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동성애자
    2025-12-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02
  • 경기침체·중동전쟁에 울고… 샌디·실업률 하락에 웃고

    경기침체·중동전쟁에 울고… 샌디·실업률 하락에 웃고

    미국 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에 이어 최초의 재선 흑인 대통령이라는 새 역사를 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혼혈이라는 열등감을 딛고 전인미답의 새로운 길을 걸어온 인물이다. 미 역대 대통령들과는 전혀 다른 힘든 성장 배경을 가졌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고 시련에 당당히 맞서 이겨냈다. 그의 아버지 버락 후세인 오바마 1세는 케냐 출신의 미 유학생이었고, 어머니 앤 던햄은 미 캔자스주 출신의 백인이었다. 1961년 8월 4일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태어난 오바마는 어릴 때부터 순탄치 못한 생활로 좌절을 겪었다. 2살 때 부모가 이혼한 탓에 하와이에서 외할아버지의 손에 자라기도 했고, 어머니가 인도네시아인과 재혼을 하는 바람에 어머니를 따라 인도네시아에서도 살았다. 혼혈은 성장기의 오바마를 더욱 고단하게 만들었다. 1995년에 쓴 회고록 ‘나의 아버지로부터의 꿈’을 통해 고교 시절 마리화나와 코카인에 손을 댔다고 고백했고, 청소년 시절 인종 문제로 정체성의 갈등을 겪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오바마는 로스앤젤레스의 옥시덴털 칼리지에 입학해 교환학생으로 컬럼비아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1985년 시카고에서 도시빈민운동에 뛰어들면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만났다. 3년간의 빈민운동을 끝낸 그는 1988년 하버드대 로스쿨에 들어갔고, 1990년 법률 학술지 ‘하버드 로 리뷰’ 104년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편집장에 올라 ‘담대한 희망’을 가슴에 품었다. 로스쿨을 졸업한 오바마는 시카고로 다시 돌아가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다 1996년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2000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낙선의 고배를 들었지만, 2004년 보스턴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하면서 정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인상적인 기조연설로 전국구 스타가 된 그는 같은 해 11월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무려 70%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됐다. 3년 뒤인 2007년 2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흑인 노예해방 투쟁을 시작한 일리노이주 옛 주청사 앞에서 대권 출사표를 던진 오바마는 힐러리 클린턴 당시 상원의원을 꺾고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그 여세를 몰아 2008년 11월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누르고 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됐다. 미국의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나라 안팎에서 악재가 겹쳐 ‘가시밭길’을 걸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속되면서 경제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 대해서도 논란이 거듭돼 인기가 급락했다. ‘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개혁정책을 비롯해 동성애자 평등 정책, 부자 증세, 이민정책 개혁 등에 대한 논란으로 이념적 갈등을 부추겼다는 보수진영의 무차별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재선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경제지표, 리비아 벵가지 영사관 피습 사건 등 악재가 속출하면서 지지율이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달 말 미국 동부지역을 강타한 슈퍼스톰 ‘샌디’ 피해복구 등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7%대로 떨어진 실업률로 역전의 발판을 만들어 다시 한번 세계 최강 미국호를 이끌게 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대선 롬니 공화당 후보를 분석하다

    美대선 롬니 공화당 후보를 분석하다

    EBS TV ‘다큐10+’는 6일 밤 11시 15분 미국 대선을 맞아 특집 다큐멘터리 ‘2012 미국의 선택’을 방송한다. PBS가 제작한 다큐멘터리는 재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맞서 도전장을 낸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면면을 소개한다. 갑부의 아들로 태어나 미시간의 명문 사립학교에 다닌 롬니는 부친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의 아버지 조지 롬니는 미국에서 4번째로 큰 자동차 회사의 회장이었고 이후 정계에 진출해 미시간 주지사를 지내고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도 출마했다. 롬니 역시 하버드 경영대학원 졸업 후 벤처투자자와 기업회생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고 이후 정계 진출을 노렸지만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의 거물 정치인 에드워드 케네디한테 참패를 당했다. 롬니의 정치적 재기를 이끈 건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이었다. 조직위를 성공적으로 이끈 롬니는 매사추세츠 주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주지사 시절 건강보험 개혁안 ‘롬니 케어’를 통과시켜 미국 최초로 보편적 의료복지를 시행했다. 2008년에는 미 대선 공화당 경선에 나섰지만 낙태와 동성애자 권리, 세금정책 등에 대한 말 바꾸기로 공격을 받고 중도 하차했다. 2012년 롬니는 경제침체에서 미국을 구해 내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롬니를 이야기할 때 종교도 빼놓을 수 없는데, 독실한 모르몬교 신자인 그를 미국인들이 대통령으로 선택할지도 관심사다. 미 대선에 나선 두 후보의 면면은 완전히 다르다. 도전자 롬니는 기업회생 전문가로 미국 경제를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다고 장담한다. 재선을 노리는 오바마는 미국 정치 무대에 샛별처럼 등장한 뒤 현실정치에서 4년간 치열한 전투를 치렀다. 두 후보는 모두 자신이 미국을 이끌 적격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국민의 선택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오바마냐 롬니냐… 美 오늘 대선] 롬니는 누구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 역사상 첫 모르몬교 대통령이 된다. 롬니는 대학 시절 모르몬교 선교사로 프랑스에서 활동했을 정도로 신앙심이 깊다. 부인 앤은 원래 성공회 신자였지만 롬니와 사귀면서 모르몬교로 개종했을 정도다. 롬니는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공부도 잘했고 인물도 준수한 전형적인 ‘엄친아’형 정치인이다. 롬니의 어머니는 어릴 적 롬니를 ‘기적의 아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아기를 낳으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어머니가 죽음을 무릅쓰고 출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롬니가 프랑스 선교사 시절 차량 충돌 사고로 의사의 사망 진단을 받고도 살아난 것 역시 롬니 집안에서는 기적으로 받아들인다. ●대학시절 모르몬 선교사 활동… 부인도 개종 롬니의 아버지는 아메리칸모터스 회장과 미시간주 주지사, 리처드 닉슨 정부의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을 역임한 조지 W 롬니로, 그 역시 1968년 대선 경선에 도전한 적이 있다. 그의 어머니 레노어 롬니도 연방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따라서 롬니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집안의 대를 이어 온 꿈을 실현하는 셈이다. 롬니는 1975년 하버드대에서 2개 학위(법학 박사와 경영학 석사)를 동시에 땄을 정도로 머리가 좋다. 그는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1990년 베인앤드컴퍼니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그는 이 시기에 돈을 많이 벌었는데 아버지의 도움 없이 사업에 성공했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2002년엔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으면서 흑자 대회를 일궜고 그 영향으로 2003년 민주당 텃밭인 매사추세츠에서 주지사로 당선됐다. 주지사로서도 그는 주 재정을 흑자로 전환시키는 등 수완을 발휘했다.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게 밀려 중도 사퇴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당내 경선에서 대세론을 구가해 왔다. ●매사추세츠 주지사시절 흑자전환 수완 발휘 롬니는 공화당에서 상대적으로 중도 성향이다. 한때 동성애자의 결혼과 낙태에 찬성했으며 오바마케어(건강보험 의료개혁안)의 모태인 의료보험 개혁을 주지사 시절 실시한 전력 때문에 공화당 보수층으로부터 노선을 의심받아 왔다. 롬니의 대북정책은 강경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지난해 김정일 사망 직후 “김정일의 죽음으로 북한 주민들의 길고 잔인한 고통이 끝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인 롬니가 대통령이 될 경우 외교 문제에서는 주관이 없이 측근들에게 휘둘리면서 대북정책 등에서 강경책을 불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일각에서는 조지 W 부시 정권 때로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당선땐 ‘부자 이미지’ 불식 급선무 롬니가 당선될 경우 선거 때 내놓은 과격한 공약들을 어떻게 현실화할지가 관심사다. 그는 당장 취임 첫날 오바마케어를 백지화하고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막상 행동으로 옮길 경우 엄청난 저항과 논란이 수반될 만한 민감한 쟁점이다. 물론 실용주의적 성향인 그이기에 그럴듯한 명분으로 공약을 철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롬니 입장에서는 당선될 경우 선거 과정에서 부각된 ‘부자 이미지’를 불식시켜야 하는 일도 과제다. 무엇보다 “미 국민의 47%가 정부에 의존하고 산다.”는 발언으로 그에게 등을 돌린 절반에 가까운 국민의 마음을 돌려놓는 것이 급선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Romney] *나이:64세 *출생:미시간주 디트로이트 *학력:하버드대 법대, 경영대 *경력:베인 캐피털 창업,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매사추세츠 주지사 *가족:부인 앤과의 사이에 5남
  • IQ가 왜 중요? 50년간 연구에 대한 추론

    사람들은 왜 그렇게 숫자에 연연할까. 아이큐(IQ) 숫자는 과연 중요할까. 예를 들어서 자신의 아들, 딸에게 그렇게 물어볼 수 있을까. 사람들은 흔히 곧 IQ가 학업 성적이나 업무 능력, 창의력 등에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한다. 런던 정경대 부교수이자 버크벡 컬리지 심리학과 명예연구원인 가나자와 시토시는 지능에 대한 기존의 개념에 반기를 든다. 진화 심리학의 관점에서 지능을 탐구한 그의 연구에 따르면 지능은 개인의 정치 성향과 종교 생활부터 연애, 식성, 수면 습관처럼 우리의 일상 생활 아주 은밀한 곳까지 손을 뻗친다. 신간 ‘지능의 사생활’(가나자와 사토시 지음, 김영선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은 지능을 문제해결 능력 같은 학습의 측면에서만 바라보던 기존의 시각을 넘어 인간의 선택과 지능의 관계를 밝힌 최초의 시도이다. 이 연구는 ‘뉴욕타임스’ ‘사이콜로지 투데이’ 등 유수 언론이 소개하면서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저자는 합리적인 추론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 전체 10만여명, 50년 간의 다양한 연구 결과와 실증 사례를 인용한다. 현대인들의 지능과 일상생활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미국 종합사회조사(GSS), 미국청소년건강연구, 영국 어린이발달연구 등에서 실시한 추적 조사를 치밀하게 분석했다. 또 진화의 과정에서 나타난 우리 조상의 가치관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세계문화 백과사전’과 전 세계 전통 사회(수렵채집, 목축, 원예)들에 관해 기술한 민족지(民族誌)를 참고해 과거에서 현재까지 진화한 지능과 취향의 관계를 면밀하게 추적한다. 이 책은 사람들이 지능의 본질에 대해 갖고 있는 일반적인 오해에 이의를 제기한다. 지능이란 무엇이고 어떤 일을 하며 어디에 소용이 있을까. 사람들은 인격과 지능을 동일시하고, 지능이 한 개인이 갖는 가치의 궁극적인 기준이라고 믿는 경향을 다룬다. 적어도 어떤 식으로든 지능이 뛰어나지 않으면 인간으로서 가치가 없다고 믿는 부분도 섬세하게 다룬다. 이 책에서 저자는 생활 곳곳에서 벌어지는 선택과 지능의 연관성에 주목한다. 평균적으로 진보주의자들은 보수주의자보다, 무신론자들은 종교인들보다, 동성애자들은 이성애자들보다 지능이 높다고 얘기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생활 영역을 ‘진화적으로 익숙한 것’과 ‘진화적으로 새로운 것’으로 나눠 눈길을 끈다. 지능이 높은 사람들의 선호와 가치관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고 있다. 1만 5000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美 대선후보 수락연설로 살펴본 오바마 -롬니 정책노선

    美 대선후보 수락연설로 살펴본 오바마 -롬니 정책노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민주당 전당대회 후보 수락연설에서 ‘민주당의 길’을 걷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는 공화당 전당대회 후보 수락연설에서 ‘공화당의 길’을 강력하게 추구하겠다는 공약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미 대선은 진보대 보수 이념과 노선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두 후보 모두 경제난으로 유권자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점을 의식해 경제 문제에 연설의 대부분을 할애한 것은 공통점이다. 하지만 해법에 있어서는 정반대를 지향했다. ‘앞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건 오바마는 중산층·서민의 세금은 깎아주되 부유층 감세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반면 ‘더 나은 미래’를 표방한 롬니는 모든 계층에 전반적인 감세를 실시함으로써 투자 의욕을 고무해야 한다고 밝혔다. 롬니는 정부 규모를 줄임으로써 재정적자를 감축해야 한다고 역설한 반면 오바마는 부유층 세금과 전쟁 종식에 따른 국방비 삭감으로 정부 빚을 줄여야 한다고 맞섰다. 가장 논란이 큰 정책인 건강보험개혁(오바마케어)에 대해 오바마는 결코 과거로 되돌리지 않겠다고 확언한 반면 롬니는 반드시 폐기해 버리겠다고 공언했다. 이 이슈를 두고 두 후보 모두 민심이 자기 편이라는 계산인 셈이어서 유권자들의 선택이 주목된다. 득실 계산이 불분명한 지구온난화와 같은 이슈에서까지 두 후보가 극명한 가치관의 차이를 보인 것도 흥미롭다. 롬니는 “오바마는 해수면 상승을 낮추고 지구를 치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나의 약속은 당신과 당신 가족들을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오바마는 “지구온난화는 농담이 아니며, 지금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인류에 큰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적극 반론을 폈다. 롬니는 외교정책에 있어 ‘강한 미국’과 ‘미국 예외주의’를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했고 대(對)중국 강경 입장을 밝혔다. 반면 오바마는 일방주의와 전쟁을 지양하겠다고 강조했다. 롬니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이 되면 유연성보다는 기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오바마는 “지금은 냉전시대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들의 뚜렷한 외교구상 차이가 읽혀진다. 오바마는 또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 “기업들이 국내에 숙련 기술자가 없어 중국에서 근로자들을 찾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애초 원고 문장을 실제 연설에서는 ‘중국’ 대신 ‘해외’로 바꾸기도 했다. 특히 오바마는 롬니가 이라크 철군을 비판한 데 대해 “전쟁에 쓸 돈을 경제에 쏟겠다.”고 했는데, 이 언급이 시리아, 나아가 이란 문제 등에 대한 무력 해결을 지양하는 미국의 정책기조를 반영하는 것인지 주목된다. 두 후보 모두 북한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오바마는 동성애자와 여성의 낙태 권리 등을 언급한 반면 롬니는 언급을 피했다. 샬럿(노스캐롤라이나주)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클린턴 “독식 원하면 롬니, 공생 원하면 오바마 찍어라”

    5일(현지시간) 오후 3시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도심. 평범한 커피숍에 들어서자 여장(女裝)을 한 두 남성이 테이블 사이에서 무슨 연극을 하고 있었다. 동성애자처럼 보이는 이들의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보고 손님들은 폭소와 박수를 터뜨렸다. 이곳은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타임워너 실내 경기장에서 1㎞나 떨어진 곳이었지만 축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지난주 공화당 전대가 행사장 안에만 사람이 북적인 것에 반해 민주당 전대 현장은 확연히 달랐다. 행사장 주변은 각종 기념품을 파는 상인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근처 건물에서는 음악 공연이나 각종 모임이 열리는 등 도시 전체가 흥겨운 잔치 분위기였다. 카우보이모자나 정장 차림이 대부분이었던 공화당 전대에 비해 민주당 전대에는 터번을 두른 사람부터 인디언 추장 복장을 한 사람까지 다양하고 자유로운 차림새가 주류를 이뤘다. 공화당 전대 참석자들이 백인 일색이었던 데 반해 민주당 전대에는 백인, 흑인, 아시아계, 히스패닉 등 다양한 피부색의 참석자들이 골고루 참여했다. 50년 내지 100년 뒤 미국의 평균 ‘인종 지도’를 보는 듯했다. 전당대회 이틀째인 이날 마지막 연사로 무대에 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연설의 달인’이라는 수식어가 조금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48분간 청중들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사자후를 토했다. 수만명의 대의원, 당원들은 카리스마와 위트 넘치는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환호하고 폭소하고 심지어는 자리에서 일어나 펄쩍펄쩍 뛰는 등 열광했다. 클린턴은 심장 수술로 얼굴은 핼쑥했지만 특유의 자신감 있는 제스처는 전성기 때 못지않았다. “나는 겉모습은 냉철(cool)하지만 내면은 미국을 위해 불타고(burn) 있는 남자를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명하고 싶다.”거나 “(미셸 오바마 여사가 연설한)어젯밤 이후로 미셸 오바마와 결혼할 만큼 센스를 갖춘 사람을 원한다.”는 등의 고급 화법은 클린턴이 아니면 구사할 수 없는 것이었다. 1996년 재선에 성공하면서 역대 최고의 경제호황을 이끈 클린턴은 “1994~1995년에 경제가 성장한 것을 국민들은 체감하지 못했지만, 1996년부터 국민들도 체감하기 시작했다.”는 말로 경제난에 고전하고 있는 오바마에게 결정적으로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승자 독식의 사회를 원한다면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고 번영을 공유하고 함께 사는 사회를 원한다면 버락 오바마에게 투표하라.”고 덧붙였다. 연설이 끝난 뒤 무대 뒤에서 등장한 오바마 대통령에게 클린턴은 동양식으로 거의 90도 가까이 허리를 숙이며 공손하게 인사했다. 이어 두 사람은 다정하게 포옹한 뒤 나란히 서서 청중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CNN 간판 앵커 울프 블리처는 “대통령 재임 때를 포함해 지금껏 클린턴이 한 연설 중 최고의 연설이었다.”고 극찬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샬럿(노스캐롤라이나주)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국제 다큐영화제 21~27일 파주서

    국제 다큐영화제 21~27일 파주서

    비무장지대(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오는 21~27일 경기 파주출판도시에서 열린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영화제에서는 36개국 115편의 다큐멘터리가 상영된다. 지난해 30개국 101편보다 참여국과 상영작 모두 늘어났다. 영국 휴 하트퍼드 감독의 ‘핑퐁’이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8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테리, 잉게 등의 모습에는 속절없이 늙어가는 인생에 대한 내밀하고도 솔직한 자화상과 회한, 용기가 담겨 있다. 국제경쟁부문에는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430편이 출품됐다. 치열한 예심을 뚫은 13편이 대상(상금 1500만원)과 심사위원특별상(700만원)을 다툰다. 지적장애인들로 구성된 펑크록 밴드 ‘페르티 쿠리칸 니미패이뱃’의 레코딩과 콘서트 등 음악 여정을 담은 핀란드 영화 ‘펑크신드롬’이 우선 눈에 띈다. 펑크 음악을 통해 주류사회의 편견에 저항하는 장애인의 도전을 그렸다. 세계 최고 권투선수를 꿈꾸는 아프가니스탄 소녀들의 런던올림픽 출전 준비과정을 그린 ‘카불의 권투소녀들’도 흥미롭다. 악명높은 탈레반 정권에서 여성 처형소로 쓰였던 국립경기장에서 올림픽 출전포기와 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이슬람사회의 전통과 가족의 압력에 맞서 묵묵히 주먹을 휘두른다. 노르웨이 영화 ‘전장의 여인들’은 제2차 세계대전의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독일군 점령 당시 노르웨이의 야전병원에서 사람을 살리겠다는 선의로 복무했던 여성간호사들이 전쟁이 끝난 뒤 부역 혐의로 반역죄를 언도 받은 역사의 아이러니를 다뤘다. 동성애를 불법으로 규정한 우간다에서는 동성애자에 대한 마녀사냥이 여전히 진행형이다. ‘나는 쿠추다’는 우간다 최초의 커밍아웃 게이인 데이빗 카토가 이른바 ‘쿠추’로 불리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의 석방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지켜본다. 그동안 도라산역에서 열렸던 개막식을 올해는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개막축하공연과 함께 이원화한다. 정전 60주년을 맞아 공동경비구역 안에 있는 대성동 마을 사람들과 그곳 풍경을 찍은 사진작가 김중만의 ‘DMZ People 사진전’도 열린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게이 알려지면 전역해야 하나요”

    “게이 알려지면 전역해야 하나요”

    “군대에서 게이(남성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어떻게 되죠. 전역조치를 당하나요.” 입대를 앞둔 남성들은 누구나 막연한 두려움을 갖기 마련이다. 남성 동성애자 역시 마찬가지다. 남성성을 강요하는 군대는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억압이 사회보다 더 심할 수밖에 없다. 지난 25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청소년수련원. 시민단체인 군 인권센터가 게이 예비입영자들을 위해 이틀간 인권캠프를 마련했다. 2010년에 이어 두 번째 행사로, 입대를 앞둔 남성 동성애자들이 군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 상황에 대비하고 입대 전 그들의 고민을 나누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서울, 대전, 대구 등 전국에서 온 참가자 23명은 사는 곳이나 하는 일은 각각 달랐지만 고민은 같았다. ‘과연 내가 군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수업이 시작되자 고민이 쏟아져 나왔다. “원하지 않는 신체접촉을 당하면 어떻게 하나.” “동료를 좋아하게 될까 봐 걱정이다.” 등 다양하면서도 구체적인 질문들이었다. 이들 대다수는 군 생활 중 자신의 성 정체성이 주변에 알려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했다. 알려진다고 한들 누구 하나 도움을 줄 리 없는 데다 따돌림이나 괴롭힘만 심해질 것 같아서다. 실제 지난 2006년 한 동성애자가 부대 내 상담 과정에서 커밍아웃(성 정체성을 스스로 밝히는 일)을 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곧 부대 전체에 퍼졌다. 심지어는 “동성애자임을 입증하고 싶으면 동성과 성관계하는 장면을 찍어 오라.”는 명령이 떨어지기도 했다. 황당하지만 군의 현실이다. 이날 캠프에는 이미 병역을 마친 5명의 예비역들도 후배들에게 군 생활 경험을 들려주기 위해 함께했다. 올 초에 전역한 A(22)씨는 “본의 아니게 커밍아웃을 하면서 관심사병으로 분류돼 부적응자 캠프에 참석해야 하는 등 쉽지 않은 군 생활을 했다.”면서 “혼자 참아내기 어려운 일인 만큼 부대 안에서 자신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음 달 초 입대를 앞둔 B(20)씨는 “뜻밖에 많은 정보를 얻게 돼 군 생활에 대한 걱정을 덜었다.”면서 “함께 고민을 나눌 친구들을 만난 것도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C(21)씨는 “군대에서도 우리 같은 성 소수자를 동료로 받아 줄 수 있는 교육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대에서 동성 성행위를 뜻하는 ‘계간’(鷄姦)을 하게 되면 군 형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을 받게된다. 군기문란과 전투력에 부정적인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는게 국방부측 설명이다. 글 사진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노원 교양대학서 조국 교수 인권 강연

    노원구는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의 ‘조국의 미래를 말하다’ 강연을 21일 오후 2시 구민회관에서 개최한다. 두 시간가량 진행될 이번 강연은 ‘소수자의 인권’이라는 주제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인종적 소수자가 겪는 어려움을 짚어 보면서 다수자는 어떠한 사고와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설명할 예정이다. 강의는 무료로 진행되며, 별도의 사전 신청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조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자본과 시장이 위세를 떨치면서 발생하는 민주주의 위축과 비정규직 차별문제, 아르바이트 청소년과 이주 노동자들의 어두운 현실을 통해 사회적 분배와 배려의 필요성을 강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동성애자, 장애인, 양심적 병역 거부자 등 사회적 약자인 소수자에게 필요한 인권을 확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밝힌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노원 교양대학’은 문화, 건강, 자녀교육 등 분야별 전문가를 초빙한 고품격 강연을 펼쳐 매회 700여명 이상의 단골 수강생을 확보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러 당국, ‘反푸틴’ 푸시 라이엇 새혐의 조사

    러시아 사법당국이 여성 펑크 록 밴드 푸시 라이엇 멤버들에 대한 새로운 범죄 혐의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법원이 ‘종교적 증오에 따른 난폭 행위’ 혐의로 멤버 3명에게 각각 징역 2년형을 선고한 지 불과 사흘 만이다. ●나머지 멤버 2명 체포·기소될 듯 20일 AFP통신에 따르면 모스크바 경찰 대변인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며, 실제 이들이 불법 행위를 저질렀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푸시 라이엇은 지난 2월 21일 모스크바 크렘린 인근의 러시아 정교회에서 블라미디르 푸틴 당시 총리를 비방하는 공연을 펼치다 난동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에는 공연에 참가한 멤버 5명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3명만 체포됐다. 하지만 당국이 새로 수사에 나서면서 나머지 2명도 체포, 기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동성애 지지 공연’ 마돈나 피소 한편 동성애를 반대하는 러시아 운동가들은 미국 팝스타 마돈나를 상대로 3억 3300만 루블(약 120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러시아 반동성애 운동가 9명은 마돈나가 지난 9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연 세계 투어 공연에서 동성애자 권리를 옹호하는 퍼포먼스로 자신들에게 피해를 줬다며 지난 17일 소송을 냈다. 소송은 마돈나와 현지 공연기획사, 공연장 측을 상대로 한 것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시는 지난 3월 미성년자에게 동성애를 조장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벌금을 물린다는 내용의 조례를 채택했다. 조례를 발의한 비탈리 밀로노프 시의원은 이번 공연에 12세 어린이까지 참석했다며 마돈나가 불법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눈을 보면 그 사람의 성정체성 알 수 있다”

    사람의 눈을 보면 그 사람의 성정체성을 알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코넬 대학교 사빈-윌리암스와 제럴프 리거 박사는 자신의 성정체성에 따라 동공의 크기가 변한다는 연구결과를 과학저널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남성 165명과 여성 160명을 상대로 남성과 여성의 수음하는 장면과 풍경을 담은 영상을 시청하게 했다. 그 결과 이성애자 남성은 여성의 영상을 봤을 때, 동성애자 남성은 남성의 영상을 봤을 때 동공이 커졌다. 또한 양성애자 남성의 경우 남녀 영상 모두에 동공이 커졌으며 풍경을 봤을 때는 별다른 반응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같은 실험결과 여성은 남성과 달랐다. 동성애자 여성은 동성의 영상을 보여줬을 때 동공이 확장되는 반응을 보였으나 이성애자 여성의 경우 남녀 영상 모두에 별다른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 연구팀이 동공으로 사람의 성정체성을 파악하려고 한 것은 기존 생식기의 반응을 통한 연구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곧 피실험자들이 자신의 원초적인 반응을 부끄러워 해 거짓말을 하거나 감정을 콘트롤 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 리거 박사는 “눈이 마음의 창이라는 말이 있듯이 동공을 통해 그 사람의 성정체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 면서 “여성의 경우 그 차이를 명확히 설명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는 자신의 성정체성에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美보이스카우트 “동성애 금지 원칙 고수”

    인종과 종교, 국가를 초월한다는 보이스카우트도 ‘동성애의 벽’은 허물지 못했다. 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BSA)이 17일(현지시간) 동성애자 단원과 지도자는 받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부모들이 반대한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세계 최대 유소년단체이자 100만명 이상의 성인 단원을 거느린 보이스카우트가 공개적으로 동성애자를 조직에서 배제하자 “시대에 역행한다.”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해 미군이 동성애자들의 군 복무를 가로막았던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 정책을 폐지한 데 이어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동성 결혼을 공개 지지한 와중에 나온 결정이라 ‘거꾸로 가는 보이스카우트’라는 비난 여론은 더 확산될 조짐이다. 보이스카우트는 2000년 미국 대법원으로부터 동성애자 단원 금지를 허용한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당시 대법원은 민간 단체는 자체적으로 회원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후 동성애 단체들로부터 ‘문호 개방’ 압력을 받은 보이스카우트는 지난 2년간 패널을 구성해 비공개로 동성애자들의 입회 여부를 검토해 왔다. 하지만 결국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로버트 마주카 BSA 회장은 “청소년들의 부모 대다수가 동성애 문제는 가족 내부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라면서 “우리 단원들이나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관점들을 모두 수용할 하나의 정책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논문표절·알박기 이어 아들 병역비리… 현병철 의혹 ‘봇물’

    논문표절·알박기 이어 아들 병역비리… 현병철 의혹 ‘봇물’

    민주통합당이 오는 16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에 대한 의혹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논문 표절’, ‘알박기 투기’ 의혹에 이어 ‘아들의 병역기피’, ‘인권위 판결에 대한 부적절성’이 새롭게 지적됐다. 박기춘 민주통합당 의원은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현 후보의 아들은 19세이던 고교 3학년 때 체중이 100㎏이었으나 1년 후 병무청 신체검사에서는 113㎏으로 불어나 4급 공익근무 판정을 받았다.”면서 “검사 당시 체중이 4급 보충역 판정 기준(113㎏)과 정확히 일치해 의도적으로 기준선에 맞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현 후보 아들이 무리수를 쓰면서 수차례 입대를 연기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아버지가 인권위원장으로 취임한 후 2년 동안 세 차례나 병역 연기를 하는 등 총 네 차례 연기했다.”면서 “특히 마지막 연기 사유는 정보처리기능사 시험 응시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법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현 후보 아들이 전공과 무관한 시험에 응시함으로써 의도적으로 병역 연기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논란도 일 것으로 보인다. 장하나 의원실에 따르면 진정인 이모(26)씨가 ‘교회 인터넷 방송국 홈페이지 운영자의 동성애자 카페 폐쇄’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했지만 지난 4일 인권위는 각하 결정을 내렸다. 교회가 개설한 카페라는 점과 성경이 동성애를 허용하는지 여부에 대한 의견 다툼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국가인권위법 2조 3항은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 금지를 명시하고 있다. 국회 운영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현 후보의 주민등록 주소를 확인한 결과 1983년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의 도랑 근처 3㎡짜리 땅에 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김관영 의원은 “현 후보는 전입한 지 한 달도 안 돼 롯데연립으로 환지(換地)를 받아 4년간 거주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명백한 위장전입으로 주민등록법을 위반한 동시에 ‘알박기’식 부당이득을 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 후보의 논문 표절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진선미 의원은 “35년간 현 후보가 발표한 논문은 17편에 불과한데 이 중 최소 7편의 논문에서 표절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美 프랭크 의원, 연방의원 최초로 동성 결혼식

    미국 의회에서 드물게 동성애자임을 공개한 바니 프랭크(72) 연방하원의원(민주·매사추세츠)이 7일(현지시간) 동성 결혼식을 올렸다. 미국에서 의원이 동성 결혼식을 하기는 처음일 뿐 아니라 행정부 고위 관료 등 미국 고위층을 전부 포함하더라도 동성 결혼식을 한 사례는 찾기 힘들다. 프랭크 의원은 이날 매사추세츠주 뉴턴에서 데벌 패트릭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주례로 동성 연인인 제임스 레디(42)와 결혼식을 올렸다. 레디는 프랭크 의원의 선거자금 모금 운동원으로, 그들은 메인주에서 열린 정치 모금 행사에서 처음 만나 연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결혼식에는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앨 그린(민주·텍사스) 하원의원등 동료 정치인들이 하객으로 참석했다. 그린 의원은 “검은 턱시도를 입은 프랭크 의원이 밝은 표정으로 결혼식을 마쳤으며 행사 도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1980년 의회에 진출한 뒤 1980년대 말 ‘커밍아웃’한 프랭크 의원은 동성애자 인권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 2010년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월가 개혁 입법을 주도하기도 했다. 다음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는다. 매사추세츠주에서는 2004년 동성결혼이 허용된 이후로 지금까지 1만 8000명이 동성 결혼식을 올렸다. 현재 미국에서 동성 결혼이 허용된 곳은 수도인 워싱턴DC와 매사추세츠주 등 8개 주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체니 美 前부통령 딸 동성결혼

    공개적 동성애자인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의 딸 메리 체니(43)가 오랫동안 동성애 관계를 유지해온 파트너 히더 포(51)와 결혼했다. 체니 전 부통령과 부인 린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메리가 이날 워싱턴DC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밝혔다. 체니 부부는 메리와 파트너가 오랫동안 동성 관계를 유지해왔고 그들의 관계를 인정받을 수 있게 돼 기뻐했다고 말했다. 체니 전 부통령의 두 딸 중 막내인 메리는 페이스북에 “히더와 처음 데이트를 시작한지 20년 만에 법적으로 결혼에 이르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메리는 누군가로부터 기증받은 정자로 2차례 임신을 해 현재 1남(5), 1녀(3)를 두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쓸쓸한 예감… 그럼에도 온기를 품다

    쓸쓸한 예감… 그럼에도 온기를 품다

    쿠바 출신 난민이다. 동성애자다. 에이즈 환자였다. 남자 애인이 죽고 5년 뒤, 그 역시 에이즈 합병증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다 서른아홉의 나이로 숨졌다. 그럼에도 숱한 후배 작가들에게 영향을 끼쳐 ‘예술가들의 예술가’로 불린다. 펠릭스 곤살레스-토레스(1957~1996). 일부러 그랬을 턱은 없지만, 그래서 미안하지만, 불멸의 신화로 되살아나기엔 좋은 조건을 갖췄다. 아웃사이더 중의 아웃사이더였으니까. 이제 작품만 나오면 된다. 작품을 통해 화냈을까, 싸웠을까, 항의했을까. 작가는 극도의 미니멀리즘으로 대답했다. 생존작가들이 나서는 베네치아비엔날레에 2007년 미국관 작가로 나설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안소연 부관장은 “소수자의 정치적 작품이라 해서 변방을 떠돌 것이 아니라 중심을 공략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우리로 치자면 민중미술 대신 미니멀리즘을 표현기법으로 정한 것이 그의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애인과 자신에게 예정된 죽음을 잔잔하게 응시한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9월 28일까지 서울 태평로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더블’(Double)이란 제목으로 열린다. 뉴욕 현대미술관 등 세계 유명 미술관과 개인 소장자로부터 빌린 44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아시아지역 첫 회고전이다. 플라토뿐 아니라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 신촌역, 남이섬 등 곳곳에 사탕, 종이, 전구 등을 응용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그의 작품에는 일관되게 사라지고야 말 것이라는 쓸쓸한 예감, 그럼에도 따뜻하게 온기를 나누고 싶다는 작은 열망 같은 것들이 녹아 있다. 분신과도 같은 애인의 죽음과 자신의 예정된 죽음이라는 것이 더블의 의미다. 가령 흑백사진이 즐비한 가운데 유일하게 화려한 꽃 컬러사진이 있다. ‘무제 - 앨리스 토클라스와 거트루트 스타인의 묘지, 파리’다. 거트루트는 헤밍웨이의 스승이자 미술후원자로 피카소가 그의 초상을 그리기도 했던 여류작가. 그런데 레즈비언이었다. 사랑만은 영원하고자 하는 작가의 소망이 들어 있다. ‘무제 - 완벽한 연인들’ 역시 마찬가지. 흔히 볼 수 있는 아날로그 벽시계를 두개 나란히 붙여뒀는데 아무리 시간을 딱 맞춰놔도 기계적 특성 때문에 시간은 다소 엇갈리게 마련이거니와, 언젠가는 멈추기 마련이다. 알록달록한 사탕을 한가득 깔아놓고 관람객들이 집어갈 수 있도록 해둔 설치작품도 마찬가지다. 남이섬 등 야외 현장에 설치되는 침대 사진도 그렇다. 새하얀 시트 위에 베개만 덩그러니 놓인 사진인데, 불과 몇초 전까지만 해도 누군가 다정하게 누워 있었으리라 추정되는 장면이다. 아니, 지금도 누군가 누워있는데 사람만 말끔히 지워버렸다 해도 상관없는 장면이다. 작가는 그 사진 속에서 죽어버린 애인과 곧 사라질 자신의 모습을 그려 넣어둔 듯 보인다. 하나 예외가 있다면 ‘무제 - 고고댄싱 플랫폼’이다. 전시공간 사방에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세운 자연사박물관 사진이 나열되어 있다. 들여다보면 애국가, 작가, 탐험가 같은 단어가 새겨져 있는 단상이다. 그런데 그 가운데에는 백열등이 둘러쳐진 무대가 있다. 반짝이 팬티만 입은 무용수가 하루 가운데 딱 5분 그 무대에 올라가 춤을 춘다. 주류 백인 남성 문화에 대한 비주류 비백인 동성애 작가의 묘한 비웃음이다. 3000원. (02)2014-6552.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특파원 칼럼] “나는 게이입니다”/김상연 워싱턴특파원

    [특파원 칼럼] “나는 게이입니다”/김상연 워싱턴특파원

    “나는 동성애자(게이)입니다.” 그의 입에서 이 말이 알몸으로 튀어나왔을 때 나는 완전히 무방비 상태였다. 지난 1월 6일 낮 로스앤젤레스(LA)에서였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리처드 그러넬(45) 전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 대변인은 세상의 모든 엄마가 좋아할 것만 같은 서글서글한 인상이었다. 인터뷰의 초점은 그가 조지 W 부시 행정부 임기 8년 동안 유엔에서 경험한 한반도 안보 문제에 맞춰졌다. 그러넬의 사무실에서 단둘이 마주보고 진행된 인터뷰가 중반쯤 이르렀을 때였다. 나는 그가 ‘모셨던’ 존 볼턴 당시 주유엔 미국대사가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정말로 극우 보수 성향인가를 물었다. 그러넬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 뒤 볼턴이 유연한 사고의 인물이라는 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내게 ‘커밍아웃’했다. 그는 “나는 동성애자다. 그런데 볼턴은 그런 나는 물론 내 파트너(애인)에게도 아주 다정하게 대했다.”고 했다. 그런데 그가 “나는 동성애자”라고 말한, 내가 난생 처음 맞닥뜨린 그 순간 내 입에서는 그만 “정말요?”라는 말이 반사적으로 튀어 나갔다. 그리고 나머지 인터뷰 시간 내내 나는 인터뷰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게 실례일 것 같아서 내 표정엔 자꾸만 힘이 들어갔다. 인터뷰를 마치고 그와 헤어진 뒤 오랜 시간을 자책했다. 나름대로 떳떳하게 성 정체성을 밝힌 사람에게 “정말요?”라니…. 나는 왜 그냥 무덤덤하게 받아넘기지 못했을까…. 그러넬에게 못내 미안했다. 그후 그러넬 소식을 다시 들은 건 지난달 1일 뉴스를 통해서였다. 당시 공화당 대선 주자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국가안보 대변인으로 임명된 그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화당 내에서 사퇴 압력이 일었고, 결국 옷을 벗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동성애자가 어떤 위상인지를 누가 묻는다면 바로 그러넬의 사례를 들려주고 싶다. 미국은 한국에 비해 동성애가 ‘자유로운’ 편이다. 공개적으로 성 정체성을 밝힌 그러넬처럼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도 동성애자임을 공개했고, CNN방송의 미남 앵커 돈 레먼도 최근 커밍아웃을 했다. 얼마 전 취재 현장에서 만난 한 연방정부 여직원은 “우리 부서에 미남 상사가 있는데 동성애자”라면서 “왜 내 주변의 잘생긴 남자들은 죄다 동성애자인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반면 그러넬처럼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하루아침에 요직에서 쫓겨날 수도 있는 곳이 미국이다. 어느 인기 TV 앵커맨은 동성애자라는 소문이 파다하지만, 아직 커밍아웃을 하지 않았다. 전국민 여론조사에서도 동성 결혼 합법화에 대한 찬반 여론이 엇비슷하다. 이런 배경을 숙지하고 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동성 결혼 합법화에 대해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지지 입장을 밝힌 것은 대충 지나칠 일이 아니다. 대선을 목전에 둔 시점에 오바마가 이토록 민감한 이슈에 대해 한쪽 편을 든 것을 놓고 미 언론은 일제히 “정치적 도박”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머리 좋은 오바마가 정치적 득실을 계산하지도 않고 이런 ‘사고’를 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손 치더라도 용기와 소신이 얼마라도 뒷받침되지 않으면 감히 내지르기 힘든 결단임은 틀림없다. 오바마의 행보는 예전 한국의 한 전직 대통령이 설파했던 ‘반보 앞 정치철학’을 연상시킨다. 너무 빨리 가면 국민이 못 쫓아 오고 너무 늦게 가면 국민이 외면하기 때문에 딱 반보 앞에 서야 한다는 것이다. 오바마는 동성 결혼 찬성 여론이 과반에 다다른 시점에, 즉 반보 앞에서 주사위를 던졌다. 지금 한국에서 대통령이 되겠다고 일어난 잠룡들은 반보 앞에 있는가, 반보 뒤에 있는가. 분명한 건 한국이든 미국이든 반보 뒤에서 머리만 굴리다가 ‘하늘이 내린다’는 대권을 거머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넬이 하루속히 불운을 털고 일어났으면 좋겠다. carlos@seoul.co.kr
  • “극장 온 동성애자들도 행복 판타지 꿈꿨으면”

    “극장 온 동성애자들도 행복 판타지 꿈꿨으면”

    게이와 레즈비언의 위장 결혼을 밝게 그린 로맨틱 코미디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21일 개봉). 이 영화의 연출은 지난해 흥행작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과 ‘의뢰인’의 제작자인 김조광수(47) 청년필름 대표의 장편 데뷔작이다. 하지만 그는 공개적으로 커밍아웃을 한 동성애자로 사회적으로 더 큰 관심을 받고 있기도 하다. 김조광수 감독을 지난 13일 서울신문사에서 만났다. →제작자로 활동하다가 장편 영화 감독으로 데뷔한 계기는. -처음 단편 영화를 연출할 때 장편까지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하다 보니 욕심이 생겼다. 장편을 연출한다고 하니 회사에서는 탄력이 붙었을 때 제작이나 열심히 하라면서 말렸다. 외부에서 검증을 받아오면 검토해 보겠다고 해서 한 영화제에 이번 작품의 기획서를 제출해 상을 받아 제작하게 됐다. →영화는 결혼적령기의 게이 민수(김동윤)와 레즈비언 효진(류현경)이 위장 결혼을 하면서 겪는 해프닝을 그리고 있다. 어떻게 풀어가려고 했나. -위장 결혼을 다루되 소동극의 형태로 장르적 외피를 로맨틱 코미디에서 가져 왔다. 가장 좋아하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인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의 오마주로 큰 틀을 비슷하게 하고 그 속에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넣었다. 처음 기획할 때부터 밝고 명랑한 퀴어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 ‘얼마나 힘드냐.’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실제로는 행복지수가 높은 편이다. 동성애자들이 이성애자들처럼 극장에서 행복 판타지를 꿈꿨으면 하는 생각이 컸다. 극장에서까지 현실을 목도하고 우울함을 겪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극중 민수는 부모님의 간섭에서 벗어나기 위해, 효진은 법적 싱글에겐 힘든 아이 입양을 위해서 서로 다른 목적으로 위장 결혼을 한다. 소재는 어디에서 얻었나. -주변에 위장 결혼을 하거나 할 대상을 찾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위장 결혼을 하려다가 시집살이에 며느리 노릇을 강요해 현실을 깨닫고 포기하는 등 결혼에 골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실제로 위장 결혼을 한 뒤에 왜 아이가 없느냐면서 한약을 계속 대거나 산부인과에 끌려다니는 통에 괴로워하는 커플을 본 적도 있다. 효진의 캐릭터는 레즈비언의 85% 이상이 입양을 하거나 아이를 낳고 싶어 한다는 설문조사에서 착안했다. →캐스팅이 수월하지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 -톱스타들에게 대본을 돌렸지만 거절당했다. 그래서 대중에게 호감은 있었지만 기회를 놓친 배우들을 찾기 시작했다. 드라마 ‘동이’에서 뜰 뻔하다가 함께 나오던 최철호씨가 폭행 사건에 휘말리면서 비중이 확 떨어진 김동윤이 대표적이다. 류현경도 영화 ‘쩨쩨한 로맨스’에서 비중 있는 조연을 했기 때문에 주연으로 끌고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배우들에게 동성애자들의 러브신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고 이야기했고 여기에 다들 동의했다. →영화는 주인공 민수가 동성애자임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절정에 달한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가볍지만 메시지는 강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는 커밍아웃을 하지 못해 위장 결혼으로 자기를 숨긴 민수의 성장 영화에 가깝다. 이성애자 관객들이 영화를 보면서 자기 정체성을 숨기고 사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공감하고 사회적인 인식을 바꿔줬으면 했다. 꼭 성 정체성에 대한 커밍아웃이 아니더라도 내면의 비밀이나 문제를 고백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의뢰인’ 등 지난해 영화 두 편이 성공했는데, 제작자로서 생각하는 흥행의 비결은. -15년 동안 상업영화, 독립 영화 가리지 않고 꾸준히 제작한 것이 비결인 것 같다. 일단 저희 회사는 개성 있고 완성도 높은 영화를 추구한다. 다른 회사에서 안 만들 것 같은 영화라도 새로운 느낌이면 완성도를 높이는 식이다. 현재 ‘조선명탐정’ 시리즈 2편을 준비하고 있고, 아버지의 빚을 떠안게 된 삼류 배우가 왕회장의 아들로 들어가면서 겪는 해프닝을 그린 휴먼 코미디 영화 ‘배우 수업’의 촬영에 곧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19세 연하의 동성 애인과 결혼한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는데. -저희 어머니는 결혼식에 참석하겠다고 하셨고, 상대 쪽 부모님이 아직 허락을 하시지 않아 설득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현재 한국에서 동성과의 결혼은 허가가 나지 않지만, 결혼식을 마친 뒤 구청에서 혼인신고가 반려된다면 헌법소원을 내고 싸울 예정이다. 헌법의 행복추구권과 평등권에 위반되기 때문이다. →그렇게까지 싸우는 이유는 무엇인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나는 동성애자가 뭔지도 모른 채 사춘기를 우울하게 보냈고, 커밍아웃을 할 때도 남들이 알면 외면할 것 같고 일에 지장이 생기지 않을까 정말 고민이 많았다. 다행히 영화판이 덜 보수적이라서 편하게 드러낼 수가 있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이 바로 부모님이었다. 어머니는 3년 동안 빨래를 하시다가도, 설거지를 하시다가도 우실 정도로 힘들어하셨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아들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의 잘못 때문이라는 것을 이해하신 뒤 편해지셨다. →앞으로 작품 계획은. -다음 연출작으로 40대 동성애자를 주인공으로 한 미스터리 법정 영화를 기획 중이다. 나이가 있기 때문에 다작을 하려고 한다. 제작자로서는 ‘조선명탐정’ 2편이 잘되어서 시리즈로 정착해 회사를 든든히 받쳐주는 버팀목이 됐으면 좋겠다(웃음).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동성애자로 맘껏 솔직한 단 하루”

    “동성애자로 맘껏 솔직한 단 하루”

    “1년에 딱 하루, 동성애자임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자리입니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퀴어(Queer·성적 소수자)퍼레이드의 한 무리를 이끌던 장병권(36) 동성애자인권연대 사무국장의 말에 참가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원피스로 한껏 멋을 낸 게이부터 피켓을 든 레즈비언, 외국인, 구경삼아 낀 시민들까지 다양했다. 2500여명이 참여했다. 기자도 짧은 시간이나마 성적 소수자들의 삶을 경험해 보기 위해 메릴린 먼로로 분장해 참여했다. 퀴어문화축제는 올해로 13회째다. 성적 소수자의 인권과 자긍심을 높이기 위한 행사다. 동성애자뿐 아니라 양성애자, 성전환자 등 다양한 성적 소수자가 참여, 이뤄지고 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도심을 행진하는 퍼레이드다. 1년에 단 하루 정체성을 오롯이 드러낼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꽃 단장’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참가자들은 40분간 청계천로 1.5㎞를 흥겹게 행진했다. 행렬은 보기에 따라 우스꽝스러울지 몰라도 갖는 의미는 사뭇 남다르다. 몇 시간 동안 그들에겐 솔직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다. 제한된 시간이지만 차별적 시선을 피해 숨어 지내는 성적 소수자들은 세상을 향해 “혐오는 폭력이다.”, “혐오하지 말고 사랑하자.”라고 외쳤다. 참고 살아온 그들의 현실이다. 드람(20·가명)씨는 “부모님에게도 내가 동성애자라는 걸 말 못하는 게 가장 힘들다.”고 했다. 여장 차림의 기자 역시 혐오스런 눈길을 받아야 했다. 한심한 듯 혀를 끌끌 차는 중년 남성도, 안타까운 듯 바라보는 어머니 또래의 여성도 있었다. 성적 소수자들에게 결혼은 꿈조차 꾸기 어렵다. 현행법도, 사회적 통념도 가로막고 있다. 퍼레이드에 앞서 진행된 퀴어문화축제에서는 미국 대선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동성 결혼과 관련한 행사가 이어졌다. 한국레즈비언상담소가 마련한 ‘동성 커플 혼인신고서’를 작성한 EJ(34·여·가명)씨는 “집에서 결혼하라고 할 때마다 독신주의라고 거짓말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가상으로라도 결혼하고 싶어서 혼인신고서를 작성해 봤다.”고 말했다. 구경하는 이들 속에서도 한국 사회의 문화적 보수성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작은 변화지만 동성애자들이 해마다 거리로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어교사인 미국인 보이스(25·여)는 “미국에 비하면 한국 사회는 다르다는 것에 대해 훨씬 배타적”이라고 지적했다. 퍼레이드가 끝난 뒤 한 참여자가 대뜸 “기자님은 좋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못하는 걸 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어떤 걸 하고 싶냐고 묻자 “부모님이랑 친구들한테 솔직히 다 얘기하고, 길에서 애인과 스킨십도 하고. 그냥… 그냥 남들 다 하는 거요.”라고 답했다. 생각보다 소박한 소망이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동성애 몰카로 친구 자살 내몬 美 대학생 ‘징역 30일’

    2010년 9월 미국 뉴저지주 러트거스대학 1학년생인 테일러 클레멘티(18)가 페이스북에 ‘조지워싱턴 다리에서 뛰어내릴 것이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조사 결과 그는 룸메이트인 다런 라비가 기숙사 방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자신의 동성애 장면을 훔쳐본 걸 알고 괴로워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라비는 클레멘티가 한 남성과 포옹하는 장면을 지켜본 뒤 트위터에 “룸메이트가 남자 애인과 함께 있다.”는 글을 올렸고, 이틀 뒤에도 카메라를 설치해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공개했다. 뒤늦게 이를 알아챈 클레멘티는 카메라의 작동을 멈췄지만 라비의 트위터를 확인한 뒤 곧바로 투신자살했다. 사건 발생 1년 8개월 만에 라비(20)에게 징역 30일이 선고됐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편견 범죄, 사생활 침해, 증인·증거 조작 등 15가지 혐의로 기소된 라비는 최장 10년 형을 선고받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가벼운 형량인 30일 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미국 사회에선 ‘증오 범죄’(hate crime)의 대가치고는 너무 가벼운 형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법원은 라비의 행동을 ‘편견 범죄’(bias crime)로 봤다고 밝혔다. 미들섹스 카운티 고등법원의 글렌 버먼 판사는 “나는 라비가 클레멘티를 증오했다고 믿지 않는다. 그럴 이유가 없었다.”면서 “하지만 그가 놀라울 정도로 무신경하게 행동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증오 범죄는 소수인종, 소수민족, 동성애자, 사회적 약자 등에 대한 이유 없는 증오심의 결과로 중범죄에 해당하지만 ‘편견범죄’는 무관심, 무신경으로 인한 행동으로 규정돼 상대적으로 형량이 가볍다. 법원은 라비에게 징역 30일과 보호관찰 3년, 사회봉사 300시간, 벌금 1만 달러를 부과했다. 벌금은 사이버 폭력 피해자의 심리 치료와 편견 범죄 희생자를 돕는 데 사용된다. 법원은 그러나 인도 이민자인 라비에게 강제 추방 명령은 내리지 않았다. 이번 판결에 대해 동성애 단체들은 실망감을 나타냈다. 동성애자를 괴롭히는 행위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주장해 온 뉴저지 동성애 인권단체 ‘가든스테이트이퀄리티’의 스티븐 골드스타인 회장은 “좀도둑보다 약한 처벌”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판결에 앞서 라비의 어머니는 “아들의 꿈은 이미 산산조각이 났고, 지난 20개월간 지옥에서 살았다.”며 눈물로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 내내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라비도 끝내 눈물을 터뜨렸다. 반면 클레멘티의 가족은 판결 직후 예정됐던 기자 회견을 취소했으며, 검찰은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