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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가네 후속, 마지막회 오현경 조성하 포기 ‘반전 해피엔딩’

    왕가네 후속, 마지막회 오현경 조성하 포기 ‘반전 해피엔딩’

    왕가네 후속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6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극본 문영남/연출 진형욱) 50회(마지막회)에서는 최대세(이병준 분)와 박살라(이보희 분), 고민중(조성하 분)과 오순정(김희정 분)의 결혼으로 모든 인물들이 한 가족이 됐다. 이날 방송에서 왕가네 사위들은 사기꾼 허우대(이상훈 분)를 잡고 처가를 되찾았다. 왕수박(오현경 분)은 죄책감을 벗고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고, 왕가네 식구들이 원래 집으로 이사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최대세와 박살라는 결혼했고, 왕가네 두 사위 허세달(오만석 분)과 최상남(한주완 분)이 졸지에 형제가 됐다. 자매 왕호박(이태란 분)과 왕광박(이윤지 분) 역시 동서지간이 됐지만 복잡한 촌수를 따지지 않기로 했다. 왕돈(최대철 분)은 피자집을 차렸고, 왕봉(장용 분)은 달동네에 공부방을 열기로 했다. 왕해박(문가영 분)은 원하던 대로 선장이 되기 위해 해양대학교에 진학했다. 왕수박은 가방 디자이너로 승승장구했다. 고민중은 오순정의 딸 구미호(윤송이 분)가 제 자식임을 알고 떠나는 오순정을 잡으려 했지만, 오순정은 “나중에 미호 결혼할 때 연락하겠다”며 떠났다. 하지만 이날 방송말미 왕수박이 구미호 출생비밀을 알고 고민중과 오순정을 이어주며 마지막 반전을 선사했다. 또 최대세와 박살라, 고민중과 오순정의 결혼으로 모든 등장인물들이 왕가네 식구들이 됐다. 고민중과 오순정은 왕호박의 자식들을 키우며 한 가족처럼 지내 왕가네 식구가 됐다. 이날 방송 마지막 장면을 왕광박의 환갑잔치가 장식하며 왕가네 식구들 모두가 장수하는 모습에서 코믹한 해피엔딩이 완성됐다. 한편 ‘왕가네 식구들’ 후속으로는 이서진 김희선 옥택연 출연, 가난한 소년 강동석(이서진 분)이 검사가 돼 15년 만에 귀향하며 첫사랑 차해원(김희선 분)과 재회해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참 좋은 시절’(극본 이경희/연출 김진원)이 22일 첫 방송된다. 사진 = KBS 2TV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살아있음에 경탄하라… 순간에 몰입하라”

    “살아있음에 경탄하라… 순간에 몰입하라”

    구본형의 마지막 수업/구본형·박미옥·정재엽 지음/생각정원/444쪽/1만 8000원 지난해 암으로 세상을 떠난 변화경영사상가 구본형의 유작이 출간됐다. 인문학과 자아경영의 접목을 시도했던 그에게 변화경영의 화두를 안겨줬던 동서양 문학과 철학 고전 17편을 소개한다. 갑상선암 투병 중에도 마지막까지 방송했던 EBS FM 라디오 ‘고전읽기’의 83시간 분량 녹취록을 바탕으로 ‘구본형 칼럼’과 ‘마음편지’ 등 1000여편에 담은 고전 내용을 취합해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들이 엮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세상은 무상하다. 그러니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하라”는 석가의 마지막 설법을 언급하며 살아있음에 경탄하고 순간에 몰입하라고 주문한다. 또한 고전이야말로 불완전한 인간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사랑의 창이며 아름다운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해 주는 보이지 않는 안내자라고 단언한다. 책의 전반부는 자신의 내면을 깨우는 고전들로 구성됐다.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와 정약용의 ‘다산문선’,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핀의 모험’,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플라톤의 ‘향연’ 등을 통해 도전, 성장, 자유, 정의, 성과 사랑을 논의한다. 후반부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우리 민족의 방대한 신화와 설화를 담은 일연의 ‘삼국유사’,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 등에서 인생의 지혜와 가치를 설명한다. 끊임없이 자기를 성찰하고 의지를 실천하며 자기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만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던 저자는 이 책이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그들의 도전과 모험을 선동하고 그들을 위한 안내자가 되기를 희망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사설] ‘상봉 이벤트’에 그쳐선 이산가족 한 못푼다

    우리는 가끔 TV 특별프로그램 등을 통해 오랫동안 헤어졌던 가족들이 만나는 극적인 장면을 접하게 된다. 가난 때문이었든, 실수였든 수십년 ‘이산’ 끝에 그리운 가족을 ‘상봉’하는 그들에게는 모두 나름의 절절한 사연들이 숨어 있다. 그 애절한 이야기들을 들을 때마다 코끝이 찡해지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인 감정이다. 관찰자인 제3자도 이럴진대 당사자들이야 오죽하겠는가. 더욱이 가난이나 실수가 아닌, 민족상잔의 비극인 6·25전쟁과 분단으로 인해 반평생을 훨씬 넘게 생이별의 고통을 감내해 온 남북 이산가족들에 이르러서는 더 말할 나위도 없겠다. 그들의 한 서린 이산사(史)는 그 자체로 민족사적 비극이다. 남북 당국은 어제 두 번째 고위급 접촉을 통해 성사 여부가 불투명했던 이번 달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다 해도 수혜자는 남측 84명, 북측 88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우리는 일회성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있었던 2010년 추석 때까지 재회의 기쁨을 누린 사람들은 남측 1874명, 북측 1890명에 그쳤다. 우리 측은 상봉 신청자 12만 9264명 가운데 1.4%만이 북측의 그리운 가족·친척들을 만났다. 5만 7784명은 이미 고인이 됐다. 남아 있는 7만 1000여명 중 절반 이상이 80세 넘는 고령자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 가운데 누군가는 마지막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대한적십자사 남북이산가족찾기 신청접수처 벽에 큼지막하게 걸려 있듯이 이들에게는 정말 시간이 없다. 상봉이 어렵다면 생사라도 확인하거나 편지교환을 통해 최소한이나마 혈육의 정을 나누도록 해줘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작금의 방식으로는 이산의 한을 영영 풀 길이 없다. 상봉 행사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이 2007년 10·4 정상회담에서 “금강산 면회소에 쌍방 대표를 상주시키고 이산가족 상봉을 상시화한다”고 합의했지만 이미 휴지 조각이 된 지 오래다. 지금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남북관계 개선의 분위기 조성을 위한 용도나 북한이 남측으로부터 경제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지렛대로만 활용되고 있을 뿐이다. 그런 점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정치적 입장과 철저히 분리해 자유왕래를 성사시켰던 동서독 사례는 교훈으로 삼을 만하다. 물론 동독에 대한 서독의 재정지원 등 ‘당근’이 있었지만 그들은 수시 상호방문을 통해 동서독 가족 간 재결합과 통독의 기초를 닦았다. 이번 고위급 접촉 결과를 출발점으로 이산상봉의 상시화를 넘어 자유왕래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남북 간 신뢰를 쌓아야 한다. 특히 북측은 인도적 사안을 다른 정치·군사적 현안과 연계해선 안 된다.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미래학자의 통찰법(최윤식 지음, 김영사 펴냄) 정부기관과 핵심기업들의 전략멘토로 활동하는 미래학자 최윤식의 통찰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치열한 비즈니스 정글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하는 100년 기업들을 집중분석해 그 이면에 숨겨진 통찰의 비밀을 조명했다. 미래의 신문과 잡지에서 흘러나오는 수많은 정보 가운데 사실과 견해를 구분하고 비판적 사고를 통해 진실을 가려내 미래 패턴을 추출하는 방법,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오류를 반전의 기회로 바꾸는 관심 질문법, 빅데이터를 만드는 정보수집 원칙, 미래전략 시나리오 작성법, 대중심리를 활용한 비즈니스 프로파일링 기술까지 저자가 개발하고 현장에서 적용·발전시킨 실전 통찰 프로세스를 소개한다. 저자는 통찰력이 규칙과 습관의 산물이며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날카롭게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책은 복잡한 현대사회의 이면에서 작동하는 이치와 구조,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함으로써 현재의 변화를 꿰뚫어 보고 미래의 기회를 선점하도록 돕는다. 268쪽. 1만 4000원. 발칸의 역사(마크 마조워 지음, 이순호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문명의 교차로이자 유럽의 화약고로 수백년 동안 큰 전쟁의 원인을 제공한 발칸의 명암을 균형 잡힌 감각으로 그린 책. 2006년 초판을 새로운 편집으로 다듬었다. 세계 지도에 모습을 드러낸 지 고작 200여년이지만 실타래처럼 뒤엉킨 피정복민의 역사를 간직한 발칸은 그 비극의 역사가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형성됐다는 점에서 해법을 찾기 힘든 고질적 문제를 안고 있다. 발칸사의 권위자인 저자는 발칸의 정체성을 찾고 침략자들 손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발칸인의 투쟁에 따뜻한 시선을 보내면서도 동서양의 강대국들에 의해 강요된 종교적,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발칸인의 한계에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매년 탁월한 대중역사서에 수여하는 영국의 권위 있는 울프슨역사상을 수상한 책이다. 날카로운 일침을 보낸다. 현 분쟁의 역사적 뿌리를 예리하게 파헤치는 한편 1, 2차 세계 대전과 냉전기에서부터 공산주의 붕괴, 유고 연방의 와해, 유럽 남동부의 최근 안정화 노력까지 발칸의 전 역사를 조명했다. 279쪽. 1만 3000원. 정신과 의사가 들려주는 마음의 병 23가지(보르빈 반델로 지음, 김태희 옮김, 교양인 펴냄) 신경과 및 정신과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자인 독일의 정신의학자 보르빈 반델로가 쓴 심리질환에 관한 안내서. 우울증, 강박증, 사회 공포증, 광장 공포증, 정신분열증, 거식증, 수면장애, 알코올 중독, 치매 등 23가지 마음의 병에 대해 원인과 증상, 자가 진단법과 다스리는 법을 실제 사례와 함께 설명했다. 저자는 “뇌는 어마어마하게 복잡한 기관이고 심리적 증상은 종종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해 발생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마음에 입은 상처나 극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신체적 손상, 뒤엉킨 신경체계들의 복잡한 상호작용이 원인이 되어 나타날 수도 있다.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호전될 수 있다. 현대 정신의학에서는 새로운 치료방법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은 심리질환에 대한, 그리고 정신과 의사와 심리학자에 대한 사회의 편견 때문이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440쪽. 1만 8000원.
  • 불교 전통 화장례 다비 전승 끊길 위기

    불교 전통 화장례 다비 전승 끊길 위기

    불교의 전통 화장례 의식인 다비(茶毘)가 이해부족과 전승자 부재 탓에 단절 위기에 처했다. 이 같은 사실은 조계종이 지난해 전통방식으로 다비장을 제작, 다비를 설행하는 사찰들을 대상으로 면담 설문과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결과 밝혀졌다. 불교계가 다비 현황 조사를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계종은 조사 결과를 정리한 ‘다비 현황조사 보고서’를 13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통방식을 잇고 있는 곳은 조계종 범어사와 백양사, 수덕사, 봉선사 등 4곳. 해인사는 새로 창안된 다비를 행하고 있고 태고종 사찰인 선암사는 사찰수행의 일부로 진행한다. 다비의 형식도 사찰·문중별로 각양각색이다. 백양사는 백암산의 소나무와 숯, 항아리를 이용해 연화단을 제작한다. 연화대 밑에 명당수 항아리를 묻고 동서남북에 사방수 항아리를 놓아 사리를 수습한다. 그런가 하면 수덕사는 시신에 불을 붙이는 거화의식 후 전소 시간이 4시간 정도로 짧다. 숯이나 새끼 등의 재료를 쓰지 않고 덕숭산 소나무·솔가지만 사용해 당일 다비를 모두 진행한다. 가장 큰 문제점은 전승자가 없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 대부분 본·말사에서 소임을 맡은 스님들이 다비를 설행하고 있으며, 봉선사는 일반신도가 담당하고 있다. 다비 의식을 제대로 물려받은 전수자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따라서 각 사찰 관련자들은 한결같이 다비의식의 단절을 우려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스님들이 다비를 배우지 않는다. 거의 인부들이 작업을 한다.”(해인사 종성 스님) “다비장에서 눈여겨보고 묻는 스님들이 간혹 있지만 배우려는 스님들은 드물다. 힘든 일이기 때문에 하려 들지 않는다.”(범어사 석공 스님) 이와 관련해 조계종 문화부장 혜일 스님은 “다비는 불교 전래와 함께 자연스레 한국의 전통문화로 흡수, 전승돼 왔지만 의식이 단발적이고 비정례적이며 외부인의 출입과 조사에 어려움이 있어 학술적 연구와 보존 노력이 전무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다비는 화장(火葬)을 일컫는 범어인 ‘자피타’를 음차한 것으로, ‘삼국유사’와 탑비문 등을 통해 7세기 이후에 정착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조선시대 ‘석문상의초’ ‘석문가례초’ 등 승가 상례 의식집의 편찬과 함께 불교 특유의 의식으로 자리 잡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증세없는 3대 비급여 개선안은 임시방편

    장기적인 재원 마련 대책 없이 3대 비급여(선택진료·상급병실·간병) 개선안이 연착륙할 수 있을까. 정부가 지난 11일 국민 의료 부담의 주범인 3대 비급여 개선안을 발표했지만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의 시선은 냉랭하기만 하다. 정부의 3대 비급여 대책은 막대한 재원이 들어가는 작업으로, 제대로 시행된다면 당장 올해만 5600억원의 재정이 필요하다. 2015년부터는 그 규모가 매년 늘어 2017년에는 1조 7280억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2017년까지 4년간 필요한 재정은 총 4조 5000억원으로 연평균 1조 1250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재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건강보험료 인상을 최대한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건강보험료 인상률은 매년 1% 정도로 내다봤다. 문제는 현 정부 이후의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의 임기가 사실상 마무리되는 2017년까지는 이런 식의 대책만으로도 3대 비급여 경감 대책을 운용하는 게 가능하지만 매년 1% 정도의 건보료 인상만으로는 3대 비급여 개선안을 유지하는 게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비급여 부담이 줄어 의료 이용이 늘어나면 그만큼 건강보험 재정에도 부담이 되는 데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의료비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신은규 동서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3대 비급여가 본격 시행될 경우 3~4년이면 건보재정이 바닥을 드러내게 될 것”이라며 “당장은 가능하겠지만 직장가입자들이 줄어드는 20~30년 뒤에는 건보료 소폭 인상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다음 정권이 건보료 인상 ‘폭탄’을 맞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일부에서는 3대 비급여 개선을 위해 적어도 3% 이상의 건보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결국 현 정부에서부터 건보료 인상을 적극 제기하든지 구체적인 재정 마련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보건의료단체들은 12일 일제히 성명을 발표해 3대 비급여 개선안을 ‘땜질식 처방’이라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정부가 상급병실을 70%까지 늘린다고 해도 원하지 않는 1~2인실 입원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은 전혀 없다”며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자저실기(심노숭 지음, 안대회·김보성 외 옮김, 휴머니스트 펴냄) 18세기 후반~19세기 전반을 살았던 학자이자 문인인 심노숭(1762~1837)의 자서전 ‘자저실기’(自著實紀)를 완역한 책이다. 심노숭은 노론시파의 강경파인 심낙수의 아들로 정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불우한 정치적 삶을 살았지만 타고난 감성으로 소품문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며 출중한 문학작품을 남겼다. 세기의 로맨티시스트로 자유분방한 삶을 살았던 그는 인생에서 특별한 일을 겪을 때마다 반드시 붓을 들어 기록을 남겼으며 이 책은 그 ‘기록벽’의 산물이다. 다른 문집들처럼 후대의 평가를 인식한 자기검열도 없이 그는 자신의 일상과 풍속, 그가 목도한 사건·사고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신랄하게 폭로했다. 심지어 자신의 시시콜콜한 인생사와 버릇, 일상 속 치부와 솔직한 감정을 적나라하게 글로 옮겼다. 산뜻하고 해학 넘치는 이야기, 세밀하고도 사실적인 묘사를 따라가다 보면 역사가 들려주지 못한 당시 지배층과 사회이면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764쪽. 3만 2000원. 세계 전쟁사 사전(조지 차일즈 콘 엮음, 조행복 옮김, 산처럼 펴냄) 4000년에 걸친 인류 역사에서 동서양 기록 속에 나타난 전쟁에 관한 정보를 담았다. 기원전 1700년에 일어난 히타이트 전쟁부터 최근 벌어진 아프가니스탄 전쟁까지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전쟁, 혁명, 봉기, 분쟁과 내전, 군사폭동, 학살, 포위공격, 독립전쟁, 원정 등 무력을 동원한 모든 집단행동을 포괄했다. 1, 2차 세계 대전과 한국전쟁을 포함해 1800여 전쟁을 다뤘다. 전쟁의 발발 원인부터 전개 상황, 종전까지의 과정을 소개한다. 군사적 상황을 중심으로 전개하지만 여기에 영향을 끼친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요인을 함께 서술함으로써 전쟁이 무력 충돌 그 자체로 그치는 것이 아님을 보여 준다. 전쟁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거대한 비극을 낳는다. 지리적으로 주변 국가나 집단에 영향을 미치며, 시간적으로는 몇 세대까지 뒤흔들어 놓는다. 전쟁에 대한 문명사적 접근을 통해 전쟁으로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을 새삼 일깨운다. 1376쪽. 7만 8000원.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남태현 지음, 창비 펴냄)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리는 선거는 결과를 놓고 보면 우리 사회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반영하지 못한다. 심지어 선거제도 자체가 민의를 배반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워싱턴 DC 근교 솔즈베리대학의 정치학과 교수인 저자는 책에서 정치인과 정치가 사람들을 수시로 배신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정치제도의 한계가 무엇인지를 한국현대사의 사례를 통해 심도 있게 논의한다. 이어 ‘한 표의 힘’이 얼마나 미약한지, 반면 ‘종교’와 ‘돈’은 얼마나 큰 힘을 지녔는지를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논의한다. 저자는 정치의 참 얼굴을 보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맹목적인 신념, 즉 선거만능주의의 함정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혁명이 불가능한 시대, 대의민주주의의 제도적 한계 안에서 진정한 변화는 시민의 직접적인 참여를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민주주의와 정치의 정의에서 출발해 현실정치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한국의 사례로 풀어냈다. 340쪽. 1만 5000원. 서점 VS 서점(로라 J 밀러 지음, 박운규·이상훈 옮김, 한울아카데미 펴냄) 오늘날의 자본주의적 소비는 서점이라는 공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책은 미국 도서산업의 초기부터 현대의 대형 체인서점에 이르기까지 서점의 변천 과정과 소비문화를 자본주의 관점에서 다뤘다. 서점의 상업화 과정, 대기업으로 성장한 체인서점과 지역 독립서점 간의 갈등, 서점 직원의 노동과 독자의 서점 이용방식 등 쟁점을 통해 서점의 역할과 의미를 두루 살폈다. 미국 문화에서 소매업과 소비가 갖는 의미, 미국사회에서 책이 차지하는 위치도 포함됐다. 저자는 참고문헌 외에 도서산업 종사자와 서점을 방문한 독자 인터뷰 자료를 바탕으로 도서산업, 특히 서점이 변화해 온 과정을 설명했다. 미국서점의 사례이긴 하지만 기업화된 체인서점과 지역을 기반으로 한 독립서점의 갈등과 긴장관계 등 한국의 서점이 직면한 문제와 유사한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충분히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 424쪽. 3만 8000원.
  • 건대입구 등 136개 길거리음식점 위생점검

    광진구는 5일부터 동서울터미널과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사거리, 군자역 주변 등 136개 길거리 음식점의 위생 수준을 높이기 위해 ‘길거리 음식 취급업소 위생관리 서비스’를 추진한다. 구는 지역 여건과 업소현황을 고려해 2단계로 나눠 추진할 계획이다. 오는 5월까지 동서울터미널이 위치한 강변역 주변 길거리 음식 취급업소 46곳을 대상으로 1단계, 9~11월 건대입구역 사거리와 군자역 주변 업소를 대상으로 2단계 점검을 실시한다. 한국환경공단과 함께 길거리 음식 밀집지역의 실태와 도시미관 저해요인을 조사하고 주기적으로 도로 물청소를 벌여 주변 환경을 청결하게 할 계획이다. 또 식품안전팀장을 반장으로 하는 점검반을 짜 1단계 점검 기간 중 3회에 걸쳐 강변역 주변 길거리 음식 취급업소 실태 조사를 실시해 영업시설 관리 실태, 음용수 공급 방법, 식품의 적정보관 여부, 종사자 개인위생 상태 등을 지도한다. 아울러 시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해 조리식품과 음용수, 튀김기름 등에 대한 수거검사를 실시하고 사업 추진 전과 후를 비교해 영업자 위생교육 등 지속적인 위생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원재료 보관 때 유의사항과 칼·도마 등 조리기구 관리방법, 개인 위생관리, 주변환경 청결 유지방법 등을 담은 ‘길거리 음식 위생관리 매뉴얼’도 제작한다. 김기동 구청장은 “길거리 음식문화의 질적 수준을 높인다는 취지로 이 같은 사업을 기획했다”면서 “관광객과 주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관광 활성화는 물론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유라시아 루트를 가다] (7) 러시아·CIS 정치·경제·교통의 중심 ‘철도의 도시’ 모스크바

    [유라시아 루트를 가다] (7) 러시아·CIS 정치·경제·교통의 중심 ‘철도의 도시’ 모스크바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난 시베리아횡단열차(TSR)는 우랄산맥을 지나 150여 시간 만에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지난달 19일 도착한 TSR의 종착역인 야로슬라블역 선로 끝에 ‘0’이라고 적힌 조형물이 눈길을 끌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9288㎞에 이르는 TSR이 여기서 시작되고 끝난다는 의미였다. 러시아뿐만 아니라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의 정치·경제 중심지인 모스크바는 인구 1056만명으로 러시아 최대 도시이자 수도다.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간 모스크바 중앙순환도로 사업, TSR 철도 현대화 사업 등 사회 인프라망 강화 계획으로 도시 곳곳에서는 공사가 한창이다. 러시아 기업 및 삼성, LG, LS, 오리온, 범한판토스 등 한국 기업과 물류회사 DHL 등 글로벌 기업의 러시아 법인 본사 간판이 자주 눈에 띄었다. ‘러시아는 모스크바와 모스크바 아닌 도시로 나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도로, 철도, 공공기관 등 모든 인프라가 쏠려 있는 곳이 모스크바다. 오명훈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모스크바 무역관 과장은 “러시아 내 외국 기업 투자 환경과 비즈니스 여건이 가장 좋은 도시로 국내외 기업이 몰려 있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극동 프로젝트 등 지방경제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모스크바는 여전히 러시아 정치·경제의 중심”이라고 강조했다. 물류·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한 모스크바는 도시를 가로지는 모스크바강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13개의 선로와 함께 4개의 국제선 기차역 등 9개의 기차역이 있어 ‘철도의 도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특히 항구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로 가는 기차를 탈 수 있는 레닌그라드역,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와 연결된 키예프역, 벨라루스 공화국의 브레스트로 가는 기차가 있는 벨라로스키역 등은 대부분 국제 노선을 갖추고 있다. 모스크바에서 기차를 통해 유럽으로 갈 경우 벨라루스 공화국이나 헬싱키,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으로 향하는 경로를 주로 이용한다. 지난달 21일 벨라로스키역에서 만난 엘노르는 “민스크나 브레스트 등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도시를 가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항공편을 이용해 유럽으로 이동한다”고 말했다. 여행객의 경우 비자 발급이 까다로운 벨라루스 공화국을 거쳐 서유럽으로 가기보다는 발트 3국을 거쳐 폴란드, 체코, 독일로 가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게 현지 여행사 관계자의 말이다. 모스크바는 물류 관점에서도 항공이나 도로, 철도 등 다양한 운송 수단이 있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관문 역할을 한다. 러시아는 2012년 8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하면서 한국·중국 등 아시아 국가로부터 들어오는 화물들이 증가하고 있다. 시베리아횡단철도 운송조정협의회(CCTT)에 따르면 TSR을 통한 화물 운송은 중국이 지난해 상반기 19만 3668 TEU(20피트 표준 컨테이너 박스 1개 단위)로 2012년 같은 기간에 비해 1만 TEU 증가했고, 한국은 9만 5842TEU(지난해 상반기)로 7만 6297 TEU였던 2012년 상반기에 비해 2만 TEU가량 증가했다. 현재 모스크바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화물 운송은 철도를 이용하기보다는 가격이 70% 수준인 트럭이나 선박을 통해 주로 이뤄지고 있지만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 특히 모스크바에서 벨라루스 공화국의 브레스트로 향하는 노선이 주목된다. 물류기업 범한판토스의 정한구 러시아 법인장은 “러시아와 관세동맹을 맺고 있는 벨라루스 공화국은 상대적으로 통관 작업이 자유로워 물류량이 많다”면서 “브레스트역은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으로 가는 철로가 연결돼 있어 유럽으로 갈 수 있는 활로는 열려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야쿠닌 러시아 철도청장은 “TSR은 한국,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서 유럽까지 가는 데 2주 정도 걸리는 최단 기간의 루트”라면서 “예측 가능한 시간에 물건을 받을 수 있다는 안정성과 함께 통관 절차의 간소화 등 개선책을 통해 물류량을 늘려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모스크바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공공기관 본사 부지 54곳 매물로 나온다

    정부가 공공기관 정상화 계획에 박차를 가하면서 공공기관들이 부채 감축을 위해 여의도 면적의 84%에 달하는 시가 7조원 이상의 본사 부지를 팔 방침이다. 하지만 공공기관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공기관 본사 부지가 쏟아짐에 따라 벌써부터 ‘헐값 매각’ 논란과 함께 ‘특혜 시비’까지 불거질 것으로 우려된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가 3일 발표한 ‘지방 이전 공공기관 종전 부동산 매각 추진 현황’ 자료에 따르면 혁신도시 이전사업에 따라 본사를 지방으로 옮겨야 하는 공공기관 중에서 기존 본사 부지를 매각 중이거나 매각할 예정인 기관은 총 51개다. 이에 따른 매각 대상 부지만 54곳, 246만 4000㎢에 달한다. 각 공공기관이 제출한 매각 대상 부지의 시가는 최소 7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장부가액이 1000억원 이상인 곳만 11곳에 이른다. 가장 비싼 부지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한국전력의 본사 사옥으로 부지 면적 7만 9342㎢, 장부가액 2조 153억원이다. 시가로 계산하면 3조원에 육박한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정부는 사옥을 팔라고 압박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나빠 헐값에 넘어간다”면서 “살 곳은 대기업밖에 없는데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창규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채가 많은 주요 공기업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자산을 팔고, 공공기관 정상화 계획도 10년 이상 장기간 실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부채 및 방만경영 중점관리 대상인 38개 공공기관은 과도한 복리후생비를 대폭 줄이기로 했다. 한국거래소는 고교 자녀를 둔 직원에게 연간 400만원씩 주던 교육비를 서울시 국공립고 수준인 180만원으로 줄이고, 한국마사회는 직원 가족 1인당 30만원씩 줬던 건강검진비를 아예 없애기로 했다. 수출입은행은 직원 1인당 매년 165만원씩 주던 상품권을 20만원 이하로 줄인다. 동서·남동·남부·서부발전 등 발전사 4곳은 순직 시 1억 5000만원씩 지급하던 유족보상금을 폐지하기로 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삼성물산 ‘4면 테라스아파트’ 선보인다

    동서남북 사방에 테라스를 갖춘 아파트가 첫선을 보인다. 삼성물산은 아파트 단지 4면 모두에 테라스가 적용되는 ‘동서남북 테라스 하우스’를 개발해 이르면 올해 하반기 분양분부터 적용한다고 3일 밝혔다. 테라스 하우스란 비탈진 경사면을 이용해 계단식으로 지은 집을 말한다. 기존 테라스 하우스가 남향 전면으로만 테라스를 두는 방식이었다면 동서남북 테라스는 정면, 뒷면, 측면으로 용도에 맞는 개별 테라스를 둘 수 있어 공간 활용도가 높아진다. 전면 테라스는 텃밭·원예, 측면 테라스는 운동·휴식, 뒷면 테라스는 취미·조리 활동에 유용하다. 삼성물산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었던 1층 가구에 복층 구조로 지하층을 주고 지하연결 통로를 통해 전용 주차 공간 및 마당으로 연결되는 독립동선을 제공해 마치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것과 같은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물산이 지난해 6월 분양한 ‘위례 래미안’의 테라스 하우스는 최고 370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씨줄날줄] 바다葬/정기홍 논설위원

    풍수지리가(지관)들은 묏자리를 고를 때 배산임수와 좌청룡·우백호의 지세를 보고 좋고 나쁨을 판단한다. 묏자리의 좌·우측에 청룡과 백호의 지세가 살아있으면 해로운 외풍을 막아내고, 물의 흐름을 좋은 방향으로 유도한다는 것이다. 명당의 조건에 땅(흙)과 수맥(水脈)도 빠지지 않는다. 묏자리의 흙이 황색 윤기를 머금고 수맥이 묘지 밑을 흐르지 않는 곳을 명당으로 친다. 지관들이 수맥으로 명당을 찾는 애착은 유별나다. 땅밑의 물 흐름이 주파수를 발산해 수맥 위에 자리한 묘지와 집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주장이다. 수맥이 지나는 곳의 나무는 수맥의 주파수 파장으로 인해 휘어져 자라고 수명 또한 짧다고 한다. 일종의 수맥 파장에 의한 괴로움의 표현으로 풀이한다. 곧게 자란 나무는 수맥의 영향을 받지 않아 마을 어귀의 정자나무 밑에는 언제나 좋은 기(氣)가 흐른다고 한다. 수상가옥에 사는 사람은 수맥이 차단돼 육지 사람보다 병에 덜 걸린다는 주장도 내놓는다. 황토나 옥(玉)에 열을 가하면 수맥 차단 효과가 있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니 지관들의 말이 흘려들리지 않는다. 장례 문화는 동서고금의 풍습 등에 따라 다양하고 독특하게 자리한다. 매장(埋葬)과 화장(火葬)이 보편적이지만 시신을 강과 바다에 던지는 수장(水葬), 자연부패시키는 풍장(風葬), 조류에게 맡기는 조장(鳥葬), 나무에 올려놓는 수장(樹葬) 등도 민족과 지역에 따라 이용된다. ‘까마귀밥’이니 ‘물고기밥’이니 하는 말도 이런 매장 풍습에서 비롯됐다. 우리의 경우 전남 섬지방에 초분(草墳)이라 하여, 집 주변에 짚으로 엮은 봉분을 만든 뒤 유골만 수습해 다시 매장하는 풍습이 있다. 고인에 대한 예가 아니라는 느낌이지만 시신 썩는 냄새를 없앤 뒤 매장하는 전통이라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최근에는 장례문화가 상술에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유골로 반지를 만드는 다이아몬드장, 캡슐로 만들어 우주로 쏘아올리는 우주장, 유골 분말을 유화 물감과 섞어 초상화를 그리는 사진장 등이 그런 유이다. 자연장 바람을 타고 ‘바다장’이란 새로운 장묘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유골을 땅에 묻는 것처럼 망망대해에 ‘부표’로 위치를 정해 놓고 유람선을 타고 가 제사와 차례를 지낸다. 정부가 2년전 바다장이 불법 투기가 아니라고 규정한 이후 늘고 있단다. 친환경적 장례 문화의 단면을 보는 듯하지만, 이 또한 인류가 오래전부터 활용해 오던 매장 풍습에서 비롯된 것이다. 바다에 꽃을 뿌리고 음식을 던지는 ‘바다장 문화’가 또 다른 오염을 야기하지는 않을까.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유라시아 루트를 가다] 시베리아 물류·교통 거점… ‘극동 프로젝트’로 날개 달다

    [유라시아 루트를 가다] 시베리아 물류·교통 거점… ‘극동 프로젝트’로 날개 달다

    러시아의 중심부에 위치한 노보시비르스크는 끓인 물을 아파트 베란다로 버리자 곧바로 입자가 얼어버리는 장면을 담은 ‘영하 41도의 위엄’이라는 인터넷 동영상으로 유명해진 곳이다. 지난달 15일 찾은 노보시비르스크의 날씨는 평소보다 따뜻하다는 영하 12도. 동영상 속에서 봤던 혹독한 추위는 없었다. 도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곰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시베리아 특유의 황량함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인구 149만명으로 시베리아에서 가장 큰 도시인 노보시비르스크에는 시내 이곳저곳에서 건물을 올리는 공사가 한창이고, 도로는 차들로 가득 차 교통정체를 불러올 정도였다. 또 러시아 내 대규모 도시들에만 진출해 있다는 스웨덴의 저가 가구업체 이케아(IKEA)의 대형 쇼핑몰 ‘메가’(Mega)를 비롯해 각종 쇼핑센터와 상점들이 즐비해 있다. 노보시비르스크를 비롯해 시베리아의 도시들은 최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극동 프로젝트, 물류 체계 선진화 등으로 인해 제2의 성장기를 맞고 있다. 우랄 산맥과 극동 지구 사이를 일컫는 시베리아는 러시아 영토의 38%에 달하는 면적으로, 러시아 전체 원유 생산량의 70%, 천연가스의 90%를 생산하는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품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개발이 진행되지 않아 ‘기회의 땅’이라고 불린다. 옴스크, 크라스노야르스크 등 많은 시베리아 도시들 가운데서도 노보시비르스크는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인 ‘시베리아 최대 도시’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 러시아의 중심에 위치한 데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앙아시아로 이어지는 도로·철도망이 있는 물류·교통의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노보시비르스크는 TSR 등 철도망뿐 아니라 러시아 국내는 물론 방콕, 중국 베이징 등을 오가는 직항노선이 있는 톨마체보 국제공항, 시내에 인접한 오비강을 지나는 선박까지 다양한 운송 수단을 모두 갖추고 있다. 이 외에도 러시아 동부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1985년부터 지하철을 운행하고 있다. 교통 분야가 노보시비르스크의 경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인구 중 8%에 해당하는 11만 4000여명이 교통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동·서 러시아와 함께 중앙아시아의 길목에 위치한 점을 고려해 러시아는 2010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국가물류시스템 현대화 계획’에서 이 도시를 물류 기점으로 삼았다. 이 프로젝트는 철도·항공·도로 등 모든 물류 인프라를 현대화해 TSR을 통해 운송되는 유럽과 아시아 간 물류량을 2%대에서 향후 20%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카자흐스탄 등을 잇는 도로 건설 사업 및 화물 체계 개편 등이 이뤄지면 발전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노보시비르스크와 인접해 있는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와 관세동맹을 맺고 있어 대중앙아시아 수출이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금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노보시비르스크 무역관장은 “지금도 시베리아를 지나 유럽, 중앙아시아, 극동으로 가는 모든 화물은 이곳을 거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시베리아 지역과 함께 상대적으로 인구 규모가 큰 카자흐스탄을 비롯해 중앙아시아로의 진출도 쉽다”고 말했다. 러시아 내 동서식품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쓰리씨통상의 최명흥 노보시비르스크 사무소장도 “앞으로 시베리아 지역의 발전은 이곳을 중심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면서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에 버금갈 정도로 한국과도 밀접한 관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보시비르스크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식한 한국 기업은 러시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는 평가를 받는 오리온이다. 오리온은 2007년 노보시비르스크에 공장을 세워 초코파이, 마린보이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공장 안에 설치된 철로를 통해 시베리아 및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곧바로 수출된다. 김인호 오리온 노보시비르스크 공장장은 “이곳에서는 우랄 산맥 동쪽에서 블라디보스톡까지 극동과 시베리아 지역 전체는 물론 중앙아시아 지역까지 제품을 보낼 수 있다”면서 “물류·경제적으로 봤을 때 시베리아에서 가장 중요한 거점”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노보시비르스크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이슈&이슈] “더 이상 학생들 떠나는 농촌 아냐…인근 대구·구미·안동서 전학 와”

    [이슈&이슈] “더 이상 학생들 떠나는 농촌 아냐…인근 대구·구미·안동서 전학 와”

    “농촌 학생들도 돈 걱정 없이 공부해서 명문대학에 입학하고 성공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작정입니다.” 경북 군위군교육발전위원회 위원장인 장욱 군위군수는 2일 “학생들이 비록 농촌에서 자라지만 용기를 잃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서 지역과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복지 정책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장 군수는 농촌의 교육복지 강화를 강조한다. 그는 “농촌지역 학부모들의 소득 수준이 도시에 비해 낮고 교육 여건 또한 상대적으로 열악해 도시로 유학을 떠나지 못한 자녀들은 각종 교육 기회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면서 “공교육으로 이를 극복해야 하지만 한계가 있고 정부가 해결해 줄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어 지방정부 차원의 교육복지를 강화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했듯이 지자체와 교육 당국, 주민, 출향인 등이 힘과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교육복지를 강화하면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장 군수는 “학생들이 떠나는 농촌에서 돌아오는 농촌으로 탈바꿈했다”며 “2007년 이전까지만 해도 매년 고등학생 수가 20~40명 정도씩 감소했으나 이후 오히려 20~50명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강조했다. 인근 대구와 구미, 안동 등지에서 학생들이 전학을 오기 때문이다. 종전 학생 수 감소를 감안하면 연간 최대 100명 정도 증가한 셈이다. 또 장 군수는 “자녀 교육 때문에 대구 등 대도시로 떠나던 주민도 크게 줄었고 자금의 역외 유출 또한 눈에 띄게 감소했다”며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80% 정도가 사교육비 부담이 줄었다고 답했다”고 언급하면서 활짝 웃었다. 실제로 최근 4년간 군위군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40% 이상으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서울대 4명을 비롯해 고려대 3명, 경북대 13명, 부산대 10명 등 우수 대학 진학생도 50여명에 이른다. 마지막으로 장 군수는 “전국 최고의 교육복지 정책을 펼 수 있도록 장학기금 조성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 모두가 긍지와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주민과 출향인들에게 고개 숙였다. 군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유라시아 루트를 가다] ‘유라시아 루트의 척추’ 시베리아 횡단철도 타보니

    [유라시아 루트를 가다] ‘유라시아 루트의 척추’ 시베리아 횡단철도 타보니

    여당 국회의원들이 참여하는 ‘유라시아철도추진위원회’가 28일 발족하는 등 지난해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의 실현 방안으로 밝힌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유라시아 철도) 추진 계획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남북한을 관통하는 한반도종단철도(TKR)를 연결하는 이 계획이 실현되면 한·러 교류 확대는 물론 물류, 관광, 통일, 외교적인 관점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TSR은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 노선. 러시아의 극동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혹한의 시베리아,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선 우랄산맥을 넘어 모스크바까지 이어지는 철도로 한반도에서 유럽, 중앙아시아 등으로 뻗어나가는 유라시아 루트의 척추다. 서울신문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9288㎞에 달하는 선로를 따라가면서 바이칼 호수를 품고 있는 이르쿠츠크, 시베리아의 정치·경제·문화 중심지인 노보시비르스크, 러시아 경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수도 모스크바 등 TSR이 지나는 러시아 주요 도시들을 취재했다. 또 영하 30도를 넘나드는 혹한의 추위 속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한국인들을 만나 러시아 시장의 가능성, 한국에 대한 러시아인의 인식과 향후 한·러 관계에 대한 기대와 전망, 개선점 등을 들어봤다. 달리는 기차는 영하 30도를 넘나드는 추위와 시베리아의 칼바람에도 멈춰서는 일이 없었다. 철길 이외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허리까지 쌓인 눈과 황량한 대지를 이따금씩 채우고 있는 은빛 자작나무가 전부였다. 30분 정도 정차하는 비교적 규모가 큰 역에는 타고내리는 승객은 적은 반면 선로 위를 채우고 있는 화물 컨테이너들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다. 기관차 뒤로 100~120량의 화물 컨테이너를 달고 질주하는 모습도 특이한 광경 중 하나다. 1929년 전쟁 물자 운송 및 시베리아 황무지 개척 등을 위해 만들어진 시베리아횡단철도(TSR)는 2002년 전철화·복선화 이후 극동아시아에서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을 잇는 유일한 육상 교통수단이자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 노선(총길이 9288㎞)이다. 출발역인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난 기차는 극동의 수도라 불리는 하바롭스크를 향해 북쪽으로 달리다 이후에는 계속해서 모스크바가 위치한 서쪽으로 향했다. 기차 여행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궁극의 로망인 TSR은 러시아인들에게도 교통수단이자 선망의 대상이다. 러시아 신년 연휴의 끝자락이었던 지난 9일 TSR에서 만난 아토르 마틴(30)은 “말로만 듣던 횡단열차를 타 보고 싶어 연휴 기간 동안 여행길에 오르게 됐다”며 창밖에 펼쳐지는 설경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설경을 뒤로한 채 3일을 꼬박 달린 TSR은 러시아 내 부랴트 공화국의 수도 울란우데에 도착했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출발하는 몽골횡단철도(TMGR)가 합류하는 곳인 만큼 다른 역들에 비해 유독 많은 승객이 기차에 오르내린다. 한국 사람과 흡사한 부랴트인들을 보니 왠지 모를 반가움이 앞선다. 울란우데를 지나 7시간 정도를 달리면 세계 최대의 담수량을 자랑하는 바이칼호수가 펼쳐진다. 바이칼호수는 바다인지 호수인지 구분조차 되지 않을 만큼 넓어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다 담아내기조차 벅차다. 철길 옆으로 이어진 물줄기들이 이르쿠츠크가 가까워졌음을 알려준다. 이르쿠츠크 역에서는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유독 많이 오르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이어 러시아의 몇 안 되는 관광도시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시베리아의 파리라 불리는 이르쿠츠크를 지난 TSR은 30여 시간을 달려 시베리아의 수도인 노보시비르스크에 도착한다. 노보시비르스크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이어지는 도로와 물류망이 형성돼 있는 데다 150만여명이 사는 시베리아 최대 도시다. 이 때문에 노보시비르스크에는 다른 역에 비해 화물 컨테이너를 실은 기차가 유독 많이 줄지어 서 있다. 시베리아를 지난 TSR은 우랄산맥 인근에서 가장 큰 도시인 예카테린부르크에 정차한 뒤 유럽과 아시아를 가로지르는 우랄 산맥을 넘기 시작한다. 수십 개의 역에 정차한 기차는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해 150여 시간을 달려온 끝에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 위치한 야로슬라블역에 도착했다. TSR의 종점인 모스크바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와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로 가는 레닌그라드역,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로 가는 키예프 역 등 모두 9개의 터미널과 13개의 노선이 있다. 모스크바 시내 곳곳에 흩어져 있는 터미널들과 핀란드, 독일, 벨라루스 등 유럽과 러시아 각 지방으로 연결된 철로들은 왜 모스크바가 TSR의 종점이자 또 다른 시작점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극동에서 대륙으로 향하는 TSR은 화물과 승객을 실은 채 오늘도 말없이 질주하고 있다. 글 사진 시베리아횡단열차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한국서 결혼생활 9년… 벨리댄스로 몽골 향수 달래는 그녀

    한국서 결혼생활 9년… 벨리댄스로 몽골 향수 달래는 그녀

    다문화가정 150만명 시대이지만 다문화에 대한 우리 사회의 오해와 편견은 여전하다. EBS는 다문화 사회 통합의 단초를 제공하기 위한 휴먼 다큐멘터리 ‘다문화 사랑’을 방송한다. 다문화 가족 구성원의 한국 사회 적응기와 왕성한 활동상, 직업적·사회적 성취 이면에 담긴 따뜻한 사랑 이야기도 함께 전달한다. 29일 밤 8시 20분 방송되는 ‘다문화 사랑’에서는 몽골 출신 여성 바트에리텐 게렐마(31)씨를 만난다. 게렐마씨의 고향 몽골 불간 지역은 넓은 초원과 사막이 끝없이 펼쳐진 시골이다. 어린 시절부터 춤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지만 그녀가 살던 곳에서는 춤을 정식으로 배우기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창 시절 람바다를 혼자 터득하고 댄스 대회에 출전해 수상까지 했다. 대학에 진학해 춤을 배우고 싶다는 바람 하나로 홀로 입시를 준비하면서 대학에 합격했건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결국 진학을 포기했다. 남편 이진희(48)씨를 만나서 결혼한 지 벌써 9년. 한국 생활을 시작했을 때 의사소통이 서툴러 손윗동서와의 갈등도 심했다. 되레 다툼을 하면서 오히려 동서지간은 더욱 돈독해졌다. 한국생활에 적응하고 인자한 시부모, 두 딸 예슬(7)·예나(4)와 함께 사는 한국 생활이 행복하면서도 게렐마씨는 문득 몽골을 떠올린다. 특히 명절이나 가족 생일이면 더욱 사무치게 그리워진다. 향수를 잊을 방법으로 그는 춤을 떠올렸다. 다시 춤을 추면서 게렐마씨는 각종 댄스 대회에 출전하기도 하고, 재한 몽골인들의 축제 무대에 서는 등 자신의 재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새롭게 접한 벨리댄스는 특유의 관능적인 매력으로 그를 사로잡았다. 몽골 전통춤과 인도 댄스 등 다양한 춤에 능통했던 그도 벨리댄스만은 난공불락이다. 배운 지 1년 반이 지난 어느 날 게렐마씨는 예나의 어린이집 특별 수업에 초대받으면서 아이들에게 벨리댄스를 가르치는 자리까지 가지게 됐다. 벨리댄스 학원에서 친구가 된 결혼 이주 여성들과 ‘새로운 도전’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게렐마씨. 그의 소소한 일상을 들여다본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아름답다”… 연필로 종이에 그린 예술혼

    “아름답다”… 연필로 종이에 그린 예술혼

    “종이에는 화가의 내공이 가감 없이 드러납니다. 마치 시인에게 산문을 쓰게 하면 감춰진 글 솜씨가 드러나는 것과 같지요.” 28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근현대 대표 작가들의 종이그림을 마주한 유홍준(65) 명지대 미술사학과 석좌교수는 “아름답다”고 연신 되뇌었다. 그는 “파리의 피카소 미술관에는 피카소가 초기에 연필로 그린 종이 작품들이 즐비하다”면서 “그의 예술이 어떻게 성장했고 왜 피카소인가를 보여주기에 또 다른 감동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박수근과 이중섭은 시대를 잘못 타고나 종이에 연필로 겨우 그림을 그리던 시절이 있었다”면서 “오히려 이런 그림들이 작가를 더욱 빛나게 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시선은 이중섭의 ‘세 사람’, ‘소와 새와 게’, ‘돌아오지 않는 강’ 등에 머물다 은박지에 새긴 은지화에 이르러 멈췄다. 다시 박수근의 ‘군상’, ‘마을풍경’ 등을 훑는 듯하더니 어느새 이응노의 콜라주 ‘구성’이나 수묵화 ‘군상’ 등을 살폈다. “이응노 선생의 부인이 언젠가 ‘(남편이) 손이 마려워 가만 있지 못한다’는 표현을 썼다”면서 “쉴 틈 없이 집안 구석구석의 사물을 이용해 무언가를 그리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김종영처럼 크로키에 능한 작가는 찾아보기 힘들다”거나 “김환기의 밝게 덧칠한 불투명 수채화는 매력적”이란 감상도 잊지 않았다. 미술평론가로 도 이름난 그는 대학시절부터 박수근과 이중섭의 그림에 빠져 살았다고 한다. 종이에 표현된 근현대 대표작가들의 작품은 어떤 모습을 띨까. 갤러리현대가 다음 달 5일부터 3월 9일까지 개최하는 ‘종이에 실린 현대작가의 예술혼’전에 답이 숨어 있다. 이중섭, 박수근, 김종영, 이응노, 김환기, 천경자, 김종학, 한묵, 김창열, 박서보, 이우환, 김기린 등 굵직한 근현대 작가 30명의 종이작품 120여점이 모습을 드러낸다. 캔버스에 그린 유채화에 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작품들이다. 김환기의 ‘새와 달’, 박생광의 ‘소춘소하도’, 박수근의 ‘모자(젖먹이는 아내)’, 이인성의 ‘부인상’, 이우환의 ‘무제’, 천경자의 ‘콩고의 처녀들-킨샤사에서’ 등을 접할 수 있다. 전시에 나온 작품들은 크게 세 가지 성격을 갖는다. 우선 6·25전쟁 등 외환과 빈곤에 시달리던 시절 종이조차 쉽게 허락되지 않았던 작가의 작품들이다. 담뱃갑 은박지에라도 그림을 그려야 했던 시절이다. 다음 세대의 종이그림은 드로잉을 거쳐 한지에 먹, 혹은 채색작업을 통해 동서양의 조형세계를 넘나든다. 아예 종이 자체의 물성에 주목해 현대미술의 실험적 도전에 나선 요즘 작품들도 있다. 유 교수는 “작품의 재료와 크기로 값을 매기던 예전 미술시장의 관습에서 벗어나 종이그림이나 수채화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대형 지역개발사업 줄줄이 중단 위기

    정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추진해 온 대형 지역개발사업들이 줄줄이 중단될 위기를 맞았다. 27일 전북도에 따르면 그동안 지역발전정책의 골격이었던 ‘5+2 광역경제권’이 폐지된 데 이어 초광역권 개발사업들도 전면 재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추진됐던 대규모 국책사업은 5+2 광역경제권 육성, 내륙권발전종합계획, 백두대간권 개발사업, 서남해안권 개발사업 등이다. 그러나 5+2 광역경제권 육성사업은 박근혜 정부 들어 새로운 발전정책인 지역행복생활권이 등장하면서 폐지하기로 결정됐다. 나머지 3개 대규모 프로젝트도 사업 재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내륙권발전종합계획의 경우 2007년 제정된 ‘동서남해안 및 내륙권발전 특별법’에 따라 지역별로 특화된 첨단산업을 집적화해 신성장동력을 구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강원, 충북, 전남북, 경남북 등 6개 도에 총사업비 1조 1978억원을 투입해 160개 사업을 추진하는 이 프로젝트는 인접 지방자치단체를 뛰어넘어 계획을 수립한 초광역권 개발사업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해당 지자체들이 지난해 4월 발전종합계획안을 수립해 국토교통부에 올렸지만 9개월여째 보완 지시만 내려오고 있다. 총사업비 1조 5553억원이 투입되는 161건의 백두대간권 개발사업도 지난해 6월 지자체가 국토부에 종합계획안을 올렸지만 아직도 승인이 나지 않고 있다. 서남해안권 개발사업 역시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데다 사업 중복 등을 이유로 전면적인 재조정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해당 지자체들은 새 정부가 그동안 추진했던 대규모 지역발전계획의 근간을 흔들고 이미 수립된 사업계획마저 취소할 경우 정책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혼란만 가중시킨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동계올림픽과 남산의 추억/최병규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동계올림픽과 남산의 추억/최병규 체육부장

    5년 만에 가장 따뜻하다는 겨울을 보내고 있지만 40년 전쯤의 서울이라면 어림도 없는 얘기다. 이젠 서울의 명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인 남산타워가 생기기도 훨씬 이전인 1970년대 초반, 기자가 살던 곳은 남산 자락이 북쪽으로 흘러내린 회현동이었다. 기자는 그곳에서 나고, 14살 되던 해까지 살았다. 그래서 서울 한복판에서 태어난 주제에 고향이 웬 말이냐는, 핀잔에 가까운 주위의 눈초리에도 기자는 “회현동은 틀림없는 내 고향이오”라고 거침없이 큰 소리로 말할 수 있다. 회현동의 겨울은 추웠다. 남산에 부딪힌 겨울바람이 돌개바람으로 휘몰아쳐 내려오는 곳이었다. 영하 15도쯤은 우습게 내려가던 그때, 까까머리 꼬맹이들에겐 남산이 놀이터였다. 할머니가 끓여준 시래깃국에 밥 한 뭉텅이 말아 먹고는 빨간 내복에 점퍼랄 것도 없는 윗도리를 척 걸친 뒤 시범아파트 옆 비탈진 언덕길을 뛰어올라가면 온통 눈 세상이었다. 참 눈도 잦았다. 나중에 백범 광장이 됐다가 그마저 말끔히 밀어버린 야외음악당 터는 대나무를 반쪽 내 신발 바닥에 친친 동여매고는 누가 더 빨리 가는지 겨루는 대나무스키 경기장이었다. 큰 눈에 턱마저 메워져 계단의 모습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어린이회관 옆 가파른 돌계단 비탈은 그럴 듯한 알파인 스키장의 슬로프 같았다. 압권은 어린이회관에서 지금의 힐튼호텔로 이어지는 구부러진 내리막길이다. 이미 발목까지 쌓인 눈 위에서 또 내리는 눈을 맞으며 포대 자루 썰매를 대 여섯 차례 타고 나면 다져진 눈밭은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하며 이내 반질반질한 얼음판으로 바뀌곤 했다. 그 속도가 또 굉장해서 쌩~ 하고 내려가다 뒤집히기라도 하는 날엔 멀리 찻길로 나동그라지기 일쑤였다. 하긴 70년대라면 어디 남산뿐이랴.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자리는 원래 당시 전국에서 가장 크다던 3만평 넓이의 스케이트장이 있었는데, 본디 논이었다. 스케이트가 없으니 손으로 만든 썰매가 탈 거리였다. 굵은 철사를 망치로 곧게 펴서 널빤지 밑바닥에 젓가락 붙이듯 못으로 고정시키면 지금의 스켈레톤이나 루지 못지않은 훌륭한 썰매가 됐다. 여기에 코끼리 코처럼 긴 막대를 달고 발을 얹어 좌우로 움직이면, 그게 영락없는 봅슬레이였다. 설 연휴가 끝나고 엿새 뒤면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의 막이 오른다. 메달 하나에 울고 웃는 드라마가 틀림없이 또 펼쳐질 것이다. 겨울 스포츠 하면 우리네하고는 상당히 거리감이 있을 것 같지만, 사실 이건 그동안의 변변치 않았던 메달 성과에서 비롯된 착시일 따름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익(李瀷)은 성호사설(星湖僿說)에 ‘함경도 삼갑(삼수갑산)에서는 한겨울 썰매를 타고 곰과 호랑이를 찔러 잡았다. 나무로 만든 그 모양은 흡사 배와 같다. 사람이 그 위에 타고 가는데 매우 빠르다’고 썼다. 수백년 전 이미 봅슬레이처럼 나무 보호막을 갖춘 배 모양의 썰매를 타고 사냥을 했다는 기록이다. 또 해방 전후 백두산과 금강산, 한라산 등에서 진보적 등반을 펼쳤던 백령회(白嶺會) 회원들이 이름도 낯선 ‘오름 스키’를 즐겼다는 기록을 보면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데 동서양이 따로 없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어릴 적 남산 자락의 겨울 이야기 속에도 함경도 삼갑의 ‘겨울 유전자’가 유유히 흐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웃고 만다. cbk91065@seoul.co.kr
  • 상계·창동 일자리 8만개 창출… ‘코엑스 두배’ 신경제 중심지로

    상계·창동 일자리 8만개 창출… ‘코엑스 두배’ 신경제 중심지로

    서울 동북4구(성북·강북·도봉·노원) 창동·상계지역이 일자리 8만개를 창출하는 신경제 중심지로의 도약을 꿈꾼다. 또 북한산 일대 최고고도지구 높이 관리 기준이 현행 5층·20m에서 20m로 일원화된다. 이중 규제로 정비가 어려웠던 낡은 연립주택 지구의 주거 환경 개선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제도적 지원으로 뒷받침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27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동북4구 지역 발전 전략인 ‘행복4구 플랜’을 발표했다. 인접 자치구들이 자발적으로 민관 협의체를 함께 구성해 2년 넘게 공들인 끝에 발전 방안을 마련하고, 시가 상위 계획인 ‘2030서울플랜’을 고려해 완성하는 등 지역 발전 정책 수립의 새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플랜은 동북4구가 열악한 변두리 주거지역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수도권 동북부 생활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밑그림을 담았다. 우선 대규모 가용 부지가 있는 창동·상계지역이 이르면 2016년부터 신경제 중심지로 본격 개발된다. 창동차량기지, 도봉면허시험장, 환승주차장 등 코엑스의 두 배에 달하는 38만㎡ 부지에 업무·상업·컨벤션·호텔 등의 시설이 들어선다. 또 수서발 KTX 노선을 경기 의정부까지 연장하고 동서 간 도로 개설이 추진되는 등 광역과 지역이 맞물리는 기반 시설도 적극 유치한다. 이를 위해 시는 창동·상계 전담부서를 신설한다. 또 조기 개발이 가능한 부지는 공공 주도로 선도 사업을 펼쳐 전체 사업을 이른 시일에 본격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경전철 동북선과 우이~신설 연장선 가시화에 따라 신규 역세권 개발과 상업 지역 확대도 검토된다. 녹색 생활 환경 기반도 강화된다. 동북 지역을 흐르는 중랑천과 우이천이 중심이다. 하천 주변에 생태공원을 조성하고 곳곳에 끊긴 녹지를 잇는다. 특히 내년 공원으로 변신하는 불암산 일대 경춘선 폐선 부지는 태릉, 초안산 일대 역사·문화 자원과 버무려 태릉~경춘선~중랑천~초안산의 ‘녹색 네트워크’를 완성한다. 이 밖에 취업·창업·연구를 위한 지식교육 특성화 지역과 자연·역사·문화·관광벨트가 조성된다. 상대적으로 풍부한 인적 자원과 대학·기술·연구소·관광 인프라를 활용해 지역 강점을 특화한다는 것이다. 박원순 시장은 “이번 플랜은 다양하고 실험적인 과정과 긴밀한 협의의 결과물”이라며 “동북4구에서 시작한 날갯짓이 서울 각 권역으로 퍼져 바야흐로 서울의 미래를 바꾸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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