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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은 산이고 물이로다_산시성 몐산, 쓰촨성 구채구

    중국은 산이고 물이로다_산시성 몐산, 쓰촨성 구채구

    중국은 산이고 물이로다 호랑나비가 되는 꿈을 꾼 장자가 깨어나 말했다지.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내 꿈을 꾼 것인가.” 한 마리의 나비처럼 중국을 누볐다. 나는 꿈을 꾼 것인가, 여행을 한 것인가. 신의 조각품이라 할 만한 산시성의 몐산, 물감을 엎지른 것만 같은 쓰촨성의 구채구는 ‘중국의 산과 물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글·사진 김명상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하나투어, 레드팡닷컴 산시성 몐산 綿山 타이항산맥에서 피어난 한 떨기 산 백두산에서 시작해 지리산에서 마침표를 찍는 백두대간을 굽어보면, 산과 산이 북에서 남으로 길게 손을 잡고 있는 것만 같다. 백두대간이 9개의 산을 안고 있듯 중국의 타이항산맥太行山脈도 산시성, 허베이성, 허난성 출신의 산을 실타래처럼 엮는다. 남한 쪽 백두대간의 길이는 650km, 타이항산맥의 길이는 남북으로 600km며 동서로 250km. 수치만으로도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산시성山西省은 타이항산의 서쪽, 동쪽은 바로 산둥성山東省이다. 타이항산맥의 서쪽에서 솟아오른 몐산綿山·면산으로 향했다. 처음 들어보는 산이었다. 그러나 낯설지 않았다. 4대 명절 중 하나인 한식이 몐산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알았던 까닭이다. 한식은 춘추전국시대 충신으로 불리는 개자추介子推를 기리는 날이다. 진나라 문공이 칩거했던 시기, 개자추는 자신의 허벅지 살을 베어 줄 정도로 문공을 지극정성으로 보필했다. 그러나 훗날 문공이 왕이 되자, 개자추는 다툼이 잦은 현실 정치를 뒤로한 채 어머니와 함께 몐산으로 숨고 만다. 충신을 잃은 문공은 개자추를 불러들이기 위해 몐산에 불을 질렀으나, 개자추는 끝내 내려오지 않고 어머니와 함께 불에 타 죽고 말았다. 그래서 동지에서 105일째 되는 날인 한식에는 뜨거운 불에 죽어간 개자추를 기리기 위해 찬 음식을 먹고 있다. 산시성의 성도인 타이위엔太原·태원에서 개자추의 전설이 영근 몐산까지는 버스로 2시간이면 닿았다. 몐산을 한자어 그대로 풀이하면 ‘이어지는 산’이다. 분명 몐산의 저 너머에는 또 다른 중국의 산이 불뚝 솟아 있을 것이다. 버스에 의지해 몐산을 본격적으로 오르자, 신이 둥근 과일을 칼로 깎듯이 저 산을 곱게 도려낸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들었다. 해발 2,000m를 웃도는 산 위, 도로가 끊길 듯 끊길 듯 끊기지 않고, 연이어 나타났다. 도로의 폭이 워낙 좁은 탓에 대형 버스 두 대가 마주칠 때면 아슬아슬한 곡예를 하며 비켜갔다. 버스가 직사각형 반듯한 건물 앞에서 멈춰 섰다. 절벽 위에 대롱대롱 매달린 원펑수위안雲峰墅苑·운봉서원이었다. ‘하늘 위 호텔’이라는 별명이 어색하지 않았다. 숙소 창문을 열자 한 폭의 동양화가 한눈에 들어왔다. 1, 2 정궈스에 오르면 등신불을 볼 수 있다 3 몐산의 원펑스에는 한식의 유래가 된 개자추의 전설이 숨쉰다 4 원펑스의 120계단은 108가지 번뇌와 12연기를 의미한다 5 원펑스에서 정궈스로 오르는 계단이 아찔하다 6 군사요새인 몐산의 석채. 타이항산의 서쪽에 솟은 몐산의 높이는 2,000m가 넘는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소원이 박힌 절벽을 지나 ‘미라 승려’를 만나다 원펑수위안의 로비인 10층은 원펑스雲峰寺·운봉사와 이어지는 비밀 통로다. 여기서 원펑스를 오르면 호텔 10층 높이만큼 발품을 아낄 수 있다. 그러나 편한 것을 거부하고 느리게 다가오는 중년의 중국인이 보였다. 그는 아찔하게 펼쳐진 120계단 위에 두 손을 밀착하면서 연거푸 절을 했다. 고개를 들 때마다 시선은 원펑스로 향해 있었다. 120계단은 108가지 번뇌煩惱에 12연기를 더한 숫자를 의미했다. 번뇌는 집착에서 일어나는 심적인 고통이다. 마음을 비우면 쉬운 것을 우리는 항상 욕심을 부리고 의도치 않게 성을 내며 어리석은 행동을 일삼았다. 그래서 120계단은 인간의 행렬로 쉴 날이 없었다.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원펑스가 내려다보고 있었다. 모든 죄를 사하여 줄 것만 같은 편안함이 감돌았다. 포복사抱腹寺는 절벽 속에 감겨 있는 원펑스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절은 마치 어미의 뱃속에 아이가 안겨 있는 모습을 닮았다. 사람의 손길이 도저히 닿을 수 없을 것만 같은 가파른 암벽을 따라 붉은 천이 휘날렸다. 천에 매달린 것은 등불 혹은 방울이었다. 왜 등불과 방울인가. 등불燈·등불등을 단 사람은 “소원이 이뤄지길 기다리겠다等·기다릴등”고 신께 기도했고, 반대로 방울鈴·방울영을 단 사람은 “소원이 이뤄지다니, 영험합니다靈·영험할영”고 감사 인사를 띄웠다고 한다. ‘등’과 ‘영’이라는 한자 음을 이용한 중국인의 재치를 엿볼 수 있었다. ‘유구필응有求必應’이라 했다. 말하는 대로, 꿈꾸는 대로 이뤄지리라. 원펑스를 지나 ‘之갈지’ 모양의 지그재그 계단을 올랐다. 정궈스正果寺·정과사로 가는 길이다. 정궈스까지 오른 이유는 하나였다. 등신불等身佛을 보고 싶었다. 등신불은 쉽게 말해 ‘미라가 된 승려’다. 미라라 하면 방부처리한 상태로 편하게 누워 있는 이집트 미라가 대번 떠오른다. 그러나 이곳의 등신불은 고고하게 양반다리를 한 채 앉아 있었다. 어떻게 꼿꼿한 자세 그대로 ‘인간 불상’이 되었는지는 과학도 풀기 힘든 미스테리라고 했다. 오매불망 누군가를 그리워하다 그대로 돌이 된 망부석처럼 등신불에는 어떤 애절함과 의지가 선연하게 묻어났다. 등신불의 갈라진 틈 사이로 뼈와 두개골이 보였다. 정궈스에는 등신불 총 12존이 있다. 등신불도 살아온 궤적에 따라 저마다의 표정이 달랐다. 유독 표정을 잔뜩 찡그린 불상이 보였다. 죽어서도 지울 수 없는 한이 가슴 깊숙이 응어리진 게 틀림없었다. 역시나 그 등신불은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상처를 안고 있다고 했다. 하산한 그대여, 왕자다위안과 핑야오구청으로 가라 몐산에서 내려와 왕자다위안王家大原·왕가대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왕씨네 집을 찾아간 것이다. “비단이 장사 왕서방 명월이한테 반해서 비단이 팔아 모은 돈 퉁퉁 털어서 다 줬소” 노래 <왕서방연가> 탓인지 중국의 부자 하면 왕서방의 퉁퉁한 얼굴이 스쳤다. 실제 왕王씨는 이李씨, 장張씨와 함께 중국의 3대 성씨로 꼽힌다. 왕자다위안은 길조차 왕씨의 집임을 증명했다. 남북으로 큰 길이 하나 놓여 있고 동서방향으로 세 개의 길이 나 있으니 영락없는 王자였다. 왕씨 가문의 시조인 ‘왕실王實’은 두부장사로 큰돈을 모은 거상이었다. 왕실의 17대손 형제는 나란히 관직에 등용돼 가문에 영광을 안겨줬고 집을 더 크게 짓고 더 화려하게 치장했다. 예나 지금이나 부와 명예를 뽐낼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수단이 바로 으리으리한 집짓기가 아닌가. 수백년에 걸쳐 대대손손 지어진 이 집은 ‘민간의 자금성’으로 불릴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방의 개수는 1,118칸, 정원의 수도 100개가 넘는다. 집을 구경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족히 1시간은 걸렸다. 왕자다위안에서는 숨어있는 장치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계단과 문 앞에는 복숭아, 박쥐, 원숭이, 물고기 등의 조형물이 나타났다. “복숭아는 장수, 박쥐는 복을 의미하고요…” 여기저기서 숨은 그림 찾기에 빠진 이들의 소리가 새어 나왔다. 집을 채운 소품 중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만든 것이 없었다. 방문객이 어찌나 만졌던지 사람의 손을 탄 장식품은 하나같이 반들반들했다. 하산 후 여행은 대개 왕자다위안에서 핑야오구청平遙古城·평요고성으로 이어진다. 핑야오구청은 명나라, 청나라 시대의 ‘명동’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번화해 몐산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적막한 몐산에 파묻혀 며칠을 지냈던지라 왁자지껄한 핑야오구청의 분위기가 처음에는 낯설었다. 그러나 순식간에 몸이 반응했다. 정신없이 골목을 누볐더니 어느새 두 손 가득 간식과 아기자기한 기념품이 들려 있었다. 스토우빙으로 불리는 바삭바삭한 과자, 매콤하고 짭조름한 양 꼬치, 대형 지팡이 과자 등 맛있는 길거리 음식이 워낙 많아 끼니를 걸러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핑야오구청에는 지갑을 열게 하는 마력이 흘렀다. 알고보니 핑야오구청 일대는 상업 중심지로 흥했던 곳이었다. 중국 최초의 은행인 표호票號도 이곳에 있다. 처음 핑야오구청을 둘러보면 망망대해를 누비는 것처럼 막막하다. 다행히 스러우市樓·시루는 든든한 등대 역할을 했다. 아침이면 이곳을 중심으로 거리 공연이 열리고, 밤이면 화려한 빛이 뿜어 나와 여행객을 위무했다. 1 장수, 복 등을 의미하는 조형물이 곳곳에 숨어있다 2 왕자다위안은 민가의 자금성으로 불릴 정도로 거대하다 3 핑야오구청의 아침은 화려한 전통 공연으로 시작한다 Travel tip 산시성 사람은 식사 전 꼭 ‘식초’ 한 잔을 마신다. 상 위에 오른 검정 액체를 보고 당황하지 말자. 몸에 좋은 약이라 생각하고 냉큼 마셔 보시길. 핑야오구청에는 게스트하우스, 중국식 전통 숙소인 객잔이 있다. 특히 객잔에 머물면 홍등과 버드나무를 벗 삼아 객잔 주변을 산책해 보라. 귀부인이 된 것처럼 어깨가 으쓱해진다. 또한 객잔 마당의 테이블에서 맥주 캔을 든다면 풍경에 취해 밤을 새기 십상이다. 단, 객잔의 실내는 약간 쌀쌀한 편이니 취침 전 창문을 잘 닫는 게 좋다. T clip.여행상품 10월20일까지 몐산으로 손쉽게 떠날 수 있다. 바로 인천에서 산시성의 성도인 타이위안까지 아시아나항공이 전세기를 운항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총판매대리점을 맡고 있는 레드팡닷컴을 비롯해 하나투어, 모두투어, 자유투어, 참좋은여행, 온라인투어 등 전국의 여행사를 통해 전세기 상품을 예약할 수 있다. 매주 토요일 출발해 4박5일간 현지에 머무르며 몐산, 왕자다위안, 핑야오구청 등 산시성 대표 여행지를 모두 아우르며 중국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디너쇼도 포함한다. 상품가 69만9,000원부터 문의 레드팡닷컴 02-6925-2569 쓰촨성 구채구 九寨溝 고산증은 통과의례였다 오색찬란한 물빛을 보는 순간 당신은 선계仙界에 온 듯한 착각을 할 것이다. 지구상의 온갖 푸른색 보석을 가루 내 물에 푼 듯한 구채구의 물빛은 다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산을 고이 담아낸 물이 잔잔하고, 웅장한 폭포에서는 거대한 물의 커튼이 눈앞을 가린다. 하지만 구채구에 도착하기 전 고산병이 발목을 잡았다. 구채구로 가는 관문인 청두成都·성도에서 국내편 비행기를 타고 해발 3,500m의 구황공항에 내리자마자 딱따구리가 머리를 쪼는 듯한 두통이 일어났다. 갑자기 높은 곳에 올라오자 심한 고도차에 몸이 고통을 호소한 것이다. 미리 먹었던 고산병 예방약은 별무소용이었다. 하지만 자고 일어나니 몸은 금방 적응됐는지 평소와 같은 기분으로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다른 일행들은 정도가 조금 덜할 뿐, 여전히 두통이 남아있다고 했다. 구채구는 해발 1,980~3,100m 정도 높이에 걸쳐져 있는데 한반도의 최고봉, 백두산 높이가 2,744m라는 것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될 것이다. 이 때문에 종종 발생할 수 있는 고산증세는 하나의 통과의례이며 극복한다면 진한 감흥을 얻을 것이다. 구채구는 1970년대에야 벌목공에게 발견됐을 정도로 오지다. 골짜기 안에 9개의 장족 마을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아름다운 산과 오색찬란한 물로 유명하다. 동화세계, 인간선경 등으로 불리는 중국 관광의 명소로 1975년 중국 정부 지정 관광지로 지정됐고, 1992년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 1997년에는 세계 생물권 보호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4 진주가 흐르는 듯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진주탄폭포 5 오화해는 꽃처럼 아름다운 다섯 색깔이 비친다는 뜻으로, 비취색이 인상 깊은 곳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감탄사가 절로 터지는 물빛 구채구를 위에서 내려다보면 Y자 형태이며 크게 수정구樹正溝, 일측구日則溝, 측사와구則渣窪溝 3개의 골짜기로 이뤄져 있다. 전체 길이는 55.5km, 입구에서 구채구의 가장 높은 지역인 장해까지의 길이는 총 17.8km에 달한다. 따라서 도보로 걷기에는 힘들기에 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같은 버스를 탄 관광객들은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눈에 들어올 때마다 찬탄을 질러댔다. 그것도 그럴 것이 산이 물 표면에 그대로 비춰지기도 하고, 비취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물 색깔의 오묘함에 홀리듯 빨려들게 된다. 예로부터 장족들이 신산성수神山聖水라 불러 왔다는데 그 이유를 짐작할 것 같다. 구채구 내에는 크고 작은 호수들이 114개, 호수 사이에 17개의 폭포군, 11개의 급류, 5곳의 트래버틴(석회암의 일종) 모래톱이 서로 연결돼 있다. 호수는 이름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있는데 명칭이 있는 호수는 보통 오화해, 경해, 장해와 같이 바다海라 명명된다. 구채구에 관한 전설에는 로맨틱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옥낙색모라는 여신이 있었는데 달과라는 남자신이 그녀를 사모했다. 한 번은 달과가 여신에게 바다를 볼 수 있는 보물거울을 선사했는데 갑자기 달려든 마귀에 놀라 거울을 떨어뜨렸다. 그 거울 조각이 인간세상에 떨어져 보석처럼 산 곳곳에 박히게 됐는데 그것이 구채구의 호수가 됐다는 것이다. 구채구의 하이라이트, 오화해·장해 구채구는 면적이 720km2 달하는 만큼 관광객이 머무는 짧은 시간 동안 모두를 둘러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성수기에는 가이드도 압사당할 뻔했다고 할 만큼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기에 여유로운 사진 촬영도 어렵다. 따라서 미리 몇 곳을 정해 놓고 집중해 보는 편이 낫다. 추천하는 곳은 오화해五花海와 장해長海다. Y자 계곡의 오른쪽(일측구) 상류 부분에 있는 오화해는 꽃처럼 아름다운 다섯 가지 색이 비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만큼 구채구 호수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인데 에메랄드색과 남색, 녹색 등이 서로 교차하고 영롱한 빛을 발해 눈을 어지럽힌다. 이런 신비한 색감은 석회암 지형 때문인데, 물에 석회질이 많아 색깔이 옥색으로 비치는 것에 더해 주변 산의 전경, 태양의 움직임 등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화한다. 호수 속에는 이미 오래된 나무가 유유자적하게 잠겨 있는데 신기하게도 썩지 않는다고 한다. 지질 특성상 석회 성분이 고착돼 그 형태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들이 어우러진 오화해는 말 그대로 선경이라 부를 만큼 감동이 살아 숨쉰다. 오화해 위로는 팬더바다라는 뜻의 웅묘해熊猫海가, 아래로는 경내에서 가장 웅장하며 진주가 흐르는 듯 아름답다는 진주탄폭포珍珠灘瀑布가 있는 만큼 천천히 유람하듯 즐기는 것도 좋다. 식사 후 버스를 타고 구채구에서 제일 높은 호수인 장해로 향했다. 장해는 백두산보다 높은 해발 3,101m에 있고 길이는 약 4.3km에 달한다. 유람선이라도 뜰 것 같은 긴 물결이 호수임에도 시야를 탁 트이게 만든다. 이곳을 한 바퀴 둘러보면 마치 중식도로 산을 뭉텅뭉텅 베어낸 듯한 노르웨이의 피오르드fjord와 흡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구채구라는 계곡 하나에서 동양과 유럽의 매력을 아우르는 풍경이 숨쉬는 것이 참으로 신기할 뿐이다. 장해 아래 쪽으로 걸어 내려가면 역시 물 색깔이 곱디고운 오채지五彩池에 닿는다. 1 석회질 성분 때문에 이곳에 잠긴 나무들은 썩지 않고 형태를 유지한다 2 웅장한 풍경을 자랑하는 장해. 이름답게 사진에 보이는 장면이 전체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3 구채구 장족문화촌에서는 장족의 문화와 전통을 만끽하며 쇼핑도 겸할 수 있다 4 장족문화촌에서 전통복장을 한 여인이 집으로 들어가고 있다 5 장족은 중국 소수민족 중 유일하게 칼을 차고 다니기에 화를 돋우면 곤란에 처할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오지 속 쇼핑몰, 장족문화촌 구채구 내의 수정채에는 각종 기념품을 파는 장족 마을이 있다. 입구 앞에는 쵸르텐불탑과 룽다風馬가 서 있다. 룽다는 긴 장대에 매단 긴 깃발이고 타르쵸는 정사각형의 기를 이어서 매단 것으로 경문이 가득 쓰여 있다. 진리가 바람을 타고 세상에 전달돼 모두가 해탈하라는 뜻이 담겨져 있는데 해져 사라질 때까지 그대로 둔다고 한다. 입구로 들어가면 타르쵸가 만국기처럼 내걸려 있다. 상점에서 물품을 파는 이들은 모두 장족 전통 복장을 하고서 그들만의 독특한 기념품을 만든다. 티벳문자가 수놓인 천 제품, 스카프, 옥으로 만든 빗, 각종 의류, 거울, 팔찌, 귀걸이 등의 액세서리 등도 만날 수 있다. 상업적인 느낌이 강해 아쉽지만 장족의 고유한 삶도 들여다보고 기념품도 구매할 수 있어 구채구를 찾은 이라면 누구나 즐겨 찾는 곳이다. T clip.가는방법 청두(성도)는 구채구의 관문이다. 인천에서 청두까지는 아시아나항공, 중국국제항공, 사천항공 등이 운항 중이며 약 3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청두에서 구황공항까지는 비행기로 45분 걸리지만 육로로는 10시간도 소요될 수 있다. 그만큼 비행기 이용객이 많은데 문제는 날씨가 워낙 오락가락하는 탓에 비행기 연착이 흔하디 흔하게 일어난다는 것. 기자는 3시간 넘게 청두 공항 의자에 누워서 기다려야 했다. 상품 문의 하나투어 02-2127-1951 Travel tip. 구채구는 산에 단풍이 들고 물이 많은 가을이 성수기다. 단, 10월에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가득 차서 주변 호텔 가격도 비싸고, 관광할 때 인도를 걷기도 힘들 만큼 붐비니 9월이 가장 적당하다 구채구 내에서 버스 이용할 때는 앉은 자리가 풍경 감상의 핵심이다. 입구에서 상행선 버스를 탈 경우 왼쪽이, Y자 교차로에서 왼쪽으로 올라가는 일측구에서는 오른쪽에 앉으면 이동하면서 멋진 장면을 만끽할 수 있다. 고산병은 평소 건강상태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으니 자만은 금물. 일단 고산병 증세가 생기면 하산만이 해결책이다. 약을 준비하는 등 미리 조처하고 대비하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동광주~광산IC 6차로로 확장

    동광주~광산IC 6차로로 확장

    광주제2순환도로의 일부인 호남고속도로 동광주 IC~광산 IC(11㎞) 간 왕복 4차로가 오는 2019년까지 6차로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또 북구 용봉동에서 이 도로에 진입할 수 있는 용봉 IC가 새로 건설된다. 4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를 위해 정부가 관계부처 간 협의를 통해 재원분담 조정안을 확정하고 예비타당성 조사 후 국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 구간은 시내를 가로지르는 호남고속도로의 일부였으나 2006년 말 장성~담양 쪽으로 우회도로가 개설되면서 제2순환도로에 편입, 운영 중이다. 그러나 광주 북부에서 동서로 이어지는 유일한 간선도로 역할을 하면서 출퇴근 시간대에 도심으로 진입하는 차량이 상습적으로 체증을 일으키고 있다. 시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동광주 IC~광산 IC 간 통행 차량은 하루 평균 9만 555대로 이는 왕복 6차로 확장 기준인 하루 5만 2000대의 2배 수준에 이른다. 이로 인해 출퇴근 시간대에 서광주 IC, 용봉 IC로 빠져나가는 차량과 빛고을대로와 제2순환도로에서 고속도로로 합류하는 차량들로 장사진을 이루기 일쑤다. 동광주 IC 부근도 제2순환도로 진입 차량과 고속도로로 향하는 차량이 섞이면서 혼잡을 빚고 있다. 광주시는 이에 따라 2009년 12월부터 국토해양부와 도로공사를 상대로 호남고속도로의 확장을 건의했지만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했다. 정부가 3700여억원에 이르는 사업비 부담에 난색을 표시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는 이를 꾸준히 건의했고, 최근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국토부, 광주시, 도로공사 관계자가 참석한 회의에서 재원분담 방안에 대해 기관 간 협의가 이뤄지면서 도로 확장의 실마리를 찾았다. 회의에서 ▲확장공사비 2345억원 전액 국비 부담 ▲환경개선비용 1217억원 국비와 시비 50%씩 부담 ▲용지보상비 160억원은 시비로 충당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현재 시내 진입로만 개설된 북구 용봉 IC에 진출로를 추가 개설하고, 우산동 주공아파트와 문흥동 근린공원을 연결하는 덮개를 비롯해 비엔날레전시관 인근 통로박스(교량) 5곳, 방음시설 재원 등도 환경개선공사비에 포함시켰다. 시는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 선정과 내년 기본설계용역비 지원을 국토부에 건의하고 예비타당성 조사도 신청키로 했다. 시 관계자는 “이 도로가 확장되고 용봉 IC(진입로)가 신설되면 광주 북부지역 일대의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경주 남산의 재발견…신라 1000년의 미소와 만나는 길

    경주 남산의 재발견…신라 1000년의 미소와 만나는 길

    남북 8㎞, 동서 4㎞. 경북 경주의 진산, 남산(495m)의 체격입니다. 산 치고는 작고 야트막한 편이지요. 한데 덩치는 작아도 그 안에 담긴 시간의 깊이는 깊고 또 넓습니다. 과장 좀 보탤까요. 딱 ‘나무 반 유물 반’입니다. 확인된 절터만 150곳이고 불상은 129기, 탑은 99기에 달한다고 합니다. 전체 문화유적은 694개소이고요. 고(古)신라부터 통일신라 이후, 심지어 고려시대 유물까지 빼곡합니다. 산 전체가 절집이자 지붕 없는 박물관인 셈입니다. 그러니 국립공원으로 지정(1968년)된 건 당연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2000년)된 것도 어색할 게 없지요. 여름방학을 앞두고 아이들과 경주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남산을 프로그램에 넣는 걸 잊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경주 남산(南山)은 옛 월성 왕궁의 ‘남’(南)쪽에,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다. 산의 이름도 이 같은 지리적 특성에서 비롯됐다. 대릉원 등 문화재가 밀집한 도심이나, 불국사가 깃든 토함산 등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잦은 지역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남산이 늘 관광객들의 시선에서 한발짝 비켜 섰던 까닭이기도 하다. 하지만 남산엔 신라의 모든 것이 새겨져 있다.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의 탄생 설화를 품은 우물 나정(井)과 후백제 견훤의 공격을 받은 신라가 종말을 고한 포석정이 각각 남산 자락에 있다. ‘신라의 역사가 시작되고 끝난 곳’이란 표현은 그래서 나왔다. 화산으로 치자면 남산은 활화산이다. 최근까지도 끊임없이 문화재가 발굴되고 있다. 2007년에도 남산 열암곡에서 대형 마애석불이 발견됐다. 언제 어디서 무엇이 발견될지 모르니 ‘남산에선 구르는 돌 하나도 문화재급’이란 표현이 무색하지 않겠다. ●절터 150곳·불상 129기·탑 99기…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남산을 둘러보는 방법은 다양하다. 이정표도 두 가지 종류로 세워져 있다. 노란색 글씨는 문화재 탐방 코스, 흰색은 단순 산행 코스다. 가장 일반적인 건 삼릉~용장골 코스다. 바둑바위와 금오산 정상을 찍고 용장계곡으로 내려온다. 이 코스에선 ‘신라 1000년의 미소와 만나는 길’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다양한 문화재와 만날 수 있다. 단순 산행이라면 3시간 남짓 걸리지만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이곳저곳 문화재를 들여다보자면 예닐곱 시간은 족히 걸린다. 들머리는 삼릉이다. 신라 8대 아달라왕, 53대 신덕왕, 54대 경명왕이 잠든 봉분 셋이 연달아 솟아 있다. 삼릉을 찾게 하는 건 주변의 솔숲이다. 이리 휘고 저리 굽은 소나무들이 빼곡해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다. 솔숲을 지나 가장 먼저 만나는 불상은 석조여래좌상이다. 남산 일대 상당수의 불상들이 그렇듯, 이 불상도 목과 얼굴 부분이 없다. 조선시대 숭유억불정책의 희생양이었을 거란 게 유력한 추정이다. 인근 계곡에 쳐박혀 있던 것을 1964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 왔다. 얼굴은 잃었지만, 불상의 자태는 당당하다. 넓은 어깨와 가슴, 선명한 옷 매듭 무늬 등에선 기백이 넘친다. 경주남산연구소의 김구석 소장은 “7~8세기 신라 초기의 불상들은 이처럼 가슴이 넓고, 목 주름 등이 박력 있게 표현된 것이 특징”이라며 “통일신라 후기로 갈수록 허리 부분이 잘록해지고 가슴의 윤곽도 좁아지는 등 미려함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석조여래좌상 위엔 아담한 크기의 마애관음보살이 서 있다. ‘미스 신라’라고 불리는 불상이다. 키 154㎝로 아담하고, 입술은 루즈를 바른 듯 붉다. 신라 석공이 붉은 빛 도는 돌 부분에 부러 입술을 새겼다니, 선인들의 해학에 설핏 웃음이 새어나온다. ●일곱 부처와 비승비속의 신선을 만나다 큰 바위에 아미타부처 여섯 분을 새긴 선각육존불을 지나면 선각여래좌상이다. 고려시대 때 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남산의 문화재 가운데 가장 ‘어린’ 마애불상인 셈. 코는 두리뭉실하고 입술은 썰면 반근은 족히 나올 만큼 두툼하다. 뭐가 그리 좋은지, 눈은 실실 웃고 있다. 부둥켜 안고 있는 바로 옆의 부부바위를 보며 ‘의미심장하게’ 웃고 계신 건지도 모를 일이다. 남산에서 얼굴이 가장 잘생겼다는 삼릉계 석불좌상과 기골이 장대한 마애석가여래좌상을 지나면 바둑바위에 닿는다. 대릉원 등 경주의 주요 문화유적이 한눈에 들어오는 최고의 전망 포인트다. 남산에 들면 최소한 두 번은 놀란다. 그 작은 산에 유물이 빼곡한 것에 놀라고, 암릉이 많은 것에 또 한 번 놀란다. 선 굵은 바위들이 주르륵 늘어서 있는데, 설악산 공룡능선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믿겠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불상과 탑들이 이 같은 풍경과 기막히게 잘 어우러져 있다는 거다. 하나하나가 ‘있을 만한 곳에 있’다. 다리쉼을 하려는 고갯마루, 한 굽이 돌아 시선이 닿는 암벽마다 어김없이 유물들이 세워져 있다. 이는 유물들을 가까이서 보는 것도 좋지만, 몇 발짝 떨어져서 완상하는 게 더 낫다는 뜻과 맥이 닿는다. 금오산(468m) 정상을 찍고 용장계곡으로 향한다. 골이 깊어질수록 풍경도 속도를 낸다. 하산길의 으뜸 명소는 용장사곡 삼층석탑이다. 높이는 4.5m. 경주사람들은 이 탑을 ‘한국에서 가장 높은 탑’이라고 부른다. 남산 자체를 기단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원래 탑을 세울 때 기단을 쌓는데 이 석탑은 별도의 기단을 세우지 않았다.”며 “해발 380m만큼의 산을 기단 삼았으니 국내 최고 높이의 탑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산길에 가끔 뒤를 돌아보시라. 늘 이 석탑이 보일 만큼 풍경의 주인 노릇을 톡톡히 한다. 삼층석탑 아래 삼륜대좌불도 인상적이다. 원반 모양의 세 돌받침(삼륜대좌) 위에 부처를 모신 특이한 구조다. 삼륜대좌불 아래는 매월당 김시습의 발자취가 서린 용장사터다. 김시습은 용장사에 7년간 머물며 ‘금오신화’를 지었다고 한다. 여기까지만 돌아봐도 나무랄 데 없다. 한데 기왕 나선 길, 봉화골의 칠불암까지는 다녀오는 게 좋겠다. 남산에 흩어져 있는 문화재 가운데 유일한 국보(312호)다. 다만 남산 동쪽의 통일전이 들머리여서 서쪽의 삼릉~용장골 코스와 하나로 묶자면 체력이 달릴 수 있다. 통일전에서 왕복 3시간 남짓 걸린다. 칠불암 바로 위는 신선암 마애불이다. 결가부좌를 튼 대부분의 불상과 달리 구름 위에 한 쪽 발을 떠억하니 담그고 있다. 비승비속(非僧非俗)의 호방한 형상이다. ●신라의 건국 신화와 함께… ‘삼릉 가는 길’ 삼릉~용장골 코스가 산행을 겸한 답사길이라면 ‘삼릉 가는 길’은 남산 아래 자락을 따라 걷는 트레킹 길이다. 신라의 역사가 시작된 나정 등을 끼고 있어 신라의 건국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복원 공사 중인 월정교에서 삼릉까지 약 8㎞ 거리지만 코스의 중간쯤인 나정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정은 신라 시조 박혁거세의 탄생설화가 담긴 우물터다. 박씨 문중의 제각을 수리하려고 땅을 파다 팔각건물지와 부속건물지, 배수로 등이 발견됐다. 경주사람들은 나정이 박혁거세의 신궁(神宮)터라고 믿고 있다. 박혁거세 신화 또한 이 대목에서 역사로 굳어진다. 신궁의 실체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길은 1980년대까지 실제 사용됐던 남간 마을의 신라 시대 우물과 신라의 첫 왕궁터 창림사지, 배리 석불입상, 포석정 등을 거쳐 삼릉에서 끝난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경부고속도로 경주 나들목을 나와 35번 국도를 타고 곧장 가면 삼릉이다. KTX는 서울역에서 신경주역까지 2시간 10여분이 소요된다. 경주남산연구소(www.kjnamsan.org)는 다양한 남산 답사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모두 무료. 777-7142. ▶맛집:삼미정은 직접 빚은 동동주와 두부가 맛있는 집이다. 삼릉 초입에 있다. 745-8761. 고두반은 지역 농산물로 상을 내는 농가맛집. 담백하고 정갈한 맛이 일품이다. 748-7489. ▶잘 곳: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보문단지 내 한화, 대명리조트 등이 좋겠다. 최근 문을 연 블루원 리조트도 깔끔하다. 한옥 펜션인 야선미술관은 단체가 묵기 좋다. 자체 생산한 농산물로 차려낸 밥상도 맛있다. 010-9215-1618. 글 사진 경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강원도 3대사업 지연 ‘부글부글’

    강원 최대 관심사인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지정, 설악 케이블카 설치, 춘천~속초 간 동서고속화철도 건설 등 3대 역점사업이 지지부진해지면서 강원도와 주민들이 강경 투쟁도 불사할 움직임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 “(강원 3대 현안은) 대선 공약에 포함해서라도 반드시 관철하도록 하겠다. 잘 안 되고 정치성이 명확해지면 상경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강경하게 맞설 뜻을 분명히 했다. 최 지사는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와 설악 케이블카,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등 강원도 3대 현안이 대선을 앞두고 다른 지역의 반발을 우려한 정치적 이유로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정부의 결정 과정에서) 사소한 꼬투리들이 있는데 처음부터 제기된 것도 아니고 누군가 결정을 안 내려주면서 정부가 결단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은 강원도 동해안권이 선정 평가 기준인 60점을 넘는 60.8점을 이미 획득했지만 지난달 말에 이어 2일 열린 경제자유구역위원회에서 또다시 보완 지시가 내려진 상태다.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은 강원도가 강릉, 동해, 삼척 일대 4개 지구(10.78㎢)를 신성장 동력과 지역 성장 거점으로 조성하는 사업으로 투자 의향 총투자액만 지금까지 4조 4000억원에 이른다. 설악 케이블카 설치도 지난달 말 정부의 시범사업지 선정에서 부결됐으며 춘천~속초 간 동서고속화철도 사업도 경제성이 떨어지고 대통령 대선 공약 사업에 반영된 사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정부에서 부정적 입장을 고수해 지금까지 답보 상태다. 이에 대해 강원 지역 번영회와 지역단체들은 강원도와 함께 대응해 목소리를 높일 태세다. 강원 지역 18개 시군 번영회장 등 지역단체장들은 5일 도청에서 최 지사와 긴급 간담회를 열고 현안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정부 압박에 나설 계획이다. 지역 정가에서도 정부를 성토하고 나섰다. 민주통합당 도당은 결의문을 내고 “동해안 경제자유구역의 연내 지정이 불투명해지면서 그동안 최 지사와 도가 추진해 온 해외 자본 및 기업 유치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됐다.”고 지적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커피믹스 주도권 싸움 원두로 확전

    커피믹스 주도권 싸움 원두로 확전

    커피 믹스 시장의 주도권 싸움이 ‘원두’를 놓고 펼쳐지고 있다. 남양유업은 2일 100% ‘아라비카 원두’로 만든 고급 원두커피 믹스 ‘루카’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원두커피 믹스 ‘카누’를 출시한 동서식품, 최근 유사 제품인 ‘칸타타 스틱커피’를 내놓은 롯데칠성 등과 뜨거운 경쟁을 또 한 차례 벌일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은 초반 돌풍을 일으키기 위해 100여명의 판촉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판촉 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9월부터는 전국적인 야외 시음 행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업체들이 원두커피 믹스에 주목하는 이유는 급성장하는 커피 전문점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이 고급화되면서 원두커피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1조 2000억원대인 국내 커피 믹스 시장에서 원두커피 믹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500억원대로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2년 안에 20% 안팎까지 성장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원두커피를 즐기는 인구는 음용 잔 수 기준으로 2006년 전체 커피 인구의 3.8%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엔 7.8%까지 성장해 5년 만에 105.3%나 증가했다. 남양유업의 루카는 아로마 추출 방식을 사용해 커피 향을 살렸고 콜롬비아와 과테말라산 아라비카 원두를 미세하게 분쇄한 원두 가루를 혼합해 커피의 풍미를 극대화했다. 원두를 분쇄할 때 영하 196도의 초저온 상태에서 질소가스를 투입해 산소와의 접촉을 최소화함으로써 원두 본연의 풍미를 최대한 살려냈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가격은 30입 기준으로 ‘루카 마일드 아메리카노’와 ‘루카 다크 아메리카노’가 9600원, ‘루카 마일드 스위트 아메리카노’와 ‘루카 다크 스위트 아메리카노’는 1만 350원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강화 ~ 고성 고속도로 추진

    인천 강화에서 강원 고성을 잇는 동서 평화고속도로 건설이 본격 추진된다. 접경지역 시장·군수 협의회는 27일 “국내 주요 도로가 남북으로 개설돼 수도권과 강원지역 주민들의 왕래가 어렵다.”면서 “접경지역을 동~서로 연결하는 가칭 평화고속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구 용역은 평화고속도로 기본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것으로, 주성호 국토해양부 제2차관이 지난달 접경지역 시장·군수들과의 면담에서 “평화고속도로가 필요한 객관적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연구용역이 선행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협의회는 인천시 강화와 경기지역, 강원 고성의 접경지역을 따라 연결하는 총 연장 255㎞, 왕복 4차로의 고속도로 건설을 구상하고 있다. 단체장들은 그동안 국도와 지방도가 남~북 위주로 건설되고 동~서를 연결하는 광역도로망이 없어 접경지역이 소외됐다고 주장해왔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포항 용흥동서 편백나무 숲 발견

    포항 용흥동서 편백나무 숲 발견

    경북 포항의 야산에서 편백나무 숲이 발견됐다. 경북도수목원은 최근 포항시 용흥동 해발 50m 산지의 북사면 산록부에서 수령 70년 정도의 편백나무 조림지를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편백나무 숲은 면적 5000㎡에 편백나무 160그루와 해송 175그루가 섞여 있으며, 편백나무 줄기의 지름은 34㎝, 키 16m로 우량 임야로 평가됐다. 피톤치드 발생이 가장 많은 나무로 알려진 편백나무의 줄기는 고급 건축자재로, 가지와 잎은 약재나 향료로 활용되는 최고의 경제 수종으로 알려졌다. 일본에 주로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는 제주도와 남해안 지역에서 자란다. 도내 일부 시·군이 10여년 전부터 편백나무 조림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사설] 극우화 치닫는 일본을 다룰 전략은 뭔가

    최근 들어 가시화되고 있는 일본의 극우화 움직임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을 긴장케 만들고 있다. 일본 의회는 지난 20일 원자력기본법과 원자력규제위원회설치법을 개정하면서 “원자력이 국가의 안전보장에 이바지한다”는 문구를 집어넣었다. 일본이 장기적으로 핵무장을 하겠다는 속셈을 내비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일본 의회는 또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법도 고쳐서 “평화 목적에 한한다.”고 명시한 문구를 삭제하고 “우주기본법의 평화 이용에 관한 기본 이념에 의거해”라는 모호한 내용으로 바꿨다. 우주개발을 군사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법 개정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핵무장 의혹과 관련, 후지무라 오사무 관방장관은 “원자력을 군사적으로 전용한다는 생각은 일절 갖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갈수록 우경화되고 있는 일본 정치권을 보면 핵무장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일본은 최근 20년간 계속된 경제 침체로 전반적인 국가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적 리더십까지 흔들리면서 극우 세력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일본의 움직임에 대해 우리 정부는 아직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원자력, 우주 관련법의 개정 진의가 무엇인가를 파악 중이라고 한다. 정부 일각에서는 일본의 핵무장이 북한 핵을 막지 못한 중국의 책임이라는 논리가 나오고 있다. 일리 있는 지적일 수도 있지만, 그런 논리라면 일본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는 뜻인지 묻고 싶다. 일본이 핵무장을 하게 되면 우리는 동서남북으로 핵 위협을 받게 된다. 정부는 일본의 핵무장에 확실하게 반대해야 한다. 지난 19일 일본 남성 2명이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에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적힌 흰색 말뚝을 묶으며 모욕했다. 일본 극우 세력은 우리의 경계가 소홀하면 언제든지 이런 식의 만행을 저지를 수 있다.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에 나서는 주요 후보들의 캠프에서도 향후의 한·일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에 대해 성찰력 있는 연구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 [저자와 차 한 잔] ‘속속들이 옛 그림 이야기’ 펴낸 미술평론가 손철주

    [저자와 차 한 잔] ‘속속들이 옛 그림 이야기’ 펴낸 미술평론가 손철주

    출판사 자음과모음이 펴낸 문고판 인문도서 시리즈. 인문 교양지 ‘자음과모음 R’의 연재물과 KBS ‘TV특강’ 강연록 등을 엮어 1~3권을 냈다. 1권이 미술평론가 손철주의 ‘속속들이 옛 그림 이야기’, 2권은 역사학자 장수한 침례신학대 교수의 ‘깊고 진한 커피 이야기’, 3권은 동화작가이자 시인인 김진경의 ‘신화로 읽는 세상’이다. 7000~8000원대로 책정해 시리즈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 책은 쉽게 보고 덮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깊은 정보는 다른 책에서 얻으면 돼요. 한번 읽고 다른 사람 주세요. 재미있다면 말이죠.” 출판사가 들으면 식겁할 소리다.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계동 출판사 학고재에서 만난 미술평론가 손철주(59)는 신간 ‘속속들이 옛 그림 이야기’를 두고 이렇게 정의했다. 이 책은 자음과모음 출판사가 내놓은 ‘팸플릿 시리즈’ 1권으로, 그가 지난해 한 공중파 프로그램에서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그림 보는 만큼 보인다’ ‘다, 그림이다’ 등 스테디셀러의 저자이자 미술평론가이니 이 손바닥만 한 책을 두고는 이리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건가 생각하면 물론 오산이다. 이 책에 대한 애정은 “재미있게 보고 다른 사람에게 주어라.”에 방점을 찍어 이해하면 된다. 1장 ‘누워서 구경하니 더욱 신기하여라’는 산수화를 다루고 2장 ‘봄날의 상사는 말려도 핀다’는 그림에 담긴 내밀한 남녀의 애정사를 풀어 놓는다. 3장 ‘꽃이 속삭이고 동물이 노래한다’에서는 민화를, 4장 ‘선비는 숨어도 속세는 즐겁다’에선 인물화를 다룬다. 옛 그림의 시대적 배경과 화가의 시선을 소개하고 관련된 한시도 녹여 가면서 설명한다. 그림을 보여 주고 말하는 TV 강의를 글로 적어 놓으니 내용이 쇠락해 버렸다. 그래서 강의 내용을 중심으로 말투를 새로 쓰고 설명을 덧대면서 이해력을 돕는 작업을 했다. “바위는 어떻게 그렸고 붓질은 어떻게 했고 이런 식의 미술 기법보다는 그림이 품은 이야기를 말하고 싶었다.”는 그는 “그림을 그린 옛 사람의 눈으로, 그 시대상에서 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마치 할머니 무릎을 베고 옛 이야기를 듣는 듯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바람이 녹아들어 재미가 쏠쏠하다. 그는 비단에 채색을 하고 정교하게 산과 나무, 해를 심어 넣은 유성업의 ‘해맞이’처럼 연하장 같은 그림보다는 서툰 듯 거칠게 그린 최북의 ‘공산무인도’를 더 좋아한다. 화가가 자연을 바라보는 심경이 붓질 하나하나에 그대로 묻어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 이유로 무명 화가의 솜씨가 부끄러움 없이 드러난 민화도 참 재미있는 그림이다. 소박하고 진실하면서도 우리 민족의 습속이나 믿음이 고스란히 숨어 있어서다. 사무실 벽에 빼곡히 붙은 메모지들에 쓴 한시를 인용하면서, 도록을 꺼내 보이면서, 컴퓨터에 있는 민화를 확대해 가면서 설명을 하는 그의 얼굴에 신명이 묻어난다. 김홍도의 ‘표피도’를 설명할 때는 감탄사가 마구 섞인다. “붓질이 아주 자잘해요. 그림을 20분의1 정도로 축소해서 붓질을 몇 번 했는지 헤아려 봤거든요. 수십만 번인 거예요. 정말 대단하지 않아요? 이런 잔털을 일일이 다 그렸다는 게.” 옛 그림은 이토록 찬사를 받아 마땅한데 정작 사람들은 그 가치를 잘 알지 못한다. 저자는 그 이유를 “스토리텔러 부족”으로 꼽는다. “가끔 옛 그림 전시를 하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요.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흥행은 못 해요.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내 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그가 그 역할을 자처한다. “이전까지는 동서양 미술 전반에 관심을 가졌지만 이제는 옛 그림에 집중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했다. 옛 그림을 역사이자 축적된 우리의 삶으로 보는 그에게는 일종의 사명감이자 책임감이다. 준비하는 책 역시 옛 그림에 관한 것이다. 이전에 냈던 ‘옛 그림 보니 옛 생각 난다’가 옛 사람의 감성을 흘렸다면 새 책에는 미술 기법을 조금 덧댈 계획이다. 그럼 옛 그림을 어떻게 즐기면 되는 것인가 묻자 “무조건 많이 보라. 그리고 꼭 돋보기를 갖고 가라.”고 대답한다. 공자 왈 ‘머리 좋은 사람은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더 나아가서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이치다. 돋보기의 용도는? 옛 사람이 옛 그림에 숨겨 놓은 것들을 발견하는 재미를 주는 수단이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사설] 디도스 특검 밝힌 것은 없이 ‘면죄’만 확인했다

    지난해 10·26 재·보선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홈페이지에 대한 분산서비스 거부(디도스·DDoS) 공격 사건을 수사해온 특별검사팀은 어제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5명을 공무상 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특검팀은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미흡해 의혹이 풀리지 않자 지난 3월 26일 수사에 착수했으나 3개월 동안 무엇을 했는지 모를 정도로 결과는 미흡하기 짝이 없다. 의혹을 풀기는커녕 중요 의혹에 대해 무혐의로 수사를 끝내면서 면죄부만 준 꼴이다. 특검팀은 박희태 전 국회의장 비서 김모씨와 최구식 전 새누리당 의원 비서 공모씨가 사전 모의해 저지른 범행이라는 5개월여 전의 검찰 수사결과를 뛰어넘는 발표를 하지 못했다. 최구식 전 의원을 비롯한 소위 윗선 및 배후 개입 의혹은 전혀 밝혀내지 못했다. 김효재 전 수석과 조현오 전 경찰청장의 수사 축소·은폐 의혹과 검찰 수사과정에서 청와대의 은폐·조작·개입 의혹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특검 수사를 통해 새로 기소된 김효재 전 수석도, 디도스 공격에 대한 직접적인 관여 혐의가 아닌 수사상황 등 공무상 비밀을 최구식 전 의원에게 누설한 혐의에 불과하다. 특검팀은 ‘윗선은 없다.’는 검찰과 경찰 수사결과에 대한 불신에서 출발했지만, 뭐 하나 제대로 밝혀낸 게 없다. 국민적인 의혹이 큰 사건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라는 말이 딱 맞는다. 특검팀은 그동안 총 348명을 조사하고 중앙선관위 등에 대해 15차례 압수수색을 벌였다. 특검보 3명과 파견검사 10명 등 인력도 부족하지 않았다. 하지만 의혹을 풀겠다는 의지가 제대로 있었던 것인지 의심받을 수 있을 정도로 수사결과는 초라하다. 이런 특검이라면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게 무리가 아니다. 특검팀의 발표대로, 국회의원 (하위직)비서들이 정치권에 미치는 자신들의 위세를 과시하기 위해 디도스 공격이라는 엄청난 일을 저질렀을 것으로 믿는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국정조사나 청문회를 통해서라도 국민적 의혹은 해소하는 게 좋다.
  • 보험금에 눈멀어…아내·동생·처남 살해

    보험금을 타내려고 아내와 남동생, 처남을 살해한 뒤 내연녀의 남편까지 살해하려 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996년부터 10년 동안 가족 등 친·인척 3명을 죽이고 보험금 20억원을 받아 가로챈 박모(46)씨와 박씨를 도운 손아래 동서 신모(41), 내연녀 최모(41)씨 등 3명을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경기 동두천 지역의 폭력배 출신인 박씨는 중고차 매매를 하던 1996년 사업자금과 조직 운영 자금이 떨어지자 아내 김모(당시 29세)씨를 살해한 뒤 교통사고로 위장해 보험금을 타내기로 결심, 조직 후배 전모(36)씨에게 도와줄 것을 제의했다. 전씨는 같은 해 10월 6일 오후 8시쯤 경기 양주시의 한 주차장에서 박씨가 주변을 살피는 동안 김씨를 목 졸랐다. 박씨는 아내의 시신을 차에 싣고 주차장 인근 삼거리로 나가 전씨의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를 내 보험사로부터 1억 4500만원을 받았다. 하나뿐인 친동생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1998년 7월 박씨는 자신이 보험금 수령자로 된 생명보험 3개를 동생(당시 28세) 명의로 가입했다. 당시 사채업과 주점을 운영하던 박씨는 “돈 받을 곳이 있는데 같이 가자.”며 김포공항 부근으로 동생을 데려가 차 안에서 살해했다. 이어 맞은편 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을 들이받아 교통 사망사고로 꾸몄다. 박씨는 또다시 보험금 6억원을 손에 쥐었다. 잠잠했던 살인 행각은 재혼 뒤 다시 시작됐다. 1998년 재혼한 박씨는 2006년 4월 손아래 동서인 신씨와 공모, 처의 남동생 이모(당시 32세)씨를 살해하고 보험금을 타낼 계획으로 장모 명의의 통장 2개를 개설했다. 이어 신씨가 이씨에게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박씨가 둔기로 살해, 시신을 차에 싣고 가다가 경기 양주시 교외에서 교각에 충돌해 사망한 것으로 위장했다. 박씨는 장모 명의의 보험금 12억 5000만원을 받아 1억 2000만원을 신씨에게 줬다. 박씨는 앞서 2006년 1월 같은 방법으로 내연녀 최씨의 남편 김모(41)씨를 교통사고를 가장해 살해하려다 충돌 직전 신씨가 마음을 바꿔 핸들을 꺾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GS건설·KT&G 안동서 아파트사업

    KT&G와 GS건설이 손잡고 경북 안동시 당북동에서 공동주택 사업을 벌인다. KT&G는 21일 자사 강철호 전략기획본부장(전무)과 임충희 GS건설 주택사업본부장(부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강남구 대치동 KT&G 사옥에서 사업협약 체결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사업협약에는 KT&G와 GS건설이 추진 예정인 당북동 공동주택사업을 비롯해 KT&G의 개발예정 부지 등에 대한 컨설팅 및 기술지원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당북동 공동주택 사업은 KT&G의가 보유하고 있는 당북동 393의1 공장부지를 총 952가구 규모의 주거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으로 지하 2층, 지상 23층 규모의 아파트 11개동과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선다. KT&G가 시행, GS건설이 시공을 담당한다. 오는 10월쯤 자이 브랜드로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동두천 조폭, 아내 숨지자 시신을 차에 싣더니…

    동두천 조폭, 아내 숨지자 시신을 차에 싣더니…

    보험금을 타내려고 아내와 남동생, 처남을 죽이고 내연녀의 남편까지 살해하려 한 인면수심의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은 1996년부터 10년 동안 친인척 3명을 살해한 뒤 교통사고로 위장해 보험금 20억원을 받아 가로챈 박모(46)씨와 박씨를 도운 손아래 동서 신모(41)씨, 내연녀 최모(41)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경기 동두천의 폭력배 출신인 박씨는 중고차 매매를 하던 1996년 사업자금과 조직 운영 자금이 떨어지자 범행을 계획했다. 박씨는 아내 김모(당시 29세)씨를 살해한 후 교통사고로 위장해 보험금을 타내기로 하고 조직 후배 전모(36)씨에게 범행을 제의했다. 전씨는 그해 10월 6일 오후 8시쯤 경기 양주시의 한 주차장에서 박씨가 주변을 살피는 동안 김씨를 목졸라 살해했다. 박씨는 죽은 아내의 시체를 차에 싣고 주차장 인근 삼거리로 나가 전씨의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를 내 보험사로부터 1억 4500만원을 받아 냈다. 하나뿐인 친동생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1998년 7월 박씨는 자신이 보험금 수령자로 된 생명보험 3개를 동생(당시 28세) 명의로 가입했다. 당시 사채업을 하던 박씨는 “돈 받을 곳이 있다.”며 동생을 유인해 차 안에서 살해했다. 이어 맞은편 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을 들이받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으로 위장했다. 이 건으로 박씨는 6억원을 타냈다. 잠잠했던 살인은 재혼 후 다시 시작됐다. 1998년 재혼한 박씨는 2006년 4월 손아래 동서인 신씨와 짜고 처의 남동생 이모(당시 32세)씨를 살해해 보험금을 타냈다. 신씨가 수면제를 먹여 재운 이씨를 박씨가 둔기로 살해, 시체를 차에 싣고 경기 양주시 교외로 나가 교통사고로 위장했다. 이 건으로 박씨는 장모 명의로 몰래 들어 둔 3개 보험을 통해 12억 5000만원을 타내 이 중 1억 2000만원을 신씨에게 떼어 줬다. 박씨는 앞서 2006년 1월 같은 방법으로 내연녀 최씨의 남편 김모(41)씨를 교통사고를 가장해 살해하려다 충돌 직전 신씨가 마음을 바꿔 핸들을 꺾으면서 김씨는 목숨을 건졌다. 한편 1996년에 박씨의 첫 살인을 도운 박씨의 후배 전씨는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 대상에서 제외됐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서울서 신라시대 도로·집터 발견

    서울서 신라시대 도로·집터 발견

    서울에서 신라시대 도로와 집터가 발견됐다. 겨레문화유산연구원은 안양천에 인접한 금천구 독산동 도시개발사업구역(1구역)에서 6세기 후반에서 7세기에 이르는 신라시대의 도로와 함께 굴립주건물지(掘立柱建物址) 58동, 수혈건물지(竪穴建物址) 6동, 우물, 집수시설 등의 유구(遺構)를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굴립주건물은 땅을 파서 기둥을 세운 뒤 지상보다 높은 위치에 주거면이나 시설물을 마련한 집을 말하고 수혈건물은 구덩이를 파고 둘레에 기둥을 세운 뒤 지붕을 덮은 움집이다. 조사구역 남쪽에서 확인된 동·서 도로의 유구는 길이 115m, 폭 5.2~6m(양쪽 배수로 포함) 규모. 도로면에는 수레가 지나간 흔적이 있다. 신라는 주로 자갈을 깔아 다지는 방식으로 도로를 조성했다. 그러나 이곳 도로는 자갈을 깔지 않는 백제의 축조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발굴조사단은 기존의 백제 도로를 계속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국제기획] “문제는 경제야”… 지구촌 너도나도 自國 표준시 변경 바람

    [국제기획] “문제는 경제야”… 지구촌 너도나도 自國 표준시 변경 바람

    ‘중국의 서쪽 끝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구도(區都) 우루무치 시민들은 낮 12시에 출근한다. 오전 9시에 출근하려면 새벽 별을 보고 집을 나서야 한다. 반면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의 동쪽 끝 지린(吉林)성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의 여름철에는 오전 3시만 되면 먼동이 트는 탓에 이곳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새벽잠을 설치기가 일쑤다. 경도상으로 우리나라보다 빠른 시간대라야 맞지만, 오히려 1시간 늦은 오전 4시가 되면 해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국토의 동서 길이가 5200㎞에 이르지만, 중국 정부가 베이징과 같은 단일시간대를 적용하는 바람에 빚어지는 진풍경들이다. 지구촌에 표준시를 변경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기존 시차를 없애 중국과 인도처럼 단일시간대로 묶어버리는가 하면, 사모아는 하루를 앞당겼고 러시아도 1시간 빠르게 변경했다. 영국은 1시간 앞당기기 위한 3년간 시험적응 기간을 갖고 있고, 베네수엘라는 시간대를 30분 늦춘 독자적인 표준시를 시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재 3시간대로 나뉘어 있는 전국 표준시간대를 오는 10월 28일부터 단일시간대로 통일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30일 발표했다. 기타 위르자완 무역장관은 “현재 그리니치 표준시(GMT)와 7~9시간 차이가 나는 시간대를 ‘GMT+8’ 하나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서쪽은 인도, 동쪽은 호주와 맞닿아 있을 정도로 국토가 동서로 5300㎞나 길게 펼쳐져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전국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중국, 필리핀 등과 동일시간대를 사용하게 됨에 따라 경제 활력에 일조할 전망이다. 남태평양의 사모아는 표준시간대를 조정해 지난해 12월 30일 하루를 영원히 없애버리는 ‘강수’를 뒀다. 날짜변경선 인근에 모여 있는 섬나라 사모아는 최근 교역이 급격히 늘어나는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과 시차를 줄이기 위해 표준시를 1일 앞당겼다. 이 덕분에 지구상에서 ‘해가 가장 늦게 지는 나라’에서 ‘가장 먼저 아침을 맞는 나라’로 변신하며 외국인 관광객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119년 동안 멀리 떨어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시간대를 맞추는 바람에 거리가 가까운 호주, 뉴질랜드와는 시차가 벌어져 영업일 기준으로 ‘2일’ 손해를 봐온 것을 만회하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3월 27일부터 11시간대의 시차를 9시간대로 줄이는 한편, 서머타임(일광시간 절약)제를 적용한 뒤 해제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해 결과적으로 1시간을 앞당겼다. 모스크바와 우리나라의 시차는 계속 ‘-5시간’으로 묶였다. 이 같은 조치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대통령(현 총리)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러시아는 동서 길이만도 무려 9000㎞에 이른다. 서쪽의 칼리닌그라드 시민들이 침대에서 일어날 때, 동쪽의 캄차카반도 주민들은 퇴근을 서두르는 시간이 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당시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11시간대로 나뉘어져 있는 러시아의 표준시간대로는 국정 효율이 떨어져 경제발전의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 5시간대로 통합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러시아 국민들의 반대가 심해 시차를 2시간 줄이고 1시간 앞당기는 절충안에 만족해야 했다. 영국은 3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1시간 앞당기는 표준시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의 자부심’인 그리니치 표준시(GMT)를 버리는 대신 서유럽 국가들이 사용하는 중앙 유럽시(CET)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영국 정부는 표준시간을 1시간 앞당기면 낮 시간이 늘어나 에너지 사용량이 줄어들고 관광산업을 진작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겨울철 해돋이 시간이 늦은 스코틀랜드 등 북부 지역에서는 반발하고 있어 시행 여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베네수엘라는 지난 2007년 국민들에게 보다 많은 ‘적절한’ 자연채광 시간을 준다는 명분을 내세워 표준시간대를 변경해 30분 늦췄다. GMT ‘-4시간’에서 ‘-4시간 30분’으로 변경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당시 시계바늘을 30분 뒤로 돌림으로써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대낮에 일을 할 수 있어 생산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표준시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포플레이 내한공연 28~29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세계적인 컨템포러리 재즈그룹 포플레이가 13번째 정규앨범 발매를 기념해 개최하는 내한 공연. 8만 8000~14만 3000원.(02)830-6106. ●원더월드 투어 인 서울 2012 7월 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걸그룹 원더걸스가 3년 만에 여는 두 번째 단독 콘서트. 6만 6000~8만 8000원. 1544-1555. [연극·뮤지컬]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7월 19일부터 9월 2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동명의 영화를 바탕으로 한다. 사랑에 빠지는 신비한 기억을 영상에 담아내며 한국 멜로 영화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이번 뮤지컬에는 강필석 김우형 전미도 최유하 윤소호 이재균이 출연한다. 6만~8만원. 1544-1591. ●가족 뮤지컬 ‘돈키호테와 터키 원정대’ 7월 14일부터 8월 26일까지 서울 이촌동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뮤지컬로 각색한 작품으로, 정의로운 기사 돈키호테와 어린이의 친구 산초가 함께 터키로 떠나면서 겪는 모험담을 담았다. 3만~5만원. 1544-5955. [클래식·무용] ●테너 윤상준 독창회 25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깊이 있는 감성과 풍부한 성량을 가진 테너 윤상준이 ‘사랑의 기승전결’을 테마로 이탈리아 가곡에 담긴 사랑과 인생의 다양한 과정을 노래한다. 2만원. (02)581-5404. ●무용 ‘아리랑 블루스’ 22일 오후 8시, 23일 오후 6시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댄스컴퍼니 더바디의 신작. 각각 연출과 안무를 맡는 이윤경과 류석훈이 한국적 호흡을 현대무용과 결합해 절제와 발산, 동서양의 조화를 표현한다. 2만원. (02)2263-4680. [미술·전시] ●박경선 ‘질문있어요’전 20일부터 7월 11일까지 금산갤러리. 어린 시절 홀로 지낸 경험을 토대로 나는 누구이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되묻는 작가의 작업들을 선보인다. (02)3789-6317. ●조태광 ‘다시 처음으로’전 7월 7일까지 서울 화동 갤러리비원. 작가의 무기는 구글어스.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를 벗어나 다른 세계에서의 풍요로운 모습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모습으로 시각적으로 독특하게 재구성했다. (02)732-1273.
  •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방법

    오스트리아 제2도시 그라츠를 가로지르는 무어강 위에 인공섬이 있다. 2003년에 만든 인공섬은 동서로 분리된 도시의 양쪽을 이어주고 랜드마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자연 속에 인공 건축물을 짓는 데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있었지만 자연과 인공, 보존과 개발의 조화를 이루고 시민의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그라츠시뿐만 아니라 주변 도시 경제까지 살렸다. 이 건물은 한강 반포대교 옆에 둥둥 떠 있는 ‘그 건물’의 모델이다. 두 인공섬의 운명은 현재 판이하게 갈려 있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거나 자연과 공존하려는 움직임은 많은 분야에서 나타나지만 제대로 현실화된 곳은 적다. 자연을 이해하지 않고 자연 속으로 침투하거나 자연을 모방하려고만 하는 탓이다. 캐나다의 자연예술 비평가인 존 K 그란데와 자연미술가 김해심은 ‘자연의 미술가’(보림 펴냄)에서 어떻게 자연과 공생하는 예술이 가능한지, 그 사례를 제시한다. 그란데가 대표적인 자연예술가들과 인터뷰하며 자료를 수집하고 김해심이 개념과 해설을 덧붙였다. 저자는 “자연예술가들의 철학은 이 시대에 필요한 자연 연구에 아이디어를 줄 수도 있고 일을 진행할 때 자연 자원과 생태를 의식해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갖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연과 예술의 통합을 추구한 자연미술은 40여년 전부터 세계 각지에서 일었다. 자연 훼손, 환경 오염을 야기하는 산업화에 반발하며 움텄지만 초기에는 땅을 파헤치고 인공 구조물을 설치하면서 자연을 망가뜨린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실행상의 오류를 거쳐 공존의 방법을 찾았다. 영국 작가 크리스 드루리는 “인간과 자연은 소우주와 대우주로 같은 법칙을 갖는다.”는 작업 철학을 따른다. 영국 루이스의 ‘갈대의 심장’은 인간 심장의 구조와 순환체계를 적용해 공기와 물이 유동적으로 흐르도록 했다. 그 결과 예술작품이면서 생태 다양성이 유지되는 공간이 됐다. 그의 철학뿐만 아니라 식물·곤충학자, 환경운동가, 조경사, 야생동물보호협회 등 각계와 의견을 교환하는 작업 방식은 눈여겨볼 만하다. 미국 작가 앨런 손피스트는 예술작업으로 오염을 차단하거나 오염 공간을 정화한다. 화재로 사라진 숲을 재생한 뉴욕 브롱크스의 ‘시간풍경’은 도시의 랜드마크가 됐다. 공공미술의 정당성과 자연 보존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면서 미술사에 획기적인 작업으로 남았다. 이 밖에 장소의 생태와 역사에 초점을 맞추는 질 브루니와 마르크 바바리(프랑스), 자연 재료의 물성과 색채, 위치를 조합해 신비로운 세계로 이끄는 닐스 우도(독일), 균형미를 갖춘 장엄한 돌조각에서 원주민의 역사·문화적 특성을 드러낸 크리스 부스(뉴질랜드), 삶과 죽음에 대한 예술의 의미를 보여주는 보프 페르쉬에런(벨기에) 등 10명의 작업 세계와 대표작, 최근 작업을 두루 살핀다. 1만 8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檢 “BBK 실체규명” 장담…안팎선 “또 면죄부 주나”

    “‘BBK 가짜편지’의 실체와 전모를 밝히겠다.” 2007년 대선 당시 ‘김경준(46·복역중)씨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된 ‘BBK 가짜편지’ 의혹 수사를 총괄·지휘하고 있는 윤갑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14일 “실체와 윤곽은 분명히 있고, 사건 관련자들의 처리 방향도 다 결정됐다.”며 이같이 장담했다. 이명박 대통령 내외와 아들 시형씨,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 등에게 면죄부를 준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사건, 정정길·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권재진 법무장관 등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채 ‘윗선’은 없다고 못 박아 봐주기 수사라는 오명을 쓴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의혹’ 사건과는 다른 결과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 간부의 이런 장담에도 불구하고, 검찰 주변에서는 앞선 권력형 의혹 사건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검찰이 배후 규명은 고사하고, “가짜편지인지 몰랐다.”는 사건 관련자들의 주장을 그대로 인정해 면죄부를 주는 ‘짜맞추기식’ 수사 결과를 내놓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지금까지 ‘신명(51·치과의사)→양승덕(59) 전 경희대 관광대학원 행정실장→김병진(66) 두원공대 총장(당시 한나라당 상임특보)→은진수(51·복역중) 전 감사원 감사위원(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 BBK대책팀장)→홍준표(58) 전 새누리당 대표(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로 이어지는 가짜편지 전달 경로를 밝혀냈다. 하지만 가짜편지 작성 지시 라인은 ‘양승덕→신명’, 즉 양 전 실장에서 막혀 있다. ‘윗선’의 지시를 받고 신씨에게 대필을 주문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양 전 실장이 윗선을 밝히지 않고, 배후 규명의 키를 쥐고 있는 김 총장이나 은씨도 입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김경준씨가 홍 전 대표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사건으로 한정해 ‘배후’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신명씨는 ‘가짜편지’ 배후로 최시중(75·구속) 전 방송통신위원장, 이 대통령 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이 대통령 손위 동서 신기옥씨 등을 지목한 바 있다. 이르면 다음 주쯤 발표할 검찰 수사 결과에서 배후 부분이 흐지부지 처리된다면 또 한번 부실 수사 논란에 휩싸이며 가짜편지 사건 역시 특검이나 국정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송도·청라국제도시 “해양관광메카 추진”

    경제자유구역인 인천 송도·청라국제도시가 수변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물의 도시’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첨단산업도시 중심에서 탈피, 서비스산업을 융합한 도시로의 재구성을 선언했다. 13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2020년까지 1조 1000억원(민자 3000억원)을 들여 송도국제도시 남북 측 수로와 센트럴호수, 6·8공구 호수 등을 연결해 수변공간을 조성하는 내용의 ‘워터프런트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이곳에서 보트·조정·카누 등을 즐길 수 있게 하고, 인공해수욕장·마리나·테마파크·생태공원 등을 만들어 해양관광 메카로 발돋움하겠다는 취지다. 수로와 호수를 모두 연결하면 40㎞의 물길이 생겨 ‘바다를 볼 수 없는 도시’라는 송도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인천경제청은 이 사업으로 송도 관광수요가 20%가량 상승하고, 토지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해안 친수공간 활용도를 높임으로써 주택분양시장 침체를 극복하고 장기적으로 민자유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워터프런트 사업은 지난 4월 실시한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 비용편익지수(BC)가 3.48로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송도는 첨단지식산업 투자 유치가 중심이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부동산경기 침체 등으로 지속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면서 “수변공간과 연계된 관광·레저·쇼핑 등 신성장 동력 창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청라국제도시도 수변공간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면적 69만 3000㎡, 남북 길이 1900m , 동서 길이 380m인 중앙호수공원과 서측 수로변 문화공원이 지난 11일 착공됐다. 호수공원은 777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2014년 초 조성이 마무리된다. 청라지구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주운시설(길이 4.5㎞, 폭 9∼10m)과 동측 수로변 문화공원은 지난해 8월 착공됐으며 올해 말 완공 예정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열린세상] 옴진리교와 일본사회/국중호 일본 요코하마시립대 재정학 교수

    [열린세상] 옴진리교와 일본사회/국중호 일본 요코하마시립대 재정학 교수

    1995년 3월 옴진리교라는 종교 교단이 도쿄 지하철역에 사린(독가스)을 살포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을 일으켰다. 이 사건으로 13명이 사망하고 6000여명이 신체 마비 등의 상해를 입었다. 교주였던 아사하라 쇼코를 비롯하여 주모자들 대부분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수배범 다카하시 가쓰야만은 도주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3일 용의자 기쿠치 나오코가 체포되면서 다카하시의 행적이 밝혀졌고 그를 체포하려는 일본 경찰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지하철 사린 살포사건 발생 당시 옴진리교 신자 수는 1만 1400명까지 이르렀다. 입신자들 대부분이 젊은이들이었다. 1980년대 후반 거품경제 시기에 빠른 속도로 교세가 확산되었다. 일본의 부동산 가치가 세계 제일을 자랑하며 승승장구하던 때가 이 시기다. 그렇게 잘나가던 때에 유능한 젊은이들이 어째서 옴진리교로 모여들었을까? 공룡 같은 시스템에 짓눌려 있어 자신들의 내면에 도사린 답답함을 풀어낼 무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일부 젊은이들이 사회 풍조에 저항하거나 반항하던 옴진리교에 끌리게 된 일면이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은 살면서 불안, 좌절, 고민 등이 따르게 마련이니 그 안식처로 종교를 갈구한다. 옴진리교 교주의 즉문즉답(?問?答)은 입신자들에게는 큰 매력이었다. “입신자들이 무엇을 물어보아도 교주가 곧바로 대답하고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데 빨려들었다. ‘당신의 고민은 이것이다. 이렇게 하면 해결되고, 그러면 이런 경지에 이른다’는 식으로 문제 설정부터 해답, 해결방법까지 개개인에게 즉석에서 제시하였다는 것이 그의 인기비결이었다.”고 저널리스트 에가와 쇼코는 지적한다. 젊은이들의 소용돌이치던 불안을 해소하고 맺힌 응어리를 풀어준다는 식으로 옴진리교는 사람들을 모았다. 일본 인구는 1억 2700만명, 종교 인구는 3억명이라는 유명한 조크가 있다. 크리스마스 때는 모두가 캐럴을 듣는 기독교인이 되었다가, 정월 초하루가 되면 신사참배하는 신도(神道)인이 되고, 죽어서는 불교식으로 화장한 유골을 사찰 묘역에 안치하니 말이다. 그만큼 종교에 대해 너그러운 듯하지만 에도 시대에는 막부(幕府)가 성모 마리아상이나 그리스도상 판화를 밟게 한 종교탄압도 있었다. 기독교의 유일신과 일본 천황과의 양립을 허용하기 어려웠다는 속내도 있다. 기독교 탄압에 성공한 일본이지만 정부가 인간 내면의 영혼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 지하철 사린 살포사건이 발생하자 도쿄지방재판소는 옴진리교 해산명령을 내렸다. 신자 수는 현재 1500명 정도로 줄었지만 옴진리교는 ‘아레프’(Aleph)와 ‘빛의 고리’ 교단으로 나뉘어져 현재도 활동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최근 들어 신자 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2011년 신자 증가 수는 213명으로 2010년 (108명)에 비해 두 배나 증가했고, 2007년(56명)에 비하면 네 배나 증가했다. 대부분이 20~30대 젊은이들이다. 경기침체로 불안감이 가중된 젊은이들이 늘어난 것이 그 배경에 있다. 예전 시골 장터에서 닭장수들이 닭의 다리를 끈으로 묶어 장에 내놓았다. 장 본 닭을 집으로 가지고 와 묶인 끈을 풀어도 닭은 계속 자신이 묶여 있는 줄 알고 움직이지 못한다. 지하철 사린 살포사건 발생 후에도 젊은이들의 활동무대 마련을 위한 대안 찾기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회적으로 너무 묶어 놓다 보니 자신들이 그저 묶여 있다고 느끼며 스스로 풀이 죽어 있는 듯하다. 행여 어떤 젊은이가 ‘아! 움직일 수 있구나. 움직여야겠다.’며 여기저기 날아다니려 해도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 ‘여긴 올 수 없네.’하고 있던 둥지로 돌아간다. 젊을 때는 어쩌다가 천방지축 실수도 하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특권이 주어져야 너그러운 사회다. 광신도 집단(cult)은 배제되어야 마땅하나, 일본의 젊은이들이 너무 숨죽이고 사는 듯하여 안타깝다. 응어리를 발산할 무대 마련은 어른들이 나서야 할 몫이다. 옴진리교 사건은 무대 마련을 하지 못한 어른들이, 실수한 젊은이들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낙오자들’처럼 몰아간 데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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