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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개혁에 靑 명운” “청년 가슴 찢어져”… 조국 대전 계속된다

    “檢 개혁에 靑 명운” “청년 가슴 찢어져”… 조국 대전 계속된다

    사퇴 요구했던 경실련 “개혁 메시지 필요” 檢 비판했던 참여연대 “찬반 의미 없어” 청년단체 “청년 문제 행동으로 보여야”성소수자 “학자 시절 인권 감수성 실종”여성단체 “미투 법제도 개선 건의할 것”조국 법무부 장관이 각종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채 9일 임명된 가운데 시민단체들은 “검찰개혁을 제대로 하는 것만이 국민 지지를 회복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라는 ‘대의’를 이유로 장관에 임명된 만큼 학자 시절부터 꾸준히 주장해 온 권력기관 개혁을 행동으로 보여 줘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여성단체와 성소수자 단체 일각에서는 “조 장관이 소수자 인권 보장에 대해 후퇴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인사청문회 이후 후보자 사퇴를 요구했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검찰개혁 과제를 어떻게 완수할지 분명한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윤철한 경실련 정책실장은 “조 장관이 적임자이고 원칙대로 할 수밖에 없다는 대통령의 설명을 국민이 얼마나 공감할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임명 후 조 장관이 얼마나 검찰개혁을 추진할지 분명하고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으면 잃어버린 국민의 지지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했던 참여연대 박정은 사무처장은 “이미 임명된 이상 ‘찬반’을 따지는 건 큰 의미가 없다”며 “검찰의 수사 선상에 있는데도 장관으로 임명한 만큼 청와대는 명운을 걸고 검찰개혁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장관 딸의 대입 특혜 논란을 비판했던 김종민 청년전태일 대표는 “조 장관이 청년들이 겪는 문제를 해결하는 입장에 서야 한다. 장관이 된 만큼 행동으로 보여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 장관을 검찰에 고발한 이종배 사법시험존치를 위한 고시생모임 대표는 “조 장관 임명은 공정 사회를 갈망한 청년들의 가슴을 찢은 결정”이라면서 “공정하고 정의로운 정부라고 믿었던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고, 조국 퇴진 운동을 계속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은 “소수자 인권에 대한 퇴보적인 입장이 정책에 반영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인사청문회에서 “동성혼 허용은 시기상조이며, 차별금지법은 단계적으로 제정해야 한다”는 조 장관의 발언이 학자 시절 인권 감수성에 못 미친다고 봐서다.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은 논평에서 “동성애자들이 성적 지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혼인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것은 중대한 법적 차별의 문제이며, 법무부 장관이라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일”이라며 “그러나 ‘동성혼은 아직 이르다’는 답변에서 어떠한 고민의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여성단체들은 조 장관이 비동의 간음죄 신설을 과잉범죄화로 보는 것을 우려했다. 폭행·협박이 없더라도 동의하지 않은 성관계를 처벌하는 비동의 간음죄에 대해 조 장관은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또 만 13세 미만과의 성관계는 합의에 의한 것이라도 처벌하는 미성년자 의제강간 연령을 높이는 방안도 과거 기고문에서 반대 의견을 내놨다.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두 이슈에 대해서는 미투 운동 이후 법 제도 개선과 관련한 면담 요청 등 여성단체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는 “성구매자에 대한 처벌이 과하다는 조 장관의 인식을 우려한다”면서 “여성에 대한 폭력과 범죄를 특정 개인의 탓으로 돌리지 말고 성차별 문제 해결에 법무부가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사라예보서 사상 첫 ‘게이 프라이드 행진’…보수단체 맞불집회

    사라예보서 사상 첫 ‘게이 프라이드 행진’…보수단체 맞불집회

    유럽 발칸반도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게이 프라이드 행진이 열린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행진인 만큼 폭력사태에 대한 위험도 제기되는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벌였다. 8일 AP통신은 전날 수도 사라예보에서 수백여명의 시민들이 ‘전통적인 가족 가치’라는 기치를 내걸고 게이 프라이드 행진에 반대하는 도심 행진을 벌였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는 조용히 마무리됐으나 이튿날인 8일 열리는 게이 프라이드 행진에 맞불집회를 열 예정이라 충돌이 벌어질 위험도 있다. 경찰은 게이 프라이드 행진이 무사히 진행될 수 있도록 경찰을 1000명까지 증원한다고 밝혔다. 게이 프라이드 행진 주최 측은 두려움 속에서도 ‘Ima Izac’이라는 제목의 행진을 진행할 계획이다.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세상에 밝히는 것을 의미하는 ‘커밍아웃’을 뜻한다. 500여명의 시민들이 행진에 참석할 것으로 추정된다. 발칸반도 국가 중 게이 프라이드 행진을 열지 못한 곳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밖에 없다. 동성 간 성행위를 합법으로 규정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긴 했으나 여전히 정치 원로들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극단적인 보수주의 단체의 공격에 대한 우려도 크다. 보스니아계-크로아티아계 연방(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연방)과 세르비아계 공화국(스릅스카 공화국)으로 구성된 1국가 2체제인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정치 체제가 매우 복잡하다. 종교적으로도 이슬람교(51%)와 정교회(31%), 가톨릭(15%) 등으로 분화돼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리우 시장 “동성 키스 담긴 어벤저스 만화 퇴출” 법원 “그러지 마”

    리우 시장 “동성 키스 담긴 어벤저스 만화 퇴출” 법원 “그러지 마”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시장이 두 남성이 입을 맞추는 장면이 들어간 마블 만화책을 리우 도서 비에날레에서 퇴출시키려다 법원에 의해 제지당했다. 억만장자 삼촌이 세운 복음주의 대형 교회인 ‘신의 왕국의 보편 교회’ 사제로 봉직한 이색 경력의 마르셀루 크리벨라 시장은 청소년에게 적합하지 않은 콘텐트가 있다는 이유로 ‘어벤저스, 아이들의 성전’을 비엔날레에서 빼내려고 했지만 판사는 표현의 자유를 들어 시장이 제동을 걸어선 안된다고 가처분에 손을 들어줬다. 높은 범죄율에 신음하는 리우가 법과 질서를 되찾게 하겠다고 공약한 크리벨라 시장은 취임 후 카니발 축제와 동성애자 축제에 대한 재정 지원을 축소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의 지시를 받은 시청 직원들은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비엔날레 현장을 찾아 유해한 콘텐츠가 있는지 단속해 반발을 샀다. 시장을 더 격분하게 만든 것은 7일치 일간 폴하 드 상파울루의 1면에 실린 삽화였다. 위칸과 헐클링이란 어벤저스의 두 캐릭터가 입을 맞추는데 기사를 보면 둘이 동성애를 즐기고 서로에 대한 헌신을 약속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일간 오 글로보에 따르면 ‘아이들의 성전’ 시리즈는 2012년 이후 브라질에서 시판됐다. 리우 도서 비엔날레에는 고급 하드커버 양장본이 전시됐는데 크리벨라 시장이 퇴출시키려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오히려 금세 매진됐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사실 마블 만화를 둘러싼 동성애 시비는 슈퍼히어로가 등장하는 ‘X-포스’가 시작됐던 1990년대 초부터 있어왔다. 크리벨라 시장은 6일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이 책을 둘러싼 문제들을 한꺼번에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메시지를 통해선 “바깥에 유해하다는 경고문을 붙여 검정 비닐로 감싸 포장해 전시하고 판매하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브라질은 2013년 이후 동성 결혼이 합법화됐지만 그는 이전에도 동성애를 “사악한 행위”로 비하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브라질에서 가장 큰 도서 이벤트인 비엔날레 주최 측은 AFP 통신에 “모든 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왜곡하지 않는 것이 참다운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대만 동성커플 3000여쌍 결혼… 세상 밖 나왔지만 편견과 싸움 남아”

    “대만 동성커플 3000여쌍 결혼… 세상 밖 나왔지만 편견과 싸움 남아”

    “동성혼을 허용하면 동성애자가 늘어난다, 사회가 혼란에 빠진다는 등 온갖 악소문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오히려 성소수자도 보통 사람이고, 다른 사람들처럼 일상을 산다는 걸 자연스레 알게 됐습니다. 잔잔하지만 큰 변화입니다.” ●“동성혼 허용 3개월···그들도 같은 일상 사는 것 알게 돼” 지난 5월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동성의 혼인신고가 가능해진 대만에서 성소수자 운동을 주도해 온 ‘퉁즈(同志) 핫라인’(이하 퉁즈) 의 쉬즈윈(徐志雲·오른쪽) 이사장과 제니퍼 루(왼쪽) 퉁즈 활동가 겸 ‘결혼평등연합’ 수석코디네이터는 2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몇 달의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쉬 이사장은 “최근까지 3000여쌍의 성소수자 커플이 결혼을 했다”면서 “국가로부터의 인정은 물론 가족 등 지인들에게도 외면받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커지면서 성소수자들이 세상으로 좀더 나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퉁즈는 대만 내 가장 큰 성소수자 인권 단체로 1998년 설립됐다. 당시 10대 성소수자들의 잇단 자살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긴급 전화상담 기관으로 출발했다. 퉁즈란 원래 동성애자를 일컫는 말이지만, 단체는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외에 더 광범위한 소수자들에게 우산이 되자”는 뜻으로 이 단어를 쓴다. 지금은 성소수자 커뮤니티, 성평등 교육, 부모 모임 등 업무를 넓혔고 2016년부터 시민단체 4곳과 결혼평등연합을 조직해 동성결혼 합법화를 이끌어 냈다. 올 가을에는 아시아 첫 트렌스젠더 퍼레이드를 계획 중이기도 하다. 단체 관계자들은 이러한 대만의 경험을 23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제8회 국제성소수자협회 아시아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30여개국 활동가들과 공유한다. ●성평등 교육 등 경험 亞 콘퍼런스서 공유 두 사람은 이런 성과의 첫 번째 공신으로 2004년 시작된 성평등 교육을 꼽았다. 성평등교육법 통과 이후 초등학교부터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 배운 20~30대의 동성결혼 지지율은 80%에 이른다. 제니퍼는 “2016년 법안 도입을 위한 집회에 25만명이나 참가했다”면서 “단체들은 자리만 깔았을 뿐, 성소수자가 아닌 시민들까지 소수자 권리를 위해 싸워 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공을 돌렸다. 법 통과로 아시아 성소수자 운동에 큰 족적을 새겼지만 이들은 “아직 할 일이 많다”고 했다. 우선 동성 커플은 입양 허가가 금지되어 있다. ‘정상 가족’의 틀이 견고하다는 의미다. 또 동성 결혼법의 공식 명칭은 ‘사법원 해석 748호의 해석과 실시에 관한 법률’로 동성 결혼이라는 단어가 없다. 쉬 이사장은 “동성결혼이라는 말을 피하고 숫자로 부르는 것은 일종의 정치적 타협”이라면서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은 점은 기쁘지만 편견과의 싸움이 많이 남았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국가들 중 선구적 사례로 평가되지만 대만에서도 혐오 세력의 힘은 강하다. 한국처럼 직접 얼굴을 맞대거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형태는 아니나, 점점 조직화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우려다. 제니퍼는 “퉁즈가 학교에서 하는 강의를 학부모 단체가 막는 등 반대 세력도 커지고, 가짜뉴스도 확산되고 있다”면서 “반대 세력이 만드는 공포와 두려움을 막기 위해 한국과 대만 모두 대응법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하원 의장이 의장석에서 아이 얼르는데 아빠는 동성애자 의원

    하원 의장이 의장석에서 아이 얼르는데 아빠는 동성애자 의원

    어린 아이를 품에 안은 여성 정치인은 적지 않게 봤지만 남성 정치인의 이런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다. 더욱이 아이를 얼른 이는 하원 의장이었고, 아이 아빠는 동성애자 의원이었다. 트레버 말라드 뉴질랜드 하원 의장이 21일 타마티 코피(노동당·와이아리키) 의원의 생후 한 달 된 아들을 얼르거나 젖병을 물리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즐거워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코피 의원은 지난달 첫 아들을 봤는데 육아 휴가를 마친 뒤 이날 복귀해 하원 토론에 아들을 데려왔다. 말라드 의장은 사진에다 “VIP께서 내 자리를 차지했다”고 농을 적기도 했다. 코피 의원의 아들은 파트너 팀 스미스의 정자와 스미스의 여자친구가 난자를 제공하고 직접 대리모가 돼 낳았다. 코피 의원은 아들의 탄생을 알리는 트윗을 통해 자신과 파트너 스미스가 “삶의 기적에 압도됐다”며 대리모가 “놀라운 일을 해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세 아이를 둔 말라드 의장이 이날 기꺼이 보모 역할도 떠맡은 사진을 녹색당의 개러스 휴즈 의원도 리트윗하며 “하원에서 아이를 보다니 얼마나 사랑스럽고 아름다운가@tamaticoffey”라고 적으며 기뻐했다. 코피 의원은 “하원 전체 동료들이 모두 날 진정으로 응원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기뻐했다. 사실 각국 의원이나 정치인들이 아기를 안고 등원하는 일은 이제 그리 귀하게 보는 장면이 아니다. 호주 상원의원 라리사 워터스는 2017년 의회에서 우유를 수유해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이듬해 영국 자유민주당 지도자 조 스윈슨도 아기를 데리고 토론에 참석했다. 같은 해 9월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취임 후 첫 연설을 하며 아기를 동반해 화제가 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성소수자 향한 혐오와 폭력…연극 ‘래러미 프로젝트’ 한국 무대로

    성소수자 향한 혐오와 폭력…연극 ‘래러미 프로젝트’ 한국 무대로

    성소수자 증오범죄를 고발한 미국 유명 연극 ‘래러미 프로젝트’가 한국 무대에 오른다. 원작의 문제의식에 답보 상태인 차별금지법 등 현재 한국 사회 저반에 깔린 혐오 정서 등 우리 사회 상황에 맞게 재해석했다. 극단 북새통은 사회적 약자·소수자에 주목하는 프로젝트 ‘플랜큐’(PlanQ)의 첫 작품으로 연극 ‘래러미 프로젝트’를 오는 22~25일 강남씨어터, 9월 5~15일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공연한다.‘래러미 프로젝트’는 1998년 미국 북서부 와이오밍주 래러미에서 실제 발생했던 성소수자 증오 살인범죄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당시 대학생이던 매슈 셰퍼드는 두 명의 남성에게 잔혹하게 폭행당한 뒤 마을 외곽에 묶인 채로 발견됐으나 병원에서 숨졌다. 가해자가 밝힌 폭행 이유는 “그가 동성애자라서”였다. 이 사건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렸고, 증오범죄에 대한 논의를 촉발했다. 미국에서는 극단 텍토닉 씨어터 프로젝트가 오랜 사건 인터뷰를 통해 2000년 처음 연극 무대에 올렸다. 19년 전 미국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현재 한국 사회와도 다각적으로 연결된다. ‘일베’와 ‘메갈’ 등으로 대변되는 남녀 서로를 향한 ‘젠더혐오’에 여전히 성적 다양한 지향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폐쇄적인 문화, 그리고 총선 표를 계산해 차별금지법 통과를 막고 있는 정치권까지. 이 작품은 우리 사회에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남인우 연출은 단순한 원작 재현이 아닌, 우리 현실에 기반해 원작을 변주하기 위해 많은 토론과 연구·조사를 진행했다. 한편 극단 북새통의 프로젝트 ‘플랜큐’는 이번 연극 외에도 젠더와 장애 등 사회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작품을 지속적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발기지속증 조심하세요”…2주째 입원중인 남성의 사연

    “발기지속증 조심하세요”…2주째 입원중인 남성의 사연

    독일에서 한 남성이 발기 지속증으로 2주째 병원에 입원 중인 사연이 여러 외신에 소개됐다. 영국 일간 메트로 등에 따르면, 현재 독일 베를린 크로이츠베르크에서 사는 영국 스완지 출신 대니 폴라리스는 음경지속발기증 진단을 받고 2주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프리랜서 성 칼럼니스트 겸 재즈 가수이기도 한 이 남성은 최근 밤에 외출하기 전 비아그라 1알을 복용했다고 밝혔다. 동성애자인 그는 그날 처음 만난 간호사 집에 갔을 때 그 친구가 자신의 성기에 약물을 주입하는 것을 허락했던 자신의 행동을 뼈저리게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는 핑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틀 뒤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며 병원으로 급히 이송되기 전까지 괜찮았었다”고 설명했다. 그 후 병원에 이송된 그는 의료진으로부터 음경지속발기증을 진단받았다. 이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성기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는 증상으로, 주된 원인은 척추신경의 이상이나 약물 사용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병원 생활을 세상에 공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음경지속발기증이라는 금기시되는 주제에 대해 사람들의 인식을 높여 자신처럼 약물 사용이라는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인식을 높이고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극심한 통증과 두려움 탓에 종종 눈물을 흘렸다면서 장기적으로 자신의 건강에 어떤 영향이 생길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그는 발기 지속증이 나타난지 이틀이 지나고 나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에 차도를 보이지 않았으나 현재는 진전을 보이고 있다. 한편 남성의 친구들은 그의 회복 및 재활을 위한 치료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고펀드미에 기부금 페이지를 개설하고 그의 사연을 공유했다. 그는 기부금을 받을 때마다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도 SNS에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긴장됐지만, 음경지속발기증에 관한 인식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사진=대니 폴라리스/인스타그램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나치수용소 경비였던 92세 노인도 단죄, ‘액세서리 이론’이란?

    나치수용소 경비였던 92세 노인도 단죄, ‘액세서리 이론’이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만행을 단죄하겠다는 독일 사법부의 노력은 70여 성상(星霜)이 지나도 변치 않는다. 유대인 강제수용소에서 경비를 섰던 92세 남성이 가을에 전범으로 재판을 받는다고 함부르크 법원 대변인이 8일(현지시간)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나치 친위대원이었던 브루노 데이는 열일곱 살이던 1944년 8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폴란드의 그단스크(당시는 단치히) 근처에 세워진 슈투트호프 강제수용소에서 경비원으로 복무했다. 이곳에서 6만 5000여 명의 유대인을 비롯해 동성애자,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 1944년 바르샤바 봉기 진압 때 검거된 레지스탕스 대원 등이 목숨을 잃었다. 데이는 특정인을 죽이지는 않았지만 5230명의 살해에 ‘액세서리처럼’ 있었고, 탈출을 막아 결과적으로 학살을 막지 못한 혐의로 기소됐다. 카이 반트첸 대변인은 “경비란 강제수용소가 기능하는 데 필요한 존재였다. 그리고 수용소는 사람들을 죽이기 위해 지어졌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그가 기소됐을 때 검찰은 피고인을 “살인 기계의 자그마한 바퀴였다”고 표현했다. 데이의 변호인은 AP의 답변 요구에 응하지 않았지만 반트첸 대변인은 그가 수용소에 근무한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으며 사람들이 죽어나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고 했다. 당시 나이를 감안해 소년법정에서 재판을 받으며 유죄가 인정되면 6개월~10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 이처럼 독일 사법부는 유대인 학살에 직접 관여하지 않은 강제수용소 경비 등에 대해서도 학살 방조 혐의를 폭넓게 적용해 기소해왔다. 이 때문에 데이는 그나마 최근 기소된 전범 가운데 가장 나이 어린 축에 속한다. 지난해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경비원으로 일했던 요한 레보겐이 묀스터 법정에 지팡이를 짚고 출두했는데 94세였다. 심리 몇 주 만에 졸도해 심장과 신장 문제로 입원하는 바람에 재판이 중단됐다. 그 뒤에도 프랑크푸르트 법원이 마즈다네크 수용소 경비를 고령을 이유로 재판에 세우면 안된다고 판결했는데 당시 97세였다. 2017년 12월에도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 회계원으로 일한 전 나치 친위대원이 징역 4년형을 선고받은 일이 있다. 데이는 레보겐 재판에도 증인으로 소환되는데 일주일에 두 차례, 하루 2시간만 법정에 있도록 배려를 받는다. 레보겐 재판은 아유슈비츠나 마즈다넥, 소비보르처럼 학살을 직접 자행한 수용소가 아니고 단지 임시로 가두는 곳이었던 스튜트호프 수용소에 처음 액세서리 이론을 적용한다는 의미가 있다. 액세서리 이론은 2011년 미국 오하이오주의 자동차 직공인 존 데먄죽을 단죄했을 때 처음 적용해 유죄 판결을 이끌어냈다. 데먄죽은 항소했으나 판결이 내려지기 전에 사망했다. 2015년에도 아우슈비츠 경비였던 오스카르 그로에닝을 기소했을 때 같은 이론을 폈고, 연방 법원은 전례를 좇아 그로에닝의 유죄를 인정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혼전 성관계’ 발각돼 회초리 100대 맞은 인니 20대 커플

    ‘혼전 성관계’ 발각돼 회초리 100대 맞은 인니 20대 커플

    혼전 성관계를 가진 인도네시아 남녀가 공개 태형을 당했다. AFP통신은 지난 3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아체 주(州) 록스마웨의 한 경기장에서 20대 남녀 커플의 공개 태형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혼전 성관계를 하다 적발된 22세의 남녀는 이날 각각 회초리 100대씩을 맞았다. 검은 두건과 복면을 쓴 형 집행자가 회초리를 내리꽂을 때마다 여성은 비명을 질렀으며, 형을 멈춰달라고 울부짖었다. 이 때문에 회초리질은 수차례 중단됐다. 그러나 공개태형에 참관한 의료진의 허가 아래 형 집행은 계속됐고, 여성은 100대의 매질이 모두 끝난 뒤에야 석방될 수 있었다. 수십 명의 주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공개 태형에는 미성년과 성관계를 한 19세 남성도 포함됐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했다가 적발돼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으며, 역시 100대의 태형에 처해졌다. 현지언론은 매질이 끝난 뒤 남성의 흰 색 상의가 피로 흠뻑 젖어 있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특별행정구역인 아체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이슬람이 퍼진 지역으로, 무슬림 비율이 98%에 달한다. 이슬람 근본주의가 강한 이 지역은 2003년 이슬람율법인 ‘샤리아’를 합법화한 이후 매우 엄격한 법 집행을 하고 있다. 샤리아법은 음주, 도박, 동성애, 간음, 공공장소에서의 애정행각 등을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를 어길 경우 태형 또는 징역형에 처한다. 게다가 지난해 2월 인도네시아 정부와 하원이 미혼남녀의 혼전 성관계를 불법으로 명시한 개정법에 합의하면서 처벌 범위도 넓어졌다. 이 때문에 지난 2월에는 공공장소에서 포옹하는 등 애정행각을 벌인 18살 동갑내기 커플이 공개태형에 처해졌으며, 12월에는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한 남성 2명이 100대의 회초리를 맞았다. 지난해에는 동성애자에 대한 공개 태형도 처음으로 진행돼 국제 인권단체의 비난을 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히잡 비판’ 트윗에 미인대회 수상 박탈당한 여대생, 트럼프 캠프 합류

    ‘히잡 비판’ 트윗에 미인대회 수상 박탈당한 여대생, 트럼프 캠프 합류

    무슬림과 흑인에 대해 편견 섞인 트윗을 올린 것이 드러나 미인대회 수상 자격을 박탈당했던 미국의 한 여대생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프에 합류했다. 28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미인대회에서 ‘미스 미시건’에 뽑혔던 캐시 주는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를 위한 여성연합의 자문위원회’ 일원으로 활동하게 됐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 의사를 밝혔다. 캐시 주는 지난 26일 한 행사에서 스스로 보수주의자라고 밝히는 것이 극도로 어려운 환경이라면서 “동성애자라고 공개 선언하는 것보다 힘들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또 다른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캐시 주는 최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공격적이고 부적절한 내용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미인대회 수상 자격을 박탈당했다. 한 지역신문이 확보한 캐시 주의 트위터 캡처에 따르면 캐시 주는 대학 캠퍼스에 ‘히잡을 써보세요’라는 부스가 있다면서 “단지 패션 액세서리일 뿐, 종교적인 것이 아니라는 말이냐. 혹은 여성이 이슬람에서 억압받는 것에 익숙해지라는 의도냐”라고 적었다. 또 “흑인 사망자의 다수는 다른 흑인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을 아느냐. 다른 사람을 탓하기 전에 우선 당신들 공동체 문제부터 해결하라”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이 트윗들은 2017년과 2018년에 작성됐지만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트럼프 재선 캠프 역시 캐시 주의 캠프 합류를 알리면서 “왕관 박탈에도 미국의 가치를 지지해 온 애국자”라고 소개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챗게이트’에 뿔난 시민들 “푸에르토리코 주지사 사퇴하라”

    ‘챗게이트’에 뿔난 시민들 “푸에르토리코 주지사 사퇴하라”

    열흘째 수십만명 거리로… 경찰, 무력 대응 트럼프 “허리케인 기금 낭비·도난당해”2년 전 발생한 강력한 허리케인의 여파에 신음하던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의 시민들이 ‘막말 채팅’을 한 주지사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CNN 등 외신은 23일(현지시간) 수도 산후안에서 수십만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와 리카르도 로세요(40) 주지사의 사임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시위 열흘째를 맞은 이날 라스아메리카스 고속도로를 가득 메운 시위대는 푸에르토리코 깃발을 흔들며 ‘주지사의 사퇴’를 외쳤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유명 가수인 리키 마틴과 대디 양키도 시위에 동참했다. 경찰은 이날 밤 올드 산후안에 있는 주지사의 자택으로 운집하는 시위대를 해산하려고 최루탄을 쏘는 등 무력으로 대응했다. ‘챗게이트’라 불리는 이번 사태는 지난 13일 현지 탐사저널리즘센터가 로세요 주지사가 주정부 내 최측근 11명과 주고받은 889쪽 분량의 텔레그램 채팅 내용을 폭로하면서 촉발됐다. 메시지에서 주지사는 미국 여성 정치인을 ‘매춘부’라고 불렀으며, 동성애자인 리키 마틴을 비하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2017년 30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허리케인 ‘마리아’의 희생자를 조롱한 것이 시민들을 분노케 했다.챗게이트는 기폭제일 뿐 이번 시위의 바탕에는 오랜 정치 부패와 높은 빈곤율, 재정 위기 등 근본적인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시위에 참여한 카르멘 포르텔라는 “주지사는 스스로 능력이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면서 “이 정부는 부패했고 우리는 새로운 정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리케인 이후 로세요 주지사와 앙숙이 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이날 “끔찍한 주지사”라면서 “미국이 보낸 허리케인 구호기금이 낭비되고 도난당했다”고 비판했다. 백악관 차원의 공식적인 사퇴 요구는 나오지 않았다. 로세요 주지사는 전날 사과와 함께 2021년 1월 1일에 임기가 끝나면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여론을 잠재우려 했으나 시민들은 그가 사퇴할 때까지 시위를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동성애 금지 군형법, 군대내 성소수자 인권 침해”

    “군인 성적 지향, 복무 수행과 관계 없어” 동성애자 A씨는 자신의 성적 지향을 숨긴 채 육군 장교로 군 생활을 했다.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군 임무 수행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다. 하지만 2017년 3월 육군중앙수사단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은 뒤 그의 군 생활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A씨의 성적 지향을 알아챈 수사단은 그가 과거 만났던 동성 연인에 대해 물었고 A씨가 부인하자 수사관은 소리치며 위협하거나 옛 연인에게 영상통화를 걸기도 했다. 결국 A씨가 과거 동성애 관계를 진술하자 수사관은 “어떤 체위로 관계를 가졌느냐”거나 “어디에 사정했느냐” 등 사생활을 침범하는 질문을 했다. A씨는 군형법 92조 6항을 어겼다는 것을 인정하고 기소유예됐다. 국제앰네스티는 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 등 국내 전·현직 군인과 예비 입영자 21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를 발표했다. 앰네스티는 이 내용 등을 정리한 보고서 ‘침묵 속의 복무- 한국 군대의 LGBTI(성소수자)’를 발간했다. 이 기관은 지난해 6~7월과 올해 5월 군 복무 경험이 있는 성소수자들을 만났다. 로젠 라이프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사무소 조사국장은 “동성 간 성적 행위를 범죄화하는 것은 수많은 성 소수자 군인들의 삶을 파괴하며 사회 전체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했다. 현행 군 형법 제92조 6항은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라이프 국장은 “적대적인 환경이 학대와 따돌림을 조장하고 보복의 두려움으로 피해자를 침묵하게 만든다”며 “한국 군대는 군인의 성적 지향이 군 복무 수행 능력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앰네스티와 인터뷰 한 성 소수자 군인 상당수는 군대에서 지휘관에 의해 아웃팅(동성애 사실을 타인에 의해 폭로당하는 것)을 당했다. 또 그러한 사실이 알려지면 군대 내에서 폭행이나 성적 모욕을 당했고 정신질환 치료시설에 보내지기도 했다. 라이프 국장은 “군대 내 게이 남성의 성관계를 범죄화하는 것은 충격적인 인권 침해”라며 “한국은 성 소수자에 만연한 낙인을 해소하는 결정적 첫걸음으로 군형법 제92조 6항을 시급히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군대에서 학대와 따돌림”…앰네스티 “동성애 금지 군형법 없애야”

    “군대에서 학대와 따돌림”…앰네스티 “동성애 금지 군형법 없애야”

    국제앰네스티 ‘한국 군대의 성소수자’ 발간“성소수자 군인들 아웃팅당하고 폭행·모욕도”동성애자 A씨는 자신의 성적 지향을 숨긴 채 육군 장교로 군 생활을 했다.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군 임무 수행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다. 하지만 2017년 3월 육군중앙수사단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은 뒤 그의 군 생활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A씨의 성적 지향을 알아챈 수사단은 그가 과거 만났던 동성 연인에 대해 물었고 A씨가 부인하자 수사관은 소리치며 위협하거나 옛 연인에게 영상통화를 걸기도 했다. 결국 A씨가 과거 동성애 관계를 진술하자 수사관은 “어떤 체위로 관계를 가졌느냐”거나 “어디에 사정했느냐” 등 사생활을 침범하는 질문을 했다. A씨는 군형법 92조 6항을 어겼다는 것을 인정하고 기소유예됐다. 국제앰네스티는 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 등 국내 전·현직 군인과 예비 입영자 21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를 발표했다. 앰네스티는 이 내용 등을 정리한 보고서 ‘침묵 속의 복무- 한국 군대의 LGBTI(성소수자)’를 발간했다. 이 기관은 지난해 6~7월과 올해 5월 군 복무 경험이 있는 성소수자들을 만났다. 로젠 라이프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사무소 조사국장은 “동성 간 성적 행위를 범죄화하는 것은 수많은 성 소수자 군인들의 삶을 파괴하며 사회 전체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했다. 현행 군 형법 제92조 6항은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라이프 국장은 “적대적인 환경이 학대와 따돌림을 조장하고 보복의 두려움으로 피해자를 침묵하게 만든다”며 “한국 군대는 군인의 성적 지향이 군 복무 수행 능력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앰네스티와 인터뷰 한 성 소수자 군인 상당수는 군대에서 지휘관에 의해 아웃팅(동성애 사실을 타인에 의해 폭로당하는 것)을 당했다. 또 그러한 사실이 알려지면 군대 내에서 폭행이나 성적 모욕을 당했고 정신질환 치료시설에 보내지기도 했다. 라이프 국장은 “군대 내 게이 남성의 성관계를 범죄화하는 것은 충격적인 인권 침해”라며 “한국은 성 소수자에 만연한 낙인을 해소하는 결정적 첫걸음으로 군형법 제92조 6항을 시급히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성 소수자 해방의 날” 뉴욕에 400만 무지개

    ‘스톤월 항쟁’ 50주년을 맞은 30일(현지시간)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형형색색의 무지갯빛이 뉴욕을 비롯한 미국 주요 도시의 길거리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게이바 ‘스톤월’ 급습, 해방운동 시초로 AP통신 등 외신은 LGBTQ(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랜스젠더·퀴어 등 성 소수자) 인권 운동인 ‘게이 프라이드 행진’이 지난달 전 세계 여러 도시에서 진행된 가운데 마지막 날인 30일 뉴욕의 맨해튼에서 ‘월드 프라이드’라는 이름으로 개최됐다고 전했다. 갖가지 상징물을 든 700개의 대표단 소속 15만명이 맨해튼 미드타운부터 로어 맨해튼까지 행진했다. 주최 측은 참석자와 관람객까지 합해 400만명이 운집한 것으로 보고 역사상 최대 규모의 게이 프라이드 행진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했다. 35년째 행진에 참가하고 있는 프랜시스 골딘(95)은 매년 “나는 내 레즈비언 딸을 사랑해요. 그들(성 소수자)을 안전하게 해줘요”라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나섰다. 골딘은 이날 딸 르니와 딸의 아내 마지와 함께했다. 이번 행사는 전 세계 성 소수자들에게도 의미가 깊다. 1969년 6월 28일 뉴욕 맨해튼 그리치니빌리지의 게이바인 ‘스톤월 인’에 뉴욕 경찰이 급습해 동성애자들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스톤월 항쟁’이 올해로 50주년을 맞아서다. 성 정체성을 이유로 체포되곤 했던 성 소수자들은 더는 견딜 수 없다며 경찰에 맞서 싸웠고 이는 성 소수자 해방운동의 시초가 됐다. 스톤월 인은 2016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 국가기념물로 지정됐으며 뉴욕 경찰은 지난달 6일 처음으로 스톤월 급습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시카고 등 주요 도시서도 최대 인원 참가 미국의 다른 여러 도시에서도 스톤월 항쟁 50주년을 기념한 프라이드 행진이 열렸다. 시카고에서는 미국 최초의 흑인이자 동성애자 여성 시장인 로리 라이트풋이 아내와 함께 퍼레이드에 참석해 “어린 성 소수자들을 보호하려면 어떤 노력이든 기울여야 한다”고 발언했다.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이날 트랜스젠더 학생들의 권리를 연구하는 태스크포스 창설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성 소수자 인권 보호에 동참했다. 한편 여러 기업의 후원으로 화려함을 뽐내는 프라이드 행진이 스톤월 항쟁의 정신을 드러내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뉴욕 시내에서 별도의 ‘퀴어 해방 행진’을 진행했다. 프라이드 행진에 수많은 경찰이 배치된 데 반해 이들 대안 행진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보안을 담당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궁지 몰린 바이든…‘흑백 통합 스쿨버스’ 반대 이어 성소수자 비하까지

    궁지 몰린 바이든…‘흑백 통합 스쿨버스’ 반대 이어 성소수자 비하까지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유력한 민주당 후보로 꼽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계속해서 자신을 궁지로 내몰고 있다. 폭스뉴스는 30일(현지시간) 바이든 전 부통령이 전날 시애틀에서 열린 기금 모금 행사에서 “5년 전만 해도 기업가들이 게이 웨이터를 조롱하는 일이 받아들여졌다”고 말해 관객들의 야유를 받았다고 전했다. 관객들은 “시애틀은 아니다”라고 외치며 바이든의 주장에 반기를 든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 참석했던 홍보 활동가이자 동성애자인 로저 나이후스는 “2014년에 호모포비아(동성애 혐오)적인 발언이 이곳 시애틀에서 묵인됐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바이든은 이 자리에서 동성애 혐오 발언을 한 가상의 ‘기업가’는 미국 사회에 다시는 초대받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자신이 부통령 시절 동성결혼을 얼마나 지지했었는지를 설명했다. 폭스뉴스는 바이든이 민주당 지지자들의 마음을 얻고자 내뱉는 말들이 하나같이 논란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바이든은 2012년 후드티를 입고 있다 총에 맞은 10대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르틴에 대해 “후드를 입고 있던 그 소년은 폭력배가 아니라 차기 계관시인일 수 있었다”는 발언으로 여론을 뭇매를 맞았었다. 코리 부커 민주당 상원의원은 바이든의 이 발언에 대해 트위터에 “이건 후드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이건 후드를 입은 소년을 바라보는 우리의 문화에 관한 문제”라면서 “우리의 후보자(바이든)는 인종에 대해 보다 건설적인 방향의 발언을 할 필요가 있다”고 일침을 놨다. 지난달 27일 진행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TV토론회에서는 검사 출신이자 흑인인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바이든의 과거 전적을 끄집어내며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 냈다. 해리스 의원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1970년대 미 교육부의 흑백 학생 통합정책의 일환인 스쿨버스 통학에 반대한 전력을 들며 “개인적으로 큰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미대선 여론 전문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이트가 26~27일 이틀간의 경선 토론 전후 벌인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의 지지율은 토론 전 41.5%에서 토론 후 31.5%로 10%포인트 하락했다. 해리스의 지지율은 7.9%에서 16.6%로 껑충 뛰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CJ문화재단, 5명의 신인 감독 지원한다

    CJ문화재단(이사장 이재현)은 올해 스토리업 단편영화제작지원부문에 5명 감독의 5개 작품을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우리가 꽃들이라면’의 김율희 감독, ‘수미의 봄’의 이유진 감독, ‘신인’의 김정우 감독, ‘토마토의 정원’의 박형남 감독, ‘아유데어’의 정은욱 감독이다. 올해 스토리업 단편영화 제작지원부문 공모는 지난 4월 한 달간 참가 신청을 받아, 총 588편의 작품이 지원했다. 이후 영화감독, 영화기자로 구성된 심사위원 12명이 단편시나리오 24편을 선정했으며, 심층 면접 형태의 본선 심사를 통해 5편의 작품을 최종 선정했다. 김율희 감독의 ‘우리가 꽃들이라면’은 맹인 친구를 위해 비디오 테이프의 나레이션 대본을 녹음하는 고등학생의 이야기다. ‘수미의 봄’의 이유진 감독은 교사 수미와 동성애자인 딸의 갈등과 화해에 대해 보여주고자 한다. 김정우 감독의 ‘신인’은 영성수련회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공포 스릴러다. 박형남 감독의 ‘토마토의 정원’은 옛 친구의 죽음을 대하는 중학생들의 일상을, 정은욱 감독의 ‘아유데어’는 딸의 죽음을 겪은 여성에게 찾아온 우주로부터의 시그널을 소재로 한다. 본선 심사위원은 민규동·윤가은 감독, 단편영화 제작배급사 인디스토리의 곽용수 대표, 김봉석 영화평론가, 김은영 추계예대 영상비즈니스학과 교수가 맡았다. CJ문화재단은 2010년 프로그램 시작 이래 118명의 시나리오 작가를 지원하며 역량 있는 한국형 스토리텔러들의 영화 산업 진출을 후원해왔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단편영화제작지원 부문을 신설, 젊은 영화 감독들에 최대 1500만 원의 단편영화 제작비와 전문가 멘토링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선정된 감독 5인은 지난달 12일 CJ인재원에서 열린 오리엔테이션을 거쳐 본격적으로 작품 제작에 돌입했다. 이들의 작품은 올해 11월 완성 후 국내외 단편영화제에 출품되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영국 윌리엄 왕세손 “자녀들 성정체성 어떻든 걱정하지 않아”

    영국 윌리엄 왕세손 “자녀들 성정체성 어떻든 걱정하지 않아”

    최근 영국에서 잇따라 성소수자(LGBT)를 겨냥한 혐오성 폭력 사건이 발생하면서 논란이 된 가운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손자이자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세손이 자녀들의 성 정체성에 대해 “(어떻든) 전적으로 괜찮다”면서도 자녀들이 받게 될 압박과 차별을 생각하면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은 슬하에 세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윌리엄 왕세손은 26일(현지시간) 런던 동부에 있는 성 소수자 자선단체인 앨버트 케네디 트러스트(Akt)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가디언 등이 전했다. Akt는 성 정체성 문제로 노숙자가 된 젊은이를 돕는 단체다. 윌리엄 왕세손은 세 자녀인 조지 왕자, 샬럿 공주, 루이 왕자 중에서 자신이 게이 또는 레즈비언임을 선언하는 자녀가 나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나는 당연히 그리고 전적으로 괜찮다”면서도 “다만 한 가지 걱정되는 건, 특히 내 아이들이 담당할 역할, 그리고 그것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해석되고 비칠까 하는 문제”라고 답했다. 이어 “그들이 게이 또는 레즈비언이 된다는 것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직면하게 될 압박 그리고 그들의 삶이 얼마나 어려워질지 때문에 불안하다”고 부연했다. 윌리엄 왕세손의 발언은 최근 10대 청소년들이 거리와 대중교통 안에서 마주친 성 소수자 커플에게 폭력을 휘두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나와 관심을 끈다. 지난달 30일 런던에서는 관광 명물로 알려진 야간 이층 버스에 탄 10대 청소년들이 20대 여자 동성 커플에게 ‘키스를 해보라’고 요구한 뒤 거부하자 무차별 폭행을 가하고 물건도 빼앗았다. 피해 커플은 청소년들이 휘두른 주먹에 코뼈가 골절됐으며, 성소수자를 겨냥한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사건 직후 피투성이가 된 모습이 담긴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또 지난 22일 저녁에는 리버풀 인근 안필드에서 길을 걷던 30세 남자 동성 커플에게 10대 소년 3명이 동성애자 비하 욕설을 하고 소년들 가운데 한 명은 흉기를 꺼내 동성 커플을 찔렀다. 동성 커플 중 한 명은 머리와 목 부분에 중상을 입고, 다른 한 명은 손에 경상을 입었다. 윌리엄 왕세손은 “(자녀들이) 정말 정상적이고 좋은 세상에서 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특히나 우리 가족과 우리의 상황을 고려하면 걱정이 된다”면서 “그들이 (성 정체성과 관련해) 어떤 결정을 하든 전적으로 지지한다. 그러나 부모 입장에서 보면 (그들이 성 소수자일 경우) 얼마나 많은 장벽과 혐오의 말들, 괴롭힘과 차별이 닥칠지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브라질 상파울루 LGBT 축제서 “대통령 퇴진”

    브라질 상파울루 LGBT 축제서 “대통령 퇴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세계 최대 성소수자(LGBT) 축제인 ‘파라다 게이’가 열렸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은 축제가 이렇게 대규모로 열린 건 극우파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 당선 뒤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성 소수자 차별에 항의하는 스톤월 항쟁 50주년을 기념한 이번 축제에선 수백만명이 가득 메운 상파울루 주요 도로를 19대의 이동형 무대가 누비고 다녔으며, 그 위에선 브라질 유명 아티스트들이 라이브 공연을 했다. 참가자들은 거대한 무지개 깃발을 들고, 무지개 모자, 팔찌, 티셔츠를 입었다.참석자 중 다수는 육군 대위 출신으로 자신을 “자랑스러운 호모포비아”라고 표현했던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가수 루이사 손자는 “우리가 함께이기 때문에 나는 내 목소리로 여러분을 위해 할 수 있는 걸 다 하겠다”면서 “사랑은 계속된다, 그(보우소나루)는 아니야!”라고 소리질렀다. 일부 참가자들은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었다. 현수막엔 “우리는 벽장 안에도, 무덤 속에도 있지 않을 것이다. 보우소나루와 함께 나가라”고 적혀 있었다. 지난 1월 당선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4월말 “브라질이 전 세계 동성애자들의 나라가 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관광산업 육성 정책에서 동성애자 관광 분야에 대한 인센티브를 없애버려 동성애 단체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샀다. 상파울루 시장도 동성애자 축제가 고용과 세수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들어 “상파울루 시는 ‘파라다 게이’ 행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모든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상파울루 시 관광공사(SPTuris) 추산으로 지난해 파라다 게이 행사를 통한 관광수입은 2억 8800만 헤알(약 873억원)에 달했다. 카니발, 국제 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 원(F1)과 함께 상파울루시의 대표적 관광상품으로도 꼽히는 파라다 게이는 1997년에 처음 열린 이래 규모가 갈수록 확대됐다. 첫 행사 당시 2000명이었던 참가자 수는 10년 만인 2007년 350만명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한편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잇단 동성애 반대 발언은 LGBT에 대한 폭력을 부추기거나 정당화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LGBT운동 단체인 ‘게이를 사랑하는 그룹’에 따르면 지난 1~5월 사이에 호모포비아 범죄로 죽거나 자살한 성소수자는 141명에 달하며, 이는 23시간에 한명꼴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로켓맨’ 엘턴 존,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받는다

    ‘로켓맨’ 엘턴 존,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받는다

    영국의 ‘로켓맨’ 엘턴 존(사진·72)이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받는다. AFP통신은 18일(현지시간) 프랑스 엘리제궁이 엘턴 존에게 오는 21일 레지옹 도뇌르를 수여한다고 전했다. 엘리제궁은 엘턴 존에 대해 “피아노의 명인이며 멜로디의 천재이자 진정한 쇼맨”이라면서 “동성애자임을 용기 있게 선언하고 성소수자에게 목소리를 준 최초의 아티스트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레지옹 도뇌르는 1802년 나폴레옹 1세가 전장에서 공적을 세운 군인에게 수여할 목적으로 제정했으며 이후 정치·경제·문화·종교·학술·체육 등 각 분야에서 공로가 인정되는 사람에게 프랑스 대통령이 직접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훈장이다. 국내에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조양호 전 대한항공 회장,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 등이 수여한 바 있다. 가수 중에는 영국 비틀스 출신의 폴 매카트니와 201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밥 딜런 등이 받았다. 작곡가이자 가수인 엘턴 존은 지난 5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2억 5000만장에 달하는 음반을 판매했으며, 3500차례의 콘서트를 개최했다. 영미 음악계 최대 거장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그는 1992년 친구였던 퀸의 프레디 머큐리가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로 사망하자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해 에이즈 퇴치 운동에도 힘썼다. 엘턴 존은 지난해 9월부터 마지막 순회공연인 ‘페어웰 옐로 브릭 로드’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이 공연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호주 대법원 “정자 기증자도 친권 가질 수 있다” 어떤 사례이길래

    호주 대법원 “정자 기증자도 친권 가질 수 있다” 어떤 사례이길래

    호주 대법원이 정자를 기증한 남성도 친부가 될 수 있으며 친권을 갖는다고 판결해 눈길을 끈다. 호주 대법원은 19일 동성애자인 여자친구가 인공 수정으로 출산해 지금은 열한 살이 된 딸을 자신이 키우고 싶다는 49세 남성의 손을 들어줬다고 영국 BBC가 19일 전했다. 여러 모로 상황이 특수하긴 하다. 친어머니는 친구 사이로 2006년 정자를 기증한 남성과 함께 지내며 딸을 키웠다. 출생 신고를 할 때도 부친으로 이 남성의 이름을 올렸고, 딸은 그를 아빠라고 불렀다. 그러나 언젠가 ‘부모’ 사이가 틀어졌고, 친어머니는 여자친구와 함께 뉴질랜드로 건너가 딸을 키우고 싶어했다. 그러자 실질적으로 양육을 책임졌던 남성은 딸이 뉴질랜드로 건너가지 못하게 소송을 내 친권을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하급심에서는 정자를 기증한 남성은 친권을 가질 수 없다고 판결했는데 대법원은 이날 이를 뒤집었다. 전문가들은 호주에서 부모의 정의를 새롭게 확대 해석한 것이어서 작지 않은 의미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남성은 5년 동안 끈 소송을 이기자 무척 들떠 했다고 변호인 타흘리아 블레이어는 전했다. 그녀는 법원이 “로맨틱한 파트너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아이를 양육하는 사람이 아빠가 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정자 기증자를 아이의 친부로 규정하는 것은 그의 정자가 인공 수정을 편안하게 하도록 제공한 것, 그저 아이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했다는 것보다 훨씬 제대로 역할을 해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라 트로베 대학의 가족법 전공 교수인 피오나 켈리는 미혼 여성에게 정자를 기증한 남성도 아이의 인생에 역할을 했다면 부모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법적으로 명확히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어떤 수준으로 아이의 인생에 개입해야 친권을 인정받을 수 있는지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다며 “다른 시나리오들이 가능하도록 문을 열어제친 것이다. 장기를 기증한 것으로 알려진 많은 이들이 아이들의 삶에 다양한 정도로 간여하지만 그들은 아이의 법적 부모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해서 이번 판결은 기증자들에게 일종의 알람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출생 신고서에 아버지로 기록된 사례는 흔치 않아 보인다. 멜버른 대학의 벨린다 펠베르그 교수도 법적 불확실성이 매우 강한 영역에서 계속 문제가 될 것이라며 “대법원 판결의 의미를 곱씹으며 들여다보는 가정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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