표 김김찬영 “같은 동성애자인데도 게이보다 레즈비언에 더 큰 거부감을 갖는 게 우리 사회의 현실입니다.” 한국레즈비언상담소 김김찬영(25)대표는 우리나라에서 레즈비언의 위치를 이렇게 설명했다. 차별에 더해진 또다른 차별, 그것이 우리나라 레즈비언의 현주소라는 얘기다. “여성과 남성의 동성애자 인권모임끼리 힘을 합치면 분명 각자 활동하는 것보다는 낫겠죠. 하지만 가부장적 문화 때문인지 통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따로 활동할 계획입니다.” 상담소가 문을 연 첫 해인 올해의 중점 사업은 청소년을 상대로 동성애를 제대로 알리는 것. 오는 7월부터 9월까지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5개 도시를 찾아가 ‘찾아가는 청소년 동성애 바로알기 강의(가칭)’를 가질 계획이다. 김 대표는 “청소년의 현실에 적합한 동성애 바로알기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강의 자체만으로도 10대 레즈비언으로부터 대화를 이끌어 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10대 레즈비언 인권 실태도 조사할 예정이다. 현재 상담소에 가입된 회원은 90여명. 이 가운데 활동가는 20명 정도다. 김 대표는 1994년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레즈비언 단체인 ‘여성 성적소수자 인권운동모임 끼리끼리’에서 활동하다 상담소가 문을 열면서 대표를 맡게 됐다. “아직은 회원수도 적고 회비로 겨우 꾸려나가지만 그게 어려운 건 아닙니다. 아직 가족들에게 커밍아웃을 못한 상태인데 남들처럼 취직 준비를 하지 않고 여기서 일한다는 말을 못하는 게 힘들죠.” 본격적인 상담 활동을 시작하고 단체간 연대까지 시작했지만 얼굴을 드러내놓고 활동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도 저희가 마음껏 얼굴을 드러내놓고 활동할 날이 오겠죠. 하지만 당장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모든 동성애자들과 마찬가지로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다. 김 대표는 고등학교 시절 여자친구를 좋아하면서 혼란을 겪기 시작했고 2년간 고민 끝에 레즈비언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김 대표는 이렇게 혼자 고민하는 사람들이 상담소를 적극 이용해 주기를 당부했다.“분명 혼자서 고민하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섣불리 이성애자다, 동성애자다 판단하지 말고 상담소 문을 두드리세요. 특히 아웃팅을 이용한 범죄의 피해자가 된 경우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길 바랍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동성애’와 ‘이반’ 포털 금칙어서 제외 최근 들어 레즈비언에 대한 인식 변화가 일부에서 감지된다. 아무래도 변화의 수용 폭이 넓은 사이버 공간이 그 출발점이다.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들은 그동안 금칙어나 성인 키워드로 취급했던 ‘동성애’와 ‘이반’을 일반용어로 분류했다.‘이반(異般·二般)’이란 ‘일반(一般)’의 상대어로 국내 동성애자들이 자신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인터넷을 통해 많은 동성애자들이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한국레즈비언상담소는 “지난달 다음, 야후코리아 등 8개 주요 포털에 대해 동성애 관련 단어 분류의 시정을 요구한 결과 이달 14일까지 모두 받아들여졌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벅스, 인터넷한겨레, 인터넷세계일보에서는 ‘동성애’가 성인 키워드로 분류돼 주민등록번호 입력 후 성인인증을 해야 관련 자료를 검색할 수 있었다. 네이버, 야후 코리아, 엠파스는 ‘이반’이 성인 키워드에 속해 있었다. 또 다음카페와 엔티카 엔피(파일 공유 사이트) 서비스에서는 ‘이반’이 금칙어로 분류돼 검색 자체가 불가능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동성애나 이반에 대한 사전적 정의 등 일반적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성인 키워드에서 제외했다.”면서 “대신 이 키워드로 검색이 되는 성인 관련 콘텐츠는 따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담소 관계자는 “처음에는 대부분 업체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였다.”면서 “하지만 이러한 분류가 동성애에 대한 선입견 때문이라는 점을 설득하고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사항에 대해서도 설명했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청소년보호법 시행령의 개별 심의기준에 ‘동성애’가 명시된 것을 삭제하라고 청소년보호위원회에 권고한 바 있다. 청소년보호위는 이를 수용,2004년 4월 시행령을 개정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현대미술의 향수] (3)클림트가 그려낸 ‘벌거벗은 진실’

    [현대미술의 향수] (3)클림트가 그려낸 ‘벌거벗은 진실’

    오스트리아에서는 클림트의 작품을 손쉽게 접하게 된다.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만이 아니라 마치 오스트리아 ‘공식상표’인양 갖가지 복제화와 상품의 형태로 전세계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빈의 레오폴드 미술관에서 열린 (벌거벗은 진실)전을 계기로 그의 여성적이고 관능적인 작품세계가 사람들에게 주는 기쁨의 의미를 찾아본다. #1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작품 중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키스)(1907-8)는 굳게 포옹하고 있는 연인의 모습이 커다란 정사각형의 화면을 가득 채운 그림이다. 연인을 다룬 그림이야 미술사 속에 넘치도록 많지만,(키스)의 연인은 특별하다. 비잔틴 모자이크에서 신성함의 표지였던 황금빛 반짝임이 여기서는 에로틱한 황홀경의 시각적 표현이 되었고, 평범할 수도 있었을 연인의 결합이 거의 신성에 버금가는 가치를 획득한다. 서로 다른 두 존재가 근원적 합일을 통해 영원한 화해와 조화의 세계에 도달한다는 메시지는 정치, 사회, 문화의 격변기였던 클림트의 시대는 물론이고, 모든 것이 분절되고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날까지 그의 작품이 국적과 연령을 초월하여 사랑 받는 까닭일 것이다. ●클림트는 오스트리아의 회화적 자부심 지금 빈의 레오폴드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벌거벗은 진실)(5월13일-8월22일)전은 클림트가 활동했던 1900년 무렵의 오스트리아 회화와 드로잉 180여 점을 전시한 대규모 전시이다. 큐레이터 토비아스 나터의 전시 기획안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쉬른 미술관에서 받아들여 준비하면서 레오폴드 미술관이 합류했다. 두 미술관이 오랜 준비단계를 거쳐 유럽 각국은 물론이고 미국, 일본의 미술관과 개인소장자들의 도움으로 준비한 작품들은 먼저 쉬른 미술관에서 성황리에 전시를 마치고(1월28일-4월24일), 레오폴드 미술관으로 옮겨왔다. 레오폴드 미술관의 넓은 지하전시장에 7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전시된 작품들은 마치 전체 주제를 한 눈에 보여주려는 듯 긴밀한 짜임새로 구성되어 전시 기획자들의 세심함이 두드러진 전시였다. ‘클림트, 실레, 코코슈카, 그리고 다른 스캔들’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전시의 출발점은 클림트이다. 클림트는 오스트리아의 회화적 자부심과 결부된다. 빈 근교에서 태어나 계속 빈에서 교육받고 활동한 그가 파리, 로마 등에서 인정받고 국제적 명성을 획득한 덕분이다. 모차르트, 슈트라우스, 쇤베르크 등 걸출한 음악가를 배출한 오스트리아는 무엇보다 ‘음악의 나라’이고, 미술 장르 중에서는 건축 쪽이 강세를 보인다. 적어도 클림트 이전의 오스트리아 회화는 국제적 흐름과는 단절된 채 과거의 영광과 전통을 되뇌는데 급급한 수준이었다. 물론 클림트가 국제적 명성만으로 오스트리아 대표화가의 역할을 얻은 것은 아니다. ●자위·임신등 금기로 여기던 소재 끌어내 1897년 클림트를 중심으로 젊은 예술가들이 결성한 빈 분리파는 오스트리아 미술이 자기만족의 매너리즘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술전통을 추구함으로써 현재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근간이 되었다. (벌거벗은 진실)이라는 전시 제목도 위선적인 치장에 가려진 ‘진실’을 벌거벗은 여인으로 형상화한 클림트의 (누다 베리타스)(1899)에서 따온 것이다.‘인간의 벗은 몸’과 ‘공적인 전시공간’을 중심으로 1900년대 보수적인 빈 사회의 권위에 도전했던 젊은 예술가들의 반항과 그들을 향한 당시 사람들의 거센 비난에 초점을 맞춘 전시에 잘 어울리는 제목이다. 전시작품들도 성과 욕망, 동성애, 자위, 임신, 어린 소녀의 누드 등 당시의 도덕관이 금기로 여기던 소재를 내세운 것들이다. 그 중에는 상대적으로 허용의 폭이 넓어진 오늘날 볼 때 그리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이는 작품들도 있지만, 몇몇 작품들, 특히 클림트의 에로틱 드로잉이나 실레를 감옥에까지 가게 했던 에로틱 수채화와 드로잉들은 아직도 전시실이 아닌 공공 장소에 걸어두거나 전시 포스터로 사용하기 힘든 작품들이다. 이번 전시에서 특이한 점은 1층 중앙홀에 클림트의 그림 세 점을 복제하여 걸어둔 일이었다.1894년 국가의 주문으로 클림트가 제작에 착수한 이 그림들은 스케치 단계에서부터 거의 10년간 오스트리아 전체가 들썩일 정도로 격렬한 논쟁을 불러 이후 빈의 미술흐름을 바꿔놓았다고 평가된다. 원작은 1945년에 소실되어 흑백사진자료로만 남았는데, 이 그림들이 흑백이긴 하지만 실제 크기로 복제되어 함께 전시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불에 타서 망각 속으로 사라진 그림을 굳이 전시장으로 불러들인 까닭은 무엇인가. 그것은 또 다른 망각을 지적하기 위함이다. 클림트, 실레, 코코슈카 등이 오스트리아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사랑 받게 되면서 그들의 작품이 불러일으켰던 사회적 논쟁과 갈등이 잊혀지고 있는 것이다. 레오폴드 미술관에서는 (벌거벗은 진실)전과 별도로,1층 전시장에서 방대한 소장품 중 선별한 작품들로 (1900년대의 빈)전(3월25일-8월30일)을 진행하고 있다. 개인소장품이었다가 최근 레오폴드 미술관이 소장하게 된 클림트의 (죽음과 삶)(1916), 그의 풍경화들, 콜로만 모저, 요제프 호프만, 오토 바그너 등 빈 분리파와 빈 공방 주역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1900년대의 빈)전까지 둘러보고 전시장을 나서자 마치 100년 전의 세계에서 순식간에 현재로 뽑혀온 듯 현기증이 난다. 우화와 신화의 베일을 벗기고 꾸밈없는 진실을 드러내고자 했던 클림트와 불멸의 반짝임 속에 꿈결같은 충만의 세계를 보여주었던 클림트 사이의 간극 역시 이 현기증을 더해준다. 하지만 클림트 작품의 매력은 바로 이 간극 속에 있다. 헐벗은 현실에 대한 자각과 불만이야말로 조화로운 구원의 세계를 더 갈망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갈망은 어떻게 성취되는가. 바로 예술과 사랑의 만남을 통해서, 클림트 식으로는 ‘전 세계를 위한 키스’를 통해서. #2●빈의 이질적 건물 대화나누듯 마주서 빈은 신기한 도시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루프레흐츠 성당, 고딕 양식의 슈테판 성당, 바로크 양식의 칼스 성당 등의 역사적인 건축물, 유겐트스틸의 선두주자 오토 바그너의 기하학적 건물들, 장식과잉의 역사주의 건축에 반발한 아돌프 로스의 금욕적인 건물들이 시내곳곳에 뒤섞여 있다. 물론 웬만한 유럽도시는 다양한 양식의 건물이 혼재하기 마련이지만, 빈에서는 유독 서로 이질적인 건물들이 대화라도 나누는 듯 마주보고 있다. (벌거벗은 진실)전에서 1900년대 가장 소란스러웠던 건축스캔들의 사례로 다루었던 로스의 ‘벌거벗은 건물’은 황제가 생활하는 화려한 왕궁에서 내다보이는 곳에 지어졌다. 두 건물은 지금도 서로를 비난하고 있을 것이다. 한편 1985년에는 빈의 상징 성 슈테판 대성당 바로 앞에 한스 홀라인의 하스하우스가 들어섰다. 현대판 성채 같은 하스하우스의 유리로 된 전면에 성 슈테판 대성당이 비치는 광경을 보면 마치 현대의 신(하스하우스 안에는 쇼핑센터와 식당, 카페 등이 있다)과 과거의 신이 서로 의지하면서 다독이는 느낌이 든다. 이질적인 두 건물이 마주보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빈의 명물이 되어 더 많은 사람이 몰려들지 않는가. 바로 이런 도시이기에 훈데르트바서 같은 건축가가 태어날 수 있었나보다. 바르셀로나가 가우디를 배출했다면 빈에는 훈데르트바서가 있다. 서로 가까운 곳에 위치한 훈데르트바서하우스(1985)와 쿤스트뮤지엄빈(1991)을 찾았다. 공동주택이어서 거주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바깥에서만 봐야하는 훈데르트바서하우스와 달리 쿤스트뮤지엄빈은 화가이기도 한 훈데르트바서의 환상적인 회화작품들이 상설 전시되어 있어 여러모로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물론 가장 흥미로운 작품은 건물에 대한 통념을 여지없이 깨뜨리는 미술관 건물 자체이다. 제각기 다른 모양의 창틀, 건물 곳곳에 넘쳐나는 알록달록한 색채, 다양한 곡선을 만들며 점점이 박힌 서로 다른 크기의 총천연색 타일, 그리고 가장 놀라운 부분인데 벽도 바닥도 천장도 모두 평평하지 않고 울퉁불퉁하다. 동화의 세계나 아이의 꿈속에서 꺼내다 찌그러진 성 같기도 하고 서툰 요리사가 망쳐놓은 화려한 케이크 같기도 하다. 이런 건물은 자연에는 직선이 없으며 인간은 이 땅의 모든 생명체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살아가야 한다는 신념에서 나왔다. 그래서 훈데르트바서의 건물은 그 자체가 화려한 꽃밭인가 보다. 이건 비유적인 의미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건물 지붕에 잔디를 깔고 나무를 심어 정원으로 꾸몄고, 건물 안에도 자연을 형상화한 타일모자이크 뿐 아니라 실제 자연을 끌어들였다. 이 자연에는 나무와 물, 그리고 아이들이 포함된다. 쿤스트뮤지엄빈의 또 하나 특이한 점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주눅들고 긴장해야하는 공간이 아니라 편안하게 머물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된 미술관을 보면, 건축가의 철학이 건물 외관뿐 아니라 그 운영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문명주의자에 환경운동가이기도 한 훈데르트바서의 건물은 다른 형태의 대화를 꿈꾼다. 다른 건물과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대화하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이 대화는 어쩌면 생활과 예술의 결합을 추구했던 빈 분리파와 빈 공방의 의지를 확장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신성림 작가
  • [월드이슈] 동성결혼 법적인정 확산…亞州선 여전히 ‘금기’

    [월드이슈] 동성결혼 법적인정 확산…亞州선 여전히 ‘금기’

    동성간 결혼이 인정되고 법적 보장이 강화되는 등 구미지역에선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법적 보호가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동성애자의 ‘커밍 아웃’은 여전히 사회적으로 냉대와 불이익을 받고 있다. 지난 5일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합법화한 스위스의 국민투표를 계기로 전세계 동성애자들의 처지를 살펴봤다. 국민투표로 스위스의 동성 부부는 연금, 재산상속, 조세 등에서 다른 이성 부부들과 똑같은 권리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단 입양 권리만 인정받지 못할 뿐이다. 스위스도 과거엔 동성애자들에게 호의적이진 않았다. 올 65살인 마틴 프리히 동성애 인권운동가는 1970년대를 회고하며 “당시 스위스에서 게이로 산다는 것은 미국에서 흑인으로 사는 것과 같았다.”고 말했다. 동성애자들을 감시하는 풍기 단속 경찰관까지 있었다.1968년 유럽에서 학생운동이 번져 나가면서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 반대가 확산됐고, 이후 동성애자들의 운동은 반정부 저항이 아니라 보다 큰 평등운동으로 전환됐다. ●영국 엘튼 존도 동성연인과 결혼계획 미국은 지난해 동성결혼 허용문제로 시끄러웠다. 각 주마다 동성결혼의 법적허용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청교도 전통이 남아있는 미국에선 전통적으로 대부분의 주에 소도미법(Sodomy Act·비역법)이 있어 구강과 항문을 이용한 성적 행위를 범법행위로 규정했었다.2003년 소도미법은 대법원에서 위헌 판결을 받았다. 미국 코네티컷주에서는 오는 10월부터 동성 커플이 ‘세속 결합’(Civil union)으로 법적 인정을 받게 된다. 오리건,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매사추세츠, 버몬트 등 5개 주는 세속 결합이나 동성간 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영국에서도 12월5일부터 동성간의 세속 결합이 허용된다. 가수 엘튼 존도 이 법률에 따라 11년간 연인으로 지낸 동성 연인과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에서는 네덜란드가 2000년 세계 최초로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했고,2003년 벨기에가 뒤따랐다. 스페인에서는 지난 4월 게이 부부의 입양까지 허용한 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됐다. 프랑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국가는 사회적으로는 동성애자들을 받아들이지만 법적으로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뉴질랜드는 동성 커플의 ‘이민 천국’이다. 새 이민법은 일년 이상 ‘안정되고 진실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증명만 있다면 이성 부부든 동성 부부든 상관없이 이민 자격 심사를 한다. 호주 이민법은 동성 커플을 결혼 관계로 인정하지 않으며 개정 계획도 없다. 영국,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남아공, 핀란드, 스페인, 네덜란드 이민법은 동성커플을 인정하나 이성커플과 똑같이 취급하지는 않는다. ●게이왕국 태국엔 동성애 단체 없어 아시아는 동성애자의 권리가 아직 유럽이나 구미에 비해 훨씬 못 미친다. 중국의 경우 4년 전까지 동성애가 정부에 의해 정신 질환으로 규정됐다. 중국 정부는 에이즈바이러스(HIV) 감염자 숫자를 84만명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유엔은 실제 숫자가 15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에이즈 감염사례 가운데 11%는 남성간 동성애로 인한 것이다. 태국은 ‘모순된 게이왕국’이다. 크루즈바, 호스트바, 사우나, 마사지숍, 커피숍, 카바레 등 게이를 위한 장소가 넘쳐난다. 하지만 이 왕국에 게이 잡지는 없고, 게이 정치인이나 게이 언론인도 없다. 어떤 동성애 단체도 없으며 게이 서점도 없다. 일본은 사무라이가 숭앙받던 전국시대에 동성애가 성행했으나 현재 동성애자의 존재를 전제로 한 법률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본에서도 1960∼70년대 다양한 인권운동이 전개되었지만 동성애자의 인권을 위한 운동은 거의 없었다. 일본 역시 게이가 살기에 쉬운 환경은 아닌 것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美 게이커플 겨냥 대리모 급증 ‘사랑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부모가 되고 싶다.’ 미국에서 아이를 갖는 게이 커플이 늘고 있다. 일부 주(州)에서 동성연애자의 결혼을 허용한 것을 놓고 사회적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14개 주는 동성연애자들의 결혼을 금지하는 법을 마련했지만 ‘부모’가 되고 싶은 게이 커플들의 강한 ‘욕구’를 막을 수는 없었다. 입양도 있지만 법률적으로 제약이 많아지면서 게이 커플에게는 아이를 갖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대안으로 대리모를 찾는 게이 커플들이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했다. 게이 커플에게 아이를 낳아준 대리모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미국 전역에 대리모를 주선해주는 기관이나 법률회사 60여곳 가운데 절반 정도가 게이 커플을 고객으로 ‘모신다’는 광고를 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그로잉 제너레이션’이란 대리모 주선단체는 대리모를 통해 부모가 된 게이 커플이 지금까지 300명이 넘으며,1998년 4명에서 지난 17개월동안 108명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최근의 대리모들은 대부분 익명 기증자의 난자와 아이의 아버지가 될 남성의 정자를 수정시킨 수정란을 이식받아 임신하며 출산비용을 빼고 한 번에 2만달러(약 2000만원)를 보수로 받는다고 전했다. 어지간한 경제적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엄두도 내지 못할 비용이다. 그러다 보니 대리모들의 주요 고객은 의사·변호사·컴퓨터 전문가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화이트칼라 게이 커플이다. 게이 커플을 기피해왔던 대리모들도 최근에는 오히려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가장 큰 이유는 이성 부부에 비해 정신적 부담이 덜 하기 때문이다. 수년간 불임에 따른 스트레스를 경험한 불임 여성들은 대리모들에게 일종의 질투와 절망감, 무관심 등의 반응을 보인다. 대리모들은 임신기간 내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고, 아이를 낳은 뒤에도 상실감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반면 게이 커플의 경우 대체로 정서적으로 대리모와 친숙한 관계를 유지한다고 한다. 게이 커플 부모와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일치하는지는 지켜봐야 할 숙제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아시아의 동성애 핍박 사례 “파트너를 못 본 지 한달이 넘었어요. 삶이 예전같지 않아요.” BBC 인터넷판은 지난 6일 남아시아에서 동성애는 여전히 금기라며 인도 레즈비언 커플 우샤 야다브(20)와 실피 굽타(22)의 사연을 소개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컴퓨터 강사로 일했던 야다브는 일년전 굽타를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 야다브는 “나는 다르게 만들어진 것 같아요. 남성에게는 한번도 친근함을 느낀 적이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굽타의 부모가 굽타를 결혼시키려 하자 이들은 함께 도망쳤다. 굽타의 부모는 야다브가 딸을 ‘납치’했다고 주장했고, 치안 판사는 레즈비언 커플에게 부모한테 돌아갈 것을 명했다. 이제 굽타는 한달 넘게 집에 갇혀있고 전화도 쓸 수 없다. 야다브와 굽타가 고통에 허우적대는 사이 그들이 사는 알라하바드에서 동쪽으로 150㎞떨어진 칸푸르에서는 레즈비언 커플이 자살을 시도했다. 가족들이 이 레즈비언 커플을 각각 남성에게 결혼시켜 떼놓으려 하자 절망에 빠져 죽음을 택한 것이었다. 인도의 법 전문가들은 정부가 동성 결혼 문제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조언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이 그들의 파트너를 고르는 것은 민주적 권리로 정부가 개입할 수 없는 문제란 것이다. 야다브는 “자살을 시도한 소녀들은 겁쟁이예요. 굽타와 나는 훨씬 강하지요. 굽타가 결혼을 강요당하더라도 사회가 우리를 받아들일 때까지 우리의 관계를 이어갈 겁니다.”라고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인도의 레즈비언 커플들이 강요된 결혼으로 고통받는 동안 중국의 동성애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탈출구를 마련하고 있다. 중국이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제외한 것은 겨우 4년전이다. 중국의 게이 활동가들은 인터넷을 통해 게이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고 있다. 동성애자인 실비아(23·가명)는 “인터넷이 없을 때는 동성애자들은 세상에 혼자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이제는 인터넷으로 친구를 만나고 새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게이란 것을 밝힌 뒤 15년 동안 강의를 할 수 없었 던 베이징 영화 학교의 추이 젠 교수는 “모두 똑같아야 하는 획일적인 중국 사회에서 게이는 여느 사람들과 다르니까 전적으로 거부당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상하이 푸단(復旦)대에서는 지난해 동성애에 대한 강의가 처음으로 진행됐다. 중국 남성 대학생의 16%가 동성애 경험이 있다는 한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일부에선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법안도 추진중이지만, 전인대를 통과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유럽헌법 사실상 사망선고

    |파리 함혜리특파원|유럽연합(EU) 헌법이 프랑스의 부결 사흘 만인 1일 네덜란드 국민투표에서도 압도적 표차로 거부됐다.EU 통합을 주도한 프랑스와 네덜란드가 차례로 헌법을 거부함에 따라 유럽헌법은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았으며,‘유럽합중국’을 목표로 한 정치통합 계획 또한 치명타를 입게 됐다. 통합 회의론이 고조되면서 영국 등에서는 헌법 비준절차가 중단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잠정 개표결과 반대 61.6%·찬성 38.4% 네덜란드 최초의 국민투표인 이번 투표는 잠정 개표결과, 반대 61.6%, 찬성 38.4%를 기록했다. 투표율은 예상보다 높은 62.8%로 집계됐다. 최종 개표결과는 6일 발표된다. 얀 페터 발케넨데 총리는 “매우 실망스럽지만 거부할 수 없는 명백한 결과다.”고 말했다. 투표 결과는 구속력이 없는 여론 수렴 차원이지만 주요 정당들은 투표율이 30%를 넘으면 민의를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발케넨데 총리는 의회에 헌법 조약 비준을 요청하는 법안을 철회하기로 했다. ●속도조절론 대두 네덜란드 유권자들이 헌법을 거부한 결정적 이유는 EU의 급속한 확대에 대한 우려다.EU가 동구권 국가로 확대된 데 이어 발칸국가들과 터키로 확대되면 외국 이민자들의 유입이 급속히 늘어나 일자리가 줄어들고, 정체성이 상실될 것을 경계했다. 유로화 사용후 급등한 물가도 통합 회의론을 부추겼다. 또 유럽헌법 채택으로 마약, 동성애, 안락사를 인정하는 자유 분방한 국내법이 상실되는 것도 탐탁지 않은 데다 국내 정치 불만이 겹쳤다. 오는 16∼17일로 예정된 정례 유럽이사회(정상회의)에서는 통합의 정도와 속도를 조절하는 문제 등이 심도있게 논의될 전망이다. ●비준절차 중단 가능성 제기 국민투표가 내년 초로 예정된 영국에서는 비준 투표 무용론이 본격 대두돼 EU 지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영국은 반대 여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이웃 국가의 잇단 부결이 토니 블레어 총리에게 투표 취소의 명분을 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은 다른 회원국들에 대해 이달 중순 EU 정상회의 전까지는 비준 절차를 멈추지 말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지리 파루벡 체코 총리는 내년 11월1일인 비준절차 마감 시한을 미룰 것을 정상회의에서 제의하겠다고 밝혔다. lotus@seoul.co.kr
  • 쉬어가기˙˙˙

    구단 이미지 제고를 위해 선수들이 하지 말아야 할 행위를 적나라하게 담은 선수 교육용 영상물이 공개돼 이를 제작한 미국프로풋볼(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가 발칵 뒤집혔다고. 익명의 제보자가 지역 언론에 소포로 보내면서 공개된 이 15분짜리 영상물에는 ‘중국인 비하 발언, 뇌물수수, 뜨겁게 애정을 나누는 동성애자들, 반라의 금발 여성에게 둘러싸여 웃음짓는 남성’ 등의 모습에 제작자인 구단 홍보담당자 커크 레이놀즈가 샌프란시스코 시장 행세를 하며 일탈행위를 연출하는 장면까지 들어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레이놀즈를 당장 해고하고 사과성명을 발표했다고.
  • [세상에 이런일이]35 vs 1 붙었男?

    |홍콩 연합|중국 동성애자들은 1인당 35명의 애인을 갖고 있으며 대부분 성행위를 할 때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23일 중국 선전시 질병예방통제센터가 최근 게이 2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행위를 할 때마다 콘돔을 사용한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20%에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콘돔을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가끔 사용한다고 대답했다. 이들 동성애자의 74%는 낯선 파트너들과 섹스를 즐기고 있다고 대답했다. 특히 이들의 절반은 여성들과도 가끔 잠자리를 함께 한다고 응답해 중국의 동성애자들은 물론 여성들도 에이즈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대상자들은 1인당 평균 35명의 애인을 갖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평균 연령은 28세이고 전체의 3분의 1 이상이 대학 졸업 이상의 고학력자들이다. 차이원더(蔡文德) 질병예방통제센터 박사는 “선전시는 동성애에 대한 입장이 관용적이고 취업 문호가 넓어 동성애자들 사이에 인기지역으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 “까막눈 어머니들한테 ‘말의 힘’ 배웠죠”

    “까막눈 어머니들한테 ‘말의 힘’ 배웠죠”

    미소를 가득 머금은 얼굴은 다부진 ‘단발 소녀’였다. 처음엔 조금은 쉰 듯한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혹시나’했다. 고음의 또렷한 소리는 분명 어디선가 들어본 것이었다. 지난해 3월 ‘대통령 탄핵무효 촛불집회’.10만여명을 거침없는 말로 ‘녹여버린’ 그 사람이었다. ‘국민 사회자’ ‘거리의 사회자’ 최광기(37·여)씨. 이 별칭은 탄핵무효 촛불집회 이후 붙은 것이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떠오른 스타는 아니다.3·8여성대회를 비롯해 안티미스코리아대회, 월경 페스티벌, 대한민국 여성축제 등 여성계 행사는 물론, 인권 콘서트, 노래판 굿 꽃다지 등 1000여개의 크고 작은 문화행사를 진행한 전문 사회자다. 최근에는 공중파 방송에도 고정 출연하고 있다. ●탄핵 무효 집회후 ‘국민사회자’로 그가 사회자로서 겪은 지난 10년을 돌아보는 행사를 마련했다.23일 명동 유네스코 회관에서 열리는 ‘밥이 되는 말, 희망이 되는 사람들’ 콘서트다.‘광기 쇼쇼쇼’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행사는 거리 행사에서 만난 사람들의 얘기를 책으로 엮은 ‘밥이 되는 말, 희망이 되는 말’ 출판기념회를 겸해 열린다.“시와 노래, 유쾌한 말로 한번 땀나게 놀아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땀내 나는 얘기 보따리를 풀어놓자는 것. 그는 “철거민, 노동자, 동성애자, 장애인, 장기수 등 다양한 사람들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의 얘기를 나눌 것”이라고 했다. 10년 동안 ‘얘기꾼’에 매달렸던 것은 거침없고 신명나는 얘기를 함께 나누다 보면 작은 희망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희망의 씨앗을 던져줄 수 있었던 것은 ‘솔직하고 진심어린’ 태도였다. 그는 “말로 기교를 부리면 언젠가 드러나지만 진정어린 말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했다. 시인 이문재씨는 이런 그를 두고 “겉말과 속말 사이의 거리가 아득해진 세상에서 겉말과 속말이 같아서 사람을 움직이고 세상을 움직였다.”고 평했다. 최씨가 말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뜬 것은 덕성여대 4학년 때 철거민 여성들을 위한 어머니 학교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부터다. 까막눈 어머니들에게 한글을 가르친 그때의 충격을 잊을 수 없었다.“남편과 싸운 이야기, 쌀 떨어진 이야기 등 내놓고 하기 어려운 얘기들을 서슴지 않는 어머니들을 보고 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솔직하고 진심어린 말이 서로를 하나로 묶어준다는 것을 알았지요.” 전문 사회자로 나선 것은 10년 전.93년 도시빈민 문화제에서 처음 마이크를 잡은 뒤 95년 민주노총 창립대회 전야제에서 7시간 동안 행사 진행을 맡았다. 사람들은 거침없고 솔직한 말에 웃고 울었고,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그는 “비아냥거리고 경솔하고 함부로 하는 말이 판치고 있지만 거창한 이념이나 철학이 아니더라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은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했다. ●진심어린 말이 사람을 움직여 요즘 하고 싶은 일이 하나 생겼다. 방송에서 사람 사는 얘기를 허심탄회하게 풀어나가는 프로그램을 직접 진행해보고 싶다는 작은 꿈이다. 하지만 ‘우리 시대의 얘기꾼’을 자처하는 최씨에게도 건강은 항상 걱정이다. 목을 너무 많이 써 성대결절이 진행되고 있고, 오른쪽 눈은 거의 실명 수준이다. 왼쪽 눈의 시력도 갈수록 약해지는 심각한 상태지만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는 마이크를 놓을 생각은 아직 없다. 지금도 한 달 평균 10차례의 크고 작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97년 결혼해 남편과 아들, 딸 남매를 둔 그는 요즘 건강이 더 좋지 않다. 그래도 소외받는 이웃들을 위해 남은 목소리까지 죄다 뱉고 싶어한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눈에 띄네~ 이 얼굴] 킨제이 보고서 ‘리암 니슨’

    [눈에 띄네~ 이 얼굴] 킨제이 보고서 ‘리암 니슨’

    조연을 하는데도 주연 같은 배우가 있는가 하면, 주연인데도 꼭 듬직한 조연 같은 배우가 있다. 리암 니슨(53)은 후자에 속하는 얼굴이 아닐까.‘쉰들러 리스트’‘스타워스 에피소드 1:보이지 않는 위험’‘러브 액추얼리’ 등 뜨르르한 필모그라피에도 결코 튀지 않는 이미지를 쌓아온 드문 배우다. 13일 개봉한 ‘킨제이 보고서’에서도 마찬가지.‘러브 액추얼리’에서처럼 로라 리니와 다시 호흡을 맞춰 주연으로 열연했으나, 그는 혼자 ‘튀는’ 법이 없다. 성 실태 보고서로 1940년대 보수적인 미국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동물학자 킨제이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에서 그는 섹스연구에만 골몰하는 주인공. 성적 욕망에 대한 이해가 지나쳐 아내(로라 리니)와 제자의 섹스를 묵인하고, 제자와 동성애에 빠져 고민하는 등 심리 결을 살린 연기가 더할 수 없이 깊은 맛을 낸다. 킨제이라는 인물뿐만이 아니라 드라마 전체의 맥락을 오랫동안 곱씹어 보게 만드는 건 은근히 스며드는 ‘리암 니슨 스타일’ 덕분일 듯싶다. 서사액션 ‘킹덤 오브 헤븐’에서도 주인공 올랜드 블룸을 십자군 원정에 나서게 하는 영주 출신 기사로 초반부를 이끌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美 동성애자 정자기증 금지 논란

    |뉴욕 연합|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동성애자의 정자 기증을 금지하는 법규를 추진하자 일부에서 ‘차별’이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FDA는 최근 5년 동안 동성애를 경험한 남성은 익명으로 정자를 기증하지 못하도록 권고하는 새 법규를 도입할 계획이다. 동성애자들이 상대적으로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감염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다. 이 법규는 오는 25일 발효된다. 이에 따라 이미 많은 의사와 불임 클리닉들은 미국생식의학협회의 규정과 FDA의 새 법규를 들먹이며 동성애자 정자를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동성애자를 포함한 일부 비판가들은 정자 기증자가 실제적으로 위험한 성행위를 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지, 동성애자 전체를 위험한 집단으로 매도하고 낙인찍는 법 규정은 엄연한 차별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앨러미다병원의 릴런드 트레이먼 원장은 “에이즈 바이러스를 가진 매춘여성과 함부로 성관계를 가진 이성애자 남성은 괜찮고, 한 명의 파트너와 안전한 성관계를 가진 동성애자 남성은 5년 간 금욕생활을 하지 않는 한 곤란하다는 뜻”이라며 법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레즈비언(여성 동성애자) 부부의 경우 자녀를 얻기 위해 남성 동성애자의 정자를 기증받기 원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 性 인식의 혁명 이렇게 시작됐다

    마르지 않는 샘물같은 영화적 소재가 ‘섹스’일 것이다. 그렇다면 13일 개봉하는 ‘킨제이 보고서’(Kinsey)는 잇속빠른 할리우드가 어떻게 이런 먹음직한 이야깃감을 여태껏 그냥 놔뒀을까 싶은 ‘섹스영화’이다. 영화는 현대인의 성 실태 연구로 1940년대 미국 보수사회를 발칵 뒤집었던 동물학자 알프레드 킨제이(1894∼1956)의 일대기를 그렸다. 영화의 전반적 분위기를 알고 싶은 급한 관객들에게 먼저 귀띔, 섹스의 정치사회학을 맨살처럼 까발린 작품이긴 하되 에로티시즘과는 본질적으로 거리가 멀다. 영화가 주목한 것은 욕망의 ‘행위’로써가 아닌,‘개념’으로써의 성(性)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동물학 교수였다가 세계적 성 연구가가 된 한 남자의 집념 가득한 인생을 어린시절부터 차분히 복기한다. 목사인 아버지에게서 지나치게 엄격한 교육을 받은 킨제이(리암 니슨)는 기술자가 되라는 부친의 뜻을 거스르고 생물학자의 길로 들어선다. 생물학 교수가 된 그는 제자 맥밀란(로라 리니)과 사랑에 빠져 결혼하고, 그 즈음 대학에서 성교육 강좌를 처음 열어 ‘물의’를 빚기 시작한다. 보수적 종교인인 아버지와의 갈등을 집중 부각시킨 초반부는 일면 가족드라마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은 섹스연구로 미국사회를 뒤흔들 향후 킨제이의 드라마틱한 삶에 힘을 실어주는 ‘반동적’ 장치로 유효했다. 성교육 개방을 주장하며 대학내 성 강좌를 고집하는 한편으로 킨제이는 면담을 통해 미국인 성의식 실태조사에 들어간다. 강요된 엄숙주의에 짓눌린 ‘섹스 자유의지’를 과학적 데이터로 짚어내는 그의 집념 쪽으로 영화는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다. 이전에 한번도 공론화된 적 없었던 성 행위에 대한 고찰은, 미국 전역을 헤집는 킨제이의 집요한 조사작업을 통해 조금씩 학문으로서의 틀을 갖춰나간다. 대부분의 관객들에겐 킨제이의 인물정보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의 괴짜같은 삶의 편린들을 접할 수 있는 것도 영화의 작은 성과다. 식탁에 앉아서도 사춘기의 두 딸들과 섹스이야기만 하는 ‘이상한’ 아버지, 성 이해가 지나쳐 아내와 제자의 섹스까지 용납하는 ‘이해못할’ 남편. 얼마간의 과장은 있을지라도 주인공에 대한 이해를 돕는 흥미로운 설정들이다. 자신도 몰래 동성애에 빠져 아내와 위기를 겪고, 정치적인 계산으로 지원을 거부하는 록펠러 재단과 갈등하는 등 주인공의 내면은 다각도로 형상화된다. 그러나 애써 잔재미를 뜯어보지 않는다면 문득문득 무중력 상태에 빠져버릴 수도 있을 듯하다. 킨제이의 자잘한 개인적 갈등은 스크린 안에서만 맴돌 뿐, 관객에게 공감을 불어일으킬 여지는 크게 없어뵌다. 일대기 드라마에서 감동의 스케일을 기대하는 관객에겐 권하기가 좀 망설여지는 이유다. 애초에 킨제이라는 인물 자체에는, 그가 발표한 보고서만큼의 극적 요소는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폐막작으로 주목받았다.‘러브 액추얼리’에서도 함께 나왔던 리암 니슨, 로라 리니의 숙성된 연기에는 토를 달 수가 없다.‘갓 앤 몬스터’‘시카고’의 각본을 쓴 빌 콘돈의 감독 데뷔작.18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보고싶은 그대]꽃미남 뱀파이어역 이켠

    [보고싶은 그대]꽃미남 뱀파이어역 이켠

    “1등보다 2등이 좋은데요.” MBC 주간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어리어리 꽃미남 뱀파이어 ‘켠’ 역할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게(?) 소화하고 있는 탤런트 이켠(23)이 내세운 ‘2등 주의’는 다소 의외. 모두 진지하게 대사를 읊조리는 가운데 초롱초롱 눈망울로 엉뚱한 말을 던져 웃음을 자아내는 극중 모습과 닮았다. 하지만 “따라잡을 목표가 있잖아요.”라는 설명에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2등 주의’는 독특한 이력에서 나온 것 같다. 햇수로 치면 올해 벌써 연예계 9년 차. 고교 1학년이던 1997년 ‘뿌요 뿌요’로 인기를 끌었던 혼성 그룹 ‘UP’의 멤버로 데뷔했다.“2년 뒤 그룹이 해체되자, 주변 동료들에게 무시를 받기도 했어요. 솔직히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는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그때부터 에이전시 없이 ‘혼자’ 뛰었다. 직접 수십 개의 오디션을 쫓아다니며 작은 CF와 모델부터 시작한 게 어엿한 연기자 생활로 이어졌다.“주어진 역할이 크든 작든 상관하지 않아요, 언제나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라고 말하던 그는 “그래도 여우주연상(웃음) 빼고는 모든 상을 받고 싶다.”며 슬쩍 욕심도 내비친다. ‘프란체’로 뜬 이후 무척 바빠졌다. 일주일에 2∼3일 놀 수(?)있었는데 이제는 아침·저녁 스케줄이 가득 들어찼다.“다소 힘에 부치기도 하지만, 알차게 하루를 지내는 것 같아 오히려 즐겁다.”고 방긋 웃는다. 쌓인 피로는 관객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YTN스타 ‘타워 스테이지’ 등에서 MC를 보며 ‘말발’로 시원하게 풀어버린단다. 후속 작품을 생각할 때 ‘프란체’의 ‘바보+느끼+동성애’적인 캐릭터가 너무 강하게 느껴지는 게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그는 “처음에 흡혈귀라고 해서 힘들겠구나 했는데, 게다가 바보라고 해서 당황스러웠죠.”라면서 “하지만 제 또래에 이런 연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제겐 행운이죠.”라고 오히려 되묻는다. 진짜로 엉뚱한지 ‘쿡’ 찔러봤다. 아니라고 부인도 하련만, 이내 “사실 그런 면이 있다.”고 심각하게 수긍하더니 “워낙 바보 역할을 하다 보니 실제로는 눈치가 빨라지는 좋은 점도 있다.”며 너스레를 떤다. ‘프란체’ 2부 시작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이켠은 “분위기도 한창 물이 올랐고, 선배들과 호흡도 너무나 잘 맞습니다.”라면서 “기대해주세요, 여름이 오기 전까지 즐겁게 해드릴 자신이 있습니다.”라고 눈을 빛냈다.“그거 아세요? 연기할 때 (심)혜진이 누나가 휙 얼굴을 돌리면 오싹할 때도 많아요. 하하하.”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안녕, 프란체스카’ 2부 시작 ‘더욱 재미있다, 그러나 엔딩은 슬프다.’ 뱀파이어 가족의 ‘서울 정착기’라는 참신한 소재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강력한 ‘뱀파이어 바이러스’를 퍼뜨렸던 MBC 주간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연출 노도철·극본 신정구)가 2일 2부의 막을 올렸다. 지난 1월24일 첫 방송된 ‘프란체’는 같은 시간대에 편성된 SBS 토크쇼 ‘야심만만 만명에게 물었습니다’와의 시청률 대결에서 밀렸지만, 친근한 일상에서 발굴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출연진의 탄탄한 연기 등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등 시청자로부터 순도 높은 지지를 받아 ‘컬트 시트콤’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외모 지상주의를 비판한 ‘두근두근 체인지’라는 색다른 시트콤으로 열혈 팬 층을 끌어 모은 노도철 프로듀서(PD)와 신정구 작가의 앙상블이 빛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지난달 25일 1부 마지막 12회에서는 우연히 서울에 둥지를 틀게 된 뱀파이어들이 오매불망 기다려왔던, 앙드레 대교주의 등장과 함께 자체 최고 시청률(TNS미디어코리아 전국 11.1%)를 기록했다. 특히 가수 신해철이 대교주로 호연을 펼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당초 6개월 24회로 기획된 터라 2부에서도 내용이나 스타일면에서 커다란 변화는 없을 예정이다. 하지만 단순히 웃음만 전달하는 기존의 시트콤과는 달리,1부에서 드러났던 것처럼 현대 가족에 대한 신랄한 패러디와 풍자는 여전할 전망. 우연히 뱀파이어의 생계를 떠맡게 됐던 두일을 남겨놓고 앙드레 대주교를 따라 루마니아로 떠났던 프란체스카 등이 다시 서울로 돌아오며 무대는 한남동에서 성북동 ‘안전가옥’으로 옮겨졌다.2부에서는 두일과 프란체스카가 ‘엽기 열애’ 끝에 결혼에 이르게 되지만, 두일의 실직으로 더욱 가난해진 뱀파이어 식구들은 더욱 처절하게 ‘살아남기’ 전선에 뛰어들게 된다. 일상생활을 그대로 그려냈을 뿐, 풍자가 돋보인다는 평가는 부담스럽다며 손사래를 치는 신 작가는 “앞서 타인이 가족이 되는 과정을 그렸다면,2부에서는 가족을 이뤄서도 그것을 유지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가족이든 경험했을 수도 있는, 아주 슬픈 끝맺음을 생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5개월째 한솥밥을 먹으며 진짜 가족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이르게 된 출연진들은 예전에 1시간 걸렸던 촬영분을, 이제는 20분에 끝낼 정도로 호흡이 척척 들어맞는다고 한다. 2부의 시작이지만, 벌써부터 ‘프란체’ 후속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도 나돌고 있다. 노 PD는 “프란체스카 식구들을 그리워하는 팬들이 있다면,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고 여운을 남기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24회를 마무리하는 데 모든 아이디어를 쏟아 부을 뿐”이라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임해리의 色色남녀]보고서? 보고 서?

    1953년 미국에서는 ‘플레이보이’가 창간되고 20세기 성 혁명을 가져온 ‘인간여성의 성적행동’이 출판되었다. ‘플레이보이’가 도색잡지로 남성들의 성적팬터지를 충족시키는데 상업적 성공을 이룩한 잡지였다면 ‘인간여성의 성적행동’은 미국인들의 성생활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 연구서였다. 바로 그 유명한 ‘킨제이보고서’의 여성판이었다.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고 한다. ‘킨제이보고서’는 앨프리드 킨제이(1864∼1956)가 인디애나 대학 동물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성교육 강좌를 위한 목적으로 미국 성인남녀의 성생활을 인터뷰한 연구서였다.10년의 연구 결과 1948년 ‘인간남성의 성적행동’을, 1953년에 ‘인간여성의 성적행동’을 발표하였다. 미국 성인남녀 1만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성생활에 대한 이 연구결과는 미국인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성교 빈도 수와 전희에 사용되는 시간, 성적 파트너의 수나 1주일에 자위를 몇 번 하는가 하는 등등의 문제보다 여성들의 성생활에 대한 내용 때문이었다. 미국여성 6000명 중 50%가 결혼 전 섹스를 한 경험이 있고 25%가 혼외정사를, 그리고 28%가 동성애 관계를 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던 것이다. 또한 64%의 여성이 결혼 전에 오르가슴을 느꼈다는 사실은 여성의 성욕과 성적표현을 인정하지 않았던 미국사회에 폭탄선언이었던 것이다. 종교적 보수주의가 강했던 당시에 청교도적 윤리를 중시한 도덕주의자들은 비도덕적이라 비난하며 경악하였고 급기야 미 하원 특별조사위원회가 킨제이박사의 연구를 조사하면서 록펠러재단은 연구소의 지원을 중단하였다.‘킨제이보고서’는 미국에서는 ‘플레이보이’보다 더 위험한 책이라는 낙인에도 불구하고 더 많이 팔리게 되었고 이후 세계 각국에서 번역되었다.‘킨제이보고서’는 당대에도 미국 백인남녀에 국한된 조사라는 한계를 갖고 있었으나 성이 인간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학문적으로 접근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과 여성의 성적 평등에 기여한 사실은 대단한 성과였던 것이다. 2004년 미국에서 ‘킨제이보고서’라는 영화가 개봉되면서 기독교 복음주의와 가톨릭 보수단체 등 부시대통령을 재선시킨 지지세력들은 이혼율 및 성병증가와 포르노물 범람에 킨제이가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영화의 개봉을 반대하였다. 반면에 옹호론자들은 인간의 성적자유에 이바지했던 킨제이에 대한 영화를 지지하였던 것이다. 그 문제의 영화가 5월에 개봉된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궁금하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현대인의 성생활’이 출간되었다.1999년부터 2년에 걸쳐 프랑스에 거주하는 140명의 다양한 직업과 계층, 인종을 대상으로 한 성생활 보고서였다. 국립과학원의 책임연구원으로 있는 모시 라보라는 사회학자가 노동부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 연구한 것이었다. 그 결과는 프랑스의 인구정책, 에이즈예방, 성교육, 문화정책에 반영되었다고 한다. 체계적인 성교육은 받지 못한 채 근거도 없는 ‘카더라’통신과 ‘야동’과 ‘번쌕’에 감염된 성인이 많은 우리 사회에도 한국인의 성생활 실태보고서가 정책적 지원으로 나올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한국판 킨제이보고서가 발표된다면 우리 사회도 한바탕 홍역을 치르게 되리라 예상한다. 개인적으로는 그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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