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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혹과 환멸의 20세기 인물 이야기/이기우 지음

    20세기는 인류 역사상 가장 긴박하고 파란만장한 시대로 기억될 만하다. 그만큼 지난 100년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람과 사건이 많았기 때문이다. ‘매혹과 환멸의 20세기 인물 이야기’(이기우 지음, 황금가지 펴냄)는 20세기를 만든 인물과 사건 163건을 되짚어 보면서 우리가 미처 몰랐던 그 시대의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저자는 진정한 ‘현대’를 빚어낸 100여명의 사람들과 주위를 놀라게 한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역사적 진실과 후세의 평가를 짚어낸다. 위대한 예술가 피카소,‘철의 여인’ 대처 총리 등 거물들의 본색으로부터 비운의 스포츠 스타 O J 심슨, 금융사기로 얼룩진 ‘큰손’ 장영자 부부, 신출귀몰한 탈옥수 신창원 등 부정적인 사람들까지 총망라됐다. 마하트마 간디와 빌 게이츠, 처칠, 엘리자베스 2세, 말컴 엑스 등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이면의 진실들, 카다피와 사르트르, 고르바초프 등 유명인들이 또 다른 명사들의 입을 통해 받은 평가와 비판 등도 흥미롭게 펼쳐진다.84%의 흑인들이 영웅으로 떠받드는 맬컴 엑스는 담배와 술, 크리스트교, 노예의 사슬을 끊으려는 의지의 표현으로 ‘엑스’라는 호칭을 붙였다고 한다. 이와 함께 한 입 베어 먹은 사과 모양으로 유명한 애플 컴퓨터 로고의 유래와 북한 사람들이 추리소설을 읽게 된 이유, 비키니 수영복과 원자폭탄의 관계, 캐나다 동성애 처벌규정 삭제,‘배꼽 아래의 진실’을 캐기 위해 설립된 킨제이 연구소, 연예인 비디오 파문, 개구리 소년들의 실종 등 국내외 다양한 사건들도 눈길을 끈다. 오늘날의 지구를 만들어낸 사람·사건을 통해 빛바래지 않은 현대사의 사진첩을 들여다보는 듯하다.2만 3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Book Review] 안데르센 평전

    순수한 동심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진 덴마크의 동화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하지만 그는 정작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을 위한 작가’이기를 거부했다. 성인 독자를 염두에 두고 환상과 염세주의적 세계관을 거침없이 그려낸 그의 작품은 영어 혹은 독일어로 번역되면서 달콤한 이야기로 변질됐다. 스스로 “나의 인생사가 나의 작품에 대한 최상의 주석”이라고 했듯, 안데르센의 삶을 들여다 보면 그의 작품이 왜 복잡다단한 성격을 띨 수밖에 없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영국 출신의 안데르센 연구가 재키 울슐라거가 쓴 ‘안데르센 평전’(전선화 옮김, 미래M&B 펴냄)은 근대 동화의 개척자 안데르센의 삶과 문학세계를 조명한 평전이다. 안데르센의 생애를 다룬 책으로는 ‘안데르센 자서전’이 국내에 나와 있지만, 이 책은 많은 사실들이 왜곡되고 어두운 내용이 빠져 있어 “은폐의 걸작”이란 말을 듣는다. 안데르센은 마치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처럼 10년마다 새로 자서전을 써냈다. 구두수선공인 아버지와 알코올중독자 세탁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안데르센이 써놓은 글을 보면 상류층과의 친분관계에 몰두하느라 헐떡이는 그의 가쁜 숨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안데르센 평전’은 자서전과는 명백히 구분된다. 저자는 덴마크어로 씌어진 편지, 일기, 평론 등 다양한 문헌들을 통해 안데르센의 복잡한 내면과 창작의 비밀을 밝힌다. 책은 부자들의 틈바구니에서 느꼈던 소외감과 분노, 양성애적인 욕망, 병과 죽음에 대한 공포, 글쓰기의 괴로움 등 안데르센이 평소 지닌 감정의 무늬들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안데르센은 인상부터 예사롭지 않다. 못생긴 데다 눈치까지 없던 안데르센을 어느 작가는 이렇게 묘사했다.“키가 크고 말라서 살도 없고 뼈도 없어 보이는 사람이었다. 초롱같이 긴 턱과 창백한 얼굴로 도마뱀처럼 구부린 채 꿈틀거리며 다녔다. 행동은 단순하고 아이처럼 순진하여 어딘가 바보 같았다.” 기괴함마저 안겨주는 쓸쓸한 영혼의 모습이다. 책에는 자신의 후원자인 요나스 콜린의 아들 에드바르 콜린을 비롯, 젊고 매력적인 남성들에게 느꼈던 안데르센의 동성애적 감정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도 실려 있어 관심을 모은다. 그러나 안데르센은 우리에게 무엇보다 200편이 넘는 동화를 쓴 작가로 기억된다. 안데르센 이전 프랑스 작가 샤를 페로나 독일의 그림 형제가 구전민담을 수집해 정리한 데 반해, 안데르센은 처음으로 옛이야기를 문학적 양식으로 소화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그런 점에서 안데르센은 근대 동화의 창조자라 할 만하다. 안데르센은 자신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자기 삶에서 나온 것이라고 고백한 바 있다. 그의 말대로 의붓누이 카렌 마리는 동화 ‘빨간 구두’의 카렌으로, 한 때 사랑한 여인 리보르는 ‘팽이와 공’의 공으로 형상화됐다. 자신의 영혼의 자화상을 동화 속에 그려놓은 것은 물론. 안데르센은 성공한 ‘미운 오리새끼’이자 사랑에 목숨을 건 ‘인어공주’였으며,‘꿋꿋한 양철 병정’이자 왕의 사랑을 받는 ‘나이팅게일’이었다. 우울한 ‘전나무’, 불쌍한 ‘성냥팔이 소녀’, 악마 같은 ‘그림자’도 모두 안데르센의 분신이다. 책은 안데르센이 주변 인물이나 경험을 동화에 어떻게 끌어들였는지, 어떤 식으로 작품의 초고를 수정해갔는지 소상히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안데르센 동화의 원전도 만날 수 있다. 중역과 축약 번역, 번안으로 접하던 안데르센 동화와는 또 다른 감흥이 독자들을 기다린다. “어른들을 위한 글을 쓸 수 있는 작가만이 어린이를 위한 작품을 쓸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안데르센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안데르센은 어린이와 어른 모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양수겸장’의 작가다. 저자는 안데르센 특유의 구어체와 수다스러운 어투, 비약과 유머, 풍자정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오는 번역상의 오류가 안데르센을 단순한 동화작가의 범주에 가두고 있다고 안타까워한다.2002년 덴마크 오덴세 시가 수여하는 ‘안데르센 특별상’ 수상작.3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꽃미남과 여전사(전2권)/이명옥 지음

    21세기 남녀 트렌드는 단연 메트로섹슈얼과 콘트라섹슈얼이다. 아름답고 부드러우면서 감성적인 남자, 씩씩하고 능력있는 여자가 각광받고 있는 것. 오랜 기간 터부시되던 여자같은 남자, 그리고 남자같은 여자가 새롭게 평가되는 이유는 뭘까. 남과 여란 성적 코드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문화예술사적으로 탐색해온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이 이번엔 최근 각광받는 꽃미남과 여전사에 돋보기를 들이댔다.‘꽃미남과 여전사’(전2권, 노마드북스 펴냄)는 인류 문화유산인 신화, 종교, 심리학, 예술, 대중문화의 근원지를 탐사하면서 남자와 여자가 반대의 성과 닮은꼴이 되어가는 현상을 흥미롭게 파헤친 책이다. 저자는 우선 ‘남자다운’‘여자다운’이란 전통적인 남녀관은 가부장제 존속과 사회통제를 위한 것이었음을 밝힌다. 하지만 부권제 몰락에 이은 페미니즘 운동, 남녀 양성을 부추기는 대중문화의 확산, 동성애자의 커밍아웃이 메트로섹슈얼과 콘트라섹슈얼, 즉 꽃미남과 여전사의 등장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각권 1만 25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제1·2당 양분 50:50 선거 늘어난다

    제1·2당 양분 50:50 선거 늘어난다

    ‘50대 50의 시대’가 도래했다?’. 지난 2000년 미국 대통령선거 이후 세계 각국의 주요 선거에서 제 1당과 2당이 유권자의 지지를 대등하게 나눠 갖는 정치적 양분 상태, 정치적 교착국면이 두드러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11월 독일 총선과 지난 4월 이탈리아 총선에서 사상 유례 없는 접전이 펼쳐진 데 이어 지난달 치러진 체코 총선에서도 좌·우파가 100석씩을 나눠가졌다. ‘좌파 바람’이 거센 라틴아메리카도 마찬가지다.2일 치러진 멕시코 대선은 예비개표 결과 우파인 펠리페 칼데론 국민행동당 후보와 좌파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민주혁명당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두 후보간 지지율 차이는 1%포인트 남짓.2월 코스타리카 대선과 지난달 페루 대선에서도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대혼전이 빚어졌다. ●2000년 미국 대선후 확산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최근 세계 곳곳에서 정치세력간 힘의 균형상태가 이어지면서 집권당의 권력행사가 제약받는 비정상적인 정치적 교착국면이 펼쳐지고 있다고 3일 보도했다. 신문이 지적한 대표적 사례는 2000년과 2004년 대통령선거에서 초박빙의 승부가 펼쳐진 미국. 조지 부시와 앨 고어가 격돌했던 2000년 대선은 재검표 소동과 법정 공방이 이어지면서 무려 45일간 당선자 발표가 미뤄지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로마노 프로디의 좌파연합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우파연합이 맞붙은 이탈리아 하원선거에서도 불과 0.1%P차로 뒤진 베를루스코니측이 승복을 거부하면서 1주일 넘게 정치일정이 중단됐다. 독일에서는 지난해 총선에서 불과 4석차로 운명이 갈린 집권 사민당과 제1야당인 기민·기사연합이 연립정부의 주도권을 두고 2개월 넘게 줄다리기를 벌였다. 체코 역시 독일과 비슷한 상황이 1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원인 미주와 유럽,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막론하고 나타나는 정치적 양분현상의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들이 있지만 모든 경우를 아우르는 공통된 원인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경제적 성장동력이 고갈돼 가는 유럽에서는 ‘좌파의 보수화’와 ‘우파의 급진화’에 따른 정치적 수렴의 결과 이 같은 교착상태가 초래됐다. 반면, 라틴아메리카의 정치적 균형은 시장주의 확대의 부작용으로 계급분할이 강화된 데 따른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는 또 다르다. 이라크전쟁과 낙태·안락사·동성애를 둘러싼 논란에서 드러나듯 정치적 균열의 핵심에는 국가 정체성과 대통령의 역할, 사회적 보수주의와 관련된 관점들의 양극화가 자리잡고 있는 까닭이다. 더 타임스는 “미국에선 가치관을 둘러싸고, 유럽·중남미에선 경제적 비전을 놓고 정치적 논란이 주로 전개되고 있는 점이 차이”라고 진단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美성공회 첫 女수장 선출

    미국 성공회가 차기 수장으로 여성을 선출했다. 전세계 성공회 교단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미국 성공회인 감독교회(Episcopal Church)는 미 오하이오주에서 열린 총회에서 캐서린 제퍼츠 셔리를 차기 수장으로 선출했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셔리는 투표에 참여한 주교들로부터 찬성 95표, 반대 93표를 얻어 나머지 후보인 6명의 주교를 따돌렸다. 대다수 성공회가 여성을 주교로 허용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 성공회는 지난 2003년 동성애자인 진 로빈슨 사제를 뉴햄프셔 주교로 인준해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연합뉴스
  • “동성애도 똑같은 사람의 사랑”

    동성애자가 겪는 고통과 절망은 가장 밀착된 관계에서 비롯된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이지 그들의 남다른 사랑 형태가 빚어낸 비극이 아니다. 방현희(42)의 첫 소설집 ‘바빌론 특급우편’(열림원)에는 동성애나 양성애, 근친상간 같은 금기의 사랑이 넘쳐난다. 수록작 10편 가운데 예닐곱편이 여기에 속하는 걸 보면 ‘성적 소수자’ 혹은 ‘비정상적 사랑’에 대한 일관된 문제의식을 짐작할 수 있다. 논쟁적인 소재를 즐겨 다뤘다는 사실보다 더 흥미로운 건 ‘금지된 사랑’을 대하는 작가의 시선이다. 진보적인 영화나 소설이 흔히 그렇듯 성적 소수자를 연민하거나 사회적 편견을 완화하려는 의도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그의 소설에서 동성애는 이성애와 하나도 다를 바 없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고, 삶이다. 문학평론가 김형중은 이런 그에게 “동성애를 어떠한 자의식 없이, 무심하게, 그저 사람이 사랑하는 방식으로 그려낸 한국 최초의 작가”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똑같은 동성애영화라도 ‘브로큰백 마운틴’보다는 ‘해피 투게더’를 더 좋아해요.‘브로큰백…’은 갈등의 원인을 사회적인 문제로 돌리지만 ‘해피 투게더’는 오로지 두 사람의 관계에만 집중하잖아요. 동성애나 근친상간이라서가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미끄러지는 관계, 그걸 쓰고 싶었습니다.” 수록작 ‘연애의 재발견’에서 패션디자이너 여자친구와 모델지망생 청년을 동시에 사랑하는 주인공이나 ‘녹색원숭이’에서 떠나간 연인을 잊지 못하는 동성애자 무용수가 겪는 고통과 절망은 “가장 밀착된 관계에서 비롯된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이지 그들의 남다른 사랑 형태가 빚어낸 비극이 아니라는 얘기다. 근친상간을 다룬 ‘바빌론 특급우편’과 ‘화이트 아웃’은 사뭇 도발적이다.‘바빌론…’에서 아들은 하반신이 마비된 엄마를 13년간 업고 다닌다. 아들의 등에 악착같이 달라붙어 있는 엄마는 시체나 다름없다. 오래 전 ‘열기를 가누지 못하고 내달리던 수소’처럼 엄마를 범했던 아들은 이제 최초의 연인이었던 엄마를 떠나보내려 한다.‘화이트 아웃’의 ‘나’는 외사촌 누이 홍주와의 근친상간을 피해 북빙양 항해길에 오르지만 그녀에게서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왜 이토록 비정상적인 사랑에 집착하는 걸까.“간호학과(전북대)다닐 때 정신병동을 실습하면서 친한 친구의 동생이 철창 안에 갇혀있는 걸 보고 너무 놀랬다. 그때 이후 내게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은 무의미해졌다.”는 작가는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어려운 관계, 장애가 많은 관계를 통해 우리가 사랑이라는 감정으로부터 겪는 고통의 본질에 대해 심층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2001년 ‘동서문학’신인상으로 등단한 작가는 이듬해 장편 ‘달항아리 속 금동물고기’로 계간 ‘문학·판’의 장편소설상을 수상했다.“사랑 얘기는 할 만큼 했으니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차례”라는 작가는 “인간 안에 내재된 역사성에 관심이 많다. 지난해부터 박물관 학예사를 주인공으로 한 장편소설을 집필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엑스맨3-최후의 전쟁’ 인간과 공존이냐 멸종이냐

    ‘엑스맨3-최후의 전쟁’ 인간과 공존이냐 멸종이냐

    돌연변이(Mutant) 캐릭터를 통해 사회적 소수자와 사회통합 문제를 되묻는다는 것. 영화 ‘엑스맨’ 시리즈의 매력 포인트다. 보통사람들에게 돌연변이는 그 자체가 경이로운 경험이다. 엑스맨이 돌연변이에게 부여한 초능력과 그 초능력을 함축하는 외모는 당연히 영화적이지만, 사회적 소수자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공포와 광기를 일정 부분 드러낸다는 점에서는 마냥 영화적인 것만도 아니다. 그래서 다양한 버전으로 반복되는 돌연변이들의 메시지-우리도 그냥 사람일 뿐인데 왜 관리·치료의 대상이 되어야 하느냐-는 정치적 울림을 갖는다. 원작만화의 덕도 있겠지만 상업영화치곤 꽤나 정치적이다. 그래서일까. 미국에서는 동성애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다는데 한국에서의 반응은 미지근하다.1·2편은 미국에서 각각 1억·2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냈는데, 한국에서는 100만명 언저리에 머무는 저조한 기록을 보였다. 아무래도 우리의 눈길은 ‘사회적 소수자 문제’가 아니라 ‘SF 액션물’에 머무르기 때문이다.3편도 미국에서는 개봉 3일 만에 1억달러가 넘는 수익을 냈다는 소식이다.‘스파이더맨’,‘스타워즈 에피소드3’,‘슈렉2’에 이은 역대 4위의 기록이라니 대단한 반응이다. 15일 한국에서도 개봉하는 ‘엑스맨3’는 부제 ‘최후의 전쟁’이 암시하듯 엑스맨 시리즈의 최종완결판이다. 돌연변이를 관리통제하려는 보통사람들과 대응법을 놓고 갈등을 빚던 돌연변이 사회 내부의 강·온파간 대립이 3편에서 마침내 맞부딪친다. 그렇기에 클라이막스 대목에서 샌프란시스코의 상징 금문교를 들어다 옮기는,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장대한 장면도 연출했다. 그래도 역시 가장 큰 미덕은 1·2편에서 이어져 오던 갈등구조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데 있다. 편수가 넘어가면서 애초의 갈등구조는 희미해져가고, 볼거리에만 치중하는 시리즈물과는 다르다는 얘기다. 보통사람들은 마침내 돌연변이들의 유전자변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약 ‘큐어’를 개발해낸다. 이제 남은 것은 이상한 놈 취급받아가며 이대로 살 것이냐, 아니면 평범한 보통사람으로 되돌아 갈 것이냐는 돌연변이들의 선택. 돌연변이 사회의 강·온파를 대변하는 매그니토와 사비에 박사는 이번에도 그 대처법을 두고 대립하고, 마침내 ‘마지막 전쟁’이 벌어진다. 그러나 복잡다기하게 펼쳐졌던 캐릭터들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다는 느낌은 못내 아쉽다. 대표적인 게 진 그레이.2편에서 죽었던 진은,3편에서 최고의 초능력을 지닌 돌연변이로 부활하지만, 이 능력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한다. 이런 진의 갈등을 영화는 ‘차라리 나를 죽여줘.’라는 대사 하나로만 처리하다 마지막에서 가서야 그냥 쏟아내 버린다.12세 이상 관람가.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청소년 눈높이서 본 동성애

    ‘청소년의 시각에서 성(性)을 바라본다.’ 지상파TV들이 주말마다 방송하는 시청자 프로그램에서 만난 청소년들은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성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지만 지상파에서 이같은 프로그램을 보기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 성교육 전문가의 특강 정도가 있었지만 청소년들은 아직도 성 관련 정보에 목말라한다. 캐이블·위성채널 Mnet이 3개월째 방송하고 있는 청소년 성교육 프로그램 ‘성교육닷컴’(매주 금요일 오후 6시)은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그들이 고민하는 성 관련 이슈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으로 눈길을 끈다. 청소년들이 직접 출연,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신들의 생각을 공유하고, 전문가들의 시각을 곁들여 청소년들이 이해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하고자 노력한다.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루기 시작한 ‘청소년의 동성애’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동성애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담았다. 영화 등에서 은유적으로 다룬 동성애와 달리, 청소년 주인공 한 명이 동성애자 역할을 맡아 그들에게 가해지는 학교 폭력 실태 등도 보여준다. 또 프로그램 사이트(www.sungkyo6.com)에 올려진 댓글을 통해 청소년들의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혼란 등을 들여다보면서 동성애에 대한 투표와 토론, 인식조사도 벌였다. 이와 함께 학생과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현장의 시각은 물론 전문가들의 의견을 함께 보여준다. 성의학 전문의 강동우 박사는 “‘동성애 현상’과 달리 ‘동성애’는 질병이 아니며 교정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종연 PD는 “동성애를 문제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각도에서 다뤄 청소년들이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인정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이 프로그램은 ‘성경험’‘콘돔’‘가슴크기’‘스킨십’‘데이트강간’ 등 청소년들이 실제 고민하는 이슈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과 올바른 상식, 대처방안 등을 제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앞으로는 성에 대한 이슈와 함께 사랑·우정·입시 등 다양한 고민들도 청소년의 시각으로 다룰 예정이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송은일의 첫 창작집 ‘딸꾹질’ 작품마다 소외된 영혼에 접근

    송은일(42)이 첫 창작집 ‘딸꾹질’(문이당)을 냈다.2000년 ‘여성동아’장편소설 공모에 ‘아스피린 두 알’로 등단한 뒤 ‘도둑의 누이’‘한 꽃살문에 관한 전설’등 장편만 내리 4편을 발표했던 그다. 책에 수록된 10편의 소설은 막힘없이 술술 읽힌다. 전작에서 드러난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가 단편에서도 힘을 발휘한다. 일견 통속적이고 익숙한 소재를 흥미진진한 서사로 엮어내고, 인물 내면의 다층적인 심리를 집요하게 파헤치는 손끝이 매섭다.3대에 걸쳐 남성의 폭력에 희생당한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한 꽃살문에 관한 전설’을 비롯해 작가의 관심은 줄곧 상처입은 여성과 소외된 영혼들을 향해 있었다. 이번 소설집에서도 마찬가지다. 표제작 ‘딸꾹질’의 주인공 인자는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어린 딸을 팽개치고 집을 뛰쳐나왔다. 애써 기억을 지운 채 새 가정을 꾸려 살아가지만 예기치 않은 순간에 불쑥 찾아드는 딸꾹질처럼 딸의 존재는 그녀를 고통스럽게 한다.‘꽃집 아줌마 강선덕의 특별한 하루’는 남편의 외도로 상처입은 여자의 이야기다.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은 뒤 생계를 위해 꽃집에서 일하는 선덕에게 어느날 남편의 직장 부하이자 애인이었던 여자가 ‘아이를 낳았다.’며 전화를 걸어온다. ‘너무, 아름다운 예외’는 집단 윤간의 피해자와 당사자의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다. 고교 시절 윤간을 당한 여자는 극심한 정신적 충격으로 그때의 기억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친구들과 어울려 윤간을 저지른 뒤 죄책감에 시달려온 남자는 의도적으로 그녀에게 접근한다. 자칫 선정적인 방향으로 흐를 수 있는 소재이나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정신적 외상에 시달리며 불안한 일상을 살아가는 현실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논란을 피해갔다. 이밖에 PC방을 전전하는 아이와 동성애를 앓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랩소디 인 블루’, 다운증후군 소녀의 눈으로 본 세상을 담은 ‘써니를 위하여’등은 세상에서 밀려난 주변부 인생들의 상흔을 어루만지는 작가의 부드러운 손길이 느껴지는 작품이다.95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배트우먼’ 레즈비언으로 돌아온다

    ‘배트우먼’ 레즈비언으로 돌아온다

    만화책 속의 영웅 배트우먼이 ‘립스틱 레즈비언’으로 돌아온다고 BBC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블 코믹스와 함께 5억달러(약 5000억원)에 이르는 세계 만화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DC코믹스는 7월부터 새로운 배트우먼 시리즈 발매에 들어간다. 새롭게 재탄생한 배트우먼의 실제 이름은 케이시 케인. 부유한 사교계 명사로 밤에는 범죄와 싸운다.1956년 처음 만화책에 등장한 배트우먼은 그간 배트 가족의 주책없는 일원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이번 재탄생에서는 건강한 여성 동성애자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DC코믹스는 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 등의 인기 장수시리즈를 펴낸 출판사다. 올들어 그간의 백인 남성 영웅이 아닌 다양한 인종과 성(性)을 가진 영웅을 만들어냈다. 신비한 풍뎅이로부터 초자연적 힘을 얻은 멕시코의 10대 소년 블루 비틀, 중국 신화와 결합된 무술팀 그레이트 텐 등 만화 속 영웅이 변모했다. 다양한 인종과 성을 가진 주인공들이 함께 등장하는 미국의 인기 TV시리즈 ‘로스트’처럼 만화 속 주인공들도 독자들과 함께 변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정말 위급한 상황 닥치면 강인함의 본성 드러나죠”

    “정말 위급한 상황 닥치면 강인함의 본성 드러나죠”

    |도쿄 조태성특파원|재난영화에서 대개 여배우들이란 악∼악∼ 소리만 질러대는 ‘음향효과’이거나, 온갖 멍청한 실수란 다 저지르는 ‘머저리’거나, 그것도 아니면 엔딩쯤에야 구출자-물론 멋진 남자다-에게 진한 뽀뽀 한번 하는 것 외에는 좀처럼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액세서리’다. 그러나 31일 개봉하는 영화 ‘포세이돈’(Poseidon)의 에미 로섬은 그렇지 않다.‘미스틱 리버’와 ‘오페라의 유령’ 등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던 에미 로섬은 ‘포세이돈’에서 강인하고 당찬 19살 아가씨 제니퍼 역을 소화해냈다. 지난 17일 일본 롯본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만난 에미는 발랄한 19살 아가씨였다. 간단한 일본말로 인사하는가 하면 늦게 허둥지둥 기자회견장으로 뛰어들어오는 기자를 향해 환한 미소로 어서 오라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19살에 어울리는 발랄한 모습이 돋보였다. 이런 아가씨-더구나 배역처럼 실제 나이도 19살이다-에게 ‘재난’이 와닿을까.“무엇보다 두려움은 마음 속에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해요.” 조금 노숙하다.“물론 나이가 어려 공포스러운 경험은 없었죠. 그래서 재앙과 관련된 비디오를 많이 구해다 봤어요.9·11테러 당시 쌍둥이 빌딩에 갇힌 소녀의 음성이 담긴 테이프도 구해들었고요.” 여기서 예외가 된 게 하나 있다. 바로 포세이돈의 원작인 1972년작 ‘포세이돈 어드벤처’는 선입견이 들까봐 일부러 보지 않았단다. 이번 과정에서 깨달은 것은 바로 인간 내면의 강인함이다.“사람들은 일종의 가면을 쓰고 산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정말 위급한 상황이 닥치면, 그 때 진정한 본성이 드러나죠.” 때론 혐오스러울 때도 있겠지만, 이 과정에서 힘을 합치고 서로 도와가는 과정이 바로 재난영화의 매력이라는 얘기다. 여기에다 제니퍼라는 캐릭터가 강인한 여성이라 더 재미있었다고 한다. ●포세이돈은 어떤 영화? 재난영화의 효시로 꼽히는 1972년작 ‘포세이돈 어드벤처’의 리메이크. 거대한 해일을 만나 전복해버린 호화유람선 포세이돈에서 탈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탈출행렬에 동참한 사람은 전직 소방관 로버트(커트 러셀)와 딸 제니퍼(에미 로섬), 도박꾼 딜런(조시 루카스), 동성애자 넬슨(리처드 드레이퍼스) 등이다. 스케일이 큰 영화를 찍어왔던 볼프강 페터슨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1400억원짜리 영화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결과는 신통치 않다. 이런 저런 삐걱대는 소리 모두 젖혀 두고서라도, 결정적으로 전복된 거대한 배에서 탈출한다는 것, 다시 말해 배 바깥이 아니라 배 안의 온갖 오밀조밀한 공간을 다 헤쳐나가는 과정은 ‘스케일’보다 ‘드라마’일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인간의 탐욕과 고뇌’에 초점을 맞춘 원작의 스케일 부족은 용서된다. cho1904@seoul.co.kr
  • 만화같은 예술 속의 미국

    만화같은 예술 속의 미국

    팝아트는 영국에서 시작되었지만 미국으로 건너가 그 꽃을 활짝 피웠다. 팝아트에 적합한 일상적 상업문화속 소재들은 냉소적이고 관념적인 표현방식을 선호했던 유럽 미술계보다는 감각적 시각언어를 중시한 미국사회에 훨씬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표적 팝아티스트들 중에서도 특히 로이 리히텐슈타인과 존 웨슬리, 로버트 크럼은 매스미디어의 대중적인 이미지를 만화의 형식과 기법을 빌려 특유의 ‘미국다운’ 표현으로 자신의 입지를 굳힌 작가들이다.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 세 작가의 작품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에서 열리고 있는 ‘American Funnies’전은 이들 세 작가의 대표작들을 통해 미국 사회와 문화의 기류를 엿볼 수 있는 자리다.31일까지. 리히텐슈타인은 만화가가 아니다. 하지만 그가 명성을 얻고 미술사적 논의의 중심에 선 것은 저급예술로 치부되는 만화와 고급예술 사이에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그는 디즈니 만화에 열광한 그의 아들로부터 ‘아빠는 왜 이 만화처럼 잘 그릴 수 없는거야.’란 말을 듣고,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모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그는 말풍선, 망점, 강력한 원색 등 만화에서 볼 수 있는 표현적 요소를 중시했으며, 이를 통해 미국적 삶, 미국의 역사, 미국의 대중문화속 일상적인 것들에 예술의 옷을 입힌다. 이번 전시에선 ‘Interior with Ajax’(1997),‘The Conversation’(1977),‘Surrealist’(1988) 등 평면회화와 입체 작품들을 선보인다. 존 웨슬리는 극히 사적인 주제를 만화적 표현기법을 차용하여 익살맞게 표현한 작가다. 웨슬리는 선형적이고 모듈화되지 않은 색채를 차용하여 발전시킨 자신만의 독창적인 표현기법에 재치있는 유머와 개성을 덧붙여 미국인의 정서와 심리상태를 표현한다. ●웨슬리는 미국인의 정서·심리 표현 그는 팝문화의 직설적인 시각언어를 이용해 그 이미지의 원천이라 할 수 있는 원형들을 묘사해 왔다. 하지만 정체성, 인종, 그리고 특히 에로티시즘 등작품속 주제들은 상당히 진지하게 읽히는 게 특징이다.‘3Hessian Ensigns Crossing the Delaware with a Load of Pokr’ 등 평면회화 19점을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다. 로버트 크럼은 1960년대 말 등장한 ‘언더그라운드 만화’의 대부로 불렸던 작가다. 이미 5살때 ‘벅스버니’를 보면서 처음으로 성적 흥분을 느꼈다는 그는 마약, 반전사상과 녹색사상, 섹스와 동성애 등 히피문화로 대변되는 1960년대 미국의 언더그라운드 문화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냉소적, 퇴폐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도 솔직함을 잃지 않음으로써 공감을 이끌어냈다.4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02)734-6111.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남아공 前부통령 주마 성폭행 혐의 무죄

    에이즈(HIV) 바이러스 보균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전직 부통령 제이컵 주마(64)에 대해 법원이 8일 무죄를 선고했다. 윌렘 반 데르 머위 주심 판사는 이날 텔레비전과 라디오로 생중계된 판결문 낭독을 통해 “원고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며 “두 사람은 합의에 의해 성행위를 즐긴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머위 판사는 또 “딸이 집 안에 있었던 점, 경찰이 집 밖을 순찰하고 있어서 그녀가 성관계를 원치 않았다면 충분히 소리 지르며 저항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차기 유력한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주마 전 부통령은 지난해 11월 평소 가족끼리 아는 사이인 31세의 이 여성을 자택 침실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재판이 진행된 3개월 내내 주마 지지자들과 페미니즘 단체, 동성애 단체 등이 법원 주변에서 격렬한 찬·반 시위를 벌여왔고 국민 여론도 극명하게 갈라졌다. 주마 전 부통령 역시 지난해 6월 자신의 해임을 부른 부패 혐의로 다음달 다시 법정에 설 예정이어서 이날 무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입지는 일정 부분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씨줄날줄] 칼 로브/한종태 논설위원

    예나 지금이나 최고 권력자의 오른팔이니 왼팔이니 하는 핵심측근들은 한 시대를 풍미한다. 간혹 자신이 모시는 ‘윗분’보다 더 힘이 센 경우도 있었으니 그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온갖 연줄을 동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고려 공민왕 때의 신돈이 그랬고 조선 세조 때의 한명회가 그랬다. 김영삼 정부의 이원종씨와 김대중 정부의 박지원씨도 여기에 해당된다 하겠다. 두 사람은 청와대 수석 시절 ‘왕수석’으로 통했다. 이씨는 김현철씨 사건으로 중도하차했고 박씨는 끝까지 김대중 대통령을 모신 차이가 있을 뿐이다. 조지 부시 미 행정부에서 이런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인물이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이다. 적법성 시비에 휘말리며 간신히 백악관에 입성한 부시 대통령이 2002년 상·하원 중간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데 이어 2004년 재선에도 성공한 선거전략이 모두 로브의 두뇌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이른바 이분법에 기초한 선택과 집중 기법이다. 낙태와 동성애자 결혼, 줄기세포 연구에 반대하는 강경 보수주의 정책이 로브의 아이디어다. 그 결과 공화당이 백악관과 의회, 대법원을 모두 장악했는데, 이는 미국 역사에서도 이례적인 일이다. 한때 공화당에서는 루스벨트나 아이젠하워, 레이건 등 공화당이 자랑하는 역대 재선 대통령도 하지 못한 일을 부시가 해냈다며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 바 있다. 공화당의 베테랑 선거 컨설턴트 스튜어트 스티븐스조차도 칼 로브가 부시 캠페인의 시작이며 끝이었다고 인정한 바 있다. 그만큼 로브의 비중을 방증하는 것이리라. 오죽하면 ‘칼 로브의 부시’라고 할 정도였겠는가. 그런 로브가 이번에 역할이 축소됐다.5년만에 이뤄진 대폭적인 백악관 진용 개편에 따라 정치고문 역할을 더이상 하지 않게 된 것이다.30%대로 떨어진 부시의 지지율, 의회와의 갈등, 제대로 굴러가는 게 없는 국내정책 등 얽혀 있는 난제가 로브의 역할 축소로 이어진 셈이다. 특히 오는 11월에는 상·하원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다. 지금 예상대로 공화당이 참패하면 부시의 레임덕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지나치게 강경한 이미지가 결국 부시에겐 짐이 된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민심과 더불어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자세를 갖는 것만이 측근의 정도(正道)일 것이다.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 “잘 모른다더니 함께 잤나” “친밀한게 경악할 일인가”

    이명박 서울시장이 ‘별장 파티’를 벌였다고 주장한 열린우리당 법률구조위 소속 안민석 의원과 정태근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17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란히 출연, 설전을 벌였다. 안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이 시장은 ‘황제테니스’ 사건의 핵심 인물인 선병석 전 서울시 테니스협회장에 대해 ‘개인적으로 잘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지만, 두 사람은 가평파티에서 한방에서 같이 잠을 잘 정도로 친밀한 관계였다.”면서 “이는 새롭게 드러난 쇼킹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 시장은 두 사람의 관계가 친밀하다는 것을 전제로 (황제테니스 논란 등에 대해) 해명과 설명을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부시장은 “테니스동호인 모임은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도 갈 수 있는데 이를 부각시켜 업자들이 무슨 질펀한 향응을 제공한 것처럼 했다.”면서 “이는 명예훼손이고,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정 부시장은 “친밀한 관계가 경악할 만한 일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면, 이 시장과 선 전 회장이 동성애 관계 정도돼야 한다.”면서 “단순 친목모임에 참석한 것을 두고, 특히 야당의 대선후보를 공격한 것은 지방선거에 이용하려는 정치공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동성연애 병 아닐까요 - Q여사에게 물어보셔요(41)

    제 나이 23세가 되도록 여자라는 것을 모르고 삽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행돌을 해 보지 못했다는 정도가 아니라 도대체 남들이 맛본다는 감정의 동요조차도 경험해 본 일이 없읍니다. 남자가 남자를 좋아 한다면 곧이 들리지 않겠지요? 하지만 전 남자를 좋아합니다. 제 짐작에는 동성애 소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어떤 때는 『동성연애 할 남성 구합니다』라는 광고를 내 볼까 궁리도 해 봅니다. 이런 것이 혹 무슨 병이 아닌지요. 무슨 병이라면 어떻게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남들과 다른 괴짜가 되어서 손가락질 받고 싶지는 않습니다. <노량진에서 K고민생> [의견] 고치기 어려운 도착증 「동성연애」는 정신신경과에서 취급하는 병중의 하나입니다. 당신이 짐작한 대로 뿌리가 깊은 정신병입니다. 민병근(閔秉根)박사(성심병원(聖心病院) 정신신경과장)의 대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동성연애는 性도착증상의 일종이며 성격발달 도중에 생긴 결함으로 정상성격을 구성하지 못하여 생긴 병입니다. 대개의 경우 어려서 부모와 정상적인 애정 교환을 하지 못하는데서 생기는 부작용이 이런 병으로 발전한다는 것입니다. 원인부터가 이처럼 멀고 막연하고 돌이킬 수 없는 것이므로 치료도 매우 어렵습니다. 상투적인 얘기 같지만 신경정신과적인 전문 치료를 받아야만 치료의 희망이 있는 병입니다. 이 병은 동성연애 증상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당신의 말마따나 性的인 이런 「괴짜」는 사회적으로도 적응에 실패하기 쉽습니다. 만일 진단이 동성애로 나타난다면 고질이 되기 전에 고치기를 권합니다. <Q> [ 선데이서울 69년 8/24 제2권 34호 통권 제48호 ]
  • 윤 국방 “병역특례 연말까지 보완”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6일 병역특례 판정과 관련,“국민이 이해하고 의아해하지 않도록 강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겠다.”며 “올해 말까지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한 윤 장관은 유명 연예인의 이른바 ‘시간차 공익근무 판정’ 논란과 관련해서는 “필요하면 재신검 등을 통해 시차를 감안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군내 동성애자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인권적 차원에서 병영 내 유사 동성애 등 의심받는 병사의 인권보호를 위해서는 노력하겠지만 법률 폐지나 규정 개정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6일 개봉 ‘스위트룸’

    6일 개봉 ‘스위트룸’

    한 남자가 여자 위에 올라 타서 한창 일을 벌이는 중이다. 그런데 어디선가 벌거벗은 채 나타난 또 다른 남자가 이 남자 위에 올라탄다. 절정을 맛보고 싶어 안달난 듯한 표정으로 제발 그대로 가만히 있어 달라고, 조금만 참으면 이게 얼마나 좋은지 알게 될 거라고 애걸한다. 최근 ‘왕의 남자’에다 ‘브로크백마운틴’에 이르기까지 동성애 영화가 유행이라지만, 이런 장면이 실제 눈앞에 펼쳐진다면 관객들 대부분은 고개를 돌릴 것이다. 어쩌면 관객들은 동성애가 애틋한 판타지로만 남길 바라는지 모를 일이다. 6일 개봉한 ‘스위트룸’(Where the truth lies)은 동성애를 모티프로 삼고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 영화다. 외려 동성애 문제에 대해서는 짐짓 헛기침하며 에둘러 비켜나가고, 미묘한 살인사건에 초점을 맞춘 스릴러 형식을 띠고 있다. 1970년대 미국, 여기자 카렌(알리스 로만)은 미궁에 빠져들었던 한 살인 사건에 관한 책을 쓰기 위해 지난날의 대스타에게 접근한다. 바로 스탠딩 코미디의 대가였던 빈스(콜린 퍼스). 빈스는 래니(케빈 베이컨)와 함께 미국이 전후 세계최강국으로 떠오른 1950년대에, 소비적 대중문화의 총아였던 TV를 주물렀던 대배우였다. 그런데 이들에게, 그것도 소아마비 모금운동을 위해 무려 36시간에 걸친 사상 최고의 생방송을 앞둔 이들에게 한 건의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그들이 묵기 위해 갔던 스위트룸 욕실 욕조에서 미모의 한 여대생이 숨친 채 발견된 것. 이제 막 도착한 빈스와 래니, 그들의 팀은 당연히 아무런 혐의가 없다. 결국 사건은 미궁에 빠져버리고 여대생의 죽음은 자살로 처리된다. 카렌은 이상하고도 묘한 확신(이유는 영화 결론부에 드러난다)을 가지고 빈스·래니와 살인사건 간의 관계를 파들어가기 시작한다. 그때도 지금도 마약과 술에 찌든 채 살고 있는 퇴물배우 빈스는 인터뷰 대가로 받을 돈에만 관심있을 뿐이지만, 카렌은 놀라운 추리력으로 빈스의 진술 가운데 술기운과 약기운을 걷어내면서 진실에 접근해 간다. 그러다 두 배우가 일으킨 온갖 문제들을 처리해준 매니저 루벤(데이비드 헤이먼)의 존재를 깨닫는데…. 루퍼트 홈즈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이어서인지 추리는 물론 반전까지 준비되어 있지만 그다지 ‘쎄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50년대 쇼비즈니스계의 화려함과 그 뒤의 욕망을 상징하는 공간이 ‘스위트룸’임에도 공간에 대한 의미부여가 보이지 않는 점도 아쉽다. 이를테면 너무 차분한 연출이다. 다만 일급살인에 이어 와일드 싱, 미스틱 리버 등으로 얼굴을 알린 케빈 베이컨과 브리짓 존스의 일기, 러브 액추얼리에 출연한 콜린 퍼스의 연기는 지켜볼 만하다. 여대생을 누가 죽였을까에서 벗어나, 빈스와 래리는 정말 사랑했을까.18세 이상 관람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달콤한 백수와 사랑 만들기 장르/등급 로맨틱 코미디/15세 감독/배우 톰 듀이/매튜 매커너히·사라 제시카 파커 줄거리 노부모에게 빌붙어 살던 바람둥이 노총각, 마침내 임자 만나다. 20자평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뻔한 공식. ●오만과 편견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조 라이트/키이라 나이틀리·매튜 맥퍼딘 줄거리 사랑을 앞둔 남녀의 오만과 편견에 관한 영상 보고서. 20자평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였던 키이라 나이틀리의 성숙한 연기 만점. ●크래쉬 장르/등급 미스터리 드라마/15세 감독/배우 폴 해기스/샌드라 불럭·돈 치들·맷 딜런 줄거리 타인종에 대한 미국의 뿌리깊은 편견을 고발하고 화해를 권하는 드라마. 20자평 신랄하게 까발려지는 미국사회의 편견의 허상. ●에이트 빌로우 장르/등급 어드벤처 드라마/전체 감독/배우 프랭크 마셜/폴 워커·브루스 그린우드 줄거리 썰매 개 8마리를 지키려 사투를 벌이는 남극 탐험가들 이야기. 20자평 실화를 바탕으로 한 덕분에 밀도 넘치는 모험극. ●빨간 모자의 진실 장르/등급 애니메이션/전체 감독/배우 코리 에드워즈/강혜정·김수미(목소리) 줄거리 빨간 모자 소녀가 도둑들로부터 요리비법책을 지키려 할머니댁을 찾아가지만…. 20자평 원작(‘빨간 모자’)과 전혀 다르게 변주된 캐릭터들. ●달콤,살벌한 연인 장르/등급 로맨틱 스릴러/18세 감독/배우 손재곤/박용우·최강희 줄거리 연애숙맥인 남자와 죽여야 사는 여자(?)의 달콤하고도 살벌한 로맨스. 20자평 로맨틱 드라마와 스릴러 장르의 기막힌 혼융. ●브로크백 마운틴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리안/제이크 질렌할·히스 레저 줄거리 20여년에 걸친 두 카우보이의 애틋한 사랑의 감정선을 그린 영화. 20자평 베니스영화제와 골든글로브를 휩쓴,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는 진솔한 드라마.
  • 케이블도 동성애 열풍?

    ‘왕의 남자’‘브로크백마운틴’ 등 최근 영화계에서 흥행 코드로 떠오른 동성애가 TV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프리미엄 영화채널 캐치온은 여성 동성애자인 레즈비언의 삶과 사랑을 다룬 화제의 드라마시리즈 ‘L 워드 시즌2’를 3일부터 매주 월·화 오전 10시 방영한다.‘L 워드’는 미국 케이블채널 쇼타임이 방송 중인 인기 프로그램.‘L’은 레즈비언(Lesbian), 욕망(Lust), 사랑(Love), 삶(Life), 자유(Liberty) 등을 함축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다양한 레즈비언 커플의 삶과 사랑을 다룬 미국 최초의 레즈비언 드라마로, 캐치온을 통해 ‘시즌1’이 최초로 국내에 소개됐다. 5명의 레즈비언과 이성애자 가족,1명의 양성애자, 두 남녀 커플 등 다양한 인물들이 서로 사랑하고 질투하고 갈등하는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며, 대담한 표현과 화려한 영상으로 시선을 끈다. 특히 레즈비언의 삶을 통해 보통 사람들이 갖고 있는 사랑과 성, 삶의 선입견을 깨버리는 묘미도 있다. 아이를 가지고 가정을 꾸리기 위해 노력하는 레즈비언 커플, 남자친구가 있지만 자신의 성 정체성에 고민하는 작가, 주위 시선 때문에 커밍아웃하지 못하는 유명 테니스 선수 등 서로의 관계를 통해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삶의 새로운 단면을 깨닫게 해 주는 것. 디지털케이블TV 영화채널 스토리온은 5일부터 19일까지 매주 수요일 한국·홍콩·미국 등 3개국의 동성애를 들여다볼 수 있는 퀴어 영화를 모은 ‘3개국 퀴어 스토리’특집을 마련했다.황정민·정찬 주연의 한국영화 ‘로드무비’(5일)를 시작으로, 장국영·양조위가 열연한 홍콩영화 ‘해피투게더’(12일), 리버 피닉스·키아누 리브스가 동성애자로 나온 ‘아이다호’(19일)가 시청자를 찾아간다. 남자를 사랑한 한 남자와, 그를 사랑한 한 여자의 엇갈린 삼각관계를 그린 ‘로드무비’는 청룡영화제 신인감독상·신인남우상 등을 받은 수작.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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