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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하 50℃… ‘세계서 가장 추운 마을’의 험난한 등굣길 (영상)

    영하 50℃… ‘세계서 가장 추운 마을’의 험난한 등굣길 (영상)

    세계에서 가장 추운 마을에 사는 어린이들의 험난한 등굣길이 영상과 함께 공개됐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러시아 영자매체 시베리아타임스는 야쿠티아 공화국 위치한 마을인 오이먀콘에 사는 초등학생들의 등교모습을 전했다. 지난 8일 아침 촬영된 오이먀콘 초등학생들의 등교는 세계의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극한의 길이다. 이곳 학생들 역시 도보로 혹은 스쿨버스를 타고 오전 9시까지 등교한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날 9시 경 온도는 영하 51℃로 우리나라의 한파는 이곳에서는 그저 나들이하고 좋은 따뜻한 날씨인 셈. 오전 9시 경이지만 아직 어둠이 내려앉은 길을 뚫고 어린 학생들은 매일 등교하며 수업은 오후 5시에 끝나지만 해는 오후 2시 15분에 이미 진 상태다. 이날 아침 현장을 취재한 세미욘 시브세브는 "잠깐이라도 맨 손가락이 노출되면 동상에 걸릴 수 있어 장갑을 끼고 카메라 셔터를 눌러야했다"면서 "학교가 가까운 아이들은 어둠과 추위를 뚫고 종종 부모와 개와 함께 걸어가고 먼 학생들은 버스를 탄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등교시 발열체크가 이곳에서도 진행된다"면서 "아침 온도가 영하 52℃ 이상 내려가면 7~10세 아이들은 등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람이 거주하는 곳 중 ‘세계에서 가장 추운 마을’로 꼽히는 오이먀콘은 북극점에서 3000㎞ 떨어진 시베리아에 위치한 분지로, 바이칼호수 근처에서 이주해 온 사하족 수백 여명이 지금도 살고 있다. 놀라운 것은 극한의 날씨다. 매년 이맘 때 온도가 영하 50℃까지 내려가며 ‘세계에서 가장 추운 마을’이라는 타이틀 답게 오이먀콘은 지난 1933년 영하 67.7℃를 기록한 바 있다. 낚시를 하면 물고기가 물 위로 올라오자마자 얼어버리고 가축도 특수 의류를 입어야 견딜 수 있을 정도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2020 서울국제발명전시회’ 4관왕

    2020 서울국제발명전시회’ 4관왕

    경일대 재학생 4명이 특허청이 주최하고 한국발명진흥회가 주관한 ‘2020 서울국제발명전시회’에 참가하여 은상, 동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서울 코엑스(COEX)에서 진행된 ‘2020 서울국제발명전시회’에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24개국에서 464점이 출품되었다. 이 가운데 경일대는 링크플러스(LINC+)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특허출원에 성공한 학생 4명이 참가하여 은상 1건, 동상 2건, 특별상 1건을 수상했다. 은상을 수상한 김정연(시간·산업디자인학과 4년) 씨의 ‘방향제 달력’은 달마다 교체할 수 있도록 한 장씩 구성되어 있으며, 방향제 용액이 흡수되어 디퓨저 역할과 함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용지를 물들여 시각적 효과까지 준 제품이다. 이 제품은 아이디어의 참신성을 인정받아 은상에 이어 특별상(한국특허정보원장상)도 수상했다. 서미주(패션디자인학과 4년) 씨는 계절마다 개인의 취향에 맞는 신선한 성분을 사용해 피부를 계절별로 관리할 수 있는 ‘MO.MENT 계절 토너’라는 제품으로 동상을 수상했다. 또한 이성원(전기공학과 3년) 씨는 횡단보도 음향 신호기와 스마트 워치를 연동하여 시각장애인의 안전 보행을 돕는 ‘블루투스를 이용한 시각장애인 횡단보도 수신기’로 동상을 받았다. 이들은 올해 하반기 링크플러스(LINC+)사업단과 창업지원단이 주관한 ‘특허출원 셀럽 캠프’에서 특허출원 성과를 거둔 100명의 학생들 중 우수특허출원자로 선발되어 해당 전시회에 참가하였으며, 지도교수의 조언에 따라 부족한 점을 보완하여 4관왕의 탁월한 성과를 냈다. 김현우 사업단장은 “이번 수상은 학생들의 실용적인 아이디어를 특허로 연계하는 ‘특허출원 셀럽 캠프’의 질적인 성과를 입증받은 것”이라며 “상품화가 가능한 출품작들은 사업화를 추진하고, 기술 이전 또한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10년째 팽개친 동상… 군위 ‘30억 기부천사’ 잊었다

    10년째 팽개친 동상… 군위 ‘30억 기부천사’ 잊었다

    “현금 30억원을 가정 형편이 어려운 고향 후배들을 위해 내놓은 기부자의 정신을 기린다며 흉상을 제작해 놓고는 10년째 구석에 처박아 놔서야 되겠습니까.” 8일 오전 경북 군위군 군위읍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 1층(공연장) 입구에 들어서자 사방이 어두컴컴해 주변을 분간하기 어려웠다. 문화회관은 월 2~4차례 공연이 열리는 날을 제외하면 인적이 끊기는 곳이다. 군은 2010년 9월 재일교포 출향인 홍종수(2011년 작고·당시 86세)씨의 흉상을 제작해 이 건물 1층 한쪽에 놨다. 같은 해 7월과 9월 두 차례 평생 모은 재산 30억원을 고향의 인재 양성을 위해 써 달라며 군위군교육발전위원회(장학회)에 기부(서울신문 2010년 9월 28일자 29면)한 그의 고향 사랑을 기리기 위해서였다. 1930년대 중반 고향에서 간이학교 2년 과정을 다닌 게 정규 학력의 전부인 홍씨는 1948년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가 봉제·메리야스 공장을 운영해 자수성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2만여 군위 주민 가운데 홍씨의 흉상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극소수다. 군이 홍씨의 흉상을 사실상 방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홍씨의 기부 10주년을 맞아 흉상을 군민·학생이 자주 볼 수 있는 장소로 이전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한평생 모은 전 재산을 고향 후배들의 장학금으로 쾌척한 홍 선생의 동상을 왜 외진 곳에 세웠는지 늘 의아했다”며 “흉상 건립 취지는 나눔과 기부 정신을 받들고 배우려는 것인데 보지 못하면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군위군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글 사진 군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교황, 대축일 동틀 무렵 성모상 깜짝 방문… 헌화 뒤 인류 위해 기도

    교황, 대축일 동틀 무렵 성모상 깜짝 방문… 헌화 뒤 인류 위해 기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8일(현지시간) 예고 없이 로마를 방문해 스페인광장 근처에 있는 성모 마리아 동상에 헌화하고, 인류를 위해 기도했다. 1953년 이후 매년 카톨릭의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인 이 날이 되면 교황은 시민과 신자 수천명과 함께 로마 성모상을 찾아 헌화하고 기도 의식을 거행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고려해 교황이 현장을 찾지 않는다고 교황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했었다.교황은 그러나 이날 오전 7시쯤 비바람이 치는 궂은 날씨 속에 흰 마스크를 쓰고 우산을 받쳐 든 채 성모상을 향했다. 성모상에 헌화한 뒤 교황은 기도했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동틀 무렵 비가 오는 가운데 교황이 성모상을 떠받치는 원주 기단에 장미 부케를 놓고 전염병으로 고통받는 로마와 전 세계를 굽어살펴 달라는 기도를 올렸다”고 전했다. 교황은 약 15분 동안 머문 뒤 근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으로 옮겨 미사를 집례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제1회 경찰응원 영상메시지 공모전

    제1회 경찰응원 영상메시지 공모전

    계명문화대 경찰행정과가 ‘제1회 경찰응원 영상메시지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번 공모전은 전국 고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속에서 고생하는 경찰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달하는 ‘경찰 응원 영상메시지’를 주제로 실시됐다. 서울, 부산 등 전국에서 고교생 100여명이 글, 그림, 노래 개사, 경찰서 방문 등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응원 영상메시지를 제작하여 참가했으며, 공정한 심사를 위해 현직 경찰관 등을 심사위원으로 위촉했다. 심사 결과 ‘경찰은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시민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주는 수호천사’라는 주제로 영상메시지를 제작한 대구서부고등학교 이다영(3학년) 학생이 금상(상금 30만원)을 차지했다. 이 밖에도 서울 경복비즈니스고등학교 윤예희(2학년) 학생이 은상, 영송여자고등학교 김가연(1학년) 학생이 동상을 차지한데 이어 10편의 작품이 입선에 선정돼 상장과 상금을 수상했다. 계명문화대는 이들 수상자에게 상장과 상금 이외에도 경찰행정과 진학 시 수업료 감면(금상 80%, 은상 50%, 동상 30%)과 참가자 전원에게 3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특전을 부여할 방침이다. 이번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한 이다영(대구서부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공모전 참여를 통해 경찰의 사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고 어릴 때부터 품어온 경찰의 꿈이 더 커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알피니즘 등정의 멘토이자 영혼의 등반가 더그 스콧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알피니즘 등정의 멘토이자 영혼의 등반가 더그 스콧

    크리스 보닝턴(86)과 함께 영국 산악계를 대표하는 레전드 더그 스콧이 7일(현지시간) 7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영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암과 싸워왔는데 레이크 디스트릭트의 칼드벡에 있는 자택에서 이날 아침 편안히 영면했다. 고인은 영국 산악인으로는 처음 에베레스트 정상을 발 아래 뒀고 알파인 스타일로 정상 정복보다는 힘들고 어려운 루트를 찾아 올라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았으며, 티베트 불교에 심취해 네팔인들을 도운 자선활동으로 더 유명하다. 1975년 스코틀랜드인 친구 두갈 해스턴과 함께 보닝턴 경이 이끄는 등반대에 합류, 어려운 루트로 평가되던 남서 사면을 통해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 동 튼 직후 마지막 캠프를 떠났지만 해스턴의 산소통이 얼어붙고 가슴까지 눈이 차올라 정상 도전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상 바로 아래 남쪽 사면 꼭대기에 올라 눈송이를 녹여 목을 축이고 나니 이미 오후 3시 30분이었다. 해스턴은 그곳에서 밤을 보내자고 했지만 그는 올라가자고 밀어붙여 정상에 서니 오후 6시였다. 스콧은 너무 감격해 경관을 담느라 시간을 지체했다. 헤드램프를 켰는데 고장이었다. 너무 캄캄해 하산할 수가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등반하는 데 걸리적 거린다고 다운 상의를 벗어두고 온 상태였다. 밤새 둘은 저체온증과 호흡 곤란에 시달렸지만 동상도 걸리지 않고 동이 틀 때 하산을 다시 시작했다. 그의 체력이나 정신력은 대단했다. 에베레스트에서 죽음의 공포를 이겨낸 지 2년 만에 이번에는 보닝턴 경과 함께 파키스탄 카라코람의 오그레 봉 등정에 나섰다. 등정 후 내려오다 실족, 눈구덩이에 처박혀 두 다리가 모두 부러졌다. 7200m 지점이라 구조대를 기다릴 수도 없었다. 그는 기어서 베이스캠프까지 내려왔다. 세계 등반사에 길이 남을 극적인 생환 스토리였다. 1941년 5월 29일 노팅검에서 경찰관이자 아마추어 영국 헤비급 챔피언 복서 출신의 아버지 조지와 어머니 조이스 슬하로 태어났다. 우연의 일치치곤 놀랍게 열세 번째 생일 날 에드먼드 힐러리 경과 텐징 노르가이가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았다. 그 또래의 영국 등반가들이 그해 힐러리 경의 모험을 담은 다큐를 보고 에베레스트 등정의 꿈을 새긴 반면, 그는 워낙 말썽쟁이 장난꾼이어서 학교를 지겹게만 여겼기 때문에 힐러리의 쾌거 따위는 관심이 없었다고 했다. 결국 고등학교 2학년 때 낙제했고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탄광 광원이 되는 길 밖에 없어 보였다. 하지만 정신을 차려 보충수업을 듣고 책 읽는 데 재미를 들여 문법을 가르치는 학교를 마치고 교사 양성 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 부활절 스카우트 캠프에 갔다가 등반의 매력에 빠졌다. 자전거로 32㎞를 달려가 바위에 달라붙곤 했다. 엄마의 빨랫줄로 로프를 대신했던 것은 유명한 일화다. 몸집도 좋고 체력도 대단해 딱이었다. 스무살에 잔 브룩과 결혼해 교편과 등산, 럭비 등을 즐겼다. 친구들과 1963년 차드의 티베스티 산을 올랐고, 2년 뒤 아프가니스탄의 힌두쿠시 산맥을 트럭 타고 돌아다녔다. 그러자 보조 등반인으로 명성이 쌓였고, 돌로미티나 노르웨이 등에서 암벼 등반 실력을 발휘했다.미국 요세미티에도 도전, 미국의 등반 스타 로얄 로빈스와 함께 엘 카피탄을 올라 유럽인 최초의 기록을 썼다. 이때 채워지지 않는 험난한 일에의 도전 정신이 고개를 들어 히말라야를 떠올렸다. 1972년 살퍼드 등반가 돈 윌리엄스가 에베레스트 남서 사면에 도전하는 국제 등반대 합류를 제안해 교직을 그만 두고 참가했지만 등정에 실패했다. 이듬해 보닝턴 경이 가을에 인도 히말라야의 창가방을 오르자고 제안한 것을 받아들인 뒤 에베레스트와 오그레 등정으로 연을 이어갔다. K2에서 동료 닉 에스트코트를 눈사태로 잃는 슬픔을 겪었지만 그는 세계 3위봉 캉첸중가를 오를 때 산소통 없이, 팀원은 넷으로만 꾸리는 알파인 스타일의 전형을 추구했다. 학교 다닐 때 접한 불교 사상에 어느 정도 심취해 있었고, 11세기 티베트인의 위대한 스승 밀라레파의 가르침을 히말라야 등반 때 접했기 때문이었다. 신비 철학자 조지 구르지에프의 영향도 받았다. 여러 차례 강렬한 유체이탈의 경험을 한 뒤라 자신을 구도자로 여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중년이 돼 등반이 어려워지자 짐을 적게, 인원도 적게 꾸려 고산 등반에 나서야 한다고 후배들을 고무시키는 멘토가 됐다. 보닝턴 경이 그를 ‘추장님’이라 부른 이유였다. 알파인 클럽을 발족시켜 회장에 오르고 영적, 윤리적 등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1989년 커뮤니티 액션 네팔(CAN)이란 자선단체를 만들어 처음에는 관광과 등반을 돕는 이들의 근로 여건을 개선하는 일을 하다 나중에는 지역사회를 돕는 프로젝트에 대규모 모금을 동원했다. 말년에 암으로 힘든 여건에서도 CAN 모금에 앞장섰다. 첫 부인 잔과의 사이에 세 자녀, 두 번째 네팔인 부인과의 사이에 두 아들을 뒀고 세 번째 부인 트리시가 유족으로 남았다. 조금 길지만 니콜라스 오코넬이 생전의 스콧과 나눈 인터뷰 가운데 가장 핵심만 소개한다. 월간 ‘산’에 실린 내용인데 조금만 가다듬었다. Q. 당신은 오늘날의 등반 방향에 관해 실망하고 있는가? A. 나는 등반에 관해 경험보다 이론 학습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그 위험한 효과에 대해 걱정이 된다. 인공 암장의 보급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수많은 등반잡지가 간행되어, 등반에 관한 정보가 빠른 속도로 일반에게 전달된다. 유능한 클라이머가 이룩한 뛰어난 등반 업적을 누구나 오랜 경험 없이도 잠재적으로 성취할 수 있다는 그릇된 믿음이 생겨나고, 그리하여 정신적으로 등반의 장애물을 우습게 생각하는 경향이 생긴다. 그래서 등반에 관한 태도에 변화가 발생한다. 오늘날 등반 실력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8000m급 봉우리를 고속 등반으로 등정하겠다는 망상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오늘날 고산에서 추락이나 악천후에 갇혀 사망하는 경우보다, 빠른 기간 내에 성급하게 등정하려고 지칠 때까지, 죽을 둥 살 둥 등반에만 몰두하다가 탈진으로 사망하거나, 폐수종이나 뇌수종 같은 고산병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정상 등정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분별없는 야망의 노예가 되어, 무턱대고 빠른 속도로 덤비기만 하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흔하다. 수년 전 멕시코의 한 산악인이 마칼루의 정상을 밟고, 정신착란을 일으켜 정상 부근의 눈밭에서 죽어가고 있었다. 두 명의 폴란드 산악인들이 그 광경을 목격했지만, 그 산악인이 혼자의 힘으로 생존하기를 바라며 산행을 계속했다. 유산소로 등정한 스페인 산악인이 사경을 헤매는 그 멕시코 산악인을 구조했다. 그런데 마칼루를 등정한 두 명의 폴란드 산악인들 중에 한 사람만 생환했다. 생환한 폴란드 산악인은 자신의 파트너의 행방을 모른다고 답변했다. 그가 귀국한 후 가족들, 친척들에게 자신의 파트너의 행방을 모른다고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지, 그 점이 의문이다. 수년 전 스위스 산악인 마르셀 루에디가 8000m급 14좌의 완등자가 되기 위해 마칼루를 등정하려고 했다. 그는 이 봉우리를 포함해 2개봉만 등정하면 그의 목표가 성취될 입장이었다. 그는 헬기에 편승해 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 그는 취리히를 출발한 지 일주일도 채 안 되어 마칼루의 정상을 밟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는 하산 중에 고산병으로 사망했다. 그는 멋진 친구였는데, 등정에 너무 미쳐 날뛰다가 그 지경을 당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30억원 기부천사의 흉상 방치한 경북 군위군...이래서 되겠습니까

    30억원 기부천사의 흉상 방치한 경북 군위군...이래서 되겠습니까

    “현금 30억원을 가정 형편이 어려운 고향 후배들을 위해 내놓은 기부자의 정신을 기린다며 흉상을 제작해 놓고는 10년째 구석에 쳐 박아 놓아서야 되겠습니까” 8일 오전 경북 군위군 군위읍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 1층(공연장) 입구를 들어서자 사방이 어두컴컴해 주변을 분간하기 어려웠다.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은 월 2~4차례 정도 공연이 열리는 날을 제외하면 인적이 끓겨 한산한 곳이다. 군은 2010년 9월 재일교포 출향인 홍종수(2011년 작고·당시 86세)씨의 흉상을 제작해 이 건물 1층 한켠에 놓았다. 홍씨가 그 해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평생 모은 재산 30억원을 고향의 인재 양성을 위해 써 달라며 (사)군위군교육발전위원회(장학회)에 기부(서울신문 2010년 9월 28일자 29면)한데 대한 작은 성의 표시이자 그의 고향 사랑을 기리기 위해서 였다. 1930년대 중반 고향에서 간이학교 2년 과정을 다닌 것이 정규 학력의 전부인 홍씨는 48년 홀홀단신 일본으로 건너가 봉제·메리야스공장을 운영해 자수성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2만여 군위주민 가운데 홍씨의 흉상이 교육문화회관 내에 설치된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군이 홍씨의 흉상을 군민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사실상 방치하다시피한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홍씨의 기부 10주년을 맞아 흉상을 군민·학생이 자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장소로 이전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역에서 일고 있다. 이전 공간으로 거론되는 곳은 군위군청 현관이나 군위읍 시가지 등이다.익명을 요구한 한 군위주민은 “한 평생 사업과 근검절약으로 모은 전 재산을 고향 후배들의 장학금으로 쾌척한 홍 선생의 동상을 왜 외진 곳에 세웠는지 늘 의아하게 생각했다”며 “흉상 건립 취지는 나눔과 기부 정신을 받들고 배우려는 것인데 보지 못하면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쉽지만 지금이라도 최적지를 찾아 많은 군민의 관심과 존경을 받게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군위군 관계자는 “그동안 홍 선생의 흉상을 외진 곳에 모셔둔 데 대한 미안한 감이 없지 않았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군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권력 말기 증후군 피해 가는 ‘5無 처방’

    권력 말기 증후군 피해 가는 ‘5無 처방’

    인류 역사는 권력을 향한 투쟁의 역사이다.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역사를 이끌었다. 권력은 정통성의 원천이자 정의의 토대였고 역사는 승자의 전리품이었다. 권력이 없거나 힘이 없는 사람에게는 권리가 없었고 목숨조차 보장받기 어려웠다. 언제나 그랬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그러나 세상이 변했고 지금은 달라졌다. 권력이 작은 사람이나 권력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도 최소한의 권리가 주어지기 시작했다. 권리는 권력과 무관한 천부인권으로 간주돼 법의 이름으로 보장됐고 권리를 위협하는 권력은 분산되고 견제됐다. 이 지점에서 절대 권력은 절대로 부패하는 것으로, 부패한 권력은 반드시 붕괴하는 것으로 정식화됐다. 이 모든 주장은 국민의 이름으로 정당화됐다. 이름하여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는 권력에 대한 통제이자 보루 민주주의는 권력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이자 권력에 대한 가장 강력한 보루이다. 지금까지 권력은 인민(people)과 대립했는데 지금은 권력과 인민이 하나가 됐다. 민주주의는 인민이 곧 지배자인 정치 방식이다. 민주주의는 인민의 권력 혹은 인민의 지배를 의미한다. 영어의 people은 우리말로 국민으로 번역되지만 국민보다는 인민에 부합한다. 인민의 지배는 권력을 인민의 통제하에 둠으로써 가능해지는데, 이 통제를 위해서 권력을 제한하고(제한권력), 권력을 분산하고(권력분립), 권력의 책임자를 직접 선출하고(직접선거), 선출된 권력을 감시하고(권력감시), 권력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는(정보공개)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촘촘하게 배치했다. 그리고 이 과정이 4년마다 정기적으로 반복되도록 설계했다. 그러므로 적어도 민주주의를 자처하는 한에서는 절대권력, 무한권력, 비밀권력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민주주의는 이렇게 구현된다. 그러나 민주주의에서 레임덕을 유추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미국 정치에서 유행한 레임덕이라는 용어는 우리말로 권력말기증후군을 의미한다. ‘절뚝거리는 오리’, ‘뒤뚱거리는 오리’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권력 말기에는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권력 중심부에서 스캔들이 발생하고, 집권층의 내적 단결력이 약화돼 국정 추진력이 떨어지고, 공무원들의 충성심이 낮아지고,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하락하면서 정치사회의 원심화 경향이 나타난다. 그렇다고 레임덕이 민주적인 대통령제에서만 나타나는 민주주의의 부산물은 아니다. 임진왜란 직전에 후계자를 세우자는 정철의 건저의(建儲議)에 대로한 선조가 정철과 서인들을 몽땅 조정에서 몰아낸 것도 레임덕에 대한 대응이었다. 의회정치의 본산인 내각제도 예외는 아니다. 역사적으로 레임덕이라는 용어 자체가 내각제 국가인 영국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영국의 내각제가 미국으로 건너가 대통령제로 탈바꿈하면서 레임덕은 정치학의 용어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그 대통령제가 한국으로 건너왔고 한국의 대통령제는 단순한 레임덕을 넘어 권력말기증상이 무엇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상징적인 실험장이 됐다. ●대통령 직선제 이후에도 ‘레임덕’ 여전 이승만 정권은 연이은 불법 개헌과 조봉암에 대한 사법살인의 연장선상에서 국민의 저항을 받아 4월혁명으로 붕괴됐다. 19년이나 이어진 박정희 철권통치의 말기는 반유신 투쟁과 부마항쟁에 이어 권력 최측근 수호자에 의한 10·26 대통령 피살로 끝났다. 12·12와 5·17의 연속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의 말기는 6월항쟁으로 화려하게 장식됐다. 해방 후 30년 헌정사에서 레임덕은 곧 붕괴와 파멸이었다. 그 후 대통령 직선제가 실시돼 정권의 절차적 정통성이 부여됐지만 레임덕은 여전했다. 군사정권과 대통령 직선제의 양면성을 가진 노태우 정권은 취약한 정통성을 3당합당으로 기워서 겨우 연명하는 수준이었다. 김영삼 정권 말기는 소통령으로 불린 아들의 국정농단과 각종 스캔들 속에서 미증유의 IMF 환란에 뒤덮였다. 김대중 정권 말기에는 고급옷 로비 사건과 3형제 논란이 뒤따랐다. 노무현 정권은 초기에 대통령 탄핵 사건으로 시달렸고 말기에는 대연정 논란으로 끝내 불안정성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명박 정권은 광우병으로 시작해 집권 기간 내내 4대강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퇴임 후 구속됐다. 박근혜 정권 말기는 최순실 국정농단과 촛불혁명을 거쳐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구속으로 끝났다. 민주화 이후 30년 헌정사에서 레임덕은 정치적 대립과 불안정이었다. ●트럼프 딸·사위 중용 우리나라에선 불가능 헌정 70년을 넘어선 한국 정치에서 정권의 붕괴, 사망, 탄핵, 구속을 면한 대통령은 김영삼과 김대중, 즉 양김 두 사람뿐이었다. 이것만으로도 한국 정치는 대화와 타협의 포용적 정치가 아니라 대결과 투쟁의 배제적 정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분단과 전쟁의 토대 위에서 군사독재를 겪었으니 일견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지만, 6월항쟁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실시되고 정치발전을 위한 수많은 제도개혁이 이루어진 상황에서도 정치 불안정이 해소되지 않고 정권말기증상이 지속되는 상황은 비정상이다. 민주주의와 정치안정이 제도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회환경이 제도를 뒷받침하지 않거나 대립하는 당사자들이 제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제도는 언제나 휴지조각이 돼 버린다. 국회선진화법이 무용지물이 된 이유이다. 그 이유로 대화와 타협의 정신이 결여된 척박한 정치문화를 거론할 수도 있지만 척박한 정치문화의 배경이 더 중요하다. 그것은 민주주의와 정의에 대한 기득권층의 배신과 변화에 대한 저항에 있다. 인류 역사가 기득권에 대한 저항의 역사였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기득권이 문제의 근원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세 가지 해법이 필요하다. 최초의 해법은 기득권 해소를 위한 효과적인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기득권의 저항을 제압하면서 정치를 안정화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며, 마지막 해법은 사전 노력으로 레임덕을 예방하는 것이다. 첫 번째 기득권 해소 전략의 핵심은 국민의 뜻을 살피고 따르는 것이다. 더 능동적으로 표현하면 국민의 뜻을 조직하는 것이다. 국민이 곧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국민만이 기득권에 우선한다. 두 번째로 기득권의 저항을 극복하면서 정치를 안정시키는 방법은 중간지대를 장악하는 것이다. 정치적 대결의 결론은 누가 중간지대를 선점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중간지대를 장악한다는 것은 다수파가 된다는 것이고 상대방을 소수파로 고립시킨다는 뜻이다. 이런 연후에 마지막으로 예방 백신을 맞아야 한다. 레임덕을 예방해 정권말기증후군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다음 다섯 가지를 멀리하는 오무처방(五無處方)이 필요하다. 첫째, 부패 스캔들을 멀리한다. 부패 이야기가 나오면 국민은 분노하고 세상은 시끄러워진다. 둘째, 성(性) 스캔들을 멀리한다. 성 문제가 얼마나 파괴적인지는 최근 여러 사례를 통해서 입증됐다. 셋째, 가족 스캔들을 멀리한다. 트럼프는 딸과 사위를 측근으로 두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하다. 문민정부의 김현철, 이승만의 양자 이강석, 전두환의 동생 전경환 등 사례가 많다. 넷째, 측근 스캔들을 멀리한다. 이승만의 이기붕, 박정희의 차지철, 박근혜의 최순실 등 호가호위하는 측근은 분란의 씨앗이다. 다섯째, 말 스캔들을 멀리한다. 권력자의 말은 지뢰가 되고 폭탄이 된다. 이 다섯 가지 조건이 세속의 권력자들에게는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역사의 진보를 신봉하는 선의의 권력자에게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선의의 권력자라고 말했다. ●권력 말기에 기득권자들은 ‘딴 궁리’ 권력 말기에 접어들면 정부는 우왕좌왕하고, 여당은 동상이몽이고, 공무원은 말을 듣지 않고, 언론은 제멋대로 쓰고, 국민들은 관심이 없고, 기득권자들은 딴 궁리를 한다. 사회는 시끄럽고, 논란은 끝이 없고, 갈등은 증폭되고, 정책은 실종되고, 국정은 무질서해지면서 나라는 길을 잃는다. 한마디로 통제 불능의 상황이 돼 버린다. 그러나 기득권에 초점을 맞추고 국민의 뜻을 정확하게 포착해 중간지대를 선점하면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 스캔들을 예방하는 오무처방을 세심하게 적용하면 성공적인 국정 마무리가 가능해진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승불태(百勝不殆)다. 상지대 총장
  • 시 제목도 집 이름도 ‘필경’… 원고지에 농사짓는 심훈의 삶 오롯이

    시 제목도 집 이름도 ‘필경’… 원고지에 농사짓는 심훈의 삶 오롯이

    심훈은 1930년에 ‘필경’(筆耕)이라는 제목의 시를 발표했다. 당시 일제에 짓밟혔던 조선인들의 마음을, 원고지에 붓으로 논밭을 일구는 것으로 말하고자 했다. 이는 후에 심훈이 충남 당진으로 낙향해 지은 집 ‘필경사’의 당호가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일제 치하의 농민들의 현실을 필경하듯 지은 소설 ‘상록수’를 창작한다. 그는 어찌하여 시도 집도 모두 ‘필경’이라 칭했던 것일까. 게다가 또 무슨 이유로 당대의 인기 소설가이자 시인, 연극과 영화배우이면서 감독이고 시나리오 작가였으며 경성방송국의 아나운서이자 프로듀서, 신문사의 기자이기도 했던 팔방미남이 농촌 계몽 소설인 ‘상록수’를 썼던 것인가. 그 이유를 찾아 충남 당진에 있는 심훈의 필경사로 가 보았다.1901년 경기 시흥군 신북면 흑석리(현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서 태어난 심훈의 본명은 심대섭이다. 1926년에 동아일보에 연재를 시작하면서 필명인 ‘훈’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흔히 수재들만 입학한다는 경성고등보통학교에 들어갔지만 3·1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투옥됐다. 학교에선 퇴학을 당하고, 법원에선 6개월형을 선고받았지만 이미 그 당시 복역한 지 8개월이 지난 뒤였다. 출소 후 중국으로 건너가 연극과 영화를 공부했고 이때 단재 신채호, 석오 이동녕 등과 교류하며 조선의 독립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조선에 돌아와 최초의 영화소설을 썼고, 영화 ‘장한몽’의 이수일 역으로 출연해 큰 인기를 얻었다. 그 기세를 이어 영화감독으로도 활동했지만 심훈이 제작한 영화가 식민지의 현실을 그렸다는 이유로 상영이 금지됐다. 이후에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기자로 근무하면서 시와 신문 연재소설을 쓰며 영화로 미처 다 말하지 못한 울분을 토해 냈는데 이 역시도 일제에 의해 연재 중단 조치를 당하게 된다. 다시 식민지 조선의 처지를 암시했다는 이유였다. 연이어 1930년 3·1운동을 기념하고자 쓴 시 ‘그날이 오면’을 완성해 시집으로 출간하려던 계획 역시도 출간금지에 처하면서 무산됐다. 이때 출간하지 못한 시집은 심훈의 사후 13년이 지나서야 세상에 나왔다. 시집 ‘그날이 오면’의 이야기다.“삼십이면 선(立)다는데 나는 배밀이도 하지 못합니다. 부질없는 번뇌로, 마음의 방황으로, 머리 둘 곳을 모르다가 고개를 쳐드니, 어느덧 내 몸이 사십의 마루터기 위에 섰습니다. 걸어온 길바닥에 발자국 하나도 남기지 못한 채 나이만 들었으니 하염없게 생명이 좀썰린 생각을 할 때마다, 몸서리를 치는 자아를 발견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제법 걸음마를 타게 되는 날까지의 내 정감의 파동은, 이따위 변변치 못한 기록으로 나타나지는 않으리라고 스스로 믿고 기다립니다.”(시집 ‘그날이 오면’의 머리말 중에서) 3·1운동 이듬해 경성방송국 문예담당 기자로도 입사했지만 사상 문제로 퇴직한 심훈은 아버지와 친척 일가붙이들이 살고 있던 충남 당진으로 낙향한다. 장조카인 심재영의 집에서 2년여간 기거하면서 필경사의 터를 닦고 집을 짓는다. 이후 필경사에서 쓴 소설 ‘상록수’가 1935년 동아일보사의 ‘창간 15주년 기념 장편소설 특별공모’에 당선돼 그해 9월 10일부터 1936년 2월 15일까지 동아일보에 연재하면서 소설가 심훈은 큰 인기를 얻기 시작한다.●언제나 푸르른 나무의 눈, 계몽 소설 ‘상록수’는 당진 부곡리에서 심재영이 벌이고 있던 야학운동과 공동경작회 활동을 토대로 경기도 반월면에서 농촌계몽운동을 벌이다 요절한 최용신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다. 소설 속에서 심재영은 박동혁으로, 최용신은 채영신으로 등장했다. 소설은 심훈이 조선일보 기자로 재직하던 시절에 사측에서 벌인 문자보급운동을 소설의 첫머리에 두고 시작한다. 일제가 추진한 민족 말살 정책의 일환으로 한글 교육이 금지되고 우리 민족에 대한 수탈이 강화되기 시작하던 그때, 농촌의 삶은 피폐하기 이를 데 없었다. 심훈은 이 소설을 통해 현실을 고발하고 민족의식을 고취시키고자 했다. 소설은 채영신과 박동혁, 두 주인공이 만나 사랑을 하고 함께 계몽운동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 중에서 박동혁과 채영신의 러브 라인만 심훈의 상상이고 그 외의 모든 정황들은 그 당시 농촌의 현실을 그대로 그려 넣어 리얼리즘 소설이라는 평을 듣는다.“아는 것이 힘 배워야 산다.”(소설 ‘상록수’ 중에서) 심훈은 이렇게 빼앗긴 나라의 선각자이자 지식인으로서 할 수 있는 최대치의 힘을 불어넣어 농촌계몽소설을 썼고, 사람들이 앞다투어 읽기 시작했다. 소설이 연재되는 동안 동아일보의 판매 부수가 늘었고, 신문을 구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가판대에 줄을 서서 기다렸다는 이야기는 소설가 심훈의 인기와 계몽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방증한다. 심훈은 동아일보 공모전에서 받은 상금을 상록학원에 기증해 더 많은 사람들의 교육에 힘을 썼다. 1936년 상록수의 단행본 작업을 위해 서울에 올라온 뒤 장티푸스에 걸려 서른다섯 해 짧은 생을 마친다.●손기정의 베를린올림픽 금메달과 호외 당진에서 잠시 상경했던 심훈은 때마침 손기정의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 소식을 전하는 신문의 호외를 접하게 된다. 너무도 감격에 겨웠던 나머지 시 “오오, 조선의 남아여!”를 호외의 뒤쪽에 썼는데 그것이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됐다. 그 작품은 당진의 심훈기념관에 손기정의 우승 사진과 함께 전시돼 있다. “오오, 나는 외치고 싶다! 마이크를 쥐고/ 전 세계의 인류를 향해서 외치고 싶다!/ 인제도 인제도 너희들은 우리를 약한 족속이라고 부를 터이냐!”(시 ‘오오, 조선의 남아여!’ 중에서)●바다 옆에 놓인 심훈기념관 심훈이 일생 동안 부르짖었던 민족정신과 독립운동의 가치 그리고 농촌계몽운동의 산실인 당진의 필경사 주변으로는 심재영 고택과 심훈기념관이 위치해 있다. ‘그날이 오면’ 기념비와 심훈의 동상도 오롯하게 서 있는 곳이다. 심훈의 생전에는 필경사 바로 앞까지 바다였으나 간척사업으로 인해 개간된 이후로는 바다가 조금 멀어졌다고 한다. 필경사의 창은 바다를 향해 나 있는데, 그 안에 심훈이 썼던 책상이 보존돼 있다가 훼손이 심해지자 기념관 내부로 책상을 옮겼다.한때 교회로 이용되기도 했던 필경사는 유족들과 심훈의 뜻을 기리는 사람들의 의지가 모여 다시 본연의 필경사로 돌아왔다. 서른다섯 해를 살다간 그의 사후에 서른여섯 해의 두 배가 훌쩍 넘도록 이렇게 사람들의 발걸음을 모으고, 널리 회자되는 것은 그의 다양한 활동만을 이름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가 지녔던 민족성에 대한 고취, 식민지 지식인으로서의 고뇌, 농촌계몽운동과 후학 양성에 힘썼던 일들과 그의 시와 소설이 만난 자리의 깊은 울림이 아닐까. 상록학원은 현재 상록초등학교가 돼 여전히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이들의 배움터로 남아 있다. 이것이야말로 상록수이자 심훈 정신의 발현이 아닐까. 한 글자씩 배운 글로 모두가 입을 모아 읽는 ‘그날이 오면’과 ‘상록수’ 그리고 심훈.바닷가 옆 필경사의 자리는 심훈만의 터가 아니라 누구의 말이든 한 글자씩 정성스럽게 받아 적는 모든 손길들이 주인인 곳이다. 누구든 와서 무엇이든 깨우치고 가는 자리, 그리하여 다시 이 자리는 이파리가 푸른 나무 밑에 앉아 어쩌면 아직도 오지 않은 ‘그날’을 헤아리며 하늘의 뜻을 받아 적는 자리인 당진 심훈기념관이다. 소설가 이은선
  • “신임 법무부차관 놓고 문 대통령, 추미애 ‘동상이몽’”

    “신임 법무부차관 놓고 문 대통령, 추미애 ‘동상이몽’”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일 최초 판사 출신으로 임명된 신임 이용구 법무부 차관을 둘러싸고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동상이몽’을 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차관의 전임 고기영 전 법무부차관은 윤석열 검찰총장 해임을 위한 징계위원장을 맡지 않겠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고 전 차관의 사임 하루 만에 이용구 변호사를 법무부차관으로 임명했다. 이 차관은 임명 전날까지 월성 원자력발전소 경제성 조작 사건과 관련해 대전지검에서 수사 중인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의 핸드폰 포렌식 과정을 참관한 백 전 장관의 변호인이었다. 곽 의원은 백 전 장관의 변호인이 법무부차관이 됨으로써 이 차관은 대전지검의 원전 관련 수사내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을 자격을 부여받게 됐다고 지적했다.곽 의원은 “추 장관은 이 차관이 자신을 대신해 징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윤석열 징계를 지난 12월 4일 예정대로 신속하게 끝내주기를 바랐을 것”이나 “청와대는 이 차관이 징계위원회 위원장을 맡지 못하도록 했을 뿐 아니라 징계 일정도 늦추도록 제동을 걸었다”면서 문 대통령과 추 장관이 같은 듯 하지만 서로 다른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곽 의원은 문 대통령의 추 장관과 다른 결정은 이 차관 임명으로 백 전 장관에게 ‘이렇게 보호막을 쳐서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다’는 취지를 드러내 대통령의 관련성이 드러나지 않도록 해 달라는 메세지에 주된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이 차관의 임무는 소리소문 없이 문 대통령을 보호하는 것인데, 윤 총장 징계에 말려들어가 만신창이가 되면 은밀한 문대통령 지키기가 어려워진다고 내다봤다.하지만 산업부 공무원 구속으로 백 전 장관에 대한 수사가 가속화되고, 이 차관이 검사들과 윤 총장 징계를 논의하는 텔레그램 메시지가 언론에 노출되면서 청와대 고민이 깊어졌다고 주장했다. 법무부 차관을 백 전 장관 변호인으로 바꾸어도 윗선 수사를 막기에 역부족이라는 것이 드러났고, 이 차관이 텔레그램 메시지를 노출하는 중요한 실수를 범했기 때문이라고 곽 의원은 설명했다. 곽 의원은 “윤석렬 총장 징계 건은 이제 법원의 손으로 넘어가고 있고 추 장관과 윤 총장 모두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에 법원의 판단을 받는 쪽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징계절차도 재판처럼 공방이 장시간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대전지검의 윗선 수사와 법무부차관 임명을 통해 윗선 수사를 막아보려는 시도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서울 양재수소차충전소 재오픈…수소차 늘어날까

    서울 양재수소차충전소 재오픈…수소차 늘어날까

     서울시가 양재수소충전소를 최신 설비로 단장해 내년 1월 다시 문을 연다. 상암, 강동상일, 국회 수소충전소 등 서울시내 4개 충전소 중 하나이다. 수소차 확산의 최대 걸림돌로 꼽히던 충전소 부족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4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내 수소차는 지난해 599대에서 올해 9월 기준 1431대로 138% 증가했다. 수소차는 내연 기관차와 달리 엔진이 없어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  서울시는 수소차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약 950대를 보급했고, 현재 261대 규모로 추가 접수를 받고 있다. 시판되는 유일한 수소차인 현대자동차의 넥쏘를 구매할 경우 1대당 국비 보조금 2250만원에 시비 보조금 1250만원을 더해 총 3500만원을 지원한다. 넥쏘의 공식가격은 6890~7220만원 수준으로 보조금을 받을 경우 3390~372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양재수소충전소는 1일 수소저장능력이 120㎏에서 300㎏으로 2.5배 커진다. 1일 충전가능차량도 기존 24대에서 50대 이상으로 2.5배 이상 확대된다. 양재수소충전소는 2010년 서울시 최초 수소충전소로 시작해 현대자동차가 연구용으로 운영했고, 2018년부터 일반수소차에 개방해오다 서울시가 지난 9월 운영권을 넘겨 받았다. 서울시는 공사를 거쳐 현재 1개인 출입구를 2개로 확대하고, 안내표지판도 확대 설치하기로 했다. 또한 정식 개장 후에 1년간 충전 요금을 20~30% 할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는 국내 최초로 수소에너지 생산과 공급이 한번에 가능한 상암수소스테이션을 지난 10월 재개장했다. 시민 누구나 연말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상암수소스테이션은 2011년 연구 목적으로 월드컵경기장 인근에 설치됐다. 성능개선 공사를 거쳐 1인 수소 생산량은 75㎏에서 160㎏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1일 충전가능차량도 기존 10여대에서 30여대로 3배 가량 확대됐다. 충전 압력도 커져 기존에는 한번 충전으로 절반만 충전됐지만, 완전 충전이 가능해졌다. 1회 충전으로 운행 가능한 거리가 300㎞에서 609㎞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서울에서 대구까지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상암수소스테이션은 국산 기술로 개발된 수소추출기를 통해 수소생산과 충전을 한 번에 할 수 있다. 수소를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먼 거리에 있는 수소생산지에서 수소를 가져오지 않아도 된다. 운송비가 절감되고, 공급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청와대에서 열린 ‘2050탄소중립 범부처 전략회의’에서 “전기차·수소차 생산과 보급을 확대하고, 충전소를 대폭 확충해 산업생태계를 미래차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전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도 지난 3일 열린 3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현재 수소차 1만대 수준에서 2022년까지 4만 600대로 확대 보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수소차는 관용 차량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 기준으로 서부는 상암, 동부는 강동상일, 중부는 국회, 남부는 양재 등 네곳을 운영하고 있지만 수소충전소가 턱없이 부족하다기 때문이다. 조완석 서울시 기후변화대응과장은 “양재수소충전소가 재오픈하면서 충전소 인프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수소차 이용 시민들의 불편이 다소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청남대 전두환 동상 존치하고 과오 적힌 안내판 설치

    청남대 전두환 동상 존치하고 과오 적힌 안내판 설치

    충북도가 청남대에 설치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을 그대로 두고 사법적 과오가 적힌 안내판만 설치하기로 했다. 철거나 사죄하는 동상을 설치하라는 5.18단체 의견이 반영되지 않아 당분간 동상을 둘러싼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3일 기자회견을 갖고 “철거와 존치로 여론이 갈려있는 점을 모두 고려해 중간점이라 할 수 있는 안내판으로 최종 결정했다”며 “전직 대통령 동상은 관광활성화 목적에서 건립된 조형물로 관광에 생계를 의존하는 인근 지역 주민들의 존치요구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청남대를 이용했거나 다녀간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등 6명 이름이 붙여진 대통령길 명칭도 폐지키로 했다”며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청남대와 인연이 있는 대통령만 산책로를 만든 것에 대한 형평성 논란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도는 안내판 크기와 내용 등은 자문위원회를 통해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자문위는 법률전문가와 역사학자 등 객관적인 인사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자문위에선 최근 뇌물 등의 혐의로 징역 17년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 동상에 안내판을 설치하는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동상이 없다. ‘5.18 학살주범 전두환노태우 청남대 동상철거 국민운동’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학살반란자를 미화왜곡하는 동상을 그냥 두는 것은 정의롭지 못한 행동”이라며 “청남대 안가기 운동을 전개하는 등 투쟁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청주시 문의면에 자리잡은 청남대는 전두환 전 대통령 집권기인 1983년 건설됐다. 대통령 전용 별장으로 사용되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결단으로 일반에 개방됐고 관리권이 충북도로 넘어왔다. 이후 도는 청남대 관광 활성화를 위해 초대 이승만 전 대통령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르는 전직 대통령 10명의 동상을 세웠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포토] 추자현, ‘섹시+우아’ 파격 뒤태

    [포토] 추자현, ‘섹시+우아’ 파격 뒤태

    배우 추자현이 매거진 ‘더네이버’와 인터뷰 화보를 진행했다. ‘더네이버’는 12월호를 통해 배우 추자현의 화보를 공개했다. 화보 속 추자현은 우아한 아름다움으로 멋진 의상들을 소화하며 배우로서의 매력을 발산했다. 예능 버라이어티쇼 ‘동상이몽’을 통해 국내 복귀를 알린 추자현은 지난해부터 국내 드라마에 출연해 힘 있는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JTBC 드라마 ‘아름다운 세상’과 올해 여름 tvN에서 방영된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두 편이다.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는 김은정 작가, 권영일 연출의 웰메이드 드라마로 평가 받았다. 추자현이 맡은 ‘김은주’라는 캐릭터에 대한 세간의 관심과 호평은 배우에게도 인상적일 만큼 솔직하고 따뜻하게 다가왔다고. “전작을 할 때는 공백이 길었던 상황을 알고 여전히 메워지지 않은 러프한 부분을 안타까워하는 팬들의 글이었어요. 저에게 무척 큰 힘이 되었죠. ‘가족입니다’를 할 때엔 ‘예쁘다’는 글을 많이 접했어요. 싫지 않았어요. 김은정 작가님이 저에게 멜로도 한번 해보라는 얘기를 해주셨어요. 그런 말씀이 무척 감사했어요.” 배우 원미경, 정진영을 비롯해 김태훈, 한예리 등이 함께한 ‘가족입니다’의 팀워크는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전하며 촬영장에서의 잊지 못할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추자현은 현재 아들 바다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배우자인 우효광과 보내는 일상과 인생의 꿈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저는 그냥 좋은 사람이고 싶어요. 이 답변이 재미없다는 것을 알아요. 남편에게도 말했는데 좋은 배우가 되는 것도 좋지만 저를 한 번씩 스쳐 지나간 사람들에게 ‘추자현, 너무 좋지’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그런 사람이 되면 제가 나이 들었을 때 무척 행복할 것 같아요.” 더네이버 제공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엄마와 2살 차이?…27년된 냉동배아로 출산 성공 ‘세계 최장 기록’

    엄마와 2살 차이?…27년된 냉동배아로 출산 성공 ‘세계 최장 기록’

    미국의 한 불임부부가 27년 된 냉동배아로 건강한 딸을 얻었다. 1일(현지시간) CNN은 테네시주에 사는 벤저민 깁슨(36)과 티나 깁슨(29) 부부가 27년 넘게 냉동상태로 보관돼 있던 배아로 몸무게 3.2㎏의 건강한 여아를 출산했다고 보도했다. 배아는 깁슨 부부가 2017년 얻은 첫째 딸 엠마와 같은 기증자의 것으로 1992년 냉동됐다. 출산까지 이어진 냉동배아 중 보관기간이 가장 오래됐다. 2010년 결혼 후 남편 문제로 자연임신이 어려웠던 부부는 2017년 냉동배아 이식으로 첫째 딸 엠마를 낳았다. 미 국립배아기증센터(NEDC)는 1992년 10월 14일 냉동시킨 배아를 2017년 3월 13일 해동시킨 후 이틀 뒤 티나의 자궁에 이식했다. 그해 11월 25일 태어난 엠마는 냉동배아에서 태어난 아기 중 배아로 보존된 기간이 가장 긴 것으로 기록됐다. 현지언론은 1991년 4월생으로 임신 당시 25살이었던 엄마 티나와 딸 엠마가 겨우 1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이후 엠마 양육에 전념하던 부부는 올해 초 국립배아기증센터를 다시 찾아갔다. 엠마에게 동생을 만들어주고 싶어서였다. 기증센터 태아연구소장 캐럴 소머펠트 박사는 올해 2월 10일 지난번과 동일한 기증자의 냉동배아를 해동 시켜 티나의 자궁에 이식했다. 10월 26일, 부부는 냉동배아를 이용해 또 한 번 둘째 딸 몰리를 얻었다. 몰리는 한날한시 수정된 배아에서 태어났다는 점에서 언니와 쌍둥이지만, 출생 시기만으로는 언니와 3년 터울이 진다. 두 명 모두 부부 핏줄은 아니지만 유전적으로는 자매 관계인 셈이다. 다만 동결보존 기간이 27년으로 훨씬 긴 몰리가 세계 최장보관 냉동배아 출산아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24년 된 냉동배아에서 첫째 딸을 얻은 데 이어, 같은 기증자의 27년 된 냉동배아로 둘째 딸을 얻은 깁슨 부부는 “딸이 둘이나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감격스러워했다.배아기증센터장 제프리 키넌 박사는 “엠마와 몰리의 탄생은 오래된 배아라고 함부로 버려서는 안 된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센터 태아연구소장 소머펠트 박사는 “배아를 무기한 보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반영한다”고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스노베이비’(snow baby)라고도 불리는 냉동배아 착상률은 25~30% 수준이다. 통상 난임 부부가 임신에 성공한 뒤 나중을 위해 보관해두는 배아는 가족계획에 따라 더 필요가 없어지면 다른 부부를 위해 기증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는 냉동배아도 생명이라 여기고 ‘입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서울 영등포구, 비만예방 관리 빛났다…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서울 영등포구, 비만예방 관리 빛났다…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서울 영등포구 보건소는 비만예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1월 23일 보건복지부장관 기관 표창을 수상했다고 1일 밝혔다. 서울시 자치구 중 기관 표창은 영등포구가 유일하다. 보건복지부와 대한비만학회는 매년 10월 11일을 ‘비만예방의 날’로 제정하고, 비만관련 사업, 치료, 연구, 홍보활동을 통해 국민의 비만예방 및 관리에 기여한 단체를 선정해 포상하고 있다. 구는 비만 관리에 대한 관심 제고와 건강 관리를 위해, 아동·청소년 비만 예방을 위한 건강한 돌봄 놀이터 운영, 대국민 건강증진 합동 캠페인 참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구는 2018년부터 아동·청소년의 비만율을 낮추기 위해 지역 내 8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건강한 돌봄 놀이터 비만예방 사업 운영해왔다. 또한 여름방학 청소년 대상 신체활동 가이드라인·식생활 교육, 실천다짐 서약서 작성, 서울시 비만예방 공모 사업을 통한 ▲굿모닝! 워킹스쿨 아동·청소년 아침 걷기 ▲한부모, 맞벌이,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Kids Move!! 프로젝트 운영 ▲작년 대비 걷기 마일리지 참여자수 1000명 증가 등 다양한 사업 운영과 사업별 가시적인 성과 달성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바쁜 현대인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하철 역사 11곳, 사업장 5곳에 건강계단 조성 ▲기업체 후원을 통한 마을건강산책로 조성 ▲공동주택 50곳에 건강계단을 조성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건강생활 실천 슬로건·홍보물을 활용한 지역주민 참여형 캠페인 실시, 비만예방 합동 캠페인 운영 등 다양한 홍보매체를 활용한 비만예방 인식 개선 노력도 수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편 구는 최근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비만예방 사업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온라인 일대일 홈처방 운동상담실 운영과 온라인 신체활동 콘텐츠 제작, 가정용 운동 자료를 배포하는 등 비대면 방식의 사업 운영에 힘쓰고 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비만은 모든 성인병의 원인”이라며 “코로나19와 추워진 날씨로 신체활동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보다 다양하고 효과적인 건강 증진 콘텐츠를 적극 발굴, 운영해 건강한 영등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광주시민들 30일 법원 앞에 집결…전 전 대통령 엄벌 촉구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자 명예훼손 재판 선고가 열리는 30일 5·18 단체 회원들과 광주 시민들은 광주지법 앞에 모여 전씨의 엄벌을 촉구하기로 했다. 27일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 등에 따르면 선고 당일인 30일 오후 1시부터 5·18 단체와 시민사회단체 등 시민들이 광주 동구 광주지법 앞에 집결한다. 한자리에 모인 각계각층의 시민들은 전씨를 규탄하고 법원의 엄벌을 촉구하는 등 발언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전씨가 무릎을 꿇고 포승줄에 묶여있는 ‘전두환 치욕 동상’을 법원 앞에 가져오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이 조형물을 때리는 퍼포먼스와 철창을 이용한 퍼포먼스 등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한된 인원만 재판장에 입장할 수 있는 탓에 법정에 들어가지 못한 시민들은 대부분 법정 주변에 모여 재판 결과를 기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이 끝나면 5·18 단체와 법률대리인단, 고소인인 조영대 신부 등이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5·18 단체는 재판을 생중계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으나 재판부가 불허했다. 전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는 표현을 자신의 회고록에 썼다가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광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청남대 전두환 동상 철거논쟁…“눕히거나 숙여라”(종합)

    청남대 전두환 동상 철거논쟁…“눕히거나 숙여라”(종합)

    5·18 단체, 두 동상 처리 방안 제시“요구 받아들이지 않으면 직접 철거”‘목 부위 훼손’ 사건으로 논쟁 불붙어 5·18 단체들이 청남대 내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동상을 즉시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50대 남성이 청남대에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상을 훼손한 사건 이후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동상 철거를 둘러싼 갈등이 더욱 심화하는 양상이다. ‘5·18 학살주범 전두환 노태우 청남대 동상 철거 국민행동’은 24일 “5·18 광주학살 주범인 전두환과 노태우의 청남대 내 동상을 즉시 철거하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충북도청 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두 사람의 동상을 그대로 두는 것은 살인·악행을 하고 반란으로 권력을 잡아도 대통령만 되면 동상을 세워 기념해준다는 잘못된 인식을 남기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단체는 또 “(동상 훼손 혐의로 구속된) A씨는 학살 반란자의 동상을 세워 함부로 역사를 미화하고 왜곡하려 한 것에 대해 정의의 심판을 가한 것”이라며 “행동하는 양심 A씨를 즉각 석방하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동상들의 처리 방안도 제시했다. 동상을 제거하는 방법 외에도 현 동상을 눕혀 놓는 방안, 몸의 일부분 또는 전신을 15도 숙여 놓는 형태로 현 동상을 변형하는 방안 등이다. 이렇게 변형된 동상 옆에는 반드시 5·18 진상과 두 사람의 죄목을 적은 설명표지판을 추가 설치할 것도 제안했다. 그러면서 “충북도가 이달 말까지 동상 처리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직접 철거에 나서는 것은 물론 전 국민적으로 청남대 관람 거부 운동을 펼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동상이 있는 청남대는 전두환 전 대통령 집권기인 1983년 건설돼 대통령 전용 별장으로 사용되다가 2003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결단으로 일반에 개방됐다. 관리권을 넘겨받은 충북도는 청남대 관광 활성화를 위해 초대 이승만부터 이명박에 이르는 전직 대통령 10명의 동상을 세웠다. 앞서 자신을 경기지역 5·18 관련 단체 회원이라고 밝힌 A씨는 지난 19일 오전 10시 20분쯤 청남대 내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상의 목 부위 3분의 2가량을 쇠톱으로 자른 혐의로 구속됐다. 관광객으로 청남대에 입장한 A씨는 동상 주변의 폐쇄회로(CC)TV 전원을 끈 뒤 미리 준비해 간 쇠톱으로 범행을 했다. 이 과정에서 CCTV에 접근을 막는 펜스 자물쇠도 파손했다. 청남대 관리사무소 측은 A씨의 범행 현장을 뒤늦게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전두환 동상의 목을 잘라 그가 사는 연희동 집에 던지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단체 “혈세 투입된 것…즉각 복원” 반면 보수단체는 동상을 존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충북자유민주시민연합은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전두환 동상은 1억 4000만원의 혈세가 투입된 것으로, 이를 정치적 이해 등으로 훼손하는 것은 도민은 물론 국민과 국가를 우롱한 행위”라며 A씨에 대한 엄정수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청남대 측은 훼손된 동상을 즉각 복원하고, 동상 철거 주장을 하는 5·18 단체도 국민 선동행위를 멈추라”고 주장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전두환 동상 철거 못하면 사죄하는 동상이라도 만들라”

    “전두환 동상 철거 못하면 사죄하는 동상이라도 만들라”

    5.18단체들이 청남대 전두환·노태우 동상 철거 요구와 함께 현 동상을 활용해 사죄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방법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충북도가 철거를 거부하자 한발 물러나 해법을 내놓은 것이다. 동상을 그대로 두고 사법처리 죄목 등이 적힌 안내판만 설치하기로 한 충북도가 이를 수용할지 주목된다. 20여개 단체로 구성된 5.18학살주범 전두환·노태우 청남대 동상철거 국민행동은 24일 충북도청 서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동상 처리방안 9가지를 제시했다. 동상 제거, 동상을 쓰러트려 눕힘, 현 동상을 그대로 두고 옆에 무릎꿇은 동상 설치, 몸을 15도 숙여 상반신 흉부만 설치, 현 동상 전신을 앞으로 15도 숙여 설치 등이다. 15도를 숙이는 것은 동상에 사죄의 의미를 담기 위한 것이다. 이들은 이런 방법으로 동상을 처리하고 바로 옆에 전두환이 저지른 죄목 등이 적힌 표지판을 세우자고 제안했다. 충북 5.18민중항쟁40주년 기념행사위원회 정지성 공동집행위원장은 “충북도가 우리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청남대 관람 거부운동에 나서고 국회, 청와대 앞에서 규탄대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5.18단체들은 사법처리로 예우가 박탈된 전직 대통령 동상을 설치하고 기념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지난 5월부터 도를 압박하고 있다. 도는 논의를 거쳐 수용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동상철거 반대여론도 상당히 많다며 여전히 5.18단체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도의 수용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5.18 국민행동은 이날 전두환 동상을 훼손한 혐의로 구속된 황모(50)씨 석방도 촉구했다. 이들은 “학살반란 주범의 동상을 제거한 것은 무죄”라며 “정의로운 시민 황씨를 즉각 석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역사정의를 실현하기위해 응징의 본보기를 보여준 행동을 처벌하는 것은 반민주적인 일”이라며 “황씨를 지원하고 구명을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황씨는 지난 19일 오전 10시20분쯤 청남대 안에서 전두환 동상의 목을 자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 청주 상당경찰서는 황씨를 공용물건 손상 혐의로 구속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예상보다 빠른 3차 유행”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

    “예상보다 빠른 3차 유행”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

    24일 0시부터 2단계로 격상호남권은 1.5단계내달 7일 밤12시까지 2주간 적용“겨울철 대유행 선제적 차단”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수가 닷새 연속 300명대를 기록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정부가 수도권에서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24일 0시부터 2단계로 격상했다. 또 최근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난 광주 및 전북·전남 등 호남권에 대해서는 1.5단계로 올리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내달 7일 밤 12시까지 2주간 적용된다. 수도권 거리두기 24일 0시부터 2단계로 격상…호남권은 1.5단계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22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의 급속한 감염 확산 양상을 고려해 24일부터 수도권은 2단계, 호남권은 1.5단계로 각각 격상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1.5단계를 2주간 적용하기로 했으나 최근 신규 확진자가 5일 연속 300명대로 나오는 등 예상보다 ‘3차 유행’이 빨리 진행되자 서둘러 2단계 상향을 결정했다. 박 1차장은 “12월 3일로 예정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시험 전에 확진자 증가 추세를 반전시키고 겨울철 대유행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는 수도권과 호남권의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금의 확산세를 꺾지 않으면 내달 초에는 하루에 6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수도권의 지역발생 일평균 확진자는 이달 둘째 주(11.8∼11.14) 83명에 그쳤으나 이번 주(11.15∼21)에는 175.1명으로 급증해 2단계 격상 기준에 근접했다. 2단계는 1.5단계 기준의 2배 이상 증가, 2개 이상 권역 유행 지속, 전국 300명 초과 가운데 하나를 충족할 때 올릴 수 있다. 수도권 상황에 대해 중대본은 “급속한 확산이 진행되고 있으며 감염 재생산 지수도 1을 초과해 당분간 환자가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가족·지인 모임, 직장 등 일상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며 “수도권 내 중증환자 병상은 21일 기준으로 총 52개. 의료체계는 아직 여유가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 환자 발생 추세와 양상을 고려할 때 2단계로 격상할 필요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중대본은 호남권 상황에 대해서는 광주시가 지난 19일부터 이미 1.5단계로 격상하고 전남 순천시도 2단계 조처를 선제적으로 시행하는 등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한 지역이 꽤 있지만, 이외에도 다른 시·군으로 감염이 확산하는 양상이라고 전했다.다중이용시설 중심으로 방역 조치 ‘한층 강화’ 수도권과 호남권의 거리두기가 격상됨에 따라 이들 지역에서는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방역 조치가 한층 강화된다. 거리두기가 1.5단계, 2단계로 격상되면 사회·경제적 활동상의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특히 2단계에서는 영업 중단 등의 조치가 수반되기 때문에 자영업자 등의 직접적 타격이 예상된다. 우선 1.5단계에선 중점관리시설 9종 가운데 클럽-룸살롱을 비롯한 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콜라텍·헌팅포차 등 유흥시설 5종의 이용인원이 시설 면적 4㎡(약 1.21평)당 1명으로 인원이 제한되지만 2단계에선 아예 영업이 중단된다. 노래방 역시 인원 제한에서 9시 이후 운영중단으로 조치가 강화된다. 카페의 경우 1.5단계에서는 테이블 간 거리두기를 하면 되지만 2단계에선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음식점도 2단계가 되면 밤 9시 이후로는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이 밖에 일반관리시설 14종 가운데 결혼식장·장례식장의 경우 이용인원 제한이 1.5단계 4㎡당 1명에서 2단계 100명 미만으로 확대되고 예배나 법회 등 종교활동은 좌석수가 30% 이내에서 20% 이내로, 스포츠 경기 관중은 30% 이내에서 10% 이내로 각각 축소된다. 등교 인원도 3분의 2에서 3분의 1로 줄어든다. 다만 고등학교는 2단계에서도 3분의 2 기준이 적용된다.전문가들 “2단계 거리두기 격상 늦었지만 다행” 감염병 전문가들은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거리두기 격상은 필요한 조치”라며 “1.5단계가 국민에게 주는 메시지가 강하지 않아 지금 환자 발생 수준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현 1.5단계로는 의료진의 부담도 있을 것”이라며 “과거 8월에 2단계로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면서 환자 발생을 막았지만, 지금 계절적 요인이나 환자 발생 양상이 이전과 동일한 효과를 나타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지금의 거리두기 1.5단계는 확진자 증가 폭에 비해 부족한 조치”라면서 “지금이라도 수도권의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 것은 다행”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격상과 함께 국민들의 적극적인 방역 협조 및 동참 필요성도 역설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청남대 전두환 동상 훼손한 50대 구속

    청남대 전두환 동상 훼손한 50대 구속

    청주시 문의면 청남대에 세워진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상을 쇠톱으로 절단하려 한 50대가 구속됐다. 청주 상당경찰서는 공용물건 손상 혐의를 받는 A(50)씨를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전날 청주지법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 한 뒤 “도주우려가 있다”며 상당서가 신청한 A씨의 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 19일 오전 10시 20분쯤 청남대 안에서 전두환 동상의 목을 자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 청동으로 제작된 동상은 목 부위 3분의 2가량이 둥그렇게 둘러 가면서 훼손됐다. 이날 오전 9시30분쯤 입장료를 내고 청남대에 들어온 A씨는 동상 주변의 폐쇄회로(CC)TV 전원을 끈 뒤 미리 준비해 간 쇠톱으로 범행을 했다. 이 과정에서 CCTV에 접근을 막는 펜스 자물쇠도 파손했다. 청남대는 당분간 전두환 동상이 설치된 전두환길을 폐쇄키로 했다. 동상이 보기 흉하고 또다른 돌발상황이 발생할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청남대는 CCTV 추가설치와 순찰인원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훼손된 동상의 보수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5.18단체들은 동상 보수를 반대하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집권기인 1983년 건설된 청남대는 대통령 전용 별장으로 사용되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결단으로 관리권이 충북도로 넘어오며 일반에 개방됐다. 이후 충북도는 청남대 관광 활성화를 위해 전직 대통령 동상을 세우고 그들의 이름이 붙여진 산책로 등을 조성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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