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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나리’ SAG 3개 부문 후보…‘기생충’ 닮은꼴

    ‘미나리’ SAG 3개 부문 후보…‘기생충’ 닮은꼴

    다음달 3일 국내에서 개봉하는 영화 ‘미나리’가 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SAG) 3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미나리’는 골든글로브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1개 부문 후보에 그쳤지만, 아카데미(오스카) 수상에는 한 걸음 더 가까워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배우조합은 4일(현지시간) ‘미나리’를 앙상블상, 여우조연상(윤여정),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총 3개 부문 후보로 지목했다. 국내에서는 오스카 4관왕을 거머쥔 영화 ‘기생충’ 배우진이 제26회 SAG 앙상블상을 받은 바 있다. 앙상블상은 출연 배우 전체가 받는 상이다. ‘미나리’ 역시 ‘기생충’과 마찬가지로 배우진인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앨런 김, 노엘 케이트 조가 앙상블상 후보에 올랐다.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이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연출한 영화다. 마찬가지로 한국계 미국인인 스티븐 연과 한국 배우 한예리가 이민자 부부 역할을 맡았고, 윤여정은 이 부부를 돕고자 한국에서 온 할머니 순자 역할을 맡았다. 장난꾸러기 막내 데이빗은 앨런 김, 어린 동생의 든든한 누나 앤은 노엘 케이트 조가 연기했다. ‘미나리’는 지난해 선댄스영화제를 시작으로 미국 내 영화상 59개를 수상했다. 여우조연상 20개를 받았으나 골든글로브 후보에서 탈락한 윤여정 배우도 후보에 올랐다. ‘미나리’는 대사의 절반 이상이 영어가 아니면 외국어 영화로 분류한다는 협회 규정에 따라 골든글로브에는 최우수작품상이 아닌 최우수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이를 두고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별난 외국 기자들로 구성된 소규모 그룹이 투표하는 이상하고 엉뚱한 골든글로브와 달리 배우조합은 아카데미에 비견될 만하다”면서 “올해 SAG 후보작 구성은 글로브나 고담상 등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한국계 미국인 가족 드라마 ‘미나리’에 훌륭한 움직임”이라고 소개했다. 올해 SAG 시상식은 4월 4일 열린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태국 어부,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황금색 진주’ 횡재…4억원 육박

    태국 어부,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황금색 진주’ 횡재…4억원 육박

    태국의 한 어부가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진주를 줍는 횡재를 만났다. 3일(현지시간) 태국 일간지 ‘타이랏’은 나콘시탐마랏주의 한 어부 가족이 최고 1000만 바트(약 3억 7210만 원) 상당의 ‘멜로 진주’를 습득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7일, 현지 어부 하차이 니욤데차(37)는 동생 워라차트 니욤데차(35)를 데리고 무언가에 홀린 듯 해변으로 향했다. 며칠 전 꿈자리가 아무래도 심상찮았던 그는 몬순 기후 영향으로 해변에 떠밀려온 쓰레기 더미를 뒤적거렸다. 니욤데차는 “얼마 전 이상한 꿈을 꾸었다. 흰옷을 입고 수염을 길게 기른 노인이 바닷가로 나가보라 했다”고 주장했다. 해변을 어슬렁거리던 그의 눈에 망가진 부표 하나가 들어왔다. 니욤데차는 진주조개가 붙은 부표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집으로 가져갔다. 꿈도 꿈이었지만, 간혹 해변에서 고급 향수 재료로 비싼 값에 팔리는 ‘용연향’을 줍는 사람이 있었기에 진주라도 건지려나 하는 기대에 내심 부풀었다.하지만 조개 안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깐 조개껍데기 안에서 작은 유리구슬 하나가 나왔을 뿐이었다. 껍데기와 함께 이틀을 그냥 처박아둔 유리구슬은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멜로 진주’였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니욤데차가 주운 7.6g짜리 황금색 구슬은 다름 아닌 희귀 멜로 진주로, 그 가치는 최고 1000만 바트, 한화 약 3억 7000만 원에 달한다. 멜로 진주를 만들어내는 '멜로멜로'는 태국과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지에 분포하는 바다달팽이로 인도고둥이라고도 불린다. 얕은 구릉지대 20m 깊이에 주로 서식하며 진주조개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진주를 만들어낸다. 물론 일반 진주와 달리 진주층(nacre)이 없어 실제 진주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미국 보석감정연구소(GIA)와 세계보석연맹(CIBJO)은 진주로 통칭하고 있으며, 더욱 더 구체적 서술어가 필요한 때에는 ‘비진추층 진주’(non-nacreous pearl)라 표현한다.멜로멜로가 동남아에만 서식하는 데다 양식도 없어 발견되는 멜로 진주는 모두 천연이다. 더불어 보석으로서의 가치도 꽤 높다. 과거 크리스티 경매에 등장한 건 25만 달러(약 2억 8000만 원)에 팔려나갔다. 색상은 갈색, 황갈색, 황금색까지 다양한데 황금색이 가장 값어치가 많이 나간다. 니욤데차는 “처음에는 진주인 줄 몰랐다가 뉴스를 찾아보고 나중에서야 진주의 가치를 알게 됐다. 꿈에 나타난 노인이 나를 진주에게로 이끈 것 같다”면서 “가장 비싼 값에 팔고 싶다”고 밝혔다.시장에 새우를 내다 팔며 근근이 생계를 꾸려가던 그는 코로나19로 일감이 뚝 끊기면서 더욱 궁핍해졌다. 부모 형제와 네 자녀를 부양하던 그에게 이번 횡재는 실낱같은 희망을 안겨주었다. 니욤데차는 “팔자가 달라질 것이다. 가족 모두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가난에서 벗어나고픈 소망을 드러냈다. 멜로 진주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가장 먼저 달려온 부유한 사업가 2명이 100만 바트(약 3700만 원)를 제안했지만 니욤데차는 단칼에 거절했다. 또 다른 명품 수집가의 500만 바트(약 1억 8600만 원) 제안 역시 고사했다. 현재는 1000만 바트(약 3억 7000만 원)에 진주를 사겠다는 중국 구매자와 거래를 조율 중이다. 진품 여부를 직접 보고 결정하겠다는 의지에 따라 조만간 태국으로 향할 예정인 구매자는 코로나19로 인한 2주 자가 격리 후 니욤데차와 본격적으로 협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靑 정윤회 문건’ 유출 경찰관 징역형 집행유예 확정

    ‘靑 정윤회 문건’ 유출 경찰관 징역형 집행유예 확정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문건을 최초 유출자인 전직 경찰관에게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방실침입과 공무상 비밀 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위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2014년 12월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과에서 휴일 당직 근무를 하던 중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하다가 복귀한 박관천 전 경정의 사무실에 들어가 ‘대통령비서실 근무자의 중요 복무 비위 현황’ 문건 등을 허락 없이 복사해 유출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이 문건은 A씨의 동료를 통해 언론에 넘겨져 세간에 공개됐다. 문건에는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최서원(전 최순실)씨의 전 남편인 정윤회 씨가 국정에 개입한다는 내용이 담겨 파문이 일었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2심은 당시 정보관리 업무에 처음 배치됐으며 문건의 내용을 외부에 유포한다거나 하는 의도를 갖고 계획적으로 이런 행위에 이른 것으로 볼 만한 자료는 없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했다. A씨는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박 전 경정은 박 전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에게 청와대 문건들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효성그룹 조현상 부회장으로 승진…계열분리 안 하고 형제 경영 강화

    효성그룹 조현상 부회장으로 승진…계열분리 안 하고 형제 경영 강화

    섬유·화학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효성그룹이 형과 동생 ‘투톱’ 경영체제 굳히기에 나섰다. 계열분리를 통한 각자의 이익추구보다 형제간 우애를 택한 것이다. 효성그룹은 4일 조현준(53) 회장의 막냇동생인 조현상(50) 총괄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2017년 1월 총괄사장에 오른 지 4년 만이다. 효성 측은 “장기화하는 코로나19와 4차 산업혁명 등 사업환경 변화에 따른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조 부회장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 일본법인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하다 외환위기 당시 효성의 국제통화기금(IMF) 구조조정 작업에 참여하며 효성에 합류했다. 이후 20년간 전략본부장, 산업자재PG장 등을 맡아 현업 경험을 쌓았다. 조 부회장은 아버지 조석래 명예회장과 형인 조 회장을 도와 효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업용·자동차용 고부가 소재 부문을 세계 1위에 올려놓은 점을 인정받아 2007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차세대 글로벌 리더’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승진 인사로 조 부회장에게 힘이 실리면서 효성은 확실한 ‘형제경영’ 체제를 갖추게 됐다. 아버지 조석래(86) 명예회장이 “형제간에 싸우지 말고, 형(조현준) 중심으로 뭉쳐 사이좋게 회사를 꾸려 나가라”고 강조한 것이 경영권 승계 다툼을 차단하는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2014년 둘째 조현문(52) 전 부사장이 조 회장과 조 부회장 등을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형제의 난’이 한바탕 있은 뒤로 그룹에 남아 경영권을 쥔 두 사람의 결속력이 더욱 단단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 형제의 우애와 책임경영 방침은 그룹 지배구조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주사 ㈜효성의 지분 구조는 조 회장 21.94%, 조 부회장 21.42%로 둘 사이에 0.52% 포인트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핵심 계열사 효성티앤씨는 조 회장이 14.59%로 ㈜효성 20.32%에 이은 2대 주주를 맡고 있고, 효성첨단소재는 조 부회장이 12.21%로 ㈜효성 21.20%에 이은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효성화학은 조 회장 8.76%, 조 부회장 7.32%, 효성중공업은 조 회장 5.84%, 조 부회장 4.88%로 형이 동생보다 1% 포인트 정도 우세한 구조로 돼 있다. 두 핵심 계열사는 각자 하나씩 책임지고, 나머지 두 계열사는 사이좋게 협심하는 구조인 셈이다. 다만 조 명예회장 지분을 누구에게 물려주느냐가 ‘2차 형제의 난’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조 명예회장이 일찍이 장남 중심의 승계구도를 정리한 만큼 경영권 다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작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한주 더 쉴듯” 코로나 양성에 농담까지한 英남성, 하루만에 사망

    “한주 더 쉴듯” 코로나 양성에 농담까지한 英남성, 하루만에 사망

    영국에서 세 자녀를 둔 한 버스 기사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SNS를 통해 한 주 더 일을 쉴 것 같다는 글을 올린지 하루만에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2일(현지시간) 웨일스온라인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웨일스 남부 론다사이논타프주 애버시넌의 15년 경력 버스기사 케빈 울리(42)는 코로나19 확진 판정 하루 만에 사망했다. 앞서 이 버스기사는 지난달 2일 전날 밤 기침이 심해 잠을 잘 수 없었다며 자신의 고통에 관한 글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그는 “지난 밤은 최악이었다. 밤 9시 기침이 나기 시작해 11시 30분이 지나도 계속됐다”면서 “새벽 6시 마침내 잠이 들었지만 기침 탓에 다시 깬 시간은 7시였다”고 설명했다.이 버스기사는 그다음 날인 지난달 3일 새벽 6시반쯤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그달 1일 받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왔다는 것을 통보해준 알림 문자를 공유했다. 이와 함께 “한 주 더 일을 쉬게 됐다”고 밝히면서 “적어도 난 일반 감기에 걸린 소녀처럼 굴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는 농담어린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는 그가 이때까지 자신의 증세가 얼마나 심각한지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을 시사한다.불행히도 그는 그다음 날인 지난달 4일 자택에서 의식을 잃고 말았고, 함께 살던 여자친구 캐럴에 의해 발견돼 구급대까지 출동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에 대해 이 버스기사의 친형은 “가족들은 케빈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동생보다 앞서 코로나19에 걸렸지만 자신은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밝힌 이 남성은 “동생은 검사받기 전날 내게 전화해 내 증상은 어땠었는지 질문했다. 내가 가래가 나왔었다고 말하니 동생은 기침 탓에 엄청난 양은 아니지만 목에서 피가 나올 정도라고 했다”면서 “동생이 실제로 겪었던 유일한 증상은 식욕 감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을 돌아다니는 동안 항상 사람들이 규정을 어기는 모습을 목격한다”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쓰더라도 코 밑으로 내리고 쓴 사람들의 모습은 내게 큰 좌절감을 안긴다”고 말했다. 사진=가족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조현상 부회장 승진… ‘형제경영’ 굳히는 효성

    조현상 부회장 승진… ‘형제경영’ 굳히는 효성

    섬유·화학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효성그룹이 형과 동생 ‘투톱’ 경영체제 굳히기에 나섰다. 계열분리를 통한 각자의 이익추구보다 형제간 우애를 택한 것이다. 효성그룹은 4일 조현준(53) 회장의 막냇동생인 조현상(50) 총괄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2017년 1월 총괄사장에 오른 지 4년 만이다. 효성 측은 “장기화하는 코로나19와 4차 산업혁명 등 사업환경 변화에 따른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조 부회장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 일본법인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하다 외환위기 당시 효성의 국제통화기금(IMF) 구조조정 작업에 참여하며 효성에 합류했다. 이후 20년간 전략본부장, 산업자재PG장 등을 맡아 현업 경험을 쌓았다. 조 부회장은 아버지 조석래 명예회장과 형인 조 회장을 도와 효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업용·자동차용 고부가 소재 부문을 세계 1위에 올려놓은 점을 인정받아 2007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차세대 글로벌 리더’에 선정되기도 했다.이번 승진 인사로 조 부회장에게 힘이 실리면서 효성은 확실한 ‘형제경영’ 체제를 갖추게 됐다. 아버지 조석래(86) 명예회장이 “형제간에 싸우지 말고, 형(조현준) 중심으로 뭉쳐 사이좋게 회사를 꾸려 나가라”고 강조한 것이 경영권 승계 다툼을 차단하는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2014년 둘째 조현문(52) 전 부사장이 조 회장과 조 부회장 등을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형제의 난’이 한바탕 있은 뒤로 그룹에 남아 경영권을 쥔 두 사람의 결속력이 더욱 단단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 형제의 우애와 책임경영 방침은 그룹 지배구조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주사 ㈜효성의 지분 구조는 조 회장 21.94%, 조 부회장 21.42%로 둘 사이에 0.52% 포인트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핵심 계열사 효성티앤씨는 조 회장이 14.59%로 ㈜효성 20.32%에 이은 2대 주주를 맡고 있고, 효성첨단소재는 조 부회장이 12.21%로 ㈜효성 21.20%에 이은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효성화학은 조 회장 8.76%, 조 부회장 7.32%, 효성중공업은 조 회장 5.84%, 조 부회장 4.88%로 형이 동생보다 1% 포인트 정도 우세한 구조로 돼 있다. 두 핵심 계열사는 각자 하나씩 책임지고, 나머지 두 계열사는 사이좋게 협심하는 구조인 셈이다. 다만 조 명예회장 지분을 누구에게 물려주느냐가 ‘2차 형제의 난’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조 명예회장이 일찍이 장남 중심의 승계구도를 정리한 만큼 경영권 다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작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9살 여행가방 감금 ‘징역 25년’ 살해범, 대법원에 상고

    9살 여행가방 감금 ‘징역 25년’ 살해범, 대법원에 상고

    피고인 변호인이 대법에 상고장 제출‘살인죄 아니다’ 법리 오해 주장 전망 동거남의 9살 아들을 7시간 동안 여행가방에 가둬 살해한 죄 등으로 징역 25년이 선고된 40대 여성이 대법원에 상고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살인·아동복지법상 상습 아동학대·특수상해 피고인 성모(41)씨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대전고법에 상고장을 냈다. 정확한 상고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1·2심 변론 요지를 고려할 때 ‘이번 사건에 살인죄를 적용한 원심 판단은 법리 오해의 잘못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성씨는 지난해 6월 1일 정오쯤 충남 천안의 자택에서 ‘훈육한다’는 이유로 동거남의 아들 A(당시 9세)군을 가로 50㎝·세로 71.5㎝·폭 29㎝ 크기 여행용 가방에 3시간가량 감금했다가, 다시 4시간 가까이 가로 44㎝·세로 60㎝·폭 24㎝의 더 작은 가방에 가뒀다. 70㎏대 몸무게의 성씨는 아이를 가둔 가방 위에 올라가기도 했고, 심지어 자신의 친자녀 2명에게도 가방에 올라서도록 하기도 했다. 뜨거운 헤어드라이어 바람을 가방 안에 불어넣는 등의 학대 행위를 가한 결과 A군을 결국 숨지게 했다.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이기조차 어려운 자세로 있던 A군은 도합 160㎏가량까지의 무게를 견뎌야 했다.성씨는 동거남의 또 다른 자녀였던 A군 동생을 상대로 ‘전설의 매’라고 이름 붙인 나무막대기로 때리는 등 학대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을 맡은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부장 채대원)는 성씨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하며 “친부가 아이 몸에 난 상처를 보고 ‘따로 살겠다’고 하자 흔적을 남기지 않는 방법을 찾아 학대하다 살인까지 이어졌다”면서 “범행이 잔혹할 뿐만 아니라 피고인에게서 아이에 대한 동정심조차 찾아볼 수 없고 그저 분노만 느껴진다”고 밝혔다. 또 “아이는 피고인을 엄마라고 부르며 마지막까지 자신을 구해달라고 외쳤다”면서 “반성문도 ‘아이가 거짓말을 해서 기를 꺾으려고 그랬다’는 변명으로 일관해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질타했다. 지난달 29일 항소심을 맡은 대전고법 형사1부(부장 이준명)는 1심보다 무거운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 혼자 집에 남겨둔 채 여행을 가거나 취침 시간 동안 옷방에 가두고 나오지 못하도록 막는 등 학대를 하다 결국 살해했다”며 “A군은 피고인을 엄마라고 부르며 애정을 표시하다가 공포의 대상으로 인식하기에 이르렀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한 행동은 일반인이라면 시도는커녕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악랄하고 잔인하다”며 “피해 아동이 캄캄한 공간에서 겪었을 끔찍한 고통과 공포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앙금 탓인가… 시숙부 빈소 오지 않은 현정은 회장

    앙금 탓인가… 시숙부 빈소 오지 않은 현정은 회장

    고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3일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5일간의 장례 기간은 물론 이날 발인식에도 조카 며느리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장례식장에는 현대그룹 조화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두 사람은 2003년 8월 정몽헌 회장이 대북 불법 송금 특검 중 사망하자 현대그룹 경영권을 높고 이른바 ‘시숙부(시아버지의 남동생)의 난’을 벌였다. 현 회장이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에 취임하자 정 명예회장이 이를 반대한 게 사건의 골자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 그룹은 정씨 일가의 것”이라며 사모펀드 등 외부 자금을 모집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사들였고, 현 회장은 당시 유상증자를 시도하는 등 경영권을 지키고자 안간힘을 썼다. 사건은 2004년 3월 현대엘리베이터 주주총회에서 현 회장이 방어에 성공하며 일단락됐지만 이후 두 사람은 개인적 왕래는 거의 하지 않는 등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정 명예회장의 별세로 17년 전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조명되자 현 회장이 빈소 방문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현 회장이 그동안 현대가의 대소사를 모두 챙겨왔던 것을 고려하면 언론의 주목을 받기보다 조용히 묘소 참배 등의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영결식에는 정몽진 KCC회장,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정몽열 KCC건설 회장 등 유족과 함께 고인의 조카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대표이사, 현대가 장손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대북제재 유연해야” 이인영, ‘北 피살 공무원’ 형 면담…“6가지 요구”(종합)

    “대북제재 유연해야” 이인영, ‘北 피살 공무원’ 형 면담…“6가지 요구”(종합)

    통일부 “유족 요청에 따라 4일 비공개 면담”숨진 공무원, 작년 서해상 실종 후 北서 총살정부 ‘자진 월북’ 결론…유족 재조사 요청유족, 정부 상대 정보공개 거부취소 소송제기이인영 “대북제재 유연해야 비핵화 촉진”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4일 서해상에서 북한군에게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와 면담한다. 이씨는 이 장관에게 유엔·남북 공동조사 등 ‘6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3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대북 제재를 유연하게 하는 것이 비핵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숨진 공무원은 지난해 9월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실종된 뒤 북한 등산곶 해역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살됐다. 당초 국방부는 북한군이 피격 후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웠다며 시신 훼손까지 국회에서 언급했으나 북한은 전통문을 보내와 시신을 훼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해당 공무원에 대해 빚 등을 근거로 ‘자진 월북했다’고 결론 내렸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이 장관은 내일 (해수부 공무원)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비공개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정부가 유가족의 요청 사안을 최대한 들어볼 필요가 있어 면담 일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숨진 공무원 형 “北 당국자 면담 요청” 이씨는 이번 면담에서 이 장관에게 ‘6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씨는 이날 언론에 “북한 당국자 면담 주선, 북한과 재발방지 노력, 북한 당국자와 직접 방문 및 접촉, 사고현장 방문, 유엔과 남북사고 공동조사 등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20일 피격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청와대와 국방부, 통일부 등의 정부 당국자들과 면담 추진을 요청해 왔다. 그는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서욱 국방부 장관을 면담했었다. 이와 별개로 이씨는 정부와 유가족의 상반된 주장에 대해 유엔 주관의 재조사를 요청했다. 지난달 13일에는 지난해 이씨가 청구한 정보공개를 거부했던 청와대·국방부·해양경찰청을 상대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이인영 “대북 제재 유연하게 적용해야 비핵화 협상 촉진 가능” 한편 이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우리 정부가 종전선언이 비핵화 협상 촉진제라고 했는데 경우에 따라선 제재를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이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대북 추가 제재를 외교적 인센티브와 함께 언급한 데 대한 의견을 묻자 “추가 제재를 얘기하려면 그동안의 제재가 어떤 성과를 만들어냈는지 한번 평가할 시점이 됐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제재 강화와 완화를 적절히 배합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나 주민들이 그들의 미래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것들도 중요하다’고 말한 점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또 3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과 도쿄올림픽, 미국 신정부의 대북정책, 전시작전권 환수 절차 등 종합적 측면을 고려할 것”이라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부합하는 방향에서 정부 입장을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이인영 “대북 전단 금지법, 112만 접경지역 생명 위한 것” 이 장관은 다음달 발효되는 대북전단 금지법(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에 대해선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 한국 의회와 미국 의회 간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소통하고 있다”면서 “112만 접경지역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강조했다. 이 장관은 전단법과 관련 “미국 정부와 충분히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최근 미국 의회에서 일부 의원들이 청문회를 개최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북전단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는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에 이 법의 주된 목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지난해 6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탈북자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를 이유로 한국 정부에 대한 대남 비방전에 나선 뒤 개성에 있는 한국 예산 180억원이 들여 만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시켜 국제사회의 비난을 샀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진정서 빗발친 ‘원주 3남매 사건’, 무죄→유죄…살인죄 인정(종합)

    진정서 빗발친 ‘원주 3남매 사건’, 무죄→유죄…살인죄 인정(종합)

    이른바 ‘원주 3남매 사건’으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던 20대 부부가 항소심에선 살인죄가 인정돼 중형을 선고받았다. 자녀 3명 중 첫 돌도 지나지 않은 2명을 각각 숨지게 한 사건이다. 생후 5개월 딸·생후 9개월 아들 사망 후 암매장 남편 황모(27)씨는 2016년 9월 강원 원주의 한 모텔방에서 생후 5개월인 둘째 딸을 두꺼운 이불로 덮어둔 채 장시간 방치해 숨지게 하고, 2년 뒤에 낳은 셋째 아들을 생후 9개월이던 2019년 6월 엄지손가락으로 목을 수십초간 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내 곽모(25)씨는 남편의 이같은 행동을 알고도 말리지 않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황씨 부부는 두 자녀가 숨졌을 때마다 시신을 암매장했고, 둘째 딸의 경우 사망 이후에도 몇년간 양육수당 등 710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았다. 이들 부부의 충격적인 범행은 정부의 ‘2015년생 만 3세 아동 소재·안전 전수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조사 대상인 첫째의 소재를 확인하던 해당 지자체가 방임 의혹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부부를 상대로 첫째 아들의 방임과 출생신고된 둘째 딸의 소재를 추궁했다. 이들 부부는 처음에 “둘째는 친척 집에 가 있다”고 얼버무렸지만 계속된 추궁에 결국 둘째 딸의 사망을 털어놨다. 또 출생신고 되지 않은 샛째 아들의 존재까지 확인해 결국 두 아이의 사망이 세상에 알려졌다. 두 아이의 시신은 황씨 친인척 묘지 인근에 봉분 없이 암매장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고의성 입증하기 어렵다” 살인 혐의 무죄 지난해 8월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부장 조영기)는 황씨 부부 모두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황씨의 살인 혐의에 대해 딸의 울음소리가 짜증 나서 이불로 덮었을 가능성은 있으나 평소 딸을 매우 아꼈던 점, 곧바로 이불을 걷어주려고 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잠이 들었을 가능성이 큰 점, 딸의 사망 이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점 등을 무죄 선고의 이유로 들었다. 셋째 아들에게도 울음을 멈추게 하고자 다소 부적절한 물리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있으나, 이후 아들이 별다른 이상 징후 없이 잠든 점과 다른 이유로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곽씨의 아동학대치사 혐의에는 남편이 행사한 물리력의 구체적 내용을 알지 못했고, 물리력을 행사한 이후에도 셋째 아들이 별다른 이상 징후 없이 잠든 점에 비추어보면 사망 가능성을 인식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다만 이들 부부의 사체은닉, 아동학대, 아동 유기·방임, 양육수당 부정수급 혐의는 유죄라고 판단해 황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곽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첫째 아들 “아빠, 막내 울 때마다 목 졸랐다” 진술 이처럼 1심에서 살인 혐의에 무죄 판결이 나오자 검찰은 항소심에서 황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 박재우) 심리로 진행된 항소심에서도 살인의 고의 여부가 쟁점이 됐다. 특히 지난해 11월 항소심 두번째 공판에서는 첫째 아들(6)의 녹화 진술 영상이 증거로 채택되기도 했다. 첫째 아들은 막냇동생이 울 때마다 아빠가 목을 졸라 동생이 기침을 하며 바둥거렸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12월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황씨 부부에게 원심과 마찬가지로 각각 징역 30년과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이후 항소심 판결만 남겨둔 시점에 16개월 입양아 학대 사망사건이 공분을 일으키면서 이 사건에도 관심이 모아져 엄벌을 탄원하는 진정서가 400여통 접수됐다. 2심 “사망 가능성 인식…고의성도 충분” 3일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지 않은 1심과 달리 고의성이 충분히 입증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황씨에게는 징역 23년, 아내 곽씨에게는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곽씨는 법정에서 구속됐다. 또 황씨에게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으며, 두 사람에게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각 10년과 5년간의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등의 보안처분을 내렸다. 혐의 부인→자백→부인…항소심 “자백 내용 신빙성 높다” 항소심 재판부는 황씨가 검찰 조사와 법정에서의 진술 흐름에 주목했다. 황씨는 처음에 혐의를 부인하다가 검찰에서 4번째 조사를 받으면서 “둘째 딸이 울기 시작해서 이불을 덮자 울음이 작게 들렸다”고 자백했다. 이후 “자백하니 속이 후련하다”는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그런데 재판에 넘겨진 이후 진술을 뒤집었고, 다시 범행을 부인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둘째 딸)가 이불에 덮여 사망했다는 사실은 황씨가 자백하기 전까지는 밝혀지지 않은 내용이었다”며 “해당 진술은 일관되고 흐름이 자연스러우며 모순을 찾기 힘들고,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모를 구체적인 사실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과 법정 진술이 상반되는 경우 법정 진술을 믿을 수 없다면 신빙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을 믿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살인의 고의성에 대해서는 황씨가 소리에 민감하고, 충동조절장애를 앓아 둘째 딸이 시끄럽게 울면 전신을 이불로 덮었던 행동을 반복했던 점을 근거로 미필적으로라도 죽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봤다. 셋째 아들 살인 혐의에 대해서도 자백 내용이 일관되고 모순을 찾기 힘든 점 등에 더해 법의학자의 의견과 “막냇동생이 울 때마다 아빠가 목을 졸라 기침을 하며 바둥거렸다”는 첫째 아들(5)의 진술을 종합해 살인의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父, 부양의무 다하지 않고 낚시 몰두”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양육하고 보호해야 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는 피고인의 친자녀들”이라며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보지도 못한 채 친부에 의해 살해된 피해자들의 생명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되돌릴 수 없고 그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양육환경 일괄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범행이 발각되지 않아 정당한 죗값을 치르지 않을 수도 있었다”며 “황씨는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은 조모에 의지하면서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고 낚시 등 취미생활에 몰두했다”고 지적했다. 첫째 아들의 신체 발육상태도 하위 1%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제대로 된 끼니를 제공하지 않고,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등 방임해 복구할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했다. 아내 곽씨에 대해서는 “황씨가 소리에 민감하고, 충동조절장애가 있음을 알면서도 ‘별일 없겠지’라는 막연한 추측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도록 방치했다”며 “엄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내 “남편 살인할 사람 아니다” 눈물 아내 곽씨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되자 “(남편은) 살인할 사람은 아니에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옆에 있던 황씨 역시 어찌할 바를 모르며 재판장에게 발언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고, 교도관에 끌려가며 아내와 이야기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선고 전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법원 앞에서 엄벌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고 정상영 KCC명예회장 발인...시숙부 빈소 찾지 않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고 정상영 KCC명예회장 발인...시숙부 빈소 찾지 않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고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3일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5일간의 장례 기간은 물론 이날 발인식에도 조카 며느리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장례식장에는 현대그룹 조화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두 사람은 2003년 8월 정몽헌 회장이 대북 불법 송금 특검 중 사망하자 현대그룹 경영권을 높고 이른바 ‘시숙부(시아버지의 남동생)의 난’을 벌였다. 현 회장이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에 취임하자 정 명예회장이 이를 반대한 게 사건의 골자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 그룹은 정씨 일가의 것”이라며 사모펀드 등 외부 자금을 모집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사들였고, 현 회장은 당시 유상증자를 시도하는 등 경영권을 지키고자 안간힘을 썼다. 사건은 2004년 3월 현대엘리베이터 주주총회에서 현 회장이 방어에 성공하며 일단락됐지만 이후 두 사람은 개인적 왕래는 거의 하지 않는 등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정 명예회장의 별세로 17년 전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조명되자 현 회장이 빈소 방문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현 회장이 그동안 현대가의 대소사를 모두 챙겨왔던 것을 고려하면 언론의 주목을 받기보다 조용히 묘소 참배 등의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영결식에는 정몽진 KCC회장,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정몽열 KCC건설 회장 등 유족과 함께 고인의 조카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대표이사, 현대가 장손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진정서 빗발쳤던 ‘원주 3남매’ 부부, 2심서 무죄→유죄

    진정서 빗발쳤던 ‘원주 3남매’ 부부, 2심서 무죄→유죄

    이른바 ‘원주 3남매 사건’으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던 20대 부부가 항소심에선 살인죄가 인정돼 중형을 선고받았다. 자녀 3명 중 첫 돌도 지나지 않은 2명을 각각 숨지게 한 사건이다. 생후 5개월 딸·생후 9개월 아들 사망 후 암매장 남편 황모(27)씨는 2016년 9월 강원 원주의 한 모텔방에서 생후 5개월인 둘째 딸을 두꺼운 이불로 덮어둔 채 장시간 방치해 숨지게 하고, 2년 뒤에 낳은 셋째 아들을 생후 9개월이던 2019년 6월 엄지손가락으로 목을 수십초간 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내 곽모(25)씨는 남편의 이같은 행동을 알고도 말리지 않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황씨 부부는 두 자녀가 숨졌을 때마다 시신을 암매장했고, 둘째 딸의 경우 사망 이후에도 몇년간 양육수당 등 710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았다. 이들 부부의 충격적인 범행은 정부의 ‘2015년생 만 3세 아동 소재·안전 전수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조사 대상인 첫째의 소재를 확인하던 해당 지자체가 방임 의혹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부부를 상대로 첫째 아들의 방임과 출생신고된 둘째 딸의 소재를 추궁했다. 이들 부부는 처음에 “둘째는 친척 집에 가 있다”고 얼버무렸지만 계속된 추궁에 결국 둘째 딸의 사망을 털어놨다. 또 출생신고 되지 않은 샛째 아들의 존재까지 확인해 결국 두 아이의 사망이 세상에 알려졌다. 두 아이의 시신은 황씨 친인척 묘지 인근에 봉분 없이 암매장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고의성 입증하기 어렵다” 살인 혐의 무죄 지난해 8월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부장 조영기)는 황씨 부부 모두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황씨의 살인 혐의에 대해 딸의 울음소리가 짜증 나서 이불로 덮었을 가능성은 있으나 평소 딸을 매우 아꼈던 점, 곧바로 이불을 걷어주려고 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잠이 들었을 가능성이 큰 점, 딸의 사망 이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점 등을 무죄 선고의 이유로 들었다. 셋째 아들에게도 울음을 멈추게 하고자 다소 부적절한 물리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있으나, 이후 아들이 별다른 이상 징후 없이 잠든 점과 다른 이유로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곽씨의 아동학대치사 혐의에는 남편이 행사한 물리력의 구체적 내용을 알지 못했고, 물리력을 행사한 이후에도 셋째 아들이 별다른 이상 징후 없이 잠든 점에 비추어보면 사망 가능성을 인식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다만 이들 부부의 사체은닉, 아동학대, 아동 유기·방임, 양육수당 부정수급 혐의는 유죄라고 판단해 황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곽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첫째 아들 “아빠, 막내 울 때마다 목 졸랐다” 진술 이처럼 1심에서 살인 혐의에 무죄 판결이 나오자 검찰은 항소심에서 황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 박재우) 심리로 진행된 항소심에서도 살인의 고의 여부가 쟁점이 됐다. 특히 지난해 11월 항소심 두번째 공판에서는 첫째 아들(6)의 녹화 진술 영상이 증거로 채택되기도 했다. 첫째 아들은 막냇동생이 울 때마다 아빠가 목을 졸라 동생이 기침을 하며 바둥거렸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12월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황씨 부부에게 원심과 마찬가지로 각각 징역 30년과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이후 항소심 판결만 남겨둔 시점에 16개월 입양아 학대 사망사건이 공분을 일으키면서 이 사건에도 관심이 모아져 2일까지 엄벌을 탄원하는 진정서가 377통 접수됐다. 2심 “살인 고의 입증…父, 양육 의무 외면하고 낚시 몰두” 3일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지 않은 1심과 달리 고의성이 충분히 입증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황씨에게는 징역 23년, 아내 곽씨에게는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곽씨는 법정에서 구속됐다. 또 황씨에게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으며, 두 사람에게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각 10년과 5년간의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등의 보안처분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양육하고 보호해야 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는 피고인의 친자녀들”이라며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보지도 못한 채 친부에 의해 살해된 피해자들의 생명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되돌릴 수 없고 그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양육환경 일괄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범행이 발각되지 않아 정당한 죗값을 치르지 않을 수도 있었다”며 “황씨는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은 조모에 의지하면서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고 낚시 등 취미생활에 몰두했다”고 지적했다. 첫째 아들의 신체 발육상태도 하위 1%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제대로 된 끼니를 제공하지 않고,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등 방임해 복구할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했다. 아내 곽씨에 대해서는 “황씨가 소리에 민감하고, 충동조절장애가 있음을 알면서도 ‘별일 없겠지’라는 막연한 추측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도록 방치했다”며 “엄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친동생 흉기로 찌른 남성 구속 송치…아들 학대 여부도 조사

    친동생 흉기로 찌른 남성 구속 송치…아들 학대 여부도 조사

    지난달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 친동생을 흉기로 찌른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남성이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3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살인미수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구속해 전날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10시 50분쯤 영등포구 신길동의 한 주택가에서 친동생인 30대 여성 피해자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를 발견한 행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을 당시 A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와 다툰 일은 기억이 나지만 흉기로 피해자를 상해한 일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주거지에 출동했을 당시 5살 된 A씨 아들의 몸에서 외상 흔적을 발견한 경찰은 A씨의 아동학대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박영선 “품 넓은 민주당 모습을”…우상호 “발언 거둬야”(종합)

    박영선 “품 넓은 민주당 모습을”…우상호 “발언 거둬야”(종합)

    박영선, 금태섭에 “대화하고 싶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사진)가 금태섭 전 의원과 대화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가운데, 우상호 예비후보는 3일 “해당 발언을 박영선 후보가 거둬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박 예비후보는 앞서 2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그동안 당에서 남들이 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많이 해서 공격도 많이 받았지만 그런 것을 우리가 보듬고 가야 하는, 품이 넓은 민주당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당내 경선 승리를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우상호 예비후보에 대해서는 “저와 누나, 동생 하는 사이다. 저희는 호세 카레라스와 파파로티처럼 음색은 다르지만 조화를 잘 이루는 그런 경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약으로 내건 ‘21분 콤팩트 도시, 서울’의 임기 내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번 보궐선거는 사실 5년 임기 정책을 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여의도 수직 정원 도시, 소상공인 생태계 시스템 등 1년 안에 가능하다”고 답했다. 우상호 “박영성 발언 거둬야…김종인·안철수·이언주는?” 박영선 예비후보 발언에 우상호 예비후보는 3일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금태섭 후보와 대화하고 싶다고 한 발언을 박영선 후보가 거둬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우 예비후보는 “금 후보가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와 함께 3자 단일화를 추진한다는 것은 ‘반문재인 연대’에 참여해 대통령을 흔들겠다는 것”이라면서 “이런 후보를 끌어안는 게 민주당의 ‘품 넓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데 동의가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때 같은 당 식구라 끌어안아야 한다면 안철수, 김종인, 이언주도 마찬가지 아니냐”면서 “그들이 우리 당을 떠난 건 아쉽지만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대척점에 선 순간 우리는 냉정해져야 한다. 우리가 끌어안아야 할 대상은 열린민주당, 정의당, 시대전환 같은 범진보진영”이라고 덧붙였다.안철수, 금태섭과 1차 경선 수락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야권후보 단일화 논의와 관련,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의 ‘제3지대 경선’ 제안을 수락했다. 이에 국민의힘의 후보경선과는 별개로 ‘안철수-금태섭 경선’이 일단 확정됐다. 안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금태섭 후보뿐 아니라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 교체에 동의하는 모든 범야권 후보들이 함께 모여 1차 단일화를 이룰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단일화의 조건으로 “1차 단일화 경선에서 후보가 된 사람은 국민의힘 후보와 2차 단일화 경선을 통해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룬다”며 “단일화에 참여한 예비후보들은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고 단일화된 후보의 지지를 공개 선언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문재인 정권 심판’이라는 단일화 취지에 동의하고 경선 과정에서 일체의 네거티브나 인신 비방성 발언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조건도 제시하면서 “이 정권에 문제의식을 느끼는 분들이 범야권”이라고 규정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유아들은 거리두기 속에서도 또래와 상호작용하며 성장”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유치원에 다니는 유아들도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같은 방역 수칙을 피할 수 없었다. 같은 반 친구들의 얼굴조차 모른 채 칸막이 안에서 놀아야 하는 유치원 생활을 부모들이 들여다보기 쉽지 않다. 서울의 한 유치원에 재직 중인 서승은(건국대 교육학과 유아교육전공 박사과정 수료) 교사는 지난해 9월 열린 한국유아교육학회 추계 정기학술대회에서 ‘유아교사의 관점에서 바라본 팬데믹 상황에서의 적응 경험 탐색’ 논문을 발표했다. 서 교사는 “유아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새로운 상황을 경험하고 환경의 변화를 주도하면서 적응해 가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서 교사는 지난해 4월부터 3개월간 공립유치원 담임교사 6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 결과 유아들은 같은 반 친구들을 모두 만나지 못하고 여러 연령이 함께 같은 교실에서 생활하면서 안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현장 학습과 실외 활동이 제한되고 칸막이 안에서 개별 활동을 하면서 놀이 자체에 대한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한 교사는 “한 아이가 역할놀이를 하며 책상에 음식을 준비해 친구들을 초대했지만 친구들이 오지 않아 혼자 놀이를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리두기가 강조되는 환경에서도 유아들은 또래와 어울리려는 욕구를 끊임없이 분출했다. 여러 연령이 함께 머무는 교실에서 서로 키를 비교해 가며 ‘형’, ‘동생’으로 부르는가 하면 원격수업에서 제공한 놀이 꾸러미를 유치원에 가져와 친구들에게 나눠 주기도 했다. 칸막이와 거리두기 같은 방역 수칙이 주는 긴장감이 오히려 놀이가 되기도 했다. 블록놀이마저 개별 활동이 된 상황에서 유아들은 각자 동물과 공룡 등을 만들고 길게 길을 만들며 놀이에 참여했다는 사례도 있었다.유아들은 마스크 착용 수칙에도 적응해 나갔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친구에게 마스크를 해야 한다고 말해 주는가 하면 저마다 좋아하는 색깔과 모양의 마스크 줄을 착용하며 마스크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서 교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유아들은 주어진 상황을 활용하며 또래와 상호작용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약촌오거리’ 검사도 손해배상 불복 항소…박준영 변호사의 ‘변’(종합)

    ‘약촌오거리’ 검사도 손해배상 불복 항소…박준영 변호사의 ‘변’(종합)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범인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한 최모(37)씨에게 국가와 경찰관, 검사 등이 13억원의 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에 해당 경찰이 항소한 데 이어 전직 검사도 판결에 불복해 항소에 나섰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직 검사 김모씨의 소송을 대리하는 정부법무공단은 전날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사 김씨와 함께 소송에서 패소한 전직 경찰관 이모씨도 판결에 불복해 지난달 29일 항소했다. 이에 따라 이 사건은 상급심 법원인 서울고법의 판단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건 목격자가 경찰의 고문·폭행에 범인으로 최씨는 16세였던 2000년 전북 익산 영등동 약촌오거리 부근에서 택시 운전기사 유모(당시 42세)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년을 확정받고 복역했다. 최씨는 당시 택시기사가 흉기에 찔려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 수사에 협조했지만 오히려 경찰로부터 폭행과 고문을 당해 범인으로 몰렸다. 견디다 못한 최씨는 결국 “시비 끝에 택시기사를 살해했다”며 거짓 자백을 했고, 재판은 정황증거와 진술만으로 진행됐다. 진범 찾았는데…검사 “물증 없다” 종결 처리 최씨의 억울한 옥살이가 10년까지 이어지지 않을 기회도 있었다. 최씨가 복역 중이던 2003년 수사기관은 2003년 진범이 따로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용의자 김모(40)씨를 붙잡았다. 그러나 검찰은 확실한 물증이 없다는 이유로 용의자 김씨를 기소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처리했다. 10년간 복역 후 2010년 만기출소한 최씨는 억울한 복역에 더해 사망한 택시기사의 사망보험금 1억 4000만원에 대해 구상권 청구를 당하자 2013년 경찰의 강압에 못 이겨 허위로 자백했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법원은 2016년 11월 “피고인이 불법체포·감금 등의 가혹행위를 당했다”면서 최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의 판결로 진범 김씨는 구속됐고, 대법원에서 징역 15년을 확정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법원 “국가가 최씨·가족에게 16억원 지급” 지난달 13일에는 최씨가 억울한 옥살이에 대해 국가와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경찰과 검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법원이 최씨의 승소로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5부(부장 이성호)는 국가가 최씨에게 13억여원, 최씨 어머니와 동생에게 3억원 등 총 16억원을 지급하도록 판결했다. 경찰·검사도 배상금 부담해야 당시 수사를 맡았던 경찰관 이씨와 검사 김씨는 전체 배상금 중 각각 20%씩 부담해야 한다. 이씨는 사건 당시 최씨를 강압 수사해 허위 자백을 받아낸 경찰 중 한 명이고, 김씨는 최씨의 수감 이후 진범으로 밝혀진 용의자를 불기소 처분한 검사다. 재판부는 “익산경찰서 경찰들이 영장 없이 원고 최씨를 여관에 불법 구금해 폭행하고 범인으로 몰아 자백 진술을 받아냈다”며 “사회적 약자로서 무고한 원고에 대해 아무리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도 과학적이지도, 논리적이지도 않은 위법한 수사를 했다”고 지적했다. 또 “검사는 최초 경찰에서 진범의 자백 진술이 충분히 신빙성이 있었는데도 증거를 면밀히 파악하지 않고 경찰의 불기소 취지 의견서만 믿고 불기소 처분을 했다”며 “이는 검사로서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위법”이라고 설명했다. 박준영 변호사 “검사, 항소 전 전화…사과 뜻 전해” 한편 최씨의 소송대리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는 검사가 항소가 책임을 부인하는 차원이 아니라고 전해왔다며 다각적인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검사(김씨)가 항소를 하기 전 제게 전화를 걸어왔다”며 “항소가 책임을 부인하기 위함은 아님을, 그리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박 변호사는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도 책임을 그대로 져야 한다면 누가 용기를 낼 수 있을까”라며 “이 사건의 과오를 가지고 해당 검사의 공직생활 전반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도 옳지 않다”고 썼다. 아울러 “검사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진정성 있게 사과한다면 최씨와 가족들은 검사가 지는 손해배상 책임을 감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심슨 가족’ 작가,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

    ‘심슨 가족’ 작가,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

    유명 코미디 작가이자 프로듀서인 마크 윌모어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합병증으로 57세에 사망했다. 2일 뉴욕타임즈는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얻은 애니매이션 ‘심슨 가족(The Simpson)’의 작가 마크 윌모어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사망했다고 전했다. 마크 윌모어의 동생이자 코미디언 래리 윌모어는 형이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알려진 지 일주일 만에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래리 윌모어는 “사랑하는 형 마크 에드워드 윌모어는 코로나19와 그동안 그를 고통스럽게 해왔던 지병과 싸우다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시간 신장과 관련된 건강상의 문제를 가지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1963년생인 마크 윌모어는 1990년 미국의 인기 코미디쇼 ‘인 리빙 컬러’로 데뷔했다. 코미디언으로도 활동하기도 한 그는 지난 2000년부터 심슨가족에 합류해 10년 이상 프로듀서이자 작가로서 참여했다. 그와 함께 작업한 작가들과 제작자들은 트위터를 통해 그를 추모하는 글을 남겼다. 작가 마이클 프라이스는 “그와 함께 작업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하늘에서 편히 쉬길 바란다. 나의 친구”라며 애도를 표했다. 한편 ‘심슨 가족’은 1989년부터 2014년까지 26시즌에 걸쳐 미국 20세기 폭스 텔레비전 채널에서 방영되고 있는 애니메이션 시리즈이다. 가상의 도시 ‘스프링필드’에서 살아가는 심슨가를 중심으로 미국 사회와 문화, 중산층의 삶을 풍자적으로 묘사했다. ‘심슨 가족’의 성공으로 미국의 중산층 가족의 일상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TV 시리즈 애니메이션들이 활발하게 제작되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약촌오거리 사건’ 경찰 이어 검사도 손해배상 불복해 항소

    ‘약촌오거리 사건’ 경찰 이어 검사도 손해배상 불복해 항소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범인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한 최모(37)씨에게 국가와 경찰관, 검사 등이 13억원의 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에 해당 경찰이 항소한 데 이어 전직 검사도 판결에 불복해 항소에 나섰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직 검사 김모씨의 소송을 대리하는 정부법무공단은 전날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사 김씨와 함께 소송에서 패소한 전직 경찰관 이모씨도 판결에 불복해 지난달 29일 항소했다. 이에 따라 이 사건은 상급심 법원인 서울고법의 판단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건 목격자가 경찰의 고문·폭행에 범인으로 최씨는 16세였던 2000년 전북 익산 영등동 약촌오거리 부근에서 택시 운전기사 유모(당시 42세)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년을 확정받고 복역했다. 최씨는 당시 택시기사가 흉기에 찔려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 수사에 협조했지만 오히려 경찰로부터 폭행과 고문을 당해 범인으로 몰렸다. 견디다 못한 최씨는 결국 “시비 끝에 택시기사를 살해했다”며 거짓 자백을 했고, 재판은 정황증거와 진술만으로 진행됐다. 진범 찾았는데…검사 “물증 없다” 종결 처리 최씨의 억울한 옥살이가 10년까지 이어지지 않을 기회도 있었다. 최씨가 복역 중이던 2003년 수사기관은 2003년 진범이 따로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용의자 김모(40)씨를 붙잡았다. 그러나 검찰은 확실한 물증이 없다는 이유로 용의자 김씨를 기소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처리했다. 10년간 복역 후 2010년 만기출소한 최씨는 억울한 복역에 더해 사망한 택시기사의 사망보험금 1억 4000만원에 대해 구상권 청구를 당하자 2013년 경찰의 강압에 못 이겨 허위로 자백했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법원은 2016년 11월 “피고인이 불법체포·감금 등의 가혹행위를 당했다”면서 최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의 판결로 진범 김씨는 구속됐고, 대법원에서 징역 15년을 확정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법원 “국가가 최씨·가족에게 16억원 지급” 지난달 13일에는 최씨가 억울한 옥살이에 대해 국가와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경찰과 검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법원이 최씨의 승소로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5부(부장 이성호)는 국가가 최씨에게 13억여원, 최씨 어머니와 동생에게 3억원 등 총 16억원을 지급하도록 판결했다. 경찰·검사도 배상금 부담해야 당시 수사를 맡았던 경찰관 이씨와 검사 김씨는 전체 배상금 중 각각 20%씩 부담해야 한다. 이씨는 사건 당시 최씨를 강압 수사해 허위 자백을 받아낸 경찰 중 한 명이고, 김씨는 최씨의 수감 이후 진범으로 밝혀진 용의자를 불기소 처분한 검사다. 재판부는 “익산경찰서 경찰들이 영장 없이 원고 최씨를 여관에 불법 구금해 폭행하고 범인으로 몰아 자백 진술을 받아냈다”며 “사회적 약자로서 무고한 원고에 대해 아무리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도 과학적이지도, 논리적이지도 않은 위법한 수사를 했다”고 지적했다. 또 “검사는 최초 경찰에서 진범의 자백 진술이 충분히 신빙성이 있었는데도 증거를 면밀히 파악하지 않고 경찰의 불기소 취지 의견서만 믿고 불기소 처분을 했다”며 “이는 검사로서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위법”이라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클레오파트라의 인종적 정체성(하)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클레오파트라의 인종적 정체성(하)

    클레오파트라 7세에게는 여러 형제자매가 있었다. 이들은 서로 격렬한 권력 다툼의 과정을 거치며 모두 파멸했다. 클레오파트라 7세는 그 다툼의 최종 승자였다. 클레오파트라 7세의 여동생인 아르시노에 4세의 인생은 특별히 기구하고 극적인 것이었기에 주목할 만하다. 아르시노에는 언니 클레오파트라 7세를 궁지에 몰아넣고 스스로를 이집트의 여왕으로 칭했던 적도 있다. ‘알렉산드리아 공방전’이라고 이름 붙여진 군사적 충돌은 바로 그때 있었다. 그러나 클레오파트라는 카이사르의 힘을 이용해 이 당돌한 여동생을 제압했다. 사로잡힌 아르시노에는 카이사르에게 일종의 ‘전리품’으로 취급돼 이후 로마로 압송됐다. 그는 기원전 46년에 있었던 카이사르의 개선식에서는 마차에 묶인 채로 로마 시민의 구경거리가 됐다. 그러나 로마는 아르시노에를 처형하지는 않았다. 대신 그를 에페수스에 있는 아르테미스 신전에 유배시켰다. 비록 유배형을 받았지만, 그는 클레오파트라에게는 여전히 위협이 되는 존재였다. 아르시노에는 결국 기원전 41년 아마도 클레오파트라의 사주를 받았을 안토니우스에게 처형을 당한다. 이때 아르시노에는 겨우 18세였다.1926년 에페수스에서 무덤이 하나 발견됐다. 팔각형 모양을 한 이 무덤에서는 사망 당시 10대 후반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유골도 발견됐다. 하지만 문자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덤이 정확히 누구의 것인지를 밝혀내지는 못했다. 약 70년이 지나 오스트리아 출신의 고고학자 힐케 튀르는 이 무덤에 대한 흥미로운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튀르는 무덤의 형태와 유골에 대한 연대 측정값을 근거로 이 무덤을 아르시노에의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그는 이 무덤에서 발견된 유골의 해부학적 특성이 아프리카 출신들의 그것과 유사하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클레오파트라의 동생이 흑인일 수 있다는 이 주장은 세간의 주목을 끌었고, 영국의 BBC에서 그런 주장이 2008년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유골 자체가 손상돼 DNA 검사는 이뤄지지 못했고, 유골의 두개골 역시 분실됐기에 튀르의 분석은 주로 발굴 당시의 기록과 사진을 통해서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튀르의 주장이 충분한 설득력을 확보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만약 튀르의 주장이 맞다면 현재까지 그 정체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은 아르시노에의 모친은 아프리카 출신이고, 아르시노에는 그리스 쪽 혈통과 아프리카 출신의 혈통을 모두 물려받은 혼혈이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클레오파트라도 모친이 누구인지 분명하지가 않다. 그리스 혈통으로 여겨지는 클레오파트라 트뤼파에나가 그의 어머니로 추정되기도 하지만, 이 계보에는 불확실한 면이 많고, 클레오파트라도 첩실에게서 태어난 서출이었다고 주장하는 학설도 있다. 프톨레마이오스 시대에는 파라오들이 첩을 두어도 특별한 제한을 받지 않았고, 서출에 대한 차별도 없었다. 이 시대 내내 지속돼 오던 근친혼으로 발생한 유전병을 방지하기 위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모친이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클레오파트라와 아르시노에의 선조들 가운데 아프리카 출신이 있었을 가능성은 차고 넘친다. 상상력을 조금 확장시킨다면 클레오파트라 역시 흑인의 혈통을 물려받았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현재 남겨진 클레오파트라의 조각상들이 전형적인 서양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클레오파트라 흑인설’을 일축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집트에서 전통적으로 파라오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으로 묘사됐던 것을 감안한다면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파라오는 전형적인 그리스인으로 묘사됐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 만큼 클레오파트라를 묘사한 미술품들 자체가 클레오파트라의 인종적 정체성을 확정해 주는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 아마도 클레오파트라의 무덤과 시신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클레오파트라의 인종적 정체성을 둘러싼 문제는 계속해서 논란거리로 남을 것이다.
  • 코로나도 물리쳐 주길… 무대에 나타난 ‘검은 사제들’

    코로나도 물리쳐 주길… 무대에 나타난 ‘검은 사제들’

    잇단 공연 중단 속 창작 뮤지컬 초연“나의 업 지키려면 계속 움직여야죠”영화로 흥행몰이 무대 위 구현 관건“인간의 신념·가치·고민·공감 다룰 것”한국 엑소시즘 영화의 포문을 연 ‘검은 사제들’(2015)이 창작 뮤지컬로 완성됐다. 두 사제(김윤석·강동원 분)가 악귀 들린 소녀(박소담 분)를 두고 강렬한 구마의식을 치르는 영화는 개봉 이후 관객 544만명을 모으며 흥행했다. 무대 위 사제들은 어떤 모습으로 마귀와 싸우게 될까. 극적인 장면을 어떻게 구현할지 궁금하지만, 문득 다른 의문이 떠오른다. 공연계가 가장 어려운 지금 시기에, 창작 뮤지컬 초연에 도전한다? 최근 만난 제작사 알앤디웍스 오훈식(큰 사진) 대표가 고개를 내젓다가 금방 말을 이었다. “사실 지금은 신작을 올리지 않는 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맞죠. 그럼에도, 해야 하니까요.” 그에게도 지난 한 해는 매우 혹독한 시간이었다. 10주년을 맞은 장수 창작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기념 공연이 3월 취소됐고, 6월 재개막을 준비했다 그마저도 접었다. 2019년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 등 7관왕을 차지한 뮤지컬 ‘HOPE(호프)’ 재연은 11월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문을 열었다 2주 만에 공연을 중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혀 새로운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은 그야말로 도전이다. 올해 예정된 주요 제작사들의 공연도 라이선스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정말 힘들었고 경제적 손실은 물론이고 심리적으로도 많이 위축돼 새로운 작품을 하기 어려운 상황인 건 맞다”고 오 대표도 끄덕였다. “그런데도 ‘왜 지금 창작 뮤지컬이냐’고 묻는다면 ‘지금이니까’라고 답하겠다”고 했다. “공연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겐 모든 작업들이 그저 일상이고, 아무리 어려워도 그 일상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우리가 계획한 작품을 계속 한다는 믿음을 주는 게 프로듀서의 역할이기도 하고요. 공연이 멈추지 않고 계속 움직이며 도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어요.” 여러 의미에서 ‘검은 사제들’은 어깨가 무거운 작품이다. 이미 영화로 잘 알려진 이야기와 배우들의 짙은 캐릭터를 무대에서 어떻게 그려 내느냐도 관건이다. “아무도 뮤지컬로 만들 수 있다고 상상할 수 없던 작품이기에 무대에서 구현할 수 있는 게 훨씬 자유롭고 다채롭다”며 그는 확신에 찬 표정으로 조근조근 얘기했다. “확인할 수 없는 영역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결국은 인간의 신념과 가치에 대한 고민, 순간순간 어떤 선택을 하며 살 것인가를 다루면서 공감할 부분도 많다”고도 소개했다. “무엇보다도 20여곡의 넘버들이 정말 좋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검은 사제들’은 25일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개막한다. 신에 대한 믿음보다 동생을 잃은 속죄로 신학교에 들어간 최 부제는 김경수, 김찬호, 조형균, 장지후가 맡았다. 신을 믿지만 종교가 추구하는 방향에 의문을 갖는 김 신부는 송용진, 이건명, 박유덕이 열연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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