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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4세 여아, ‘3일간 서 있기’ 체벌 받다 사망...범인은 친어머니

    美 4세 여아, ‘3일간 서 있기’ 체벌 받다 사망...범인은 친어머니

    미국의 4세 여아가 3일 밤낮을 쉬지 않고 서 있는 체벌을 받은 끝에 결국 숨졌다. 아이를 숨지게 한 범인은 다른 아닌 친모로 밝혀졌다.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에 살던 마젤릭 영(사망 당시 4세)은 지난 5월 살던 집의 뒷마당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주변 탐문 조사를 통해 아이가 지난 여름 이후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점과 부검 결과 등을 미뤄 지난해 8월 전후 사망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용의자로 체포된 친모 말리카 베넷(31)은 아이가 앉거나 휴식을 취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은 채 3일 밤낮 서 있게 하는 체벌을 내렸다. 아이가 흙 놀이를 하다 옷과 몸을 더렵혔다는 이유에서였다.3일 내내 서 있는 체벌을 받던 아이는 끝내 쓰러졌고, 이 과정에서 문에 머리를 부딪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의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소용없었고, 이후 사망한 어린 딸의 시신을 비닐봉지에 싸서 자신의 차량에 한동안 유기했다. 며칠 뒤에는 시신을 차량에서 꺼내 뒷마당에 매장했다. 숨진 여아의 언니 역시 경찰 조사에서 “엄마가 어린 동생을 3일 연속 세탁실에 서게 하는 체벌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가 숨진 지 최소 9개월이 흐른 지난 5월이 되어서야 아이의 실종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고, 경찰은 뒷마당에 묻힌 아이의 시신을 확인한 뒤 용의자인 어머니를 체포했다. 이 여성은 살인과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돼 현재 교도소에 수감된 채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94세 아시아계 여성, 산책 중 칼에 찔려…美 증오범죄 공포 확산

    94세 아시아계 여성, 산책 중 칼에 찔려…美 증오범죄 공포 확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90대 아시아계 노인이 한 남성으로부터 칼에 찔려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ABC7 등 현지 언론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10시경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94세 아시아계 여성은 집 인근에서 산책을 하던 중 한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맞고 쓰러졌다. 피해 여성은 몸통과 손목 등 여러 곳에 자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중국계 베트남 출신이며, 남편은 2년 전 세상을 떠나고 홀로 아파트에서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피해 여성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지 약 2시간 만에 사건 현장 인근에서 용의자를 검거했다. 용의자는 35세 남성 다니엘 카우이치로, 살인과 강도 등의 혐의로 복역한 전과가 있었다. 용의자와 그의 남동생은 지난해 9월 타 지역에서 자전거 절도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카우이치는 전과로 인해 발목에 전자 모니터를 착용한 상태였으며, 이번 범죄를 저지를 당시에도 모니터가 작동하고 있었다. 현지 경찰은 중범죄 전과가 있는 그를 석방한 검찰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현지 지방검사는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경찰이 정치적 동기를 위해 비극을 악용하고 대중에게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것은 매우 골치아픈 일”이라면서 “지난달 그에 대한 새로운 중범죄 혐의가 제기된 뒤 우리는 용의자를 구금하기 위해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법원이 동의하지 않아 대신 모니터링이 가능한 전자 발찌를 착용하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지난 3월에도 절도 혐의로 그를 기소했지만 역시 그는 보호 관찰을 선고받았다”며 경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공격을 받은 아시아계 피해 여성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의 가족은 “그녀는 평상시 집 근처에서 산책하는 정도로만 외출해 왔으며, 엘리베이터에서 약간의 도움을 받았다는 이유로 쿠키를 나눠주는 친절한 분이셨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아파트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노인들에게는 더욱 그렇다”면서 “나 역시 이곳에 (고령의) 아버지가 거주하기 때문에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현지에서는 이번 사건이 아시아계 미국인 및 퍼시픽 아일랜더(AAPI)에 대한 증오범죄에 해당한다며, 아시아계를 향한 폭력을 종식시키기 위한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보따리]남편 못 잊어 이사도 안하는 줄 알았는데…그녀가 범인이었다

    [보따리]남편 못 잊어 이사도 안하는 줄 알았는데…그녀가 범인이었다

    6회 : 뺑소니사고로 위장한 의성 청부 살인 사건 우리가 낸 보험료가 줄줄 새고 있습니다. 보험금을 눈먼 돈으로 여기고 사건을 조작하거나 사고를 과장해 타내려 하는 일이 흔합니다. 때론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남의 목숨까지 해치는 끔찍한 일도 벌어지죠. 한편으로는 약관이나 구조가 너무 복잡해 보험료만 잔뜩 내고는 정작 필요할 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들도 벌어집니다. 든든과 만만, 그리고 막막의 사이를 오가는 ‘보험에 따라오는 이야기들’을 보따리가 하나씩 풀어드리겠습니다.2003년 뺑소니사고로 남편을 잃은 아내 박모(당시 52세)씨는 끝내 사고를 낸 범인을 잡지 못했다. 남편을 잊지 못하는 듯 이사를 하지도, 재혼을 하지도 않았다. 뺑소니 사망사고의 공소시효 10년이 지났고, 사고는 그렇게 잊혔다. ●목격자도 CCTV도 없는 뺑소니 사망사고 박씨의 남편 김모(당시 54세)씨는 2003년 2월 23일 경북 의성군의 한 마을 진입로에서 차에 치여 사망했다. 김씨의 깨진 손목시계가 멈춘 시간은 오전 1시 40분. 마을 주민들이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시간은 오전 8시 50분이었다. 인적이 드문 시골 마을에서 사고를 목격하거나 수상한 차를 본 사람은 없었다. 폐쇄회로(CC)TV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당시 경찰은 김씨의 행적과 사고 현장을 살펴봤지만, 단서를 찾지 못했다. 이 사고는 영구미제로 남는 듯했다. 뺑소니 사망 사고가 계획된 살인 사건으로 밝혀진 건 김씨가 죽은 지 13년이 지난 2016년이다. 제보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2003년 김씨를 들이받은 차가 1톤 트럭이고, 당시 트럭 운전자가 “농사일을 가르쳐 달라”며 찾아온 이모(당시 43세)씨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김씨는 사고 당시 이씨와 함께 술을 마시고, 이씨의 트럭을 타고 귀가했다. 김씨를 마을 입구에 내려다 준 이씨는 별안간 차의 라이트를 끄고 걸어가던 김씨에게 돌진했다. 이씨의 트럭에 치인 김씨는 뇌손상, 다발성 늑골골절, 폐 손상 등으로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13년 만에 드러난 진실은 보험금 노린 아내의 청부 살인 이씨의 범행은 혼자만의 계획이 아니었다. 남편의 보험금을 노린 아내 박씨, 박씨의 여동생(당시 39세), 여동생의 지인 최모(당시 44세)씨 등 4명이 얽히고설켜 벌인 살인 사건이었다.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박씨는 2001년 8월부터 지속적으로 여동생에게 “남편을 죽여달라”고 부탁했다. 박씨는 당시 자신을 수익자로 지정한 보험 2개를 남편 몰래 가입해놓은 상태였다. 무속인이었던 여동생은 형부를 죽게 해달라는 기도를 올렸지만 통할리가 없었다. 결국 여동생은 평소 알고 지내던 최씨에게 “형부를 죽이면 언니가 5000만원을 준다고 했다”며 살인을 청부했다. 최씨는 자신의 친구 이씨에게 “돈을 나눠주겠다”고 제안했고, 벌이가 시원찮았던 이씨도 가담했다. ●보험금 한 푼이라도 더 타내려 일요일 새벽에 범행 김씨를 살인하기로 마음먹은 4명은 교통사고를 가장해 범행을 저지르기로 했다. 범행 이후 나눌 사망보험금을 조금이라도 늘리려고 범행 날짜는 일요일, 범행 시간은 자정부터 새벽 사이로 정했다. 김씨가 가입한 보험의 약관상 휴일·야간에 발생한 교통사고에 대해서는 보험금이 더 많이 지급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범행 일주일 전 김씨의 집, 김씨를 살해할 장소인 마을 진입로, 범행 이후 만나기로 한 장소를 답사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행동책 역할을 맡은 이씨는 범행 전 “과수원 일을 배우고 싶다”며 김씨에게 접근했다. 일을 배우면서 김씨와 안면을 튼 이씨는 공범들과 계획한 날짜인 2003년 2월 22일에 맞춰 술 약속을 잡았다. 두 사람은 이날 밤늦게까지 술을 마셨다. 술을 마시는 시늉만 한 이씨는 술에 취한 김씨를 마을 진입로에 내려주고서 그대로 트럭으로 돌진했다.●완전범죄 꿈꿨지만, 술자리 실언에 발목 잡힌 보험사기 아내 박씨는 남편 사망 이후 보험사 3곳에서 보험금 5억 2000만원을 받았다. 이 가운데 4500만원은 이씨에게, 2억 7500만원은 여동생과 최씨에게 건넸다. 이른바 ‘수고비’를 주고받을 때도 이들은 의심을 사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박씨는 차명계좌를 통해 1년여의 기간동안 50만~100만원씩 수십 차례에 걸쳐 돈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공범 중 한 명이 지인과의 술자리에서 당시 범행을 일부 이야기하면서 이들의 범죄는 꼬리를 잡혔다. 공범의 이야기를 들은 제보자가 금융감독원에 보험사기로 제보했고, 금감원은 경북경찰청 장기미제사건팀에 이 내용을 전달했다. 이후 경찰의 수사로 김씨가 죽은 지 13년 만에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아내 박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박씨의 여동생은 징역 10년, 최씨와 이씨는 각각 징역 10년과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살인은 그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특히 이 사건은 보험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범행 날짜와 시간, 방법 등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고, 현장을 미리 둘러보는 등 치밀한 준비를 거쳐 이뤄졌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씨 등은 범행 사실을 부인하며 항소했지만, 원심 판단은 뒤집히지 않았다. 박씨는 대법원 상고를 포기해 징역 15년이 확정됐고, 나머지 3명은 2017년 5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친누나 살해·시신유기 20대, 첫 재판서 눈물…“혐의 인정”

    친누나 살해·시신유기 20대, 첫 재판서 눈물…“혐의 인정”

    친누나를 살해 후 강화 농수로에 시신을 유기한 뒤 4개월간 누나 행세를 하면서 범행을 은폐해 온 남동생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27)는 인천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김상우)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A씨는 이날 법정에서 국민참여재판 진행 여부를 묻는 재판부에 “희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A씨의 변호인 측은 다음 기일에 부모와 친척의 탄원서와 진정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기록 검토와 피고인 심문 여부 결정 등을 위해 한 기일 속행하기로 했다. 검찰과 변호인 측에 피고인 심문 여부를 결정해 의견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재판부가 발언 기회를 제공하자 눈물을 터뜨리면서 “다음 기일에 의견을 밝히겠다”고 했다. 다음 재판은 7월13일 열릴 예정이다. A씨는 지난해 12월19일 오전 2시50분쯤 인천 남동구 아파트에서 친누나 B씨를 수차례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뒤, 같은 해 12월28일 시신을 가방에 넣어 강화도 한 농수로로 옮겨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범행 4개월여 뒤인 지난 4월21일 오후 2시13분 인근 주민이 B씨의 시신을 발견해 신고하면서 수사에 나선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검거 전 4개월여간 B씨의 휴대폰 유심(USIM)을 다른 기기에 끼워 카카오톡 계정에 접속해 B씨인 척 위장하고, 모바일 뱅킹에 접속해 B씨 계좌에서 돈을 빼내 사용하기도 했다. 그는 범행 은폐 과정에서 어머니가 올 2월14일 경찰에 B씨에 대한 실종신고를 하자 누나인 척 행세하면서 부모와 경찰관을 속이기도 해 실종신고를 취하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A씨는 2020년 12월19일 오전 1시쯤 B씨가 집에 늦게 들어온 자신에게 잔소리를 하면서 고등학생 당시 가출 문제 등 평소 행실 문제까지 언급하며 언쟁을 벌이던 중 분노를 참지 못하고 범행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울언니처럼 심장 이식 기다리는 아이들 돕게 레모네이드 사주세요”

    “울언니처럼 심장 이식 기다리는 아이들 돕게 레모네이드 사주세요”

    마일리 매드슨(9)과 마카일라(7) 자매는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웨스트요르단에 있는 집 앞에서 레모네이드를 팔기 시작했다. 심장과 신장 이식 순서를 일년 가까이 기다리다 지쳐 열네 살에 세상을 떠난 언니 매켄지를 기리며 언니처럼 이식수술 순서를 애타게 기다리는 아이들을 돕기 위해서라고 일간 워싱턴 포스트(WP)가 15일 전했다. 생후 14개월 때부터 두 기관에 문제가 발견됐던 매켄지는 몇 개월 뒤 심장 이식 수술을 받고 그런대로 지내왔다. 그러다 2년 전부터 심장과 신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신장과 다른 심장 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 일년 가까이 기다리다 도저히 안되겠다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지난해 7월 13일 퇴원한 뒤 밤에 세상을 등졌다. 그녀의 마지막 생일을 앞두고 가족은 200달러를 모아 빙수기를 선물했다. 4년 연속 여름에 이웃들에게 1달러씩에 팔려고 가게에서 얼음을 사와 체리, 바나나 등을 갈던 그녀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서였다. 정작 본인은 얼린 음료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먹는 모습을 보며 마냥 즐거워했다. 하지만 그녀는 끝내 빙수기를 돌려 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등졌다. 여동생들이 대신 레모네이드를 판매해 장기 이식을 돕는 시민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엄마 모니카는 “딸들이 이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애들이 누군가 사랑하는 이를 잃는 일이 있으면 안된다고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언니가 떠나 적막해진 집안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방법을 논의하다 매켄지의 빙수를 떠올렸단다. 빙수 대신 레모네이드를 팔기로 한 것은 어린 자매가 만들기 쉬워서라고 설명했다. 모니카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웃들이 다니는 교회와 학교에 모금 캠페인을 알렸다. 집에서 구운 오레오와 생일축하 컵케이크도 1.5달러씩에 팔고 있다. 판매대에 매켄지의 사진 액자를 걸었음은 물론이다. 유타주와 서부 3개 주의 장기 이식을 돕는 ‘도너 커넥트’에 기부할 돈 1000달러가 벌써 모였다. 매켄지는 이 단체가 주최한 심포지엄에 참석해 연설한 인연이 있다. 미국의 장기 기증은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늘어나 기록을 경신하며 수요를 앞지르고 있다. 그런데도 장기 공유 연합 네트워크(UNOS)에 따르면 여전히 10만명 이상이 이식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모금을 통해 매켄지를 도울 수는 없지만 롤러코스터를 좋아했고, 아치스 국립공원에서 캠핑하는 것과 주사기를 갖고 간호사들과 물장난을 치면서 깔깔대던 모습을 가족들은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스카이다이빙을 해보고 싶어했고 나중에 자라 심장전문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가족들은 여름 내내 토요일마다 모금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며, 매켄지의 첫 기일인 다음달 13일 레모네이드 모금액을 일차로 도너 케넥트에 전달할 계획이다. 아마도 다음달이면 매켄지가 팔던 빙수로 바꿀 것 같다고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김유민의 돋보기] 믿고 보낸 요양원 반복되는 학대

    [김유민의 돋보기] 믿고 보낸 요양원 반복되는 학대

    감염병 사태로 외부인 면회가 줄어든 노인 요양 시설을 중심으로 학대 의심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밥그릇에 반찬과 국물을 모아 잡탕처럼 섞어 배식하는가 하면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수일간 방치하는 일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 노인학대 혐의로 과태료를 물고 원장까지 교체한 제주의 한 요양원이 또다시 방임 학대 판정을 받았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70대 할머니는 세 차례나 낙상사고를 당해 왼쪽 눈과 광대에 시퍼런 멍이 들었다. 이 할머니는 입소한 지 9개월 만에 체중이 7㎏가량 줄었다. 저녁 시간에는 밥과 반찬을 한 그릇에 담고 국물까지 부어 잡탕처럼 배식한 것도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인천의 한 요양원에서는 노인들에게 잔반과 상한 음식을 뒤섞어 배식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요양원은 과거에도 비슷한 내용으로 신고가 접수돼 부평구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았다. 당시 단속에서는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가 발견됐다. 경남 창원의 한 요양원은 70대 환자의 팔다리를 최대 5일 동안 침상과 휠체어에 묶어 학대한 혐의로 업무정지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 요양원은 환자가 식사할 때는 휠체어에 묶고, 잠을 잘 때는 침상에 신체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방치했다.보건복지부 지침상 신체 억제대를 사용할 때는 2시간마다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체위를 변경해야 한다. 하지만 요양원은 의사 소견도 없이 “환자가 폭력성이 있어 요양보호사가 다칠 수 있기 때문에 몸을 묶었다”고 주장했다. 조사 결과 이 요양원은 건강보험공단 지원금을 부당 수급하고, 식자재비를 직원 월급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노인학대 의심신고가 접수돼 노인학대로 판정된 건수는 2015년 3818건에서 지난해 5243건으로 5년 새 37%나 늘어났다. 같은 기간 시설의 학대 비율은 2배 이상 증가했다.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노인들은 대부분 심신이 불편해 피해 호소도 쉽지 않은 만큼 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제도 보완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요양 시설은 80% 이상, 공동생활시설에는 50%가 CCTV를 설치했는데 의무화되지는 않았다. CCTV가 설치되지 않은 공간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노인학대가 은폐되기 쉽고, 신고를 하더라도 특정 피해자를 찾아내기 어렵다. 어린이집처럼 공론화 과정을 통해 CCTV 설치를 의무화한다면 보다 적극적인 관리 감독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발의된 ‘요양병원 CCTV 설치법’은 노인전문 의료기관에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보호자 요청 시 환자에 대한 투약 내역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권고에 그친 내용이 반드시 입법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노인학대가 근절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발길 뜸해진 구도심 구천면로… 주민들과 ‘다독다독’ 가고 싶은 거리로

    발길 뜸해진 구도심 구천면로… 주민들과 ‘다독다독’ 가고 싶은 거리로

    “갈 곳 하나 없던 어두운 동네를 꿈과 희망을 설계할 수 있는 밝은 거리로 바꿀 겁니다.” 민선 7기 다양하고 새로운 정책으로 서울 강동구에 변화의 에너지를 불어넣은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남은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과제로 ‘구천면로’의 성공적인 변신을 꼽았다. 구천면로는 과거 오랜 기간 강동구의 중심도로 역할을 했으나 인근에 대단지 아파트가 재개발되면서 좁은 2차선 도로에 빛바랜 간판, 낡은 건물들로 이뤄진 어두운 거리가 돼 버렸다. 사람들의 발길은 뜸해졌고 주민들은 낡은 시설, 부족한 문화 인프라 등에 목말라했다. 이 구청장의 역점 사업이기도 한 ‘구천면로 걷고싶은거리 조성사업’은 구천면로를 주민들이 ‘가고 싶고 머물고 싶은 거리’로 바꾸는 대표적인 강동형 마을재생사업이다. 올해만 200억원이 투입된다. 그동안 저층 주거지에 지자체에서 이렇게 큰 규모로 투자한 사례가 없었다는 점, 구도심의 부족한 생활 인프라와 함께 문화 콘텐츠까지 확충해 공공이 나서서 마을을 ‘브랜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달 21일 강동생활문화센터 예감, 공방, 북카페도서관 다독다독 등 6개의 공간이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문화 공간들이 개소할 예정이다. 안전한 보행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전신주 지중화, 노후 보도 교체 등도 동시에 진행된다. “공공이 물리적인 공간만 만들어 낸다고 거리가 달라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이 구청장은 지난달 25일 “결국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을 반영하는 게 가장 중요하며 인프라, 문화 콘텐츠 등의 완성도도 높아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주민들이 계속 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거리로 만든다면, 사람들은 구천면로를 다시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이 사업은 구천면로 도시재생에 그치지 않고, 구천면로를 통해 고덕로까지 이어져 강동구 전체로 마을의 콘텐츠와 활력이 이어지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10대 자매 집단 성폭행 충격에…인도 어머니 심장마비 사망

    10대 자매 집단 성폭행 충격에…인도 어머니 심장마비 사망

    인도에서 자매 납치 및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더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도 서벵골주 말다 지역에서 10대 자매를 상대로 한 집단 성폭행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각각 19세, 16세인 피해 자매는 지난 8일 마을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이웃 마을에서 온 남성 하객들에게 납치됐다. 피해 자매는 “밤 11시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웃마을 남자들이 우리 뒤를 쫓아왔다”고 밝혔다. 10~20대로 추정되는 용의자들은 자매를 인근 숲으로 끌고 가 학대했다. 동생 앞에서 교대로 언니를 성폭행하는 잔인함도 보였다. 이들의 범행은 현장에서 탈출한 동생이 마을 주민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면서 끝이 났다. 소식을 듣고 달려간 주민들은 현장에서 용의자 한 명을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서벵골주 고팔나가르에서 온 남성은 현재 구금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달아난 용의자 5명의 이름을 갖고 있다. 이 중 2명은 피해 자매 중 언니가 얼굴을 확인해주었다”면서 검거에 자신을 보였다. 자매 중 언니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동생 역시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다. 다행히 여동생은 성폭행을 당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자매의 불행은 계속됐다. 사건 다음 날인 9일 자매의 어머니가 사망하고 만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자매의 45세 어머니는 자매가 병원으로 이송된 직후 가슴 통증을 호소했으며, 큰 병원으로 이송 중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심장마비로 밝혀졌다. 현지언론은 어린 두 딸이 한꺼번에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은 어머니가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강간 공화국’이라 불리는 인도에서는 하루가 멀다고 성폭행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2012년 뉴델리 여대생 버스 성폭행 살해 사건 이후 관련 처벌이 강화됐으나, 성범죄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인도국가범죄기록국(NCRB)에 따르면 2018년 경찰에 집계된 성폭행 사건은 3만3977건에 달한다. 15분마다 한 번꼴로 성폭행 사건이 일어난 셈이다. 신고되지 않은 사건을 포함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에 성범죄가 만연하고 일부 범행 수법은 다른 나라에서 비슷한 예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잔인한 것은 여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아직도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인도의 인구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성범죄가 빈발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는 일부 시각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뉴델리 버스 사건 사형수 중 한 명은 한 다큐멘터리에서 “제대로 된 여성은 밤에 외출하지 않으며 단정하게 옷을 입는다”며 “처신이 단정하지 않은 여성이 성폭행당하면 그 책임은 남자가 아닌 여성에게 있다”는 왜곡된 여성관을 드러내기도 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월드피플+] 6·25참전 미군 71년만에 가족 품으로…北 유해 상자서 신원 확인

    [월드피플+] 6·25참전 미군 71년만에 가족 품으로…北 유해 상자서 신원 확인

    6·25전쟁(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가 71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WSPA 보도에 따르면 15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앤더슨 출신 윌리엄 빌리 맥컬럼 상등병의 유해가 고향에 도착, 장례 절차가 시작됐다. 1931년 6월 19일 태어나 17살에 미 육군에 입대한 맥컬럼 상등병은 31연대전투단 32보병연대 1대대 도그중대원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1950년 12월 2일 미국 역사상 최악의 전투라 불리는 ‘장진호 전투’에서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다. 1953년 12월 31일 공식 사망선고가 내려졌으나 유해는 끝내 찾지 못했다.맥컬럼 상등병의 유해는 2018년 북미정상 간 싱가포르 합의에 따라 미국으로 송환된 55개 상자에서 일부 발견됐다. 같은해 8월 1일 추모식 직후 신원확인작업에 돌입한 미국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은 2019년 9월 11일 유전자(DNA) 분석을 통해 맥컬럼 상병의 신원을 확인했다. 이역만리 한국의 전장에 청춘을 바친 맥컬럼 상등병은 71년만인 15일 극진한 예우 속에 사우스캐롤라이나 앤더슨 고향집으로 돌아갔다. 여동생 프랭키 카인은 “마침내 오빠가 집으로 돌아왔다”면서 “공항에서부터 집까지 오빠의 유해가 운구되는 동안 참전용사에 대해 경의를 표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한다. 지역사회에서 이렇게 지지해주실 줄 몰랐다. 영광”이라고 말했다.맥컬럼 상등병의 유해는 현지 장례식장에 안치돼 있으며, 오는 17일부터 이틀간 추모식 후 고인의 생일인 19일 장례식이 거행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미군 유해송환에 합의했다.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 제4항에 ‘북미는 신원이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를 즉각 송환하는 것을 포함해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 수습을 약속한다’고 명시됐다.미군 유해가 담긴 상자 55개를 인도받은 미국은 활발한 신원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15일 현재까지 한국전 참전용사 76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KFVS 보도에 따르면 가장 최근에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미주리주 출신의 로이드 A. 앨럼보우 병장이다. 제7보병사단 7의무대대 앰뷸런스 중대 소속으로 한국전에 참전한 앨럼보우 병장 역시 1950년 11월 28일 장진호 전투에서 실종됐다. 현지언론은 병장의 유해가 6·25전쟁 71주년인 오는 25일 고향땅에 묻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잡탕 배식에 낙상 방치… 반복되는 요양원 학대 신고 [김유민의 돋보기]

    잡탕 배식에 낙상 방치… 반복되는 요양원 학대 신고 [김유민의 돋보기]

    감염병 사태로 외부인 면회가 줄어든 노인 요양 시설을 중심으로 학대 의심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밥그릇에 반찬과 국물을 모아 잡탕처럼 섞어 배식하는가 하면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수일간 방치하는 일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 노인학대 혐의로 과태료를 물고 원장까지 교체한 제주의 한 요양원이 또다시 방임 학대 판정을 받았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70대 할머니는 세 차례나 낙상사고를 당해 왼쪽 눈과 광대에 시퍼런 멍이 들었다. 이 할머니는 입소한 지 9개월 만에 체중이 7㎏가량 줄었다. 저녁 시간에는 밥과 반찬을 한 그릇에 담고 국물까지 부어 잡탕처럼 배식한 것도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인천의 한 요양원에서는 노인들에게 잔반과 상한 음식을 뒤섞어 배식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요양원은 과거에도 비슷한 내용으로 신고가 접수돼 부평구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았다. 당시 단속에서는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가 발견됐다. 경남 창원의 한 요양원은 70대 환자의 팔다리를 최대 5일 동안 침상과 휠체어에 묶어 학대한 혐의로 업무정지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 요양원은 환자가 식사할 때는 휠체어에 묶고, 잠을 잘 때는 침상에 신체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방치했다. 보건복지부 지침상 신체 억제대를 사용할 때는 2시간마다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체위를 변경해야 한다. 하지만 요양원은 의사 소견도 없이 “환자가 폭력성이 있어 요양보호사가 다칠 수 있기 때문에 몸을 묶었다”고 주장했다. 조사 결과 이 요양원은 건강보험공단 지원금을 부당 수급하고, 식자재비를 직원 월급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이 적발됐다.노인학대 의심신고가 접수돼 노인학대로 판정된 건수는 2015년 3818건에서 지난해 5243건으로 5년 새 37%나 늘어났다. 같은 기간 시설의 학대 비율은 2배 이상 증가했다.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노인들은 대부분 심신이 불편해 피해 호소도 쉽지 않은 만큼 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제도 보완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요양 시설은 80% 이상, 공동생활시설에는 50%가 CCTV를 설치했는데 의무화되지는 않았다. CCTV가 설치되지 않은 공간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노인학대가 은폐되기 쉽고, 신고를 하더라도 특정 피해자를 찾아내기 어렵다. 어린이집처럼 공론화 과정을 통해 CCTV 설치를 의무화한다면 보다 적극적인 관리 감독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발의된 ‘요양병원 CCTV 설치법’은 노인전문 의료기관에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보호자 요청 시 환자에 대한 투약 내역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권고에 그친 내용이 반드시 입법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노인학대가 근절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아들 연예인으로 만들어 주겠다”며 수천만원 빼앗아…징역형 집유

    “아들 연예인으로 만들어 주겠다”며 수천만원 빼앗아…징역형 집유

    배우지망생 자녀를 둔 피해자에게 “아들을 연예인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거짓말을 해서 수천만원을 빼앗은 6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피고인은 과거에도 “지상파 방송에 출연시켜 주겠다”며 배우지망생 등에게 수천만원을 빼앗아 실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 이재경 판사는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63)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5년 11월 초 피해자가 운영하는 펜션에서 피해자에게 “내가 연예기획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아들을 연예인으로 만들려면 탤런트에게 기초교육을 받아야 한다. 수강료로 600만원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그 다음달에는 “아들을 연예인으로 잘 키우고 방송에 출연시키기 위해서는 6000만원 정도 더 필요하다”고 말해 피해자로부터 총 6600만원을 빼앗은 혐의로 지난해 6월 말 기소됐다. A씨는 재판에서 “실제로 배우에게 피해자 아들의 연기 지도를 맡겼고, 피해자 아들이 드라마 조연으로 출연할 수 있도록 드라마 제작에 1000만원을 협찬했다”며 “작곡가에게 1200만원을 지급하여 피해자 아들을 위한 노래를 작곡하고 노래 교육도 시켰으나 피해자 아들의 실력이 부족해 녹음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즉 피해자를 속인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작곡가가 돈을 받았다는 2015년 11~12월 피고인이 사용하는 계좌에서 1200만원이 현금으로 인출된 사정을 찾아볼 수 없고, 당시는 피고인이 피해자 아들을 처음 알게 돼 연기 교육을 시작했을 때인데 피해자 아들의 노래 실력을 확인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1200만원에 이르는 돈을 들여 작곡을 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받은 6600만원을 불과 3~4개월 만에 전부 소비하였는데, 상당 부분을 편의점, 주유소 등의 생활비와 개인 채무를 변제하는데 사용했다”면서 “당시 피고인이 운영하던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연예인은 2명이 있었는데 수익을 내는 연예인은 1명 뿐이었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 외에는 연예기획사를 운영할 만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록 피해자 아들이 2015년 11월부터 최대 1년 동안 배우로부터 일주일에 1~2회 연기 교육을 받고 실제로 2016년 9월 무렵 웹드라마에 2~3회 출연한 사실, 다른 프로그램에도 2~3차례 단역으로 출연한 사실은 유리한 정상이지만, 해당 배역은 대사 한두 마디 정도의 단역이었고 출연료도 5만원 정도에 그쳐 피해자가 이런 정도의 지원을 예상하고 거액의 돈을 지급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A씨는 2012년 8~9월 피해자들에게 “지상파 방송 드라마 주연급으로 출연시켜 주겠다”, “연기자가 되려면 승마, 무술을 배워야 하고 연기 수업도 받아야 한다”는 등의 거짓말을 해서 3000만원을 빼앗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18년 5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또 2016년 7월 피해자에게 “아는 동생이 종편(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 PD(프로듀서)를 알고 있는데 그 프로그램에 출연하려면 돈이 필요하다”고 거짓말을 하여 2000만원을 빼앗은 혐의로 기소돼 2019년 1월 징역 4개월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아내가 남편 몰래 집에 들인 불륜남, 주거침입 처벌될까

    아내가 남편 몰래 집에 들인 불륜남, 주거침입 처벌될까

    아내가 불륜 상대를 남편 몰래 집에 불러들인 경우,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는지 논의하기 위해 대법원이 공개변론을 연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6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주거침입)으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 등 2건에 관한 공개변론을 진행한다. 쟁점은 거주자 중 한 명의 동의만 받고 집에 들어갔을 때 주거침입죄를 인정할 수 있는지다. A씨의 아내와 내연 관계에 있던 B씨는 A씨의 부재 중 A씨의 아내로부터 동의를 받고 A씨 집에 3차례 들어간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주거’의 의미가 무엇인지, 집에 없는 공동거주자가 출입을 반대해도 주거침입죄로 처벌해야 하는지 등을 검토 중이다. 대법원은 1984년 다른 거주자의 의사에 반한다면 주거침입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가족 간 출입 분쟁을 주거침입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도 논의가 이뤄진다. C씨는 D씨와 부부싸움을 한 후 짐을 챙겨 집을 나갔다가 한 달 뒤 집에 와 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집을 보고 있던 D씨의 동생이 문을 열지 않자 현관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간 혐의로 기소됐다. C씨는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대법원은 위 사건들처럼 한집에서 사는 가족, 즉 공동거주자라도 해도 다른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는 출입으로 주거의 평온을 해친다면 주거침입죄를 적용해야 하는지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보고 공개변론을 열기로 했다. 앞서 대법원은 의견 수렴을 위해 관련 기관 및 단체에 서면 의견서 제출을 요청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공동거주자 중 1인의 동의만 얻어 출입한 행위가 다른 거주자가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거나, 혼인과 가족생활의 기초가 흔들릴 정도로 불법적이거나 비도덕적인 경우에는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한국가정법률사무소는 공동거주자 중 1명의 승낙을 받았는데도 다른 거주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이유로 주거침입죄로 처벌한다면 출입에 동의한 거주자의 주거의 자유와 평온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공개변론에는 김성규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김재현 오산대 경찰행정과 교수가 출석해 의견을 낼 예정이다. 공개변론은 네이버 TV, 페이스북 라이브,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친아빠 손에’ 6세 소녀 44일 만에 수심 1000m에서 발견, 한살 여동생 “수색 중”

    ‘친아빠 손에’ 6세 소녀 44일 만에 수심 1000m에서 발견, 한살 여동생 “수색 중”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의 테네리페섬 앞바다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올리비아(6)와 여전히 실종 상태인 한살배기 안나 자매가 다정하게 찍힌 사진이다. 15일에도 심해 수색이 계속됐지만 아직 안나를 찾았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고 영국 BBC가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현지 수사판사는 자매의 친아버지 토마스 기메노 짐머만(37)이 두 아이를 살해함으로써 엄마인 베아트리스에게 “상상 가능한 가장 극심한 고통을 안겼다”고 주장했다. 올리비아의 주검은 바다속 닻에 연결된 봉지 안에서 발견됐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온나라가 충격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수도 마드리드를 비롯해 전국의 많은 도시에서 여성들과 어린이들이 인형과 장난감 등을 들고 거리로 나와 가정폭력을 끝내자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자매가 실종 신고된 것은 지난 4월 27일이었다. 아버지 토마스가 저녁을 자매와 함께 보내겠다며 데려갔는데 그 뒤 세 사람 모두 실종됐다. 스페인 민간경비대는 그 역시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12일 수사판사실이 배포한 아홉쪽의 보고서에 따르면 토마스가 두 딸을 살해하고 극단을 택한 것으로 수사 결론이 내려졌다. 부부는 10대 시절 처음 만나 결혼했지만 지난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덮치면서 헤어졌다. 둘 다 새 짝을 만났으나 전 남편이 전 부인에게 “공격적이거나 모략하는” 메시지를 자주 보냈다. 부모 집에 자신의 반려견, 핀(pin) 번호가 적힌 은행 카드들, 자동차 열쇠들을 남긴 것으로 봐 작정을 하고 딸들을 죽이고 자신은 극단을 선택하려고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수사판사는 봤다. 새 여자친구에게도 현금 6200 유로(약 840만원)와 작별을 고하는 편지를 남겼다. 법원에 제출된 문서에 따르면 토마스는 실종 신고된 날, 자신의 집에서 딸들을 살해한 뒤 자동차를 이용해 항구로 시신을 옮겨 테네리페섬 앞바다로 보트를 몰고 나가 밤 10시 30분쯤 주검이 담긴 봉지들에 무거운 것을 매달아 밤바다에 던져 버렸다. 문서에는 그가 “모든 것을 분명하지 않게 만들어 딸들의 주검이 드러나지 않게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는 결코 발견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라면서 “그는 전 부인은 물론 친척들에게도 자매를 데려가니 다시는 보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기재돼 있다. 다음날 저녁 그의 보트는 표류한 채로 발견됐다. 애나의 카시트도 물위에 둥둥 떠있었다. 올리비아의 주검이 들어 있는 봉지가 발견된 것은 44일이 흐른 뒤 수심 1000m 지점에서였다. 옆의 다른 봉지는 비어 있었다. 엄마 베아트리스는 13일 성명을 발표해 “무고한 자기 아이들을 살해한 것은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괴물같은 짓”이라면서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이었으며 견디기 힘들어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아이들을 추모하는 일뿐이다. 아이들의 목숨을 살릴 수 없다는 사실이 정신을 나가게 한다. 살해되는 순간 옆에서 손을 잡고 함께 죽었더라면 좋았겠다 생각한다. 토마스는 내게 남은 일생 동안 이런 고통을 안겨주고 싶어 했으니까 그럴 수는 없었던 일”이라며 오열했다.지난 11일 샌타크루스 드 테네리페에서 진행된 시위에는 1000여명이 참여했는데 한 어린 소녀가 든 팻말에는 “우리를 죽이지 말라”고 적혀 있었다고 일간 엘 파이스가 전했다. 2013년 이후 스페인에서는 39명의 미성년자가 아버지, 어머니의 파트너에게 살해됐다고 정부는 밝히고 있다. 올해만 벌써 19명의 여성이 젠더 폭력에 희생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가스레인지 조작하다 불 낸 인천 형제 친모 집행유예

    가스레인지 조작하다 불 낸 인천 형제 친모 집행유예

    엄마가 없는 집에서 불 장난을 하다 숨지거나 다친 인천 초등학생 형제의 어머니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2단독 이연진 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31)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보호관찰과 함께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이 판사는 “A씨가 보름 동안 이틀에 하루꼴로 어린 피해자들만 집에 남겨둔 채 장시간 외출을 반복하면서 보호자로서 제공해야 할 기본적인 건강·위생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수년간 피해자들을 혼자 양육하면서 정신적·경제적 어려움을 겪었고 학교 의뢰로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자녀 동반 교육프로그램에 꾸준히 참여하는 등 양육과 교육을 위해 노력해온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14일 오전 3시 53분부터 8시간 가까이 아들인 B(11)군과 C(사망 당시 8세)군 형제를 집에 두고 집을 비우는 등 방임한 혐의로 기소됐다.당일 A씨가 집을 비운 사이 B군은 가스레인지로 휴지와 햄버거 봉지에 불을 붙이다가 발생한 화재로 중화상을 입었으며 동생 C군은 치료를 받던 중 한 달여 만에 숨졌다. A씨는 화재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8월 28일∼9월 14일에도 11차례 B군 형제를 집에 남겨둔 채 지인 집을 방문하려고 장시간 외출하기도 했다. B군은 2018년 7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진단을 받아 약물을 복용해왔으며, 가스레인지 불로 행주를 태워 싱크대에 버리는 불장난을 한 적이 있어 보호가 필요했던 것으로 조사됐다.A씨는 지난 2018년 9월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가정방문과 대면상담 등 사례관리를 받기도 했고, 지난해 8월에는 인천가정법원으로부터 보호처분 결정과 피해 아동 보호명령 등을 받았으나 형제를 계속해 방임해 왔다. 한상봉 기자 hsb@seou.co.kr
  • “40시간 집 비우기도…” 인천 ‘화재 형제’ 30대 친모 집유

    “40시간 집 비우기도…” 인천 ‘화재 형제’ 30대 친모 집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선고이틀에 하루꼴로 형제만 두고 외출 보호자가 없는 집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지거나 다친 인천 초등학생 형제의 친모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2단독 이연진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 및 방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1)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14일 오전 3시 53분부터 오전 11시 43분까지 인천시 미추홀구 한 다세대주택 주거지에서 초등학생 형제인 B(9)군과 C(8)군만 두고 약 7시간 50분간 방임해 주거지 등 주택에 불이 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당시 지인 집에 방문하기 위해 형제만 두고 외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B군의 경우 2018년 7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고 약물을 복용 중인데다, 평소 가스레인지에 찌개를 데우거나 라면을 끓이고 불장난을 한 적도 있어 보호와 감독이 필요했음에도 방임해 사고가 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B군은 A씨가 집을 비운 당시 동생인 C군과 함께 주거지에 머물면서 휴지와 햄버거 봉지에 불을 붙여 주거지를 비롯해 건물 전체에 불이 나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불로 C군은 치료를 받던 도중 사고 37일 만에 끝내 숨졌으며, B군은 전신에 40%가량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화재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8월 28일부터 같은해 9월 13일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지인 집을 방문한다는 이유 등으로 형제만 집에 두고 장시간 외출하기도 했다. A씨는 보름여 동안 이틀에 하루꼴로 짧게는 4시간 길게는 40시간까지 형제만 집에 두고 방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4년 11월 남편이 가출해 형제를 홀로 양육해오다가 이 사건 이전에도 형제를 방임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져 지난해 8월 27일 법원으로부터 보호처분을 받은 바 있음에도, 또 다시 방임 행위를 이어가다가 사고를 냈다. 재판부는 “보호자로서 제공해야 할 영양섭취, 실내 청소 등 기본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고, 방임으로 인해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며 “다만 홀로 피해자들을 양육하면서 정신적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고 판단되고, 이 사건 이후 잘못을 반성하면서 양육 태도 개선을 위해 노력을 다짐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평택항 고 이선호군 장례 아직 못 치러…“원청직원 ‘지시 안했다’ 주장”

    평택항 고 이선호군 장례 아직 못 치러…“원청직원 ‘지시 안했다’ 주장”

    지난 4월 평택항에서 화물 컨테이너 적재작업 중 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난 고 이선호(23)씨가 아직도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고 유가족이 밝혔다. 사고 55일째인 15일 고인의 아버지 이재훈씨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아들의 장례를 치르지 못했다”면서 “(지난 9일) 49재를 치르면서 아들의 영혼은 떠나보냈지만 육신은 떠나보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아직 회사와 원만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선호씨는 4월 22일 평택항 부두 화물 컨테이너 작업을 하다가 300㎏에 달하는 날개에 깔려 숨졌다. 당시 이씨는 평택항 내 ‘FR(Flat Rack) 컨테이너’(천장 없이 앞·뒷면만 고정한 컨테이너)에서 화물 고정용 나무 제거 작업을 하던 중 지게차가 갑자기 왼쪽 벽체를 접은 탓에 발생한 충격으로 오른쪽 벽체가 넘어지면서 그 밑에 깔려 숨졌다. 현행법상 일정 규모 이상의 컨테이너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관리자와 수신호 담당자 등이 있어야 하지만 당시 현장에는 이들이 배정돼 있지 않았고, 당시 이선호씨는 안전장비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대학교 3학년생인 고인은 제대 후 학비와 생활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하역 작업 아르바이트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이재훈씨는 “원청회사의 대표이사와 지게차 기사의 사과는 받았지만 나무 제거 작업을 지시한 것으로 보이는 원청 직원의 사과는 아직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사고대책위원회와 유족 측은 사고 당시 원청 직원이 이씨에게 나무 제거작업을 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씨의 업무는 동식물 검역으로, 컨테이너 작업은 이씨의 업무가 아니라는 게 대책위의 지적이다. 그러나 해당 직원은 여전히 ‘지게차 기사가 쓰레기를 주우라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재훈씨는 “아들과 함께 현장에 따라갔던 외국인 노동자(고려인) 동료는 원청직원이 쓰레기를 주우라고 시켰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면서 “사고 나기 이전에 주우라는 지시가 있었고, 폐쇄회로(CC)TV 상으로도 다른 하청업체 직원이 무엇인가 지시하는 듯한 동작을 취하고 나서 아들과 외국인 노동자가 흩어지면서 뭔가 줍는 상황도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원청업체 직원은 ‘지게차에 내려서 안전핀을 그렇게 뽑으면 안 된다, 하지 마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고려인 노동자는 ‘나무 주우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훈씨는 “(원청 직원이) 뭔가를 이야기했는데 고려인 노동자가 들었을 때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아들이 ‘아저씨는 저기 있는 쓰레기, 저는 여기 있는 거 주우러 갈게요’라고 하고 갔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심증은 가지만 정확한 물증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면 유족 측에선 별다른 방도가 없을 것 같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사고 이후 안전관리요원 배치, 안전모·안전화 착용 등이 지적됐지만, 사측이 ‘안전관리요원 배치는 차츰 논의하자’라고 했다고 한다면서 이재훈씨는 “저 회사 아직까지 정신 못 차렸다”고 비판했다. 이재훈씨는 이선호씨의 큰누나는 지적장애 2급에 유방암 치료 중인 가운데 아직 동생의 죽음을 모른다는 안타까운 사연도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최운산, 가명 8개로 활동… ‘최문무’ 행세 中공안 출신 조선족이 연금 가로채

    최운산, 가명 8개로 활동… ‘최문무’ 행세 中공안 출신 조선족이 연금 가로채

    “1923년 9월 중순경에 다시 간도로 나와 수십 명의 무장한 부하를 거느리고 일본관헌의 경비 상태를 탐정하는 동시에 수천 원의 군자금을 모집하였다. 최문무는 1925년에 체포되어 동년 2월 30일 청진지방법원에서 징역 8년을 받았다.” 국가보훈처 독립운동가 공훈록에서 ‘최문무’라는 이름을 검색하면 이런 공적이 나온다. 2008년에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다. 그런데 이 공적은 최운산의 공적이다. 최운산의 후손들은 최운산과 최문무는 동일 인물이라고 말한다. 최운산은 다른 독립운동가들처럼 이명(異名)을 사용했는데 8개나 된다. 그중에 최문무가 있다. “1922년 음 3월 상순경에는 재무원 최태여(崔泰汝)와 함께 70여명의 무장한 부하를 거느리고…”라는 문구가 공훈록에 있는데 최태여는 최운산의 장조카라고 한다. 군자금 모금은 돈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최운산이 친족과 함께했다는 것이다. 공훈을 신청해 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은 최운산의 후손이 아니라 중국 민정국 출신 동포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그가 최운산의 이명을 내세우고 허위로 공훈과 지원금을 받고 있는 셈이다. 국가보훈처가 주도해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부분이다. 최문무가 최운산과 같은 사람인지 알지 못하고 공훈을 인정한 사람은 박모 교수라고 한다. 최운산의 후손들이 시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겠지만 최운산의 후손들과 박 교수의 악연 아닌 악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최진동의 친일 논란과 관련된 것이다. 논란은 중국의 문화혁명 시기에 옌볜 지역 사학자들이 공산당을 반대한 지주였다는 이유로 최진동을 친일로 폄훼하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그 근거의 하나로 드는 것이 1937년 최진동이 일제에 100원을 헌금했다는 신문 보도다. 이 보도에 대해 최운산의 후손들은 “최진동 장군의 후처가 한 일로 장군이 뒤늦게 알고 부인을 곁에 오지도 못하게 할 정도로 화를 냈다”며 최진동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해명한다. 최성주씨는 “일제가 최진동 장군이 살던 집 옆집을 사서 3층짜리 요정을 지어 1년 내내 내려다보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 것만 봐도 친일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최진동의 친일 논란이 문제가 됐는데 박 교수가 주도했다고 후손들은 주장한다. 2019년 말부터 독립유공자 전수조사가 시작됐고 지난해 박 교수가 국가보훈처 1차 심사위원회에서 최진동을 친일로 결정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진동의 친일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결론이 나는 분위기다. 후손들은 박 교수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최문무의 잘못된 서훈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최진동의 부인 김성녀와 동생 최치흥의 서훈을 부결시키고 있는 것도 박 교수가 서훈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심을 한다. 사실이라면 잘못된 판단을 인정하기 싫은 학자로서의 자존심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 왜곡된 교과서·영화… 봉오동전투서 사라진 영웅 최진동·최운산

    왜곡된 교과서·영화… 봉오동전투서 사라진 영웅 최진동·최운산

    “아니, 어찌 이러오? 봉오동 독립전쟁도 청산리전투도 우리 아버지 최운산이 창설한 부대가 치른 전쟁이고, 총사령관은 큰아버지 최진동이지 않소? 어찌 한국에서는 봉오동 전쟁 총사령관은 홍범도라고 하고 청산리 전투 사령관은 김좌진이라고 하오?” 중국에 살던 최운산의 첫째 딸 청옥은 1990년대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TV를 보고 이렇게 흥분했다고 한다. 역사가 왜곡되거나 폄하되는 일은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 독립운동사도 사료 불충분에 정치적인 이유가 더해져 그런 일이 적지 않게 발생했다. 그중에서도 봉오동 전투는 진실과 괴리된 측면이 많다. 홍범도만 영웅이 된 데는 정치적 배경도 있고 잘못된 교과서의 탓도 크다. 극적 효과를 추구한 영화 ‘봉오동 전투’는 왜곡의 정점을 찍었다.●독립운동사 사료 불충분·정치적 이유로 왜곡 청옥의 말처럼 봉오동 전투는 사령관 최진동과 동생인 참모장 최운산이 지휘한 대한북로독군부가 이끈 전투였다. 김좌진과 홍범도는 각각 제1연대장, 제2연대장이었다. 교과서는 홍범도가 사령관으로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고 가르쳤다. 국민의 뇌리에 두 사람만 화석처럼 굳어져 남아 있는 이유다. 봉오동·청산리 전투에서 홍범도와 김좌진의 활약은 분명히 있었지만, 그들만을 영웅화하면서 최진동·최운산은 사라져 버렸다. 굳어진 인식은 바뀌기 어렵지만 그래도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후손이 있는 경우는 다르다. 최운산의 맏아들 최봉우는 광복 후 평양방송국 아나운서로 일하다 전쟁을 피해 부산으로 내려왔다. 그의 딸 최성주씨가 큰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파묻힌 역사를 추적하고 있다. 최씨는 지난해 ‘최운산, 봉오동의 기억’이라는 책을 펴내 진실을 세상에 알렸다. 최씨를 만나 독립운동에 바친 비운의 가족사를 들었다. 최진동 형제의 아버지 최우삼은 함북 온성이 고향으로 1860년에 태어났고 1880년 무렵 만주 옌볜 도태(道台)로 봉직했다. 도태는 조선 말기에 옌볜 지역을 다스리던 관리였다. 일제가 조선을 강점하자 최우삼은 일가를 이끌고 봉오동으로 이주, 한인 마을을 건설했다.최진동은 중국인 부호 밑에서 일해 큰 재산을 물려받았다고 한다. 만주 군벌 장쩌림 부대에 있었던 최운산은 장쩌림의 목숨을 구해 주는 등의 각별한 인연으로 봉오동 일대에 부산 면적의 6배나 되는 땅을 갖고 있었다. 또 국수 공장, 콩기름 공장, 양조장, 성냥 공장, 비누 공장을 운영했다. 대규모 목장도 소유해 러시아 군대에 곡물과 소를 수출하는 등 간도 제일의 거부(巨富)였다. ●홍범도 영웅 묘사한 영화 봉오동전투 ‘정점’ 형제는 1912년 비적들로부터 동포들을 지킬 목적으로 독립군의 모태가 되는 100여명 규모의 자경단을 만들었다. 또 봉오동 사관학교와 사관연성소를 창설해 독립군 지휘관들을 양성했다. 1915년에는 연병장과 막사를 만들고 두께가 1m가 넘는 토성을 건설해 독립군 기지를 구축했다. 3·1만세운동이 일어난 1919년이 되자 최진동 형제는 670명 규모의 대한군무도독부를 창설해 본격적으로 독립전쟁을 시작했다. 임시정부가 출범하고 통합 논의가 일어 1920년 대한군무도독부를 비롯한 북간도 일대의 독립군 부대는 조직을 합쳐 대한북로독군부로 거듭났다. 최진동이 부장(府長·사령관), 둘째 최운산이 참모장, 셋째 최치흥이 참모가 됐다. 막대한 재력을 가진 최운산은 각 부대에 주둔지를 제공하고 식량과 피복을 지급했다. 또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연해주까지 진출했던 체코군의 무기를 사들였다. 독립군들은 신형 무기로 체계화된 군사훈련을 받았다. 독립군들은 1920년 초부터 봉오동 전투가 일어나기 직전인 5월까지 두만강을 건너 일제의 관서를 수십 차례 공격했다. 일제는 대대적인 토벌 작전에 나섰다. 최진동 형제는 보름 전 전투 준비를 완료하고 적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한 달 전부터 주민들도 이주시켰다.대한북로독군부는 참호를 파고 의무부대도 후방에 배치하는 등 만반의 대비를 했다. 1920년 6월 7일 새벽부터 일본군은 봉오동을 습격했지만 그들의 패배는 예고된 것과 마찬가지였다. 157명의 사망자와 300여명의 부상자를 내고 패주했다.총사령관 최진동 등 지휘부는 최고봉인 봉초봉에 자리잡고 전투를 지휘했다. 전체 작전은 사령관 최진동과 참모들이 세웠다. 뒤늦게 합류한 홍범도는 작전을 준비할 위치도 아니었고 시간도 없었다. 홍범도도 격렬히 싸웠지만 어이없는 결정을 내렸다. 갑자기 그가 이끌던 2중대를 퇴각시킨 것이다. 이 바람에 자리를 사수하던 신민단 대원들이 수적 열세로 전사하고 말았다. 일종의 전술일 수 있지만 최진동은 항명이라며 홍범도를 엄벌하려 했고 동생 운산이 말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당시 독립군은 영화에서처럼 찢어진 군복을 입고 굶주린 게릴라가 아니라 기관총과 대포로 무장했으며 사격술이 뛰어난 정예군이었다. 전투가 끝난 후 일본군은 “적(독립군)은 전부 러시아식 소총을 갖고 탄약도 상당히 휴대하였으며 사격도 상당히 훈련되어 있다. 거리 측량이 불확실한 700~800m 거리에서도 사격을 하며…”라고 ‘봉오동부근전투상보’에 썼다. 거기에는 최운산의 부인인 김성녀와 봉오동 주민들의 헌신이 있었다. 김성녀는 수천 독립군의 식사를 제공하고 군복을 제조한 병참 책임자였다. 재봉틀 8대로 군복을 만들었다고 한다. 군복 모자에는 태극 견장이 달려 있었고 매화형 금장이 박힌 견장을 단 예복이 있을 정도였다. 최운산은 1930년대에도 무장 세력을 유지하며 우수리강 전투, 대황구 전투, 안산리 전투, 대전자령 전투 등을 이끌며 독립 투쟁을 계속했다. 1945년까지 대황구삼림지역에서 무장독립군을 양성했다. 1937년에는 보천보 전투의 배후로 지목돼 투옥됐다. 광복 직전까지 6번이나 감옥에 갇히고 고문을 받았다. 매번 극심한 고문을 당해 수레에 실려 나오곤 했다고 한다. 최운산은 광복을 한 달 열흘 앞둔 1945년 7월 5일 평양으로 갔던 길에 고문 후유증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떴다. 최진동은 일제와 싸우는 동안 부인과 맏아들, 맏며느리를 잃는 아픔을 겪다가 1941년 일제의 압박과 감시 속에서 병마로 사망했다. 최진동은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3등급)을 받았다. 공훈에 비해 등급이 낮다. 최운산은 1977년에야 서훈(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5등급)으로 서훈이 올려졌지만 역시 너무 낮다. 홍범도는 2등급인 대통령장, 김좌진은 1등급인 대한민국장을 받았다. 왜 이렇게 최진동 형제는 낮은 서훈을, 그것도 늦게 받고 공적이 파묻혔을까. 최운산의 손녀 최씨는 이렇게 말했다. “1961년 보훈 업무 담당 직원이 최운산에게 서훈을 주는 대가로 뒷돈을 요구하자 격분한 아버지(최봉우)가 주먹을 날렸답니다. 그 바람에 서훈도 취소됐다고 합니다.” ●부인 김성녀, 군복 제조 병참 책임자 활동 또 최운산의 부인 김성녀는 정부에 낸 진정서에서 이렇게 썼다. “독립운동 당시 하급 지휘관 및 졸병으로 생존한 독립인사가 자신의 공적을 과대 선전하기 위하여 허무맹랑한 사실과 왜곡되고 과장된 조작 사실로 인하여 오점을 남겼으며 일생을 독립운동과 조국 광복을 위해 생명과 재산을 총투입하여 투쟁하였으나 공적이 뒤바뀌어져 있기에 독립운동을 하시고 생존해 계시는 분들의 양심에 호소합니다.” 이때가 1969년이다. 하급 지휘관이란 철기 이범석을 지칭한다. 이승만과의 친분으로 광복 후 초대 국무총리와 국방부 장관을 지낸 이범석은 ‘우둥불’이라는 제목의 책에서 자신을 청산리 전투의 영웅으로 과장하고 최진동 형제의 공적을 깔아뭉갰다. 이범석은 당시 20세의 군사학교 교관이었다. 최씨에 따르면 최진동의 자녀가 역사를 소설처럼 써서 왜곡했다며 출판을 말리고 이범석과 다투기도 했다고 한다. 최씨는 “얼굴을 보면 최운산의 서훈을 거절하지 못할 것 같아 엄마(최운산의 며느리)가 당고모(최진동의 딸)와 세 번 찾아갔는데 만나 주지 않았다”고도 했다. 최진동 형제의 공적이 매장된 배후에는 이범석이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최진동의 후손들은 중국과 미국에 살고 있다. 일부는 한국으로 들어와 어렵게 살고 있다. 최운산의 자녀들도 만주와 북한으로 흩어졌고 최운산의 부인과 아들 최봉우만 남한으로 내려왔다. 최봉우는 1984년 KBS 이산가족찾기 방송을 통해 만주에 있던 누나, 동생들과 극적으로 상봉했다. 최운산의 딸 계순과 아들 호석은 한중 수교 후 한국으로 들어왔다. 거부였던 최진동 형제가 모든 재산을 독립운동에 쏟아붓고 빈털터리가 되었는데도 중국에 남았던 후손들은 지주의 자식이라는 굴레를 쓰고 핍박을 받으며 힘든 삶을 살았다. 대부분의 독립운동가 후손들처럼.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겹겹이 감싸안듯… 화폭에 담아낸 제주

    겹겹이 감싸안듯… 화폭에 담아낸 제주

    관람객 1만 8000여명. 전시 도록과 포스터는 찍는 족족 품절됐다. 지난해 5월 중순부터 두 달 남짓 금호미술관에서 벌어진 일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침체했던 미술계에 예기치 않은 돌풍을 몰고 온 주인공은 한국화가 김보희. 2000년대 중반부터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작업하다 이화여대 교수를 정년퇴임한 해인 2017년 제주에 정착한 작가가 다채로운 색감과 섬세한 세필로 화폭에 옮긴 그곳의 자연 풍광은 많은 이들을 따뜻하게 위로했다. 국내 현역 작가 개인전으로는 보기 드문 흥행 기록을 세운 그가 이번엔 비영리 예술창작지원단체 캔파운데이션과 손잡고 신진 작가 후원을 위한 특별한 전시를 열고 있다. 서울 성북구 성북동 ‘스페이스 캔’과 ‘오래된 집’에서 오는 7월 3일까지 펼치는 개인전 ‘TOWARDS’(투워즈)에서 대표작인 바다 풍경 시리즈 신작 5점과 기존에 공개하지 않았던 수묵 작품 등 16점을 선보인다. 김보희는 캔버스와 한지, 분채와 아크릴 등을 혼용해 작업한다. 분채와 아교, 물을 섞어서 한 겹 한 겹 색을 먹이고, 말리는 과정을 원하는 색감이 나올 때까지 반복한다. 동양화 붓으로 세심하게 덧칠한 화면에서 남다른 깊이감과 생동감이 느껴지는 이유다. 동서양의 경계를 허문 그의 작업은 현대적 풍경 회화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채색 수묵 연작 ‘In between’(인 비트윈)은 큐브 형태의 캔버스 각 면에 바다와 섬을 그린 입체 작품들이다. 십수년 전 남해를 여행할 때 물안개 낀 바다 위에 떠 있는 섬들이 한없이 외로워 보여 화폭에 담았다고 한다. 가로 5m가 넘는 대형 신작 ‘Towards’(그림)는 나무 사이로 보이는 하늘과 구름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무성한 식물들 사이에 다소곳이 핀 보라색 꽃이 싱그러운 이 모습은 실제 작가의 제주집 테라스에서 바라본 정원 풍경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내가 사랑하는 제주 하늘과 바다, 숲과 나무를 관람객들도 같이 좋아해 주니 참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시를 기획한 캔파운데이션의 김성희(홍익대 교수) 상임이사는 작가의 친동생이다. 언니처럼 이화여대 동양화과를 나온 그는 대안공간 사루비아다방을 여는 등 현장에서 활동해 오다 2008년 작가 발굴 및 지원, 레지던시 사업을 펼치는 캔파운데이션을 설립했다. 김 이사는 “부족한 예산 확보를 위해 언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며 웃었다. 작품 판매 수익금은 신진 작가 후원과 교육 사업에 쓸 예정이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정지선 “반세기 힘·지혜 축적… 2030년 매출 40조”

    정지선 “반세기 힘·지혜 축적… 2030년 매출 40조”

    “우리 그룹의 50년 역사를 한 줄로 압축한다면 과감하고 열정적인 도전의 연속이다. 이제 반세기 동안 축적된 힘과 지혜를 바탕으로 100년 그 이상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창립 50주년을 하루 앞둔 14일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1971년 금강개발산업㈜로 출발한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건설이 진출한 국내외 공사현장에 식품 등을 지원하는 일로 시작했으나 현대건설이 서울 강남 압구정동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짓자 상가 슈퍼마켓을 운영하며 유통사업에 첫발을 디뎠다. 슈퍼마켓으로 시작해 국내 백화점 ‘빅3’로 성장한 것이다. 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을 개점하며 유통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로 국내 백화점이 구조조정에 돌입하던 때에는 신규점 개점과 인수합병(M&A)으로 회사 규모를 키웠다. 1997년 현대백화점 천호점 개점을 시작으로 1998년에는 부도 위기에 놓인 울산 주리원 백화점과 신촌 그레이스백화점을 인수해 울산점과 신촌점을 열었다. 2000년 이후 미아점(2001년)과 목동점(2002년), 중동점(2003년)을 연이어 개점했다. 2001년에는 TV 홈쇼핑 사업권을 획득해 사업다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창업주인 정몽근 명예회장(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3남)의 장남인 정지선 회장이 전면에 나선 것은 2007년 정 명예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다. 1997년 현대백화점 경영관리팀 과장으로 입사해 2003년 그룹 총괄부회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역대 재벌 총수 가운데 가장 어린 나이인 35세에 회장직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비유통 사업 계열사를 맡고 있는 차남 정교선 그룹 부회장이 독립할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하지만 2019년 정 부회장이 현대백화점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독립 가능성은 작아진 한편 ‘형제 경영’은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창립 첫해 8400만원이던 그룹 매출은 지난해 20조원으로 성장했다. 정 회장은 올해 초 그룹의 청사진을 담은 ‘비전 2030’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기업의 성장과 사회적 가치 추구가 선순환될 수 있도록 사회공헌과 상생협력 활동을 진정성 있게 유지하면서 친환경 가치를 창출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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