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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당 흉기난동 빼닮았다”…日 ‘아키하바라 살인’ 결말 [사건파일]

    “분당 흉기난동 빼닮았다”…日 ‘아키하바라 살인’ 결말 [사건파일]

    14명의 사상자를 낸 ‘분당 흉기 난동 사건’의 최원종(22)은 범행 한 달 전부터 ‘신림동 살인’을 비롯해 ‘사시미칼’ ‘가스총’ ‘방검복’ ‘칼 들고 다니면 불법’ 등의 키워드를 검색했다. 최원종은 지난달 흉기를 들고 있는 사진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최씨는 자신을 “밖에 나갈 때 30㎝ 회칼 들고 다니는 23살 고졸 배달원”이라고 썼다. 이외에도 “(신림역 살인사건과 스토커 발각)두 사건을 기점으로 군사력 대폭 강화” “이제 나 그만 괴롭히고 내 얘기 좀 들어보셈” 등의 글을 올렸고 범행 전날에는 “서현역 지하에 디저트 먹으러 가는 중”이라고 적었다. 그리고 지난 3일 오후 5시 59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1∼2층에서 시민들을 향해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 이로 인해 시민 9명이 다쳤고, 이 중 8명은 중상을 입었다. 이에 앞서 인도로 돌진한 최씨 차량에는 5명이 들이받혀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4명 중 3명은 중상이다. 최씨는 전과는 없지만 정신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결과 최씨는 대인기피증으로 분당구의 한 고등학교를 1학년 때 자퇴했으며, 2015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병원 2곳에서 지속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 2020년 조현병 직전 단계인 조현성 인격장애 판정을 받았지만 최근 3년간 치료를 거부해 진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특정 집단이 나를 스토킹 해 죽이려 한다”며 횡설수설하고 있다. 경찰은 최씨가 미리 흉기를 구입하고 범행을 준비한 다수 정확을 파악, ‘계획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불특정 다수 향해 차량 돌진14년 만에 사형집행한 일본 분당 흉기난동 사건은 매우 붐비는 장소에서 차량을 몰고 돌진한 뒤 불특정 다수를 향해 흉기를 휘둘러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아키하바라 묻지마 살인사건’과 매우 유사하다. 2008년 일본 도쿄에서 20대 청년이 2t 트럭을 몰고 행인을 덮친 뒤, 흉기를 휘둘러 7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치게 한 사건이다. 당시 25세였던 가토 도모히로는 최원종처럼 온라인에 글을 올리는 게 낙이었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과격한 글을 올리며 살인 예고글을 남긴 뒤 실행했다. 가토는 아키하바라의 거리에 있던 행인들을 향해 트럭을 몰고, 무차별적으로 단도를 휘둘러 7명의 목숨을 잃게 했다. 교통사고라고 생각해서 도와주러 갔다가 살해당한 시민, 거리에서 메이드 복장으로 아르바이트 중이던 여성, 휴대전화 가판대 아르바이트 등 근처에서 일을 하던 사람들 또한 변을 당했다. 불과 10분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는 현행범으로 붙잡혔을 당시 “지쳤다. 세상이 싫어졌다. 누구든 죽이고 싶었다”고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운송회사 직원과 파견근로자 등으로 근무한 가토는 범행 전 인터넷에 “만일 여자친구가 있었으면 나는 나의 직업을 버리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휴일 낮 도심 한복판에서 목숨을 잃은 피해자들은 범인과 아무 관련도 없는 무고한 시민이었다. 일본인들은 크게 분노했고 ‘도리마(길거리 악마)’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사건 후 비난의 화살은 범인의 부모에게 집중적으로 쏠렸다. 가는 곳마다 ‘살인자를 키운 부모’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신용금고에 다녔던 아버지는 사직서를 내야만 했고, 집에는 협박과 괴롭힘의 전화가 잇따랐다. 가족들은 이사에 이사를 거듭, 두꺼운 커튼을 치고 전기불도 켜지 못한 채 최대한 몸을 숨기며 살아갔다. 특히 가토는 “어릴 때 어머니는 나에게 ‘완벽’을 요구했다”며 ‘학대’에 가까운 훈육을 받고 자랐다고 주장했다. 이에 그의 어머니는 죄의식에 시달리다 정신병원에 입원해 현재까지도 폐쇄병동을 전전하고 있고, 외할머니는 충격으로 사망했다. 범인의 친동생 역시 ‘살인자의 가족’이라는 주홍글씨를 견디지 못하고,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무고한 시민과 그 가족은 물론 자신의 가족까지 불행으로 몰아넣은 가토는 끝까지 가족의 면회를 거부하고, 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다가 2022년 7월 26일 오전 사형 집행으로 생을 마감했다. 일본 정부는 이후 ‘고립 문제 대책실’을 설치했다. 온라인에 올라오는 ‘살인’ ‘자살’ 같은 특정 단어들을 수집하고 패턴을 분석하고 5.5㎝ 이상 흉기 소지를 단속하고 있다. 최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벌어진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들이 일본이 겪었던 범죄 양상과 닮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처벌 강화는 물론 사회 전반적인 연구와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17세 딸 살해한 이웃 남자에게 24년 만에 “징역 32년형” 엄마 마음 어떨까

    17세 딸 살해한 이웃 남자에게 24년 만에 “징역 32년형” 엄마 마음 어떨까

    호주 뉴사우스웨일즈(NSW)주 더보의 대법원 법정에서 7일(현지시간) 재판장 로버트 훌름 판사가 크레이그 럼스비(56)에게 징역 27년형을 선고하자 박수가 터져나왔다. 훌름 판사가 이어 두 번째 혐의에 대해 5년형을 추가해 모두 32년형에 가석방 금지 기간을 24년으로 책정한다고 밝히자 법정 안은 기쁨으로 넘쳐났다. 24년 전 딸 미셸 브라이트(당시 17)를 저세상으로 보낸 어머니 로레인 브라이트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정의가 이제야 이뤄졌다며 흔감해 했다. 로레인은 딸이 생전에 즐겨 입었던 선홍색과 노랑색이 들어간 옷을 입고 법정에 나와 마치 딸이 살아 판결 내용을 듣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훌름 판사는 럼스비가 성적 의도를 갖고 미셸을 살해했다며 “무시무시하고도 끔찍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특히 럼스비가 “목을 졸라 사람을 죽이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도 그는 잔인하고 냉정하게 살인을 저질렀다”고 개탄했다. 로레인은 이날 판결에 대해 “생애 가장 행복한 날”이라며 “우리가 원하던 정의를 얻었고 그가 출소해 다른 사람에게 이런 짓을 하지 않을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1999년 2월 27일 호주 시드니에서 북서쪽으로 약 300㎞ 떨어진 소도시 걸공에 살던 여고생 미셸은 친구의 생일 파티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실종됐다. 대대적인 수색에도 행적을 찾을 수 없었고, 끝내 사흘 뒤 집에서 1㎞쯤 떨어진 길가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성폭행을 당한 흔적이 역력했다. 경찰은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지만, 범인을 잡지 못했고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그래도 경찰은 끈질기게 수사를 이어 갔고 시민들의 제보와 사건 현장 인근에 대한 유전자 감식, 성폭행 전력이 있는 용의자 조사 등을 통해 사건 발생 21년 만인 2020년 8월 브라이트의 이웃에 살던 럼스를 시드니에서 용의자로 체포, 성폭행과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럼스비가 미셸을 살해했음을 직접 밝혀주는 증거는 없었으며, 다만 신원을 밝힐 수 없는 다른 여성을 강간하려 했던 현장에 그의 신분증이 담긴 지갑이 놓여 있던 바람에 덜미를 잡혔다. 럼스비는 미셸의 집에서 불과 두 집 건너에 살았으며 미셸의 어머니와도 안면이 있었다. 더욱 경악스러운 일은 그가 체포되기 전날 NSW주 경찰 페이스북에 “살인범이 아직도 잡히지 않았다니 슬프다. 미셸은 나의 여동생 같았다”고 적었다는 사실이었다. 지난 6월 NSW주 대법원 배심원단은 미셸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에다 1998년 1월 다른 18세 여성을 강간하려다 실패한 혐의로 럼스비의 유죄를 평결했다. 이렇게 각각 27년형과 5년형이 선고된 것이다. 럼스비는 3년 동안 구금돼 재판을 받아왔기 때문에 가석방을 신청할 수 있으려면 2044년 8월은 돼야 한다. 그의 최대 형기는 2052년 8월에나 끝난다. 그런데 건강이 좋지 않아 형기를 다 채우기 어려울 것 같다고 한다. 인과응보라고 해야 할까?
  • 아빠 직장동료에 유괴돼…42년 만에 친부모 찾은 딸 [여기는 중국]

    아빠 직장동료에 유괴돼…42년 만에 친부모 찾은 딸 [여기는 중국]

    42년 전 아버지의 직장 동료에게 유괴돼 인신매매범에게 팔려갔던 여성 양 모 씨가 40대 중년이 돼서야 친부모와 재회했다. 6일 펑파이신원 등 중국 매체는 지난 1981년 산시성 남부 한중시에 거주했던 양 모 씨가 당시 4세의 나이로 아버지의 동료 펑 모 씨에게 유괴돼 쓰촨성 난충잉산현의 한 가정에 입양됐으나, 줄기차게 친부모 찾기를 시도한 끝에 무려 42년 만에 가족과 재회했다고 보도했다. 1981년 당시 단 4세에 불과했던 양 씨는 친부가 잠시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그의 직장 동료인 펑 모 씨에게 속아 따라나서면서 유괴된 피해자다. 그날 펑 씨는 양 씨에게 사탕을 건내며 “아버지가 저쪽에 있으니 같이 가자”고 유인했고, 그를 무조건 믿고 따라 나선 직후 인신매매범들에게 넘겨진 그는 이후 쓰촨성의 한 소도시에 거주 중이었던 불임 부부에게 팔렸다. 양부모 모두 양 씨에게 친절했지만, 그의 유년 시절은 고된 상황들로 점철됐다. 그가 9세 무렵 양어머니의 지병이 심해지면서 양 씨는 새벽 4시에 일어나 가축들에게 사료를 주고 아침 식사를 준비해야 했다. 그 무렵 양부는 양곡장에서 품팔이를 했으나, 수입의 대부분은 양모의 치료비로 사용돼 집안 형편은 날이 갈수록 악화됐기 때문이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부뚜막보다 내 키가 작아서 아침밥을 지어 양모에게 먹일 때 힘들었다”면서 “학교에 가기 전에 농사일과 집안일을 마쳐야 했다”고 털어놨다. 유괴돼 인신매매로 팔려왔다는 소문 탓에 마을 친구들 역시 양 씨를 향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는데, 그 때문에 그의 어린 시절은 항상 고독했다. 친가족 찾기는 그가 스무살이 되면서 대도시인 선전으로 이주, 플라스틱 전문 생산 공장에서 일을 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첫 달 월급을 받은 양 씨는 당시 480위안의 월급으로 야시장에서 계란 8개를 사고 남은 돈은 모두 친부모를 찾기 위해 저축했다. 그 덕분에 현재는 양 씨의 명의로 된 미용실을 운영하며 제법 넉넉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 지난해 말 양부와 대화를 나누던 중 우연히 그의 친부 이름이 ‘양정해’였다는 것을 알게 됐고 양 씨는 곧장 산시성 한중시로 향했다. 직접 ‘양정해’라는 이름의 친부를 찾아 도심 일대를 구석구석 찾기 시작했던 것인데, 아쉽게도 이 무렵에는 친부모에 대한 단서를 찾지 못한 채 다시 일터로 되돌아가야 했다. 이후 지난 7월 양 씨는 우연히 자신의 SNS 생방송을 진행하며 친부모의 이름과 자신을 유괴한 남성 펑 씨의 실명을 공개했는데, 당시 영상을 본 한 남성이 자신이 양 씨의 친오빠라고 밝히면서 친부모와의 생이별은 드디어 끝을 맺었다. 양 씨는 곧장 자신의 고향인 산시성을 찾아 무려 42년 만에 친부와 재회했다. 양 씨의 방문을 앞두고 그의 친부와 친오빠는 문 앞에 ‘여동생의 귀가를 환영합니다’라는 환영 문구가 담긴 팻말을 달았다. 재회 당시 그의 친부는 한눈에 양 씨를 알아봤고, 그를 등에 업은 채 기쁨의 눈물을 한동안 멈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친모는 양 씨가 유괴된 지 3년 만에 마음의 병을 앓다가 숨졌다.  그는 재회한 가족과의 만남에 대해 “스무살이 되고서부터 많은 지역을 돌아다니며 친부모를 찾았다”면서 “당시 헤맸던 길에서 만났던 도움을 주신 분들 덕분에 지금껏 버틸 수 있었다. 지금 너무나 행복하다”고 했다. 한편, 경찰 수사 결과 양 씨를 몰래 빼돌려 인신매매범에게 팔아넘겼던 펑 모 씨는 지난 2012년 이미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 “엄마 너무 힘들어”… 서이초 교사, 사망 전 주변에 어려움 호소

    “엄마 너무 힘들어”… 서이초 교사, 사망 전 주변에 어려움 호소

    지난달 18일 숨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사망 전 학급에서 발생한 일들로 인해 힘들다며 주변에 호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에서 모인 4만명의 교사는 서이초 사건과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 명확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3주째 거리로 나왔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합동 조사 결과와 유족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고인은 담당 학급에서 발생한 ‘연필 사건’과 일부 문제행동 학생들로 인해 생활지도와 교육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합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인 사망 6일 전 학생끼리 다투는 과정에서 한 학생이 연필로 다른 학생의 이마를 긋는 ‘연필 사건’이 발생했고, 이후 학부모에게 여러 차례 항의 전화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인은 “학부모가 엄청 화를 내셨다.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다”며 불안해했다고 동료 교사들은 전했다. 언론에 공개된 문자메시지에서도 고인은 ‘연필 사건’으로 학부모 상담이 있던 날 모친에게 “엄마 ㅠㅠ”, “너무 힘들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또 다른 2명의 문제행동 학생 때문에 학기 초부터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었고, 민원과 많은 업무량을 감당했다고 합동 조사단은 확인했다. 교원 단체들은 교육당국의 진상 조사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학부모가 실제로 악성 민원을 했는지와 고인의 휴대전화 번호가 학부모에게 노출된 경위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각종 의혹에 대해 경찰 수사로 넘기고 있다”며 “학부모 악성 민원에 대해 제대로 진상을 규명하라”고 요구했다.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3주째 열린 주말 집회에서는 유족이 처음 참가해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는 주최 측 추산 4만명(경찰 추산 2만명)의 교사가 모였다. 집회에 참석한 고인의 사촌오빠는 “동료 교사가 힘든 일을 당할 때마다 동생은 자기 일처럼 괴로워하고 떨었다. 언젠가 자신에게도 올 수 있다는 불안감과 무기력함을 (고인이 남긴) 많은 기록에서 봤다”면서 “올바른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호소한다”며 울먹였다. 서이초는 고인이 근무한 교실 안 물건을 보존하고 교실 외벽을 당분간 추모 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학생들은 학교 내 다른 임시 교실로 옮겨 수업을 받는다. 서이초 앞 추모 공간에 가득 붙은 시민들의 애도 메시지는 디지털 방식으로 보존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 ‘노인 폄하’ 김은경에 시누이 “거짓말” 주장

    ‘노인 폄하’ 김은경에 시누이 “거짓말” 주장

    ‘노인 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해명 과정에서 ‘남편 사별 후 시부모를 18년간 모셨다’고 한 데 대해 김 위원장의 시누이가 이를 직접 반박했다. 여권에선 “사실이라면 충격적”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김 위원장 남편의 여동생이자 미주 한국일보에 칼럼을 연재하는 작가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지나씨는 지난 5일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 ‘김 위원장이 남편 제사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고 남편 사별 후 18년간 시부모님을 모셨다는 건 거짓말’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김씨는 “남편이 살아 있을 때를 포함해 단 한 차례도 시부모를 모시고 산 적이 없고, (시부모는) 공경심은커녕 18년 동안 김은경에게 온갖 악담과 협박을 받으셨다”면서 “노인 폄하는 그녀에겐 일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남편이 사망할 당시 미심쩍은 정황이 있었고, 시아버지가 소유했던 사업체를 김 위원장의 남동생 명의로 바꿔놓았으며, 시아버지 장례식 때 참석해 당시 금융감독원 부원장 명의로 받은 자신 몫의 부의금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철규 사무총장은 6일 페이스북에서 관련 기사를 인용하며 “이런 부류에게 거대 야당의 혁신을 맡긴 사람도 같은 부류로 보인다”며 “유유상종이란 말이 있다”고 비판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선시해야 할 것은 해당 글의 사실 여부”라면서도 “사실이라면 매우 충격적”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개인사라며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개인사라 제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 부분에 대해선 김 위원장이 뭔가 입장을 갖고 계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해당 내용의 진위를 따져서 대응에 나설 경우 ‘진실공방’으로 비화할 수 있기 때문에, 당내에서는 김 위원장이 함구하거나 유감 표명만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다만 혁신위가 ‘위원장 리스크’로 계속 구설에 오른데다 대의원제 및 공천룰 등 민감한 혁신 과제를 추진하면서 계파 갈등이 고조될 조짐을 보이는 만큼, 혁신위를 조기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혁신위를 조기에 마무리해야 하지 않을까. 혁신안도 여러 번 회의를 해서 나온 안들을 한 번에 발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신문은 김 위원장을 입장을 듣기 위해 김 위원장과 혁신위 대변인에게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아들이라고 밝힌 김모씨는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이런 말도 안 되는 거짓 선동으로 가족을 공격하는 일은 제발 멈춰주시기 바란다. 가슴 아픈 가족사가 이렇게 공개되고 가족들이 받은 상처에 참담할 뿐”이라고 해당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인터넷에 글을 올리신 막내 고모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장례식에도 참여하지 않으신 분”이라며 “어머니는 비극적인 사건으로 남편을 잃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돌보고, 두 아이를 키우며 너무나 바쁘고 힘들게 살아오셨다”고 정반대의 주장을 내놨다.
  • “힘들다” 토로했던 서이초 교사…교사들은 3주째 거리로 나왔다

    “힘들다” 토로했던 서이초 교사…교사들은 3주째 거리로 나왔다

    지난달 18일 숨진 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가 사망 전 학급에서 발생한 일들로 인해 힘들다며 주변에 호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에서 모인 4만명의 교사는 서이초 사건과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 명확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3주째 거리로 나왔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합동 조사 결과와 유족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고인은 담당 학급에서 발생한 ‘연필 사건’과 일부 문제행동 학생들로 인해 생활 지도와 교육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합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인 사망 6일 전 학생끼리 다투는 과정에서 한 학생이 연필로 이마를 긋는 ‘연필 사건’이 발생했고, 이후 학부모에게 여러 차례 항의 전화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인은 “학부모가 엄청 화를 내셨다.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다”며 불안해했다고 동료 교사들은 전했다. 언론에 공개된 문자메시지에서도 고인은 ‘연필 사건’으로 학부모 상담이 있던 날 모친에게 “엄마 ㅠㅠ”, “너무 힘들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또 다른 2명의 문제행동 학생 때문에 학기 초부터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었고, 민원과 많은 업무량을 감당했다고 합동 조사단은 확인했다. 교원 단체들은 교육 당국의 진상 조사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학부모가 실제로 악성 민원을 했는지와 고인의 휴대전화 번호가 학부모에게 노출된 경위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각종 의혹에 대해 경찰 수사로 넘기고 있다”며 “학부모 악성 민원에 대해 제대로 진상 규명하라”고 요구했다.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3주째 열린 주말 집회에서는 유족이 처음 참가해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는 주최 측 추산 4만명(경찰 추산 2만명)의 교사가 모였다. 집회에 참석한 고인의 사촌오빠는 “동료 교사가 힘든 일을 당할 때마다 동생은 자기 일처럼 괴로워하고 떨었다. 언젠가 자기에게도 올 수 있다는 불안감과 무기력함을 (고인이 남긴) 많은 기록에서 봤다”며 “올바른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만들어주시기를 호소한다”며 울먹였다. 서이초는 고인이 근무한 교실 안 물건을 보존하고 교실 외벽을 당분간 추모 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학생들은 학교 내 다른 임시 교실로 옮겨 수업받는다. 서이초 앞 추모 공간에 가득 붙은 시민들의 애도 메시지는 디지털 방식으로 보존하는 걸 검토하기로 했다.
  • 일본 유망주 꺾은 신유빈 또 단·복식 2관왕 도전

    일본 유망주 꺾은 신유빈 또 단·복식 2관왕 도전

    한국 여자 탁구 ‘에이스’ 신유빈(세계랭킹 9위)이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컨텐더 리마 2023에서 또 2관왕에 도전한다. 신유빈은 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대회 6일째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일본 유망주 하리모토 미와(14위)를 3-1(16-14 11-8 9-11 11-9)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지난 5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전지희와 함께 한국 선수로 36년 만의 여자 복식 은메달을 합작한 신유빈은 이후 WTT 컨텐더 라고스에서 단식과 여자 복식 2관왕에 올랐다. 그리고 이날 컨텐더 튀니스 단식 결승에서 패배를 안겼던 하리모토를 두 달만에 꺾었다. 일본 남자 탁구 에이스 하리모토 도모카즈의 동생인 2008년생 하리모토는 일본 여자 탁구의 차세대 에이스 후보로 손꼽히는 유망주. 처음으로 만났던 컨텐더 튀니스 결승전에서 신유빈은 계속 끌려다닌 끝에 2-4(8-11 5-11 9-11 11-7 11-7 8-11)로 졌다. 그러나 신유빈이 리마에서 설욕에 성공하면서 둘의 통산 상대 전적은 1승 1패가 됐다. 신유빈은 기하라 미유(27위·일본)를 3-2(11-8 4-11 16-18 13-11 11-5)로 제압하고 올라온 베르나데트 쇠츠(16위·루마니아)를 상대로 올해 2번째 WTT 단식 우승에 도전한다. 1995년생으로 신유빈보다 9살 많은 쇠츠는 10년 가까이 루마니아 탁구 간판으로 활약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신유빈과 쇠츠의 첫 맞대결은 한국시간으로 7일 오전 7시 시작한다. 신유빈은 전지희와 짝을 이뤄 나선 여자 복식에서도 결승에 올라 2관왕에 도전한다. 랭킹 1위인 신유빈-전지희 조는 이날 치른 준결승에서 프리티카 파바드-루츠 카미유 조(12위·프랑스)를 3-2(14-16 11-3 11-2 8-11 11-4)로 제압했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결승에서 김나영-최효주 조와 챔피언을 가린다. 랭킹이 없는 김나영-최효주 조는 준결승에서 랭킹 11위 기하라-나가사키 미유(일본) 조를 3-2(11-6 4-11 11-13 14-12 12-10)로 물리치는 이변을 일으키고 결승에 올랐다. 남자 복식에서는 이상수-조대성 조(6위)가 크리스티안 카를손-마티아스 팔크 조(7위·스웨덴)를 3-2(11-1 11-6 2-11 7-11 11-8)로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상수-조대성 조는 결승에서 미즈키 오이카와-마쓰시마 소라 조(246위)와 한일전을 펼친다.
  • “검정무늬 선명”…제법 ‘판다’다워진 ‘쌍둥이 판다’ 근황

    “검정무늬 선명”…제법 ‘판다’다워진 ‘쌍둥이 판다’ 근황

    국내 최초 쌍둥이 아기 판다의 생후 27일차 근황이 공개됐다. 에버랜드는 지난 3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탄생 27일차 공주님들”이라는 글과 함께 쌍둥이 판다의 최근 모습을 공개했다. 쌍둥이 판다들은 지난달 7일 엄마 아이바오와 아빠 러바오 사이에서 태어난 쌍둥이 판다 자매다. 6일 기준으로 생후 30일차가 됐다. 공개된 사진과 영상을 보면 새끼 판다들의 눈, 귀, 등, 앞다리, 뒷다리 등의 검은색 무늬가 더 선명해진 걸 확인할 수 있다.쌍둥이 판다는 무럭무럭 자라 체중 800g을 넘겼다. 첫째는 아빠 러바오를 닮은 V자, 동생은 엄마 아이바오를 닮은 U자 형태로 등에 무늬도 생겼다. ‘송바오’라고 불리는 사육사 송영관씨는 쌍둥이 판다가 스스로 몸 뒤집기에 성공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그는 “마치 첫 뒤집기에 성공한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처럼 벅차오른다”며 “그 모습이 너무 예쁜 나머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한편 판다는 임신과 출산이 극히 어려운 동물로 가임기가 1년에 단 한 번이다. 보통 3~4월경의 하루에서 사흘가량만이 임신할 수 있는 시기로 알려져 있다. 에버랜드는 혈액·소변 검사 등을 통해 아이바오 부부의 호르몬 변화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해가며 짝짓기 성공 확률이 높은 시기를 찾아내 지난 2월 중순 자연 교배에 성공했다. 쌍둥이 아기 판다는 지난 7일 산모 아이바오가 진통을 시작한 지 1시간여 만인 오전 4시 52분과 오전 6시 39분, 1시간 47분 차로 태어났다. 언니 판다는 180g, 막내 판다는 140g이었다. 현재 몸무게가 98㎏에 이르는 ‘맏언니’ 푸바오(3세)는 2020년 7월 태어날 당시 197g이었다. 아기 판다들은 아직 이름이 없다. 생후 100일이 지나면 공모를 받아 이름을 결정할 계획이다.
  • 흉기 들고 고등학교에 들어와 교사 찌르고 도주한 20대 남성 검거

    흉기 들고 고등학교에 들어와 교사 찌르고 도주한 20대 남성 검거

    20대 남성이 수업 중이던 고등학교에 침입해 40대 교사를 흉기로 찌르고 달아났다 검거됐다. 4일 대전대덕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20분쯤 범행 2시간 17분 만에 사건 현장에서 서남쪽으로 7∼8㎞ 정도 떨어진 중구 태평동의 한 도로에서 용의자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이날 오전 10시 4분쯤 대전 대덕구 S 고등학교에 침입해 교사 B(49)씨의 얼굴과 가슴, 팔 부위 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르고 도주했었다. A씨는 이날 오전 9시 좀 넘어 이 학교 교무실로 찾아와 “이 학교 졸업생이다. B 선생님 계시냐”고 물었고, 동료 교사들이 “수업하고 있다”고 하자 밖으로 나갔다. A씨는 교실 근처에서 1시간쯤 기다렸다 B씨가 수업을 마치고 화장실을 가자 뒤쫓아 흉기로 얼굴 등을 수차례 공격했다. 교사 B씨는 곧바로 학교 1층 행정실로 몸을 피한 경찰에 신고했고, A씨는 그대로 달아났다. B씨는 생명이 위독한 상태로 대전을지대병원으로 옮겨져 긴급 수술을 받고 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강력범죄수사대, 경찰특공대 등 200여명의 인력을 동원해 A씨 추적한 끝에 검거했다. 이날 수업을 받던 학생들은 안전을 위해 교실에서 대기하며 경찰 수사 상황을 기다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교사 B씨가 A씨에게 “내가 잘못했다”는 말을 했다는 목격자 진술로 미뤄 A씨가 면식범인 것으로 보고 범행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학부모 여부 등을 캐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S 고교와 주변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학교 주변에 있던 홍모(19)씨는 “동생도 이 학교 2학년인데 무슨 일을 당하지 않았나 불안해서 나왔다”면서 “학생들이 많이 따르던 선생님인 걸로 아는데 어쩌다가…”라고 말했다. 학교 주변에는 학부모로 보이는 주민들이 불안한 눈빛으로 교내를 초조하게 바라봤다. 아들이 이 학교 3학년생이라는 학부모는 “조금 전에 아들이 ‘엄마 나 안전하니까 걱정하지 마’라는 문자를 보냈지만 아직도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고 학교 정문 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한 학부모는 “예전부터 학부모들이 학교 출입이 너무 허술한 것 같아 교문을 막아 외부인이 들어가지 못하게 해달라고 몇 번을 요청했었다”며 “말을 안 듣더니 결국 이런 사달이 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교 앞 편의점 주인은 “너무 무서워서 1시간 정도 편의점 문을 잠가놨다”고 당시 상황으르 전했다.
  • 김현숙 장관 “잼버리 추가 지원해 온열환자 막는다”

    김현숙 장관 “잼버리 추가 지원해 온열환자 막는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현장에서 온열질환자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정부가 에어컨 설치된 쿨링버스 130대를 추가 배치하고 외부 활동 비중이 큰 프로그램을 운영 중지하는 등 폭염 대책을 마련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4일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폭염에 따른 온열환자 발생을 예방할 수 있도록 관련대책을 추가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이날부터 참가자 전원에 냉동생수 1인당 1일 5병, 쿨링 마스크, 모자, 자외선 차단제, 아이스팩 및 얼음, 염분알약(64만 5000정) 등 폭염 대비 물품을 지급한다. 또 냉방시설과 침상을 갖춘 휴식용 버스 5대를 확보하고, 에어컨을 가동하는 쿨링 버스 130대를 배치할 예정이다. 무더위에 노출되는 영내 야외활동도 전면 운영을 중단했다. 온열질환자 등 환자 증가로 부족한 의료 인력 확보를 위해서 의사 23명이 추가 배치됐으며, 영내 5개 잼버리 클리닉 운영시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잼버리 클리닉이 폭염 대피소 역할을 겸할 수 있도록 냉방기 11대와 발전기 10대를 추가 설치하고, 참가자들이 영지로 복귀할 때 이용할 차량도 10대를 추가 배치했다. 영지 내 그늘 확보를 위해 군의 지원을 받아 그늘막도 추가 설치될 예정이다. 김 장관은 “예비비 69억원을 통해 냉장냉동탑차, 냉방버스 등 필요 물품 등을 확보해 폭염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여가부 자체 전용 9억원으로 손선풍기, 모자 등을 스카우트 참가 대원들에게 지급하고, 특별교부세 30억원은 금일 오전 전라북도로 교부돼 온열환자 응급조치 물품 지원 등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설명했다.
  • 억압받는 여성들의 강렬한 욕망과 춤 ‘베르나르다 알바’

    억압받는 여성들의 강렬한 욕망과 춤 ‘베르나르다 알바’

    권위적인 엄마가 딸들의 인생을 극도로 통제하고 억압한다. 한창 마음이 불타오를 시기에 괜찮은 남자라곤 하나밖에 모르고 다섯 자매 중 세 명이나 그 남자를 두고 사랑을 다툰다. 무겁고 섬뜩한 설정이 뭔가 심상치 않은 이야기가 펼쳐지리란 것을 예고한다.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 중인 ‘베르나르다 알바’는 보통의 뮤지컬과는 다른 결을 가진 작품이다. 남녀간의 사랑을 주제로 한 뮤지컬이 아름다운 멜로디로 절절한 사랑을 노래하고, 남자 주인공은 왕자님처럼 등장해 여자 주인공을 반하게 만들고, 사랑을 표현하는 멋진 춤까지 선보이는 것과 달리 ‘베르나르다 알바’는 대체로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 속에 남자 주인공도 등장하지 않은 채 사랑 이야기를 전개한다. 작품은 1930년대 초 스페인 남부 지방 어느 마을에 사는 여인 베르나르다 알바가 두 번째 남편의 8년상을 치르는 동안 다섯 딸에게 극도로 절제된 삶을 강요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알바는 “이제는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이라는 선언과 함께 “내 보호 안에서만 편안하게 숨 쉴 수 있지”라고 말하며 딸들에게 검은 상복을 입히고 지내도록 한다. 자유를 갈망하는 딸들에게는 봉쇄 수도원에 사는 것 같은 삶이 주어졌을 뿐이다.어두운 배경과 검은 옷을 입고 나서는 배우들로 긴장감이 높아진 무대에선 욕망의 대결이 펼쳐진다. 첫째 딸 앙구스티아스가 젊고 잘생긴 청년 뻬뻬와 결혼을 약속하자 동생들이 밀회를 즐기거나 그의 사진을 훔치는 등 사랑과 질투, 온갖 욕구가 뒤엉켜 갈등이 증폭된다. 광기가 점점 폭발하는 중에도 누구도 평화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이야기는 끝내 비극을 향해 달려간다. 극을 풀어가는 백미는 플라멩코다. 손뼉과 발바닥 소리가 만드는 리듬과 강렬한 춤사위가 자매들의 내면의 상태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뻬뻬를 비롯해 그 어떤 남자도 등장하지 않는 상황 속에 10명의 여자 배우들의 목소리와 움직임만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도 색다르다. 스페인 시인이자 극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1898~1936)가 쓴 희곡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이 원작이다. 밀도 높은 긴장감이 공연 내내 팽팽하고 뮤지컬이지만 연극 같기도 한 매력이 있다. 국내에선 2018년 초연, 2021년 재연에 이어 이번이 삼연째다. 이번 시즌 처음 합류한 변유정 연출은 “초연과 재연을 통해 쌓인 작품의 미학적 특징을 유지하면서 알바를 중심으로 인물 간 심리적 구도와 배우들의 밀도 있는 에너지가 잘 드러나도록 무대, 안무, 조명, 의상을 새롭게 바꿨다”고 설명했다. 6일이 마지막 공연이다.
  • 홍자매 “눈빛으로 바이올린·첼로 호흡 척척”

    홍자매 “눈빛으로 바이올린·첼로 호흡 척척”

    1977년 1월 태어난 언니는 바이올리니스트가 됐다. 같은 해 12월에 태어난 동생은 첼리스트다. 바이올리니스트 홍수진과 첼리스트 홍수경 자매는 덴마크 국립교향악단의 악장과 첼로 수석으로, 또한 실내악단 트리오 콘 브리오 코펜하겐 멤버로 함께하는 직장 동료이기도 하다.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홍자매’가 5년 만에 내한공연을 한다. 두 사람은 오는 11~20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23 클래식 레볼루션’에 두 차례 나선다. 클라리넷 연주자인 첫째 홍수연(47), 오보에 연주자인 막내 홍수은(45)까지 네 자매 모두 음악가다. 함께 오스트리아 빈에서 공부하다 석사를 마치고 흩어졌는데 두 사람은 홍수경의 남편 옌스 엘베케어와 1999년 트리오를 결성한 것을 계기로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 서면으로 만난 두 사람은 “지금까지 1700회 넘는 트리오 연주를 유럽, 미국, 남미, 아시아에서 했다”면서 “1년에 120번 넘게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다 보니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텔레파시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 악단의 장점을 묻자 “솔직할 수 있고, 어떤 일이 있더라도 같이 밥을 먹고 자고, 인생의 기쁘고 슬픈 모든 일을 함께 나누며 수많은 순간과 감정들을 음악을 통해 표현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사생활과 일을 구분하기 힘들 때가 있다”면서도 “음악은 일이 아닌 삶이라 서로 얽히고설켜서 하모니와 불협화음을 만들어 가는 것 같다”는 명품 콤비다운 답이 돌아왔다. 두 사람은 오는 14일 트리오 콘 브리오 코펜하겐 멤버로 브람스 피아노 트리오 1번과 차이콥스키 피아노 트리오 가단조를, 17일 인천시립교향악단과 함께 브람스 이중협주곡 가단조를 선보인다.
  • 20대 학습·업무능력 뚝… 코로나 비대면 부작용 겪는 美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보편화된 비대면 원격 교육의 부작용이 미국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다. 비대면 수업 때문에 20대 청년의 학습과 업무능력이 떨어지자 기업은 신입사원 재교육에 수백만 달러의 비용을 들이고 있다. 부모와 자녀에 대한 돌봄 부담이 가중된 40~50대 X세대는 주말이면 교회로 향하던 발길을 끊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계산대에서 거스름돈을 계산하는 법, 직장에서 사람들과 협력하는 기술, 엔지니어들의 공학 기초 역량 등 청년들의 노동생산성이 전반적으로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문 서비스직의 일자리가 채워지지 않고 새로운 상품의 시장 출시가 지연된다고 분석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 5분기 동안 노동생산성이 1948년 이후 가장 긴 기간 동안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 적합한 노동자를 찾는 데 더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입하고 있고, 채용하더라도 새로운 직원의 업무 능력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또 신입사원에게 엘리베이터에서 대화하는 법부터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기술까지 재교육을 위해 수백만 달러를 추가 지출하고 있다. 2020년 이후 엔지니어, 군인, 간호사가 응시하는 국가 공인 전문 자격증의 합격률과 점수는 모두 떨어졌다. 미국에서 전문 엔지니어로 취업하기 위한 공학 기초 시험 응시자 약 4만명의 평균 점수는 코로나19 기간 약 10% 하락했다. 미국 공학 및 측량 시험위원회(NCEES) 대표인 데이비드 콕스는 “점수 하락은 현업에 종사하는 엔지니어의 수가 줄어들고 역량도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구조 엔지니어들은 교량과 도로 건설에 트러스를 사용하는 것에 관한 질문에 답하지 못했는데, 이는 공공 안전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기간 많은 학교의 졸업 요건이 완화됐음에도 고등학교 졸업률은 오히려 떨어졌다. 대학 입학시험 점수는 3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 중 하나인 ACT의 대표 재닛 고드윈은 “고등학교 졸업생 상당수가 대학과 직장에 필요한 기본적인 학업 능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2020년 원격수업으로 전환된 뒤 미국의 초중등 학생들의 학업 능력은 평균 약 4개월 정도 뒤처졌다. 일부 학교의 경우 2021년까지 학업 부진 상태가 유지됐다. 전국 학업성취도평가에서 4학년과 8학년 학생들의 점수는 3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교회에 출석하는 4050의 숫자도 급격히 줄었다. 최근 애리조나 크리스천 대학교의 문화연구센터에서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예배에 참석한 39~57세 인구의 비율은 2020년 41%에서 2023년 28%로 감소했다. 팬데믹 기간 많은 사람이 정기적으로 예배에 참석하던 습관을 버렸고 엔데믹 이후에도 교회로 돌아가지 않았다.
  • 언니는 바이올린 동생은 첼로… 눈빛만 봐도 아는 환상의 홍자매가 온다

    언니는 바이올린 동생은 첼로… 눈빛만 봐도 아는 환상의 홍자매가 온다

    1977년 1월 태어난 언니는 바이올리니스트가 됐다. 같은 해 12월에 태어난 동생은 첼리스트다. 바이올리니스트 홍수진과 첼리스트 홍수경 자매는 덴마크 국립교향악단의 악장과 첼로 수석으로, 또한 실내악단 트리오 콘 브리오 코펜하겐 멤버로 함께하는 직장 동료이기도 하다.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홍자매’가 5년 만에 내한공연을 한다. 두 사람은 오는 11~20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23 클래식 레볼루션’에 두 차례 나선다. 클라리넷 연주자인 첫째 홍수연(1976년생), 오보에 연주자인 막내 홍수은(1978년생)까지 연년생인 네 자매 모두 음악가다. 같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공부하다 석사를 마치고 흩어졌는데 두 사람은 홍수경의 남편이자 피아니스트인 옌스 엘베케어와 1999년 트리오를 결성한 것을 시작으로 덴마크 국립교향악단에서 활약하는 지금까지 음악 인생을 함께하고 있다. 오케스트라에서 트리오의 연 60~70회 국제 연주 활동과 병행할 수 있는 특별계약을 한 덕분에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다.워낙 오래 함께하다 보니 서로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공연을 앞두고 서면으로 만난 두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서로의 제일 큰 선의의 경쟁자이자 기둥이 되어 주었고, 지금은 외국 생활과 바쁜 연주 일정을 소화하면서 삶과 음악의 가장 소중한 멘토 및 조언자가 됐다”고 말했다. 전 세계를 돌며 지금까지 해온 트리오 연주만 1700회가 넘는다. 뮌헨 ARD, 피렌체 비토리오 구이 등 유명 콩쿠르를 휩쓰는 성과도 있었다. 홍자매는 “1년에 120번 넘게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다 보니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텔레파시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랜 활동기간만큼이나 쌓인 추억도 많다. 미국 뉴욕에서 베토벤 ‘유령’ 트리오를 연주할 때는 2악장 연주 중 화재 경보가 울려 대피하는 일도 있었고, 피아노 페달이 떨어졌던 기억도 있다. 미국 중부 지방과 시애틀에서는 눈보라 때문에 연주회장이 아닌 호텔에 갇힌 일도 있고, 지난해 미국 순회 연주 때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플로리다주 팜 비치로 가는 비행기가 취소돼서 17시간 운전을 해서 이동하기도 했다. 가족 악단의 장점을 묻자 “솔직할 수 있고, 어떤 일이 있더라도 같이 밥을 먹고 자고, 인생의 기쁘고 슬픈 모든 일을 함께 나누며 수많은 순간과 감정들을 음악을 통해 표현할 수 있다”고 했다. 불편한 점으로는 “사생활과 일을 구분하기 힘들 때가 있다”면서도 “음악은 일이 아닌 삶이라 서로 얽히고설켜서 하모니와 불협화음을 만들어 가는 것 같다”는 명품 콤비다운 답이 돌아왔다.14일은 트리오 콘 브리오 코펜하겐 멤버로 브람스 피아노 트리오 1번과 차이콥스키 피아노 트리오 a단조를, 17일은 인천시립교향악단과 함께 브람스 이중협주곡 a단조를 선보인다. “브람스 피아노 트리오 1번은 20세의 젊은 브람스의 열정과 35년 후 거장이 된 브람스의 손길이 한 곡에 함께 담겨 있는 매우 특별한 곡입니다. 초창기 때부터 우리를 동반해온 곡이고, 브람스 전곡 사이클 및 여러 번의 숙성 과정을 거쳐 우리만의 유니크한 해석을 꾸준히 만들어 가는 중이라고 할 수 있죠. 차이코프스키 트리오는 우리 트리오의 러시안 음악에 대한 애정이 두드러지게 보이는 곡입니다. 차이코프스키는 유별히 각별한 곡이에요. 마치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나 도스토예프스키의 명작을 읽는 것 같아요.” 전 세계에서 여전한 인기지만 자매는 한국에서의 활동을 늘려갈 계획을 전했다. 초창기엔 실내악에 대한 한국 관객들의 관심이 적었지만 지금은 여러 실내악 단체가 내한할 정도로 인식이 달라졌다. 두 사람은 “5년 만의 내한공연인 만큼 설렘이 앞선다”면서 “1999년 유학 시절에 창단해서 24년 동안 수많은 공연과 끊임없는 호기심과 연구로 갈고 닦은 저희 앙상블을 5년 만의 뜻깊은 내한 공연에서 최상의 연주로 만나 뵙고 싶다. 많은 관심부탁드린다”는 인사를 전했다.
  • [포토] 이강인, 벤치에서 경기 시작

    [포토] 이강인, 벤치에서 경기 시작

    프랑스 프로축구 파리 생제르맹(PSG)의 이강인이 전북 현대와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일단 벤치에서 시작한다. PSG와 전북은 3일 오후 5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쿠팡플레이 시리즈 3차전 친선경기를 갖는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이강인을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의 출전을 장담한 만큼 출전이 유력하다. 그는 “이강인은 경기를 뛰기 좋은 컨디션이다. 내일 분명히 뛴다. 몇 분일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뛸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출신 특급 공격수 네이마르는 선발로 출격한다. 네이마르는 방한에 앞서 소화한 일본 투어 3경기에선 모두 결장했다. 가벼운 부상 때문이었으나 제 컨디션을 찾은 것으로 판단된다. 네이마르는 마르코 베라티, 다닐루 페레이라, 킬리안 음바페의 동생 에당 음바페 등과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북은 새롭게 합류한 공격수 박재용, 하파 실바, 토마스 페트라섹, 한교원, 홍정호, 문선민 등이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백승호와 박진섭 등은 후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단 페트레스쿠 전북 감독은 “전반과 후반을 나눠 두 팀으로 나눠서 뛸 계획이다. 선수당 최대 45분씩 뛰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 “카트노동자 죽음 사과하라”…마트노조, 코스트코 본사앞 추모 집회

    “카트노동자 죽음 사과하라”…마트노조, 코스트코 본사앞 추모 집회

    지난 6월 외국계 대형 할인마트인 코스트코 하남점에서 일하던 김동호(29) 씨 사망과 관련,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이 2일 오전 광명 코스트코 코리아 본사 앞에서 추모집회를 열고 사측의 사과와 근로자의 처우 개선을 촉구했다. 노조 관계자 등 80여 명은 이날 오전 10시 경기 광명시 코스트코 코리아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29세 청년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코스트코는 사과하고,정규 인력 충원 및 노동환경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건희 노조 코스트코 지회장은 “우리의 동료 동호 씨는 35도의 폭염 속에서 성실히 일하다가 젊고 꽃다운 나이에 산재로 목숨을 잃었으나, 40여일이 지난 지금까지 조민수 코스트코 대표 등 사측은 한마디의 유감 표명과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30세도 되지 않은 청년의 목숨이 끊겼는데 대체 코스트코는 무엇을 믿고 이렇게 오만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는 유족인 동호 씨의 형 동준 씨도 참석했다. 동준 씨는 “동생은 탈수와 온열에 의한 폐색전증으로 주차장 한쪽에서 외롭게 숨을 거뒀다”며 “직원들 증언 등에 따르면 코스트코에서는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온열 질환 예방 수칙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지켜진 바가 없는데, 조민수 대표는 장례식장에 찾아와 ‘원래 지병이 있지 않았느냐’며 직원들을 추궁하는 등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코스트코는 고용노동부 수사 과정에서 조사받는 직원들 동의 없이 사측 변호인 선임계에 그들의 이름을 기재했고, 변호인을 입회하도록 해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하게 했다”며 “동호와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남은 노동자들을 위해서라도 코스트코 관계자들은 점진적으로 노동 환경을 개선해나가길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동호 씨는 지난 6월 19일 오후 7시 코스트코 하남점 주차장에서 카트와 주차 관리 업무를 하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 동호 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시간여 뒤인 오후 9시 18분 숨졌다. 노조에 따르면 동호 씨 사망 당시 병원 측이 발급한 최초의 사망원인 진단서 상 사인은 ‘폐색전증’으로 기록됐으나, 지난 6월 23일 발급된 최종 사망원인 진단서에는 사인이 ‘폐색전증 및 온열에 의한 과도한 탈수’로 변경됐다.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광역중대재해수사과는 해당 사고와 관련,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럼에 적셔 폭신 달콤한 바바의 대모험/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럼에 적셔 폭신 달콤한 바바의 대모험/셰프 겸 칼럼니스트

    이탈리아 나폴리 골목을 거닐다 보면 흥미로운 이름의 디저트가 눈에 띈다. ‘바바’라고 불리는 달콤한 빵이다. 버섯 모양을 한 브리오슈 빵에 럼을 넣은 시럽을 적셔 만든 것으로 종종 커스터드 크림이 올려져 있다. 단것을 좋아하는 이라면 카페나 식당에서 한 번쯤 사 먹어봄 직하지만 관심 없는 이들은 그저 촌스럽게 생긴 시골 디저트로 치부하기 쉽다. 작고 볼품없어 보이지만 보기와는 달리 유럽의 다사다난한 정치사를 품고 있는 흥미로운 친구가 바로 바바다. 나폴리 바바의 정확한 명칭은 ‘바바 나폴레타노 알 럼’이다. 나폴리식이란 이름이 붙은 데서 추측할 수 있듯 바바는 원래 나폴리 음식이 아니었다. ‘바바 오 럼’이라는 프랑스 디저트의 나폴리 버전이다. 어째서 프랑스의 디저트가 나폴리까지 건너가게 됐는가에 대한 연유를 따지다 보면 18세기 격동의 유럽 정치 속 폴란드까지 당도하게 된다. 이제부터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바바와 함께하는 모험에 빠져 보자.바바의 기원은 생뚱맞게도 나폴리나 프랑스가 아닌 폴란드의 비운의 왕 스타니슬라스 레슈친스키로부터 시작된다. 폴란드의 귀족이었던 레슈친스키는 1700년부터 20년간 벌어진 발트해 국가 간의 전쟁 중 스웨덴 제국의 지원을 받아 폴란드 국왕으로 즉위한다. 스웨덴이 러시아의 전신인 루스 차르국에 패하자 레슈친스키는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를 당하다 다시 왕위에 오르지만 또 폐위되는 수모를 겪고 오늘날 프랑스 로렌 지방에서 여생을 보내게 된다. 일설에 따르면 알자스와 마주하고 있는 로렌 지방에서 머무르던 레슈친스키가 알자스의 전통 빵으로 알려진 쿠겔호프가 너무 말랐다고 불평하자 그의 요리사이자 파티시에였던 니콜라 슈토레르는 달콤한 주정강화 와인인 마데이라에 빵을 적시는 아이디어를 냈다. 레슈친스키는 달콤한 술에 적신 빵에 만족했고 이것이 최초의 바바였다고 전해진다. 어떤 이들은 레슈친스키가 불평에 그치지 않고 화가 나 마데이라 와인병을 던졌는데 이때 흘러나온 와인이 우연히 쿠겔호프에 스며들게 된 것이 시초라고 주장하지만 좀 억지스러운 구석이 있는 이야기다.바바란 이름의 정체도 사실 분명치 않다. 혹자는 레슈친스키가 천일야화에 나오는 알리바바 이야기를 특히 좋아해서 바바란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도 있고 단순히 폴란드의 ‘바브카’란 디저트에서 비롯됐다는 설도 있다. 어찌 됐든 비운의 왕이 즐겨 먹던 바바의 운명은 이제 겨우 기지개를 켤 뿐이었다. 1725년 레슈친스키의 딸 마리아가 프랑스의 국왕 루이 15세와 혼인하게 되면서 파티시에인 슈토레르도 함께 파리로 향했다고 전해진다. 새로운 왕비가 좋아하는 디저트는 금세 프랑스 상류층에게 인기를 끌었고 바바는 창의적인 파티시에들에 의해 어려 형태로 변형됐다. 원래는 마데이라 와인이 들어가지만 럼을 이용한 레시피가 가장 범용적인 형태로 자리잡았다. 럼은 유럽 열강들이 신대륙에서 운영한 대규모 사탕수수 농장에서 탄생했다. 사탕수수즙이나 설탕을 만들고 남은 부산물인 당밀을 발효시켜 증류한 술로 위스키나 와인에 비해 저렴해 인기였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카리브해의 마르티니크섬에서 사탕수수즙을 짜서 만든 ‘럼 아그리콜’은 프랑스 본토에서도 유행했고, 럼을 이용한 디저트들이 생겨났는데 바바도 그중 하나였다. 프랑스에서 바바는 곧 럼을 넣어 만드는 디저트로 굳어졌다.시간은 흘러 루이 16세가 프랑스 국왕으로 즉위하고 오스트리아의 왕녀 마리 앙투아네트를 왕비로 맞이한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언니 중 한 명인 마리아 카롤리나는 스페인의 국왕이자 나폴리 왕국의 왕을 겸한 페르디난도 1세의 왕비였다. 두 자매는 사이가 특별히 돈독했다고 전해지는데 언니가 동생이 있는 파리 궁정의 대표적인 디저트로 자리잡은 바바를 맛보고 싶었는지 아니면 동생이 권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나폴리 궁정에서 요리를 담당한 프랑스 출신 요리사 몬수가 자신만의 레시피로 나폴리식 바바를 만들어 냈다. 나폴리식 바바는 왕 내외를 비롯한 나폴리 상류층의 입맛을 사로잡게 되면서 나폴리의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음식은 변형되기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바바는 럼을 적셔 만든다는 기조에는 큰 변함이 없다. 나폴리에서는 바바에 커스터드 크림이나 생크림, 초코크림을 곁들이는 등 사람들의 기호에 따라 다양한 변주가 시도됐다. 심지어 나폴리 근교의 특산품인 레몬으로 만든 리큐어인 리몬첼로를 럼 대신 사용한 ‘바바 알 리몬첼로’도 등장한 걸 보면 왜인지 모르게 바바의 모험은 아직 끝난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살기 위해 이혼” 돌싱글즈4 출연자 “○○ 때문에”

    “살기 위해 이혼” 돌싱글즈4 출연자 “○○ 때문에”

    지난달 30일 방송된 MBN ‘돌싱글즈4’에서는 ‘미국 돌싱남녀 10인’ 듀이, 리키, 베니타, 소라, 제롬, 지미, 지수, 톰, 하림, 희진이 첫째 날 밤을 맞아 이혼 사유를 고백했다. 이날 하림은 “내 전남편은 어떤 종교를 믿었다. 나는 그 종교에 대해서 잘 모르고 결혼했다. 전남편은 그 종교를 나왔고 가족이 다 그 종교”라면서 “결혼하고 나니까 내 인생이 그 종교 안으로 제한됐다. 나는 되게 자유로운 사람인데 낯선 이들이 내 인생을 통제하려고 하니까 큰 압박감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그 종교에 대해 전혀 몰랐냐’는 질문에 하림은 “이름만 슬쩍 들었는데 나는 워낙 오픈마인드니까 ‘그런 게 있을 수 있구나’ 이렇게 생각만 하고 넘어갔다. 깊게는 몰랐다”라고 답했다.그러나 결혼한 뒤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가부장적인 시가의 분위기가 겹치면서 종교 문제는 더욱 심한 압박이 됐다. 하림은 “제가 그 종교를 안 믿으니까 시댁이 바랐던 아들의 인생이 어긋나서 저를 많이 탓했다. 시부모님이 연세도 많으셔서 옛날 한국 방식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이 종교의 규칙뿐만 아니라 옛날 한국 문화가 같이 섞이니까 여자에게 되게 불공평해지더라”면서 “며느리니까, 내 동생의 와이프니까 ‘하라는 대로 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이어 “종교에 대한 트라우마, 여성에 대한 어긋난 시선, 제가 뚫을 수 없는 벽을 가진 사람과 사는 게, 내가 이 결혼생활을 하루라도 더 지낸다면 나 자신을 잃고, 살 수 있는 생각이 안 들었다”는 하림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리며 “살기 위해서 이혼했다”라고 말했다.
  • 김준호 ‘정관수술’ 고민하는 속사정

    김준호 ‘정관수술’ 고민하는 속사정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는 펜싱 선수 김준호와 아들 은우가 할머니댁에 방문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갑작스레 동생 정우가 생겨 서운함을 느끼는 은우를 위해 사랑이 듬뿍 담긴 특급 케어를 선사한다고 해 기대를 모은다. 김준호는 할머니가 아들 셋을 권유하자 “진지하게 정관 수술 고민 중”이라며 힘든 육아에 단호한 답을 내놓았다는 후문이다.
  • “돈 문제로 다투다”…동생 찌른 친형 ‘긴급체포’

    “돈 문제로 다투다”…동생 찌른 친형 ‘긴급체포’

    금전 문제로 다투다가 동생을 흉기로 찌른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친동생을 흉기로 찌른 혐의(살인미수)로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4시 15분쯤 수원시 영통구 소재 부친의 집에서 금전 문제로 동생 B씨와 말다툼을 하다가 집 안에 있던 흉기로 B씨의 가슴 부위를 한 차례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아버지 C씨는 곧바로 아들 B씨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고, A씨는 현장을 벗어나 자신이 사는 서울의 집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B씨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이다. 가족들은 사건 발생 나흘이 지나 지난달 31일 A씨를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신고 당일 서울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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