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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형사의 동상이몽 ‘마지막 늑대’

    누구 눈치도 보지 않고 놀멘놀멘 살 수 있는 방법이 어디 없을까.양동근·황정민 주연의 ‘마지막 늑대’(제작 제네시스픽처스·새달 2일 개봉)는 우선 무위도식의 희망사항을 스크린에 새겼다는 점에서 입맛을 당기게 한다. 서울에서 강력계 형사로 뛰던 최철권(양동근)이 인간적인 삶을 기대할 수 없는 과중한 업무에 염증을 느껴 ‘개점휴업’을 선언하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된다.그렇게 해서 자원해간 곳이 강원도 두메산골의 손바닥만한 파출소(이름까지 ‘무위파출소’).평생 범죄자하고는 말 한마디도 못해봤을 것 같은 느려터진 파출소장(장항선)과 순박한 총각 순경 고정식(황정민)이 무료하게 그곳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복잡한 사건에 얽히지 않고 편안히 하루하루를 보내려고 작정한 철권과,사건이 없는 시골생활을 견딜 수 없어 시키지도 않은 일을 저지르고 다니는 정식.반대편 꼭지점에 선 듯 대조적인 두 캐릭터가 이야기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철권이 산그늘에 누워 시간을 죽이는 게 낙이라면,정식은 남아도는 시간과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 나무그루 수를 세다 나중엔 소 대신 밭갈이까지 할 정도.서로의 삶의 방식을 비웃는 둘의 시시콜콜한 신경전을 지켜보며 관객은 일정한 리듬의 코믹 시소타기를 하게 된다. 영화속에서 ‘근면성실’은 캐릭터들의 인격을 가늠하는 잣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적막한 강원도 산골에 지어진 세트장속 해프닝이 꼬리를 무는 이야기에는 관객의 신경줄을 조이는 긴장요소란 눈을 씻고 봐도 없다.양동근 특유의 부스스한 외모와 어눌한 말투,강원도 사투리를 맛깔나게 구사하는 황정민의 대사연기에 멀찍이 눈귀만 열어두면 된다. 그러나 동상이몽의 두 형사가 엮는 해프닝만으로 밑그림을 완성하기엔 처음부터 역부족.서울진출을 노리는 정식을 주저앉히기 위해 사건을 만들기로 작정한 철권은 동네 사찰의 탱화를 미끼삼아 문화재 털이범들을 유인한다.한가하던 화면에 폭력이 끼어들고 범죄자와 형사가 벌이는 ‘원초적인 대립’으로 초점을 옮기며 영화는 후반부에 적잖은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소박한 배경에 컴퓨터그래픽,특수효과 등의 기술적인 시도가 전혀 드러나지 않는 무공해 자연주의 영화인 것만은 분명하다.하지만 장르를 잘라 말하기엔 태도가 어정쩡하다.코미디라고 쳐주기엔 웃음의 강도가 미약하고,등장인물들의 동선이 적어 형사액션물로도 걸맞지 않다.‘연기파’로 첫손에 꼽히는 두 배우가 연기를 하다만 것 같은 찜찜함을 남기는 건 왜일까.감독이 농반진반 ‘조울증 코미디’라고 이름붙였는데,영화의 종잡을 수 없는 색깔에 대한 완곡한 변명이었을까.구자홍 감독의 데뷔작. 황수정기자˝
  • [나비스코챔피언십] ‘동상이몽’ 격돌

    ‘최연소 커리어그랜드슬램이냐,4대 메이저 석권의 단초냐.’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상을 다투는 박세리(CJ)와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동상이몽을 꿈꾸며 격돌한다. 무대는 26일 새벽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골프장(파72·6460야드)에서 올시즌 첫 메이저대회로 개막하는 나비스코챔피언십(총상금 160만달러). “이제 2인자는 지긋지긋하다.”며 1인자 등극을 꿈꾸는 박세리와 ‘여제’로서의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려는 소렌스탐의 맞대결은 어느 때보다 화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US여자오픈·LPGA챔피언십·브리티시여자오픈 등을 석권한 박세리는 이번 대회 우승컵을 안으면 LPGA 투어의 최연소 커리어그랜드슬래머가 된다. 지금까지 LPGA 투어에서 ‘커리어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현역인 줄리 잉스터,소렌스탐,그리고 캐리 웹(호주) 등 3명을 포함해 6명이며 이중 최연소 커리어그랜드슬램 기록은 지난 2001년 26세7개월의 나이로 달성한 웹이 지니고 있다. 박세리가 우승할 경우 만 26세6개월로 한 달을 앞당기게 되며 이를 통해 1인자가 됐음을 객관적으로 증명하겠다는 게 박세리의 생각이다. 하지만 소렌스탐의 욕심은 오히려 박세리를 앞선다.첫 출장한 지난주 세이프웨이인터내셔널에서 가뿐하게 우승,건재를 과시한 소렌스탐은 나비스코챔피언십을 발판으로 4개 메이저 우승컵을 휘쓸어 진정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랜드슬램은 LPGA에서는 베이브 자하리아스와 샌드라 헤이니가 한번씩 달성했지만 당시에는 메이저대회가 2개 또는 3개밖에 없어 지금과는 다르고,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에서도 나오지 않은 대기록으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기도 하다. LPGA 홈페이지(www.lpga.com) 팬 투표에서는 58%가 이번 대회에서 소렌스탐이 우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박세리의 반격이 주목된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엄격한 출전 제한에 따라 99명만 출전하는 가운데 김미현(KTF) 박지은(나이키골프) 한희원(휠라코리아) 안시현(엘로드) 송아리(빈폴골프) 미셸 위(15) 등 15명의 한국계 선수가 출전,‘코리아 군단’의 세를 과시할 전망이다. 곽영완기자 kwyoung@˝
  • 부패에 반대한다/페터 아이겐 지음

    지난 93년에 설립된 국제투명성기구(TI:Transparency International)는 해마다 부패인식지수를 발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세계 100여개 국가에 국가별 본부(National Chapter)를 두고 있으며,국내에선 지난 2000년 사단법인 반부패국민연대가 한국본부로 인준을 받아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부패인식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평가 대상 133개국 중 50위.“10억원을 벌 수 있다면 감옥에서 10년을 살아도 부정을 저지를 수 있다.”고 대답한 청소년들이 17%에 이른다는 한 조사 결과가 말하듯 우리 사회엔 ‘부패친화적’인 문화가 온존하고 있다. 페터 아이겐(65) 국제투명성기구 회장이 지은 ‘부패에 반대한다:전지구적 부패와 맞서 싸운 사람들의 기록’(이학로 옮김,문학과지성사 펴냄)은 저자 자신이 국제투명성기구를 창설한 이래 세계 반부패 시민운동을 주도해온 과정과 업적 등 다양한 활동상을 소개한다.책은 OECD협약(국제 사업에서 외국 공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반부패협약)을 체결하게 된 배경,국가적·국제적 부패 극복을 위한 청렴서약제(Integrity Pact) 실시 등 투쟁의 기록을 가감없이 다룬다.저자는 특히 정보의 무제한적인 공유와 교환이 가능한 인터넷을 활용,시민사회가 정치단체나 기업들의 부패를 감시하는 ‘반부패 네트워크’를 만들어나갈 것을 주문한다. 국제투명성기구는 부패와 관련된 개별적 사안을 조사·폭로하거나 개인 등을 고발·공격하는 대신 시스템의 개선에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다른 NGO의 활동과 차별성을 지닌다.나무는 보되 숲을 보지 못하는 오류를 막기 위한 배려다.1만원. 김종면기자˝
  • 부산 양정동 애견거리

    부산시 부산진구 양정동 송상현 동상 맞은편 도로는 ‘애견의 메카’로 불린다.서면 쪽에서 양정 방면 왼쪽으로 쭉 따라 올라가면 낡은 목조건물과 슬래브주택,가건물이 뒤섞인 거리가 눈에 띈다.다닥다닥 붙은 가건물에는 각종 애완견센터임을 나타내는 상호가 줄지어 있어 이곳이 애완견 거리임을 짐작케 한다.20여분을 계속 걸어도 애견거리는 끝나지 않는다. 양정동 애견거리는 서면·남포동과 함께 부산의 3대 애견거리로 꼽힌다.매장 규모는 5∼20평으로 그리 크지 않다.족히 30∼40년은 돼 보이는 낡은 목조건물과 가건물 사이로 한 집 건너 들어서 있는 ‘애견센터’의 역사는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그때만 하더라도 시내 번화가인 중구 남포동에 애견센터가 대부분 몰려 있었다.이곳에는 3∼4곳만이 영업하며 겨우 명맥을 유지했다.그러나 애완견 붐을 타고 10여년 전부터 하나둘 애견센터가 들어서기 시작해 부산·경남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애견거리로 자리잡았다. 애견 200여종을 취급하는 이곳엔 웬만한 종류는 다 있다.젊은 여성층 사이에 인기가 높은 슈나우저·말티르·페지니즈·시추·코커스파니엘·미니핀·요크셔테리어 등은 물론 진돗개·셰퍼드 등 큰 개까지 저마다 자태를 뽐내며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 애견센터들이 자리잡게 된 것은 도심이면서도 다른 곳에 비해 비교적 집세가 싸기 때문.상인들은 “다른 데보다 값이 싸고 종류가 다양하다는 소문이 나면서 부산·경남 일대 애견 마니아의 왕래가 잦다.”고 소개했다.동네 가게와 달리 한 곳에 수십군데의 매장이 밀집해 있다 보니 손님들이 여기저기 둘러보며 자신이 원하는 종류와 스타일의 강아지를 구매할 수 있는 점도 애완견 거리를 만드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애완견을 사러 온 김휘수(28·여)씨는 “양정동 애견거리는 애견센터들이 밀집해 있어 원하는 종류의 개를 쉽게 만날 수 있고,다른 곳보다 값이 싸 자주 들른다.”고 말했다. 양정동에서 가장 오래된 애견센터는 20여년 전 문을 연 ‘부산애견센터’.롯데애견·보스애견·불독·취미애견사 등도 오래 전부터 간판을 걸고 성업 중이다.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한 가게가 현재는 모두 33군데로 늘어났고 동물병원 2곳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다른 곳보다 값이 10∼20% 정도 싸다 보니 인근 울산과 김해 등 경남지역에서도 손님들이 많이 온다. 대부분의 애완센터가 그렇듯 가게에는 개와 관련된 용품도 함께 취급하고 있다.사료와 간식거리는 물론 애완견용 샴푸·비누·옷·액세서리·개집·향수·티슈·개목걸이 등 각종 용품이 전시돼 있다. 그러나 이 거리도 최근 경기불황 탓 등으로 예년에 비해 매상이 반 정도로 뚝 떨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불황 여파로 예년보다 애완견 값이 전체적으로 30∼40% 정도 내렸고,최근 어린아이가 강아지로 인해 기생충에 감염됐다고 소문나면서 장사가 더 안된다고 상인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가게를 내놓은 곳도 더러 눈에 띈다.개업 6년째인 취미 애견사 주인 배경수(57)씨는 “여름철을 제외하고 대체적으로 영업실적이 비슷한데,최근에는 불황으로 애견 수요가 급감해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3·1절 기획] ‘한인사회당 참고자료’ 발굴 의미

    새로 발굴된 ‘한인사회당 참고자료’는 ‘죽음의 시대’를 살아남은 한 늙은 독립운동가의 비망록이자 러시아 내전기 재러 한인들의 투쟁사가 담긴 역사 기록물이다. 이 자료에는 1917년부터 1922년까지 만주와 연해주,시베리아 지역을 무대로 펼쳐진 독립군 무장단체들의 활동상,특히 소비에트 러시아에 대한 각 분파별 입장과 움직임이 잘 드러나 있다. 필자 리인섭은 1918년 3월 하바로프스크에서 일본군의 시베리아 출병에 대한 조직적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소집된 ‘조선정치망명자회의’의 경과를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장래 조선민족해방운동에 대한 과업을 토론하기 위하여 중령과 조선 내지에서 많은 인사들이 우리의 초청에 의해 하바로프스크에 모여들기 시작하였다.중령에서 활동하였던 김립 동지가 당도했고,하루빈과 몽골을 중심하고 중국 산군들과 연계를 갖고 공작하던 이동녕,양기탁 일행이 내도하였다.…(중략)…당시 모였던 정치망명자협의회를 공식 혹은 비공식으로 하느라고 1개월이나 지내는 어간에 두 갈래로 갈라졌다.즉 조선민족해방운동을 사회주의 운동과 결부시켜서 러시아 공산자들과 합작하자는 일파와 남의 국내전쟁에 참여할 필요가 없고 소비에트 주권에서 물질적 후원이나 받자는 이동녕 일파가 갈라졌다.전자 일파는 하바로프스크에 떨어지고 기타 인사들은 소학녕에 개최된 한족총회대표회로 갔다.” 이에 대해 반병률 교수는 “러시아 혁명후 친볼셰비키 노선을 채택한 한인사회당과 반볼셰비키적인 백위파 군대와의 연대노선을 채택한 한족중앙총회(대한국민회의)로 러시아 한인사회가 양분돼가는 과정이 내부인의 시각에서 기술돼 있다.”고 설명했다. 독립군과 러시아 적군(赤軍)의 충돌로 수많은 사상자를 낸 자유시 사변을 ‘계급투쟁’이란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점도 새롭다. “3000명의 조선 빨치산들 가운데 한 번도 적들과 전투한 적도 없고,그리고 하지 않으려고 한 단체는 오직 자유대대뿐이었다.그런 중에도 불과 300∼400명인 자유대대가 국민회의 지도하에서 3000명 되는 한행공산당을 지지하는 빨치산대를 반대하여 음모를 시도하던 사실은 우리 혁명역사에 비참한 것만큼 혁명적 경각성있게 주의 깊게 연구해야 할 사실이다.단순한 종파싸움인 것이 아니라 극심한 계급투쟁이었던 것이다.” 한인들이 러시아혁명이 일어난 1917년 당시 모스크바에서 ‘대동단’이란 조선인 노동자동맹을 만들었다는 사실과 1919년 만주와 연해주 일대에서 홍허적이란 중국마적들로부터 한인마을을 보호하기 위한 ‘지방대’라는 무장 조직이 존재했고,이 조직이 독립 무장투쟁도 함께 수행했다는 사실 등도 새롭게 드러났다. 이세영기자 sylee@˝
  •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 최재천 교수

    “여성운동을 위해 시위 한번 해본 적 없으면서 ‘여성운동상’을 수상한 것이 영광이면서도 주저하게 됩니다.그러나 이 상을 계기로 더욱 더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목청을 돋우는 일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서울대 최재천(50) 생명과학부 교수는 세계여성주간을 맞아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주최하는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자로 결정된 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기쁨을 표현했다. 지난해부터 최 교수는 호주제 폐지를 바라는 여성들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로 부각됐다.호주제 폐지를 둘러싼 논란을 ‘드센 여성계’와 ‘전통을 지키려는 유림’의 갈등으로 본 사람들에게 그의 “부계혈통주의는 생물학의 진실을 역행하는 모순”이란 통렬한 비판은 명쾌했다. 그의 주장은 생물학적으로 혈통은 모계로 연결될 뿐이라는 것에 기초한다.즉,세포 내에는 핵 이외에 세포가 사용하는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미토콘드리아라는 소기관이 있는데,핵이 융합하는 과정에서는 당연히 암수의 유전자가 공평하게 절반씩 결합하지만 핵을 제외한 세포질은 암컷이 홀로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토콘드리아의 DNA는 온전히 암컷으로부터 온다는 것이다. 호주제 폐지 위헌재판을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는 최 교수에게 ‘부계혈통주의의 과학적 근거 유무 및 호주제 존폐에 대한 전문의견’을 묻기도 했다. 또 그는 혹독한 사이버테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그를 비난하는 남성들은 ‘남자가 세상의 중심이라는 것은 세상의 진리’이며,‘여성이 남성을 보좌하는 것은 자연의 섭리다.’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단호하게 말했다.“과학자로서 저는 진리를 말하지 않습니다.과학자에게 영원한 진리는 없으며,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수도 있으니까요.하지만 동물행동학자로서,사회생물학자로서 자연의 섭리를 연구해온 것이 틀렸다고는 말하지 마십시오.” 스스로 가부장적인 집안 출신이지만,학문과 부인이 자신을 이렇게 변화시켰다는 최 교수는 “사실 호주제 폐지는 여성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자를 위해 주장한 것이다.”고 엉뚱한 말을 했다.“여성시대가 되면 편해지는 것은 사실 남성이다.요즘 진정 부계혈통의 혜택을 보고 있는 남성이 있느냐? 말로만 허울좋은 가장이지 실제로 막강한 가부장적인 권한을 휘두르는 남성이 많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별로 이득도 없는 이 제도가 여성에게는 치명적인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지요.” 허남주기자 hhj@˝
  • 강북구, 3·1운동 재현

    의암 손병희 선생 등 독립유공자들이 잠들어 있는 삼각산 자락의 봉황각 일대에서 3·1운동이 재현된다.강북구(구청장 김현풍)는 제85주년 3·1절을 맞아 주민 5000여명이 참석하는 ‘3·1 독립운동’을 재현한다고 25일 밝혔다. 재현 장소는 손병희 선생이 독립운동을 이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건립했던 봉황각이라 의미를 더한다.특히 이번 행사는 주민들에게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고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행사는 오전 10시30분 우이동 성원아파트∼도선사입구∼봉황각으로 이어지는 ‘길놀이’로 시작된다.주민들은 풍물패의 흥겨운 가락에 맞춰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하게 된다.봉황각 경내에서는 2시간여동안 손병희 선생의 행적과 한용운·최남선 등 민족대표 33인의 활동상을 생생하게 묘사한 재현극도 펼쳐진다. 행사에 참여한 주민들은 스카프,광목 등에 독립선언서를 직접 인쇄하고,독립선언서에 서약하는 손도장 찍기를 체험하며,그날의 함성을 다시 새기게 된다.3·1운동의 전개과정을 소상히 보여주는 사진 전시회와 독립군가 메들리,깃발무 등의 공연에 이어 오후 3시쯤 참가자 전원의 만세삼창으로 독립운동 재현행사는 마무리 된다.김 구청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봉황각과 독립유공자들이 잠든 삼각산 자락의 의미를 다시 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로구(구청장 김충용)도 3·1절에 당시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던 태화관길과 인사동길에서 선열들의 자주독립 정신을 되새기는 거리축제를 펼친다. 행사는 독립선언서 낭독에 이어 독립투사 33인으로 분장한 김충용 구청장을 비롯,구의원,지역 인사 등이 참여한 가운데 만세삼창을 한다.3·1운동 당시 복장을 한 500여명의 학생들이 태극기 물결행진을 벌인다.남인사마당 특설무대에서는 기념음악회도 열린다. 최용규 이동구기자 yidonggu@˝
  • [사설] 충무공 동상 옮기지 말라

    서울시가 숭례문에서 광화문을 잇는 도심에 시민광장을 조성하면서 충무공 동상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이전 대상지로는 문화부 옆 소공원 ‘광화문 열린마당’이 거론되고 있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해 서울시는 충무공 동상을 옮겨서는 안 된다.충무공은 나라를 향한 헌신과 구국을 위한 지혜,상무정신의 상징이다.그 때문에 1968년 서울신문사 주도로 서울시민만이 아니라 국민의 성금을 모아,국립현대미술관장을 역임한 조각가 김세중의 손으로 빚어,서울 중심에 세웠던 것이다.동상이 건립된 지 36년,서울 나아가 한국의 한 상징물이 됐고,늘 공(公)의 나라 사랑을 되새기는 기념물이 돼 왔다.독재자가 건립을 지시했고,군사 정권을 미화하려고 충무공 동상을 세웠다는 비판도 있다.하지만 충무공의 충의를 기리는 행사는 조선 정조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수백년 뒤 후손에 의해 이용당했다고 위대함이 사그라지는 것은 아니다. 독립문을 성산대로 건설에 거치적거린다고 북서쪽으로 80m가량 옮긴 적이 있다.그러고 나서 그 독립문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선열들의 뜻을 되새긴 자 얼마나 될까.문은 남았으되 영롱함은 바랬다.충무공 동상 이전 대상지인 광화문 열린 마당은 광화문 네거리에 비하면 외지고,위풍당당한 충무공 동상이 들어서기엔 왜소하기도 하다.정갈하고 단아하게 복원된 경복궁의 아름다움과 장대하고 묵직한 충무공 동상이 공간적으로 너무 가까이 배치되면 이 또한 어색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행정은 문화재나 국가적 상징물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행정편의에 앞서 서울시는 보행자 중심의 광장과 동상이 조화를 이루도록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 서울 도심지역 '산책천국’ 된다

    서울 도심지역이 ‘자동차 천국’에서 ‘보행자 천국’으로 탈바꿈한다.내년 4월까지 광화문·시청·숭례문 앞 등 3곳에 ‘시민광장’이 조성되고,광화문∼서울역간 교통체계가 보행자 중심으로 대폭 개선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도시환경 개선과 시민들의 휴식공간 확보를 위해 이같은 내용의 시민광장 및 보행로 조성사업을 진행한다고 16일 밝혔다.세종로 보도 확충을 위해 중앙분리대를 철거키로 함에 따라 이순신 장군 동상도 옮길 계획이다.현재 이전 부지로는 문화관광부와 광화문 사이에 자리한 광화문 열린 마당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시민광장 3곳 가운데 우선 시청 앞 광장이 오는 5월 개최되는 ‘2004년 하이서울페스티벌’ 개막에 앞서 4400평 규모의 잔디광장으로 꾸며진다.이어 각각 1800평과 1700평 규모의 광화문 광장과 숭례문 광장이 내년 4월말까지 만들어진다. 광화문∼시청∼숭례문∼서울역에 이르는 2100m 구간에는 시민들이 걸어서 이동할 수 있도록 ‘보행 벨트’가 구축된다.시는 이를 위해 기존 차로를 줄이고 보도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재 편도 8차로,왕복 16차로인 광화문∼세종로사거리 600m 구간은 양방향 차로를 각각 1차로씩 줄여 보도를 넓히고,폭 6.5m의 중앙분리대도 없앤다.세종로사거리∼덕수궁 600m 구간의 경우 서울시의회 앞 편도 6차로를 5차로로,서울신문사∼숭례문 500m 구간은 삼성생명 앞 편도 5차로를 4차로로,숭례문∼세브란스빌딩 400m 구간은 왕복 10차로에서 왕복 8차로로 축소된다. 또 정부중앙청사와 세종로 사거리,서울역 앞 등 14곳에 횡단보도가 새롭게 설치되는 등 자동차 위주의 교통체계가 보행자 중심으로 바뀐다. 그러나 역사적 의미가 큰 데다 미학적 완성도가 높은 충무공 동상을 함부로 옮겨서는 안 되며,옮긴다면 훨씬 더 좋은 위치로 가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앙분리대를 철거하자면 동상 이전이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도시계획 차원의 검토를 거쳤을 뿐”이라면서 “문화 전문가와 시민 등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
  • 지하30m “SOS” 1주일 농수관로 빠진 20대 영하의 혹한속 극적 구조

    지하 30m 농수관로 바닥에 추락한 20대가 영하의 혹한속에 1주일을 버티다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건설공사장 노무자 김모(22)씨는 지난 8일 일감이 없자 고물이라도 주우러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 위전리 야산의 지름 80㎝의 공사중인 강철 농수관로에 들어갔다.농수관로의 완만한 경사를 따라 25m쯤 진행한 김씨는 경사가 55도로 갑자기 커지는 지점에서 30m를 추락,농수관로 바닥의 칠흑같은 어둠속에 갇혔다. 몸을 간신히 돌릴 만한 공간에서 영하 10℃를 밑도는 추위와 싸운 김씨는 급경사 관로를 기어오르다 떨어지기를 수없이 반복,포기하고 농수로 바닥 얼음조각을 씹어 먹으면서 버텼다. 물에 젖은 발이 동상으로 부풀어 올라 운동화 밑창이 터졌지만 의식의 끈은 놓지 않았다.김씨는 일주일 후인 지난 15일 오후 1시 고철을 주우러 부근에 왔던 고물상 김모(48)씨가 “살려 주세요.”라는 외침을 듣고 119에 연락,구조대원들이 던져준 로프를 잡고 올라왔다. 현재 병원에서 치료중인 김씨는 발에만 동상을 입었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김씨를 구조한 파주소방서 119구조대 양영안 구조반장은 “김씨의 초인적 인내심과 생존의지가 놀랍기만 하다.”고 말했다. 파주 한만교기자˝
  • '알짜’ 대우건설 매각 동상이몽

    알짜회사로 태어난 대우건설 매각을 두고 관련 주체들이 저마다 다른 꿈을 꾸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나 은행 등 채권단은 보유주식을 공동매각키로 하고,13일 11개 채권기관이 모여 공동매각위원회를 구성했지만 강제력이 없어 이탈조짐이 나타나고 있다.일부 채권단은 개별적으로 지분매각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AMCO(47%)도 지분 독자매각 유혹에 시달리고 있다.매수자 입장에서는 대우건설 인수시 채권단이 가진 82%의 지분 가운데 KAMCO 지분만 사들여도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KAMCO는 공적자금 조기회수라는 원칙에 따라 보유지분을 조기매각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자금사정이 어려운 일부 채권금융기관을 제외한 대부분의 채권기관들은 보유지분을 공동으로 팔기를 원하고 있다.KAMCO 지분만 팔면 나머지 지분은 매수자가 없어 제값을 받기 어렵다는게 이유다. 0.5%(180여만주)의 지분을 보유한 대우건설 임직원들은 주식을 더 사들여 내심 사원지주제를 원하지만 자금력 부족으로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대우건설측은 “우리는 채권단의 입장을 존중할 뿐 별도의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은 특히 대우건설이 미국이나 일본의 대형건설업체에 넘어갈 경우 국내 건설시장이 빠른 속도로 잠식당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대우건설 인수에 미국의 HRH(미국의 에너지기업),벡텔,파슨스 등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금은 입찰제도가 까다로워 외국사의 진출이 쉽지 않지만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국내 시장진출은 훨씬 용이해진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외국업체가 대우건설에 노리는 것이 이라크 등 해외건설에 이점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실제 목적은 국내시장이다.”고 말했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워크아웃을 통한 지원을 받고 경쟁력을 갖춘 대우건설이 외국 대형사에 넘어가면,힘겨운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국내 건설업체들이 상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KAMCO는 공적자금 조기 회수가 목적이며 매수기회는 국내외 기업에 모두 제공한다는 입장이다.KAMCO는 이달중 매각안을 마련,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 상정해 올 상반기중 매각의 윤곽을 잡는다는 방침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조흥銀 '베스트 지수연동 채권투자신탁’

    조흥은행(www.chb.co.kr)은 원금이 보전되고 1년 후 주가지수에 따라 최고 연 1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베스트 지수연동 12M 채권투자신탁’을 오는 19일까지 판매한다.100만원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세금우대도 된다.KOSPI200 지수가 기준 대비 30% 넘게 상승해도 연 5%의 수익률밖에 보장받지 못한다.그러나 상승률 5∼30%까지는 연 10%,0∼5% 이하일 경우 지수 상승률의 두배만큼 수익률이 인정된다. 이를테면 지수가 3% 상승할 경우 수익률이 연 6%가 된다.반면 주가가 떨어져도 원금은 보전되는 장점이 있다. 은행 관계자는 “지난번 판매했던 ‘미스터불 정기예금’ 1차분의 수익률이 24.6%에 이르면서 지수연동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이번 상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 대구지하철 참사로 숨진 이현진양 친구들이 용돈모아 4월 동상건립

    “현진아,네가 떠난 지 벌써 1년이 되었구나.힘든 일이 생기면 왜 네가 자꾸만 보고 싶을까.” “현진아,그곳에도 눈이 내렸니.여긴 온 세상이 하얗구나.너와 손을 잡고 눈 속을 걸어 볼 수만 있다면….” 지난해 2월18일 대구지하철 참사로 숨진 이현진(당시 18세)양에게 친구들은 요즘 매일 하늘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띄운다.그와 함께 대구외국어고를 다녔던 친구들은 인터넷에 ‘현진이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란 추모카페도 열었다. 현진이는 사람들에게 샘을 만들어 주려고 아무리 밀어올려도 다시 떨어지는 바위를 산꼭대기로 계속 밀어올려야만 했던 그리스 신화속 시시포스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친구들은 그의 못다 이룬 꿈을 위해 무덤가에 시시포스상을 세우기로 뜻을 모았다. 미희·경민이·다연이·지원이·연경이·석춘이·정희·민정이·현중이·경환이·종필이·성현이·형관이….지난 1년간 친구 20여명은 매달 용돈을 쪼개 현진이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200여만원을 마련했다.현진이가 입학할 예정이었던 서울대 사회과학대 학생들도 동참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시시포스상에는 신화속 시시포스 대신 현진이의 얼굴을 새겼다.대구 동구 불로동의 한 작업장에서 마무리가 한창인 시시포스상은 현진이가 이승을 떠난 오는 18일 경북 청송군 현진이 무덤가에 세우기로 했으나 추위로 땅이 꽁꽁 얼어 장례를 치른 지 1년이 되는 4월5일로 연기했다. 친구 김다연(20·고려대 정경학부 1년)군은 “시시포스상에 되살아난 해맑은 미소를 보니 마치 현진이가 친구들 곁에 다시 돌아온 느낌”이라면서 “현진이를 잊지 않기 위해 추모 카페도 계속 열어두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한편 현진이의 아버지 이달식(45·대구시청 총무과 근무)씨는 생(生)과 사(死)를 넘나드는 친구들의 우정에 화답하듯 지난 2일 대구외국어고에 유족보상금 중 1억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 “태극기 휘날리며 돌아왔습니다”

    지난 13일 남극점에 태극기를 꽂은 산악인 박영석(41·골드윈코리아)씨가 5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지원 없이 44일 만에 남극을 정복,‘최단 무지원’ 기록을 세운 박씨는 남극의 강한 자외선과 추위에 시달린 탓인지 검게 그을린 얼굴에 동상으로 인한 상처가 여기저기 남아 있었다. 박씨는 팬들의 꽃다발을 가슴에 안은 채 “4명의 다른 대원들과 함께 무사히 귀국하게 돼 다행”이라며 밝게 웃었다. 한국인의 남극점 정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지난 1994년과 97년 남극에 발을 디딘 허영호씨가 박씨보다 선배다.그러나 의미는 적지 않다.박씨가 계획대로 내년 2월 북극점을 밟으면 히말라야 14좌,세계 7대륙 최고봉,양극점을 모두 정복하는 산악 그랜드슬램을 사상 최초로 달성하게 되는 만큼,대기록에 한발짝 더 다가선 셈. 이번 남극점을 향한 길은 ‘죽음을 향한 발걸음’의 연속이었다.박씨는 “주위가 백색으로 변해 방향감각을 잃는 화이트아웃,눈바람 폭풍인 블리자드가 계속 닥쳐오고,한 대원은 양쪽 허벅지가 곪고 썩어들어가는 부상까지 입었다.”면서 “그래도 겸허한 자세로 모두 최선을 다해 성공한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책꽂이]

    ●외면 일기(미셀 투르니에 지음,김화영 옮김,현대문학 펴냄) 프랑스 현대문학의 대가가 30여권의 수첩에서 추려낸 생각의 편린을 모은 산문집.사물과 사람,책,여행지 등을 조망하면서 독특한 해석을 통해 대상물에 호흡을 불어넣는다.1만 1000원. ●삼베옷을 입은 자화상(조용미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봄·나무·바람 등 다양한 대상을 투시하면서 그 내부의 소우주를 찾아낸 뒤 시로 형상화.시적 자아의 시선이 그윽하다.90년 등단한 뒤 꾸준히 써온 작품을 모은 3번째 시집.6000원. ●숨쉬어(안 소피 브라슴 지음,최정수 옮김,문학동네 펴냄) 2001년 열일곱 살에 등단하면서 프랑스 문단의 눈길을 끈 작가의 데뷔작.그 해 페미나상 후보에 오른 이 장편은 사춘기 소녀들의 깊은 우정을 그렸다.7500원. ●모든 돌은 한때 새였다(김영석 지음,시와시학사 펴냄) 70년 등단한 시인의 세번째 시집.초심으로 돌아가 세상의 근본과 자신의 모습을 찾자고 노래한다.34편의 작품에서 선시에 가까운 절제된 시어로 존재에 대한 깊은 사색을 담았다.1만 5000원. ●알타미라 벽화(정진경 지음,현대시 펴냄) 이 땅의 여성으로 살면서 느끼는 억압을 시로 표현.야성적이고 원시적인 시어를 거침없이 쏟아내면서 내면의 욕망을 시와 조응시킨다.2000년 등단한 뒤 낸 첫 작품집.6000원. ●나는 공부를 못해(야마다 에이미 지음,양억관 옮김,작가정신 펴냄) 일본 인기 여성작가의 연작 소설집.학교 성적에는 관심이 없는 주인공 히데미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고교생들의 성(性)과 순정을 재미있게 엮었다.8500원. ●그래,연애만이 희망이다(무라카미 류 지음,김자경 옮김,제이북 펴냄) 일본 대표작가의 연애 에세이.연애를 낭만적 감정으로만 보지 않고 경제와 사회 현상에 연결.기발한 발상으로 현실에 발을 디딘 연애를 통해 삶의 희망을 들려준다.8500원. ●행복한 왕자(오스카 와일드 지음,이동진 옮김,이가서 펴냄) 탐미주의 예술의 대명사인 작가의 대표작.불쌍한 사람을 위해 자신의 동상에 박힌 보석을 뽑아주는 아름다운 이야기에 그림을 보태 어른을 위한 동화로 꾸몄다.1만원.˝
  • “노태우정부, 전노협 와해 공작”

    노태우 정부 시절 정부가 공안기관을 동원해 현 민주노총의 전신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를 와해시키려는 활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4일 노동부가 공안기관의 협조를 받아 작성한 ‘90년 하반기 전노협 및 문제노동상담소 대책’‘급진 노동세력 대책과 위법부당 쟁의행위 지도방안’ 등의 문서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90년 8월 작성된 전노협 대책 문건에는 “지역별 전노협 대책반을 구성해 탈퇴유도 등 범정부적 차원에서 집중 지도·관리하고,검찰·노동부·안기부·경찰 등 유관기관 합동대책반을 구성해 전노협 노조간부를 설득,탈퇴를 유도하는 등 순화활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한다.”는 세부지침이 적혀 있다. 또 민주노조 추진 핵심인물에 대한 내사와 제3자 개입 조항 등을 적용한 사법처리 방침,손배·가압류를 통한 노동세력 탄압,노조 자금원 차단대책 등이 기록돼 있다.90년 7월 작성된 부산시 경찰국의 ‘부산노련 정기대의원 대회 개최결과’ 문건에는 “8개 잔존 노조의 와해 활동을 적극 전개할 경우 부산노련의 조기해체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록돼 있어 전노협 지역조직의 와해활동이 적극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TV전송방식 또 유보

    “전송방식은 언제 결론이 납니까? 이러다간 국내 디지털TV 시장이 다 죽게 생겼습니다.”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가 2일 공동발표한 ‘디지털TV 전송방식’ 해외실태조사 결과를 접한 가전업계의 반응이다. ●기관간의 ‘동상이몽’ 보고서 두 기관은 이날 각국의 디지털TV 전송방식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와 함께 쟁점이 되고 있는 미국식과 유럽식 가운데 한쪽을 선택하지 않고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어정쩡한 결과를 내놓아 정책혼선을 부채질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통부가 주장하는 미국식(고화질 강점)은 현재 서울과 수도권에서 방송중이다.내년 말까지 전국으로 방송이 확대될 예정이다.가전업체는 미국식이 확정된 99년부터 지난해까지 157만대를 팔았다.하지만 지상파 방송사와 방송위는 여전히 유럽식이 이동수신에 유리하다며 전송방식 교체를 주장하고 있다. 뚜렷한 결론없이 기존 입장만 재확인한 발표였다.어떤 전송방식이 우리에게 유리한지는 단 한줄도 언급하지 않았다. 두 기관은 지난해 말 미국식과 유럽식 전송방식을 비교하기 위해 25일간 8개국을 돌며 해외실태조사를 벌였다. 보고서는 쟁점사항인 미국식의 고정수신 성능과 유럽식의 고화질(HD) 이동수신 가능성,이동수신 및 HD방송 서비스 제공 현황을 담고 있다. 고작 이동수신과 HD방송이 시청자로부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등의 내용만 나열했다. ●수백만원대 TV 고철전락 우려 그동안 전송방식을 둘러싼 이견이 맞서면서 광역시지역의 방송개시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게다가 방송위는 정통부와 협의없이 올해 말까지인 시·군지역의 방송 허가신청 기간을 7개월 연장키로 의결한 상태다.최근 ‘디지털TV 필드테스트 추진위’를 구성,6월말까지 보고서를 마치기로 합의했지만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방송사 관계자는 이날 “이번 공동발표 내용에 정통부의 주장이 많이 들어갔다.”고 밝힌 반면 정통부 관계자는 “전송방식을 바꾸면 관련업계에 피해가 커짐에도 불구,많은 양보를 했다.”며 맞서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양측의 이같은 전송방식 논란에 따른 피해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한국전자산업진흥회는 전송방식 논란이 장기화되면서 TV 판매감소 등으로 인한 손실이 2조원가량에 달한다고 추산했다.연내에 결론이 나지 않으면 올 예상 판매치도 150만대의 절반선에 머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국내 디지털TV의 90% 정도가 분리형이어서 유럽식으로 변경돼도 셋톱박스를 바꾸면 되지만 가격이 60만원대로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셋톱박스를 바꾸더라도 유럽식과 100% 호환이 된다는 보장이 없어 수백만∼수천만원짜리 디지털TV가 고철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기홍 류길상기자 hong@
  • 소버린, SK이사후보 5명 추천

    SK㈜의 2대 주주인 소버린 자산운용은 SK㈜ 비상근 독립 이사 후보로 한승수 전 경제부총리 등 5명을 추천한다고 29일 밝혔다. 소버린이 추천한 5명은 유엔총회 의장을 지낸 한 전 부총리를 비롯,김진만 한빛은행 초대 은행장,조동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남대우 전 한국가스공사 사외이사,김준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겸 힐스 기업지배구조 연구센터소장 등이다.이들 중 남대우·김준기씨는 감사위원 후보로 추천됐다.이에 따라 3월 주총에서 임기가 끝나는 손길승·김창근·황두열 이사와 사외이사 3명의 자리를 놓고 SK와 소버린간에 치열한 표대결이 예상된다. 소버린의 국내 창구인 엑세스 커뮤니케이션측은 “추천 후보들은 SK㈜의 지배구조개선과 소액주주 등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일한다는 조건을 걸고 후보 추천을 수락했다.”면서 “소버린은 SK㈜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수를 정하는 것을 본 뒤 5명을 사내·외이사 후보로 나눠 선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소버린은 또 참여연대에서 제안했던 집중투표제와 전자 및 서면투표제 도입,내부거래위원회 신설 등 SK㈜ 정관개정안을 제시했다.이사의 임기를 현행 3년에서 1년으로 조정하며,파산·금치산·금고 이상 유죄판결 확정 등의 경우 이사 자격 자동상실조항 신설도 요구했다. 재판이 진행 중인 최태원·손길승 회장의 퇴진을 겨냥한 포석이다. 이에 대해 SK 관계자는 “2대주주로서 소버린도 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고 후보들의 면면도 이미 널리 알려졌기 때문에 주총 결정에 맡기겠다.”면서 “지배구조 개선 역시 현재 여러 주주들의 의견을 모아 자체안을 마련 중이므로 소버린의 제안도 일부 수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청산되지 못한 친일파 실태 고발/MBC PD수첩 ‘친일파는 살아있다’

    국회가 ‘친일인명사전’ 편찬 예산을 전액 삭감했지만,네티즌이 나서서 5억여원을 모아 화제가 되고 있다.그만큼 국민들의 가슴 속에는 친일 청산의 의지가 뜨겁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아직 청산되지 못한 친일파의 실태는 어떤 모습일까.그리고 그 해결책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27일 오후 11시5분에 방송되는 MBC PD수첩 ‘친일파는 살아있다’(연출 조준묵 이동희)가 그 궁금증을 어느 정도 풀어줄 것 같다. 제작진은 친일파가 해방 이후 새로운 이익집단 속에서 이합집산을 반복하며,정치·사회·경제 등 모든 부문에서 다시 득세하는 불합리가 이어져 왔다고 지적한다.특히 여야의원 154명이 공동 발의한 ‘일제강점하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 7일 국회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반대의 뜻을 밝힌 현직 관료와 일부 국회의원이 친일파의 후손이기 때문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또 국립묘지에 버젓이 안장된 친일파를 고발한다.사후 40년 만에 안두희에 의해 백범 김구 선생의 암살 배후로지목돼 세간의 관심을 불러 모은 전 특무부대장(현 기무사) 김창룡.제작진은 일본 관동군 헌병대 출신으로 독립운동가를 색출하는 등 ‘친일 행각’에 앞장섰던 그가 지난 1998년 2월 김대중 정권 이양기의 어수선한 틈을 타 국립묘지로 이장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배후를 추적한다. 제작진은 반환되는 부평의 한 미군기지에 대해 이완용과 쌍벽을 이루는 대표적 친일파인 송병준의 후손이 소유권을 주장하는 소송을 낸 것과 관련,법원의 판단방향도 가늠해 본다. 나아가 김활란상 제정과 홍난파 기념사업 등 친일혐의자에 대한 동상이나 기념관 건립,기념상 제정 등은 역사적인 평가가 이뤄질 때까지 유보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영표기자 tomcat@
  • 44일 사투끝 남극점 정복 성공/‘산악 그랜드슬램’ 눈앞에 둔 박영석씨

    산악인 박영석(41·골드윈코리아)씨가 44일간의 사투 끝에 남극점을 밟는 데 성공했다. 박씨 등 한국인 남극원정대 5명은 지난해 11월30일 남극대륙 허큘리스 해안을 출발,도보와 스키로 총 1134.7㎞를 전진해 13일 오전 11시 남극점에 도달했다.한국인의 남극점 정복은 지난 1994년과 97년 허영호 원정대에 이어 세번째다. 박씨는 북극점만 정복하면 히말라야 14좌 완등,7대륙 최고봉 등정,남·북극과 에베레스트산 등 지구 3극점 도달 등 ‘산악 그랜드슬램’을 세계 최초로 달성하게 된다.박씨는 내년 2월 지난해 장비 문제로 도전에 실패한 북극점 정복에 재도전한다. 당초 원정대는 오는 25일을 극점 도달일로 잡았지만 죽음을 각오한 강행군 끝에 열흘 이상 앞당겼다.또 지난 99년 12월 영국의 팀 자르비스 등 2인조가 세운 장비와 식량 등의 중간 보급 없이 이동하는 ‘무지원 도달’ 기록 48일도 나흘이나 단축했다. 이번 원정에서 대원들은 건강에 큰 이상은 없지만 대부분 얼굴과 손발에 동상이 걸렸고,일부 대원은 얼굴에서 고름이 흐르는 등 악전고투의연속이었지만 150㎏의 썰매를 손수 끌고 1000㎞가 넘는 설원을 가로지르며 결국 짜릿한 기쁨을 맛보게 됐다. 박씨는 위성전화 통화에서 “40여일 동안 영하 55도에 달하는 추위와 거센 바람에 대원들이 많이 고생했다.”면서 “이번 원정을 통해 단 1%의 가능성만 있더라도 최선을 다해 도전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거듭 깨닫게 됐다.”면서 “내년 산악 그랜드슬램을 반드시 달성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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