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탄생신화/홀거 룬트 지음
‘수련’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인상파 화가 모네다. 그 크고 화려한 자태는 이 뛰어난 화가에게 영감을 줬고 수많은 작품을 탄생케 했다.
‘식물탄생신화’(홀거 룬트 지음, 장혜경 옮김, 예담 펴냄)는 수련과 관련한 인물로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가장 힘센 영웅 헤라클레스를 꼽는다. 수련은 헤라클레스를 짝사랑하다 상사병에 걸린 님프가 변한 꽃. 헤라클레스는 아름다운 남자이자 신하인 힐라스에게 빠져 있었다.
헤라클레스를 향한 이루지 못한 사랑 때문에 그리스 사람들은 수련을 ‘헤라클레이오스’라 부른다.
매혹적인 외양에 어울리지 않게 수련은 성욕 억제 작용을 한다. 때문에 수련은 프랑스에서 발기 불능의 상징이다. 또한 중세시대에는 수도사들에게 성욕 억제제로 수련 뿌리를 권하기도 했다. 저자는 헤라클레스의 차가운 반응이 수련의 이같은 기능을 에둘러 표현할 비유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이처럼 제비꽃, 장미, 수선화, 소나무, 박하 등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식물의 탄생과 관련된 신화 35편이 담겨 있다.
그리스 신화를 원전으로, 신과 님프의 사랑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꽃과 나무의 기원을 풀어 낸다. 주신(主神) 제우스와 오르키스의 바람기에서 제비꽃과 난초가 피어 났으며, 태양의 신 아폴론이 사랑했으나 절명한 두 남자 히아킨토스와 키파리소스가 히아신스와 사이프러스로 꽃망울을 터뜨렸고, 승리의 여신 아테나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결투에서 올리브 나무가 뿌리를 내렸다.
책에는 신화를 담은 명화가 곁들여져 있다. 해당 식물의 식생과 효능, 꽃말도 실려 있어 식물과 신화의 이해를 돕는다. 불륜, 짝사랑, 자기애, 동성애 등 신들의 사랑놀음 속에서 피어난 꽃과 나무의 이야기가 오감을 자극한다.9500원.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