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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 ‘비수기’ 네 커플이 건넨 뜻밖의 위로

    인생 ‘비수기’ 네 커플이 건넨 뜻밖의 위로

    10일 개봉하는 ‘새해전야’는 새해를 앞둔 네 커플이 각기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아픔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그린 옴니버스 형식의 로맨틱 코미디다. 누구나 공감할 만한 현실 속 아픔을 들춰내고 보듬어 희망을 주려는 작품으로 가볍게 웃으며 볼 수 있지만 진부한 전개가 다소 아쉽다. 영화는 인생의 ‘비수기’를 끝내고 새해에 더 행복해지고 싶은 이들의 사연을 담았다. 이혼남인 형사 지호(김강우 분)는 이혼소송 중인 재활 트레이너 효영(유인나 분)의 신변 보호를 맡다가 연인이 된다.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무작정 아르헨티나로 떠난 스키장 비정규직 직원 진아(이연희 분)는 현지에서 와인 배달 일을 하는 재헌(유연석 분)과 사랑에 빠진다. 여행사 직원 용찬(이동휘 분)과 중국 출신 약혼녀 야오린(천두링 분) 그리고 남동생의 결혼 준비를 지켜보는 예비 시누이 용미(염혜란 분)는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너무 커 오해를 키운다. 패럴림픽 국가대표 스노보드 선수 래환(유태오 분)은 원예사 오월(최수영 분)과 연인이지만, 장애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에 상처받는다. 네 커플은 서로 이어져 있다. 효영은 래환의 몸을 관리하고, 래환이 스노보드를 타는 리조트 직원이 진아다. 진아는 용천의 여행사에서 아르헨티나행 비행기표를 끊고, 용천이 사기를 당했을 때 신고받은 경찰이 지호다. 홍지영 감독은 “외로움을 담은 한국판 ‘러브 액츄얼리’(2003)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이구아수 폭포 등 광활한 이국적 풍경은 코로나19로 여행을 가지 못하는 관객들에게 대리 만족을 주기 충분하다. 김강우·유인나 커플과 유창한 중국어를 보여 준 이동휘의 연기도 돋보인다. 다만 다채로운 관심과 넘치는 볼거리에 비해 스토리의 개연성과 완성도가 부족한 느낌이다. 시작부터 ‘해피엔딩’이 될 것을 예감하는 관객들에겐 악역 없이 전개되는 이야기는 진부할 수밖에 없다. 이혼과 이별, 국제결혼 등 다양한 이야기를 짧은 시간 안에 한 작품에 고르게 넣으려다 보니 사건 전개가 단순하고, 메시지도 불분명해진다. 진아와 재헌 커플이 아르헨티나에서 탱고를 추는 장면 등은 설레지만,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엔 현실적이지 않다. 사랑 가득한 네 커플의 모습이 귀엽고 소소하지만, 전반적으로 피상적이고 가벼운 로맨틱한 분위기만 남았다. 어느 한 커플이라도 진지하고 깊이 있는 감동을 담아냈으면 더 풍성했을 것이란 아쉬움을 남긴다. 그럼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우울함을 달래기에는 충분하다. 상영 시간 114분. 12세 관람가.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차명회사 누락’ 정몽진 KCC 회장 고발

    ‘차명회사 누락’ 정몽진 KCC 회장 고발

    ‘2세 경영’의 닻을 올리자마자 정몽진 KCC 회장이 검찰에 고발됐다. 정 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본인과 친척이 소유한 회사 등을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 KCC의 동일인(총수)인 정 회장이 지정 자료를 허위로 제출한 행위를 적발해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고 8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정 회장은 2016년과 2017년 대기업집단 지정 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하면서 본인이 설립 때부터 지분 100%를 소유하면서 차명주주 명의로 운영해 온 ‘실바톤어쿠스틱스’를 누락했다. 지정 자료는 주식의 명의와 상관없이 실질 소유관계를 기준으로 제출해야 한다. 정 회장은 2017년 12월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차명보유 사실이 드러난 이후인 2018년에 이르러서야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정 회장은 또 친족 등이 지분 100%를 보유한 ‘동주’ 등 9개 회사도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회장 동생 등이 미편입 계열사를 KCC의 납품업체로 추천하고, 2016년쯤 정 회장이 관련 거래를 KCC 대표로서 승인한 적이 있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특히 KCC 구매부서 직원들은 해당 회사들을 ‘특수관계 협력업체 현황’으로 따로 관리하기까지 했다. 아울러 정 회장은 23명의 친족을 제출 자료에서 누락했다. 지정 자료 제출 때 혈족은 6촌까지, 인척은 4촌까지 기재해야 한다. 공정위는 정 회장의 누락이 고의적이라고 보고 있다. 실바톤어쿠스틱스는 설립 당시부터 정 회장이 직접 관여해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었고, 누락된 친족들도 외삼촌이나 처남 등 정 회장과 가까운 사이였다. 정 회장 또한 친족들의 존재와 사업의 영위를 인지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정 회장은 2012년부터 다수의 지정 자료를 제출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일련의 사실을 모를 수 없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공정위는 허위 제출 행위의 고발 요건인 ‘인식 가능성’이 현저하고, ‘중대성’도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성경제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자료 누락으로) KCC는 2016년 9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지정 제외될 수 있었다”면서 “누락 기간 동안 미편입 계열사들은 사익편취 금지 같은 경제력 집중 억제시책 규정을 적용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조치는 동일인(총수)이 지정 자료 제출 의무자로서 그 내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위치에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KCC 측은 ‘고의가 아닌 단순 실수’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KCC 관계자는 “누락된 회사들은 친족들이 독립적으로 운영하던 회사로 설립과 운영에 KCC가 관여한 부분이 없다”면서 “실무 차원의 단순 실수인 만큼 검찰에서 이러한 부분을 충분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서울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못 지켜줘 미안해” 말도 못할 만큼… 아이들 볼 낯 없습니다

    “못 지켜줘 미안해” 말도 못할 만큼… 아이들 볼 낯 없습니다

    온몸 멍든 채 이모집 욕조서 발견된 열살 여아… 끝내 숨져 이모에게 맡겨진 10살 초등학생이 온몸에 멍이 든 채 욕조에 빠져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A(10)양의 이모인 40대 B씨와 이모부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이모 부부는 경찰에서 “아이를 몇 번 때렸다”며 학대 사실을 일부 인정한 것을 알려졌다. A양은 이날 낮 12시 35분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 B씨 아파트 화장실 욕조에 빠져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아이가 욕조에 빠졌다”는 이모 B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A양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A양은 끝내 숨졌다. 이 과정에서 A양의 몸 곳곳에서 멍 자국을 발견한 병원 의료진은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B씨 부부를 긴급체포해 학대 혐의를 조사했다. 또 A양이 욕조에 왜 빠졌는지 등 자세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양은 친부모와 떨어져 3~4개월 전부터 이모 집에서 살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경찰에서 “동생이 이사 문제로 애를 키우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내가 맡아 주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B씨 등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사고 경위는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A양이 이모 부부와 함께 있게 된 경위와 학대 과정 등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자폐·장애아동 학대·방치하고 고기 구워 먹은 보육교사들 ‘기저귀와 걸레로 얼굴을 때리고, 예쁘게 딴 머리채를 잡아 흔들고….’ 인천에 있는 한 국공립 어린이집의 보육교사 6명이 장애아동 5명 등 10명을 학대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가운데 피해 부모들이 8일 인천 서구청에서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공개하며 가해 교사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피해자 치료 지원을 호소하고 나섰다. 학부모 A씨는 “폐쇄회로(CC)TV를 보니 90% 이상의 가해자는 바로 담임교사였다. 자폐장애를 앓고 있는 만 4세에 불과한 아이를 3~4배가량 덩치가 큰 담임교사가 내내 학대했다. 머리가 이쁘다면서 자르지 말라고 했는데, CCTV를 보고 머리채를 잡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0세반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말도 못 하는 아이를 기저귀로 때리고 머리를 서랍장 밑으로 밀어 넣었다”면서 “(보육교사들은) 아이를 돌봐야 할 점심시간에 같이 둘러앉아 고기를 구워 먹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단체들은 피해가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지 2주일이 넘었는데 피해 어린이들이 제대로 된 치료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부모는 “아이가 학대의 트라우마로 매일 밤잠이 들 때까지 울고 있으며 몸을 바닥에 던지는 등 자해 행동도 하고 있다”면서 눈물을 쏟았다. 이 어린이집 20~30대 보육교사 6명은 지난해 11~12월 자폐증 진단을 받거나 장애 소견이 있는 5명을 포함한 6세 이하 원생 10명을 학대한 혐의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낙동강변 살인 누명 가족도 옥살이…‘위증·위증교사 혐의 유죄’ 재심청구

    낙동강변 살인 누명 가족도 옥살이…‘위증·위증교사 혐의 유죄’ 재심청구

    경찰의 고문 수사로 ‘낙동강변 살인 사건’ 범인으로 몰렸던 피해자의 가족들도 재심 청구에 나선다. 21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최인철(60)·장동익(63)씨는 지난 4일 재심에서 사건 발생 31년 만에 무죄를 받았다. 이들이 누명을 벗자 당시 재판 과정에서 억울하게 구속됐던 피해자 가족도 재심을 준비하고 있다. 1990년 1월 4일 발생한 낙동강변 살인 사건을 수사한 부산 사하경찰서 경찰들은 고문 등 가혹행위를 해 허위 자백을 받아 낸 뒤 최씨와 장씨를 강도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1992년 최씨의 처남이 법정에서 사건 당일 최씨가 대구의 처가에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증언했다. 하지만 사하서는 이 증언이 위증이라며 이번엔 처남을 수사했다. 경찰은 최씨의 부인이 동생에게 위증을 부탁해 법정에서 거짓 증언했다고 결론 내렸다. 결국 최씨의 처남은 위증 혐의로 그해 5월, 부인은 위증교사 혐의로 6월에 구속됐다. 둘은 7월 30일 1심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2개월과 1개월씩 옥고를 치렀다. 1심에서 최씨의 처남은 징역 5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부인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최씨와 장씨 재심 변호를 맡았던 박준영 변호사는 이달 중순쯤 부산지법에 재심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당시 처남의 증언은 사실이었고, 위증교사 또한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또 “최씨가 재심에서 무죄를 받은 만큼 연관된 재판에서 위증으로 몰렸던 부인과 처남의 재심 또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온몸 멍든 채 이모집 욕조서 발견된 열살 여아… 끝내 숨져

    온몸 멍든 채 이모집 욕조서 발견된 열살 여아… 끝내 숨져

    병원, 사망 판정 후 학대 의심… 이모·이모부 일부 시인이모에게 맡겨진 10살 초등학생이 온몸에 멍이 든 채 욕조에 빠져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A(10)양의 이모인 40대 B씨와 이모부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이모 부부는 경찰에서 “아이를 몇 번 때렸다”며 학대 사실을 일부 인정한 것을 알려졌다. A양은 이날 낮 12시 35분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 B씨 아파트 화장실 욕조에 빠져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아이가 욕조에 빠졌다”는 이모 B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A양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A양은 끝내 숨졌다. 이 과정에서 A양의 몸 곳곳에서 멍 자국을 발견한 병원 의료진은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B씨 부부를 긴급체포해 학대 혐의를 조사했다. 또 A양이 욕조에 왜 빠졌는지 등 자세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양은 친부모와 떨어져 3~4개월 전부터 이모 집에서 살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경찰에서 “동생이 이사 문제로 애를 키우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내가 맡아 주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B씨 등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사고 경위는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A양이 이모 부부와 함께 있게 된 경위와 학대 과정 등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윤정희 둘러싼 논란 속 백건우 11일 귀국…리사이틀 예정대로

    윤정희 둘러싼 논란 속 백건우 11일 귀국…리사이틀 예정대로

    배우 윤정희가 프랑스에서 방치됐다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논란이 된 가운데 윤정희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오는 11일 귀국한다. 8일 백건우 소속사 빈체로 등에 따르면 백건우는 10일 오후(현지시간) 파리에서 출발해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이번 논란과 관계 없이 공연 계획에 맞춰 예정된 입국 일정이다. 다만 귀국한 뒤 추가 입장 표명은 현재로선 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건우는 2주간 자가격리한 뒤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다섯 차례 리사이틀을 진행한다. 지난해에 이어 슈만을 주제로 26일 대전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다음달 4일 대구콘서트하우스, 8일 아트센터인천, 1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연주한다. 올해는 백건우가 데뷔한 지 65주년 되는 해이기도 하다. 다음달 14일 예술의전당에서 최희준 지휘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 무대도 갖는다. 버르토크 피아노 협주곡 3번과 드뷔시, 바그너 등을 연주한다. 오는 7월과 11월 ‘모차르트 프로젝트’와 10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등도 계획 중이다. 전날 백건우 측 빈체로는 윤정희가 프랑스에 방치된 채 홀로 투병 중이라는 국민청원 내용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빈체로는 “딸의 아파트 옆집에서 가족과 간병인의 돌봄 아래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파리에서 가족과 백건우 사이 후견인 선임을 두고 법적 분쟁이 있었음을 공개하며 외부인 만남 제한 등도 법원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속사는 윤정희 친동생 3명이 소송을 냈지만 지난해 11월 최종 패소했다고 알렸다. 다만 윤정희의 동생들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이 국민청원에 글을 올렸다며 “2019년 1월 모친상으로 가족이 모였을 때 백건우가 지쳐서 윤정희를 보살피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형제들이 윤정희 간병을 대신 맡기로 하고 요양원을 알아보자 백건우가 그만한 돈은 없다며 윤정희를 프랑스로 데리고 떠났다는 주장도 내놨다. 백건우 측은 이같은 주장에는 별도로 대응하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모집 맡겨진 10살 여아 온몸 멍든 채 욕조서 숨져

    이모집 맡겨진 10살 여아 온몸 멍든 채 욕조서 숨져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서 온몸에 멍이 든 10살 여자 초등학생이 욕조에 빠져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용인동부경찰서는 8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A(10)양의 이모 40대 B씨와 이모부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모 부부는 경찰에서 “아이를 몇 번 때렸다”며 학대 사실을 일부 인정한 것을 알려졌다. A양은 이날 낮 12시 35분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 B씨네 집 아파트 화장실 욕조에 빠져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B씨로부터 “아이가 욕조에 빠졌다”는 119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A양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A양은 끝내 숨졌다. 이 과정에서 A양 온몸에서 멍 자국을 발견한 병원 의료진들은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이모 B씨 부부를 긴급체포해 학대 혐의를 조사했다. B씨 부부는 “아이를 몇 번 가볍게 때린 사실은 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경찰은 A양이 욕조에 왜 빠졌는지 등 자세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양은 친부모와 떨어져 3∼4개월 전부터 이모네 집에 맡겨져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모 B씨는 경찰에서 “동생이 이사 문제로 애를 키우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내가 맡아주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B씨 등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사고 경위는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A양이 이모 부부와 함께 있게된 경위와 학대 과정 등 철저한 조사를 통해 명확한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KCC 2세’ 정몽진 회장 檢 고발당해…공정위 “차명회사 고의 누락”

    ‘KCC 2세’ 정몽진 회장 檢 고발당해…공정위 “차명회사 고의 누락”

    공정위, KCC 정몽진 회장 고발허위자료 제출 혐의…‘고의 누락’외삼촌·처남 등 친족 23명 제외“회장이 자료 직접 확인할 위치” ‘2세 경영’의 닻을 올리기 시작한 정몽진 KCC 회장이 경쟁당국으로부터 검찰에 고발됐다.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본인과 친척이 소유한 회사를 누락하거나 친족 일부를 제외한 혐의다.공정거래위원회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KCC의 동일인(총수)인 정 회장을 공정거래법상 지정자료 허위제출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조치했다고 8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정 회장은 2016년과 2017년 대기업집단 지정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하면서 본인이 설립 시부터 지분 100%를 소유하면서 차명주주 명의로 운영해온 실바톤어쿠스틱스를 누락했다. 지정자료는 주식의 명의와 상관없이 실질 소유관계를 기준으로 제출해야 한다. 정 회장은 2017년 12월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차명보유 사실이 드러난 이후인 2018년에 이르러서야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또한 정 회장은 친족 등이 지분 100%를 보유한 9개 회사도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회장의 동생 등 가족이 미편입계열사를 KCC의 납품업체로 추천하고, 2016년쯤 정 회장이 관련 거래를 KCC 대표이사로 승인한 적이 있기 때문에 ‘고의 누락’이라는 것이 공정위 판단이다. 특히 KCC 구매부서 직원들은 이들 회사들을 ‘특수관계 협력업체 현황’으로 따로 관리하기까지 했다. 아울러 정 회장은 외삼촌, 처남 등 23명을 친족 현황자료에서 누락했다. 지정자료 제출 시 혈족은 6촌까지, 인척은 4촌까지 기재해야 한다. 공정위는 정 회장의 누락이 고의적이라고 보고 있다. 실바톤어쿠스틱스는 설립 당시부터 정 회장이 직접 관여해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었고, 누락된 친족들도 외삼촌이나 처남 등 정 회장과 가까운 사이였다. 정 회장 또한 친족들의 존재와 사업의 영위를 인지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정 회장은 2012년부터 다수의 지정자료를 제출한 경험이 있다. 일련의 주요 자료들이 누락되면서 KCC는 2016년 9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지정제외될 수 있었다. 또한 누락기간동안 미편입 계열사들은 사익편취 금지 등 경제력집중 억제시책 규정을 적용받지 않을 수 있었다. 공정위는 최근 개정한 고발지침에 따라 허위제출에 대한 인식가능성이 현저하고, 행위의 중대성 또한 상당하다고 판단해 최종 고발을 결정했다. 성경제 기업집단정책과장은 “경제력집중 억제시책의 근간을 훼손하는 계열회사와 친족 누락 행위를 엄중히 제재해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번 조치는 동일인(총수)이 지정자료 제출 의무자로서 그 내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위치에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정위는 위장계열사를 효과적으로 감시하기 위해 올해 5월 중 위장계열사 신고에 대한 포상금제를 도입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의 부친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은 지난달 3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정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내동생이기도 하다. KCC그룹의 KCC는 장남 정몽진 회장에, KCC글라스는 차남 정몽익 회장에, KCC건설은 막내 정몽열 회장이 맡아 ‘2세 경영’을 이끌고 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낙동강변 살인’ 위증으로 몰렸던 피해자 가족도 재심 신청한다

    ‘낙동강변 살인’ 위증으로 몰렸던 피해자 가족도 재심 신청한다

    경찰의 고문 수사로 ‘낙동강변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렸던 피해자 가족들이 재심청구에 나선다. 21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최인철(60),장동익(63)씨는 지난 4일 재심을 통해 사건 발생 31년 만에 무죄를 받았다.이들이 누명을 벗자 당시 재판 과정에서 억울하게 구속됐던 피해자 가족도 재심을 준비하고 있다. 1990년 1월 4일 발생한 낙동강변 살인사건을 수사한 부산사하경찰서 경찰들은 고문 등 가혹행위를 해 허위 자백을 받아낸 뒤 강도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이어 1심 재판이 진행되던 1992년 최씨의 처남이 법정에서 사건 당일 최씨가 대구의 처가에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증언했다. 하지만, 사하서는 이 증언을 위증이라며 이번엔 처남에 대한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최 씨의 아내가 동생에게 위증을 부탁해 법정에서 거짓 증언이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결국 최 씨의 처남은 위증 혐의로 그 해 5월, 아내는 위증교사 혐의로 6월에 각각 구속됐다. 두 사람은 7월 30일 1심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각각 2개월과 1개월씩 옥고를 치렀다. 이 재판에서 최 씨의 처남은 징역 5월에 집행유예 1년을, 아내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최씨와 장씨 재심 변호를 맡았던 박준영 변호사는 이달 중순쯤 재심을 부산지법에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당시 처남의 증언은 사실이고,위증교사 또한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며 “이들은 당시 살인자 가족으로 낙인찍혀 항소는 엄두도 못 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최 씨가 재심에서 무죄를 받은 만큼, 연관된 재판에서 위증으로 몰렸던 아내와 처남의 재심 또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윤정희 현재 20년은 더 늙어보여… 참 안쓰럽다”

    “윤정희 현재 20년은 더 늙어보여… 참 안쓰럽다”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는 배우 윤정희(77)가 배우자인 피아니스트 백건우(75)와 딸에게서 방치된 채 프랑스에서 홀로 생활한다는 국민청원이 올라와 논란이 된 가운데, 이들 가족과 23년 동안 함께 한 지인이 윤정희·백건우 부부의 근황에 대해 인터뷰했다. 익명으로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 나선 A씨는 해당 국민청원에 대해 “가족끼리의 민감한 일 아니겠는가”라며 “갈등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2년 동안 못 만났다는 건 거짓말”이라고 강조하면서 “딸이 직접 돌보면 되지 왜 따로 집을 마련해서 간병인을 붙이고 CCTV를 설치해 어머니를 보고 계실까 의아한 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우리나라에서도 치매 환자를 집에서 돌보는 사람이 드물고 딸이 일을 하고 있고 백 선생님은 해외 연주를 계속 다닌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백 선생님이 ‘우리 딸이 엄마를 모시기로 해서 옆에 아파트를 하나 샀다’ 그러면서 아파트 정원에 꽃이 피고 경관이 좋은 걸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주셨다”고 설명했다. ‘납치하다시피 갑자기 데리고 갔다’는 청원 내용에 대해서는 “그때 뭔가 형제 간들에 불화가 있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한국에 있으면 안 되겠다 하고 가시지 않았나 짐작한다”고 밝혔다. A씨는 청원에서 공감하는 단 한 가지는 안타까운 윤정희의 상태라고 했다. A씨는 “나이보다 20년은 늙어 보인다. 계속 활동을 하다가 병으로 인해서 집에만 있어 꾸미지도 않고 염색도 안 하니까 백발의 할머니처럼 보인다. 그 모습이 참 안쓰러운 거다. 그렇게 보여서 윤 씨의 모습이 담긴 영상도 제공을 못 한다고 말씀드렸다”고 답했다.백건우 청원 논란에 기자회견 예정 청원인은 윤정희에 대해 “남편과 별거 상태로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알츠하이머, 당뇨와 투병 중”이라고 썼다. 또한 “근처에 딸이 살기는 하나 직업과 가정생활로 본인의 생활이 바빠 엄마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며 “혼자서 나가지도 못하고 감옥 같은 생활을 한다”고 주장했다. 백건우의 한국 공연 기획사 빈체로는 7일 입장문을 내고 “몇 년 전부터 윤정희의 건강이 빠르게 악화되며 (연주 여행에) 동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요양병원보다는 딸의 아파트 옆집에서 가족과 법원에서 지정한 간병인의 돌봄 아래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2019년 5월 윤정희가 파리로 간 뒤 그의 형제자매들은 후견인 선임 및 방식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백씨와 딸 진희씨를 윤씨의 재산·신상 후견인으로 지정한 데 대해 프랑스 파리의 지방법원에 이의 신청을 냈으나, 지난해 11월 파리고등법원의 판결로 형제자매 측이 최종 패소했다고 밝혔다. 소송 당시 윤씨의 동생들은 “두 사람이 윤씨에게 적절한 보살핌을 제공하지 못하고 금전적인 횡령이 의심된다”고 주장했지만 프랑스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청원도 그 연장선이거나 윤씨의 상속 문제를 둘러싼 문제로 보는 시각도 있다. A씨는 백건우가 국민청원으로 충격을 받고 잠을 못 자고 있는 상황이라며 곧 이번 논란에 대해 인터뷰나 기자회견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윤정희는 1960년대 문희, 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로 불렸다. 1976년 백 씨와 결혼하며 프랑스로 이주해 생활해왔다. 320편의 영화에 출연한 윤정희의 마지막 작품은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다. 윤정희는 이 영화에서 홀로 손자를 키우며 늦은 나이에 시를 배우는 할머니 ‘미자’를 연기했고 국내 영화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칸 영화제에서 레드카펫을 밟았고, LA 비평가협회상 여우주연상도 받았다. ‘미자’는 알츠하이머 초기 증세를 겪는 역할이었다. 이창동 감독이 처음부터 윤정희를 염두에 두고 쓴 작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자라는 이름은 윤정희의 본명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이춘재 누명 쓴 동생 매질 또 매질… 결국 암 생겨 27세에 떠나”

    “이춘재 누명 쓴 동생 매질 또 매질… 결국 암 생겨 27세에 떠나”

    1990년 12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악기 공장에서 성실히 일하던 동생이 갑자기 사라졌다. 일주일 뒤 동생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얼마 전 벌어진 화성 여중생 살인사건(이춘재 9차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체포됐다는 뉴스에서였다. 영상 속 윤모(당시 20세)군은 모자이크 된 채였지만 영락없는 동생이었다. “그때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일주일 동안 사라졌던 동생이 TV에 살인범으로 나오고 있었었으니까. 부모님이나 저나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죠.” 지난 2일 경기 화성의 한 카페에서 서울신문과 만난 윤씨의 형 윤동기(57)씨에겐 30년 전 그날의 일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했다.가족들이 동생을 찾을 수 없었던 이유는 명백했다. 동생을 범인으로 지목한 경찰이 5일 동안 동생을 감금한 채 거짓 조서를 쓰게 했기 때문이다. “수사관들이 여럿 붙어서 겁박하고 마대자루에 넣어 때리는데 무슨 수로 버티겠어요. 가족한테서도 아무 연락이 없으니 ‘가족마저 나를 버렸구나’ 싶어 자포자기한 거였죠.” 동생은 밤낮없이 이어진 경찰의 가혹행위에 27차례나 거짓 진술서를 썼다. 남은 건 경찰이 불러준 대로 현장 검증을 하는 것뿐이었다.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윤씨는 곧장 변호사를 선임해 현장 검증이 이뤄지던 곳으로 향했다. “동생을 처음 딱 봤는데 덩치도 있던 녀석이 잔뜩 주눅이 들어선 고개를 들질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동생한테 가서 말했어요. “○○아 형이 왔다. 변호사도 사서 왔다. 담임선생님, 친구들, 동네 사람들 아무도 네가 했다고 생각 안 한다. 그러니까 이제 바른 대로 말해라”라고요. 그제서야 동생이 저를 보면서 “나는 범인 아닙니다” 하는 거예요. 그대로 검증이고 뭐고 전부 철수했죠.” 이튿날 동생은 전날보다 부은 얼굴에 반질반질한 연고를 잔뜩 바른 모습으로 면회실에 나타났다. ‘혐의를 부인한다며 경찰들이 또 매질을 한 거구나’라고 윤씨는 생각했다. 동생은 수사기관이 일본에 의뢰한 유전자 검사 결과가 도착해서야 겨우 살인 혐의를 벗었다. 그러나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받기까지 3개월 동안 독방에 구금됐다. ●강제 추행 누명 씌워 집유… 3개월 독방 수감 윤씨는 경찰이 동생을 흉악범으로 만들기 위해 강제추행이라는 ‘누명’을 씌웠다고 보고 있다. 당시 피해자의 아버지였던 이발소 주인은 10여년 뒤 윤씨에게 ‘그땐 미안했다. 증거도 없고 범인이 누구라고 지목하지도 않았는데 경찰이 도와 달라고 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동생이 공장에서 일하고 있었을 시간에 일어난 여러 건의 강제추행 혐의를 뚜렷한 증거 없이 엮으려 한 정황도 훗날 드러났다고 윤씨는 말했다. 집으로 돌아온 동생은 다시 일터로 돌아갔지만 평범한 삶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범인으로 몰려 고초를 겪은 탓일까. 동생의 몸에서 악성 종양이 발견됐다. 첫 수술에서만 4개의 갈비뼈를 제거했다. 가장 역할을 하던 윤씨는 동생과 부모님이 충격을 받을까 봐 암이란 단어조차 꺼낼 수가 없었다. 얼마 뒤 동생의 병이 재발하면서 그마저도 소용없게 됐다. 가세는 급격히 기울었다. 아버지는 생전 땅을 사기 위해 모아 뒀던 돈을 5000원짜리 뭉치로 보자기에 고이 싸뒀었는데, 그 돈마저 동생의 변호사 선임비나 병원비에 전부 들어갔다. 강력한 진통제 없이는 버틸 수 없게 된 동생을 집으로 데려온 것도 입원비를 댈 형편이 못 돼서였다. “몸에 주먹보다 커다란 욕창까지 생겨 매분 매초가 고통스러웠을 텐데 어떻게 집에서 버티겠습니까. 견디기 어려웠던 동생이 어머니한테 ‘뭐 좀 사다 달라’고 부탁해 어머니가 자릴 비웠을 때 직접 119에 연락해서 병원에 갔을 정도니까요.” 7살 터울의 하나밖에 없는 동생은 1997년 결국 스물일곱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재발 이후 5년간 투병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동생은 용의자로 몰려 경찰에서 당한 일들에 대해 더이상 말하지 않았다. 가족들도 마찬가지였다. 진범의 혈액형으로 알려졌던 B형(실제 이춘재의 혈액형은 O형)이기만 해도 잡혀 가던 시절이어서였는지, 가족들 모두 이미 고통 속에 살고 있어서였는지 윤씨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아직 진범이 잡히지 않은 때였고, 사람들의 관심도 서서히 멀어지고 있었다. 그로부터 5년 뒤 이춘재 연쇄 살인사건(당시 화성 연쇄 살인사건)을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이 나왔다. 감독은 이듬해 한 인터뷰에서 영화 속에 용의자로 등장한 박현규(배우 박해일 분)의 모델이 1997년 병으로 사망한 공장노동자였다는 사실을 처음 언급했다. 경찰에서 가혹 행위를 당했다는 점, 외국(미국)에서 온 유전자 검사 결과가 일치하지 않아 결국 풀려 났다는 점 등 동생과 닮은 점이 많았다. 정작 윤씨는 이 영화를 보지도 않았고 동생을 모델로 한 인물이 등장한 것도 몰랐다고 말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절을 그린 건데 어떻게 그걸 보겠습니까. 개봉 전에 동생에 대해 묻는 사람도 없었고, 거기 용의자로 나온 사람은 다 허구의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진범이 잡히기 전에 개봉한 영화라 당시엔 박현규가 진범일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른 출연 배우도 시나리오상 박현규가 범인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9년 사건 발생 30여년 만에 경찰은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이춘재를 지목했다. 1994년 처제를 강간한 후 살해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그는 그해 10월 자신이 처제 살해 외에도 14건의 살인과 34건의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했다.●윤씨, 진범 이춘재 중학교 급우로 기억해 윤씨는 ‘이춘재’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중학교를 함께 다니며 매일같이 얼굴을 보던 급우였다. “설마설마했어요. 같은 중학교에 남학생이 120명밖에 없었는데 그중 하나였으니까.” 이춘재로 인해 억울한 일을 겪은 동생을 안타까워하던 윤씨는 동시에 과거 어머니가 당했던 일이 떠올랐다. 어머니는 1980년대 중반 동네에서 칼에 13차례나 찔린 채로 발견됐다. 중환자실로 옮겨진 어머니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범인은 끝내 찾지 못했다. 윤씨는 해당 범행이 이춘재의 소위 1차 연쇄 강간 사건(1986)보다 앞서 벌어진 것이긴 하나 이춘재의 범행 수법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봤다. “당시 어머니가 40대였는데 이춘재는 나이를 가리지 않았잖아요. 범행 도중에 입에 흙을 집어넣고 ‘서방은 뭘 하냐, 아들은 뭘 하느냐’라는 말을 했다고 해요.” 어머니를 공격한 범인이 만일 이춘재라면, 그때 이춘재가 잡혔다면 가족들의 삶이 많이 달라졌을 거라고 윤씨는 생각했다. ●어머니 동네서 13차례 칼에 찔려… 수법 유사 윤씨의 어머니는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홀로 남은 윤씨는 진범이 드러나자 동생이 입은 피해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수사기관에 동생의 수사 자료에 대한 정보 공개 청구도 했다. A4 용지 6상자에 달하는 서류가 있는 것으로 나왔지만 실제 받은 건 일부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조사관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알아볼 수 있었다. 지난달 25일엔 이춘재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이나 옥살이를 했던 윤성여씨, ‘초등생 살인사건’ 피해자 고 김현정양의 아버지 김용복씨와 함께 ‘이춘재 피해자들’을 대표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를 찾았다. 과거 공권력의 반인권적인 행위에 대한 진상을 규명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춘재가 자백한 살인 범죄는 모두 그가 저지른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성폭행·강도 범행 34건 중 25건은 증거 부족이나 피해자 진술 부족 등을 이유로 범죄 혐의에서 빠진 상태다. 이춘재 사건이 아직 끝나지 않은 이유다. 그때 당시 진범으로 몰려 옥고를 치렀던 피해자 외에도 수사기관의 무리한 수사를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도 있었다. 피해자의 가족도 그만큼 고통받았다. “사람들이 물어봐요. 소송 생각은 안 해봤냐고. 지금까진 정말 먹고살기가 너무 힘들어서 그럴 여력이 없었어요. 여길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다 그런 이유였고요. 근데 이제 저희를 돕겠다고 나서 준 변호사들이 있으니 적극적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동생의 억울한 마음도 풀고, 어머니 사건의 진상도 캤으면 좋겠습니다. 그때 혈안이 돼 가지고 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했던 나쁜 사람들 전부 책임을 져야지요.”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기억 잃는 은막의 여왕, 누가 그를 흔드는가

    기억 잃는 은막의 여왕, 누가 그를 흔드는가

    靑 청원인 “홀로 투병 중… 구해달라”백건우 측 “가족이 돌봐… 거짓 청원”백씨·윤씨 동생들 후견 놓고 소송전지난해 佛서 윤씨 동생들 최종 패소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는 배우 윤정희(77)씨가 배우자인 피아니스트 백건우(75)씨와 딸에게서 방치된 채 프랑스에서 홀로 생활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백씨 측은 “허위 사실”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스러져 가는 영화배우 윤정희를 구해 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윤씨에 대해 “남편과 별거 상태로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알츠하이머, 당뇨와 투병 중”이라고 썼다. 또한 “근처에 딸이 살기는 하나 직업과 가정생활로 본인의 생활이 바빠 엄마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며 “혼자서 나가지도 못하고 감옥 같은 생활을 한다”고 주장했다. 전화와 방문 횟수도 제한받고 있다고도 했다. 한국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배우의 근황에 대한 이 충격적인 폭로는 주말 이슈를 빨아들였다.백씨의 한국 공연 기획사 빈체로는 7일 입장문을 내고 이 주장에 대해 하나하나 따졌다. 빈체로는 “몇 년 전부터 윤씨의 건강이 빠르게 악화하며 (연주 여행에) 동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요양병원보다는 딸의 아파트 옆집에서 가족과 법원에서 지정한 간병인의 돌봄 아래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빈체로 등에 따르면 2019년 5월 윤씨가 파리로 간 뒤 그의 형제자매들은 후견인 선임 및 방식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백씨와 딸 진희씨를 윤씨의 재산·신상 후견인으로 지정한 데 대해 프랑스 파리의 지방법원에 이의 신청을 냈으나, 지난해 11월 파리고등법원의 판결로 형제자매 측이 최종 패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빈체로는 “윤씨는 주기적인 의사의 왕진 및 치료와 함께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며 “(청원인이 주장한) 제한된 전화 및 방문 약속은 모두 법원 판결 아래 결정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소송 당시 윤씨의 동생들은 “두 사람이 윤씨에게 적절한 보살핌을 제공하지 못하고 금전적인 횡령이 의심된다”고 주장했지만 프랑스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청원도 그 연장선이거나 윤씨의 상속 문제를 둘러싼 문제로 보는 시각도 있다. 1967년 ‘청춘극장’으로 데뷔한 윤씨는 33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2010년 마지막 출연작 ‘시’(이창동 감독)로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백씨의 해외 연주 등에도 늘 동행하며 다정한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해 말 제10회 아름다운예술인상 공로예술인상을 수상한 윤씨를 대신해 시상식에 참석한 백씨는 “가족과 좋은 친구들의 보살핌으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근황을 전하며 여러 차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무하마드 알리 무릎 꿇린 헤비급 챔피언 레온 스핑크스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무하마드 알리 무릎 꿇린 헤비급 챔피언 레온 스핑크스

    지난 2016년 세상을 떠난 무하마드 알리가 프로 복서로 활약하며 당한 5패 가운데 1패를 안긴 전 세계 헤비급 챔피언 레온 스핑크스가 67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그의 매니지먼트 회사는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 “그는 마지막까지 일생의 도전을 통해 그가 가져 온 똑같은 기술과 영예로움, 재간으로 싸웠다”면서 미군 해병 출신인 고인이 이날 저녁 네바다주 헨더슨 자택에서 아내 브렌다 글루 스핑크스가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했다고 전했다고 영국 BBC가 7일 전했다. 성명은 이어 “레온은 수많은 질병을 이겨내면서도 트레이드마크인 미소를 잃지 않았다. 스핑크스의 진짜 결단력을 보여주며 그는 결코 타올을 던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고인은 말년에 건강이 좋지 않아 힘겨워했는데 2019년 전립선암이 상당히 진전됐고 여러 암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다. 역시나 그의 복싱 경력 가운데 하이라이트는 프로 복서 여덟 경기 만에 알리에게 거둔 승리였다. 세인트루이스 출생에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18개월이 채 안돼 알리에게 생애 세 번째 패배를 안기면서 이름을 드날렸다. 알리는 WBC와 WBA 통합 타이틀을 그에게 내줬다. 복싱 역사상 최고로 예측을 뒤엎은 명승부였다. 유명 도박 사이트에서 스핑크스의 승리를 점치는 사람과 알리의 승리를 예상한 사람의 비율은 1-10이었다. 하지만 15라운드를 마치고 난 뒤 판정 결과는 2-1(145-140, 144-141, 142-143)로 스핑크스가 이겼다. 하지만 스핑크스의 왕좌는 7개월 밖에 가지 않았다. 1978년 9월 알리가 복수의 칼날을 벼려 더 날카롭고 몸도 잘 만들어 돌아와 이번엔 전원 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알리는 사상 초유의 헤비급 세 타이틀 보유란 금자탑을 세웠다. 스핑크스는 1981년 6월 헤비급 챔피언의 영예를 누릴 기회를 잡았는데 상대는 래리 홈즈였다. 3라운드 끝에 주심이 경기를 뜯어 말렸다. 그 뒤 그는 크루저급으로 강등됐고 1986년 WBA 챔피언 드와이트 무함마드 콰위에게 패하고 말았다. 이후에도 그는 복서로서 9년을 더 뛰어 26승17패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는 앞니가 벌어진 틈으로 유명했던 그는 링 위에서 치열하게 싸운 결과로 말년에 건강이 좋지 않았다. 2012년 뇌가 함몰돼 있는 것이 발견됐고, 몇년 뒤에는 암 진단을 받기에 이르렀다. 아들 코리(42)도 웰터급에서는 상대가 없었던 챔피언 출신으로 라이트미들급 세계 타이틀도 딸 정도로 부전자전이란 소리를 들었다. 남동생 마이클(64)도 1980년대 라이트급에서 겨룰 자가 없는 챔피언이었으며 나중에 헤비급으로 전향해 나중에 IBF 타이틀을 차지했다. 당시 그는 형 레온이 홈즈에게 당한 패배를 갚아준 것이라고 떠벌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라면 명가’ 농심 세대교체 ‘눈앞’

    ‘라면 명가’ 농심 세대교체 ‘눈앞’

    농심그룹의 창업주인 신춘호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라면 명가’의 세대교체가 이뤄진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이 고령을 이유로 핵심 계열사인 ㈜농심의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장남인 신동원 농심그룹 부회장의 회장직 승계가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신 회장은 다음달 25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직에 재선임되지 않는 방식으로 경영에서 손을 떼는 것으로 지주사인 농심홀딩스와 다른 계열사인 메가마트, 태경농산 등 다른 계열사의 사내이사직에서도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1965년 창업 이후 56년 만에 자녀들에게 사업을 맡기고 일선에서 완전히 퇴진하는 것이다. 신 회장은 슬하의 3남 2녀 가운데 3남 1녀에게 각 계열사의 부회장직을 맡겼고, 이 가운데 장남인 신 부회장이 핵심인 ㈜농심을 맡아 사실상 ‘포스트 신춘호 시대’를 준비하도록 후계를 정리해뒀다. 그룹은 일단 회장 선임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90세에 접어든 신 회장으로서는 이른 시일 내에 신 부회장에게 전권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신 부회장은 1997년 ㈜농심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데 이어 2000년에 부회장으로 승진해 20년째 부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농심홀딩스가 신설된 2003년 이후 신 부회장은 주식맞교환 등의 방법으로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신 부회장이 보유한 농심홀딩스 지분은 42.92%에 이른다. 아버지 신 회장은 농심홀딩스가 31.94%의 지분을 보유한 율촌화학의 지분 13.5%만 갖고 있다. 신 부회장은 1979년 평사원으로 농심에 입사해 주요 부서를 거치며 실무 경험을 쌓아왔다. 특히 농심이 첫 해외생산공장인 상하이법인을 설립하고 1997년 국제담당 대표이사에 오른 뒤 주요 해외사업을 진두지휘했다. 한국인의 기호식품으로만 여겨졌던 인스턴트 라면의 성장동력을 해외에서 찾은 혜안은 지난해 전대미문의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사태 속에서도 역대 최고치인 9억 9000만달러(약 1조 1122억원)의 해외매출을 올리는 성과로 나타났다. 해외매출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사상 처음으로, 라면을 해외에 첫 수출한 1971년 이후 50년만의 성과였다. 해외매출 등의 호조로 농심은 지난해 2조 6398억원의 매출을 올려 사상 최대 실적도 경신했다. 신 회장으로서는 농심을 정점에 올려놓은 뒤 물러나는 셈이다. 고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동생이기도 한 신 회장은 1세대 창업주로서 농심의 대표 라면 브랜드인 ‘신라면’을 비롯해 ‘짜파게티’, ‘너구리’ 등을 국민 인기 식품으로 올렸고, 라면 외에도 ‘새우깡’, ‘양파깡’ 등 스낵류에서도 수많은 히트 상품을 배출했다. 특이 이같은 인기 상품들은 신 회장이 직접 이름을 지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편 다음달 25일 열리는 ㈜농심 주총에서 신 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빠지는 대신 신동원 부회장과 박준 부회장, 이영진 부사장이 선임된다. 이 부사장의 선임은 전문경영인이 신 회장의 빈자리를 채우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이춘재 대신 범인으로 몰려 고초 겪은 동생…암으로 27살에 세상 떠나”

    “이춘재 대신 범인으로 몰려 고초 겪은 동생…암으로 27살에 세상 떠나”

    이춘재 사건 범인으로 몰린 동생경찰 가혹행위에 27차례 거짓 진술유전자 불일치로 결국 무혐의 판정석방 후 원인불명 악성 종양 발견중학교 동창이던 이춘재 자백에피습 당한 어머니 사연 떠올라1990년 12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악기 공장에서 성실히 일하던 동생이 갑자기 사라졌다. 일주일 뒤, 동생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얼마 전 벌어진 화성 여중생 살인사건(이춘재 9차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체포됐다는 뉴스에서였다. 영상 속 윤모군(당시 20세)은 모자이크 된 채였지만 영락 없는 동생이었다. “그 때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일주일 동안 사라졌던 동생이 TV에 살인범으로 나오고 있었었으니까. 부모님이나 저나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죠.” 지난 2일 경기 화성의 한 카페에서 서울신문과 만난 윤씨의 형 윤동기(57)씨에겐 30년 전 그날의 일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했다. 가족들이 동생을 찾을 수 없었던 이유는 명백했다. 동생을 범인으로 지목한 경찰이 5일 동안 동생을 감금한 채 거짓 조서를 쓰게 했기 때문이다. “수사관들이 여럿 붙어서 겁박하고 마대자루에 넣어 때리는데 무슨 수로 버티겠어요. 가족한테서도 아무 연락이 없으니 ‘가족마저 나를 버렸구나’ 싶어 자포자기 한 거였죠.” 동생은 밤낮없이 이어진 경찰의 가혹행위에 27차례나 거짓 진술서를 썼다. 남은 건 경찰이 불러준 대로 현장 검증을 하는 것 뿐이었다.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윤씨는 곧장 변호사를 선임해 현장 검증이 이뤄지던 곳으로 향했다. “동생을 처음 딱 봤는데 덩치도 있던 녀석이 잔뜩 주눅이 들어선 고개를 들질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동생한테 가서 말했어요. “○○아 형이 왔다. 변호사도 사서 왔다. 담임 선생님, 친구들, 동네 사람들 아무도 네가 했다고 생각 안 한다. 그러니까 이제 바른대로 말해라”라고요. 그제서야 동생이 저를 보면서 “나는 범인 아닙니다”하는 거에요. 그대로 검증이고 뭐고 전부 철수했죠.” 이튿날 동생은 전날보다 부은 얼굴에 반질반질한 연고를 잔뜩 바른 모습으로 면회실에 나타났다. ‘혐의를 부인한다며 경찰들이 또 매질을 한 거구나’라고 윤씨는 생각했다. 동생은 수사기관이 일본에 의뢰한 유전자 검사 결과가 도착해서야 겨우 살인 혐의를 벗었다. 그러나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받기까지 3개월 동안 독방에 구금됐다. 윤씨는 경찰이 동생을 흉악범으로 만들기 위해 강제추행이라는 ‘누명’을 씌웠다고 보고 있다. 당시 피해자의 아버지였던 이발소 주인은 10여년 뒤 윤씨에게 ‘그 땐 미안했다. 증거도 없고 범인이 누구라고 지목하지도 않았는데 경찰이 도와달라고 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동생이 공장에서 일하고 있었을 시간에 일어난 여러 건의 강제추행 혐의를 뚜렷한 증거 없이 엮으려 한 정황도 훗날 드러났다고 윤씨는 말했다. “억울하게 죽어 간 하나뿐인 동생” 집으로 돌아온 동생은 다시 일터로 돌아갔지만 평범한 삶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범인으로 몰려 고초를 겪은 탓일까. 동생의 몸에서 악성 종양이 발견됐다. 첫 수술에서만 4개의 갈비뼈를 제거했다. 가장 역할을 하던 윤씨는 동생과 부모님이 충격을 받을까봐 암이란 단어조차 꺼낼 수가 없었다. 얼마 뒤 동생의 병이 재발하면서 그마저도 소용없게 됐다. 가세는 급격히 기울었다. 아버지는 생전 땅을 사기 위해 모아뒀던 돈을 5000원짜리 뭉치로 보자기에 고이 싸뒀었는데, 그 돈마저 동생의 변호사 선임비나 병원비에 전부 들어갔다. 강력한 진통제 없이는 버틸 수 없게 된 동생을 집으로 데려온 것도 입원비를 댈 형편이 못 돼서였다. “몸에 주먹보다 커다란 욕창까지 생겨 매분 매초가 고통스러웠을텐데 어떻게 집에서 버티겠습니까. 견디기 어려웠던 동생이 어머니한테 ‘뭐 좀 사다달라’고 부탁해 어머니가 자릴 비웠을 때 직접 119에 연락해서 병원에 갔을 정도니까요.” 7살 터울의 하나밖에 없는 동생은 1997년 결국 스물 일곱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재발 이후 5년간 투병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동생은 용의자로 몰려 경찰에서 당한 일들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가족들도 마찬가지였다. 진범의 혈액형으로 알려졌던 B형(실제 이춘재의 혈액형은 O형)이기만 해도 잡혀가던 시절이어서였는지, 가족들 모두 이미 고통 속에 살고있어서였는지 윤씨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아직 진범이 잡히지 않은 때였고, 사람들의 관심도 서서히 멀어지고 있었다. “살인의 추억, 어떻게 보겠나” 그로부터 5년 뒤, 이춘재 연쇄 살인사건(당시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이 나왔다. 감독은 이듬해 한 인터뷰에서 영화 속에 용의자로 등장한 박현규(배우 박해일)의 모델이 1997년 병으로 사망한 공장노동자였다는 사실을 처음 언급했다. 경찰에서 가혹 행위를 당했다는 점, 외국(미국)에서 온 유전자 검사 결과가 일치하지 않아 결국 풀려났다는 점 등 동생과 닮은 점이 많았다. 정작 윤씨는 이 영화를 보지도 않았고 동생을 모델로 한 인물이 등장한 것도 몰랐다고 말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절을 그린 건데 어떻게 그걸 보겠습니까. 개봉 전에 동생에 대해 묻는 사람도 없었고, 거기 용의자로 나온 사람은 다 허구의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진범이 잡히기 전에 개봉한 영화라 당시엔 박현규가 진범일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른 출연 배우도 시나리오 상 박현규가 범인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9년, 사건 발생 30여년 만에 경찰은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이춘재를 지목했다. 1994년 처제를 강간 후 살해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 수감중이던 그는 그해 10월 자신이 처제 살해 외에도 14건의 살인과 34건의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피습 당한 어머니 사건 해결됐더라면” 윤씨는 ‘이춘재’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중학교를 함께 다니며 매일같이 얼굴을 보던 급우였다. “설마설마 했어요. 같은 중학교에 남학생이 120명 밖에 없었는데 그 중 하나였으니까.” 이춘재로 인해 억울한 일을 겪은 동생을 안타까워하던 윤씨는 동시에 과거 어머니가 당했던 일이 떠올랐다. 어머니는 1980년대 중반 동네에서 칼에 13차례나 찔린 채로 발견됐다. 중환자실로 옮겨진 어머니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범인은 끝내 찾지 못했다. 윤씨는 해당 범행이 이춘재의 소위 1차 연쇄 강간 사건(1986)보다 앞서 벌어진 것이긴 하나 이춘재의 범행 수법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봤다. “당시 어머니가 40대였는데 이춘재는 나이를 가리지 않았잖아요. 범행 도중에 입에 흙을 집어 넣고 ‘서방은 뭘 하냐, 아들은 뭘 하느냐’라는 말을 했다고 해요.” 어머니를 공격한 범인이 만일 이춘재라면, 그 때 이춘재가 잡혔다면 가족들의 삶이 많이 달라졌을 거라고 윤씨는 생각했다. 윤씨의 어머니는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홀로 남은 윤씨는 진범이 드러나자 동생이 입은 피해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수사기관에 동생의 수사자료에 대한 정보 공개 청구도 했다. A4용지 6상자에 달하는 서류가 있는 것으로 나왔지만 실제 받은 건 일부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조사관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알아볼 수 있었다. 지난달 25일엔 이춘재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이나 옥살이를 했던 윤성여씨, ‘초등생 살인 사건’ 피해자 고 김현정 양의 아버지 김용복씨와 함께 ‘이춘재 피해자들’을 대표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를 찾았다. 과거 공권력의 반인권적인 행위에 대한 진상을 규명해달라는 요청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춘재가 자백한 살인 범죄는 모두 그가 저지른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성폭행·강도 범행 34건 중 25건은 증거 부족이나 피해자 진술 부족 등을 이유로 범죄 혐의에서 빠진 상태다. 이춘재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은 이유다. 그 때 당시 진범으로 몰려 옥고를 치렀던 피해자 외에도 수사 기관의 무리한 수사를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도 있었다. 피해자의 가족도 그만큼 고통받았다. “사람들이 물어봐요. 소송 생각은 안해봤냐고. 지금까진 정말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어서 그럴 여력이 없었어요. 여길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다 그런 이유였고요. 근데 이제 저희를 돕겠다고 나서준 변호사들이 있으니 적극적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동생의 억울한 마음도 풀고, 어머니 사건의 진상도 캤으면 좋겠습니다. 그 때 혈안이 되가지고 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했던 나쁜 사람들 전부 책임을 져야지요.” 화성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투병’ 윤정희 파리에 방치” 주장에 백건우 측 “허위사실”

    “‘투병’ 윤정희 파리에 방치” 주장에 백건우 측 “허위사실”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는 배우 윤정희(77)가 프랑스에서 배우자인 피아니스트 백건우(75)와 딸로부터 방치됐다는 주장에 백건우 측이 허위 사실이라며 반박했다. 한 청원인은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쓰러져가는 영화배우 윤정희를 구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청원인은 윤정희에 대해 “남편과 별거 상태로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외로이 알츠하이머와 당뇨와 투병 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근처에 딸이 살기는 하나 직업과 가정생활로 본인의 생활이 바빠 엄마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며 “배우자와 딸로부터 방치된 채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힘든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 혼자서 나가지도 못하고 감옥 같은 생활을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남편은 아내를 안 본 지 2년이 됐다. 자기는 더 못하겠다면서 (윤정희의) 형제들한테 간병 치료를 떠맡겼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백건우의 한국 공연 기획사 빈체로는 7일 “청원 내용은 거짓”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빈체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청와대 국민청원 및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백건우님과 그분의 딸 백진희에 대해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2019년 5월 1일 윤정희가 파리로 돌아가며 시작된 분쟁은 지난해 11월 파리고등법원 최종 판결과 함께 항소인의 패소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소속사 등에 따르면 윤정희의 동생들은 2019년 프랑스 파리의 지방법원에 백건우와 딸 진희씨를 윤정희의 재산·신상 후견으로 지정한 데 대한 이의 신청을 제기했다. 두 사람이 윤정희에게 적절한 보살핌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였으나 프랑스 법원은 지난해 11월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백건우 부녀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는 “가족과 멀리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요양병원보다 가족과 가까이서 지낼 수 있는 환경인 백진희의 아파트 바로 옆집에서 백건우 가족과 법원에서 지정한 간병인의 돌봄 아래 생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기적인 의사의 왕진과 함께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으며, 게시글에 언급된 제한된 전화 및 방문 약속은 법원 판결로 결정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윤정희와 백건우는 1976년 결혼해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 중인 딸 한 명을 뒀다. 두 사람은 해외 연주 등에 늘 동행하며 다정한 모습을 보여왔다. 1966년 ‘청춘극장’으로 데뷔한 윤정희는 영화 330여편에 출연했으며, 마지막 출연작인 이창동 감독의 ‘시’(2010)로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황하나 남편, 극단적 선택 전 남긴 말 “마약 놔준 사람은 황하나”

    황하나 남편, 극단적 선택 전 남긴 말 “마약 놔준 사람은 황하나”

    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상태와 쭈라 - 황하나와 바티칸 킹덤의 비밀’이라는 주제로 황하나와 숨진 남편 오씨 그리고 중태 상태인 황하나 지인 남씨, 이 세 명과 텔레그램 마약방 ‘바티칸 킹덤’과의 관계를 추적했다. 몇 년 전 가수 박유천의 여자친구로 언론에 알려졌던 황하나는 이후 박유천과 마약투약 혐의로 기소됐고, 집행유예 기간 중 또 다시 마약을 투약해 구속된 상태다. 지난해 12월 24일 황하나의 남편 오씨가 투신 자살했고 그의 죽음이 황하나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일었다. ‘그알’ 제작진은 오씨의 지인을 만났다. 지인은 지난해 9월 오씨가 황하나의 죄까지 대신해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그 이후 두 사람은 급하게 혼인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당초 잠든 황하나에게 자신이 몰래 마약을 투약했다고 진술했던 오씨는 지난해 12월 돌연 진술을 번복했고, 이틀 뒤인 12월 24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인은 오씨가 자정부터 경찰서 가는 날까지 제가 같이 있었다며 당시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파일에는 오씨의 육성이 담겼는데, 그는 “제가 하나를 몰래 ‘뽕’(필로폰)한 것은 아니잖냐. 저는 8월에 뽕 처음 접했는데 아직도 제 팔에 못 놓는다. 솔직히 말하면 황하나가 저를 놔줬다. 내가 진실을 밝힐 거다. 남씨도 그걸 원했다”고 말했다.제작진은 오씨에 앞서 극단적 선택으로 중태에 빠진 남씨와 황하나의 대화 중 텔레그램 마약방 바티칸 킹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집중했다. 황하나 일당이 검거된 뒤 온라인을 기반으로 활동했던 마약총책 바티칸 킹덤 일당이 검거됐고, 마약왕 ‘전세계’ 역시 검거됐다. 바티칸 닉네임을 사용한 사람은 20대 청년 이모씨였다. 바티칸에 관련한 내용을 제보한 이에 따르면 바티칸은 1억원 물건을 도난 당했다며, 남씨가 이를 갖고 도주했다고 주장했다. 오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일주일 전, 황하나의 지인 남씨도 극단 선택 기도를 했다. 방송에 따르면 남씨의 유서에는 오씨와 함께 마약 판매를 했음을 고백하는 내용과 황하나의 처벌을 원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중태 상태인 남씨 역시 바티칸 킹덤의 조직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자신을 바티칸 체포 당시 같이 있던 사람이라고 밝힌 제보자는 “바티칸은 황하나를 만나려고 그 호텔로 간 것”이라며 “제가 직접 운전해서 데려간 거고 사건 내용 80%를 알고 있다”고 했다. 제작진이 이 제보를 근거로 사건 윤곽을 잡아가던 중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억울함을 호소한 편지의 주인공은 바로 바티칸 이씨였다. 수감 중 직접 쓴 손편지에서 이씨는 “황하나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다. 진짜 마약 총책은 따로 있다”고 언급했다. 오씨와 남씨를 알고 있던 지인은 “너무 분하고 억울하다. 황하나로 인해서 이 모든 일들이 벌어졌는데 여죄까지 덮어씌우는 건 아닐까”라고 주장했다. 남씨의 형은 “거래 루트가 없는데 그걸 잡아준 게 황하나가 아닌가 싶다. 마약을 하던 황하나가 루트를 잘 알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 바티칸의 공소장에 동생이 공범으로 기재된 것에도 억울함을 드러냈다. 바티칸 이씨의 가족들은 “아들이 잘못한 것에 대해 죄는 받겠지만 하지 않은 일까지 덮어 씌우면 안 된다. 분명히 위에 누군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씨 역시 제대 후 스토레이드제를 알아보다 ‘전세계’를 알게 됐을 뿐 자신은 딜러가 아니라고 주장했다.한편 황하나의 아버지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딸 교육을 잘못시켜서 사회적 혼란스러운 일을 일으켜 죄송하다. 이번 사건은 의도적으로 마약 판매상이 돈이 있어 보이는 하나를 고객, 타깃으로 삼아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하나를 병원에 넣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강남의 한 호텔에서 하나를 만났다. 그 자리에서 오씨가 본인도 모르게 마약상이었다는 걸 나한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황하나는 남씨 일행에게 마약을 공급받았을 뿐 바티칸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면서 “용산경찰서 유치장에 가서 물어봤는데 자기는 바티칸을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 남씨가 바티칸인 줄 알았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 오씨와 남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에 대해서는 “마약을 판매하는 데 있어 엄청난 압박을 받았던 것이 아닐까. 그 이유가 내 딸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뭘지 걱정스럽고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프랑스에 홀로 방치” 영화배우 윤정희 국민청원

    “프랑스에 홀로 방치” 영화배우 윤정희 국민청원

    1960년대와 1970년대 큰 인기를 얻은 전설적인 영화배우 윤정희(77·본명 손미자)가 알츠하이머 투병 중임에도 프랑스에 홀로 방치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정희는 1976년 피아니스트 백건우(75)와 결혼해 딸 한 명이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5일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스러져가는 영화배우 윤정희를 구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현재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실명이 가려진 상태다. 청원인은 윤정희의 상태에 대해 “남편과 별거 상태로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파리 외곽의 한 아파트에서 홀로 외로이 알츠하이머와 당뇨와 투병 중이다”라며 “수십 년을 살아온 본인 집에는 한사코 아내를 피하는 남편이 기거하고 있어 들어가지도 못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처에 딸이 살기는 하나 직업과 가정생활로 본인의 생활이 바빠서 자기 엄마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라며 “직계가족인 배우자와 딸로부터 방치된 채 윤 씨는 홀로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 혼자서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감옥 같은 생활을 한다”라고 했다.청원인은 “(윤 씨의) 형제들이 딸에게 자유롭게 전화와 방문을 할 수 있도록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감옥 속 죄수를 면회하듯이 횟수와 시간을 정해주었다”라며 “개인의 자유가 심각하게 유린당하고 있고 인간의 기본권은 찾아볼 수 없다”라며 호소했다. 청원인은 “남편인 백건우는 아내를 안 본 지가 2년이 됐다. 자신은 더 못하겠다면서 형제들에게 아내의 병간호 치료를 떠맡기더니 지난 2019년 4월 말, 갑자기 딸을 데리고 나타나 자고 있던 윤 씨를 강제로 깨워서 납치하다시피 끌고 갔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후 윤 씨의 남편은 서울에 나타나 언론에 자청해서 인터뷰했다. 감추어도 모자랄 배우자의 치매를 마치 죽음을 앞둔 사람, 의식 불명 또는 노망 상태인 것처럼 알린다”라며 “(명랑하던 윤 씨는)프랑스에 끌려가서 대퇴부 골절로 입원도 하고 얼굴은 20년도 늙어 보인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청원인은 “윤 씨는 파리에서 오랫동안 거주했지만, 한국과 한국 영화를 사랑하고,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라며 “윤 씨는 노후를 한국 땅에서 보내길 항상 원했고, 직계 가족으로부터 방치되고 기본적인 인권조차 박탈된 상황에서 벗어나 한국에서 남은 생을 편안히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청원인은 “형제 자매들이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서 제대로된 간병, 치료를 애원을 하고 대화를 요청했지만 전혀 응답이 없고 근거없는 형제들 모함만 주위에 퍼트리니 마지막 수단으로 청원을 한다”고 덧붙였다.“정말 힘들었다” 백건우·딸의 고백 2019년 백건우의 내한 공연을 담당하는 공연기획사 빈체로는 윤정희의 병세가 악화됐다고 밝힌 바 있다. 윤정희가 프랑스 파리에 있는 딸의 옆집에 머물며 요양 중이라고 설명했다. 윤정희의 알츠하이머 투병 사실은 영화계와 클래식음악계의 가까운 지인만 공유하던 비밀이었으나 당시 백건우와 그의 딸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고백하며 알려지게 됐다. 백건우는 “연주복을 싸서 공연장으로 가는데 우리가 왜 가고 있냐고 묻는 식이다. 무대에 올라가기까지 한 100번은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식이었다”며 “딸을 봐도 자신의 막내 동생과 분간을 못했다. 처음에는 나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딸 백진희 역시 “나를 못 알아볼 때가 정말 힘들었다. 내가 ‘엄마’ 하면 ‘나를 왜 엄마라 부르냐’고 되묻는다”고 설명했다. 당시 클래식음악 관계자는 “백건우가 파리에서 요양 중인 윤정희를 생각하며 허전해하고 있다”고 전했다.2010년 영화 ‘시’가 마지막 작품 윤정희는 1960년대 문희, 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로 불렸다. 320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마지막 작품은 2010년 영화 ‘시’(감독 이창동)다. 윤정희는 이 영화에서 홀로 손자를 키우며 늦은 나이에 시를 배우는 할머니 ‘미자’를 연기했고 국내 영화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칸 영화제에서 레드카펫을 밟았고, LA 비평가협회상 여우주연상도 받았다. ‘미자’는 알츠하이머 초기 증세를 겪는 역할이었다. 이창동 감독이 처음부터 윤정희를 염두에 두고 쓴 작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자라는 이름은 윤정희의 본명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북한 차세대 괴벨스’ 리재일 전 제1부부장 사망

    ‘북한 차세대 괴벨스’ 리재일 전 제1부부장 사망

    북한의 선전선동 분야 실세로 활약해 온 리재인 전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사망했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2면에 부고를 싣고 “당 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전 고문 리재일 동지는 폐암에 의한 급성호흡부전으로 2021년 2월 4일 22시 30분께 86살을 일기로 애석하게도 서거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의 충직한 혁명 전사, 김정은 동지의 견실한 혁명동지이며 우리 당의 강화발전에 커다란 공헌을 한 노혁명가”라며 “리재일 동지를 잃은 것은 우리 당과 인민에게 있어서 큰 손실”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조선중앙통신도 리 전 제1부부장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깊은 애도의 뜻과 함께 화환을 보냈다고 전했다. 리 전 제1부부장은 평양신문사 기자 출신으로 출판지도국장을 거쳐 2004년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역임했다. 2014년 기존 선전선동부 간부들이 대거 숙청됐지만 리 전 제1부부장은 김정은을 수행했고, ‘북한의 괴벨스’로 불리던 김기남 전 비서를 대신하는 ‘차세대 괴벨스’로 주목받기도 했다. 파울 요제프 괴벨스는 히틀러의 측근으로 나치 독일에서 국가대중계몽선전장관의 자리에 앉아 나치 선전 및 미화를 책임졌던 인물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등 보수쪽에서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괴벨스에 자주 비유했다. 고 리 전 부부장은 김정일 체제에 이어 김정은 체제에서도 선전선동 부문의 실세로 활약하면서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의 선전선동부 업무를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 전 제1부부장은 80대의 고령에도 김 위원장을 수행했지만, 2018년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참석 이후로는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정경심 자산관리인’ 김경록PB, 2심도 집행유예형

    ‘정경심 자산관리인’ 김경록PB, 2심도 집행유예형

    정경심(59) 동양대 교수의 사모펀드 관련 증거를 은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PB가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1부(부장 김예영)는 5일 증거은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검찰과 김씨의 항소에 대해 “모두 기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심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유지되게 됐다. 김씨는 조 전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전인 2019년 8월 정 교수의 지시로 자택 PD 하드디스크와 동양대 교수실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숨긴 혐의를 받는다. 1심은 김씨가 정 교수의 부탁을 받긴 했으나 적극적으로 증거은닉에 가담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김씨는 1심 판결에 법리오해가 있고 양형이 부당하다고 항소했고, 검찰 또한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정경심이 사용한 컴퓨터가 중요한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정경심의 지시에 따라 증거를 은닉했다”면서 “결국 자택 하드디스크 1개는 발견되지 않아 증거로 사용되지 못했고, 발견된 하드디스크 3개와 본체엔 인턴확인서와 정 교수가 동생과 나눈 카톡 대화,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PE)와 관련된 대화, (아들의) 청맥인턴확인서, 동양대 상장 주요 증거가 다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은) 주요 고객인 정경심의 자산관리인으로 여러 해 인연을 맺어 사회적 지위에 있어 열세에 있었고 정경심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따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드 폐기나 본체 반출을 먼저 제의했다는 정경심의 진술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피고인 주도로 볼 수 없고, 원심 양형이 가볍거나 무겁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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