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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포서 코로나19 비상…60대 부부·손자 일가족 확진

    목포서 코로나19 비상…60대 부부·손자 일가족 확진

    전남 목포에서 일가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27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60대 부부와 함께 사는 10대 손자가 코로나19 전남지역 21·22·23번 확진자로 분류됐다. 목포에 거주하는 60대 여성은 기침과 오한 증세를 호소하며 26일 오후 5시쯤 목포의 한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이 여성은 이날 오전 8시에 1차 양성 판정 결과를 통보받았으며, 오후 5시에 2차 검사 결과도 양성으로 나오면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부부가 해외를 다녀오진 않았고, 최근 광주를 몇 차례 방문했다고 전했다. 60대 여성은 광주에 거주 중인 60대 여동생과 광주에서 만나 점심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동생 부부도 이날 확진 판정을 받고 광주 지역 34·35번 확진자로 분류됐다. 보건당국은 목포 60대 부부가 해외를 다녀온 이력이 없고, 최근 남편의 암 치료를 위해 광주를 몇 차례 방문했다고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곤충 기억력과 판단력이 사람보다 낫다고?

    [달콤한 사이언스] 곤충 기억력과 판단력이 사람보다 낫다고?

    보통 기억력이 나쁘거나 우둔한 사람들에게 ‘새대가리’라고 놀리는 경우가 많다. 우둔한데다가 자기 중심적이기까지 하면 ‘벌레 또는 곤충만도 못한 인간’이라고 비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거의 눈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뇌를 가진 곤충들도 학습하고 기억하고 사회적 추론을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건 앤아버대 생태·진화생물학과 연구팀은 종이말벌 또는 쌍살벌로 불리는 벌들은 생물학자들이 ‘사회적 엿듣기’라고 부르는 능력을 통해 잠재적 적들의 집단적 행동을 살펴 본 뒤 기존에 학습하고 기억한 것들을 되살려 신속하게 평가한 뒤 행동한다는 연구결과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26일자에 발표했다. 영장류는 물론 제브라 피시 같은 물고기나 일부 조류들은 잠재적 경쟁자들의 행동을 살펴보고 자신의 현재 능력과 비교함으로써 대응전략을 세움으로써 분쟁 비용을 최소화하도록 진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곤충들에게서는 이 같은 능력이 확인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연구팀은 곤충들의 작은 뇌신경계가 정교한 행동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결과들을 내놓은 것이다. 연구팀은 학교가 있는 앤아버 주변에서 폴리스테스 푸스카투스(Polistes fuscatus)라는 쌍살벌들을 수집해 관찰했다. 푸스카투스 쌍살벌은 여러 마리의 여왕벌이 한 둥지에서 사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문에 벌들 사이에 먹이 분배, 일 분담, 번식 우선권 등을 둘러싸고 싸움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엄격한 위계질서가 필요하다. 만약 엄격한 질서가 없다면 각 파벌들로 나뉘어 싸움을 벌이다 모두 멸종할 수 있다는 것이다.연구팀은 서로 다른 여왕벌을 섬기는 말벌 6마리를 뽑아 가슴에 물감으로 색깔을 표시해 구분할 수 있도록 한 다음 가로, 세로, 높이 각 ㎝의 작은 투명유리상자에 넣었다. 그 다음 전투말벌 한 마리씩 뽑아 작은 통에 넣은 뒤 전투를 하도록 하고 나머지 네 마리는 이를 관찰하도록 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네 마리의 벌들은 전투말벌이 싸우는 것을 오랫 동안 관찰한 다음 다시 벌집으로 돌아갔을 때도 싸우는 것을 보고 익힌 것을 바탕으로 적과 아군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행동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쌍살벌들이 미세한 얼굴의 특징과 행동을 파악해 불필요한 경쟁이나 싸움을 피하도록 진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엘리자베스 티베츠 교수(신경·행동생물학)는 “복잡한 사회관계와 상황 판단 능력은 두뇌 진화, 특히 사회적 지능 발달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곤충의 뇌에서도 그 같은 판단이나 사고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라며 “쌍살벌의 경우 놀라운 장기기억력을 갖고 있으며 이전에 관찰하거나 학습한 사회적 상호작용에 근거해 행동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바람 피운 가장 병실에서 폭행한 모녀 벌금형

    바람 피운 가장 병실에서 폭행한 모녀 벌금형

    불륜을 저지른 가장을 폭행한 모녀가 벌금형에 처했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단독 이장욱 판사는 공동존속상해와 공동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58·여)와 B씨(36·여)에게 각각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모녀 사이인 이들은 2019년 4월23일 광주 한 병원 병실에서 A씨의 남편이자 B씨의 아버지인 C씨(59)를 핸드백 등으로 때린 혐의다. 이 과정에서 모녀를 말리는 C씨의 동생도 폭행한 혐의도 있다. 이들 모녀는 C씨가 바람을 피웠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양형 기준 등 여러 정황을 고려해 벌금형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김용범 차관 “초저출산시대…고령자도 능동적 소비주체로 인식”

    김용범 차관 “초저출산시대…고령자도 능동적 소비주체로 인식”

    정부가 초저출산 시대에 대응하고자 빈집을 적극 활용하고 고령층을 능동적 소비주체로 인식하는 등 고령 친화적 사업을 발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동시에 젊은 층과 외국인의 경제활동참가율도 높일 계획이다.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기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 6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날 회의엔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법무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등 15개 관계부처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김 차관은 “최근 발표된 4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월별 출생아 수는 5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으며,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째 인구자연감소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올해는 인구감소가 발생하는 첫 번째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결혼·출산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저출산 추세를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제1기 인구정책 TF를 운영해 병역자원 감소에 대응한 군 인력체계 개편 방안, 주택연금 자격기준 완화(60세→55세) 등을 마련해 발표했다. 이번 제2기 인구정책 TF도 ▲경제활동참가율 제고 ▲노동생산성 제고 ▲지역공동화 선제대응 ▲고령화 대응 산업·제도 설계 등 4대 분야 핵심 추진과제를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인구감소 추세를 양적 측면에서 보완하기 위해 고령자·여성·청년 등 분야별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고, 외국인 인력도 확충하는 정책과제를 집중 발굴한다. 동시에 질적 측면에서 평생교육과 직업훈련의 질을 높인다. 빈집이나 농어촌 지역을 효율적으로 관리·활용하고, 고령자도 능동적 소비주체로 인식해 고령친화사업 육성과 고령친화적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김 차관은 “저출산·고령화 현상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국제연합(UN)의 세계인구전망에 따르면 2050년 전 세계 인구 중 65세 인구비율이 15.9%에 달하고, 태국·중국·베트남 등 우리 주변국들도 가까운 미래에 인구감소 문제를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출산·고령화를 ‘변수’가 아닌 ‘상수’로 보고 우리 사회의 적응력 강화 측면의 정책과제를 발굴하고, 범부처 협력체계를 구축해 문제를 접근한 점 등은 향후 유사한 문제를 겪게 될 나라들에 유용한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비대면 수업 90% 만족도 그 비결은

    비대면 수업 90% 만족도 그 비결은

    영진전문대 컴퓨터정보계열 학생 91.2%가 ‘1학기 비대면 수업’에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전전문대는 최근 이 계열 1~3학년생 996명에 대한 비대면수업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91.2%가 ‘대체로 만족한다’,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했다고 26일 밝혔다. 또 ‘수업을 통해 해당 교과목에 대한 지식(또는 기술)과 이해도를 높였는� ?遮� 질문에도 91.2%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김기종 컴퓨터정보계열부장(교수)은 “비대면 수업이지만 우리 계열은 실제 수업 시간표에 맞춰 재학생이 참여하는 쌍방향 실시간 수업을 진행한 결과”라면서 “줌(Zoom)을 활용, 교수와 학생들이 실시간 화상수업에 참여하고, 수업 시작 때 이전 수업에 대한 퀴즈, 수업 종료 때는 그날 수업에 대한 확인 문답과 퀴즈를 내 그 결과를 그 다음 수업에 또 반영하는 등 온라인 수업이지만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시켰다”고 밝혔다. 특히 1학년생 320명 전원에겐 IT창의공학교과목 실습을 위한 ‘아두이노 키트’를 집으로 보내 학생들 스스로 실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했다. 구나현(컴퓨터정보계열, 1년)씨는 “대학서 보내준 실습키트로 IoT기능을 활용한 게임을 만들었는데 동생들이 이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면서 “집에서 하는 수업, 실습이 정말 괜찮다”고 했다. 한편 이 계열은 코로나19로 인한 취업 혹한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졸업자 취업률이 6월 현재 84.4%(자체집계)를 달성하며 IT분야 우수 인재 양성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결핍의 역사에도 꺾이지 않은 예술열

    결핍의 역사에도 꺾이지 않은 예술열

    1930년대 말 서울 종로구 삼청동 언덕배기의 한 셋집은 어쩔 수 없이 풍진 인생들이 모여드는 공간이었다. 한때 이름난 기생이었던 언니와 유명 배우였으나 정신병을 얻어 하루에도 여러 기분을 오르락내리락하는 동생, 그런 어머니 밑에서 자라는 소녀 희수는 주인집 사람들이다. 그 집에는 마술사와 차력사, 하루에도 여러 번 가래를 뱉는 할아버지, 인력거꾼 아버지를 둔 소년 준이 세들어 산다. 손홍규 작가의 장편소설 ‘파르티잔 극장’은 해방 공간의 혼돈과 이어지는 전쟁의 참화 속을 살아가는 희수와 준의 이야기다. 그 시절 예인들이 잔뜩 모인 그 집의 배경처럼, 준과 희수는 자연스럽게 예술열을 키우게 된다. 춤을 배우는 희수는, 연극과 무대에 대한 동경을 가진 준과 함께 극장을 다니며 무대에 익숙해진다. 이들을 더욱 끈끈하게 잇는 건 결핍의 역사다. 희수는 엄마를, 준은 누나와 아버지를 잃었다. 그들에게 피붙이란 단순히 ‘사랑하는 가족’ 이상의 의미를 띤다. 끝내 화해하지 못하고 먼저 간 이들이며, 죽어서도 끝끝내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이다. 이들 두 사람을 둘러싼 시대 배경과 당대 문화예술계의 흐름은 버라이어티하다. 일제강점기의 좌익 운동과 사상검열, 해방공간에서의 좌우 충돌과 정치공작 앞에서 이들은 풍전등화다. 신파극에서 만담·막간극 등의 대중극과 신극으로, 궁중무용에서 서양 춤으로 이행해 가는 흐름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결코 풍진 시대에 휘둘리지만은 않는 것이 소설의 미덕이다. 시대적 배경을 이야기의 밑바탕에 자연스럽게 배치하고 희수와 준 두 사람의 관계와 마음의 움직임에 초점을 맞춘다. 희수와 준은 각자의 시점에서 서로를 서술하며 상대를 보듬기도 하고, 스스로와의 화해를 시도한다. 이들 주변에 놓인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담는 데도 적극적이다. 전쟁의 와중에 인민군 포로와 남부군 대원으로 재회한 희수와 준이 유격대원들의 신상과 이력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 등이 그렇다. 서로서로 이야기가 되고자 하는 욕망이 예술의 원천이며, 그러한 삶은 결코 무용하지 않다는 것을 소설은 부지런히 말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안산 식중독 유치원생 14명 햄버거병 증세… 5명 투석 치료 중

    안산 식중독 유치원생 14명 햄버거병 증세… 5명 투석 치료 중

    학부모 “뭘 먹여 투석받게 하나” 울분 원장 ‘원비 사적 사용’ 비리 의혹도 제기“유치원에서 어떤 음식을 먹이면 아이들이 평생 신장 투석을 받을 일이 생깁니까?” 25일 오후 집단 식중독 증상이 나타난 경기 안산시 A유치원 앞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울분을 참지 못하며 언성을 높였다. 이날 안산시에 따르면 전체 원생이 184명인 A유치원 어린이 중 식중독 증상을 보인 어린이가 그 동생 등 가족 2명을 포함해 100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이 중 14명은 햄버거병(용혈성 요독증후군) 의심 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신장 기능 등이 나빠진 5명은 투석 치료까지 받고 있다. 31명이 입원 중이다. 햄버거병은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의 합병증으로 1982년 미국에서 처음 발견됐다. 오염된 소고기, 분쇄육이 들어간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수십명이 집단 감염됐다. 지금까지도 매년 환자 2만명이 발생하고 200명 이상이 사망한다. 여름철에 흔히 발생하며 설사 복통 혈변 등을 일으킨다.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소고기 외에도 우유와 오염된 퇴비로 기른 야채를 통해서도 전염된다.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장 기능이 크게 망가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5살 난 아이를 둔 엄마라고 소개한 청원인 B씨는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햄버거병 유발시킨 2년 전에도 비리 감사 걸린 유치원’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다. B씨는 “갑자기 아이가 복통을 호소했는데,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계속 칭얼거리자 심각한 사태를 인지해 병원으로 달려갔다”며 “병원에서 진단을 해보니 장 출혈성 대장증후군이라는 병명이 나왔다.”고 회상했다. 이어 “주변에서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원생이 차츰 늘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혈변을 보기 시작했고 변에서 알 수 없는 끈적한 점액질도 나왔다. 어떤 아이는 소변조차 볼 수 없게 돼 투석까지 받게 됐고, 보건소를 통해 그 원인이 유치원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 원장의 비리 의혹까지 제기하며 “(유치원 비용을) 개인경비로 수억원 사용한 전적이 있는 파렴치한 유치원 원장의 실태를 알리고자 한다”고 호소했다. “엄마가 미안하다. 너를 그 유치원에 보내지 않았더라면”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 글은 이날 밤 10시 현재 1만 5000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유치원에서 현재까지 식중독 증상은 원생과 원생의 동생 등 어린이들에게서만 나타나고 있다. 유치원 교사 1명의 가검물에서 장 출혈성 대장균이 나왔지만, 이 교사는 복통이나 설사 증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보건당국은 원생들이 단체 급식을 통해 장출혈성 대장균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 역학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유치원은 식중독 발생 등에 대비해 보관해 둬야 할 음식 재료를 일부 보관하지 않아 과태료 50만원을 물린 상태다. 일반적으로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은 1~2주 정도 지켜보면 후유증 없이 좋아진다. 하지만 어린이들은 감염 이후 햄버거병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급성으로 신장 기능이 손상될 경우 투석 치료와 수혈이 필요할 만큼 심각한 상태에 이른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민자야 오빠 간다”… 70년 만에 돌아온 김 일병

    “민자야 오빠 간다”… 70년 만에 돌아온 김 일병

    文, 서울공항서 유해 직접 맞아 최고 예우 트럼프 “여러분 승리 축하” 영상 메시지“민자야, 오빠 간다. 엄마 아버지 잘 모셔라.” 6·25전쟁 당시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고 김정용 일병은 1950년 8월 부대로 향하기 전 여동생에게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고인은 “흥남부두에 앉아 바다를 쳐다보며 부모님 생각에 편지를 쓴다. 부디 답장을 길게 보내다오”라고 쓴 편지를 끝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열아홉 나이로 참전했던 김 일병이 25일 70년 만에 전우 146명과 함께 그리운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날 ‘영웅에게’라는 주제로 경기 성남의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는 오후 8시 40분 고 하진호·김정용·김동성·최재익·박진실·정재술(이상 일병)·오대영 이등중사 등 국군 전사자 7명의 유해 봉환으로 시작됐다. 이날 행사는 고령층 참석자의 안전을 고려해 처음으로 일몰 이후 개최했다. 비가 흩뿌리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 부부는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의 가족 6명과 함께 입장해 공군 항공기에서 내리는 유해를 예를 갖춰 맞이했다. 가수 윤도현이 이들을 추모하며 ‘늙은 군인의 노래’를 불렀다. 6·25 당시 미 7사단 17연대 소속으로 참전했던 예비역 이등중사 류영봉씨가 70년 만에 돌아온 전우들을 대신해 복귀신고를 했다. 류 중사는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이등중사 류영봉 외 147명은 2020년 6월 25일 기하여 조국으로 복귀 명을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충성”을 외치며 거수 경례했다. 참석자 300여명의 가슴에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12만 2609명의 전사자를 기억하는 ‘122609 태극기’ 배지가 빛났다. 조포 21발 발사와 함께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이 이어졌다. 조포 21발 발사는 국가원수급에 해당하는 예우로, 이 역시 6·25 행사 처음으로 이뤄졌다. 미국·영국·호주·네덜란드 등 22개 유엔 참전국 정상들도 영상을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산주의를 막아내기 위해 용감하게 싸운 모든 분들께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면서 “우리가 합심해 이룬 성과는 실로 대단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여러분의 승리를 축하한다”고 전했다. 이번 유해 봉환은 한미 공동 감식작업으로 이뤄진 것으로, 2018년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로 북한에서 발굴돼 미국 하와이로 옮겨졌다가 국군전사자로 판명되면서 고국으로 돌아왔다.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번 유해봉환은 남북미 관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계기”라며 “비무장지대(DMZ) 남북 공동 유해발굴 사업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으로 연결되면서 북한 지역 내 전사자 유해인계 관련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유명 IP신작 ‘로맨싱사가 리유니버스’ 모바일 버전 론칭

    유명 IP신작 ‘로맨싱사가 리유니버스’ 모바일 버전 론칭

    일본 게임 개발사 스퀘어에닉스는 역할수행게임(RPG) ‘로맨싱 사가’ 시리즈의 유명 IP 신작 ‘로맨싱 사가 리유니버스(Romancing SaGa Re;univerSe)’의 모바일 버전을 출시했다. 이와 함께 최근 전 세계 사전예약 수가 100만 명을 돌파해 모든 플레이어에게 특전 아이템으로 ‘주얼×4000’, ‘스태미나 회복제×90’, ‘A 노라’, ‘S 눈사람’ 등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실시한다. 이번 ‘SaGa 시리즈’는 30주년 최신작으로, ‘로맨싱 사가3’의 300년 후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다. 주인공 폴카가 괴한들에게 납치된 여동생 리즈를 구하기 위해 험난한 여행을 떠나는 스토리다. 정통 클래식 RPG 게임 SaGa 시리즈는 전략과 육성의 요소들과 추억의 도트 스타일의 기묘한 세계관이 결합된 게임으로, 추억의 도트 풍 화면과 고화질 2D 비주얼 이펙트를 통해 다시 태어난 캐릭터가 화려한 스킬을 펼친다.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모은 유명 타이틀 SaGa 시리즈는 올해 아시아 출시를 결정해 개발사 Akatsuki와 스퀘어에닉스(SQUARE ENIX) 합작으로 전 세계에 출시됐다. 또한, 한국의 일러스트 회사 ‘EIGHT STUDIO’와 다수의 일러스트 콜라보를 진행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다른 게임에서는 볼 수 없는 획기적인 배틀 시스템(번뜩, 진형)과 과금 위주의 게임이 아닌 오래 할수록 강해지는 게임 시스템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SaGa 시리즈 특유의 전투 시스템인 ‘진형’, ‘번쩍임’, ‘연계’를 바탕으로 부담 없이 플레이할 수 있는 높은 전략성의 전투 시스템을 자랑하며, 여러 가지 ‘스타일’을 육성하고 ‘계승’, ‘원정’, ‘훈련’ 등을 이용해 캐릭터를 강화하는 성장 시스템을 갖췄다. 이 외에도 SaGa 시리즈의 캐릭터 디자이너 코바야시 토모미의 일러스트를 감상할 수 있으며, SaGa 시리즈 대표 작곡가 이토 켄지의 멜로디를 통해 SaGa의 세계로 이끌어줄 웅장한 BGM을 감상할 수 있다. 스퀘어에닉스 측은 “사전예약 100만 명 돌파기념 이벤트의 아이템은 튜토리얼 완료 후 선물함에서 받을 수 있다”며 “또한 오는 30일에는 로맨싱 사가 리유니버스 최초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Romancing Sa Ga Re; univer Se Original Soundtrack’이 공개된다”고 밝혔다. 이번 사운드 트랙은 Apple Music, Spotify, Amazon Music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편, SaGa 시리즈는 일본에서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2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며 App Store와 Google Play 양대 플랫폼 판매 순위 1위에 오른 작품이다. 이와 함께 지난 2019년 개최한 구글 플레이 베스트 오브 2019에서 ‘올해를 빛낸 인기 게임’과 ‘올해를 빛낸 경쟁 게임’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경심 재판에 남편 조국 증인 소환…“사생활 내용은 빼고”

    정경심 재판에 남편 조국 증인 소환…“사생활 내용은 빼고”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기소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 남편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증인으로 소환된다. 조 전 장관의 증인 신문 기일은 9월 3일로 잡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는 25일 정 교수의 속행 공판에서 “조국에 대한 신문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조 전 장관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정 교수 측은 그간 조 전 장관을 증인으로 부르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그가 정 교수의 일부 혐의에 대해 공범 관계인 만큼 증언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고, 공범 혐의에 대해서는 별도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그 혐의는 해당 재판에서 다루면 된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수사 과정에서 진술을 거부하면서 “법정에서 모든 사실을 말하겠다”고 말해 온 만큼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맞서 왔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상 증언거부권이 있는 증인에 대해서도 신문할 필요성이 인정되면 소환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증언거부권이 있다는 이유로 소환에 불응할 수 없다”며 “검사가 제출한 조국 씨에 대한 신문사항 등을 검토해보면, 공소사실에 대해 증인신문을 할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다만 재판부는 검찰이 조 전 장관에게 물어보려는 내용이 너무 방대하다며 정 교수의 공소사실과 관련이 있는 부분으로 한정해 신문을 허용하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질문을 하면 이른바 ‘강남 건물’ 이야기처럼 변호인이 반발할 부분이 있다”며 “사생활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은 저희가 의견을 제시해서 빼면 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 외에 사모펀드 투자에 가담한 정 교수의 동생 정모씨, 조 전 장관 5촌 조카의 아내 이모씨 등도 이날 증인으로 채택했다. 한편 조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31일 딸 조모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부정수수 관련 뇌물수수 및 청탁금지법 위반, 사모펀드 의혹 관련해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 11개 혐의로 기소돼 현재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사건도 병합돼 함께 심리가 진행 중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김홍업 “김홍걸, 유언장 없는 것 조작해 거짓말”…DJ 유산 다툼 점입가경

    김홍업 “김홍걸, 유언장 없는 것 조작해 거짓말”…DJ 유산 다툼 점입가경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둘째 아들인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은 25일 “김홍걸 의원은 김홍업이 동교동 집 재산을 탐낸 것으로 주장하고 있는데 그것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동교동 자택, 상속 아닌 기념관으로 사용하도록 유언” 김 전 대통령과 이 여사가 남긴 유산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의원과 김 이사장이 다투고 있는 가운데 김 이사장이 이날 입장문을 내고 반격에 나섰다. 김 의원 측이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마포구 동교동 사저와 노벨평화상 상금에 대해 “김 의원이 모든 재산을 상속받을 유일한 합법적 상속인 지위에 있다”고 주장하자 김 이사장이 “거짓말”이라며 반박한 것이다. 김 이사장은 “이 여사가 유언장에 ‘동교동 자택을 소유권 상속인인 김홍걸에게 귀속하도록 했다’는 문구는 유언장 내용에 없는 것을 조작한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본래 이 여사는 동교동 집은 자식들에게 상속하지 않고 김 전 대통령 뜻을 따라 김대중·이희호기념관으로 사용하도록 유언한 것”이라며 “그래서 ‘만약’이라는 전제로 지자체나 후원자가 이 집에 대해 보상을 해주면 그 중 9분의1씩은 세 아들에게 주고 나머지는 김대중기념사업회에 기증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김 이사장은 “제가 동교동 집에 대한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한 것은 유언장에 동교동 집은 자식에게 상속한 것이 아니라 기념관 목적에 사용하도록 유증한 것이기 때문에 김홍걸이 상속 재산으로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노벨상 상금도 김홍걸이 상속인 주장해 몰래 인출” 그는 또 “노벨평화상 상금은 상속세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은 “김 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 상금 10억원과 미국 필라델피아 자유인권상 상금 1억원을 합친 11억원 중 3억원을 김대중도서관에 기증하고 나머지 8억원은 민주주의, 평화, 빈곤퇴치를 위한 목적사업 기금으로 사용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노벨평화상 상금 통장과 도장은 제가 관리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이 여사 장례식 후에 김홍걸이 은행에 가서 자신이 상속인이라고 주장하고 몰래 이 돈을 인출해 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저의 부덕으로 어머니 이 여사의 유언장 집행을 놓고 동생 홍걸이와 재산상속 다툼을 하는 것처럼 국민들께 염려를 드린 것에 대해 깊이 사죄드리고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 김 전 대통령과 이 여사께도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 의원 측은 이 여사가 상금은 김대중 기념사업 기금으로, 동교동 사저는 기념관으로 사용하고, 관련 소유권은 김 의원에게 귀속하되 매각할 경우 3분의1을 기념사업회에, 나머지는 홍일·홍업·홍걸 삼형제가 3분의1씩 나누라는 유지를 남겼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n번방처럼 성 착취한 10대에 미성년자 최고형 선고

    n번방처럼 성 착취한 10대에 미성년자 최고형 선고

    소년법상 최고형인 징역 장기 10년, 단기 5년 선고 ‘n번방’과 유사한 수법으로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제작해 유포한 10대가 1심에서 미성년자가 받을 수 있는 가장 무거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이현우)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제작·배포 등), 강요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18)군에게 25일 장기 10년, 단기 5년을 선고했다. 중학생 피해자 상대로 성 착취 영상 촬영·가학적 지시 A군은 2018~2019년 당시 중학생이던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위를 하고, 신체를 촬영한 사진·동영상 등을 촬영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군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알게 된 피해자에게 신체를 촬영한 사진을 전송받은 뒤 이를 약점으로 잡아 가학적인 행위를 지시하고, 그 모습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담게 했다. 또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낄 만한 문자 메시지를 수십 차례 보낸 혐의, 피해자의 어머니와 여동생의 신체 사진까지 촬영하도록 지시했으나 피해자가 이를 거부해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았다. 법원 “소년인 점 고려해도 엄한 처벌 내릴 수밖에”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방법과 내용, 경위, 피해자의 나이 등에 비춰볼 때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비난 가능성도 크다”며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충격과 고통이 큰데도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이 지금까지도 (소년법이 규정하는) 소년인 점을 고려해도 엄한 처벌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소년법이 정하는 가장 높은 형량을 선고했다. 소년법에 따르면 범행을 저지른 미성년자에게는 장기와 단기로 형기의 상·하한을 둬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있다. 소년법상 징역형의 법정 최고형은 장기 10년, 단기 5년이다. 전자발찌 부착은 기각…“가족 노력으로 교화 가능성” 다만 재판부는 A군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이전에 성폭력 범죄 전력이 없고, 가족들이 노력하고 있어 교화될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배드캅’ 위에 해결사 ‘굿캅’…너무 나간 김여정 제동설도

    ‘배드캅’ 위에 해결사 ‘굿캅’…너무 나간 김여정 제동설도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에서 동생 김여정(오른쪽) 노동당 제1부부장이 주도한 대남 공세를 ‘보류’하는 결정을 내림에 따라 두 사람이 ‘굿 캅’, ‘배드 캅’ 역할을 분담하는 모습이 더욱 부각됐다. 김 위원장은 김 부부장의 지난 4일 대북전단 살포 비난 담화 이후 대남 공세 관련 공개적 발언이나 지시를 하지 않았다. 아울러 지난 7일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통신 등이 다음날 보도한 이후 23일 군사위 예비회의를 주재하기까지 16일간 공개 행보를 멈췄다. 이 사이 김 부부장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총참모부에 대적 군사행동 계획 수립을 지시하며 대남 공세 전면에 나섰다. 김 위원장이 동생을 내세워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며 대응을 압박하고, 한반도 긴장을 조성해 북한의 존재감을 드러내면서도 국면 전환이나 속도 조절에 대비해 자신은 뒤로 빠져 있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김 위원장이 직접 한국 정부를 비난하고 대남 공세를 주도할 경우 최고지도자의 결정이기에 이후 이를 번복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김 부부장이 지난 17일 담화에서 고위급 인사로는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막말로 비난했지만, 김 위원장은 침묵을 지킨 것은 정상 간 신뢰는 남겨두려는 포석이었을 수 있다. 청와대도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을 내세워 김 부부장을 강력 비판했으나 문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았다. 김 부부장이 ‘배드 캅’ 역할을 과도하게 수행해 김 위원장이 제동을 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김 위원장이 김 부부장에게 대남 공세를 맡기긴 했지만 김 부부장이 개성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총참모부에 군사 행동을 지시한 데 대해 너무 많이 나갔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일영도체제인 북한에서 김 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위임 없이 행동하긴 어려웠을 것이라는 해석이 다수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김 부부장이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는 없다”며 “김 부부장이 강경파고 김 위원장은 온건파라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빨갱이 가족이란 낙인 두려워…금정굴 쪽은 쳐다도 안 봤어요”

    “빨갱이 가족이란 낙인 두려워…금정굴 쪽은 쳐다도 안 봤어요”

    “어려서는 내가 금정굴을 하루이틀 걸러 다니면서 무섭지도 않은지 거길(굴 위를) 건너뛰고 그랬지요. 그런데 아버지 죽고 나서 한 20여년 동안 한 번도 가지를 않았어요. 그쪽은 쳐다도 안 보고 얼씬도 안 하고 싶더라고요.”(이병순 금정굴유족회 고문)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동 황룡산 자락에 있는 18m 깊이의 수직 폐광 ‘금정굴’. 한때 ‘금구뎅이’라고 불렸던 영광의 기억도, 동네 꼬마들이 폴짝폴짝 뛰놀던 추억도 온데간데없다. 금정굴은 이제 ‘무덤’이다. 1950년 10월 9일부터 25일까지 고양·파주 지역의 민간인 160여명이 ‘빨갱이’로 낙인찍혀 재판 한 번 받지 못하고 학살당한 채 금정굴에 버려졌다. 70년이 지났지만 희생자들은 한 몸 온전히 누일 곳 없이 떠돌이 신세다. 1995년 유족들이 발굴 작업을 벌여 153구 이상의 유해가 세상에 나왔다.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만 76명이다. 유해를 모실 곳이 마땅치 않아 지금까지 납골당만 세 차례 옮겼다.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금정굴 민간인 학살 사건을 “경찰에 의한 불법적인 집단학살”로 결론 내렸지만, 희생자들의 넋은 위로받지 못했다. 진실화해위원회가 권고했던 평화공원 설립도, 영구적인 유해 안치소 설치도 아직 이뤄지지 못했다. 유족들은 애가 끓는다. 부역 혐의자 가족이라는 낙인이 두려워 문민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금정굴 쪽은 애써 외면했다. 억울한 죽음을 애도할 권리마저 박탈당한 채 살아온 세월이 수십 년이다. 서울신문은 24일 채봉화(74) 금정굴유족회장과 이병순(87) 고문을 만났다. 1950년 10월 9일. 당시 열일곱 소년이었던 이 고문의 뇌리에는 70년 전 모습이 스틸사진처럼 남아 있다. 집 앞에서 두 사람씩 삐삐선(군용통신선)에 묶인 채 이동하는 행렬을 목격했다. 맨 뒤에 아버지 이봉린이 있었다.보리밭 갈다 끌려간 아버지… 유해안치소도 없이 ‘떠돌이 신세’ 한국전쟁이 터지고 3일 만에 수도를 빼앗긴 국군이 9월 28일 서울을 수복한 무렵 이봉린은 능곡국민학교에서 열린 유엔군 환영대회에 나갔다가 치안대에 끌려갔다. 인민군이 마을을 점령한 시기 ‘농촌위원장’을 맡아 공출량을 계산하는 부역을 했다는 이유였다. “우리 아버지가 일산리 구장(區長)을 했었거든. 동네에서 추켜세우는 사람이잖아. 주변에서 ‘형님이 일 봐야지’ 하니까 맡게 된 건데….” 어머니와 7남매는 잡혀간 아비의 끼니 걱정에 매일 번갈아 수십 킬로 걸어 밥을 날랐다. 그러던 어느 날 고양경찰서에서 “(부역 혐의자들이) 문산으로 좌익 심사를 받으러 가서 오늘은 밥을 안 받는다”고 했다. 이 고문은 “문산을 가는 줄 알았지 금정굴로 가는 줄 누가 알았겠느냐”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행렬을 몰래 뒤따랐던 다른 희생자 유족을 통해 이 고문 가족은 진실을 알게 됐다. “아이고, 심사가 뭡니까. 그 구뎅이로 가서 다 쏴죽였어요!” 장남이었던 이 고문은 그 길로 작은아버지, 마을 어른들과 함께 사다리와 밧줄을 챙겨 금정굴로 향했다. 시신이라도 수습하자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시신은 찾지 못했고 피투성이가 된 채 금정굴에 떨어져 “살려 달라”고 외치는 한 사람을 구했다. 총알을 빗맞은 덕에 목숨을 건진 동네 주민 이경선이었다. 금정굴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이씨는 이후 죽을 때까지 고향 땅을 밟지 않았다. 금정굴에서 학살이 처음 벌어진 이날 이봉린을 포함해 46명이 희생됐다.희생자 가족은 공포에 사로잡혀 침묵해야 했다. 그날 밤 이 고문의 집에 들이닥친 경찰은 “시체 가져왔느냐”, “빨갱이 찾으려고 금정굴에 갔다 왔느냐”고 화를 내며 장작 더미며 아궁이 구멍이며 죄다 창으로 쑤셔 댔다. “그날 금정굴에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누가 고발을 했는지 자전거를 탄 태극단 놈들이 서넛 올라오고 있더라고. 길이 엇갈려서 망정이지 거기서 마주쳤다면 우리도 다 죽는 거야. 일곱 사람이 갔었는데…. 그래서 잠자코 살았던 거지.” “이제는 시대가 달라져 말이라도 하지, 예전에는 아버지가 ‘빨갱이’로 돌아가셨다고 어디 가서 말도 못해….” 채 회장은 45년의 세월 동안 아버지의 죽음을 가슴에 묻고 살았다. 아버지 채기동은 보리밭을 갈다가 총을 멘 치안대 3명에게 끌려간 뒤 소식이 끊겼다. 그때 고작 네 살이었던 채 회장은 아버지와의 기억이 없다. 그는 졸지에 과부가 된 어머니와 금쪽같은 외아들을 잃은 할머니의 넋두리로 부친을 기억한다. “우리 엄마가 맨날 그러셨지. 봉화야, 네 아버지 금정구뎅이 가서 죽었다. 남들이 그런다.”채 회장은 금정굴과 가까운 파주에서 평생을 살았다. 그러나 아버지가 죽고 45년이 지난 1995년에서야 처음으로 금정굴을 찾았다. 뉴스로 유해 발굴 소식을 전해 듣고 동생과 함께 갔다. 채기동은 6년 동안 강제징용을 당했다가 해방 이후 돌아왔다. 채 회장은 “9척 장신에 원체 기운이 장사라 인근에서 아버지를 당해 낼 사람이 없었다더라”고 했다. “총을 멘 치안대가 당신을 찾으니 도망가라”는 말에도 채기동은 “잘못한 것이 없다”며 당당했다. ‘부역자 가족’의 삶은 매 순간 고통으로 점철돼 있었다. 채 회장은 “어머니가 생계를 위해 봇짐 장사를 하려면 도민증이 필요했는데 우리한테는 도민증 허가를 안 내줘서 어머니가 ‘꼼짝없이 죽겠다’며 우셨다”며 “핍박받으면서 세 딸을 키운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물부터 난다”고 했다. 채 회장이 끝까지 파주를 떠나지 않은 건 어머니의 유언 때문이다. 채 회장 가족은 시간이 흘러 아버지에게 부역 혐의자라는 누명을 씌운 마을 사람이 누군지 알게 됐다. 어머니는 “내가 죽어도 넌 반드시 이 동네에 살면서 남의 눈에 피눈물 흘리게 한 사람들이 어떻게 사나 두고 보라”는 말을 남겼다.“신도시 주민들은/발 밑이 저승인 사실은 모른 채/오래전 이 마을을 휩쓸고 간/역병보다도 더 고약한 숙청은 모른 채/두개골 정강뼈 쇄골 잘근잘근 밟으며/황솥밭 샛길을 오갈 뿐이다”(손세실리아, ‘뼈무덤’) 용기를 내 세상에 나온 유족들은 긴 싸움을 했다. 승리도 수차례 맛봤다. 2007년 진실화해위원회는 진실 규명을 결정하면서 “최종 책임은 국가에 있고 희생자 상당수는 도피한 부역 혐의자 가족이거나 이와 무관한 지역 주민이었다”고 했다. 2012년에는 국가 배상 소송에서 승소해 “희생자 2억원, 배우자 1억원, 부모·자식 각 50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확정됐다. 수차례 무산됐던 ‘6·25전쟁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 조례안’도 2018년 고양시의회에서 통과됐다.그럼에도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희생자가 제대로 된 위령시설 없이 떠돌고 있고 유족이 겪는 고통도 여전하다. 일부 보훈단체 회원들은 아직도 희생자를 ‘토착 빨갱이’라고 부른다. 보수 정당 시의원은 조례 제정을 반대하며 “(희생자들은) 김일성 앞잡이 노릇을 했다”고 공공연하게 말했다. 금정굴 현장에 조성될 계획인 평화공원은 “납골시설이 들어오면 집값 떨어진다”는 일부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채 회장은 “지금 희생자들을 임시 안치한 세종추모공원은 너무 멀다. 가까운 곳에 희생자들을 모시고 자주 왔다 갔다 하는 게 유족들의 소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죄도 없이 잡혀가 죽고, 설령 죄가 있다고 해도 재판 한 번 열지 않고 죽은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고문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게 한 전쟁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완전 다른 내용” 신동주, ‘신동빈=후계자’ 신격호 유언장에 반발

    “완전 다른 내용” 신동주, ‘신동빈=후계자’ 신격호 유언장에 반발

    롯데지주 “유언장과 내용은 모두 사실”신동빈 “막중한 책임감…창업주 뜻 따를 것”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차남 신동빈 회장을 후계자로 지목했다는 유언장에 대해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부친의 생전 의사와 완전히 다른 내용”이라며 “법적 효력이 없다”고 강력 반발했다. 지난 1월 별세한 신 명예회장이 20년 전 작성한 유언장은 일본에서 처음 공개됐다. 신동주 회장은 24일 오후 입장자료를 통해 “해당 유언장은 고 신격호 명예회장이 생전에 표명한 발언과 의사에 반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유언장의 존재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후계자로 한다’는 문구 자체는 실재하지만, 이후 신 명예회장의 뜻이 바뀌었기 때문에 실질적인 효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신동주 회장은 “유언장은 2000년 3월 4일자로 돼 있지만 그 이후 2015년에는 신 명예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권의 해직돼 이사회 결의의 유효성을 다투는 소송이 제기되는 등 상황이 크게 변했다”면서 “2016년 4월 촬영된 신 명예회장의 발언에도 반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유언장의 날짜 이전부터 오랜 세월에 걸쳐 신 명예회장의 비서를 지낸 인물이 증언한 신 명예회장의 후계자 관련 의사에 대해서도 반한다”고 강조했다.신동주 “유언장 없다더니 5개월 뒤 발견”“금고 매달 내용물 확인…있을 수 없다” 롯데 측 “법적 효력 없으나 신 명예회장 생각한 후계구도 문서로 명확히 확인” 신동주 회장은 롯데그룹이 스스로 ‘유언장은 없다’고 발표하고 5개월 뒤에 ‘유언장이 발견됐다’고 입장을 바꾼 저의에 대해서도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은 1월 19일 신 명예회장의 서거 후 ‘유언장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언론에 공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5개월 가까이 지나고 나서 롯데홀딩스가 지배하는 부지 내(신 명예회장의 집무실 내 금고)에서 유언장이 발견됐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랜 세월 신 명예회장의 비서를 지낸 인물에 의하면 해당 금고는 매달 내용물에 관한 확인 및 기장이 된다”면서 “이제 와서 새로운 내용물이 발견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이 동생 신동빈 회장의 적통성을 공고히 하기 위해 있지도 않은 유언장을 조작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법적 효력이 없는 것은 맞다”면서도 “법적 효력보다는 신 명예회장이 생전 생각했던 후계 구도가 문서로 명확히 확인됐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롯데그룹은 무엇보다 유언장 작성 시점이 신격호 명예회장이 정상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을 때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롯데 “신동빈·신동주 등 가족 4명 확인” 롯데지주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의 유언장은 최근 일본 도쿄 사무실 금고 안에서 발견됐다. 2000년 3월에 작성된 유언장에는 ‘사후에 롯데그룹(한국·일본 및 그 외 지역)의 후계자를 신동빈 회장으로 한다’는 자필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유언장은 이달 일본 법원에서 법적 상속인의 대리인인 네 자녀가 모두 참석한 자리에서 개봉됐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 창업주의 가족 4명의 대리인이 유언장을 확인했다”면서 “유언장과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고 일축했다. 롯데지주는 “롯데그룹의 후계자를 신동빈 회장으로 한다는 내용과 롯데그룹의 발전을 위해 협력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이날 단독으로 7월 1일자로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직과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다. 이로써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는 신동빈 회장 ‘1인 경영 체제’ 아래로 재편됐다.신동주 제기 신동빈 해임건도 부결경영권 분쟁 사실상 종식…신동빈 승리 신동빈, 한국·일본 롯데 ‘1인 경영’ 재편“선대회장 정신계승 필요…다시 시작” 신동빈 회장은 이미 4월 롯데홀딩스 회장에 취임한 상태로, 7월부터 롯데홀딩스의 회장과 사장, 단일 대표이사, 이사회 의장직을 모두 맡으며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경영권을 더욱 확고히 하게 됐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와 이사회가 끝난 뒤 화상회의 형식으로 이런 내용을 한일 양국의 롯데그룹 임원에게 전달했다. 신 회장은 유언장 내용을 소개하며 “더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창업주님의 뜻에 따라 그룹의 발전과 롯데그룹 전 직원의 내일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대내외 경제 상황이 어려운 만큼 선대 회장의 업적과 정신 계승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면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롯데그룹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도 신동주 회장이 제기한 신동빈 회장 이사 해임 안건이 부결되면서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종식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빨갱이’ 가족이란 낙인 두려워 금정굴 쪽은 쳐다도 안 봤어요”

    “‘빨갱이’ 가족이란 낙인 두려워 금정굴 쪽은 쳐다도 안 봤어요”

    “어려서는 내가 금정굴을 하루이틀 걸러 다니면서 무섭지도 않은지 거길(굴 위를) 건너뛰고 그랬지요. 그런데 아버지 죽고 나서 한 20여년 동안 한 번도 가지를 않았어요. 그쪽은 쳐다도 안 보고 얼씬도 안 하고 싶더라고요.”(이병순 금정굴유족회 고문)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동 고봉산 자락에 있는 18m 깊이의 수직 폐광 ‘금정굴’. 한때 ‘금구뎅이’라고 불렸던 영광의 기억도, 동네 꼬마들이 폴짝폴짝 뛰놀던 추억도 온데간데없다. 금정굴은 이제 ‘무덤’이다. 1950년 10월 9일부터 25일까지 고양·파주 지역의 민간인 160여명이 ‘빨갱이’로 낙인찍혀 재판 한 번 받지 못하고 학살당한 채 금정굴에 버려졌다. 70년이 지났지만 희생자들은 한 몸 온전히 누일 곳 없이 떠돌이 신세다. 1995년 유족들이 발굴 작업을 벌여 153구 이상의 유해가 세상에 나왔다.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만 76명이다. 유해를 모실 곳이 마땅치 않아 지금까지 납골당만 세 차례 옮겼다.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금정굴 민간인 학살 사건을 “경찰에 의한 불법적인 집단학살”로 결론 내렸지만, 희생자들의 넋은 위로받지 못했다. 진실화해위원회가 권고했던 평화공원 설립도, 영구적인 유해 안치소 설치도 아직 이뤄지지 못했다. 유족들은 애가 끓는다. 부역 혐의자 가족이라는 낙인이 두려워 문민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금정굴 쪽은 애써 외면했다. 억울한 죽음을 애도할 권리마저 박탈당한 채 살아온 세월이 수십 년이다. 서울신문은 24일 채봉화(74) 금정굴유족회장과 이병순(87) 고문을 만났다. ●“묶여서 끌려가던 행렬 속 아버지, 금정굴 저승 가는 길이었네” 1950년 10월 9일. 당시 열일곱 소년이었던 이 고문의 뇌리에는 70년 전 모습이 스틸사진처럼 남아 있다. 집 앞에서 두 사람씩 삐삐선(군용통신선)에 묶인 채 이동하는 행렬을 목격했다. 맨 뒤에 아버지 이봉린이 있었다. 한국전쟁이 터지고 3일 만에 수도를 빼앗긴 국군이 9월 28일 서울을 수복한 무렵 이봉린은 능곡국민학교에서 열린 유엔군 환영대회에 나갔다가 치안대에 끌려갔다. 인민군이 마을을 점령한 시기 ‘농촌위원장’을 맡아 공출량을 계산하는 부역을 했다는 이유였다. “우리 아버지가 일산리 구장(區長)을 했었거든. 동네에서 추켜세우는 사람이잖아. 주변에서 ‘형님이 일 봐야지’ 하니까 맡게 된 건데….” 어머니와 7남매는 잡혀간 아비의 끼니 걱정에 매일 번갈아 수십 킬로 걸어 밥을 날랐다. 그러던 어느 날 고양경찰서에서 “(부역 혐의자들이) 문산으로 좌익 심사를 받으러 가서 오늘은 밥을 안 받는다”고 했다. 이 고문은 “문산을 가는 줄 알았지 금정굴로 가는 줄 누가 알았겠느냐”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행렬을 몰래 뒤따랐던 다른 희생자 유족을 통해 이 고문 가족은 진실을 알게 됐다. “아이고, 심사가 뭡니까. 그 구뎅이로 가서 다 쏴죽였어요!” 장남이었던 이 고문은 그 길로 작은아버지, 마을 어른들과 함께 사다리와 밧줄을 챙겨 금정굴로 향했다. 시신이라도 수습하자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시신은 찾지 못했고 피투성이가 된 채 금정굴에 떨어져 “살려 달라”고 외치는 한 사람을 구했다. 총알을 빗맞은 덕에 목숨을 건진 동네 주민 이경선이었다. 금정굴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이씨는 이후 죽을 때까지 고향 땅을 밟지 않았다. 금정굴에서 학살이 처음 벌어진 이날 이봉린을 포함해 46명이 희생됐다. 희생자 가족은 공포에 사로잡혀 침묵해야 했다. 그날 밤 이 고문의 집에 들이닥친 경찰은 “시체 가져왔느냐”, “빨갱이 찾으려고 금정굴에 갔다 왔느냐”고 화를 내며 장작 더미며 아궁이 구멍이며 죄다 창으로 쑤셔 댔다. “그날 금정굴에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누가 고발을 했는지 자전거를 탄 태극단 놈들이 서넛 올라오고 있더라고. 길이 엇갈려서 망정이지 거기서 마주쳤다면 우리도 다 죽는 거야. 일곱 사람이 갔었는데…. 그래서 잠자코 살았던 거지.”●“유해 발굴’ 뉴스 보고 45년 만에야 금정굴을 찾았어.” “이제는 시대가 달라져 말이라도 하지, 예전에는 아버지가 ‘빨갱이’로 돌아가셨다고 어디 가서 말도 못해….” 채 회장은 45년의 세월 동안 아버지의 죽음을 가슴에 묻고 살았다. 아버지 채기동은 보리밭을 갈다가 총을 멘 치안대 3명에게 끌려간 뒤 소식이 끊겼다. 그때 고작 네 살이었던 채 회장은 아버지와의 기억이 없다. 그는 졸지에 과부가 된 어머니와 금쪽같은 외아들을 잃은 할머니의 넋두리로 부친을 기억한다. “우리 엄마가 맨날 그러셨지. 봉화야, 네 아버지 금정구뎅이 가서 죽었다. 남들이 그런다.” 채 회장은 금정굴과 가까운 파주에서 평생을 살았다. 그러나 아버지가 죽고 45년이 지난 1995년에서야 처음으로 금정굴을 찾았다. 뉴스로 유해 발굴 소식을 전해 듣고 동생과 함께 갔다. 채기동은 6년 동안 강제징용을 당했다가 해방 이후 돌아왔다. 채 회장은 “9척 장신에 원체 기운이 장사라 인근에서 아버지를 당해 낼 사람이 없었다더라”고 했다. “총을 멘 치안대가 당신을 찾으니 도망가라”는 말에도 채기동은 “잘못한 것이 없다”며 당당했다. ‘부역자 가족’의 삶은 매 순간 고통으로 점철돼 있었다. 채 회장은 “어머니가 생계를 위해 봇짐 장사를 하려면 도민증이 필요했는데 우리한테는 도민증 허가를 안 내줘서 어머니가 ‘꼼짝없이 죽겠다’며 우셨다”며 “핍박받으면서 세 딸을 키운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물부터 난다”고 했다. 채 회장이 끝까지 파주를 떠나지 않은 건 어머니의 유언 때문이다. 채 회장 가족은 시간이 흘러 아버지에게 부역 혐의자라는 누명을 씌운 마을 사람이 누군지 알게 됐다. 어머니는 “내가 죽어도 넌 반드시 이 동네에 살면서 남의 눈에 피눈물 흘리게 한 사람들이 어떻게 사나 두고 보라”는 말을 남겼다.●아직 끝나지 않은 금정굴 사건 “신도시 주민들은/발 밑이 저승인 사실은 모른 채/오래전 이 마을을 휩쓸고 간/역병보다도 더 고약한 숙청은 모른 채/두개골 정강뼈 쇄골 잘근잘근 밟으며/황솥밭 샛길을 오갈 뿐이다”(손세실리아, ‘뼈무덤’) 용기를 내 세상에 나온 유족들은 긴 싸움을 했다. 승리도 수차례 맛봤다. 2007년 진실화해위원회는 진실 규명을 결정하면서 “최종 책임은 국가에 있고 희생자 상당수는 도피한 부역 혐의자 가족이거나 이와 무관한 지역 주민이었다”고 했다. 2012년에는 국가 배상 소송에서 승소해 “희생자 2억원, 배우자 1억원, 부모·자식 각 50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확정됐다. 수차례 무산됐던 ‘6·25전쟁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 조례안’도 2018년 고양시의회에서 통과됐다. 그럼에도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희생자가 제대로 된 위령시설 없이 떠돌고 있고 유족이 겪는 고통도 여전하다. 일부 보훈단체 회원들은 아직도 희생자를 ‘토착 빨갱이’라고 부른다. 보수 정당 시의원은 조례 제정을 반대하며 “(희생자들은) 김일성 앞잡이 노릇을 했다”고 공공연하게 말했다. 금정굴 현장에 조성될 계획인 평화공원은 “납골시설이 들어오면 집값 떨어진다”는 일부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채 회장은 “지금 희생자들을 임시 안치한 세종추모공원은 너무 멀다. 가까운 곳에 희생자들을 모시고 자주 왔다 갔다 하는 게 유족들의 소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죄도 없이 잡혀가 죽고, 설령 죄가 있다고 해도 재판 한 번 열지 않고 죽은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고문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게 한 전쟁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월드피플+] 부실수사로 억울한 옥살이하고도 백인경찰 목숨 구한 흑인청년

    [월드피플+] 부실수사로 억울한 옥살이하고도 백인경찰 목숨 구한 흑인청년

    경찰 부실수사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흑인 청년이 위험에 빠진 백인 경찰의 목숨을 살렸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발생한 충돌사고로 순찰차에 갇혔던 백인 경찰이 한 흑인 청년의 도움으로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21일 저녁, 펜실베이니아 주 유니온타운의 아버지댁을 방문한 데이런 맥리(31)는 집 밖에서 화염에 휩싸인 경찰차를 목격했다. 차 안에는 백인 경찰 제이 헨리가 갇혀 있었다.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지만, 차문이 찌그러져 탈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를 본 맥리는 앞뒤 고민없이 곧장 화염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뜨거운 불길 속에서 초인적 힘을 발휘해 차문을 뜯어내고 경찰을 구출했다. 구조된 경찰은 다리 부상으로 병원 치료 중이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유니온타운경찰서장은 현지언론에 “데이런이 현장에서 ‘그를 죽게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더라.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그가 거기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백인 경찰 과잉진압으로 흑인 용의자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이후 미전역으로 항의 시위가 번진 상황에서 전해진 소식이라 동료 경찰들의 심경은 더욱 복잡했다. 한 동료 경찰은 “전국적인 시위로 힘든 상황이다. 나와 동료 경찰 모두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인한 고통을 이해한다”면서 “경찰이라는 신분에 앞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을 내민 맥리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특히 과거 맥리가 경찰 때문에 고초를 겪었음에도 도움을 건넨 사실에 감명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맥리는 2016년 경찰의 거짓진술과 부실수사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AP통신은 당시 술집에서 시비가 붙었다는 여동생의 연락을 받고 달려간 맥리가 경찰에게 총을 겨눴다는 누명을 쓰고 재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현장 CCTV를 분석한 결과, 맥리는 주차장에 총을 든 채 서 있던 남성을 제압하고 총기를 빼앗아 내던진 뒤 현장을 빠져나갔을 뿐 경찰에게 총을 겨눈 사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누명을 벗었다. 오히려 경찰 측이 총소리를 듣고 도망가는 맥리를 향해 총격을 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행히 누명은 벗었지만, 재판이 진행되는 1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한 그는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 4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억울한 경험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몇 달 전에도 맥리는 총을 빼들고 접근한 사복 경찰 때문에 고초를 겪었다. 경찰 신분도 밝히지 않고 다가온 사복 경찰은 체포에 저항하는 맥리의 얼굴을 걷어차기도 했다. 그러나 맥리는 위험에 처한 경찰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그는 “경찰이든 누가됐든, 그들이 내게 무슨 짓을 했든간에 안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누군가 불에 타 죽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목과 팔의 문신 때문에 자신이 더 위협적으로 보일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그는 “나를 잘 몰라서 그런 것이기에 경찰을 미워할 수 없다”면서 “이번 일로 내가 경찰을 용서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영웅보다 정직한 사람으로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여동생은 때리고 오빠는 달래고, 군사행동 보류에 외신들 ‘계획이 있구나’

    여동생은 때리고 오빠는 달래고, 군사행동 보류에 외신들 ‘계획이 있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갑자기 보류한 것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핵심 조치를 겨냥한 계산된 행동인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숨통이 잠깐 트이긴 했지만, 군사행동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긴장 고조부터 완화까지 일련의 행동들이 언젠가 재개될 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치밀하게 역할을 분담해 기획되고 실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ABC 방송은 북한이 입장을 누그러뜨렸다기보다는 남측의 추가 조치를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의 분석을 전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로 금지된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측으로부터 중요한 뭔가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란 다른 견해도 소개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역시 북한이 금강산 관광 재개 등에 남측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위협을 잠시 뒤로 물렸다는 전문가 관측을 전했다. 하지만 신문은 “한국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위반하지 않고 이 사업들을 재개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레이프에릭 이즐리 이화여대 교수는 “지금은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 어느 쪽도 북한이 (잠시 행동을) 억제한 것을 자축할 때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발 중단일 수도 있고 외부의 양보를 위해 일시적으로 긴장을 줄였을 수도 있지만, 북한은 이른바 ‘억지력’을 계속 강화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했다. BBC는 “마치 짜인 각본 같다”며 “북한의 벼랑끝 전술이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특히 북한이 군사조치를 준비한다고 발표했을 때 김 위원장이 결정권을 쥔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주목했다. 방송은 “그는 왜 후퇴를 결심했을까”라고 질문을 던지며 분석가들은 향후 회담을 앞두고 김 부부장은 이른바 ‘나쁜 경찰’(bad cop), 김 위원장은 ‘좋은 경찰’(good cop) 역할을 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부부장이 높인 긴장을 김 위원장이 완화하는 뻔한 시나리오를 따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BBC는 “군사행동 계획은 취소가 아닌 중단이어서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며 “긴장 고조에 따라 김여정은 그녀의 리더십 자격을 보여줄 강한 플랫폼을 얻었지만 우린 여전히 누가 궁극적인 책임자인지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북한의 발표가 그간의 입장을 누그러뜨리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니라는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 김수원 정책분석관의 분석을 전했다.김 분석관은 과거 미 중앙정보국(CIA)에 몸 담았다. 그는 “도발한 뒤 긴장을 줄이면서 상대에게 ‘숨 쉴 공간’을 주는 게 더욱 효과적”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긴장을 풀 시간이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북한의 최근 고강도 언행이 만든 긴장을 줄일 충분한 여지를 줬다면서도 데탕트(긴장 완화) 전망은 희박하다고 주장했다. 38노스는 북한이 긴장 고조를 피하더라도 이른 시일 안에 남한과의 외교를 추구할 것 같진 않다면서 대신 비난이 미국으로 향할 수 있다고도 했다. 외신들이 상대적으로 큰 안목에서 접근하는 것과 달리 국내 전문가들은 북한 내부의 사정에 초점을 맞춰 분석하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 예를 들어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대남 전단을 대량 살포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원 낭비가 불가피하고, 대남 전단의 대량 살포와 확성기 방송 재개는 국제사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이미지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기 때문에 결코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다”고 전제한 뒤 “북한의 초강경정책으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확대되고 미국의 전략자산이 수시로 한반도에 전개된다면 북한도 몹시 피로하게 될 것이다. 이런 부담감과 군대 대 내 코로나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 등이 북한이 초강경 드라이브에서 후퇴한 배경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김정은, 동생 김여정의 대남 공세 ‘보류’… 굿 캅·배드 캅 역할 분담

    김정은, 동생 김여정의 대남 공세 ‘보류’… 굿 캅·배드 캅 역할 분담

    16일 간 잠행 깨고 중앙군사위 예비회의 주재김정은, 김여정이 고조시킨 한반도 긴장 완화“김여정, 김정은 지시 없이 독단적 행동 어려워”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에서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주도한 대남 공세를 ‘보류’하는 결정을 내림에 따라 두 사람이 ‘굿 캅’, ‘배드 캅’ 역할을 분담하는 모습이 더욱 부각됐다. 김 위원장은 김 부부장의 지난 4일 대북전단 살포 비난 담화 이후 대남 공세 관련 공개적 발언이나 지시를 하지 않았다. 아울러 지난 7일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통신 등이 다음날 보도한 이후 23일 군사위 예비회의를 주재하기까지 16일간 공개 행보를 멈췄다. 이 사이 김 부부장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총참모부에 대적 군사행동 계획 수립을 지시하며 대남 공세 전면에 나섰다. 김 위원장이 동생을 내세워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며 대응을 압박하고, 한반도 긴장을 조성해 북한의 존재감을 드러내면서도 국면 전환이나 속도 조절에 대비해 자신은 뒤로 빠져 있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김 위원장이 직접 한국 정부를 비난하고 대남 공세를 주도할 경우 최고지도자의 결정이기에 이후 이를 번복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김 부부장이 지난 17일 담화에서 고위급 인사로는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막말로 비난했지만, 김 위원장은 침묵을 지킨 것은 정상 간 신뢰는 남겨두려는 포석이었을 수 있다. 청와대도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을 내세워 김 부부장을 강력 비판했으나 문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았다. 김 부부장이 ‘배드 캅’ 역할을 과도하게 수행해 김 위원장이 제동을 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김 위원장이 김 부부장에게 대남 공세를 맡기긴 했지만 김 부부장이 개성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총참모부에 군사 행동을 지시한 데 대해 너무 많이 나갔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일영도체제인 북한에서 김 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위임 없이 행동하긴 어려웠을 것이라는 해석이 다수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김 부부장이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는 없다”며 “김 부부장이 강경파고 김 위원장은 온건파라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김봉현 뇌물 수수’ 전 청와대 행정관 “잘못 인정하고 깊이 반성”

    ‘김봉현 뇌물 수수’ 전 청와대 행정관 “잘못 인정하고 깊이 반성”

    ‘라임 사태’(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의 핵심 인물 김봉현(46·구속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금융감독원 직원이 법정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매우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오상용)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제3자 뇌물수수, 금융위원회법(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46) 전 청와대 행정관의 첫 공판기일을 24일 열었다. 2001년 금감원에 입사한 김 전 행정관은 지난해 2월부터 약 1년 동안 청와대 경제수석실에 파견돼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그는 라임 사태와 관련해 라임자산운용 및 관련 회사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금감원의 업무를 파악해 보고하는 일을 담당했다. 김 전 행정관은 지난해 5월 김봉현 전 회장에게 금융기관 동향 등의 정보를 알려주는 대가로 김 전 회장이 실사주로 있는 코스닥 상장사 스타모빌리티 법인카드를 받고 2700만원 상당의 돈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행정관과 김 전 회장은 같은 고등학교 친구 사이다. 이후에도 김 전 행정관은 지난해 6월 김 전 회장 등과 골프를 친 후 김 전 회장에게 골프 비용 약 260만원을 부담하게 하고 지난해 8월에는 술값 약 650만원을 내도록 하는 등 총 3600만원이 넘는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행정관은 또 지난해 7월 라임에 대한 금감원 검사 관련 정보를 알려달라는 청탁을 받고 김 전 회장으로 하여금 자신의 동생을 스타모빌리티 사외이사로 선임하도록 해 동생에게 1900만원 상당의 사외이사 급여를 지급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외에도 김 전 행정관은 지난해 8월 라임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던 금감원의 내부 문서를 김 전 회장에게 열람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날 김 전 행정관의 변호인은 뇌물수수와 제3자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사업이 잘 되는 친구로부터 금품 등을 받은 일, 이를 거절하지 못한 일을 피고인은 매우 반성하고 있고 지금까지도 계속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행정관도 직접 재판부에 “잘못을 인정하고 많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변호인은 김 전 행정관이 김 전 회장에게 제공한 정보가 ‘직무상 알게 된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변호인은 “(김 전 회장에게 제공한 정보는) 김 전 행정관이 직무 집행 과정에서 알게 된 정보는 아니고, 친분이 있는 금감원 직원한테 개인적으로 요청해서 받은 정보를 김 전 회장에게 열람하게 한 것”이라면서 개인적으로 취득한 정보이지 직무상 취득한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청와대에 파견된 금감원 직원 신분으로 다른 금감원 직원들에게 라임에 대한 금감원 검사 관련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청했고, 그 정보를 취득한 이후에 김 전 회장에게 유출한 이상 이 정보가 직무상 알게 된 정보가 아니라고 보기 어렵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변호인과 검찰의 입증계획 관련 의견을 종합해 다음달 20일 서증조사와 증인신문을 하고, 오는 8월 17일 결심공판을 열기로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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